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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최초의 알파인 스키 선수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기적을 꿈꾸고 있다. BBC, 데일리 메일 등 영국 매체들은 18일 자메이카 선수로는 최초로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에 출전하는 벤저민 알렉산더(39·사진)를 조명했다.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를 둔 알렉산더는 지난주 리히텐슈타인에서 열린 내셔널 스키 챔피언십 남자 대회전에서 7위를 기록했다. 대회 자체가 월드컵 등과는 수준 차이가 나고 10명 중 3명이 완주에 실패해 알렉산더는 사실상 최하위였지만 약소국을 배려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정책에 따라 베이징행 티켓을 획득했다.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봅슬레이로 첫 겨울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자메이카는 이제 알파인 스키까지 영역을 넓히게 됐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스토리는 영화 ‘쿨러닝’(1993년)으로 제작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구촌을 돌며 DJ로 활동하던 알렉산더는 2015년 캐나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생애 처음 스키를 접했다. 그는 “그냥 눈 위로 내려가는 것이 재미가 있었다. 무작정 한번 나섰는데 무려 27번이나 넘어졌다”고 말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린 한국을 찾았을 때 경기들을 보며 스키는 그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년 뒤 전직 선수들에게 스키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2019년부터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긴 여정에 들어갔다. 그는 “1988년 봅슬레이 대표팀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며 “당시 선수들을 만나 힘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올림픽 메달이나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알렉산더는 “자메이카나 가나 등 겨울스포츠를 접하기 힘든 나라가 많다. 나를 통해 더 많은 나라들이 겨울스포츠와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올림픽에 출전한다”며 웃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러시아 여자 피겨 3인방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 16일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끝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유럽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러시아 선수 3명이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1위는 총점 259.06점을 받은 카밀라 발리예바(16)가 차지했고, 그 뒤를 안나 셰르바코바(18·237.42점),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8·234.36점)가 이었다. 러시아 피겨 3인방의 기세가 무섭다. 이번 시즌 ISU 대회에서 줄곧 시상대를 점령했다. 시즌 최고 기록도 이들의 차지다. 발리예바(272.71점·로스텔레콤컵)와 셰르바코바(237.42점), 트루소바(234.36점·이상 유럽선수권대회)가 1∼3위를 기록했다. 6위까지 모두 러시아 선수이고, 7위에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2·일본)가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발리예바의 점수는 남자 싱글 선수 중 8위에 해당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러시아 3인방이 경기에서 한두 차례 실수를 하더라도 순위가 바뀌지 않을 수 있다. 해외 언론들은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러시아 3인방이 시상대를 휩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미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캐런 첸(23)은 “러시아 3인방의 기술적 요소들은 정말 놀랍다. 그렇게 많은 쿼드(4회전),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를 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고 말했다. 해외 언론들은 “러시아 외 여자 싱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은 러시아 선수 중 한 명이 다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공교롭게도 러시아 3인방 모두 모스크바의 삼보 70 스케이팅 클럽에서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48)의 지도를 받고 있다. 투트베리제 코치는 2018 평창 올림픽 금메달 알리나 자기토바(20)와 은메달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23)를 키워냈다. ABC뉴스는 “투트베리제 코치는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뽑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점프가 약하던 발리예바가 ‘점프 요정’ 트루소바의 쿼드 점프를 옆에서 보면서 자극받아 이제는 세계 최고의 점프 선수가 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베이징 시상대에 누가 설지는 아직 모른다. 미국 대표팀 얼리사 류(17)는 “아직 올림픽은 시작도 안 했다. 하지만 (러시아 3인방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러시아 3인방의 독주를 경계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호주 입국 거부 소동을 빚었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사진)가 14일 다시 호주 입국 비자를 취소당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앨릭스 호크 호주 이민장관은 이날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 비자를 장관 직권으로 취소했다. 호주 정부는 5일 호주에 도착한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 비자를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취소했다가 조코비치가 호주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호크 장관은 “사회의 건강과 질서를 위해 조코비치의 비자를 이민법 규정에 따라 직권으로 취소한다. 공익에 부합하는 조치로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에서 국경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조코비치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 출전하려고 13일 진행된 대진 추첨에 이름을 올려 톱시드를 받았다. 1회전 상대는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세르비아)다. 추방 위기에 놓인 조코비치는 비자 취소 결정에 불복해 또다시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번 소송이 6일 시작돼 10일 판결이 나온 것으로 볼 때 17일 또는 18일 열리는 1회전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자 취소 조치로 추방되면 앞으로 3년간 호주 입국이 금지돼 조코비치는 3년간 호주오픈에 출전할 수 없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헌신 덕분입니다.” 재미교포 2세인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의 클로이 김(22·미국·사진)은 명실상부한 스노보드 1인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AFP통신은 그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빛낼 5명의 스타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최근 세계적인 아동용 도서 ‘후 워즈(Who Was)?’ 시리즈에 그의 이야기를 담은 책도 나왔다. ‘후 워즈’ 시리즈는 세계적인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생존하는 스포츠 스타, 특히 20대 아시아계 여성 선수가 시리즈에 이름을 올린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 NBC스포츠는 13일(현지 시간) 그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오늘날 자신의 성공에 1982년 현금 800달러와 영어 사전만 가지고 미국으로 이민 온 부모님의 헌신을 첫 손가락으로 꼽았다. 그는 “부모님이 나를 지원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종진 씨와 어머니 윤보란 씨의 지극한 헌신은 ‘아메리칸 드림’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아버지는 이민 뒤 접시 닦기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공대 졸업 뒤 엔지니어로 일하며 터를 잡았다. 클로이 김은 “네 살 때 아버지를 따라 스노보드를 배웠다. 2년 뒤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스노보드 경기를 보고 전문 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딸이 소질을 보이자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두고 딸을 데리고 집에서 훈련장까지 매일 편도 6시간을 왕복했고 해외 대회 때마다 동행했다. 클로이 김은 “처음에는 아빠가 회사에 가지 않고 집에 계속 있어 의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빠의 결정을 지지해 준 엄마도 대단했다”고 밝혔다. 2019년 부상 등으로 잠정 은퇴했던 그는 프린스턴대에 진학해 대학 생활에 열중했다. 지난해 1월 선수로 복귀한 이후에도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1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에 대해 “내 첫 올림픽이 부모님의 나라에서 열렸다는 것은 정말 굉장한 경험이었다. 금메달 획득도 좋지만 선수촌의 마사지 의자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매년 한국을 찾아 친척들을 만나고 한국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는 자신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사람으로 어머니를 꼽았다. 그는 “엄마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정열적이며 사랑스러운 분이다. 항상 어머니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유독 부모님 사진이 많다. 평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부모님과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린 뒤 그는 이렇게 적었다. ‘정말 대단한 두 사람’.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아일린 구(19)는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경기장 안팎으로 가장 뜨거운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AFP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구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한 명이다. 현재 프리스타일 여자 스키의 최강자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에서 모두 우승했다. 빅에어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도 4차례 금메달을 차지했다. 스키광인 어머니를 따라 세 살 때부터 스키를 배운 그는 여자 선수 최초로 4회전 기술인 더블콕 1440을 성공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빼어난 외모로 인기도 높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18만 명이 넘는다.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과 티파니의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서는 1600점 만점에 1580점을 받았을 정도로 학업 성적도 뛰어나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그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3개 종목에 출전한다. 하지만 미국 대표는 아니다. 국제스키연맹(FIS)이 소개한 그의 프로필에는 베이징 난산 스키 리조트 소속의 중국 대표로 나와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외교적 갈등 속에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 이중국적자인 구가 중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를 둔 구는 2019년 6월 FIS에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국가 변경을 요청했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그에 대해 “구의 스폰서인 레드불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그의 프로필에 따르면 ‘중국 국적법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아 구는 15세 때 미국 여권을 포기했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구가 정말로 미국 여권을 포기했는지 레드불에 질문하자 그 부분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재차 구의 에이전트에게 이중국적에 대해 질문했지만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 그는 중국으로 국가 변경을 하면서 당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엄청나게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어머니가 태어난 나라(중국)의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길 바라며 국가 간의 우정을 쌓고 싶다”고 밝혔다.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은 그의 어머니의 고향이기도 하다. 10, 20대에게 인기가 높은 그가 오성홍기를 달고 경기에 나서자 많은 사람들이 용기 있는 선택에 지지를 보냈지만 일부는 살인 협박을 하기도 했다. 물론 현재도 높은 인기와 실력을 바탕으로 미국(빅토리아 시크릿, 애플 등)과 중국(뱅크오브차이나, 차이나모바일 등) 기업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는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잘 지내길 원한다”며 “아무도 내가 미국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고 또 내가 중국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미국에 있을 때는 미국인, 중국에 있을 때는 중국인이다”라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은 ‘쿼드러플 악셀(4바퀴 반) 점프’의 첫 실전 성공을 노리는 하뉴 유즈루(28·일본)와 쿼드러플(4바퀴) 5종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네이선 첸(23·미국)의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첸은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브리지스톤 아레나에서 열린 전미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212.62점을 기록했다.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의 115.39점을 합한 총점 328.01점으로 일리아 말리닌(302.48점), 빈센트 저우(290.16점)를 제치고 대회 6연패를 차지했다. 미국빙상경기연맹 경기력 향상위원회는 선수권대회 결과와 이전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바탕으로 올림픽 출전 선수를 결정할 예정이라 첸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은 확실시된다. 첸은 하뉴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할 최대 적수다. 첸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연패(2018년, 2019년, 2021년)를 차지했다. 2020년은 세계선수권이 열리지 않았다. 그랑프리 파이널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연속 우승했을 정도로 기량이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처음 나선 올림픽인 2018년 평창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연이은 점프 실수로 17위에 그쳐,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종합 5위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첸은 쿼드러플 점프의 실전 성공률이 높다. 플립, 러츠, 루프, 살코, 토루프 등 5개 점프 모두 4바퀴를 소화할 수 있다. 챔피언십 프리스케이팅에서도 5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킨 뒤 첸은 “(점프를 실수하는) 멍청한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 하지만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까?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뉴는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8개월 정도 쉬며 2021∼2022시즌 그랑프리 2개 대회에 불참했다. 올림픽 출전이 힘들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일본선수권대회에서 6번째로 우승하며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하뉴는 점프도 안정적이고 표현력도 뛰어나다. 여기에 모든 기술에 수행점수(GOE)를 항상 받을 만큼 스케이팅 기본기가 탄탄하다. 하지만 하뉴는 첸에게 대적하기 위해 그 어떤 선수도 실전에서 성공하지 못한 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무기로 올림픽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본선수권에서도 하뉴는 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시도했지만 회전수 부족으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다. 하뉴는 “악셀 점프를 그만둘 수 없다. 나 자신과 나를 응원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53)는 한국 축구의 전설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4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특히 한일 월드컵에서는 주장을 맡아 한국의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프로 무대에서는 1992년 포항에서 데뷔한 뒤 가시와 레이솔, LA 갤럭시 등에서 뛰다 2004년 은퇴했다. 지도자로서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고, 국가대표팀 감독, 중국 프로축구 감독을 지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3년간 활동했던 그는 지난해 1월부터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사령탑을 맡았다. 호랑이해인 2022년은 그에게 큰 의미가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이 되는 해에 감독으로서 제대로 프로 정상에 도전한다. 언제나 그랬듯 새로운 반란을 꿈꾸고 있다. 그를 서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포항 패배에 잠 못 드는 밤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홍 감독은 “행정가나 지도자나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며 “현장에 나오니 뭔가 살아있는 느낌도 들면서 심장이 뛰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에서의 첫해는 쉽지 않았다. 울산은 지난해 초반 무서운 기세로 리그 선두를 달리며 기대를 모았다. 대한축구협회(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승승장구했다. 10월에는 울산의 ‘트레블(3관왕)’ 달성 이야기도 나왔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호들갑이다. 사람들이 트레블 이야기하는 것 보고 틀렸다고 생각했다. 난 괜찮았는데 선수들이 동요하는 것이 느껴졌다.” 홍 감독의 우려대로 지난해 울산은 리그 2위에 컵 대회와 챔피언스리그 모두 4강 탈락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모든 경기를 복기했는데 우리가 특별히 잘못한 것은 없었다. 다만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포항과 승부차기까지 갔다가 패하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이후 울산은 4일 뒤 성남과의 리그 경기(1-2)와 전남과의 FA컵 4강(1-2)에서 내리 졌다. 여기에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전북과의 마지막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당한 2-3 패배도 뼈아팠다. 홍 감독은 “포항과 전북에 지고 나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포항이 한번 생각났다가 다음 날에는 전북이 생각날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했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선수단 벽 허물어 홍 감독은 소통으로 반란을 꿈꾼다. 그는 “현장에 없는 동안 선수들의 생각이 많이 변해 있었다. 일부 선수들이 팀보다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것에 놀랐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이래저래 하자고 하면 딱 꼰대로 찍힌다”고 했다. 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달라진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이청용 등 주장단을 코칭스태프 회의에 참석시켰다. 그리고 일부 안건은 주장단이 직접 선수단과 소통하게 했다. “시즌 중반에 5일 정도 여유가 있었다. 경쟁 상대 전북은 전지훈련을 갔지만 우린 숙소에서 바비큐 파티를 했다. 처음엔 숙소 주방 팀이 준비를 해주었는데 나중엔 연습경기를 치른 뒤 진 선수들이 주방팀에 바비큐를 대접했다. 그분들이 선수들이 차려 주는 음식을 처음 먹는다고 했다. 기운이라는 게 어떤 중요하거나 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숙소 직원, 식당 아주머니, 버스 기사 등 구단 모든 사람에게서 나온다. 이런 분들이 마음속으로 잘되길 빌어준다면 그 기운이 올해 잘 쌓여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팀 시절에도 ‘홍 감독팀’은 가장 예의바른 팀으로 유명했다.○ 돌아보니 2002 한일 월드컵은 엄청난 부담 한일 월드컵 10주년이었던 2012년은 홍 감독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한 해였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첫 동메달의 역사를 썼다. 또다시 10년이 흘렀다. 홍 감독에게 20년 전의 월드컵은 어땠을까. “처음(1990년)에는 잘 모르고 월드컵에 나갔다. 마지막 월드컵(2002년)은 굉장히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일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3번의 월드컵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3무 6패다.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는데 한 번도 이기지 못하면 전 국민이 큰 실망을 할 것 같다고 (황)선홍과 걱정을 많이 했다.” 홍 감독이 주축이 된 한국은 월드컵 첫 승을 넘어 사상 첫 4강 신화를 썼다. 그는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4강 신화로 이어졌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있다면 울산도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지난해 심장마비로 생사를 오갔던 덴마크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안 에릭센(30·사진)이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에릭센은 5일 덴마크 방송 DR와의 인터뷰에서 “카타르 월드컵에서 뛰는 것은 항상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다”며 “대표팀에서 나를 발탁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라운드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는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조 1위로 이미 본선에 진출했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는 대회 한 달 전 확정된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조별리그 핀란드전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진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이식된 제세동기는 심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동으로 전기적 충격을 가해 심장 박동을 정상으로 돌린다. 이탈리아 인터 밀란 소속이었던 에릭센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제세동기를 단 선수는 뛸 수 없다는 규정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지난해 12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최종 진단을 받은 에릭센은 덴마크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 소속팀이 없는 상태이지만 잉글랜드와 덴마크 등 여러 구단에서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센은 “내 심장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심정지는 일시적이며 이후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것임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뛰었던 달레이 블린트(32·아약스·네덜란드)도 심장질환으로 2019년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고, 현재까지 문제없이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축구선수 기성용(FC서울·33·사진)이 취약계층 아동과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20억 원을 쾌척했다. 국제구호개발 단체 월드비전은 5일 기성용이 기부한 후원금을 국내 위기아동 의료비 지원과 축구선수를 꿈꾸는 취약계층 아동 지원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그동안 열심히 선수 생활을 하며 얻은 수입이지만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새해를 맞아 후원금을 전할 수 있게 돼 감사하고 기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취약계층 아동들과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아동들에게 잘 전달돼 마음껏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정기후원을 시작한 기성용의 누적 후원금은 30억 원에 이른다고 월드비전은 전했다. 기성용의 아내 배우 한혜진도 2007년부터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약 2억7800만 원을 후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30일 앞으로 다가온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는 누구일까. AFP통신과 베이징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등은 3일 스타성이 뛰어나면서도 성적이 뛰어난 선수들을 선정했다. 일본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하뉴 유즈루(28)는 이번 올림픽에서 3연패를 노리고 있다. 2020∼2021시즌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예술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하뉴는 올림픽에서 아무도 실전에서 성공하지 못한 쿼드러플 악셀(4회전 반) 점프를 선보일 계획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금메달은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개최국 중국의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 출전하는 에일린 구(19)는 베이징을 빛낼 떠오르는 신예이자 세계 최강자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구는 올 시즌 세 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에서는 프리스타일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 2관왕을 차지했다. 교포 선수인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클로이 김(22·미국)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가 목표다. 평창 대회 뒤 프린스턴대에 진학한 클로이 김은 2019년 선수 활동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가 지난 시즌 설원에 복귀했다. 클로이 김은 “지난 올림픽과 같은 마음으로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뒤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미국 여자 알파인 스키의 미케일라 시프린(27)도 겨울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현역 선수 중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72승)을 보유한 시프린은 2014년 소치 회전, 2018년 평창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 여자 루지의 나탈리 가이젠베르거(34)는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 대회 팀 계주 및 여자 싱글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만약 베이징에서도 금메달을 딴다면 루지에서 3연속 금메달을 딴 최초의 선수가 된다. 이와 함께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8년 평창에서 남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목에 건 숀 화이트(36·미국), 평창에서 쇼트트랙 여자 1000m 금메달리스트 쉬자너 스휠팅(25·네덜란드), 캐나다 출신의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의 미카엘 킹즈버리(30) 등이 베이징에서 주목할 선수로 꼽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골프 금메달리스트인 잰더 쇼플리(29·미국)가 캐디에게 우승 반지를 선물했다. 쇼플리의 캐디인 오스틴 카이서는 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림픽 때 금메달을 받지 못했지만, 쇼플리의 가족이 내게 반지(사진)를 선물했다”며 반지 사진을 올렸다. 반지에는 미국 국기와 오륜기 그림과 함께 올림픽 팀, 도쿄가 새겨져 있다. 카이서는 쇼플리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는 내내 전담 캐디로 활동했다. 도쿄 올림픽 금메달 획득 때도 캐디였다.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도 캐디에게 메달이 수여되지 않는다. 쇼플리는 자신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카이서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해 반지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플리에게 올림픽은 각별한 의미였다. 쇼플리는 올림픽 뒤에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가지고 와 자랑했다. 육상 10종 선수였던 쇼플리의 아버지 슈테판은 올림픽 출전을 꿈꿨지만 교통사고로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쇼플리의 할아버지도 독일 육상 선수였지만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직전에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쇼플리가 3대에 걸친 올림픽 꿈을 이뤘고, 결국 금메달까지 딴 것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자인 필 미컬슨(51·미국·사진)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미국의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은 “PGA투어가 올해 새로 만든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layer Impact Program·PIP)’ 집계 결과 미컬슨이 1위, 타이거 우즈(46·미국)가 2위로 나타났다”고 30일 보도했다. 미컬슨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PIP 1위를 차지할 수 있게 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PIP는 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프로그램이다. 1월부터 12월까지의 구글 검색량, 글로벌 미디어에 노출된 정도, SNS에 언급된 횟수, 중계방송 노출량, 선수 호감도 등을 바탕으로 수치화한 ‘Q스코어’로 영향력 정도를 평가한다. PGA투어가 올해 초에 자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측정했을 때는 우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브룩스 켑카, 미컬슨,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순으로 1∼5위를 각각 차지했다. 현재 세계 남자 골프계는 PGA투어와 DP월드투어(옛 유러피안투어)가 양분하고 있는데 여기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앞세운 프리미어골프리그(PGL)가 2023년 출범을 예고하면서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PGA투어가 내민 당근책이 PIP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유명 골퍼들을 붙들어 두기 위해 성적과 상관없는 인지도, 골프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등을 기준으로 선수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PIP 1위에게 800만 달러(약 95억 원)가 지급되는 등 상위 10명에게 총 4000만 달러의 보너스가 주어진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와 박성현(28)이 올해 남녀 골프 세계랭킹 하락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미국 매체 골프채널은 28일 2021년 남녀 골프선수의 세계랭킹 상승률과 하락률을 소개했다. 지난해와 올해 랭킹을 비교했고, 그 차이를 지난해 순위로 나눠 계산했다. 우즈는 지난해 세계 41위, 올해 566위로 마쳤다. 무려 525계단이나 하락해 하락률 ―1280.49%를 기록했다. 하락률 2위(―208.11%) 맷 쿠처(43·미국)의 6배나 된다. 우즈는 2월 차량이 전복되는 대형 사고를 당해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랭킹 포인트를 얻지 못했다. 쿠처는 37위에서 114위로 하락했다. 우즈는 20일 끝난 PNC챔피언십에서 아들 찰리와 함께 10개월 만에 필드 복귀전을 치렀다. 우즈는 수술받은 다리가 불편해 카트를 타고 이동했지만 정확한 스윙으로 11개 홀 연속 버디를 합작하는 등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과시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즈가 언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컴백할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팬들의 기대감은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10위로 마감한 박성현은 올해 107위를 기록했다. 97계단 하락으로 하락률은 ―970%. 하락률 2위(206%)인 카를로타 시간다(31·스페인)의 4배가 넘는다. 2017년 US여자오픈 우승 등 2019년 중반까지 7승을 거둔 박성현은 2019년 11월 어깨를 다친 뒤 슬럼프를 겪고 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19차례 출전해 10차례 컷 통과에 실패했다. 박성현은 “계속 잘할 수는 없고, 안될 때도 있다. 그 기간이 조금 길어졌을 뿐”이라면서 “부진을 거듭하며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게 많다. 올라오는 법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남녀 골프 세계랭킹 상승 1위는 샘 번스(25·미국)와 아타야 티띠꾼(18·태국)이다. 지난해 154위 번스는 올해 11위로 마쳐 상승률 92.86%를 기록했다. 올해 PGA투어에서 2승을 사냥했다. 티띠꾼은 지난해 275위에서 올해 19위로 마감해 상승률 93%가 됐다. 올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2승을 차지한 티띠꾼은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을 차지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프로축구 FC서울 외국인 선수 오스마르(33·사진)가 국내 무대에서 2년 더 뛴다. 서울은 오스마르와 2023년까지 2년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스페인 출신인 오스마르는 올해까지 7시즌을 서울에서 뛰었다. 2014년 서울에 입단한 오스마르는 일본 J리그의 세레소 오사카로 임대된 2018년 제외하고 줄곧 서울의 주전 미드필더로 뛰어왔다. 오스마르는 ‘K리그 장수 외국인 선수’이기도 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리그 출범 후 38년간 모두 84개 나라, 938명의 외국인 선수가 뛰었는데 이들의 평균 계약 기간은 2년이 채 안 된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는 데니스로 13시즌 동안 뛰었다. 오스마르가 입단할 당시 서울의 사령탑이던 최용수 강원 감독은 태국 리그에서 뛰고 있던 오스마르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한 뒤 오랫동안 공을 들인 끝에 영입을 성공시켰다고 한다. 오스마르는 지난해(15경기)를 제외하고는 매년 30경기 이상 출전했다. 2015년엔 골키퍼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 중 최초로 K리그 전 경기 풀타임 출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시즌 35경기에서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오스마르는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223경기를 포함해 통산 280경기에 출전해 22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오스마르는 공수 조율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확하고 빠른 패스도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9월 서울 사령탑으로 부임한 안익수 감독은 “오스마르와 내년에 함께하지 못하면 불행할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오스마르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와 박성현(28)이 2021년 남녀 골프 세계랭킹 하락 1위의 불명예를 썼다. 미국 매체 골프채널은 28일 올해의 남녀 골프선수 세계랭킹 등락률을 소개했다. 지난해 랭킹과 올해 랭킹을 비교하면서 그 차이를 지난해 순위로 나눠 등락률까지 계산했다. 랭킹이 올라가면 ‘플러스(+)’, 내려가면 ‘마이너스(-)’다. 우즈는 지난해 세계 41위였지만 올해는 566위로 시즌을 마쳤다. 525계단 내려갔고 랭킹 하락률을 무려 -1280.49%다. 하락률 2위는 맷 쿠처(43·미국)로 37위에서 114위로 하락했다. 우즈의 랭킹이 급격하게 내려간 것은 2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오랜 재활을 거치면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즈는 최근 PNC챔피언십에서 아들 찰리와 함께 10개월 만에 필드에 복귀해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골프채널은 “우즈의 PNC 챔피언십 복귀는 놀라운 업적이었지만 메이저대회 15회 우승자인 그는 여전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다른 선수와의 경쟁은 아직 멀었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우즈가 내년 PGA 투어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빠르면 내년 4월 마스터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병훈(30)과 강성훈(33)도 올해 랭킹이 크게 떨어졌다. 안병훈은 75위에서 287위로, 강성훈은 86위에서 341위로 마쳤다. 박성현은 지난해 10위로 마쳤지만 올해는 그보다 한참 낮은 107위를 기록했다. 97계단 하락으로 랭킹 하락률은 -970%다. 하락률 2위인 카를로타 시간다(31·스페인·-206%)의 약 4배 이상이다. 2017년 US여자오픈 우승 등 2019년 중반까지 7승을 거두었던 박성현은 2019년 11월 어깨 부상을 당한 뒤 긴 슬럼프를 겪고 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19차례 출전해 10차례 컷 통과에 실패했다. 올해 최고 성적은 9월 캄비아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15위다. 박성현은 “계속 잘할 수는 없고, 안 될 때도 있는데 그 기간이 조금 길어졌을 뿐”이라며 “나는 잘하고 있고 예전 기량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안 되는 기간에 잃은 것은 없고 얻은 게 많다. 올라오는 법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녀 골프 세계랭킹 상승 1위는 샘 번스(25·미국)와 아타야 티티쿨(18·태국)이다. 번스는 지난해 154위에서 올해는 11위로 마쳤다. 랭킹 상승률은 92.86%로 번스는 올해 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티티쿨은 지난해 275위에서 올해 19위를 기록했다. 랭킹 상승률은 93%다. 티티쿨은 올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2승에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을 차지했다. LPGA투어 퀄리파잉시리즈 3위로 내년 LPGA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한다. 최근 상승세가 무서워 내년 한국 선수들에게 가장 큰 위협을 줄 선수로 손꼽히고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일본 축구 영웅 미우라 가즈요시(54·사진)가 내년에도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28일 미우라가 일본의 4부 리그인 일본축구리그(JFL)의 스즈카 포인트게터스로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2005년부터 뛰었던 J1리그(1부) 요코하마FC와 내년 1월 계약이 끝나는 미우라는 스즈카와 조만간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JFL은 세미 프로 성격의 리그로 스즈카를 비롯해 16개 팀이 있다. 미우라는 일본 프로 축구선수 중 최고령이다. 국내 K리그1(1부)에서 현역 최고령 선수는 38세의 염기훈(수원), 김광석(인천), 김영광(성남)이다. 이들과 비교하면 무려 16세 차이가 난다. 미우라는 그동안 잔류를 제안한 요코하마를 비롯해 여러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아 왔다. 하지만 그의 최종 선택은 J1리그나 J2리그(2부)가 아닌 JFL이었다. 미우라가 스즈카를 선택한 배경은 ‘경기 출전’이 보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우라는 올 시즌 요코하마에서 4경기에서 43분을 뛰는 데 그쳤다. 2020시즌 6경기 185분 활동한 것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출전 시간이다. 또 미우라가 스즈카를 선택한 이유는 자신의 친형인 미우라 야스토시(56)가 스즈카의 감독 겸 단장으로 있기 때문이다. 지역 리그(5부)에 있다가 2019년 JFL로 승격한 스즈카는 다음 시즌 J3리그(3부) 승격을 목표로 미우라를 영입했다. 미우라는 “나는 5년, 10년 후까지 생각할 시간이 없다. 승격 같은 단기간의 목표를 두고 100% 열정을 쏟을 수 있는 팀이 좋다”고 말했다. 1986년 브라질의 산투스에서 데뷔해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 등을 거친 미우라는 올해로 프로 무대 36년째다. 1990년대 일본 축구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미우라는 A매치 89경기에서 55골을 넣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패장은 원래 말이 없습니다.” 실패를 인정했지만 전술 지적에는 강하게 항변했다. 박항서 감독(사진)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6일 싱가포르 칼랑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태국과의 준결승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0-2로 졌던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0-2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018년에 이어 대회 2연패와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렸으나 불발됐다. 특히 이미 결승에 진출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과의 맞대결이 무산된 점은 국내 축구팬들로서는 아쉬웠다. 3년 전 베트남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박 감독은 경기 뒤 “패한 감독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어쨌든 준결승 탈락이다. 그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다. 1차전을 졌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물론 문제점이 있었지만 나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패를 자인했던 박 감독은 전술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베트남 매체들은 키가 크지 않은 응우옌꽁푸엉(168cm), 응우옌반또안(169cm)을 기용했지만 측면보다 공중볼 위주의 공격을 구사했다는 지적이다. 박 감독은 “두 선수는 측면 활용을 위해 들어간 것이다. 내가 바보가 아닌 이상 키가 작은 선수에게 그런 주문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팀인가에 대한 질문에 박 감독은 “내가 평가할 수는 없지만, 동남아시아에서 누구와 붙어도 자신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축구협회와 2023년 1월까지 계약했다. 하지만 이번 스즈키컵 우승은 물론이고 결승 진출에도 실패하면서 예전보다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박지성을 본다고 훈련도 안 해서 보지 말라고 해야 할 정도다.” 박지성(40)은 요즘 잉글랜드 프로축구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지도자 수업을 하고 있다. B급 라이선스 취득 과정을 위한 것으로 16세 이하(U-16) 팀을 지도하면서 크리스 램지 QPR 테크니컬 디렉터(기술이사)로부터 별도로 지도자 교육을 받고 있다. 올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에 있는 QPR은 박지성이 선수로 뛰던 2012년 당시 EPL 팀이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012년 QPR로 이적해 한 시즌을 뛰었다. 램지 기술 이사는 2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과 함께 하는 일상을 전했다. 램지 기술 이사는 “박지성은 정말 부지런했다. 원래 해야할 것보다 더 많은 세션에 참석했다. 박지성은 정말 열정적이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EPL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박지성은 훈련에서도 겸손함을 내세우고 있다. 램지 기술 이사는 “박지성은 질문도 하고 아주 겸손하다. 그의 위상을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다”고 감탄했다. 이런 박지성을 보고 훈련장에 있던 유소년 선수들도 놀란 눈치다. 램지 기술 이사는 “유소년 선수들이 박지성을 보고 놀랐다. 가만히 서서 박지성을 쳐다보지 말고 훈련하라고 말해야 할 정도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박지성은 우승할 수 있는 모든 대회의 정상에 섰다. 대부분이 겪을 수 없는 걸 경험했기에 유소년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말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는 유럽과 비교해 행정적인 면에서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램지 기술 이사를 통해 유소년 교육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구단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제6회 아시아 챔피언스트로피 대회에서 우승했다. 신석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결승에서 일본과 3-3으로 비긴 뒤 페널티 슛아웃에서 4-2로 이겼다. 2016년 대회 4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한국은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대회에서 10골을 기록한 장종현은 득점왕을 차지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겨울올림픽의 꽃이자 최고 흥행 종목으로 꼽히는 아이스하키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불참하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2일 NHL 노사가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NHL의 올림픽 참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때문이다. NHL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2021∼2022시즌 정규시즌 50경기를 연기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만 사흘간 쉬려고 하다가 이틀을 더해 22일부터 26일까지 리그를 중단하기로 했다. ESPN은 “NHL은 내년 1월 10일까지 올림픽 불참을 결정하면 벌금 등의 페널티를 피할 수 있다”며 “조만간 불참과 관련한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NHL은 1998년 나가노부터 2014년 소치까지 모든 올림픽에 나섰다. 하지만 2018년 평창 올림픽은 경제적으로 이득이 없고, 빠듯한 리그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NHL은 13억 인구를 지닌 거대 중국 시장을 고려해 베이징 올림픽은 참가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두 올림픽을 건너뛰고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참가하게 됐다. 베이징 올림픽은 해외 관중을 받지 않고 자국민에게만 입장권을 판매하기로 했다. NHL 불참에 따른 티켓 판매 격감 등의 문제는 없겠지만 대회 권위 추락과 시청률 저하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