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강홍구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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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짜릿한 역전 승부, 그들이 흘린 땀은 결코 거짓되지않습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그 땀방울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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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낙인 서울대 총장의 ‘헌법학’ 중국 법학 교재로 번역 출판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쓴 ‘헌법학’ 책이 중국어 법학교재로 번역돼 출판된다. 서울대는 중국 상하이외국어대 훙커우 캠퍼스에서 성낙인 총장 헌법학 번역서 출판 기념식을 7일 열었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성 총장과 장펑 당 서기, 차오더닝 상하이외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2001년 첫 발간 이후 총 15판이 출간된 헌법학은 성 총장의 강의와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헌법학 일반 이론서로 평가받는다. 성 총장은 출판기념식에 이어 9, 10일 각각 중국 현지에서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총장과 만나 대학 간 연구협력 및 국제화 증진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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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퍼즐’ 풀기, 불꽃 튄 추리대결… 경찰청 주최 CSI 콘퍼런스 행사

    실종된 여고생이 석 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야산 입구에 있는 배수로에 싸늘한 주검이 돼 누워 있었다. 마치 그의 존재를 숨기려는 듯, 시신 위에는 TV포장 박스가 놓여 있었다. 숨진 A 양이 발견된 장소는 마지막으로 통화를 나눈 곳에서 불과 3km 떨어진 곳이었다. “20분 뒤 (집에) 도착해요”라며 어머니와 나눈 통화는 생전 A 양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흔적이 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시신의 부패 및 야생동물에 의한 훼손이 심해 사인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대부분의 유류품이 발견된 가운데 피해자의 속옷과 교복은 발견되지 않아 의구심을 키웠다. 피해자의 손톱에 칠해진 빨간 매니큐어는 과연 범인이 남긴 무언의 메시지일까. 빨간 매니큐어의 진실. 바로 당신이 해결해야 할 사건이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경감(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범죄행동분석팀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살인사건 수사보고서를 읽어 내려갔다. 스크린 앞에 앉은 추리소설가 4명은 물론이고 현장을 가득 채운 일반인 참가자 100여 명은 각자 수첩을 꺼내 사건의 단서를 옮겨 적기 바빴다. 실제 살인사건 브리핑 현장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과학수사의 날인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는 ‘추리소설작가, 프로파일러를 만나다’ 행사가 열렸다. 경찰청, 한국경찰과학수사학회가 공동 주최한 ‘2015 국제 CSI 콘퍼런스’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일반 시민에게 프로파일링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과학수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자리였다. 행사에는 한국추리작가협회 소속 추리작가 4명(황세연, 김유철, 한이, 송시우) 외에도 대학생, 경찰 지망생 등 다양한 일반인이 참여했다. 현장에서 언급된 사건은 실제 미제 외에도 여러 살인사건을 참고해 경찰이 재구성한 가상의 사건이다. 제시된 용의자는 총 4명. 건설노동자는 A 양의 휴대전화가 발견된 건설현장에서 근무를 했고, 미술학원 선생은 A 양이 다니던 학원의 선생으로 평소 여성관계가 복잡했다는 이유로 각각 용의선상에 올랐다. 물류회사 직원은 시신을 덮은 포장박스에서 지문이 발견됐으며 금형공장 직원은 유일하게 여성 속옷을 훔쳐 체포된 전력이 있는 인물. 목격자는 피의자가 차량을 몰고 배수로 근처를 찾아왔으며 피해자보다 키가 한 뼘 정도 큰 성인 남성이라고 진술했다. 범인과의 숨바꼭질은 그가 면식범이냐 아니냐를 선별하는 작업에서 시작됐다. 피해자가 불과 한 달 전까지 살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검시 결과가 전해지면서 별도의 작업실 공간을 가진 학원 선생이 피의자로 급부상했다. 그가 평소 A 양을 각별하게 여겼으며 최근 승용차를 폐차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리는 한층 설득력을 얻었다. 다른 추리도 설득력이 있었다. 손톱에 칠해진 매니큐어를 근거로 속옷 절도 전과가 있는 금형공장 직원이 변태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박스에 남은 지문이 핵심 단서라며 물류회사 직원을 의심하기도 했다. 참가한 추리소설가 4명이 모두 다른 인물을 지목할 정도로 의견이 엇갈렸다. 프로파일러의 의견은 어땠을까. 권 경감은 실종 사건이 오후 5시 30분경 발생했다는 이유로 면식범의 범행 가능성을 후순위로 미뤘다. 어느 때고 피해자에게 접근 가능한 면식범이 굳이 주변이 훤히 보이는 시간과 공간에서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두 달여의 감금도 면식범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적인 인지가 불가능한 피해자가 가해자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탈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며 “실제 사건에서 납치 피의자가 ‘나는 화장실도 가고 담배도 피웠다. 피해자를 납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순식간에 좌중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결국 범인은 누구였을까. 행사 말미에 밝혀진 피의자는 학원 선생도, 속옷 도둑도 아닌 목격자였다. 2시간여에 걸친 범인 추적 끝에 의외의 답이 나오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탄식이 새어 나왔다. 권 경감은 “사건 관계자 중 유일하게 A 양을 ‘여학생’이 아닌 ‘여자’로 칭한 부분이 피해자를 대화 상대로 여기고 있다는 단서”라고 설명했지만 그 또한 사실 결과론적인 이야기에 불과했다. 권 경감은 “선입견이 범인 추적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몸소 느끼도록 의외의 인물을 범인으로 설정했다”며 “프로파일링은 사건에 드러난 핵심 증거, 다양한 단서, 과거의 유사사건 등을 토대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보는 과정으로 매뉴얼은 있어도 모든 작업을 일반화할 순 없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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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으로 호출하자 무인택시가 내앞에… 스쿨버스 피해가고 커브도 안전하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해 ‘주행요청(Request a Ride)’ 버튼을 누르자 지도 화면에 검은색 택시 모양 아이콘이 나타났다. 3분 정도가 지나자 화면 속 모습 그대로 검은색 택시 차량이 시속 25km의 속도로 다가와 기자 앞에 멈춰 섰다. 운전석에 앉은 남성은 핸들에 손을 대지도, 액셀에 발을 올리지도 않았지만 택시는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4일 서울대 캠퍼스 내에서 열린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 ‘스누버(SNUber)’ 공개시연 현장이다.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센터장 서승우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스누버는 이날 학내 순환도로 4km 구간을 시험 주행했다. 고정밀 3차원 지도 생성·관리 기술과 다른 차량의 진행 경로를 예측하는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탑재한 이 차량은 무선 통신망과 연동해 사용자가 앱을 통해 지정한 구간을 운전자 없이 운행한다. 운전자 없어도 주행이 가능했지만 이날 시연에는 연구팀 학생들이 운전석에 앉았다. 현행 법률상 국내 도로에서 운전자를 포함해 두 명 이상 탑승하지 않을 경우 무인자동차 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편도 2차로의 도로에서도 스누버는 무인 주행차량임을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학내 구불구불한 코스에서도 급격한 감속 없이 주행을 이어갔다. 맞은편에서 스쿨버스가 올 때는 10여 m 전부터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가 잠시 멈춰 선 뒤 오른쪽으로 틀어 버스를 피해 갔다. 운전석 뒷면에는 실시간으로 레이더 센서가 감지하는 주변 장애물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다. 차량 주변에 다른 차량, 사람, 자전거 등이 접근할 경우 모니터에 초록색 박스로 표시했다. 미리 입력된 3차원 고정밀 지도를 토대로 주행하는 이 차량은 주변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또 장애물을 인지할 수 있다. 차에서 내려 앱의 ‘off’ 버튼을 누르자 택시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취재진 1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시연행사에서 무인차량은 별 사고 없이 모두 무사히 주행을 마무리했다. 상용화에는 얼마나 걸릴까. 서 교수는 “2020년이면 기술적 측면에서 제한적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택시 콜서비스 수준으로 인공지능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2035년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강홍구 windup@donga.com·김재희 기자}

    • 20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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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한미약품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관련 자산운용사 압수수색

    올해 초 주가가 급등한 한미약품의 주식거래 과정에서 미공개정보가 이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이진동)는 2일 한국투자신탁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여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산운용사 직원들의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분석 중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한미약품 내부 정보를 빼돌린 A씨와 이를 기관 투자자에게 전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B씨를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B씨는 해당 정보를 펀드매니저 수십 명에게 알려 수백억 원어치 주식을 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올해 3월 18일 미국의 글로벌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에 현재 개발 중인 면역질환치료제(HM71224)의 개발 및 상업화를 허용하는 총 7800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에 앞서 한미약품의 주가는 18일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미공개정보가 미리 새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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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다섯째주 주말 서울도심 곳곳 교통통제

    이번 주말 서울 시내에서 열리는 각종 집회와 마라톤 대회로 도심 도로 일부가 통제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1일 오후 서울 청계천 등 도심에서 ‘국정화네트워크’가 주최하는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 반대 행진이 예정돼 도심 2.1km 구간을 순차적으로 통제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중구 청계천로 하나은행에서부터 종로2가, 을지로2가 등을 거쳐 옛 인권위로 가는 구간 하위 2개 차로가 통제된다. 오후 8∼9시로 예정된 이번 행진에는 30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회장 구재태)도 이날 오후 5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2000여 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촉구 집회를 개최한다. 일요일인 11월 1일에는 마라톤 대회가 열려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대로, 천호대로 등이 순차적으로 통제된다. 통제 구간 내 버스 노선도 임시 조정된다. 자세한 교통상황은 서울지방경찰청 안내전화(02-700-5000),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www.spatic.go.kr), 스마트폰 앱(서울교통상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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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규 할머니 “65년전 앳된 신랑 한눈에 알아봤지”

    65년 만의 만남이 꿈처럼 느껴진 걸까. 23일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만난 이순규 씨(84·여)의 표정과 목소리는 차분했다. 이 씨는 20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때 남편 오인세 씨(83)를 만났다. 1949년 12월 결혼해 이듬해 7월 헤어지고 처음 본 남편이었다. 감회를 묻자 이 씨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담담한 반응이었지만 이 씨의 시선은 집안 곳곳에 더해진 남편의 흔적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거실 나무탁자 위를 덮은 청색 테이블보와 백두산 들쭉술 등의 상표가 붙은 북한 술 3병…. 모두 남편이 건넨 선물이다. 탁자를 한참 바라보던 이 씨는 살포시 미소 지으며 “앞으로 남편 제사를 지낼 일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37년 전 8월 3일(음력) 이 씨의 꿈속에 남편이 나타났다. 이후 그는 매년 이날이 되면 남편의 제사상을 차렸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을 다시 본 순간 이 씨는 신혼 때의 앳된 남편 얼굴을 찾을 수 있었다. 황해북도 송림시에 살고 있다는 남편은 중국에서 공부한 뒤 공장 관리자로 평생을 살았다고 한다. 북에서 재가해 슬하에 아들 둘, 딸 셋 5남매를 뒀다는 말도 들었다. 홀로 평생을 산 것이 원망스럽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씨는 “당시에는 모두가 그렇게 살았다. 당치도 않다”고 말했다. 이 씨는 친척집에 양자로 간 시아주버니를 대신해 시부모 제사도 혼자 모셨다. 그는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려고 아들에게 자주 회초리를 들었던 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남편이 남긴 물건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남편의 사진을 비롯해 결혼할 때 입었던 저고리와 두루마기, 남편이 손수 깎은 ‘초(楚)’가 새겨진 장기알 1개는 깊숙한 장롱 속에서 이 씨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남편이 결혼식 때 새로 산 구두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끈이 거의 삭을 정도로 낡아 있었다. 이번 만남 때 이 씨가 건넨 선물은 65년 전 두 사람의 약속이었다. 이 씨가 시집올 당시 집에는 벽시계가 없었다. 남편은 “올가을 추수한 돈으로 시계를 사주겠다”고 이 씨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반백 년이 지나 남편 대신 이 씨가, 벽시계 대신 두 사람의 이름을 새긴 손목시계를 남편에게 선물한 것이다. 또 남편이 두고 간 구두를 보고 새 구두 한 켤레를 사갔다. 추운 북쪽 날씨를 감안해 두꺼운 잠바도 두 벌이나 챙겼다. 내내 담담하던 이 씨는 “하고 싶은 말이 태산처럼 많았는데 못했다”며 결국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아들 오장균 씨(65)도 “언론 및 북측 관계자 등의 관심이 쏠리면서 아버지가 편하게 이야기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며 “마지막 날에야 비로소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헤어지게 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했지만 이 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통일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조마조마해져서 통일 대신 평화라는 표현을 쓴다”며 “하루빨리 평화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이 씨는 직접 문 밖까지 나와 기자를 배웅했다. 마치 남편이 언제 돌아올까 평생 기다린 것처럼 기자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봤다. 24일부터 26일까지는 2차 상봉이 진행된다. 이번에는 남측의 이산가족이 신청해 찾은 북측 가족들을 만난다. 23일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모인 상봉단 90가족 255명 중 최고령자인 구상연 씨(98)는 딸에게 줄 빨간 꽃신을 두 손에 꼭 쥐었다. 1950년 헤어질 때 사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또 당시 네 살이던 둘째 딸이 “아빠 (갔다가) 또 와”라고 외치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청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속초=공동취재단}

    • 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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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조작’ 개입한 외국계 금융사 직원 대거 적발

    주가 시세 조종 세력과 손잡고 주가조작에 개입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임직원 등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옛 골드만삭스자산운용(현 골드만삭스투자자문)의 전 상무 김모 씨(47)와 다이와증권 전 이사 한모 씨(44) 등 기관투자자와 금융브로커 등 14명을 적발해 그 중 11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씨는 골드만삭스자산운용에서 일하던 2011년 10월 시세 조종 세력이 주가를 부양한 코스닥 상장사 동양피앤에프 주식 15만 주를 자산운용사 측에 매수하도록 해 대가로 8000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을 받고 있다. 한 씨 역시 다이와증권 재직하던 2010년 8월 주가조작세력에게 1억 원을 받고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 등으로 끌어올린 코스닥 상장사 티플랙스의 주식 12만주를 자산운용 펀드매니저를 통해 처분하도록 한 혐의다. 한 씨는 그 대가로 당시 펀드매니저 홍모 씨(51)에게 8000만 원을 건넸다. 이 같은 범행이 가능했던 건 외국계 금융사의 공신력과 인지도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내부정보를 활용해 시세차익을 거둔 정황도 드러났다. 김 씨는 2011년 3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펀드 편입 종목, 매매량, 매매시기 등 내부 투자 정보를 활용해 차명 계좌 5개를 통해 15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회사의 대량 매수 전 차명 계좌로 미리 해당 주식을 매수하거나 대량 매도 전 매도하는 등 총 22개 종목을 사고팔면서 부당 이익을 거뒀다. 회사의 거래에 앞서 짧게는 불과 몇 분전에 자신의 주식을 거래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브로커 및 외국계 금융기관 임직원을 통해 실제 주식을 처분해 이익을 실현하기까지 전 과정에서의 비리를 적발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미국 본사 준법감시팀과 협의를 통해 임직원 개인 거래 관련 내규, 절차, 교육 검토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수사 성과도 발표됐다. 2013년 5월 출범한 증권범죄합수단은 출범 이후 총 200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불법 수익, 은닉한 재산 등을 추적해 총 57건, 431억6000여만 원을 추징보전 청구하기도 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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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경위 대신 마이클로 불러주세요”

    서울 양천구 목1, 5동을 관할하는 양천경찰서 목1지구대에는 ‘마이클’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 구청에 개명 신고를 한 박마이클 경위(51)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남 무안군이 본적인 그의 본래 이름은 박상진. 50년 넘게 써온 이름 대신 마이클이라는 이색 이름표를 단 그를 13일 지구대에서 만났다. 이날 오후 8시경 한창 근무 교대를 준비하던 박 경위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라고 개명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클이라는 이름은 1983년 고교 졸업 후 그가 미국 친척집에 머물 당시 외국인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마이클이라는 캐릭터처럼 그의 이미지 또한 친근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귀국 후에도 가족에게 자신을 마이클로 불러 달라고 할 정도로 이름에 애착을 가졌던 그가 정식 개명을 결심한 건 2013년. 목2지구대에 이어 목1지구대로 두 번째 지구대 근무를 하게 되면서다. 박 경위는 “지구대 근무 특성상 대민(對民) 업무가 많은데 마이클이라고 하니 동네 주부, 학생들의 호응이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그가 근무하는 목1지구대는 관내 학교만 11곳이 될 정도로 대표적인 학교 밀집지역으로 꼽힌다. 아내도 설명을 듣더니 개명을 지지해 줬다. 쉰이 넘은 나이에 이름을 바꾸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박 경위는 “2013년 법원 허가를 받은 뒤에도 휴대전화 목록에 있는 지인 800여 명에게 일일이 찬반 의사를 묻다 보니 (구청 신고까지) 2년이 걸렸다”고 했다. 한국인임을 알리기 위해 이름 영어 표기는 ‘Michael’이 아닌 ‘Maikeul’로 했다. 25년 넘게 경찰 생활을 해온 박 경위의 인생은 새 이름과 함께 2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박마이클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주민 모두가 즐거워지는 게 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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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선생님에 죄송” 부탄가스 테러 중학생 이모 군 첫 공판

    “죄 없는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피해를 줘 죄송합니다.”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선 열다섯 살 소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달 “이럴 줄 알았으면 부탄가스를 하나 더 가져올 걸 그랬다”며 범행 전후의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던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재판 중 수차례 눈물을 훔치던 그는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최종 진술했다. 재판이 끝난 뒤에는 방청객 자리에 있던 어머니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2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 406호에서는 일명 ‘부탄가스 테러’의 피의자 이모 군(15)의 첫 공판이 열렸다. 이 군은 지난달 1일 과거 자신이 다녔던 서울 양천구 한 중학교 빈 교실에 들어가 부탄가스를 터뜨린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등)로 기소됐다. 재판에서 이 군 측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학생들을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다. (부탄가스를 터뜨린 건) 단지 주목받기 위해서였다”며 선처를 구했다. 변호인은 “어른으로서 (이 군의 문제는)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군이 범행을 저지르게 된 건 학업 스트레스의 영향이 컸다. 초등학생 때 학급회장을 도맡아온 이 군은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학업에서 뒤쳐지기 시작했고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누나의 진학 문제로 학교를 옮기면서 이 군의 삶도 큰 변화를 겪었다. 새 학교에서 일부 따돌림을 겪으면서 이 군은 망상 등에 시달렸고 점점 유튜브, 모바일게임 등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올 6월 재학 중이던 서초구의 한 중학교에서 방화를 시도한 뒤에도 20여일 입원치료를 받고 학교로 돌아가길 희망했지만 학교 측에서 전학을 권해 큰 상처를 입었다. 변호인은 “(이 군이) 한 때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변호인 측은 구속이 이어지면 수업 일수가 모자라 유급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주거지를 병원으로 제한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보석을 신청했다. 이 군의 반성문은 물론 어머니, 고모의 탄원서 등도 재판부에 전달됐다. 선처를 받으면 미국에서 신경정신 관련 간호사로 일하는 친지의 도움을 받아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검찰은 장기 4년, 단기 3년을 구형했다. 이 군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13일 열린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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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한줄, 술 한잔… ‘책바’ 아시나요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 저는 그 영원히 보상받지 못할 것 같은 상실감을 혼자 그렇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12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책바(ChaegBar). ‘책을 읽으며 술을 마시는 바’라는 공간 콘셉트에 맞게 메뉴판에는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인간실격’ 속의 이 문장이 그대로 옮겨져 있었다. 향쑥, 살구씨 등을 주된 향료로 사용해 만드는 술 ‘압생트(Absinthe)’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오후 10시경 책 한 권을 들고 온 20대 남성은 익숙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술을 주문하고는 가게 구석에 있는 1인용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바를 제외한 테이블에는 책을 읽을 수 있게끔 스탠드 조명이 마련돼 있었다. 그는 싱글몰트 위스키 2잔을 마시며 홀로 2시간여 책을 읽었다. 술을 마시며 책을 읽는 이색 공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전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느끼며 독서를 즐기는 이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시며 책을 읽으려는 이들 또한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루 업무를 마친 20, 30대 직장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 이 같은 이색 공간들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서교동 등 젊은 세대의 왕래가 잦은 곳을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책바는 주택 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개조했다. 15평 남짓한 공간에 바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로만 운영하고 있다. 수익을 위해 최대한 많은 자리를 마련하기보다는 고객들이 편하게 책을 읽게끔 테이블 간격에도 신경을 썼다. 1인용 테이블은 5개가 전부다. 바에서 책을 구입하고 또 다른 손님이 기부한 책을 대여할 수 있는 것 또한 다른 바와의 차이점이다.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하기 위한 여러 노력도 눈에 띈다. 메뉴판에는 해당 술이 등장하는 책 속 문장을 옮겼고 책에 나온 대로 칵테일 레시피를 정하기도 했다. 일례로 미국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 ‘기나긴 이별’ 속 ‘진과 로즈사(社)의 라임주스 반씩 그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는 문장대로 칵테일 김렛을 만드는 식이다. 2년여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책바를 연 사장 정인성 씨(29)는 “마치 손님이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즐거움을 느끼게끔 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손님은 20, 30대 직장인이 대다수다. 12일 책바에서 만난 직장인 조진아 씨(30·여)는 “퇴근 후 혼자 여유롭게 술을 마실 생각을 종종하지만 일반 바는 선뜻 혼자 가기 쉽지 않다”며 “편하게 책을 읽는다는 생각으로 오다 보니 문턱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책바와 달리 기존 북 카페, 서점에서 술을 파는 가게는 이미 뿌리를 내린 지 오래다. 서울 마포구의 ‘퇴근길 책 한잔’은 서점에서 병맥주를 사서 마실 수 있으며 같은 구의 ‘여행자’, ‘비플러스’ 등은 북 카페의 메뉴에 술을 추가한 식이다. 비플러스는 해가 지면 가게 조명을 30% 정도 낮추고 반대로 음악 볼륨을 높여 이른바 ‘술맛 나는 분위기’를 내고 있다. 벽면을 따라 설치된 책장의 책은 정치, 사회과학, 한국소설 등 종류별로 분류돼 있었다. 2010년부터 비플러스를 운영하는 김진아 사장(45·여)은 “주말 오후 2, 3시가 되면 맥주와 함께 책을 읽으려는 이들로 만석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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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국내 원폭 피해 1세대 ‘한국원폭協’ 국가 상대 손배소

    국내 원폭 피해자 1세대로 구성된 한국원폭피해자협회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1945년 원폭 투하 이후 방치되다시피 해온 국내 원폭피해자의 피해를 충분히 보상하라는 주장이다. 지난달 초 일본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가 일본에서 원자폭탄 피해를 본 피해자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일본 정부가 의료비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린 가운데 국내 재판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는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소장을 서울남부지법과 서울북부지법에 16일 접수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지부회원(560명)의 3분의 2 수준인 371명 중 230명은 남부지법에 141명은 북부지법에 각각 1인당 1000만 원씩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한다. 원정부 서울지부장은 “지난달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결 이후에도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원폭피해자 배상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국내 원폭 피해자는 간병비, 건강검진 지원 등에서 여전히 일본 피해자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부에 이어 대경(대구경북), 합천, 부산, 경남지부 회원들도 올해 안으로 각각 지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16일 소장 접수에 맞춰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도 연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부장 윤강열)는 올해 6월 협회 간부 등 79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일 외교관계의 특수성과 다른 과거사 문제와의 복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가가 원폭 피해자 배상청구권이라는 구체적 현안에 대해 교섭 노력을 하고 있는 이상 작위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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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안 먹어?” 5살 여아 폭행한 청소년수련관 교사 입건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이 가르치던 5살 여자 아이를 폭행한 청소년수련관 교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3일 오후 12시 30분경부터 1시간가량 훈육을 이유로 A 양(5)을 폭행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영등포구의 한 청소년수련관 유아스포츠단 교사 권모 씨(2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 씨는 이날 점심시간에 밥을 먹지 않겠다며 투정을 부렸다는 이유로 A 양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는 교실에 있던 A 양을 허리춤에 끼고 체육관으로 가 매트 위에 내려던졌고 다른 아이들 앞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30차례 시켰다. 또 체육관 비품 창고에 있는 철제 농구공 보관함에 아이를 넣고 흔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양은 어깨, 등, 팔다리 부위에 빨갛게 멍이 드는 등 부상을 당했다. A 양은 인근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양의 부모는 이날 오후 4시경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의 몸에서 상처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권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으며 해당 수련관은 그를 정직 처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협조를 통해 피해자 A 양을 조사하고 이후 유아스포츠단 내 100여 명의 아이도 전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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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잘 정제된 단일교과서 찬성” “좌우대립에 휘둘릴게 뻔해”

    “결국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과서를 놓고도 정치적인 문제로 다투다 이런 상황까지 온 것 아닌가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발표된 12일 변지성 씨(32·수의사)는 “한쪽은 국정을 ‘올바른 역사 교과서’라고 주장하고 반대쪽은 벌써부터 ‘친일·유신 교과서’라고 얘기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변 씨를 비롯해 본보 기자들이 만난 일반인 50명의 반응은 이념 성향에 따라 편이 갈린 정치권과 학계, 시민사회단체들의 사생결단식 대립과는 거리가 있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는 분명히 찬반이 엇갈렸지만 정치적 지향성이 아닌 ‘객관적이고 정확한 역사교육’의 필요성을 이유로 꼽았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 상당수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준으로 만들어진 역사 교과서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국정 교과서가 자칫 정권을 잡은 쪽에 교묘히 혹은 노골적으로 이용되지 않을까도 걱정했다.○ “객관적 교과서 필요” 한목소리 본보 기자들은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5개 연령층별로 10명씩 의견을 물었다. 전체적으로 국정 교과서를 원하는 비율은 42%(21명), 검정 교과서를 원하는 비율은 58%(29명)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국정과 검정 선택 비율이 각각 2명과 8명(20대), 4명과 6명(30대), 4명과 6명(40대), 4명과 6명(50대), 7명과 3명(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검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하지만 찬반 의견의 배경을 단순히 정치적 성향 탓으로 분석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이숙현 씨(33·여·연구원)는 “국정 교과서에 분명히 장점이 있고 학생들이 어느 정도 객관적이고 통일된 정보를 배우길 바라지만 역사 서술은 정치적인 색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며 국정화를 반대했다. 반대로 국정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교사 출신의 김정복 씨(65·여)는 “학생들이 잘 정제된 하나의 교과서를 보는 것에 찬성한다”면서도 “하지만 객관성을 잃은 국정 교과서는 결코 환영할 수 없다”고 조건을 달았다. 검정 교과서를 선택한 이철호 씨(56·자영업자)는 “학생들이 통일된 내용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검정 교과서를 지지한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좌우 대립이 심하고 그 대립이 교과서를 만들 때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범한 일반 시민들이지만 상당수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검정뿐 아니라 국정도 편향성 우려 국정 교과서 찬반을 떠나 다양한 시각으로 서술된 현행 검정 교과서 체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많았다. 한국사를 가르치는 교과서가 학교마다 다르고 결국 학생들이 서로 다른 역사를 배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직장인 김주환 씨(31)는 “객관적으로 서술된다는 전제하에서 한 나라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적 관점은 하나로 모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시민들 역시 검정 교과서 도입 취지인 ‘다양성 확보’를 맹목적으로 찬성하지는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상당수 시민은 국정 교과서에도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단 하나의 역사 교과서마저 편향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윤현구 씨(30)는 “교과서에는 당연히 정확하고 옳은 내용만 담기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무서운 것은 잘못된 내용에도 불구하고 유일하다는 이유로 국민들의 인식을 집어삼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박철한 씨(62)도 “큰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했지만 보도연맹 때문에 억울하게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걱정된다”고 했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앞으로의 근현대사 교육에서 상세하게 가르쳤으면 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선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 △광복 후에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 △한반도 분단의 과정 △경제발전과 근대화의 과정 △군사독재 시대의 공과(功過) △민주화 항쟁과 외환위기 극복 등을 꼽았다.김도형 dodo@donga.com·강홍구·노지현 기자}

    • 201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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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뒷돈 받고 주식 대량매매 도운 KB증권 간부 구속

    수억 원대 뒷돈을 받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파는 데 개입한 현직 증권사 간부가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 부장)은 지난해 7월 한 코스닥 상장사 전 대표 문모 씨(55)에게 6억9000만 원을 받고 보유주식 45만 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135억 원에 매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KB증권 김모 팀장(43)을 3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대주주가 주식을 판다는 소식이 알려질 경우 주가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불법 뒷거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김 팀장 조사 내용을 토대로 8일 서울 여의도 KDB대우증권, KB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두 회사 임직원 2,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수재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불법 거래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자금 분배는 어떻게 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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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임직원 금품수수 혐의 KDB대우-KB증권 압수수색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은 8일 서울 영등포구 KDB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두 회사 임직원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수재)를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KDB대우증권에서는 영업부 직원의 컴퓨터 등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 다양한 거래과정에서 범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 외국계 기관투자가에 이어 국내 주요 증권사 임직원의 금품수수로 수사를 확대했다는 의미”라며 “거래가 다양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앞서 시세조종 세력과 손잡고 주가조작을 도운 혐의로 다이와증권,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회사를 압수수색하고 전직 직원을 구속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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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금품수수 혐의’ KDB대우증권-KB투자증권 압수수색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은 8일 서울 영등포구 KDB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두 회사 임직원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수재)를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KDB대우증권에서는 영업부 직원의 컴퓨터 등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 다양한 거래과정에서 범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 외국계 기관투자자에 이어 국내 주요 증권사 임직원의 금품수수로 수사를 확대했다는 의미”라며 “거래가 다양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앞서 시세조종 세력과 손잡고 주가조작을 도운 혐의로 다이와증권,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회사를 압수수색하고 전직 직원을 구속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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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드만삭스IB, 6000억 규모 채권 불법 판매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행(IB)이 금융당국의 인가 없이 국내 시장에 구조화 채권을 불법 판매해 검찰에 적발됐다. 은행이 벌어들인 부당이득 168억 원은 전액 국고에 환수됐다. 국내에서 골드만삭스IB의 불법 채권 판매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박찬호)는 2012년 1∼4월 골드만삭스IB 서울지점 대표로 있으면서 6000억 원대의 구조화 채권을 자격 없이 국내 기관에 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장모 씨(49)를 벌금 30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골드만삭스증권 홍콩지점 소속으로 불법 판매를 공모한 박모 씨(48)도 같은 혐의로 벌금 2000만 원에 약식 기소됐다. 구조화 채권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금리, 주식과 연계해 만든 파생결합상품이다. 국내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기관만 국내 기관에 판매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은행업으로 인가받은 골드만삭스IB는 중개 권한이 없는데도, 당시 장 씨는 총 6000억 원 상당의 구조화 채권을 국내 기관 세 곳에 판매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강홍구 기자}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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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골드만삭스IB 불법 채권 중개 적발…전·현직자 기소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행(IB)이 금융당국의 인가 없이 국내 시장에 구조화 채권을 불법 판매해 검찰에 적발됐다. 은행이 벌어들인 부당이득 168억 원은 전액 국고에 환수됐다. 국내에서 골드만삭스IB의 불법 채권 판매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박찬호)는 2012년 1~4월 골드만삭스IB 서울지점 대표로 있으면서 6000억 원 대의 구조화 채권을 자격 없이 국내 기관에 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장모 씨(49)를 벌금 30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골드만삭스증권 홍콩지점 소속으로 불법 판매를 공모한 박모 씨(48)도 같은 혐의로 벌금 2000만 원에 약식 기소됐다. 구조화 채권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금리, 주식과 연계해 만든 파생결합상품이다. 국내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기관만 국내 기관에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은행업으로 인가받은 골드만삭스IB는 중개 권한이 없는데도, 당시 장 씨는 총 6000억 원 상당의 구조화 채권을 국내 기관 세 곳에 판매했다. 검찰은 1월 금융감독원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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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서구 다가구주택서 일가족 3명 숨진채 발견…원인은

    서울의 한 가정집에서 일가족 3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남편이 아내와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7일 오후 2시경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빌라 자택에서 남편 이모 씨(57)와 부인 김모 씨(49), 딸 이모 양(16)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일상복 차림의 김 씨와 이 양은 각각 안방 바닥과 침대에 누운 채 발견됐다. 거실에 있던 이 씨는 발목, 무릎을 끈으로 묶고 양 손을 몸 뒤로 묶은 채 얼굴에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목 주변을 헝겊으로 감아 숨져 있었다. 경찰은 이 씨가 생전에 처조카에게 뒤처리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고 또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는 점을 토대로 이 씨가 자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손목을 느슨하게 묶은 점으로 미뤄 자살하려는 사람이 주저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손과 발을 묶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씨가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생활고 때문. 경찰에 따르면 이 씨가 6일 서울에 사는 처조카 김모 씨(28)에게 보낸 6장 분량의 편지에는 “아내가 돈을 많이 쓰고 자신을 속였으며 아내의 경제관념으로 집이 어려워졌다”는 등 아내 김 씨를 탓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주변 이웃에 따르면 이 씨는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반 상태 등을 감안했을 때 이 씨가 전날 아내와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7일 오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카에게 보낸 편지에는 “딸이 죽지 않고 깨어나면 병원에 보내달라”는 내용과 함께 집 열쇠 위치 등이 적혀 있었다. 있었다. 이 씨는 7일 시험기간인데도 이 양이 등교하지 않은 것을 의아하게 여긴 딸의 담임교사와의 통화에서 “아내가 숨져 딸이 경황이 없어서 가지 못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 벽에 테이프로 붙인 A4용지에는 “삶이 고단해 먼저 가니 부검을 원치 않는다. 언론에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책상 위에는 가족들이 쓰던 카드와 임대차 관련 서류 등이 정리돼 있었다. 강홍구 windup@donga.com·유원모 기자}

    •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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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단 몫 티켓’ 카페회원에만 예매특혜 준 넥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가 가을 야구를 앞두고 때 아닌 ‘팬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구단 측이 일부 온라인 팬클럽 회원에 한해 구단 우선 배정 티켓을 판매하려 했던 사실이 알려져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 시즌권 회원에게도 티켓 신청을 받고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인터넷 게시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4일 오후 최종 순위(4위)를 확정한 넥센이 7, 8일로 예정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구단 배정 티켓 신청을 주요 팬 커뮤니티인 슈퍼히어로즈, 히어로즈사랑영원히, 영웅신화 등 3곳의 게시판에서만 받기로 해 논란이 불거졌다. 포스트시즌 입장권을 관리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입장권 300장을 배분받은 넥센은 팬 커뮤니티 세 곳의 회원에게만 티켓 신청을 받아 총 83장(1차전 기준)을 판매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반 넥센 팬은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구단에선 4일 오후 8시경 뒤늦게 시즌권을 구입했던 회원을 대상으로 신청 대상을 넓히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불만을 잠재우진 못했다. 넥센 팬 민모 씨(20·여)는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신청을 받는 커뮤니티 회원과 달리 일반 시즌권 회원은 당일 밤 12시까지만 신청을 받았다”며 “문제의 궁극적 해결보다 그저 상황을 넘기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5일 페이스북에는 이 문제를 제기하는 홈페이지(히어로즈 일반 개인 모임)가 개설됐고 각종 야구 관련 커뮤니티에도 팬들의 항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신규 개인 회원(90만 원대)과 단체 회원(30만 원대)의 시즌권 가격 차 문제까지 덤으로 도마에 올랐다. 넥센이 구단 설립 당시 팬 관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시즌권을 구매해온 단체, 개인에게 시즌권 가격을 인상하지 않아 현재 새로 커뮤니티에 가입해 단체 시즌권을 끊은 회원과 일반 개인 회원 간에 가격 차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 일부 커뮤니티 회원이 양도가 금지된 단체 시즌권을 ‘돌려쓰기’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일종의 ‘단골 단체 손님’인 팬클럽 회원을 넥센이 모르쇠 하기 어렵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팬들의 항의에 넥센은 이날 오후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구단 측은 “와일드카드전을 앞두고 모든 연간 회원이 아닌 팬 서포터스에게만 티켓을 우선 배정하는 우를 범했다”며 “업무 편의성만을 고려한 구단의 명백한 실수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강홍구 windup@donga.com·유원모 기자}

    •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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