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꿀잠’ 자려면… 유산소운동하고 수면 패턴 유지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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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수면제의 오해와 진실
잠들기 힘들거나 자주 깨는 증상…3주 이상 지속되면 불면증 진단
수면제, 효용성-안정성 확인…의사 처방 받아 적정량 복용



주부 이영숙 씨(가명·55)는 12월이 되면서 불면증을 겪기 시작했다. 잠들기 힘들고 자다가 깨면 오전 2, 3시가 일쑤였다. 더구나 다시 잠들기도 힘들었다. 잠을 못 자니 피로해서 하루 종일 집에서 누워서 지내면서 불면증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다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계속 먹게 될 경우 중독도 염려되고 날이 갈수록 먹는 양도 많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은 “겨울이 되면서 해도 짧아지고 날씨가 추워서 외출도 하지 않고 운동도 거의 하지 않게 되는 것과 같은 생활 패턴의 변화가 불면증을 야기한다”면서 “불면증을 잘 파악한 뒤 적당한 수면제 처방은 불면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 원장의 도움말로 불면증과 수면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불면증

잠들기 힘들고 자다가 자주 깨는 문제, 그 결과 낮 동안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 불면증 증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상태가 3주 이상 지속이 되면 불면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불면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만성 불면증이라고 말한다.

불면증의 심한 정도는 불면증으로 인해서 그 사람이 겪는 어려움의 크기 등으로 판단할 수 있다. 불면증 심각 척도 등 설문지와 유사한 방식으로 평가해 볼 수 있다. 해당 설문지에서는 불면증으로 인한 어려움의 정도를 점수로 나타낸다.

‘불면증이 심하다’라고 하는 경우엔 불면증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 날의 숫자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누워 있는 시간 대비 잠자는 시간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자다가 깨는 시간의 길이 깨는 횟수 △깨고 나서 다시 잠들 때까지의 어려움 △낮 동안에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을 기준으로 불면증의 심각한 정도를 판단한다.

수면제를 언제 꼭 먹어야 할까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이 불면증으로 찾아온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불면증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되면 불면증을 의심할 수 있다. 코슬립수면의원 제공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이 불면증으로 찾아온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불면증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되면 불면증을 의심할 수 있다. 코슬립수면의원 제공
수면제는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 약에 힘을 빌려서 잠을 자기 위해서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들 약물은 뇌신경의 기능을 전반적으로 억제해서 잠을 오게 하는 기능을 한다. 수면제와 관련해서 사람들이 흔히 중독 의존 등을 걱정한다. 한 번 수면제를 복용하면 평생 끊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수면제가 한번 복용하면 끊기 힘든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면제도 여러 연구를 통해서 그 효용성과 안정성에 대해서 확인이 된 약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 처방과 무관하게 수면제를 오남용하는 경우, 즉 하루에 복용하게 돼 있는 용량보다 더 많은 용량을 복용하거나 수면제가 필요 없는 상황에서도 수면제를 복용하면 문제가 된다. 수면제의 오남용이 생기면 그 결과로 중독 의존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수면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 의사 처방에 따라서 복용해야 된다.

수면제가 필요한 예로 △갑자기 큰 스트레스를 받아서 전혀 잠을 잘 수 없는 경우 △다른 질환으로 인한 통증 등으로 잠을 자기 힘든 경우 △해외여행 등으로 시차 적응이 필요할 때 등이다. 만성불면증 환자에게 비약물 치료인 인지행동 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는 경우도 불면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서 수면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시차 적응으로 사용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은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수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멜라토닌을 비항정신성 계열의 의약품으로 만든 제품이 있다. 의사 진료를 통해 이들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다.

같은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

불면증을 극복하려면 우선 좋은 수면 리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은 수면 리듬의 기본이다.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면 우리 뇌는 수면 상태와 각성 상태를 늘 준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휴일에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낮 동안에 적절한 수준의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수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가 잠을 통해서 피로를 해소하게 되는데 정신적인 피로만 쌓이고 신체적인 피로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잠을 깊게 자기 힘들다. 특히 유산소운동이 수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추운 겨울이면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 운동, 수영 등이 도움이 된다.

카페인, 알코올 등과 같이 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적은 양의 카페인이라도 저녁 시간에 섭취하면 잠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알코올의 경우에 술이 깰 때 잠이 같이 깨게 되는 문제가 있다. 잠의 질을 좋게 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에 어려움은 있으나 불면증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 상태일 때는 필요에 따라서 수면 건기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겨울철 숙면을 돕는 생활 습관
① 매일 같은 시각에 잠들고 같은 시각에 일어나기
② 아침 기상 후 창밖으로 밝은 빛 보기
③ 점심시간 전후로 야외 산책하기
④ 카페인 음료는 오전 일찍에만 섭취하기
⑤ 음주하지 않기
⑥ 낮 시간에 30분 이상 유산소운동하기
⑦ 침실 온도는 22도 정도로 유지하기
⑧ 침실에 가습기, 젖은 수건 등으로 습도 높이기
⑨ 낮잠은 피하고, 너무 피로하면 10분 이내의 토막잠 자기
⑩ 침실은 어둡게 하고 수면 안대 활용하기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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