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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농축수산물 선물비 상한액이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된 뒤 첫 설을 맞은 농어민들은 명절 선물 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한파, 선물 자제 분위기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남 영광군 법성포는 업체 465곳에서 국내 굴비 90%를 생산하는 주산지다. 설과 추석 명절 때 연간 굴비 판매량의 70∼80%를 판다.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인상된 이후 첫 설 명절을 맞은 7일 법성포는 다소 활기를 띠는 분위기였다. 김철규 법성포 옥굴비 사장(50)은 “지난해 추석 때 굴비 상품 주문은 5만 원짜리가 90%, 10만 원짜리가 10%였는데 올 설에는 70% 대 30% 정도 돼 매출이 다소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청탁금지법 개정에도 경기 침체와 굴비 재료인 조기 가격 상승 탓에 수익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영광군은 청탁금지법 개정이 굴비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광군은 굴비 선물 주문이 설 직전인 13일까지 이어지는 만큼 정확한 판매량 증가는 설 이후에나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복 주산지인 전남 완도 어민들은 농수축산물 선물금액 상향이 전복 판매에 보탬이 되고 있지만 판매량은 지난해 추석보다 더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완도지역 2673개 어가는 지난해 전복 1만649t을 생산했다. 이는 전국 전복 생산량의 66.8%다.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와 한국전복유통연합은 경기 침체와 공직사회 선물 자제 분위기로 설 선물 주문이 아직 많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완도읍에서 전복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최모 씨(42)는 “판매 여건이 좋아졌는데도 주문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은 경기 침체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배 4만8056t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18%를 차지한 전남 나주시는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배 판매가 조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만 m² 규모의 과수원에서 배를 재배하는 권상준 우리한국배연구회장(56)은 “청탁금지법 개정이 배 판매에 긍정적인 요인은 맞다. 명절 때 판매되는 과일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이어진 한파로 배 주문과 유통이 여의치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우 농가들은 선물비 상한액이 배로 올랐지만 매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등심, 갈비 등 고급육을 선물하기 위해서는 20만 원어치를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가들은 한우 평균 사육기간은 30개월인데 사료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마리당 수익금은 50만∼100만 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안규상 한우협회 광주전남지회장(70)은 “사료 값 인상 등으로 고기 값이 올라 이윤이 많지 않다. 다행히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마트 등에서 한우 양지와 불고기 선물세트는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유통업체에서 축산물 선물 판매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설 선물세트 행사를 시작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와 지난해 설을 앞둔 1월 3일부터 15일까지 판매액을 비교해본 결과 축산물 85.7%, 수산물 38.4%, 청과물 30.5% 등 평균 28.5%가 늘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관계자는 “지난해 설에는 10만 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이 전체의 38.1%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42.7%로 늘었다. 특히 축산물 매출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지난달 31일 오후 거실 소파를 떠들어 본 A 씨(65·광주 동구)는 깜짝 놀랐다. 소파 밑에 넣어둔 신문지 뭉치 25개 중 18개가 사라졌다. 5만 원권 200장(1000만 원)씩 신문지로 돌돌 싸놓은 것들이었다. 1억8000만 원이 없어진 것이다. 경찰에 신고한 A 씨는 “도둑이 들어와 훔쳐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둑이 2억5000만 원을 다 가져가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 며칠 뒤 A 씨는 다시 경찰에서 “지난해 추석 때 소파 밑에 모텔을 판 돈을 넣어뒀다고 말했다. 평소 둘째 아들이 돈을 달라고 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가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해외도박장 개장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된 A 씨 둘째 아들(35)이 최근 변호사에게 “아버지 돈을 가져가도 죄가 되느냐”고 물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6일 둘째 아들이 수감된 광주교도소를 찾아 추궁했다. 둘째 아들은 “빚이 있는 데다 사업문제로 소송까지 하게 돼 지난해 10월 1억8000만 원을 챙겨왔다. 아버지 돈이라 생각해 7000만 원은 놔뒀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둘째 아들이 돈을 훔쳤지만 친족 간의 재산죄(절도 사기 등 재산에 대한 죄)는 형을 면제한다는 형법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둘째 아들을 불기소 의견으로 7일 검찰에 송치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5·18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공청회가 열린다. 5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 국회 국방위원회 5·18특별법 공청회에 5월 단체 회원 등 6명이 참석한다. 미완의 진실 규명을 위한 5·18특별법 제정 공청회에서는 관련 법안 4개가 논의될 예정이다. 안종철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위원, 김정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이 참석해 5·18특별법에 대한 의견을 밝힐 계획이다. 5월 단체 회원들은 “5·18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지는 진상규명위원회(가칭)가 조사권과 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1988년 국회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 1995∼1997년 검찰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내란수괴죄 기소와 대법원 유죄 판결,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의 노력에도 5월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포함해 5·18 왜곡과 폄훼가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5월 단체 회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만든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도 관련자들이 진술을 거부해 진실 규명에 한계를 느꼈다. 5월 진실 규명을 위해 5·18특별법에 의해 설립되는 진상규명위원회는 더 많은 권한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방위 공청회에 이어 8일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 9일 국방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5·18특별법을 발의한 한 국회의원 측은 “지난해 12월 5·18특별법 처리가 무산됐지만 공청회 이후 통과를 기대한다. 발의된 법안 4개에는 특별검사 수사 등의 내용이 담긴 만큼 5월 진실 규명을 위한 각종 제도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국방위 공청회에서 특별한 쟁점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5·18특별법은 국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제정될 가능성이 있다. 5·18기념재단 한 관계자는 “5·18 진상 규명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사회적 갈등 해소와 국민통합을 위해 5월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하남산업단지 공장 내부와 주변 지역 등 49곳을 대상으로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보건환경연구원은 2015년 하남산단 내 남영전구 수은 유출과 2016년 세방산업의 트리클로로에틸렌(TCE) 유출 등 환경오염 사고가 잇따르자 시민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벌였다. 공장 10곳과 주변 26곳, 녹지 공간 13곳 등 49곳 100지점을 대상으로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 8종, 벤젠과 톨루엔 등 유류 7종 등 총 17개 항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중금속 평균 농도는 농경지 기준 토양 오염 우려 수준의 1∼59%로 낮게 나타났다. 공장 주변 지역이 공장 내부와 녹지 공간보다 아연(Zn) 납(Pb) 수은(Hg) 등이 1.3∼5.5배 높게 나타나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유류 오염원인 벤젠과 톨루엔, 크실렌, 에틸벤젠은 전 지점에서 검출되지 않았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녹색 수술복을 처음 만든 글로벌 의료기업인 미국 메드라인이 광주에 투자를 결정했다. 일자리 약 350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메드라인 투자에는 광주형 일자리와 광주지역 의료산업 발전 가능성이 동시에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시는 메드라인 인더스트리스가 빛그린산업단지에 일회용 수술용품이 든 의료용 팩을 만드는 공장을 연말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빛그린산단에 설립될 공장에는 청년과 전문인력 350명이 채용될 예정이며 생산된 의료용품은 국내외 병원 등에 공급될 전망이다. 미국은 감염 우려 때문에 각종 수술용품을 일회용으로 사용한 뒤 폐기 처분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메드라인은 연매출 92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다. 세계 90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직원은 1만5000명에 달한다. 또 2017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비상장기업 32위를 차지했다. 메드라인은 전문경영인 제이슨 제닝스가 쓴 책인 ‘10년 연속 10% 성장 기업의 10가지 원칙’의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책은 ‘사원의 규모를 유지하되 만족스럽게 보상하라’ ‘상생의 해결책을 제시하라’ 등의 메드라인 경영전략이 소개됐다. 메드라인은 광주공장 투자 규모 등에 대해 직접 밝히겠다며 내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메드라인 한국법인 관계자는 “인간 존엄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광주시의 열정이 투자 배경이 하나로 작용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주를 아시아 시장의 본격적인 진입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장현 시장은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환경이 자동차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투자 배경이 되고 있다. 빛그린산단에 청년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메드라인의 투자 결정은 광주형 일자리와 의료산업 발전 가능성이 함께 고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 광산구 삼거동과 전남 함평군 월야면에 들어서는 빛그린산단(408만 m²)은 광주형 일자리가 처음 적용된다. 광주형 일자리는 적정 임금과 적정 노동시간을 통한 일자리 나눔, 원청·하청 관계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근로자들은 적정 임금을 받는 대신 교육, 의료, 문화 분야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한다. 광주시는 친환경자동차, 에너지신산업, 문화산업을 3대 미래 먹을거리로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3대 산업 못지않게 잠재력이 있는 것은 인공지능(AI)와 의료산업이다. 광주시는 2030년까지 의료산업을 지원해 2조3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광주지역 의료산업 기업은 2002년 2곳(총매출액 2억 원), 2010년 85곳(2262억 원), 지난해 367곳(4466억 원)으로 증가했다. 2030년 의료산업 기업이 2183곳(2조3402억 원), 고용 인력은 985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치과용 소재부품 기술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정형외과 융합의료기기센터, 치과 의료기기 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밖에 수술용 실 등을 개발하는 생체흡수성소재부품 지원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광주지역 의료산업은 현재 치과, 정형외과, 안과 분야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의약산업, 의료로봇. 헬스케어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 의료산업은 풀뿌리 산업으로 시작해 연매출 100억 원 이하 중소기업이 많다”며 “메드라인은 지역 의료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올겨울 호남지역에 한파특보가 연이어 발효되면서 양식장 어류 380만 마리가 폐사하고 겨울배추의 10% 정도가 냉해를 입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4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보성 장성 나주 등 전남지역 8개 시군에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올해 광주와 전남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것은 1월 10일과 12일, 23∼26일 등 모두 7일에 달한다. 광주전남지역 한파특보는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지고 전날에 비해 온도가 10도 이상 차이 날 때 발효된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올 1월 하순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로 잇따라 떨어졌는데 이런 강추위는 2004년 이후 14년 만에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혹한 추위에 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2, 3도 낮아지면서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날 여수시 돌산읍과 남면, 화정면 돔 양식장 18곳에서 저수온 폐사 피해가 추가로 접수됐다고 밝혔다. 전남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양식장 65어가에서 저수온으로 참돔 감성동 돌돔 숭어 306만4000마리가 폐사해 43억9400만 원의 피해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여수지역 63어가에서 참돔 감성돔 288만4000마리가 폐사해 37억84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여수시의 한 관계자는 “수심이 8m 정도로 낮은 돌산 해역에서 수심이 10m가 넘는 남면 화정면 해역으로 양식장을 옮겼지만 저수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파가 지속됨에 따라 어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양식장에서도 한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북 고창 부안지역 양식장 6어가에서 숭어 76만8000마리가 저수온으로 폐사해 7억1500만 원의 피해가 났다고 신고했다. 또 군산시와 부안군 김 양식장에서 9억11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이은 한파에 겨울배추도 냉해를 입고 있다. 농협전남지역본부는 겨울배추의 95% 정도를 생산하는 전남에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겨울배추는 최저기온 영하 4, 5도 정도의 날씨에 얼었다 해동되는 것을 반복하지만 최저기온 영하 7∼10도의 한파가 계속되면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전남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전남지역 겨울배추 15% 정도가 냉해를 입어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김광오 기자}

“광주 청년드림사업은 취업의 징검다리입니다.”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박모 씨(28·여)는 2년간 여행업체에서 일하다 2016년 말 업무 부담에 그만뒀다. 혼자 취업정보를 모으며 다른 직장을 찾던 박 씨는 지난해 8월 광주시 청년드림사업을 알게 됐다.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기업을 알선해 4개월간 일하게 하며 월평균 110만 원을 지원한다. 박 씨는 전기전자개발업체 ㈜엘탑에서 4개월간 실무경험을 쌓고 이달 정규직 사원이 됐다. 박 씨는 “청년드림사업에 참여해 취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년드림사업은 광주시가 2014년 전국 광역단체 최초로 청년정책과를 신설해 3년간 준비한 끝에 지난해 시작했다. 청년 280명이 참여해 이 중 84명(30%)이 4개월간 일한 직장에 취업했다. 이 같은 성과가 난 비결로는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것이 꼽힌다. 광주시는 청년 적성에 맞춰 기업형, 공공기관형 등 5개 유형으로 나누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청년 1600명의 의견을 실시간 듣고 있다. 올해 청년드림사업은 청년취업수당 지급, 악성부채 해결, 주거계약서 작성 지원 등의 서비스로 확대된다. 광주는 일하고 싶지만 취업하지 못한 청년이 4만6000명(13%)으로 전국 평균 12.5%보다 높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지난달 26일 광주 광산구 삼거동과 전남 함평군 월야면 들녘에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갔다. 408만 m²의 빛그린산업단지(빛그린산단) 부지 조성 현장이다. 빛그린산단은 친환경 자동차 연구개발과 생산의 중심지. 광주형 일자리가 처음 적용되는 곳으로 내년 1월 1단계 부지(71만 m²)가 완공된다. 광주에는 한국전력과 연계한 에너지밸리 산업단지(150만 m²)와 인공지능(AI) 중심 창업단지(100만 m²)도 추진 중이다. 광주가 미래 먹을거리를 만드는 생산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배경에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있다. 윤장현 시장(69)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이 일자리가 없어 고향 광주를 떠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다.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버리고 상대방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겠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가 궁금하다. “대기업 일자리는 연봉 8000만 원이 넘는다. 중소기업은 연봉 2000만 원대도 수두룩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사회적 임금 격차를 줄이고 적정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바로 광주형 일자리다. 대기업이나 정규직 근로자도 일과 가정의 양립 차원에서 적정 노동시간을 보장받는다. 그 대신 교육과 의료 문화 분야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소득 감소분을 이른바 노동복지로 채워 주는 것이다. 또 근로자는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고 기업은 원청·하청 관계를 상생 모델로 개선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이처럼 노사 관계와 생산 방식을 바꾸는 지역혁신운동이자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 성공하면 해외에 투자한 한국 기업이 국내로 유턴할 것이다.” ―빛그린산단의 성공이 중요해 보인다. “세계적인 헬스케어 기업이 광주형 일자리를 염두에 두고 빛그린산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첨단 인프라를 구축해 세계적 기업들이 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노동계의 지지도 긍정적이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광주형 일자리는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자 답’이라고 말했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광주형 일자리는 반드시 해야 하는 정책’이라고 지지했다.” ―광주형 일자리를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서 광주형 일자리의 실체가 없다고 말하는 걸 안다. 처음 걸어가는 길이다. 당연히 실체가 없다. 상품 제작을 위해 콘셉트와 디자인을 만드는 절차를 거치듯 광주형 일자리도 시간이 갈수록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시행 후 노사가 상생 약속을 깰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비부부가 같이 살다 보면 각종 다툼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아예 결혼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나. 노사가 서로 힘을 보태고 지역사회가 지원하면 광주형 일자리는 성공한다. 아마 광주형 일자리는 대한민국을 바꿀 혁신의 단초가 될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는 연간 자동차 62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한국에서 두 번째 규모의 자동차 도시다. 광주는 1965년부터 기아차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공장에서 차량을 만들었다. 현재도 기아차 광주공장을 비롯해 자동차 관련 기업이 284개나 있다. 그래서 자동차를 통한 미래의 먹을거리 확보가 절실했다. 에너지 전문가인 토니 세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에너지혁명 2030’이라는 책을 통해 앞으로 석유시대를 지나 태양광과 전기자동차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생산이 광주를 자동차 도시로 한 단계 도약시킬 열쇠다.” ―전기차 산업 활성화 전략이 궁금하다. “2021년까지 빛그린산단에 3030억 원이 투입돼 친환경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이곳에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 관련 기업을 유치할 것이다. 전기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 생산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광주를 떠올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세계 각국에도 한국 전기차의 메카는 곧 광주라는 이미지를 조금씩 확산시키고 있다. 올 1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기차(EV) 100인 포럼에 참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세계전기차학술대회에도 참석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일명 하계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 뉴챔피언 연차총회에서 친환경 자동차 도시를 꿈꾸는 광주를 소개했다.” ―앰코테크놀로지 회장에게 큰절을 해 화제가 됐다. “반도체업체인 앰코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한국본사를 서울에서 인천 송도로 이전했다. 동시에 생산 라인을 광주로 옮겼다. 생산 라인 이전과 함께 신규 인력만 400명이 채용됐다. 현재 앰코테크놀로지 광주공장 근로자만 4000명에 이른다. 일자리가 만들어진 게 너무 고마워 지난해 11월 시청을 찾은 김주진 회장(81)에게 큰절을 했다. 종합가전기업인 대유위니아도 지난해 본사와 공장을 충남 아산에서 광주로 옮겼다. 직원 344명이 광주로 이사 왔다. 청년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실업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취업은 그 가정이 축복받는 일이다.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람에게 항상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광주는 무엇을 준비하는가. “조용한 혁명의 시기다. AI와 빅데이터가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 혁명의 시기에 동승하지 못하면 쇠퇴한다. 4차 산업혁명을 알고 준비한 지역과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다.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등 역사와 사회를 바꾼 중요한 움직임에 빠지지 않았다. 이제는 미래 먹을거리인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 광주는 친환경 자동차와 에너지신산업, 문화콘텐츠라는 3대 밸리를 선점했다. 광주과학기술원에는 AI 창업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3대 밸리와 AI산업이 발전해 취업과 창업으로 이어지면 광주는 4차 산업혁명의 선도 도시가 될 것이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미혼의 여대생이 집에서 아기를 낳은 뒤 “버려진 신생아를 발견했다”며 허위 자작극을 벌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경 여대생 A 씨(25)의 형부가 “누군가 집 앞에 신생아를 유기했다”고 신고했다. A 씨는 경찰에서 “배가 아파 잠에서 깼는데 현관문 밖 복도에서 칭얼대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뒤에도 같은 소리가 계속 나 문을 열어 보니 맨몸의 갓난아기(여)가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생아 몸에는 30∼40cm 길이의 탯줄이 달려 있었다. 당시 광주 기온은 영하 6.8도. 경찰은 아기가 버려진 직후 A 씨가 발견한 것으로 추정했다. 몸을 감쌀 아무것도 없이 버려져 10분 이상 흘렀다면 저체온증으로 숨졌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은 아파트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다. 그러나 이날 0시부터 5시간 동안 남자 서너 명만 출입했다. 아파트 복도에 있었다는 핏자국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 가족을 추궁한 끝에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이날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았다. 뒤늦게 아기를 발견한 언니에게 A 씨는 “집 앞에 유기돼 있었다”고 거짓말했다. 경찰은 A 씨가 아기를 낳고 겁이 나서 거짓말한 것이 허위 신고로 이어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신고를 당사자가 아닌 가족이 했기 때문에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경찰에서 아이를 직접 키울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푸른 보약’으로 알려진 매실은 건강에 좋다.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슘 흡수율이 높아 소화촉진 효과가 탁월하다. 이런 효능 때문에 음식으로 쓰여 왔다. 2000여 년 전에 쓰인 중국의 의학서 ‘신농경본권경’을 보면 이미 그때부터 매실이 몸에 좋아서 여러 방식으로 섭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자세히 기록돼 있다. 전남 광양에서 생산된 매실은 긴 일조시간과 풍부한 강수량,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 향이 진하고 색이 선명하다. 피로 해소 물질로 알려진 ‘구연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과즙이 많고 당도와 산도가 높아 전국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다. 광양 매실이 상업화된 것은 1930년대 초 대규모로 매실을 재배하면서부터다. 광양 매실은 전국 최초로 지리적표시(제36호) 등록을 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브랜드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해 신뢰와 가치를 인정받았다. 매실은 산미가 강하고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 날것으로 많이 먹으면 유독성분이 분해돼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음식으로 가공해 먹는다. 대표적인 게 농축액이다. 농축액은 아주 강하고 신맛이 나기 때문에 물에 타서 먹는 게 좋다. 매실청은 매실에 설탕을 넣어 3개월 이상 우려낸 매실 원액으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 매실장아찌는 식사 후 먹으면 입 냄새를 없애줄 뿐 아니라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매실정과는 매실 고유의 향기와 쫀득하고 정갈한 맛이 나는 숙성 매실이다. 광양매화빵은 잘게 썬 상큼한 매실과 매실원액이 첨가된 앙금에 국내산 우리밀 밀가루 반죽이 어우러져 깊고 새콤한 맛을 내 인기가 많다. 광양 매실 제품은 업체별(표 참조)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장흥한우는 홍보비용 거품 등이 많이 낀 유명 브랜드의 한우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매우 높다. 우선 사육환경이 유리해 고기의 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 장흥은 한반도의 남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겨울이 늦게 오고 봄은 빨리 오는 등 기후가 따뜻하다. 따라서 강원도·경기도 등 북쪽 지방 한우보다 라이그래스·옥수수 같은 조사료를 많이 먹일 수 있다. 또 한겨울을 빼곤 소를 방목할 수 있다. 문정걸 장흥군 축산사업소장은 “소는 초식동물이다. 청보리 사료나 볏짚 등을 많이 먹으니 배합사료 의존도가 높은 다른 지역 한우보다 육질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장흥군에서는 2000여 농가가 약 4만8000마리의 한우를 기르고 있다. 도축 때 1등급 이상 출현율이 78.5%로 전국 평균 62.2%보다 훨씬 높다. 장흥 토요시장에는 식육점 겸 식당이 24곳이나 있다. 장흥한우 고기만을 취급한다. 이들은 대부분 송아지를 두세 배 낳은 생후 30∼40개월 암소를 잡아 판매한다. 고기가 쫄깃하면서 맛이 약간 간간하고 단맛이 난다. 지방이 많아 몸에 이롭지 못하면서 값은 매우 비싼 거세수소 고기보다 더 실속이 있다.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나 동네 정육점보다 부위와 등급에 따라 가격이 20∼30% 낮다. 유통단계를 확 줄이는 한편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파는 박리다매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김성 장흥군수는 “토요시장 소고기는 100%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주들의 모임인 장흥토요시장한우판매협의회가 철저히 자율 관리할 뿐 아니라 군에서 모든 업소 고기의 DNA를 수시로 검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업소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하다. 도시에서 근당(600g 이하, 1+등급 기준) 보통 6만5000∼7만5000원인 갈비살·낙엽살을 5만4000원 정도에 판다. 꽃등심·업진살·치마살은 5만 원, 채끝등심·안심은 4만2000원. 도시에서 보통 2만5000원인 국거리 양지·설도를 2만 원에 판매한다. 찜 갈비는 1kg당 5만3400원. 고기를 진공 포장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배송한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섬마을 초등학교 여교사를 성폭행한 주민 3명에 대한 파기 환송심에서 원심보다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최인규)는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50), 이모(35), 김모 씨(39)에 대해 징역 10년, 12년, 15년을 선고했다. 앞서 박 씨 등은 2016년 5월 21∼22일 전남의 섬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2차례 성폭행하고 3차례 미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7년, 8년,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이 처음부터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며 파기 환송했다. 이날 재판부도 “항거 불능 상태의 여교사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인격살인을 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방풍(防風)으로 만든 차와 초콜릿을 맛보세요.” 남녘 끝자락인 전남 여수시 금오도는 2월이 되면 봄소식이 전해진다. 들녘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면 밭에서는 방풍나물 수확이 시작된다. 방풍나물은 2월 중순부터 7월까지 수확한다. 자연생태 탐방로인 금오도 비렁길이 각광을 받으면서 섬에서 수확하는 방풍나물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금오도 암벽 등에서 자생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인 방풍의 뿌리는 해열·진통, 거담과 근육통증을 완화시키는 채소로 쓰인다. 방풍은 풍병(風病)을 예방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잎은 나물로 먹는다. 꽃의 향기가 강해 난초나 향기 좋은 쑥에 비유된다. 예전에는 대량으로 재배되지 않아 섬사람들만 먹었던 비밀스러운 건강식품이다. 나비 모양의 여수반도는 연평균 기온이 14.3도로 따뜻하다. 금오도는 여수항에서 남쪽으로 22km 떨어져 있다. 온화한 기후와 해풍으로 금오도는 방풍나물 최대 생산지이다. 금오도 500농가가 130ha에서 방풍나물을 재배해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금오도 주민들은 1990년대 한약재인 방풍 뿌리를 채취해 판매하기 위해 재배를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 방풍 뿌리 가격이 폭락하자 잎을 식용으로 판매했다. ‘갯기름 나물’로 불리는 방풍 잎은 데친 뒤 각종 양념에 무쳐 먹는다. 장아찌, 튀김, 나물밥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맛이 쌉쌀해 샐러드용으로도 쓰인다. 방풍나물은 농약을 거의 쓰지 않는데다 밭에서 재배가 가능해 금오도 주민들의 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30년 넘게 방풍나물을 재배하고 있는 김철수 씨(61)는 “잎이 다양한 요리에 쓰이면서 전국에서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로 말했다. 방풍나물은 2∼3월 수확 초기에는 4kg에 2만 원을 웃돌지만 이후 가격이 점차 떨어진다. 다도해 청정해풍을 맞고 자라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이 일품인 금오도 방풍은 초콜릿과 차(茶)로로 맛볼 수 있다. 방풍 차(잎차 40g)와 초콜릿(21개) 가격은 각각 1만5000원.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모싯잎 송편으로 유명한 전남 영광군에 있는 솔담모시송편이 각종 떡으로 설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기쁨세트는 동부가루 모싯잎 생(生)송편 1.1kg(20개)와 흑임자(검은깨) 모싯잎 생(生)송편 1.1kg(25개), 모싯잎 인절미 1kg, 모싯잎 오메기떡 720g(12개) 등 모두 4가지 떡으로 구성했다. 포장비용과 택배요금을 합쳐 4만3500원이지만 약 10%를 할인해 3만9000원에 판매한다. 모싯잎 송편은 물에 불린 쌀과 삶은 모시 잎을 섞어서 빻은 가루를 반죽해 모양을 빚는다. 모시 잎이 특유의 향과 초록색을 내는 한편 떡이 딱딱해지고 상하는 것을 막아 준다. 송편 중 모싯잎 함량이 20%를 넘는다. 영광에서 택배 등을 통해 연간 300억 원어치가 전국에 팔리는 특산품이다. 소로 동부를 삶아 껍질을 벗긴 뒤 으깬 가루를 넣은 것과 검은깨를 넣은 것을 냉동시킨 생 송편을 보낸다. 증기로 30분가량 찐 다음 식혀 먹으면 떡이 쫄깃하고 맛있다. 모싯잎 인절미는 찹쌀과 모싯잎이 만나 더욱 쫄깃하고 소화가 잘 되면서 열량이 높다. 떡을 치댈 때 압력을 가해서 냉동실을 들락거려도 얼른 굳지 않는다. 색소나 보존료를 첨가하지 않았다. 모싯잎 오메기떡은 차조로 만든 제주의 것과 달리 모싯잎과 찹쌀로 만들어 맛이 더욱 차지다. 5만9000원(택배요금 포함)에 판매하는 행복세트는 기쁨세트 구성에 국산 참깨로 짠 기름 300mL짜리 1병을 추가했다. 원래 6만8500원인 것을 14% 할인해 판다. 참기름은 영광으로 귀농 또는 귀촌한 사람들이 꾸린 옥당신선유영농조합의 제품. 직접 농사지어 수확한 참깨를 약한 불로 오랫동안 볶아 단순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 등 참깨의 다양한 영양소를 고스란히 함유하고 있다. 솔담모시송편은 이번 설 선물세트 외에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찐 송편 등도 판매하고 있다. 다량을 주문할 경우 고객의 요구에 따라 세트의 상품을 구성하고 가격도 조정해 준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017년 마지막 날 화재로 숨진 ‘광주 삼남매’는 엄마의 방화에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화재 발생 원인을 엄마의 실수로 판단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엄마가 고의로 불을 낸 것으로 결론지었다.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 배창대)는 29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삼남매의 엄마 정모 씨(22)를 구속 기소했다. 정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2시경 광주 북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생후 15개월 딸과 2세, 4세 아들이 자던 방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방문 밖에서 담배를 피우다 바닥에 있던 이불에 불똥을 턴 뒤 방에 들어가 잤다. 잠결에 불길이 치솟는 것을 느껴 혼자 방에서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정 씨를 중과실치사혐의 등으로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 하지만 대검찰청 과학수사1과의 조사 결과 정 씨의 진술은 허위로 판명됐다. 담배 불똥이 합성솜(극세사) 재질인 해당 이불에 떨어져도 불길은 치솟지 않았다. 불똥이 튀고 10∼20분 이 지난 뒤 이불은 녹아내렸다. 또 검찰은 방 입구 벽지가 불에 타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방문 밖 이불에서 시작된 불이 방 안으로 번졌다는 정 씨의 진술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정 씨가 방에서 탈출 당시 신었던 스타킹에도 탄 흔적이 없었다. 또 불이 난 시점을 전후해 34분 동안 정 씨는 전남편, 친구 등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 30∼40건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정 씨의 경찰 진술은 거짓으로 나왔다. 결국 정 씨는 검찰의 추궁에 “이불에 담배꽁초를 올려둔 채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장난을 하다 불길이 치솟았고 아이들과 자살할 생각에 불을 끄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정 씨가 생활고와 빚 때문에 고민하다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서울 종로 여관 방화로 숨진 세 모녀 장례식을 챙겨주려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모녀의 빈소는 고향인 전남 장흥에 있는 장례식장에 27일 차려진다. 전남 장흥군은 26일 장례 절차와 유족을 돕는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 모녀의 마지막 길을 챙겨주려는 온정이 이어졌다. 장흥군은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이 유족을 돕기 위해 후원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장흥 출신인 문 회장은 세 모녀가 고향사람이라는 소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문 회장은 2001년 문주장학재단을 설립해 그동안 학생 2300명에게 40억 원 넘는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장흥군은 전국에서 약 20명이 보낸 기탁금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유족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세 모녀의 장례식은 물론 유족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 모녀는 앞서 전국 여행을 하던 19일 숙박비가 싼 여관에서 잠을 자다 방화로 희생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장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국이 ‘냉동실’로 변한 24일. 광주 날씨도 다르지 않았다. 아침 기온이 영하 11.2도까지 내려갔다. 광주에서는 흔치 않은 추위다. 하지만 김기회 씨(93)의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전 8시 김 씨는 자신의 아파트(광주 서구 양동) 현관문을 열었다. 이어 문 앞에 놓인 동아일보를 집어 들고 작은방으로 향했다. 김 씨의 신문 읽기는 남다르다. 가장 먼저 겹쳐 있는 신문을 한 장 한 장 나눈다. 그러고는 첫 번째 장의 4개 면을 꼼꼼히 읽는다. 그래서 1면을 가장 먼저 읽고 두 번째로 2면, 세 번째로 마지막 면 사설을 읽는다. 이어 같은 방식으로 3, 4면을 차례로 본다. 신문 전체를 읽는 데 매번 한 시간 이상 걸린다. 김 씨는 “김순덕 논설주간과 송평인 논설위원의 열렬한 팬이다. 두 사람의 칼럼은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는다”고 말했다.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김 씨는 대화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50년 전 함께 공직 생활을 한 동료 이름까지 줄줄 외울 정도다. 비결은 하루도 바뀌지 않는 규칙적인 생활이다. 그리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신문이다. 김 씨가 동아일보 구독을 시작한 건 1955년 가을이다. 공직생활 7년 차이던 그는 당시 전남 진도군 내무과장이었다. 지금이야 다리를 건너가지만 그때 진도는 섬이었다. 광주에서 진도를 가려면 울돌목 근처 나루터인 벽파진에서 배를 탔다. 서울에서 진도를 가려면 꼬박 이틀이 걸릴 때다. 그런 진도에서 세상 소식을 알 수 있는 수단이 신문이었다. 김 씨는 신문을 통해 넓은 안목을 키우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1등 신문’ 동아일보를 선택했다. 이후 63년 동안 동아일보를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폭우가 내려 신문을 받아보지 못한 날에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루 일과를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는 찜찜한 기분 탓이었다. 일요일이 서운한 이유도 비슷하다. 신문이 쉬는 날이라 어쩔 수 없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동아일보는 김 씨 인생의 동반자였다. 전남 고흥 출신인 김 씨는 1948년 전남도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전남 영암군수와 담양군수, 광주시 부시장, 고흥·신안 교육장을 거쳐 1991년에 퇴임했다. 1993∼1995년 광주광역시 교육위원회 의장을 지낸 뒤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오랜 기간 흔들림 없이 공직자로 일할 수 있던 배경에도 동아일보가 있었다. 그는 “동아일보를 열독하면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등 다양한 가치를 생각하게 됐다. 비록 말단 직원일 때도 언제든 주민과 준법, 공정은 물론이고 국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공직자가 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김 씨는 공직생활 중 의미 있는 발자취를 여럿 남겼다. 1966년 전남도 교육위원회 문정과장 재임 당시 그는 국회가 도서벽지교육진흥법을 제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열악한 섬이나 농촌마을의 교육여건 개선을 지원하는 법률이다. 김 씨는 “당시 일부 섬과 농촌 학교들은 시설이 너무 낡아 비가 줄줄 샐 정도였지만 보수조차 못 했다. 그때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법을 만들어 농어촌 교육에 보탬이 됐다”고 회고했다. 1969년 광주시 부시장 재임 때 금남로 확장공사를 하며 은행나무를 심었다. 도심 가로수로 은행나무가 대량 식재된 것은 처음이었다. 또 1972년 담양군수로 재직할 때 처음으로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조성했다. 현재 담양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고 있다. 김 씨는 6·25전쟁을 시작으로 4·19혁명, 5·16군사정변,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집회까지 역경의 한국 현대사를 몸소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다. 단발성 뉴스는 역사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기사 한 건으로 언론을 평가하며 일희일비한다. 하지만 긴 호흡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에 대해 갖고 있는 미안함도 전했다. 1970년대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 때다. 국민들이 백지광고로 동아일보를 응원하는 걸 봤다. 공직자 신분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 탓에 따로 숨어서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인지 1977년과 1984년 발행된 동아일보 사설 모음(선)집을 그는 지금도 소중히 읽고 있다. 김 씨는 앞으로도 동아일보가 좌고우면하지 않는 사회의 목탁이 되길 바랐다. 또 다양한 사회현상을 일회성으로 다루지 말고 후속 결과까지 챙겨줘 궁금증을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령 3만 호까지 지켜온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창간정신을 계속 이어가길 바라며 동아일보에 덕담을 건넸다. “동아일보의 바탕은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사명감과 책임을 다해주기를 바랍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여수상공회의소는 25일 지역 문화·예술·체육 분야 인재 1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고 24일 밝혔다. 장학금은 회장단과 상공의원이 참석하는 2018년 여수상의 정기총회에서 전달된다. 여수상의는 지난해 10월 여수교육지원청을 통해 학교별 장학금 추천서를 받았다. 국내외 대회 수상 실적과 성장 가능성,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 문학 부문 2명, 음악 1명, 체육 7명 등 10명을 선발해 50만∼100만 원을 지급한다. 여수상의는 여수지역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생들 가운데 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재를 돕기 위해 올해 두 번째 장학금을 전달했다. 학업성적 우수 학생 장학금은 주위에 많이 있지만 문학·예술·체육 분야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하 여수상의 회장은 “실력 있는 학생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미래 꿈과 희망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올겨울 최강 한파가 연이틀 한반도를 덮쳤다. 출근길 시민들은 내복을 2, 3개씩 껴입고 두꺼운 점퍼와 모자 장갑 목도리 핫팩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방한 장비’로 무장했다. 그러나 강추위는 한낮에도 맹위를 떨쳤다. 24일 오후 1시 서울의 기온은 영하 12도. 초속 6m의 칼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0.7도까지 급락했다. 일반 가정 냉장고의 냉동실 온도가 영하 18도 안팎이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6.3도까지 떨어졌고 체감온도는 한때 영하 23.1도까지 내려갔다. 특히 체감온도는 23일 오전 4시 영하 16.2도를 기록한 뒤 약 40시간 동안 영하 15도를 밑돌았다. 강원 대관령의 체감온도는 24일 오전 8시 영하 36.4도까지 내려갔다. 한파 속에 아파트 수만 채의 온수와 난방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24일 오후 7시 반경 서울 중랑천 남쪽에 있는 지름 600mm의 온수 배관이 파손됐다. 이 때문에 노원구 일대 아파트 약 6만 가구가 온수와 난방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일단 한파로 인해 내외부의 온도 차이가 생겨 배관이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25일 오전에 복구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날 오후 경기 용인시 실내체육관이 정전돼 여자 프로농구 경기가 차질을 빚었다. 한파로 인한 전력 과부하가 원인이었다. 이날 전력거래소는 17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 수요 감축을 요청했다. 11, 12일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의 한 양식장에서는 돌돔 12만 마리 중 3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날 고흥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0도. 이달 중 고흥지역의 최저기온이 영상이었던 날은 이틀에 불과했다. ‘따뜻한 남쪽 바다’이지만 계속되는 영하권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폐사한 돌돔은 길이 27∼28cm, 무게 250∼300g으로 피해액은 1억6000만 원으로 추산됐다. 서울에서는 지하철이 말썽이었다. 이날 오전 6시 40분경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 오전 8시 15분경 금천구청역에서 출입문이 고장 나 열차 운행이 잠시 중단됐다. 추위 탓에 출입문 센서가 오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실외 승강장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온이 떨어지면 종종 출입문이 오작동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출입문이 고장 나고 보일러가 동파하는 사고가 이어졌다. 23일 오후 9시경 서울 종로구의 한 70대 노인이 “현관 잠금장치가 얼어 열리지 않는다.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다”며 119에 신고했다. 서대문소방서 백승민 반장은 “혼자 사는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하고 한파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많다”고 말했다. 한파가 원인으로 보이는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23일 오후 3시 15분경 서울 성동구 한 레미콘공장 근처 내리막길에 서 있던 윤모 씨(72)의 레미콘 차량이 갑자기 미끄러져 내려가 유모 씨(59)를 덮쳤다. 유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사고 차량의 주차브레이크는 채워져 있지 않았지만 기어는 ‘파킹(P)’에 있었다. 경찰은 “날씨 탓에 부품이 얼었다가 녹는 것이 반복되면 파킹에 둔 기어가 풀릴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는 사회복무요원과 노숙인 간에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사회복무요원들은 지하철역 근처의 노숙인을 찾아다니며 “실내에 들어가라”고 권했다. 이들은 “왜 감시하느냐”며 거부하는 노숙인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 사회복무요원 김모 씨는 “오늘 같은 날씨에 혹시 동사 사고가 발생할까 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1319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최강 한파 속에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와 10억 엔 반환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들은 참가자들에게 핫팩을 나눠주기도 했다.구특교 kootg@donga.com / 고흥=이형주 / 김예윤 기자}
22일 전남 장흥군의 한 아파트 현관 앞. 새하얀 국화 바구니 한 개가 놓여 있었다. 리본에는 ‘하늘에서 행복하길…’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곳은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 방화로 숨진 A 씨(35·여)와 두 딸의 보금자리다. 큰딸(15)이 다니던 중학교 관계자들이 집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는 집 앞에 국화를 놓고 발길을 돌렸다. 큰딸은 웃음이 많고 성격이 쾌활해 친구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 지난해 1학기 때는 일하다 다친 아빠를 간호하기 위해 조퇴하고 병실을 지키던 효녀였다. 또 학교 축제 때면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오를 정도로 노래를 잘 불렀다. 그래서 꿈이 가수였다. 그냥 가수가 아니다. 큰딸의 생활기록부에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가수’라고 적혀 있다. 학교 관계자는 “아직도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한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장흥군의 한 초등학교 교실 책상에도 국화 한 다발이 놓였다. A 씨의 작은딸(12)이 공부하던 책상이다. 둘째 딸의 꿈은 마술사였다. 둘째 딸은 마술을 하는 것이 멋있고,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A 씨와 남편(40)은 5년 전 귀향했다. 남편은 기술직 근로자로, 아내는 과일가게나 식당 종업원으로 일했다.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부부는 자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누구보다 성실히 살았다. 한 주민은 “A 씨 부부뿐 아니라 두 딸도 착했다. 너무 예쁜 가정이었는데 방화범이 한순간에 파괴했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라고 말했다. 세 모녀는 15일 여행을 떠나 21일 집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남편은 일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여행 전날 큰딸은 “내일부터 엄마랑 동생이랑 여행간다”며 친구들에게 자랑했다고 한다. 충남 천안과 대전을 거쳐 19일 서울에 도착했다. A 씨는 숙박비를 아끼려 종로 일대의 허름한 여관을 찾다가 서울장여관의 문을 두드렸다. 세 모녀의 숙박비는 2만5000원이었다. 여관 주인 김모 씨(71·여)는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 표정이 즐거워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큰딸은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오전 2시가 넘도록 친구들과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여행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오전 2시 50분경 친구가 보낸 메시지 옆 작은 숫자가 사라지지 않았다. 카카오톡 메시지는 수신 확인 전 숫자 ‘1’이 표시되고 상대방이 읽으면 숫자가 사라진다. 큰딸은 이때쯤 잠이 든 것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10여 분 뒤 화마가 세 모녀를 덮쳤다. 세 모녀의 빈소는 보금자리가 있는 장흥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장흥군은 세 모녀를 위한 성금 200만 원을 마련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모금도 추진하기로 했다.장흥=이형주 peneye09@donga.com / 배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