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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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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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6세 히딩크 “수술로 다시 얻은 무릎… 운동 즐기며 새 인생”[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그 고통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릅니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연골이 다 없어져 오른쪽 무릎이 너무 뻣뻣했고 뼈와 뼈가 맞닿아 느끼는 통증으로 괴로웠죠. 밤에도 가시가 찌르는 듯한 아픔에 잠을 못 이루었죠. 너무 힘들어 제발 편하게 자고 싶다고 신께 빌기까지 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출한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6)은 2014년 1월 서울 강남제이에스병원에서 제대혈줄기세포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지팡이와 휠체어에서 벗어나 아프기 전에 즐기던 테니스와 스쿼시, 골프, 축구 등을 맘껏 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제대혈줄기세포 수술은 분만 후 아기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아픈 무릎에 이식시키는 치료법이다. 연골이 재생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근원세포인 줄기세포는 손상된 신체조직을 치유, 재생시키는 기능을 한다. 수술당시 60세 후반이었던 히딩크 전 감독도 사실상 새 연골을 얻었기에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나이가 너무 많거나 줄기세포 이식이 불가능할 경우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너무 행복합니다. 이제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아서 매일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제 여자친구 엘리자베스 등 친구들과 테니스를 주 2∼3회, 골프를 주 2∼3회 칩니다. 축구도 주 2회 합니다. 수술 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지난해 9월 퀴라소 대표팀 감독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히딩크 전 감독은 “테니스를 집중해서(intensive) 친다”고 했다. 게임을 할 때도 있지만 테니스 프로에게 부탁해 코트 구석구석으로 볼을 쳐달라고 해 운동량을 높인다는 것이다. “솔직히 난 달리고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 러닝머신이 있지만 테니스를 격렬하게 2시간 치면 땀도 쫙 빠지고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골프 핸디캡은 10∼12인데 “무릎 수술 뒤 나날이 스코어가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축구는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서 활약했던 프로선수 출신들과 “가볍게 2시간씩 즐긴다”고 했다. 축구는 과격한 플레이가 자주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격렬한 플레이는 자제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첼시 FC 홍보팀은 히딩크 전 감독이 첼시 사령탑을 맡고 있던 2016년 ‘히딩크 감독의 무릎 수술 전과 후’를 기획해 첼시TV를 통해 방송하기도 했다. 히딩크 전 감독 수술을 집도한 송준섭 원장(53)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재활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수술한 뒤 6주간 목발 보행을 했고 2개월 뒤 걸었다. 수술 4개월 뒤부터 고정식 자전거, 수영으로 체력을 키웠고 8개월부터 속보를 시작했다. 1년이 지난 뒤부터 가벼운 달리기도 시작했다. 1년 6개월 뒤부턴 정상 생활이 가능했다. 송 원장은 “축구와 테니스 등 고강도 운동은 그 강도에 맞는 허벅지 근육을 키운 뒤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이 과정을 충실하게 잘 따랐기에 지금도 좋아하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그는 수술 후 네덜란드 대표팀과 첼시 감독 등을 역임하면서도 팀 트레이너 등의 도움을 받아 꾸준하게 체력을 키웠다. 지난달 30일 강남제이에스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은 히딩크 전 감독은 오른쪽 다리 근력검사(Cybex Test)에서 앞뒤 근육의 수치가 동일 연령대 평균에 비해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다. 2002 월드컵 개최 20주년 기념 ‘2022 KFA(대한축구협회) 풋볼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방한한 그는 도착 다음 날 뉴코리아CC에서 골프를 쳤고 매일 서울 하얏트호텔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매일 테니스를 치겠다”며 웃었다. 히딩크 전 감독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준다. 무릎관절이 아프면 사람들의 활동이 제한돼 건강한 삶을 살 수 없다. 운동 등 왕성한 활동을 해야 모든 만성질환(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암, 당뇨,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100세 시대, 건강한 삶을 위해 이제 운동은 필수다. 스포츠마니아 히딩크 전 감독은 “수술로 다시 얻은 무릎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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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母 돌아가신게 인생의 전환점…걷기로 시작해 100대 명산 완등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21년 8월 7일 란 주제로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등장했던 정용권 씨(53)가 5월 29일 블랙야크가 인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완등했다. 정 씨는 최근 “2020년 8월 12일 울산 영남알프스 신불산 등정으로 시작해 2022년 5월 29일 강원 계방산까지 대한민국 100대 명산 등정 656일간의 장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혀왔다. 100대 명산은 블랙야크와 산림청 인증 두 가지가 있는데 인증서 발급은 블랙야크에서만 해준다. 회원 가입해서 기준에 맞게 등록하면 완봉했을 때 인증서를 준다. 정 씨는 “이제 백두대간을 종주하겠다”고 말했다.충북 청주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정 씨는 5년 전 시작한 걷기와 등산으로 즐겁고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정 씨는 5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지병으로 한달 고생하다 가셨다. 사실 그 때까지는 죽음이라는 것을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머니를 지켜보며 죽음이라는 게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도 죽을 수 있다고 처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정 씨의 체중이 120kg정도 나갔다. 그는 “아 내가 무분별하게 살았구나. 정말 생각 없이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일을 마치고 저녁 때 허기진다는 이유로 밥 3공기에 맥주 4캔을 마시고 바로 자는 게 생활이었다고 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는 “가장 쉬운 게 걷기다. 처음엔 아파트 한바퀴 도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다음 공원도 가고 마트도 가고…. 조금씩 늘려갔다. 어머니 돌아가신 게 내겐 인생의 전환점이다”고 했다. 1km에서 2km, 2km에서 5km, 5km에서 10km. 걷는 거리가 늘었다. 자연스럽게 걷기가 생활화가 됐다. 정 씨는 어느 순간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몸이 더 많이 걸어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운동량을 계속 늘렸다. 그러다보니 매일 10km 이상을 걷게 됐다”고 했다. 등산을 한 것도 몸이 반응해서란다. 산 오르는 것도 처음엔 집 주변 해발 200m 낮은 산부터 300m, 400m로 차근차근 올렸다. 어느 순간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명산도 가게 됐다. 정 씨는 걷기 시작 1년째부터 운동 루틴이 현재 하고 있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했다. 매일 11km를 걷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산으로 가는 게 그의 운동 루틴이다. 2년 정도 지나면서부터 해발 1000m 이상급 산을 오르게 됐다. 2020년 8월부터는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체력이 좋아지다 보니 한라산을 찾게 됐다. 한라산 7개 코스를 다 돌아봤다. 설악산도 12개 코스를 4, 5번에 걸쳐 훑었다. 산이 너무 좋아졌다. 온갖 나무와 꽃, 바위, 계곡, 능성 등 경관도 좋았다. 산과 하나 되는 느낌도 좋았다. 정상에 올랐을 때의 쾌감이라니…. 어느 순간 능선을 타는 맛을 알게 됐다. 그러다 보니 산 전체의 맛까지 느꼈다. 그러다 산을 좀 체계적으로 타보자는 생각에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오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산에 오르면 3~4시간은 후딱 지나간다. 능선을 탈 경우엔 6~7시간 걸린다. 이젠 산을 타지 않으면 생활이 힘들어진다. 내게 등산은 생활의 활력소다”고 했다. 정 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산을 탄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솔직히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산을 탔으면 지금까지 못 왔을 겁니다. 일찌감치 포기했을 거예요.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걸었고 걷다보니 산을 올랐고, 산이 좋아 산을 타다보니 어느 순간 다이어트란 선물이 제게 와 있었습니다. 혹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걷은 것과 등산을 취미로 삼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럼 시간이 지나면 살은 자연스럽게 빠집니다.” 정 씨는 요즘 옷 입는 맛이 난다고 한다. 3년 전부터 체중은 그대로지만 몸이 탄탄해져 옷맵시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정 씨가 이렇게 열심히 산을 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내 인필선 씨(51)였다고 했다. “처음부터 집사람이 함께 해줬어요. 함께 걷고 산에도 함께 갔죠. 제가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등산을 즐기고 있는 데는 아내의 도움이 컸습니다. 도시락과 과일 등 필요한 것도 잘 챙겨줬습니다. 산에 가면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 씨는 걷고 산을 타다보니 살이 빠졌고 건강도 얻었다. 부부간의 정도 더 두터워졌다. 그는 “평생 아내와 함께 산을 타며 즐겁고 건강하게 살겠다”고 했다. 정 씨 부부는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사는 대표적인 모범 사례이다. 스포츠심리학적으로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은 운동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스포츠심리학에 ‘사회적 지지(지원)’라는 게 있다. 특정인이 어떤 행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으로 정서적, 정보적, 물질적, 동반자 등의 지지를 말한다. 이 중 동반자 지지가 가장 강력하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으로서 동반자가 중요한데 그 동반자가 남편이나 아내라면 더 오래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부부가 함께 즐기면 서로 의지하며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더 높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도 생겨 금슬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인필선 씨도 100대 명산 완등 인정서를 받았다. 정 씨는 “백두대간도 아내와 함께 종주하겠다”고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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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대통령, 득점왕 손흥민에 직접 ‘청룡장’ 준다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 축구 최고 레벨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첫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30·토트넘·사진)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직접 수여하기로 했다. 청룡장은 맹호장 거상장 백마장 기린장 등 5가지 체육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생(1912∼2002)과 산악인 엄홍길 대장(62), 프로 골퍼 박세리(45), ‘피겨 여왕’ 김연아(32) 등이 받거나 추서됐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손흥민에 대한 청룡장 상훈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체육인에게 청룡장을 수여할 때는 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손흥민에게 청룡장을 주기로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23일 손흥민이 2021∼2022시즌 EPL 득점왕을 확정짓자 축전을 보내 “아시아 선수 최초 득점왕은 손흥민 선수 개인의 영예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계 모두가 축하할 경사”라고 전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스포츠 선수에게 보낸 첫 번째 축전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을 이끌어 청룡장을 받은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6)도 손흥민의 EPL 득점왕 등극을 높이 평가했다. 한일 월드컵 개최 20주년 기념 ‘2022 KFA(대한축구협회) 풋볼 페스티벌’ 참석차 방한 중인 히딩크 전 감독은 “손흥민은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이제 EPL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며 “아주 어려운 벽을 넘어섰다. 이젠 언제든 다시 득점왕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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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76세 히딩크 "지금껏 테니스 치는 비결? 한국서 받은 무릎 수술 덕"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6)은 28일 한국에 온 뒤 틈나는 대로 골프와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29일엔 뉴코리아CC에서 골프를 쳤고 30일 새벽엔 여자친구 엘리자베스와 테니스를 쳤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매일 테니스를 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제이에스병원에 검진 차 방문한 히딩크 전 감독은 “2014년 오른쪽 무릎 퇴행성관절염 수술을 받은 뒤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그는 그해 1월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53)의 집도로 제대혈줄기세포 수술을 받았고, 8년 넘게 지난 지금도 큰 문제없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제대혈줄기세포 수술은 아픈 무릎의 연골을 긁어내고 줄기세포를 심어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히딩크 전 감독은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큰 고생을 했는데 탄탄한 무릎 때문에 잘 버텼다고 했다. 그는 “10일 동안 체중이 10kg이 빠질 정도로 힘들었다.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운동을 해야 했는데 과거와 달리 무릎이 안 아파 테니스와 골프로 체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웃었다. 2002 월드컵 20주년 기념 ‘2022 KFA(대한축구협회) 풋볼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히딩크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에 대해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이제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아주 어려운 벽을 넘어섰다. 이젠 수준급으로 도약했으니 언제든 다시 득점왕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20년 전 한국을 떠나며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41)와 이영표 강원 FC 사장(45)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 데려가 성공시킨 사례를 들며 “한국 선수들이 유럽 빅리그로 바로 가려고 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는 결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빅리그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훌륭한 팀들이 많은 네덜란드나 벨기에 등에서 경험을 쌓고 가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경기를 뛸 수 있다. 박지성도 그렇게 해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PSV 에인트호벤을 징검다리로 각각 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으로 이적해 활약했다. 손흥민은 유소년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로 건너가 성인무대를 경험한 뒤 EPL로 이적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2002년 당시 한 두 명의 한국선수들 더 데려가고 싶었지만 다른 길로 가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히딩크 전 감독이 그 선수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로 간 이천수(41)와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와 계약 갈등을 빚고 있던 안정환(46)이란 소문이 돌았었다. 다시 축구현장으로 돌아간 홍명보 울산 감독(52)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축구 감독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법이다. 그게 축구다. 홍 감독은 그런 것을 다 겪었기에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 감독은 책임감이 강하고 늘 신중하다. 최선을 다한다. 이제 경험도 쌓았다.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고 덕담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한국의 동메달 획득을 지휘했던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땐 조별리그 탈락이란 고배를 들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역임한 홍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다시 프로축구 지도자로 돌아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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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킬레스건염으로 고생…등산화 바꾸니 통증 사라져”[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등산 마니아 윤종빈 크로스 커뮤니케이션스 이사(56)는 2020년 7월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와 정형외과를 찾았다. 아킬레스건염이었다. 약을 복용하고 조심했더니 괜찮아졌다. 하지만 얼마 뒤 다시 통증이 생겨 다른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역시나 아킬레스건염 진단을 받았다. 과도한 운동이나 과체중이 원인이라고 했다. 의사는 보통 아킬레스건염은 건에 생기는데 건과 뼈의 접합부에 염증이 있는 것으로 봐 경사도가 있는 곳을 오르는 등산을 많이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윤 이사는 주 2~3회 회사에서 집까지 12km를 걸어서 퇴근하고 매주 주말 북한산을 찾아 6~7km를 걷는다. 많이 걸을 땐 하루 3만보 이상은 걷고 있다. 윤 이사로선 아킬레스건염 탓에 산에도 못 가고 많이 걷지 못해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아킬레스건염으로 고생하던 윤 이사는 지난해 5월부터 등산화를 바꿨다. 밑창이 소프트한 것을 신다 딱딱한 것으로 바꾼 것이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 과거 등산을 한 뒤 소염제도 먹었었는데 등산화를 바꾼 뒤에는 복용하지 않는다. 윤 이사는 “딱딱한 등산화를 신어 발목이 아프지 않자 다시 소프트한 것을 신었는데 바로 통증이 재발됐다”고 했다. 윤 이사는 이젠 산에 갈 땐 밑창이 견고한 등산화만 신는다. 등산화를 바꾼 뒤 아직 아킬레스건염이 재발되지 않았다. 윤 이사는 산을 22년 넘게 오르면서도 등산화의 중요성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2000년 지인의 권유로 산을 오르게 됐죠. 방송국에 있는 지인과 매일 새벽 서울 청계산을 오른 뒤 오전 9시 쯤 해장국을 먹고 헤어졌습니다. 그 때 산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2002년에는 한국방송작가협회와 인연이 됐어요. 함께 산을 탔고 2006년 방송작가협회와 히말라야를 18박19일 다녀온 뒤 매주 산을 오르게 됐습니다.” 주 1회, 1년에 52회 산을 올랐던 그도 한 때 중등산화를 신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가볍고 편한 경등산화를 신기 시작했는데 결국 탈이 났던 것이다. 윤 이사는 “딱딱하고 무거워서 바꿨다. 젊었을 때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나이가 드니 발에 무리가 왔다”고 했다. 등산화 전문가들은 등산 시간 기준으로 4시간 이상은 중장거리 산행으로 트레킹이라 하고 4시간 이하 산행은 단거리 산행으로 하이킹으로 구분한다. 등산화만 100년간 만든 독일의 명품 로바(LOWA)를 수입하는 김병철 메드 (주)메드아웃도어 대표(53)는 “4시간 이상 중장거리 산행을 할 땐 발목을 꽉 잡아주는 견고한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착화감이라고 합니다. 발하고 신발하고 얼마나 밀접하게 감싸주느냐가 중요합니다. 산은 평지가 아니라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지기 때문에 발이 앞과 뒤로 쏠리면 마찰이 생겨 물집도 생깁니다. 신발 안에서 롤링이 일어나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근육들을 써야 하기 때문에 발의 피로도가 높아집니다. 발전체를 잘 잡아줘야 하는데 특히 발목과 뒤꿈치를 잘 잡아줘야 발의 움직임을 최소화합니다.” 윤 이사가 부드러운 밑창에서 딱딱한 밑창으로 바꿔서 아킬레스건염이 사라졌다는 게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산을 오르다보면 자갈, 바위, 돌, 나무뿌리 등 다양한 돌출 부위를 밟고 지나가야 하는데 밑창이 소프트한 것을 신으면 얼마 안가 발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보통 발바닥이 탄다고 표현하는데 그럼 장시간 등산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따라서 산행 시간에 따라 등산화로 구별해서 신어야 안전하게 등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4시간 이하면 부드러운 밑창이나 트레일러닝화로도 커버가 가능하다. 하지만 4시간 이상 산행 때는 밑창이 견고하고 발목을 꽉 잡아주는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거리 산행은 중등산화, 단거리 산행은 경등산화를 신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호 한국인체공학신발연구소 소장(63)도 “등산화는 돌과 나무부리 등 다양한 변수가 있는 오프로드를 걸을 때 신기 때문에 밑창이 딱딱하고 발을 잘 잡아주는 것을 신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마라톤 풀코스를 800회 가까이 완주하며 발의 움직임을 연구해 기능성 안창을 만들고 있는 그는 “발이 신발 안에서 놀면 피로도가 높아진다. 발을 탄탄하게 잡아주고 무릎과 고관절 비복근을 활용해 걸어야 산행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밑창이 견고하다고 내부까지 견고한 것은 아니다. 소프트한 소재를 써서 부드럽게 감싸주고 있다. 윤 이사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딱딱하고 무거우면 안 좋을 것이란 편견이 있는데 장거리 산행 땐 딱딱해야 오래 편하게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밑창이 딱딱하고 발목을 잘 잡아주는 등산화를 신으면 걸음걸이도 달라진다. 발목을 쓰지 않기 때문에 고관절을 더 많이 쓰게 돼 결과적으로 코어 운동이 더 많이 된다”고 말했다. 밑창이 딱딱하고 발목을 잡아주는 등산화를 신으면 어떤 측면에선 발목을 깁스한 느낌이 들 정도이지만 이게 발목을 탄탄하게 지지해준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양말과 스틱(지팡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땀이 잘 흡수되고 빨리 말려주는 울 양말을 신어야 한다. 요즘 기능성 양말도 나오지만 장거리 산행엔 울 양말이 가장 좋다. 면양말은 피해야 한다. 면양말은 땀이 차면 잘 마르지 않고 딱딱해져 마찰계수가 올라가 불집 등 발에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와 김 대표는 “등산 장비를 갖출 때 가장 중요한 게 등산화다. 발이 편해야 등산이 즐겁다. 그리고 옷 보다는 배낭이 중요하다. 스틱도 꼭 갖추고 산에 올라야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윤 이사는 등산 초보자에게도 중등산화를 추천한다. 그는 “산길이 익숙지 않아 이동중 밸런스가 안정적이지 못한 사람들에게 안정성과 접지력 성능이 가장 좋은 게 중등산화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에서 설명했듯 중등산화는 무엇보다 발목을 잘 받쳐주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경등산화나 트레킹화보다 확실히 막아준다. 그는 또 “국립공원을 포함해 대한민국의 어지간한 산들을 오르내리겠다면 우선적으로 중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산은 거의 대부분 돌산 바위산이라 발을 잘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는 윤 이사와 함께 27일 서울 구기동쪽에서 출발해 북한산 비봉과 사모바위, 승가봉, 문수봉을 찍고 다시 구기동으로 내려오는 4시간 산행을 했다. 이날은 중등산화를 신었고 스틱도 썼다. 평소 달리기를 즐기는 기자는 산을 탈 때 트레일러닝화를 신었는데 2~3시간 지나면 발바닥과 뒤꿈치가 불편했지만 이날은 발이 편안했다. 스틱도 처음 사용했는데 오르막을 오를 때 하체의 움직임을 도와주고 내려올 때 안정성을 높여줘 몸이 덜 피곤했다. 윤 이사는 “대한민국 산 중에서 다양한 코스가 많은 북한산이 좋아 거의 매주 오르는데 일부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등산화을 살펴보고, 중등산화가 아니면 ‘아휴 저 친구 오늘 고생하겠네’라는 생각이 든다. 등산 장비 중 가장 중요한 게 등산화라는 것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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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운지]한국대학보디빌딩피트니스연맹 출범…초대회장에 최동성 대양CIS 대표이사

    한국 대학생들의 근육을 키워줄 단체가 탄생했다. 한국대학보디빌딩피트니스연맹(KOREA-UNIVERSITY BODYBUILDING & FITNESS FEDERATION)이 5월 27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창립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3월 15일 대한보디빌딩협회로부터 승인을 받은 대학연맹은 최동성 대양CIS 대표이사를 초대 회장으로 영입해 출범했다. 창용찬 대학연맹 수석부회장(스포츠문화산업협회대표)은 “전국 400여개 대학교에서 보디빌딩과 피트니스를 배우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회를 주관하고, 학문연구를 통해 국민 건강과 예방, 처방을 위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하나씩 만들어 갈 것”이라 말했다. 대학연맹 실무부회장인 김준수 을지대학교 교수는 “MZ세대의 요구에 맞게 역동적인 보디빌딩과 피트니스를 제공해 대학생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만들 계획이다. 6월 4일 심판강습회 개최와 6월 11일에는 대학생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2022년도 전국유니버시티 보디빌딩·피트니스대회를 열어 보디빌딩 활성화에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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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서 스키타고 韓서 등산…운동해야 노년 즐길 수 있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미국은 스포츠 천국이었어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죠.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 자전거타기, 스키, 피트니스, 걷기 등을 즐겼습니다. 운동을 안 하면 삶에 활력이 떨어져 힘들었어요.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운동의 생활화가 중요합니다.” 한국 나이 80세인 김권식 EVS(Engineering, Value, Service) 회장은 1969년 미국 미네소타대학으로 유학을 떠난 뒤부터 생활화한 운동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2년 반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건강한 모습으로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등에서 ‘인생 강연’을 하며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꿈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매년 고국을 찾아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했었다. 김 회장은 학창시절부터 운동에 관심이 있었다. 시설 등 여건이 여의치 않았을 뿐. 그는 “중학교 때 형이 다니던 연세대를 찾았다 외국인들이 정구 치는 것을 지켜봤다. 고입에 대입까지 준비하느라 하진 못했지만 서울대 공대에 들어가서 정구채 2개를 사서 친구들과 함께 쳤다. 정구장이 없어 운동장에서 선 긋고 치다 공 주우러 멀리까지 쫓아다닌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고 했다. 축구도 했고 등산도 즐겼다. “조선항공학과 동기인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 등과 팀을 짜 공과대학 축구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했죠. 민 전 회장은 학창시절 마라톤 선수로 불릴 정도로 잘 달렸어요. 공대 산악반에 들어 서울 공대 공릉동 캠퍼스 근처 불암산과 북한산, 도봉산은 밥 먹듯 다녔죠. 설악산, 지리산 등 전국의 명산도 올랐어요.” 이랬던 김 회장이기에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생활화하게 된 것이다. 그는 “운동을 하려거든 재미있게 하라”고 말한다. 노동처럼 하는 기계적 운동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 순간을 즐겨야 한다. 겨울엔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컬링 등을 즐겼고 그 외 계절엔 바람과 햇빛을 즐기는 하이킹과 자전거 타기, 골프, 테니스 등으로 건강을 다졌다. 나이 들면서는 부상 위험이 적은 스포츠로 방향을 바꿨다. 겨울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탁구, 여름엔 골프와 걷기를 주로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평생 체력 단련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1시간15분에서 2시간, 다른 스포츠도 한번 하면 2시간씩은 한다. “미국에 처음 와선 테니스를 많이 쳤어요. 골프도 시작했는데 타이거 우즈가 나타나면서 테니스가 완전히 밀렸죠. 하지만 전 1시간30분에 땀을 흠뻑 흘릴 수 있는 테니스를 4시간30분 걷는 골프보다 더 좋아했습니다.” 대학 시절 한 때 방황하며 귀농을 꿈꾸던 그는 백령도 공군 복무시절 부대에서 개설한 야학 신우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유학을 준비하게 됐다. 그는 “집안 사정으로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이 어떻게든 배우겠다는 모습을 보며 반성 많이 했다. 그래서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항공학 교수를 꿈꾸던 김 회장은 전공을 바꿔 토목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항공과 국가 장학금을 받고 나왔는데 갑자기 장학금이 중단됐다. 토목공학과에서 장학금을 보장해준다고 해서 전과를 했다”고 했다. 1975년 박사학위를 받은 뒤 네브래스카주 정부 천연자원 부서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5년 뒤 미네소타로 돌아와 알고 지내던 친구와 토목설계 사업을 시작했다. 15년 전부턴 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풍력, 태양광 시설을 설계하고 지어주는 사업이다.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톱5에 드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생각하는 사업 성장의 키포인트는 인간관계다. “엔지니어링 회사라고 기술과 전문성만 가지고 회사를 운영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결국 사업은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저는 다양한 사람들하고 잘 지내는 법에 관심을 많았습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게 함께 운동하는 것입니다. 탁구, 테니스, 골프, 함께 걷기 등…. 함께 땀 흘리고 식사하면서 맥주 한잔하면 친밀도가 더 높아집니다.” 국내 강연 주제도 인간관계를 잘 하는 법이다. 꿈을 가지고 노력하되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함을 강조한다.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팀이 1938년부터 2013년까지 75년 동안 다양한 계층의 소년 724명을 뽑아 2년 마다 인터뷰하며 인생을 관찰했어요. 하버드 의대 로버트 월딩어 정신과 교수는 ‘무엇이 행복을 결정 하는가’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행복한 삶의 비결은 바로 가족이나 직장, 친구, 지인들과의 좋은 ‘인간관계’였습니다.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게 돈도 권력도 아닌 좋은 인간관계라는 겁니다. 가족과 친구,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야 행복하다는 것이죠. 그 관계를 운동으로 맺으면 건강도 챙기고 친밀도도 높이고 일석이조 아닌가요.” 회사 운영도 인간에 맞춰져 있다. 이익의 절반은 종업원에게 나눠주고, 나머지 절반은 사회사업재단 EVS CARES에 투자해 탄자니아 식수 개발 사업 등 약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쓰고 있다. 김 회장은 EVS가 미국 재생 에너지기업 톱5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미국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거대담론 형성돼 있었죠. 그래서 과감하게 재생 에너지 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업계 인물들이 잘 도와줘서 급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도 주고 있다. 미국생활 초창기부터 로타리클럽에 가입해 청소년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미네소타에서 고등학생을 한국에 보내면, 그 학생은 한국 호스트 패밀리와 1년간 같이 살며 한국 문화와 생활방식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얻는다. 한국 학생들이 오면 미국 호스트 패밀리와 1년 동안 같이 살며 영어와 문화를 배우게 된다. 지금은 뉴 제너레이션 대학생 단기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미국에서 있을 곳을 찾아주고 전공과 직업적 목표에 따라 기관, 산업체 현장실업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으로 인생이 바뀐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김 회장은 “내 건강도 중요하지만 주위 건강도 중요하다. 가족, 회사원이 다 건강해야 가정도 회사도 행복하다. 우리 회사에선 컴퓨터 앞에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말도록 권유한다. 산책도 하라고 한다. 집과 회사에 탁구장도 마련했다. 틈나는 대로 탁구도 친다. 건강해야 일도 잘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인 황성숙 씨(78)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탁구, 골프, 걷기 등을 함께 즐기고 있다. 대학 때까지 스키 선수였던 두 아들과 다운힐 스키도 함께 타기도 했다. 그는 “탁구를 전혀 못 치던 젊은 직원들이 나랑 치면서 일취월장해 결국 날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내가 참 좋은 탁구 지도자인 것 같다”며 웃었다. 한국에 오면 지인과 지리산 등 명산을 올랐다. 하지만 이번엔 못했다고 했다. “친구인 민홍식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가 등산 가이드였습니다. 이번에도 지리산을 오르기로 했는데 민 교수가 코로나19에 걸린 뒤 체력이 떨어졌다고 못 가겠다고 하더군요. 아쉽지만 서울 우면산을 가볍게 올랐습니다. 제가 아직도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운동의 생활화입니다. 건강해야 100세 시대를 누릴 수 있습니다. 골골하면서 100세를 살면 뭐합니까? 운동이 100세 시대를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후배들아 이제 너희들 차례다’는 책으로 엮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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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여든에도 韓美 오가며 활동… ‘운동 생활화’가 체력 원천”

    한국 나이 80세인 김권식 EVS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잠잠해지자 이달 초 한 달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등에서 ‘인생 강연’을 하기 위해서다. 매년 오다 코로나19 탓에 2년 반 만에 찾았다. 1969년 미국 미네소타대로 유학을 떠난 뒤부터 생활화한 운동 덕분에 체력적 문제 없이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꿈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은 스포츠 천국이었어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죠.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 자전거 타기, 스키, 피트니스, 걷기 등을 매일 했습니다. 운동을 안 하면 삶에 활력이 떨어졌어요.” 학창 시절부터 운동에 관심은 있었다. 시설 등 여건이 여의치 않았을 뿐이다. 그는 “중학교 때 큰형이 다니던 연세대를 찾았다가 외국인들이 정구 치는 것을 지켜봤다. 고입과 대입을 준비하느라 하진 못했지만 서울대 공대에 들어가 정구채 2개를 사서 친구들과 함께 쳤다. 정구장이 없어 운동장에서 선 긋고 치다 공을 주우러 멀리까지 쫓아다닌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나중엔 테니스로 바꿨다”고 했다. 축구도 했고 등산도 즐겼다. “조선항공학과 동기인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 등과 팀을 짜 공과대학 축구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했죠. 민 전 회장은 학창시절 마라톤 선수로 불릴 정도로 잘 달렸어요. 공대 산악반에 들어 서울 공대 공릉동 캠퍼스 근처 불암산과 북한산, 도봉산을 밥 먹듯 다녔죠. 설악산, 지리산 등 전국의 명산도 올랐어요.” 이랬던 김 회장이기에 미국에 건너가 자연스럽게 스포츠에 빠져 살게 됐다. 그는 노동처럼 하는 기계적 운동은 좋아하지 않는다. 운동하는 순간을 즐긴다. 겨울엔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컬링 등을 했고 그 외 계절엔 바람과 햇빛을 즐기는 하이킹과 자전거 타기, 골프, 테니스 등으로 건강을 다졌다. 나이 들면서는 부상 위험이 적은 스포츠로 방향을 바꿨다. 요즘은 겨울엔 크로스컨트리스키와 탁구, 여름엔 골프와 걷기를 주로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평생 체력 단련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대학 시절 한때 방황하며 공부를 포기하고 귀농까지 고민했던 그는 백령도에서 공군으로 복무할 때 부대에서 개설한 야학 신우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유학을 준비하게 됐다. 그는 “집안 사정으로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이 어떻게든 배우겠다는 모습을 보며 반성을 많이 했다”고 했다. 항공과 교수를 꿈꾸던 김 회장은 전공을 바꿔 토목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40여 년 전 토목설계 사업을 시작했다. 15년 전부턴 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풍력, 태양광 시설을 설계하고 지어주는 사업이다.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톱5에 드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생각하는 사업 성장의 키포인트는 인간관계다. “엔지니어링 회사라고 기술과 전문성만 가지고 회사를 운영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결국 사업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저는 다양한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게 함께 운동하는 것입니다. 탁구, 테니스, 골프, 함께 걷기 등…. 함께 땀 흘리고 식사하면서 맥주 한잔하면 친밀도가 더 높아집니다.” 국내 강연 주제도 인간관계를 잘하는 법이다. 꿈을 가지고 노력하되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는 “하버드대가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게 돈도 권력도 아닌 좋은 인간관계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족과 친구,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야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 관계를 운동으로 맺으면 건강도 챙기고 친밀도도 높이고 일석이조 아닌가”라고 했다. 김 회장은 “내 건강도 중요하지만 주위 건강도 중요하다. 가족, 회사원이 다 건강해야 가정도 회사도 행복하다. 우리 회사에선 컴퓨터 앞에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말도록 권유한다. 움직이며 산책하라고 한다. 집과 회사에 탁구장도 마련했다. 틈나는 대로 함께 탁구도 친다. 건강해야 일도 잘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해야 100세 시대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후배들아 이제 너희들 차례다’라는 책으로 엮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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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 후 5개월만에 보디빌딩 대회서 우승”…아이 둘 엄마의 몸매 관리법은?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제가 첫째 출산한 뒤 5개월 만에 보디빌딩대회에 출전해 우승했더니 모두 놀라워했어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제가 계속 근육운동 해 온 게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아이 둘 낳고도 임신 전 몸매로 바로 돌아왔으니까요.” 김현정 씨(31)는 2020년 6월과 올 2월에 출산한 두 아이의 엄마다. 둘째를 낳은 지 세 달이 채 안됐지만 사실상 예전 몸매로 돌아왔다. 중학교 때부터 근육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20세를 넘긴 뒤 지속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온 결과다. “중학교 2학년 때 K-팝 하는 언니들 복근을 보고 저도 만들고 싶어 집에서 혼자 홈트레이닝을 시작했어요. 잘 안 만들어지더라고요.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20세를 넘기며 스피닝 강사로 일하게 됐고, 그 때부터 트레이너들로부터 지도를 받았어요.” 땀의 맛을 알았다고 해야 할까? 운동한 뒤 샤워를 하면서 느끼는 개운함이 좋았다. 그래서 계속 운동에 관심을 가졌고 스피닝이 인기를 끌 때 자격증을 따 강사로 일한 것이다. 그는 “인생에서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 운동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안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 피트니스 업계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트레이너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래도 몸이 잘 잡히지는 않았다. 김 씨는 “뭐 같이 일하는 분들에게 조금씩 얻어 들어서 운동하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2015년 대한보디빌딩협회 산하 코치아카데미에서 제대로 공부하면서부터 몸이 바뀌기 시작했다. 김 씨는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궁금증이 해결됐다. 웨이트트레이닝의 원리를 제대로 알고 나서 운동을 하니 근육이 붙었다”고 했다. 그 때 코치아카데미에서 만나 결혼하게 된 하용인 씨(46)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근육을 키웠다. 김 씨는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 중구 명동에서 바디플렉스짐을 운영하는 남편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계획이 바뀌었다. “몸이 만들어지니까 욕심이 생겼어요. 우연히 보디빌딩 대회에 구경 갔는데 제 몸이 더 좋은 것 같았죠. 그래서 2017년부터 대회에 출전했어요. 비키니 부문에 출전했는데 처음 나가서 2등을 했어요. 성취감이 대단했어요. 그 후 계속 각종 대회에서 1,2등을 했어요.보디빌딩 대회 출전을 위해서 단축 마라톤에도 나갔다. 지방을 태우기 위해서다. 평소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며 근육운동을 했지만 각종 대회 10km와 하프코스에 출전하며 근육의 선명도를 높였다. 보디빌딩 선수들은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대회를 앞두고 고 단백 식사를 하며 탄수화물과 지방을 완전히 끊는 극단적인 식이요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김 씨는 모유수유를 하기 때문에 골고루 잘 먹으면서 유산소 운동을 적절하게 해서 지방을 줄이고 있다. 달리기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짧고 굵게 하지만 하고나면 체력이 확 올라간 느낌이 들고 마라톤 완주는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 죽을 것 같은데서 해냈다는 느낌이랄까…”라고 했다. 10km는 50분대, 하프는 1시간50분대에 완주하는 수준급 마라토너다. 2019년 임신하면서 대회 출전을 멈췄다. 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아기가 자궁에 안착 될 때까지 기다린 뒤 운동을 시작했다. 남편은 애가 잘못 될까 반대했지만 내가 몸을 안 쓰면 죽을 것 같았다. 물론 운동 강도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처럼 가볍게 하다가 최대론 임신 전의 40~50%까지만 올렸다. 출산 1주일 전까지 30kg을 메고 스¤을 했다. 그래도 문제없었다. 이젠 남편도 잘 도와준다”고 했다. 출산 직전 몸무게가 평소보다 15kg 늘었다. 임산부 기준으로 사실상 애기 몸무게 수준으로 는 것이라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질 몸을 만들었고 임신 기간에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다른 살은 붙지 않았다. 김 씨는 첫째를 출산 한 뒤 50일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고, 5개월 뒤인 2020년 11월 YMCA 대회 비키니부문 163cm 이상급에 출전해 우승까지 했다. 당시 “어떻게 애 낳고 이렇게 빨리 몸을 만들 수 있냐”며 주위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근육운동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몸도 전혀 망가지지 않았고 튼 살 등 임신 후유증도 없었어요. 산후 우울증도 극복할 수 있었죠. 첫째 낳고 집에만 있어서 우울했죠. 인생이 다 끝난 것 같고…. 운동을 하고 몸이 돌아오니 자신감을 찾았어요.” 한승수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51)는 “태아가 안정된 상태에서 적당한 운동은 산모에게 도움이 된다. 김 씨의 경우 임신 전부터 계속 근육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출산 전후 강도를 줄인 운동이 도움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일반화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육아하면서 운동하기가 쉽진 않았다. 김 씨는 “아기가 잠을 자는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을 했다.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아기의 수면 패턴이 파악된다. 새벽에 4~5시간 잘 때를 잘 활용했다”고 했다. 피트니스센터에는 자주 가지 못하고 주로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했다. CC(폐쇄회로) TV를 설치해 아기를 보면서 운동하기도 했다. 임신하기 전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루 2시간 이상 했다. 유산소운동까지 하루 5~6시간 운동에 투자했다.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는 웨이트트레이닝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짧고 굵게 끝낸다. 그는 “운동을 하다보니 강도를 높이고 집중해서 하면 짧은 시간에도 충분히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둘째 임신 땐 운동을 많이 못했다. 첫째 아이 언어 교육을 시키다 프로그램이 맘에 들어 직접 교육사업에 뛰어 들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첫째 교육을 위해 시작했는데 사업이기 때문에 집중해야 해서 운동할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도 3개월 만에 몸이 예전으로 돌아왔다. 역시 근육운동의 힘이었다. 근육량이 많아 에너지 소비 효율이 좋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최근 다시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대회에 출전해 결과를 받는 게 재밌어요. 성적이 좋으면 성취감도 느끼고요. 대회를 준비하려면 최소 3개월은 운동해야 하는데 그럼 몸매 관리는 저절로 되죠.” 남편을 만난 스토리가 재밌다. “코치아카데미에서 만났는데 제가 먼저 접근했어요. 멋있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저보다 15살이나 많더라고요. 역시 근육운동을 해서 그런지 젊어 보였어요. 나이 얘기 안하면 20~30대로 보여요…. 호 호.” 실제로 근육운동을 하면 젊어진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젊음은 에너지란 말과 같다. 다양한 힘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이 에너지의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나이 들수록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 차이가 근육량의 차이다. 결국 나이 들어서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질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근육은 젊음을 되찾아주는 회춘약(回春藥)과 같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킨다. 성장호르몬도 배출시킨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온다. 나이 들면서 근육운동이 더 중요하다. 사람 근육은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한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80세에는 최대 근육량의 50% 수준으로 떨어진다. 유산소 운동도 중요하지만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일찌감치 근육운동을 생활화하면서 즐겁고 건강하게 살고 있는 김 씨는 “평생 젊게 살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놓지 않겠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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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만 문체2차관 ‘성추행 의혹’… 趙 “오해 풀어”

    13일 임명된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61)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한 매체가 조 차관이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달 저녁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라고 대한체육회에 지시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문체부로부터 지시 공문이 내려왔다”며 “(조 차관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신고나 보고는 그동안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회식 자리에는 조 차관을 포함해 대한체육회 직원 7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차관은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회식 다음 날 여직원 2명이 사무실로 찾아와 ‘부적절한 신체 접촉으로 불편함을 느꼈다’고 얘기한 일이 있다”며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지만 불편함을 느꼈다면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오해를 풀고 넘어갔던 일이고 이후로 다른 항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에서 재정·예산을 담당했던 경제 관료 출신인 조 차관은 한국조폐공사 사장을 지낸 뒤 2021년 4월부터 대한체육회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선임돼 체육계와 인연을 맺다가 새 정부 인사에서 차관으로 발탁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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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째 낳고 3개월 만에 원래 몸매로… ‘근육운동의 힘’ 실감”[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김현정 씨(31)는 2020년 6월과 올 2월에 출산한 두 아이의 엄마다. 둘째를 낳은 지 세 달이 채 안 됐지만 사실상 예전 몸매로 돌아왔다. 중학교 때부터 근육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20세 이후 지속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온 결과다. “중학교 2학년 때 K팝 하는 언니들 복근을 보고 저도 만들고 싶어 집에서 혼자 홈트레이닝을 시작했어요. 잘 안 만들어지더라고요.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20세를 넘기며 스피닝 강사로 일하게 됐고, 그때부터 트레이너들로부터 지도를 받았어요.” 그래도 몸이 잘 잡히지는 않았다. 2015년 대한보디빌딩협회 산하 코치아카데미에서 제대로 공부하면서부터 몸이 바뀌기 시작했다. 김 씨는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궁금증이 해결됐다. 웨이트트레이닝의 원리를 제대로 알고 나서 운동을 하니 근육이 붙었다”고 했다. 그때 코치아카데미에서 만나 결혼하게 된 하용인 씨(46)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근육을 키웠다. “몸이 만들어지니까 욕심이 생겼어요. 우연히 보디빌딩 대회에 구경 갔는데 제 몸이 더 좋은 것 같았죠. 그래서 2017년부터 대회에 출전했어요. 비키니 부문에 출전했는데 처음 나가서 163cm 이상급에서 2등을 했어요. 성취감이 대단했어요. 그 후 계속 각종 대회에서 1, 2등을 했어요.” 대회 출전을 위해서 단축 마라톤에도 나갔다. 지방을 태우기 위해서다. 평소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며 근육운동을 했지만 각종 대회 10km와 하프코스에 출전하며 근육의 선명도를 높였다. 달리기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짧고 굵게 하지만 하고 나면 체력이 확 올라간 느낌이 들고, 마라톤 완주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 죽을 것 같은 데서 해냈다는 느낌이랄까…”라고 했다. 2019년 임신하면서 대회 출전을 멈췄다. 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아기가 자궁에 안착될 때까지 기다린 뒤 운동을 시작했다. 남편은 애가 잘못될까 반대했지만 내가 몸을 안 쓰면 죽을 것 같았다. 물론 운동 강도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처럼 가볍게 하다가 최대론 임신 전의 40∼50%까지만 올렸다. 출산 1주일 전까지 30kg을 메고 스쾃을 했다. 그래도 문제없었다”고 했다. 출산 직전 몸무게가 평소보다 15kg 늘었다. 임신부 기준으로 사실상 애기 몸무게 수준으로 는 것이라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질 몸을 만들었고 임신 기간에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다른 살은 붙지 않았다. 김 씨는 첫째를 출산한 뒤 50일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고, 5개월 뒤인 2020년 11월 YMCA 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했다. 당시 “어떻게 애 낳고 이렇게 빨리 몸을 만들 수 있냐”며 주위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근육운동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몸도 전혀 망가지지 않았고 튼 살 등 임신 후유증도 없었어요. 산후 우울증도 극복할 수 있었죠. 첫째 낳고 집에만 있어서 우울했죠. 인생이 다 끝난 것 같고…. 운동을 하고 몸이 돌아오니 자신감을 찾았어요.” 한승수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51)는 “태아가 안정된 상태에서 적당한 운동은 임부에게 도움이 된다. 김 씨의 경우 임신 전부터 계속 근육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출산 전후 강도를 줄인 운동이 도움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일반화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육아하면서 운동하기가 쉽진 않았다. 김 씨는 “아기가 잠을 자는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을 했다.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아기의 수면 패턴이 파악된다. 새벽에 4∼5시간 잘 때를 잘 활용했다”고 했다. 피트니스센터에는 자주 가지 못하고 주로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아기를 보면서 운동하기도 했다. 둘째 임신 땐 운동을 많이 못했다. 첫째 아이 언어 교육을 시키다 프로그램이 맘에 들어 직접 교육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3개월 만에 몸이 예전으로 돌아왔다. 역시 근육운동의 힘이었다. 근육량이 많아 에너지 소비 효율이 좋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최근 다시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대회에 출전해 결과를 받는 게 재밌어요. 성적이 좋으면 성취감도 느끼고요. 대회를 준비하려면 최소 3개월은 운동해야 하는데 그럼 몸매 관리는 저절로 되죠.”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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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리 걷는 것만으로도 수명 20년은 길어져…치매 예방까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어느 정도 빨리 걸어야 건강에 도움이 될까? 걷는 속도에 따라 수명이 최대 20년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연구팀이 보행 속도와 유전학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걷는 속도가 시간당 4마일(약 6.4㎞) 이상인 사람들은 더 건강한 세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빠르게 걷는 사람과 느린 사람의 세포 건강은 16년까지 차이가 났다. 이 논문은 걷는 습관에 따라 빨리 걷는 사람과 늦게 걷는 사람의 수명이 최대 20년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평균 연령 57세의 영국인 40만5981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건강 기록과 게놈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중 약 절반(21만2303명)이 평균시속 3~4마일(약 4.8~6.4㎞)의 속도로 걸었고, 2만6835명(15명 중 한 명꼴)은 시속 3마일 미만의 느린 속도로, 16만6843명(10명 중 4명꼴)은 시속 4마일 이상의 빠른 속도로 걸었다. 연구결과 빠르게 걷는 사람들이 느리게 걷는 사람에 비해 텔로미어가 더 길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말단에 붙어 있는 DNA 조각. 유전자를 확대해보면 X자 모양을 한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끝부분에는 노란색 망으로 감싸여 있는 부분이 있다. 이것이 바로 텔로미어로 유전자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는 노화할수록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바로 생체 나이를 측정하는 잣대인 셈이다. 연구팀은 “과거 연구에서도 걷는 속도가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인자였다. 이번 연구는 걷는 속도가 빠르면 실제로 더 나은 건강 상태를 만들고, 더 어린 생물학적 나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운동 생리학적으로 빨리 걷기와 천천히 걷기의 차이는 명확하다. 운동효과를 보느냐 안 보느냐의 차이다. 천천히 걸으면 운동으로서 효과가 없다. 빠르기도 중요하지만 걷는 강도도 중요하다. 어느 수준 이상으로 걸어서 체온이 상승하고 호르몬에도 변화를 일으키는 등 유의미한 체내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야만 건강증진으로 이어진다. 운동효과를 얻기 위한 걷기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도 있다. 보통 1일 권장 걸음수가 1만보다. 1만보면 보폭에 따라 8km에서 9.5km다. 빠르게 한 번에 걸으면 1시간 20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로 상당한 운동량이다.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한 인물들 중에서도 빨리 걷거나 산을 오르는 등 강도 높게 걸었을 때 운동효과가 컸다. 2021년 7월 24일 소개한 ‘걷기만 했는데 확 빠져… 의사도 놀란 노르딕워킹 효과’의 주인공 주연서 INWA(International Nordic Walking) 코리아 사무국장(50)은 운동량이 큰 노르딕워킹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모델 출신인 주 국장은 사업하면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지만 2015년 노르딕워킹을 만난 뒤 주 5일 이상, 많게는 하루 4시간 이상 노르딕워킹을 하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지금은 노르딕워킹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지도하며 함께 걷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노르드(Nord)’는 ‘북방(北方)’을 뜻하는 말로서, 노르딕 스키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했다. 노르딕 스키는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발원지의 지형 특성이 반영되어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뉜다. 이를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노르딕워킹은 1990년대 중반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도 2000년대 초중반 들어와 한 때 반짝 인기를 끌고 일부 마니아층에서 즐기는 운동이었다가 최근 다시 붐이 일고 있다. 주 국장의 설명이다. “노르딕워킹의 장점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걷게 해준다는 겁니다. 폴을 활용해 걷기 위해서는 상체에서 어깨의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상체는 어깨가 운동의 시작입니다. 발이 나갈 때 어깨도 함께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땅에 짚은 뒤 폴을 끝까지 밀어줘야 보폭이 커지고 운동량도 배가 됩니다. 우리 몸은 큰 근육을 잘 써야 에너지 소비가 잘 됩니다. 걸을 때 허벅다리 장딴지가 가동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됩니다.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 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최소 3주 이상해야 운동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한달 정도 하면 체중 변화는 크게 없지만 몸이 균형 있게 변합니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없어집니다. 일종의 몸의 탈바꿈이라고 할까요. 3개월 이상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최소 하루 60~90분은 해야 합니다.” 주 국장은 노르딕워킹 3개월로 10kg을 감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21년 8월 7일 소개한 ‘母 돌아가신 후 무작정 걷기 시작…35kg 감량했어요’의 주인공 정용권 씨(53)는 산을 오르며 체중감량과 건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5년 전 어머니 돌아가신 것을 계기로 자신의 건강을 되돌아봤고 걷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120kg이었던 정 씨는 걸어서 2년 만에 35kg을 감량해 지금은 80kg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정 씨의 설명이다.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를 지켜보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무작정 걷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쉬운 게 걷기잖아요. 처음엔 아파트 한바퀴 도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그 다음 공원도 가고 마트도 가고…. 조금씩 늘려갔어요. 어머니 돌아가신 게 저에겐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1km에서 2km, 2km에서 5km, 5km에서 10km. 걷는 거리가 늘었다. 자연스럽게 걷기가 생활화가 됐다. 정 씨는 어느 순간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몸이 더 많이 걸어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운동량을 계속 늘렸다. 그러다보니 매일 10km 이상을 걷게 됐다”고 했다. 등산을 한 것도 몸이 반응해서란다. 산 오르는 것도 처음엔 집 주변 해발 200m 낮은 산부터 300m, 400m로 차근차근 올렸다. 어느 순간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명산도 가게 됐다. 정 씨는 걷기 시작 1년째부터 운동 루틴이 현재 하고 있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했다. 매일 11km를 걷고 주말에는 산으로 가는 게 그의 운동 루틴이다. 2년 정도 지나면서부터 해발 1000m 이상급 산을 오르게 됐다. 2020년 8월부터는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 오르고 있다. 역시 체력이 좋아지다 보니 명산도 찾게 됐다는 것이다. 정 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산을 탄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솔직히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산을 탔으면 지금까지 못 왔을 겁니다. 일찌감치 포기했을 거예요.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걸었고 걷다보니 산을 올랐고, 산이 좋아 산을 타다보니 어느 순간 다이어트란 선물이 제게 와 있었습니다. 혹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걷은 것과 등산을 취미로 삼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럼 시간이 지나면 살은 자연스럽게 빠집니다.” 걷는 속도는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 성기홍 대한생활체육회 브레인걷기협회 기억력회복운동센터장(62)은 “여섯 번째 생체신호인 걸음걸이가 치매 예측과 예방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걸음 속도 범위는 초당 1.2~1.4m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걸음 속도는 이보다 떨어진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초당 0.6~0.8m. 걸음 속도가 초당 0.4m 이하로 떨어지면 낙상 확률이 높아졌다. 육체적인 결함 없이 초당 0.4m 미만으로 걷는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아주대병원 문소영 교수팀과 함께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른 국가치매극복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국형 치매예방 다중 영역 프로그램 개발’ 연구 과제를 2018년 실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68세에서 72세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유산소운동을 주당 150분, 근력 및 균형 운동을 2주당 1회를 기본으로 12주간 시킨 결과 체력이 상승한 것은 물론 인지기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 수치가 운동 전 10.7에서 8.8로 떨어졌다. ADAS-cog는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30이 넘으면 치매로 판단한다. 치매환자에게 유산소운동을 시켜도 인지능력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과거에는 걷기를 인지기능에 관여하지 않는 자동적 운동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뇌의 해마·전두엽과 연결된 복잡한 인지기능이 동반된 운동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상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뇌에서 가장 빠른 길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후 심리상태와 환경 사이에서 다양한 판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가야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걸으면서 계속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판단이 내려진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 ‘지금 가야 하나’ ‘아냐 지금 가면 위험해’,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를 어떻게 피해야 할지’ 등 수많은 인지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빨리 걸으면 수명도 길게 하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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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 안들리고 손에서 컵 ‘뚝’, 죽겠다 싶었죠…걷고 달리며 건강관리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사람이 이러다 죽을 수도 있다는 경험을 해보셨습니까? 전 해봤습니다.” 김영기 씨(61)는 삼성스포츠단 간부로 있던 2013년 4월 뇌경색으로 병원신세를 지고서야 술을 끊은 뒤 달리고 걷기를 생활화하며 건강을 되찾았다. 엄청난 ‘말술’로 유명했지만 생과 사의 갈림길을 경험한 뒤에는 절제하며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지금은 매일 2만보 이상을 뛰고 걸으며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당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일본 도쿄와 서울을 오가며 술을 많이 마셨어요. 그러다 서울 강남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힘들더라고요. 과음 탓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가 했는데…. 한쪽 귀가 안 들렸고 손에 있던 휴대전화와 물컵도 떨어뜨렸어요. 서 있는데 누가 몸도 자꾸 왼쪽으로 치우친다고 해서 사내 의사를 찾았죠.” 사내 의사가 뇌경색으로 판단하고 바로 119구급차를 불러 그를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다. 오른쪽 경동맥이 막힌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 일 날 뻔했다. 정밀검사를 받았더니 부정맥이 원인이었다. 1주일 치료 받은 뒤 퇴원했다. 부정맥 치료를 1년 더 받았다. 그 1년은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 사실 김 씨는 뇌경색이 오기 전부터 체중관리에 들어갔다. 체중이 97kg이나 나가 모든 건강 지표가 위험수준까지 오르자 회사에서 “당분간 체중 관리에 집중하라”고 해서 채식 위주 식단을 짜고 등산과 걷기 등으로 관리해 체중을 84kg까지 줄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수원 삼성 성적 부진에 스트레스를 받고 폭음을 하면서 위험한 상황에까지 간 것이다. 그는 “용인으로 이사 가기 전 수원에 살 때도 광교산을 거의 매일 올랐다. 왕복 2시간 40분 코스로 건강관리에 최고였다. 용인으로 옮겨서도 운동은 계속 했는데…. 그래도 술에는 장사 없다. 아직 막걸리를 가볍게 마시고는 있지만 절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몸을 추스른 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의사는 운동도 하지 말고 사우나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난 그 반대로 했다. 물론 절대 무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평소 즐기던 걷기와 달리기, 등산으로 체중 감량에 나섰다. 2년 만에 70kg까지 줄였다. 최고 체중에서 무려 27kg을 감량한 것이다. 부정맥을 포함해 당뇨 등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70~72kg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버린 옷만 한 트럭이 넘는다. 김 씨의 하루는 달리고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새벽 5시에 기상해 스트레칭 체조를 한 뒤 5시30분부터 경기 용인 동천동 집에서 탄천으로 달려 나간다. 왕복 10km를 달리고 오면 동네 사람들과 합류해 6~8km를 다시 걷는다. 그럼 오전 8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뒤 9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사우나를 즐긴다. 그는 “사우나 마치고 동네 사람들과 막걸리 한잔을 곁들여 점심을 먹는다. 과음은 하지 않지만 지인들과 막걸리 한잔 하는 즐거움까지 끊을 순 없었다. 이런 게 사는 재미 아니냐”고 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루틴이 계속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탄천은 매일 달리고 걷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밖으로 못 나갈 정도가 되면 지하 주차장을 돌거나 아파트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죠. 비는 상관없어요. 우비를 입고 냅다 달립니다.” 달리긴 하지만 마라톤 42.195km 풀코스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이에 맞게 즐겁고 재밌게 달리는 게 최고”라고 했다. 공식 대회 출전은 10km가 최고다. 1년에 3회 정도 10km를 1시간 이내로 완주한다. 최근 비무장지대에서 열린 DMZ 9.19km 마라톤도 완주했다. 지인들과 골프를 칠 경우에도 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다. 라운드를 마치면 1만5000보는 걷는다. 그는 속칭 ‘BMW(버스, 메트로, 워킹)족’으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걸어서 이동한다. 많이 걸을 땐 하루 4만보 이상 걷는다. 2017년 9월부턴 8년 안에 지구 한바퀴 거리인 4만km를 완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달리고 걷고 있다. 그냥 걷기만 하면 재미가 없어 지인들과 전국의 명소도 찾고 있다. 서울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을 이미 돌았고,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에 백두산까지 정복했다. 걸음수와 거리를 체크해주는 애플리케이션에는 아직 5년도 채 안된 가운데 약 3920만보, 2만9600km를 달리고 걸은 것으로 돼 있다. 매일 2만3000보인 셈이다. 그는 지금까지 가본 산 중 최고로 지리산을 꼽았다. “정상에 올랐을 때 산세가 좋고 어딜 가든 새로운 느낌 이었다. 그리고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걷기 코스로는 숲 속을 걷는 제주 곶자왈이 최고라고 했다. “달리고 걸으면서 고민이 없어졌어요. 머리 아플 때 달리거나 걸으면 모든 게 해결됩니다. 과거 복잡한 것들도 정리되고 내일 뭘 해야 할 지도 명확해집니다. 제가 운동하면서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운동은 정신을 맑게 해줍니다. 정말 좋아요.” 운동에 집중하면서 원망도 사라졌다. “제가 인생을 살면서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3명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제주 올레길을 걸으면서 다 용서했습니다. 참 신기했죠. 달리고 걸으니 마음도 여유롭고 모든 원망도 사라지더라고요. 올레길 걷다 저녁에 막걸리 마시고 전화해서 다 용서했습니다. 제 돈 떼어 먹고 도망간 사람, 절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에 욕한 사람 등. 그게 운동의 힘입니다. 달리고 걸으면 인생사도 해결됩니다.” 김 씨는 지난해 3차례로 나눠 제주 올레길 26코스 425km를 완보했다. 삼성스포츠단을 나와 대한수영연맹과 대한체육회에서도 일했던 그는 지난해 모든 일을 접고 건강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스포츠 쪽에서 오래 일하다보니 요즘엔 가끔 도와달라는 단체가 있으면 도와주고 있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사는 게 최대의 목표”라고 했다. 김 씨는 자전거도 한 3년 탔다. 집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왕복 80km를 자주 오갔다. 자전거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줬다. 달라고 걷는 것은 길어야 20~30km이지만 자전거는 100km도 가능했다. 풍광을 즐기며 운동도 하고…, 일석이조였다. 하지만 주위에서 자전거 사고로 크게 다치는 것을 보고 이젠 타지 않는다. 그는 “축구단 농구단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가 자전거 타다 얼굴을 완전히 갈아가지고 온 것을 보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었다”고 했다. 달리고 걷는 목표도 늘 새록새록 생긴다. 그래야 사는 재미가 있다. 올해 목표는 한라산과 지리산 둘레길을 도는 것이다. 한번 가면 하루 40km 이상을 걸어야 한다. 그는 “한번에 끝낼 순 없고 2주 돌고 잠깐 쉬고 다시 도는 방식으로 도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힘든 여정이지만 이루어 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는 “조만간 부산에서 임진각, 혹은 강원 고성까지 걷고 싶다”고 했다. 삼성스포츠단에서 대한육상연맹을 지원할 때 부산에서 서울까지 달리는 경부역전마라톤을 자주 참관하면서 국토를 종단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그는 “조만한 친한 친구가 은퇴하는데 함께 국토 종단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했다. 김 씨는 체중을 감량하고 걷는 재미를 붙이기에 가장 좋은 코스는 북한산 둘레길이라고 했다. “거리와 난이도에 따라 다양한 코스가 개발돼 있기 때문에 수준에 맞춰 도전하다 보면 산을 타는 재미를 느끼고 확실하게 살을 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건강이 없으면 100세 시대도 없다. 걷고 달리면 건강은 반드시 따라 온다”고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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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경색 후 각성… 걷고 달려 27kg 뺀 뒤 건강 되찾아”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평소에도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술이 문제였다. 김영기 씨(61)는 삼성스포츠단 간부로 있던 2013년 4월 뇌경색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서야 술을 끊은 뒤 달리고 걷기를 생활화하며 건강을 되찾았다. 지금은 매일 2만 보 이상 뛰고 걸으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당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일본 도쿄와 서울을 오가며 술을 많이 마셨어요. 그러다 서울 강남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힘들더라고요. 과음 탓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가 했는데…. 한쪽 귀가 안 들렸고 손에 있던 휴대전화와 물컵도 떨어뜨렸어요. 서 있는데 누가 몸도 자꾸 왼쪽으로 치우친다고 해서 사내 의사를 찾았죠.” 사내 의사가 뇌경색으로 판단하고 바로 구급차를 불러 그를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다. 오른쪽 경동맥이 막혔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 정밀 검사를 받았더니 부정맥이 원인이었다. 1주일 치료받은 뒤 퇴원했다. 부정맥 치료를 1년 더 받았다. 1년은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 사실 김 씨는 뇌경색이 오기 전부터 체중 관리에 들어갔다. 체중이 97kg이나 나가 건강 지표가 위험 수준에 이르자 회사에서 “당분간 체중 관리에 집중하라”고 해서 채식 위주 식단을 짜고 등산과 걷기 등으로 관리해 체중을 84kg까지 줄였다. 그러다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고 폭음을 하면서 위험한 상황까지 간 것이다. 2015년부터 제대로 운동을 시작했다. 의사는 운동도 하지 말라, 사우나도 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는 평소 즐기던 걷기와 달리기, 등산으로 체중 감량에 본격 나섰다. 물론 절대 무리하지는 않았다. 2년 만에 70kg까지 줄였다. 최고 체중에서 무려 27kg을 감량한 것이다. 부정맥을 포함해 당뇨 등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70∼72kg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버린 옷만 한 트럭이 넘는다. 김 씨의 하루는 달리고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전 5시에 기상해 스트레칭 체조를 한 뒤 5시 30분부터 경기 용인시 동천동 집에서 탄천으로 달린다. 왕복 10km를 달리고 오면 동네 사람들과 합류해 6∼8km를 걷는다. 그럼 오전 8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뒤 9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사우나를 즐긴다. 그는 “사우나 마치고 동네 사람들과 막걸리 한잔을 곁들여 점심을 먹는다. 과음은 하지 않지만 지인들과 막걸리 한잔하는 즐거움까지 끊을 순 없었다. 이런 게 사는 재미 아니냐”고 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루틴이 계속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탄천은 매일 달리고 걷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밖으로 못 나갈 경우엔 지하 주차장을 돌거나 아파트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죠. 비와 눈은 상관없어요. 우비를 입고 달립니다.” 지인들과 골프를 칠 경우에도 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다. 라운드를 마치면 1만5000보는 걷는다. 그는 속칭 ‘BMW(버스, 메트로, 워킹)족’으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한다. 많이 걸을 땐 하루 4만 보 이상 걷는다. 2017년 9월부턴 8년 안에 지구 한 바퀴 거리인 4만 km를 완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달리고 걷고 있다. 지인들과 전국의 명소도 찾는다. 서울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을 돌았고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에 백두산까지 정복했다. 걸음 수와 거리를 체크해주는 애플리케이션에는 아직 5년이 채 안 됐는데 약 3920만 보, 2만9600km를 달리고 걸은 것으로 나온다. 매일 평균 2만3000보다. 삼성스포츠단을 나와 대한수영연맹과 대한체육회에서도 일했던 그는 지난해 모든 일을 접고 건강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스포츠 쪽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가끔 도와달라는 단체가 있으면 도와주고 있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사는 게 최대의 목표”라고 했다. 김 씨는 체중을 감량하고 걷는 재미를 붙이기에 가장 좋은 코스는 북한산 둘레길이라고 했다. “거리와 난이도에 따라 다양한 코스가 개발돼 있기 때문에 수준에 맞춰 도전하다 보면 산을 타는 재미를 느끼고 확실하게 살을 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건강이 없으면 100세 시대도 없다. 걷고 달리면 건강은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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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먹어도 체중 변화 없어…달리면서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평소 집에서 가까워 서울 남산을 자주 올랐어요. 남산에서 SFR(Seoul Fun Run) 마라톤클럽 회원들이 달리는 것을 자주 접했어요. 어느 날 우연히 회원을 만나 인사를 나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남산을 올랐어요. 저도 혼자 가끔 달렸는데 자주 다쳤어요. 그 때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달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좋은 인연이 돼 지금까지 잘 달리고 있습니다.” 우연한 인연이 사람의 인생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정진선 씨(39)는 2018년 9월 서울 남산을 오르다 SFR 회원을 만나면서 마라톤에 빠지게 됐다. 운동의 일상화를 실천하며 즐겁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역시 함께 하니 좋았어요. 동호회 감독과 선배들에게 바르게 달리기 법 등을 체계적으로 배우니 다치지 않았죠.” 하지만 2019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를 처음 완주한 뒤 고관절을 다쳐 6개월을 쉬어야 했다. 풀코스 달리기 전에 30km 이상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을 해야 하는데 25km까지만 소화한 뒤 달린 게 화근이었다. 29km를 넘어서면서 고관절에 통증이 와 질질 끌다시피 달려 4시간45분에 완주했다. 결과론적으로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지면서 지금까지 처음이자 마지막 완주한 공식 풀코스 레이스가 됐다. 쉬면서 여기저기 달리기 정보를 수집했고 그해 10월 철인3종까지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오픈케어를 찾아 선수출신 함연식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달리기 자세를 다시 배웠고 서서 다리 들어올리기와 플랭크, 복근운동 등 보강훈련까지 하니 몸이 달라졌다. “풀코스를 완주하게 도와주는 100일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두 번 받았어요. 지난해 10월 풀코스 완주를 준비했는데 대회가 열리지 않아 400m 트랙에서 풀코스를 완주했습니다. 3시간45분을 목표로 달렸는데 3시간39분대에 들어왔어요. 그러고도 힘이 남았죠.”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으면서 산을 달리게 됐다. 지난해 11월부터 남산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달리는 트레일러닝 동호회 ‘찰스런’에 가입해 달리고 있다. 산을 좋아했지만 오를 기회가 없던 그에게 트레일러닝은 색다른 묘미를 줬다. “풍광도 좋고 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더 편안하다”고 했다. 도로는 계속 같은 자세로 달리기 때문에 지루하고 같은 근육만 써 피로감이 빨리 오는데 산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니 재미도 있고 덜 피곤하다는 설명이다. 정 씨는 지난달 20일 경기 하남 미사리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달리는 전국마라톤협회 주최 마라톤 풀코스 이벤트 경기에서 3시간50분에 완주해 여자 30대 2위를 했다. 그는 “비도 오고 맞바람이 심해 고생했지만 결과가 좋아 기뻤다”고 했다.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런 크루 갱런(gangrun)’과의 인연으로 런트립(Run Trip)‘의 재미에도 빠졌다. 런 크루 갱런의 회원은 기수제로 운영되는데 각 기수마다 끈끈함이 남달라 서로의 지역으로 갈 경우 챙겨주는 런문화에 더욱 달리기를 사랑하게 됐다. 예를 들어 제주도 여행을 갈 경우 그 소식을 접하면 그 지역 회원들이 함께 달리고 맛 집도 소개해주고 한다는 것이다. 정 씨의 하루는 달리기로 시작한다. 마포에서 둘째 언니와 ’카페키노겐‘을 운영하는 그는 매일 새벽 이태원 집에서 카페까지 5km를 달려서 출근한다. 오후 퇴근 땐 한강변을 달려 귀가하는데 10km 정도 된다. 거의 매일 15km를 달린다. 목요일엔 찰스런, 일요일엔 SFR에서 달린다. 토요일엔 친구들과 산을 찾는다. 주 7일 운동하고 있는 셈이다. “운동의 일상화라고 할까요. 운동 시간을 따로 내기보다는 일상생활을 운동으로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것이나 시간이 비슷해요. 도로가 막히면 짜증나는데 달리면 전혀 막힐 일이 없어 좋아요. 심신 건강에 아주 좋아요. 카페에 손님이 없을 땐 서서 발 들어올리기도 하고 플랭크나 복근운동도 하죠.” 서서 발 들어올리기는 하루 1000개를 넘게 하고 있다. 달리면서 자신감도 얻었고, 일처리도 깔끔해졌다고 했다.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를 잘 하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목표를 세우고 이뤄내는 일이 많아졌어요. 훈련을 분단위 초단위로 쪼개서 하다보니 시간관념도 좋아졌어요. 과거엔 약속에 늦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제가 늦는 것을 용납을 못해요.” 달리면서 하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 미용사 자격증이 있는 그는 조만간 더 맛있는 빵을 굽기 위해 제빵사 자격증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미용실에서 일하다 1년 전부터 카페에서 언니와 함께 빵을 구웠는데 내 성격하고 잘 맞았다. 내가 좋아하는 빵을 믿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 내면 손님들 반응도 좋았다. 그래서 제빵사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했다. 달리면서 뭐든 하면 될 것 같은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마포 한적한 곳에 있는 카페키노겐을 러너들의 쉼터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5km를 달렸다는 ’러너인증‘을 하면 아메리카노 커피를 30% 할인해줄 계획이다. 달리면서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지난해 좀 힘든 일이 있었다. 달리면서 잊었다. 달리면서 어차피 일어난 일이 없던 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달리지 않았다면 우울증에 걸렸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렇게 달리니 아무리 먹어도 체중에 변화가 없다. 달리기 전에 비해 근육량이 3% 증가하고 체지방이 9% 빠졌다. 정 씨는 지난해에만 제주도를 6번 다녀올 정도로 ’제주 사랑‘에 빠졌다. 가족과 친구와 한라산도 올랐고 제주도 둘렛길을 돌기도 했다. 한번은 자전거를 타고 돌았고, 달려서도 돌았다. 그는 “제주도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갈 때마다 새로웠다.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돌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달에도 제주도를 다녀왔다. 최근엔 지인들과 함께 서울 5산 81km를 1박2일 22시간에 종주하기도 했다. 서울 여의나루를 출발해 남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을 완주했다. 토요일 오전 11시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10시에 완주했다. 5월 말엔 60km 산악 질주를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매일 달리고 돌아다니는데 남편은 뭐라고 안할까? “사실 남편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요. 2019년 풀코스 처음 달릴 때 남편이 오토바이 타고 따라 왔는데 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나 봐요. 그 때부터 제가 어디 가서 달리든 응원해줍니다.” 정 씨는 요즘 ’달리기 전도사‘로 불린다. 큰 언니와 딸(조카), 둘째 언니까지 달리기에 입문시켰다. 큰 언니와 조카는 SFN에서 함께 달린다. 6월 열리는 하이원리조트 스카이레이스 때 남편과 함께 20km를 달릴 예정이다. 둘째 언니와 조카도 함께 달린다. 올해부턴 SFN 훈련부장을 맡아 초보자들에게 달리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4월 17일 열린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언택트 버추얼 레이스에서 언니들과 조카 10km 페이스메이커를 했어요. 아주 뿌듯했습니다. 달리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평생 사람들이 잘 달리도록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싶어요.”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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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15km 달려 출퇴근… ‘운동 일상화’에 인생도 달라져”[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우연한 인연이 인생에서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경우가 있다. 정진선 씨(39)는 2018년 9월 서울 남산을 오르다 SFR(Seoul Fun Run) 마라톤클럽 회원을 만나면서 달리기에 빠지게 됐다. 운동의 일상화를 실천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살고 있다. “평소 남산을 오르면서 SFR 회원들이 달리는 것을 자주 봤어요. 어느 날 우연히 회원을 만나 인사를 나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남산을 올랐어요. 저도 가끔 혼자 달렸는데 자주 다쳤어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달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습니다.” 함께하니 역시 좋았다. 동호회 감독과 선배들한테서 바르게 달리는 법 등을 체계적으로 배우니 부상이 없었다. 하지만 2019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를 처음 완주한 뒤 고관절을 다쳐 6개월을 쉬어야 했다. 풀코스를 달리기 전에 30km 이상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을 해야 하는데 25km까지만 소화한 뒤 달린 게 화근이었다. 29km를 넘어서면서 고관절에 통증이 와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달려 4시간45분에 완주했다. 쉬며 여기저기서 달리기 정보를 수집했고 그해 10월 철인3종까지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오픈케어를 찾아 선수 출신 함연식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달리는 자세를 다시 배웠고 서서 다리 들어 올리기와 플랭크, 복근운동 등 보강 훈련까지 하니 몸이 달라졌다. “풀코스 완주 100일 프로그램을 두 번 받았어요. 지난해 10월 풀코스 완주를 준비했는데 대회가 열리지 않아 400m 트랙에서 풀코스를 달렸죠. 3시간45분을 목표로 달렸는데 3시간39분대에 들어왔어요. 그러고도 힘이 남았죠.” 지난해 11월부터는 남산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달리는 트레일러닝 동호회 ‘찰스런’에 가입해 산도 뛰고 있다. 트레일러닝은 그에게 색다른 묘미를 줬다. “풍광도 좋고 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더 편안하다”고 했다. 도로는 계속 같은 자세로 달리기 때문에 지루하고 같은 근육만 써 피로감이 빨리 오는데 산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니 재미도 있고 덜 피곤하다는 설명이다. 정 씨는 지난달 20일 경기 하남 미사리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달리는 전국마라톤협회 주최 마라톤 풀코스 이벤트 경기에서 3시간50분에 완주해 여자 30대 부문 2위를 했다. 그는 “비도 오고 맞바람이 심해 고생했지만 결과가 좋아 기뻤다”고 했다. 정 씨의 하루는 달리기로 시작한다. 마포에서 둘째 언니와 카페를 운영하는 그는 매일 새벽 이태원 집에서 카페까지 5km를 달려 출근한다. 오후엔 한강변을 달려 귀가하는데 10km 정도 된다. 거의 매일 15km를 달린다. 목요일엔 찰스런, 일요일엔 SFR에서 달린다. 토요일엔 친구들과 산을 찾는다. 주 7일 운동하고 있는 셈이다. “운동의 일상화라고 할까요. 운동 시간을 따로 내기보다는 일상생활을 운동으로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카페에 손님이 없을 땐 서서 발 들어 올리기도 하고 플랭크나 복근운동도 하죠.” 달리면서 자신감도 얻었고 일처리도 깔끔해졌다고 했다. 그는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를 잘하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이젠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이뤄내는 일이 많아졌다. 시간관념도 좋아졌다”고 했다. 미용사였던 그는 조만간 제빵사 자격증에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달리면서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지난해 좀 힘든 일이 있었다. 달리면서 잊었다. 달리지 않았다면 우울증에 걸렸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렇게 달리니 아무리 먹어도 체중에 변화가 없다. 달리기 전에 비해 근육량이 3% 증가하고 체지방이 9% 빠졌다. 정 씨는 요즘 ‘달리기 전도사’로 불린다. 큰언니와 딸(조카), 둘째 언니까지 달리기에 입문시켰다. 큰언니와 조카는 SFR에서 함께 달린다. 6월 열리는 하이원리조트 스카이레이스 땐 남편과 함께 20km를 달릴 예정이다. 올해부턴 SFR 훈련부장을 맡아 초보자들에게 달리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사람들이 잘 달리도록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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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서 2시간4분43초… 실력+코스+날씨 ‘찰떡 3박자’

    17일 열린 2022 서울마라톤 국제 남녀부에서 5개의 대회 최고기록이 쏟아진 원동력은 최고의 선수와 코스, 최적의 날씨 등 ‘3박자’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은 개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하다. 개최 도시의 코스와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훈련을 잘 소화한 선수라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마라톤 사무국은 2016년 작성된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2시간5분13초)을 깨기 위해 세계 최고의 건각들을 초청했다. 이날 2시간4분43초로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모시네트 게레메우 바이(30·에티오피아)는 2019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2분55초를 기록한 철각. 당시 남자 세계 최고기록(2시간1분39초) 보유자로 2시간2분37초를 기록한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에 밀려 2위를 했지만 역대 남자 마라톤 랭킹 4위로 세계 마라톤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날 2위를 한 헤르파사 네가사 키테사(29·에티오피아)도 2019년 두바이마라톤에서 2시간3분40초를 기록했다. 3위 다니에우 페레이라 두 나시멘투(24·브라질)는 개인 최고기록이 2시간6분11초로 다소 밀렸지만 이들과 경쟁하며 기록을 크게 단축했다. 2시간4분51초로 자신의 브라질기록은 물론 남미기록(2시간6분5초·1998년 호날두 다 코스타)까지 갈아 치운 것이다. 2시간2∼6분대의 아프리카 철각들은 이날 20km까지 20명이, 30km까지 9명이 함께 달리는 등 서로 자극제가 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30km나 35km까지 끌어주는 페이스메이커가 없었지만 1∼3위 3명이 41km를 넘을 때까지 경쟁하며 기록을 단축했다. 여자부에서도 2시간20∼23분대 선수들이 끝까지 경쟁하며 신기록을 작성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울 도심을 달리는 서울마라톤 코스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남자 마라톤 한국 최고기록(2시간7분20초) 보유자 이봉주(52)는 현역 시절 “세계적으로 봐도 전혀 손색없는 코스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오르막이 없고 평탄하다”고 평가했다. 보스턴마라톤(2001년 우승) 등 세계적인 마라톤대회를 섭렵한 이봉주는 은퇴 직전인 2007년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8분4초로 우승했다. 날씨도 좋았다. 이날 출발할 때인 오전 7시 30분엔 기온이 8.6도였고 레이스를 마친 오전 9시 30분쯤엔 12도였다. 마라톤 레이스 최적의 기온은 9도다. ‘기록 단축의 최대 적’ 바람도 남서풍과 북동풍이 초속 1m 정도로 부는 등 거의 없었다. 서울마라톤은 2019년 세계육상연맹이 세계육상 문화유산으로 선정한 데 이어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라벨’로 인증한 ‘명품’ 대회다.오세훈 시장-임대기 회장 등 격려 출발선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임대기 대한육상연맹 회장, 최재형 국회의원, 박원하 서울시체육회장,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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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고 선수들-코스-날씨 ‘3박자’ 서울마라톤…‘기록 잔치’ 벌였다

    에티오피아의 모시네트 게레메우 바이(30)가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4분43초를 기록해 남자부 대회 최고기록이자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바이는 17일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42.195km 풀코스 레이스 국제 남자부에서 33km에서 3명의 선두권을 형성한 뒤 41km를 넘기며 스퍼트를 펼쳐 2시간4분49초로 2위를 한 헤르파사 네가사 키테사(29·에티오피아)를 6초차로 따돌리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시간4분43초는 2016년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오주한으로 개명)가 세운 대회 최고기록(2시간5분13초)이자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을 30초 경신한 것이다. 이날 국제 남자부에서는 2시간4분51초로 3위를 한 다니엘 페레이라 두 나시멘투(24·브라질)까지 대회 최고기록을 세울 정도로 ‘기록 잔치’가 벌어졌다. 2019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2분55초를 기록해 역대 남자마라톤 랭킹 4위인 바이는 레이스 초반부터 안정적인 페이스를 펼치며 가볍게 대회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우승상금(10만 달러)과 기록상금(10만 달러)을 합쳐 20만 달러를 챙겼다. 키테사는 끝까지 바이와 경쟁을 펼쳤지만 막판 스퍼트에서 뒤져 아쉽게 2위에 그쳤다. 국제 여자부에서도 대회 최고기록이 쏟아졌다. 조앤첼리모 멜리(32·루마니아)가 2시간18분04초를 기록해 2006년 중국의 저우춘슈가 세운 여자부 최고기록(2시간19분51초)을 경신하며 우승했다. 2시간18분12초로 2위를 한 수투메 아세파 케베데(28·에티오피아)도 대회 최고기록이다. 이날 레이스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평탄한 코스, 바람 없는 섭씨 10도 안팎 최적의 날씨란 ‘3박자’가 조화돼 나왔다는 평가다. 국내 남자부에서는 박민호(23·코오롱)가 2시간11분43초로 개인 최고기록(2시간13분43초)을 2분 앞당기며 2시간11분16초의 오주한(34·청양군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한국 마라톤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박민호는 올 시즌 국내 남자 2위 기록이자 역대 국내 남자 랭킹 17위 기록을 내며 사실상 2022 항저우 아시아경기 마라톤 국가대표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내 여자부에서는 최경선(30·제천시청)이 2시간30분42초로 우승했다. 2018년 이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여자 한국 최고기록(2시간25분41초)에 도전했던 김도연(29·삼성전자)은 오버페이스로 2시간34분31초로 2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는 마라톤 대륙 아프리카의 엘리트 32명(남자 23명, 여자 9명)과 국내 엘리트 99명(남자 75명, 여자 24명)이 참가해 ‘105리’의 드라마를 펼쳤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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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 방치하면 뇌기능도 쇠약”…운동으로 우울증 탈출하자[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최근 해외 건강뉴스 사이트에는 운동이 우울증 발명 위험을 크게 줄이고 우울증을 치유하기도 한다는 논문을 소개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임상의학대학 연구팀이 운동과 우울증에 관한 데이터를 담고 있는 15개의 논문을 분석하고 리뷰 한 논문이다. 그 결과 우울증의 약 12%는 적절한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일반적인 권장량인 일주일에 2시간 30분 정도 빨리 걷기를 하는 사람들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현저히 낮았다. 15개 논문에 참여한 피험자는 19만 1000여 명이었다. 이런 신체활동 권장량의 절반 정도를 수행하는 사람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1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장량을 지키는 사람들은 우울증 위험이 25% 낮았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약 2억80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의 운동과학과의 제니퍼 헤이즈 박사는 “운동이 우울증에 유의미한 효과를 미치는데 문제는 사람들을 움직이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우울증과 관련된 운동의 좋은 효과에 대한 이런 정보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이 우울증은 물론 치매 등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운동을 하면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오래전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여러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운동을 하면 근육이 IGF-1이란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은 인체 내 신경전달물질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다. IGF-1은 피를 타고 흘러 뇌까지 이르는데 뇌 신경전달 물질인 BDNF를 포함해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명령을 신경계에 보내는 것이다. 정기적인 운동을 하면 우리 신체는 BDNF의 수준을 높여주고 뇌 세포는 가지치기를 시작해 서로 힘을 합치고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런 과정은 학습능력을 키워준다. 뇌에 BDNF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식 축적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이 얻은 결론이다. 운동이 머리를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물론 우울증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배경에 위와 같은 과학적 결과물들이 있다. 물론 운동을 중단하면 신경전달물질도 안 생긴다. 전문가들은 “새 뉴런과 뉴런을 이어주는 연결부위는 수년간 탄탄하게 결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그만두고 한 달이 지나면 아스트로사이츠가 감소하고 뉴런의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몸을 방치하면 뇌도 그에 따라 기능이 쇠약해 질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뇌의 활성화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0대 때 운동을 계속 한다면 70이 되서도 효과를 볼 것이다. 운동 습관이 향후 50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 결국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땀을 배출하고 심장박동을 울리는 정상적인 유산소 및 근육 운동을 통해 뇌의 혈액순환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우울증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하는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 그래야 더 길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한 때 유산소운동이 주로 우울증 등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많았지만 최근엔 근육운동도 우울증과 치매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에도 뉴욕타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창궐로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무게를 들어올리는 게 당신의 기분도 상승시킬까?’라는 주제의 기사를 게재했다. 2020년 10월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된 ‘불안과 걱정 증후를 가지고 있는 젊은 성인을 위한 저항운동(근육운동)’이란 연구 논문 결과를 보도한 것이다. 결론은 규칙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이 불안감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된 인물들 중에서도 운동으로 우울증을 극복한 사례가 많다. 그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한다.#1. 2021년 8월 21일 dongA.com에 소개한 “내가 이렇게 달릴 줄이야”… 우울증 탈출한 ‘홍천러너’ 송혜경 씨 스토리(34). 송혜경 씨는 마라톤으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강원도 홍천에 살아 ‘홍천러너’로 불리는 그는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살면서 찾아온 외로움과 우울증, 그리고 과다 체중을 달리기로 이겨냈고, 이젠 매일 산과 들, 도로를 달리며 즐겁고 건강하게 인생을 살고 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비교적 어린 나이인 24살에 결혼한 뒤 사업상 홍천에 살다보니 외로웠고, 다소 느긋하게 살다보니 체중도 급격히 늘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며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7년 5월 서울에서 하프마라톤이 열린다고 해 무작정 참가면서 새로운 세계를 접했다. 힘들었지만 달리는 묘미를 느낀 것이다. 그는 결혼해 홍천에 살다보니 친구들을 만날 기회도 없었다. 주변엔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어울리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소 우울했고 그렇다보니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게 됐고 살도 많이 쪘다고 했다. 다이어트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운동을 시작했고 결국 달리게 된 것이다. 그는 주로 집 주변 홍천강을 달렸다. 평일에 5~6km를 주당 2, 3회, 주말엔 20km 이상을 달렸다. 대회를 앞두곤 더 길게 달렸다. 풀코스를 달리려면 장거리를 꼭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 10월 중앙서울마라톤에서 풀코스를 4시간 50분쯤에 완주했다. 어느 순간 달리기가 친구가 돼 있었다. 심신이 피곤해도 달리고 나면 너무 상쾌해졌다. 홍천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친구였다. 그 때부터 매년 42.195km 풀코스를 2~3차례 완주했다. 풀코스 최고기록은 2019년 춘천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45분대. 지금까지 풀코스를 7번 완주했다. 송 씨는 말한다. “달리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우울감이 사라진 것입니다. 달리고 나면 기분이 좋았어요. 외로움, 일하는 스트레스 등이 다 날아간 것입니다. 건강은 당연히 찾아왔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빼려고 했던 살이 다 빠진 것입니다. 달리면서 약 20kg이 더 빠졌고 제 최고 체중에서 약 30kg 감량했습니다. 지금은 매일 달리기 때문에 요요현상이 전혀 없이 똑같은 체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송 씨는 달리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없어졌다는 것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제가 달리면서 활기차게 살면서 남편도 적극 달리기는 지지해주고 있다”고 했다. 대회 출전하면서 사귄 친구들도 큰 도움이 됐다. 서로 ‘파이팅’을 외치고 응원하면서 달리는 게 너무 좋았다. 대회 때만 잠깐 스쳐가듯 보는 ‘달리기 친구들’이지만 기록보다는 서로 힘이 돼주면서 즐기면서 달리는 게 좋았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병해 모든 도로 레이스가 없어졌지만 산을 달리거나 소수 정예가 출전하는 트레일러닝 대회에 출전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요즘엔 오후 7시부터 달린다. 일을 마친 뒤 홍천강을 최소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 달린다. 주 2~3회. 나머진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상하체 근육을 고르게 잡아줘야 부상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매주 산을 달리지만 무릎 발 관절에 전혀 이상이 없다. 허리 디스크도 있었는데 달리면서 아직 통증이 없는 것을 보니 오히려 관절 주변 근육이 강화돼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엔 무조건 산으로 가 3~4시간을 달린다. 산을 10~15km를 달리는 셈이다. 주변 월악산, 치악산은 물론 설악산도 달린다. 멀리 지방 원정도 간다. 모두 혼자 달린다. 송 씨는 달리며 새 인생을 살고 있고 이렇게 계속 달리며 살고 싶다고 했다. #2. 2021년 11월 4일자 ‘양종구의 100세 건강’ 칼럼과 이를 2일 뒤 dognA.com에 자세히 소개한 ‘“우울할 때마다 헬스클럽에 갔죠”… 20년 넘게 이어온 근육운동’의 주인공 조재범 국제회의통역사이자 한국외대 EICC학과 외래교수(49) 스토리. “2019년 봄부터 크고 작은 안 좋은 일이 이어졌습니다. 사람관계에서 오는 상실감도 있었고…. 믿고 의지하던 분까지 갑자기 세상을 떠났어요. 누굴 믿고 살아야 하나…. 우울한 나날 이어졌죠. 그래도 1996년 1월부터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조재범 교수는 공부 스트레스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기 위해 시작한 근육운동 덕분에 최근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을 떨치고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일도 잘 안 풀리는 데다 늘 의지하던 분까지 떠나니 모든 게 공허했어요. 그런데 습관이라는 게 무서웠습니다. 우울할 때마다 피트니스센터로 달려갔습니다. 자칫 깨질 수 있었던 삶이 일정한 패턴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 근육운동이 있었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한껏 땀을 흘리다보면 우울한 세상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우울증을 완전히 떨쳐내는 데 2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근육운동이 없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조 교수의 운동을 통한 우울증 탈출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흔한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운동처방을 해줄 정도로 운동이 우울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은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우울증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운동 기간이 길수록 우울증을 낮추는 효과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돼 한 때 3주간 헬스클럽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덤벨 등을 구입해 홈트레이닝을 하며 슬기롭게 버텨냈다. 조 교수는 유독 동시통역을 공부하던 때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했다. 순수 국내파로 해외에서 공부한 학생들과 경쟁하다보니 늘 모든 게 부족하게 느껴졌다. 통역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면 어떨까하는 우려감에 경쟁자들에게서 느끼는 열등감까지…. 당시 술로 풀까도 고민도 했지만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하니 달라졌다. 처음엔 그저 헬스클럽에 도장 찍으러 주 2,3회 나갔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는 횟수가 늘었다. 땀을 쫙 빼고 나면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솔직히 근육운동이 단순해 재미는 없지만 몸이 조금씩 변하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꼈다. 원래 체력이 약했는데 강해지다 보니 정신력도 좋아졌다”고 했다. 부정기적으로 헬스클럽을 찾던 그가 거의 매일 운동을 하기 시작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1998년부터다. “한 3년 운동하니 근육도 좀 잡히고 재미도 좀 붙었죠. 경제난으로 취업 길이 막히다보니 그 스트레스를 풀려고 운동에 더 집착했던 것 같아요. 동시통역까지 공부하고 졸업했는데 갈 데가 없었습니다. 월급 100만 원도 안 되는 인턴 자리만 나올 때였죠. 거의 매일 헬스클럽으로 향했습니다.” 다음해 취업문이 다시 열리기 시작해 회사에 다니던 그는 2003년부터 다시 본격 통역의 길로 들어섰다. 동시통역대학원에 들어갔다. 스페인어(한국외대) 과정을 이미 마친 그는 영어(서울외대) 통역대학원까지 섭렵했다. 한국외대에서 영어 통역번역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그가 제대로 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무렵이다. “운동한지 10년이 넘었는데 속칭 ‘각(근육)’이 제대로 안 나왔어요. 건강해 보이긴 했지만 어디 가서 운동했다는 말은 못하겠더라고요. 제 불찰도 있었지만 좀 억울했습니다. 10년 넘게 했는데…. 그래서 체계적으로 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체, 하체, 코어 3분할로 나눠 몸을 만들었다. 근육운동도 피로회복을 위해 부위별로 나눠서 해야 효과적이다. 매일 새벽 6시 30분 헬스클럽으로 달려갔다. 헬스클럽은 서울 광화문과 명동 2군데에 등록했다. 한국외대와 경희대 학부 통번역학 강의를 나가기 때문에 시내에 있는 시간이 많을 땐 명동에서, 집(독립문)에 있을 땐 광화문에서 운동을 한다. 매일 2시간 운동하는데 끝날 때쯤엔 꼭 유산소 운동을 한다. 근육운동을 한 뒤 트레드밀을 달리거나 고정식자전거를 타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 에너지소비량이 더 높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2020년 10월 아마추어 보디빌딩대회에 출전해 40대 이상부 1위를 했다. 그는 “코로나19 탓에 혼자 출전해 1위를 하다보니 좀 멋쩍었다. 그래도 계속 대회에 출전했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려면 더 훈련에 집중해야 해 운동의 질이 달라진다. 또 목표가 있어야 운동 효율도 좋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는 아침저녁 3시간 이상 몸을 만들고 있다.” 조 교수는 26년째 근육운동을 하며 긍정의 선순환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근육운동은 스트레스로 날려줬고 공부 집중력도 높여줬다. 삶도 활기차졌다”고 했다. 다음날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음주량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그는 “운동을 하다보면 가사에 등한시할 수 있지만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집에 가면 아내와 아이들도 반겨준다. 또 미안한 마음에 더 가정에 봉사한다. 이런 게 선순환 아니겠나”라며 활짝 웃었다. 운동을 안 하면 숙제를 안 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는 “100세 시대 건강이 중요해졌다. 돌이켜보면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온 게 지금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주위에서 나이에 비해 젊고 건강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그게 자극이 돼 더 운동에 매진하는 선순환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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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하나로 다이어트-여행 가능…평생 스포츠로 최고”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나서 실내 체육시설을 닫는 바람에 운동 못해 쌓인 스트레스가 엄청났죠. 겨울 스키 시즌이 지난 뒤엔 할 운동이 별로 없었어요. 그 때 실외 스포츠인 사이클이 다가왔어요. 사이클은 정말 신세계였습니다.” 은승표 은승표코리아정형외과 원장(59)은 내로라하는 스포츠 광이다. 중고교 시절 농구를 즐겼고 가톨릭의대 1학년 때인 1982년부터는 선배들과 스키를 탔다. 스키를 즐기면서 스포츠 의학에도 관심을 가졌다. 2002년부터는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 2020년 초 확산된 코로나19 ‘덕택’에 이젠 최애 스포츠에 사이클도 추가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힘겨워했던 의사도 있었지만 정형외과 의사들은 일이 많이 줄었어요. 수술 환자가 반으로 줄었고, 해외 학회에 나갈 일도 없어졌죠. 남는 게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사이클을 탔어요. 사이클은 실외 스포츠이고 타는 것 자체로도 사실상 거리두기가 돼 안전했죠. 2020년 한해 사이클 타고 전국을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키경기 의무 책임자였던 은 원장은 함께 했던 의사들과 올림픽 이후에도 같이 운동하며 봉사활동을 계속 하기로 하면서 2019년 ‘오싸디’란 모임을 결성했다. 올림픽 스키경기 의무지원팀 사이클 디비전이란 뜻으로 겨울엔 스키를 타고 그 외의 계절엔 사이클을 탄다. 은 원장은 첫해엔 초보자인 데다 시간도 없어 제대로 탈 수 없었다. 코로나19가 그에게 큰 기회를 준 셈이다. 업힐(언덕 오르기)에 빠져 서울 남산과 북악 스카이웨이를 올랐다. 새벽이나 저녁, 주말 시간만 나면 페달을 밟았다. 한 달에 한번은 전국 투어에 나섰다. 그는 “보통 새벽에 수술을 하는데 수술이 잡히지 않으면 오전 6시30분 쯤 사이클을 타고 집을 나서 남산 정상까지 두 바퀴 돌고 집에 오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럼 엄청난 에너지를 얻는다. 하루가 활기차 진다”고 했다. 저녁에도 오후 8시부터 12시가 넘더라도 시간 나면 오른다. 그는 “오후 9시30분 이후엔 버스도 없어 자전거 타기가 더 좋다. 그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페달을 밟고 남산을 오른다”고 했다. 더 짜릿한 라이딩을 하려면 속칭 ‘동부 5고개’로 간다.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출발해 벗고개-서후고개-명달리-다락재-유명산을 넘어 다시 양수역으로 돌아오는 70km코스. 3시간 넘게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느끼는 ‘오르가즘’과 ‘내리가즘’을 통해 허벅지와 복근, 등배 등 코어 근육이 강화되고 심폐 지구력까지 좋아진다. 극한 신체활동이지만 몸은 오히려 새로 태어나는 느낌이라고. 전국 투어는 강원 춘천, 평창, 충북 충주호와 대청호, 전남 영암과 해남, 보성까지 간다. 물론 서울에서부터 사이클을 타고 출발하는 게 아니라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가서 그 지역 명소를 달린다. 회원이 많으면 버스를 대절해 가기도 한다. 은 원장은 “여유롭고 즐겁게 타는 코스는 북한강길 남한강길이 좋다. 경기도 팔당이 거점이다. 팔당에서 북한강길로 쭉 가면 강원 춘천까지 간다. 남한강길로 가면 경기 여주까지 간다. 이 코스는 사람들이 없어 한적하다. 스피드도 낼 수 있다”고 했다. 은 원장이 본격적으로 스포츠에 빠지게 된 것은 대학 1학년 때. “신입생이지만 방학 때는 재밌게 놀고 보자”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그에게 스키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했다. “당시 학교내에서 세게 놀던 선배들의 대부분이 스키부 소속이었어요. 겨울 시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음주가무로 자주 합숙 상태를 유지하던 스키부는 답답한 의대생활 중 외부 세계로의 돌파구이기도 했죠. 도서관보다는 운동장에서 더 자주 보이는 저에게 친구들은 ‘운동권 학생’ ‘체육 특기생’ 등의 별명을 지어줬는데 듣기 싫지는 않았습니다.” 스키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스포츠 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전문의과정을 마친 뒤 1999년 당시 국내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았던 스포츠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갔다. “스포츠의학 선진국에서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미국 버몬트주립대 스키부상연구팀으로 갔다. “미국 가는 김에 스키나 원 없이 타고 오자는 생각으로 연구 주제를 스키로 정했어요. 자료 수집 과정에서 스키 부상이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가지는 것을 알게 됐죠. 스키 부상에는 장비, 기술, 환경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스포츠의학계의 중요 관심 종목이었습니다.” 은 원장은 현장 자료 수집을 위해 각국의 스키장도 돌아다녔고 운 좋게 대가들을 만나서 가르침도 많이 받았다. 그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던 시절이라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자료들을 모아 ‘스키 부상의 역사’라는 책도 썼다”고 했다. 은 원장은 2002년 스포츠의학을 테마로 병원을 개원했다. 그는 무릎 십자인대수술 전문의로 재활까지 풀 서비스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국내 처음으로 수술실과 재활체육관을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선수들의 회복 과정을 지켜보면서 재활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미국 연수를 떠나기 전에는 보디빌딩트레이너교육도 받았다. 스키를 좋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한스키협회와의 연도 쌓였다. 2008년부터 대한스키협회 의무 위원으로 활동했다. 2014년부턴 국제스키연맹 의무 위원으로 활약했다. 2014년부터 평창 겨울올림픽이 끝난 2018년까지 평창 스키경기 의무 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현재는 스키지도자연맹, 대한태권도연맹, 대한볼링협회, BMX 의과학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선수들의 안전과 재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오싸디’와 부상 위험이 높은 격투가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 의무지원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2002년부턴 아이스하키에 빠졌다. 아이들에게 아이스하키를 시켰는데 뒷바라지 하다 직접 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에게 아이스하키를 초등학교 6학년까지 시켰는데 늘 따라다니다 보니 그 매력에 빠졌죠. 보통 아빠들이 다 그렇게 시작하더라고요. 빙판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스틱을 들과 퍽을 때리다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가죠. 운동량도 엄청납니다.” 당시 엘리트스포츠로만 알려졌던 아이스하키가 클럽화되고 있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은 원장은 “실내 링크도 많아지고 장비도 한번 장만하면 10년 이상 쓰니 진입장벽이 그리 높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1996년 창단한 위니아 아이스하키클럽에서 주 2~3회 빙판을 누볐다. 스키와 아이스하키를 잘 즐기기 위해 평소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기초체력도 키웠던 그에게 코로나19는 엄청난 ‘재앙’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이클이란 새로운 스포츠를 접하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평생 건강을 위해 운동은 필수이며 100세 시대에 맞는 운동도 찾아야 합니다. 자전거가 최고의 건강 스포츠입니다. 자전거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체력 수준에 맞춰서 탈 수 있어요.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기어로 실력 조정도 가능합니다. 자전거는 종합 체력을 키울 수 있는 게 큰 장점입니다. 시간대비 운동효과 좋습니다.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죠. 자전거는 타고 나가는 순간부터 운동이 시작 됩니다.” 은 원장은 자전거 타기가 100세 시대 최고의 건강법이라고도 했다. “나이 들면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관절도 마모되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효과가 좋아야하고 신체에 해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체력별로 강도 조절이 되고 부상이 적은 운동으로 자전거 타기가 좋습니다. 안장에 앉기 때문에 체중을 분산시켜 바른 자세로 타면 무릎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아요. 사고의 위험성은 있지만 안전수칙을 준수한다면 나이 들어 운동효과와 여행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입니다.”사이클을 타면서 여행 욕구도 다시 생겼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이젠 이탈리아로 사이클 타러 가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스텔비오라는 곳은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업힐 코스입니다. 그곳을 오르는 게 버킷리스트의 하나가 됐습니다.” 스텔비오는 지로 디 이탈리아 사이클 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무려 24km의 오르막이 이어지는 죽음의 코스로 유명하다. “자전거 하나로 전국을, 세계를 누빌 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운동도 하고 구경도 하고….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운동량이 많아 어떤 음식을 먹어도 다이어트 고민 안 해도 됩니다. 전국의 유명 맛 집을 자전거 타고 가서 먹고 오는 것은 또 어떤 가요…. 다시 말하지만 평생 스포츠로 최고입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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