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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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4-05-03~202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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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을 땐 근육 탄탄해 버티지만…” 운동하다 아프면 어떻게 해야할까?[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 등산 마니아인 윤종빈 크로스 커뮤니케이션스 이사(54)는 올 7월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와 정형외과를 찾았다. 아킬레스건염. 약을 복용하고 조심했더니 괜찮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통증이 생겨 다른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역시나 아킬레스건염 진단을 받았다. 과도한 운동이나 과체중이 원인이라고 했다. 의사는 보통 아킬레스건염은 건에 생기는데 건과 뼈의 접합부에 염증이 있는 것으로 봐 경사도가 있는 곳을 오르는 등산을 많이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윤 이사는 주 2~3회 회사에서 집까지 12km를 걸어서 퇴근하고 매주 주말 북한산을 찾아 6~7km를 걷는다. 많이 걸을 땐 하루 3만보 이상은 걷고 있다. 윤 이사로선 아킬레스건염 탓에 산에도 못 가고 많이 걷지 못해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2. 축구마니아인 회사원 김모 씨(51)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 축구를 즐기지 못하다 1단계로 낮아진 10월 다시 축구를 시작했는데 발목 뒤쪽에 통증이 왔다. 처음에는 참고 뛰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며 걷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뒤늦게 병원을 찾아 진단했더니 아킬레스건염이었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리 2.5단계라 축구도 하지 못하지만 치료에만 집중하고 있다. #3. 회사원 양모 씨(38)는 군대에서 다친 발목 인대가 체중이 불어나며 악화돼 고생하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군대에서 천리행군 때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하지만 군의관의 치료를 받고 복귀하면서 깁스를 뺄 수밖에 없어 악화됐다고 했다. “부대에선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는 불문율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천리행군 중 두 차례 아파서 치료를 받고도 부대로 복귀할 땐 깁스를 떼 내야 했다. 깁스를 하고 들어가면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얼차려나 구타를 당할 수 있었다. 당시 초기 치료를 잘 하지 못해 이 고생이다”고 했다. 제대한 뒤 쉬면서 좋아졌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하면서 체중이 불었고 최근 다시 탈이 나 깁스를 하고 다닌다. 결혼한 뒤 체중이 12kg이나 불었다. 발목 연골 만성 염좌로 평소 즐기던 축구와 농구는 아예 생각도 못하고 통증 없이 걷는 것만 신경 쓰고 있다.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체중이 늘어 발목이나 무릎이 손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릎 통증 및 부종,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 관절 질환이 많다. 아킬레스건염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질환이다. 물론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두 아킬레스건염을 앓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킬레스건염은 운동을 좋아하지만 잘못된 운동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족저근막염, 무릎 통증도 잘못된 방식으로 운동하거나 무리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전문가들은 “통증은 더 이상 움직이지 말라는 몸이 주는 신호”라며 경종으로 알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51)은 “스트레칭 체조 등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운동을 하거나 과도하게 운동할 경우 우리 몸은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를 준다. 그게 통증이다. 통증이 오면 쉬면된다. 그런데 진통제를 먹고 참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행위는 몸을 망치는 것이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우리 몸은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면 방어기제가 발생한다. 운동 부하를 못 이기면 쪼그라든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근막이 4개가 깔려 있는데 무리하면 쪼그라들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운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킬레스건염도 무리하게 걷거나 뛰면 아킬레스건과 연결된 뼈끝에 골득(뼈까시)을 돋게 해 아킬레스건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한다. 이도 운동을 쉬게 하려는 몸의 반응이란 것이다. 무릎에 물차는 것, 무릎 통증도 다 마찬가지다. 아킬레스건염과 족저극막염은 자기 몸에 맞지 않은 과도한 운동, 하루 1~2만보 걷는 사람들 중에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송 원장은 “쉬면 낫는다. 다만 더 빨리 낫게 하려면 병원을 찾아 치료 받고 약물 요법을 쓰면 된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젊었을 땐 근육이 탄탄해 버틸 수 있었지만 나이 들면서 근육이 빠지면 관절 및 관절 주위 인대가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때 도시에서 관절염이 많이 나왔을 때 역학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나이 든 분들 중 엘리베이터가 없는 5~6층짜리 건물을 지어서 아래 층 세주고 제일 꼭대기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 염증이 생긴 것이다. 나이 들면서 근육이 빠지면서 뼈와 연골에 스트레스가 가중돼 나타나는 증상이었던 것이다. 송 원장은 “통증은 몸에서 보내는 위험 사인이다. 절대 무시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내 고쳐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송 원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오래 운동하려면 몸 상태를 잘 파악한 뒤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할 때 이런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려면 각 관절상태가 어떤지를 체크하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다리인데 달리기를 하면 100% 관절염에 걸린다. 슬개골이 바르지 않는데 자전거를 타거나 웨이트트레이닝인 스¤을 하면 무릎이 다 나간다.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는데 운동하다 망가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송 원장은 운동을 하기 전 ‘운동부하검사’ 하듯 ‘관절건강검진’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부하검사는 우리 몸이 특정 운동을 했을 때 심폐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는 지를 알아보는 검사다. 부하는 운동량으로 일종의 스트레스의 양이다. 몸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지 점차 강도를 높여가며 신체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운동이 좋은 스트레스라고는 하지만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이겨낼 몸이 아니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게 큰 부상을 방지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길이다. 스포츠과학에 운동부하검사와 운동처방이라는 것이 있다. 신체가 운동 강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체크하는 게 운동부하검사고, 이 결과에 따라 적당한 운동을 제시해주는 게 운동처방이다. 송 원장은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 건강도 살핀 뒤 운동해야 100세까지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및 발목 MRI(자기공명촬영)를 찍어보고 연골, 인대, 건 등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몸 상태(체중, 키, 자세 등)에 따라 맞은 운동을 해야 부상을 막고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늘날 스포츠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너도나도 각종 스포츠에 참여하고 즐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렇게 즐거워야 할 스포츠가 불행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스포츠에 대한 잘못된 지식 때문에 스포츠 상해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고 해도 다치고 죽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때 건강했다고 해서 계속 건강하다는 보장은 없다. 나이가 들면 쇠약해지는 게 자연의 섭리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젊었을 때를 생각하고 무작정 스포츠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게 스포츠 상해나 사망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몸 상대를 제대로 알고 운동해야 평생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아프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대체 운동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즐겼던 운동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 운동을 잘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발목, 무릎이 아프면 과감하게 그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찾아서 하면 된다. 달리기나 걷기를 하다 무릎 발목에 통증이 온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오는 이유가 관절의 질병이 아닌 과도한 활동 때문이라면 자전거 타기는 무릎과 발목에 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수영도 좋은 대체운동이다. 몸이 물에 떠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모든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다만 어깨를 많이 써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준비운동을 잘 하고 주변 근육을 키우면서 운동하면 탈이 나지 않는다.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이라는 것도 있다. 종목 다변화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크로스 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보면 해결 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라톤과 수영의 경우 쓰는 근육이 다르다보니 마라톤 할 땐 수영 때 주로 쓰는 근육이 회복하게 되고 수영할 땐 마라톤 할 때 쓰는 주 근육이 회복하다보니 종목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테이퍼링(Tapering) 효과다. 테이퍼링 효과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대회를 앞두고 점진적으로 훈련 강도를 낮춰주면 어느 순간 ‘초과 회복(평소 회복보다 더 많은 회복)’이 일어나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이론이다. 마라톤이 힘들고 지겨워 수영을 하다보면 마라톤에서 테이퍼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교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같은 종목을 부위별로 훈련을 달리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경우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하루는 복근 및 등배로 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역시 일종의 ‘테이퍼링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권 교수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도 종목 다변화 운동법이 좋다. 운동을 할 땐 긴장을 해야 하는데 늘 하던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무의식적으로 하다 다칠 수 있다. 긴장감을 키우기 위해서도 여러 종목을 하면 좋다. 근육도 한 동작만 계속 할 경우 파열될 수 있다. 물론 자기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라톤에 빠진 사람이 사이클을 타고 결국 수영까지 해 철인3종을 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이 현상도 일종의 종목다변화로 보면 된다. 운동의 즐거움이 배가 되고 부상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종목을 다변화하는 것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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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은 매일의 도전…자연서 즐기는 사이클은 기쁨 100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7년이나 다니던 외국계 회사를 3년 전 그만두고 한옥호텔 ‘청연재(淸緣齋)’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한눈에 들어오는 한옥집이 매물로 나오자 덜컥 사들여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집이 있는 서울 강남에서 청연재가 있는 북촌까지 오가며 365일 일하는 게 버거웠다. 건강을 위해 오래전부터 요가와 필라테스 등을 했지만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막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더 강해지기로. 2년 전부터 매일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지혜 청연재 대표(46)는 이젠 ‘철인’을 꿈꿀 정도로 강한 체력으로 중무장해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이 대표는 주 2회 웨이트트레이닝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는다. 주 2회 사이클 라이딩 혹은 마라톤…. 수영도 주 2회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이후 감각만 유지할 정도로 하고 있다. 이 대표의 운동 스케줄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꽉 차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피트니스센터로 가거나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을 서울 잠실대교 밑에서 만난다. 사이클 타고 경기도 양수리나 양평을 갔다 오거나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달린다. 일요일은 가급적 쉬려고 노력한다. 운동선수도 아니고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이 대표는 “한달에 사이클 600km까지 타봤어요. 달리기는 250km까지 했죠. 사실 솔직히 제가 이렇게까지 운동에 매진할 줄은 몰랐죠. 체력이 좋아지고 건강해지다보니 뭔가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하고 싶어 졌어요”라고 했다. 그는 “매일 도전하는 기분으로 운동을 합니다. 5km를 달리고, 양수리를 사이클 타고 다녀오고, 운동 하나 하나를 마치면 해냈다는 자신감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이 쾌감을 느끼기 위해 매일 새벽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고 했다. 2년 전까진 이 대표도 삶의 고된 사이클에 밀려 힘겹게 살았다. “회사 다닐 때도 매일 운동하긴 힘들었지만 주말에는 요가나 필라테스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어요. 그런데 호텔 운영은 더 힘겹고 지쳤어요. 숙박업이다 보니 365일 돌아가야 합니다. 오히려 주말에 더 바빠졌어요. 운동을 못하다보니 체중도 불었습니다. 이러다 안 되겠다는 생각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과체중은 아니었지만 평소보다 찐 살을 빼기 위해 PT를 받았다. 다이어트의 효과를 높이 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을 함께 했다. 근력운동을 하고 5km, 10km를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식이다. 달리는 게 좋았다. 이 대표는 “체력이 좋아지면서 20~30세 때보나 체력이 더 좋아졌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보니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달리기에서 21.0975km 하프코스를 달렸다. 2시간 1분 53초. 5km와 10km는 수없이 달렸다. 훈련 삼아 35~38km까지도 달렸다.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30km 이상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를 해줘야 한다. 올 3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지난겨울 한 달에 250km를 달릴 정도로 강 훈련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탓에 모든 마라톤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풀코스 완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해 철인3종에도 입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수영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모든 마라톤대회가 취소됐고 수영하는데도 제한을 받으면서 당초 목표를 수정해야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스포츠가 제한을 받게 되면서 자전거가 ‘코로나 19시대 최고의 스포츠’로 떠올랐다. 비대면 스포츠이면서 2m 이상 떨어져 달리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기 때문에 ‘자전거 열풍’이 불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이 대표도 사이클에 눈을 돌렸다. “그동안 피트니스센터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치고 유산소 운동으로 고정식 자전거를 많이 탔지만 로드 사이클은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신세계였습니다. 4월에 사이클을 구입해 11월까지 사이클에 집중했죠. 6월부터 월 300km, 7월부터는 월 600km를 탔어요. 주중에는 짧게 달리고 주말에 100km를 달렸죠.” 사이클 라이딩은 근육을 키우고 달리고 수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와 남산, 한강공원, 인천 아라뱃길, 통일동산, 임진각은 물론 양수리, 양평, 동부 5고개, 춘천 등 사이클을 타고 가지 못하는 곳이 없었다. “사이클을 안 탔으면 이런 곳을 어떻게 알았을까”라며 즐겁게 페달을 밟았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하려고 동호회를 찾다보니 철인3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철인들이 끌어주는 페이스에 맞춰 사이클을 타고 100km를 시속 35km로 달리다보면 눈물 콧물 다 나오지만 제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뿌듯합니다.” 이 대표는 사이클 타는 게 다른 운동보다 기쁨 100배라고 했다. “자연과 내가 하나 된다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두 바퀴에 의지해 페달을 밟으면 도시, 산, 강변 못 가는 곳이 없다. 가는 느낌이 봄에 다르고 여름, 가을에 다르다. 그는 “지금은 추워서 스마트롤러에 즈위프트를 연결해 집에서 타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는 스마트롤러를 장착한 자전거에 센서를 달고 컴퓨터나 모니터에 연결한 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온라인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실내서 타지만 혼자서 탈 때의 심심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가다. 요즘은 다시 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진 점도 있지만 달리기와 사이클 라이딩은 쓰는 근육도 달랐고 주는 재미도 달랐다. 사이클도 업힐라이딩을 하면 숨이 목까지 차지만 달리면서 숨이 목까지 차는 느낌과는 또 다르다. 기구 없이 온 몸으로 자유럽게 힘껏 달린 뒤 느끼는 쾌감이 짜릿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운동 친구’와 함께 하고 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더 즐겁고 재밌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호회에서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지만 운동하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친구가 되면서 조우한 운동친구도 많았다. “지난해 몽골 고비사막마라톤 250km를 완주하고 온 강윤영 이란 친구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만났습니다. 함께 달리는 등 운동도 함께 하고 생각도 공유하고 있죠. 그 친구는 세계 6대 마라톤도 완주했습니다.” 강윤영 씨(41)는 2019년 8월 17일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된 인물로 사막마라톤에 도전하고 있고 세계 6대 마라톤도 완주했다. 지난해까지 보스턴 베를린 시카고 도쿄 뉴욕을 완주했고 올해는 런던이 코로나 19로 취소됐지만 버추얼레이스(Virtual Race)로 달려 완주 메달 6개를 모았다. 이 대표는 운동친구들과 남산을 한바퀴 도는 트레일러닝과 북한산과 도봉산 18km를 달리는 트레일러닝 등 산악마라톤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만 없었다면 벌써 사막이나 세계의 도시를 달렸을 것입니다. 코로나 19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사막도 달리고 세계 6대 마라톤에도 차근차근 출전하겠다고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갈 계획이다.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찍고 킹코스(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17시간 이내 완주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000명이 넘는 ‘속칭’ 인플루언서다. “운동한 뒤 제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립니다. 그럼 팔로워들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요. 그럼 ‘제가 할 수 있으면 다 할 수 있습니다’고 합니다. 미력하지만 저 때문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면 좋겠습니다.” 그는 SNS 상에서 “운동은 내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직접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합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운동의 효과가 좋지만 직접 땀 흘리지 않으면 절대 건강해질 수 없는 게 진리기 때문이다. 운동은 삶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운동은 하루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에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잘하고 싶기도 합니다. 열심히 하면 건강해져 아파도 잘 견뎌낼 수 있습니다. 정신력도 좋아집니다. 몸과 정신은 함께 갑니다. 호텔 운영도 잘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코로나19로 호텔 운영이 힘들지만 운동 때문에 잘 버티고 있습니다. 2년 전 제 정신 상태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용감해지고 과감해졌죠. 더 커졌다고 할까요.” 이 대표에게 운동은 100세 시대를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필수품’이다.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운동하는 게 목표입니다.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아파요. 아프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합니다.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종일 활력이 넘칩니다. 삶도 즐겁습니다. 평생 이렇게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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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슬퀸 등극’ 서울대 출신 변호사 “가장 힘들었던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도 탔고 수영도 했다. 테니스도 쳐봤다. 부모님이 “시간을 내 운동해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운동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2012년도부터였다. 대학입시 위주의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에선 마음 놓고 운동을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간 뒤 홀가분하게 헬스클럽에 등록했고 요가원도 찾았다. 즐기며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자 어느 순간 남들이 부러워하는 ‘몸짱’이 돼 있었다. 근력운동으로 삶의 활력소를 찾고 있는 송서윤 변호사(27) 이야기다. “운동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바꿨어요. 운동을 하려면 스케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관리를 잘해야지만 꾸준히 할 수 있죠. 운동을 통해 내 자신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했고 이게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자존감도 더 높아졌습니다.” 송 변호사는 학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갈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운동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지난해 초 변호사가 된 뒤에도 최소 주 2~3회는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올 7월이었다. 송 변호사 어머니 유효숙 씨(54)가 보디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에 출전한다고 했다. 어머니는 둘째(26)와 막내(14) 남동생까지 4남매를 키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막내를 낳고 몸조리를 제대로 못해 몸이 많이 아팠다. 두 번이나 기절하며 쓰러지고 이석증이 와서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막내를 초등학교에 보내면서 여유가 생겼다. 집 근처 요가원에 다니며 몸을 추스르기 시작했고 열심히 해 지도자 가격증도 땄다. 건강을 되찾자 근력운동도 병행하게 됐다. 어머니는 몸이 건강하다는 것을 머슬마니아 입상으로 보여주고 싶다며 가족들에게 공표한 것이다. 머슬마니아 입상이 어머니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라고 했다. 송 변호사는 여동생 서현 씨(23·서울대 소비자학과)와 함께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어머니의 목표를 이뤄드리기 위해 힘을 합친 것이다. 활발한 성격의 서현 씨는 민족사관학교 시절부터 농구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세 모녀 모두 평소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하게 됐다. 세 모녀의 ‘의기투합’인 셈이다. 바로 전문 피트니스센터에 나란히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세 모녀는 3개월간 집중 훈련을 받아 10월 25일 열린 머슬마니아 코리아챔피언십에서 모두 입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어머니는 피규어 부문 2위, 시니어 모델 1위, 송 변호사는 미즈비키니 미디움 2위, 커머셜모델 미디움 4위, 동생은 미즈미키니 미디움 1위, 커머셜모델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두 자매는 특별상인 비너스상까지 받았다. 준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매일 퍼스널트레이닝(PT) 1시간에 개인 웨이트트레이닝 30분, 유산소운동 1시간 등 2시간 30분을 운동에 투자해야 했다. 대회를 앞두고서는 워킹과 포즈까지 3~4시간을 쏟아 부었다. 식단 관리는 고통스러웠다. 근육이 선명히 드러나도록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 위주의 식사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송 변호사는 “힘들었지만 정말 멋진 추억이었습니다. 운동도 힘들었지만 식단 관리도 중요했는데 서로 의지하며 ‘이번에 참고 다음에 이것 먹자’며 힘을 냈어요. 대회 끝나고 먹자는 리스트가 수 십 개나 됐죠. 배가 너무 고팠지만 함께 하니 참을 수 있었죠. 함께 인내하고 운동하며 정도 많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3개월간 사실상 일과 운동만 했다. 근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저녁시간만 낼 수 있었다. 일이 많아 야근도 해야 했는데 모든 운동을 끝내고 다시 돌아가 일하기도 했다. 그는 “주말에도 모든 약속을 포기하고 일과 운동에만 매진했어요”라고 했다. 그래서 세 모녀 모두 좋은 성과를 냈지만 송 변호사는 미련이 좀 남았다. 3달 넘게 처절하게 땀 흘렸던 게 못내 아쉬웠다.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그래서 운동을 2주 더하고 11월 7일 열린 머슬마니아 제니스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결과는 커머셜모델 그랑프리, 미즈비키니 2위. 그는 “솔직히 딱 한번 출전하고 그만 두려고 했는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출전해 그랑프리를 차지했죠.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며 웃었다. 송 변호사의 입상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에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솔직히 끝까지 할지도 몰라 주변에 알려봐야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처음엔 참가에 의의를 뒀는데 하다보니 절대 포기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조용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오자 주변 사람들이 놀랐죠. 그래서 제 수상 소식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공식화 했죠”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근육운동과 요가가 적성에 맞았다고 했다. 그는 “운동 신경이 별로 없어 기술이 필요한 것은 잘 못했어요. 어릴 때 스케이트, 수영, 테니스를 쳤지만 재미가 없었죠. 발레도 도전했다 바로 포기했죠. 그런데 요가와 웨이트트레이닝은 할수록 재미가 있어요”라고 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하면서부터 PT를 자주 받으며 체계적으로 운동했다. 요가는 지도자 자격증까지 땄다. “요가는 주로 단체 수업을 해요. 선생님이 중간에 제 동작을 잡아주기도 하는데 다른 사람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저에게만 집중할 순 없어요. 제가 동작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직접 공부해 정확한 동작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하면 더 정확하게 요가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죠.” 운동마니아가 된 송 변호사는 학교공부 때문에 운동을 등한시하는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운동을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몸이 건강해야 공부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다양한 과학적 연구 결과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이 생성되고 활성화된다고 한다. 머리가 좋아진다는 뜻이다. 유산소운동을 한 뒤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수없이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은 공부만 하게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체육 수업을 늘리는 등 제도적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해요. 아니면 부모님들이라도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켜야 건강하고 밝게 자랍니다”고 조언했다. 송 변호사는 다시 예전처럼 건강을 위해 주 2~3회 2시간씩(웨이트트레이닝 1시간, 유산소운동 1시간) 운동하고 있다. 사실 그는 머슬마니아에 출전하기 전에는 유산소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유산소운동이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다보니 완전히 적응했다. 이제 “유산소운동으로 땀을 흠뻑 흘려야 상쾌해요”라며 “조만간 마라톤에도 도전해보겠습니다”고 했다. “이제 법률가로 전문성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대회 출전은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평생 운동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살며 법조인으로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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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출신 변호사, 머슬퀸 깜짝 변신… “배 고픈게 너무 힘들었죠”

    “엄마가 나가는데 우리도 도전해 볼까?” 올 7월, 송서윤 변호사(27)는 어머니 유효숙 씨(54)가 보디 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에 출전하겠다고 하자 동생 서현 씨(23·서울대 소비자학과)와 함께 동반 참가를 선언했다. 그는 “어머니의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를 이뤄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세 모녀는 나란히 전문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어머니 유 씨는 둘째(26)와 막내(14) 남동생까지 4남매를 키우면서 건강이 매우 나빠졌다. 특히 막내를 낳고선 몸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 기절을 두 번이나 하고, 이석증(耳石症)으로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막내를 초등학교에 보낸 뒤에 여유가 생긴 유 씨는 건강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집 근처 요가원에 다니며 요가 지도자 자격증까지 딸 정도로 열심히 했다. 건강에 자신감이 붙자 근력운동을 병행한 유 씨는 자신의 상태를 머슬마니아 입상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에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 이는 세 모녀의 머슬마니아 대회 동반 출전으로 이어졌다. 평소 운동을 즐겼지만 대회를 앞둔 3개월간 집중 훈련을 받은 세 모녀는 10월 25일 열린 머슬마니아 코리아챔피언십 대회에서 모두 입상해 큰 화제가 됐다. 유 씨는 피규어 부문 2위와 시니어 모델 1위, 송 변호사는 미즈 비키니 미디엄 2위와 커머셜 모델 미디엄 4위, 서현 씨는 미즈 미키니 미디엄 1위와 커머셜 모델 그랑프리를 각각 차지했다. 두 자매는 특별상인 비너스상도 받았다. 준비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매일 퍼스널트레이닝(PT) 1시간에 개인 웨이트트레이닝 30분, 유산소운동 1시간 등 2시간 30분을 운동에 투자해야 했다. 대회를 앞두고서는 워킹과 포즈까지 3∼4시간을 쏟아부었다. 식단 관리는 고통스러웠다. 근육이 선명히 드러나도록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 위주의 식사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송 변호사는 “대회 끝나고 먹자는 음식 리스트가 수십 개나 될 정도로 배가 너무 고팠다”며 “서로 의지하며 ‘이번에 참고 다음에 이것 먹자’며 힘을 냈다”고 털어놨다. 세 모녀 모두 좋은 성과를 냈지만 송 변호사는 만족하지 못했다. 석 달 이상 흘린 땀에 비해 자신의 성적이 아쉬웠다. 결국 운동을 2주가량 더 한 뒤 이달 7일 열린 머슬마니아 제니스 챔피언십에 다시 출전했다. 그리고 커머셜 모델 그랑프리, 미즈 비키니 2위를 차지했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출전했는데 그랑프리를 차지하게 됐다.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러웠다”며 활짝 웃었다. 송 변호사가 운동에 매진하게 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며 “시간 쪼개서 운동하고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를 타고, 수영을 배우고, 테니스를 쳤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요가원도 찾았다. 현재 그는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운동 신경이 별로 없어 기술이 필요한 발레와 같은 것은 잘 못했다”며 “요가와 웨이트 트레이닝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학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갈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난해 초 변호사가 된 뒤에도 주 2, 3회 운동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런 노력은 건강뿐만 아니라 그의 생활습관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운동을 잘하려면 스케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관리를 잘해야만 꾸준히 할 수 있다”며 “운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했고 이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자존감도 더 높아졌다. 그는 “이제 법률가로 전문성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대회 출전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도 “평생 운동과 함께 건강하고 즐겁게 살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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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꾸준히 했는데 당뇨 판정 ‘화들짝’, 건강 전도사 된 이유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어릴 때부터 비실이었다. 중학교 때부터는 허리 통증을 앓았다. 28세에는 어지럼증세까지 겹쳤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일찌감치 운동에 발을 들였다. 달리기도 했고 축구를 하고 테니스도 쳤다. 15년 전부터는 헬스클럽에 등록해 웨이트트레이닝도 시작했다. 하지만 공무원으로 일하며 야근을 많이 했고 야식에 술도 자주 마시다보니 2015년에는 당뇨까지 왔다. 화들짝 놀라 근육운동을 더 강화하고 음식까지 조절하니 그제서야 모든 게 해결됐다. 문용휴 순천시니어 건강협동조합 총괄 매니저(60)는 평생 자신의 건강관리를 하다 ‘건강 전도사’가 됐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재활테이핑 강좌를 듣기 위해 서울에 온 그를 18일 만났다. 올 상반기까지 전남 순천시문화관광 국장으로 일한 문 매니저는 연말 퇴직을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보내고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했는데도 당뇨병이 왔습니다. 무절제하게 먹었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죠. 당뇨는 음식 조절이 가장 중요하는 것을 알았고 지방을 빼고 근육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도 체득했습니다. 그래서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습니다.” 2005년부터 근육을 키우기 시작했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매일 아침 주 5회 이상 운동을 했지만 어지럼증은 계속 됐다. 빈도와 강도는 줄었지만 완전히 가시진 않았다. 당뇨 판정을 받은 뒤 몸에 있는 지방을 다 뺐다. 그리고 근육을 키웠다. 72kg이던 몸무게를 68kg으로 만들었다. 체중은 빠졌지만 근육량은 과거에 비해 10kg 더 늘었다. “전 감기를 달고 살았고 알레르기도 심했어요. 밖에만 나갔다 오면 집사람에게 등을 긁어 달라고 할 정도였죠. 입 근처에 물집도 360도 돌아가며 생겼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어지럼증도 사라지고 알레르기도 없어진 거예요. 감기도 안 걸렸어요. 이런 증세가 사라진지 3,4년 정도 됐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비롯해 아버지, 아들까지 허리가 구부정했는데 저는 근육운동을 제대로 하다보니 반듯하게 펴졌습니다.” 강도 높은 근육운동과 음식 조절의 결과였다. “운동을 더 많이 하면서 식단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단 음식을 좋아했고 믹스커피도 하루에 여러 잔 마셨죠. 이런 것 다 끊고 식사의 기본을 바꿨습니다. 당뇨에 좋다는 것 먹어도 소용없습니다. 식사의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문 매니저는 ‘채고밥’ 식사법을 강조했다. 채소 먼저 먹고 단백질, 밥 순으로 먹으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식사문화가 밥이 주식이고 반찬을 부수적으로 먹는 것인데 건강학적으로 보면 잘못된 것이다. 특히 김치 등 짠 반찬이 많다보니 채소 섭취량도 적다. 매끼 200~300g의 5가지 색깔 채소를 먼저 먹고 고기, 밥 순서로 먹어야 몸에 좋다”고 말했다.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부터 먹어야 당뇨를 막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체중도 감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채소는 혈당지수가 10~20, 고기는 30~50, 탄수화물 백미는 84, 현미는 56이다. 낮은 순서로 먹어야 혈당 조절에 좋고 비만도 해결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공복에 잠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복에 잠이 들어야 뇌고 쉬고 위 등 장기도 쉰다. 그래야 특히 혈관 청소가 된다.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의 해결책이 공복에 잠이 드는 것이다. 잠자기 전에 꼬르륵 소리가 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매니저는 15년 전 헬스클럽에 등록해 주로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다 한 젊은이 권유로 근육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한 친구가 ‘선생님 체형에는 유산소 운동보다는 근육운동을 해야 합니다’며 몸짱만들기란 카페를 소개시켜줬다. 그 때부터 근육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면서 운동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이론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해야 효과적이었다”고 회상했다. 2014년에도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웨이트트레이닝에 대해 공부했고 매일 운동을 했다. 하지만 결국 당뇨 확진을 받은 뒤부터서야 제대로 운동을 하게 된 것이다. 문 매니저는 몸이 달리지자 2016년부터 시니어헬스동호회를 만들었고 체육관(헬스클럽)을 빌려 자신의 운동 노하우를 전수하기 시작했다. 순천시청 직원들이 주를 이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도 땄다. 이렇게 건강 전도사로 활약하면서 정년퇴직을 앞두자 회원들이 “순천시민들을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어 체육관을 운영하자”고 제안해 올해 순천시니어 건강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다. “그동안 저랑 같이 운동한 사람이 150명 정도입니다. 이중 50명이 협동조합 회원입니다. 상업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공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가급적 많은 시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방법이 계속 찾고 있습니다.” 현재 한 독지가와 모 은행 등에서 체육관을 지어줄 테니 운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문 매니저는 최근 ‘건강한 100세 인생, 문 국장 따라하기’란 책을 썼다. 비실이가 건강 전도사가 되기까지의 경험과 이론을 책으로 묶었다. 그는 “30년 넘게 운동을 했는데 제대로 운동한 것은 채 5년 밖에 안 됐습니다. 건강하기 위해선 운동과 식생활이 함께 가야 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먹으면서 운동하는 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문 매니저는 일찌감치 ‘행동’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누그러들었을 때 순천시민들을 대상으로 S평생건강리더 30명을 선발해 건강상태를 자세히 알아보고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운동하게 하려면 운동의 효과를 제대로 알고 체득해야 한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노출해도 되는 사람들을 위주로 선발해 식단도 조절하며 체계적으로 근육운동을 시킬 예정이다. 그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개해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남녀 40~60대 30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했는데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사람이 단 4명밖에 없었다. 그만큼 시민들이 근육운동에 문외한이었다. 문 매니저는 “걸으면 좋다고 대부분 걷기만 한다. 걷더라도 바른 자세로 제대로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근육을 키워야 관절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순천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로 격상돼 이 프로그램을 잠시 중단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공무원이 아닌 건강 지도사로 순천시민들에게 ‘건강 노하우’를 전해준다. “저는 선수도 아니고 운동을 했어도 몸이 좋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4년간 자원봉사로 순천시민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근력운동의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100세 시대 가장 중요한 게 건강입니다. 전 건강을 위해 노력하다 은퇴 뒤 삶의 방향도 건강 전도사로 정했습니다. 순천시민들이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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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요리 레시피 홈피 오‘키친 개설

    ㈜오뚜기(대표이사 이강훈)가 다양한 요리를 쉽고 간편하게 따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담은 홈페이지 오‘키친을 개설했다. 오‘키친은 오뚜기 키친의 줄임말로 오뚜기의 부엌을 의미한다. 요리를 통해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만드는 ‘스위트홈’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었다. 오’키친의 레시피는 요리의 종류와 주재료, 조리방법, 조리도구 등의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돼 한눈에 알아보기 쉽다. 요리 초보자들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 빠르게 완성되는 스피드 레시피, 오뚜기 제품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꿀조합 레시피 등 다양하다. 각 레시피에는 조리시간, 준비시간, 음식의 양, 영양 등 정보가 담겨 있다. 레시피는 제품명이나 재료, 조리방법, 조리도구 등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계절이나 캠핑, 생일, 파티 등 상황 맞춤형 레시피도 검색할 수 있다. 링크와 태그 등을 쉽게 할 수 있어 다른 사람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요리에 사용된 오뚜기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클릭하면 ‘오뚜기몰’ 판매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오‘키친의 레시피는 오뚜기 연구원과 셰프, 마케터들의 추천과 설문조사를 통해 120품을 기본으로 시작했으며 향후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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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으로 몸 만들어 은퇴 뒤에도 새 인생[양종구의 100세 건강]

    #1. 권영채 씨(65)는 정년퇴직을 하기 전부터 만든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실행하다가 시니어 모델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6년 전 은퇴하고 가족을 위해 요리를 배우고,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지난해부터는 모델에 도전해 기회를 잡은 것이다. 권 씨는 지난해 9월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이하 남예종) 시니어 모델 2기에 등록했다. 이때 열린 ‘미시즈 앤 시니어 모델 세계대회’에 출전해 골드부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모델로서 자질을 더 키우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권 씨는 “모델은 몸이 재산이다”라며 “몸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만난 임종소 씨(76)의 조언으로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헬스장(메카헬스짐)에 등록했다. 임 씨는 dongA.com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9년 6월 6일자에 소개돼 화제를 모았던 인물. 국내는 물론이고 영국 BBC 방송, 독일 ARD 방송에까지 소개됐고 지금은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임 씨는 “척추협착 탓에 휠체어를 타고 여생을 보낼 위기를 근육운동으로 벗어나게 됐다”며 헬스장 이용을 적극 추천했다. 권 씨는 주 2회 헬스장에서 체계적인 근육훈련을 하고, 평소에는 집에서 홈 트레이닝을 했다. 그는 올 4월 열린 ‘WNC 시그니처 피지크 대회’ 시니어 부문에서 2위를 했고, 10월 열린 ‘WBC 피트니스 대회’ 시니어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시니어 모델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남예종 연극영화과 모델과에 입학해 이론과 실기를 공부하기 시작한 그는 올 5월 열린 대회(GOLD CLASS By Queen of the Asia 2020)에서 대상을 받았다. 9월엔 전통시장 모델 대회에서도 입상했다. 몸이 달라지고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으니 광고주의 러브콜도 이어졌고, 광고도 몇 편 찍었다. 그는 “은퇴를 하고 다시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은퇴 전에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설계했고 내 몸을 잘 만들고 차분히 시니어 모델을 준비하다 보니 돈도 따라 왔다”고 말했다. #2. 어수영 씨(62)는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와 시작한 운동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47세쯤 병원에서 건강 악화에 대한 경고를 여러 차례 받은 뒤 체중 감량을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10여 년이 흐른 지금 운동 마니아를 넘어 전문가로 변신했다. 177cm의 키에 체중이 93kg까지 나갔던 어 씨는 매일 1시간씩 수영을 한 뒤 출근했다. 출퇴근 때엔 자전거를 이용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안양까지 편도 52km를 주 2회 정도 왕복했다. 자전거로 출근했다가 외근을 하게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다음 날 자전거로 퇴근했다. 그렇게 3년을 이어가자 체중이 75kg으로 20kg이 줄었다. 살이 빠지니까 보기는 좋았는데 힘이 없었다. 그래서 50세 때부터는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했다. 6년간 꾸준히 수영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수영지도자 자격증에 도전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개인혼영 100m(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각 25m)를 1분 30초에 완주하는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매번 7초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실격했다. 그래서 돌파구로 신체능력을 향상시켜 줄 운동을 찾다가 크로스핏을 접했다. 크로스핏은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의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과 신체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합친 운동이다. 소방관이나 군인이 주로 애용하는 거친 운동이다. 어 씨는 크로스핏 체육관에 등록한 뒤 꼬박 2년을 쏟아부었고, 마침내 수영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어 씨는 3년 전 은퇴 후 ‘건강 전도사’로 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남대 운동생리학 석사과정에 등록했다. 그가 이렇게 운동에 매진하게 된 배경에는 긴 시간 병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그는 “100세 시대로 수명은 길어졌는데 내 건강이 좋지 않으면 가족도 고생할 것 같아 열심히 운동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일도 찾았다”고 말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유준상 대한요트협회 회장(78)은 2007년 마라톤에 입문한 게 인생의 변곡점이 됐다.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20회 넘게 달리는 등 세월을 거꾸로 살고 있는 그는 “건강을 잃으면 마음도 잃는다. 나이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건강하면 무슨 일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0세 시대, 건강해야 새로운 도전도 할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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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 달라지니 자신감 생겨”…근육운동으로 시니어모델 꿈 이룬 60대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정년퇴직을 하기 전부터 ‘버킷리스트’를 준비했다.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고,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모델에도 도전해보자고. 100세 시대를 맞아 무작정 은퇴하면 삶이 혼란스러울 것 같았다. 6년 전 생업에서 은퇴를 한 뒤 취미생활을 하다 지난해 9월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 적성을 찾았다. 모델에 적합한 몸을 만들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새 인생이 펼쳐졌다. 올해로 만 65세인 시니어 모델 권영채 씨는 근육운동을 체계적으로 하며 100세 시대를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은퇴를 하고 다시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다만 은퇴 전에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설계를 했다. 무턱대고 은퇴하면 아직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이 고달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퇴 10년 전부터 악기를 배우고 버킷리스트도 만들었다. 그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준비하다보니 시니어모델이 내 적성에 맞았고 몸만들기 위해 근육을 체계적으로 키웠더니 삶이 바뀌었다.” 은퇴한 뒤 가장 먼저 그동안 고생한 아내를 위해 프랑스 요리를 배웠다. 그는 “시간 있으니 집에서 봉사한다는 기분으로 음식을 했다. 5명인 손자손녀가 오면 함께 즐기기 위해 요리를 했는데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프랑스 요리를 공부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평소 소질이 있다고 들었던 그림을 배웠다. 학원에서 팝아트를 배웠고 정준호 남국옥분 등 알고 지내던 유명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모델에 도전하기 위해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이하 남예종) 시니어모델 2기에 등록했다. 그달 말 열린 미시즈 앤 시니어 모델 세계 대회에 출전했는데 골드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모델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 때부터 모델로서 자질을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첫 걸음이 웨이트트레이닝이다. 권 씨는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몸도 잘 만들고 관리를 잘해야 했다. 그래서 먼저 몸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남예종 시니어모델 2기에서 만난 임종소 씨(76)의 조언으로 경기도 용인 메카헬스짐에 등록했다. 임종소 씨는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9년 6월 6일자에 소개돼 화제를 모았던 인물로 국내는 물론 영국 BBC 방송, 독일 ARD 방송에까지 소개됐고 지금은 시니어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임 씨는 “척추협착 탓에 휠체어를 타고 여생을 보낼 위기를 근육운동으로 벗어나게 됐다”며 메카헬스짐을 소개했다. 메카헬스짐 박용인 관장(58)은 국가대표 보디빌더 출신으로 1995년부터 후학들을 지도하며 일반인들에게도 근육운동을 보급하고 있다. 권 씨는 집이 서울 태릉이지만 지하철을 3번 갈아타며 2시간 가는 거리를 주 2회 왕복하며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솔직히 건강을 위해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도 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임종소 씨를 보며 용인으로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라고 회상했다. 권 씨는 “아내가 집 근처에도 헬스클럽이 있는데 굳이 용인까지 가야 하느냐고 했다. 솔직히 왕복 4시간이면 시간이 아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쪽으로 가야한다는 감이 왔다. 멀어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보통 1시간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받는데 난 멀리서 왔다고 1시간30분 PT를 받았다. 박 관장님이 잘 지도해 몸살 한번 안 나고 잘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일과 토요일 메카헬스집에서 체계적으로 근육을 키우고 평소에는 집에서 홈 트레이닝을 했다. 그는 올 4월 열린 WNC 시그니처 피지크 시니어 부문에서 2위를 했다. 10월 열린 WBC 피트니스 시니어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등 시니어 부문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학창시절 운동선수 생활은 하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 몸이 약해 합기도를 배우면서 운동은 언제나 그의 곁에 있었다. 토목전문가로 중동에서 16년을 보내면서도 운동으로 몸 관리는 계속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체계적으로 몸을 관리한 것은 처음이다.“박용인 관장께서 대회 출전이란 확실한 목표 의식을 심어줬다. 그 목표를 위해 운동을 하다보니 성취감도 느꼈다. 솔직히 대회에 출전하려면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 힘들었다.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고 단백질 위주로 먹는 게 쉽지 않다. 소주 한잔 하자는 친구들의 유혹도 뿌리쳐야 한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참고 훈련한 뒤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니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너무 행복했다. 등산 할 때 산을 오르는 과정은 힘들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기분과 같다.”보디빌딩 대회를 앞두곤 음식을 절제해야 한다. 권 씨는 아침에 당근 주스, 점심으로 닭 가슴살 220g과 고구마, 저녁에 기름기 없는 소고기 220g과 고구마로 해결했다. 이렇게 먹으며 운동해야 근육이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권 씨는 “보디빌딩 대회가 끝나자마자 중국집으로 달려가 자장면 곱빼기를 먹었다. 탄수화물을 참을 때 가장 생각나는 게 자장면이다”며 웃었다. 박용인 관장은 “권영채 선생님의 열정이 만든 결과다. 운동에 몰입하고 사생활을 억제하며 식단관리를 잘해 좋은 성적이 났다. 평소 운동으로 몸을 잘 관리한 것도 이렇게 단기간에 좋은 결과를 내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젠 시대가 달라져 나이 들어서도 충분히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도전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모델로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그는 올해 남예종 연극영화과 모델과에 입학해 이론과 실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 5월 열린 대회(GOLD CLASS By Queen of the Asia 2020)에서 대상을 받았다. 9월엔 전통시장 모델 대회에서도 입상했다. 몸이 달라지고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으니 광고주들로부터 ‘러브 콜’도 와 광고도 몇 개 찍었다. 그는 “돈을 벌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내 몸을 잘 관리하고 차분히 준비하니 돈도 따라 왔다”고 했다. “몸이 달라지니 자신감이 생겼다. 모델로 런웨이를 걸을 때도 그런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근육운동으로 체력이 좋아지면서 새로운 도전의식도 생겼다. 그저 버킷리스트로만 생각했던 시니어 모델이 이젠 내 남은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 100세 시대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하면 어떤 일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내겐 웨이트트레이닝이 삶의 큰 동력이다. 최선을 다해 건강한 미래를 계속 개척하겠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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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흥꿈상회 아울렛, 월 매출 역대 최고

    경기 시흥시와 경기도㈜가 운영하는 ‘시흥꿈상회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점’(시흥꿈상회 아울렛)이 역대 최고 월 매출을 달성하고, 영업을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장들이 고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경기도㈜는 시흥꿈상회 아울렛이 지난달에 1억60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10일 밝혔다. 2019년에 월평균 약 4100만 원을 기록하던 매출이 약 4배로 껑충 뛰어 오른 것이다. 2017년 12월 시흥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3층에 ‘바라지마켓’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시흥꿈상회 아울렛은 경기도㈜와 시흥시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지역상생 협력매장’이다. 지역 농·특산품과 중소기업 제품, 청년창업 제품, 사회적기업 제품 등의 홍보 및 판로를 개척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흥꿈상회’는 아울렛점을 비롯해 시흥시청, 오이도에서 각각 운영되고 있는데, 아울렛점은 2017년부터 경기도㈜가 운영을 대행하고 있다. 개장 후 2018년 한 해 매출이 3억6000여만 원에 그치며 적자를 기록했던 시흥꿈상회 아울렛은 지난해 경기도㈜가 운영 대행을 맡은 뒤 판로 개척에 중점을 두면서 상품 구성 다양화, 플리마켓 운영, 카페 리뉴얼 등을 통해 매출이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만 5억3000여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달에는 월 최고 매출을 찍었다. 더욱이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판매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시흥 특산물인 연근을 활용한 식품류와 3대째 대를 이은 유기그릇 제품, 다양한 사회적 기업 150여 개의 독특한 제품 등을 판매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코로나19에도 시흥꿈상회 아울렛이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것을 보며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위기 또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는다”며 “시흥시가 많은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함께 커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흥꿈상회 아울렛에서 건강간식을 판매하는 업체 ‘하나더하기’의 관계자도 “소상공인이 입점하기 힘든 장소에서 다 함께 즐겁게 나누는 희망을 모토로 판매하고 있다”며 “시흥꿈상회 아울렛의 제품들이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이번 매출을 통해 느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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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세 시대, 중요한 것은 체력” 62세 몸짱의 눈에 들어온 운동은…[양종구의 100세 건강법]

    어수영 씨(62)는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와 시작한 운동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전남대 일반대학원 체육학과에서 운동생리학을 공부하며 자신과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47세쯤이었다. 키가 177cm인데 체중이 93kg까지 나갔다. 병원에서 경고를 여러 차례 받았다. 그래서 살을 빼려고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전력에 다니던 그는 살 빼는 데는 유산소운동이 좋다고 해 수영장에 등록했다. 매일 새벽 1시간 수영을 하고 출근했다. 출퇴근은 자전거로 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안양까지 편도 52km를 주 2회 정도 왕복했다. 자전거로 출근한 뒤 일이 있어 외근을 하게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다음날 자전거로 퇴근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3년을 하자 체중이 75kg까지 약 20kg이 빠졌다. 한국전력 협력사인 벤처회사로 옮긴 뒤 한국전력이 2014년 전남 나주로 이전하면서 같이 내려갔고, 나주에서는 새벽에 수영을 하고 가끔 영산강 주변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살이 빠지니까 보기는 좋은데 힘이 없었다. 그래서 50세 때부터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6년간 꾸준히 수영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자 욕심이 생겼다. 수영 지도자 자격증에 도전한 것이다. 그런데 개인혼영 100m를 1분30초에 완주해야 하는 것에서 계속 발목을 잡혔다.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을 25m씩 해서 100m를 90초 안에 들어와야 하는데 “1분37초까지는 가는데 그 7초를 넘지 못했다”고 했다. 신체 능력을 키우는 운동을 찾다가 크로스핏이 눈에 들어왔다. 크로스핏은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의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과 신체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합친 운동이다. 파워리프팅의 최대근력, 역도의 파워, 육상의 스피드, 기계 체조의 협응력…. 서로 다른 영역을 한 데 모아 종합적으로 하는 운동이다. 기구도 다양하다. 아령과 역기 이외에도 케틀벨, 우드링, 샌드백, 타이어, 밧줄…. 특정 부위가 아닌 전신의 운동 능력을 고루 발달시킨다. 크로스핏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소방관이나 군인이 주로 애용할 정도로 거친 운동이다. 어 씨는 크로스핏 체육관에 등록해 2년을 열심히 운동했고 결국 수영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했다. 어 씨가 운동에 매진하게 된 배경에는 긴 시간 병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해 배운 게 있어서다. 100세 시대로 수명은 길어졌는데 건강이 좋지 않으면 개인은 물론 가족도 고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체득했다. “부모님을 봉양하느라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다. 결국 우리 가족을 위해서 내가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운동을 더 열심히 했다. 가장이 건강해야 가족 모두 건강하다. 이런 사람들이 모이면 사회가, 결국 국가가 건강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어 씨는 3년 전 은퇴 뒤의 삶을 ‘건강 전도사’로 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남대 석사과정에 등록해 운동생리학을 전공하기 시작했다. “우리 나이 사람들이 베이비부머 세대다. 정년퇴직을 했거나 해야 할 나이다. 수명이 길어져 은퇴한 뒤에도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나이 때 가장 큰 문제가 체력과 자신감이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도전에 선뜻 나서기 쉽지 않다. 내가 10년 넘게 직접 운동을 해보니 체력도 좋아졌지만 자신감도 크게 향상됐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중년 남성들에게 체력을 키워주면서 자신감도 올려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따라오면 베이비부머들도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어 씨는 현재 살고 있는 나주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은퇴를 앞둔 중년 남성들에게 중고강도 크로스핏 운동을 통해 체력과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운동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나주에 19개 공공기관이 있는데 은퇴를 앞 둔 50대를 대상으로 희망자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17일 열린 스파이더 얼티밋챌린지 스페셜 매치에서 우승했다. 만 40세 이상의 참가자들이 참가해 버피점프 20회, 턱걸이 10회, 버피점프 20회를 3분 이내 완료하는 경기다. 미션 완료한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우승하는 방식인데 2분27초로 미션을 완수해 우승한 것이다. “남을 지도할 때 운동 지도에 대한 기술도 있어야 하지만 나 자신이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급적 다양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스파이더 얼티밋챌린지도 그래서 나갔다.” 스파르탄 레이스와 전국 실내조정대회, 전국 수영대회 등에 출전했는데 다 연령대별로 경쟁을 했다. 스파이더 얼티밋챌린지는 달랐다. 올핸 시니어들을 위해 스페셜매치를 만들었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경쟁하는 게 좋았다. 지난해엔 얼티밋챌린지 본선에 올라 3분 54초에 완주했고 올해는 2분 56초로 완주해 약 1분을 당겼다. 얼티밋챌린지는 크로스핏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체력왕’을 가리는 것이다. 장애물(허들) 달리기를 하는 사이사이에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토스투바(Toestobar·철봉에 매달린 채 두 발끝을 동시에 바에 닿게 하는 동작), 바터치버피(Bartouchburpee·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일어나 머리 위 바를 터치한 뒤 푸시업) 등을 일정 횟수 한 뒤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규정대로 동작을 하지 않으면 카운트를 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3분 마라톤’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그는 “지난해에는 너무 힘들어 고생했다. 1년 열심히 운동해 기록을 1분 정도 당겨 올핸 아주 만족했다”고 말했다. 어 씨는 지난해에는 스파르탄 레이스 21km 부문에 출전해 4시간 9분에 완주했다. 스파르탄 레이스는 5km부터 10km, 21km까지 달리며 다양한 난이도의 장애물을 정복해나가는 레이스다. 5km는 장애물 20개, 10km는 장애물 25개, 21km는 장애물 30개를 넘는 식이다. 장애물은 넘는 것, 건너는 것(물, 밧줄), 드는 것 등 다양하다. 그는 “지난해 처음 도전했는데 경기를 잘 몰라 엄청 고생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출전하지 않았다. 내년에 출전해선 3시간 안에 들어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항상 목표를 정해 놓고 운동을 한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 얼티밋챌린지 등 이벤트 대회에 목표 기록을 정하고 출전하는 것이다. 그는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내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게 내가 운동을 하는 동기가 된다”고 했다. 크로스핏의 효과를 몸소 체험한 그는 요즘엔 주로 크로스핏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까진 수영을 하고 자전거도 탔는데 지금은 아파트 헬스클럽에서 크로스핏을 하고 있다. 크로스핏의 장점이 짧은 시간에 최고의 운동효과를 낸다는 점. 공부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운동에 할애할 수 없다. 그는 “코로나19로 체육관을 갈 순 없어 아파트 헬스클럽에서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가르쳐 달라고 해 알려주며 함께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짠 크로스핏 프로그램으로 주 4~5회 1시간씩 운동한다. 그리고 수영 대신 주 2~3회 약 12km씩을 달린다. 그는 “당초 달리기는 무릎에 안 좋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형외과 의사가 마라톤에 무릎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해 달렸다. 정말 무릎에 큰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요즘은 달리기로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세 시대 노인들 삶의 질은 체력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체력이 좋으면 낙상 등 노인성 질환에서 안전하다. 체력이 있어야 시간도 있고 친구도 있다. 아무리 가진 게 많아도 건강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 중년부터 건강을 잘 관리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어 씨는 석사학위를 마친 뒤 박사과정에도 들어갈 계획이다. 학위과정 중에는 연구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 뒤 중년남성들을 위한 맞춤형 운동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세상엔 나 말고도 운동으로 멋지게 살고 있는 은둔 고수들이 많다. 그들이 양지로 나왔으면 좋겠다. 나이 들었다고 나서기 싫어하는데 나와서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쳐야 한다. 자랑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 나이에 자랑이 무슨 의미가 있나? 일종의 재능 나눔으로 나와서 알려주고 함께 운동하면 사회가 건강해질 것이다. 기회가 되면 그런 분들이 나와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선 이런 분들이 많아야 한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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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기 않으면 기회는 온다”… 자율탁구로 세계최강 정조준

    김택수 미래에셋대우탁구단 총감독(50)은 광주숭일고 2학년 때인 1986년 당시 탁구 강국으로 군림하던 스웨덴으로 유학한 경험을 잊지 못한다. “4개월의 유학이 탁구 인생의 큰 전환기가 됐다”고 말할 정도다. 당시 세계 최강 얀오베 발드네르(55·은퇴)가 뛰고 있던 스웨덴의 탁구명문 앵비클럽이 대한민국 유망주를 초청해 프로리그에서 뛸 기회를 줬다. 그곳에서 그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권한을 전문가들에게 넘겨주고 큰 그림을 그리는 ‘최고경영자(CEO)형’ 지도자로서 한국 탁구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에 따르면 스웨덴에선 지도자는 선수들을 돕는 조력자일 뿐이었다. 모든 것을 지시하고 통제하는 한국과는 달랐다. 훈련과 대회 출전에 대한 모든 것은 선수가 계획하고 준비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수는 스스로 목표의식을 확고하게 했다. 코칭스태프는 기술 지도와 함께 운동생리학이나 스포츠심리학 등의 이론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스웨덴 유학의 성과는 컸다. 김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온 뒤 곧바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후 국내 최강으로 군림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남자 단체 금메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단식·복식 동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 단식 금메달을 잇달아 따냈다. 고교 3학년이던 1987년 대우증권에 몸담은 그는 팀이 2001년 담배인삼공사(현 KT&G)로 넘어갈 때까지 대우증권의 간판이었다. KT&G에서도 선수와 코치로 활약하다 2007년 대우증권이 회생하자 당시 손복조 사장을 찾아가 팀 재창단을 주도했다. 남자팀만 원했던 회사를 설득해 여자팀까지 만들고, 남자팀 감독 및 총감독을 맡았다. 이후 그는 오랫동안 그려왔던 방식대로 팀을 운영했다. 육선희 코치(49)를 영입해 여자팀을 맡기고 전권을 줬다. 그는 남자팀에만 집중했다. 선수들에게도 자율을 부여했다. 인간적인 성장을 위해 탁구만이 아니라 문화예술을 즐길 기회도 제공했다. 대우증권 남자팀은 2011년 10월 회장기 한국실업탁구대회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삼성생명을 3-1로 꺾고 정상에 섰다. 대우증권 재창단 4년 4개월여 만의 일이다. 김 감독은 2012년엔 스포츠심리학 박사 김병준 인하대 교수(54)를 초빙해 선수들의 심리 상담을 맡겼다. 기술이 좋아도 심리 싸움에서 밀리면 절대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그는 “선수 시절 가장 안타까웠던 게 대회 전후 심리적으로 어떻게 준비하는지 조언을 못 받은 것이었다. 그래서 실패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심리 상담은 여자팀에 특히 효과가 컸다. 당시까지 대우증권 여자팀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강팀에 계속 패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강자를 상대할 땐 승패, 스코어 등 결과보다는 경기 자체인 과정에 집중하는 법을 알려줬다”고 했다. 지고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를 보이면 강자도 실수할 수 있고, 그 기회를 이용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여자팀은 2012년 10월 전국체전에서 창단 5년 5개월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전국종합선수권 여자 단체전에서는 대한항공의 8연패를 저지하며 정상에 올랐다. 2016년부터는 미래에셋대우의 든든한 지원으로 남녀팀 모두 언제나 우승을 노리는 강팀으로 국내 탁구계를 이끌고 있다. 2017년부터 남자국가대표팀을 맡고 있는 그는 4강권인 남자탁구를 세계 최강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주요 선수 몸값만 10억 원이 넘는 등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는 세계 최강 중국에 비해 한국 시스템은 열악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며 “세계 최강도 실수는 한다. 그 기회를 잡겠다”고 다짐했다.안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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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난국에 ‘확찐자’ 된 자영업자, 이러다 죽겠다 싶어 선택한 것은…[양종구의 100세 건강법]

    경기도 안양 석수역 근처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길용 씨(57)는 요즘 새벽 1시까지 일하고 두 시간 정도 눈을 부친 뒤 5시부터 목동마라톤교실에 나가 2시간을 달린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좀 더 잔 뒤 오후에 일터로 나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힘들어 다소 방황했지만 달리면서 스트레스도 떨치고 건강도 챙기고 있다. “코로나 19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운동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사람들을 만나지 말라고 하니 움츠러든 측면도 있었다. 그 때 살이 확 쪘다. 이러다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나고 2단계, 1단계로 떨어진 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역시 달리니까 활력이 생긴다.” 한 씨는 2003년 초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어머니가 고혈압으로 돌아가시는 등 가족력이 있어 혈압이 높았고 혈당 등 모든 수치가 좋지 않아 병원에서 운동을 권했다. 당시 체중이 80kg까지 나갔었다. “처음에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달리니 기분도 좋고 살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달리기 시작했다. 혼자 달리다 2004년부터 체계적으로 달리고 싶어 목동마라톤교실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혼자 달리고도 2003년 10월 열린 동아일보 주최 백제큰길마라톤에서 풀코스에 첫 도전해 3시간 20분대에 완주했다. 학창시절 운동이라는 것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몸치’였지만 달리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던 것이다. 2004년 3월 열린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에게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를 달성했다. 2시간 58분 대. 달리기 시작해 1년 만에 이룬 대 기록이었다. 매일 새벽 15~20km를 달려 이룬 성과였다. “마라톤 완주는 성취감을 준다. 완주를 했을 때 그간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보람을 새롭게 느낀다.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뿌듯함도 있다. 그래서 다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 2005년부터 동아마라톤사무국에서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서브스리 기록들 달성하는 주자들에게 수여하는 ‘명예의 전당’에 2006년 가입했다. 당시 동아마라톤 주최사인 동아일보사는 국내 마라톤 인구 저변 확대와 풀뿌리 마라토너들의 기록 향상을 위해 ‘동아일보 마스터스 명예의 전당’이란 타이틀을 만들었다. 서브스리를 기록한 마라토너에게 증서와 동아마라톤 로고가 들어간 18K ‘서브스리 인증 배지’를 수여했다. 그 첫 대회가 2005년 동아일보 경주오픈마라톤이었다. 한 씨는 2005년 경주오픈마라톤에 참가하지 않아 이듬해 3월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51분13초를 기록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45분 53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2013년까지 10회 연속 ‘서브스리’를 기록했다. 2006년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에도 출전했다. 보스턴마라톤은 남녀 연령대별로 제한시간을 두고 있어 아무나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서브스리 주자였기에 가능했다. 그는 보스턴에서 3시간 13분대로 기록에서는 저조했지만 수십 만 명의 시민들이 길거리에 나와 응원하는 마라톤 선진문화를 감명 깊게 느끼고 왔다. 한 씨는 본격적으로 달리면서 체중은 65~66kg으로 유지했다. 혈압, 혈당 등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사업이 어려워져 대회 출전을 자제했다. 달리기는 했지만 일단 사업에 집중한 것이다. 2017넌 가을 다시 풀코스에 도전해 2시간 58분대, 2018년 가을에 2시간 54분대를 기록하는 등 다시 실력을 과시했다. 2019년 동아마라톤을 앞두고 무리하다 부상을 입었고 올해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몸이 예전을 돌아갔던 것이다. “코로나19에 스트레스 받고 방심하는 사이에 체중이 78kg까지 치솟았다. 건강을 보여주는 수치들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사실 삶이 힘들어지면서 운동을 하지 않으니까 걷는 것도, 일하는 것도 힘들었었다. 다시 달리니 삶에 활력이 생겼다. 며칠 만에 체중이 3, 4kg 빠지니 몸도 개운해졌다. 조만간 다시 전성기 때 몸을 만들겠다.” 한 씨는 달리기를 통해 다시 희망을 찾았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않아 출전하지 못하지만 어려울 때 일수록 달리면서 체력과 정신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계정 메인에 ‘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노력하면 꿈을 이룬다’는 글귀를 새겨놓고 코로나19가 몰고 온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50여 차례 넘게 풀코스를 완주했고 25차례 이상 서브스리 기록을 냈다. 꾸준히 누력했고 그 결실을 내 왔던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정말 힘든 시기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힘겨워 하다보니 건강을 잃고 있다. 먹고 살기 힘겹다고 자포자기 하면 안 된다.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겨야 버틸 수 있다. 코로나19가 우리를 힘겹게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인간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했다. 조만간 이 난국도 이겨낼 것이다. 그 때까지 버티려면 건강해야 한다. 그러려면 달려야 한다.” 한 씨는 장사하느라 다른 운동을 하지는 못 한다. 오직 달릴 뿐이다. 달리면서 건강도 챙기고 꿈도 키우고 있다. 그래서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 코로나19가 지나고 2021년 3월 열릴 서울국제마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다시 서브스리에 도전할 부푼 꿈에 그의 가슴이 힘차게 뛰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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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는 신이 준 마지막 선물” 77세에 드라이브 날리는 비결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제대로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면 장수는 저주가 아닌 선물이다. 그것은 기회로 가득하고, 시간이라는 선물이 있는 인생이다.” ‘100세 인생(The 100-Year Life)’ 이란 책을 쓴 린다 그래튼(Lynda Gratton)과 앤드루 스콧(Andrew Scott)이 주장한 것이다. 길어진 삶에 적극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고통스런 삶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로 만 77세인 이승자 씨는 10년 전 탁구에 입문해 ‘슬기로운 노년생활’을 즐기고 있다. 탁구를 친구 삼아 즐겁고 활기차게 삶을 가꿔 나가고 있다. “2010년 12월이었다. 경기도 고양 일산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가 탁구를 시작했다. 당초 풍물을 배우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면서 같은 층 탁구장에서 탁구 치는 사람들을 창문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탁구 총무님이 들어오라고 했고 ‘한번 쳐보실래요?’라고 하며 탁구채를 건넨 게 내 인생을 바꿨다. 총무님이 잘 친다며 탁구부 가입을 권유했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해야 해서 탁구를 시작했다.” 이 씨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회원 칠순잔치가 있어 탁구장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회원들이 많았다면 내가 탁구 칠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참 운 좋게 탁구라는 좋은 스포츠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탁구가 주는 재미가 좋았다. 상대가 있고 공을 넘기며 다양한 기술을 쓸 수도 있었다. 몸에 크게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운동량도 상당했다. 무엇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칠 수 있어 좋았다. “처음엔 4,5 시간씩 쳐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이 씨는 지금도 매일 3시간 이상 탁구를 치고 있다. 과거 테니스와 배드민턴, 등산, 헬스도 했지만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하진 않았다. 탁구를 시작할 즈음 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대우증권탁구단(현 미래에셋대우) 감독 출신인 김병승 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76)을 만난 것도 또 다른 행운이었다. 김 전 부회장은 이 씨의 가능성을 보고 체계적으로 훈련시켰고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드라이브까지 걸 수 있게 만들었다. 김 전 부회장은 “내가 복지관 자원봉사를 그만 둘 경우 탁구를 지도할 사람이 필요했다. 열심히 하시는 분들 중에서 남자 1명, 여자 4명을 선발해 훈련시켰는데 그 중에 이승자 씨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탁구를 시작한 뒤 6개월만인 2011년 5월 고양시장기탁구대회에 출전해 실버 여자3부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 씨는 실버대회에 출전한 뒤 “건강 증진과 탁구를 통한 무한도전을 하기 위해 나이 제한이 없는 생활체육대회에 출전했다”고 말했다. 생활체육탁구대회는 실버부분과 일반으로 치러지며 일반은 수준별로만 구분하고 나이 제한은 없다. 이 씨는 지금까지 전국대회 30회 이상 출전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4명 씩 치르는 조별리그는 80% 이상 통과했고 8강까지 오른 적도 있다. 2013년 제6회 춘천소양강배 전국오픈 탁구대회에선 여자복식 6부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67세에 탁구에 입문해 전국대회를 다니며 드라이브까지 선보이다 보니 ‘유명 인사’가 됐다. 김택수 미래에셋대우탁구단 감독 등 지도자는 물론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남자 국가대표 장우진(25·미래에셋대우)도 ‘꿈나무 할머니’ 이 씨에 반해 대표팀 운동복에 직접 사인해 선물로 주기도 했다. 장우진도 이 씨가 날린 드라이브가 상대 테이블 구석에 힘차게 꽂히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한 기술”이라며 ‘엄지 척’으로 답했다. 이 씨는 파워 넘치는 남자 엘리트 선수들 경기 영상을 보며 훈련한다. 그는 “남자 선수들 드라이브를 보면 정말 멋있다. 그래서 따라 하려고 하다보니 실력이 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은 “이 씨는 남자 못지않게 탁구를 친다. 솔직히 같은 연령대 남자들도 드라이브를 못 건다. 젊은 여자들도 잘 못한다. 정말 대단한 파워다”고 말했다.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2.5단계 땐 탁구를 못 쳐 우울했는데 2.0단계, 그리고 1단계로 내려가 다시 탁구를 치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탁구를 못 칠 땐 집에서 고정식자전거도 타고 공원을 걷기도 했지만 힘이 붙지 않았다. 그는 “다시 스매싱을 날리고 드라이브를 거니 힘도 넘치고 사는 맛이 난다”며 웃었다. 손자가 7명인 ‘할머니’이지만 탁구에선 할머니 소릴 듣기 싫다. 그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매일 헬스로 근육을 키우며 탁구를 치고 있는 이유다. 이 씨는 “노안으로 돋보기를 썼었는데 탁구 친 뒤부터는 돋보기 없이 신문을 보고 있다”며 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실제로 탁구는 시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김 전 부회장의 설명이다. “274cm, 152.5cm 테이블 위에서 15.25cm 높이의 네트를 사이에 두고 지름 3.72~3.83cm작은 공을 치다보니 시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또 빠른 공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탁구채를 휘두르기 때문에 좌우 뇌에 큰 자극이 돼 치매 예방에도 좋다. 바닥에 떨어진 볼을 줍는 것도 상당한 운동이 된다. 겉으로 보기엔 별로 안 움직이는 것 같은데 포핸드 백핸드 할 때 전신운동이 된다. 탁구는 최고의 실버스포츠다.” 100세 시대를 살아갈 때 스포츠는 좋은 ‘평생 친구’가 될 수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특정 스포츠를 즐기면 늘어난 시간을 잘 활용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특히 삶의 태도도 달라진다. 김 교수는 “이승자 선생님은 드라이브까지 날리는 것을 보면 스포츠 심리학적으로 운동을 하는 내적동기의 최고 수준인 감각체험까지 이른 것 같다. 몸을 움직이면서 수준 높은 기술을 발휘하며 큰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스포츠를 즐기면서 기능이 향상되고 그런 발전 된 모습에 주변 사람들의 칭찬까지 받으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한다. 이 선생님이 탁구에 애착을 가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한 때 서울시 생활체육송파탁구협연합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탁구로 잘 알려져 있었고 자원봉사도 자주하다보니 송파연합회 쪽에서 요청한 것이다. 이런 공로로 2014년 6월 송파구청장으로부터 표창장도 받았다. 이 씨는 “이제 탁구는 내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 됐다. 건강을 위해 뭐든 해야 했는데 탁구를 선택한 게 행운이었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사람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다. 힘이 닿는 데까지 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선수’다. 엘리트 선수가 아니라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 씨는 “목표가 없으면 재미도 의미도 없다. 신이 준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평생 탁구를 칠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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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7세에 탁구 드라이브 날리는 재미, 아주 좋아요”[양종구의 100세 건강]

    올해로 만 77세인 이승자 씨는 2010년 12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에 위치한 일산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가 탁구에 빠졌다. 당초 풍물을 배우려 복지관을 찾았는데 같은 층 탁구장에서 탁구 치는 사람들을 지켜본 게 계기가 됐다. 이 씨는 “당시 회원 칠순잔치가 있어 탁구장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탁구 총무님이 들어오라고 했고 ‘한번 쳐보실래요?’라고 해 치면서 탁구와 연을 맺게 됐다”고 회상했다. 총무가 잘 친다며 탁구부 가입을 권했고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탁구를 시작한 것이다. 탁구가 주는 재미가 좋았다. 상대가 있고 공을 넘기며 다양한 기술을 쓸 수도 있었다. 몸에 크게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운동량도 상당했다. 무엇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씨는 “노안으로 돋보기를 썼었는데 탁구를 친 뒤부터는 돋보기 없이 신문을 보고 있다”며 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실제로 탁구는 시력 향상에 좋다. 이 씨는 매일 3시간 이상 탁구를 쳤다. 과거 테니스와 배드민턴, 등산, 헬스도 했지만 이렇게 집중적으로 하진 않았다. 실력도 쑥쑥 성장했다. 당시 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대우증권탁구단(현 미래에셋대우) 감독 출신인 김병승 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76)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김 전 부회장의 체계적인 훈련 덕에 이 씨는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드라이브까지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탁구를 시작한 뒤 6개월 만인 2011년 5월 고양시장기탁구대회에선 실버 여자3부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후 이 씨는 건강 증진과 탁구를 통한 무한도전을 하기 위해 나이 제한이 없는 생활체육대회에 꾸준히 출전했다. 생활체육탁구대회는 실버부문과 일반으로 치러지는데, 일반은 수준별 구분만 있고 나이 제한은 없다. 이 씨는 지금까지 전국대회를 30회 이상 출전했다. 우승 경험은 없지만 4명씩 치르는 조별리그는 80% 이상 통과했고 8강까지 오른 적도 있다. 2013년 열린 제6회 춘천소양강배 전국오픈 탁구대회에선 여자복식 6부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67세에 입문해 전국대회를 다니며 드라이브까지 구사하다 보니 ‘유명 인사’가 됐다. 덕분에 김택수 미래에셋대우탁구단 감독 등 지도자는 물론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남자 국가대표 장우진(25·미래에셋대우)도 ‘꿈나무 할머니’ 이 씨에게 반해 직접 사인한 대표팀 운동복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이 씨가 날린 드라이브가 상대 테이블 구석에 힘차게 꽂히는 모습에 엄지를 올리며 “정말 대단한 기술”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씨는 파워 넘치는 남자 엘리트 선수들 경기 영상을 보며 훈련한다. 김 전 부회장은 “솔직히 같은 연령대 남자들도 드라이브 구사가 어렵다. 젊은 여자들도 못 한다. 정말 대단한 파워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땐 탁구를 못 쳐 우울했는데 2단계, 그리고 1단계로 내려가 다시 탁구를 치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탁구를 못 칠 땐 집에서 고정식 자전거도 타고 공원을 걷기도 했지만 힘이 붙지 않았다. 그는 “다시 스매싱을 날리고 드라이브를 거니 힘도 넘치고 사는 맛이 난다”며 웃었다. 손주를 7명이나 둔 할머니지만 탁구 경기장에서만큼은 할머니 소릴 듣기 싫다. 그래서 이 씨는 매일 헬스장을 찾아 근육을 키우는 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100세 시대를 살아갈 때 스포츠는 좋은 ‘평생 친구’가 될 수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특정 스포츠를 즐기면 늘어난 시간을 잘 활용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라고 말했다. 특히 삶의 태도도 달라진다. 김 교수는 “이 씨는 드라이브까지 날리는 것을 보면 스포츠 심리학적으로 운동을 하는 내적 동기의 최고 수준인 감각체험에까지 이른 것 같다”며 “몸을 움직이면서 수준 높은 기술을 발휘하며 큰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를 즐기면서 기능이 향상되고 그런 발전된 모습에 주변 사람들의 칭찬까지 받으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한다”며 “이 씨가 탁구에 애착을 가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이제 탁구는 내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 됐다. 건강을 위해 뭐든 해야 했는데 탁구를 선택한 게 행운이었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사람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다. 힘이 닿는 데까지 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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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산총액 늘때마다 과세… 비영리법인 옥죄는 세법 개정을”

    #1. 사회복지 비영리법인 홀트아동복지회는 올해 3200만 원이 넘는 등록면허세와 교육세를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116억 원을 투자해 장애인 시설을 지었는데 이 시설로 인해 자산총액이 134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세금이 부과된 탓이다. 사회복지법인은 자산총액이 바뀌면 관련법(민법 제52조)에 따라 3주 이내에 새로 등기를 해야 한다. 또 등기를 할 때 지방세법(제28조)에 따라 증가한 재산총액의 0.2%에 해당하는 금액을 등록면허세와 교육세로 내야 한다. #2. 자본금 300억 원의 A영리법인은 2011년 12조6000여 억 원이던 자산총액이 2012년 15조7000여 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등록면허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관련법상 영리법인은 자본금이 달라질 때만 등기를 새로 하게 돼 있다. 자산총액이 크게 늘었지만 A사의 자본금은 300억 원 그대로였기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비영리법인들이 까다로운 세법 규정에 울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1976년 자산 1600만 원으로 출범한 홀트아동복지회다. 2016년부터 자산총액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2억6000여만 원(올해 납부 예정 포함)을 등록면허세로 내야 한다. 사회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와 장애인 등에게 사용할 돈을 정부에 헌납한 셈이다. 이신영 홀트아동복지회 예산회계팀장은 “기본재산인 토지를 매각해 생활시설을 신축할 경우 ①매각대금으로 인한 자산 증가 ②공사비 지출로 인한 자산 감소 ③시설 완공 후 자산 증가 등이 발생하고 세 차례에 걸쳐 등록면허를 새로 내야 한다”며 “이중 삼중으로 세금을 내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밀알복지재단,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등 대부분의 비영리법인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는 공공 부문이 챙기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챙겨야 하는 비영리법인에 대해 일반 영리법인과는 다른 세법이 적용되면서 비롯됐다. 즉, 등록면허 변경을 영리법인은 자본금 변동 시, 비영리법인은 재산총액 변경 시로 각각 다르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태완 정안세무법인 충무로지사 대표세무사는 “비영리법인의 설립 취지를 고려해 지방세법을 개정해 재산총액 증가에 대해서도 등록면허세를 감면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방세특례제한법(제22조)에서는 이미 설립등기를 하거나 목적사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등록면허세와 취득세를 전액 감면해준다”며 “이런 방식이 사회복지법인의 조세감면제도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호윤 공익법인전문 회계사는 “문제의 핵심은 과세표준에 대한 개념 혼선”이라고 말했다. 민법에선 비영리법인 등기 때 자산총액으로, 지방세로 부과 땐 과세표준을 재산총액으로 규정한다. 이로 인해 기본재산 변동 때마다 등기를 하는 사회복지법인이 확대 해석해 자산 변동이 있을 때마다 등기를 한다는 것이다. 최 회계사는 “과세표준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며 영리법인에 부과하지 않는 등록면허세를 비영리법인이 등록할 때마다 부과하는 것도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법 개정 시 등록면허세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 감면과 기부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 납부 유예 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호성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유산기부 담당과장은 “현재는 기부 목적으로 부동산을 팔 때도 양도세가 부과돼 기부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전체를 기부하면 전액 면제, 50%를 기부하고 50%를 노후자금으로 쓴다면 기부금 50%에 대해선 면제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세특례제한법은 기부 부동산에 대해 3년 동안 목적사업에 사용할 경우 취득세는 면제해주지만 재산세는 부과하고 있다. 최 회계사는 “기부 부동산을 목적사업에 쓰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기부 재산도 3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증여세를 부과하듯 기부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도 유예한다면 공익법인들의 활동 범위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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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라이딩·러닝까지…필라테스 강사가 야외로 나간 이유는?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타기, 등산 등 비대면 야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코로나 블루’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는 것으로 날려 버리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스포츠용품을 파는 런너스클럽 이대점 정민호 대표(51)는 “요즘 실내 운동을 즐기던 사람들이 달리기 등 야외 스포츠로 전향하고 있는 추세가 보인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실내보단 실외가 안전하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 스파이더코리아 이제경 이사(45)도 “추석 이후 야외 스포츠 관련 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 야외 스포츠하기 좋은 가을이기도 하지만 산을 타고 공원을 달리는 등 실내보다는 밖에서 하는 스포츠를 즐기려는 경향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필라테스 강사 김이삭 씨(30)도 야외로 나가 달리고 자전거타고 등산을 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 그는 “지금은 다시 필라테스 강좌를 열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면서는 실내에서 하는 운동을 할 수 없어 힘들었다. 그 때 서울 한강공원으로 나가 무작정 달렸다. 그랬더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심장이 심하게 뛰고 호흡이 가쁘지만 일정 거리를 완주한 뒤 느끼는 쾌감은 짜릿했다. 자전거와 등산은 일찌감치 시작했지만 달리기는 사실상 처음이었다. 솔직히 아직 ‘러너’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 하루 2~3km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달리기 동호회인 ‘러닝 크루’를 만들어 거의 매일 달리고 있다.“지구력이 없어 아직 긴 거리는 못 달린다. 하지만 크루 멤버들과 ‘몇 시 한강공원에 모여 달리자’고 약속하고 함께 달리면 정말 즐겁다. 신선한 강바람을 맞으며 강변을 달리는 기분이 너무 좋다.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느낌이랄까?” 김 씨는 필라테스 강좌가 주로 이른 아침과 오후 늦게 열리다보니 낮 시간을 활용해 ‘야외 활동’을 한다. 코로나19 이전엔 필라테스와 크로스핏(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으로 크로스 트레이닝과 피트니스를 합친 운동), 타바타(일본의 타바타 이즈미가 개발한 운동으로 20초 동안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10초 쉬는 식으로 운동) 등에 집중했었다. 코로나19가 그의 활동 범위를 야외로까지 끌어낸 것이다. 김 씨는 ‘따릉이 마니아’다. “자전거는 서울시 대표 명물 따릉이를 탄다. 자전거 마니아들처럼 도로 사이클이나 산악자전거(MTB)를 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따릉이 타는 즐거움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따릉이는 진짜 편하다. 사이클이나 MTB는 다시 집에 혹은 사무실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따릉이는 타고 거치대가 있는 곳에 반납하면 된다. 이용료도 한달에 5000원, 연간으로 하면 3만 원밖에 안 된다. 짐받이 바구니도 있어 가방 등 소지품을 싣고 달려도 된다.” 사실 도로 사이클이나 MTB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탈만한 것을 구입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최근 따릉이를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쉽게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릉이는 당초 ‘교통수단’으로 마련했지만 요즘은 한강공원 등 자전거길이 마련된 곳에서도 많이 보인다. ‘운동수단’으로도 떠오른 것이다. 김 씨는 3년 전부터 따릉이를 타기 시작했고 요즘은 운동으로 따릉이를 즐기고 있다. 매일 평균 2시간 씩 타고 있다고 했다. 달리거나 등산까지 할 경우 하루 3시간 넘게 야외 스포츠를 즐길 때도 있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공부한 그는 6년 전 무료함을 달래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 스피닝(고정식 자전거에서 음악에 맞춰 다양한 율동을 하며 페달을 빠르게 밟는 운동)을 시작했다가 스피닝 강사가 됐다. 그는 “당시 지도하던 강사가 ‘너무 잘 한다. 강사해도 되겠다’고 해 시도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3주간 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르고 자격증을 획득한 것이다. 대학 때 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K-pop, 힙합 등 다양한 춤을 추기는 했지만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식품영양사 공부를 했고 의류에 관심이 있어 디자이너에도 관심을 가졌었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운동을 가르칠 줄은 몰랐다. 몸 쓰는 순간 ‘이거다’는 느낌이 왔다. 내 적성에 딱 맞았다.” 스피닝을 하다 무릎에 통증이 와 치료하는 과정에서 필라테스도 공부하게 됐다. “병원을 찾아 MRI(자기공명촬영)까지 찍었는데 깨끗했다. 그런데 통증은 있었다. 그 때부터 신체 해부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해부학 책을 찾아 봤고 근육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특정 부위 근육을 키우는데 필라테스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필라테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필라테스로 근육을 키우니 통증이 사라졌다. 결국 강사 자격증까지 따 오늘에 이르렀다.” 김 씨는 필라테스 강사로 유도와 사이클 등 운동선수들까지 지도하면서 다양한 스포츠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 스포츠를 잘 알아야 잘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쿼시, 테니스, 서핑 등 기회가 있으면 직접 다 해보고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철인3종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완주하는 것도 목표로 잡았다. 이렇게 몸을 쓰면서 사는 삶이 너무 행복하단다.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우울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힘들고 각박한 세상을 살다보니 감기처럼 우울증이 찾아오는 것 같다. 이럴 땐 박차고 야외로 나가면 좋다.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면 사는 게 의미 있고 즐겁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는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회원들과도 자주 야외로 나가고 있다. 등산은 도봉산과 인왕산, 관악산 등 서울에서 가까운 곳을 오른다. 전공과 전혀 다른 직업을 갖게 된 그의 생활 모토는 ‘행복하고 건강하고 예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솔직히 이렇게 ‘건강충’이 될 줄 몰랐다. 할머니가 되서도 지금 같은 몸매와 건강을 유지하는 게 꿈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건강해야 행복하고 예쁜 것 아니냐”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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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 휴게소 中企제품 판로 확대의 탄탄대로 열겠다”

    ‘촉망받는 선수에서 잘나가는 공기업 과장을 거쳐 노점상, 그리고 현재는 고속도로 휴게소 200여 개 매장 조합의 대표로 재직 중.’ 김만연 한국고속도로휴게소 하이숍협동조합 이사장(61)의 경력사항이다. 한때 고속도로 트럭 노점상들을 대변하다 ‘조폭’으로 몰려 실형을 살기도 했다. 일반인이라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이력이다. 힘겨울 때마다 그를 버틸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은 학창 시절 육상과 축구를 하며 익힌 불굴의 의지와 소통 능력이었다. 강원도 양구 출신인 김 이사장은 육상 단거리 선수로 전국대회를 석권하다 고등학교 때 축구선수로 전향해서도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타고난 운동선수였다. 고려대 진학을 꿈꾸며 강릉농고(현 강릉중앙고), 울산 학성고 등 여러 축구 명문고를 6년이나 다녔지만 실패한 뒤 상무에 입대한다. 1980년대 초 박항서, 조광래, 박창선, 박성화 등과 함께 충의팀 주력멤버로서 100m를 10초9에 달리는 스피드를 앞세워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이때 상무 축구단장 윤태균 장군의 눈에 띄었고, 윤 장군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989년 그도 도로공사에 입사한다. 늘 성실하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자기관리에 충실한 모습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였다. 도로공사에서 언양휴게소와 대관령휴게소 관리과장으로 3년여를 보낸 김 이사장은 1990년대 초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고속도로 노점상으로 변신한다. 그는 “(도로공사에서) 3년 열심히 뛰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월급쟁이로 살다 보니 세상의 속도가 너무 느렸다. 잘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장사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1993년 내놓은 맥반석 오징어 구이는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지금도 고속도로 휴게소를 대표하는 상품이 됐다. 하지만 노점상 차량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허용되지 않는 불법 시설물이라는 게 문제가 됐다. 도로공사에서 휴게소 관리자로 일했던 그는 자연스레 노점상들의 대표가 돼 합법화 작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2001년 그는 조폭 두목으로 몰려 실형을 살기도 했다. 법률 자문 등을 하기 위해 변호사를 쓰기로 하고, 비용을 모았다. 그런데 노점상 모임은 ‘폭력조직’으로 둔갑하고, 돈을 모은 일은 ‘갈취 행위’가 됐다. 꼬박 3년형을 살면서 그는 잘못이 없다고 떠드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난생처음 법전을 펴들고 공부를 시작했다. 출소 후 다시 노점상의 합법화 작업에 뛰어들면서 법을 제대로 이용했다. 그 결과 2008년과 2012년에 다시 법적 분쟁에 휘말렸지만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처럼 수많은 고초를 견뎌내며 그가 노점상 양성화와 협동조합 결성에 매달린 것은 자신은 물론 많은 회원들의 생업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2011년 고속도로 노점상을 하이숍 매장으로 양성화했고, 2015년엔 하이숍협동조합을 이끌어냈다. 현재 하이숍은 전국 모든 휴게소에서 200여 개가 운영되고 있고 회원 수는 300명이 넘는다. 지난해엔 하이숍을 도로공사 공식 파트너와 중소기업중앙회 정회원으로 승격시켰다. ‘HI-Q’란 자체 브랜드도 만들었다. 김 이사장은 요즘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하이숍에서 거래되는 제품이 3000개가 넘습니다. 대부분 저가의 중국산 제품입니다. 앞으로는 국내 중소기업을 위한 대규모 판매장으로 만들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한 축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하이숍협동조합은 올해 4월 이사회를 열고 그의 임기를 2024년 4월까지로 연장시켜줬다. 그가 그동안 보여준 공로를 인정하고, 그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결정이었다.용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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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는 새로운 세상 보여주는 ‘신세계 스포츠’…폭발적 인기 비결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가히 폭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서울 한강공원 등 자전거 길이 마련된 곳엔 사이클이나 산악자전거(MTB), 하이브리드, 따릉이 등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넘쳐 난다. 비대면 스포츠 중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 속에 자전거 판매량도 급증했다. 자전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30~60%넘게 매출이 성장했다. 특히 요즘엔 그 어느 때보다 자전거가 엄마와 아빠, 아이들이 즐기는 ‘가족 스포츠’, 남녀가 즐기는 ‘데이트 스포츠’,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우정 스포츠’로 발전하고 있다. 자전거는 걷기와 달리기 등 다른 비대면 운동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신세계 스포츠’라고 한다. 자전거를 타는 순간 삶의 궤도가 달라진다. 그동안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등에 소개한 자전거 마니아들을 통해 자전거가 주는 즐거움을 다시 정리해본다. 자전거는 운동적인 측면에서 전신 운동이다. 페달을 밟기 때문에 하체만 튼튼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페달을 밟을 땐 허벅지, 엉덩이근육(둔근), 척추기립근, 승모근(등), 복근은 물론 팔 운동도 된다. 특히 오르막을 오를 땐 그 운동 강도가 심해 탄탄한 전신 근력운동이 된다. 자전거를 오래 타면 전신이 뻐근한 이유다. 자전거의 가장 큰 즐거움은 두 바퀴에 몸을 싣고 페달을 밟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걷기는 하루 종일 걸어야 30~40km, 달리기도 최대 3~4시간 달리면 힘들어 더 못 달린다. 100km 울트라마라톤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달리면서 즐기기보다는 ‘인내’와의 싸움에 가깝다. 자전거는 다르다. 하루 100km~200km를 갈 수 있다. 어느 정도 단련이 되면 하루 종일 타도 힘들지 않다. 서울에서 춘천, 강릉, 부산, 목포 다 갈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을 준다. 도시, 산, 들, 강 등 드러난 모든 풍경을 감상하며 갈 수 있다. 지역 맛 집을 목표로 자전거를 타기도 하는 등 명소 방문도 가능하다.#1. 김건수 씨(63)는 직업 전선에서 은퇴한 이후 매일 페달을 밟고 있다. 그에게 자전거는 남은 인생의 희망이자 꿈이다. 그는 “은퇴한 뒤 남는 것은 시간 밖에 없다. 그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싶지 않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자전거를 타면 건강도 지키면서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고혈압 당뇨 등으로 일찍 세상을 뜬 것을 지켜보며 일찌감치 운동을 시작한 김 씨는 마라톤과 사이클, 수영까지 섭렵해 철인3종 대회까지 나갔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안전한 자전거 타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전국 4대강 1857km 완주에 제주 둘레길, 남도 횡단, 일본 규슈 일주 등을 끝낸 김 씨는 지금도 꾸준히 전국을 누비고 있다. 그는 “우리 나이에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야 목표가 생기고 희망이 생긴다. 나이는 꿈을 잃는 순간 드는 것이다. 난 자전거를 타면 내일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늘 설렌다. 자전거와 함께 매일 상쾌하게 문을 나선다. 자전거를 타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추석 다음날인 2일에도 서울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른 김 씨는 “요즘은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도로 사이클로 바꾸는 추세”라며 새로운 트렌드를 전해줬다. 도심을 달리고 전국을 누비는 즐거움이 이런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전거가 참 신기하다고 한다. 페달을 밟아도 원점으로 돌아가고 바퀴도 돌면 원점이다. 그런데 탄 사람을 새로운 장소로 옮겨준다. 무한한 원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 그 매력이 쏠쏠하다는 것이다. 언론사 사진기자 출신인 김 씨는 국내와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니면 찍은 사진을 토대로 ‘풍륜(風輪), 사계를 연주하다’란 e-book도 출간했다. 국내외를 누비며 담은 사진들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묶어 시적인 감수성으로 사계(四季)를 풀어냈다.#2. 김충식 OK택시 대표(53)는 가족력 당뇨병을 이기기 위해 일찍부터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다. 요즘은 자전거에 빠져 있다. 그는 10년 전부터 산악자전거(MTB)를 타기 시작했다. 언덕을 넘고 산을 오르는 매력이 그만이었다. 5년 전부터는 도로 사이클로 바꿨다. 그는 “사업하면서 목 디스크가 생겨 고개를 숙이고 타는 사이클은 금기시했었다. 지인이 한번 타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오히려 디스크가 완화됐다. 실질적으로 몸은 숙이지만 고개를 앞을 보기 위해 들고 타기 때문에 목 근육 강화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주변 정형외과 의사들에게도 알려줬다. ‘목 디스크 환자들에게 사이클 타지 말라고 하지 말라는 뜻’으로. 지금은 정형외과 의사들과도 사이클을 함께 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100km는 타야 성이 풀린다”고 말했다. 최근 김 대표는 사이클 예찬론자로 사이클 타기를 널리 알리고 있다. “사이클을 타면 허벅지 근육은 물론 팔, 복근까지 키워준다. 전국적으로 자전거 길도 잘 갖춰서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사이클 타기는 가장 좋은 장수 운동이다. 건강도 챙기지만 전국 금수강산을 사이클 타고 감상하는 기분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강조했다.#3. 글로벌 물류 기업 판토스에 다니는 김정헌 씨(39)는 주 3~5회 사이클을 탄다. 주말 및 공휴일엔 야외에서 사이클을 타는 날이다. 김 씨는 “토요일엔 회사 동료와 타고, 일요일엔 사이클전문샵 동호인들과 탄다”고 말했다. 회사동료들과는 50km에서 최대 120km를 달린다. 서울 한강 공원, 인천 아라뱃길, 경기도 양수리, 강원 춘천 등 자연을 벗 삼아 유람하듯 달린다. 전문동호인들과는 보통 70km를 달리는데 달리는 강도가 수준 높다고. “타고 오면 진이 빠질 정도”란다. 김 씨는 “자전거는 함께 타더라도 떨어져서 혼자 탄다. 빨리 달리기 때문에 코로19와는 전혀 상관없는 안전한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등산을 혼자 즐기던 김 씨는 2013년 삼촌의 소개로 사이클에 입문해 ‘마니아’가 됐다. 그는 “그동안 혼자 타다 지난해부터 동호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타면서 체중이 6kg이나 감량됐다”고 했다. 그는 평일엔 퇴근한 뒤 스마트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해 달린다. 김 씨는 “즈위프트란 스마트 프로그램을 가동해 달리면 다른 사람들하고 경쟁을 시켜준다. 그 재미 또한 쏠쏠하다”고 말했다.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는 자전거에 센서를 달고 컴퓨터나 모니터에 연결한 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온라인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혼자서 탈 때의 심심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4. ‘업힐라이딩 마니아’ 최자민 씨(39)는 사이클로 산을 타는 매력에 빠져 있다. 서울 광장동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그는 한강공원을 가로질러 남산을 오르고, 광화문을 건너 북악스카이웨이를 거뜬히 오르는 ‘철녀’다. 최 씨의 업힐 능력은 대단하다. 웬만한 산은 단숨에 오른다. 한강공원 한남동 쪽에서 나와 국립극장 쪽으로 올라 남산을 단숨에 오른다. 보통 국립극장 100m 위 쉼터에서 10~20분 쉬고 오르는데 그는 바로 오른다.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역 쪽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청운중학교, 윤동주문학관, 창의문으로 해서 오를 때도 대부분 자하손만두 위에서 잠시 쉬었다 다시 오른다. 그런데 최 씨는 쉬지 않고 북악팔각정까지 오른단다. 청와대인근부터 북악팔각정까지는 3.5km 정도 되며 고비고미 급격한 경사가 있는 난코스다. 그는 한때 ‘업힐 라이딩 여제’로 군림했다. 사이클을 탄지 1년여가 지난 2014년. 춘천 배후령과 대관령, 미시령 업힐크라임 대회를 정복했다. 춘천 배후령 힐클라임 22km에서 56분48초로 우승했고 대관령 국제업힐클라임 대회 25km 여자 45세이하부에서도 44분20초로 정상에 올랐다. 미시령 20km 업힐클라임 여자(통합)에서도 54분 35초로 우승. 최씨는 미시령 대회에서는 2016년까지 3연패를 이루기도 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는 대회 출전은 잘하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로 힘들지만 혼자 업힐 라이딩으로 스트레스를 날리며 건강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그는 “평지도 좋고 업힐도 좋다. 개인적으론 산을 오르는 게 더 좋다. 정복한다는 느낌, 산을 오를 때 개인적으로 정해놓은 기록을 넘어설 때 느끼는 쾌감도 짜릿하다. 자기와의 싸움을 하기에 서울에서는 가장 좋은 코스가 남산, 북악스카이웨이다”고 말했다. 최 씨는 “사이클을 타고 산을 오르고 나면 기분도 좋다 잠도 잘 온다. 스트레스도 날아간다. 야외에서 하는 가장 좋은 스포츠가 자전거 타기다.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할 땐 더 자전거가 좋다. 2m 이상 떨어져 탈 수 있고, 새벽이나 밤에 타면 사람도 없어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이클마니아들은 자전거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모를 꼭 써야 한다. 도로 사이클은 바퀴가 가늘어 쉽게 넘어질 수 있으니 모래가 있거나 조그만 장애물이 있으면 속도를 줄여야 한다. 물기가 있는 곳에서도 속도를 줄여야 한다. 자전거길이 아닌 도로를 달릴 땐 형광색 옷을 입거나 후면 깜박이 전등 등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자전거는 편하지만 한순간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늘 안전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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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피해 어르신에 기능성 의류 지원… 어려운 이웃에 ‘옷의 힘’ 전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 역대급 태풍과 장마, 폭염 등 자연재해가 연이어 발생했다. 여기에 극심한 경제난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민과 취약계층을 돕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옷의 힘으로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라는 지속가능경영 이념에 따라 각종 재난을 당해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올해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으로로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물품과 지원금을 전달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와 경북 지역에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2월 대구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 및 관련시설 근무자들을 위해 대구아동복지협회를 통해 지역사회 내 23개 아동 양육 및 복지시설에 1만5000장의 마스크를 전달했다. 3월에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경북 지역의 의료진을 위한 구호성금 5000만 원과 약 1억2000만 원 상당의 기능성 이너웨어 1만 장을 기부했다. 유니클로는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적으로 발생한 수해 복구를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기탁했다. 50일 넘게 이어진 장마로 생활 터전을 잃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성금을 기부했다. 또 구호물품을 구매해 피해시설 복구 등에 사용했다. 이와 함께 폭염 피해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옷의 힘’을 전달했다. 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과 협업해 전국 8개 의료봉사지역 고령자에게 흡습속건 및 냉감 기능의 에어리즘 제품과 자외선 차단 기능의 UV컷 제품 등 기능성 의류 3000장을 기부했다. 고령층은 생리적으로도 더위에 매우 취약한 데다 농촌지역 특성상 의료시설도 충분치 않은 점을 감안해 이렇게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무료 봉사를 펼치는 블루크로스의 설립 이념에 공감해 옷의 힘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적극 나섰다. 유니클로는 취약계층에도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8월 싱글맘의 더 나은 일상을 응원하는 맘플러스(MOM+) 캠페인을 실시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 등에 맞서며 홀로 출산과 육아를 담당하는 싱글맘들이 아이와 함께 더 행복한 일상을 이어가도록 응원하자는 취지에서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와 함께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전국 8개 시설에서 생활 중인 미혼모에게 유니클로 베이비라인으로 구성한 5000만 원 상당의 의류키트 600개와 출산을 앞둔 미혼들을 응원하는 메시지 카드를 협회를 통해 전달했다. 이와 함께 3∼4세 아이를 양육하는 싱글맘 15명을 유니클로 서울 명동중앙점으로 초청해 아동심리 전문가로부터 육아 노하우를 전해 듣는 강연과 무료 쇼핑 이벤트를 진행했다. 강연은 ‘우리 아이 사회성 키우기’를 주제로 부모가 당면하는 어려움, 건강한 양육을 위한 부모의 자세, 애착 형성, 마음 읽어주기, 훈육 방법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더불어 미혼모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도 가졌다. 유니클로는 2019년부터 장애인의 더 나은 일상생활을 돕는 장애인의류리폼지원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장애로 인한 신체 변형, 운동 기능 저하 및 보조기기 사용 등으로 본인 몸에 맞는 몸을 찾기 어려워 큰 치수의 옷을 선택해야 하고 기성복을 입고 벗기 어렵기 때문에 불편을 겪는 뇌병변 장애인에게 맞춤형 의류를 지원하는 행사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와 서울보조기기센터 소속의 보조공학사재단사가 참가자와의 개별 상담 후 맞춤형 리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1년에 두 번, 봄여름 및 가을겨울 시즌에 적합한 의류를 지원하고 있으며 가을겨울 시즌에 맞춰 의류를 지원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실시 지역을 서울에서 부산까지 확대해 총 800명에게 맞춤형 리폼 의류 4000벌과 사업 운영 예산 1억3000만 원 등 총 2억5000만 원을 지원한다. 또 작년 수혜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유튜브와 일부 유니클로 매장에서 공개해 캠페인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에도 앞장서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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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암 말기 환자 ‘완치’ 기적”…맨발걷기의 놀라운 효과[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01년 봄 국제 전송된 한 TV 프로그램을 봤다. 한 간암 말기 환자가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고도 실망하지 않고 청계산을 맨발로 매일 걷고 돌아다닌 뒤 완쾌됐다는 내용이었다. 그 때 숲길 맨발걷기에 주목했다.” ‘맨발걷기 전도사’ 박동창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회장(68)은 LG 폴란드페트로은행장 시절인 2001년 봄 스트레스로 간수치가 올라갔고 이명증이 생기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여파로 ‘주력 업종 외에는 다 팔아라’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은행을 파는 과정에서 현지 임원들의 조직적인 반발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일하다 책상에서 넘어져 쓰러지기도 했다. “의사가 건강에 신경 쓰지 않으면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을 때였다. 박 회장은 TV를 본 뒤 바로 맨발걷기를 시작했다. “당시 4월 어느 봄날 휴일 바르샤바 집 근처 카바티숲을 찾아 신발을 벗었다. 촉촉한 대지의 감촉, 땅의 마사토가 너무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잘 보이지 않던 주변의 풀, 곤충, 나무와 새소리도 들렸다. 한마디로 새 세상이 펼쳐졌다. 몸이 자연과 일체가 되는 기분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2시간을 걸었고 그날 밤 정말 맛있게 잤다.” 그동안 시달리던 불면증이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그 때부터 매일 새벽 맨발로 숲길을 걸은 뒤 출근을 했다. 어느 순간 간수치는 물론 이명증 등 그를 괴롭히던 병이 다 사라졌다. 그는 맨발로 걷는 게 몸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인터넷 등을 통해 자료를 찾았다. 그런데 아무런 자료가 없었다. “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는 스웨덴 노르디아 은행장에게 이런 얘길 했더니 유럽에선 우리나라의 지압과 비슷한 존세러피(Zone Therapy)가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발바닥에 반사구들이 있는데 자극하면 우리 몸 오장육부를 튼튼히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맨발로 걷는 것은 자연적 발마사지였던 것이다. 박 회장은 “그 때부터 3개월에 한번씩 혈액 검사를 하는데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다. 면역력도 높아져 지금까지 감기 한번 안 걸렸다”며 웃었다. 그는 2006년 귀국하면서 그동안의 경험담을 담은 ‘맨발로 걷는 즐거움’이란 책을 냈다. KB금융 최고전략책임자 부사장 등을 역임한 박 회장은 2016년부터 서울 대모산에서 ‘맨발걷기 숲길 힐링스쿨’을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2시간씩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맨발걷기를 체험했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그가 본 치유 사례는 갑상선암, 유방암, 중증당뇨병, 아토피 피부질환, 뇌수술로 치유 못한 만성두통 등 다양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가성점액종(복강 내 여러 암이나 종양에서 젤리와 같은 점액이 분비돼 복강 내에 점액에 고인 병)으로 병원에서 손쓸 수 없는 상황에서 찾아온 환자도 맨발걷기를 한 뒤 완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맨발로 가끔 걸어서는 안 되고 먹는 것 등 섭생에도 신경 쓰며 매일 하루 30분 이상씩 3회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맨발걷기가 면역력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 지압효과(Reflexology)에 더해 접지효과(Earthing)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압은 고대 중국과 이집트 등지에서 사용했고 1913년 윌리엄 피츠제럴드 박사가 몸의 특정 부위에 압력을 가하면 연관 부위에 마취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체계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피츠제럴드 박사는 신체의 각 부위를 10개의 동등한 수직구역으로 구분하고 한 부위에 압력을 가하면 해당 부위의 모든 신체기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존 세러피’라는 이름으로 학계에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지표면에 놓여 있는 돌멩이나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 다양한 물질이 발바닥의 각 부위와 상호마찰하고, 땅과 그 위에 놓인 각종 물질이 발바닥의 각 반사구를 눌러준다. 자연 지압인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맨발걷기를 권장하고 있다. 지압 중에선 발바닥 아치가 주는 효과도 중요하다. 그는 “인체공학적으로 아치가 탄력적으로 움직이면서 발밑에서부터 피를 잘 돌게 해야 하는데 신발을 신으면서 그런 효과가 사라졌다. 신발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설명했다. 신발 깔창 때문에 아치가 압축 이완이 덜되고 부도체인 고무가 접지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접지는 맨발로 땅을 밟는 행위다. 시멘트 아스팔트 등은 효과가 없다. 우리 몸에 3~6볼트의 양전하가 흐르는데 땅과 맨발로 만나는 순간 0볼트가 된다. 땅의 음전하와 만나 중성화된다. 이때 우리 몸에 쌓인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가 빠져나간다. 박 회장은 이를 맨발걷기 접지의 항산화효과로 불렀다. “활성산소는 양전하를 띤 상태에서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다. 몸속을 돌아다니며 전압을 올린다. 원래 활성산소는 몸의 곪거나 상처 난 곳을 치유하라고 몸 자체에서 보내는 방위군이다. 그러한 상처를 공격하여 치유하고 나면 활성산소는 맨발과 맨땅의 접지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몸의 멀쩡한 세포를 공격해 악성 세포로 바뀌게 한다. 오리 몸에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성인병이 발생하는 이유가 활성산소의 역기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2010년 미국의 전기기술자인 클린트 오버가 접지 원리를 발표했고 심장전문의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 등 의사들과 공동작업해 그 치유효과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접지(Earthing)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2013년 미국 ’대체 및 보완의학학회지‘에 발표된 ’접지는 혈액의 점성을 낮춰준다(스티븐 시나트라 등)‘는 논문에 따르면 끈적끈적한 점성이 있는 혈액이 맨발걷기 40분 뒤 깨끗해졌다. 또한 적혈구 제타전위(Zeta Potential·표면 세포간 밀어내는 힘)를 평균 2.7배 높여줘 혈류 속도가 2.7배로 빨라졌다. 박 회장은 이를 ’천연의 혈액희석효과‘로 불렀다. 박 회장은 “맨발걷기는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인 ATP(아데노신삼인산)생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ATP가 활성화 되면 피부도 깨끗해지고 노화도 중단된다. 맨발걷기는 스트레스 받으면 올라가는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도 안정시켜준다”고 말했다. 맨발걷기는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박 회장은 “머리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혈액 순환이 잘돼 머리가 깨끗해진다. 일본 토리야마유치원을 보자. 어릴 때 3살부터 6살까지 맨발로 뛰고 걷게 하는데 집중력이 엄청 좋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이 3년 동안 책을 2000권 씩 읽는다.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자신감도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맨발걷기의 기적‘이란 책을 또 냈다. 숲길 맨발걷기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설명하고 그동안 맨발걷기로 불치병이 나은 사례를 자세히 기록했다. 그에 따르면 숲길 맨발걷기는 간 기능,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수치를 개선한다. 비만을 예방하고 체중감량을 돕는다, 허리근육을 강화한다. 또 불면증을 해소하고 감기예방, 성적능력 증대, 갱년기 여성의 생리재개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박 회장은 “많은 사례에서 맨발로 걷기 시작한 지 약 2개월 만에 각각 다른 치유의 현상들이 일어났다. 이를 ’맨발걷기 2개월 치유의 가설‘이라고 명명한다. 웬만한 질병의 경우 숲길을 맨발로 꾸준히 하루에 1~2시간씩 약 2개월 정도 걸으면 그러한 놀라운 치유의 현상들이 일어난다는 가설이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구체적인 치유 사례다. ’왼쪽 반신마비 환자였던 A 씨(여 67세)는 뇌졸중으로 5개월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저자의 권유로 2018년 9월 퇴원하고 맨발걷기를 시작했다. 걸은 지 3주 만에 마비됐던 왼발로 땅을 쾅쾅 차고, 2개월 만에 왼쪽 뺨과 목 부위까지 차례로 마비가 풀렸다. 3개월 만에 왼쪽 몸은 절뚝거리는 모습이 거의 사라질 정도로 빠른 치유 현상을 보였다. 4개월이 되자 이제는 마비됐던 왼쪽 발이 오른쪽 발보다 더 힘이 생겼다. 이제는 과거처럼 걸으며 뛰기까지 하고 있다.‘ ’유방암으로 고생했다 치료했으나 갑상선 종양이 생긴 B 씨(여 66세)는 매일 끝도 없이 졸리고 힘이 없어 삶의 의욕을 잃어 가던 중 2018년 3월 맨발걷기 숲길 힐링스쿨을 찾아 새 삶을 찾았다. 맨발걷기 후 졸리고 무기력한 증세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2개월 뒤 3cm였던 종양의 크기가 1.6cm로 작아졌다. 다른 특별한 치료를 받은 바 없고 오로지 맨발로 2개월을 매일 대모산을 걸은 뒤 얻은 결과다.‘ 박 회장은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 어느 때보다 면역력이 강화가 중요해졌다. 맨발걷기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도 낮춰준다고 한다. 숲길을 맨발로 걸으면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다. 특히 맨발걷기는 단순 용이하고 무해하며 돈도 들이지 않고 병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0세 시대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누워서 지내면 아무 의미가 없다. 건강하게 살려면 맨발로 숲길을 걸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회장은 “도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공원, 산책로를 시멘트와 아스팔트, 우레탄으로 까는데 아주 근시안적인 행태다. 흙길로 만들어 시민들이 맨발로 걷게 해야 한다. 학교도 인조잔디와 우레탄 대신 맨땅 운동장으로 조성해 학생들이 맨발로 뛰어 놀게 해야 한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야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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