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우린 애초에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제임스 하인스 미국 미시간대 교수) “1년 전과 현재의 미국 경제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재니스 에벌리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5∼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경제학자들은 미 경제가 고물가와 경기침체 위기를 넘어 ‘연착륙’으로 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넘쳐 났던 지난해 AEA 연차총회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2022년 6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를 찍는 등 미국을 경악하게 한 고물가 사태는 팬데믹 이후 공급 악화에 경제학자들의 예측보다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경제 정상화로 공급이 충분해지자 미 경제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이룰 수 있단 분석이 나왔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인스 교수는 AEA 연차총회 콘퍼런스에서 “경제학자들이 팬데믹 영향을 과소평과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빨리 하락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팬데믹 이후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25∼54세 생산가능 근로자가 이민 등으로 크게 늘며 고용주들이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 상승세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인스 교수는 또 미 경제의 회복세가 다른 선진국보다 더 강하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미국이 팬데믹 긴급 지원의 대부분을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 제공했다. 이것이 소비자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산업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줬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학자들은 두 개의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여지가 없는 건 아니라면서도, 올해 말까지 연준의 목표인 2%대 물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대체로 동의했다. 다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시장이 기대하는 3월은 지나치게 이르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나 우리의 진전을 뒤로 돌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댈러스 총재는 “충분히 제한적인 조건을 유지해야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며 연준이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엘런 젠트너 모건 스탠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6월에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연준은 인내심을 갖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미 경제가 가까스로 경기침체를 피하더라도 당분간 팬데믹 이전 성장세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이 언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지 모르는 데다 장기적으로 세계 무역 시장을 분열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벌리 교수는 “향후 장기적인 성장이 촉진될지 의문이다. 인구 고령화와 글로벌 분쟁 증가, 국제 무역 분열 등 심각한 역풍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뉴욕타임스(NYT)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한 오픈AI가 수십여 개 언론사와 기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가 언론사당 연간 100만~500만 달러(13~65억 원) 가량을 라이선스 비용으로 제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톰 루빈 오픈AI 지적 재산권 책임자 톰 루빈은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훈련에 언론사 기사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히며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다. 향후 더 많은 계약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오픈AI는 정치 매체 폴리티코의 모회사 악셀 스프링어와 수천만 달러 규모의 다년 뉴스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AP통신과 계약을 맺었지만 비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오픈AI가 언론사에 지급할 비용에 대해 정보기술(IT) 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연간 100만~500만 달러를 제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애플이 AI 훈련을 위해 각 언론사와 최소 5000만 달러(657억 원) 가량을 협상액으로 제시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NYT의 소송으로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NYT가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라이선스 계약 조건 전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NYT의 소송은 오픈AI 비즈니스에 대한 실존적 도전”이라며 “뉴욕타임스가 승소할 경우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할 뿐만 아니라 NYT 기사가 포함된 학습 데이터를 모두 폐기해야 하는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작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픈AI는 AI버전의 일종의 ‘앱스토어’인 ‘GPT 스토어’를 다음주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GPT스토어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맞춤형 챗봇을 만들거나 고를 수 있도록 고안된 장터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지난해 12월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최대 전시장인 재비츠센터. 맨해튼의 새 명소로 부상한 허드슨 야드 인근에 자리잡은 이곳에 오전부터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시가 총액 320조 원인 미 클라우드 기업 ‘세일즈포스’의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대거 소개되는 ‘월드투어 NYC’ 행사에 AI 도입에 관심 있는 기업 관계자들이 몰린 것이다. AI와 메시지를 통해 호텔 예약 및 환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켜보던 한 참석자는 “뭐라도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AI 열풍의 진원지 미국은 일상과 산업계로 AI가 확산되며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제2의 오픈AI’를 찾겠다며 AI 스타트업 투자에만 35조 원이 쏟아졌다. 미 비디오 생성 AI 기업 ‘런웨이’의 미셸 권 운영 및 파트너십 총괄은 “영상 AI 분야는 2024년이 본격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9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의 주인공도 AI다. CES 주관사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셔피로 회장은 “스마트홈, 헬스케어, 핀테크, 제조 등을 가리지 않고 AI가 제품에 들어와 인류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를 활용한 ‘차량용 AI 비서’를,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AI를 활용한 피부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AI열풍 시작에 불과”… 美빅테크, 스타트업에 뭉칫돈 투자 경쟁 美 AI개발 스타트업에 35조 봇물MS-구글-아마존이 투자 주도… 스타트업 몸값 5개월새 3배 뛰어“AI 도입이후 생산성 향상 본격화… 서류작성 8배 빨라져 야근 없어” “우리는 인공지능(AI)으로 새로운 ‘카메라’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미국 뉴욕에 위치한 생성AI 스타트업 ‘런웨이’. 이곳에서 기업 운영과 파트너십을 책임지는 미셸 권 총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년 전 카메라가 발명되면서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AI가 영화산업을 비롯한 스토리텔링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AI 열풍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런웨이는 사진이나 글을 입력하면 동영상으로 만들어 주는 ‘멀티모달 AI’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수십만 원에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등 기술 장벽이 낮아지며 영상 예술에 대한 창의성의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지난해 오스카상 7개 부문을 휩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도 런웨이의 AI 기술이 적용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구글과 엔비디아 등의 투자로 기업가치 15억 달러(약 2조 원)의 유니콘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처음 등극했다. 창업 5년 만이다. ● 美, AI 스타트업에 뭉칫돈 뉴욕대 티시예술대 출신들이 2018년 창업한 런웨이의 유니콘 등극은 최근 미국 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풍을 상징한다. 지난해 기업가치가 5개월 동안 세 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 ‘생성AI를 어디에 쓰느냐’는 인식 때문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오픈AI의 챗GPT가 위력을 보여준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게 권 총괄의 설명이다. 투자 데이터 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 AI 스타트업 투자액은 270억 달러(약 35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3분의 2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3개 회사가 주도하며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압도한 것이 특징이다. ‘제2의 오픈AI’를 찾아 AI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해 수십조 원 투자 경쟁에 나선 것이다. 투자 열기에 오픈AI는 최근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약 131조 원)로 추정되며 11년 새 몸값이 3배 뛰었다. 경쟁사 앤스로픽도 구글과 아마존의 투자로 기업가치가 1년 새 4배 가까이 뛴 180억 달러(약 24조 원)로 추정되고 있다. AI 투자의 또 다른 큰손인 ‘세일즈포스 벤처스’의 존 소모르자이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전문가 100여 명이 AI 기술에 대한 과대 홍보 속에서 차별화될 옥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AI 덕에 야근은 없다” 지난해 12월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 재비츠 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월드투어 NYC’ 현장에서 만난 AI 스타트업들은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에는 AI 혁신과 위험에 대해 각각 과장된 낙관과 공포가 휩쓸었다면 올해는 실제 AI 도입을 체감하고, 더불어 생산성 격차로 이어지는 원년이 될 것이란 의미다. 정부 입찰제안서 작성 AI 기업 ‘오토젠AI’의 엘리자베스 루커스 CEO는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 내부의 방대한 제안서 데이터만 모아 학습한 AI로 입찰제안서를 8배 빨리 작성할 수 있다”면서 “예전엔 ‘할 일이 수천 개야’라며 망연자실했던 업무가 점심이면 끝날 것이다. 야근은 없다”고 말했다. 2022년 창업한 오토젠AI는 세일즈포스 등으로부터 지난해 총 6950만 달러(약 855억7000만 원)를 투자받았다. 전통 미디어 대기업으로 미국 최대 지역방송국인 넥스타의 브래드 에퍼슨 부사장도 현장 패널로 참석해 “광고 업무의 40%가 보고서 작성에 쓰인다. 이제 기술에 보고서를 맡기고 우리 직원들은 거리로 나가 핵심 업무인 고객 관리에 힘쓰면 된다”고 공언했다. AI 열풍 속에 저작권과 안전 문제도 떠오르고 있지만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루커스 CEO는 “신뢰는 AI 데이터 출처가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기업 내부 데이터로만 구축한 AI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분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36)는 알바니아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내전 속에 폭탄을 피해 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키버(38)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대학을 나온 인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 설립을 주도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먼저 한 일이 구글에 다니던 수츠키버 빼내기였다. 메타 수석과학자 얀 르쾽 뉴욕대 교수(63)는 프랑스인이고, 구글 인공지능(AI)을 주도하는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창업자는 영국인이다. 이렇게 현재 미국 AI 개발을 선도하는 ‘브레인’은 상당수가 이민자나 유학생 출신이다. 비영리단체 미국정책재단에 따르면 미 이민자들이 미국 내 상위 AI 기업 43개 중 28개 창업에 기여했고, 현재 AI 분야 대학원생의 70%가 해외 유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 행정부는 AI 인재가 일단 자국에 들어오면 미국에 남게 하기 위한 ‘AI 인재 싹쓸이’ 정책을 추진 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AI 행정명령’은 AI 규제로만 알려졌지만 적극적인 AI 인재 유치 명령도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국무장관과 국토안보장관은 △미국에서 AI 연구·업무·공부를 하려는 외국인 유치 지원 △행정명령 90일 이내에 AI 기술자에게 신속 비자 제공 규정 신설 △180일 이내에 AI 과학자나 스타트업 인력 및 가족에 대한 이민법 절차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세계 각국 언어로 ‘AI 전문가라면 미국에 거주할 수 있다’는 홍보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에 AI 전문가를 위한 개정된 비자 제도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와 투자·경영이 동시에 가능한 미국식 산학 시스템이 미국에 인재를 남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로봇 AI 분야 창업자이자 석학으로 꼽히는 피터 애비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는 학부를 마친 벨기에 대학과의 지난해 인터뷰에서 “미국에 남을 생각이 처음에는 없었다”면서 “실리콘밸리에서 AI 최신 학문뿐 아니라 오픈AI 재직 시절 머스크 등 훌륭한 경영자들로부터 투자 유치 및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 남은 이유를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이 인공지능(AI) 개발을 주도할 수밖에 없는 근간에는 천문학적 투자가 있다. 최신 모델 개발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돈’이 들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가 매년 발간하는 ‘AI 인덱스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공개된 오픈AI의 GPT-2 개발 비용은 약 5만 달러(약 6600만 원) 수준이었다. GPT-2는 최초의 대형언어모델(LLM)로 인정받지만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는 아니었고, 인간 뇌의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매개변수(파라미터) 수도 15억 개 정도에 불과했다. 3년 만인 2022년 파라미터 수는 극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공개된 주요 AI 모델로 꼽히는 구글의 PaLM은 약 5400억 파라미터로, 개발비가 800만 달러(약 10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스탠퍼드대는 추정했다. 3년 동안 개발비가 160배 뛴 것이다. 오픈AI는 최신 모델인 GPT-4의 파라미터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최신 모델 개발을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 능력을 위한 최신 AI 칩이 필요한데, 엔비디아 고성능 AI 칩이 개당 5000만 원을 넘는다. 미국은 국립과학재단을 통해 대학과 빅테크 간 AI 개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지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카네기멜런대(AI 의사 결정), 일리노이대(AI 증강현실과 교육) 등 AI 연구 분야별로 총 1억4000만 달러(약 2000억 원)의 지원을 결정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우리는 인공지능(AI)으로 새로운 ‘카메라’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미국 뉴욕에 위치한 생성AI 스타트업 ‘런웨이’. 이 곳에서 기업 운영과 파트너십을 책임지는 미셸 권 총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년 전 카메라가 발명되면서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AI가 영화산업을 비롯한 스토리텔링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AI 열풍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런웨이는 사진이나 글을 입력하면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멀티모달 AI’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수십 만원에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등 기술 장벽이 낮아지며 영상 예술에 대한 창의성의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지난해 오스카상 7개부문을 휩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도 런웨이의 AI 기술이 적용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구글과 엔비디아 등의 투자로 기업가치 15억 달러(2조 원)의 유니콘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첫 등극했다. 창업 5년 만이다. ● 美, AI 스타트업에 뭉칫돈 뉴욕대 티시 예술대 출신들이 2018년 창업한 런웨이의 유니콘 등극은 최근 미국 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풍을 상징한다. 지난해 기업가치가 5달 동안 세 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 ‘생성AI를 어디에 쓰느냐’는 인식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오픈AI의 챗GPT가 위력을 보여준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게 권 총괄의 설명이다. 투자 데이터 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 AI 스타트업 투자액은 270억 달러(35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3분의 2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3개 회사가 주도하며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압도한 것이 특징이다. ‘제 2의 오픈AI’를 찾아 AI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해 수십조 원 투자 경쟁에 나선 것이다. 투자 열기에 오픈AI는 최근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131조 원)로 추정되며 11년 새 몸값이 3배 뛰었다. 경쟁사 앤트로픽도 구글과 아마존의 투자로 기업가치가 1년 새 4배 가까이 뛴 180억 달러(24조 원)로 추정되고 있다. AI 투자의 또 다른 ‘큰 손’인 ‘세일즈포스 벤처스’의 존 소모르자이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전문가 100여 명이 AI 기술에 대한 과대 홍보 속에서 차별화 될 옥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AI덕에 야근은 없다”지난달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 자비스 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월드투어 NYC’ 현장에서 만난 AI 스타트업들은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에는 AI 혁신과 위험에 대해 각각 과장된 낙관과 공포가 휩쓸었다면 올해에는 실제 AI도입을 체감하고, 더불어 생산성 격차로 이어지는 원년이 될 것이란 의미다. 정부 입찰제안서 작성 AI 기업 ‘오토젠AI’의 엘리자베스 루카스 CEO는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 내부의 방대한 제안서 데이터만 모아 학습한 AI로 입찰제안서를 8배 빨리 작성할 수 있다”며 “예전엔 ‘할 일이 수천 개야’ 하며 망연자실했던 업무가 점심이면 끝날 것이다. 야근은 없다”고 말했다. 2022년 창업한 오토젠AI는 세일즈포스 등으로부터 지난해 총 6950만 달러(855억7000만 원)를 투자받았다. 전통 미디어 대기업으로 미국 최대 지역방송국인 넥스타의 브래드 에퍼슨 부사장도 현장 패널로 참석해 “광고 업무의 40%가 보고서 작성에 쓰인다. 이제 기술에 보고서를 맡기고 우리 직원들은 거리로 나가 핵심 업무인 고객 관리에 힘쓰면 된다”고 공언했다. AI 열풍 속에 저작권과 안전 문제도 떠오르고 있지만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루카스 CEO는 “신뢰는 AI 데이터 출처가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기업 내부 데이터로만 구축한 AI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중국은 현 부동산 위기가 아니래도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이는 한국 수출에 타격 요인이다.” 세계적 거시경제 전문가 랜들 크로즈너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사진)의 진단이다. 그는 생산성을 끌어올려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제조업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등 자본집약적 산업에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세제 혜택 등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로 신흥국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은 덜겠지만 중국 경제 둔화와 지정학적 불안이 세계 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겁니다.” 세계적인 거시경제 석학인 랜들 크로즈너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는 지난해 12월 22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2024년 세계 경제를 이같이 전망했다. 크로즈너 교수는 “특히 중국은 현 부동산 위기뿐만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장기적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있어, 한국 수출에 타격을 주고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크로즈너 교수는 조지 부시 행정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에 이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도 지내 금융위기 및 통화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 미 재무부 금융조사국(OFR) 자문위 의장, 영국 중앙은행 금융정책위원 등을 맡고 있다. 크로즈너 교수는 팬데믹 당시 ‘돈 풀기’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연준이 뒤늦게 대응해 역사상 가장 급격하게 금리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경기 침체 없이 물가를 떨어뜨린 점에 대해 평가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올해 언제부터 금리를 내릴 것인가에 쏠려 있다. 크로즈너 교수는 시장 전망대로 3월 인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준은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더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는 저출산에 따른 생산성 하락을 꼽았다. 크로즈너 교수는 “생산성이 늘어야 경제가 성장한다”면서 “출산율 제고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20년 이상 걸린다. 민간 투자 활력에 인센티브를 쏟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새해는 ‘금리 인하’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충분히 내려가고 있다고 보는가. “연준은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사람들이 실제 소비하는 품목이 균형적으로 반영돼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에 더 중점을 두는데, 지난해 11월 근원 PCE(3.2%)를 보면 근본적인 하락세가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목표 인플레이션’(2%대)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매우 명확하게 말했다.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곧바로 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파월 의장이 ‘3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그래도 시장은 3월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물가가 연준 예상보다 더 빨리 하락한다면 3월 인하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 연준이 너무 일찍 금리를 인하하고 승리를 선언했다가 신뢰를 잃고 금리가 두 자릿수로 올라갔던 교훈이 있다. 너무 일찍 움직였다가 연준은 자칫 금리를 지금보다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고, 그러면 의심할 여지 없이 급격한 위축을 불러올 것이다. 이는 확실히 피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래서 (3월보다는) 더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 ―2년여의 인플레이션 전쟁이 끝나가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전 세계 거의 모든 중앙은행이 너무 느리게 움직였다. 2021년 가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사실이 꽤 분명해졌지만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금리 인상으로) 움직였다. 그 결과 이번 금리 인상은 최단 기간 동안 5%포인트를 끌어올린 연준 역사상 가장 급격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잘 움직이고 있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경기 침체의 뚜렷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연준이 물가를 낮춘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금리를 빨리 올렸는데 경제가 좋았던 사례가 있나. “극히 드물다. 지금처럼 급격한 인상은 아니지만 1994년에도 금리 인상기에 경제가 덜 흔들렸던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 역풍이 더 심했음에도 경제는 매우 탄력적이었다. 이는 경제학자들이나 연준이 1년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왜 과거와 달리 고금리에 따른 급격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었을까. “과거와 오늘날의 가장 큰 차이는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이 됐다는 점이다. 이번 인플레이션 동안 발생한 충격 중 하나가 에너지 가격 상승인데, 원유 생산량이 기록적으로 증가한 미국은 이를 방어할 수 있었다. 이것이 유럽이나 다른 지역과의 회복 차이를 만들었다. 둘째,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노동시장 경직이다. 한국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듯, 세계 곳곳에서 고령화가 감지되고 있다.(노동시장 경직으로 금리 인상에도 실업률이 낮게 유지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경제가 좋은데도 미국인들은 ‘바이드노믹스(Biden+Economics·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불만이 많다. 미 대선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다. “사람들은 고물가를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과소평가하고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사람들이 일하는 이유는 가족과 함께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서인데, 최근 2년간 임금보다 물가가 더 빨리 오른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가족과 외식을 할 수 없고, 더 많은 것을 해줄 수 없다고 느꼈을 때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미국은 (긴축 누적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 ‘경착륙’까진 아니지만 ‘경착륙 같은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경제는 대선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힘든 도전이 될 것이다.”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제 한숨 돌려도 될까. “연준의 금리 인하로 신흥국들은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다. 일부 국가에선 미국이나 유럽 같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없었는데도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졌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 이탈 압박이 컸다. 따라서 미 금리 인하는 세계 각국 경제에 숨통이 트일 만한 일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에 어려운 시기가 될 수 있다.” ―올해 세계 경제에서 어떤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나. “경제적 측면과 지정학적 측면 모두에서 많은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부동산 부문과는 별개로 과거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중국의 문제는 일본보다도 빠른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크게 줄어들어 향후 성장이 훨씬 더 둔화될 것이란 점이다.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은 노동시간과 시간당 생산성에 달려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총 노동시간도 내려가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뭔가 해야 한다. 시카고대 연구팀은 국가통제기업과 민간기업 중에서 민간의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민간 부문 활력으로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상쇄하기보다 국가 통제로 나아가고 있기에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 하락은 중국 가계 저축률 하락으로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팬데믹 이후 재개방에도 중국의 급격한 반등이 어려웠던 것이다. 이는 한국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등 ‘두 개의 전쟁’뿐만 아니라 서방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는 장기전인 예멘 내전과 후티 반군 도발 영향도 우려스럽다.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사태처럼) 공급망 타격에 따른 에너지 시장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 ―당장 올해 한국은행은 연준 금리 인하 시기에 맞춰 움직여야 할까. “한국은행은 국내 물가에 집중해야 한다. 중앙은행 신뢰 상실의 대가는 크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경제의 핵심이자 중장기적으로 중요하다. 이런 장기적 이득을 위해 안타깝지만 단기적인 고통을 조금이라도 경험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 ―중국 경제 둔화 요인으로 꼽은 저출산 고령화는 한국이 더 심각한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은 앞으로 ‘생산성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출산율 제고 정책도 중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정책은 효과를 보려면 20년 이상 걸린다. 많은 사람이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폐지되면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극적인 정책 변화도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정된 세제 혜택은 민간 투자 인센티브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민간 투자를 독려하는 환경을 만들고,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한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등 자본집약적 분야에 투자를 늘리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이민정책 변화다. 미국도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이민이 (생산가능인구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주제이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랜들 크로즈너 교수는● 1984년 미국 브라운대 학사● 1990년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1990년~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 2001~2003년 조지 부시 행정부 대통령 경제자문위 위원● 2006~2009년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 2010년 연세대 SK석좌교수● 현 미 재무부 산하 금융조사국(OFR) 자문위원회 의장 현 영국중앙은행 금융정책위원회 위원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2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 앞. 태극기를 비롯해 슬로베니아, 알제리, 가이아나, 시에라리온 국기가 등장했다. 이날은 신임 안보리 비상임(선출직) 이사국 국기를 임기 2년 동안 회의장 앞에 올리는 게양식이 열린 날이었다. 한국은 올해 1일부터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예멘 후티 반군 돌발 변수, 북한의 도발 확대 등 지정학적 갈등 한복판에서 주요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게 된다. 특히 안보리 산하 예멘 제재위원회 의장국을 맡는 등 역할도 커졌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이날 국기 게양식 후 뉴욕특파원들과 만나 무엇보다 북한 문제에 대해 필요시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국제 여론을 환기시키겠다고 밝혔다. 황 대사는 “오늘 오전 새해 첫 15개 안보리 이사국 대사 비공개 조찬 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월 공식 안보리 회의 스케줄에 북한 문제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이사국들에게 북한 신년사가 심상치 않다고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의 위중함을 감안해 북 도발 등 필요시 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하겠다고 했고, 의장국 프랑스와 이사국 미국 및 일본이 적극적으로 동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0일 남북 관계를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데 이어 하루 뒤인 31일 “적들의 무모한 도발 책동으로 언제든지 무력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라고 위협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을 두고 안보리에서도 국제사회에 사안의 위중함을 알리겠다는 의미다. 황 대사는 또 “안보리 내 북한 문제에 대한 매너리즘이 커지고 있다. 중국 러시아 측의 ‘한미일 군사 훈련이 북한 도발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도 나온다”며 “북한의 메시지와 도발이 비슷비슷해보이지만 계속해서 수위가 높아지는 등 위협이 높아지고 있음을 적극 국제사회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6월 192개 회원국 중 180표를 얻어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한국이 안보리에 재진입한 것은 1996~1997년과 2013∼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안보리는 전 세계 평화 및 안전 유지에 일차적 책임을 지며 유엔 회원국에 대해 유엔 내에서 유일하게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정을 하는 기관이다.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과 비상임 이사국 10개국(임기 2년)으로 구성돼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반(反) 유대주의와 표절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던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결국 사임했다. 미 월가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기부자들과 진보 성향의 대학 지도부의 갈등이 대학가를 휩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게이는 총장은 이날 하버드 커뮤니티에 보낸 서한에서 자신의 사임 결정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다”며 “(하버드) 법인 구성원들과 상의한 결과, 제가 사임하는 것이 하버드에 최선의 이익이 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11명으로 구성된 하버드 대학 이사회도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게이의 사임을 “슬픔에 잠긴 채” 받아들였으며 앨런 가버 최고학술책임자가 임시 총장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636년 하버드대 개교 이래 388년 만의 첫 흑인 총장의 사임이다. 게이 총장은 6개월 여만에 사임한 최단기 총장 불명예도 안게 됐다. 또 지난해 12월 5일 미 의회 청문회 이후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사퇴한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니아대학(유펜) 총장에 이은 두 번째 사임이다. 지난해 12월 의회 청문회에서 ‘유대인 학살을 요구하는 것이 학생들의 행동강령에 위반되는지 예 아니오로 답해달라’는 공화당 소속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의 질문에 게이 총장과 매길 총장, 샐리 콘불루스 MIT 총장은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고 모호하게 답해 논란을 불렀다. 특히 거액 기부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자 매길 총장은 사퇴했고, 게이 총장도 사퇴 압력을 받았지만 하버드대 이사회는 게이 총장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외부 압력에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게이 총장 반대파에 의해 여러차례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결국 이날 자진 사임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표절 논란이 게이 총장 사퇴의 결정적 계기가 됐지만 이는 오랫동안 응축된 보수적 기부자들과 진보적 아이비리그 대학 간 갈등이 표출된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대학 기부자들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사태 때와는 다른 하버드대 지도부의 미적지근한 움직임에 반발해 왔다. 이에 더해 지난달 의회 청문회 이후 미 의회 70여 명 의원들도 게이 총장의 사퇴 서명 운동에 사인하는 등 정계에서도 논란이 거셌다. 뉴욕타임스(NYT)는 “큰 손 기부자들이 게이 총장의 발언과 하마스 사태에 대한 대응에 반발했고, 11월 조기전형 지원자가 17% 감소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문제가 지속되자 결국 이사회도 사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는 미국 대학 중 최대 규모인 507억 달러(66조5000억 원) 기부금을 기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 대학 총장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기부금 확보로 꼽힌다. 게이 총장 사퇴에 따라 유명 벤처 투자자 샘 레신 등은 소셜미디어에 “결국 사퇴를 보게되어 기쁘다”고 밝히는 등 기부자나 동문들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반면 진보 단체를 중심으로 첫 하버드대 흑인총장으로 상징성이 높았던 게이 총장의 사임에 반발하고 있다. 게이 총장이 “(반유대주의 논란 이후) 개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비난이 컸다”고 밝히기도 해 향후 캠퍼스 문화전쟁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인권단체 내셔널 액션네트워크 대표인 알 샤프턴 목사는 NYT에 “다양성, 형평성에 대한 공격”이라며 게이 총장 사퇴를 주도한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 집무실 밖에서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잠들기 전 잠깐 보던 스마트폰 동영상. 정신 차려보면 벌써 새벽녘이다. 스마트폰 중독이 일상화된 지 오래. 주변에선 폭음이나 마약 등 온갖 중독 문제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우리 주변 모든 것이 중독성을 갖도록 설계돼 있어요. 소비가 쉬워진 풍요의 시대인 동시에 누구나 나쁜 습관과 중독에 빠지기 쉬운 시대인 거죠.” 중독 치료 전문가인 애나 렘키 미국 스탠퍼드대 정신의학과 교수(사진)는 지난해 12월 26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무언가에 집착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현대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렘키 교수는 “기쁨을 느끼기 위해 스스로의 ‘보상’에 중독되면 뇌는 행복을 느낄 수 없어진다”며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중독 물질을 찾고,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게 될 뿐이다”라고 했다. 국내에서도 화제인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도파민네이션’을 쓴 렘키 교수는 25년여 동안 중독 환자를 치료해 왔다. 중독 양상은 최근 소셜미디어나 쇼핑, 게임, ‘언박싱(unboxing·택배 포장 뜯기)’ 등 ‘행동 중독’까지 매우 다양해졌다. 문제는 ‘다들 그렇잖아’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중독이 뇌 손상 등 심각한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렘키 교수는 “인생은 고통이지만, 이를 마주하고 혼자가 아니란 사실을 위안 삼는다면 우린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SNS-쇼핑 등 모든 것에 중독… 한달은 멈춰야 뇌 균형 회복” 〈1〉 ‘중독 치료 전문가’ 애나 렘키 스탠퍼드대 교수 모닝커피-술한잔 등 ‘보상’에 중독… 의사인 나도 로맨스 소설 중독 경험아동에게 스마트폰 쥐여주는건… 해로운 음식 먹게 두는것과 같아마주하는 인생은 고통스럽겠지만… 경험하고 맞서야 행복해질수 있어 “저도 재미로 읽던 ‘로맨스 소설’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중독을 경험했습니다. 힘들겠지만, 중독과 결별하면 소소한 것에서 기쁨을 얻는 능력을 다시 찾을 수 있어요.” 애나 렘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26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의사인 자신조차도 ‘자기도 모르게’ 중독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독서는 미덕인데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것 아니냐’고 되묻자 렘키 교수는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느덧 가족과의 시간을 줄이고, 계속 소설을 생각하고, 읽던 소설 제목을 감추게 되더라”며 “즐거웠던 업무조차 재미없어져 버렸다”고 했다. 렘키 교수는 이처럼 사소한 중독에서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중독에 이르기까지 중독에 빠진 뇌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풍요로운 고소득 국가일수록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이유로 우울증이나 중독 등이 꼽히는 이유다. ―우리는 모두 힘든 하루를 살고 있다. 드라마나 게임, 짧은 동영상, 술, 쇼핑으로 스스로에게 상을 주는 게 왜 나쁜가. “스스로에게 보상하는 것 자체는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보상’으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보상을 주는 것을 중심으로 우리의 시간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침에 마시는 카페인 음료, 끊임없이 보는 스마트폰, 퇴근 후 몰아보는 동영상, 술 한 잔 등이다. 보상을 주는 ‘물질’이나 ‘행동’은 우리의 (실제) 경험을 끊임없이 방해하고, 우리 뇌는 쾌락을 느낄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에 압도당하게 된다. 이 상태의 뇌는 균형으로 돌아가려다 오히려 도파민 결핍 상태에 이른다. 우울이나 불안, 갈망을 느끼는 것이다. 과거 ‘희소성의 시대’에 보상은 동기부여가 되는 특별한 것이었겠지만, 지금처럼 끊임없이 보상에 물드는 것은 뇌에 정말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단순한 실수나 나쁜 습관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징후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중독은 통제(control)와 갈망(cravings), 결과(consequences)란 세 가지 ‘C’로 이어진다. 초콜릿을 먹거나 쇼핑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를 통제하지 못하거나, 계속 이것만 생각하거나, 결과적으로 재정 건강 관계 직업 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판별법’은 거짓말이다. 드라마 보는 시간, 술을 먹는 양, 쇼핑에 쓰는 돈 등을 줄여서 말하는 것. 거짓말은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인데 반복될수록 가까운 사람들과 멀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의지가 약한 사람만 중독에 빠지는 것 아닌가. “절대 그렇지 않다. 중독을 치료하는 의사인 나도 로맨스 소설 중독에 빠진 적이 있다. 후배 의사들에게 중독 치료에서 ‘절제’를 가르치는 수업 중에 ‘환자’ 역할을 하다 나의 로맨스 소설에 대한 집착을 생각하며 결국 중독이란 걸 깨달았다. 한 달을 끊었더니 ‘소소한 보상에 기쁨을 느끼는 능력’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끝났다 싶어 다시 시작했더니 폭식하듯 더욱 빠져들었고, 아예 1년을 끊었다. 이젠 다시 봐도 재미가 없다. 누구나 중독에 빠질 수 있다.” ―한국에선 도파민 보상 욕구를 참아보는 ‘도파민 디톡스’가 인기다. 하지만 ‘딱 한 번만 더’에 실패하는 사례가 너무 많지 않나. “한 달은 멈춰야 우리 뇌의 보상 경로를 회복하고 균형을 찾을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을 떠올려 보면 좋다. 또 ‘자기 구속 전략’을 추천한다. 의지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환경과 규칙을 바꿔보는 것이다. 건강한 음주 습관이 목표라면 집 안에 술을 두지 않고, 특정 친구들과만 마시는 식으로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한국은 거의 모든 약물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하지만, 그럼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마약은 왜 이렇게 중독성이 강한가. “중독성이 강한 약물은 뇌의 보상 경로에 한꺼번에 많은 도파민을 아주 빠르게 방출한다. 그다음엔 도파민이 급격히 떨어져서 도파민 결핍 상태에 이르게 하고 갈망을 심하게 만든다. 마약을 아무리 금지해도 국경 봉쇄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놀라운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한국은 (미국보다) 구하기 어렵겠지만 젊은층은 온라인을 통해 생각보다 쉽게 발을 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자기로부터 도망가려는 욕구’가 매우 강하다. 외모, 성취에 대한 평가에 너무 몰두해 있어서 오히려 벗어나고 싶어한다. 특히 연예인들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집중되다 보면 약물이라는 위험한 탈출구를 택하곤 한다.” ―소셜미디어나 쇼핑 같은 행동 중독도 술이나 약만큼 나쁠 수 있나. “디지털 콘텐츠는 곧바로 도파민을 방출하는 일종의 ‘약물’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동영상일 수록 잠재적으로 중독성이 강해진다. 특히 어린 자녀에게는 양과 빈도를 주의해야 한다. 한국 부모들은 아이에게 건강한 식단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나. 11, 12세 미만 아동에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것은 해로운 음식을 먹게 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즘 부모들은 ‘어쩔 수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 통제는 밀어붙여야 하는 문제다. 청소년기가 되면 통제는 더욱 어렵다. 내 경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았다. 고교 입학할 때 자기들이 용돈으로 샀다. 나와 남편은 집에서 폰을 계속 들여다보는 것을 금지하는 강한 가족 문화를 만들었다. 힘들지만 집 안에 디지털 기기가 없는 공간이나 시간과 같은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개인의 힘으로 어려운 것 아닌가.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소셜미디어가, 특히 한국에선 직장문화와 술이 결부돼 있다. “맞다. 중독을 집단적인 사회문화적 문제로 여기고 문화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재미와 행복이 인생 최고의 선이고, 고통은 피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문화에 살고 있다. 그렇지 않다. 쾌락 그 자체만을 위한 쾌락은 우리를 더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실제로 마주하는 인생은 고통일 수 있지만 이를 마주하고, 경험하고, 이 같은 싸움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새해 결심이 궁금하다. 새해 삶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 “현재 설탕 끊기에 도전하고 있다. 설탕은 곧바로 보상 경로를 강타해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물질이다. 나도 초콜릿을 좋아했기에 해낼 줄 몰랐는데 한 달쯤 끊으니 기분이 훨씬 좋다. 도파민 디톡스처럼 절제하는 것이 곧 행복을 주는 보상임을 알게 될 것이다.”뇌속엔 쾌락-고통 저울… 쾌락으로 추가 기울면, 고통의 역습 뒤따라와 그저 기분 좋게 하는 것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뿐인데 왜 뇌 손상까지 발생할 수 있는 걸까.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 뇌에 고통과 쾌락을 처리하는 부위는 함께 위치해 있다. 애나 렘키 미국 스탠퍼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놀이터 시소 모양의 저울을 상상해 보라고 권했다. 한쪽은 쾌락, 다른 한쪽은 고통이 자리해 있다. 우리가 ‘짧은 동영상’을 보거나 초콜릿을 먹고, 술을 마시면 보상 경로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때 저울의 ‘쾌락’ 추가 기울어지고, 뇌는 다시 평형을 만들기 위해 ‘고통’ 추로 쪽으로 저울을 기울이려 한다. 만약 한꺼번에 한쪽으로 깊게 내려가거나 평형 상태로 돌아오기도 전에 너무 자주 쾌락 쪽이 자극된다면? 렘키 교수는 “‘고통의 그렘린’들이 몰려와 평형을 만들려고 고통 쪽에서 방방 뛰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시소는 쾌락 쪽 무게가 주어진 만큼 고통 쪽으로도 기울게 돼 있다”며 “충분히 오래 기다리면 그렘린이 사라지고 항상성(균형)이 회복되지만 오랫동안 도파민에 압도되면 그렘린은 증식하고 고통 쪽에 진을 쳐버린다”고 말했다. 이 상태에 이르면 사람은 만성적인 도파민 결핍에 시달려 고통에 기울어진 저울을 짊어지고 살게 된다. 과거에는 뇌의 항상성 추구가 생존에 부합했다. 수십 km를 걷는 고통에도 ‘보상’인 먹을거리를 찾으러 나갈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4시간 온라인 세상과 연결돼 있고, 각종 보상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은 중독에 취약해졌다는 게 렘키 교수의 주장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생성형 인공지능(AI) 대화형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투자사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저작물을 무단 사용했다며 수조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테크 기업이 AI를 학습시키는 데 저작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 없이 방대한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한 ‘공짜 학습’에 대한 미 주요 언론사의 첫 소송이다. NYT는 27일(현지 시간) 미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MS와 오픈AI가 허가 없이 172년 동안 자사가 쌓아 온 기사 수백만 건을 챗봇 제작에 사용했다”며 “저널리즘에 대한 NYT의 막대한 투자에 무임승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챗GPT가 NYT 단독 기사를 통째로 암기해 답변한 사례를 증거로 제출하며 AI가 “언론과 경쟁하며 (언론) 산업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구체적인 배상금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수십억 달러(약 수조 원)의 법적 및 실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신문협회도 28일 “네이버의 생성형 AI인 하이퍼클로바X가 뉴스 콘텐츠를 학습에 활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NYT, 챗GPT의 ‘기사 복붙’ 제시하며 “172년 투자에 무임승차” NYT, 오픈AI-MS에 수조원대 소송1년반 탐사보도 기사 베껴진 사례 등“콘텐츠 훔쳐 만든 대체품, 혁신 아냐”오픈AI “소유권은 존중… 소송 실망” “18개월 동안 인터뷰 600건을 담아 쓴 탐사보도에 오픈AI의 기여는 없었다.” 2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상대로 낸 저작권 손해배상 청구 소장에서 챗GPT가 NYT 기사를 통째로 베꼈다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챗GPT가 2019년 뉴욕 택시 면허에 대한 약탈적 대출 관행을 고발한 NYT 기사를 단어까지 거의 그대로 답변으로 제공한 캡처 사진도 공개했다. NYT 측은 “자사가 172년 동안 축적해 온 기사와 제품 리뷰, 요리 안내, 칼럼 등 수백만 건을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증거”라고 했다. 또 AI가 언론사를 대체하는 경쟁 제품임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자사의 수조 원대 투자”를 편취해 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에 따른 실제 손해가 수조 원이라고 밝혔다. ● “AI의 뉴스 무임승차 막아야” 오픈AI와 MS는 ‘AI 공짜 학습’ 논란으로 인해 AP통신을 비롯해 일부 언론사와는 저작권 계약을 맺은 상태다. 동시에 개방된 인터넷 공간에서 AI 훈련을 위해 이를 변형해 사용하는 것은 ‘공정가치’를 위한 것으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왕좌의 게임’ 원작자 조지 R R 마틴을 비롯해 미 유명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무단으로 AI 훈련에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저작권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소송의 쟁점은 해당 저작물을 실제 AI 훈련 데이터로 사용했는지, 저작물 그대로 답변으로 제공하는지, 이를 통해 실질적 손해를 입혔는지 등이 꼽힌다. NYT는 이번 소송에서 자사 기사를 챗GPT가 ‘단어 그대로’ 답변으로 제공했다는 것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챗봇을 뉴스 산업의 ‘경쟁자’로 간주했다. 시사적인 질문에 대해 뉴스에 기반한 답변을 생성해 독자를 가로챌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이에 기사를 무단 사용할 뿐만 아니라 기사 문장을 그대로 답변으로 제공하며 경쟁자의 수익 기반을 해치는 것은 ‘공정가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NYT 측은 “우리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해, 우리를 대체하는 제품을 만들고, 우리로부터 독자를 뺏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라며 “오픈AI와 MS가 자사의 저널리즘 투자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900억 달러(약 116조 원)에 달하며 소비자와 기업용 유료버전으로 내년 매출은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로 예상된다. NYT 측은 또 챗GPT가 허위정보를 NYT 출처로 제공해 브랜드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실’에 드는 비용은 누가 내나 오픈AI 측은 성명에서 “우리는 콘텐츠 제작자와 소유자의 권리를 존중한다”면서도 “NYT와 생산적인 대화를 진행해 왔기에 이번 소송이 놀랍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NYT는 올 4월부터 오픈AI 측과 협의를 벌였지만 결렬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NYT의 소송에는 정제된 기사를 위한 언론사의 노력과 투자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NYT 측은 “전체 직원 중 2600명이 기사 작성에 관여하고 있다. 매일 평균 250건 이상의 새 기사를 게시하고 정확성을 담보하려면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노력이 AI와의 경쟁 등으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타임즈(NYT)가 오픈AI 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저작권 무단 사용 혐의로 수조 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가 인공지능(AI) 훈련에 NYT 의 수백만 개 기사를 무단 사용한 것 뿐 아니라 챗봇이 언론사의 경쟁자임도 명시해 소송전의 새 국면을 열었다는 평가다.27일(현지시간) NYT는 오픈AI와 MS를 저작물 무단 사용으로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고소했다며 이는 “AI 저작권 무단 사용에 대한 법적 분쟁에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고 밝혔다. 미국 주요 언론사가 저작권 문제로 오픈AI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YT는 단순히 저작권 침해 뿐 아니라 침해의 이득을 얻은 챗봇이 언론사와 경쟁 관계임을 강조한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챗GPT가 시사문제 등에 대해 NYT 기사를 바탕으로 만든 답변을 제공하면 언론사 웹트래픽이 감소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정학한 액수의 손해배상금은 이번 소송에서 청구되지 않았지만 NYT는 “수십억 달러(수 조 원)의 법적 및 실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더 타임즈의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사용하는 모든 챗봇 모델에서 훈련 데이터를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NYT는 자료를 무단으로 긁어가는 ‘크롤링’을 금지한 바 있다. NYT는 올해 4월부터 오픈AI와 MS 측과 저작물 사용 협의를 이어갔지만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애플이 특허권 침해로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판매금지조치 당했던 애플워치를 다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의 항소에 따라 법원이 소송 진행 중에는 금지 조치를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날 일부 애플워치 제품에 대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 금지 명령을 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중지한다고 결정했다. 애플이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즉각 항소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앞서 ITC는 10월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갖춘 애플워치 시리즈9과 울트라2 제품이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고 전날 조 바이든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이 결정이 확정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특허 문제를 회피할 수 있는 애플워치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개발했고, 이 업데이트의 디자인을 미국 관세청에 제출해 당국은 1월 12일에 변경 사항을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정부가 특허 침해 의혹을 받아온 애플워치(사진) 일부 기종에 대한 수입 금지 결정을 확정했다. 애플워치는 주로 중국 등에서 조립되기 때문에 수입 금지 명령은 사실상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는 효력을 갖는다. 애플은 연방법원에 즉각 항소했다. 26일(현지 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는 애플워치에 대한 수입 금지를 명령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USTR의 검토 의견을 받아들여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ITC는 10월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갖춘 애플워치 시리즈9과 울트라2 제품이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역대 미 행정부 가운데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드물다. 다만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ITC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미국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 애플 내 애플워치의 매출 비중은 4.7% 정도로 작으나 이번 조치로 애플은 구형 모델인 애플워치 SE 정도만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어 미국 내 애플워치 매출은 감소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 직후 애플은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항소장에 “ITC의 금지 조치가 유지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당장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같은 제조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판매 금지가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 등에 타격을 줘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정부가 특허 침해 의혹을 받아온 애플워치 일부 기종에 대한 수입 금지 결정을 확정했다. 애플워치는 주로 중국 등에서 조립되기 때문에 수입 금지 명령은 사실상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는 효력을 갖는다. 애플은 연방법원에 즉각 항소했다.26일(현지 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애플워치에 대한 수입 금지를 명령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USTR의 검토 의견을 받아들여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ITC는 10월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갖춘 애플워치 시리즈9과 울트라2 제품이 의료기술 중소업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역대 미 행정부 가운데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드물다. 다만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ITC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미국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애플 내 애플워치의 매출 비중은 약 4.7% 정도로 작으나 이번 조치로 애플은 구형 모델인 애플워치 SE 정도만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어 미국 내 애플워치 매출은 감소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 직후 애플은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항소장에 “ITC의 금지 조치가 유지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업계에서는 당장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같은 제조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판매 금지가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 등에 타격을 줘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인공지능(AI)이 화이트칼라(사무직) 일자리를 더 빠르게 대체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AI 도입에 따라 광고 판매 조직의 직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돌풍과 함께 예고됐던 화이트칼라 수난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의 북미 대기업 광고 영업 부문 수장 숀 다우니 총괄이 얼마 전 회의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대기업 고객 영업 부서 직원 재배치 등 감원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트칼라 수난 시대 오나 구글 매출을 책임지는 핵심 부서의 광고 판매 조직이 구조조정을 하는 배경은 AI 도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엔진과 유튜브 등에 붙는 광고 판매의 AI 의존도가 커지면서 기존 판매 직원을 재배치하거나 줄일 필요성이 생겼다는 의미다. 구글은 2021년 개발한 AI 기반 광고 플랫폼 ‘퍼포먼스 맥스(PMax)’에 올 5월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했다. 이미 메타,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은 지난해 말부터 경영·사무직군 인력을 크게 줄인 바 있다. 올 초 구글도 설립 이후 가장 많은 1만2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임직원의 6%에 해당한다. 당시 고금리 상황에서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AI 자동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됐다. 미국에서는 AI 친화적인 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 유통 기업에 이어 최근에는 언론사 뉴욕타임스(NYT)도 AI의 업무 적용 가능성을 실험하겠다고 밝히면서 화이트칼라 직군 자리를 위협하는 상황이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는 보고서 작성은 물론이고 그래픽디자인, 소프트웨어 코드 개발같이 사람 머리로 하던 일을 점점 잠식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 미 구인 플랫폼 레주메빌더가 이미 AI를 도입했거나 도입 계획이 있는 750개 기업 임원들에게 ‘2024년 AI 도입에 따른 감원 가능성’을 묻자 44%가 “감원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 모티머 버클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생성형 AI를 도입해 보니 상당수 인지 작업이 (인간의) 일상적인 수준임을 발견했다”며 “많은 사람들은 인지 작업이 갑자기 자동화되는 혁명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도 올 5월 “전체 직원의 약 30%에 이르는 8000개 일자리를 5년 안에 AI로 대체할 계획”이라며 “주로 인사(HR) 부문 경영 지원 기능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AI 덕에 뜨는 블루칼라화이트칼라의 수난과 더불어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블루칼라(생산직 육체노동) 직종이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세기 말 디지털 혁명으로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대학 졸업자 수요가 급증하며 이들과 고졸 블루칼라 직군의 임금 격차가 커졌다. 하지만 혁명이 한계에 이른 2015년 무렵부터 다시 좁혀지고 있다”며 “로봇 투입 전까지는 생성형 AI 도입으로 육체노동이나 정서적 보육 같은 직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가 일부 직업은 대체하겠지만 생성형 AI에 명령을 내리는 ‘AI 프롬프터’ 같은 새로운 직업이 급증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 900여 직종 가운데 3분의 2가 AI(도입)에 따른 자동화에 노출돼 있지만 해고보다는 (AI) 보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자동화가 대체한 일자리는 생산성 급증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상쇄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근로자 60%가 1940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새해에는 주요국들이 3년간 이어진 인플레이션 전쟁의 종식을 선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미국 대선을 비롯한 주요 선거와 지정학적 갈등 속에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전에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심각한 우려로 제기됐다면 새해에는 각국 중앙은행, 새 정부, 전쟁의 향방 등 ‘정책’이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다이앤 코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공정책학 교수는 2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주요국 선거 이후 세계 경제는 “우리가 익숙했던 세상과는 매우 다른 지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퓰리즘 속에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자국 보호주의가 심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 전 세계서 152번 금리 인하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찾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3개월(9∼11월) 추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는 ‘연율’ 기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물가 상승률은 각국 중앙은행 정책 목표인 2%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유럽, 일부 신흥국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이 최근 3개월 동안 연 2.2%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주요국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기준으로도 2%를 회복하면서 각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는 팬데믹 과정에서 누적된 저금리, 각국 정부 지원금 확대로 고물가에 몸살을 앓아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미국의 헤드라인(전체) 물가 상승률은 9.1%까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은 10.6%까지 치솟았다. 이에 미 기준금리는 지난해 9월 2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인 5.25∼5.5%까지 인상됐다. 투자사들은 미국과 캐나다가 가장 먼저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우 시장은 내년 3월부터 약 5차례의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국 중앙은행이 총 152번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억 명 투표하는 ‘선거의 해’ 3년간 이어진 고물가에 지친 각국 국민들의 분노 속에 경제가 주요 선거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4년은 미국을 비롯해 대만, 인도, 유럽연합(EU) 등 50개 지역 20억 명이 투표를 하는 ‘선거의 해’다. NYT는 “세계 경제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가들에서 지도자를 선출하는 해”라며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조차 경제에는 눈치를 본다. 경제 포퓰리즘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내년 3월 대선을 치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월 루블화 폭락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자국 수출기업에 외화 환전 명령을 내렸다. 각국 선거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 세액 공제, 무역장벽, 인공지능(AI) 및 가상화폐 규제, 에너지 전환 등 주요 경제 정책들이 표심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1월에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 전후로 미중 갈등이 고조될 수 있고, 3월 인도 총선에선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선 여부에 따라 인도의 중국 제조업 대체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세계 경제가 11월 미 대선을 주목하고 있다. 코일 교수는 “(현재 세계 각국이 가진 문제가) 포퓰리즘과 무역 감소, 극단적 정치로 이어진 193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두 개의 전쟁… 불확실성 가중내년 3년차를 맞게 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이 경제에 돌발 악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홍해발(發) 물류대란 위기다.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통행하는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가 위협을 받고 있다. 영국 최대 석유 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글로벌 해운사들이 최근 홍해 항로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희망봉을 거쳐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변경하면서 물류 지원과 비용 증가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계적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국제유가 하락이 전쟁발 쇼크로 상승으로 돌아서면 물가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경제 전망을 다시 써야 한다니….” 13일, 미국 월가 경제 전망 담당자들은 공황에 빠졌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며 피벗(정책 전환)을 공식화했다. ‘비둘기(통화정책 완화) 파월’로 돌아선 그의 발언에 써놨던 전망을 다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기자들 대상으로 설명회까지 열었던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FOMC 직후 금리 인하 전망 시점을 내년 6월에서 3월로, 골드만삭스는 내년 12월에서 3월로 당겼다. 월가 금융기관 관계자는 “10월엔 장기 국채금리가 5%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무려 1%포인트 내려갈 정도로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자도 파월 의장이 연말까진 ‘긴축의 언어’를 유지할 줄 알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보다 놀란 쪽이었다. 그 2주 전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못 박지 않았나. 2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월가에선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첫째, 파월이 피벗 공식화를 선언할 만큼 연준 정책 목표인 2% 물가에 근접한 데이터를 따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 공식 통계는 전월 대비,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만 공개되지만 최근 3개월로 기간을 잡으면 이미 인플레이션 수치는 2%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둘째, 내년 11월 미 대선이다. 내년 7, 8월 야당 공화당과 집권 민주당이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최종 선정해 본격적인 대선 정국으로 돌입하기 전에 금리를 내리는 게 정치적 논란을 피하는 길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고 “정치적 이벤트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이미 내년 3월 인하 가능성을 93%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금리가 인하되면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니 투자가 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시장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이 같은 기대감에 뉴욕 증시에선 초우량 기업 30개 종목을 모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찍는 중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파티 시작’은 아니다. 연준은 최근 경제 전망에서 완벽한 연착륙을 예상했지만 누적된 긴축 효과로 경기 둔화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 쇼핑의 즐거움을 누린 소비자들의 신용카드는 한도에 가까워졌다. 2030세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 미뤄진 학자금 대출을 다시 갚아야 한다. ‘비둘기 파월’에 급하게 경제 전망을 고친 미 투자은행 10곳 중 5곳이 내년 미국이 경기 침체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작년 이맘때 뛰어난 경제학자나 투자사들의 전망이 거의 틀렸다. 기존 ‘공식’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경제적, 정치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경제는 새해에 미국과 중국 경기 둔화와 더불어 불확실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고금리 우려가 컸던 지난달 “위험 관리를 위해 은행은 금리가 7, 8%로 오를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한다”며 모든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지금 상황에 대입하자면 ‘금리 인하가 경제에 확실한 봄이 되지 않을 가능성에도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가 될 것이다. 긴축 누적 효과가 지연되며 주요국이 올해 경기 침체를 면했던 것처럼 금리 인하가 부를 봄도 더디게 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자신에 대한 해임 사태가 빚어진 배경에 인간의 사고 능력 수준인 인공일반지능(AGI) 개발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만 AGI 등장 시기에 대해선 2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단기간 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전격 해임됐다 5일 만에 복귀한 올트먼 CEO는 최근 미국 타임지의 ‘올해의 CEO’ 선정 인터뷰에서 해임 사태 배경에 대해 “초지능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이 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더 많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해임 사태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우리도 AGI에 대해 소수가 통제하지 않고 민주화돼야 한다고 말해 왔지만 (우리의) 거버넌스 구조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AGI의 도래 시점에 대해 전문가마다 3∼5년 이내 또는 수십 년 후라며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올트먼은 “내년에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23일 X를 통해 ‘새해에 오픈AI가 만들었으면 하는 것을 말해 달라’고 올렸고, 많은 사용자들이 AGI를 언급하자 이같이 밝혔다. 반면 챗GPT 신규 모델인 GPT-5, 개선된 음성 대화 기능 등은 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 오픈AI가 새해 AI 개발 경쟁을 앞두고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소식통을 인용해 “신규 자금 조달 논의에서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약 130조 원)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기존에 알려진 기업 가치 860억 달러(약 112조 원)보다 높아진 수치다. 오픈AI는 반도체 벤처와 관련해서도 아랍에미리트(UAE)의 AI 기업 ‘G42’와 자금 조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G42는 미국이 중국과의 ‘반도체 유착’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유엔이 ‘음력설(Lunar New Year)’을 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명절인 음력설 연휴에는 유엔 회의가 열리지 않고, 유엔 직원들은 설을 공휴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유엔은 22일(현지 시간) 중국어 보도자료를 통해 “음력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엔 본부 및 각 지역 유엔 기구들이 설 기간에 회의를 개최하지 않도록 요청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 결의안에 따라 음력설을 ‘유동 휴일(floating holiday)’로 지정할 예정이다. 유엔 규정에 따르면 직원들에게는 연중 9개의 고정 휴일과 각 지역 문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유동 휴일’이 주어진다. 음력설은 유대 명절 욤키푸르, 석가탄신일, 정교회 성탄절, 힌두교 명절 디왈리, 시크교 축일 구르푸랍, 정교회 성금요일, 페르시아 새해 명절 노루즈에 이어 8번째 선택 휴일이 됐다. 앞서 뉴욕,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주요 미국 도시와 주(州)들은 음력설을 공휴일로 지정한 바 있다. 유엔의 음력설 지정은 주유엔 중국대표부 등 중국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