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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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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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8~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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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두 젊은 골퍼, Q스쿨을 뒤집어 놓다

    ‘탱크’ 최경주(42·SK텔레콤)는 1999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해 2000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했다. 그 과정은 멀고 험했다. 9월 예비 대회를 거친 뒤 1, 2차 예선, 그리고 108개 홀을 도는 최종전까지 통과해야 했다. 2000년 부진으로 투어카드(출전권)를 잃고 그해 다시 Q스쿨을 치러야 했던 최경주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지옥”이라고 회상했다.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PGA 투어 Q스쿨에서 한국 선수들이 ‘대형 사고’를 쳤다. 이동환(25·CJ오쇼핑)은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단독 1위를 차지했고, 고교생 김시우(17·신성고)는 역대 최연소로 Q스쿨을 통과했다. 올해 Q스쿨은 PGA 투어에 직행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현행 Q스쿨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다. 정규 투어 하위권 선수(상금랭킹 126∼200위)와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의 상위권 선수(1∼75위)가 ‘파이널’이라고 불리는 4개 대회를 치러 상위 50명만 투어카드를 받는다. 내년부터 PGA 투어에 진출하려면 큰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2부 투어를 1년간 꼬박 뛰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환과 김시우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동환은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골프장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6일째 6라운드 경기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25언더파 407타로 공동 2위 선수들을 1타 차로 제쳤다.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이뤄낸 짜릿한 수석 합격이었다.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선수가 PGA Q스쿨에서 단독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92년 구라모토 마사히로(일본)는 공동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한 이동환은 2006년 JGTO 신인왕으로 일본 투어 통산 2승을 올렸다. 그는 “내년 1월 소니오픈부터 출전할 생각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현재 285야드 안팎인데 이를 더 늘리고 싶다. 상금 랭킹 125위 안에 들어 다음 시즌에도 출전권을 확보하는 게 목표지만 기회가 된다면 우승이나 신인왕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우는 역대 최연소 통과 기록을 세웠다. 그는 최종합계 18언더파 414타로 공동 20위를 기록해 17세 5개월 6일에 Q스쿨을 통과했다. 2001년 타이 트라이언(미국)이 세운 17세 6개월 1일을 한 달 가까이 앞당겼다. 김시우는 만 18세 이전에는 PGA 투어 회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만 18세가 되는 내년 6월 28일 이전에는 투어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그는 “비거리와 퍼트 능력을 보완해 내년 PGA 투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재미교포 리처드 리(24)와 박진(33)은 각각 공동 4위, 공동 7위로 출전권을 따냈다. 이로써 내년 PGA 투어에는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 노승열, 배상문, 이동환, 김시우, 존 허, 나상욱, 리처드 리, 박진 등 11명의 한국(계) 선수가 활약하게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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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박세리 효과… 일본, 박세리 키즈 효과

    “와타시 ‘88(팔팔)세대’ 데쓰(저는 88세대입니다).” 전혀 생각지 못했다. 일본 골프 선수 와카바야시 마이코(24)의 입에서 ‘88세대’라는 정확한 한국말이 나올 줄은. 물론 그가 말한 ‘88세대’는 한국에서 쓰이는 ‘88만 원 세대(최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젊은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자신이 용띠 해인 1988년에 태어났다는 걸 이렇게 표현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88이란 한국말을 알고 있을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일본에서 뛰었거나 뛰고 있는 한국 여자 골퍼 중 1988년생 동갑내기가 많아 그들에게서 이 말을 배웠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올해 3승을 거두며 일약 일본 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오른 이보미(24·정관장)를 들 수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를 주무대로 하면서 올해 일본 투어에서도 1승을 거둔 박인비(24)와 올해 LPGA에서 2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한 신지애(24·미래에셋)도 88년생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골프다이제스트의 다치카와 마사키 기자는 흥미로운 해석을 내놨다. 2일 한국의 완승으로 막을 내린 ‘제11회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에서 만난 다치카와 기자는 “현재 한미일 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의 용띠 선수들은 어릴 때 박세리(35·KDB금융그룹)의 활약을 보고 자란 ‘박세리 키즈’다. 바로 그 박세리 키즈가 현재 일본의 젊은 골퍼들에게 엄청난 자극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와카바야시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비슷한 연배인 한국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요즘 일본의 젊은 선수들도 예전보다 훨씬 노력을 많이 한다”고 했다. 올해 한국 선수들은 일본에서 16승을 합작하며 일본 선수들의 합계 승수(15승)를 최초로 넘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일본 선수 13명 가운데 와카바야시와 핫토리 마유(24)는 1988년생이다. 이 밖에 모리타 리카코(22), 오에 가오리(22), 나리타 미스즈(20) 등 젊은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다치카와 기자는 “예전 일본 선수들은 ‘헝그리 정신’이 부족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에게 자극받은 1988년생 이후 선수들은 엄청난 승부욕을 보여 주고 있다”고 했다. 이 모든 게 박세리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부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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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막강, 골프 한일전 해외파 여걸군단

    박인비(24), 유소연(22·한화), 최나연(25·SK텔레콤), 신지애(24·미래에셋)….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맹활약하는 한국 낭자들은 강했다. 한국 여자프로골프가 3년 만에 열린 한일대항전에서 일본에 승리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은 역대 통산 성적에서도 6승 2무 3패로 앞섰다. 2일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B금융컵 제11회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둘째 날.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압승이 예상됐다. 한국은 전날 포섬(공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과 포볼(2인 1조로 각자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로 열린 1라운드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며 10-2로 앞섰다(승리하면 2점, 무승부는 1점, 패하면 0점). 워낙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터라 싱글 스트로크 방식으로 치러지는 2라운드에서도 한국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일본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이 방심한 틈을 무섭게 파고들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주자인 이보미(24·정관장)와 한희원(34·KB금융그룹)이 모두 패했고, 4번째 주자 김하늘(24·비씨카드)과 6번째 주자 양희영(23·KB금융그룹)마저 완패했다. 초반 6명까지 2무 4패를 기록하며 한국은 12-12 동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허윤경(22·현대스위스)이 한국에 이날 첫 승리를 안기며 다시 한발 앞서 나갔고, 양수진(21·넵스)도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보탰다. 한국의 승리를 이끈 것은 LPGA 출신 한국 낭자들이었다. 올해 LPGA투어에서 상금왕과 평균 최저 타수상(베어 트로피)을 수상한 박인비가 1언더파로 류 리쓰코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올해 투어 신인왕인 유소연은 1언더파로 요시다 유미코를 3타 차로 꺾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곧이어 올해 2승씩을 거둔 최나연(1오버파)과 신지애(4언더파)가 각각 후도 유리와 나리타 미스즈를 제쳤다. 한국의 23-13 완승이었다. 우승한 한국 선수단은 1인당 300만 엔(약 3900만 원)씩 3900만 엔을, 준우승 팀 일본은 1인당 150만 엔(약 2000만 원)씩 1950만 엔을 받았다. 이틀 연속 승리를 거둔 박인비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상금 100만 엔(약 1300만 원)을 더했다.부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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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 내년 롯데 상대 1군 데뷔전

    내년 시즌 1군에 합류하는 프로야구 제9구단 NC의 데뷔전이 4월 2일로 결정됐다. NC는 4월 2일 안방인 창원구장에서 지역 라이벌인 롯데와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3년 정규시즌 경기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1982년 출범한 지 32시즌째를 맞이하는 내년 프로야구는 3월 30일 막을 올린다. 개막전은 2011년 최종 순위에 따라 1∼4위 팀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두산), 문학(SK-LG), 사직(롯데-한화), 광주(KIA-넥센)에서 2연전으로 펼쳐진다. NC가 합류하면서 총 경기 수는 올해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늘어난다. 각 팀은 나머지 8개 구단과 16경기씩, 총 128경기를 치른다. 팀당 경기 수는 133경기를 치른 올해보다 5경기가 줄었다. 참가 구단이 홀수가 되면서 2∼3연전이 벌어지는 동안 한 구단씩은 돌아가며 휴식을 취하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어린이날(5월 5일)은 격년제 편성에 따라 두산, 롯데, 넥센, 한화의 안방인 잠실, 사직, 목동, 대전구장에서, 올스타전(장소는 미정)은 7월 19일에 열린다. 경기 시작 시간은 추후 발표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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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이여…” 사라지는 92학번 황금세대

    박찬호가 은퇴 기자 회견을 연 30일. 동갑내기인 박재홍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SK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SK는 박재홍에게 해외 코치 연수와 은퇴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현역 연장을 원했던 박재홍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SK에서 방출된 박재홍이 새 팀을 찾지 못한다면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황금 세대’인 92학번 출신으로는 송지만(넥센)만 남게 된다. 1992년에 대학에 입학한 이른바 ‘92학번 황금 세대’는 유독 많은 스타가 나왔다. 조성민 임선동 손경수 차명주 정민철 전병호 염종석 안병원 손혁 등은 한 시대를 풍미한 투수들이다. 야수로는 박종호 송지만 이영우 최기문 홍원기 등이 있다. 대부분 일찍 은퇴해 지도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재홍과 박찬호의 인연도 흥미롭다. 광주일고 재학 당시부터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던 박재홍은 한 전국대회에서 공주고에 다녔던 박찬호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연세대를 졸업한 박재홍은 이후 현대에서 호타준족의 상징인 ‘30홈런-30도루’ 클럽에 3번이나 가입하는 등 통산 300홈런, 267도루를 기록했다. 한양대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만 124승을 거뒀다. 하지만 둘은 모두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이 밖에 고우석 이범석 송산(이상 KIA), 이대진 박명환(이상 LG), 정원석 신주용(이상 한화), 김일엽 이왕기(이상 롯데), 권용관(SK), 강귀태(넥센) 등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서는 올해 11승을 거둔 삼성 고든과 3년간 롯데에서 뛰었던 사도스키, SK의 부시 등이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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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던, 옷 예절 좀 지키시오” 복장 규정 엄격한 골프장서 카고 반바지 입었다 구설

    골프광으로 알려진 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49·샬럿 밥캐츠 구단주)이 골프장에서 드레스 코드를 지키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29일 뉴욕포스트와 야후스포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조던은 최근 미국 마이애미 주의 라 고스CC에서 지인들과 라운드를 했다. 그런데 이날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린 카고 반바지를 입은 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미국에서 헐렁한 반바지 차림으로 골프를 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렇지만 상류층을 상대로 하는 회원제 골프장인 라 고스CC는 드레스 코드 규정이 엄격하다. 이 골프장도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긴 하지만 무릎이 드러날 만큼 길이가 짧고 품이 좁은 정장 형태의 일명 ‘버뮤다 반바지’를 입어야 한다. 이를 지켜본 몇몇 다른 회원들이 조던에게 규정 위반을 지적했다. 하지만 회원이 아닌 초청 골퍼인 조던은 이를 무시하고 라운드를 마쳤다. 조던 측 대변인은 “회원들의 지적을 무시한 건 맞다. 앞으로 이 골프장 출입이 허가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 불허된다면 골프장 측이 손해일 것이다. 조던은 위대한 골퍼이자 위대한 게스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프장 측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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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년 달려온 ‘코리안 특급’ 멈추다… 박찬호, 장고 끝 은퇴선언

    “선수 생활 마지막은 한국에서 하고 싶다.” 메이저리그에서 전성기를 지나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박찬호(39)는 지인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했다. 뜻이 있으니 길이 생겼다. 지난해 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박찬호에게 국내 복귀 길을 열어줬고, 그는 원하던 대로 올해 고향 팀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코리안 특급’이 던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팬들은 야구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렇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었다. 시즌 초반 괜찮았던 구위가 고질이던 허리와 팔꿈치 부상이 도지며 급격히 떨어졌다.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그에게는 더이상 선수 생활을 연장할 동기가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29일 구단을 통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 현역 연장과 은퇴 사이서 고민 시즌을 마친 뒤 그는 한화의 마무리 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현역 연장과 은퇴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24일 귀국해 이튿날 ‘박찬호 장학금 전달식’ 행사에 참석해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변한다. 아직 마음이 반반이다”라며 최종 결정을 미뤘다. 하지만 박찬호의 최종 선택은 은퇴였다. 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한 뒤 30년 가까이 섰던 마운드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199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7시즌 동안 아시아 선수 최다인 124승(98패, 평균자책 4.36)을 거뒀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해 일본 야구도 경험했다. 박찬호는 10월 3일 완전치 않은 몸 상태에서도 KIA와의 대전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5실점(3자책)의 역투를 펼쳤는데 이 경기가 그의 프로 마지막 경기가 됐다. 올해 성적은 5승 10패에 평균자책 5.06. 박찬호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 ○ 지도자냐? 사업가냐? 선수 생활을 마감한 박찬호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먼저 지도자가 돼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경우 가장 유력한 팀으로는 제9구단 NC 다이노스가 꼽힌다. 박찬호는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NC 이태일 사장과 각별한 관계를 맺어 왔다. 또 공주고 선배인 김경문 감독도 박찬호를 각별히 챙겨 왔다. 그는 또 시즌 중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야구 경영을 공부해 보고 싶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 경우엔 다저스 시절부터 절친했던 피터 오말리 씨가 구단주로 있는 샌디에이고에서 경영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사업가로 변신할 가능성도 있다. 박찬호는 일찌감치 ‘큰손’ 사업가로서의 행보를 걸어 왔다. 2005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빌딩을 인수해 그 자리에 지상 13층(지하 4층)짜리 건물을 신축했고 올해는 대전 서구 탄방동에 지상 15층(지하 4층) 규모의 빌딩을 짓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피트니스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박찬호는 재계 쪽 인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평소 별명처럼 ‘회장님’이 될 수도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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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빅 “대학생 아이디어 빌려 더 높이 더 멀리”

    컬러 골프공의 대명사인 볼빅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대학생들에게서 얻고 있다. 총상금 3000만 원 규모의 ‘대학생 마케팅 공모전’이라는 행사를 통해서다. 올해 열린 제2회 공모전에는 400여 작품이 출품되는 등 대학생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개인전에서는 ‘볼빅 위너스 애플리케이션(Volvik winner’s Application)’이라는 주제로 참가한 고려대생 이현경 씨(20)가, 단체전에서는 ‘No.1 골프공 브랜드가 되기 위한 마케팅전략서’를 출품한 고신대 팀이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볼빅은 공모전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실제 마케팅에 접목해 나갈 계획이다. 공모전 입상자들은 볼빅 신입사원 공채 시 특별 가산점을 받는다. 실제로 제1회 공모전 대상 수상자가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청년 실업이 날로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윈윈’할 수 있는 좋은 행사다. 사회 환원 차원에서라도 이런 이벤트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볼빅은 ‘대학생 마케터스’를 모집하기로 했다. ‘볼빅 대학생 마케터스 V-Creator’란 이름의 마케터가 되면 1년 2개월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기획, 신규 상품 기획, 기업고객(B2B), 마케팅 참여, 시장조사 기술 습득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실전에서 경험할 수 있다. V-Creator는 3인 1팀으로 5개 팀(15명)을 모집하며 활동 기간 매월 활동비를 지급하고 우승팀에는 포상도 할 계획이다. 역시 우수 수료자에게는 입사 때 가산점을 준다. 모집기간은 12월 16일까지이며 서류와 실무자 면접을 거쳐 12월 22일 최종 합격자 명단을 발표한다. 자세한 내용은 볼빅 홈페이지(www.volvik.co.kr)를 참조하면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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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버티겠어? 김자영 김하늘 박인비 최나연… 한일 女골프 대항전 총출동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은 김하늘(24·비씨카드)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박인비(24)가 상금왕에 올랐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상금 랭킹 1위는 전미정(30·진로저팬)의 차지였다. 풍성하게 한 해를 보낸 한국 낭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12월 1∼2일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장(파72·6345야드)에서 열리는 KB금융컵 제11회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이 그 무대다. 총상금 8억 원이 걸린 이 대회에는 한미일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한국 낭자 13명이 출전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압승이 예상된다. 올해 일본 투어 상금 랭킹 5걸 가운데 3명이 한국 선수였다. 전미정이 선두, 이보미가 2위, 안선주가 4위였다. 이 중 전미정, 이보미가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손목 부상으로 불참한 안선주 대신에 역시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는 이지희(33)가 출전한다. 여기에 올해 LPGA 상금왕에 오른 박인비를 비롯해 US오픈 챔피언 최나연(25·SK텔레콤),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신지애(24·미래에셋), 투어 신인왕 유소연(22·한화) 등이 대거 이번 대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양희영(23)과 한희원(34·이상 KB금융그룹)까지 LPGA투어에서 뛴 6명이 출전한다. 한국 투어에서 뛴 선수 중에서는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김하늘을 비롯해 김자영 양수진(이상 21·이상 넵스), 허윤경(22·현대스위스)이 출전한다. 일본 선수단은 이름값이 다소 떨어진다. LPGA투어에서 뛰는 미야자토 아이와 미야자토 미카가 불참해 13명 전원이 JLPGA 출신 선수로 채워졌다. 하지만 한국 킬러로 유명한 요코미네 사쿠라 등이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 이번 대회는 1라운드는 포섬(공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이 치는 방식)과 포볼(2인 1조로 각자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방식으로, 2라운드는 일대일로 맞붙는 싱글 스트로크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5승 2무 3패로 앞서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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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 포인트]애제자 장성호 내보낸 코끼리 감독

    프로 통산 2000안타를 친 장성호(35)와 왼손 신인 투수 송창현(23). 이름값으로 보면 단연 장성호가 앞선다. 그러나 김응용 한화 감독은 미련 없이 장성호를 롯데로 보내고 송창현을 받았다. 한화는 안 그래도 선수 층이 얇다.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데다 박찬호의 재계약 여부도 불투명하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군침을 흘렸던 외야수 김주찬과 투수 정현욱은 각각 KIA와 LG에 빼앗겼다. 선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검증된 선수를 젊은 유망주 투수와 바꾼 것이다. 이는 김 감독 특유의 선수 기용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과거에 해태를 9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을 때부터 김 감독은 신인급 선수를 선호했다. 그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능 있는 신인급 선수는 팀에 큰 활력소가 된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누구나 주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기존 선수들에게는 언제든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긴장감을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장성호는 신인 때 김 감독의 총애를 받았던 선수다. 김 감독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1996년 해태에서 프로에 데뷔한 장성호를 신인 때부터 주전 외야수로 기용했다. 당시 해태에는 이종범을 비롯해 이순철 홍현우 이건열 동봉철 등 내로라하는 선수가 즐비했다. 김 감독은 고참들의 불만을 개의치 않고 장성호에게 꾸준히 출장 기회를 줬다. 장성호는 그해 타율 0.206으로 부진했지만 이듬해 타율이 0.268로 뛰더니 1998년부터 9년 연속 타율 3할을 쳤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장성호는 “감독님께 서운한 건 없다. 새 팀에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최강의 팀을 만들기 위해 이름값이나 인정 등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던 김 감독의 팀 개조는 이제 시작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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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중곤도 日카시오 오픈 우승

    황중곤(20)이 나흘 연속 선두를 지킨 끝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황중곤은 25일 일본 고치 현 고치 구로시오 골프장(파72·7300야드)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6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가미 구니히로(일본)를 3타 차로 제쳤다. 17번홀까지 4개의 버디를 잡아낸 황중곤은 18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린 뒤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화려한 피날레를 했다. 지난해 6월 미즈노 오픈에 이어 통산 2승째. 우승상금 4000만 엔(약 5억3000만 원)을 보탠 황중곤은 시즌 상금 8288만 엔(약 11억 원)으로 6위에 올라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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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국낭자에 내줬다”… 일본 16번째 탄식

    한국 낭자들이 44년 전통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금자탑을 남겼다. 코리아 군단이 일본 무대에서 맹활약한 게 한두 해 된 얘기는 아니지만 2012년 명실 공히 일본 그린을 정복했다. 25일 일본 미야자키 현의 미야자키 골프장(파72·6467야드)에서 열린 J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 리코컵 최종 라운드. 상위 랭커 30명만 출전한 이 대회 마지막 날 이보미(24·정관장·사진)는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2위 박인비(24)와는 2타 차. 이날 이보미의 우승으로 한국 낭자 군단은 올해 일본에서 열린 35개 대회 가운데 16승을 합작하며 15승을 올리는 데 그친 일본 선수들을 넘어섰다. 2010년 거둔 15승을 2년 만에 넘어서며 빛나는 대미를 장식한 것. 1968년 JLPGA 첫 대회가 열린 이후 일본 선수들이 합계 최다승을 차지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일본에 진출한 이보미는 3월 요코하마 타이어 PRGR레이디스에서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이달 이토엔 레이디스와 시즌 최종전까지 3승을 거뒀다. 전미정(30·진로저팬)이 4승을 올렸고, 안선주(25)와 이지희(33·진로저팬)가 각각 3승과 2승을 올렸다. 이 밖에 박인비과 김효주, 신현주, 김소희 등이 각각 1승을 거뒀다. 이 대회를 후원한 스포츠호치는 이날 오전 ‘일본세(勢), 최다승 최초 상실위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이는 오후에 곧바로 현실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상금 랭킹 상위권에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1억3238만 엔(약 17억5000만 원)을 벌어들인 전미정이 일찌감치 상금왕을 확정지은 가운데 우승상금 2500만 엔(약 3억3000만 원)을 더한 이보미가 1억867만 엔(약 14억4000만 원)으로 2위에 올랐다. 손목 부상으로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안선주도 1억120만 엔(약 13억4000만 원)으로 4위에 오르는 등 상금 상위 5명 가운데 3명이 한국 선수였다. 한국 골프용품 업체 코오롱의 후원을 받고 있는 펑산산(중국)도 시즌 3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8187만 엔(약 11억 원)을 벌어 상금 랭킹에서도 6위에 자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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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안 부러워” 여자야구 흥행홈런

    구본준 LG전자 부회장(61)은 자타 공인 야구광이다. 야구 명문 경남중을 나온 구 부회장은 LG 트윈스 야구단의 구단주를 맡고 있으면서 사회인 야구 선수로 뛰고 있다. 올해 4월 구 부회장이 속한 경남중고 OB 야구팀은 여자 야구 수도권 연합팀과 친선 경기를 치렀다. 이때 맺은 작은 인연이 여자 야구 활성화라는 큰 파도로 돌아왔다. 경기 후 여자 선수들과 가진 식사 자리에서 여자 야구의 뜨거운 열기에 비해 열악한 환경을 확인한 구 부회장이 여자 야구대회를 창설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구 부회장은 김을동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 이한수 전북 익산시장 등 관계자들과 협의해 전국 규모 여자 야구대회를 만들었다. 9월 1일 화려한 막을 올린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다. 24일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는 3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전북 익산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서울 블랙펄스는 고양 레이커스를 19-11로 꺾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LG전자는 우승팀 블랙펄스에 상금과 LG생활건강 화장품 세트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블랙펄스의 이민정에게는 LG 노트북을 수여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열기는 프로야구 못지않았다. 대회 기간 전국 28개 팀 500여 명의 선수가 익산야구장으로 모여들었다. 주말에만 열리는 대회를 보러 가족 단위 관객들이 주말마다 익산으로 여행을 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여자 대회이다 보니 시구자나 시타자는 모두 남자가 맡았다. 이번 대회는 특히 토너먼트 방식과 패자부활전 방식을 결합해 참가 팀들이 보다 많은 경기 기회를 갖도록 했다. 결승전과 올스타전 등 20경기가 MBC스포츠플러스를 통해 생중계 또는 녹화중계 되는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이 대회가 널리 알려지면서 각 팀에는 선수 가입 요청이 쇄도했다. 창단을 준비 중인 수원시 여자야구단의 경우 입단 테스트를 받은 선수만 70여 명이나 됐다. 기존 여자 야구단의 경우 1년 동안 입단 문의가 10건이 채 안 됐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뜨거운 열기다. 기업들의 팀 또는 대회 후원 문의도 부쩍 늘었다. 구 부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이 대회는 여자 야구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가득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여자 야구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도약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고양 레이커스의 조정화 선수는 “대회 기간 중 익산 지역 남자 사회인 야구팀과 결연을 맺으면서 그분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경기장 시설과 경기 운영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준 대회였다. 상금과 부상도 푸짐했다. 상금으로 야구 장비를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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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란 언니 런던 눈물이 내 투혼 일깨워”

    “한국에 온 지 이틀 만에 2kg은 찐 것 같아요.”22일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암벽여제’ 김자인(24·노스페이스)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시즌 초반 슬럼프를 딛고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여자부 리드(난이도) 부문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홀가분하게 시즌을 끝냈다는 안도감이 느껴졌다.김자인은 스마트폰을 꺼내 귀국한 날 어머니가 차려준 저녁상 사진을 보여줬다. 갈비찜, 잡채, 족발, 보쌈, 닭강정, 초밥…. 보기만 해도 배부를 것 같은 음식이 가득했다. 김자인은 “먹는 걸 너무 좋아한다. 오늘 저녁엔 대창을 먹기로 했다”며 웃었다. ○ 손연재보다 더한 ‘충격 식단’올해 런던 올림픽 때 리듬체조 손연재의 식단이 공개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저녁을 사과 한 개로 때우고 경기 당일엔 빵 한 조각과 계란 프라이, 소시지, 요플레 등을 먹으며 보디라인을 유지한다는 거였다. 아담한 체구(키 153cm, 몸무게 41kg)인 김자인도 마찬가지. 날렵하게 암벽을 오르기 위해 체중 관리는 필수다. 제대로 먹는 식사는 아침과 점심을 겸해 먹는 한 끼뿐이다. 그러고는 고구마나 자몽 1개를 먹는 게 전부다. 밤에 너무 배가 고프다 싶으면 우유 한 잔을 마신다. 김자인은 “내일 아침에 뭘 먹을까 생각하며 잠드는 날이 많다”고 털어놓았다.김자인은 “조금만 참으면 내가 좋아하는 클라이밍을 더 재밌게 할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버틴다. 그 대신 시즌 후엔 좋아하는 음식은 물론 술도 즐긴다”고 했다. 그의 주량은 소주 1병 반, 맥주는 무제한이라고 했다. ○ 손-발가락 관절염 달고 살아올해 초 김자인은 스포츠클라이밍을 시작한 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는 “성적으로만 평가받는 게 무서웠다. 대회에 나가기가 싫었을 정도”라고 했다. 8월까지 김자인은 리드 월드컵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세계랭킹도 미나 마르코비치(슬로베니아)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장미란(29·고양시청)의 런던 올림픽 역도 경기를 TV로 본 게 반전의 계기가 됐다. 장미란이 4위로 경기를 마친 뒤 바벨에 손 키스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그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미란 언니가 느꼈을 부담은 나와 비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미란 언니는 역도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 후 김자인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9월 이후 벨기에와 미국 월드컵, 그리고 목포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1위도 탈환했다. 김자인은 암벽을 오르내리느라 벌써 손가락과 발가락에 관절염을 달고 산다. 먹고 싶은 걸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인생을 바꿀 만한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그는 왜 그렇게 클라이밍에 열중하는 것일까. 그는 “이 종목의 매력은 한마디로 ‘몰입의 즐거움’이다. 가끔 암벽과 내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 땐 기분이 너무 좋다. 또 한 코스를 완등하면 새로운 코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 흥분된다”고 했다. 그는 2주간의 짧은 휴가를 즐긴 뒤 다시 내년 시즌을 대비해 강훈련에 들어간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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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아이스하키 사상 첫 여자 특기생 광운대 안근영

    스틱을 쥐고 빙판을 누비는 초등학생 남동생이 부러웠다. 중학교 1학년이던 2004년 동생이 뛰던 유소년클럽팀 의정부 위니아에 입단해 함께 빙판을 누볐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뽑혔다. 그 후 계속 태극마크를 달고 있지만 고교 졸업 후엔 갈 곳이 없었다. 열악한 국내 아이스하키에는 아직까지 여자 실업팀은 물론이고 대학팀도 없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대표팀과 동아리팀을 오가며 얼음을 지쳤다. 그렇게 기다리길 3년. 마침내 기회가 왔다. 이달 초 광운대의 2013학년도 체육특기자 수시 모집에 합격했다. 광운대 아이스하키부는 10명을 뽑았는데 안근영(21)은 당당히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첫 여성 특기자 선수가 탄생한 것이다. ○ 남자들과 부딪치며 배운다 21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 빙상장. 얼음 위에선 광운대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선덕고 선수 등 40여 명이 훈련에 한창이었다. 유일한 여자 선수인 안근영은 2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버텨냈다.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안근영의 입술 주변은 여기저기가 부르터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안근영은 광운대 훈련이 끝나면 곧바로 태릉 빙상장으로 이동해 여자대표팀 훈련에 합류한다. 웨이트트레이닝 등 지상(地上) 훈련을 제외하고 하루 5시간 이상 얼음 위에 머문다. 최진철 광운대 감독은 “안근영은 남자 선수들도 힘들어하는 체력훈련도 포기한 적이 없다. 여린 얼굴이지만 독종 중의 독종”이라고 했다. 아이스하키의 매력 중 하나는 몸과 몸이 부딪치는 보디체킹이다. 하지만 여자 아이스하키는 규정상 보디체킹이 금지돼 있다. 안근영은 “동료 선수들이 조심하는 편이지만 가끔 펜스 주변에서 퍽을 다툴 때 보디체킹이 들어올 때가 있다. 그들과 부딪칠 때면 나도 모르게 ‘헉’ 소리가 난다. 이튿날까지 온몸이 욱신거릴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남자들의 스피드를 따라가기 힘들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뛰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 오누이의 동반 출격 임박 남동생인 안성근(19)은 올해 광운대에 입학해 수비수로 뛰고 있다. 공격수인 안근영이 내년부터 경기에 뛰게 되면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최초로 오누이가 같은 경기에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첫 무대는 내년 4월 예정인 전국대학아이스하키선수권이 유력하다. 최 감독은 “실력으로 안근영이 남자 선수들과 함께 뛰는 건 무리다. 그렇지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여성 아이스하키의 경기력 발전을 위해 안근영을 자주 경기에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명예회장인 조무성 광운학원 이사장과 이 대학 체육특기자 선발위원들이 안근영을 특기자로 선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자 선수가 남자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협회 규정이 없어 경기에 나서는 데는 걸림돌이 없다. 안근영은 “목표는 평창 겨울올림픽 자력 출전권을 따는 것이지만 훗날 한국에 여성 아이스하키 팀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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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ML 롤모델은 다루빗슈 아닌 구로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때만 해도 류현진(25)의 비교 대상은 다루빗슈 유(26·텍사스)나 마쓰자카 다이스케(32·보스턴)였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였던 다루빗슈나 마쓰자카는 모두 5000만 달러 이상의 이적료를 전 소속팀에 안기고 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서부지역 명문 팀 LA 다저스로부터 2573만 달러(약 280억 원)의 포스팅 금액을 제시받은 류현진은 최근 다저스와 입단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자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또 한 명의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37·뉴욕 양키스)의 이름이 거론됐다. 올해 양키스에서 16승 11패의 빼어난 성적을 올린 구로다의 목적지가 다저스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류현진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구로다는 양키스 잔류를 선택했다. ESPN 등 미국 언론은 21일 구로다와 양키스가 1년 1500만 달러(약 162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구로다는 다루빗슈나 마쓰자카처럼 한국 팬에게 낯익은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의 롤 모델이 될 만한 선수다.구로다는 2008년 33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다저스에서 4년, 양키스에서 1년 등 5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매년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선발 투수가 갖춰야 할 최대 덕목인 ‘이닝 이터(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 역할에 충실했다. 한국 나이로 38세였던 올해 그는 219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다저스에서 뛰었던 지난해에도 202이닝을 던졌다. 투수로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 2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진 것이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갖춰 젊은 투수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올해도 양키스 선발진 가운데 가장 좋은 평균자책(3.32)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건 프로 첫해인 2006년의 201과 3분의 2이닝(18승 6패 1세이브)이었다.류현진과 구로다는 닮은 점도 있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뛸 때 약한 팀 전력 때문에 ‘소년가장’이라 불렸다. 구로다 역시 시민구단으로 재정이 열악했던 히로시마의 에이스로 11시즌 동안 271경기에 등판해 103승 89패를 기록했다. 이 중 혼자 경기를 책임지는 완투를 74번이나 했다. 다저스 시절이던 2010년과 2011년에는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을 기록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보다 패수가 더 많았다. 한 미국 언론은 “구로다가 변호사를 고용해 득점 지원을 하지 못하는 타자들을 고소해야 한다”고 꼬집었을 정도다. 구로다는 전 소속팀 히로시마에 대한 애정도 깊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건 히로시마 덕분이다. 다시 일본에서 뛴다면 무조건 히로시마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도 히로시마의 성적을 꼼꼼히 체크하는 등 멀리서도 응원을 보낸다고 한다. 그런 구로다는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류현진에게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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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나연-박인비 웃자 던롭은 ‘함박웃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종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최나연(25·SK텔레콤)이 우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9일. 일본프로골프(JGTO)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 지원 차 일본 미야자키에 파견된 골프용품업체 던롭의 투어 밴은 난리가 났다. 자신들이 후원하고 피팅까지 해준 골프클럽으로 우승을 했다는 사실에 직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았다. 이 대회를 통해 상금왕과 평균 최저 타수 부문 1위를 확정한 박인비(24)도 던롭 제품을 사용했기에 기쁨은 두 배였다. 올해 최나연과 박인비가 사용한 골프클럽을 피팅해 준 던롭의 피팅 전문가 후지모토 데쓰로 씨(39)는 “우리 손을 거친 골프클럽을 사용해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미국 무대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박인비는 지난해 던롭이 만든 스릭슨 골프공을 사용한 뒤 곧바로 일본 투어 개막전 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올해부터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용품까지 계약을 확대했는데 궁합이 맞았는지 LPGA에서만 2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올랐다. 최나연도 시즌 도중인 4월 던롭이 생산하는 스릭슨 클럽과 계약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클럽 교체에 신중했던 최나연은 곧바로 이 회사 클럽을 사용하지 않고 수개월 동안 테스트를 했다. 후지모토 씨는 “최나연이 2주 전 효고 현의 던롭 사이언스 센터를 방문해 체계적이고 철저한 테스트를 받은 뒤 클럽에 대한 믿음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인비는 우리가 피팅해 준 클럽을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지만 최나연은 클럽 무게와 페이스 각도, 스윙 스피드 등을 모두 따져가며 꼼꼼하게 피팅을 요구하는 스타일이다. 최나연의 요구를 다 들어주느라 힘들었지만 이번에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며 웃었다.미야자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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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동양의 마스터스 꿈꾸는 ‘던롭 피닉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다. 동양의 마스터스를 지향해 만든 대회가 일본골프투어(JGTO)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다. 던롭은 “마스터스 같은 세계적인 대회를 만들어 보자”며 1974년 이 대회를 창설했다. 권위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 이 대회는 올해까지 39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일본 미야자키 현 던롭피닉스 골프장에서 열렸다. ‘일본 골프의 전설’ 오자키 마사시는 원년부터 올해까지 39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대회조직위는 선수들에게 최선의 코스 세팅과 코스 컨디션을 제공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초청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원년 우승자는 PGA 투어에서만 25승을 거둔 살아있는 전설 조니 밀러였다. 이 밖에 톰 왓슨(1980, 1997년), 어니 엘스(1993년), 토마스 비욘(1999, 2003년), 타이거 우즈(2004, 2005년), 이언 폴터(2007년)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8일 끝난 올해 대회에서는 지난해 PGA 투어와 유럽 투어에서 동시 상금왕을 석권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오랜 전통을 갖고 있고 현존 세계 최고 수준의 골퍼들이 출전하기 때문인지 미야자키 주민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대회 기간에는 미야자키 공항부터 시내까지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이 지역 주민들은 자원봉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회의 일원이 됐다. 올해는 641명의 자원봉사자가 대회 운영에 참여했다. 최상의 시설과 최고의 선수, 그리고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남자골프에 많은 점을 시사하는 대회였다. 미야자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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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제윤, 대회도 역전 인생도 역전… KLPGA 마지막대회 ADT 우승

    양제윤(20·LIG손해보험)은 전형적인 ‘박세리 키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 2001년 박세리(35·KD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TV로 보고 부모를 졸라 골프를 시작했다. 그는 대전체고 시절 국가대표 에이스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기대주로 성장했다. 그런 그에게 2010년 열린 광저우 아시아경기는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실력대로라면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에 출전해야 했다. 그러나 아시아경기가 열리기 얼마 전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프로 전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쟁쟁한 선수가 즐비한 프로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쉽지 않았다. 양제윤은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2부 투어에서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지난해 1부 리그에 올라와서도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1년 내내 받은 상금은 7300여만 원에 그쳤다. 양제윤은 “적지 않은 액수로 보일 수도 있지만 대회 경비를 대기에도 벅찼다”고 했다. 극심한 마음고생을 하면서 그는 ‘올해 한 시즌만 더 뛰어보자’고 다짐했다. “아마추어 때 잘하다가 프로에 와서 조용히 사라지는 선수가 많아 내가 그런 경우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대로 사라질 수 없다는 자존심으로 버텼다.”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은 잠자던 그의 잠재력을 일깨웠다. 시즌 초반부터 여러 차례 우승권에 접근하더니 8월 열린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경기 후 “빼앗아서라도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던 그는 17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마저 제패하면서 ‘올해의 선수’에게 주는 대상을 받게 됐다. 1년 사이에 인생역전을 이룬 것이다. 그의 인생만큼 이날 역전도 극적이었다. 15번홀까지 양제윤은 선두 김자영(21·넵스)에게 2타 차로 뒤지고 있었다. 16번홀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따라붙었지만 여전히 김자영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17번홀(파3)에서 김자영이 티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며 2타를 잃는 사이 양제윤은 버디로 1타를 줄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양제윤은 “일본이나 미국에 진출하고 싶다. 욕심이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 시즌 상금왕은 4억5890만 원을 번 김하늘(24·비씨카드)이 차지했다. 그는 평균 타수에서도 71.55타로 1위를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상금왕에 오를 수 있었던 김자영은 다승왕(3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지희(18·넵스)는 신인왕으로 결정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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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스타 깨운 한국스타일

    일본 골프의 신성(新星) 이시카와 료(21·사진)는 승승장구했다. 2007년 아마추어로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대회에서 우승했고 2008년 프로 데뷔 후 3년간 8승을 더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성장세가 멈췄고, 2010년 11월 이후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를 일깨운 건 ‘한국 스타일’이었다. 이시카와 료는 지난달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코오롱 한국오픈에 출전차 한국을 찾았다. 그는 대회 전 연습 때부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선수들은 연습장 사정상 잔디가 아닌 매트 위에서 샷 연습을 했다. 공도 일반인 골퍼들이 사용하다 남겨둔 공이었다. 선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시카와는 “솔직히 조금 놀랐다. 하지만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도 PGA투어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나오는 등 한국에서는 뛰어난 선수가 많이 배출됐다. 나도 한국에서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 중엔 까다로운 코스와 핀 위치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는 “핀이 경사면에 꽂혀 있어 퍼팅이 어려운 데다 러프도 길었다”고 했다. 이시카와는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 후 일본으로 돌아온 이시카와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곧이어 열린 마이나비ABC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로 선전하더니 지난주 다이헤이요 마스터스에서는 최종 합계 15언더파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일본 투어 사상 최연소 10승(21세1개월)을 차지한 뜻깊은 우승이었다. 15일 개막한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도 1오버파를 쳐 공동 48위로 처졌던 이시카와는 16일 2라운드에서는 보기는 1개만 범하고 버디 5개를 몰아 치는 맹타 속에 중간 합계 2언더파 140타로 공동 19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이 대회에서는 세계랭킹 3위 루크 도널드가 13언더파 129타로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다. 미야자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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