“여유있는 아침” 전업맘 활짝 vs 직장맘 훌쩍 “아이들 못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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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중고 36% ‘9시 등교’ 첫날
학생들 “쫓기듯 등교 안해 좋아요”… “아침시간 제대로 활용못해” 불만도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인왕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오전 9시 정각에 맞춰 수업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기도교육청이 처음
 시행한 데 이어 서울지역 초중고교 1299곳 중 462곳(35.6%)이 이날부터 9시 등교제를 시작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인왕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오전 9시 정각에 맞춰 수업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기도교육청이 처음 시행한 데 이어 서울지역 초중고교 1299곳 중 462곳(35.6%)이 이날부터 9시 등교제를 시작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일부터 서울지역 초중고교 1299곳 중 35.6%인 462곳에서 9시 등교제가 시행됐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부터 9시 등교제를 시행한 데 이어 서울도 초등학교 598곳 중 447곳(74.7%), 중학교 383곳 중 14곳(3.7%), 고등학교 318곳 중 1곳(0.3%)이 9시 등교제에 동참했다. 서울의 중고교 대부분은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 9시 등교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 49곳(12.8%)과 고등학교 48곳(15.1%)은 등교 시간을 10∼30분 늦췄다.

제도 시행 첫날인 2일 전업주부와 학생 상당수는 ‘여유 있는 아침’에 만족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는 전업주부 김모 씨(39)는 “8시 반까지 학교에 보낼 때는 아이들을 일찍 깨워야 했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아도 됐다.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방서현 양(11)은 “아침에 쫓기듯 학교에 가지 않아도 돼서 좋다”며 “평소보다 30분 늦게 학교에 가면 되니, 등교 준비도 좀 더 천천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게 됐다며 울상이었다. 맞벌이 학부모 최모 씨(48·여)는 “예전에는 바빠도 아이의 등교를 챙긴 뒤 출근하면 됐다. 하지만 엄마가 출근한 뒤에 아이들이 등교를 하게 돼 제대로 신경 써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는 이진호 씨(50)는 “외벌이면 몰라도, 맞벌이하는 집에는 좋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에게 한창 신경을 써줘야 할 시기에 아침에 제대로 신경을 못 써준다”고 말했다.

아침시간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불만도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키우는 고모 씨(33·여)는 “아이의 기상시간엔 변화가 없는데, 아이가 밥을 먹고 빈둥거리면서 의미 없게 시간을 허비한다”고 말했다. 하교 시간이 늦춰진 것도 불만이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키우는 이모 씨(38·여)는 “하교 시간이 30∼40분 늦춰지면서 학원 시간을 모두 조정해야 한다. 학교 끝난 후 집에 들러서 간식도 먹지 못하고, 집에 오는 시간도 늦어져서 싫다”고 말했다.

이샘물 evey@donga.com·강홍구 기자
#여유#9시 등교#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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