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3대 혈액암’으로 불리는 암이 있다. 바로 다발골수종, 급성백혈병, 악성림프종이다. 혈액암은 혈액, 골수 및 림프절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 종양이다. 흔히 알고 있는 위암이나 폐암과 같은 고형암은 암을 제거하기 위해선 수술적 치료가 중요하다. 반면 혈액암은 전신으로 연결된 혈액과 임파선에 발생하는 암이므로 수술적 치료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다. 더구나 혈액암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혈액암 유형에 따라 100가지가 넘어 분류와 진단이 매우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는 “혈액암의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내과 의사(혈액종양내과, 소아청소년과)와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 다양한 과와 협력한다”면서 “혈액암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 전략을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 초기 치료 전략이 중요70대 이상의 고령층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다발골수종은 국내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지속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 질환은 골수에서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면서 생긴다. 다발골수종의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면역체계 이상, 방사선 및 화학물질 노출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뼈의 통증, 빈혈, 신장 수치 상승 및 고칼슘혈증 등이다. 다발골수종의 치료는 환자 질환 정도와 상태에 따라 다르게 시행하지만 기본적인 치료법은 전신 항암요법이다. 최근엔 신약이 많이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완치는 10% 내외로 낮다. 김 교수는 “치료가 진행될수록 암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증가해 치료 약제에 대한 반응 지속 기간이 짧아지게 되므로 처음부터 효과적인 약제를 선택해 그 효과를 최대한 긴 시간 동안 유지해야 한다”며 “특히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렵고 치료 약제에 따라 전신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약제 선택과 용량 및 투약 일정 조정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한 급성백혈병급성백혈병은 혈액 세포들을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가 분화 단계에서 암세포로 변해 증식하면서 생긴 병이다. 백혈병은 질환의 진행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한다. 또 암세포 변화가 주로 일어난 곳이 골수구 쪽이면 골수구성 백혈병, 림프구 쪽이면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구분한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가장 흔한 형태의 백혈병으로 주 발생 연령은 60대 이상이다. 반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성인보다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한다. 유기용매, 화학물질, 방사선 노출 등을 백혈병 발생과 관련지을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급성백혈병의 증상은 발열, 출혈, 체중 감소, 뼈의 통증, 잇몸 비대, 간 비대, 비장 비대 등이다.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경우 오심, 구토, 경련 및 뇌신경 마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급성백혈병의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 근간이 된다. 대부분 1차 항암화학요법 이후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추가로 시행된다. 급성백혈병은 발생하는 세포가 골수성인지, 림프구성인지에 따라 투여되는 항암제의 종류 및 일정 등이 다르다. 김 교수는 “급성백혈병 역시 완치율이 35∼40%에 불과하다. 최근 유전자 변이에 따른 표적치료제가 기존 항암 치료에 추가되는 등 치료 환경이 일부 개선됐지만 아직 치료제 선택과 관련해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치료 환경 개선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혈액암 중 가장 많은 환자 수를 보유한 ‘악성림프종’혈액암 중 가장 많은 환자 수를 보유한 악성림프종은 혈액세포의 하나인 ‘림프구’가 종양으로 변화돼 발생한 암이다. 주로 림프구들이 모여 있는 림프절에서 발병하나 림프절이 아닌 조직에도 생길 수 있다. 악성림프종의 발생 원인도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특정 림프종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성이 크다. 특히 위에 발생하는 악성림프종 중 일부는 헬리코박터와 같은 세균 감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또한 만성 염증이나 발암 물질과의 접촉을 발병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악성림프종의 증상은 림프종의 종류에 따라 상이하다.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목이나 신체 일부분에 종괴를 형성하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소화기계에 침범하면 장폐색, 출혈, 천공 등이 발생한다. 악성림프종 치료는 림프종의 악성도와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급성백혈병 치료와 마찬가지로 항암화학요법 치료가 기본이다.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경우 표적치료제인 리툭시맙과 항암치료제 병용 치료가 표준 치료로 권고된다. 방사선 치료나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요법이 추가로 고려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신약 개발 및 치료법의 향상으로 혈액암의 치료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T-세포 림프종과 같은 일부 림프종은 신약 개발이 더딘 상태로 재발률이 높고 장기 생존율이 낮아 앞선 두 혈액암과 마찬가지로 치료 환경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생존율 향상이 입증된 여러 신약의 보험급여화 과정이 가능한 빠르게 진행돼야 환자들이 새로운 약제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국가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연구진 역시 혈액암에 대한 연구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 참여로 동참한다면 앞으로 더 좋은 치료 약제의 개발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기기와 같은 의료 영상 기술은 진단뿐만 아니라 수술 전 환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수술 과정에서의 안전을 확보한다. 우리나라의 CT, MRI 장비 보유 수준은 2022년 기준 인구 100만 명당 각각 40.6대, 34.2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중에서도 상위권이다. 그러나 이처럼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의료 영상 기술에도 단점은 있다. 입체적인 환자의 몸속을 2D 단면 이미지로만 보니 의사 개인의 경험과 통찰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뇌혈관 질환이나 유방암과 같은 복잡한 병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의료 스타트업 스키아는 이를 해결하고자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수술용 솔루션을 개발했다. CT, MRI를 통해 획득한 이미지 정보를 3D로 재구성하고 AR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신체 위에 투영시켜 정확하게 보여준다. 바이오·의료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스키아의 이종명 대표와 이대목동병원 외과 이준우 교수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키아는 무슨 뜻인가? “스키아는 그리스어로 ‘그림자’를 의미한다. 우리말 ‘투영(投影)’ 역시 그림자를 상징하는 ‘영(影)’ 자를 사용하는데 이는 우리가 개발한 ‘수술용 AR 솔루션’의 본질을 담고 있다. CT 영상을 투영하듯이 환자 몸 위에 정확하게 구현해 의료진의 수술을 돕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환자의 피부 정보를 활용해 AR로 구현하는 ‘SKIN AR’을 줄여서 SKIA라고 부르고 있다.” (이 대표) ―어떻게 만들게 됐나? “스키아를 만들기 전에 게임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2016년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가상현실(VR)과 AR을 결합한 호러 게임 체험장을 만든 적이 있다. 이 체험장에 평소 알고 지내던 이 교수를 초대했는데 직접 게임을 체험해 보더니 이를 의료 기술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뜻밖의 인사이트를 줬다. AR을 활용해 수술할 때 병변의 위치 정보를 정확하게 환자 몸에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이 대표) “직접 체험해 본 만큼 AR의 잠재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의료용으로 사용하던 AR이나 위치 로컬라이징 기술은 해상도가 낮아 품질이 좋지 않았다. 이 정도 기술력이라면 의료용으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솔루션 개발을 제안했다.”(이 교수) ―수술용 AR 솔루션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수술용 AR 솔루션은 크게 ‘Processor’와 ‘App’으로 구성돼 있다. Processor는 병원에서 촬영된 CT, MRI 정보를 3D 정보로 모델링하고 전처리하는 소프트웨어다. Processor를 통해 구현된 3D 영상 정보는 라이다 센서가 장착된 스키아의 태블릿으로 전송되는데 이 태블릿이 App이다. App으로 환자 몸을 5초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스캔하면 몸 위에 3D 영상을 투영할 수 있다. 환자 몸에 바로 붙이듯이 3D 정보를 투영하기 때문에 병변, 혈관 등 수술에 필요한 주요 부분들을 육안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이 대표) ―의사 입장에서 스키아의 장점은? “외과 수술을 진행할 때 의사들은 초음파나 CT, MRI, C-ARM 같은 방법을 동원해 절개 및 절제 수술에 도움을 받는다. 기존 2D 의료 영상들은 단면의 모양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의사 개인의 감이나 경험에 의존해야 했다. 그래서 의료 서비스의 질에 있어 차이가 났다. 가령, 유방암 수술의 경우 악성 종양의 모양이 복잡하기 때문에 정상 조직을 보존하면서 정확하게 암 조직을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다. 의료 선진국에 속하는 미국이나 독일만 하더라도 유방암 절제술 이후 재수술을 하는 비율이 10% 이상이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하면 25%나 된다. 환자를 위해서라도 정확한 수술을 돕는 스키아의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이 교수)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의 비전은 수술실 내의 모든 기기와 스키아의 기술을 연동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수술 로봇과 같은 다양한 의료 장비가 개발될 텐데 이것들을 스키아의 인체 인식 기술을 중심으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해외에서도 우리 기술에 관심을 갖는 곳이 많다. 현재 센서 제조업체인 스트럭처와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 중이다.”(이 대표)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경북 안동에 사는 14세 김모 군은 최근 저녁에 극심한 가슴 통증을 느꼈다. 지역 병원을 찾았으나 소아과 의사도, 소아심장 전문의도 없었다. 병원 3, 4곳을 전전하다가 결국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서울의 큰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진단명은 심장 부정맥의 일종인 ‘상심실성빈맥’. 응급치료만 받으면 위급 상황을 넘길 수 있는 질병이지만 거주지 근처에 전문의가 없어 생명이 위험할 뻔했다. 소아청소년 심장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사가 2035년에는 우리나라에 111명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가슴을 열고 심장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소아심장외과 전문의는 단 17명만 남게 될 것으로 나타나 필수의료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대한소아심장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심장외과 전문의는 올해 33명이지만 2035년엔 17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의사 연령, 은퇴, 신규 지원자 등을 토대로 추계했다. 심장 질환을 검사하고 비(非)수술적 치료를 하는 소아청소년과 소아심장 전문의(내과)도 올해 129명에서 2035년 94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두 소아(0∼9세), 청소년(10∼19세)을 주로 진료한다. 국내 소아청소년 심장질환 환자는 소아가 연 5000명, 청소년이 연 1만여 명이다. 2021년에는 각각 5454명, 1만1861명이었다. 학회 관계자는 “미국 보스턴 소아병원은 소아심장 교수만 100명,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은 80명”이라고 말했다.소아청소년 심장수술의사 평균 52세 고령화… 지원율은 3.3%뿐 소청심장 수술의사 33명과로-소송 위험에 소청과 지원 기피30, 40대 전문의 줄고 50, 60대 늘어은퇴자 늘며 진료-수술 공백 심각생후 2주인 지은이(가명)의 엄마는 제주에 살았다. 그는 지은이를 출산하기 전 제주의 한 병원에서 받은 산전 초음파에서 태중에 있는 지은이의 심장 심실에 큰 구멍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제주에는 지은이를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없었다. 그는 서울로 올라와 대형 종합병원에 입원한 끝에 지은이를 출산했다.● 의사 부족에 서울 월세 살며 치료지은이는 이뇨제를 복용하면서 퇴원했지만, 본격적인 수술을 받으려면 1, 2개월을 대기해야 했다. 제주의 집에서 서울에 있는 병원을 오가려면 온 가족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 응급 상황이 생기기라도 하면 제주에서는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가족들은 결국 서울에서 병원 근처에 ‘월세’를 얻어 수술을 받을 때까지 버티기로 했다. 대한소아심장학회에 따르면 현재 진단 및 비수술 치료를 담당하는 소아심장 전문의(내과)는 129명, 수술을 맡은 소아심장외과 전문의는 33명이다. 소아 청소년 심장질환 환자는 1만7315명(2021년 기준). 소아심장 전문의 1명당 매년 새 환자 107명을 돌보는 셈이다. 학회는 “심장질환은 수술 후에도 계속 치료해야 해 환자가 매년 누적된다”며 “더구나 실제 소아심장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의사들도 많다. 제대로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의는 70여 명”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모집 인원은 143명인데, 4명(2.8%)이 지원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30명 중 1명(3.3%)이 지원했다. 기존 의사들은 고령화되고 있다. 2011년 소아심장외과 전문의 평균 연령은 48세였지만 올해는 52세로 높아졌다. 김기범 학회 정책이사는 “30, 40대 전문의는 급격히 감소하고 50, 60대가 늘었다”며 “은퇴 의사도 증가하면서 의료 현장의 진료, 수술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과로-소송 위험… 소아심장 기피하는 의사들학회가 최근 소속 소아심장 전문의 1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5%는 “일주일에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수도권의 경우는 응답자의 55%가 “주 91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할 정도로 업무량이 과도했다. 또 70%가 의료분쟁소송 경험도 있다고 했다. 이에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다시 선택한다면 같은 전공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과도한 업무량과 각종 의료 소송 등으로 대부분 ‘번아웃(탈진)’ 상태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학회는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긴급한 과제”라며 “소아 청소년 환자들에 대한 의료 수가 인상, 이들의 진료 및 수술 과정에서의 불가항력적 의료 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 확대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또 종합병원급 의료 기관에서 소아심장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한 충분한 수의 전문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혹은 권역별 소아심장센터 지정을 통해 지역 의료를 활성화시켜 의료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변비나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치질의 첫 번째 원인이지만 치질은 식습관 및 생활 습관과도 연관이 있다. 이번처럼 긴 추석 연휴 동안 전이나 갈비찜,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소화가 잘 안 돼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기 쉽다. 변비는 자체로 치질에 좋지 않고, 설사는 그 안에 포함된 소화액이 항문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김민성 노원을지대병원 외과 교수는 “치질은 전 국민의 60∼7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라며 “평소에 치질을 앓고 있던 사람이라면 추석 기간 기름진 음식과 술, 그리고 장시간 운전과 환절기가 겹치면서 치질 증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항문 질환 환자의 70% 치핵, 날씨에 민감항문의 대표적인 3대 질환은 치핵, 치루, 치열이다. 이를 통틀어 치질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보통 치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중 치핵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치핵은 그 증상에 따라 4기로 나뉜다. 1기는 치핵이 항문 안에서만 돌출이 되어 변을 볼 때 어쩌다 한 번씩 피가 화장지에 묻거나 변에 묻어 나오는 경우다. 2기는 변을 볼 때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배변이 끝나면 저절로 들어간다. 3기는 배변 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며 4기는 배변 후에도 밖으로 나온 치핵이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다. 치핵은 날씨에 민감하다. 찬 바람이 불면 급증하는 치질 환자는 대체로 치핵 환자들이다. 치핵은 항문의 혈관에 생기는 질병의 일종인데 기온이 낮아지면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 순환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몸을 움츠리기 쉬워 운동량이 적어지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김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1기와 2기의 경우 온수 좌욕 및 연고 등으로 보존적 치료를 통해 수술 없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치핵 덩어리가 크고 배변 후 밀어 넣어야 하는 3기 이상의 경우는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악성 암 유발할 수 있는 치루, 조기 치료 중요양성 항문 질환의 70%를 차지하는 치핵과 달리 치루와 치열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치루는 항문 점막에 균이 침범해 농양이 생기고 터진 후 생긴 것이 대부분이다. 나중엔 항문 안쪽과 바깥쪽 피부 사이 통로가 생기고 항문 주위로 고름이 나오며, 항문 주위의 불편함을 유발한다. 평소에 치루 증상을 느끼지 못한 환자도 추석 연휴 시기 과로나 과음, 심한 설사를 한 후에 염증이 생겨 항문이 아프다가 곪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오래 두면 항문 주위에 개미굴처럼 복잡한 길이 뚫려 치료하기 어려워지고, 드물기는 하지만 치루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치열은 딱딱한 변이나 심한 설사로 인해 배변 시 항문 입구가 찢어지는 현상이다. 배변 시 나타나는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특징이다. 배변 후 휴지로 닦을 때 피가 휴지나 변에 묻어 나오게 된다. 치열은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다. 급성 치열은 변비를 개선하고 좌욕을 자주 하는 등 생활 속 노력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급성 치열을 그대로 방치해 같은 부위가 반복적으로 찢어지면 내부에 궤양이 생기는 만성 치열로 발전할 수 있다. 이때는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변비 예방하고 규칙적 운동으로 치질 예방해야치질은 유전적 요소, 변비, 설사,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 섬유질 섭취가 적고 알코올 섭취가 많은 식생활, 과로, 임신 등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유전적 요소도 있지만 대부분이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는 질병인 만큼 생활 속에서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 섭취로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과 술은 피해야 된다. 변의를 참는 것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변비로 인해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다가 치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배변을 위해 장시간 힘을 준다거나 휴대전화나 책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복압이 상승해 치질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므로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도 체력을 기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치질을 예방하는 데 좋지만 골프, 유도 등의 운동은 하체에 힘을 주어 치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치질 환자는 피해야 한다. 또 치질이 악화하기 쉬운 환절기에는 항문 혈관의 혈액 순환을 위해 하루 2, 3회 좌욕을 하고, 장시간 앉아 있지 말고 자세를 자주 바꿔주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곧 최대 명절 추석 연휴가 다가온다. 여느 때보다 길다. 그런데 이 시기에 응급 상황이 발생한다면 무척 당황스러울 것이다. 혹시라도 체하거나 열이 날 경우 익숙지 않은 동네에서 약국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추석 연휴 기간 핸드폰에 설치하면 응급 상황에 도움이 되는 앱들을 알아봤다.가장 최근에 나온 앱으로 약국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팜팜(palm pharm)’이 눈길을 끈다. 전국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기간 문을 여는 약국과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팜팜의 약국 찾기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위치 기반 주변 약국의 운영시간(명절 연휴, 심야, 24시 약국) 및 취급 상품(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근처 약국에서 어떤 제품을 취급하는지 집에서 앱으로 쉽게 확인 가능하다. 취급 상품 확인 및 복약 관리도 가능 대한약사회에서 운영하는 ‘휴일지킴이약국(pharm114)’은 웹으로만 서비스하지만 휴일 약국, 심야 약국에 대한 정보와 판매 의약품을 알아보기에 편리하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에 대한 설명이 있어 급하게 문의할 곳이 마땅치 않을 때 활용하면 좋다. 전문의약품에 대한 상세 정보도 제공해, 평소 복용 중인 처방약의 부작용이 의심되거나 복용법에 관한 지침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이 외에도 명절에 갑자기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병원 이용에 편의를 제공하는 앱도 있다.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은 실시간 진료가 가능한 병원 정보를 알려주며, ‘굿닥’과 ‘똑닥’은 진료 예약과 관련된 정보를 모아놓아 연휴 기간 병원을 찾아야 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등 비대면 진료 및 약 배달 관련 앱은 초진 환자 대상으로는 서비스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잘 확인하고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린 자녀가 열이 날 경우에는 ‘열나요’라는 앱이 유용하다. 열이 났을 때의 대처법과 안전한 해열제 복용 방법 등을 제시해준다. 체중과 나이에 따른 적정 복용량을 가이드해주고, 집에 있는 응급 해열제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영유아는 체온 조절을 위해 수분 섭취가 중요하므로 수분 섭취량 계산 등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늦장 대처로 신생아에게 뇌성마비 장애를 입혔다고 산부인과 의사에게 12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과거에도 이러한 의료사고에 대한 판결이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 10억 원이 넘는 배상 판결을 한 개인 의사에게 내린 것이다. 의료계는 이번 건을 분만 인프라 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는 상징적인 판결로 보고 있다. 법원 판결대로 해당 의사가 신생아 관찰과 진료에 소홀했을 수 있다. 다만 분만이라는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내재한 위험성이 있다. 산모나 태아의 사망 혹은 신생아 뇌성마비 등 환자가 원치 않던 나쁜 결과가 일정 비율로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특히 뇌성마비는 아무리 의료가 발전하더라도 뇌의 비정상적인 발달이나 성장하는 뇌의 손상 등으로 발생할 수 있어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통계적으로 신생아의 뇌성마비는 출생아 1000명당 2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전체의 20%는 원인을 알 수 없고 출생 전 원인도 관여하기 때문에 항상 의료사고인가를 두고 논란이 많은 질환이다. 뇌성마비와 관련된 산과 소송은 다른 과에 비해 가혹할 만큼 부담이 된다. 소송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소송 기간도 길어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의 보호자들도 고통이 심하다. 성원준 경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 따르면 평균 의료사고 해결 기간은 1435일(3.9년)로, 최소 276일에서 최대 12년이 걸렸다. 특히 뇌성마비의 경우 의사는 긴 소송과 진료 마비 또 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환자 측도 처음 겪는 의료 소송에 대한 부담뿐만 아니라 뇌성마비 아이의 돌봄, 돌봄 비용, 이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에 시달린다. 원고의 평균 청구액은 2억3000만 원이며, 평균 배상액은 약 7000만 원에 달했다. 성 교수는 “의료진의 분만 관련 소송에 대한 부담은 분만 인프라 붕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며 “분만 관련 소송의 증가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산모와 향후 출산을 원하는 국민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과 영역의 높은 의료 소송 빈도와 의료 배상액은 산과 전문의들의 진료 행위를 위축시키고, 아직 전문의 취득을 하지 않은 산부인과 전공의들의 향후 진로에도 영향을 준다. 분만을 담당하는 산과 전문의 수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낮은 출산율로 분만이 가능한 산과 병원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분만 가능 산부인과는 2004년에 1311곳에 달했지만, 2021년엔 481곳에 불과하다. 약 3분의 1로 줄었다. 전국 250개 시군구 중에 105곳이 분만 의료기관이 없는 분만 취약지로 분류될 정도다. 의사들의 지원자도 반토막이 났다. 2004년 산부인과 전문의 배출은 259명이었지만 2020년엔 124명에 불과했다. 인구 감소 속도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불가항력적인 의료 사고가 자주 생기는 분만에 의한 문제에 있어서는 외국처럼 의료사고 보상 비용을 전부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말한다. 물론 현재에도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3조에 의해 분만 사고(산모 사망, 태아와 신생아 사망, 신생아 뇌성마비 등)의 경우 3000만 원의 범위에서 보상한다고 되어 있다. 박중신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이번처럼 소송으로 가면 10억 원 이상을 받을 수도 있는 현실에서 3000만 원을 수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우리나라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 제도”라며 “일본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는데, 일본은 3억 원 정도의 액수를 보상한다. 우리나라도 보상 액수를 대폭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와 관련한 국회 심포지엄을 통해 학회에선 △안전한 분만을 위한 의료사고 공적 보상제도 도입 △산과 관련 수가 현실화 △산부인과 전공의, 산과 전임교수 지원제도 도입 △고위험 분만 관련 수가 현실화 △정부, 지자체, 기관의 분만실 운영 의지 의무화를 개선안으로 제안했다. 산모의 분만 뺑뺑이는 앞으로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일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15년 전 산모가 아이를 출산하려다 뇌출혈이 생겼지만 이를 받아줄 전문의가 없어서 뺑뺑이를 돌다가 결국 사망한 일이 있었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산부인과 등의 지원에 큰 힘을 쏟았던 일을 꼭 기억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 국내에선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원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나이가 들고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면 우리 몸 여러 곳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질병에 대한 걱정도 늘어난다. 암, 뇌중풍(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60대 이상으로 접어들면 누구나 한 번쯤 걱정하는 질환이 치매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1년 치매 환자 수는 89만 명.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질환을 겪고 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도 2016년 196만 명에서 2021년 254만 명으로 늘었다. 21일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순천향대 의대 신경과 양영순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를 만나 치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자세히 알아봤다. ●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한 원인 치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보는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방금 전 일도 금세 잊어버리는 증상을 떠올린다. 기억력과 인지 능력 등 뇌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질환 전체를 치매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인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것은 치매와 알츠하이머의 차이다. 양 교수는 “보통 치매는 인지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일생생활이 어려운 정도로 건강상의 문제를 겪는 ‘증후군’과 같이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알츠하이머는 이러한 뇌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치매가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말했다. 즉, 치매는 원인과 관계없이 인지 기능 저하가 심해져 혼자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정도가 된 상태를 의미한다. 치매의 원인 중 가장 흔히 알려진 것이 알츠하이머다. 기억력을 중심으로 서서히 인지 기능이 나빠져 4, 5년 뒤엔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태로 악화된다.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에 광범위하게 쌓여 뇌세포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 경도인지장애 10∼15% 치매로 진행 최근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젊은층에서도 기억력 감퇴 등 인지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느는 추세다. 주차 위치나 현관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당황했던 에피소드는 이제 흔한 이야기가 됐다. 깜빡깜빡하는 정도의 건망증도 과연 치매의 증상일까? 흔히 알려진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기준으로 인지 능력 질환의 단계를 정리하면, 먼저 ‘치매’라고 부르기 전 두 가지 단계가 있다. 건망증과 가장 가까운 증상은 학계에서 최근 주목받는 주관적 인지장애에 가깝다. 증상을 보이는 개인은 ‘기억력이 떨어졌다’ ‘깜빡깜빡 증상이 잦아졌다’고 느끼지만 인지능력 검사 등에서는 정상 수준의 뇌기능을 보이는 상태다. 다음 단계는 경도인지장애다. 경도인지장애는 뇌기능 검사에서 정상 수준보다 낮은 수준의 기능 저하를 나타내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정상인의 경우 매년 1∼2%가 치매로 진행하는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다시 초기, 중기, 말기 등 3단계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기억력 저하, 이름 대기 장애 등을 보이며 중기에는 심한 기억력 장애, 계산력 저하, 언어장애로 치매 여부를 주변과 본인이 모두 알 수 있다. 말기에는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진다.● 신약으로 치료가 가능한가? 최근 한 제약사에서 치매 신약을 개발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켐비’가 7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약물로, 환자의 뇌 속에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의한 뇌 손상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단계다. 하지만 중증 치매가 아닌 초기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단계 환자가 대상이며 높은 약 가격으로 인해 치매 치료 접근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치매라는 증상은 발병 이후보다 사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는 다른 약물로는 인지기능 개선제가 흔히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약물은 콜린알포세레이트다. 이 약은 신경계통에 있어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보충해 뇌와 신경세포 대사에서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약물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등에게 무분별하게 처방된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약가 정책에 따라 급여가 조정돼 행정소송 등의 절차를 거쳐 급여 조정이 확정되면 환자 부담률이 8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 외에도 은행잎 추출물 등 혈액순환 개선제도 치매 예방 및 인지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약물로 쓰이고 있다. 은행잎 추출물은 혈액순환 개선 효과와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 보호 효과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작용한다. 뇌혈관에 흐르는 혈액량을 늘려줘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포도당을 제공할 수 있어 뇌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매일 새벽 3시에 기상해서 병원에 출근한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돌아보며 밤새 일어난 일을 먼저 챙긴다. 최근 취임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하루다. 매주 수요일 오전엔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직접 진료도 하고 있다. 이곳 병원에서 매일 8시에 출발해 적십자로 향하는 일과가 새로 추가됐다. 대한병원협회장을 지낸 김철수 회장은 의사들의 네트워크도 누구보다 넓다. 이러한 인맥은 적십자 기부금 조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적십자사 회장이 된 지 1개월도 안 된 시기에 벌써 하림 등 기업에서 10억 원의 적십자 기부금을 모았다. 병원 쪽에서도 2000만 원 넘게 기부금 확보를 이어오고 있다. 기부금은 인도주의 사업의 재원이 된다. 기부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다. 이렇게 받은 기부금은 국내 재난 현장과 해외의 재난 현장의 지원금으로 나가는 소중한 국가 자산이 된다. 그는 최근에 적십자사 회장으로 처음으로 국립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어려운 이웃과 고난에 처한 이재민을 위해 든든한 희망의 등불이 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김 회장을 10일 적십자사에서 만났다. ―어떤 일에 중심을 둘 생각인가. “코로나19 시기 기부, 헌혈, 봉사 등 인도주의 활동이 축소된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정상으로 회복하고, 더 나아가 코로나 이전 적십자가 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핵심 역량을 강화해 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이곳에 취임해서 조직에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고 느꼈다. 이곳에서 봉사하는 사람만 20만 명이 넘는다. 자원봉사를 하더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지속가능한 공공의료 기반 확충과 혈액사업 활성화 및 남북 인도주의 현안 해결 방안 모색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저출산 등으로 헌혈자가 갈수록 줄고 있다. “단 한 번의 헌혈도 남을 위해 큰일을 하는 것이다. 헌혈자가 참 고마운 일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다. 그런데 헌혈하는 사람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예우하는 제도가 없다. 헌혈하는 사람을 존경받는 사람으로 사회가 인정해 줘야 된다. 이를 위해 헌혈 관련해서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통령 표창, 총리상 등 각종 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헌혈자를 위한 공공기관 주차 시설 이용 시 주차 감면 혜택, 공공전시관 방문 시 무료 입장 등 다방면으로 고려 중이다. 헌혈의집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헌혈의집을 확충하고, 헌혈의집 시설 개선과 노후 버스 교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헌혈자의 만족도를 높이도록 하겠다.” ―환경 문제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국제적인 재난, 즉 홍수, 태풍, 지진 등은 현재 환경 문제가 다 연결돼 있다. 기후 위기의 가장 큰 적은 탄소배출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적십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를 설치해서 지속적인 기후 위기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2016년에 국제적십자사연맹(IFRC)과 협력해 아시아태평양재난복원력센터(APDRC)를 설립했다. 아태지역 38개국의 복원력을 강화하는 다양한 활동, 예를 들어 이들 나라와 협력해 지역사회의 기후 위기와 재난 대응 교육, 각국 적십자사와의 경험 공유, 학계와 정책 입안자들과의 네트워킹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 문제는 유치원 때부터 교육이 들어가야 한다. 제2의 새마을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제2의 환경운동을 위해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도 꾸려 나가겠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재난 지원 활동에도 중요할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모로코 마라케시 남서쪽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이재민 긴급 구호를 위해 국제적십자사연맹을 통해 1억5000만 원을 긴급 지원했다. 또 여진으로 지진 피해가 확산되면서 증가하는 인도적 수요에 따라 20억 원 규모의 대국민 모금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위기 희생자와 피란민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2월 28일부터 대국민 모금 캠페인을 실시했고 현재까지 총 300억 원의 성금이 답지됐다. 이외에도 올해 초부터 무력 충돌로 큰 피해를 입은 수단에 인도적인 지원(5억8000만 원)을 했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시리아에도 2월 7일부터 대국민 모금 캠페인을 통해 현재까지 399억 원을 모금했다. 지난달 8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하와이에도 산불 피해 지원(1억3000만원)을 이어갔다. 국민들의 인도주의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컸다. 우리도 수혜를 받던 국가에서 어려운 나라를 돕는 선진국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적십자 수장이자 의사로서 건강의 비결은. “의사로서 건강의 비결은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냥 하루에 적어도 1만 보 이상은 걷는다. 남들이 좋은 영양제 많이 챙겨 먹는 것 아니냐고 의심을 하는데 사실 영양제는 종합비타민 한 알 챙겨 먹는 게 다다. 평소에 소식하고 채소류 많이 챙겨 먹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고기를 섭취한다.” ―국민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십자운동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시는 수많은 적십자 가족이 있다. 20만여 명의 봉사원과 청소년적십자(RCY) 단원, 300만 명의 헌혈자, 500만 명의 후원자가 있기에 적십자 인도주의 운동이 지속될 수 있었다. 적십자를 이해해 주시고 함께해주시는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대한적십자사의 헌혈, 기부 봉사 등 모든 활동은 국민과 함께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재난구호와 사회봉사, RCY, 안전교육, 혈액 수급 등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활성화해서 국민 참여를 이끌어 내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022년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샘암(갑상선암)이다. 갑상샘암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좋은 편이라 ‘착한 암’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늦게 발견하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진행 속도가 빨라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갑상샘 기능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초기 증상이 피로, 체중 변화, 불안 등이다. 일상에서 알아차리기 힘들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미 갑상샘 기능 이상으로 판명된 환자에게 사소해 보이는 이런 증상은 커다란 스트레스다. 몸에 작은 변화만 생겨도 갑상샘 이상 여부를 알기 위해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비용과 시간,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 모든 것이 환자에게는 부담이다. 특히 혈액검사를 하지 않는 시기엔 막연한 불안과 걱정이 지속된다. 스타트업 타이로스코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의 심박수 수치와 갑상샘 호르몬 농도 간의 상관성을 밝혀내고 혈액검사 없이 갑상샘 상태를 간편하게 확인·관리하는 모바일 앱 ‘글랜디(Glandy)’와 ‘건강할샘’을 개발했다. 바이오·의료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서울바이오허브에서 타이로스코프의 박재민 대표, 문재훈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만났다. 문 CTO는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이기도 하다. ―‘글랜디’와 ‘건강할샘’에 대해 소개해달라. “글랜디와 건강할샘은 갑상샘 관리를 위한 ‘스마트 질환 관리 통합 솔루션’이다. 먼저, 글랜디는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자가 관리 앱이다. 스마트워치로 수집되는 심박수를 연동하면 갑상샘 기능 이상 위험도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 또 환자가 직접 찍은 셀카 사진을 분석해 갑상샘 기능 이상 중 하나인 안구 돌출(안병증) 여부도 알 수 있다. 그 외 복약 관리, 전문 의료진 칼럼, 환우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등 다양한 기능으로 효과적인 자가 관리를 돕는다.”(박 대표) “건강할샘은 국내 최초 갑상샘 전문 병·의원 전용 앱으로 의료기관의 전자 차트와 연동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병원에서 실시한 혈액검사 및 호르몬 검사 결과가 자동으로 건강할샘에 전송되므로 수치의 변화를 그래프로 한눈에 볼 수 있고 항목별 결괏값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주치의의 코멘트 기능, 질환 관리 시 궁금증에 대한 일대일 문의 기능도 있어 의료진과 환자 모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문 CTO) ―갑상샘 환자들에게 반가운 제품이다. 어떻게 만들게 됐나? “제가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이자 갑상샘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의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대학병원 의사니까 증상이 의심될 때마다 언제든 검사를 하고, 결과도 금방 확인할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조차 너무 번거롭게 느껴졌다. 또 갑상샘 기능 이상을 진단받은 환자에게 주로 발병하는 안병증은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뒤늦게 안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접하면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문 CTO) ―갑상샘 기능과 심박수 관계는 어떻게 밝혀냈나? “일상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연구를 시작했다.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와 저하증 환자들에게 스마트워치를 제공해 착용하게 했고 한 달에 한 번 주기로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치료가 진행되면서 환자의 갑상샘 호르몬 수치는 점점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그 과정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심박수가 마커로써 활용될 수 있는지 4년간 연구했다.”(문 CTO) ―향후 계획은? “타이로스코프의 갑상샘 기능 이상 예측 모니터링 솔루션과 갑상샘 안병증 모니터링 솔루션은 모두 세계 최초로 개발된 기술이다.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의료기기 회사 중에 세계 최초로 제품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품(FDA)에 등록한 사례는 없기 때문에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나씩 준비하고 있다. 특허 역시 더욱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5개 지역에서 총 65건 정도의 특허를 출원했고 올 연말까지 30건 정도를 추가 등록할 예정이다.”(박 대표) 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화순전남대병원 미래의료연구단이 13일 병원 대강당에서 ‘미래의료와 암전문병원’을 주제로 두 번째 심포지엄을 개최한다.이번 심포지엄은 미래의료연구단장인 강대희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정용연 화순전남대학교병원장 환영사, 안영근 전남대학교병원장과 안도걸 (전)기획재정부 차관의 축사에 이어 발제 및 토론 등으로 진행된다. 박상철 전남대학교 연구석좌교수가 좌장으로 나서는 심포지엄 1부에서는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초고령사회 노인 건강관리:의료와 돌봄, 노쇠예방), 한종수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암예방과 검진센터), 강대희 서울대 의대 교수(개인 맞춤 암예방:헥사메드 사례), 이승환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교수(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형 임상시험센터)가 발제를 맡아 화순전남대병원의 연구역량 강화와 바이오메디컬 연구영역 확장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미래의료연구단 자문위원장 범희승 화순군립요양병원장이 좌장으로 나서는 심포지엄 2부는 고광필 분당서울대병원 임상예방의학센터 교수(암 예방관리 중심의 전남 특화 디지털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정책 수립)와 정용연 화순전남대병원장의 ‘미래 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의 발전전략’ 발제로 마무리된다.정 병원장은 “급변하는 의료산업을 통한 스마트병원 구축과 AI기반 바이오 융합연구 분야 및 미래형 암 전문병원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지난 7월 1차에 이어, 이번에 2차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됐다”며 “초고령사회, 암 예방과 진단, 그리고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센터 역할에 대한 발전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라식과 라섹 등 시력 교정 수술은 이미 대중화됐다. 그러나 빛 번짐 현상과 안구건조증을 비롯해 수술 뒤 다시 시력이 나빠지는 근시 퇴행, 원추각막 등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이러한 굴절 수술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안과 전문 기술회사인 웰씨는 레이저 불균형 각막 절제술인 ‘LAK 수술법’을 개발했다. 2022년엔 보건복지부 의료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LAK 수술법은 단순히 시력을 좋아지게 하는 것을 넘어 수술 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의료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서울바이오허브에서 박기성 웰씨 대표와 민병무 대전 우리안과 원장을 만나 LAK 수술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LAK 수술법은 기존의 수술법과 어떻게 다른가. “사람의 각막은 두께가 일정치 않다. 대부분 두꺼운 부위와 얋은 부위가 혼재한 불균형 각막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기존의 라식, 라섹 수술은 환자의 각막 지형과 관계없이 일정 도수만큼 각막을 절삭하다 보니 수술 뒤 25∼41%의 환자가 빛 번짐, 눈부심, 혼란시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는다. LAK 수술법은 이 각막의 불균형 형태에 따라 두꺼운 각막 부위는 많이 깎고 얇은 각박 부위는 덜 깎는 절삭 방법을 통해 대칭적으로 각막을 만들어 부작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진단을 통해 불균형 각막으로 판명되면 레이저 시술을 적용해 각막의 표면돌출부를 제거한 뒤 각 부분마다 두께가 일정해지도록 만든다. 두께 편차가 줄면 각막 굴절력이 교정이 되고 안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각막의 형태가 중심대칭으로 만들어진다. 돌출부가 사라지면 눈물층이 균등하게 분포돼 안구건조증이 줄고 빛 번짐 등의 현상도 사라진다.”(민병무 원장) ―불균형 각막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개발한 ‘비전업 소프트웨어’를 통해 각막 지형도를 분석할 수 있다. 2021년 2등급 안과 영상 치료계획 소프트웨어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까지 받았다. 이 기기를 활용해 각막을 촬영하면 두꺼운 각막의 위치, 방향 등을 3차원으로 분석해 두께 편차로 인해 틀어진 굴절력의 크기를 보여주고, 이를 교정할 수 있는 레이저 각막 절삭 계획을 수립해 준다. 레이저의 각막 절삭량 및 절삭 형태와 이로 인해 변화될 굴절력까지 시뮬레이션으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의사 입장에서 굉장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민 원장) ―제품을 개발하기까지 힘들었던 점은. “1990년대 후반 충남대병원 안과 주임 교수로 계시던 민 원장님을 처음 만나 안과 의료기기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연구해 레이저 노안 교정술을 함께 만들었다. 당시 국내 시장은 백내장 수술 위주여서 사업화하지 못했다. 그래서 2015년부터 다시 각막 형태를 교정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웰씨를 창업했다. 30여 년의 세월을 민 원장님과 함께 연구하며 어려움을 이겨냈다.”(박기성 대표) ―‘조립식 인공수정체’도 준비 중이라는데.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수명도 길고, 한 번 시술하면 렌즈나 안경에 비해 훨씬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존의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난반사가 일어나기 쉬워 빛 번짐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조립식 인공수정체는 계단식의 모서리가 없는 매끄러운 다초점 인공수정체이기 때문에 빛 번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향후 웰씨의 계획은. “현재 국내 안과의사를 비롯해 독일, 캐나다에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자문위원을 구성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안과 업체에서 제조하고 있는 레이저 제품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며 조립식 인공수정체의 경우 기존 글로벌 협력사들을 통해 세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박 대표)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여성 암 중에서 국내 1위로 발생하는 암은 유방암이다. 세계적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유방암 중에서도 15∼20% 내외로 걸리는 난치성 유방암이 있는데 ‘삼중음성유방암’이다. 다른 유방암과 다르게 젊은 여성에게 많이 걸린다. 이에 암을 넘어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목표로 암 경험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고 있는 박지연 ‘박피디와황배우’ 대표(47)와 이두리 삼중음성유방암환우회 ‘우리두리구슬하나’ 대표(35)를 만나 삼중음성유방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박 대표는 삼중음성유방암 3기이면서 자궁내막암, 뇌종양, 이렇게 세 개의 암을 겪은 8년 차 암 경험자이자 국내 첫 캔서테이너(암+엔터테이너)이다. 이 대표는 삼중음성유방암 4기로 현재 항암 치료를 4년 넘게 받으면서 투병 중인 환자이다. ―두 분이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나. “제가 삼중음성유방암 진단을 받고 밴드에서 친목 활동을 하고 있을 때 박피디와황배우에서 암 환자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인 ‘아미고 아미가’를 알게 됐다. 환우 몇 분에게 ‘우리 이거 보러 가자, 우리한테 도움이 될 거 같다’고 해서 그 뮤지컬을 보게 됐고 암 진단 과정과 심적 변화를 너무나도 잘 표현해서 펑펑 울었다. 뮤지컬을 본 뒤 박 대표님을 찾아가 ‘제가 환우회를 만들 예정인데 나중에 오셔서 암 환자로서 경험에 대해 강의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게 인연이 됐다. 박 대표님이 우리두리구슬하나에 대외협력 업무를 맡아주시면서 환우회도 많이 성장하게 됐다.”(이두리 대표) ―삼중음성유방암도 굉장히 생소하다. 일반 유방암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유방암이면 유방암이지 무슨 음성이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을 것 같다. 삼중음성이라고 하면 ‘음성’이니까 암 중에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해 보면 너무나도 안 좋게 올라오는 것이 삼중음성유방암이다. 유방암에서 삼중음성이라고 하면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her2) 이렇게 3가지 수용체가 모두 없는 유방암을 말한다. 항암제가 주로 3개의 수용체를 공격하는 것인데 이러한 수용체가 없으니 치료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더구나 의학 정보도 많지 않아서 ‘치료제가 없다, 재발이 잘되고 예후가 좋지 않다’ 등 치료도 시작하기 전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막연한 불안과 편견에 맞서야 했다.”(이 대표)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시 어떤 점이 힘들었나.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와 독성항암제 병용요법을 많이 쓰지만 8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수술 전 항암제 치료를 하는 선항암 치료와 수술,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를 했다. 역시나 독성 항암 치료로 인한 머리카락, 손발톱이 곯고 빠지는 부작용 등을 겪었다. 이 밖에도 말초신경병증장애, 케모브레인 등 각종 신체적 부작용이 심했다.”(박지연 대표) “2019년 3월에 진단을 받고, 선항암 6회 중 5회 하고 나서 더 이상 효과가 없어서 수술을 받았다. 이후 항암제 치료 중에 전이가 확인돼 지금까지 총 80여 차의 항암제 치료를 진행했다. 지금은 앞으로 항암제를 맞기 위한 계획을 위해 잠시 쉬고 있다.(이 대표)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부담은 큰가. “최근엔 키트루다, 트로델비 등 면역항암제와 독성항암제 병용요법이 많지만 아직 면역항암제가 급여화되지 않아서 치료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가령, 키트루다의 경우 선항암 치료 8회, 후항암 치료 9회를 받을 경우 최소 7000만 원이라는 비용이 든다. 금액적인 부담은 결국 나 혼자만 겪는 어려움은 아니고 가족이 같이 감내하는 부분이라 심적 부담이 더 크다. 특히 면역항암제와 병용해서 사용하면 기존의 보험 적용이 됐던 독성항암제도 비급여화돼서 부담이 가중된다. 반드시 고쳐져야 하는 보험급여 부분이다.”(박 대표) ―암 환자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암 환자분들이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신체적인 치료에 대한 케어는 정말 잘돼 있지만 암 치료 이후 케어에 대한 것, 특히 심리나 정서적인 부분, 예방에 대한 부분들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는 보건당국이나 병원 등에서 암 치료 이후에 대한 돌봄 부분에서 정책적인 배려나 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암 환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이를 바꾸려는 노력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대신에 암 환자 스스로 바뀌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이에 환자 역량 강화를 위해서 의료진이 참여하는 의학 세미나,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에서 하는 환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매달 독서모임 등을 통해 교류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활동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박 대표) ―암 환우분들에게 당부의 말씀이 있다고. “즐겁게 사는 거, 맛있는 거 먹는 것, 자기관리 잘하는 거 다 좋지만 환우분들에게 필요한 게 ‘자기 암시’라고 생각한다. 생각한 대로 몸이 움직인다고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진짜 죽더라. 그리고 내가 오래 살 거라고 생각하면 오래 사는 건데 나는 한 번도 암으로 죽는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물론 나에게 남은 약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땐 걱정을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지겠지’라며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게 자기 암시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이 대표) 이진한 의학전문의사·기자 likeday@donga.com}

“노인들은 아파서 움직이기 힘들다 보니 집에서 치료받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최근 기자는 일본에서도 재택진료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지바현 후나바시 시(巿)의 쓰바사 재택의료 클리닉을 방문했다. 재택의료 클리닉은 의사의 왕진과 방문 진료를 중심으로 보는 의원이다. 현재 쓰바사 재택의료 클리닉에 등록된 환자 수는 450명 정도로 2022년 7월∼2023년 7월 1년간 1만 건이 넘는 방문 진료가 이뤄졌다. 연간 환자 수는 776명, 환자 1인당 평균 진료 기간은 13개월이었다. 기자가 방문했던 클리닉 2층 사무실에선 의사, 간호사와 행정직원들이 낮 동안 방문한 환자 차트 등을 분주히 정리하고 있었다. 클리닉은 상근 의사 5명과 비상근 의사 6명, 그리고 방문 및 왕진 간호사 14명, 외래 간호사 3명, 행정직원 13명 등 총 41명이 근무한다. 국내에선 방문진료를 왕진과 비슷한 개념으로 혼용해 사용하고 있지만 일본은 명확하게 구분해 사용한다. 방문진료는 의사가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해서 환자 진료를 보는 것이라면, 왕진은 평소 진료를 보던 환자에게 응급 질환이 생길 경우, 즉 비정기적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방문진료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환자 상태를 미리 분석하고 한 달 동안 재택진료 계획을 세우는 등 포괄적인 관리하에 이뤄지고 있다. 대개 의사는 월 2회 정도 방문을 한다. 상태가 좋지 않은 말기 암 환자의 경우 주 1회 방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방문간호도 수시로 이뤄진다. 왕진은 일종의 응급 치료에 해당하기 때문에 횟수는 정해져 있지 않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의사 또는 간호사가 방문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방문진료와 왕진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2011년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대략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시점부터다. 우리나라는 2025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므로 어떻게 보면 10년 전 일본 상황이 한국의 현재 상황인 셈이다. 일본에서 의사의 방문진료를 크게 늘게 한 중요한 요인은 노인 인구의 증가 외에도 방문 수가라는 정책적 요인이 있었다. 치매 환자의 방문진료로 의사가 받는 비용은 월 2회 방문진료를 기준으로 월 7만4220엔(약 74만 원) 정도이다. 이 중 환자가 10%(약 7만4000원)를 부담한다. 월 4회 방문진료를 받는 욕창 환자를 진료하면 월 10만980엔(약 100만 원)을 받고 있었다. 더구나 방문진료에 참여하는 비상근 의사의 경우 1일당 약 11만 엔(약 110만 원)을 받았다. 국내에선 2019년 12월부터 진행된 1차 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총 856개의 의원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상자는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진료받을 필요성이 있음에도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에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들이다. 대표적으로 사지 마비, 수술 직후, 말기 질환, 의료기기(인공호흡기) 등 부착, 신경계 퇴행성 질환, 욕창 및 궤양, 정신과 질환, 인지장애 등의 환자들이 이용 대상이다. 이미 3년 넘게 시범사업을 하는 것이므로 활성화될 법한데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일본에 비해 형편없는 수가에다 홍보까지 덜 된 탓이다. 가령 국내에서 방문진료 시 발생하는 행위와 약제, 치료 재료 등에 대한 비용을 포함하는 방문진료료는 총 12만700원이 책정돼 있다. 교통비를 제외하면 거의 남는 게 없는 수가다. 국내에 방문진료가 있다는 것을 아는 국민이나 의사들도 드물다. 그동안 방문진료를 해온 오동호 미래신경과의원 원장은 “방문진료에도 다양한 환자들이 있는 만큼 일률적인 수가가 아닌 다양한 수가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 지역사회 중심의 충분한 관계망 구축이 핵심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사회, 치과의사회, 간호사, 요양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기가 이제 몇 년 남지 않았다. 이들이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택의료에 대한 인프라 구축 및 시스템 투자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고 아프면 ‘정말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야 하나’ 고민부터 하게 된다. 내 집 또는 지역 돌봄 내에서 당당하게 치료받는 시스템이 절실해 보인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삭센다는 2년 전 국내에 수입돼 돌풍을 일으켰던 비만 치료제다. 매일 배에 직접 찔러 넣는 주사제다. 최근 미국에선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를 놓아도 되는 비만 치료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할리우드 스타인 킴 카다시안까지, 유명 인사들이 주사제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만 치료에 주사제가 얼마나 효과적일까. 부작용은 없는 것일까. 정원영 강동성심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비만 치료제는 어떤 것들이 있나. “과거에 주로 쓰인 비만 치료제는 먹는 약이다. 주로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 효과를 주는 것인데 디에타민, 제니칼, 콘트라브, 큐시미아 등이 대표적이다. 2021년 국내에 도입된 비만 치료 주사제인 삭센다는 빅토자라는 당뇨병 치료제의 용량을 늘려 비만 치료제로 개발했다.” ―어떻게 당뇨 치료제가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나. “당뇨약으로 개발되어 사용하던 중에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일종의 부작용이 비만에 효과를 보인 것인데 이후 비만 치료 목적으로 승인이 됐다. 일반적으로 먹는 약보다 주사제가 선호되는 것도 드문 현상이다. 하지만 비만 치료 경구 약은 사용 시 부작용, 안전성에 주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주사제로 사용하는 약은 먹는 약에 비해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고 체중 감량의 효과는 더 좋으면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어 선호되고 있다.” ―삭센다 주사제 외에 국내에 도입될 비만 주사제는 어떤 것이 있나. “국내에 들어온 것은 삭센다이다. 미국에선 이미 처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임상이 진행 중인 주사제로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두 가지가 있다. 늦어도 내년 초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장관 호르몬 중 인크레틴(혈당 조절 호르몬 및 식욕 관련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인크레틴에는 GLP-1과 GIP 두 가지가 있다. 위고비는 GLP-1에 작용하는 약이고,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모두에 작용하는 약이다. 이들 약은 음식이 천천히 소화되도록 하고 식욕도 떨어뜨린다. 지방 축적이 되는 것을 막고 인슐린 작용을 개선해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비만의 원인마다 모두 작용하는 치료제인 셈이다.” ―비만 주사는 얼마나 맞아야 효과가 있나.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삭센다는 56주 동안 사용했을 때 약 9%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위고비는 최대 68주 사용 시 약 15%, 마운자로는 최대 72주 사용 시 약 23%의 체중이 감량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현재 비만 치료 주사제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장기간 약물 치료를 받기에는 현실적으로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익숙하지 않은데 안전한가. “위장 장애도 생길 수 있다. 즉, 속이 좀 메스껍거나 두통 어지럼 같은 증상이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전문적인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사용 및 관리가 필요하다. 그보다 큰 단점은 주사를 맞다 중단하면 요요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식욕이 다시 증가하고 체중도 느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체중 감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한다면 . “중요한 것은 비만 치료의 정공법은 약물 치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약물 치료를 해도 생활 습관 교정이 안 되면 약을 끊은 후 원상태로 돌아온다. 약물 치료보다 생활 습관 교정 관리가 중요하다. 식사와 운동은 체중 관리의 핵심 요소다. 이 두 가지 습관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체중 감량은 어렵다. 약물 치료가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또한 체중 감량을 위한 건강한 생활 습관에는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도 포함된다. 스트레스는 식욕 증가와 과식을 유발할 수 있다. 불규칙하거나 부족한 수면은 신진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체중 감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약물 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생활 습관의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자영업자인 김모 씨(65)는 최근 기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자 치매를 의심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뜻밖에도 우울증이었다. 노년기에 치매, 우울증 같은 질환은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으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특히 우울증의 경우 일반 노인 인구의 1∼4%가 앓고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두 배나 많다. 윤현철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70세가 넘으면 우울증 유병률과 발병률이 두 배가 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경고했다. 노년에 주의해야 할 우울증과 치매의 해결책에 대해 윤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노인 우울증은 신체 증상 호소 많아노년기에 주의해야 할 정신 질환은 우울증이다. 노인 우울증은 자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노년기 우울증은 우울감뿐만 아니라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가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 ‘등과 손발이 화끈거리고 떨려 잠을 못 잔다’ 등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검사를 받아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윤 교수는 “명확하게 우울증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원인을 찾기 힘든 신체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들은 평소 앓고 있는 기저질환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지병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 진단은 전문가의 면담과 임상적 증상 판단이 가장 주가 되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좋다. 노년기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꾸준한 약물치료를 하면서 운동 등 기본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수면제 등을 복용할 수 있다. 또한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 없이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항우울제는 복용을 중단해도 당장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상이 반복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윤 교수는 “진료를 하다 보면 음식, 건강식품, 영양제 등 특별한 방법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평소 운동 등 기본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 좋은 영양제나 건강식품보다 더 좋다”고 말했다.● 치매, 건망증과 감별이 중요2020년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 추정 치매 유병률은 약 10.3%다. 흔한 만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이 많아 헷갈릴 수 있다. 치매와 헷갈릴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건망증이다.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건망증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일주일에도 2∼3번 이상 반복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주변 사람이 그것을 다시 회상시켰을 때도 까맣게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위험신호일 수 있다. 윤 교수는 “치매는 기억력뿐 아니라 인지·실행기능과 지남력 상실, 우울감, 환청과 같은 여러 가지 정신행동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고령이라는 사실과 치매의 주요 증상들로 미루어 짐작해 진단 없이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매가 아닌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있고 치매로 진단되더라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더 악화하지 않도록 치료받아야 한다. 아직 치매를 완전히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치매의 진행을 늦출 뿐이다. 치매의 진행을 막는다는 관점에서 예방법을 생각해 본다면, 첫 번째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질환 관리와 우울증 예방 및 치료와 인지 관련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꾸준한 운동, 같은 시간에 자는 수면 시간 등 생활습관이 중요하며 절주와 금연,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료 또는 친지와 함께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 교수는 “신문, 잡지, 책 읽기 등 두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면서 “다만, TV 시청은 오히려 치매 예방에 나쁘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핸드폰으로 나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내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면 . 실제로 손쉽게 건강을 체크하고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마트한 헬스케어 업체가 있다. 바로 헬스맥스라는 기업이다. 이상호 헬스맥스 대표(사진)를 만나 어떻게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이 대표는 최근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국내 최초로 50+(50세 이상) 세대를 위해 제정한 상인 ‘제6회 라이나 50+어워즈 창의혁신상’을 받았다. ―헬스맥스는 어떤 회사인가? “헬스맥스는 처음엔 금연, 절주, 영양, 운동이라는 건강 콘텐츠를 기반으로 정보 제공 및 분석하는 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정보기술(IT)을 접목해 개개인의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마트 헬스케어로 성장했다. 원래 내 전공은 경영학이었다. 1996년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6년 동안 일하면서 당시 한국은 치료를 위한 병원과 의원, 제약사만 있고 ‘예방’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2003년에 창업했다.” ―현재 건강한 상태인데도 더 나빠지는지 알 수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예를 들어, 혈압 수치상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 이하(이상이면 고혈압)로 정상 혈압이지만 매일 측정한 혈압이 조금씩 그 수치가 140에 가까워 진다면 건강한 상태에서 점점 더 나빠지는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혈압이라는 건강 데이터를 누적해서 추세를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혈압뿐만 아니라 혈당, 체중, 체지방, 콜레스테롤 등의 측정을 통해 그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 헬스맥스에서 만든 바이오그램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이를 핸드폰에 다운받아서 실행하고 집에서 혈압을 재거나 보건소 등에 설치된 바이오그램존이라는 곳에 찾아가서 혈압을 재면 자동으로 수치가 올라가서 매일 상태를 분석해준다.”―바이오그램존은 무엇인가. “바이오그램존은 체성분, 혈압, 스트레스, 뇌건강 등을 무인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로그인을 하기 위해 손가락에 있는 혈관 패턴을 이용하는 ‘지정맥’을 사용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컴퓨터에 접속하기 위해 아이디, 패스워드를 넣는 것이 필요 없이 그냥 손가락만 대고, 각종 건강 디바이스를 측정하면 측정 결과가 자동으로 서버로 전송된다. 앱이나 키오스크로 셀프 케어를 하거나 동의하에 관리자가 모니터링 및 관리해주는 시스템이다. 바이오그램존은 전국 어디에서 이용해도 내 앱에서 측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전국에 바이오그램존이 얼마나 설치돼 있나? “현재 전국적으로 300여 곳 정도 있다. 우리 목표는 10분 내 거리에서 누구나 쉽게 측정할 수 있도록 바이오그램존을 만드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바이오그램존 찾기를 누르면 GPS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곳을 안내해준다. 공용 사무실 개념인 위워크, 삼성전자, 메가존, 아모레퍼시픽 및 스타필드 등 쇼핑센터 등에도 설치가 돼 있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보건소, 주민센터와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도 설치돼 있는데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차원의 임직원 건강 복지를 위해 사업장에도 설치가 늘고 있다.” ―향후 계획은? “혈압, 혈당, 체지방 등을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그램존 설치 확산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보건소나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 많이 설치돼야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동남아 지역으로 바이오그램존 수출도 준비 중이다. 동남아 국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의사도 부족하고 건강보험도 안 돼서 의료비가 비싸다. 그런 나라일수록 이러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동남아 등에도 해외 의료 수출을 위해 준비 중이다.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오길 응원해 달라.”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환자는 어떻게 진단받고, 진단받은 질환을 또 어떻게 이겨나가고 있을까? 환자 입장에서 질환을 알아보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알려주는 ‘따뜻한 환자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번에는 시신경척수염이라는 질환이다. 신경을 손상시키는 시신경척수염은 환자의 90%가 여성으로, 특히 30, 40대 젊은 여성들을 위협하는 대표 희귀 질환이다. 단 한 번의 재발로도 실명, 신경 손상 등을 초래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고등학생 때 이 질환을 앓았고 실명 위기에서도 지금까지 삶의 희망을 놓치지 않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정은희 환우를 만났다. ―현재 앓고 있는 시신경척수염은 어떤 질환인가? “시신경척수염은 말 그대로 시신경, 척수 등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 질환이다. 뇌, 시신경, 척수 어디에 병변이 생기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시신경에 발생하면 시력 손상이, 척수에 발생하면 팔이나 다리에 감각 이상이 나타나면서 신경 손상을 겪는다. 문제는 재발이다. 시신경척수염 환자 대부분이 재발을 겪는데 재발하는 동안 이런 신경 손상들이 누적돼 결국 장애로 이어진다. 상당히 무서운 질환이다.” ―발병은 언제,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려달라. “1996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앞둔 19세 때 처음으로 증상을 경험했다. 많은 희귀 질환 환자분이 겪는 것처럼 바로 시신경척수염으로 진단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 보니 제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해 초기에 여러 번 재발을 경험했다. 초기에 거의 3개월마다 재발을 겪으면서 이미 20대 때 뇌, 척수, 눈 부위에 전반적으로 심각한 신경 손상을 겪었다. 이후 급격한 시력 저하로 인해 결국 시각장애인 판정을 받았다.”―시신경척수염 진단이 어려운 이유가 있을까? “아무래도 시신경척수염이 여러 부위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특성상, 원인을 찾으려고 초기에 여러 병원을 방문한다. 특히 시신경척수염이 다발성경화성이라는 질환과 상당히 유사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이 두 질환 구분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시신경척수염을 진단할 수 있는 특정한 항체(아쿠아 포린-4)가 발견돼 시신경척수염도 이제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다.” ―심적으로 가장 힘들 때는? “초기에 제대로 재발 방지 치료를 받지 못해 신경 손상이 누적된 것을 생각하면 ‘그 당시 적절한 치료를 빨리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다. 장애로 인해 신체적으로 많은 제약이 생기면 사실 많은 악순환이 생기는 것 같다. 사회생활이나 경제적 생활을 할 수는 없는데 치료는 계속 받다 보니 경제적인 부담도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 또 일반 여성들은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것들을 포기하다 보니 심적으로 좌절감이 컸다.” ―현재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시신경척수염 치료는 급성기 치료를 지나고 나면 재발을 막는 유지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최근 몇 년 사이 시신경척수염 재발 방지에 도움을 주는 신약들이 국내에도 도입됐다. 모두 해외에서 다수 연구를 통해서 재발 방지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약제다. 특히 피하주사로 간편하게 직접 집에서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도 있어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들도 많다. 다만 이 약제들은 비용이 고가라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으면 사실상 환자들이 사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정부가 급여를 검토 중인 상황으로 알고 있는데 하루빨리 건강보험이 적용돼 실제 환자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또 지방은 시신경척수염 환우들에게 필수적인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적절히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으면 좋겠다.” ―같은 시신경척수염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지금은 조기 진단도 가능하고 재발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많이 나왔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장애로 이어지지 않게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신경척수염이라는 생소한 질환을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자정, 오전 1시, 오전 2시…. 이미 자야 할 시간이 지나고 있다. 내일 있을 중요한 발표나 시험을 생각하다 보면 쉽사리 잠이 들지 않는다. 아이 성적 등 걱정이 꼬리를 물면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니 머릿속은 뿌옇고 몸은 천근만근 무겁다. 겨우 출근을 하더라도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 최근 호주 시드니 대학 연구팀은 5분간 ‘뇌 휴식’을 취하면 급격히 능률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뇌가 충분히 쉬어야 일도 잘한다는 얘기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그냥 누워 있다고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며 “피로감은 몸이 아니라 뇌가 지쳤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몸이 아닌 뇌의 피로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뇌의 피로는 몸의 피로 푸는 법과 달라근본적으로 몸의 피로를 푸는 방법과 뇌의 피로를 푸는 방법은 다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냥 쉰다’만으로는 완전한 휴식을 얻기 어렵다. 뇌는 우리가 쉴 때도 끊임없이 일하는 기관이어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늘 피곤하다고 느끼는 까닭이다. 뇌가 지치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진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의욕, 행복 등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과다하게 분비되고 뇌는 더 피로해진다. 밀려드는 업무로 계속 긴장하게 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는 이때 게임 같은 빠른 자극을 주는 휴식을 취하게 되면 교감신경이 더욱 활성화되고 다시 도파민 분비를 자극한다.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휴식을 반복하면 몸은 균형을 잃게 되고 소화불량, 두통 등에 시달린다. 이를 막으려면 느린 자극의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래야 몸이 다시 균형을 찾는다. ● 수면은 느린 자극을 주는 휴식느린 자극으로 휴식을 취하는 첫 번째 방법은 수면이다. 수면의 절대량이 부족하거나 충분히 잠을 자도 수면의 질이 나쁘면 피로가 풀릴 수 없다. 수면은 90분을 주기로 하룻밤 4, 5회 반복한다. 첫 잠은 꿈도 꾸지 않는 비렘(REM) 수면으로 가장 깊은 잠을 자는 단계다. 덩달아 뇌 파장도 느려지는데 뇌의 피로는 이때 풀린다. 적당한 수면 시간은 최소 6시간 정도 돼야 한다. 깊은 수면을 돕는 호르몬은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다. 낮 동안 망막을 통해 들어오는 빛 자극이 세로토닌을 합성시키고, 해가 저물면 뇌 속에 비축됐던 세로토닌에서 멜라토닌이 합성된다. 멜라토닌은 낮 동안 우리 몸에 쌓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도 한다. 잠이 들면 세로토닌 기능이 완전히 떨어지고 멜라토닌 기능이 활발해져 오전 2시쯤 정점에 달한다. 해가 뜨면 차츰 멜라토닌 대신 세로토닌이 활성화된다. 멜라토닌의 원료가 되는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하려면 햇빛, 유산소 운동, 단란한 친교 활동 등의 자극이 필요하다. 약간의 체중 감량도 도움이 된다. ● 몸을 천천히 이완하는 스트레칭도 필수뇌의 피로를 푸는 데 좋은 운동은 요가나 스트레칭, 태극권처럼 몸을 천천히 이완시키는 운동들이다. 육체를 단련하는 격렬한 운동은 뇌를 더 피로하게 한다. 호흡과 명상은 교감신경 우위 상태에서 부교감신경 우위 상태로 변화시켜 뇌의 피로를 풀어준다. 명상 호흡을 하면 교감 신경이 흥분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 대신 마음이 편안해지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또 낯선 장소 조용한 숲에서 ‘멍 때리기’를 하는 것처럼 평소에도 3분간 멍 때리기를 습관화하는 것도 좋다. 캠핑장에 가서 장작불을 보며 멍 때리기를 하는 ‘불멍’ 같은 것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멍 때리기가 어떤 상태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멍 때리기는 명상과 비슷해서 뇌 피로를 풀어준다. 특히 인간 관계에 쉽게 상처받거나 평소 예민한 성격으로 고민이 많다면 생활 속에서 명상을 습관화해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또 뇌를 ‘긍정 리셋’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스스로 생각하는 방향대로 움직여 건강을 회복한다’는 인지과학을 반영한 마음가짐으로 긍정적인 자기 확신을 통해 뇌를 치유하는 것이다. 가령 매일 아침 자신만의 행복 선언을 마련해 큰 소리로 읽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일이 꼬이거나 관계에 갈등이 생겨 답답하고 괴로울 때는 마음속으로 ‘감사합니다’를 반복하면서 마음이 차분해질 때까지 10번이든, 100번이든 되뇐다. 김 교수는 “긍정이야말로 우리의 뇌와 몸이 지탱할 수 있는 진정한 에너지”라며 “긍정적인 생각과 정보는 부정적인 생각과 정보가 가져오는 신체적인 재앙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서울에 거주하던 1형 당뇨병을 가진 중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대한당뇨병연합에 따르면 저혈당으로 인한 쇼크가 사인이었다. 갑작스러운 사망이 의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전혀 안 되기 때문에 혈당의 오르내림이 매우 급격하다. 이 때문에 저혈당 쇼크가 올 우려가 일반 당뇨병보다 훨씬 크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라면 성장호르몬의 영향으로 혈당의 등락 폭이 더욱 커진다. 1형 당뇨병 자녀를 둔 부모는 밤새 번갈아 불침번을 서는 고통을 겪는다. 아이가 잠을 자던 중에 갑작스러운 저혈당이 와서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이른바 침대사망증후군이라는 것인데, 국내에는 제대로 된 통계조차 나와 있지 않다. 환자가 사망한 뒤엔 혈당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사인이 저혈당임을 밝히는 게 쉽지 않아서다. 따라서 1형 당뇨병 환자의 사망 소식이 계속 들려오는데, 많은 경우 저혈당 쇼크는 그저 사인일 것으로 추정만 될 뿐이다. 실제 침대사망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는 없을까. 의료기술의 발달로 이런 위험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기술은 분명히 있다. 센서 강화 인슐린펌프라고 하여, 환자의 혈당 추이에 따라 인슐린 주입량을 조절해 저혈당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이미 나와 있다. 저혈당 위험 등을 알람으로 알려 주는 연속혈당측정기도 마찬가지다. 이런 최신 기능은 대부분 비용과 정비례한다. 물론 정부에선 인슐린펌프 비용을 지원해 준다. 하지만 170만 원에 불과한 인슐린펌프 급여 기준가격으로는 이런 기기들을 다 담아낼 수 없고, 비용의 대부분은 환자와 부모의 개인 부담이다. 반면 해외 주요국에서는 건강보험이나 별도 기금 등을 통해 센서 강화 인슐린펌프 등의 비용을 보전해 준다. 덕분에 환자들이 저혈당 우려를 덜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는 고가의 인슐린펌프를 10∼30% 정도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쓸 수 있다. 영국은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할 때 본인 부담이 아예 없다. 1형 당뇨병을 가진 아이의 사망은 2011년 호주에서도 있었다. 대니엘라 미즈발로라는 17세 소녀가 저혈당 쇼크로 수면 중에 사망한 것이다. 이 사건은 호주 사회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20세 미만 1형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관리 비용을 전액 국가가 제공하는 정책 결정으로 이어졌다. 일본 역시 20세 미만 환자는 본인 부담이 없도록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정책을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대한당뇨병연합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18세 이하 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를 위한 본인 부담을 ‘제로’로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1년 11월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소아청소년, 청년 당뇨병 환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올해 4월 28일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의 주재로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의료인과 당뇨병 전문가, 환자 가족 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간담회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보장성 강화에 대한 긍정적인 논의도 있었다. 이번에는 뭔가 좀 달라질 수 있을까. 과거 사례를 보면 정책 당국에서는 건강보험 혜택을 특정 연령대 대상으로 더 주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형평성 측면에서 보면 일견 이해되는 바 없지 않다. 그러나 성장기에 특히 생명에 위협이 되는 1형 당뇨병에 대한 문제라면 다르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의 생명을 노리는 저혈당의 위협은 연령대 간 형평성을 따지지 않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설레는 마음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피부질환을 얻거나 악화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홍조와 색소침착, 습기와 땀으로 인한 가려움증, 그리고 벌레 물림으로 인한 감염 등 휴가지엔 피부를 아프게 하는 크고 작은 위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다양한 피부질환 중에 여름철 감염되기 쉬운 대표적인 감염성 피부질환을 살펴봤다. 최근 옴 퇴치 사업에 앞장서는 김유찬 대한피부과학회장(아주대 의대 피부과 교수)을 만났다. ―이 시기에 주의해야 할 감염성 피부질환은…. “요즘처럼 무덥고 특히 습기가 많을 때는 감염성 피부질환이 잘 발생한다. 진균 감염, 즉 무좀과 세균 감염이 흔하다. 예를 들어 무더운 날씨로 발가락 사이에 땀이 나서 습기가 차면 무좀이 잘 생긴다. 드물게 2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져서 연조직염까지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또 더운 날씨로 인해 땀이 많이 나면 몸통이나 두피에 모낭염도 잘 생긴다. 어루러기 같은 진균 질환도 몸통에 흔히 발생한다. 붉은 반점과 함께 물집이 생기고 터져서 딱지가 발생할 수 있는 농가진은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성이 높은 피부질환이다. 여름에 특히 어린이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피부질환의 치료법도 다양한 것 같은데…. “우선 피부가 붉게 변하는 발적(紅斑·홍반)과 함께 통증이나 열감이 있다면 세균 감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방문해 세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피부질환의 상황에 따라 항생제 연고를 바르거나 먹는 항생제 복용이 필요하다. 특히 연조직염이라면 꼭 전신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진균 감염, 즉 무좀이 의심되면 항진균제를 발라야 하고 필요에 따라 항진균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진균 감염은 습진과 감별이 어려워 가정에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항진균제 연고인 줄 알고 잘못 발라 상태가 악화하고는 한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그 성분이 적혀 있으므로 일반인이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때는 효능과 효과를 확인하면 된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주로 아토피 피부염 같은 습진과 피부염, 벌레 물림 등에 효능과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다. 항진균(무좀) 효과에 대해 언급이 없어 항진균제 연고와 구분할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같은 부위에 매일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데도 좋아지지 않고 조금씩 크기가 커진다면 진균 감염을 의심해서 꼭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하에 항진균제를 발라야 하는지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감염성 피부질환들을 예방하려면…. “세균이나 진균은 습한 곳에서 증식하기 쉬우므로 무더운 날씨로 인해 땀이 많이 나면 피부를 건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피부 주름, 발뒤꿈치, 손·발가락 사이 등 습기가 모이는 부위를 깨끗하고 건조하게 관리한다. 손수건으로 닦아주거나 땀이 증발하도록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하여 시원하게 해준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흡수하는 소재를 선택하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과 흡수성이 좋은 소재의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매일 샤워를 하고, 적절한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활동 후에는 즉시 샤워하는 것이 좋다. 만약 피부에 상처, 찰과상, 발진 등이 발생하면 살균제나 항염증제를 사용하여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영양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체생활에서 잘 발생하는 질환은…. “계절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요양시설 등 단체생활에서 증가하는 질환이 옴이다. 옴의 경우 대한피부과학회는 올해부터 ‘옴 퇴치 국민건강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대국민 피부 건강을 위해 피부과 의사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지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사전 신청한 전국 14개 지역 277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전담 피부과 전문의를 지정해 직접 방문 진료나 관리 및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 세부 사업으로는 온라인 교육 및 진료 상담, 정보 및 교육 플랫폼 구축, 학술 연구 데이터베이스 구축, 방문 진료 시스템 및 피부과의사회의 협력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인 대한피부과학회TV-피부과전문의 채널에 옴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에 대한 교육 동영상이 준비돼 있으므로 옴이 의심되는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