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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신바람이 멈출 줄을 모른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은 13, 14일 경기에서 LG는 삼성과 1승1패를 기록하며 선두 삼성과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LG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하게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시즌 전 예상은 하위권이었다. 극적인 LG의 반전을 이끈 것은 무엇일까. 10년 넘게 LG를 주변에서 지켜본 ‘업계’ 종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도권 팀의 A 단장은 “예전 LG는 자기들끼리 싸우는 팀이었다. 선수와 감독이 반목하고, 선수들끼리도 뭉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LG는 상대팀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A 단장은 김기태 감독과 주장 이병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김 감독이 선수들을 하나로 아우르고 있다. 감독의 의중을 선수들이 잘 파악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고참 이병규가 어린 선수들을 잘 다독여 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B 해설위원은 손주인과 현재윤, 최경철, 권용관 등 새로운 전력 가세를 LG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B 위원은 “야구란 게 그렇다. 7의 전력에 3이 더해지면 10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15 내지 20으로 나타난다. 새로 수혈된 선수들이 취약한 포지션을 잘 메워주면서 전력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트레이드로 삼성에서 LG로 이적한 손주인은 2루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SK에서 방출된 뒤 LG로 돌아온 ‘권병장’ 권용관도 13일 경기에서 3회 쐐기 3점 홈런을 치는 등 베테랑의 진가를 과시하고 있다. 프로야구 여러 팀의 사령탑을 맡았던 C 감독은 “LG는 원래부터 공격력이 좋은 팀이었다. 투수진이 일찍 무너지면서 괜찮았던 공격력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투수진이 버텨주면서 LG 특유의 공격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벌 팀의 D 선수는 한층 탄탄해진 LG의 수비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예전 LG는 결정적인 순간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와르르 무너지곤 했다. 대량 득점은 상대팀의 실책 없이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올해 LG는 유격수 오지환이 안정적인 수비를 보이면서 한 번에 무너지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여름이 절정이다. 스타 선수들의 시원한 샷을 보며 무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15일부터 나흘간 강원 홍천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6684야드)에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대회가, 충북 충주의 동촌골프장(파72·7227야드)에서는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가 각각 열린다.○ 하반기 시작 알리는 넵스 마스터피스 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넵스 마스터피스에는 올 시즌 대상 포인트와 상금 등에서 정상을 다투는 김효주(18·롯데)와 장하나(21·KT)를 비롯해 108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지난해 12월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김효주는 대상포인트(202점)는 물론이고 평균타수(71.16타)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1039점을 얻어 전인지(19·하이트진로·956점)를 앞서고 있다. 호쾌한 장타가 주무기인 장하나는 대상 포인트는 2위(189점)지만 상금은 3억4315만 원을 벌어 김효주(2억8147만원)에게 앞서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지난 시즌 대상 수상자인 양제윤(21·LIG손해보험), 지난해 상금왕 김하늘(25·KT), 지난해 3승을 거둔 김자영(22·LG)도 상반기의 부진을 털어내며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과 서희경(27·하이트진로)이 모처럼 국내 팬들에게 선을 보인다는 것. 올해 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우승한 박희영은 “모처럼 출전하는 국내 대회라 부담도 되지만 향상된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예전과는 달라진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 메이저대회인 KPGA 선수권 한국 최초의 프로골프대회이자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대회는 1958년 창설돼 올해로 56회째를 맞는다. 지난주까지 벌어진 올 시즌 7차례 KPGA 투어 대회에서는 각각 다른 선수가 우승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첫 2승 선수가 나올지 관심을 모은다. 국내파 선수로는 지난주 솔라시도 파인비치 오픈에서 우승한 ‘꽃미남’ 홍순상(32·SK텔레콤)과 보성CC 클래식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태훈(28)이, 해피니스 광주은행 대회 우승자 강경남(30·우리투자증권) 등이 선봉에 선다. 같은 기간에 일본 투어가 열리지 않아 이번 대회에도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 류현우(32), 김형성(33·현대하이스코) 등 일본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샷 대결을 벌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40·잉글랜드)는 스타 골퍼지만 나름대로 아픔이 있는 선수다. 유럽투어 22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회 등 각종 프로 대회에서 39차례나 우승한 그는 아직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도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라운드에 필 미켈슨(미국)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11일 끝난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날 6오버파의 부진을 보인 끝에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리고 바로 이튿날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트위터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13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퍼팅하는 법부터 배우라”는 한 팬의 글에 분노를 터뜨렸다는 것이다. 웨스트우드가 “당신은 인생부터 배우라”라고 맞받아치자 다른 팬들까지 가세해 비난을 쏟아 부었다. 이에 웨스트우드는 각종 욕설과 막말을 동원해 한동안 트위터상에서 팬들과 설전을 벌였다. 논란이 커지자 웨스트우드는 몇 시간 뒤 “스폰서와 진정한 팔로어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 그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웨스트우드는 올 초 SNS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좋은 말보다는 안 좋은 말이 난무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다시 시작한 SNS 때문에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월 4일 LG와 삼성은 22개의 안타를 주고받는(LG 12개, 삼성 10개) 난타전을 벌였다. 최종 결과는 LG의 9-6 승리였다. LG로서는 의미 있는 1승이었다. 지난해 LG는 삼성에 5승 14패의 절대 열세를 보였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데는 삼성의 벽을 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면모를 일신한 LG는 3일까지 삼성과 5승 5패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힘과 힘이 맞붙은 4일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으니 자신감이 배가됐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은 13일 LG와 삼성의 대구 경기는 9일 전 경기를 다시 보는 듯했다. 그날처럼 이날 경기도 난타전이었고 양 팀은 모든 가용 전력을 투입했다. 결과는 다시 한 번 LG의 승리였다. 33개의 안타를 주고받는(LG 18개, 삼성 15개) 총력전 끝에 LG는 16-9로 승리했다. 56승 36패(승률 0.609)가 된 LG는 선두 삼성(54승 2무 34패·승률 0.614)에 승차 없이 따라붙으며 선두 탈환을 목전에 두게 됐다. 경기 초반만 해도 삼성의 우세가 예상됐다. 삼성은 모처럼 1군 무대에 복귀한 주키치를 초반부터 몰아붙이며 2회까지 5-2로 앞섰다. 예전의 LG였다면 일찌감치 수건을 던졌겠지만 올해는 달랐다. 곧이은 3회초 공격에서 LG는 2아웃 이후 무려 7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윤요섭의 적시타와 오지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따라붙은 뒤 박용택의 2타점 적시타로 6-5로 역전에 성공했고 곧바로 권용관이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개인 통산 최다 실점인 9점을 내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에도 LG는 정의윤이 4회, 오지환이 6회 각각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시종 삼성을 압도했다. LG는 이날 선발로 출전한 9명의 선수가 모두 안타를 치고 득점을 하는 기록도 세웠다. 올 시즌 처음이자 통산 50번째 기록이다. 두산은 잠실경기에서 롯데를 3-2로 꺾고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갈 길 바쁜 롯데는 최근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SK는 KIA를 9-2로 대파하고 6위로 올라섰고, NC는 한화를 3-1로 꺾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제이슨 더프너(36·미국)는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2000년 프로에 데뷔한 더프너는 10년 동안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1년에는 7차례나 2위를 차지했다. 연장전에만 가면 번번이 패했다. 가장 뼈아픈 역전패는 2년 전 8월에 열린 PGA 챔피언십이었다. 더프너는 14번홀까지 보기 없이 순항하며 선두를 달렸다. 경쟁자였던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15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5타 차까지 타수가 벌어졌다. 긴 기다림 끝에 대어를 잡아 올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런데 15번홀(파 3)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그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무너진 그는 16번홀과 17번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했다. 반면에 브래들리는 16번과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결국 동타가 됐다. 그는 결국 연장전에서 패했다. 충격적 패배라 트라우마로 남을 만도 했다. 하지만 더프너는 2년 만에 같은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악몽과 작별인사를 했다. 12일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골프장 동코스(파 70·7163야드)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4라운드. 더프너는 이날 2언더파 68타를 치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2위 짐 퓨릭(미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이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44만5000달러(약 16억 원). 지난해 취리히 클래식과 HP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개인 통산 3승째다. 옥에 티는 이날도 경기 후반 급격히 흔들렸다는 것이다. 동반자인 퓨릭에게 2타 앞선 선두를 달리던 그는 17번홀(파 4)과 18번홀(파 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하지만 퓨릭 역시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보기로 무너진 게 다행이었다. 우승 확정 후 그는 아내 어맨다와 포옹을 나눴다. 그 다음은 2년 전 그에게 악몽을 안긴 브래들리와 얼싸안았다. 공동 19위(1언더파)로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브래들리는 “공항으로 가다가 더프너의 우승을 축하해주려고 차를 돌려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4오버파 284타로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그의 마지막 메이저대회 우승은 2008년 US오픈이었다. 최경주(43·SK텔레콤)는 5오버파 285타의 공동 47위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트레이드 좀 할 수 있을까요.” “그럴까요. 카드를 한번 맞춰보시죠.” 지난해 12월 LG와 삼성은 역사적인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LG가 창단한 1990년 이후 서로 간에 단 한 번도 선수 교환을 하지 않았던 두 팀은 12월 17일 전격적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손주인(내야수)과 현재윤(포수), 김효남(투수)이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김태완과 정병곤(이상 내야수), 노진용(투수)은 삼성으로 이적했다. LG로서는 ‘신의 한 수’였다. 삼성에서 벤치 멤버였던 손주인과 현재윤은 LG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윤은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손주인은 붙박이 2루수로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삼성 불펜의 핵이었던 자유계약선수(FA) 정현욱을 데려오면서 LG는 삼성 못지않은 탄탄한 불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은 올해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팀은 약체로 평가받던 LG다.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은 13, 14일 대구에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운명의 2연전을 치른다. ○ 두려움 떨친 LG 지난해 LG는 한마디로 삼성만 만나면 고양이 앞에 쥐였다. 상대 전적은 14승 5패로 삼성의 절대 우위였다. 올해는 다르다.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한결 짜임새를 갖춘 LG는 55승 36패로 삼성(54승 2무 33패)을 불과 1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는 LG가 6승 5패로 앞서 있다. LG의 선전에는 삼성의 ‘우승 유전자’를 갖고 LG 유니폼을 입은 삼성 출신 선수들의 활약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달라진 LG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은 5월 23일 대구 경기에서 나온 권용관의 홈스틸이었다. 1-1 동점이던 6회초 3루 주자로 나가 있던 LG 권용관은 포수 이지영이 투수 윤성환에게 느리게 공을 던지는 사이 쏜살같이 홈을 파고들었다. 기록원은 야수선택을 줬지만 사실상 홈스틸이었다. LG 김기태 감독은 “예전 같으면 나오기 힘든 플레이였다. 그 플레이가 성공하면서 선수들이 삼성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술회했다. LG는 2∼4일 잠실에서 열린 3연전에서도 2승 1패로 앞섰다. ○ 저력의 삼성 8월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건 LG다. 7승 2패의 LG에 비해 삼성은 4승 4패로 주춤하고 있다. LG는 부담 없이 추격하는 반면에 삼성은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지만 삼성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 즐비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은 이겨야 할 때 이기는 방법을 안다. 그런 힘이 없었다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삼성은 2011년과 2012년에도 시즌 후반 2위에 근소한 차로 쫓겼지만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13일 경기의 LG 선발은 2군에서 구위를 가다듬고 돌아온 외국인 투수 주키치다. 삼성은 올 시즌 LG에 2승을 거둔 장원삼을 선발로 예고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구기 종목 가운데 꼴찌 팀이 1등 팀을 이기는 종목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꼴찌가 1등을 큰 스코어 차로 이길 수 있는 종목은 야구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9일 대구구장에서는 승률 6할이 넘는 선두 삼성과 2할대 승률로 최하위에 처져 있는 한화가 맞붙었다. 삼성은 전날 한화를 10-3으로 크게 이겼다. 최근 상대전적 3연승을 포함해 지난해 6월 12일 이후 대구에서 맞붙은 한화 경기에서 9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모든 객관적인 수치에서 삼성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변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선발 투수였다. 한화는 에이스 바티스타를 내세운 반면 삼성 선발 투수는 로드리게스의 대체 용병으로 한국 땅을 밟은 카리대였다. 메이저리그에서 22경기를 뛴 카리대는 앞선 2차례의 등판에서 모두 중간 계투로만 나왔다. 이날이 선발로 등판한 첫 경기였다. 삼성으로서는 그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카리대의 첫 선발 시험은 실패로 끝났다. 한화 타선은 카리대를 맞아 1회에만 안타 3개와 볼넷 3개, 폭투 1개를 집중시키며 3점을 뽑아냈다. 2회에도 1사 2루에서 최진행이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김태균마저 안타를 쳐 1사 1, 2루가 되자 삼성은 곧바로 카리대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이동걸을 교체 투입했다. 이동걸마저 선행주자에게 모두 홈을 내주면서 카리대의 실점은 6점이 됐다. 1과 3분의 1이닝 동안 5안타 4볼넷 6실점의 최악투였다. 한번 불붙은 한화 방망이는 멈출 줄을 몰랐다. 6-0으로 앞선 3회초 송광민의 3점 홈런 등으로 6점을 더 달아나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약한 투수력 때문에 대패가 더 익숙했던 한화는 18개의 안타와 9개의 볼넷을 집중시키며 14-2로 크게 이겼다. 5월 18일 대전 두산전 14-2 승리에 이어 팀 시즌 최다 득점 및 최다 점수 차 승리 타이기록이었다. 올 시즌 삼성과의 상대 전적은 3승 8패가 됐다. KIA는 마산 경기에서 선발 서재응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안치홍의 2점 홈런 등에 힘입어 NC를 5-2로 꺾고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첫날의 주인공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도,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40·미국)도 아니었다.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골프장 동코스(파70·716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우즈는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1오버파 71타로 공동 50위에 머물렀다.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미켈슨 역시 마지막 홀 더블보기로 우즈와 함께 공동 50위에 자리했다. 그 대신 리더보드 상위권에는 모처럼 낯익은 이름이 올랐다. 유럽의 강자로 2011년 한국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폴 케이시(36·잉글랜드·사진)가 주인공이다. 케이시는 이날 3언더파 67타를 치면서 공동 3위에 올랐다. 공동 선두인 애덤 스콧(호주), 짐 퓨릭(미국·이상 5언더파 65타)과는 2타 차. 지난 2년간 케이시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냈다. 2009년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던 그는 2011년 10월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할 때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톱 랭커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그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스노보드를 타다가 오른쪽 어깨를 다친 이후 추락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수술은 피했지만 온전치 않은 몸으로 투어 출전을 강행한 게 문제가 됐다. 스윙 폼이 흐트러지면서 컷 탈락을 밥 먹듯 했고 세계랭킹은 169위까지 떨어졌다.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7월 1일 끝난 유럽투어 아이리시오픈이었다. 어깨가 많이 회복된 상태로 경기에 나선 케이시는 마지막 날 67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2위와 3타 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통산 12번째 유럽투어 우승이었다. 당초 그는 PGA 챔피언십 출전 자격이 없었으나 이 대회 우승으로 가까스로 출전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이 자리에 얼마나 서고 싶었는지 모른다. 사람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알게 되는 법”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내내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도 1언더파 69타를 치며 22위에 자리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8타 차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동료 선수들로부터 “4m 이내면 컨시드(일명 OK)”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퍼팅을 잘한다. 하지만 그런 박인비도 그랜드슬램이 걸린 지난주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퍼팅 때문에 애를 먹었다. 대회 내내 퍼팅 난조에 시달렸고 4라운드의 퍼팅 개수는 40개나 됐다. 퍼팅이 어렵기는 남자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38·미국)도 마찬가지다. 우즈는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2위를 7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벌써 시즌 5승을 거두며 ‘골프 황제’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지만 메이저대회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메이저대회 우승 갈증에 시달리는 그의 발목을 잡는 것은 다름 아닌 퍼팅이다. 브리티시오픈에서는 평균 퍼트 수 29위, US오픈에서는 53위에 각각 머물렀다. 8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골프장 동코스(파70·7163야드)에서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우즈는 ‘퍼팅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과외 선생님으로 나선 것은 15년 지기인 스티브 스트리커(46·미국)다. PGA투어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6일 이 코스에서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한 둘은 6번홀에서 15분가량 머물며 퍼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스트리커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즈는 20차례 이상 퍼팅을 하며 자세와 스트로크 등에 대한 질문을 했다. 스트리커는 “퍼트 때 우즈의 어깨가 왼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우즈와는 워낙 함께 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그의 자세가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 금방 알 수 있다”고 했다. 우즈는 3월 마이애미 주 도럴의 TPC 블루몬스터에서 열린 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이미 퍼팅 과외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당시 우즈는 대회 전 스트리커로부터 45분가량 퍼팅 레슨을 받았는데 대회 4라운드를 도는 동안 총 퍼트 수는 100개에 불과했다. 자신의 생애 최소 퍼팅 수였다. 우즈는 공식 인터뷰에서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다시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랭킹 2위이자 올해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필 미켈슨(43·미국)은 다시 한 번 드라이버 없이 PGA 챔피언십 우승에 도전한다. 미켈슨이 올 시즌 드라이버 없이 메이저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US오픈에서는 공동 2위,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는 등 괜찮은 효과를 봤다.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를 2개 사용하는데 하나는 일반 3번 우드이고, 또 하나는 캘러웨이가 만든 비거리 전용 ‘X-hot’ 3번 우드다. 한국 선수로는 2009년 우즈를 꺾고 이 대회에서 우승한 양용은(41·KB금융그룹)과 최경주(43·SK텔레콤), 배상문(27·캘러웨이)이 출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넥센의 경기. 두산이 4-0으로 앞선 5회초 선발 투수 이재우가 넥센 선두 타자 문우람에게 볼넷을 내주자 두산 벤치는 곧바로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이재우가 이전까지 허용한 안타는 불과 2개. 투구 수가 91개로 다소 많았지만 평소 같았다면 승리 투수 요건(5이닝)을 채워주기 위해 교체를 미룰 법도 했다. 하지만 순위 다툼에 한창인 두산에 그런 사치는 허용되지 않았다. ‘승리 투수’ 이재우도 의미가 있겠지만 ‘3위’ 두산은 더욱 중요했다. 두산이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넥센을 5-4로 꺾고 6월 4일 이후 63일 만에 단독 3위에 올랐다. 7월 초까지만 해도 6위에 머물던 두산은 불과 한 달 사이에 선전을 거듭하며 세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반면 이날 두산에 패한 넥센은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된 투수 교체였다. 이재우를 구원 등판한 윤명준(사진)은 이택근에게 내야 안타,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강정호의 땅볼로 한 점을 내줬을 뿐(이재우 실점) 계속된 1사 1, 3루 위기에서 후속 김민성을 삼진, 안태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위기를 벗어났다. 2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윤명준은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생애 첫 승을 따냈다. 두산은 2회말 공격 1사 만루에서 민병헌의 희생타와 김현수의 적시타, 최준석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대거 4점을 뽑았다. 7회에는 이종욱이 솔로 홈런을 쳐 팀 2600홈런도 달성했다. 넥센은 1-5로 뒤진 9회말 3점을 따라붙었으나 2사 1, 3루에서 김민성이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무릎을 꿇었다. 5위 롯데는 사직 경기에서 6위 KIA를 5-3으로 꺾고 4강권 진입의 희망을 이어갔다. 6과 3분의 1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롯데 선발 유먼은 시즌 11승을 거뒀다. KIA는 5위 롯데와의 승차가 3경기로 벌어지면서 4강권에서 더 멀어졌다. LG는 마산 경기에서 정성훈의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NC에 5-1로 이겼다. 한화와 SK의 청주 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5일 새벽 막을 내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승한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박인비도 역시 사람이더라”고 말했다. 세계 랭킹 2위인 루이스는 불과 며칠 전 박인비에 대해 “같은 선수로서 박인비가 과연 사람인지 궁금하다. 우리와는 달리 박인비는 어떤 상황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었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골프 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이번 대회에서 6오버파로 공동 42위에 머물렀다. 시즌 개막 뒤 3연속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골퍼는 남녀를 통틀어 박인비 말고는 없었다. 그렇지만 루이스의 말대로 박인비도 사람이었다. 브리티시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를 마친 뒤 박인비는 공식 인터뷰에서 “대회가 끝났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 18번홀을 걸어 나오면서 안도감까지 들었다.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네 라운드를 돌았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지난달 1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그는 어디를 가건, 누구를 만나건 ‘그랜드슬램’에 관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잘 치건 못 치건 공식 인터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4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것도, 모든 사람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도 생소했다. 심지어는 6오버파를 쳤는데도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지 않나. 이번 대회는 내겐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했다. 잘 치려고 할수록 더욱 마음같이 되지 않는 게 골프다. 대회가 진행될수록 그는 더욱 큰 압박감에 시달렸고 장기이던 퍼팅까지 급격히 흔들렸다. 박인비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40개의 퍼팅을 기록했다. 그는 “3퍼팅은 물론이고 모처럼 4퍼팅도 여러 번 했다”고 했다. 박인비는 “6일 한국으로 돌아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2, 3일을 보내고 싶다. 다시 에너지를 회복한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그랜드슬램을 위한 또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다. 올해부터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마스터스(9월 12∼15일)다. 마이클 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커미셔너는 대회 전 “한 시즌에 4개의 메이저대회를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이다. 만약 박인비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이어 에비앙까지 우승하면 ‘슈퍼 슬램’이라는 용어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에비앙 마스터스에서의 그랜드슬램 도전에 대해 박인비는 “훨씬 부담이 적을 것 같다. 이미 이번 대회에서 엄청난 일을 겪었기에 앞으로는 어떤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때 선두로 나섰던 최나연(26·SK텔레콤)과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은 루이스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만족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말 골퍼들에게도 자신과 궁합이 맞는 골프장이 있기 마련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에게는 그런 코스가 여럿 된다. 대표적인 곳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미국 오하이오 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이다. 5일 열린 올해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즈는 이븐파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인 키건 브래들리(미국),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상 8언더파)과는 7타 차다. 1999∼2001년, 2005∼2007년, 2009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즌 5승이자 개인 통산 79승째를 올린 우즈는 샘 스니드(은퇴·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최다승 기록(82승)에 3승 차로 다가섰다. 스니드와 우즈는 단일 대회에서 8번 우승한 단 두 명의 선수다. 스니드는 1938년부터 1965년 사이 그레이터 그린즈버러 오픈을 8차례 석권했다. 우즈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플로리다 주 베이힐 골프장에서도 8번 우승했다. 캘리포니아 주 토리파인스 골프장도 우즈가 선호하는 코스다. 2008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을 포함해 모두 8차례 우승했다. 그렇다면 이 세 코스가 서로 닮았을까. 아니다. 우즈는 5일 기자회견에서 “토리파인스는 바닷가에 면한 골프장이고, 베이힐은 굴곡이 많으며 파이어스톤은 직선 코스가 도드라진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세 골프장에만 서면 시야가 그렇게 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전성기 못지않게 우승컵을 수집하고 있지만 우즈는 여전히 14승에서 멈춰 있는 메이저대회 우승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우즈에게 가장 좋은 것은 이 세 골프장 중 한 곳에서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우즈는 8일부터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 오크힐 골프장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15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하늘이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시기한 것일까. 세인트앤드루스의 바람은 박인비의 편이 아니었다. 대기록 달성에 대한 부담감과 주위의 관심도 박인비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1일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 72·6672야드)에서 개막한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박인비는 “샷의 탄도가 낮은 편이라 강한 바람에 유리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1라운드부터 박인비의 생각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날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아침에 내린 비로 그린까지 촉촉이 젖어 볼 컨트롤도 어렵지 않았다. 출전 선수 144명 중 절반이 넘는 73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박인비도 3언더파로 선전했으나 그보다 더 잘 친 선수가 17명이나 됐다. 2일 열린 2라운드는 더 나빴다. 이날 오전에 경기를 한 선수들은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오후 조에 속한 박인비가 라운드를 할 때부터 링크스 코스 특유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박인비는 결국 이날 1오버파를 쳐 1타를 잃었다. 박인비는 2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이번처럼 큰 압박감은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런 큰 압박감을 경험했기에 앞으론 그 어떤 압박감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인비는 가는 곳마다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한 질문을 포함한 인터뷰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3일 3라운드에는 경기 시작부터 바람이 불었다. 바람에 강한 박인비에게 유리해 보였다. 문제는 바람이 너무 세게 불었다는 것. 순간 최고 시속 60km가 넘는 강풍이 몰아치자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 중단을 선언했다. 박인비도 4번홀까지 1타를 줄인 뒤 대회장을 떠나야 했다. 이날 4번홀에서는 박인비가 파 퍼팅을 하기 전 강한 바람에 공이 저절로 움직이기까지 했다. 박인비보다 일찍 출발해 바람이 한창 심할 때 경기를 마친 모리타 리카코(일본)는 이날 하루에만 14타를 잃었다. 4일 재개된 3라운드 잔여 경기에서 3오버파를 쳐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이븐파를 기록한 박인비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4라운드 13번홀까지 5오버파의 부진을 보이며 공동 42위까지 밀렸다. 퍼팅이 장점인 박인비지만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는 각각 퍼팅 개수가 37개와 36개나 됐다. 홀당 평균 투 퍼트 이상을 했으니 좋은 스코어가 나올 수 없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과 최나연(26·SK텔레콤)이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지난달 매뉴라이프 클래식 우승자인 박희영은 9번홀을 마친 4일 오후 11시 현재 8언더파로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인 최나연도 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8언더파로 공동 선두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이 밖에 스테이스 루이스와 모건 프레셀(이상 미국)도 8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타이거 우즈(38·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4승을 포함해 통산 78번 우승했다. 올 시즌에도 벌써 4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올 시즌 이미 3차례의 메이저대회를 그냥 흘려보낸 우즈의 눈은 8일부터 시작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향해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PGA 챔피언십 직전 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쾌조의 샷 감각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2라운드에서 9언더파 61타의 맹타를 휘두른 우즈는 4일 미국 오하이오 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 남코스(파 70·7400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치며 중간합계 15언더파 195타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2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8언더파 202타)에게 7타나 앞서 있어 우승이 유력하다. 우즈가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면 이 대회 통산 8번째 정상에 오른다. 단일 대회에서 8차례 우승한 선수는 샘 스니드(미국·그린즈버러 오픈)와 우즈뿐이다. 우즈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도 8차례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시즌 5승째이자 개인 통산 79승째로 PGA투어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인 스니드(82승)와의 격차도 3으로 줄일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무난한 출발이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골프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1일(한국 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6672야드)에서 개막한 브리티시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 끝에 3언더파 69타를 쳤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 산드라 갈(독일), 미야자토 아이(일본) 등과 함께 공동 11위다. 10번홀까지 박인비는 쾌조의 샷 감각을 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비가 내렸지만 바람이 약하게 불어 원하는 곳에 공을 정확하게 떨어뜨렸다. 1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홀 4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은 박인비는 3번홀(파4)에서는 7m가 넘는 긴 거리의 퍼트를 떨어뜨리며 버디를 낚았다. 이후 4번홀(파4)과 6번홀(파4), 8번홀(파3)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은 박인비는 전반 9홀에서 5타를 줄이며 선두로 나섰다. 후반 첫 번째 홀인 10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6언더파까지 치고 나간 박인비는 13번홀(파4)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13번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한 박인비는 16번홀(파4)에서는 한꺼번에 두 타를 잃었다. 세컨드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린 박인비는 높은 벙커 턱 때문에 공을 앞으로 보내지 못하고 옆으로 빼내야 했다. 이후 3퍼트를 하면서 더블보기를 했다.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히는 17번홀(파4)에서도 또다시 3퍼트를 해 1타를 더 잃었다. 그러나 마지막 18번홀(파4)을 버디로 마무리하며 2라운드 반등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1일 오후 11시 현재 최나연(26·SK텔레콤)과 전미정(31·진로저팬), 스테이시 루이스, 니콜 캐스트레인(이상 미국) 등 4명이 5언더파 67타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인비는 이들에게 2타 뒤져 있다. 올해 이미 3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의 골프계 사상 첫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는 현지에서도 큰 관심사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마스터스가 출범한 1934년 이후 남녀 선수를 통틀어 한 시즌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0년부터 2001년 사이에 메이저대회에서 4연승했지만 한 시즌에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쓸지는 못했다. 여자 선수로는 미키 라이트(미국)가 1961년부터 1962년에 걸쳐 역시 메이저대회 4연승을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역도 국가대표팀 여자 선수가 대표팀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고교생인 여자 역도 대표팀의 A 선수는 3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표팀 B 감독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나를 성추행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최근 대한역도연맹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B 감독은 역도계의 유명 지도자다. A 선수는 진정서에서 “5월 31일 허리를 다쳐 트레이너를 찾아갔으나 B 감독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태릉선수촌 치료실로 데려가 엉덩이와 치골 등 신체 부위를 만졌고 이 때문에 여자로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A 선수는 또 “당시 선수들의 마사지 등을 전담하는 트레이너가 있었는데도 B 감독이 마사지를 했다. 사건 이후 B 감독을 피하자 B 감독은 ‘(대표팀) 막내가 감독에게 애교도 안 부리느냐’며 혼을 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 선수는 “연맹 측에 이런 사건이 있었다고 알렸으나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아 사건을 공개하기로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B 감독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소식을 들은 A 선수의 어머니는 고혈압으로 쓰러져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7월 24일부터 강원 양구군 용하체육관에서 열린 제40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학생역도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소속 학교로 복귀한 A 선수는 29일 태릉선수촌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선수촌 복귀를 거부한 채 현재 어머니의 병상을 지키고 있다. 역도연맹은 31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연맹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본보는 B 감독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B 감독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탱크’ 최경주(43·SK텔레콤)는 벙커샷의 달인이다. 전남 완도 출신인 그는 “고향 완도의 폭신한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벙커샷 연습을 했는데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그때 익힌 감이 평생을 간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최경주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벙커가 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17번홀 그린 옆에 자리 잡은 ‘로드 홀 벙커(Road Hole Bunker)’다. 높이가 2m 정도인 전형적인 항아리 벙커다. 2005년 브리티시오픈(공식명 디오픈)에서 최경주는 세 번의 샷을 하고 나서야 이 벙커를 겨우 빠져 나왔다. 그는 이 홀에서만 5타를 잃었다. 1978년 디오픈에서 선두를 달리던 토미 나카지마(일본)는 이 벙커를 탈출하는 데만 4타를 소비했고, 결국 이 홀에서 5타를 잃었다. 선두권에서 밀려난 것은 당연했다. 이후 이 벙커는 ‘나카지마 벙커’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1일(한국 시간) 시작되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골프계 사상 첫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골프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도 이 홀을 승부 홀로 꼽았다. 박인비는 7월 31일 프로암대회 후 공식 인터뷰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앞쪽으로 보내려면 벙커가 위험하고, (그린) 뒤로 넘기면 카트 도로까지 가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홀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홀 중 하나로 꼽힌다. 홀에 붙은 별명도 ‘더 로드 홀(the Road Hole)’이다. ‘지옥으로 가는 홀’이라는 뜻이다. 2007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이곳에서 열렸을 때는 파5였지만, 이번 대회에는 파4홀로 세팅돼 난도가 더 높아졌다. 국내외 50여 개 골프장을 설계한 골프장 디자이너 송호 씨는 “전략을 갖고 임해야 되는 홀이다. 드라이버샷은 페이드(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샷)로 치고, 우드로 치는 세컨드샷은 드로(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살짝 휘는 샷)를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샷은 또 올드 코스 호텔을 가로 질러 넘겨야 한다. 최종일에는 이 홀의 핀이 벙커 뒤에 꽂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어려움은 더 커진다. 그린 폭이 14m 정도밖에 안 되는 데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경사져 있어 잘 친 것처럼 보이는 샷도 자석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벙커에 빠지곤 하기 때문이다. 영국 BBC는 2000년 디오픈을 앞두고 이 홀에 대한 공략법을 소개했다. 근본 원칙은 버디는 아예 생각지 말고 파를 노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컨드샷을 일부러 짧게 쳐 그린 앞에서 어프로치로 공을 홀에 붙이거나, 아예 길게 쳐 벙커를 넘긴 다음에 그린 뒤에서 어프로치샷을 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공을 높게 띄워 핀을 직접 공략할 수도 있지만 공이 벙커에 빠지거나 도로까지 나갈 가능성이 많다고 경고했다. 이 홀을 잘 넘기면 박인비는 스윌컨 다리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18번홀과 1번홀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스윌컨 개울 위에 세워진 이 다리는 ‘전설’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명소다. 700여 년 전에 세워진 이 다리 위에서 잭 니클라우스는 현역 은퇴 선언을 했고, 톰 왓슨은 마지막 디오픈 출전을 기념해 이 다리에 키스를 했다. 박인비는 1일 오후 3시 3분 베아트리스 레카리(스페인), 조디 섀도프(잉글랜드)와 티오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역도 국가대표팀 여자 선수가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고교생인 여자 역도 대표팀의 A 선수는 3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표팀 B감독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나를 성추행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최근 대한역도연맹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B 감독은 역도계의 유명 지도자다. A 선수는 진정서에서 "5월 31일 허리를 다쳐 트레이너를 찾아갔으나 B 감독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태릉선수촌 치료실로 데려가 엉덩이와 치골 등 신체 부위를 만졌고 이 때문에 여자로써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A 선수는 또 "당시 선수들의 마사지 등을 전담하는 트레이너가 있었는데도 B 감독이 마사지를 했다. 사건 이후 B 감독을 피하자 B 감독은 '(대표팀) 막내가 감독에게 애교도 안 부리느냐'며 혼을 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 선수는 "연맹 측에 이런 사건이 있었다고 알렸으나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아 사건을 공개하기로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기 않도록 B 감독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소식을 들은 A 선수의 어머니는 고혈압으로 쓰러져 경기도 일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달 말 강원 양구군 용하체육관에서 열린 제40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학생역도경기대회에 참가 차 소속 학교로 복귀한 A 선수는 29일 태릉선수촌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선수촌 복귀를 거부한 채 현재 어머니의 병상을 지키고 있다. 역도연맹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연맹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본보는 B 감독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B 감독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1400년경부터 골프 경기가 열린 곳으로 추정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 가운데 하나다. ‘골프의 성지’라는 별명도 그래서 붙었다. ‘골프 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사상 첫 그랜드슬램 도전에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보다 더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은 다음 달 1∼4일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리는 세인트앤드루스에 쏠려 있다. 그 중심에는 올 시즌 3연속 메이저대회 제패에 성공한 박인비가 있다. 29일 현지에 도착한 박인비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첫 연습 라운드를 가졌다. 박인비가 이 코스에서 경기를 갖는 것은 두 번째다. 이 코스가 처음 여자 대회에 문호를 개방한 2007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한 적이 있다. 당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 투어에서 뛰던 박인비는 공동 11위를 했다. 올해 대회는 온통 박인비의 골프계 사상 첫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LPGA투어 측은 ‘박인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박인비가 올해 우승한 3대 메이저 대회(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진품 트로피를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로 가져왔다. 이는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트로피 4개를 차지하는 것을 상징한다. 모호하던 그랜드슬램에 대한 정의도 명확해졌다.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박인비가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다면 4연속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것으로 그랜드슬램이 맞다. 다섯 번째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면 ‘슈퍼 그랜드슬램’이 된다. 두 대회 중 하나만 우승해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명예를 얻는다”고 말했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까다로운 코스로 악명 높다. 스윙에 일관성이 있고 퍼팅 능력이 뛰어난 박인비에게는 더 유리할 수 있다. 잠시 한국에 들러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박인비는 “US여자오픈에서 경기할 때 큰 압박감이 있었는데 오히려 성적이 좋았다. 이번 대회에도 당시와 같은 마음가짐을 갖고 똑같이 하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이전 대회 우승 때는 나만의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면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가운데 높은 직구는 한 방이 있는 타자에게는 금물이다. 흔히 실투로 일컬어지는 이런 공은 홈런으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KIA의 베테랑 투수 최향남(42·사진)은 상대팀 4번 타자에게 의도적으로 이 공을 던졌다. 스피드는 불과 127km. 심하게 말하면 배팅 볼 수준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헛스윙 삼진이었다. 최향남이기에 던질 수 있는 공이었고, 최향남이기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공이었다. 2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KIA의 경기. 4-4 동점이던 8회 말 등판한 최향남은 선두 타자 최재원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다음 타자 나성범은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3개 모두 직구를 던졌는데 시속은 137∼138km에 불과했다. 그러고 맞은 4번 타자 이호준. 경험 많은 타자답게 이호준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직구와 컷 패스트볼을 노련하게 커트해 냈다. 볼카운트 3볼 2스트라이크에서 맞은 8구째. 최향남은 승부구로 직구를 택했다. 치기 좋게 보이는 한가운데 높은 공이었다. 그런데 평소 직구 스피드보다 10km가량 느린 ‘슬로 직구’를 던졌다. 이호준의 방망이는 미리 헛돌았고 최향남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2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위기 상황에서 그런 직구는 확신과 경험이 없으면 던질 수 없다. 난 내 공에 확신이 있었다. 예전처럼 빠른 공을 던질 수는 없지만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는 공을 던지면 된다”고 했다. KIA는 이날 9회 초 대거 4득점하며 8-4로 승리했다. 4강 싸움에 바쁜 KIA로서는 소중한 1승이었다. 최향남은 승리 투수가 됐다. 정확히 42세 4개월째에 거둔 승리였다. 최근의 승리가 지난해 8월 7일이었으니 근 1년 만의 승리였다. 최향남은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지난해 7월 25일 넥센전에서 세이브를 따내며 역대 최고령(41세 3개월 27일) 세이브 투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2007년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가 세운 41세 3개월 15일이다. 이날 승리로 최향남은 송 코치가 갖고 있는 최고령 승리 투수 기록(43세 1개월 23일)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내년에도 유니폼을 입는다면 충분히 새 기록을 쓸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