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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일 발표한 피해자 배상 및 보상안에 대해 유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세월호 피해자 모임인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체 인양, 진상 규명,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 없이 어떠한 배상·보상도 의미 없다”고 적었다. 416가족협의회 박주민 변호사는 “배상이나 보상은 과실 여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법적 판단이 다 끝난 뒤 이뤄져야 한다”며 “진상 규명은 시작도 안 했고 해경과 선원의 재판은 진행 중인데 배상과 보상을 논하는 건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단원고 유가족 임모 씨는 “유가족과 협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반대하면 ‘돈 더 받으려고 한다’는 오해를 받게끔 정부가 몰아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단원고 유가족 김모 씨도 “참사 1년을 앞두고 추모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데 배상·보상금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돈에 쏠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성식 일반인대책위 부위원장은 “피해자들의 죽음을 단순 교통사고로 취급하고 있다”며 “참사 책임은 해경과 정부에 있는 만큼 배상·보상 논의는 책임을 명확히 하고 출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직 배상·보상안이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진행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단원고 유가족 김모 씨는 “앞으로 4개월 동안 협상을 해야 하는데 그 사이 가족들의 입장이 반영된 보상안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사고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견디지 못하고 자해를 했던 생존자 김동수 씨(50·당시 화물차 기사)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어 이야기하기 어렵다. 설명회에 참석해본 뒤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46용사 유가족들은 전사자 1명당 7억∼8억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유족들은 국가보상금으로 일시불 2억 원을 받았다. 여기에 대표유족은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순으로 1명만 등록이 가능한데, 국가유공자 유족연금 규정에 따라 배우자는 매달 122만7000원, 미성년 자녀는 142만3000원, 부모는 120만6000원의 연금을 받고 있다. 2만470명이 낸 성금 395억 원은 46용사와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가족에게 5억 원씩 지급됐다.이건혁 gun@donga.com·최혜령·황성호 기자}

《 27일 서울을 떠날 땐 분명 봄이었는데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 앞바다에선 겨울 내음이 여전한 칼바람이 두툼한 점퍼 사이를 파고들었다. 해상 위령제를 위해 유람선 2척에 나눠 타고 천안함 침몰 지점인 백령도 서남쪽 2.5km로 나아가던 천안함 46용사의 유가족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고 최정환 상사의 조카인 일곱 살 남자아이가 “여기는 무서운 곳이야.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군인 아저씨들이 다쳤어”라며 칭얼대는 소리가 배의 엔진소리와 섞였다. 배가 침몰 해역에 멈추고 헌화가 이어지자 곳곳에서 소중한 아들의 이름, 사랑하는 남편의 이름을 부르는 흐느낌이 퍼졌다. 2010년이나 5주기를 맞이한 올해나 유가족 눈물엔 똑같이 한이 맺혀 있는 듯했다. 》 유가족 대표로 먼저 헌화한 뒤 흔들리는 배에서 다른 유가족을 부축하던 박병규 천안함46용사유족회장(59)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 회장은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고 박석원 상사의 아버지다. 지난해 7월 2대 회장으로 선출돼 유족회를 이끌고 있다. 박 회장은 아내 남상분 씨(52), 2012년 입양한 두 아들 가운데 막내(6)와 동행하려 했는데 아이가 갑자기 몸살이 나는 바람에 홀로 백령도에 왔다. 평소 조용한 성격이라는 박 회장은 가끔 아내나 아이와 통화할 때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천안함 유가족들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서 참배를 하고 해상위령제를 지낸 27∼28일 박 회장과 동행하며 백령도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회장은 수시로 “정치권이 안보만큼은 여야 구분 없이 힘을 합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생존 장병이 패잔병 취급 받는 게 싫다”고 말했다.가칭 ‘안보의 날’ 표현 정이 안 가 27일 오전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행 배를 기다리는 박 회장을 만났다. 26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 다소 지친 표정이었다. “행사 참석, 언론 인터뷰 등 정신없이 지내다가 인천에 도착하니 오후 9시였어요. 5년 전 천안함이 침몰한 시간이 9시 22분이죠. 마음이 막막해져 한동안 시계를 멍하니 바라봤어요. 직업이 목사라 술을 안 마시지만, 이날만큼은 술 한잔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더군요.” 그는 매년 26일 추모식 행사가 끝난 다음이 더 힘들다고 했다. “추모식 준비할 동안은 바빠서 잘 모르고 있다가, 오후가 지나고 혼자가 되면 ‘아, 내 아들이 이날 죽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멍한 표정으로 TV를 하루 종일 보고, 백령도 가는 배를 타게 돼요. 타면서도 문득 ‘내가 왜 이 배를 타고 있을까. 내 아들이 죽어서 그렇구나’ 이런 생각이 반복되는데 이 순간이 정말 괴롭죠.” 정부는 국가 주관 공식 추모식은 올해가 마지막이며, 내년부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제2 연평해전 추모행사를 통합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 회장이 3월 26일 행사 준비로 바쁜 건 올해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뜻. 유가족의 반응을 묻자 “아직 공식적으로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면서도 정부 방침에 불편한 표정이었다. “솔직히 ‘정이 안 가는 표현’이에요. ‘서해 수호의 날’ ‘국가 안보의 날’이라니, 이상하지 않아요? 어떤 맥락에서 천안함이 ‘안보의 날’과 연결되는 것인지 추상적이기만 하잖아요.” 그는 “제2 연평해전 전사자인 고 윤영하 소령 유가족, 천안함 실종자를 수색하다 목숨을 잃은 고 한주호 준위 유가족에게도 의견을 물어봐야겠지만 그분들도 가족의 ‘기일’을 합치는 게 내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행한 박래범 천안함재단 사무총장은 “3월 26일은 꼭 지킬 것”이라며 “안보의 날이 신설되더라도, 가족들이 어떤 날을 더 중시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냐”라고 반문했다.北 사과 안하는건 우리 내부 분열탓 백령도로 향하는 4시간 동안 그는 TV에서 흘러나오는 천안함 관련 뉴스를 열심히 봤다. TV에서는 정치인이나 평론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천안함 5주기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그가 대뜸 “천안함의 진실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북한 잠수정이 어뢰로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을 공격해 배가 침몰하고 46명이 전사한 북한의 도발’이라고 대답하자 그는 “공격이 아니라 조준사격”이라고 수정해줬다. 박 회장은 “5년이나 됐는데도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아직도 많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천안함 사건, 천안함 침몰 또는 천안함 사태라는 표현에 큰 거부감을 보였다.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용어라는 것.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5일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한심하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북한 소행을 인정하지 않다가 이제 인정하면 가족들이 진정성을 믿어줄까요? 진실을 알면서도 당리당략에 휘말려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상황에 맞춰 말을 바꿀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우리 사회가 일치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사과하지 않는 거예요. 북한의 위협과 뻔뻔함이 통하는 건 바로 우리 내부의 분열 때문이죠. 안보에 있어서만큼은 화합과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분열을 만들고 있으니, 북한보다 더 위험한 짓을 하는 ‘주적’인 셈이죠.” 그는 기억에 남거나, 가족들의 마음을 움직인 정치인이 있냐고 묻자 곧바로 “없다”고 답했다. 박 회장에게 천안함 폭침 후 이명박 정부가 취한 5·24조치의 해제에 대해 물었다. 방북과 남북교역, 대북투자 원칙적 금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5·24조치가 남북관계 회복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상황이란 건 그도 잘 알았다. 그는 올해 초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밝혔듯 “북한이 먼저 진정성을 보이고 사과해야 5·24조치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인이나 국민 모두 천안함 폭침이 북한 짓이라는 걸 100% 동의한다면, 당장이라도 5·24조치 풀어도 되죠. 우리 국민 모두가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했다고 믿는다면 북한의 사과 여부는 별로 중요치 않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아직도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일으켰다는 걸 믿지 않는 사람이 많으니 북한이 저렇게 사과 없이 5·24조치 해제만을 외치는 것이죠.” 생존 장병은 우리의 가족 27일 오후 백령도의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서 참배한 뒤 인사말에 나선 박 회장은 “천안함은 승리한 작전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58인의 생존 장병은 패잔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등 이날 백령도까지 동행한 생존 장병 13명은 조용히 그 말을 듣고 있었다. 유가족들은 이틀 내내 생존 장병들을 살뜰하게 챙겼다. 27일 오후 숙소로 돌아온 유가족과 생존 장병은 함께 가볍게 술을 마시며 이야기했다. 일부 유가족은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방패”로 시작하는 해군가를 부르기도 했다. 다음 날 아침 위령탑 참배를 마친 뒤 생존 장병들은 유가족과 함께 백령도의 명승지를 거닐었다. 함께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안부를 물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고 민평기 상사 모친 윤청자 씨(72)와 사진을 찍던 최 전 함장은 “2013년 부친상을 당했을 때 유가족들이 광주까지 내려왔다. 가족처럼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자신의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소개글을 보여줬다. ‘46+58=104’라고 적혀 있었다. “천안함은 104명이 타고 있었던 배예요. 전사한 46명이 영웅이면, 58명도 영웅인 게 당연하지 않겠어요? 이들 가운데 누구도 비겁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생존 장병들은 여전히 죄인 취급받는 것 같아 안타깝죠. 생존 장병이 이런 대우 받아선 안 됩니다.” 천안함 유가족회는 생존 장병을 지원하고 싶어 한다. 생활비도 지원해주고, 8명의 장병에게 멘토를 연결해 심리 안정 등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박 회장은 “특히 전역자들은 우리가 다가가기에 한계가 있다.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애정을 가지고 계속 연락하고 챙기려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에게 천안함 유가족회의 향후 목표와 계획을 물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침몰사고 때 전남 진도군에 내려가 봉사활동을 하기도 하고, 노숙자 밥퍼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박 회장은 소통을 이야기했다.유가족 스스로 돌보는 시간 만들 것 “전임자인 이인옥 씨가 4년 동안 회장을 맡았는데, 가족 소통이 가장 어려워 보여요. 이해시키고, 소통하고, 화합하는 것이죠.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46용사 유가족 전원이 아직도 함께 만나 이야기하고 행사에도 참석하죠. 그런 모습이 앞으로 10년, 20년 이어지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이 전 회장은 “가치관과 살아온 환경이 다른 유가족들은 감정적이고 격앙된 상태였다. 그게 누그러지는 데 3년 정도 걸린 것 같다”고 했다. 올해는 마음을 추스른 유가족들이 언론 인터뷰에도 많이 응했다는 박 회장은 “가족들이 늘 화합할 수 있도록 챙기는 게 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가족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백서 제작 등 ‘분수를 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가족들이 그동안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했잖아요. 올해는 여름에 수련회나 가족 휴양모임을 만들어 치유나 힐링을 해보려고 해요. 스스로 돌보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목숨을 바친 우리 아들을 더 오래 기억하고, 46용사들의 헌신을 많이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목표를 말하던 박 회장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의 고 박석원 상사의 부조를 어루만졌다. 그는 인터뷰 하는 동안 아들의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백령도에 오기만 하면 마음이 먹먹하다”고만 했다. ―백령도에서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박찬호)는 25일 국내 3대 제분업체 중 하나인 동아원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 대표이사 이모 씨(61)와 현직 부장급 직원 정모 씨(47)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동아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3남 전재만 씨(44)의 장인 이희상 회장(70)이 대표이사로 재직중인 업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이 주가를 조작한 시점은 2010~2011년. 이들은 동아원과 동아원의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으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여 브로커 김모(51·구속)씨에게 전달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당시 동아원은 보유중이던 자사주 상당량을 처분해야 했고, 이 씨 등은 브로커를 통해 주식 거래가 활발하게 벌어진 것처럼 꾸며 주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같은 혐의로 이 씨와 브로커 김 씨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주요 혐의자를 기소한 검찰은 회사 오너인 이 회장이 주가조작을 승인했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해 급하게 아버지 수술비가 필요했던 장모 씨는 생활정보지에서 ‘급전·소액 당일대출’이라는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대부업체 운영자 홍모 씨(39)는 “허가받은 업체”라며 장 씨에게 60만 원을 빌려주면서 수수료 30만 원을 떼갔다. 열흘 뒤 원금 60만 원을 갚아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열흘마다 이자 30만 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부모와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연락처도 가져갔다. 원금도, 이자도 갚지 못하자 홍 씨의 협박이 시작됐다. 전화로 욕설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술을 받은 장 씨 아버지에게 찾아가 “돈도 못 갚는 자식 낳아 남들 힘들게 한다”며 행패를 부렸다. 실제로 30만 원만 빌려준 홍 씨는 장 씨 부친이 키우던 소를 강제로 끌고 가 팔아넘겨 570만 원을 챙긴 뒤에야 협박을 멈췄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소액 대출을 미끼로 최대 연 3650%까지 이자를 뜯어낸 혐의(대부업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법 위반)로 무등록 대부업체 운영자 홍 씨를 구속하고 직원 이모 씨(3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72명. 홍 씨는 2013년 4월부터 최근까지 피해자들에게 총 4000만 원을 빌려주고 이자로만 1억7763만 원을 받아냈다. 현행 대부업법상 무등록 대부업체의 최고 이자율은 연 25%. 하지만 홍 씨는 최저 1210%, 최고 3650%로 이자율을 적용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돈을 뜯어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나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경찰이 서울지방국세청과 서울, 경기지역 세무서의 조직적인 세무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25일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서울국세청과 강남 서초 마포 동대문세무서, 경기 평택세무서 등 6곳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능범죄수사대는 “국세청과 세무서 직원 수십 명이 병원 및 업체들로부터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며 “세무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국세청과 지역 세무서를 이처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찰은 당초 서울 강남구의 G 의원이 모 세무법인 소속 세무사 신모 씨(42)를 통해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며 금품을 주고받은 사건을 수사하던 중 국세청과 지방 세무서의 비리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 씨는 G 의원으로부터 “현금영수증 미발행과 관련해 추징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총 6180만 원을 챙긴 혐의로 2일 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신 씨가 자신이 받은 돈의 일부를 국세청과 세무서 직원에게 로비 자금으로 활용한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G 의원 외에도 여러 곳이 신 씨에게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로비를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상당액의 로비 자금이 세무 공무원들에게 뿌려졌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해 급하게 아버지 수술비가 필요했던 장모 씨는 생활정보지에서 ‘급전·소액 당일대출’이라는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대부업체 운영자 홍모 씨(39)는 “허가받은 업체”라며 장 씨에게 60만 원을 빌려주면서 수수료 30만 원을 떼갔다. 열흘 뒤 원금 60만 원을 갚아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열흘마다 이자 30만 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부모와 친구 등 주변사람들의 연락처도 가져갔다. 원금도, 이자도 갚지 못하자 홍 씨의 협박이 시작됐다. 전화로 욕설은 물론 수술을 받은 장 씨 아버지에게 찾아가 “돈도 못 갚는 자식 낳아 남들 힘들게 한다”며 행패를 부렸다. 실제로 30만 원만 빌려준 홍 씨는 장 씨 부친이 키우던 소를 강제로 끌고 가 팔아넘겨 570만 원을 챙긴 뒤에야 협박을 멈췄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소액 대출을 미끼로 최대 3650%까지 연 이자를 뜯어낸 혐의(대부업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법 위반)로 무등록 대부업체 운영자 홍 씨를 구속하고 직원 이모 씨(33)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72명. 홍 씨는 2013년 4월부터 최근까지 피해자들에게 총 4000만 원을 빌려주고 이자로만 1억7763만 원을 받아냈다. 현행 대부업법 상 무등록 대부업체의 최고 이자율은 25%. 하지만 홍 씨는 최저 1210%, 최고 3650%로 이자율을 적용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돈을 뜯어냈다. 홍 씨의 대부업체는 이미 법정 기준 넘게 이자율을 받았다가 적발돼 2013년 폐업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정상 업체로 보이기 위해 가짜 대부업 등록번호를 기재해 광고를 했다. 피해자들은 홍 씨가 부모나 친척, 지인 등에게 해코지할 것이 두려워 경찰이나 금융기관에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나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경찰이 지하철 성범죄를 막기 위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다음 달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지하철 성범죄 특별 예방 및 집중 검거기간을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지하철 성범죄는 총 62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건 증가했다. 이 중 신체접촉이 352건, 몰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가 275건이다. 특히 촬영범죄는 여성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계절에 집중돼 지난해 1~3월 38건에서 4~6월에 237건으로 증가했다. 시간대별로는 출근시간대(오전 8~10시) 172건, 퇴근시간대(오후 6~8시) 161건이 발생했다. 노선별로는 2호선이 270건으로 가장 많았고 1호선(98건), 4호선(93건), 7호선(85건) 순으로 집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 다발 노선과 구간에 예방 순찰활동과 단속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경찰대와 여성가족부 서울메트로가 합동으로 ‘지하철 성범죄 예방 합동 캠페인’도 펼친다. 25일 오전 8시부터 서울시내 주요 환승역 21곳에서 성범죄 대처법과 신고요령을 알려주는 전단지를 배포하고, 호신용 호루라기를 나누어 줄 예정이다. 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시청역 3번 출구에서는 구은수 서울경찰청장과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 연예인 송해 씨 등이 거리 캠페인에 나선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대장균 검출 유무 등 위생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식품을 시중에 유통하도록 눈감아 준 민간 식품위생검사기관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이철희)는 전국 74개 민간 식품위생검사기관 전체를 점검해 3년 사이 시험성적서를 허위 발급한 검사기관 10곳을 적발, 업체 대표이사 주모 씨(55)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법인과 및 연구원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또한 이들 기관에 허위 성적서를 발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한 유통업체 임직원 6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현행법상 식품가공제조업체들은 식품이 기준과 규격에 적합한지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하며, 자체 검사 설비를 갖춰 검사하거나 민간 식품위생검사기관에 위탁해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대형 식품업체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은 민간에 검사를 맡긴다. 하지만 검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조사결과 3년 간 발급된 시험성적서 약 85만 건을 전수조사해 약 8만3000건의 허위 시험성적서 발급 사실을 밝혀냈다. 적발된 식품위생검사기관은 검사 결과가 ‘적합’이 나올 때까지 검사를 시행하거나, 심지어 검사를 하지 않고도 ‘적합’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 시험성적서 탓에 2400여 개 식품 약 24t이 정상적으로 검사를 거치지 않은 채 시중에 유통됐다. 이들 제품을 회수중인 식약처 관계자는 “수거한 제품이 인체에 치명적이거나 체내 축적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적발된 업체들은 민간 검사기관 사이의 경쟁 격화로 매출이 줄어들자 검사 비용을 낮추고 수익을 올리려고 관행적으로 허위 시험성적서를 내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일부 식품업체들은 ‘적합’ 판정을 내려주지 않는 검사기관과는 계약을 맺지 않는 등 식품업체가 검사업체에 ‘갑질’을 해왔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문화상품권 사이트를 해킹해 약 7억7000만 원을 챙긴 중국인 해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문화상품권 사이트 휴면 회원 879명의 상품권 금액정보 800여만 원을 확보한 뒤 이를 약 7억7000만 원으로 변조해 게임머니로 되판 중국인 진모 씨(28)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진 씨가 사이트를 해킹한 시기는 2013년 4월부터 7월. 남의 홈페이지를 관리자처럼 운영 관리할 수 있게 하는 해킹프로그램 ‘웹셀’을 이용했다. 진 씨는 휴면 회원 계정에 있는 1만 원짜리 상품권 정보에 ‘0’을 두 개 더 붙여 100만 원으로 만드는 수법을 썼다. 진 씨는 게임머니를 문화상품권으로 충전할 때 이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별도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을 악용해 조작된 상품권으로 인터넷 게임머니를 구입했다. 진 씨는 게임머니를 사들이는 중간판매상 황모 씨(33·구속)에게 판매했고, 황 씨는 이를 국내 판매책 국모 씨(31·구속)에게 팔아넘겼다. 진 씨의 범행은 2013년 8월 해당 사이트가 해킹 사실을 신고하면서 알려졌으며, 진 씨는 올해 3월 초 중국동포인 모친의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 입국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진 씨는 중국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서버관리 업체에서 2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진 씨가 보복 등을 두려워해 공범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진 씨가 포함된 해커조직이 사용한 대포통장 계좌에서 스미싱 등의 범죄로 약 145억 원이 드나든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문화상품권 사이트를 해킹해 약 7억7000만을 챙긴 중국인 해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문화상품권 사이트 휴면 회원 879명의 상품권 금액정보 800여 만 원을 확보한 뒤 이를 약 7억7000만 원으로 변조한 뒤 게임머니로 되판 중국인 진모 씨(28)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진 씨가 사이트를 해킹한 시기는 2013년 4월부터 7월. 남의 홈페이지를 관리자처럼 운영 관리할 수 있게 하는 해킹프로그램 ‘웹셀’을 이용했다. 진 씨는 휴면 회원 계정에 있는 1만 원짜리 상품권 정보에 ‘0’을 두 개 더 붙여 100만 원으로 만드는 수법을 썼다. 진 씨는 게임머니를 문화상품권으로 충전할 때 이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별도 본인 확인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을 악용해 조작된 상품권으로 인터넷 게임머니를 구입했다. 진 씨는 게임머니를 사들이는 중간판매상 황모 씨(33·불구속)에게 판매했고, 황 씨는 이를 국내 판매책 국모 씨(31·불구속)에게 팔아 넘겼다. 진 씨의 범죄는 2013년 8월 해당 사이트가 해킹 사실을 신고하면서 알려졌으며, 진 씨는 올해 3월 초 중국동포인 모친의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 입국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진 씨는 중국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서버관리 업체에서 2년 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진 씨가 보복 등을 두려워해 공범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진 씨가 포함된 해커조직이 사용한 대포통장 계좌에서 스미싱 등의 범죄로 약 145억 원이 드나든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아이고, 무식하게 생겼네.”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경찰서 지구대 경찰관들이 검은색 방탄복을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7일 경기 화성시 총기사고로 파출소장 이강석 경정(43)이 순직하자 정부와 경찰이 일선 파출소 및 지구대에 방탄복을 내려보내겠다고 한 뒤 도착한 방탄복이다. 본래 경찰 타격대가 보유하고 있던 방탄복 4000여 벌 가운데 1000벌이 전국에 배포돼 각 지구대별로 1벌 정도 비치됐다. 하지만 무겁고 활동성 떨어지는 방탄복을 급하게 ‘돌려막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게는 10.2kg. 키 181cm인 기자가 입어 보자 방탄복 하단이 배꼽 위에 걸쳐졌다. 소, 중, 대, 특대 등 4가지 크기 가운데 작은 것이 온 것으로 추정됐지만 어디에도 크기 표시는 적혀 있지 않았다. 무게 탓인지 어깨에 통증이 느껴졌다. 전면 왼쪽에 권총용 탄창주머니 4개, 오른쪽에 소총용 탄창주머니 2개가 있었지만 다른 수납공간은 없었다. 한 경찰관은 “무겁기도 하고, 무전기 꽂을 공간이 없어 실전에서 쓰기 불편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내려온 방탄복 가운데는 이음매가 벌어지거나 심지어 등쪽 방탄판이 없는 불량품까지 있었다. 서울시내 모 지구대 최모 경위는 “이번 사고로 경찰도 총기 사고에 노출돼 있다는 게 드러났는데, 군인이 쓰는 것처럼 가볍고 활동성 좋은 것을 지급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한 경찰 간부는 “지금 상태로는 총기사고 신고가 들어와도 직접 해결하려 하지 말고 타격대가 진압할 때까지 무조건 시간을 끌어야 인명 사고가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경찰청은 이번 방탄복 지급은 응급조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5kg인 신형 방탄복 1만 벌을 구입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160억 원의 추가예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가 “정규 편성된 예산을 활용해 구입하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어 경찰 방탄복 지급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김기정 skj@donga.com·이건혁 기자}

“자작극이라고요? 깊이 3cm 상처를 직접 보면 그런 말 못하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안면부 수술을 집도한 유대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교수(53)는 17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털어놨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자작극’ 주장을 단호하게 일축했다.○ 허벅지까지 상처 6곳…“살해 의도 충분” 이날 오후 2시 연세대 의과대학 사무실에서 만난 유 교수는 사건 당시 리퍼트 대사가 입은 상처는 총 6곳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수술 부위 2곳만 공식적으로 발표됐지만, 손가락 끝부분과 허벅지에 난 상처 등 총 6곳을 다쳤다”고 말했다. 다만 대사관 측과 협의해 수술 부위 외에는 밝히지 않기로 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 허벅지에 난 상처는 길이 12cm에 깊이 1mm 정도였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의 의자나 탁자 모서리는 둥근 형태였고, 리퍼트 대사는 피습 직후 넘어진 적이 없다. 김기종 씨(구속)에 의해 발생한 상처일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유 교수는 “김 씨 소행 여부는 법의학자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찰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퍼트 대사의 공식 상처 부위는 정확하게 ‘얼굴과 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중턱 구조라 얼굴만 다친 것으로 보인 것이지, 실제로는 턱 아래 목 부분까지 다쳤다는 것. 특히 상처가 목 부분으로 갈수록 깊어진다며 “김 씨가 목을 노리고 칼을 내리쳤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수술 당일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수술을 마친 뒤 회복실에서 리퍼트 대사가 말을 시작하자 의료진은 미국 출신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을 찾아 통역을 부탁했다. 다소 웅얼거리는 듯한 리퍼트 대사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던 인 소장은 “대사님이 한국말 하시네요. ‘괜찮아요’라고요”라며 웃었다. 유 교수는 “미국대사가 의식을 찾고 첫마디로 한국어로 ‘괜찮아요’라고 말하다니, 정신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 이어 ‘박 대통령’과 인연 유 교수는 국내 성형외과 전문의 1호인 유재덕 전 세브란스병원장의 아들이다. 유 전 원장은 미국에서 성형외과를 전공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전국을 돌며 무료 ‘언청이(구순구개열)’ 수술을 해줬다. 이를 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좋은 일 하는데 필요한 것 없느냐”고 하자 유 전 원장은 “이동용 수술버스를 달라”고 해 기증받은 인연도 있다. 유 교수는 “그 인연 덕분인지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도 2006년 유세 도중 얼굴에 입은 상처를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받았고, 내가 이틀 동안 주치의를 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한국에 성형외과가 들어올 때는 ‘언청이’ 같은 안면장애를 치료하는 게 목적이었다”며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동료 성형외과 의사들과 의료봉사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베트남으로 의료봉사활동을 가느라 10일 리퍼트 대사 퇴원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유 교수는 14일 귀국하자마자 미국대사관저를 방문해 리퍼트 대사를 진료했다. 리퍼트 대사가 큰 문제없이 회복 중이라고 전한 유 교수는 “소탈하고 타인을 진심으로 배려할 줄 아는 ‘동네 아저씨’의 태도를 한국인들도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17일 오전 9시 30분경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서울서부지법 앞. 마포구청 공무원은 철거작업자 5명과 함께 황수장 씨(57)의 구둣방을 찾았다. 이 공무원은 “죄송합니다. 관계법령에 따라 행정대집행을 시행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게차가 5m²(약 1.5평)의 구둣방 컨테이너를 들어올린 뒤 트럭에 실었다. 황 씨가 30여 년간 일해 온 일터가 뿌리째 뽑혀나가는 데는 고작 10분이 걸렸을 뿐이다. 그는 멀어져가는 ‘일터’를 바라보며 말없이 담배만 피웠다. 황 씨의 구둣방이 철거된 건 그의 재산이 2억 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2007년 서울시의회는 구둣방과 가판대 같은 ‘보도상 영업시설물’ 운영 자격을 자산 2억 원 미만으로 제한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시설물이 너무 많고, 고액 자산가도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 하지만 당시 재산 기준을 2억 원으로 정한 논리는 명확하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제대로 된 연구나 소득 수준 분석 없이 대충 2억 원으로 정해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당시 회의록에는 ‘1억 원으로 하면 대상 점포가 너무 많다’ ‘2억 원이면 대략 적당할 듯’이라는 시의원들의 발언 내용이 들어있다. 이 조례에 따라 마포구는 이날 철거된 구둣방 세 곳을 포함해 20일까지 마포구 내 구둣방과 가판대 10곳을 철거할 예정이다. 구둣방 주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황 씨는 “10년 전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빌라를 경매로 1억6000만 원에 샀는데 그게 값이 올랐다”며 “융자금 빼면 재산이 총 2억300만 원인데, 기준보다 300만 원 넘었다고 평생 해온 직업을 잃었다”며 하소연했다. 이날 함께 구둣방을 철거당한 정원준 씨(71)는 “1973년부터 구두를 닦아왔다. 하루도 안 쉬고 일하고, 돈을 아끼고 저축하면 지금까지 2억 원 생기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인 구둣방 주인 최모 씨(55)는 “힘겹게 2억 원을 모아도 지금 서울에서 그 돈으로 제대로 된 전셋집 하나 구하기 힘들다”며 “2억 원 모으는 순간 실업자가 되면 또다시 가난해지라는 얘기냐”라며 울먹였다. 구둣방 주인들은 일터를 잃고 나면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실업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십 년간 구두닦이만 해왔기에 재취업이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마포구는 “2011년 이들에게 재산이 2억 원을 초과했다는 걸 통보했다”며 “4년 동안 다른 직업을 구할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나 각 자치구는 이들이 수십 년간 해온 일을 버리고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게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마포구 관계자는 “일자리 취업센터 등에 알아보려고 했지만 구두닦이를 오래 해온 사람에게 맞는 일자리를 마련해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구두 닦는 일자리를 잃은 분을 위한 대책은 특별히 마련된 게 없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에는 구둣방 1136곳, 가판대 1061곳을 포함해 총 2197개의 보도상 영업시설물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수”라며 “조례인 만큼 재산 2억 원 기준을 넘는 시설물이 생기면 이전과 똑같이 적용해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기정 skj@donga.com·이건혁 기자}

서울을 두근거리게 한 축제였다. 15일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한 선수 및 일반인 2만4000여 명을 비롯해 구경하던 시민, 자원봉사자 모두 건강한 봄기운을 나눠 가졌다. 42.195km 풀코스 출발선인 광화문광장에 모여든 일반인 참가자들은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들뜬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가족, 친구, 동료들과 사진을 찍으며 “완주합시다” “파이팅”을 외쳤다. 오전 8시 엘리트 선수들이 출발한 뒤 시민들은 광복 70년을 기념하기 위해 애국가를 제창하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86번째를 맞는 동아마라톤은 독립운동의 시작이나 다름없습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인 만큼 (숭고한) 마음을 안고 뛰시길 바랍니다”라고 축사를 한 뒤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자 참가자들은 환호와 함께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풀코스에는 약 1만8500명,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출발한 10km 코스에는 약 5500명이 참가했다. 축제의 장에 걸맞게 곳곳에서 독특한 복장을 한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슈퍼맨 복장에 망토까지 걸친 중국인 참가자 차이진핑 씨(23)는 “처음으로 참가하는 해외 마라톤대회에서 슈퍼맨처럼 초인적인 힘이 나왔으면 해서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다람쥐 복장을 하고 완주한 맹철민 씨(37·회사원)는 “올해로 4년째 이 복장으로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했다. 가족뿐 아니라 구경하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 선택한 옷”이라며 웃었다. 이날 대회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정한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대회라는 국제적인 명성에 걸맞게 많은 외국인들이 참여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대회 마스터스 코스에 참가한 외국인은 역대 최다 규모인 총 1695명. 2014년 대회(1363명 참가)에 비해 300여 명이 증가했다. 특히 중국인 참가자가 가장 높은 비율(489명)을 차지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2009년부터 대회에 참가한 쑤친성 씨(61)는 “동료 48명을 설득해 함께 바다를 건너왔다”며 “세계 여러 마라톤대회에 참여해 봤지만 동아마라톤대회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달렸다는 사실에 의의를 둔 참가자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출발 2시간 만에 10km 지점에 도착한 뒤 달리기를 멈춘 최규한 씨(84·여)는 “풀코스를 달릴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자식들이 출전을 말려도 소용없었다”며 미소지었다. 5시간 45분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한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인 원춘일 씨(87)는 “완주가 목표였는데 실제로 이뤄서 기쁘다. 내 나이에 완주라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6시간 34분을 기록해 이번 대회 공식 꼴찌가 된 프랑스인 노르망 마르하방 씨는 “꼴찌를 했다니 오히려 영광이다”며 “두 번째 참가한 대회인데 즐겁게 달렸다”며 곧장 출국을 위해 떠났다. 이른 아침부터 거리를 찾은 시민들은 “파이팅” “힘내세요”를 외치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동아국제마라톤 열리고 있어요, 모두 파이팅입니다”는 글을 올린 전경선 씨(48·여)는 “매년 열리는 큰 행사인데 안전하게 치러주고, 동네 주민들도 큰 축제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박성진·황성호 기자}

지난달 26일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위헌으로 판결하자 소위 ‘불륜 조장 사이트’라 불리던 애슐리 매디슨이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경찰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간통죄가 폐지돼 규제 방법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현재 애슐리 매디슨의 인터넷 주소는 기존 ‘.com’에서 ‘.co.kr’로 바뀌었을 뿐 불륜을 조장하는 내용은 그대로다. 방통위가 간통죄 폐지로 차단 근거를 잃게 되자 10일 접속차단을 풀면서 다시 문을 연 것. 가입자는 기혼남녀, 미혼남녀, 동성애 남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기자가 기본 인적정보을 넣고 어느 ‘선’까지 허락할 것인지를 입력하자 가입절차가 마무리됐다. 성인만 가입할 수 있다는 설명과 달리 본인 인증절차는 없었다. 미성년자가 마음먹고 생년월일을 허위 기재해도 제재할 방법은 없었다. 로그인하자 사진을 공개한 여성 몇 명의 프로필이 나타났다. ‘(성관계) 하려고 들어온 거 아닌가요?’ ‘잘해요’ 등 성관계를 암시하는 표현들이 곳곳에 보였다. ‘중년 남성 스폰서 원한다’며 유혹하는 글도 있었다. 애슐리 매디슨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육체적 관계 뿐 아니라 성매매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곳곳에 보였다. 프로필과 나이, 주소 등 모든 것을 가짜로 입력할 수 있어 상대방이 성매매를 유고하고자 마음먹으면 얼마든 속아넘어갈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었다. 가입한 뒤 10여분이 지나자 몇몇 여성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하지만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메시지를 읽을 수 없었다. 애슐리 메디슨이 제공하는 회원 간 메시지 교환과 채팅은 전부 비용을 지불해야 활용할 수 있다. 이곳의 사이버머니 ‘크레딧’은 최소 100개 단위로 판매되는데 가격은 5만2900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 30분 채팅에는 30크레딧, 60분 채팅에는 50크레딧의 비용이 들었다. 여기자 1명이 가입해 잠시 기다리자 30분 동안 남성 3명이 채팅으로 “만나자” “이야기좀 하자”고 다짜고짜 만남을 시도했다. 사이트 가입 사실을 지우기 위해 탈퇴를 신청하자 ‘은밀하게 흔적을 지운다’며 수수료 2만 원을 요구했다. 불륜은 민사상 여전히 손해배상 책임을 물릴 수 있는 행위다. 하지만 방통위는 “성매매 등 불법 행위가 적발돼야 제재할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는 사이트를 차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경찰 역시 “형사처벌 근거가 없다”는 대답을 내놨다. 이에 대해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박동진 교수는 “기혼자의 불륜은 사회 통념상 옳지 않고 문제가 되는 일이기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이런 사이트의 관리감독에 나서야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피습 사건 이후 처음으로 면도와 머리 손질까지 마친 깔끔한 모습으로 10일 마이크 앞에 섰다. 그동안 문병객을 맞을 때 입던 흙색 평상복이 아닌 양복 차림에 초록색 넥타이로 멋도 냈다. 실밥을 제거한 얼굴에 투명테이프만 붙인 상태였다.○ “내 건강 상태, 매우 좋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퇴원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정말 엄청나게 좋다(pretty darn good)”고 답했다. ‘darn’은 한국말로 ‘열라(매우)’라는 의미의 속어. 외교관은 잘 쓰지 않는 단어지만 리퍼트 대사는 두 차례나 이 표현을 반복했다. 그만큼 자신의 상태가 좋고 일상에 무리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통속적인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한국어로 자신을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라고 소개하면서 “한국인들이 불러주던 대로 나는 앞으로도 동네아저씨이자 세준이 아빠로 남을 것”이라며 웃었다. 리퍼트 대사는 특히 한국 국민의 성원을 강조하며 “어려운 시기 여러분이 성원해줬다는 걸 결코, 절대로(never, never) 잊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피습) 사건 자체는 무서웠으나 (이제는) 걷고 이야기하고, 아기를 안아주고 아내를 포옹할 수도 있다”며 “팔은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아직도 팔에 통증을 느끼고 있고 진통제를 처방받고 있다고 한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왼손을 쓰기 불편해 연설 원고를 꺼낼 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회견이 지연되자 대사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우리마당’ 김기종 씨(55·구속)가 흉기를 휘두를 당시에 대해선 “수사 중이어서 언급하기 어렵고 담당자들과 절차를 거쳐 이야기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향후 경호가 어떻게 강화됐는지에 대한 질문도 “경호 내용은 통상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변을 피하면서 “하지만 서울이나 한국의 여타 지역은 매우 안전하며 양국 사법당국의 협력도 잘되고 있다”고 했다. ○ 높아진 보안의식, 서툰 진행 이날 회견은 리퍼트 대사가 피습 사건 후 처음 가진 공식 행사였다. 미국대사관과 경찰은 회견이 열린 세브란스병원 6층 세미나실을 사전 점검하고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모든 취재진의 몸을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요원이 동의 없이 회견장에 놓인 취재진의 가방을 뒤지다 항의를 받고 비표 착용 여부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회견을 마친 리퍼트 대사는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오후 2시 35분경 세브란스병원 본관을 빠져나갔다. 그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자 몇몇 시민은 “리퍼트 대사님 사랑해요”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세브란스병원 근처에는 경찰 약 360명이 동원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조숭호 shcho@donga.com·이건혁 기자}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집니다. (한미가) 같이 갑시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퇴원하며 한미동맹의 강화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또박또박 한국말로 했다. 리퍼트 대사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며칠간 (한국인들의) 따뜻함과 넉넉함을 경험했고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이 성원해줬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5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습격당한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고 한미 관계에 대한 믿음도 굳건해졌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염려해 준 한미 양국 국민 모두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강력하고 역동적인 한미관계를 위해 속히 업무에 복귀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숭호 shcho@donga.com·이건혁 기자}
김기종 씨(55)에게 습격을 받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얼굴을 TV에 내보내지 말라고 협박전화를 건 70대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YTN 사옥 편집실로 폭파 협박 전화를 건 송모 씨(71)를 협박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오전 4시 44분경 “리퍼트 대사의 얼굴 상처를 내보내지 말라, 재차 얘기했는데 왜 계속 보여주느냐, 그러면 폭파시켜버리겠다”는 전화를 걸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전 11시경 YTN 사옥 인근을 탐문하던 중 “내가 협박전화 건 사람이다”고 이야기하던 송 씨를 찾아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김기종 씨(55)의 피습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지 5일만에 퇴원한다. 리퍼트 대사가 입원 중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10일 오전 브리핑에서 “회진 결과 컨디션이 매우 좋은 상태”라며 “오후 1~3시 사이 정상적으로 퇴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리퍼트 대사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브리핑을 진행한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오늘 오전 얼굴 쪽 상처 실밥을 전부 제거했으며 어떤 통증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팔 쪽에는 통증을 느끼고 있어 지속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약한 진통제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5번째 손가락 상처가 조금 깊어 매일 치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리퍼트 대사의 요청에 따라 퇴원 후에도 대사관저를 방문해 치료와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리퍼트 대사는 10일 오전 2시까지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 등 복귀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대사관 측은 퇴원 절차를 마무리한 뒤 리퍼트 대사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생각을 밝힐 계획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이르면 10일 퇴원할 전망이다. 9일 오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서 진행된 브리핑에 참석한 정남식 연세대 의료원장은 “큰 문제가 없으면 10일 이후에는 언제든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며 “방법 및 정확한 시기는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라며 예정된 계획에 따라 치료가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9일 오전 리퍼트 대사 얼굴의 실밥 80여 바늘 가운데 절반을 제거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10일 오전 중 제거할 예정이다.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다만 퇴원한다고 치료가 끝나는 게 아니며 토요일(14일)에 의료진이 대사관저를 방문해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얼굴과 달리 팔 부분의 치료는 3~4주 정도 지난 뒤 깁스를 제거할 때까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리퍼트 대사는 손등과 손가락 부위에 아직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8일 여야 대표 등 다수 방문객을 맞은 리퍼트 대사는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오전 회진 시 ‘피곤하다’라고 했다”며 “오늘은 문병 계획을 많이 잡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리퍼트 대사는 오전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맞이한 데 이어, 오후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리퍼트 대사가 한국인들의 관심과 격려에 지속적인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익명의 시민이 리퍼트 대사 고향인 오하이오 주 상징인 카네이션을 보내오자 한국인들의 섬세한 배려에 ‘I was deelpy moved(깊이 감동받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