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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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liked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77%
칼럼17%
인사일반3%
보건3%
  • 우리들녹지국제병원, 제주에 10월 오픈…기념행사 진행

    우리들녹지국제병원과 연계된 우리들얼라이언스는 지난달 29, 30일 양일간 제주도 우리들녹지국제병원 컨벤션홀에서 ‘2023 Wooridul Alliance STO conference JEJU’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헬스케어 산업의 글로벌 및 국내 의료기관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 열렸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STO(토큰증권)의 국내 현황과 글로벌 시스템, 그리고 우리들얼라이언스의 사업 개요와 앞으로의 나아갈 길 등에 관해 폭넓은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행사의 주요 내용은 △이욱희 (주)디아나서울 CAO가 기조강연으로 ‘우리들얼라이언스 프로젝트 소개 △이정호 한양대 겸임교수의 ‘국내 STO 산업의 현황과 주요 이슈 △alex G, Lee 박사의 ‘글로벌 STO의 사례 발표’ △석주완 이엘그룹 대표, 최병구 미디어뱅크코리아 대표의 ‘우리들얼라이언스의 기술 제휴 협력 방안’과 해외 파트너사들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 방안 및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피칭 등이다 .행사를 주최한 우리들얼라이언스의 김수경 회장은 “대한민국은 글로벌에서 의료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과 신뢰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활용한 텔레-헬스케어 및 시니어들의 건강검진, 항노화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 내 주요 국가들에 ‘우리들클리닉’을 기반한 새로운 텔레-헬스케어 서비스 뿐만 아니라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의 10월 개원에 맞춘 심도 있는 진료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번 행사에는 태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일본, 홍콩, 싱가폴 등의 주요 파트너사가 함께 해 우리들얼라이언스 구축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번 행사에 참석한 베트남 헬스케어 투자회사인 미타 홀딩스(Mita holdings)의 응웬 민 탄 회장은 “우리들얼라이언스와 적극 협력해 베트남 내의 한-베트남간 헬스케어 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서비스의 구체적인 모델을 형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 회장은 “우리들얼라이언스는 2024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STO(토큰증권) 를 활용한 디지털 자산화 서비스 모델 구축에 데이터를 활용해서 아시아 내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한 확장 모델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헬스케어 상품권 NFT를 우선적으로 발행하고, 주요 파트너사들과 함께 본격적인 헬스케어 융합형 서비스를 펼쳐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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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을 괴롭히는 ‘배변 장애’… 생활 습관만 바꿔도 80%는 완치”

    “매일 변을 보는데 시원하지 않거나 힘을 줘도 막히는 느낌이 들어서 화장실에서 30분 이상 씨름한다면 .” 위와 같은 증상을 변비의 일종인 ‘배변 장애’라고 부른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여성의 3분의 1은 6개월 이상의 만성 변비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그중 40%는 배변 장애를 호소한다. 배변 장애는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9배 많다. 배변 장애, 변실금 전문가인 이두석 대항병원 원장(대장항문학회 상임이사)을 만나 배변 장애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배변 장애는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일주일이 지나도 변이 안 나온다. 변이 너무 딱딱하다. 이런 현상을 변비라고 한다. 물론 배변 장애도 변비의 일종이다. 다만 배변 장애는 매일 변을 보지만 △변을 보는데 시원하지 않거나 △변을 봐도 잔변감(변이 남아 있는 느낌)이 있거나 △화장실에서 30분 이상 힘을 줘도 변이 안 나오거나 △힘을 줘도 막히는 느낌이 들 때 등 네 가지 대표 증상이 있다. 이 네 가지 증상 중 한두 가지 이상을 경험한다면 배변 장애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환자는 변을 보기 위해 자신의 배를 움켜잡고 누르거나 심지어 여자의 경우 회음부를 누르면서 변을 보는 경우가 있다.” ―일시적으로 배변 장애가 생길 수 있나? “그렇다. 누구나 일시적으로 배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변을 보는 시기를 놓치면 변이 딱딱해지는데 이럴 때 누구나 배변 장애가 생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여행 가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 못해 변비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다만 이런 경우는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건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이다. 배변 장애에 대한 약물 치료도 필요하지만 배변 장애의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배변 장애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배변 장애의 원인을 알기 위해 병원에서는 배변조영술 검사를 받는다. 배변조영술을 하면 배변 장애의 원인이 되는 해부학적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가 보통 40% 정도 된다. 일종의 노화 현상인데 여성에게 많은 이유는 여성 호르몬의 감소 때문이다. 폐경기 이후에 엘라스틴이라든지 콜라겐 등을 지지해주는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직장이 변을 배출하기 위해서 힘을 줘야 되는데 그것을 지지하는 주변 근육들이 약해진다. 그래서 실제로 어쩔 수 없이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남들한테 얘기하기도 힘드니까 본인이 혼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배변 장애의 생활 습관 교정은 어떻게 하나? “변이 딱딱할 때는 누구나 다 힘을 주게 된다. 변이 딱딱해지지 않게 조심해야 된다. 그러려면 생활 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김치, 고구마 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 섬유소 권장량은 25g이지만 음식만으로 하루 권장량을 채우기는 어렵다. 따로 섬유소를 복용하면 좋은데 보통 섬유소 한 포에 6g으로 두 포 정도 복용하면 부족한 섬유소 권장량을 음식과 더불어 채울 수 있다. 그리고 매일 물도 1ℓ(리터) 정도는 마셔서 몸의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유산소 운동도 장운동에 도움이 된다. 최소한 하루에 1시간 정도 걷는 것을 추천한다. 잔변감이 계속 들 경우 뜨거운 물에 좌욕을 하면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을 꼭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줄이는 것이다. 오늘 변이 안 나오면 내일이면 나올 거고, 내일 안 나오면 모레엔 나온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변을 억지로 누기 위해 장에 주름을 깊게 만드는 과도한 배변 활동과 힘주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비데의 세정 기능은 항문괄약근을 자극해 장운동을 촉진하기 때문에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화장실에 있는 시간도 10분 내로 줄이는 습관도 필요하다. 그런 일반적인 배변 습관만 지키더라도 10명 중 8명은 좋아진다.” ―생활 습관 외에 배변 장애 치료는 어떻게 하나? “그래도 변을 잘 못 볼 때는 변을 좀 부드럽게 보는 완화제라든지 변비약을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잔변감이 들면 관장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변비약 복용 시 챙겨야 할 사항이 있다. ‘마그밀’이라는 변 완화제의 경우는 계속 복용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약국에서 사 먹는 자극성 변비약의 경우는 장기간 복용할 경우 장이 무력해질 수 있기 때문에 꼭 전문의와 상의를 하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기본적으로는 섬유소, 필요하면 약으로 된 섬유소, 그리고 변이 딱딱할 때는 마그네슘 계통의 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배변 장애를 수술로도 치료할 수 있나? “10명 중 2명은 약으로 조절이 안 되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수술 대상이 된다. 유럽에서는 이미 30년 전부터 배변 장애의 원인이 되는 해부학적 이상을 교정하는 수술을 해왔다. 우리나라는 10년 전부터 이 수술을 시행해왔다. 그만큼 안전한 수술이다. 2025년이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 65세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른다. 노령 인구에서 일종의 노화 현상으로 직장에 주름이 잡히는 직장중첩증, 배변 시 잔변이 생기는 공간이 되는 직장류(직장주머니)가 생기는데 이것이 배변 장애의 주원인이 되는 해부학적 이상이다. 수술은 복강경 인공막 직장전방 고정술이라는 수술인데 배변 시 직장이 처지지 않게 얇은 인공막을 넣어 지탱해 주는 수술이다. 직장류, 직장중첩증을 교정하는 수술로 보통 70∼80% 정도 배변 장애를 해결할 수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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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주사 맞는 6살 아이, 괜찮은 척하면 더 마음 아파요”[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환자 이야기]

    환자는 병을 어떻게 진단받고, 또 진단받은 질환을 어떻게 이겨나가고 있을까? 환자 입장에서 질환을 알아보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알려주는 ‘따뜻한 환자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난번 폐암에 이어 두 번째 따뜻한 환자 이야기는 2019년 국내 환자 수 13명, 2020년 1명이 발생한 극희귀질환인 ‘유전성 재발열 증후군’이다. 6살 이모 양은 매일 주사를 맞아가며 열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금까지 주사를 맞는 횟수만 1000번이 넘는다. 이모 양의 어머니를 직접 만났다. ―유전성 재발열 증후군(CAPS)은 어떤 질환인가? “몸에 ‘인터루킨-1베타’라는 염증 유발 물질을 과도하게 생성해 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아이는 출생 직후부터 발열과 온몸에 발진이 있었다. 특히 발진은 매일 일어났다가 없어졌고 이유 없는 발열이 계속 반복됐다. 처음 대학병원에 입원했을 때 받은 진단은 ‘독성홍반’이었다. 그 오진으로 인해 신생아 때부터 독하다는 피부약을 몇 년 동안 복용했다. 그 후로도 낫지 않아 여러 대학병원을 다녔지만 ‘요로감염이다’ ‘불명열이다’ 등 각종 오진을 여러 번 받았고 수십 번의 피검사와 엉뚱한 약도 많이 먹었다. 약을 먹어도 40도 넘는 열과 경련, 매일 반복되는 발진, 눈의 충혈, 걸음걸이 이상이 왔다. 나아질 기미 없이 계속 나빠졌다. 열이 오르기 시작하고 바로 해열제를 먹이지 않으면 40도 넘는 고열이 나기 때문에 ‘아이가 정말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고 새벽에 한 시간마다 일어나서 체온계로 열을 재고 해열제를 먹였다. 아이가 언제 아플지 몰라 새벽에 잠을 제대로 잔 적이 거의 없었다. 결국 5살 때 백혈구 수치가 너무 높아서 유전자 검사를 받은 결과 겨우 정확한 진단이 나왔다.” ―온몸에 문제가 많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병원에서 첫 진단을 받았고 이상 여부 검사를 받았을 때 뇌척수액에서 염증이 발견됐고 시신경에도 부종이 이미 있었다. 자칫 실명되거나 청각이 손상될 뻔했고 생명에도 위험이 올 뻔했다.” ―현재는 어떤 치료를 받고 있나? “주사를 매일 저녁에 맞고 있다. 완치는 현재의 의술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만성 염증을 초기에 차단해 장기 여러 곳에 발생하는 손상을 최소화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맞는 주사제가 유일하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 ―지금까지 1000번 넘는 주사를 투여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병을 준 것만 같아서 죄책감으로 가장 힘들다. 정말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삶을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 지금 더욱 힘든 점은 매일매일 주사를 아이의 몸에 직접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은 맞지 않는데 왜 나만 주사를 맞아야 하는지’ 물어볼 때마다 너무 속상하다. 주사를 놓을 때 우는 아이를 보고 안아주는 것 외에 해줄 수 없다는 게 힘들 뿐이다. 아이가 가끔 내가 주사를 놓을 때 눈물을 흘리면 아이는 엄마가 속상할까 봐 주사를 맞고도 괜찮은 척하면서 잘했다고 엄마를 다독여 줄 때 가장 힘들다.” ―부모로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완치가 가장 큰 목표이긴 하지만 현재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치료 방법이라도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 하루에 한 번씩 맞는 주사가 정말 괴롭다. 미국, 일본, 영국, 스위스 등 선진국에서는 8주에 1회만 맞는 주사가 있는 데도 우리는 처방을 받을 수가 없다. 국내에선 아직 보험이 적용되지 못해 들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치료제가 있는 데도 사용할 수도 없다는 것이 정말 부모로서 아이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하루빨리 치료제가 보험이 적용돼서 경제적인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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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열질환 주의보… 두통-메스꺼움 느낄 땐 즉시 그늘로 이동을

    폭염에 탈진을 넘어 급기야 실신까지 이르는 온열질환자들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287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 사망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 더위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온열 질환은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열탈진은 고온에 노출돼 신체 온도가 37∼40도 사이로 상승되면서 탈수 현상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 심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럼증, 두통, 구역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그늘진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열사병은 열탈진보다 더 위험하고 증상도 심각하다. 과도한 고온에 노출될 수 있는 작업공간, 운동공간 등에서 열 발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높은 체온 상태가 유지되면 열사병이 생긴다. 40도 이상의 고열과 의식장애, 중추신경계 이상, 경련 등이 나타난다. 사람은 외부 온도의 변화에 대응해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동물이다. 폭염과 같은 고온 환경에서 작업이나 활동을 계속할 경우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땀을 흘리는 등 생리적 반응으로 열을 발산시켜 체온을 조절한다. 하지만 이런 고온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체온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겨 온열질환이 발생한다. 고혈압, 심장병, 당뇨나 혈액투석 등을 받는 만성질환자나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 홀몸노인 등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통풍이 잘되는 그늘이나 에어컨이 작동되는 안전한 실내로 이동하고 △수시로 물과 이온음료를 마시고 △탈의를 통해 온도를 낮추고 △피부에는 물을 뿌리면서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식히는 게 중요하다. 가장 더운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신체 활동량 강도가 높은 작업이나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그늘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노원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김덕호 교수는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면 라디오나 TV의 무더위 관련 기상 상황을 항상 주시해야 한다”며 “폭염으로 두통이나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이 나타나면 바로 그늘로 가서 쉬고, 증상이 낫지 않는 응급상황 땐 즉각 119에 신고해 응급실로 와야 한다”고 당부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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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의도 전공 포기 ‘일반의’로 재취업… 2년제 ‘임상전문의’ 도입해야”

    전문의는 일반의와 달리 4, 5년간 수련의(인턴)·전공의(레지던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병원에 남아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1, 2년 이상 전임의(펠로)로도 봉직해야 한다. 이처럼 대학병원에 남으려면 의대 졸업 이후에도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 반면 일반의는 6년 과정의 의대만 졸업하거나 인턴 1년만 하면 된다. 10년 전만 해도 일반의는 ‘진짜 의사’로 보지 않아 재수를 해서라도 전공의 과정을 밟곤 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사라졌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일반의로 피부나 미용, 비만 같은 비보험 진료 위주로 개원하면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전문의보다 수입이 낫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보험, 미용 분야가 업무 강도는 낮은 데다 고수익이 보장되면서 의대 졸업생뿐만 아니라 전문의 중에서도 전문과목을 포기하고 일반의로 ‘재취업’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보험 미용시술 위주의 연구를 하는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는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회원이 5000명에서 1만 명으로 늘었다. 이 중 70%가 피부과가 아닌 다른 과목 전문의였다. 앞으로 전문의 수가 더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의가 줄어들면 대형병원에 남아 응급실과 수술실을 지키는 의사가 부족해진다. 고스란히 환자의 피해가 된다. 일반의로 개원하면 피부과, 성형외과처럼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보험 진료를 주로 하므로 환자가 지출하는 의료비도 늘어난다. 적정한 규모의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으면 이처럼 의료시장이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인턴 1년+레지던트 3, 4년’의 수련 체계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의 인턴 과정을 삭제하고, 그 대신 모든 의대 졸업생이 2년제 ‘임상전문의’ 과정을 거치며 수련을 받게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임상전문의’들도 2년간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거치기 때문에 현행 일반의에 비해 많은 경험을 쌓은 채로 일선 의료현장에 나올 수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여기에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 세부 전공 전문의가 되기 위해선 2년 동안 추가 수련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세부 과목 전문의가 되는 데 드는 기간도 기존 5년에서 4년으로 줄어든다.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임상전문의 제도는 현재 의사 수 부족도 해결할 수 있고, 병원과 전공의 양측 모두 찬성하고 있는 것”이라며 “임상전문의 양성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에 더해 전공의 수련 과정에 드는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게 하는 ‘국가책임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병원들이 인턴, 레지던트의 인건비를 전액 자부담하다 보니 이들을 ‘교육 대상’이 아닌 ‘노동력’으로 보고 수련, 교육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가가 인건비를 지원하면 전공의들이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핵심 능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게 대전협의 주장이다.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응해 의료 교육 과정의 개편과 질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은 “우리 정부는 의사의 양성 과정보다는 민간 의대에서 양성된 의사들의 관리와 활용에만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도 공공성이 요구되는 의료를 위해 민간의 의사양성 과정에 대한 정부 및 사회의 투자와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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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신의료기술평가제는 이중규제… 혁신의료기기 걸림돌

    지난해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3년 연속 대외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등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4월 투자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 규제 합리화 등을 위한 과제를 총망라한 의료기기 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전(全) 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은 국내 바이오 디지털헬스 분야 신생 기업을 발굴해 기술 개발→제품화→임상→인허가→사업화까지 전 주기 통합지원을 최근 약속했다. 정부의 이런 노력을 통해 의료산업의 부가가치와 성장 그리고 고용 증대, 나아가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면서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지난해 5월 6일자 칼럼 ‘도전 가로막는 의료기술평가제도’를 통해 지적한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개선안에 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기 관련 기술 가운데 기존에 없는 신기술로 판단되는 경우, 식약처 허가 외에도 한국보건의료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라는 추가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종의 이중 규제다. 연세의료원이 3월 중성자 치료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신의료기술평가를 완료하지 못해 결국 평가가 마무리된 4월부터 중성자 치료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이유다. 이미 일본에서는 1만5000명 이상이 중성자 치료를 통해 암치료를 했고 한 해 4000명이 치료를 받을 만큼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지만 말이다. 문제는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신기술의 시장 진입이 늦춰지거나 좌절될 수도 있을뿐더러 최악의 경우 개발자가 아예 비용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증명하려면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론이 속히 제시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내용은 막연하고 아직 특별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향후 제도 개선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고만 했다. 우리는 과거와 달리 여러 의료기술 분야에서 독자적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체외진단, 인공지능, 로봇수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해외 각국의 기술을 받아들이거나 답습하기 바쁘던 시기가 아니란 것이다. 신의료기술평가 문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신기술 평가에 신중할수록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확률은 높아질 수 있겠지만, 해외 주요국에 비해 과도하게 벽이 높을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신의료기술평가의 경우 우리나라만 평가 중인 기술의 시장 진입 기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해외에서는 보통 신기술이 등장하면 일단 시장 진입 후에 평가를 진행한다. 시장 진입 전에 신의료기술평가에 회부할지는 선택 사항이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만 신의료기술평가를 꼭 시장 진입 전에 시행하게 한다.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는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검토 중인 기술이라도 부분적으로 시장에서 쓰이고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우리와 건강보험 시스템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되는 대만의 경우도 신의료기술평가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일본은 아예 후평가 시스템이 정착되어 우선 시장에서 쓸 수 있게 하고 수년 후에 신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한다. 물론 우리 정부도 산업계의 문제 제기를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혁신의료기술 별도 평가트랙’이라 해서 인공지능, 3D프린팅, 로봇 등 미래 유망 혁신의료기술에 한해 근거가 부족해도 잠재가치가 인정되면 조건부로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했다. 또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는 요건을 충족한 경우 신의료기술평가를 2년간 유예하고 의료현장에서 먼저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제한적 의료기술 평가제도’의 경우도 부분적인 시장 진입은 물론이고 국고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는 긍정적 변화를 그다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체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기술 가운데 위에 언급된 제도의 혜택을 받는 기술은 극히 일부에 머무는 가운데 제도의 개수는 늘어나고 복잡성만 커진다는 데 있다. 현 신의료기술평가제도 안에서는 기존에 없는 혁신을 의료기기 분야에서 시도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참고하면서 규제와 산업 발전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절실해 보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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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번의 항암치료… “다시 링에 올라 폐암과 싸울 겁니다”

    우리가 아플 때, 병원에 가면 환자보다는 병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환자 입장에서는 투병 과정에 대한 안내나 환자에 대한 지지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여기 낯선 병과 당당히 맞선 환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들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질환들을 이해하고 질환을 극복하려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어떤 도움과 지원을 할 수 있을지 들어봤다. 폐암은 갑상샘암에 이어 국내 발생 2위인 암이다. 사망률도 가장 높다. 6년간 무려 111번의 항암제를 맞으면서 폐암과 싸우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이다. 그는 2001년에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고 2016년에 폐암 4기를 진단받아 23년간 투병 중이다. ―현재 폐암 투병 중인데 어떤 상태인가. “2016년 심한 기침으로 감기인 줄 알고 호흡기 내과를 찾았다가 폐 선암 4기로 진단받았다. 2022년 12월까지 111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았고 장협착 등 부작용으로 대장 절제 수술도 받았다. 여러 번 어려운 고비도 넘겼다. 지금은 오랜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약해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쉬고 있다. 다시 링에 오르기 위한 준비운동 중이라고 생각한다.” ―폐암 진단받았을 때 솔직한 심정은 어땠나. “위암과 폐암을 겪으면서 남들과 같이 좌절과 분노, 자포자기 그리고 순종의 과정을 똑같이 겪어 왔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오히려 겸손해지고 주어진 삶의 의미를 느꼈다. 주어진 삶이 소중하기에 가족과 이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됐다. 폐암 투병은 장기전이다. 가족이나 보호자, 의료진을 신뢰하고 의지하면서 튼튼한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혼자의 의지나 노력만으로는 어려울 때가 많다. 가족이나 의료진의 유대관계는 절대적이다.” ―투병 중 가장 힘들었던 점, 반대로 가장 위로가 되었던 점은…. “힘들었을 때는 환우를 잃을 때다. 가까이 지내면서 상담해 오던 환우가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한동안 마음이 힘들다. 어차피 저도 같은 길을 가게 될 터이니까. 위로를 받을 때는 비록 제가 상담하는 환우에게 큰 도움도 드리지 못했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받게 될 때다. 제가 더 감사하고, 삶의 의지를 다시 다지게 된다.” ―폐암 환우회를 만들게 된 계기는…. “어쩌다 폐암 환자가 되었는데, 당시 폐암에 대해서 아는 게 전혀 없었다. 동료 환우들이나 의료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치료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위의 사정들을 알게 됐다. 나와 같은 환우들의 치료 환경을 개선하고 싶어 환우회를 만들게 됐다. 이곳에서 환우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서로 돕는 친구와 같은 관계를 이어 나가려 하고 있다. 환우회에선 ‘새 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환우들과 쉽게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암 경험자로서, 상담 교육을 받은 분들이 자원봉사를 한다. 이들이 환우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힘든 치료 과정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하는 정서 안정 프로그램이다. 치료 과정의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는 상담 전화도 운영 중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우분은…. “지난해 대한암협회가 진행하는 희귀폐암 ‘MR. K’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희귀폐암 환우인데 초등학생, 중학생 딸아이를 둔 한 엄마였다. 희귀폐암 4기로 진단받았는데, 다행히 치료제 개발이 활발한 MET 유전자 변이여서, 임상시험에 참여해 치료받을 수 있었다. 치료가 잘 끝난 덕분에 딸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것을 보고 있다. 검사 방법의 발전으로 암을 세분하여 구분할 수 있게 됐고 이 과정에서 알게 되는 희귀폐암은, 말 그대로 환자 수가 1∼5% 정도로 적다. 그만큼 정확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제의 선택은 정말 중요하다. 임상시험에서 맞는 약을 찾게 된 것도 기적이다. ―앞으로 환우회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환자 중심의 의료 시스템 수립이다. 신약의 신속 등재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 의료 행정을 환자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처리해 주면 좋겠다. 생명이 경각에 달렸는데, 행정 처리한다고 삶을 이어갈 소중한 시간을 놓치고 있다. ‘사후 약방문’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필요한 약은 서둘러서 쓰도록 조치해 주고 제약회사와의 조건 협상은 계속하면 되는데,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며 환자로서 너무나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물론 한두 명 실무자 선에서는 해결이 될 수가 없는 걸 알기에 서글프기도 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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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에 의존하던 인공와우, 국내 상용화 도전한다[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인공와우는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고도 난청일 때 이식하는 의료기기다. 워낙 고도의 기술이라 아직까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서도 인공와우를 만드는 회사가 탄생했다. 민규식 대표(사진)의 ‘토닥’이다. 민 대표는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민 대표는 최근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국내 최초로 50+세대를 위해 제정한 상인 ‘라이나50+어워즈’ 제6회 창의혁신상을 받았다.―‘토닥’은 어떤 회사인가. “이식형 전자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다. 그중에 인공와우를 첫 번째로 사업화하는 중이다. 난청 때문에 고생하시고 실의에 빠진 분들에게 뭔가 토닥토닥해 줄 수 있는 회사는 만들어보자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토닥’으로 지었다.”―우리가 흔히 아는 보청기와 인공와우는 어떻게 다른가. “보청기는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사람에게 외부에서 소리를 증폭해 더 큰 소리를 귀에 넣어줬을 때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기기다. 인공와우는 아무리 소리를 크게 넣어줘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분들에게 달팽이관에 직접 신경 전극을 수술로 삽입을 한다. 신경 전극에 전기 자극을 해서 뇌가 그 전기 자극을 소리로 느끼게 만드는 첨단 의료기기다.”―토닥이 개발하고 있는 인공와우는 어떤 기술인가. “인공와우가 개발된 지는 사실 40년이나 됐다. 청각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표준적인 치료 방법의 하나다. 전 세계에 1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이 장치 덕분에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인공와우들은 수작업으로 달팽이관 전극(채널)을 만든다. 우리는 이 장치의 달팽이관 전극을 수작업이 아니라 대량 생산 공정으로 만드는 최초 회사다. 그 덕분에 많은 자극 채널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유명한 회사들의 채널이 12∼22개이지만 우리는 32개 채널을 가지고 있다. 낮은 음역부터 높은 음역까지 채널 수가 많으면 소리를 자세히 듣는 데 도움이 된다.”―현재 어디까지 개발됐나. “현재 개발된 인공와우를 공인 시험 기관에서 시험을 하는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많은 난청인이 국내에서 개발된 인공와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인공와우는 현재 한쪽 기기당 2000만 원이다. 이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앞으로 ‘토닥’의 목표가 있다면. “인공와우를 사용해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나 나아가 인공와우를 사용해도 난청을 고치지 못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다. 우리는 인공와우 개발 기업이이지만 인공와우만 가지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청각장애인 커뮤니티를 위해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 또 인공와우 기술은 우리 몸에 전기로 자극하는 의료기기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거나 전기 자극을 통해 통증을 없애기 위한 척수 자극기로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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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단점 뚜렷한 전립샘비대증 수술법… 꼼꼼하게 따져 선택하세요

    최근 전립샘비대증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비대증을 제거하는 치료법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커진 전립샘을 칼이나 레이저 등을 이용해 제거하는 경요도전립샘절제술(TURP)부터 비대 부위를 묶거나 레이저 또는 가느다란 고압의 물을 쏘아 비대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법 등이 대표적이다. 보통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20∼30%는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정호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전립샘비대증 수술은 전립샘비대증 약을 복용하더라도 약효가 없고 증상의 개선이 보이지 않는 경우, 비대증으로 인한 혈뇨 또는 요로감염이 지속될 경우, 방광 내 결석이 동반돼 있는 경우 등에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의 도움말로 각 수술법의 장단점을 자세히 알아봤다. 전통적인 기존 수술인 경요도전립샘절제술특별한 절개 없이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전립샘비대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내시경적 수술이 처음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병원에서 시행된다. 하반신마취 또는 전신마취를 통해 수술을 받는다. 내시경을 통해 조직을 절제할 수 있는 절제 루프가 부착돼 있는 절제경을 요도를 통해 삽입한 후 제거한다. 하지만 전립샘비대 부위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부위엔 혈관들이 많이 있는 부위여서 출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다. 따라서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받는 것이 유리하다.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가 내는 비용은 70만∼120만 원 정도로 다른 수술에 비해 저렴하다. 조직을 떼어내는 수술이기 때문에 암 여부 등의 조직검사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비대한 부위를 넓혀주는 전립샘결찰술(유로리프트) 전립샘결찰술은 커진 전림샘을 내시경을 통해 특수 결찰사(실)로 묶어 좁아진 소변 길을 넓혀주는 최소침습적 시술법이다. 국소마취로도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심장 질환 등 마취가 부담스러운 경우에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이 수술법 역시 비대 부위를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수술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크기가 매우 큰 전립샘비대증 환자이거나 이로 인해 요관이 막히는 증상이 있는 경우엔 이 수술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립샘 부위를 절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검사는 불가능하지만 역행성 사정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역행성 사정이란 사정을 하는 느낌은 있는데 실제 외부로 정액이 나오지 않는 현상이다. 의학적으로 특별한 문제는 없다. 이 시술은 국내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가 내는 비용이 400만∼2000만 원으로 높지만 실손보험 혜택은 있다.레이저를 활용해 부작용 최소화한 홀렙 수술홀렙 수술은 비대해진 전립샘을 홀뮴 레이저로 통째로 분리, 몸 밖으로 제거하는 내시경 수술법이다. 하반신마취 또는 전신마취하에 홀뮴 레이저를 이용하므로 출혈이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빨라 100g 이상(정상은 15∼20g)의 거대한 전립샘비대증 환자에서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홀뮴 레이저의 침투 깊이가 평균 0.4㎜이므로 열이 조직의 표층에만 작용해 즉각적인 지혈이 되고 주위 조직으로 열이 확산되지 않아 기존 수술에 비해 조직 손상이 덜 하다. 이로 인해 입원 기간도 단축된다. 미국과 유럽의 비뇨기과학회 진료 지침에도 홀렙 수술은 전립샘비대증의 매우 효과적인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적출된 비대 조직에 대한 조직검사가 가능하며 의료보험 적용이 돼 130만∼160만 원 정도 본인 부담금이 나온다. 단, 전립샘 비대 부위가 거의 완벽히 제거되면서 역행성 사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압의 물로 비대증 부위를 제거하는 신개념 워터젯 로봇 수술2022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시행한 신의료 기술 평가에서 수술의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 국내 사용이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고수압 분사를 이용해 열에너지 발생 없이 마이크로 단위로 제거하기 때문에 정교한 절제가 가능하다. 초음파를 확인해 정확한 절제 부위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전립선비대증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요실금, 역행성 사정, 발기부전 등의 발생 비율이 현저히 낮은 장점이 있다. 하반신 마취하에 진행되며 소요 시간이 7∼15분으로 매우 짧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900만∼1000만 원 발생한다. 이 수술도 전립선결찰술처럼 실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 외국처럼 홀렙 수술과 워터젯 수술이 전립선 수술 방법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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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위 응급실’ 닥터헬기, 중증환자 살리는 생명줄

    14일 낮 12시10분에 응급 의료 전용 헬기인 ‘닥터헬기’ 2대가 4년 만에 서울광장 하늘을 날아오른다. 닥터헬기는 의사가 탑승해서 위급한 환자를 현장에서 바로 살리게 하는 하늘의 응급실이다. 이에 국내 닥터헬기를 책임지는 국립중앙의료원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만나 닥터헬기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닥터헬기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해 달라. “닥터헬기는 이름 그대로 닥터(의사)가 타는 헬기다. 교통 취약 지역이나 중증 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에서 발생한 응급 환자의 항공 이송을 전담하는 헬리콥터다. 소방 헬기, 해양 헬기 등도 응급 환자를 이송할 수 있지만 닥터헬기는 응급 의학전문의와 간호사 또는 구조사로 구성된 2명의 숙련된 의료진이 탑승한다. 헬기 내에 전문 의료 장비, 약품 등이 탑재돼 있어 현장에서부터 최종 치료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전문 응급 의료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것이다. ‘응급실이 환자에게 간다’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이 때문에 닥터헬기가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는 몇 대가 운영되고 있나. “닥터헬기는 2011년 인천, 전남을 시작으로 2013년 강원, 경북, 2016년 충남, 전북, 2019년 경기, 그리고 작년 제주도까지 총 8대가 운영되고 있다. 닥터헬기는 요청이 있을 때 의료진을 태우고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지역 거점 병원에 배치하고 있다. 2011년 75명을 시작으로 2014년 1000명, 2017년 5000명 등 매년 실적이 증가해 2020년도에는 1만 번째 환자를 이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헬기를 먼저 시작한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아직 운영 대수가 많이 부족하다. 항공 이송의 사각지대가 존재하지 않도록 닥터헬기 확대 배치가 필요하다.” ―주로 어떠한 환자들이 이송되나? “닥터헬기는 치료 시간이 곧 생명과 직결되는 중증 외상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 3대 중증 응급 환자를 우선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 환자의 골든타임은 중증 외상 1시간, 심근경색 2시간, 허혈성 뇌졸중 3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닥터헬기도 2022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송한 환자의 39.5%가 중증 외상이었으며 뇌혈관 질환 16.1%, 심혈관질환 10.5% 등 3대 중증 응급 환자 비율이 66.1%를 차지한다. 응급 의료 취약 지역이나 대형 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에서의 닥터헬기는 중증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최후의 생명선이다.” ―국민들에게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닥터헬기가 필요하다는 점은 모두 공감하지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소음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민원도 많이 있다. 그리고 아무 곳이나 착륙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와 닥터헬기가 만나는 지점을 지역마다 정해 놓았는데 이곳을 ‘인계점’이라고 한다. 이런 인계점들을 국민들이 잘 모르거나 일종의 기피 시설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면서 막상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 이런 시설들이 생기는 걸 원치 않는 경우를 종종 본다. 닥터헬기가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는 걸 많이 알리도록 노력하겠다. 이번에 개최되는 서울헬스쇼도 그런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앞으로도 주민 친화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홍보해 닥터헬기 소리가 소음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마지막으로 닥터헬기는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기상의 제한을 많이 받는다.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출동할 수 없는 상황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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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은 집단생활서 자주 발생… 요양원 등 의료인력 관심-대응 중요

    대한피부과학회는 8일 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고령화로 인해 위험한 감염 질환으로 다시 떠오른 ‘옴’의 퇴치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벌였다. 그동안 학회는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피부암, 대상포진, 여드름, 두드러기, 백반증, 무좀 등 다양한 피부 질환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왔다. 그런데 왜 피부과 의사들이 ‘옴’ 퇴치에 앞장서고 있을까? 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을 만나서 들어봤다. ― ‘옴’은 어떤 질환인가? “옴은 전염성 피부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이 특징인 피부 기생충 감염 질환이다. 주로 옴진드기에 감염된 사람과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옷이나 침구류 등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다. 요양 시설 등 집단생활 시설에서 자주 발생하나 누구든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은 심한 전신 가려움증이 발생하며, 특히 밤에 심해진다. 주로 손가락 사이, 손목, 겨드랑이, 가슴, 허리, 엉덩이, 성기 등 접히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가려운 부위에 붉은 발진이나 수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이 떨어진 사람에게서는 치료가 어렵고 전염력이 높은 딱지옴도 생길 수 있다. 옴이 의심되는 경우 피부를 긁어서 현미경으로 확인한다. 확진 된 경우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방법은 옴 치료제를 목에서 발끝까지 전신에 도포하며 8∼14시간 후 씻어 낸다. 한 집안 가족들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치료한다.” ― 학회가 특히 옴 퇴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학회가 ‘피부 질환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란 고민 끝에 옴 퇴치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많은 피부 질환 중 옴 질환을 선택한 이유는 옴이 가려움이 심한 피부 질환 중 하나로 감염된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며 걸리는 대상이 주로 취약 계층이자 집단생활 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많은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요양 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점점 많아지는 이 시기에 미리 옴을 퇴치한다면 많은 국민의 노후에 옴 감염에 대한 걱정을 덜어 주리라 생각한다. 또 대부분의 피부 질환은 아무리 노력해도 발생을 막기 어렵지만 옴은 피부과 의사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옴의 발생을 현저히 줄여 퇴치 수준까지 이룰 수 있다.” ―옴 퇴치 국민건강사업의 주요 내용을 설명해 달라. “현재 많은 피부과학회 회원이 옴 퇴치 국민건강사업 TFT에 흔쾌히 자원해 주고 있다. 이들은 프로토콜 개발과 원활한 치료제 공급의 토대 위에 홈페이지, 유튜브 영상 등의 정보 교육 플랫폼과 협력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두 자발적인 봉사를 하고 있다. 실제로 2월 9일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상호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피부건강의 날에 대국민 홍보를 통해 옴 확산 방지 및 지속적 관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요양 시설에서 감염이 흔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매년 4만 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 고령화 및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집단 요양 시설의 장기간 거주로 옴의 집단 감염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옴 발생이 증가하는 요인에는 노인 요양 시설의 증가, 옴에 대한 교육과 인식 부족, 잠행 옴 등으로 인한 진단의 어려움 등이 있다. 옴은 감염된 사람과 직접 신체 접촉이나 오염된 옷 또는 침구, 수건 등과 접촉할 때도 옮는다. 특히 옴은 감염된 사람과 포괄적, 친밀한 개인적 접촉을 통해서 확산된다. 군대나 요양원과 같이 공동 주거 생활을 하는 경우 또는 병원에서 잘 발생하며 가족 구성원이 함께 감염되는 경우가 흔하다. 옴은 감염된 사람이 무증상 잠복기 동안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요양병원, 요양원 등 장기 요양 시설에서 옴이 의심되는 경우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적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간호사, 간병인 등의 의료 인력이 옴의 추가 감염을 줄이기 위해 옴 증상에 대해 숙지하고 옴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이 사업은 국가에서 해야 하는 일인데. “옴 퇴치 캠페인은 1월부터 시작했다. 마침 코로나가 끝나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졌다. 그러면 더 감염되기가 쉽다. 우리가 이 취지를 질병관리청에 알렸더니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학회 비용으로 옴 퇴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정부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질병청에선 학회의 옴 퇴치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치료하는 것을 적극 지원해주기로 했다.” ―올해 옴 퇴치 사업 외에 국민들의 피부 건강을 위해 추가적으로 하고 있는 활동은? “피부과학회에서는 대한피부과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한피부과학회 산하 15개 학회 소속 전문의와 함께하는 피부 전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현재 총 128개의 동영상이 제작됐고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들을 위한 콘텐츠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매년 경찰청과 함께 소년원 등 보호감호 대상인을 상대로 문신을 지워주는 ‘사랑의 지우개’ 사업을, 군인을 대상으로 문신을 지워주는 ‘힐링지우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의 앞으로 활동 계획을 말해 달라. “학회는 이번 회기 중 옴 퇴치 대국민사업 이외 연수 교육 강화 및 전공의 수련 체계화, 디지털박물관 개관, 학회 사무실 이전 등 4가지 주요 신사업을 시행했다. 학회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피부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위해 지금 시행하고 있는 사업 중에서도 특히 연수 교육 강화 및 전공의 수련 체계화를 통해 피부과 의사의 진료 실력을 향상하고 더 수준 높은 피부 질환 진료에 힘쓸 예정이다. 또 옴 퇴치 사업의 경우는 옴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먼 훗날 옴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를 기념하며 회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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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요람에서 무덤까지, 빠져있는 초중고 건강관리

    우리나라 생애주기별 국가검진을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영유아 검진, 학교 밖 청소년 건강진단,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건강검진 등을 책임지고 담당하는 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다. 하지만 초중고교 학생 건강검진만 유일하게 교육부 소관으로 돼 있다. 즉, 건보공단에서 만 5세까지의 영유아와 19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 사이 만 6세부터 18세까지의 아동, 청소년은 제외돼 있다. 이들은 학교보건법에 따라 교장 선생님의 주도하에 초등 1,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건보공단은 전 세계서 유일하게 국민의 건강 데이터를 축적하고 생애주기별로 국민의 건강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태어나서 자라고 성인이 될 때까지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건강보험을 통해 받는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본인이 어떤 약을 처방받았는지, 또 건강검진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등을 앱이나 인터넷을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도 있게 됐다. 하지만 학생 건강검진은 쏙 빠져 있다. 더욱이 학생 건강검진의 결과는 학교에서 수기(종이 문서)로 관리되고 있으며 나이스에는 검진 여부와 검진기관명만 기록된다. 이러한 건강 기록은 학생들이 졸업 뒤 5년이 지나면 자동 폐기돼 건강 관련 자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연계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체계를 통합 구축해 연속적이고 효율성 있게 국민 건강관리를 한다고 하기엔 구멍이 숭숭 나 있는 셈이다. 아이들이 대부분 건강하니 건강검진이 그렇게 중요할까 하는 시각도 있지만 요즘 비만, 당뇨병 등 성인병뿐만 아니라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정신질환도 급증하는 추세다. 아이들의 건강검진 비용도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해마다 학교에서는 1만 원이 안 되는 돈에 맞춰 아이들의 건강검진 병원을 찾느라고 진땀을 뺀다. 매년 학교장이 지정한 병원 두 곳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돼 있는데 비현실적인 비용이 책정되다 보니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일괄적으로 일정 기간 내에 서둘러 받아야 하는 형식적인 건강검진에 대한 부모들의 불만도 많다. 연중 학생이나 학부모가 편안한 날에 원하는 병원에서 검진받을 수 있기를 부모들은 원한다. 집 근처 가까운 병원에 가지 못하고 항상 멀리 떨어진 곳에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지난해 정부는 이러한 학생 건강검진의 문제점을 바탕으로 생애주기 국가검진에 학생 건강검진을 통합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법부터 바꿔야 하는데 이 또한 부처별 이견이 많아 쉽지 않아 보인다. 아이들 건강관리 관련 일을 26년 동안 맡아서 해온 한 교육부 관계자는 “아이들의 건강 문제다. 법 개정이 힘들면 조금씩 양보해 교육부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관하는 방식을 고려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최근에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학생 건강검진 제도 개선 추진단을 발족해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학교장이 지정한 의료기관에서만 가능했던 학생 건강검진을 향후엔 시범사업을 거쳐 학생이나 학부모가 원하는 검진 기관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고 검진 결과는 건보공단의 건강관리포털시스템을 통해 영유아부터 성인기에 걸쳐 통합한 건강관리 체계가 될 수 있도록 개선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학생 건강검진이 형식적인 검진이 아니라 정말 꼭 필요한 검진이 될 수 있도록 검진 항목을 제대로 설계하고 비현실적인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건강검진을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해 보건당국이 통일성 있는 아이들 건강검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직 언제 시행할지 구체화된 것이 없고 복지부와 교육부가 합의할 내용도 많다. 전 세계 유일한 생애주기 통합관리 시스템이 나올 수 있도록 두 부처가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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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기를 제2의 반도체로”… 혁신기업 발굴해 글로벌 시장 선점

    바이오·디지털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범정부적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전 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은 최근 ‘2023년 성과 보고회’를 열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의료기기 기업들을 선정해 발표했다. 사업단은 2020∼2025년 총 1조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바이오·디지털헬스 분야 신생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계획이다. 김법민 사업단장은 “기술개발→제품화→임상→인허가→사업화까지 전 주기 통합지원을 통해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글로벌 리딩 제품이 나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최초 제품의 의료기기치아 촬영 및 보철 관련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이마고웍스, 오디에스, 바텍은 환자의 치아와 잇몸을 비롯한 구강 내부 구조를 2차원(2D)이 아닌 3차원(3D)으로 촬영하는 스캐너를 개발하고 있다. 또 디지털 치과 보철물 제작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디자인 시간을 기존보다 10분의 1로 줄여 생산성을 4배 이상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AI와 클라우드 기반 환자 맞춤형 치과 통합 솔루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공대산학협력단은 레이저가 진동으로 바뀌는 ‘광음향’을 이용해 우리 손과 발에 있는 말초혈관까지 자세히 들여다보는 진단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대신 앞으로는 광음향을 이용해 당뇨 환자 등의 말초혈관의 막힘 유무를 쉽고 간단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동 대량 분자진단장비를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바이오니아는 통상 4시간 이상 걸리던 에이즈, B형 간염 및 C형 간염 등 검체 검사 시간을 60% 이상 단축했다. 기존 진단장비의 4분의 1 크기인 것도 장점이다. ●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되는 의료기기손가락 부위가 절단돼 의수를 착용해야 되는 환자를 위해 로봇 의수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만드로㈜도 이번에 선정됐다. 로봇 의수의 핵심 부품인 초소형 모터와 감속기, 컨트롤러의 구동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외국에선 의수를 착용하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지만 만드로㈜가 만들고 있는 손가락 의수의 경우 비용이 10분의 1 정도다. 수입 의수는 가격이 비싸 국내 보급률이 0.1%에 머물고 있다. 해당 제품이 생산되면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MRI 영상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에어스메디컬은 1시간가량 걸리는 MRI 검사 시간을 최대 10분의 1로 줄이면서 촬영 품질도 개선했다.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가천대산학협력단은 뇌종양(두경부) 환자의 방사선 치료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다. 두경부암 환자로부터 얻은 암조직으로 배양한 암 덩어리(오가노이드)에 방사선 치료를 해보고 그 반응을 측정한다. 방사선 치료의 효과는 환자마다 제각각인데 진단키트를 통해 효과가 입증되면 방사선 치료를, 그렇지 않으면 수술을 선택해 치료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의료기기 국산화에 앞장선 의료기기 내시경에는 신체에 들어가는 스코프가 달려 있다. 이것이 굵고 딱딱하면 경성, 유연하게 휘면 연성이다. 연성 내시경은 환자의 통증을 크게 줄여주지만, 경성 내시경에 비해 화질이 좋지 못하다. 이번에 연성 내시경의 화질까지 개선한 기업이 메디인테크다. 2025년까지 AI와 전동화 기술을 적용한 내시경을 개발해 세계 내시경 시장을 독점한 일본 제품에 도전장을 낸다. 설치 공간, 도입 비용을 줄이면서도 더 높은 성능을 내는 고해상도 다목적 PET 시스템을 개발한 브라이토닉스이미징도 PET 국산화에 도전한다. 다목적 PET 시스템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같은 노인성 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진단과 치료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인 ‘이오패치’를 개발한 이오플로우는 미국 글로벌 기업 메드트로닉에 인수돼 화제가 됐다. 배나 팔뚝 등 몸에 패치를 부착하면 주기적으로 혈당을 측정한 뒤 인슐린을 자동으로 투여한다. 이오패치는 사업단이 2020년 하반기 임상시험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왔다. 한국 의료기기로는 처음 미국식품의약국(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휴대용 심폐순환보조장치(에크모) 상용화에 기여한 삼성서울병원, 강원대, 인성메디칼, 시지바이오 팀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으로 인해 폐가 망가진 환자들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크모 국산화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에서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업들은 K의료기기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2월 정부는 2021년 86억 달러 수준이었던 의료기기 수출액을 2027년까지 160억 달러로 늘려 세계 5위 수출국으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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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의 소리”… 서울광장 날아오른다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닥터헬기’가 4년 만에 서울광장 하늘을 날아오른다. 13∼15일 사흘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23 서울헬스쇼―도심 속 열린 건강축제’ 가운데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소생캠페인은 우리 가족과 이웃이 큰 외상을 입는 등 응급상황을 맞았을 때 닥터헬기가 소음 민원과 이착륙 규제로 자유롭게 날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릴레이 캠페인이었다. 2019년 닥터헬기 응원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첫 캠페인 당시 1만 명이 넘게 참여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원래 비행금지 구역이다. 하지만 닥터헬기는 응급환자가 생기면 언제든, 어느 곳이든 이동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상징적인 의미로 서울광장 위를 비행한다. 14일 낮 12시 10분부터 닥터헬기 2대가 서울광장 상공을 선회 비행하면 하늘을 나는 닥터헬기를 직접 보고, 생명의 소리를 체험할 수 있다. 서울헬스쇼 기간엔 닥터헬기뿐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을 담을 수 있는 대국민 참여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닥터헬기 홍보 부스에서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하는 3D 종이모형 닥터헬기 만들기 △닥터헬기로 나만의 휴대전화, 노트북, 키링 꾸미기 등 체험 프로그램 △헬기네컷(닥터헬기 인생네컷) 촬영 공간 등이 마련된다. 닥터헬기 내부 환경을 볼 수 있는 전시도 열린다. 평소 궁금했던 헬기 내부 환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닥터헬기엔 150여 가지 응급의약품과 기도확보장치, 인공호흡기, 초음파, 제세동기, 생체모니터링 기기 등을 갖추고 있어 하늘을 나는 응급실 역할을 한다. 14일에는 국민의 작은 노력과 관심으로 중증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닥터헬기 소생 클래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클래스에서는 닥터헬기 영상 상영과 함께 닥터헬기가 살린 사람들을 주제로 항공의료팀(아주대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닥터헬기로 생명을 구한 사례자 등의 인터뷰가 소개된다. 소생 클래스 참가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 이벤트도 마련했다. 특히 이번 닥터헬기 소생 클래스에서는 응급의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비보잉 그룹 진조크루가 참여한다. 진조크루는 응급의료를 쉽고 친근하게 알리고자 응급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심폐소생술 비트박스와 비보잉 퍼포먼스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닥터헬기 소생 클래스는 동아일보 헬스동아 누리집(www.donga.com/news/Health/healthshow)을 통해 온라인 사전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김성중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닥터헬기는 환자의 헬기 이송 시 최초로 의사가 탑승하는 헬기로, 이번 행사를 통해 닥터헬기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져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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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속 정확한 진단으로 ‘K방역’ 선도… 이젠 해외로”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에서 ‘경계’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된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국내 진단기관들은 빠르고 정확한 진단으로 ‘K방역’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고 진단키트의 수출 길도 열었다. 최근 창립 40주년을 맞은 SCL 서울의과학연구소도 코로나19 당시 활약했던 대표적인 진단·검사기관이다. SCL 서울의과학연구소를 키워낸 이경률 SCL헬스케어 회장 겸 SCL 서울의과학연구소 총괄의료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유행 동안 우리 진단 기술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혁신적인 검사 프로세스 도입과 체계적인 분석 서비스를 통해 세계적인 연구·검사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85년 연세대 의과대를 졸업해 동 대학 진단검사의학과 교수(1992∼2002년)를 지냈고 현재 연세대 총동문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동안 진단·검사의 가치가 재평가된 것 같다. “과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과 같은 감염병 대유행을 겪으면서 정부 부처, 검사기관을 비롯한 의료계 등이 유기적으로 대응 시스템을 갖춰 놓은 것이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크게 빛을 발했다. 특히 사태 초기엔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빠른 진단을 통해 확진자를 격리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었다. 국내에선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가장 먼저 도입해 확진 여부를 알렸다. 어느 질병이든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환자의 건강과 의료 시스템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SCL 서울의과학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1983년 진단검사라는 개념조차 흐릿했던 당시에 전문 검사기관으로 설립됐다. 진단검사의학과 개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다. 1992년 PCR 분석법 개발 및 24시간 검사시스템을 도입했고 1998년 국내 최초로 미국병리학회(CAP)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SCL 서울의과학연구소는 자동화 운영·진단 혈액·분자 진단·진단면역·특수분석 등 12개 검사 부서에서 4000여 개 검사 항목을 시행할 수 있는 체계적인 검사시스템을 구축했다.” ―임상 연구 분야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나. “그렇다. SCL 서울의과학연구소와 별도로 기술혁신센터,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 인체유래물은행에서 전문의를 포함한 과학자들이 일하고 있다. 신규 검사법 개발은 물론이고 임상시험을 통해 체외 진단 의료기기 등의 성능을 검증하고 기술 연구도 하고 있다. 1월에는 인체유래물은행이 아시아 최초로 미국시험기관인정기구(A2LA)로부터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국제적으로 인체유래물은행의 역량 및 서비스 품질, 신뢰도를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산학연 협력을 통한 제약 임상 연구를 비롯해 진단검사의학 연구, 바이오뱅크 활용 등 생명 건강 분야의 연구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공헌 활동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건강한 삶을 돕는다는 점에서 의료와 사회공헌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깊이 파고들어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려 한다. 의료 지원이나 방역물품, 생활용품 제공 등 취약계층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도울 수 있다. 최근에는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빵을 만들어 전달하는 등 임직원과 직원 자녀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사업도 한다는데.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인 아동·청소년이 배움 격차 없이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정보기술(IT) 교육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을 모집했다. 교육 커리큘럼 구성 및 운영, 교육 장비 등 교육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지원한다. 지난 5개월간 경기 용인시 흥덕지역센터 아동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흥덕 지역을 시작으로 지원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어떤 검사기관으로 키우고 싶은가. “오랜 기간 쌓아온 연구·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003년 몽골 울란바토르에 전문검사기관인 몽골모바이오를 설립하고, 최신 진단기법 등 선진 의료기술을 전파해 왔다. SCL헬스케어와 함께 인도네시아 시장 추세와 정부 정책 등을 고려해 진입 가능 분야를 검토하고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1월 인도네시아에도 K-LAB이 정식 오픈됐다. 인도네시아 K-LAB은 국내 SCL 랩을 모델로 대부분의 검사시스템이 구축됐다. 미국 등 선진국 진출을 목표로 다음 스텝을 착실하게 밟아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랩을 만들면서 K-LAB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에도 국내 진단검사 역량을 널리 알리고 싶은 염원이 담겨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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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시에 전쟁 준비하듯 정부가 ‘보건안보’에 투자해야”

    “평시에 전쟁을 준비하듯, 앞으로 새로 등장할 신종 감염병에 대비해 정부가 ‘보건 안보’를 지킬 방법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장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차를 타고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처음 제안한 장본인이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는 의심환자의 검사 대기시간을 줄여 빠른 검사가 가능할뿐만 아니라 의료진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위험을 낮춘다는 이점도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진단 검사키트와 신약 개발 과정에도 참여한 김 과장은 “의사로서 평생에 한 번도 겪지 못할 일을 3년만에 모두 겪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극복의 동력을 “백신이 개발되기 전이라 잘 버티는 일이 중요했는데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켰기 때문”이라고 보고 “이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다시 찾아왔을 때 병상 등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번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환자 진료 및 치료를 민간병원에만 의존했는데 평소에 공공병상 확보 등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의 고비마다 방역·의료의 최전선에서 힘쓴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다음 달 1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경계’로 하향되는 사실상의 ‘엔데믹’을 앞두고 다음에 닥칠 ‘팬데믹’ 준비의 중요성부터 강조했다.이성구 전 대구의사회장은 2020년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했을 때, 동료 의사 5700여 명에게 A4 용지 한 장 분량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흡사 의병(義兵)을 모집하는 심정으로 의사가 부족했던 대구 병원에 자원해 줄 것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존경하는 의사 선생님들, 지금 바로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 병원으로 와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긴 호소문으로 전국 의료진의 대구행을 이끌어냈다. 이 회장은 “평소의 의료체계나 인력운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라 지역의료계 책임자의 한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워낙 다급한 상황이다 보니 의사들이 본질적인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기꺼이 달려와 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국민과 정부, 의료진 모두 각자 최선을 다했기에 오늘이 왔다”며 “우리 모두의 노력과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방역당국과 의료인의 역량이 크게 증가됐는데 이를 활용해 다음 대유행을 준비해여 한다”고 강조했다.방역 인력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역학조사관이다. 역학조사란 감염병의 발생 원인과 특성 등을 밝히는 일로, 방역 당국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역학조사관들이 현장에서 뛰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7번째로 질병관리청 역학조사관 전문 과정을 수료한 베테랑이자 ‘경북 1호 역학조사관’인 임민아 경북도청 역학조사관도 그 중 한명이다.그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시기를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만 같았다”고 표현했다. 한참 바쁠 때는 아침과 점심, 저녁, 야식 모두를 책상에서 먹어야 했을 정도로 바빴다. 휴일도 없이 일하면서 초등학생 두 딸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이 시기를 지난 지금, 임 조사관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얻는 교훈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첫 1판부터 가장 최신인 13-3판까지 분석해 경북 지역 보건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대응의 잘한 점과 못한 점을 되짚어보는 강의를 하는 것이다. 이달 초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가해 한국이 의료기관 내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줄일 수 있었던 방법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임 조사관은 “방역당국이 국민들에게 예방접종, 사회적 거리두기 등 참 많은 요구를 했는데 모두 성실히 이행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그 과정에서 자영업자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하루빨리 그분들도 다시 웃을 수 있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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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통제-당뇨약도 부종 유발… 지속 땐 신장질환 등 의심을

    평소에 몸이 자주 부으면 콩팥이 나빠진 것은 아닌지부터 걱정하게 된다. 질환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몸이 붓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몸이 붓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대한신장재단 이사)로부터 부종의 원인과 부종을 다스리는 법을 들어봤다.● 우리 몸이 붓는 이유는 소금우리 몸은 체중의 60% 정도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물의 3분의 2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내에 있다. 나머지는 세포 밖에 있는데 이 물은 혈관 속에 있거나 혈관이 아닌 세포와 세포 사이에 흐르는 액체(간질액)로 존재한다. 부종은 바로 간질액이 정상보다 늘어나서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다. 간질액은 주로 살짝 짠 소금물로 구성돼 있는데 결국은 세포 사이에 소금물이 많이 생긴 상태를 부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온몸이 붓거나 양다리가 붓는 대부분의 부종은 우리 몸에 소금물이 많아서 생긴다.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면 소변으로 소금이 덜 나가고 몸에 소금이 쌓이면서 부종이 발생한다. 심장이나 간이 나빠져도 부종이 생긴다. 심장의 펌프 기능이 나빠지는 심부전이나 간경화가 진행되면 신장으로 들어오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그런데 신장은 실제로 우리 몸 안에 체액, 즉 소금물이 많은데도 마치 체액이 적은 줄 착각하고 소금을 최대한 적게 내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부종이 더 악화된다. 대부분의 전신 부종은 몸에 소금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소금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부종을 관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전신 부종은 손가락으로 부은 부위를 꾹 누르면 누른 자국이 남는 특징이 있다. 반면 정맥혈전, 정맥협착, 알레르기 반응 등에서도 부종이 생기는데 전신 부종이라기보다는 해당 부위만 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눌러도 금방 누른 자국이 없어진다.● 우리가 먹는 흔한 약으로 생기는 부종질환이 아니고도 우리 몸에 부종을 유발하는 약들은 의외로 많다. 부종을 유발하는 약제들은 신장으로 빠져나가는 소금을 재흡수해서 덜 배출되도록 한다. 부종이 유발되는 이유다. 특히 관절염, 두통 환자들이 자주 복용하는 비스테로이드계 진통소염제가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진통소염제에 속하는 약은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피록시캄 등이 있다. 흔히 사용하는 당뇨약, 혈압약에도 부종을 유발하는 약물들이 있다. 당뇨약으로 사용하는 피오글리타존, 로시글리타존과 같은 약제들은 소금의 저류를 유발해 사용 환자의 4∼6%에서 부종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기전은 조금 다르지만, 혈압약으로 사용하는 칼슘차단제 약제들도 흔히 부종을 동반한다. 이러한 약제들의 사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제로 변경할 시 별다른 치료 없이도 부종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관절염,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평소 본인이 먹는 약들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몸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는 부종들부종이 있다고 모두 질환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염분 섭취가 많지 않은데 생긴 부종이라면 신장질환, 심장질환, 간질환, 갑상샘질환 등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소변에 거품이 있거나 평소 고혈압, 빈혈 등을 앓고 있을 때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부전에 의한 부종은 대개 호흡곤란, 운동 시 흉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간경화에 의한 부종은 복수나 황달을 동반하기도 한다. 동반 증상이 없다면 먼저 복용 중인 약물을 확인하고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의심되는 약물을 중단하거나 염분 섭취를 줄이는 저염식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저염식을 지속해도 부종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 대부분의 부종은 진찰과 간단한 혈액 및 소변 검사로도 원인 파악이 가능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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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장년층의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라이나생명보험의 사회공헌재단인 라이나전성기재단은 23일 제6회 ‘라이나50+어워즈’ 시상식을 개최하고 ‘50+세대(50∼54세 장년층)’를 위해 기여한 인물(단체) 5인을 시상했다. 부문별로는 △생명존중 부문 양한광 서울대 의대 교수 △사회공헌 부문 오윤덕 재단법인 사랑샘 이사장 △창의혁신 부문 ㈜토닥(민규식 대표·1위), ㈜케어닥(박재병 대표·2위), ㈜헬스맥스(이상호 대표·3위)가 선정됐다. 각 부문 1위는 상금 1억 원씩, 창의혁신 부문 2·3위는 각 5000만 원, 3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라이나50+어워즈’는 국내 최초로 50+세대를 위해 제정된 상으로 50+세대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사회 가치 창출을 위해 기여한 인물 및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총상금이 5억 원에 달하는 50+세대를 위한 최고 권위의 상이다. 생명존중상을 수상한 양 교수는 위암 환자 치료법 선택에 있어 중요한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와 다국적 임상을 통해 위암 환자의 표준 치료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사회공헌상을 수상한 오 이사장은 판사직을 그만두고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개인 재산을 털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면학을 이어가는 청년들을 위해 봉사했다. 또한 재단법인 사랑샘을 설립해 사회 공헌에 뜻을 가진 공익 변호사를 발굴했다. 법조인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방치된 이웃을 위해 책임을 다해 모범적인 50+의 삶을 살고 있어 수상자로 선정됐다. 창의혁신상 1위로 선정된 ㈜토닥은 해외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인공와우(난청환자를 위한 의료기기) 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32개의 전극을 지원하는 인공와우를 개발함으로써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다. 2위 ㈜케어닥은 기존 노인 돌봄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간병종사자와 보호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돌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시니어 돌봄 문화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3위 ㈜헬스맥스는 흩어져 있는 개인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건강 추세를 모니터링함으로써 사전에 해당 질병을 예방하고 부적절한 생활 습관을 개선하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최종구 라이나전성기재단 이사장은 “올해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뜻있고, 가치 있는 활동을 펼친 분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며 “라이나전성기재단은 앞으로도 중·장년층에 기여하는 활동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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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종=암’ 아니지만, 위험도 낮추려면 정기검진 꼭 받으세요

    《회사원 김모 씨(50)는 최근에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큰 용종을 두 개 정도 떼어냈다. 주치의는 “떼어낸 뒤 1주일 정도는 먹는 음식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걱정이 많아졌다. 용종은 대장암 전 단계라고 하는데 떼어낸 자리가 잘 터지지는 않을까 하는 것 등이다. 용종은 나이가 들면 누구라도 생길 수 있는 ‘장에 생긴 혹’이다. 육의곤 장튼위튼병원장(대한대장항문학회 부회장)의 도움말로 대장에 생기는 용종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용종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잘 생긴다. “아니다. 용종은 흔히 물혹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60, 70대 인구의 40% 정도에서 발견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기도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는 노화, 식생활, 신체 활동 부족, 비만, 흡연, 음주를 들 수 있다. ―용종을 내버려 두면 암이 되나. “대부분 맞지만 일부는 틀린다. 대장에 생기는 용종은 선종성 용종과 비선종성 용종 두 가지다. 대장암의 80% 이상은 선종성 용종에서 시작해 5∼10년 지나면서 선종을 거쳐 암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을 통해 선종 단계에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 사망률을 40%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비선종성 용종은 암이 되지 않아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은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비선종성 용종은 대개 5㎜ 이하로 작으며 희고 표면이 둥글고 직장 등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용종은 음식과 관련이 없고 유전성이다. “아니다. 대개는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섬유소 섭취 부족이나 지나친 육류 섭취가 소화되는 과정에서 장과 유해 물질의 접촉 시간이 길어진다. 이 과정에서 용종 발생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육류 섭취를 줄이거나 섬유소가 풍부한 야채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용종이 생기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아니다. 크기가 어느 정도 이하인 작은 용종(5㎜) 단계에 있다면 장의 운동성에 영향을 주지 않아서 변비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3㎝ 이상의 큰 용종이라면 장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변비가 생기거나 설사하는 등 갑작스런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다면 대장내시경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용종을 때어낸 뒤엔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크기가 작은 용종을 떼어낸 경우엔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크기가 1㎝ 정도 또는 그 이상의 용종의 경우 절제 당일 및 며칠은 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용종 뗀 곳이 아무는 일주일 정도는 가벼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격렬한 운동과 음주는 금하는 것이 좋다.” ―대장 검사는 50세 이후에 1번 이후엔 5년마다 한다. “공인된 대장항문학회에서 만든 대장내시경 가이드라인은 위험한 용종이 있었던 경우 1년 후, 다수의 가벼운 용종은 3년, 용종이 없으면 5년 후 재검사를 권유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장내시경 검사가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따라서 국가암검진 주기마다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도 좋다. 내시경을 받다가 대장에 구멍이 생기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합병증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의 내시경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다. 대장내시경을 예를 들면 진단적 내시경의 합병증 비율이 0.065%, 치료적 내시경은 0.131%로 거의 없다. 이처럼 합병증이 낮은 빈도지만 대장내시경 뒤 갑자기 복통이 생긴 경우 빨리 응급실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대장내시경을 잘하는 곳에서 정기적인 용종 관리를 하면 큰 문제 없을 것이다.” ―용종 예방법은? “용종을 줄이는 건강한 생활 습관은 반대로 용종을 발생시키는 위험 인자를 줄이는 방법이다. 왕도가 없다. 골고루 먹는 식생활, 적극적인 유산소운동, 비만 관리, 금연, 과도한 음주 절제가 필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일정 연령이 되면 (빠르면 40대)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을 되도록 제거하는 것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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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지역·필수의료 인력 확충 위해 의사 수련제도 개혁해야

    “저수가(건강보험으로 병원에 지급되는 진료비)로 유지되는 건강보험의 체계가 한계에 이르렀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하는 의사들이 줄고 지방 병원들이 의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이렇게 진단한다. 이러다 의료 체계 붕괴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시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야 된다는 해법도 있고, 신규 의대를 신설하거나 기존 의대 정원을 증원해 장기적으로 의사 수를 늘리자는 안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 명의 전문의를 키우는 데 8억6700만 원이 소요되고 신규 의대를 만드는 데만 병원 시설을 포함해 수천억 원이 들어간다. 시간도 걸리지만 비용도 상당하다. 해법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필수의료 분야에서 점점 의사 지원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상반기 전공의 충원율을 보면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인기 학과의 경우 모집인원보다 지원인원이 많아 전공의 충원율은 150%를 넘어간다. 반면 필수의료 분야의 비인기 학과인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매년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필수의료에 해당되는 신경외과가 올해 상반기 104명 모집에 137명이 지원해 지원율이 129%에 이른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이들은 전문의를 딴 뒤 디스크나 허리디스크 등을 진료하는 의원을 개원하기 위해 척추질환을 세부 전공으로 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뇌수술을 하는 신경외과 의사는 신경외과 의사의 10%에 불과하다. 특히 전국에 머리를 여는 수술인 개두술이 가능한 의사는 113명뿐인데 그나마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인력이 대부분이다. MZ(밀레니얼+Z세대) 의사로 갈수록 돈이 안 되거나 힘든 분야의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의를 포기하고 일반의로 개원해 비보험 위주의 진료를 하는 의사도 늘고 있다. 심지어 3년을 복무해야 하는 공보의나 군의관 생활보다는 훨씬 기간이 짧은 의무병을 택하는 의대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의대 증원보다는 전공의가 수련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국가가 지원하는 ‘국가책임제’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응해 의료 교육 과정의 개편과 질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16일 열린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보장혁신포럼에서 조민우 울산대 의대 교수는 현 시점에서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구 수 대비 의료인력을 추산하는 것보다는 필요한 의료 수요를 적절히 추정해 지역에 의사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일차 의료를 위한 수련 과정을 2년으로 하고 이 과정은 정부 등 국고 지원을 통해 해결하자”고 했다. 이런 접근법은 이미 영국 일본 미국 독일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인턴을 없애고 2년의 수련 과정을 통해 임상전문의 자격증을 주되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신경외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등 세부 전공은 추가 2년으로 마무리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5년인 인턴-레지던트 과정이 4년으로 줄어든다.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도 의대 증원이나 신설 같은 다른 접근법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 더욱이 정부가 3000여 명의 전공의 인력을 직접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지방에 골고루 전공의 인력을 파견하면 지방의 부족한 의사 수뿐만 아니라 필수의료 인력 부족 현상을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일차 의료의 질도 향상된다. 전문의 선호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선 의사들도 2년만 하면 전문의를 받게 되니 환영할 만하다. 일본의 경우 의사면허를 취득한 뒤 개업하기 위해서는 2년간의 공용과정을 통해 수련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을 깊이 있게 배운다. 이러한 과정은 정부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판단해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모두 정부가 제공한다.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은 “우리 정부가 의사의 양성과정보다는 민간 의대에서 양성된 의사들의 관리와 활용에만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도 공공성이 요구되는 의료를 위해 민간의 의사양성 과정에 대한 정부 및 사회의 투자와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간 의료 자원을 정부가 활용하기만 하지 공공 자원을 투자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묵은 인턴-레지던트-전문의 개념을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시대가 변하는 만큼 필수인력 확보를 위한 의사 수련제도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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