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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촛불문화제가 경찰에게 방해를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이긴 강정마을 주민들이 항소심에선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판사 심규홍)는 10일 김모 씨 등 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인당 50만 원씩 총 350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시 집회가 반드시 다른 사람과 차량 통행이 빈번한 건설사업단 정문 앞에서 진행돼야만 하는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행사였다면 건설사업단의 의사에 반해 정문에서 출입을 통제하던 직원을 밀치고 무리하게 정문 안으로 진입하려는 시도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들은 당시 불법집회에 해당하는 이 행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 씨 등은 2012년 6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사업단 정문 인근에서 촛불문화제 무대를 설치하다가 용역업체 직원들의 방해를 받았다. 이후 행사 진행을 위해 건설사업단 관계자들과 합의하고 사업단 밖으로 나가던 김 씨 등은 수십 명의 경찰들에게 이동을 제지당했고 이에 "경찰이 불법 직무집행을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1심 재판부는 "경찰은 적법한 공무집행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1인당 50만 원씩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비리 변호사가 확정 판결을 받기 전에 징계를 받은 첫 사례가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가 3억 원대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유모 변호사(62·사법연수원 16기)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형이 확정되면 변호사 자격이 자동으로 상실되기 때문에 따로 징계를 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은 1심 판결을 명백한 증거로 보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변호사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는 경우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징계 심의 절차가 중지된다. 유 변호사는 2013년 모 종중 소유의 땅과 관련된 회의록을 위조해 자신의 명의로 이전한 다음 이를 담보로 3억 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징계가 확정되면 유 변호사는 현행 변호사법에 따라 5년간 변호사로 활동할 수 없게 된다. 다만 5년이 지난 후에는 변호사 등록 신청을 다시 할 수 있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말다툼을 하다 밀어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손자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승련)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34)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아울러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고 있다"며 "2010년부터 치매를 앓아 온 A 씨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가장 길었던 이 씨가 그로 인한 어려움을 가장 심하게 겪어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집에서 치매에 걸린 할머니 A 씨가 상한 음식을 끓여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 A 씨를 수차례 때리고 밀어 넘어뜨렸다. 이 씨는 A 씨가 들고 있던 식칼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고 또 자신에게 달려드는 A 씨를 제지하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뒤로 넘어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힌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 날 사망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고령의 할머니에게 상해를 가해 숨지게 한 것으로 인륜에 반하고 결과가 중해 엄중한 죄책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롯데면세점 입점 대가로 수십억을 받아 챙기는 등 8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여)이 건강상 이유 등으로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 이사장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신 이사장은 10년이 넘는 징역에 해당하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범죄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보석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열린 신 이사장의 첫 공판에서 신 이사장 측 변호인은 "신 이사장은 74세의 고령으로 2008년부터 종양 치료를 받아왔고 수년 전부터는 협심증을 앓아왔다"며 "구치소 내 진료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구치소 역시 정밀검사가 필요하단 의견을 낸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이미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모든 증거를 수집해 현 단계에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에는 지나치다"며 "신 이사장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정들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주장했다.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을 비롯한 여러 업체들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 명목으로 35억여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이 실소유한 비엔에프(bnf)통상을 통해 임직원 급여 명목으로 47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한편 검찰은 신 이사장이 2006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으로부터 주식 13만 주를 증여받으며 증여세 560억 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지난달 말 추가 기소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미신고 집회나 신고 범위를 벗어난 집회에서 경찰의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근거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정모 씨 등이 제기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5호 중 일부 내용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이 조항은 신고하지 않았거나 신고범위를 뚜렷이 벗어난 집회·시위에서 해산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만 원 이하 벌금·구류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해산명령은 단순히 신고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를 한 사실만으로 발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집회·시위로 인해 질서를 유지할 수 없을 때만 발령할 수 있다"며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행위는 단순히 행정질서에 장해를 줄 위험성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행정목적을 침해하고 공익을 침해할 고도의 개연성을 띤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은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고 회복한다는 공익과 청구인들의 기본권 제한 간의 균형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14년 세월호 추모집회 등에 참여한 정씨 등은 관할 경찰서장이 해산명령을 내린 뒤에도 신고 범위를 벗어난 집회를 계속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재판 중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했지만 기각 당하자 헌법소원을 냈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경남 통영에서 이웃에 사는 60대 노부부를 무참히 살해한 대학교 휴학생에게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살인 및 주거침입죄로 기소된 설모 씨(23)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설 씨는 지난해 8월 10일 새벽 만취해 귀가하던 중 같은 마을에 사는 김모 씨(67)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김 씨와 그의 부인 황모 씨(66·여)를 부엌에 있던 식칼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설 씨는 예전부터 전 어촌계장인 김 씨가 청각장애인인 자신의 부모를 하대하거나 무시해 온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 씨가 수상 레저업자들과 선착장 사용 계약을 맺으면서 부친이 배를 정박하는 데 불편을 겪게 되자 강한 적대감을 가지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설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2심 재판부는 "설 씨는 김 씨 부부의 주거지에 침입한 다음 주방에 있던 식칼로 인기척에 잠을 깬 김 씨 부부를 무참하게 살해했다"며 "두 사람의 생명을 끔찍하게 빼앗아 그 죄책이 막중하다"고 밝혔다. 다만 설 씨가 범행 당시 급성알코올중독 증세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점은 감경 사유로 인정됐다. 범행 직전 폭탄주 4잔과 소주 4~5병을 마신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7~0.172%로 나타났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는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58·여·구속 기소)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벌어들인 재산 21억3400만 원에 대한 추징보전을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추징보전이란 범죄로 얻은 재산을 형 확정 이전에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다. 재판부가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동결한 박 전 대표 소유 재산은 서울 동대문구의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과 서초구 건물의 전세금 반환채권 등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표는 범죄로 불법 수익을 취득했고 이를 추징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62)에게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구속)의 연임 로비를 하는 대가로 홍보컨설팅비 등의 명목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 21억3400만 원대의 일감을 수주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8월 구속 기소됐다. 박 전 대표는 2009년 자금난을 겪고 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접근해 산업은행과 체결 예정인 재무구조개선약정 양해각서(MOU)가 철회되도록 해준다며 11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도 받고 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사나 검찰수사관을 사칭해 13억 원대의 돈을 빼돌린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박평순 판사는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기소된 보이스피싱 조직 부총책 유모 씨(27)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조직원 이모 씨(38)에게는 징역 3년 6개월, 강모 씨(37)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유 씨 등은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에 있는 사무실에서 총 45회의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13억67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대포 통장이 개설됐는데 가해자인지 확인하겠다"며 가짜 검찰청 사이트로 유인해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박 판사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계획적·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뤄지고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보이스피싱'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 범죄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막심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다수이고 빼돌린 금액이 거액인데도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범행을 부인하거나 축소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가짜 백수오를 판매한 업체도 허위·과장 광고를 한 책임을 지고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가짜 백수오 파동이 불거진 지 1년 5개월여 만에 판매업체의 책임을 물은 법원의 첫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부장판사 이대연)는 배모 씨가 우리홈쇼핑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을 깨고 "20만9000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2014년 배 씨는 '여성호르몬, 우울증 등에 효과가 있다'는 우리홈쇼핑 광고를 보고 구입한 백수오 제품을 섭취한 이후 소화불량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그리고 이듬해 '가짜 백수오 파동'이 불거지자 배 씨는 우리홈쇼핑을 상대로 제품 구입비 20만9000원과 위자료 200만 원 등 총 250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홈쇼핑이 가짜 백수오 제품을 팔면서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가짜 백수오 파동'은 지난해 4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 중 실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은 3개에 불과하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대다수의 가짜 제품에는 아직 인체 유해성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이엽우피소가 혼합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홈쇼핑이 판매한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포함돼 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고 광고내용에 일부 허위, 과장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사실만으로 배 씨가 제품을 구입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우리홈쇼핑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홈쇼핑 광고가 특정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식품의 의약적 효능이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충분히 오인할 수 있다"며 "제품 구입비 20만9000원은 광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다"라고 밝혔다. 다만 "배 씨가 구입한 식품에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달리 없다"며 이엽우피소 섭취를 전제로 한 위자료 청구 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가짜 백수오를 구입한 피해자 500여 명은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에 가짜 백수오를 제작·판매한 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A 씨(74·여)의 결혼 생활은 '인내의 연속'이었다. 1965년 중매로 만난 남편 B 씨(75)는 가부장적인 남자였다. A 씨에게 툭하면 '밥 먹고 집구석에서 하는 일이 뭐냐'는 등 폭언을 내뱉었다. 자기 마음에 안 들 때면 머리채를 잡아 당기거나 물을 끼얹기도 했다. 그래도 A 씨는 5남매를 낳아 기르며 50여 년을 꾹 참고 살아왔다. 그러던 2012년 A 씨는 장남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과 사돈 H 씨(여)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함께 있는 장면을 봤다는 것. 한 달 뒤 넷째 딸에게 들은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남편과 H 씨가 경기 성남의 모텔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딸이 '이건 아닌 것 같다'며 따지자 남편이 '재산을 빼앗으려고 아버지 약점을 잡는다'며 오히려 딸에게 큰소리를 쳤다는 것이었다. A 씨는 사과하라며 남편에게 항의했지만 "이 모든 게 네 탓이다"는 B 씨의 다그침에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했다. 더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 A 씨는 집을 나왔고 2주 뒤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판사 민유숙)는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두 사람이 이혼하라"며 A 씨에게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하고 재산도 분할해 주라고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는 B 씨의 부정행위 및 폭언 등을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고 있지만 B 씨는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만 밝힌 채 관계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대법원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며 생명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금은 약관대로 지급해야 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살보험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30일 교보생명이 A 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06년 자살한 B 씨의 보험 수익자였던 A 씨는 2014년 뒤늦게 특약에 따른 자살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교보생명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2010년까지 자살을 재해로 인정하는 약관이 포함된 보험을 판매한 생보사들은 이후 “약관이 실수로 만들어졌으며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올해 5월 “자살에도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로 논란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교보, 삼성, 한화생명 등 일부 보험사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2라운드’가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은 “민사적 책임과 별도로 자살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은 보험사를 제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주애진 jaj@donga.com·허동준 기자}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에서 뒷돈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57)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한 첫 형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는 29일 수뢰 후 부정 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교수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에 벌금 2000만 원, 추징금 12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교수는 서울대 교수이자 국내 독성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그 지위와 영향력에 상응하는 사회적·도덕적 책임을 부담한다”며 “그럼에도 조 교수는 뇌물 수수에 그치지 않고 옥시 측에 불리한 실험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누락하는 등 연구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 측은 결심 공판까지 “자문료를 받기 전 실험 조건이나 실험 일정은 이미 확정돼 있었다”며 “실험은 예정대로 진행됐고 옥시 측에서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맞춰 실험 결과를 내 달라고 해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해 왔다. 재판부는 조 교수에게 수뢰 후 부정 처사죄 외에 적용된 증거 위조죄도 유죄로 인정했다. 옥시에 불리한 실험 데이터가 제외돼 보고서의 증거 가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조 교수 본인도 보고서가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옥시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민·형사상 증거로 활용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실제 옥시는 서울대 보고서를 책임 회피용으로 활용해 왔다. 이날 조 교수에게 실형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10여 명은 방청석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않았다며 탄식했다. 이들은 재판이 끝난 뒤에도 “아이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28개월밖에 살지 못했다”, “사람을 죽이고 2년형이 말이 되느냐”며 20여 분 동안 법정 앞에서 오열했다. 조 교수는 옥시에 유리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정성 평가’ 결과 보고서를 써 주고 개인 계좌로 12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5월 구속 기소됐다. 조 교수 외에도 가습기 살균제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호서대 유모 교수(61)는 다음 달 14일 1심 선고를 받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현직 대법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을 수임하고 의뢰인에게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중징계를 받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변호사 징계위원회를 열고 S 법무법인 한모 대표 변호사(58·사법연수원 14기)에게 연고관계선전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한 변호사 지난해 11월 금전 문제로 대법원에서 소송 중이던 A 씨에게 "주심 대법관과 경기고 동창으로 친한 사이이니 잘 얘기해 보겠다"며 수임료 1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변호사는 A 씨에게 "대법관에게 양복 한 벌 해줘야 한다"며 300만 원대 의류 티켓도 받아 챙겼다. A 씨는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이 났는데도 한 변호사가 "잘 챙기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자 대한변협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한 변호사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뿐만 아니라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징계 절차 과정에서 한 변호사가 가압류 사건의 의뢰인에게 공탁금을 받고도 법원에 내지 않아 각하 결정을 받게 한 사실과 수임료 500만 원을 반환하기로 한 약속을 어긴 사실도 밝혀졌다. 한 변호사는 로펌 직원 2명의 임금과 퇴직금 1100여만 원을 체불하기도 했다. 한편 한 변호사는 5월에도 재판장 휴가비 명목으로 의뢰인에게 10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한 변호사의 경우 의뢰인으로부터 여러 건의 진정서가 접수된 상태"라며 "전관비리신고센터 등을 통해 전관 비리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지난해 11월 민중 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져 있다 25일 숨진 고 백남기 씨(69)에 대한 부검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백 씨의 서울대병원 진료기록과 함께 부검 필요성에 대한 자료를 보강해 26일 두 번째로 신청한 영장을 28일 오후 8시경 발부했다. 법원은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부검영장을 발부하면서 부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법과 절차에 관해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했다. 영장 집행 방법을 제한했는데 △유족이 원할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부검 장소를 변경할 수 있고 △유족, 유족 추천 의사 및 변호사의 참관을 허용하며 △부검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부검 시기, 방법, 절차 등에 관해 유족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경찰은 유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부검영장 발부 소식에 유족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거세게 반발했다. 영장 발부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어 안치실로 가는 통로를 막아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족과 투쟁본부 측은 “백 씨에 대한 부검을 절대 반대한다”며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강행할 경우 온 국민의 마음을 모아 있는 힘을 다해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정지영 jjy2011@donga.com·허동준 기자}
굿의 효험이 없어도 무속인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굿을 하는 이유가 마음의 위안이나 평정을 위해서란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판사 김성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한모 씨(46·여)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한 씨는 의뢰인에게 돈을 받고도 굿을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 씨는 2009년 10월부터 2011년 5월 사이 9차례에 걸쳐 총 2억644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1심 재판부는 "한 씨가 실제로 굿을 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에 '한 씨가 굿을 했다고 해도 원하는 바를 이뤄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내용을 추가해 항소했다. 한 씨가 객관적·실질적 효험이 없는 굿을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속였다는 취지다. 한 씨는 의뢰인들에게 "굿을 하지 않으면 부모님이 올해 사망할 수 있다", "삼신할머니한테서 아이를 점지 받는 굿을 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굿은 논리의 범주에 있다기보다 영혼·귀신 등 정신적이고 신비적인 세계를 전제로 성립된 것"이라며 "의뢰인이 어떤 결과 달성을 요구하기보다 마음의 위안이나 평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무속인이 그 목적을 달성하려는 주관적 의사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무속 행위를 행했다면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의뢰인을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66)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7일 이 전 총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성 전 회장의 육성 녹음파일과 메모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 ▼ “성완종, 분노-배신감속 발언… 증거능력 없어” ▼ 이완구 전 국무총리(66)의 1심 유죄, 항소심 무죄 선고를 가른 결정적 변수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해 4월 자살 직전 언론사 기자와 통화한 육성 녹음파일과 이 전 총리 등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성 전 회장 자필 메모의 증거능력이었다. 녹음파일에는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 원을 줬다는 진술이 담겨 있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1심과 달리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증거능력은 증거가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사용되기 위해 필요한 법률상의 자격을 말한다. 따라서 증거능력이 없으면 공판에서 사실 인정의 자료로 채용될 수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녹음파일 등이 이 전 총리 관련 부분에 한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다고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 배후가 이 전 총리라고 생각해 이 전 총리에 대한 강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며 “(언론사 기자와의) 전화 통화는 자살을 결심한 성 전 회장의 적극적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금품 공여자와 수수자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는 점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했다. 금품 전달 과정에 관여한 성 전 회장 수행비서와 운전사의 진술 신빙성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녹취록 보도 당일 두 사람 모두 이 전 총리에게 돈을 전달하러 갔다는 사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정황을 들었다. 또 검찰 수사 이전에 수행비서는 쇼핑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운전사는 언론사 보도를 통해 ‘비타500’ 박스를 본 것처럼 말해왔다. 그러던 이들이 수사기관 진술에서는 태도를 확 바꿔 쇼핑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점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원심이 사실을 오인해 공소사실로 인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27일 재판 시작 10분 전에 법정에 도착한 이 전 총리는 방청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등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두 손을 모으고 판결 내용을 듣다가 무죄가 선고되는 부분에서는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법정을 가득 채운 이 전 총리 지지자 50여 명은 선고 직후 “훌륭한 판결”이라며 환호했다. 눈물을 보이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 전 총리는 판결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내놓겠다는 과도한 말씀을 드렸다”며 “남은 3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또 “검찰권의 무리한 행사는 자제돼야 한다”며 “한 나라의 총리가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말했다. 향후 정치 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검찰이 이번 판결에 대해 상고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전 총리의 유·무죄는 대법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법리 판단에 대한 입장이 수사팀과 다르다”며 “상고심에서 다시 다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등법원에서 ‘성완종 게이트’의 핵심 증거인 녹음파일과 메모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8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결과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67)이 법원의 파산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서울중앙지법은 현 전 회장이 자필로 작성한 A4 용지 한 장 분량의 항고장을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항고장은 "채권이 변제됐거나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파산 결정은 부당하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양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기업 회생 절차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법원은 항고심을 진행하는 것과 별도로 현 전 회장의 파산 절차는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항고장이 접수되면 파산 절차 진행을 멈추는 게 관행이지만 현 전 회장의 경우 사전 재산 조사 과정에만 상당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최근 국내외 181개 금융기관과 관계기관에 현 전 회장 재산에 대한 조회 명령을 보냈다. 이에 앞서 19일 서울중앙지법 파산3단독 권창환 판사는 남모 씨 등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낸 현 전 회장의 파산신청을 받아들였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65)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성 전 회장이 죽기 직전에 남긴 메모와 녹음파일의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총리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와 녹음파일 중 이 전 총리와 관련된 부분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성 전 회장이 죽기 직전 남긴 메모와 기자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인정하느냐였다. 1심 재판부는 이에 대한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해 이 전 총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진술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다고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의 배후가 이 전 총리라고 생각해 이 전 총리에 대한 강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며 "전화인터뷰는 자살을 결심한 성 전 회장의 적극적 요청에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금품 공여자와 수수자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을 언급한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금품 전달 과정에 관여한 성 전 회장의 운전사와 수행비서의 진술이 바뀐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인정할 만한 증거능력이 있는 금품 공여자의 진술이 없는 상황에서 운전사와 수행비서 등의 진술 신빙성에 대해서도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두 손을 모으고 판결 내용을 듣던 이 전 총리는 무죄 판결이 나오자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법정을 가득 채운 이 전 총리 지지자 50여 명은 선고 직후 "훌륭한 판결"이라며 환호했다. 눈물을 보이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 전 총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드린 것에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재판부의 결정에 경애의 말씀을 드리며 남은 3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또 "성 전 회장과 친교가 없다"며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 앞에서 목숨을 내놓겠다는 과도한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향후 정치 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그런 것을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나만 아니면 된다는 ‘폭탄 돌리기’식.” 검찰은 5조 원대 분식회계와 21조 원대 사기 대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1·구속)의 분식회계 혐의를 이렇게 표현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의 심리로 열린 고 전 사장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고 전 사장은 언젠가 손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도 대표이사 지위 보전 등 사익을 위해 마구잡이로 원가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고 전 사장 측 변호인은 “지금에 와서 볼 때는 분식회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고 전 사장은 재직 당시 분식회계에 대해 인지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분식회계를 전제로 한 사기 대출과 성과급 지급도 부인한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김갑중 전 부사장(61·구속) 측 변호인은 “분식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한다”면서도 “분식 규모나 가담 정도 등에 대해서는 향후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사기, 성과급 배임 등은 모두 분식회계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분식회계 여부와 그 규모가 주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회식에서 만취해 직장 상사 집으로 옮겨졌다가 베란다에서 추락사했을 경우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장순욱)는 숨진 한국철도공사 직원 곽모 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충남 천안 소재의 한 역에서 근무했던 곽 씨는 2014년 새로 부임한 부역장이 주최한 전입 축하 회식에 참석해 1·2차 자리가 끝난 뒤 몸을 가누질 못할 정도로 만취했다. 이에 부역장은 곽 씨 등 만취한 직원 2명을 재우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갔다. 하지만 잠자리를 마련해 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퍽' 소리가 들렸고 10층 베란다에서 떨어진 곽 씨가 발견됐다. 곽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회식이 사전에 공지됐고 역장에게도 보고 된 사정 등을 종합해 볼 때 당시 회식은 소속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였다"며 "곽 씨는 회식에서의 음주로 정상적인 판단이나 거동이 어려워 사고를 당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회식이 이뤄진 시·공간을 벗어나 부역장의 집에서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회식과 사고의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