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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해 433억 원의 뇌물 공여 및 94억 원의 횡령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영장 청구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있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구속영장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을 분명한 대가 관계가 입증돼야 하는 ‘제3자 뇌물’로 판단한 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또 삼성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소유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지원금을 보낸 것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준 ‘뇌물’로 구속영장에 적시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따라서 18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특검팀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 간에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단 출연금 뇌물로 볼 수 있나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에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204억 원의 출연금을 ‘제3자 뇌물’로 적었다. 반면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재단 출연금을 뇌물로 보기 힘들다며, 대기업의 재단 출연에 관여한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에게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해 기소했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 특검이 이렇게 검찰과 다른 판단을 한 근거는,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015년 7월 독대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이 부회장에게 △재단 출연 △승마협회 지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이 세 가지 요구가 모두 삼성 계열사 합병을 통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박 대통령이 도운 대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합병이 이뤄진 다음 재단에 돈이 들어갔는데,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먼저 합병 청탁을 했다는 분명한 근거가 없다면 ‘제3자 뇌물죄’로 보기 모호하다”고 말했다. 특검이 삼성뿐만 아니라 SK,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들의 재단 출연 경위를 수사하는 데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삼성의 경우 민원(합병)이 먼저 성사됐기 때문에 사후 수뢰죄라는 게 특검의 판단인데, 이런 식이라면 수많은 민원이 있는 대기업들을 모두 ‘제3자 뇌물죄’로 엮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검사장 출신인 한 변호사는 “두 재단에 출연한 대기업 53곳 중 돈을 낼 당시 정부에 ‘아쉬운 사정’이 있었던 곳만 골라 뇌물죄로 수사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부정한 경영권 승계 청탁’ 입증 가능한가 특검이 ‘제3자 뇌물죄’를 입증하려면 그 전제 조건인 이 부회장의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한 청탁’부터 입증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 합병이 되도록 도움을 달라”고 청탁한 사실이 확인돼야 하는 것. 삼성 측은 줄곧 “박 대통령의 강압으로 어쩔 수 없이 최 씨 모녀를 지원했지만 어떤 청탁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특검도 수사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 청탁의 뚜렷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점을 감안한 듯 특검 관계자들은 “부정한 청탁이 꼭 명시적 언어로 오가야 하는 게 아니라 부정한 대가 관계만 있으면 성립한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한 부장판사는 “삼성의 재단 출연 목적이 이 부회장 개인의 이익을 챙기려는 것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려면 전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과 최 씨, ‘이익 공유’ 했나 특검은 삼성이 최 씨의 독일 법인에 송금한 돈을 박 대통령에게 직접 준 뇌물로 보고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했다. ‘제3자 뇌물죄’와 달리 구체적인 부정 청탁이 없더라도 박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만 입증하면 되기 때문에 특검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괄적 뇌물’이 되려면 ‘최 씨의 이익=박 대통령의 이익’이라는 등식이 성립해야 한다. 특검 관계자는 “두 사람이 ‘이익 공유’ 관계라는 증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법원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최 씨가 받은 돈이 ‘박 대통령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받은 것’이라고 입증할 정도로 수사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며 “판례상 가족 간에도 ‘이익 공유’는 잘 인정을 안 하는데, 특검이 박 대통령과 최 씨의 ‘이익 공유’ 관계를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법조계에선 이 부회장 구속영장이 심각한 법리적 논쟁을 촉발할 것을 특검이 알면서도 법원에 판단의 책임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장관석 jks@donga.com·허동준 기자}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4기)가 맡는다. 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조 부장판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판결을 내리는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충남 부여 출신인 조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2년 사법시험과 행정고시를 같은 해 합격해 1998년 대구지법에서 처음으로 판사를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 판사 3명 중 선임인 조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부터 대형 형사사건이 몰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피의자들의 구속 여부를 결정해왔다. 조 부장판사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 5건 중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전 장관(60), 정관주 전 1차관(53),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56) 등 4명의 영장은 발부했다. 하지만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57)의 구속영장은 “김 전 수석의 역할 등을 감안할 때 구속 사유 및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또 조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검찰이 1750억 원대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법리상 다툴 부분이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았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해 400억 원대 횡령과 뇌물공여, 위증 혐의를 적용해 16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승마협회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해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 부회장은 독대 직후, 그룹 미래전략실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열어 박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했는데 특검은 이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주재 회의 직후, 최순실 씨(61·구속기소) 소유회사인 독일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228억 원대 승마훈련 지원 계약을 맺어 78억 원을 실제로 지급했다. 특검은 최 씨 일가에 지원한 돈이 삼성전자의 회삿돈이라는 점을 들어, 이 부회장에게 횡령 혐의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최 씨의 존재를 뒤늦게 알았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위증이라고 판단했다. 또 특검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자금 204억 원도 뇌물 액수에 포함시켰다.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박 대통령과 독대 후 회의를 연 건 맞지만, 자금을 지원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또 "박 대통령이 여러차례에 걸쳐 강하게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최 씨 일가를 지원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특혜를 주도한 혐의로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62)에 대해서는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비선 진료’ 본격 수사 특검은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를 14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번 주 중으로 최 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 씨와 서창석 전 대통령 주치의(현 서울대병원장)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밖에 최 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약품을 대리 처방해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만 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전 대통령 자문의)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에서 비롯한 비선 진료 의혹은, 앞서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바 있다. 특히 2014년 2월부터 정식 검문을 받지 않고 수차례 청와대를 드나든 성형외과 원장 김 씨는 이번 의혹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꼽힌다. 전문의도 아닌 김 씨가 대통령 자문의사단에 포함되고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된 과정을 특검은 살펴보고 있다. 김 씨의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가 만든 화장품이 청와대 명절 선물로 채택된 경위를 밝히는 것도 수사 대상이다. 청와대에서 ‘무자격 의료시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도 특검은 조만간 불러 시술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은 이들이 청와대를 드나든 과정에서 당시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 원장과 서 원장이 이들의 출입과 시술 사실을 알고도 방조한 정황이 드러나면 직무유기 등 형사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최경희 전 총장도 곧 소환 특검이 김 전 학장에게 14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 씨를 둘러싼 이화여대 비리 의혹 수사도 정점을 향하고 있다. 앞서 특검은 정 씨에게 입학 또는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이화여대 남궁곤 전 입학처장(56)과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51)를 구속했다. 특검은 정 씨의 입학 전부터 김 전 학장이 최 씨와 정 씨를 잘 알고 지낸 정황을 파악했다. 또 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최 씨에게 부탁해 호서대 주모 교수를 재단 등기이사로 앉힌 사실을 확인했다. 주 교수는 김 전 학장의 제자다. 특검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56·구속 기소)으로부터 “김 전 학장에게 ‘정윤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에게 신경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정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류 교수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류 교수에게 최 씨와 정 씨를 소개하며 ‘잘 봐 달라’고 세 차례나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학장은 지난해 12월 15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 씨 입학 전엔 정 씨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당했다. 특검은 이번 주에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도 정 씨의 부정 입학을 도운 혐의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은 14일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64)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청와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51)을 이번 주 내 각각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으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삼성뿐 아니라 SK, 롯데, 부영 등 다른 대기업의 박 대통령과 최 씨에 대한 로비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전자가 2015년 9, 10월 최 씨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의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승마 지원 명목으로 78억 원을 송금한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정부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지원’ 요청을 받고 최 씨 모녀에게 돈을 보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과 최 씨는 뇌물 수수, 이 부회장은 뇌물 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횡령과 배임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구속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으로부터 청와대의 지시로 국민연금에 삼성 계열사 합병 찬성 의결을 압박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합병 성사 직후 삼성전자가 최 씨 모녀의 독일 법인과 200억 원대 승마 지원 계약을 맺은 정황도 확인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특검에서 “박 대통령의 강한 요청을 거부할 수 없어서 최 씨 모녀의 독일 법인에 돈을 송금한 것”이라며 “삼성 계열사 합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SK가 면세점 사업 인허가 특혜와 최태원 SK 회장의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 출연을 한 것인지 수사 중이다. 면세점 인허가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는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가 출국 금지됐다. K스포츠재단 측에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경기 하남 체육센터 건립을 지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도 출국 금지됐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덴마크에서 체포된 최순실 씨(61)의 딸 정유라 씨(21)의 조속한 국내 압송을 위해 독일 정부에 정 씨의 비자 무효화를 요청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앞서 우리 정부는 정 씨의 여권을 무효화했지만, 독일 정부가 발급한 비자는 여전히 유효해 이를 근거로 정 씨가 계속 해외에 체류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씨의 여권은 이날 밤 12시에 효력을 상실했다. 특검은 그간 정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와 동시에 여권 무효화를 추진해왔다. 여권 무효화를 근거로 덴마크 정부가 정 씨의 강제추방 및 범죄인 인도를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검은 이에 더해 독일 정부에 “정 씨의 비자는 유효한 여권을 전제로 발급됐지만, 여권이 무효화됐다”며 비자 취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정 씨가 독일과 함께 유럽연합(EU)에 속한 국가인 덴마크에 머무를 법적 자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여권 무효화 이후에도 정 씨는 독일 정부가 발급한 비자의 유효기한이 남아 있는 동안 덴마크와 독일 등 EU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정 씨의 비자를 무효화하면 정 씨는 덴마크에서도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것. 비자 무효화가 이뤄지면 덴마크 정부가 정 씨를 추방할 가능성이 높아져 정 씨의 신병을 이른 시일 안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특검은 기대하고 있다. 정 씨가 체포되면서 정 씨가 머물러 온 덴마크 집의 200만 원이 훌쩍 넘는 월세를 누가 낼지 관심이다. 정 씨는 체포 직후인 2일 올보르 법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수중에) ‘땡전 한 푼’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덴마크 집에는 정 씨의 아이(2)와 보모가 정 씨가 키우던 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정 씨의 덴마크 집 주인 수잔 슈미트 부부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 씨가 지난 3개월 치 월세는 모두 냈지만 이번 달 월세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슈미트 부부는 “정 씨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며 “만약 (정 씨가) 우리 뒤통수를 치면 바로 쫓아내버리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한편 정 씨의 말 거래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올보르 북동쪽 외곽 헬그스트란 승마장 측은 기자를 보자마자 “2분 안에 사라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고함을 칠 정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승마장 대표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 씨는 삼성이 정 씨를 위해 구입한 명마 ‘비타나V’와 ‘살바토르31’의 거래를 중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올보르=조동주 특파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사용한 태블릿PC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한 인물은 다름 아닌 최 씨가 특별히 아꼈다는 조카 장시호 씨(38·구속 기소)였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 씨는 10일 장 씨가 ‘자발적으로’ 특검에 본인의 태블릿PC를 임의 제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 접견 과정에서 최 씨는 “이게 또 어디서 이런 걸 만들어 와서 나한테 덤터기를 씌우려 하냐”며 “뒤에서 온갖 짓을 다 한다”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분노한 배경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1월 검찰에 소환된 최 씨의 언니이자 장 씨의 모친 최순득 씨는 남편과 함께 최 씨와의 대질조사 과정에서 “유진이(장시호 씨의 개명 전 이름)만은 살려 달라”며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고 한다. 이후 진술에서 최 씨는 장 씨를 위해 일부 혐의를 시인했는데 믿었던 장 씨가 새 범죄 사실이 담긴 증거물을 제출해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장 씨는 특검에서 “독일에 있던 이모(최 씨)가 전화를 해서 ‘짐 좀 가지고 있으라’고 말해 태블릿PC와 청와대 쌀, 존 제이콥스(최 씨의 단골성형외과 원장 김영재 씨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이모 집에서 들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또 해당 태블릿PC는 최 씨가 2015년 7월경부터 11월경까지 사용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태블릿PC에 저장된 이메일 계정 등을 분석해 최 씨 소유임을 확인했다. 최 씨와 조력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이 독일 코레스포츠 설립과 삼성 지원금 수수 등에 대해 다수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기록도 확보했다. 2015년 10월 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의 박 대통령 발언 자료 중간 수정본도 발견됐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네거티브 대응 전략’까지 총괄한 사실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에 포함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검찰은 최 씨가 국정 농단 혐의를 부인하는 데다 정 전 비서관마저 박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자 그간 공개하지 않은 녹취록 224건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녹취록 등 17건을 우선 법원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 崔 “‘이정희, 27억 원부터 토해 내라’고 해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5일 법원에 제출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취록에는 박 대통령이 2012년 12월 10일 열린 대선 후보 TV 2차 토론을 앞두고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며 ‘박근혜 저격수’를 자처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후보는 같은 달 4일 1차 TV 토론에서 박 대통령이 10·26사태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 측에서 생활비로 6억 원을 받은 일을 두고 “당시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30채 값으로 지금 시가로 300억 원이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냈느냐”며 박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 씨는 당시 박 대통령에게 “이 후보에게 ‘27억 원이나 먼저 토해 내라’고 맞받아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가 당시 대선 후보로 등록하며 국고보조금 27억 원을 받았지만 선거 직전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며 사퇴 가능성이 높아지자 ‘먹튀 논란’이 일고 있던 점을 들어 이 후보에게 대선 완주 의지가 있느냐는 역공을 펴자는 취지였다. 박 대통령은 실제로 2차 TV 토론에서 최 씨의 제안대로 “(이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한데 끝까지 갈 생각 없이 27억 원을 받으면 ‘먹튀법’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불과 6일 전 토론에서 “6억 원은 아버지가 흉탄에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과 막막한 상황에서 경황없이 받았다”고 말하던 수세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 崔, 황우여-이정현 발언 수위까지 조율 박 대통령은 2012년 10월 정수장학회 의혹 해명 기자회견 준비도 최 씨와 함께 했다. 부산 출신 사업가인 고 김지태 씨가 헌납한 재산으로 정수장학회가 세워졌고 이 장학회에 박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당시 박 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의 큰 줄기였다. 녹취록에는 최 씨가 박 대통령과 함께 황우여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이 할 발언 수위까지 조율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 공보단장은 언론에 “(2012년 당시) 33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문제만 가지고 당시 열 살이던 박 후보를 야당이 정치적으로 공격한다”고 해명했다. 황 위원장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정수장학회는 민간 법인이어서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을 거든 바 있다. 두 사람의 발언이 녹취록에서 논의된 내용과 일치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녹취록에 따르면 최 씨는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박 대통령에게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개진하고 이 중 상당 부분을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는 최 씨가 발언하면 박 대통령이 “맞아 맞아” 하며 동의하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고 한다. 또 어떤 대목에서는 최 씨가 박 대통령의 말을 자르는 장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 대화 당시 간혹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배석했지만 그 말고는 다른 사람이 함께한 흔적은 없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과 최 씨가 대화할 때 배석해 수기로 대화 내용을 메모했지만 보다 완벽하게 대화를 복기하려고 녹음을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장관석 jks@donga.com·허동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철학으로 제시한 ‘3대 국정기조’(문화융성-경제부흥-국민행복)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논의를 거쳐 나온 사실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정 전 비서관의 녹음파일에는 최 씨가 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일정관리와 메시지를 총괄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에 최 씨와 나눈 대화가 담긴 정 전 비서관의 녹취록을 최근 법원과 헌법재판소에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취임식을 앞둔 2013년 2월 중순 최 씨와 국정기조에 들어갈 표현을 논의하면서 “국민교육헌장을 가져와 보라. 좋은 말이 많이 나온다”고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했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8년 만든 국민교육헌장이 현 정부 3대 국정기조의 원전(原典)이 된 것이다. 박 대통령과 최 씨는 이어 ‘창조’ ‘문화’ 등의 단어를 놓고 함께 고심했다.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창조문화’로 할까, ‘문화창조’로 할까”라고 의견을 구하는 식이다. 녹취록에는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문화융성’으로 하자”고 의견을 피력하자 최 씨가 “문화·체육융성’으로 하자”고 제안하는 내용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면 역풍을 맞는다”고 지적하자 최 씨는 ‘문화융성’이라는 표현에 동의했다. 특검 안팎에서는 ‘체육’을 국정기조 전면에 내세우면 스포츠를 우민화(愚民化) 정책으로 활용한 권위주의 정권을 연상시킨다는 걱정을 한 것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행복’은 박 대통령과 최 씨가 “(국민들이) 살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하던 끝에 3대 국정기조에 포함됐다. ‘경제부흥’은 순전히 최 씨의 아이디어로 반영됐다. 이후 박 대통령은 최 씨와 논의한 대로 2013년 2월 25일 정부의 3대 국정기조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제시했다. 청와대는 같은 해 5월 국무회의에서 3대 국정지표에 ‘평화통일’을 추가한 ‘4대 국정기조’를 확정했다.허동준 hungry@donga.com·장관석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소위 ‘기 치료 아줌마’ 등 비선 의료진의 청와대 관저 출입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에게 보고한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2013년 5월 12일 오후 9시, 이 행정관은 “아주머니 이상 없이 모셨고, ‘대장님’도 지금 들어가셨습니다”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고했다. 이 행정관은 같은 달 16일 0시에는 “기 치료 아주머니 이상 없이 마치고 모셔드렸습니다. 쉬십시오. 내일 뵙겠습니다”라고, 또 같은 해 6월 2일 오후 9시경에는 “아주머니 도착해서 대장님 지금 들어가셨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정 전 비서관에게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이 행정관 휴대전화 분석 작업에서 밝혀졌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이 행정관 문자메시지의 ‘대장님’에 대해 “박 대통령을 뜻한다”라고 진술했다. 또 ‘기 치료 아주머니’가 청와대에 출입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님께 지압을 해 드리기 위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진술했다. 특검은 ‘기 치료 아주머니’가 주로 오후 9시쯤 이 행정관의 카니발 차량을 타고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은 ‘기 치료 아주머니’의 신원을 조사 중이며, 또 다른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백모 씨(73·여)의 행적도 쫓고 있다. 소위 ‘주사 아줌마’, ‘백 실장’으로 불리는 백 씨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소개로 청와대 관저를 출입하며 박 대통령에게 주사 시술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는 덴마크에서 체포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주사 아줌마 백 실장님이 누군지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백 씨는 2005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무면허로 태반 및 로열젤리 주사를 놓는 등 상습적으로 불법 시술을 한 혐의(보건범죄단속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1997년과 2003년에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와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백 씨의 청와대 관저 출입이 확인될 경우 청와대가 무면허 시술 전과자에게 대통령 시술을 맡긴 셈이어서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또 최 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이자 박 대통령을 청와대 관저에서 진료한 김영재 씨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와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박 대표는 정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와이제이콥스의 성형수술용 실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 수출이 될 것 같은지 알아봐 달라”며 사업 청탁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조윤선 장관(51) 등 수뇌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대비해 지난해 말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61)을 접촉해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특검에 포착됐다. 앞서 유동훈 문체부 2차관(58)은 조 장관의 지시로 지난해 12월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57)에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직을 제안하며 회유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유진룡에게 “가까운 후배들 인사 배려하겠다” 8일 특검과 문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지난해 말 유 차관과 문체부 출신인 신현택 전 여성가족부 차관에게 유 전 장관을 접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 차관과 신 전 차관은 유 전 장관을 만나 “(유 전 장관의 후임) 김종덕 전 장관 때 득세한 인사들을 정리하겠다” “유 전 장관을 따르다 피해를 본 인사들을 배려하는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특검은 신 전 차관이 유 전 장관을 접촉한 결과를 조 장관에게 보고한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특검은 또 3일 유 차관을 소환해 유 전 장관 접촉을 시인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유 전 장관이 국회 청문회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와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문체부 내부의 난맥상을 폭로하지 않도록 조 장관 측이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제안을 받은 뒤 언론 접촉을 안 하고 잠시 해외로 출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장관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조 장관 측의 회유 시도와 청와대의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를 모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대국민 사과 검토” 문체부는 블랙리스트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동아일보 보도로 유 전 장관 등에 대한 회유 시도 정황까지 알려지자 대국민 사과를 검토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실국장들이 ‘블랙리스트 문제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고, 특검 수사도 받게 된 만큼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조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조 장관은 “사과 필요성은 동감하지만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시기와 방법을 고민해 보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와 은폐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7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과 신동철 전 대통령정무비서관 등을 소환했다. 또 8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문화예술인들의 정치적 성향을 근거로 리스트를 만들어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보고 김 전 장관과 김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또 조 장관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조만간 직권남용과 국회 청문회 위증 등의 혐의로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 두 사람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특검은 9일 오전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특검은 최 실장 등을 상대로 삼성 측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에게 승마훈련 경비 등을 지원하게 된 배경에 박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허동준 hungry@donga.com·김정은·장관석 기자}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재석)는 6일 차량 배출가스 시험 성적서 등을 위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이사 윤모 씨(52)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이사가 배출가스 신고를 할 때 자체 측정한 시험 성적서를 제출하면 인증기관이 서류의 변조 여부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씨가 역사가 깊은 브랜드를 가진 글로벌 기업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대규모 인증 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사회적 경제적 폐해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윤 씨는 2010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배출가스 시험 성적서, 연료소비효율 시험 성적서 등을 조작해 인증서를 발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폴크스바겐 ‘골프 1.4 TSI’ 모델이 배출가스 시험에서 인증 부적합 판정을 받자 전자제어장치(ECU)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해 인증을 받아 낸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윤 씨가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대표(62)와 공모해 미인증 자동차를 수입한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임직원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가습기 살균제 사용과 피해자들의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69) 등에게 적용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진 지 약 5년 반 만에 나온 첫 형사처벌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6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해 이를 사용한 피해자들을 폐 손상으로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으로 기소된 신 전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균제 원료 물질의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거짓 문구 등을 제품 용기 라벨에 표기해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며 “제품 안전성의 최고책임자로서 주의 소홀로 큰 인명피해를 일으켜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옥시 연구소의 조모 소장(53)과 김모 전 소장(56),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제조사 대표 오모 씨(41)에게도 각각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징역 7년형은 이들에게 적용된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을 때 내릴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이다. 이들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약 453만 개를 제조·판매해 이를 사용한 소비자 73명이 숨지는 등 모두 181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옥시 제품을 모방해 자체브랜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유통업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들에게도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옥시 등 법인 3곳에 벌금 1억50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신 전 대표에 이어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를 지낸 존 리 씨(49)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존 리 대표가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이나 라벨 표시 문구가 거짓이라고 의심할 만한 보고를 받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신 전 대표 등에게 적용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상습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신 전 대표 등이 사전에 제품의 위험성을 알지 못했고,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할 때 사기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적용된 혐의 중 법정형이 가장 높은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아 실제 형량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 피해자 가족과 시민단체 등 방청객 200여 명은 선고 과정을 지켜봤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임성준 군(14)의 어머니 권미애 씨(41)는 선고 직후 “성준이는 지금 15년째 앓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데 고작 7년으로 죗값을 치를 수는 없다”며 납득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피해자 가족과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와 유족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도 동떨어진 어처구니없는 판결”이라고 성토했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지난해 8월 한국을 떠나 유럽에서 도피 행각 중 체포된 정유라 씨(21)는 언제쯤 한국에 올까. 정 씨는 덴마크에서 아들(2)을 돌보는 가사도우미, 승마 훈련을 돕는 마필관리사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측근으로 최 씨의 지시에 따라 정 씨의 도피 생활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 “정유라 압송 시점 불투명” 그러나 정 씨의 신병 인도 시점은 현재 불투명하다. 덴마크 현지의 상황이 유동적인 탓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일단 덴마크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정 씨 측에 자진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정 씨가 어린 자녀와 함께 있는 만큼 자진 귀국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사관을 현지에 파견해 정 씨를 조사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정 씨가 자진 귀국을 거부할 것에 대비해 특검은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도 요청한 상태다. 대사관 직원이 정 씨에게 여권 무효 조치 공문을 전하면 정 씨 여권은 즉시 무효가 된다. 하지만 정 씨가 유효 기간이 남은 체류비자를 가지고 있다면 강제 추방을 면할 수 있다. 현지에서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특검은 법무부를 통해 덴마크 정부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했다. 도주 우려가 있는 범죄인의 구속을 해당 국가에 요청하는 제도다. 덴마크 경찰이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한 피의자를 최장 72시간만 구금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특검이 내린 조치다. 덴마크 경찰은 “덴마크 검찰이 한국의 최종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며 “범죄인 인도 요청이 올 때까지 정 씨의 구금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진 정 씨가 신병 인도 거부 소송을 낼 경우 입국이 장기간 늦어질 수 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후 체포영장이 발부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 씨(51)는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압송을 당하지 않기 위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 독일과 덴마크 오가며 도피 행각 경찰청과 최 씨 측근 등에 따르면 덴마크 올보르 시 크리스티안스민데 지역의 단독주택에서 검거된 정 씨는 가사도우미 고모 씨(66·여)와 마필관리사 이모 씨(27), 그리고 수행원인 또 다른 이모 씨(27) 등과 함께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검거 당시 정 씨가 데리고 있던 아들은 사실혼 관계였다 헤어진 전남편 신주평 씨(22)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 씨는 2015년부터 정 씨와 함께 독일에서 거주하며 최 씨가 없을 경우 보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씨가 전남편 정윤회 씨와 함께 한국에 살 당시 입주 도우미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또 다른 가사도우미 A 씨는 “최 씨가 정 씨와 손자를 걱정해 고 씨를 독일로 함께 보냈다”고 전했다. 마필관리사 이 씨는 최 씨의 페이퍼컴퍼니인 코레스포츠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정 씨의 해외 승마 훈련을 도왔다. 정 씨는 독일과 덴마크를 오가며 도피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올보르는 정 씨가 최 씨와 함께 머물던 독일 헤센 주 슈미텐 지역과 약 940km 떨어진 곳으로 차량으로 10시간 거리다. 공항과 기차역이 가까워 주변 국가로 이동하기 편리한 교통의 요지다. 정 씨는 지난해 8월 출국 직후부터 슈미텐에 머물다가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이 불거지자 행방을 감췄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올보르에서, 그 두 달 뒤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목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집 안에는 온통 개와 고양이 정 씨는 체포 당시 회색 겨울 파카에 달린 모자를 눌러쓰고 경찰차에 올랐다. 경찰에는 스스로 인터폴 적색수배자라고 밝혔다. 정 씨는 현지 경찰 조사에서 승마 관련 일을 하기 위해 덴마크에 머물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다음 날인 2일 오후 1시(현지 시간) 도착한 집 앞에는 그동안 정 씨 일행이 도피 과정에서 타고 다녔다던 검은색 밴이 세워져 있었다. 차 안에는 어린이 카시트가 장착돼 있었다. 집 옆 작은 창고에는 고양이 5마리가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자 방 안에서 개 2마리가 심하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1층 방 안에는 다른 고양이 2마리가 창밖을 보고 있었다. 곳곳에 개와 고양이 배설물이 있었다. 이 집에는 승마 관련 물품도 보관돼 있었다. 정 씨가 승마 훈련을 하며 선수 생활을 계속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올보르 외곽에는 정 씨가 타던 말을 소유한 헬그스트란 승마장이 있다. 정 씨가 머물던 집 쓰레기통에서는 즉석용 밥과 라면, 통조림 햄 등 한국 음식 포장지가 발견됐다. 올보르에는 한국인이 30명 정도 살고 한국 식당도 없다.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정 씨가) 이곳에서 살았다. 처음에는 차량 3대가 있었으나 한 달 정도 뒤에는 2대가 사라졌다. 정 씨와 함께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3명은 다음 날 아침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은 밤에 테라스에서 자주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이 집에 사는 남자에게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묻자 ‘공부하러 왔다’고 답했다”며 “‘대학에 다니느냐’고 묻자 웃으면서 ‘말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올보르=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박훈상·허동준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가 덴마크에서 체포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 정 씨의 국내 압송까지 거쳐야 할 관문이 남아 있지만 특검 안팎에서는 정 씨의 체포가 최 씨의 입을 열고 국정 농단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검이 체포영장 청구 당시 적용한 정 씨의 혐의는 이화여대 입학 비리 및 학사 부정과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다. 체육특기자로 입학한 과정, 독일에 체류해 시험도 치르지 않은 정 씨가 무난히 학점을 받을 수 있었던 경위가 모두 수사 대상이다. 특검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별도의 범죄를 인지해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나오지 않은 범죄여서 혐의 구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정 씨가 독일 현지에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거나 최 씨가 세운 법인 비덱스포츠의 회삿돈을 빼돌리는 데 공모한 의혹 등을 수사할 가능성이 있다. 정 씨는 특검 입장에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는 최순실 씨의 태도를 바꿀 ‘압박 카드’의 의미가 있다. 최 씨 모녀의 변호인과 검찰 관계자 등은 “최 씨가 딸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한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당시 정 씨의 신병 확보가 화두가 되자, 최 씨는 자신의 변호인에게 “검찰에 어디까지 협조하면 되느냐. 내가 어떻게 진술해야 되느냐”고 상의한 적도 있다고 한다. 특검에서 정 씨가 어떤 진술을 할지도 관심사다. 정 씨의 지인들은 “정 씨가 다혈질이라 심사가 꼬이면 앞뒤 안 재고 ‘폭탄발언’을 쏟아내는 스타일”이라고 평한다. 정 씨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내밀한 관계나 최 씨와 가까운 고위 공직자, 정치인들의 이름을 진술할 경우 특검 수사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와 최 씨의 언니 최순득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의약품 대리처방 비용을 직접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개혁보수신당 황영철 의원이 최 씨의 단골 병원 차움의원에서 제출받은 영수증을 확인한 결과 최 씨는 2011년 1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12차례에 걸쳐 113만 원의 진료비를 냈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혈액검사 비용 29만6600원도 포함됐다. 최순득 씨도 15차례에 걸쳐 110만 원의 진료비를 냈다. 최 씨 자매의 진료기록부에 ‘박 대표’ ‘대표님’ ‘안가’ ‘VIP’ ‘청’ 등이 표시된 진료기록 29건 중 실제 처방이 이뤄지지 않은 2건을 제외한 27건의 비용을 최 씨 자매가 냈다는 것. 앞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자신이 직접 청와대로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들고 갈 때 ‘안가’ ‘청’이라고 적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씨 자매가 사실상 박 대통령의 의료비용을 대신 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8일 박 대통령에게 차명으로 처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비선 진료 및 대리 처방,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울 강남구 김영재의원과 김상만 씨(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의 자택 및 사무실, 차움의원, 서울대병원도 포함됐다. 김 씨는 박 대통령의 주사제 처방을 최순실 씨에게 대리 처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검은 또 30일 미국 출국이 예정돼 있던 조여옥 대위를 출국금지하고 조만간 재소환할 계획이다. 특검은 이날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사무실과 자택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업무용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서 원장이 비선 진료를 방조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특검은 최순실 씨의 재산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약 40명에 대한 재산 내용 조회를 28일 요청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허동준·김호경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의 정점에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와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이 있다고 보고 있다. 리스트를 받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관계자들이 “청와대 구중심처(九重深處)의 아이디어”라고 추측했던 것과도 맞아떨어진다. 특검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통해 블랙리스트 작성 및 전달 과정의 전모를 파악했다. 특검이 파악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메커니즘은 ‘최 씨→ 박 대통령→ 김 전 비서실장→ 정무수석비서관실’로 요약된다. 최 씨가 박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사실상 작업을 주도했고, 박 대통령은 김 전 비서실장에게 해당 구상을 실현하라고 지시해 정무수석실이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후 리스트는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 실무자 등에게 전달됐다. 정권 차원에서 문화예술계 인사 9400여 명을 찍어내려 한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 인물들을 걸러내 좌편향으로 모는 ‘김기춘 식 공안통치’, 최 씨의 사업 이권을 위한 예산 편성과 인사 분류 구상이 빚어낸 작품이 곧 블랙리스트라는 것이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최 씨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최 씨와 박 대통령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한 정호성 전 청와대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을 추궁하고 있다. 특검은 김 전 실장이 총괄하는 대통령비서실 산하 정무수석실 외에 국가정보원도 리스트 작성에 동원된 의혹을 수사 중이다. 블랙리스트 작성을 위한 기초 정보 수집 과정에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사실상의 ‘민간인 사찰’이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국정원은 국가기관과 정당, 언론사 등 민간을 대상으로 한 정보활동을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 논란에 다시 휘말릴 수 있게 됐다. 최 씨 주변 인물들은 검찰 수사와 특검 조사에서 “최 씨는 자신의 호불호나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단체나 인물을 리스트에 포함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자신이 미르재단과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통한 문화부문 사업의 장애물들을 치우는 데 블랙리스트를 도구로 썼다는 취지다. 특검은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1차관을 블랙리스트 수사의 우선 타깃으로 삼았다. 두 사람은 정무수석실에서 수석과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일하다 시차를 두고 문체부로 자리를 옮겼다. 특검은 최 씨가 조 장관과 정 전 차관을 문체부에 보내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와 별 관련이 없는 두 사람의 임명이 최 씨 자신의 사업은 물론이고 국정 농단이 수면 위에 떠오를 것에 대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리스트 수사는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리스트의 존재 및 성격을 밝히는 일 자체가 박 대통령이 언론 및 사상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헌법 위반 사안을 규명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특검 역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김 전 실장 등의 직권남용 혐의에 국한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대통령정무수석실이 작성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그동안 의혹으로 떠돌았던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검열하고 지원을 배제하려던 행태가 특검 수사로 드러나게 됐다. 특검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 재직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을 출국금지하고 27일 오전 10시 소환해 조사한다. 특검은 이 블랙리스트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교감하에 대통령정무수석실 등을 거쳐 작성된 것으로 보고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집중 수사 중이다. 특검은 또 이날 서울 종로구 김 전 실장의 자택과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 및 차관의 집무실, 리스트 관리 의혹이 제기된 예술정책국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조 장관은 10월 국정감사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한 적이 있다. 특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조만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박 대통령 지시로) 대부분의 문건을 최 씨에게 넘겼다. 최 씨를 거치면 박 대통령의 의사 결정이 빨라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대면보고보다 서면보고를 선호한 이유 중에도 국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최 씨에게 정확한 정보를 손쉽게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씨는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올 상반기까지도 청와대 주요 내부 문건을 보고받은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추가로 확인됐다.장관석 jks@donga.com·허동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청와대-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으로 이어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수사를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문형표 당시 복지부 장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 의결을 내도록 지난해 7월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문 전 장관을 27일 오전 9시 반에 소환한다. 특검은 청와대가 문 전 장관에게 이를 지시한 단서를 잡고 김진수 대통령보건복지비서관의 자택도 26일 압수수색했다. 특검이 이날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소환하는 동시에 문 전 장관, 김 비서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청와대의 지시 아래 문 전 장관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뇌물죄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단서를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해 특검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를 전후해 삼성 측에서는 2015년 7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20)에 대한 지원 사안을 문자로 긴밀히 협의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또 국민연금 측에서는 합병 찬성 의결권 행사 이전에 삼성을 도우려는 노골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는 점도 검찰에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에서 “삼성 경영권 문제가 원만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언급한 사실도 검찰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들은 뇌물공여죄 적용을 피하기 위해 이런 정황을 부인하거나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사전에 협의를 한 뒤에 뇌물을 준 구도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에는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홍 전 본부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에 따른 피의자로 이미 입건한 상태다. 문 전 장관, 김 비서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했다. 삼성 합병 당시 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지시가 있었고, 그 지시를 따른 국민연금 기금 운용 결정권자가 손해를 일으켰다는 구도로 특검은 보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합병 의결 찬성 당시 예외적으로 외부 전문가 그룹인 전문위원회 의견을 생략하고 투자위원회의 결정만으로 찬성을 의결했다. 한편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정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정 씨에게 가급적 귀국해 조사받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해외 은닉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했다. 재산 추적 경험이 많은 변호사 1명과 역외 탈세 조사에 밝은 국세청 간부 출신 1명을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했다. 특검은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최태민 씨의 의붓아들인 조순제 씨가 남긴 녹취록 등을 넘겨받아 최 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또 24일 오후 2시 최 씨를 소환 조사한다. 지난달 3일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된 최 씨가 특검에 소환되는 것은 처음이다. 특검은 24일 오전 10시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도 소환 조사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에 대한 삼성그룹의 뇌물 공여 혐의와 관련해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 평가를 맡은 국민연금공단 관계자와 보건복지부 관련자를 23일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수뢰 혐의 피의자로 수사 중인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출국금지)에게 뇌물 공여의 형사 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자택을 압수수색 중이라는 보도를 부인했다. 특검 주변에서는 “압수수색을 집행하기 전에 언론에 먼저 보도돼 압수를 취소했다”는 말과 함께 “특검 내부에 정보를 유출하는 인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역정보를 밖에 흘린 것”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