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국투자공사(KIC)는 추흥식 투자운용본부장(CIO), 홍택기 리스크관리본부장(CRO), 김령 경영관리본부장(COO) 등 부사장 3명이 한꺼번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KIC 경영진은 은성수 신임 사장과 감사, 부사장 3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부사장 3명의 사표가 수리되면 사실상 경영진이 다 바뀌는 셈이다. KIC 측은 “이들의 사표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고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는 업무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사장은 17일 KIC 혁신 계획을 발표하며 사장을 포함한 임원의 해임 요건을 정관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은 사장이 ‘경영진 물갈이’로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 본부장과 홍 본부장의 후임은 공모 절차를 통해 정하기 때문에 선임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임원 해임 요건을 정관에 구체화하고, 삼중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한국투자공사(KIC)로 거듭나겠습니다.” 은성수 KIC 사장(사진)은 17일 서울 중구 퇴계로 KIC 본사에서 ‘혁신계획’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클린 KIC’는 은 사장이 지난달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 온 사안이다. 지난해 말 안홍철 전 사장이 감사원 감사를 받고 사퇴한 것이 계기가 됐다. KIC는 이달에 △리스크관리본부장과 준법감시인 분리 △운영위원회 아래 감독소위원회 신설 △운영위에 임원 부정행위 직접 보고 등 삼중 장치를 마련한다. 또 사장과 임원들의 의무를 정관에 명시해 이를 위반할 때 해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은 사장은 “그간 지적돼 온 정보 공개 및 투명성 문제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KIC의 혁신안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4%였던 대체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높은 수익률을 낸 직원의 성과급 비중을 높이고 저성과자를 퇴출할 수 있게 성과보수 체계도 강화한다.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국내 운용사에 대한 자산 위탁도 현재 약 7억 달러에서 3년간 2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지난달 해외주식형펀드에 새로 가입하려던 직장인 성모 씨(33·여)는 계획을 잠시 미뤄 두고 있다. 이달 29일부터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주는 해외주식형펀드가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성 씨는 “올해는 해외투자가 대세라는 지인의 권유로 해외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며 “비과세 혜택이 있는 해외주식형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6년 만에 부활한 비과세 해외펀드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3월 선보이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함께 대표적인 절세 상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비과세 해외펀드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 Q. 어떻게 가입할 수 있나. A. 가까운 은행이나 증권사를 방문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해외에 상장된 주식을 직간접적으로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가 대상이다. 국내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도 기초자산의 60% 이상이 해외주식이면 비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1인당 납입한도는 3000만 원이다. 한도 내에서 여러 펀드에 골고루 투자해도 된다. 2017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할 수 있고 비과세 혜택은 가입 시점부터 10년까지 주어진다. Q. 2007년 당시 제도와 무엇이 다른가. A. 가장 다른 점은 환차익을 비과세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2007년부터 2009년 말까지는 펀드 내 해외주식의 매매·평가차익만 배당소득세(15.4%)를 면제해줬다. 비과세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 점도 다르다. 가입 후 10년간 납입금 3000만 원에 얼마의 수익이 붙어도 비과세다. 매매·평가이익 및 환차익을 제외한 배당소득 등은 여전히 과세 대상이다. 펀드 가입 10년이 지난 시점 이후 불어난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Q. 기존 해외펀드를 비과세 펀드로 바꿀 수 있나. A. 바꿀 수 없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기존에 가진 펀드를 환매하고 비과세 적용을 받아 같은 상품으로 다시 가입해야 한다. 신규 투자자들은 이달 말까지 기다렸다가 가입하는 것이 좋다. Q. ISA와 비과세 해외펀드의 차이는…. A. 투자목적이나 투자자산에 따라 장단점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비과세 해외펀드에 해당하는 상품을 따로 가입하고 나머지 자산을 ISA에 담는 것을 추천한다. ISA는 비과세 한도(연간 200만 원)와 의무가입기간(5년)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과세 해외펀드는 비과세 기간이 10년으로 더 길고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ISA와 달리 누구든 가입할 수 있다. Q. 어떤 상품이 좋을까. A. 여러 개의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지역별, 자산별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자산운용사들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까지 국가별로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불안한 금융시장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Q. 투자 시 주의할 점은 없을까. A. 주식형펀드여서 상대적으로 시세변동 등 위험에 노출되는 상품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무턱대고 비과세 혜택을 노리기보다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또 최근에 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 시점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일단 1만 원 등 최소 비용으로 서너 개의 비과세 펀드에 가입해뒀다가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납입액을 늘리는 방식도 추천한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한국은행이 최근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침체에 대응해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권의 저금리 대출 규모를 9조 원 늘리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내려 시장에 전방위로 돈을 푸는 대신에 지원 대상을 특정해 선별적인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것에 대응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을 9조 원 확충하기로 했다”며 “수출과 설비투자를 촉진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수출기업, 기술형 창업기업, 자영업자 등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저리(연 0.5∼0.75%)로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날 금리는 동결됐지만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1명의 소수의견이 나와 시장의 향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졌다. 유럽 중국 등 주요국들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1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통화완화 정책을 시사한 데 이어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도 16일 300억 위안(약 5조6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주애진 기자}

증권업계의 마지막 대형 매물로 꼽히는 현대증권 인수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유력 인수후보인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가 12일 각각 매각 절차(실사)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현대증권 매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15일 현대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23% 뛴 5990원에 마감됐다. ○ 다시 맞붙은 KB와 한국금융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는 마감시한(29일)을 보름 이상 앞두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현대증권 인수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해 증권업계 최대어로 꼽히던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밀려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KB금융은 업계 2위(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의 금융지주지만 사업모델이 은행업에 치우쳐 있다. 증권사 인수를 통해 비(非)은행부문 강화를 꾀하는 이유다.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KB투자증권은 총 3조8000억 원 규모의 대형 증권사로 거듭날 수 있다. 고객 자산관리(WM) 측면에서도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풍부한 자본력은 강점이지만 2013년 우리투자증권, 지난해 대우증권 등 인수합병(M&A)에서 번번이 실패한 것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단박에 자기자본 6조 원대의 초대형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하면 대우증권을 품은 미래에셋증권(통합 시 약 7조 원대 규모)에 이어 국내 2위의 증권사가 되는 것이다. 투자은행(IB)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이번 인수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M&A에 성공한 경험은 강점이지만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업무 중복으로 시너지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약점도 있다. 두 회사는 “실사 후 인수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KB는 12일 실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한국금융지주도 곧 TF를 구성할 계획이다. ○ 우선매수청구권이 매각 성사의 관건 이 밖에 중소 증권사인 키움증권도 현대증권 인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의향서 제출 시한이 남은 만큼 인수전이 치열해질 수 있다”며 “증권사뿐 아니라 일부 사모펀드와 중국계 자본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6000억 원대 안팎에서 인수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증권의 지난해 말 현재 장부가치는 7448억 원에 이른다.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기타주주 지분을 합한 22.56%다. 15일 종가 기준으로 해당 지분의 시장가격은 약 3200억 원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형 증권사 인수 사례와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을 감안하면 예상 인수가격은 4300억∼5800억 원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대우증권 인수 때 미래에셋이 예상 밖의 높은 가격을 낸 것처럼 매수자의 인수 의지에 따라 ‘플러스알파’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해 10월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오릭스PE)가 인수를 포기한 것도 우선매수청구권으로 인해 ‘파킹딜(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꾸민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찾아오는 계약)’ 의혹이 불거진 영향이 컸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그룹의 실질적 매각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세계 각지에서 한꺼번에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글로벌 경제가 ‘퍼펙트 스톰’(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금융시장 대혼란에 신흥국의 경기 둔화, 국제유가 폭락, 유럽발 은행 위기,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서 비롯된 통화정책 실패 등이 한꺼번에 겹치며 거대한 폭풍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에 이은 ‘3차 경제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대외 악재가 쓰나미처럼 덮친 한국 경제 역시 내수·수출 부진에 남북 관계 악화에 따른 안보 위기가 겹치며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14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은 12일 현재 약 56조 달러(약 6경7900조 원)로 올 들어서만 8조3000억 달러가 급감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6월에 비해서는 17조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일본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4조7795억 달러)의 3배가 넘는 시총이 8개월 만에 사라진 것이다. 세계 금융시장의 ‘패닉’ 수준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다. 당시 세계 증시 시총은 6개월간 18조 달러 급감했다. 금융시장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도 올 들어 40% 급등해 2008년 9월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도 코스닥에 4년 반 만에 서킷브레이커(주식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되고 원-달러 환율의 하루 변동 폭(2월 평균 10.4원)이 5년 7개월 만에 최대치로 커졌다. 이런 대혼란이 세계 실물경제 위기의 전조(前兆)라는 경고도 나온다. 연초 불거진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일본 미국 등의 경기 침체 우려로 번지고 있다.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은 국제유가는 원유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을 부도 위기로 내몰고 있다. 한국 경제도 올해 ‘성장률 3%대’ 재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기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임수 imsoo@donga.com·주애진 기자}

이번 2016년판 글로벌 경제 위기는 메가톤급 악재들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2008년 금융위기(미국)와 2011년 재정위기(유럽)가 특정 지역에서 악재가 불거져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줬다면 지금은 지구촌 경제 어느 구석도 튼튼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 요소들이 널리 퍼져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무엇을 디딤돌 삼아 수렁에서 빠져나올지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각국 정부의 위기 대응 카드가 거의 소진됐다는 점도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이 채택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경기를 살려내기보다는 오히려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오면서 시장 불안만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7년여의 ‘돈 풀기’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고 이제 부작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이 같은 금융시장의 혼란상은 저유가 쇼크에서 비롯된 실물경기의 침체와 악순환의 고리를 이루며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현재의 위기 국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복은커녕 공포만 키우는 경기부양책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엔화 약세 유도와 제로 금리, 양적완화에 이어 지난달 29일 ‘극약 처방’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돈을 맡길 때 이자를 주는 대신 수수료를 물림으로써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돈의 물꼬를 소비와 투자로 돌리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당국의 목표와 달리 마이너스 금리 도입 2주일 만에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7% 이상 급등해 1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닛케이평균주가도 15% 폭락해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5,000엔이 붕괴됐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경제가 살아날 거라 믿는 대신 그만큼 현재의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엔화를 대거 사들인 탓이다. 유럽에서는 독일 도이체방크 등 대형 은행들의 파산설까지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수년간의 마이너스 금리로 은행의 수익 기반이 급격히 악화되고 자본 건전성이 훼손되면서 유럽은행이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올 정도다. 올 들어 도이체방크 주가가 35% 이상 급락하는 등 유럽 주요 은행들의 주가는 재정위기가 최고조였던 2011∼2012년과 비슷한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이런 모습은 세계 경제의 유일한 ‘보루’로 인식되는 미국마저 흔들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로 금리 시대를 끝내며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던 미국은 추가 금리 인상은커녕 오히려 다시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에 빠져 있다. 미국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경기 선행지표인 미국 공급관리협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면서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1일(현지 시간) “마이너스 금리의 적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혀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세계 각국의 금리인하 경쟁은 실물경기를 회복시키지는 못한 채 ‘환율 전쟁’을 격화시키고 그동안 견고했던 글로벌 공조 체제만 흔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 미국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뒤 세계 각국의 행보가 어긋나면서 마이너스 금리 같은 정책들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정책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에 도미노 타격 주는 신흥국 미국의 출구 전략으로 촉발된 신흥국들의 경제 위기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양상이다. 25년 만에 ‘바오치(保七·연 7% 성장률 유지) 시대’를 마감한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 3차 위기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중국 증시는 올 들어서만 20% 이상 추락했고, 위안화 가치의 하락 속도도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이런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시장에 풀면서 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3조2000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2014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에만 5100억 달러 이상 급감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외환보유액 3조 달러’가 무너지면 위안화 가치가 재차 하락하면서 중국 내 외국자본의 유출 속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급락세가 거세지면서 산유국 등 자원부국의 부도 위험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큰 브라질 경제는 지난해 3.8%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헤알화 가치도 한 해 동안 50% 가까이 폭락했다. 브라질은 최악의 경제난에 대통령 탄핵론까지 불거지면서 정치적 혼란도 가중되는 양상이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재정 악화로 몸살을 앓는 베네수엘라 역시 국가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아제르바이잔은 지난달 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국제유가 급락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원유·가스 관련 기업 70곳 이상이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김권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남미 국가의 금융·경제 불안이 신흥국 전반의 경제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정임수 imsoo@donga.com·주애진 기자}

12일 코스닥시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도미노 하락에 투자 심리가 잔뜩 위축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매물 폭탄’을 쏟아내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4년 반 만에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락 때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까지 발동되면서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실험에 미국도 참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오 제약주에 떨어진 매물 폭탄 이날 오전 11시 42분경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6.60% 하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사이드카’를 발동시켜 프로그램 매수거래를 중단시켰다. 이후 낙폭이 커지며 600 선이 무너졌고, 11시 55분경 8.17%까지 하락하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는 8% 이상 하락이 1분 이상 지속되면 20분 동안 모든 매매를 정지시킨다. 매매가 재개되자 시장은 안정을 되찾으며 낙폭을 6%대로 줄여 나갔지만 급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닥 상장종목 1158개 중 1007개(87%), 시총 상위 100개 종목 중 95개의 주가가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769억 원, 442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매물 폭탄은 바이오·제약·헬스케어 등 그동안 ‘성장주’로 주목받은 업종에 집중됐다. 이들 업종은 그동안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으며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적일 것이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대거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11.66%)을 포함한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10.32% 폭락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침체 불안감에 성장 프리미엄이 사라지자 그동안 고평가된 종목 위주로 내렸으며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 “미국도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 글로벌 증시는 이날 ‘마이너스 금리’ 공포에 짓눌렸다. 11일(현지 시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언급한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파장을 일으켰다. 연준이 미국 경기 회복을 자신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해석되자 금, 국채,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일본 증시에서는 또다시 뭉칫돈이 빠져나가며 닛케이평균주가를 4.84% 끌어내렸다.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은행의 수익기반 약화→대출 위축→실물경제 둔화→디플레이션 확대’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 분석이 우세하다. 게다가 은행주 폭락으로 증시 하락까지 부추기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에 시장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한국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보의 설문조사에 응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명은 다음 달까지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1,800∼1,850에서 저점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주가 수준과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다. 다만 예상치 못한 변수에 1,800 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이 유럽, 일본에 이어 미국도 리스크(위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복합 리스크가 작동하고 있어 주가 하락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당분간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주가가 빠질 요인은 많은 반면 상승을 기대할 만한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분기(4∼6월)까지는 주가 상승률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결과를 확인한 다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주애진 기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2일 아시아 증시가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8% 이상 폭락해 약 4년 반 만에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정지)가 발동됐다. 한때 장중 600 선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9.24포인트(―6.06%) 내린 608.45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하락폭은 2007년 8월 16일(―77.85포인트) 이후 최대였고 하락률은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가장 컸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41%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84% 급락한 14,952.61엔에 마감해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5,000엔 선이 무너졌다. 엔화 강세로 일본 증시는 최근 3거래일간 12% 이상 폭락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도 1.99%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2원 올라 달러당 121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최근 KDB대우증권 인수경쟁을 벌였다가 미래에셋에 패했다. KB금융지주는 12일 “현대증권 실사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추후 면밀한 검토를 통해 최종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도 “현대증권 매각 실사에 참여하기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한 자구안에 현대증권 매각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지난해 10월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오릭스PE)가 인수를 포기한 지 석 달여 만이다. 매각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2.43%와 기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0.13% 등이다.주애진기자 jaj@donga.com}

《 설 연휴 직후 11일 개장한 증시에서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93% 내린 1,861.54에 마감했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일본 증시 급락 등의 영향으로 2012년 5월 18일(―3.4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이날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 H지수)는 4.93% 폭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엔화는 이날도 강세를 이어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66.71원(오후 3시 기준)으로 약 2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 설 연휴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연 한국 주식시장이 그동안 쌓인 대내외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일본 증시 하락과 유럽 은행들의 실적 악화에 이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3연타’ 충격으로 11일 코스피는 2.93%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다음 주 춘제(春節) 연휴 이후 중국 증시 개장을 앞두고 신흥국에 이어 선진국 증시마저 이상 신호를 보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날 국내 증시 하락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 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 출석 전에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미루면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여겨왔지만 이날 국내 증시는 옐런 의장의 발언에도 하락세가 꺾이지 않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개장에 앞서 연준의 발언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가 받은 충격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기간에 나타난 변수들이 중앙은행들이 전대미문의 ‘마이너스 금리 실험’에 들어간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증시에서 나타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유럽 증시는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실적 악화로 유럽 대형 은행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도이체방크 주가는 지난해 68억 유로(약 9조1120억 원) 손실로 ‘코코본드(CoCo·Contingent Convertible Bond·조건부자본증권)’의 이자 배당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며 8, 9일 이틀간 12.95% 하락했다. 일본은 지난달 29일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전망에 은행주가 폭락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안전자산인 엔화로 자금이 몰리면서 엔화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주가를 추가로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달 29일 121.14엔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2014년 10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12엔대로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이나 일본이 현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마땅한 카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선진국들이 신뢰할 만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 증시 흐름 예측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럽과 일본의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스크(위험)가 커진 건 맞지만 유로존 은행의 재정 상태가 과거보다 탄탄한 만큼 위기가 확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지 약 2주밖에 안 됐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진국 증시마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세계 경기 둔화에 미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춘제 휴장 이후 다음 주 열리는 중국 증시가 연휴 기간 축적된 악재에 충격을 받으면 국내 증시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혁 gun@donga.com·정임수·주애진 기자}

중국 위안화 공격에 나선 글로벌 헤지펀드와 중국 외환당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증시가 8∼12일 춘제(春節·중국 설)로 휴장에 들어간다.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중국 증시가 춘제 이후 반등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중국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변수로 중국 위안화 환율의 안정과 3월 초에 열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 개의 열쇠, 위안화와 구조개혁 5일 중국 런민은행은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161% 내린 달러당 6.5314위안으로 고시했다.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를 절상(환율 하락)하면서 위안화 환율이 약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위안화를 공격 타깃으로 삼은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방어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환율 통제력에 대한 믿음이 시장에서 형성되기 전까지 중국 증시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나온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팀장은 “서킷브레이커와 대주주 지분 매각제한 해제 등 연초 증시 불안의 원인이 된 변수들이 어느 정도 안정됐는데도 상하이종합지수가 반등하지 못하는 건 시장이 위안화를 여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위안화 안정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상하이지수 반등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3월 초에 열릴 양회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올해 중국 증시의 방향성을 내다볼 수 있는 가늠자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글로벌비즈팀장(후강퉁데스크)은 “올해 중국 경제의 중요 이슈는 공급과잉을 해소할 구조개혁”이라며 “양회에서 철강 석탄 등 공급과잉 산업의 구조조정 계획이나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한 해외 수출로 공급과잉을 타개한다든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올해 중국 증시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회 전후로 장기투자용 종목 담아라” 설 연휴로 휴식기(8∼10일)에 들어가는 국내 증시도 춘제 이후 중국 증시의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게 현재 중국 증시의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춘제까지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연휴 이후 돌아오면서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겠지만 이는 반짝 상승 재료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다만 중국 증시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만큼 장기적으론 추가 하락보다 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견해도 나온다. 현재 상하이지수는 2,700 선으로 밀려나 올해 들어서만 약 22% 하락했다. 지난해 최고점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이에 따라 여행, 미디어, 정보기술(IT), 전기차 등 성장하고 있는 신(新)경제 산업 위주로 장기투자용 우량종목을 매수할 기회라는 조언이 나온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사무소장은 “지금 상하이지수의 밸류에이션이 2008년 금융위기 시기만큼 싸다”며 “상하이지수의 과거 10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 정도였다면 지금은 약 11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철 팀장은 “양회 전후로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지수가 상승 조짐을 보이는 등 시장이 움직이는 신호가 나타날 때가 투자 타이밍”이라고 말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연초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자 주가지수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ETF는 코스피 같은 주가지수나 원유, 금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게 설정된 펀드다. 일반 펀드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ETF에 투자자금이 몰린 것이다. 하지만 기초자산이나 수익 구조에 따라 ETF의 수익률이 엇갈려 섣부른 투자를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 달 만에 순자산 9000억 원 늘어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현재 국내에 상장된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약 22조5561억 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약 9261억 원 늘어난 것이다. 올해 첫 한 달간 ETF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1월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8851만7279주로 지난해 12월보다 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27억3839만 원으로 56% 뛰었다. 최근 ETF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일부 ETF에 뭉칫돈이 몰렸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일 현재 연초 이후 순자산 증가액이 가장 큰 5개 ETF에만 한 달 사이 1조4871억 원이 몰렸다. 전체 공모펀드와 비교해도 ETF의 순자산 증가 추세가 눈에 띈다. 연초 이후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10개 공모펀드 가운데 4개가 ETF였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덱스레버리지 ETF는 이 기간 순자산이 1조1725억 원 늘어나 ETF 시장의 신규 자금을 쓸어 담다시피 했다. 삼성코덱스레버리지는 전체 공모펀드 중에서도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로 집계됐다. 삼성코덱스레버리지의 운용 순자산은 약 2조8936억 원이다. 이 밖에 한국투자킨덱스200(1087억 원), 미래에셋타이거200(871억 원) 등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의 순자산이 늘었다. ○ “세계 증시 조정 따라 지수 상승에 베팅” 최근 ETF에 자금이 몰린 것은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아 주가지수가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ETF에 돈이 많이 몰렸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를 때 그 상승률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도 그만큼 더 커진다.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었다는 건 기초자산 상승에 확신을 가진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ETF 투자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ETF는 주가지수를 기초로 하는 상품이 많아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이 작다. 해외 주가지수는 물론이고 원유, 금 등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에도 주식처럼 쉽게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기초자산이나 수익 구조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특히 레버리지 ETF처럼 수익이 커지는 만큼 손실 가능성도 큰 상품은 장기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내가 투자하려는 상품의 기초자산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인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투자자가 의외로 많다”며 “ETF의 기초자산과 수익 구조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연초부터 차이나쇼크, 저유가 등 복합적인 악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지난해 말 3,500 선으로 마감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연일 추락하며 3,000 선마저 내줬다. 중국 위안화에 이어 홍콩달러가 투기세력에 흔들리면서 대규모 자금이탈 우려가 중국에서 홍콩으로 번졌다. 국제유가는 공급과잉과 수요 감소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한 끝에 2003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발(發) 한파와 저유가 장기화 우려에 올해 국내 증시와 원-달러 환율도 춤을 췄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2일부터 연일 국내 증시에서 뭉칫돈을 빼내고 있다. 역대 외국인 투자자의 최장 순매도 기록도 갈아 치웠다. 한국뿐 아니라 신흥국 전체가 해외 자금 이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짧게 투자하는 단기상품도 인기다. 단기자금 운용을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KDB대우증권은 ‘KTB전단채증권투자신탁’을 추천했다. KTB전단채증권투자신탁은 전자단기사채(전단채)와 기업어음에 전체 자산의 60∼70%를 투자하는 펀드상품이다. 대우증권이 13일부터 판매하고, 운용은 KTB자산운용에서 맡는다. 전단채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채권을 종이가 아닌 전자로 발행하고 유통하는 금융상품이다. 주로 3개월 만기인 상품이 발행, 거래된다. 만기가 짧아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이 작은 장점이 있다. KTB전단채증권투자신탁의 현재 기대수익률은 2%다. 만기가 짧은 전단채의 특성상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펀드의 기대수익률도 같이 오른다. 환매수수료가 없어 최소 투자기간 제한 없이 자유롭게 환매가 가능하다.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실장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5% 정도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 투자기간이 더 짧으면서 기대수익률은 0.5%포인트 이상 높아 차별화된 상품”이라며 “여유자금을 단기로 운용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중위험·중수익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롱숏 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펀드지만 가입금액 제한 등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공모형 롱숏펀드인 ‘미래에셋스마트롱숏펀드’를 선보였다. 해당 펀드는 시장 환경,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롱숏 전략을 사용한다.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롱포지션)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숏포지션)해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임덕진 미래에셋자산운용 PM본부 이사는 “롱숏펀드는 지속적인 기업 탐방과 평가가 중요한 만큼 운용사의 리서치 역량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롱숏 전략을 적용하는 비중과 주식 투자 비중에 따라 70, 50, 30 등 3종류로 가입할 수 있다.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 펀드는 지난해 10월 운용보고서 기준으로 롱포지션 87.72%, 숏포지션 12.27% 비중으로 운용되고 있다. 해당 펀드의 롱포지션은 70%, 숏포지션은 40% 정도로 유지된다. 롱숏펀드는 롱숏 전략을 쓰기 때문에 일반 주식형펀드나 채권형펀드보다 시장 상황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자본차익을 과세하지 않는다. 해당 상품은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으로 가입할 수 있어 추가 세제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25일 현재 13.72%다.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 미래에셋스마트롱숏30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각각 11.51%, 9.44%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 펀드의 1년 수익률이 11%로 국내 설정된 롱숏펀드 중 가장 높다”며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 30펀드도 각각 2위, 6위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스마트폰을 꺼내 신분증을 촬영하고, 문자메시지로 받은 인증번호를 입력한다. 이어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영상으로 찍는다. 화면에 나타난 숫자들을 순서대로 읽고 촬영을 마치면 신원 확인 뒤 증권계좌가 만들어진다.’ KDB대우증권이 3월 선보일 얼굴·음성 동시 인증 솔루션을 활용한 신분 인증 서비스다. 대우증권이 SK C&C와 손잡고 개발한 이 방식은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촬영한 화면을 대조하고 문자메시지 인증번호 등을 종합해 본인 여부를 판단한다. 이를 활용하면 영업점에 가지 않고 모바일로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은행에 이어 3월부터 다양한 신원 확인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非對面) 계좌 개설 서비스에 나선다.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 온라인 증권 거래 시장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얼굴과 음성이 ‘신분증’ 증권사들은 비대면 계좌 개설을 위해 핀테크를 활용한 신분 인증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영업점에서 직원이 신분증을 대조해 보는 과정을 대체할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신분 인증은 △영상통화 △신분증 촬영 △기존 계좌를 이용한 소액 이체 △통장, 카드 등 전달 시 집배원이나 택배 직원을 통한 신분 확인 △휴대전화 인증 △기타 수단(생체 정보 이용 포함) 가운데 2가지 이상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신분증 촬영, 기존 계좌 활용, 휴대전화 인증 등의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의 생체 정보 인증 플랫폼이 구축되면 이를 활용해 더 다양한 수단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증권의 경우 자체 개발한 얼굴 인식 시스템을 적용하고 이 시스템으로 식별이 어려운 고객은 별도의 인증 수단을 선택하게 하는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 마케팅도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 비대면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해지면서 증권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모바일로 가입하고 투자금을 조절할 수 있는 적립식 상품과 같은 모바일 전용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자산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영섭 대신증권 스마트비즈니스부 팀장은 “영업점 방문 없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다고 해서 고객이 몰리진 않을 것”이라며 “이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마케팅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모바일 고객을 전담하는 스마트사업부를 리테일본부에서 분리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개편했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말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팀을 신설했다. 증권업계는 비대면 거래 확대를 은행보다 지점이 적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반면 생존경쟁이 더 치열해져 증권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인대 대우증권 스마트금융부 팀장은 “경쟁이 치열해 초기에 고객을 얼마나 선점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형 증권사 임원은 “고객이 피부로 느낄 만한 혜택은 결국 수수료 인하인데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대형 증권사 외에는 영업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전자부품 제조사 아이엠텍은 지난해 12월 초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했다가 돌연 미뤘다. 수요예측 결과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기회를 엿보던 아이엠텍은 이달 초 다시 코스닥 입성에 도전했다. 26, 27일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받고 다음 달 3일 상장할 계획이다. 연초부터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다. 지난해 말 상장을 미뤘던 기업들이 연초부터 다시 상장에 나서면서 얼어붙었던 공모주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올해 공모주 시장의 양극화가 예상돼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투자 조언도 나온다. ○ 눈높이 낮춰 ‘상장 재수’ 나선 기업들 22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크리스탈신소재)는 첨단 신소재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상장을 추진했을 때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해 상장을 미뤄야 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크리스탈신소재의 이번 일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80 대 1이었다. 청약증거금만 5009억 원이 모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눈높이를 낮춘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보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지난번 1300만 주였던 공모 주식 수를 930만 주로 줄였다. 공모 희망가도 낮췄다. 다른 기업들도 공모 물량을 줄이고 공모 희망가를 낮춰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공모주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공모주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상반기(1∼6월) 증시 활황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 수가 늘었고 기업 가치에 대한 기대치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7∼12월) 중국발(發) 쇼크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기업들의 상장 연기가 줄줄이 잇따랐다. 예정된 사업계획에 따라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의 마음이 급해졌지만 시장 상황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 이에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빨리 상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연말에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상장 일정이 꼬인 기업이 많다”며 “보통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공모주 물량이 적어 청약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경쟁이 덜 치열할 때가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6개월 내에 상장을 마쳐야 하는 것도 기업들이 서두르는 이유다. ○ 공모주도 부익부 빈익빈, “옥석 골라내야” 하지만 올해 공모주 시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IPO에 나서는 기업이 많을 것이란 점은 이견이 없지만 지난해처럼 시장이 활황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올해는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서 공모주 투자 시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성주완 KDB대우증권 IPO부장은 “지수가 부진해서 오히려 신규로 공급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처음 증시에 입성한 종목은 1, 2년간 지수와 다른 방향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와 같은 대어(大魚)급이 아니면 공모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공모주 흥행에는 안정성보다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다”며 “펀더멘털과 성장성을 담보한 기업의 공모주 청약은 과열 양상을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찬밥 신세가 될 수 있어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증권업계의 ‘돈키호테’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사진)이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한다. 더민주당은 25일 주 사장의 영입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주 사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증권가에서 뜨거운 인물이었다. 2013년 취임한 뒤 전체 직원의 21%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여의도의 칼잡이’로도 불렸다. 증권업계의 관행을 깬 과감한 개혁도 추진했다. 고수익 단타투자로 증권사의 수익을 불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과도한 매매거래를 제한하고 이와 연계된 개인 성과급 제도를 없앴다.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리포트를 쓰기 위해 사내 편집국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는 비판과 더불어 직원들이 대거 이탈하는 등 논란도 많았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경제, 언론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화그룹 측과도 불화설이 나왔다. 임기를 6개월가량 남긴 지난해 9월 한화그룹이 후임자를 내정하면서 사실상 퇴진을 압박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 사장이 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전산회사 한화S&C와의 거래를 거부한 것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반대보고서를 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세계은행 컨설턴트로 일하다 1996년 귀국해 삼성생명을 거쳐 컨설팅기업 AT커니 이사, 삼성증권 전략기획실장,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와 전무를 역임했다. 은사인 정운찬 전 총리를 통해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총리는 “직설적으로 말해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경제정책에 대한 자기 식견이 분명한 사람”이라고 했다. 주 사장은 “김 위원장을 돕고 싶었다. 많은 경제학자가 양극화 문제 등을 얘기하지만 원론적인 얘기 혹은 비분강개 수준에 머물 뿐 대안은 허술했다”며 현실 정치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영입 1호’가 되는 셈이다. 주 사장의 부친인 고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경실련 고문 등을 지낸 진보적 경제사학자다.길진균 leon@donga.com·주애진 기자}
아시아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영국의 대표적 금융회사 바클레이스가 39년 만에 한국에서 철수한다.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잇달아 한국을 떠나면서 동북아 금융허브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가들이 34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며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갈아 치웠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서울지점은 고명섭 주식영업 대표 명의로 “본사 지침에 따라 한국 지점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을 고객에게 발송했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클레이스가 비용 감축을 위해 한국과 대만, 인도 지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직원 60여 명이 근무하는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서울지점은 일부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등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1977년 한국에 진출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2973억 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아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33일)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2일부터 34거래일 연속 순매도(6일 시간외 대량매매로 순매수한 것 제외)가 이어진 것이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국내 시장에서 6조901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핫머니’의 이탈을 최장기 외국인 순매도의 원인으로 분석한다. 저유가로 돈줄이 마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오일머니’, 경제 상황이 나빠진 중국계와 선진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국제금융협회(IIF)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900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이건혁 gun@donga.com·주애진 기자}

결혼을 앞둔 정세영 씨(28)는 얼마 전 벼르고 있던 0.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샀다. 결혼 준비를 위해 지난해부터 다이아몬드 반지 가격을 알아보다가 최근 가격이 하락하자 구매를 결정한 것이다. 정 씨는 “지난해 9월 557만 원 하던 0.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가 501만 원으로 50만 원 넘게 떨어졌다”며 “맘에 드는 반지를 싸게 구입해 이득을 본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올봄 결혼 철을 앞두고 반지와 목걸이 다이아몬드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가 줄어 국제 다이아몬드 원석 값이 떨어지자 제조회사들이 제품 판매가격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금반지는 수요가 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18일 주얼리 회사인 골든듀에 따르면 결혼반지에 가장 많이 쓰이는 0.3캐럿 다이아몬드의 최근 국제시세(라파포트 가격 기준)가 2014년 3월에 비해 15% 정도 떨어졌다. 다이아몬드 제품의 값은 캐럿 중량과 컷(세공), 투명도, 컬러 등의 등급과 환율 등이 반영돼 결정된다. 일부 국내 다이아몬드 제품 브랜드들은 지난해 말 개별소비세 인하와 국제 원석 가격 하락 등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이 덕분에 0.3∼0.5캐럿 제품 가격이 12% 정도 떨어진 것이다. 반면 다이아몬드 제품과 함께 예물 시장의 주요 상품인 금반지 값은 들썩이고 있다. 국제 금값은 2000년부터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1년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금 수요가 늘어 금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등에 금을 공급하는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한 돈(3.75g)짜리 금반지 가격은 지난해 말 18만6900원에서 올해 들어 2주 만에 19만6000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100g 골드바의 가격도 467만7900원에서 492만 원으로 올랐다. 금 가격이 오르자 더 비싸지기 전에 금을 사두려는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돈짜리 금반지는 전달보다 72% 늘어난 2344g이 팔렸다. 최근 한 돈짜리 금반지 가격이 올랐다 해도, 30만 원이 넘었던 2011년 9월에 비해 36%가량 싼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사치재인 다이아몬드 원석 값은 하향 안정세, 안전자산인 금값은 단기 상승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 금 생산량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이 금리를 급하게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금값의 단기 상승을 점치는 이유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나 금에 대한 무리한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경하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디플레 우려로 금값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금을 거래할 때 부가가치세 등의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정연 pressA@donga.com·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