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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발표한 19일 당 차원의 주민통제 지시를 내리는 등 철저한 체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에서 특별한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 이유는 이런 북한 당국의 강력한 통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19일 주민들에게 △음주가무를 금한다 △쓸데없는 이동을 금한다 △유언비어를 금한다 △조기를 게양하라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라는 5개항의 연합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휴대전화로 외부와 접촉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했다고 한다.이 같은 체제 단속은 김정은 후계구도가 완벽하게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이 김 위원장의 사망에 동요하거나 외부 정보가 유입돼 반체제 활동이 확산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 사망 직후 북-중 접경 지역의 통제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조문을 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지시가 내려와 중국에 체류 중인 북한 관리들의 귀국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대북소식지인 데일리NK도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시군의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가 19일 전체회의를 소집해 △김정은 동지를 받들자 △사회주의 질서를 지키자 △국경 경비를 3중 4중으로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무장 군인들이 각 지방 시내에서 경계근무를 서며 반체제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북한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통제도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1일 “북한이 외국인의 외출, 김 위원장 추도를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처럼 강력한 체제 단속에 나선 결과 평양이 비교적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경제난으로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나 (강력한 체제 통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그런 불만이 곧바로 체제에 대한 저항이나 체제 이완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은 내부 단속에 나서면서도 고려 왕궁터인 개성 만월대 유적 발굴을 위해 북한에 머물던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 13명에게는 잔류를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북측은 개성에서 발굴사업을 계속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애초 이들은 23일 복귀할 예정으로 14일 방북했다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20일 서울로 돌아왔다.한편 북한 매체들은 21일 김 위원장의 영정과 추모소가 평양을 비롯한 전국에 마련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담은 대형 영정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태양상’이라고 지칭했다.조선중앙통신은 “태양상이 20일 김일성광장, 당창건기념탑 등 여러 곳에 모셔졌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도 태양상 설치 소식을 전하며 20일 낮 12시 현재 연인원 500여만 명의 평양 시민들이 김 위원장을 추모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남한과 미국 정부가 20일 조의를 표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인사들의 조문과 조의 표명 소식은 각 매체에서 비중 있게 전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그동안 ‘1호 사진’(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찍은 사진)을 상습적으로 조작해온 북한이 김 위원장의 시신 사진마저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20일 공개된 북한 조선중앙TV의 화면에는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김 위원장의 시신 오른쪽 뺨에 검버섯으로 보이는 얼룩이 매우 선명하게 포착됐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은 같은 각도에서 김 위원장의 시신을 촬영했음에도 오른쪽 뺨의 얼룩이 말끔히 지워져 있다. 시신을 덮은 붉은 담요의 끝자락도 TV 화면과는 달리 부자연스러운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포토샵 처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북한은 김 위원장이 2008년 가을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건강이상을 감추기 위해 ‘1호 사진’을 조작해 왔다. 이전까지 ‘1호 사진’은 절대 손대지 않는 게 원칙이었지만 김 위원장이 올해 8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언론에 촬영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 얼굴의 검버섯이 선명한 반면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실린 사진에는 검버섯이 흐릿하게 지워져 있었다. 올 7월에는 조작한 것으로 보이는 대동강변의 수해 장면 사진을 외부에 공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정일 시대’의 통치 이념은 이른바 선군(先軍)정치였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으로 인한 충격과 경제난을 군을 앞세워 극복하겠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들고 나온 슬로건이다.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을 책임지게 된 아들 김정은도 권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통치 이념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한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20일 “북한이 김정은의 치적으로 내세운 CNC(컴퓨터제어기술)를 중심으로 첨단화, 과학화, 세계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리더십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올해 1월 7일 김정은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CNC를 선전하는 장문의 글을 싣는 등 북한에서 CNC는 김정은의 상징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최근 ‘세계를 향하여’라는 새로운 구호를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김정일이 1995년 제124군부대를 방문한 뒤 선군정치를 내세우기 시작한 것처럼 김정은도 CNC 공장 현지지도를 계기로 첨단과학 또는 세계화의 통치 이념을 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는 김정은이 처한 대내외 상황이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선전한 1990년대 중후반과 다르기 때문이다. 당시 북한은 극심한 경제난과 체제 위기, 외교적 고립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김정일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김정일은 1998년 국방위원장을 국가의 최고 직책으로 격상시켜 군을 자신의 권력 기반으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80만 대가 보급돼 있는 북한이 더는 폐쇄적인 선군정치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고 본다. 김정은이 경제 강성대국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개혁 개방에서 살길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첨단과학과 세계화는 개혁 개방에 잘 들어맞는 슬로건인 셈이다. 김정은이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군에 포진한 원로 엘리트들의 견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권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선군정치에서 벗어나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발표한 이후 후계자 김정은의 찬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정은 동지’ 앞에 “위대한 장군님의 가장 친혁명 동지이며 주체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이시며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탁월한 영도자”라는 긴 수식어를 붙였다. 이런 찬양은 김일성 주석이나 김 위원장에게만 사용했던 것이다.김 위원장이 1974년 김 주석의 후계자로 공인받은 뒤 10년 이상 지난 뒤에야 쓰였던 “걸출한 사상이론가” “탁월한 영도자” 같은 호칭도 김정은에게 쏟아냈다. 찬양과 호칭의 3대 세습을 통해 아직 권력승계가 불안한 김정은을 지도자로 띄우기 위한 안간힘으로 풀이된다.○ 김정일식 유훈통치 가능성북한은 김정은 체제를 안정화하기 위해 ‘신격화된 아버지 김정일’을 이용하는 유훈통치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김 위원장도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닥쳐온 권력의 위기를 ‘유훈통치’로 극복했다.조선중앙방송이 19일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의 사상은 곧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사상과 의도이고 영도 방식은 장군님의 뜻”이라고 주장한 것은 유훈통치의 예고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유훈통치 기간 3년 동안 체제 결속을 다진다며 작은 불평과 불만도 가혹하게 처벌했다.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숨진 김 위원장이 사망하기 전에 특별한 유언을 남겼을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 김 위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김 위원장의 생전 교시가 모두 유훈이라고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또 내년 봄부터 북한 김 위원장의 동상과 ‘영생탑’ 건립 바람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카리스마를 활용하기 위해 동상 건립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다.○ 국가 중앙군사위원장 자리 만들 듯유훈통치 이후 권력이 안정되면 김정은은 김 위원장이 장악했던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새로운 권력기구를 만들어 통치 기반을 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국방위원회의 권한을 상당 부분 가져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장에 오르고 국가 중앙군사위원장 자리를 신설해 겸직하면서 선군정치의 한계를 보완하는 강성대국론을 주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력을 장악한 당 중앙위 군사위원들이 국가 중앙군사위원을 겸직하는 중국 모델을 따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국방위원회는 폐지되고 김정일이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김 위원장도 김 주석 사망 이후 1997년 국가의 최고 직책으로 권한이 강화된 국방위원장에 올랐다. 또 주석제를 폐지해 김일성은 ‘영원한 주석’으로 남게 했다. ○ 강성대국 진입 차질?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내년 김 주석 100회 생일(4월 15일)에 맞춰 ‘강성대국 진입’을 선언하려던 북한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북한 당국은 김정은 생일(1월 8일), 김 위원장 생일(2월 16일) 등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고 ‘주체사상 세계대회’ ‘국제친선모임’ 등을 개최해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하지만 당장 김 위원장의 국상(國喪) 기간에 화려한 행사를 열기는 어렵게 됐다. 또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추진 동력이 약해진 데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강성대국 행사가 주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켜 불만이 터져 나오게 되면 김정은의 불안한 권력승계에 또 하나의 부담이 될 수 있다.조영기 고려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사망과 함께 강성대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목표를 강성대국 ‘완성’에서 ‘진입’으로 톤을 낮추는 등 김 위원장 생전에도 이미 추진력이 약화된 상태였는데, 김정은이 무리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하지만 유훈통치를 해야 할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숙원이던 강성대국을 폐기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장례기간이 끝나면 신속하게 권력승계 마무리 절차를 밟은 뒤 김정은 중심의 강성대국을 선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은 물론이고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내년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지도자가 모두 바뀌는 상황에서 북한 절대 권력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세계 평화 질서에도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동아일보는 19일 오후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과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동아미디어센터로 초빙해 ‘김정일 사후 북한’을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두 전문가는 모두 “김정은 체제의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향후 대응에 따라 북한의 진로가 크게 바뀔 수 있는 만큼 고도의 대북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 내부 권력투쟁 일어날까▽김희상=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망명 동지인 김덕홍 전 북한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은 김정일이 죽으면 어떤 식으로든 급변 사태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일이 죽고 나면 누가 권력을 잡든, 권력구조가 어떻게 바뀌든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 많다. 아무리 폐쇄적인 북한이라도 21세기 정보의 태풍 속에서 과연 3대 세습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김정은의 통치능력이 특별해 보이지도 않는다.▽김성한=김정일은 1974년 김일성 주석에게서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20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북한 사회와 권력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선군정치’라는 선전구호 아래 권력을 공고히 했다.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이란 외생적 변수도 있었다. 중국도 북한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김정일 개인의 경험과 외생적 변수가 합쳐져 김정일 정권이 버틸 수 있는 힘을 만들었다. 하지만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1년 3개월밖에 안 됐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일천하다. 그만큼 북한 체제의 불확실성이 크다.▽김희상=일부에서는 김정은이 북한의 군부나 당의 실세들과 함께 집단지도체제를 만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집단지도체제는 중국을 제외하고 성공한 사례가 없다. 집단지도체제가 정착하려면 권력이 상호 간 균분돼야 하고 신뢰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추구하려는 목표도 같아야 한다. 그러나 수십 년간 1인 독재체제에서 살아온 북한에서 이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짧으면 6개월, 길면 2, 3년 안에 북한 사회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김성한=우리는 중국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이를 통해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 지도를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은 필연이다. 당장은 북한의 엘리트들이 분열하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단결하겠지만 김정은 체제가 확립돼 가는 과정에서 밀려나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면 반드시 권력 내부에서 파열음이 생긴다.○ 대북 기조 바꿔야 하나▽김희상=2012년은 강성대국 원년이기도 하지만 김일성 탄생 100돌이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 탄생 100돌에 대해 북한 인민들의 기대가 엄청나다고 한다. ‘내년에는 고기 맛 좀 볼 수 있겠지’ 하는 원초적 기대감이다. 하지만 북한은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다. 내년에도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하면 급변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우리가 쥐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이긴 전쟁은 역사상 없다.▽김성한=북한 체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은 한국의 대응에 따라 북한의 진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김정은이 김정일처럼 아버지 사후에 대해 세부적 계획을 갖고 있을 가능성은 적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북한이 중국을 통해 국제사회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이때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너무 앞서나가면 안 된다. 자칫 중국이나 미국이 우리의 행보를 경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희상=일부에서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없이는 지원도 없다는 대북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하는데, 대북 원칙을 잃어버리면 모든 걸 잃게 된다. 김정은 체제가 김정일 체제와 다를 것인가. 김정은 역시 연평도 포격 도발을 통해 자신의 치적을 쌓고 공포정치를 하고 있지 않은가.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누군가가 김정일에게 중국식 개혁개방을 건의했더니 김정일이 ‘나 보고 죽으라는 얘기냐. 개방한 뒤 지도자가 살아남은 나라가 있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김정일과 다른 길을 갈 리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원칙을 버리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김성한=북한 지원 여부에다 김정일 조문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남남 갈등이 불거질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북한의 불안을 조성하는 게 마치 통일인 것처럼 착각해 일부러 불안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가 우리의 목표가 될 수도 없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끄는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지원을 한다고 해서 북한이 개혁 개방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다.○ 김정은 대화에 나설까▽김희상=한미 동맹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반면 중국의 북한 지원은 중국의 팽창주의 야심이 반영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쇠퇴하고 중국은 도약하고 있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북한이 중국의 배타적 영향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후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겠나. 국가 미래를 바라보는 큰 차원에서 정책도, 전략도 정비돼야 한다.▽김성한=김정일이 북한 체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지만 김정일 사망이 곧 북한의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우리도 패닉 상태에 빠질 필요가 없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어떻게 개혁 개방으로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플랜A와 ‘북한이 변화를 거부하고 대혼란에 빠질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플랜 B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김희상=김정일이 죽기 전 북핵 6자회담에 나선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북한이 북핵을 폐기한다거나 개혁 개방에 나선다고 보면 큰 오산이다. 6자회담은 시간벌기용이고 식량과 에너지를 얻기 위한 수단이다. 이런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김성한=맞는 말이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은 아파트로 말하면 모델하우스 수준이다. 어딘가에 실제 핵시설이 있을 것이다. 다만 김정일이 6자회담 재개 쪽으로 유훈을 남겼다면 김정은도 내부 정비가 끝난 뒤 6자회담에 나올 것이다. 우리는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 북한이 손을 내밀 때 어떤 방식으로 손을 잡을지 준비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내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하는 만큼 북핵 문제의 진전을 봐야 한다. 다만 북한의 내부 정비가 2, 3개월 안에 끝날지는 의문이다.정리=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3번의 국회의원을 순조롭게 해왔다. 이제는 돌아가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 여기 계신 의원들이 갑자기 불쌍해 보인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정장선 사무총장(53·경기 평택을·사진)이 16일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야인’으로 돌아가는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국민의 불신 속에서 다시 선거준비를 위해 조바심을 내는 동료 의원들에게 애처로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장은 12일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의 국회 본회의장 최루탄 투척 등 국회 폭력과 그로 인한 국민 불신, 의결 정족수 논란과 폭력으로 얼룩진 12·11 전당대회 책임 등을 들어 불출마를 선언했다. 손학규 대표와 정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이날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합당이 공식 의결되면서 임기를 마쳤다. 앞서 정 사무총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전대 폭력사태의 진실을 철저히 가려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폭력이) 정당에서 늘 있었던 것처럼, 있어도 되는 것처럼 (인식)돼 있지만 새로운 민주당에서는 사라지도록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15일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이 회장의 구명 로비에 검찰 전·현직 고위 간부 4, 5명이 관련됐다는 구체적인 정황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고위정책회의에서 “구체적인 정황 증거도 있다. 검찰이 어떻게 수사하는지 지켜보겠다”며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폭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 법무부 간부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 초 김준규 당시 검찰총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은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KT&G복지재단 김재홍 이사장(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과 이국철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 형)의 보좌관 박모 씨, SLS그룹에서 향응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열거하면서 “이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것이 아니라 ‘도둑적’으로 완벽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히, 뼛속까지 부패한 정권일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출범 과정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9월 30일)을 비꼰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시민통합당과의 통합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행사 전부터 통과가 공식 선언될 때까지 7시간 가까이 곳곳에서 부딪치며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욕설과 몸싸움, 주먹다짐이 속출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주변에는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 민주당을 죽인다’란 스티커가 곳곳에 나붙었다. ‘밀실정치, 야합정치 지도부는 떠나라’ ‘민주당 해산하는 현 지도부는 자폭하라’는 플래카드도 곳곳에 내걸렸다. 험악한 분위기를 예상한 듯 전대준비위원회는 행사장 입구에 지문인식 명부 단말기를 설치했다. 전대에 지문 인식기를 동원한 것은 처음이다. 행사장 출입구는 3개였지만 개방된 곳은 하나뿐이었다. 외부에서 고용된 경호업체 직원 20여 명이 ‘스태프(진행요원)’라고 쓰인 명찰을 달고 ‘순찰’을 돌았다. ‘대의원만 입장시켜 폭력 행위 등 불상사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각종 방안이 동원된 것이다. 반대파들은 지문 인식기에 대해 “우리가 미국 9·11테러 사건을 일으킨 알카에다라도 된다는 것이냐” “우리가 범죄자냐” 등 불쾌감을 드러냈다. 오후 1시경엔 반대파의 한 대의원이 지문 확인 절차에 반발하다 대의원증을 교부하던 30대 여성 당직자의 뺨을 때렸다. 인근에 있던 당직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경호업체 직원들이 폭행한 대의원을 막아서자 다른 반대파 대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20여 명이 뒤엉켰다. 반대파들은 서너 차례 단말기에 연결된 랜 선을 끊어 실력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전대 구성 요건인 의결 정족수(5282명)가 구성되지 않아 전대는 47분 지연된 오후 2시 47분 시작됐다. 대의원들이 한꺼번에 하나의 입구로 몰려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대 개최 선언이 이뤄진 뒤에도 어수선함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후 3시 10분경엔 반대파 대의원 10여 명이 “중앙당이 불참한 대의원들의 대의원증과 주민등록증을 미리 받아 다른 사람들을 대리 참석시켰다”고 주장하다 20여 분간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손학규 대표는 인사말에서 “야권 통합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자 국민의 명령”이라고 통합 찬성을 독려하면서 “민주당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더 커지는 것이다. 당명도 그대로 유지된다”며 ‘당 해체’ 우려를 불식하는 데 주력했다. 상당수 대의원은 손 대표 발언 중간 중간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그러나 곧이어 이어진 찬반토론(4명)에서 박지원 의원은 반대 토론자로 나서 통합 부결을 호소했다. 그는 “당의 깃발을 내리면 이제 우리 대의원, 당원은 없어진다”며 “무엇이 급해서 그렇게 몰아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4시 19분 시민통합당과의 합당 여부를 묻는 찬반 표결이 진행됐다. 오후 5시 50분 투표 종료 선언과 최종 집계까지 끝냈지만 당헌상의 ‘정족수’를 어떻게 볼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발표 예정 시간(오후 6시 10분)을 넘겨 한동안 우왕좌왕하자 반대파들은 “(투표를) 다시 해!”를 외쳤다. 오후 7시 49분 손 대표 등 지도부가 당헌의 최종 해석권을 지닌 당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하자 체육관 2층 회의장 앞에는 수십 명의 반대파 대의원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소파로 복도를 가로막아 당무위원의 회의장 진입을 방해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오후 9시 45분경 당무위에서 ‘만장일치’로 시민통합당과의 통합 결의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반대파들은 물병과 음식물을 집어던지고 의자와 카메라 기자들의 취재용 사다리를 걷어차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를 말리던 당직자, 용역업체 직원 100여 명이 뒤엉켜 드잡이를 벌였다. 이석현 전대 의장이 오후 9시 54분에 ‘통합 결의안 가결’을 선언했지만 몸싸움은 5분가량 더 지속됐다. 누군가가 “법으로 대응하자!”라고 고함을 치자 멈췄지만 일부 반대파는 “이 ××들, 당을 팔아먹은 놈들”이라며 분을 삭이질 못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야권 통합의 마지막 절차로 여겨졌던 11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진 끝에 가까스로 시민통합당과의 합당을 결의했다. 민주당이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주축인 시민통합당과의 합당을 의결하면서 대선을 1년 앞두고 사실상 ‘도로 열린우리당’의 부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금의 민주당은 2008년 7월 통합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명이 바뀐 지 3년 5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됐다. 또 야권은 민주당, 시민통합당이 합쳐진 신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인 통합연대가 뭉친 통합진보당의 양당 구도로 재편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주도권 및 쇄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지원 이종걸 의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시민통합당 문재인 문성근 지도위원 등 당권 주자들이 빠르면 이달 30일이나 내년 1월 8일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통합 전대에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당장 가장 유력한 통합신당의 대표로 꼽히는 한 전 총리는 12일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통합당의 대주주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정세균 최고위원 등 민주당 내 친노 세력은 이미 한 전 총리를 신당의 대표로 세우는 방안에 암묵적 합의를 이룬 상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 대선이 있는 해에는 한 전 총리 같은 화합형, 관리형 이미지로 당을 이끄는 방안이 괜찮다”며 “또 이명박 정권 들어 각종 검찰 수사를 받으며 핍박을 받아온 만큼 총선, 대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제기할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 18만명 대 1만8000명 당대당 통합… ‘불안한 동거’ ▼민주당은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체육관에서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시민통합당과의 합당 및 한국노총 등 시민사회세력과의 통합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당원 수 18만 명의 민주당과 1만8000명의 시민통합당 사이의 당대당 통합이 가시화됐다. 총 1만562명의 대의원 중 5820명이 전대 대의원으로 등록했다. 이 가운데 5067명이 표결에 참석해 찬성 4427명, 반대 640명으로 집계됐다. 곳곳에서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몸싸움이 벌어졌고 표결을 마친 뒤에는 ‘의결정족수’의 해석을 두고 양측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찬성파는 행사장에 입장한 사람들이 과반이었으므로 ‘출석 과반’이라는 당헌 조항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반대파는 투표한 사람의 수가 ‘과반’의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재적구성원의 과반수인 5282명 이상이 표결에 임해야 하는데 5067명만 했기 때문에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주장이었다. 통합 등 당의 진로에 대해 극심한 논란이 벌어지고 전대 당일까지 마찰을 겪은 적은 처음이기 때문에 빚어진 일들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표결 결과 발표를 미루고 행사장에서 즉석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박주선 최고위원은 ‘의결 정족수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출석 조합원은 당초 총회에 참석한 모든 조합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결의 당시 회의장에 남아 있던 조합원만을 의미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2010년 4월 29일)까지 제시하며 손학규 대표를 압박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전대준비위에 이어 당무위가 소집됐고 당무위는 만장일치로 통합안 가결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석현 전대위 의장은 오후 10시가 다 돼서야 가결을 선포했다. 투표 결과 발표가 당초 예정됐던 시간(6시 10분)보다 4시간 가까이 늦춰진 것이었다. 그러나 반대파들은 무효를 주장하면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12일 변호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전대 결과 무효 가처분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공방으로 이어지면 그 결과에 따라 야권통합 흐름은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단독 전당대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원외지역위원장 등 5478명도 이번 전대 자체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대의원은 당초 1만2000여 명이었던 대의원이 전대 이틀 전인 9일 1만562명으로 급히 줄어든 것과 관련해 법원에 보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통합 논의와 당권 주자들의 행보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12일부터 수임기관 간 실무 협상을 진행해 통합신당의 지도부 선출 방식과 새 당헌당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10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통합 수임기관 위원장에 최인기 의원, 간사에 조정식 의원을, 위원으로는 박병석 최규성 의원과 박양수 전 의원, 이현주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을 임명한 바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시민통합당’과의 신당 창당 여부를 결정하는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9일에도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 측과 박지원 의원 측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전대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손 대표 측은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 채우기에 비상을 걸었다. “대의원 참여율이 저조한 지역에 대해서는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대의원은 자격을 박탈해 전체 대의원 수를 1만2000여 명에서 1만여 명으로 줄였다. 대의원 동원을 위한 버스 대절비 150만 원씩을 각 지역에 내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귀한 자식을 낳으려면 그만큼 진통이 있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이에 맞서 박 의원 측은 ‘전대 이틀 전까지 표결권이 있는 대의원인지를 개별적으로 통보해야 한다’는 당헌 조항을 들어 갑작스러운 대의원 수 조정 문제에 대한 보전신청 등 법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박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당행은 표결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민통합당과의 합당 안이 가결되려면 전체 대의원 중 절반 이상(조정된 대의원 수로 따지면 5000명 이상)이 출석해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손 대표 측 관계자는 “통합이 대세인 만큼 표결에 들어가면 가결 가능성은 100%”라고 자신했다.그러나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끝까지 봐야 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11일 전대를 끝으로 대표직을 그만두고 평의원으로 돌아간다.이날 민주당에선 김진표 원내대표가 8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임시국회를 열기로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정동영 조배숙 최고위원, 김진애 의원 등은 “등원 합의는 백기투항” “해머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비판을 쏟아내며 김 원내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정장선 사무총장,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낮에는 국회에서 일하고 밤에는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에 나가는 ‘주국야광(晝國夜光)’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맞서자 정 최고위원은 노 수석부대표에게 “야 이 ××야”라며 육두문자를 퍼부었다. 이에 안민석 의원은 “막장 드라마를 찍는 것이냐. 우리가 망나니 집단이냐”며 양쪽을 싸잡아 비난했다.이후 정 최고위원은 “수양이 부족했다”며 욕설에 대해 사과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사퇴를 하라면 하겠다. 그 대신 당론을 확정한 다음에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대 다음 날인 12일 의총을 열어 무기명 투표로 등원 찬반 여부, 김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캐나다 의회 인권소위원회가 북한에 억류돼 있는 ‘통영의 딸’ 신숙자 씨와 두 딸의 생사 확인 및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8일(현지 시간) 통과시켰다. 9일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에 따르면 이 결의안은 캐나다 법무장관을 지낸 어윈 코틀러 의원이 발의했고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회장 이경복) 등 캐나다 교민 2200명이 서명했다. 박 의원은 이 결의안을 제안했다. 반면 한국 국회는 신 씨 모녀의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3개월째 상임위(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이 결의안은 9월 1일 박 의원 등 34명이 제안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15일 국회의장에게 조속히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권고했다. 신 씨 모녀의 기구한 사연은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들의 사연을 풀어 쓴 책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출간한 세이지코리아 김미영 대표는 “S영화사와 원작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며 “현재 영화사 측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9일 오전 서울역에서는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국제연대’ 주최로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사진전시회와 신 씨 모녀를 구출하기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오후에는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국제궐기대회가 열렸다. 한편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남한 내에서 북한에 억류된 신 씨 모녀의 송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리 존엄과 체제를 들먹이는 인권모략 소동”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신 씨 모녀의 송환 요구 움직임에 반응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여야가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하루 앞둔 8일 급히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12일부터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미 법정 시한(2일)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 등 민생 현안을 챙기지 않는 정치권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보자는 데 의견이 일치한 것이다.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의안처리절차 개선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 중소상인적합업종보호특별법과 농업소득보전법 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대책 관련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은 연내에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김용덕 박보영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을 최우선 처리하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열어 선거구 획정과 정치자금법 개정, 개방형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등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선안도 논의하기로 했다.여야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12일 오전 양당 원내수석대표들이 만나 세부 의사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본회의는 일단 12, 19, 22, 23일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회기는 한 달이지만 중요 일정은 12월 말 이전에 마무리하고 예산안도 22일이나 23일경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 착수, 한나라당의 한미 FTA 단독 처리 사과, 날치기 예산안·법안 심의 불가’ 등 3대 조건이 충족돼야 임시국회 일정에 협조한다는 조건을 내세우면서도 일단 예산안 처리에는 응하기로 했다.이는 내년 예산안 처리마저 파행을 겪게 되면 민주당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거구 획정과 정치자금법 개정, 개방형 국민경선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선방안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선 시급한 사안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등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다음 주에 국회가 정상화될 것이다. (최소한) 예산안은 연내에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등원 여부에 대해서도 “일단 공감대를 형성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다음 주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늘은 임시국회를 소집해 논의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이다. FTA 강행처리 사과 등 우리가 요구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FTA 반대 세력의 비난을 의식한 것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1940년대 ‘김일성 부대’가 소속됐던 옛 소련 88특별저격여단이 주둔했던 러시아 뱌츠코예 마을에 어릴 적 숨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남동생의 무덤이 있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7일 밝혔다. 뱌츠코예 마을은 러시아 극동 지역인 하바롭스크에서 서남쪽으로 70km 떨어져 있다. 6일 현지를 방문하고 귀국한 박 의원에 따르면 무덤의 묘비에는 “1941∼1945년 8월 이곳에 주둔했던 88여단 부대의 군인과 가족들이 묻혀 있다”고 적혀 있다. 마을 주민들은 박 의원에게 “어릴 때 죽은 김 위원장의 남동생 김슈라(러시아식 이름)의 무덤이다. ‘카레이스키’(한국인·북한 사람들을 지칭한 듯함)들이 자주 찾고 있어 올봄 관청에서 묘비 앞의 봉분을 새로 단장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근처에는 무덤 3개가 더 있으나 ‘김슈라의 무덤’ 뒤에만 커다란 비석이 세워져 있고 꽃이 걸려 있으며 무덤 앞에는 중국술 3병이 놓여 있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 박 의원은 “중국술로 미뤄 볼 때 북측 관계자들이 참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학계에선 그간 김 위원장에게 김슈라라는 이름의 남동생이 있었으나 3, 4세(1947년경) 때 평양의 총리 관저에 있던 연못에 빠져 익사했다고 알려졌었다. “김일성(김정일 아버지)이 1945년 8월 평양에 입성한 뒤 아내 김정숙과 김정일도 뒤따라 평양에 왔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과도 맥이 닿아 있다. 그러나 뱌츠코예 주민들의 증언이 맞다면 김 위원장은 남동생 사망 시점인 1947년경까지 러시아에 체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 사실은 김 위원장이 1942년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는 북한 주장과 달리 일부 러시아 학자가 제기한 것처럼 김 위원장이 뱌츠코예에서 출생해 성장했다는 주장의 방증이 될 수도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특임장관실은 7일 올해의 공정사회 우수사례로 케이블TV 음악채널 엠넷(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와 IBK기업은행의 인재 채용제도, 대학생 자원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선정해 시상했다. ‘슈퍼스타K’는 환풍기 수리공 출신의 허각 씨가 우승해 공정사회의 모델로 꼽히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점을 인정받았다. 기업은행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올해 신입직원 공채에서 특성화고 출신을 채용한 점,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은 저소득층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 점을 각각 인정받았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올해 수습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 1302구의 합동봉안식이 7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리고 있다. 3∼11월 진행된 유해 발굴에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육군 장병 등 연인원 10만여 명이 투입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한나라당에 차세대 정치 리더를 훈련시킬 시스템이 없다. 나도 15년간 당에서 일했지만 남들보다 정치역사를 좀 더 알 뿐 정책 비전에는 문외한이다. 계파 수장은 자기 사람 심고 능력 없는 사람을 검증 없이 데려온다. 18대 최악의 공천이 최악의 국회를 만들었다.”(한나라당 당직자 A 씨) “공천이 계파 중심으로 이뤄져 젊은이가 정치 리더로 커갈 수 없다. 당이 젊은 정치인들이 성장할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를 방기하고 있다. ‘늙은 민주당’이 돼 간다.”(민주당 당직자 B 씨) 17대 국회의원의 62.5%, 18대 국회의원의 44.8%가 초선이었다. 수치로만 보면 확실히 물갈이가 된 것이지만 국회가 맑아지고 있다는 평가는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싸움꾼만 잔뜩 집어넣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정당이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풍부한 정책 비전과 경험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고 충원하는 역할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치권을 기웃거리다 특정 계파의 실세에게 픽업돼 공천을 받거나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다가 운 좋게 금배지를 다는 사례가 훨씬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30의 젊은 인재들이 ‘미래’를 꿈꾸며 정당 활동에 적극 참여해 정치 리더로 성장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주의 대공황을 넘으려면 21세기형 정치 리더를 키워낼 다양한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①한국판 정치 리더 양성학교 기업가가 사재를 털어 설립한 일본의 마쓰시타(松下)정경숙, 프랑스의 국립행정학교, 미국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저마다 설립 주체(기업가, 국가, 대학)는 다르지만 차세대 정치 리더를 배출하는 정치 엘리트 양성 학교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엔 제대로 된 정치 리더 양성학교가 사실상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치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정치 지망생들의 ‘인맥 쌓기’ 공간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현출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지금이라도 한국의 마쓰시타정경숙, 국립행정학교, 케네디스쿨이 나와 새로운 정치를 이끌 경세가(經世家·statesman)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단계적 성장 시스템을 갖추자 영국에선 젊은 정치인이 지방의원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리더십을 형성해가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와 사정은 다르지만 노동당은 노조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을 검증해 중앙 의회에 진출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지방의원부터 시작해 실력을 인정받으면 국회로 진출하고,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엄정한 검증을 거쳐 그중 일부는 궁극적으로 소속 정당의 대선후보로까지 성장하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다만 부정부패가 만연한 현행 지방자치제도 아래서는 공인 의식과 정치 비전을 갖춘 정치인이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의 근본적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③정책 능력·비전을 계량화한 공천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 리더들을 키워내더라도 국회의원 공천권을 당 지도부가 독점하거나 계파 나눠먹기로 공천이 이뤄진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공천 개혁 방식으로 제기되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참여경선제)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일부에선 지명도가 높은 사람, 조직력이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근본적 해법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치 비전, 리더십, 정책 능력을 평가할 계량화된 지표를 개발해 이 지표에 따라 공천 심사를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정성 평가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당선 가능성이라는 현실적 공천 기준을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지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원을 늘리자는 제언도 있다. 장훈 중앙대 교수는 “각 분야에서 정책 능력을 갖춘 정치 리더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한국 정치의 새 강자로 등장한 배경에는 ‘나눔’이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그는 ‘청춘콘서트’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위로’를 나눠줬다. 이어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는 ‘통 큰 기부’를 약속했다.이젠 정치도 나눔이 화두인 시대다. 나눔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고 있느냐가 정치인의 자질을 판단하는 새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나눔은 단순히 재산을 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특히 정치인들은 ‘진정성’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결합된 나눔을 실천해야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각계 인사들로부터 공존 민주주의 시대, ‘나눔의 정치를 위한 5가지 키워드’를 들어봤다.①공천에 ‘사회 환원 지수’ 우선 반영내년 총선에서 각 정당의 승패는 ‘공익적 가치’를 창출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영입하느냐에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는 “연간 기부액을 수치화하거나 사회 환원 활동을 지수화해 국회의원 공천의 최우선 심사기준으로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30분짜리 ‘사진찍기용 봉사’를 하는 이들과 오랜 기간 묵묵히 ‘자기 헌신’을 해온 이들을 가리자는 취지에서다. 그는 “대통령 후보도 ‘공익·사회 환원 지수’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데는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인 그가 시카고 빈민가에서 지역사회운동을 펼치며 빈곤층의 권익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②공익·사회 환원 실적 연례 공개이종수 사회연대은행 대표는 “국회의원이 재직 기간 관보에 재산을 공개하듯 얼마나 나눔을 실천했는지도 함께 공개하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공익활동 평가 외부위원회’에서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만들자고 했다. 물론 정치인의 기부 활동에는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거나 대중의 호응을 얻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8월 범현대가(家) 관련사의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에 사재 2000억 원을 출연한 것이나 민주당 신학용 의원(인천 계양갑)이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국회의원 세비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 지난해 12월 인천 계양산장학재단을 세운 사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③‘전직 의원 종신연금’ 기부지난해 2월 국회는 단 하루 국회의원을 지내도 65세 이후 평생 동안 매월 12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직장인이 월 120만 원 정도의 국민연금을 받으려면 매달 30만 원 안팎의 보험료를 약 30년 동안 내야 한다.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는 전직 의원 종신연금은 대단한 특혜다.6, 7, 9, 10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영록 전 의원은 “전직 의원들이 종신연금을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국가에 환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단 “헌정회가 주는 연금이 없으면 생활이 어려운 전직 의원들도 60%가량 되는 만큼 연금 수혜자 구분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원은 현재 헌정회의 지원금과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헌납한 채 12.5m² 규모의 컨테이너 단칸방에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쳐 2007년 ‘대한민국 청렴 정치인 대상’을 수상했다.④경험과 재능 나누기의정 활동을 펼치며 쌓아온 경력과 경험을 나누는 것도 타인과 사회에 도움이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직 의사인 의원이 의료 봉사에 나서거나 율사(律士) 출신 의원이 무보수로 분쟁을 해결하는 등 ‘경험과 재능의 나눔’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 교수는 정치인이 지향해야 할 ‘나눔의 롤 모델’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대통령 하면 떠오르는 거창한 이벤트 대신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통해 진정한 봉사의 뜻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⑤‘특권 의식’ 내려놓기스웨덴의 국회의원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4년간 봉사하는 임시직’이다. 이들에겐 관용차도, 입법 활동을 돕는 여러 명의 보좌관도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가 하면 모든 스케줄 관리도 의원들의 몫이다. 근무시간도 주당 80시간 이상으로 일반 직장인 근로시간의 두 배가 넘는다. 스웨덴 의원 349명의 면면을 보면, 농부 어부 교사 간호사 의사 변호사 등 구성원의 출신 직업도 다양하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웨덴에서는 국회의원을 ‘특권층’이라 여기지 않는다”며 “80%를 훌쩍 넘는 총선 투표율은 스웨덴 국민의 정치에 대한 신뢰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특권 의식’보다는 ‘대중과의 공감’을 중시하는 스웨덴 의원들의 자세가 정치권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낸 것이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우리나라 정당정치와 대의민주주의가 ‘대공황’의 위기를 맞은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민주주의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한 30대 직장인의 얘기는 기존 정치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것일까.동아일보는 한국정당학회(회장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 회원 21명에게 정당정치의 위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정당과 국민을 연결하는 끈이 끊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 ‘공감 실종’이 위기의 본질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는 한나라당의 패배이기도 했지만 크게 봐선 한국 정당정치의 패배였다. 정치 경험이 없는 무소속 후보가 처음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제1야당인 민주당은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기성 정당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한나라당이 벌을 받은 것”이라면서 “겉모양뿐 아니라 속까지 확 바꿔야 한다”고 했지만 정당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놓고 여야 모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의 설문조사에 응한 한국정당학회 회원 21명 중 13명이 정당정치가 위기에 처한 원인으로 ‘정당과 국민(유권자 지지자) 사이에 공감 및 일체감이 결여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정치의 주요 기능인 소통이 마비되고 정당이 ‘먹통정치’를 해온 것이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고통과 아픔에 대한 위로와 연민’ ‘따뜻함과 권유’ ‘공감과 경청’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또 ‘정당이 공익보다는 사익 추구’(3명), ‘정당 간 극단주의’(2명), ‘정당의 폐쇄성’(1명)도 위기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 밖에 “정당이 정책이 아닌 권력가치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념논쟁과 맞물려 극단적 정치투쟁이 증폭 반복되고 있기 때문”(부산대 행정학과 김용철 교수)이라는 의견도 나왔다.지난달 25일 제주도에서 열린 정당학회 연례학술회의의 주제도 ‘정당정치의 위기와 한국정당의 미래’였다.김홍국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는 발표문에서 “전통적 정당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 정당의 정치적 영향력은 감소하고 정당에 대한 불신은 커지면서 새로운 유형의 정당 등장, 정당의 소멸이나 해체를 거론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문명사적 전환에 가까운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정치커뮤니케이션 수단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이념의 극단화와 갈등만 노출했으며 그동안 정당개혁 방안으로 추진해온 원내정당 정책정당화 시도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김 교수와 고려대 임혁백 교수(정치학) 등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다양한 정책적 실패와 사회 모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력 △특정 집단·지역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생긴 정체성 위기 △정치적 리더십 부재 △시대 변화와 개혁 요구에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 △국회 폭력사태 등 타협과 협상력 부재로 제도권 정치에 대한 환멸 심화 △빠르게 변하는 정보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기술적 변화를 따라가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을 정당정치 위기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 정당·의회 신뢰도 최저 수준고려대 행정학과 박종민 교수가 올해 8월 대만에서 동아시아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가장 민주화가 발전한 나라 중 하나지만 대의기구인 국회와 정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국회를 신뢰한다’고 한 응답자는 7%, ‘정당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9%, 양쪽을 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4%에 지나지 않았다. 12개 조사 대상 국가 중 의회와 정당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았다. 이웃 일본은 응답자의 17%가 의회를, 16%가 정당을, 11%가 양쪽 모두를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사회주의 국가란 한계가 있지만 일당체제인 베트남의 경우엔 응답자의 95%가 의회, 85%가 정당을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중국에서도 응답자의 83%가 의회, 88%가 정당을 신뢰한다고 했다. 민주화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비판의식이 성장하면서 오히려 시민들이 대의기구에 회의적인 태도를 갖게 되고 정당 및 의회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정당의 위기는 세계 정치권의 보편적 현상이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에서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정당정치 복원 가능성은위기의 정당정치의 앞날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일각에서 스웨덴을 중심으로 한 해적당(The Pirate party)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새로운 모델의 디지털네트워크 정당이 기성 정당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설문 응답자 21명 중 15명이 ‘가까운 미래에 이런 변화는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강대 박경미 연구교수(정치학)는 “디지털네트워크 정당은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책으로 소화해내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중앙대 장훈 교수(정치학)는 “당분간 아날로그 정치와 디지털 장외 정치의 공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정당정치 체제의 미래에 대해 이현출 팀장은 “기존 정당의 변화와 혁신이 있다면 정당정치가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사회가 정당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조원빈 교수(정치학)는 “정당을 구성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을 뿐 민주정치 체제의 근간인 정당이 정권을 창출하고 자신들이 대변하는 이해관계를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역할은 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결국 내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기성 정당들이 과감한 변화와 함께 유연하고 개방적인 정치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느냐가 정당정치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무당파 후보, 내년 총선 돌풍 가능성” 21명중 10명 답변 ▼“여야 모두 편가르기 심해 어느 쪽도 신뢰하지 않아… 정치 무관심→적극적 참여 행동하는 무당파 주목해야”한국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는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無黨派·non-partisan)의 확대로 극명하게 표출되고 있다. 이들은 ‘안철수 열풍’을 몰고 온 핵심이기도 하다. 지난달 22, 23일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세대별 여론조사 결과 지지할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2.3%나 됐다. ‘2030’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당파의 등장에는 ‘기성 정치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라는 필연적 이유가 있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김모 씨(34·여)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기득권 수호에만 전념한 채 여론을 들을 줄 모르고 야당은 이를 견제할 능력과 대안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 씨(29·여)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인데도 편 가르기가 너무 심해 (여야) 어느 쪽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당파의 힘이 내년 총선 국면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아일보가 한국정당학회 회원 2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10명이 ‘내년 총선 대선에서 새로운 정당의 등장, 제3후보, 무당파 후보의 정치권 대거 진출이 가능하다’고 답했다.하세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정치세력에 대한 국민 비판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고선규 선거연수원 교수는 “국민은 새로운 정치적 아이디어와 정책 프로그램을 제공해줄 새로운 정치 세력과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거 진출은 가능하지 않다’고 답한 8명도 새로운 정당, 무당파 후보의 출현 가능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유권자의 선호 변화를 반영하는 유력한 정당이 출현하지 않는 한 기존 정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전용주 동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 무게를 뒀다. 반면 신라대 이동윤 교수는 “아무리 혁신과 개혁을 논의해도 항상 제자리걸음이고 그 인물이 그 인물인 한국 정치의 한계 때문에 무당파 후보의 정치권 진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아산정책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0·26 서울시장 선거 당일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당파라고 밝힌 응답자의 이념 성향은 △중도 55.7% △진보 29.9% △보수 14.4%로 분석됐다. 아산정책연구원 김지윤 여론연구실장은 “무당파는 정치 무관심층이 아니라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하는 무당파’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일 ‘안철수 신당’ 창당 및 내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권 출마설을 직접 부인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은 안철수 신당 없이 치러지게 됐다.안 원장은 경기 성남시 삼평동 안철수연구소 사옥에서 열린 연구소의 사회공헌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신당 창당이라든지 강남 출마설 등 여러 가지 설이 많은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전혀 그럴 생각도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기도 한 그는 “학교 일과 기부재단 설립 일만 해도 많다. 다른 일에 한눈팔 수 없다”고 말한 뒤 야권 통합 논의 참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정치 관련 질문은 그 정도 답으로 충분히 확실하게 명확하게 말씀드린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연구소 보유 주식 절반(186만 주·1일 기준 1800억 원 상당)의 사회 환원 계획에 대해서는 “기부재단(설립)을 준비하고 있는데 여러 모델을 생각 중이며 장학재단 형태가 아니라 좀 더 발전된 21세기에 맞는 형태가 될 것이다. 국민이 참여해 주도적으로 이끄는 형태를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서 말하는 마이크로 파이낸싱(소액대출)은 고민 중의 하나일 뿐 더 범위가 큰 형태”라며 “(환원 방식과 관련해) 마음대로 상상을 펼치는 것은 법적 제약이 많아 전문가들과 (합법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참 의사를 밝힌 분들이 있으며 계획이 제대로 서면 참여하시는 분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그동안 편지나 e메일로 메시지를 던져온 안 원장이 직접 언론 앞에서 자신의 계획을 밝힌 것은 자신과 관련된 각종 ‘설’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신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 등이 ‘안철수 신당’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구상해 온 정치 프로그램과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안 원장이 당장 신당을 창당하거나 총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안 원장이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총선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어 안 원장의 움직임은 계속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안 원장의 참여를 촉구해온 민주당은 이날도 러브콜을 보냈다. 이용섭 대변인은 “안 원장이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정당에 들어와 힘을 모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안 원장이 자신의 재산 환원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안철수연구소 사회공헌 계획 발표회장에 나타나 기부재단 설립 계획을 밝힌 것을 놓고서도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여야가 각각 쇄신과 통합 등 민생현안과 거리가 먼 사안에 휩싸인 상황에서 ‘기부 카드’를 다시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평가도 있다. 안 원장이 기부재단의 성격을 ‘국민 참여 형태’ ‘더 범위가 큰 형태’로 규정하면서 ‘안철수 재단’이 대선 행보를 위한 싱크탱크와 ‘안철수 신당’의 모체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더욱 힘을 받고 있다.이날 안철수연구소는 ‘사회공헌팀’을 신설해 사회공헌 전문가 육성, 청소년 보안꿈나무 육성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는 “오늘 발표한 계획은 1년 전부터 준비해온 것이지만 안 이사장의 재산 사회 결정에 화답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안 원장의 기부재단 설립 계획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성남=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지난달 23일과 30일, 각각 ‘같은 직장 같은 업무 너는 300, 나는 100(비정규직)’과 ‘졸업하니 신용불량자(대학등록금)’를 주제로 열린 ‘청춘콘서트 2.0’. 때론 심각하고 진지했지만 때론 패널들의 농담 섞인 발언에 큰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한다는 임모 씨가 “비정규직이 파견직으로 전환됐는데 같은 시기 정규직의 임금은 올랐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파견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비정규직을 단순한 예산 항목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하대 3학년이라 밝힌 권모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대출 학자금의 이자가 면제되지만 (저 같은) 중하층 학생들은 그런 혜택도 없다. 아르바이트로 한 달 30만 원을 벌어 21만 원을 이자로 갚고 있다”고 호소했다. 패널들은 “아무 힘이 못 돼 미안하다”고 했다. 30일 콘서트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김여진 씨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특정 학기의 동맹 휴업”을 제안했다. 이에 한 트위터리안은 김 씨에게 “전원 휴학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정부와 학교를 당황시켜 등록금을 정상화하기보다는 현실성 있는 대안을 가진 정권을 창출하는 게 우선 아닐까”라는 멘션을 보냈다. 하지만 대학 졸업반이라는 김모 씨는 “여기 와서 희망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고통과 고민의 솔직한 고백에 이은 위로가 참석자들의 ‘집단 치유(healing)’로 이어지는 듯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