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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가 17일 애런 헤인즈에 대한 구단 자체 징계를 발표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전날 내린 2경기 출전정지에 3경기를 추가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헤인즈는 앞으로 5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KBL 재정위원회의 징계 수위가 발표됐을 때 당사자인 SK조차 너무 약한 것 같아 의아해했다는 후문이다. 솜방망이 징계로 비난 여론이 더욱 들끓게 되면서 SK는 추가 징계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이로써 가뜩이나 흔들리던 KBL의 권위는 더욱 바닥으로 떨어지게 됐다. 헤인즈는 14일 KCC 김민구를 아무 이유 없이 가격했다. 페어플레이 정신은 굳이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 악의성이 다분했던 ‘묻지 마 폭력’에 대한 원성이 쏟아졌는데도 사후 대처는 안일하기만 했다. KBL과 SK는 여론의 눈치를 보다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동안 코트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KBL 재정위원회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 농구단장은 “재정위원장 자리를 전관예우 차원에서 전직 단장이 돌아가며 맡다 보니 구단의 눈치를 보거나 엄정성과 거리가 멀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징계안의 최종 결재권자인 한선교 총재를 비롯한 KBL 수뇌부의 허술한 대처 능력도 화를 키웠다. 시즌 동안 매달 4000만 원 받는 헤인즈는 경기를 못 뛰어도 급여는 꼬박꼬박 챙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무급 징계 같은 규정 보완도 필요하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개막 전만 해도 호재가 많아 모처럼 흥행의 최적기를 맞았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대표팀이 내년 월드컵 출전 티켓을 따냈고 김종규, 김민구 등 특급 신인의 가세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연이은 오심, 쏟아지는 졸전 등으로 실망을 안기더니 이번 사태까지 터졌다. 최근 나온 ‘홍보는 위기관리다’(장상인 지음)라는 책에 따르면 진실성이 위기 상황의 돌파구라고 했다. 폭력이 난무하거나 할리우드 액션 같은 속임수가 판을 치는 코트를 누가 찾을까. 이번 사태는 헤인즈 한 명이 짊어질 십자가가 아닌 듯하다. 김종석·스포츠부 차장 kjs0123@donga.com}

프로골퍼 최나연(26·SK텔레콤·사진)은 저물어가는 올해가 아쉽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무관에 그치며 5년 연속 시즌 상금 100만 달러 돌파 행진도 멈췄다. 우승 트로피는 없었어도 24개 대회에서 8차례 톱10에 진입하며 상금 9위(92만9964달러)로 마쳤다. 예선 탈락은 물론 50위 밖으로 밀려난 대회가 없을 만큼 꾸준한 페이스였다. 다소 허전한 성적표를 받았어도 사랑의 실천은 한결같았다. 최나연은 16일 경기 평택시 성육보육원에 데스크톱 컴퓨터 10대를 기증해 미디어 학습실을 마련해줬다. 이날 개소식에서 그는 5, 6세의 원생들에게 직접 컴퓨터를 가르쳐 줬다. TV에서 보던 ‘나연 언니(누나)’와 함께 만화 영화 주제곡과 크리스마스 캐럴을 따라 부르는 아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최나연은 또 NH농협손해보험과 함께 7000만 원을 조성해 조손가족 25가구에 매달 10만 원씩 1년 동안 후원하는 전달식도 평택시청에서 가졌다. 이후 핑크색 고무장갑을 끼고 팬클럽 회원들과 직접 김장을 담가 900포기를 조손가정에 전달했다. “우승을 못했어도 프로 데뷔 후 계속 해온 일인데 건너뛸 수 없죠. 운동을 관두더라도 능력만 있다면 뭔가를 할 거예요.” 최나연은 2005년부터 연말이면 어린이 환자 돕기, 보육원과 중증장애 시설에서 컴퓨터 실습실 기증 등을 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최나연은 “지난 1년을 정리해 봤는데 A4 용지로 3장도 넘게 쓸 것 같았다.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쫓겼다”고 밝혔다. 내년 시즌은 예전과 전혀 다르게 준비할 계획이다. “5∼6주 동안 하던 체력 훈련 스케줄을 8∼11주로 늘려 잡았어요. 예전보다 회복 능력이 떨어지는 걸 절감했어요. 앞으로 몇 년을 대비한다는 각오로 준비할 겁니다.” 최근 머리를 짧게 자른 최나연은 28일 미국 올랜도로 출국해 훈련에 들어간다. “지는 해라는 얘기를 들으면 너무 가슴이 아파요. 올해의 정체가 쓴 약이 될 겁니다. 다시 뛰어오를 거예요.”평택=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바야흐로 축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4년마다 온 국민을 들끓게 하는 열병이 서서히 퍼지고 있다. 7일(한국 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 편성 발표가 기폭제가 됐다. 한국은 H조에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묶였다. 대회는 내년 6월이지만 벌써부터 태극전사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만난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58)도 들뜬 표정으로 “가슴이 뛴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국 월드컵의 살아 있는 역사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1986년 멕시코부터 내년 대회까지 8회 연속 출전한다. “월드컵과 진짜 인연이 많다”는 말처럼 허 부회장은 8회 연속 월드컵 현장에서 동고동락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는 선수였다. 1985년 본보 11월 4일자 1면에는 태극마크가 선명한 유니폼을 입고 환호하는 그의 사진이 실렸다. 당시 그는 8만 명 가까이 들어찬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한국은 1954년 이후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1986년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허 부회장이 마라도나를 막았던 건 여전히 화제다. 이른바 ‘태권 축구’였다. “마라도나와의 비교는 어불성설입니다. 그렇다고 팔짱만 끼고 있을 순 없었죠. 타임지에 내가 마라도나를 걷어차는 사진이 실렸는데 축구공은 뺐더군요. 그때 옐로카드도 안 받았는데….”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대표팀 트레이너를 거쳐 1994년 미국 월드컵 대표팀 코치였다. 1998년 프랑스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TV 해설가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은 자비 연수로 지켜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은 그는 한국 축구의 사상 첫 방문 1승에 이어 첫 방문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내년 월드컵은 행정가로 대표팀을 지원하며 TV 해설도 맡을 계획이다. “아무리 이론에 밝은 지도자라고 해도 현장 감각은 필수예요. 파란만장했던 월드컵 역사의 중앙에 있었다는 건 행운이었죠.” 허 부회장은 “예전에는 돌파력, 헤딩력 등 한 가지 특기를 갖춘 선수가 많았다. 요즘은 체격과 환경은 나아졌어도 개인기, 창의력, 기본기가 나빠졌다. 8회 연속 출전이라고 안주할 시기는 아니다.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성 이영표는 뭔가 달랐다 허 부회장은 오랜 세월 숱한 제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최용수 서정원 윤성효 박경훈 등 K리그 감독들이 후배이자 제자예요. 다들 훌륭하게 성장해 흐뭇하고 뿌듯하지요.” 허 부회장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감독일 때 가르친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송종국 이천수 설기현 등은 10년 넘게 한국 축구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허 부회장은 성공 유전자를 지능, 소질(감각과 센스), 체질, 성격의 네 가지로 분석했다. 그가 말하는 체질은 체력과 다르다. “성장기 어린 선수들을 보면 체질을 통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회복 능력입니다. 그래야 좋은 체력이 나옵니다.” 허 부회장은 무명이던 박지성과 이영표를 일주일 동안 테스트한 뒤 올림픽 대표로 선발했다. “어떤 선수인지 파악하려고 부모님까지 만나봤어요. 둘 다 타고난 체질을 지녔더군요. 물론 성실하고요. 주위에선 뭐라 했지만 그만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어요.” 그는 또 “앞선 3가지를 갖췄어도 게으르거나 소극적인 선수는 크게 될 수 없다. 부지런하고 긍정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작 허 부회장은 어땠을까. “회복력만큼은 손기정 선생과 비교할 만할걸요. 심박수가 1분에 46∼47회 정도로 느려요. 좀처럼 지칠 줄 몰랐죠. 중학교 졸업하고 뒤늦게 축구를 시작했는데도 큰 힘이 됐죠.”○ 부드러워진 진도개 진도 출신인 허 부회장의 별명이 ‘진도개’인 건 유명하다. 진도개 사랑도 남달라 보였다. “용맹스럽고 끈질깁니다. 지혜롭고 충성심도 남다르지요. 군견으로는 못 써요. 두 주인을 못 섬겨서죠. 군대에서는 주인이 바뀔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서 그는 “진도개처럼 한길만 갔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털어놓았다. “내 성격이 원체 고집이 강해 타협은 몰랐어요. 2000년 중반부터 달라졌어요. 지인들의 권유도 있었고요. ‘배려’ ‘마시멜로 이야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같은 책을 통해 느낀 점도 많았어요.” 잡기에 능한 허 부회장은 아마추어 바둑 5단에 당구는 공인 300. 한 지인은 “정무 형님은 지고는 못 배긴다. 밤을 새워서라도 이겨야 자리를 떴다”고 귀띔했다. 축구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패배가 싫고 늘 강한 팀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지도 방법이 강하다는 평가가 늘 따라다녔죠.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이었죠.” 그랬던 그가 역지사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가 프로축구 전남 감독을 맡던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FA컵 정상에 오른 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새로운 한국 축구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변화 덕분이었다. “소통을 중시했습니다. 자율을 강조했고요. 늘 귀를 열어 두려고 애썼어요. 하루는 88세 노모께서 ‘너희 선수들은 왜 볼을 기다리느냐. 나가서 받으면 좋을 텐데’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을 듣고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어요. 나만 옳고 내가 최고라는 의식을 버리려고 합니다.” 그는 “며칠 전 이영표와 식사했는데 감독님 10년 사이에 너무 달라지셨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욱’ 할 때가 있어요. 계속 노력해야죠”라며 웃었다. 6세인 쌍둥이 외손자를 둔 허 부회장은 꿈나무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전남 목포시에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축구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내 꿈은 소박해요. 유명 선수, 지도자였다는 말보다는 존경할 만한 선배, 축구인으로 남고 싶어요. 축구를 통해 많은 걸 얻었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는 거 아닙니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순위 경쟁이 치열해진 올 시즌 프로농구가 ‘헤인즈 사태’라는 암초를 만났다. 문제의 장면은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CC의 경기에서 나왔다. KCC가 26-25로 1점 앞선 2쿼터 중반. SK 외국인선수 애런 헤인즈는 공과 상관없는 상대 코트 3점슛 라인 부근에서 수비를 위해 백코트하던 KCC 김민구를 자신의 왼쪽 팔과 팔꿈치로 격하게 밀쳤다. 헤인즈를 전혀 볼 수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불의의 가격을 당한 김민구는 코트에 쓰러져 5분 가까이 누워있다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벤치로 들어갔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5일 경기 분석관 보고서를 통해 ‘고의성이 다분한 비신사적인 행위’라는 결론을 내렸다. 헤인즈는 가격 직전 리바운드를 다투다 김민구의 팔꿈치를 붙잡은 뒤 서로 날카로운 시선을 주고받았다. KBL의 한 관계자는 “헤인즈가 진로를 바꿔 김민구에게 달려들었다. 헤인즈가 코트의 시선이 일제히 속공 장면에 쏠린 틈을 악의적으로 이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헤인즈는 쓰러진 김민구에게 어떤 사과의 제스처도 하지 않아 팬들의 공분을 샀다. KBL은 16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중징계가 예상된다. 2009년 1월 전자랜드 김성철은 LG 기승호를 팔꿈치로 때린 뒤 2경기 출전 정지와 300만 원의 제재금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상황을 놓친 심판에 대한 징계도 별도로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 장지탁 사무국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선수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SK는 구단 이미지뿐 아니라 전력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KCC 최형길 단장은 “김민구가 쓰러지면서 발목까지 다쳤다”며 안타까워했다. 헤인즈는 김승기 KT 코치에게 경기 후 욕설을 했다는 의혹 끝에 제재금 300만 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6시즌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헤인즈는 거친 매너와 국내 선수를 무시하는 태도로 자주 도마에 올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에 뛰어든 지 얼마 안 됐어도 프로이고 형인 만큼 뭔가 보여줘야죠. (이)종현이도 아마 열심히 할 거예요.”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LG 신인 센터 김종규(22)는 후배인 고려대 센터 이종현(19)과의 맞대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2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맞붙는다. 사상 처음 성사된 프로 1, 2년차로 이뤄진 프로농구 루키 올스타와 대학 선발의 경기에 출전하게 된 것. 206.3cm인 김종규와 206cm인 이종현은 한국 농구의 장래를 책임질 빅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대학농구리그에서 이종현이 버틴 고려대는 경희대 유니폼을 입고 뛴 김종규를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김종규는 이종현과의 리턴 매치에서 선배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LG를 단독 선두로 이끌며 최고 루키다운 명성을 입증하고 있는 김종규는 “도움 수비, 외국인선수와의 호흡 등 배울 게 많다. 올스타전에 나선 건 대단한 영광이며 팬들을 위해 색다른 쇼맨십을 한번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종현도 최근 성신여대에서 체력 훈련을 재개하며 야간에는 슈팅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프로 신예 올스타에는 김종규를 비롯해 김민구(KCC), 두경민(동부) 등 경희대 시절 3총사가 가세한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선수인 장재석(KT)과 2순위 임동섭(삼성) 등도 힘을 합친다. 대학 올스타는 이종현을 비롯해 이승현 김지후(이상 고려대), 국가대표 출신 최준용과 김준일, 김기윤(이상 연세대) 등이 출전한다. 내로라하는 대학 스타들이 총망라돼 있어 프로를 압도할 만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프로 루키들이 대학의 돌풍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그 결과가 흥미롭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여왕’ 박인비(25·사진)가 내년 3월부터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국제홍보 및 공공외교 석사 과정을 밟는다. 은퇴 후 스포츠 외교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박인비는 12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에서 황선혜 총장에게 5학기 전액 장학금 증서를 받았다. 박인비는 입학 후 두 달에 한 번씩 학교를 찾아 지도교수와 1대1 멘토링으로 공부할 계획이다. 숙명여대와 자매결연을 한 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듣거나 온라인 강의도 활용하기로 했다.}
SK가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75-60으로 이겼다. SK는 17승 7패를 기록해 LG와 함께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SK는 최근 부진하던 박상오가 4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었고 코트니 심스(19득점) 최부경(12득점)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애런 헤인즈(9득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것도 SK의 승인이었다. 안양에서 KCC는 인삼공사를 71-64로 꺾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인삼공사는 부상에서 회복한 양희종이 15점을 넣었지만 오세근(4득점)과 김태술(5득점)이 침묵해 7연패에 허덕였다.}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신한은행은 12일 안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안방 경기에서 시즌 개막 후 1패도 없이 역대 최다인 9연승을 질주하던 우리은행을 74-71로 눌렀다. 시즌 개막전에서 우리은행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한 2위 신한은행은 홈 5연승을 달리며 6승 4패로 2라운드를 마쳤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안방에서 우리은행의 10연승을 지켜볼 수 없다는 각오로 우리 선수들이 똘똘 뭉친 결과다. 김규희(사진)가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고 말했다. 이날 신한은행은 간판 가드 최윤아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김규희가 10득점, 4어시스트를 올렸다. 김규희는 끈질긴 수비로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4점 가까이 넣던 우리은행 박혜진을 5점으로 묶었다. 신한은행 쉐키나 스트릭렌은 22득점, 16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고 곽주영도 16점을 올렸다. 신한은행 김단비는 14득점. 신한은행은 경기 막판 69-61로 앞서 쉽게 이기는 듯했으나 우리은행에 연속 3점슛을 내줘 2점 차로 바짝 쫓겼다. 이 위기에서 곽주영이 자유투로 1점을 보탠 뒤 경기 종료 15.5초 전 다시 자유투로 2점을 더 넣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곽주영은 마지막 공격에 나선 박혜진의 3점슛 시도를 막아내 승리를 지켰다. 우리은행은 양지희(22득점)와 임영희(19득점)가 공격을 주도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에서 개막 후 9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우리은행에서 경기당 평균 최다 득점의 주인공은 주부 선수 임영희(33)다. 평균 13.89득점으로 리그 전체에서는 5위다. 임영희는 1999년 프로에 데뷔해 10년 동안 한 번도 평균 득점을 10점 이상 기록하지 못했다. 농구 인생의 전환점은 2012년 4월의 결혼이었다. 임영희는 지난 시즌 우리은행을 정상으로 올려놓으며 최우수선수에 뽑힌 데 이어 올 시즌에도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임영희는 “주위에서 남편을 ‘복덩이’라고 부른다. 결혼하고 나서 안정되고 편안해진 게 있다”고 자랑했다. 임영희는 경기 광주시의 신혼집에 간 지 한 달이 넘었다. “주말에 남편이 경기장에 오면 잠깐 안부 정도 물을 뿐이에요. 뭘 입고 뭘 먹고 다니는지 몰라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늘 밝은 표정으로 운동에만 전념하게 해줘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고참인 영희가 힘든 훈련에도 티 한번 내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 후배들에게 늘 모범이 된다. 책임감 강한 아줌마의 힘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우리은행 포워드 김은경도 올해 결혼한 신혼 주부. 선수 때 육아까지 병행했던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은경이도 처녀 때보다 확실히 달라졌다. 의욕이 넘친다”고 말했다. 임영희는 “남편들끼리 밖에서 따로 만나기도 한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삼성생명 간판 가드 이미선의 남편은 농구단 최진영 사무국장이다. 2010년 결혼 후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늘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 이들 부부는 올 시즌 삼성생명의 성적이 하위권에 처져 있어 고민도 같이 해야 할 형편이다. KDB생명의 국가대표 출신 강영숙과 이연화는 올해 두 달 간격으로 결혼에 골인한 새 신부들이다. 대표 차출로 두 달 가까이 선수촌 합숙 훈련을 해야 했던 이들은 시즌 개막으로 신혼의 달콤함은 내년 봄으로 미뤘다. KDB생명의 외국인 선수 티나 톰슨은 8세 아들을 키우고 있다. 경기에 나서거나 훈련할 때는 팀 매니저에게 아들을 맡긴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결혼=은퇴’의 등식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실력만 있으면 억대의 고액 연봉을 보장받는 프로 무대에서는 실력파 주부 선수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여자 프로골퍼 사이에는 ‘미국은 명예, 일본은 실속’이라는 말이 있다. 2014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총상금 규모는 5630만 달러(약 592억 원). 11일 발표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총상금 규모는 역대 최고인 32억5000만 엔(약 333억 원)이다. 일본 투어의 ‘전(錢)’의 규모가 미국의 절반을 넘는 수준. 그래도 투어 경비와 고단한 생활,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일본 투어가 오히려 짭짤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등이 활약하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와 비교할 때 미국 투어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떨어진 영향도 있다. 미국 투어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실력을 겨룬다는 자존심을 내세울 만하다. 반면 일본 투어에서는 한일 양국을 오가며 투어 생활을 할 수 있다. 또 일본 선수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지닌 한국 선수들의 우승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올 시즌 일본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36개 대회에서 11승을 합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즌 상금 9100만 엔(약 9억3000만 원)을 받은 안선주는 평균 타수 1위(70.3519타)를 차지했다. 최근 미국 투어에서 풀시드를 확보한 한국 선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10년 32명에서 올해는 23명이었다. 반면 2000년대 중반 15명 내외였던 일본 투어 풀시드권을 받은 한국 선수는 최근 4년간 꾸준히 2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 테스트에 해당하는 미국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전 경기 출전권을 얻는 한국 선수도 최근 2년 연속 한 명도 없다가 올해 2명이 합격했다. 세계 랭킹 1위 박인비는 미국 투어에서 4년 동안 무관에 그치는 슬럼프에 허덕일 때 일본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자신감이 힘이 돼 재기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도전정신이 있어야 실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여왕’ 박인비(25)는 리디아 고(16)가 프로 데뷔 후 불과 2개 대회 만에 정상에 오르는 과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봤다. 8일 대만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 최종 3라운드에서 리디아 고, 절친한 후배 유소연(23)과 챔피언 조에서 맞붙은 것. 박인비가 리디아 고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9일 귀국한 박인비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긴장한 티가 전혀 없었다. 어려도 경기운영이 노련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또박또박 똑바로 공을 잘 치는 10대는 많다. 리디아 고는 그런 10대 선수들을 넘어 이미 프로들과 견주어도 충분히 성숙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마지막 날 2언더파를 쳐 리디아 고에게 4타 뒤진 3위로 마쳤다. 리디아 고는 유소연에게 1타 뒤진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 경기 한때 3타 차까지 뒤졌다. 후반 들어 무서운 집중력을 보인 끝에 3타를 줄여 뒤집기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긴장할 만한 상황이었는데도 (리디아 고의) 표정 변화가 전혀 없어 놀랐다. 중거리 퍼트도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플레이에 대해서는 거의 조언할 게 없고 자기관리도 철저해 보였다는 게 박인비의 얘기. 아이언은 6번부터 쓰며 하이브리드 클럽 3개를 갖고 다니는 리디아 고의 클럽 구성에 대해 “나 같은 경우는 아이언 플레이에 자신이 있어 5번 아이언부터 넣고 다닌다. 리디아 고는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공을 세우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프로가 되면 아무래도 성적에 부담이 생기고 생각이 많아지다 보면 퍼포먼스가 안 나올 수 있다. 프로라고 특별히 의식하기보다는 아마추어 때처럼 홀가분하게 마음먹어야 한다. 외부 압박을 견뎌내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뛰어난 후배의 가세가 박인비에게도 자극이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실력 있는 어린 선수가 많아지는 것은 선배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어요. 그만큼 더 노력해야죠.” 박인비는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35주 연속 1위를 지켰다. 리디아 고는 지난주보다 두 계단 상승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내년 시즌 LPGA투어에서 본격적으로 대결을 펼칠 이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태극 마크를 단 박인비와 뉴질랜드 대표로 나설 리디아 고가 금메달을 다툴 수 있을까. 상상만으로도 골프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전자랜드는 경기 종료 50.5초전 삼성에 6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경기 시작 후 37분 넘게 줄곧 앞서다 역전당한 전자랜드로서는 속이 더욱 쓰렸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전자랜드에는 리카르도 포웰이 있었다. 포웰은 종료 46.9초전 레이업슛을 터뜨린 뒤 삼성 가드 이정석의 파울까지 얻어냈다. 보너스 자유투를 성공시킨 포웰을 앞세워 전자랜드는 3점차로 추격했다. 포웰은 삼성 이동준의 허술한 수비를 노려 종료 12.7초전 3점슛을 터뜨려 76-76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포웰이 삼성 김승현의 패스를 가로채기하면서 다시 공격권을 잡은 전자랜드는 김상규의 골밑 공격이 림을 맞고 튕겨 나왔지만 차바위가 골밑슛으로 버저비터를 날려 승리를 결정지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을 비롯해 전자랜드 벤치에 있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우승이라도 한 듯 펄쩍펄쩍 뛰었다. 전자랜드가 1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포웰의 원맨쇼를 앞세워 78-76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는 11승 12패로 삼성과 공동 5위가 됐다. 삼성은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포웰은 27득점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은 차바위는 15점을 넣었다. 삼성은 이정석이 경기 막판 포웰을 수비하다 5반칙 퇴장당한 게 아쉬웠다. 이정석이 물러나면서 대신 김승현이 코트에 나섰지만 전자랜드 가드들의 강압 수비에 막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김승현은 11분 14초를 뛰며 득점과 어시스트가 전혀 없었다. 삼성 차재영도 리바운드를 8개 잡기는 했어도 3점슛 2개로만 6득점에 그칠 만큼 컨디션이 나빠 보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반환점을 향하고 있는 올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의 판도는 솥발처럼 셋이 대립하고 있는 ‘정족지세(鼎足之勢)’ 형세다. 9일 현재 LG와 SK가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3위 모비스가 그 뒤를 0.5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통산 18번째 시즌을 맞은 프로농구에서 이 같은 3강 체제는 사상 처음이다. 절대강자의 독주 또는 양강 체제가 대부분이었다. 정규리그 1, 2위는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이 보장되기에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선두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은 단연 LG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LG는 8일 SK를 꺾고 2011년 10월 16일 이후 784일 만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당시에도 LG 지휘봉은 김진 감독이 잡고 있었다. 김 감독은 “LG 부임 첫해였는데 시즌 초반 반짝했을 뿐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팀 리빌딩 작업에 공을 들인 효과가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특급 신인 김종규가 프로 무대 적응을 마치면서 약점이던 골밑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LG는 올 시즌 모비스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 1패로 맞서고 있다. SK에는 2승 1패로 앞섰다. 김 감독은 “SK와의 패배도 김종규가 뛰기 전 경기에서였다. SK는 애런 헤인즈의 의존도가 너무 높아졌다. 다른 국내 선수들의 움직임도 둔해 보인다. 김선형의 빠른 공수 전환도 예전 같은 파괴력은 없다”고 분석했다. 시즌 초반 신바람을 내던 지난 정규리그 챔피언 SK는 최근 6경기에서 2승 4패로 주춤거렸다. 이 기간 하위권의 동부에게 두 번이나 패한 게 뼈아팠다. 문경은 SK 감독은 “박상오와 김민수가 부상 후 복귀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선수들이 불안하니까 헤인즈만 쳐다보고 있다. 다른 팀의 견제가 많았던 탓도 있다. 수비 같은 기본부터 재정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모비스는 간판스타 양동근이 복귀하면서 한층 안정된 전력을 회복했다. 김 감독과 문 감독은 똑같이 모비스를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폭넓은 지략은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양동근과 함지훈, 문태영의 백업 요원이 확실하지 않은 대목은 여전히 불안하다. 모비스는 이번 주 SK(12일), LG(14일)와 연전을 치른다. 다음 주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총력전이 예상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천재 소녀 리디아 고(16·사진)가 프로 전향 후 2개 대회 만에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그 무대가 대만투어를 겸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4시즌 개막전인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여서 의미를 더했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는 8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GC(파72)에서 끝난 최종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역전 우승했다. 자신의 프로 데뷔전이던 지난달 21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타이틀 홀더스에서 공동 21위에 머물렀던 리디아 고는 10월 23일 프로 선언 후 46일 만에 정상에 오르며 상금 15만 달러(약 1억6000만 원)를 받았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KLPGA투어 정회원 신청을 하면 만 17세 생일인 내년 4월 24일부터 2년 시드권을 얻는다. KLPGA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은 2001년 MC스퀘어 레이디스에서 세운 이선화의 15세 3개월 13일이다. 9번홀까지 단독 선두 유소연에게 3타 뒤졌던 리디아 고는 후반 들어 10, 11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16번홀에서 한 타를 더 줄여 승리를 결정지었다. 올해 첫 우승을 노렸던 유소연은 14번홀에서 4퍼트를 하는 등 퍼트 난조 탓에 3타 차 2위(8언더파 208타)로 마감했다. 세계 1위 박인비는 3위(7언더파)로 마쳤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했던 삼성이 어느새 5위까지 올라섰다. 삼성은 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오리온스에 87-65의 대승을 거뒀다. 최근 11경기에서 9승 2패의 상승세를 유지한 삼성은 10승 11패를 기록해 5할 승률을 눈앞에 뒀다. 최근 잠실 안방 경기에서 5연승. 삼성 이동준은 1∼3쿼터에 22점을 집중시키며 양 팀 최다인 24점을 터뜨렸다.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신음했던 삼성은 마이클 더니건에 이어 김승현이 3일 KT와의 경기부터 복귀해 전력이 되살아났다. 이날 김승현은 18분 동안 4득점, 3어시스트를 올렸다. 단순 기록보다는 현란한 개인기로 삼성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최근 주전 선수들의 내분설이 나돌고 있는 오리온스는 삼성보다 9개나 많은 21개의 턴오버로 자멸하며 8위(8승 13패)에 머물렀다. 오리온스 가드 전태풍은 12분만 뛰고 5득점, 1어시스트에 그쳤다. 인천에서 KT는 전자랜드를 74-66으로 누르고 방문 경기 5연패에서 벗어났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상무가 농구대잔치 정상에 올랐다. 상무는 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린 남자부 결승에서 연세대를 71-67로 눌렀다. 이로써 상무는 2011년 이후 2년 만이자 대회 통산 최다 우승 타이인 7번째 타이틀을 안았다. 기아자동차는 1997년 프로 출범 이전 이 대회에서 7차례 트로피를 안았었다. 상무는 프로 출신 스타가 대부분이다. 상무에 입단하지 못하면 일반 병사로 복무하며 한동안 농구 코트를 떠나 있어야 해 입단 경쟁률이 3 대 1 가까이 된다. 이훈재 상무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센터 김현민(199cm)을 꼽았다. 김현민은 우승의 최대 고비가 된 고려대와의 준결승에서 10득점, 15리바운드를 올린 데 이어 이날도 10득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굳게 지켰다. 김현민이 2011년 프로농구 KT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상무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신인 때 23경기를 출전하는 데 그쳐 중요한 입단 기준이 되는 경기 실적 점수가 떨어졌기 때문. 하지만 전창진 KT 감독이 프로 2년차를 맞은 김현민을 중용해 36경기를 내보낸 덕분에 올해 상무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창진 감독은 “탄력과 위치 선정이 뛰어나 리바운드 능력은 탁월하다”고 칭찬했다. 프로농구 인삼공사에서 호흡을 맞췄던 상무 이정현(25득점·3점슛 5개)과 박찬희(13득점)는 공격을 주도했다. 대회 최우수선수는 상무 윤호영에게 돌아갔다. 이날 3쿼터 초반 40-40으로 맞선 상무는 6분 가까이 연세대를 무득점에 묶으며 김현민의 자유투 득점과 박찬희 이정현의 연속 득점 등으로 14점 차까지 달아났다. 연세대는 김기윤(25득점)과 최준용(22득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여자부에서는 사천시청이 김천시청을 65-59로 꺾고 2연패에 성공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상무가 고려대에 두 번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상무와 우승을 다툴 상대는 연세대로 결정됐다. 상무는 4일 김천에서 열린 농구대잔치 준결승에서 지난해 챔피언 고려대를 87-65로 크게 눌렀다. 상무는 지난해 결승과 올해 프로 아마추어 최강전 결승에서 고려대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승리로 프로 출신으로 구성된 선배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상무는 이정현이 23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내년 1월 29일 제대하는 가드 박찬희와 포워드 허일영은 나란히 21점을 터뜨렸다. 박찬희는 리바운드도 9개를 낚았다. 상무 김현민은 10득점에 리바운드를 15개나 잡았다. 이훈재 상무 감독은 “이기려는 의지가 리바운드를 통해 드러났다.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신력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트윈 타워’ 이승현(21득점, 9리바운드)과 이종현(24득점, 6리바운드)이 이름값을 한 고려대는 리바운드에서 상무에 26-36으로 뒤진 게 패인이었다. 상무는 탄탄한 수비와 깔끔한 경기 운영으로 실책에서도 12-4로 앞섰다. 3쿼터를 58-52로 앞선 상무는 4쿼터 들어 허일영이 12점을, 이정현이 9점을 집중시킨 데 힘입어 경기 막판 21점차까지 달아나 승리를 결정지었다. 연세대는 준결승에서 최준영(19득점, 12리바운드)이 ‘더블더블’을 올린 데 힘입어 경희대를 65-60으로 꺾고 결승에 합류했다. 연세대 가드 김기윤은 15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무와 연세대는 5일 우승을 다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우승 후보 고려대와 상무가 일찌감치 4강에서 맞붙게 됐다. 고려대는 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농구대잔치 6강 토너먼트에서 중앙대를 98-65로 크게 눌렀다. 이로써 지난해 챔피언 고려대는 4강전에 선착한 상무와 4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고려대는 지난해 대회와 올 프로 아마추어 최강전 결승에서 연이어 상무를 제압했었다. 프로 출신으로 이뤄진 상무는 설욕을, 고려대는 타이틀 방어를 각각 다짐하고 있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상무보다 우위에 있는 우리 높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외곽이 터져야 승산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훈재 상무 감독은 “리바운드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선수들이 독을 품고 있어 정신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고려대 센터 이종현은 16득점, 11리바운드에 블록슛을 7개나 기록하며 골밑을 장악했다. 17분 50초만 뛴 고려대 강상재는 후반에만 18점을 집중시켰다. 외곽 공격을 주도한 김지후도 3점슛 4개로 12점을 터뜨려 팀 승리를 거들었다. 연세대는 포워드 최준용의 26득점, 17리바운드의 ‘더블더블’ 활약에 힘입어 동국대를 76-60으로 제압했다. 연세대 천기범은 16점을 보탰다. 연세대는 경희대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조금 덜 혼내실 뿐이에요. 아직 멀었어요.” 칭찬에 인색한 감독이 모처럼 엄지손가락을 세웠다는 말을 건네자 오히려 쑥스러워했다. 3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가드 박혜진(23)이었다. 우리은행이 올 시즌 개막 후 1패도 없이 7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중심에는 그가 있다. 1라운드 최우수선수로 뽑힌 박혜진에 대해 위성우 감독도 “정말 좋아졌다. 자신감이 커졌다”며 찬사를 보냈다. 박혜진은 전날 밤 KB국민과의 경기를 치러 이날 훈련이 없었는데도 헬스장을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렸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3.1득점에 4.4도움. 리바운드도 가드로는 많은 평균 5.29개(9위)나 잡았다. 장신의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센터를 빼면 최윤아(신한은행) 다음이다. 박혜진은 “리바운드를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 늘 골밑으로 뛰어 들어간다”고 말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혀 그해 신인왕에 오른 박혜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위 감독과 함께 대표팀에 두 달 동안 차출됐다. 오랜 공백에도 그는 시즌 초반부터 우리은행의 끈질긴 압박수비를 이끌며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과감한 외곽슛까지 터뜨렸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한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을 비롯해 대표팀에 나갔던 4명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즌 개막 직전까지 고된 트레이닝을 시켰다. 28m 코트를 1분 안에 5번 왕복하는 건 기본. 박혜진은 “대충 뛰면 박살이 난다. 어떤 훈련이든 내가 갖고 있는 한계까지 가야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외국인 선수 굿렛과 퀸은 훈련이 혹독하다는 소문을 접하고 팀 합류 전부터 몸을 만들었다. 미국에 있는 동안 10kg 가까이 감량한 굿렛은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뒤 4kg이 더 빠졌다. 역대 시즌 개막 후 최다 연승 타이인 8연승에 1승만을 남겨둔 선두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에 3경기 차로 앞섰다. 평균 72점으로 득점 1위이며 평균 실점은 62.6점으로 가장 적다. 공격과 수비의 조화는 우리은행 초반 독주의 원동력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어느덧 시니어 투어를 뛸 수 있는 만 50세를 바라보는 나이. 당뇨 때문에 허리춤에 인슐린 주입기를 차고 필드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하지만 그에게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1일 전남 보성CC(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에서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2타 차 공동 2위로 마친 박부원(48). 그는 이날 합격을 확정지은 ‘수험생’ 가운데 최고령으로 내년 시즌 KGT 출전 카드를 확보했다. 박부원은 올 시즌 KGT 6개 대회에 출전해 5차례나 예선 탈락하면서 일주일 대회 출전 경비인 200만 원도 안 되는 164만8000원을 벌어 상금 랭킹 154위로 투어 카드를 잃었다. “차라리 레슨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태 한 길만 걸어왔는데 이대로 접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도전한 겁니다.” 21세 딸과 고교 2년생 아들을 둔 박부원은 프로 골퍼에게는 수능 격인 이번 Q스쿨에서 자식뻘 되는 후배들과 당당히 겨뤘다. “대회를 앞두고 두 달 정도 여유가 있어 충분히 준비했어요. 현지에서 연습 라운드도 자주하고요. 요즘 후배들 정말 멀리 치는데 다행히 코스가 짧아 크게 불리할 게 없었어요.” 지역예선과 최종전을 합해 6라운드를 도는 강행군이었지만 폭설로 한 라운드가 줄어든 것도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됐다. 박부원이 골프와 인연을 맺은 건 30년 전인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의 나이 18세. 경남 마산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공 줍기 등의 아르바이트를 했던 게 시작이었다. 1992년 프로에 데뷔한 뒤 2006년 KGT 메리츠솔모로오픈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감격을 누렸다. 운동선수로는 치명적인 당뇨 때문에 쉽게 지치는 핸디캡을 극복한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았다. 혈당 관리를 위해 항상 캐디백에 사탕 30∼40개를 넣고 다닐 정도였다. 여름에는 주삿바늘이 배를 찔러 깜짝 놀랄 때도 있다는 게 박부원의 얘기다. “달콤한 첫 우승이 오히려 독이 됐어요. 이후 스윙을 바꾸고 오랜 슬럼프에 빠졌거든요.” 이번 Q스쿨이 5번째 출전이었을 만큼 성적 부진으로 번번이 투어카드를 놓쳤다. 박부원은 “한 해 한 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꼭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그래야 후배도 잘 키울 것 같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