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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가 1999년에 쓴 박사학위 논문에서 연세대 이종수 교수의 학술지 논문 절반가량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의심된다. 논문 서두에 나오는 이론적 배경이 일부 겹치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 허 내정자 논문처럼 연구방법론과 결론까지 특정 논문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해도 너무했다. 이런 표절은 처음 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허 내정자는 이 교수가 개발한 이론 모형을 적용해 이 교수와 똑같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며 논문의 시사점과 한계까지 그대로 옮겨 적었다. 예를 들어 이 교수가 자기 논문의 한계를 지적하며 “설문의 구성과 분석과정이 복잡하고 분석가 스스로 차원의 수와 이름을 결정해야 한다”고 표현한 부분을 “설문의 구성과 분석과정이 매우 복잡할뿐더러 연구자가 자의적으로 차원의 수와 이름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표현만 살짝 바꾸는 식이다.영남지역 국립대 A 교수는 “논문의 시사점과 한계는 저자가 고유로 판단하는 부분인데 이것마저 같다면 표절 논란을 피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치인이 학력 세탁을 위해 지적재산을 훔치는 행위는 용납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일각에서는 허 내정자가 논문을 대필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연세대 인문계열 B 교수는 19일 취재팀의 요청으로 허 내정자와 이 교수 논문을 비교한 뒤 “표절 사례를 여러 번 봤지만 이 정도로 똑같이 베낀 경우는 처음 본다”며 “정치인이 보좌진이나 대학원생을 시켜 논문을 대필하는 경우가 있는데 허 내정자의 논문 역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 내정자는 1995∼1999년 건국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 충북도지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정상적으로 연구하고 논문을 쓰기엔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허 내정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에서 공공정책학 석사를 받은 뒤 건국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허 내정자의 표절은 다른 논문을 표절해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이 밝혀져 당선 9일 만에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문대성 의원보다 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의원은 2007년 명지대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해 국민대에서 체육학 박사학위를 땄다는 의혹을 받았다. 문 의원의 경우 연구 주제와 목적 일부가 명지대 논문과 중복됐는데도 참고문헌 표기를 하지 않았으며 오기로 보이는 문구까지 그대로 인용했다. 허 내정자는 19일 취재팀과 전화통화에서 “김대중 정부 때였는데 쉬는 김에 박사학위나 받아두자고 한 것이었다. 내가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시간이 부족해서 실수를 좀 했다. 학자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상황에서 대학 측이 논문 제출을 독촉해 미숙하게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논문지도를 해준 후배를 통해 원저자인 이종수 교수를 만나 자문을 받았다. 원저자가 알고 있어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각주를 달지 않은 것은 내가 잘못했다”고 덧붙였다.신광영·김준일 기자 neo@donga.com}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던 2006년 11월부터 약 16개월간 연합사에서 함께 근무한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김 후보자를 높이 평가하는 서신을 보냈다. 벨 전 사령관은 13일 김 후보자에게 보낸 서신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귀하를 선택한 것은 국가방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최고의 자격과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발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탁월한 능력으로 볼 때 귀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국방장관 후보자”라고 평가했다. 이 서한은 김 후보자 측이 공개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원동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내정자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시절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2006년 10월 권오규 당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조 내정자를 차관보로 낙점했으나 청와대 인사 검증 단계에서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나 탈락했다. 조 내정자는 이전에도 한 차례 더 음주운전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현역 국회의원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군 부대장에게 사업 관련 청탁을 하려는 지역구 기업가와 군 장성의 만남을 주선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2009년 유 후보자의 주선으로 해병 2사단장 A 씨를 만나 금두꺼비를 건넨 김포CC 사장 한모 씨(69)는 1995년 경기 김포시 월곶면에 골프장을 열 때부터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있었다. 골프장 용지가 해병대 부대 바로 옆에 위치한 데다 내부 경사가 심해 골프장을 하기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A 씨는 18일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10여 년 전 이 지역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할 때부터 누가 이런 곳에 골프장 허가를 내 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해병대 병사들이 골프장 바로 10m 옆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고 사격장과도 가까워 오발 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오후 취재팀이 골프장 주변을 둘러본 결과 민간인통제구역임을 알리는 해병대 철책 주변에 ‘골프공 주의’ ‘코스 내 금연’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부대 안에선 주기적으로 사격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주민 남모 씨(41)는 “군부대로 둘러싸인 이런 곳에 골프장을 지으려면 해병대 사령관에게 로비를 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봤기 때문에 골프장 사장은 군 장성 출신일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라고 전했다. A 씨가 골프장 증설에 동의해 달라는 한 씨의 요청을 두 차례나 반려한 이유도 골프장이 정상적인 부대 운영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군부대 등 국가 주요시설이 인접한 곳에 골프장 등 시설물을 지으려면 군 책임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A 씨는 “부대 사격장이 근처에 있어 골프장 이용객이 총에 맞을 우려가 있고 훈련에 지장도 크다는 이유로 동의 요청을 두 차례 연달아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동의 요청이 계속되자 A 씨는 골프장 입구 위치를 바꾸고 골프장 측이 일부 군 훈련장을 옮겨 주는 등의 여러 조건을 내걸었는데 한 씨가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해 조건부 승인만 내줬다. 사실 한 씨는 A 씨의 전임 사단장에게서 2004년 골프장 증설 동의를 받았으나 군사동의를 받은 뒤 2년 내 착공하지 않으면 새 부대장에게 다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A 씨에게 다시 동의를 요청한 상황이었다. A 씨는 “한 씨로선 전임 사단장에게서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후임인) 나에게서도 군사동의를 받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라며 “하지만 증설 계획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조건부 승인을 내줬지만 한 씨는 용지 매입 등에 어려움을 겪어 현재까지도 증설을 못 하고 있다. A 씨는 금두꺼비를 돌려준 뒤 국군 기무사령부에 이 사실을 보고했고 기무사가 조사를 벌였다. 이어 이 첩보를 입수한 국가정보원이 한 씨가 유 의원에게도 금품을 건넸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였지만 입증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해 조사를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한 씨가 금두꺼비를 건넨 것은 공사 허가에 대한 감사의 뜻과 함께 이후에도 군의 협조를 요구하는 성격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였다”라고 전했다. A 씨는 한 씨에게 금두꺼비를 돌려보낸 사실이 확인돼 뇌물수수 혐의를 벗었다. 한 씨도 이 건과 관련해 사정 당국의 정식 수사를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 씨는 2007년부터 2년여간 회삿돈 6억5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0년 6월 서울고법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유 후보자는 18일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두 사람을 불러 식사자리를 가진 것은 맞지만 어떤 경위로 그런 자리를 만들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라며 “한 씨에게서 금두꺼비나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김포=김준일 기자·김민지 채널A 기자 jikim@donga.com ▼ “劉의원이 불러 가봤더니 골프장 사장과 함께 있어” ▼■ 당시 해병 2사단장 인터뷰… “뇌물 오해받아 인사 불이익”2009년 유정복 후보자의 주선으로 골프장 업자 한모 씨를 만났던 전 해병 2사단장 A 씨는 18일 취재팀과 만나 “한 씨가 준 금두꺼비를 곧바로 돌려줬는데 그 일로 ‘뇌물을 받았다’는 오해를 받아 인사에서 계속 불이익을 당했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다음은 A 씨와의 일문일답. ―그날 유 후보자와의 식사 자리 분위기는 어땠나. “한정식집에 도착해보니 두 사람이 함께 있더라. 내가 당황해하니까 유 의원이 겸연쩍어 하면서 ‘두 분 예전부터 아는 사이 아니냐. 그래서 같이 밥 먹자고 했다’고 얼버무렸다.” ―한 씨와는 어떤 관계였나. “부사단장 시절 선임 사단장이 한 씨를 만나는 자리에 두 번쯤 동석한 적이 있어 안면은 있었다. 사단장이 된 뒤에는 나와 사고방식이 안 맞아 관계를 딱 끊었다. (골프장 증설 동의 요청을) 내가 계속 커트하니까 한 씨가 다른 사람을 통해 연락을 많이 해왔다. 한 씨 전화는 계속 받지 않았다. 그러던 중 유 의원이 불러서 나간 자리에서 한 씨를 보게 됐다.” ―금두꺼비는 어떻게 받게 됐나. “부관한테 물었더니 ‘한 씨가 식사 도중 나와서 사단장과 다 얘기가 됐다고 하면서 차에 실었다’고 했다. 열어보니 금두꺼비더라. 물건을 돌려보내면서 점잖게 편지를 썼다. ‘내가 당신보다 깨끗이 살아서 돌려주는 건 아니지만 내 마음을 편하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식사 자리에선 어떤 대화를 했나. “골프장 증설은 내가 부담스러워할 거라고 봤는지 별다른 얘기를 안 한 것 같다. 유 의원이 ‘사단장님하고 한 회장님하고 잘 지내시죠’라고 묻긴 했다. 그 외엔 두 사람이 ‘사단장 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나를 위로하는 얘기를 주로 했다.” ―유 의원이 왜 그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보나. “유 의원이 시장을 오래 하고 지역구 의원도 하니까 (한 씨가) 후원을 좀 하는 것 같더라. 가깝게 지내는 사이는 맞는 것 같았다.”신광영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neo@donga.com}

18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국악대 학위수여식에서 조선시대 선비 복식인 ‘학창의’를 입은 졸업생들이 교수를 헹가래 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현오석 후보자(63)가 2009년부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재직하며 정부 입맛에 맞게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해 연구원들과 갈등을 빚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DI의 간부급 연구원 A 씨는 17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 현 원장이 성장률 상승요인을 억지로 보고서에 끼워 넣게 한 적이 있다”며 “관료 출신이라 그런지 정부 정책에 유리한 방향으로 연구 결과를 ‘마사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연구원 B 씨는 “현 원장에게서 ‘국가 시책에 반하는 사람은 국책 연구소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자기 이름을 걸고 소신대로 연구할 수 없고 정부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도 “KDI가 경제성장률이나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발표한 수치가 다른 연구기관과 큰 차이가 난다. 정부 입맛에 맞게 연구 결과를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당시 현 후보자는 “연구 보고서는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했고 어떠한 의도도 개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현 후보자는 2009년과 2010년 해외출장을 8번 다니며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했다. 정부 규정상 장관급 이상만 일등석을 이용할 수 있다.김준일 기자·송찬욱 채널A 기자 jikim@donga.com}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56·사진)가 검찰에서 퇴직하고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긴 뒤 17개월 동안 16억 원 가까이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고위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가 전관예우 차원에서 거액의 보수를 받는 일은 많지만, 검찰을 총괄해야 하는 법무부 수장이 될 사람으로서 적절한 처신이었느냐에 대한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이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확인한 결과 황 후보자가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같은 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며 받은 보수는 총 15억9000여만 원에 이른다. 매달 보수로 1억 원 가까이 받아 온 것. 지난해 10월에는 한 달 수임료로 3억 원을 받기도 했다. 황 후보자가 공직에서 물러났던 2011년 3월 당시 공개했던 재산은 약 13억 원이었지만 15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의 재산은 25억8000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고위직 판검사들이 로펌으로 옮긴 뒤 거액의 급여를 받은 사실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2011년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며 한 달 평균 1억 원의 보수를 받은 사실 때문에 결국 낙마했다. 야당 관계자는 “법조계의 잘못된 관행으로 지탄을 받으면서 ‘전관예우 금지법’까지 시행된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관이라는 이유로 거액의 돈을 로펌으로부터 받은 것은 공직자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변호사로서 정당하게 수임한 대가가 많다고 해서 공직에 오를 기회가 박탈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황 후보자의 장남(29)이 지난해 결혼하면서 얻은 아파트 전세금을 놓고 편법증여 논란도 일고 있다. 장남은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에 3억 원으로 전세를 얻었다. 2011년 처음 취업한 장남은 지난해 근로소득으로 3500만 원을 신고했다. 3억 원의 전세금을 증여받지 않고 마련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취재팀이 확보한 장남의 납세증명서 등에는 증여세 납부 사실이 없고 은행 대출을 받은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법무부를 통해 “장남이 지난해 8월 결혼했는데 경제적 능력이 없어 전세자금을 제공한 것”이라며 “조만간 증여세를 납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강경석·김준일 기자·김태웅 채널A 기자 coolup@donga.com}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69) 아들도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나 인사청문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 퇴직한 뒤 6년 사이에 재산이 8억 원 이상 늘어난 과정과 경남 김해의 토지 매입 동기도 주목된다.○ 아들 군 면제가 핵심 쟁점정 후보자의 외아들인 정모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35)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시절인 1997년 병역 신검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2001년 1월 재검사에서 수핵탈출증(일명 디스크)으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당시 정 후보자는 광주지검장으로 재직했다. 정 후보자 본인은 1967년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정 검사는 8일 동아일보 채널A 공동취재팀과의 통화에서 “2000년 장시간 운전을 하고 난 뒤 갑자기 허리가 아파 진단을 받아보니 디스크였다”며 “대학원생 시절인 2001년 재검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정 검사에 따르면 병무청은 제출받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사진이 본인의 것인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대조해 확인했으며 2001년 1월 25일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 검사는 “아버지와 상의한 뒤 (진단서 등 자료를) 취재진에게 공개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현역 판정을 받은 뒤 4년간 입대를 연기한 정 검사가 디스크에 걸려 병역 면제를 받은 과정이 청문회에서 핵심 검증 대상이다.○ 로펌 고문변호사 된 뒤 예금 두 배로정 후보자가 2004년 법무연수원장에서 퇴직한 이후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재산이 갑자기 늘어난 것도 검증 대상이다. 정 후보자는 2005년 12월 기준으로 공개된 2006년 재산 명세에서 11억1068만 원을 신고했지만 2011년 8월에는 19억7346만 원을 신고했다.특히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로 재직한 2006∼2008년에 예금 자산이 배 이상으로 늘었다. 2005년 12월 기준으로 4억6018만 원이던 예금액은 2007년 12월 10억3324만 원으로 늘었다. 2008년 12월엔 차량 구입과 가액 변동 탓에 7억9317만 원으로 줄었다가 2011년 8월 다시 9억3909만 원으로 늘었다. 변호사 시절 고액 연봉이 예금 증가의 이유로 보인다.예금은 본인 명의로 8억199만 원, 부인 이름으로 8420만 원을 예치했다. 아들 정 검사의 재산은 2009년 예금액 4486만 원을 신고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택지 개발 지역에 땅 사정 후보자의 재산 중 부동산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새서울(엠브이)아파트(130m²·39평·6억3200만 원으로 신고)와 경남 김해시 삼정동의 대지 466m²(약 141평·1억9537만 원으로 신고)이다.1995년 본인 명의로 매입한 뒤 현재까지 나대지로 남아있는 김해시 삼정동 대지에 대해선 취득 목적에 관심이 쏠린다. 이 땅은 현재 공시지가는 2억38만 원이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따르면 5억여 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에 삼정동 일대가 택지로 개발되면서 농지였던 땅값이 20배 정도로 뛴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 후보자가 삼정동 땅을 얼마에 매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정 후보자는 8일 오후 반포동 자택 앞에서 기자와 만나 김해시 땅에 대해 “부산 땅을 팔아 서울 집을 사고 남은 돈으로 사둔 것”이라며 “현장에 가서 보라. 투기할 지역인지…”라며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택지로 지정돼 개발 중이던 지역에 땅을 매입한 목적은 청문 과정에서 해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정 후보자는 자택인 새서울아파트를 1992년 매입한 뒤 현재까지 줄곧 이곳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현재 8억7000만 원대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부인 최 씨가 1985년 상속받아 지분 3.4%를 가지고 있던 김해시 진영읍 설창리의 임야와 밭 21.8m²는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09년 남동생에게 증여했다. 재산 공개 명세에 따르면 최 씨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대지 지분 9.43m²도 같은 해 증여했다. 증여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정 후보자의 예금과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 2억689만 원은 각각 태광컨트리클럽 골프회원권 1억6900만 원, 2009년식 그랜저 차량 3429만 원, 하이닉스반도체 등 주식 360만 원이다.조건희·김준일 기자 becom@donga.com}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8일 자택 지하주차장에서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과 만나 후보자 내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되셨는데 심정은….“어깨가 무겁다. 고민을 하고 맡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다.”―언론을 통한 검증이 가혹하다는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잘못한 것을 지적하면 시정도 하고 사과도 할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금도가 있으니 신상에 대해서는 안 했으면 좋겠다. 그것만 지켜주면 당연히 질책 받을 게 있으면 받겠다.”―국회 인준을 자신하나.“자신감이라기보다는 죄책감을 느끼는 부분이 없으니깐 ‘괜찮지 않겠나’라고 생각한다.”―아들이 병역 면제를 받았다.“아들이 아프다는 게 노출돼 괴로운데…. 19세 처음 신체검사에서 1급을 받았다. 이후 대학원 다니면서 연구실에서 프로젝트를 받아 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허리에 무리가 왔다. 집사람이 당장 수술을 하자고 했지만 몸에 칼을 댈 수 없다고 해서 물리치료를 했다. 근거가 있다. 우리 애가 (군대를) 가서 단련돼 왔으면 했는데 안타깝다.”―설 계획은 뭔가.“준비할 게 많아 제대로 쉬지도 못할 것 같다.”노은지 채널A 기자 roh@donga.com}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여민희 씨(41·여)와 오수영 씨(40·여)가 6일 오전 8시 반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의 약 15m 높이 종탑에서 ‘단체협약 체결, 해고자 전원 원직복직’을 주장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재능교육 본사는 혜화동 성당 맞은편에 있다. 재능교육은 2007년 노조가 임금 삭감안에 반발하며 파업하자 ‘학습지 교사는 법적으로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노동자’라며 계약을 해지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보수단체로 이뤄진 애국단체총협의회는 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핵실험 위협을 규탄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한국자유총연맹,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8개 단체 회원 300여 명은 북핵 저지 결의문을 낭독하고 북핵 불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북한이 자행하려는 3차 핵실험은 대한민국을 겨누고 있는 위험천만한 안보 현안이자 국제사회를 향한 정면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안보 위기에 맞서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흔들리지 않는 대국민 안보의식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3일 경기 파주시 용미리 서울시립묘지 ‘벽식 추모의 집’을 찾은 사람들이 성묘를 하고 있다.파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10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48세(1962년생)의 김태호 전 경남지사(현 새누리당 의원)를 국무총리로 내정했다. 제3공화국 시절 김종필 11대 총리 이후 처음 지명된 40대 총리였다. 이 대통령은 당시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집권 3기 내각 진용을 ‘젊은 내각’으로 짜겠다는 포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의 검증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져 21일 만에 사퇴했다. 당시 동아일보는 김 전 후보자가 경남지사 재임시절 도(道) 예산으로 부인용 차량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추적해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재임시절 도청 직원을 사택 가사도우미로 활용한 것 등 김 전 후보가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지 못한 사례들이 터져 나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월에는 이기준 당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임명 4일 만에 사퇴했다. 당시 이 부총리는 임명 발표 직후 사외이사 겸직, 판공비 과다 지출, 장남 병역기피 의혹 등 도덕성 시비의 도마에 올랐지만 “이미 서울대 총장 사퇴로 충분한 대가를 치렀기 때문에 사퇴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맞섰다. 하지만 본보가 장남의 연세대 부정입학 의혹 등을 보도하자 결국 사퇴하고 말았다. 해외 언론도 공직자 인사 검증을 언론의 사명으로 삼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19일 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 인준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 미 정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인 워싱턴포스트가 검증 결과를 내놓자 여론은 ‘헤이글 반대’로 기울기 시작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 2기 행정부 조각(組閣)을 맞아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유력 언론 매체들은 후보 검증팀을 가동하며 연일 검증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2009년 톰 대슐 내무장관 후보의 탈세 전력, 1993년 조 베어드 법무장관 지명자의 불법체류자 보모 고용, 1991년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후보의 성희롱 의혹, 1987년 리처드 보크 대법관 후보의 보수판결 편향성 등을 철저히 조사해 문제를 삼은 것도 모두 언론이었다. 이재경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권력이 언론의 검증을 경원시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검증을 피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중시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경시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일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jikim@donga.com}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75) 두 아들의 공동 명의로 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땅이 의혹에 휩싸였다. 1975년 매입 계약 이틀 뒤 용지 주변에 법조타운이 들어선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으며 이 땅에 주택을 지어 놓고도 현재까지 22년간 등기를 하지 않아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 외에도 김 후보자 가족이 수도권 등에 매입한 부동산 9곳 중에도 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거래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 채널A 공동취재팀이 28일 서초동 땅(674m²·약 204평)의 폐쇄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매매 계약은 1975년 8월 1일 이뤄졌다. 매매 계약 이후 불과 이틀 뒤에 “대법원, 검찰청 등 11개 사법기관을 비롯한 주요 기관이 서초동으로 이전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당시 김 후보자는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었다. 법조기관의 서초동 이전이 최종 확정된 시기는 1977년이지만 당시 김 후보자가 관련 정보를 미리 알았을 개연성도 있다. 이 땅을 둘러싼 의문은 여러 가지다. 토지를 취득한 뒤 16년 만인 1991년 이곳에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의 다세대주택(329m²·약 99평)이 지어졌다. 건축물 허가 신청은 그해 5월 17일에 됐고, 9월 9일 완공됐다. 이 땅은 그때까지 소유권 이전 등기가 안 돼 있다가 9월 5일에 등기가 됐다. 완공 4일 전에 땅 등기를 한 것이다. 김 후보자 측은 이 땅을 서울대의 다른 학과 출신 동창인 김모 씨(회계사)로부터 400만 원에 샀다. 땅의 등기가 이전되기 전까지는 김 씨가 재산세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주택은 2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등기가 돼 있지 않다. 미등기 건물도 재산세는 내야 하지만 취득세와 등록세를 냈는지는 불투명하다. 건물 등기를 하지 않으면 매매 등 권리행사가 불가능하고, 양도할 때는 양도 차액의 70%를 중과세하게 돼 있어 주택 소유자에게 불리한데도 등기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한 세무사는 이 건물의 미등기 상태에 대해 “매우 비정상적이고 특이한 경우”라며 “세입자가 집주인의 등기 상태를 확인하는 게 당연하지만 등기가 안 돼 있는 걸 알면서도 임차로 들어왔다면 이에 상응하는 다른 대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임대주택 관련 전문가도 “원룸과 다세대주택 사업을 20년 넘게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건물을 팔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치인-판검사 ‘금싸라기 땅’ 집중매입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의 아들들은 이 땅에 집을 지음으로써 2가지 종류의 세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991년 관할 구청이 이 주택에 대해 8044만8000원의 택지초과소유부담금을 부과했지만 다가구주택 임대사업자라는 점을 내세워 행정심판을 통해 전액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 시행된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임대주택사업자는 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또한 용도 없이 비워 둔 토지(나대지)에 토지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제도가 같은 해 시행됐지만 집이 지어져 있어 이 세금의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이 다세대주택에는 지하에 1가구, 지상에 4가구 등 모두 5가구가 세 들어 있는데 세입자가 거의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부터 이 일대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그 집만 전세가 나오지 않았다”라며 “아들이 직접 계약을 하며 싸게 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취재팀이 세입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세입자 A 씨는 김 후보자의 장남 현중 씨와 직접 계약을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괜한 말을 했다가 총리 후보자께 폐를 끼칠까 걱정된다”라고 했다. 건축비에 대한 증여세 납부 여부도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당시 수입이 없었던 두 아들이 건축비를 부모나 할머니에게서 증여받고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증여세 탈루가 된다. 김 후보자의 두 아들이 각각 8세, 6세 때 400만 원을 주고 사들인 이 땅은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재직하던 1993년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때 19억8700만 원(공시지가)으로 신고했다. 현재 이 땅의 공시지가는 46억5000만 원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땅의 가치를 6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매입가 기준으로 1500배의 수익률이다. 서초동 일대는 1975년부터 실제 법조타운이 들어서기 전인 1980년대 후반 사이 고관대작들 사이에서 ‘노다지 금싸라기 땅’으로 인식돼 투기 대상이 됐다. 정치인을 비롯해 국회의원, 고위직 판검사들이 이 땅을 집중 매입했다고 한다. 서초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당시 법조타운이 들어서면서 길만 뚫리면 투기자금이 몰렸다”라고 말했다.김준일·정임수 기자·김민지 채널A 기자 jikim@donga.com}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 범중 씨의 병역면제 과정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1994년 7월 25세 때 징병 신체검사에서 통풍(痛風)으로 군 면제 대상인 5급 판정을 받았다.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관절의 연골과 힘줄, 주위 조직이 들러붙어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이 병은 관절의 염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신장질환도 일으킨다. 문제는 통풍이 20대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중년 질환이라는 점이다. 한 대학병원 류머티스내과 전문의는 “콜레스테롤 과다, 비만, 지방간 등의 가족력이 있거나 내분비질환이 있는 등 드문 경우에만 20대 남성이 통풍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비만 체형이 아닐 경우 20대에 발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통풍은 초기 발병 때는 외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관절 부위가 검게 변하거나 염증이 피부를 뚫고 나올 경우에만 육안으로 확인된다. 이런 외적인 증상은 반복적인 통풍이 5년 이상 지속된 뒤에야 나타난다. 범중 씨가 병역검사를 받던 1994년에는 통풍질환이 있기만 하면 군 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외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통풍으로 군 면제를 받으려는 시도가 빈번해지자 병무청은 1999년부터 통풍에 요로결석, 골파괴 소견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만 군 면제 판정을 내리고 있다. 결국 범중 씨의 통풍 증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등이 인사청문 과정에서 정확히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범중 씨는 군 면제 의혹에 대해 동아일보 채널A 취재팀에 “대학 졸업 후 한 의사와 밥을 먹다 통풍이 군대 면제 사유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며 “통풍을 확인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여러 번 대전지방병무청에 가 신체검사를 받은 후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도 통풍을 앓았다”고 덧붙였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우리 일본이 저지른 짓입니다. 희생당한 조선인을 위해 한국정부 도움 없이 추도비를 세워 스스로 반성하고 싶었습니다.” ‘조세이(長生)탄광 물(水) 비상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의 회장 야마구치 다케노부(山口武信·83) 씨는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이달 초 이 같은 말을 전했다. 바다 밑 조세이 탄광에서 희생된 조선인 강제징용자 136명을 달래는 추도비 제막식이 다음 달 2일 열린다. 한국정부와 일본정부의 도움 없이 일본 시민단체가 직접 모금해 세우는 추도비다. 일본 야마구치(山口) 현 우베(宇部) 시 니시키와(西岐波) 바닷가에는 콘크리트 원통 기둥 2개가 바다의 숨구멍처럼 솟아 있다. 이 기둥은 붕괴된 해저탄광인 조세이 탄광의 환기구다. 조세이 탄광은 1942년 2월 3일 높은 수압으로 무너지면서 갱도에서 일하던 인부 183명을 그대로 삼켰다. 이곳은 법으로 채탄이 금지된 지역으로 여러 차례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한줌의 탄가루가 급했던 일본 정부가 무리하게 조업하다 사고가 난 것이다. 희생자 183명 중 136명은 징용된 조선인이었다. 조세이 탄광 사고는 세상 밖으로 드러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 시민단체인 ‘조세이탄광 물 비상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20여 년 전부터 이 사고를 기려왔다. ‘물 비상’이란 수몰사고가 발생했다는 일본 은어다. 2006년부터는 동아일보가 피해자들의 증언을 보도하며 세상에 알려왔다. 이 모임은 1993년부터 매년 추도식마다 유족에게 왕복 여비와 숙박비, 제물 등을 마련해줬다. 4년 전부터는 사고현장에 추도비 건립을 추진해 왔지만 탄광 소유주 후손이 땅을 팔지 않아 3년 전 현장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손수 모금한 1000만 엔으로 땅을 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추도비는 2000만 엔을 더 모금한 올해 드디어 세우게 됐다. 이 추도비에는 조선인 희생자의 이름을 한국식 본명으로 새길 예정이다. 희생자들은 징용될 당시 창씨개명한 이름을 사용해야 했다. 대일항쟁기 조사위원회는 2005년부터 일본 시민단체와 협력해 이들의 본명을 찾아왔다. 허광무 조사1과장은 “희생당한 조선인들의 명예를 위해 본명을 찾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유족 20명과 대일항쟁기 조사위원회 관계자 2명은 일본으로 출국한다.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족회 김형수 회장은 “한일 정부가 외면하던 일에 일본 시민단체가 이렇게 나서주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제사 때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남을 수 있는 추도비가 생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2일 추도비 제막식에서는 희생자 71주기 추모집회와 추도비 건립 축하연이 열린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서울의 한 사립대 대학원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욕설을 한 음성파일이 퍼져 논란을 빚은 여교수에 대해 해당 대학이 25일 휴직을 권고했다. 이 대학 국어국문학과 A 교수(51)는 파일 속에서 “술집에 나가는 ×” “× 같은 ×” “선생들은 얼굴만 봐도 견적이 나온다” 등의 말을 했다. 대학은 25일 오후 긴급 인사위원회를 열고 A 교수에 대해 휴직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으로 수업하면 되지 않나요?” 지난해 5월 고려대 영어영문학과장 A 교수가 “왜 수업을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조교수인 미국인 F 씨(33)가 보내온 답변 e메일이다. F 씨는 “트위터로 과제를 내고 e메일로 답안을 받는 식으로 열심히 수업하고 있어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이 조사한 결과 F 씨는 2011년 2학기에 총 16주의 수업 중 6주를 빠졌다. 지난해 1학기에도 첫 4주를 빠지고 5월까지만 강의를 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버렸다. 2학기 수업은 아예 진행하지도 않았다. 학생들은 “어쩌다 수업을 해도 ‘한국인은 일상적으로 거리에 침을 뱉는다’ ‘동성애자에 대한 관용이 없다’ ‘외국인을 차별한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학교 측에 신고했다. A 교수는 전화와 e메일로 미국으로 떠난 F 씨에게 귀국할 것을 요청했지만 성(性)적으로 한국인을 비하하고 신변을 위협하는 문자만 보내왔다. 참다못한 A 교수는 지난해 10월 서울 성북경찰서에 F 씨를 협박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F 씨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아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학교 측은 무단 출국 뒤 임금을 수령한 혐의(사기)와 업무방해 등으로 이달 초 F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F 씨는 지금도 블로그에 ‘한국의 학교와 사회는 외국인에게 적대적’이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학교본부 측은 조만간 F 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민사소송을 할 예정이다. F 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를 졸업하고 핀란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 지방 사립대 초빙교수를 거쳐 2010년 고려대에 부임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통일 전 공산권 주민의 이탈 과정에서 신분을 위장한 간첩이 유입되는 현상은 독일에서도 흔히 나타났다. 통일 전 서독에 넘어온 동독 이탈주민 200만 명 중 간첩이 3만 명에 달했다는 사실이 통일 후 기밀문서 해제 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서독은 동독 간첩 유입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체제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빌리 브란트 총리가 1960, 70년대 동독을 끌어안는 동방정책을 의욕적으로 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독은 그 틈을 노렸다. 동서독은 1972년 통행규제 완화와 이산가족 재결합 등의 내용을 담은 각서를 교환했다. 또 ‘동서독 기본조약’까지 체결했다. 동독의 공작기관 ‘슈타지(국가보위부)’는 이렇게 간첩활동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자 해외공작총국 주도로 공작원들을 집중 침투시켰다. 동독 주민에게 서독 이주를 허용하고 범죄자 가족에게 감형 등의 미끼를 내걸고 공작원을 모집했다. 그 결과 서독 정부와 군대 언론 정보기관 등 전 분야에 간첩을 심는 데 성공했다. 급기야 1974년 동독 출신으로 브란트 총리의 수행비서가 된 귄터 기욤이 동독의 일급 간첩인 것으로 드러나 당시 서독 사회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탈북자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할 경우 어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사례다. 서독은 헌법보호청을 통해 연 20명 이상의 간첩을 잡아들이는 등 체제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했다. 동독 이탈 주민에 대해서는 입국 때부터 시위 참여 경력, 동독 내 단체 활동 여부 등을 조사해 체제 전복 위험 인사를 가려냈다. 하지만 일단 검증을 통과한 동독 이탈자에 대해서는 인권과 자유를 최대한 보장했다. 박상봉 독일통일정보연구소 소장은 23일 “분단 직후부터 많은 동독인이 유입된 상황에서 서독은 간첩이 있을 것을 염두에 둬 공무원의 경우 철저한 검증을 통해 문제가 없어야 채용했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22일 외교통상부 집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33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납치 및 감금을 당한 사람은 58명, 강도를 당한 사람은 41명에 이른다. 외교부는 필리핀을 지역에 따라 여행경보 1단계인 ‘여행유의 지역’에서부터 3단계 ‘여행제한 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 범행이 발생한 필리핀 앙헬레스 시는 카지노가 성행한 곳으로 외국인 관광객 폭행과 감금이 빈번해 ‘여행 필요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2단계 ‘여행자제 지역’으로 분류된 곳이다.필리핀은 7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사람이 거주하는 섬만 해도 880개에 달해 범죄자가 숨어들기 쉽다. 필리핀에서 총기 사용은 불법이지만 유통된 불법 총기가 100만 정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의 카지노나 호텔, 식당, 아파트 등에서도 경비원이 총기를 휴대하고 있다. 특히 휴양지로 한국인에게 각광받는 세부에는 사제 총기 제조공장이 많아 길거리 권총강도 사건도 자주 일어난다. 현지 공권력이 약해 범죄가 일어나 경찰에 신고해도 범인이 붙잡히거나 귀중품을 돌려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외교부는 필리핀 여행의 안전을 위해 △행선지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 △많은 금액의 현찰 대신에 계좌이체나 신용카드 이용 △인적이 드문 곳은 출입 삼갈 것 △호텔을 통해 예약한 택시 이용 △필리핀 관광부 인가 여행사를 통해 관광할 것 등을 당부했다. 경찰은 낯선 사람의 호의적인 행동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주문하며 카지노 출입자는 범죄의 1차 표적이라고 지적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