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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신용보증재단의 소상공인 대출 과정을 비대면으로 구현한 ‘하나원큐 보증재단 대출’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우선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받는 소상공인 보증서 대출에 적용하고 향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출 신청은 하나원큐의 기업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보증 신청부터 대출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 된다. 보증과 대출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필수 서류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본인의 정보를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스크래핑’ 방식을 활용해 은행이 발급해준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일일이 발급하거나 대출 신청을 하기 위해 은행 지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이차보전 등의 정책자금대출도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0일 경기신용보증재단을 협약 보증 기관으로 하고 서비스를 우선 시작했다. 조만간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연계된 보증서 대출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향후엔 하나원큐 보증재단 대출 대상을 전 지역 보증재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혁신적인 비대면 금융서비스도 발굴하는 한편 보증 기관의 종류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금융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보증재단 대출 서비스가 소상공인 금융지원 개선을 위한 새로운 모델로 정립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금융사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을 통한 거래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미래 고객인 ‘2030 세대’를 유치하려는 포석이다. 금융사들은 기존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거나 각종 절차를 간소화하고 ‘올 인 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식으로 잇달아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장바구니에 1000원어치 주식 담아 결제 한국투자증권은 테슬라, 애플 등 미국 대형 우량주 260여 개 종목을 1000원 단위로 쪼개 살 수 있는 ‘미니스탁’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미니스탁 앱에서는 그간 1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 주식을 별도 환전 없이 1000원 단위로 주문하고 소수 여섯째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 주가는 21일(현지 시간) 기준 2049.98달러(약 243만 원)다. 미니스탁을 통하면 1000원으로 0.00041주를 매수할 수 있다. 거래 편의성도 높였다. 한글로 기업명을 검색할 수 있고 동의어 또는 초성으로도 검색할 수 있다. 또 ‘유튜브’ ‘구글’을 입력하면 실제 상장된 모회사인 ‘알파벳A’가 검색된다. 사고 싶은 주식 여러 종류를 장바구니에 담은 뒤 한번에 결제할 수도 있다. KB증권은 고객들이 한 달에 1만 원씩만 내면 디지털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라임 클럽’ 서비스를 4월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시장 주도주, 기관과 외국인의 실시간 수급 분석, 매매 타이밍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필요할 땐 프라이빗뱅커(PB)와 유선 상담도 할 수 있다. KB증권은 이 서비스를 내놓은 지 약 4개월 만에 가입자가 2만 명을 넘어섰고 관리 자산 규모가 1조3000억 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KB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얼굴 인증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도 내놓았다.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때 신분증 사진이 고객이 직접 촬영한 사진 속 얼굴과 일치하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간 본인인증을 하기 위해선 금융회사 업무 시간에 맞춰 고객센터와 영상통화를 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됐다. 은행 앱인데 주식도 사고 보험도 가입 하나은행은 송금, 주식 매매, 카드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모바일 금융 앱 ‘뉴 하나원큐’를 20일 내놓았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을 통해 하나의 앱에서 해외 주식도 구매하고 필요한 보험을 추천받고 카드 내역을 조회하거나 신규 발급도 신청할 수 있다. 얼굴 인증으로 로그인과 이체도 된다. 송금 관련 다양한 기능도 더했다. 송금을 받는 사람의 페이팔 아이디만 있으면 은행명이나 계좌번호, 주소 없이도 해외 송금이 가능한 ‘글로벌 페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또 모바일 뱅킹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경우 온라인 차용증을 발급할 수 있는 서비스, 돈과 함께 메시지 카드를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로 전달하는 서비스 등도 갖췄다. 케이뱅크는 조만간 대출의 모든 과정을 앱에서 해결하는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서비스를 내놓는다. 이에 앞서 26일까지 소비자 1000명에 대한 사전 예약을 받았다. 대출을 받을 때 소득증빙서류(2년치 원천징수영수증 또는 갑근세 원천징수확인서)와 등기권리증(등기필증)만 있으면 된다. 서류는 사진 촬영과 등기번호 입력만으로 인증할 수 있다. 배우자 및 세대원 동의 절차, 대환에 필요한 위임 절차도 모바일로 가능하다. 대출 신청부터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은 빠르면 이틀이면 된다. 금리는 최저 연 1.64%(3일 기준)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존 아파트 담보 대출이 있는 고객은 최대 5억 원까지 대환 대출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신용보증재단의 소상공인 대출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한다. 기존 소상공인이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 담보 대출을 받으려면 서류 접수, 보증서 발급, 대출 신청 등을 위해 2, 3차례 이상 은행과 재단을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이 과정들을 모두 디지털로 할 수 있다. 현재는 인천신용보증재단에서만 가능하지만 향후 다른 지역의 신용보증재단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쓰레기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배달 산업 성장으로 일회용 마스크, 의료 폐기물, 택배 포장 등 각종 생활 폐기물이 급증하자 폐기물 처리업이 알짜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현금 흐름도 좋다. 사모펀드(PEF)뿐 아니라 국내 건설사들까지 미래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폐기물 사업에 달려들면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 2조4000억 원 M&A 마무리 수순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폐기물 업체들에 대한 M&A의 대부분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SK건설은 다음 주초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 회사인 EMC홀딩스(환경관리주식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매각자 측인 어펄마캐피탈과 주식매매 계약을 할 계획이다. SK건설은 1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 가격은 1조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건설은 환경 산업에 처음 진출하게 됐다. 국내 2위 폐기물 처리 회사도 최근 매각됐다. 미국계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의료 폐기물 처리에 특화된 ESG그룹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8750억 원에 인수하는 작업을 19일 마쳤다. 올 6월엔 아이에스동서가 E&F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맥쿼리PE로부터 코엔텍-새한환경을 약 5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했다. 아이에스동서는 E&F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인선이엔티, 코오롱환경에너지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폐기물 처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 2025년 24조 원 급성장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는 2018년 16조7000억 원에서 2025년 23조7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국내 총폐기물 양은 1억5720만 t에서 1억8380만 t으로 2660t(1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물 처리 단가가 오르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7년 중국이 폐기물 수입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이후 국내에서 처리해야 할 폐기물 양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폐기물도 급증했다.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배달 폐기물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호우 피해로 인한 폐기물도 많이 늘었다. 폐기물 처리업은 정부 인허가 사업이어서 진입장벽도 높다. 폐기물이 늘어도 국토 면적이 좁고 주민 반대 등을 이겨내야 해 신규 폐기물 처리장 승인이 사실상 어렵다. 이렇다 보니 폐기물 처리 단가는 t당 매립 단가가 2017년 7만7500원에서 22만9500원(코엔텍 기준)으로, t당 소각 단가가 12만4600원에서 17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은 경기 변동의 영향이 적고 한 번 설비를 갖추면 꾸준한 현금 흐름이 나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요즘 건설사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분양 시장과 해외 수주 여부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한 건설사들이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폐기물 시장을 노크하는 것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폐기물 증가와 환경 규제에 따라 기술투자가 이뤄지면서 폐기물 처리 회사에 대한 M&A가 활발해지고 대형화하는 추세”라며 “다만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추가 설비 투자가 불가피하고 사업 규모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해외주식 직접 투자를 위한 ‘미니스탁’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미국 주식을 1000원 단위로 쪼개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적으로 증시가 급등하고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관련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미니스탁 앱에서는 그간 1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 주식을 별도 환전 없이 1000원 단위로 주문하고 소수 여섯째 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주가가 21일(현지 시간) 기준 2049.98달러(약 243만 원)다. 미니스탁을 통하면 1000원으로 0.00041주를 매수할 수 있다. 거래의 편의성도 높였다. 한글로 기업명을 검색할 수 있고 동의어 또는 초성으로도 검색할 수 있다. ‘유튜브’ ‘구글’을 입력하면 실제 상장된 모회사인 ‘알파벳A’가 검색되는 식이다. 사고 싶은 주식 여러 종류를 장바구니에 담은 뒤 한 번에 결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방식으로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다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미 증시에 상장한 대형 우량주 260여 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투자 시장과 종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금융상품권’으로 미니스탁에서 금액을 충전한 뒤 해외 주식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미니스탁은 최근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30세대 및 소액 투자자도 자산관리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고 다양한 시장에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이 다시 ‘1%대의 늪’으로 곤두박질쳤다. 21일 국내 퇴직연금 운용회사 43곳이 개별 공시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6월 말 현재 평균 수익률은 연 1.75%(이하 연간 기준)로 집계됐다. 2019년 말 기준 수익률(2.25%)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5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2016년 1.58% △2017년 1.88% △2018년 1.01%에 머물렀다. 지난해 2%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1%대로 주저앉았다. 유형별로는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은 1.83%,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은 1.81%, 근로자들이 개별 가입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은 1.27%였다. 6월 말 현재 226조 원에 육박한 퇴직연금 수익률이 1%대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건 저금리 상황 속에서 자산의 대부분이 금리가 0%대로 떨어진 은행 예·적금 등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퇴직연금 운용사 간 경쟁이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수익률은 해외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4∼2018년 한국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합친 사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3.6%로 호주(8.7%) 캐나다(6.5%) 등에 비해 떨어진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전직 교사 이모 씨(70·여)는 10여 년 전 명예퇴직 후 경기 이천시에 농지 3143m²를 사서 귀농했다. 깨나 고추 같은 밭작물만 키우다 보니 수입이 적어 다른 용도로 땅을 이용할 방법을 찾던 중 조카의 소개로 농지연금에 가입하게 됐다. 그가 갖고 있는 농지의 평가액은 약 5억 원. 연금 지급액의 30%를 먼저 받는 일시인출형을 선택했다. 일시금으로 1억3400만 원을 받았고, 지금은 매달 146만 원을 수령하고 있다. 이 씨는 “농지연금 가입으로 생활에 여유가 생겨 손주들에게 용돈도 더 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농지연금이 땅 가진 농민들의 노후대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집주인이 아파트 등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받는 것처럼 농지연금은 실제 영농에 이용되는 농지(전, 답, 과수원)를 농어촌공사에 담보로 맡기고 매월 연금처럼 생활자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영농 경력이 5년 이상인 만 65세 이상 농민이 가입할 수 있다. 귀농인도 이 요건만 갖추면 된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과 중복 수령도 가능하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7월 말까지 농지연금 누적 가입건수는 1만6542건이다. 2011년 도입 이후 7월 말까지 총 6015억 원의 연금이 지급됐다. 지난해 신규 가입자의 가입 연령은 평균 73세이며 월평균 105만2000원을 받고 있다. 지급금은 개별공시지가의 100% 또는 감정평가액의 90%에 해당하는 금액 중 가입자가 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월 300만 원 이내에서 결정된다. △생존기간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을 받는 종신형 △일정 시기 동안만 받는 기간형 △가입 초기 10년간 더 많은 금액을 받는 전후후박(前厚後薄)형 △전체 연금수령액의 30%를 먼저 받을 수 있는 일시인출형 등이 있다. 지급 기간이 끝나거나 가입자가 사망하면 농지를 공사에 넘기거나 그동안 받은 돈을 갚으면 된다. 또 담보로 잡힌 농지 값이 오르면 중간에 연금을 해지할 수 있다. 그 대신 그간 받은 연금 총액에 이자 연 2%(고정금리 기준)와 위험부담금 0.5%를 가산해 갚아야 한다. 일반 금융회사의 토지담보대출 금리(약 연 3.5%)보다 저렴한 만큼 농지연금을 일종의 저리대출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나중에 농지 소유권을 무조건 공사에 넘기기로 약정하는 경영이양형을 선택하면 기간형 대비 월 지급액을 최대 27% 더 받는다. 가입자가 농지를 담보로 연금을 받으면서 해당 농지에서 농사를 계속 지을 수도 있다. 승계형 상품에 가입하면 사망했을 때 배우자에게 연금을 승계할 수도 있다. 농지가격이 6억 원(개별공시지가 기준) 이하인 경우 재산세를 전액 감면해주는 혜택도 있다. 전문가들은 농촌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반면 농업인의 노후 준비는 잘 안돼 있는 경우가 많아 농지연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직장인 윤모 씨(56)는 3월 은행에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확인하고 실망했다. ‘퇴직연금은 안정성이 최고’라는 생각에 정기예금에 넣어두는 상품으로 운용했더니 수익률이 연 1.96%에 그쳤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급해졌다. 윤 씨는 “늦었지만 퇴직연금을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 5개 펀드에 분산 투자했다”고 말했다. 윤 씨처럼 퇴직연금 수익률 1%대 시대에 노후자산을 조금이라도 더 불리려는 600여만 퇴직연금 가입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동갑내기 58세 3명 퇴직금, 1억 원 차이 21일 본보가 한국투자증권에 의뢰해 1989년 초봉 1200만 원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은퇴를 앞둔 58세 동갑내기 직장인 3명의 퇴직연금 수익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확정급여형(DB)으로 유지한 A 씨는 퇴직 직전 3개월 평균 급여에 근속 연수를 곱한 1억3175만 원을 받는다. 그가 54세에 퇴직했다면 퇴직금은 1억7570만 원으로 더 많다.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연봉이 깎이면서 퇴직금도 함께 줄었다. B 씨는 국내에 확정기여형(DC형)이 도입된 2005년 DC형으로 갈아타고 주식형 펀드 등에 적극 투자했다. 그가 상위권의 수익인 연평균 4.5%의 수익률을 유지했다고 가정한 경우 58세에 받는 퇴직금은 2억3566만 원으로 불어난다. DB형에 묶어둔 A 씨보다 1억391만 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B 씨의 운용 수익률이 연 3%대로 임금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면 1억9963만 원이 된다. C 씨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55세에 DC형으로 전환하고 이후 연평균 2%의 수익률을 냈다. C 씨의 퇴직금은 2억1025만 원이 됐다. B 씨가 3%대 수익률을 냈을 때보다 1062만 원 많고 4.5% 수익률을 냈을 때보다는 2541만 원이 적다. 송인근 한국투자증권 연금운영전략부장은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동갑내기 직장인의 퇴직금이 최대 1억 원 차이가 났다”고 했다. ○ 수수료 물며 은행에서 잠자는 퇴직연금 문제는 국내 퇴직연금의 상당수가 A 씨처럼 DB형에 묶여 있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전체 자산의 89.6%는 은행 예·적금, 보험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들어가 있다. 퇴직연금 전체 규모의 62.4%를 차지하는 DB형의 대부분(94.6%)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 가입돼 있고, DC형이더라도 가입자들의 무관심으로 예·적금 등에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런데 저금리 속에서 은행 예금 이자가 0%대로 떨어진 상태다. 올해 6월 말 현재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이 평균 1.75%에 그친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DC형과 IRP 가입자 중 일부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경험과 전문성 부족으로 코로나19 사태 등의 고비에서 버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IRP 퇴직연금을 주식형 펀드 4개와 현금에 분산 투자하던 D 씨는 3월 20일 퇴직연금 수익률이 ―11.76%로 곤두박질치자 펀드 전액을 환매하고 채권을 담았다. 이후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D 씨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지난달 말 현재 ―11.73%에 머물러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6월 말 기준 DC형(1.81%)과 IRP형(1.27%) 수익률이 DB형(1.83%)보다 낮았다. 퇴직연금을 운용할 때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로 꼽힌다. E 씨는 최근 주가가 오르자 채권형 펀드에서 주식형 펀드로 갈아타려다가 포기했다. E 씨는 “중도 환매가 안 되는 펀드도 있고 일부는 환매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했다. 수익이 낮아도 수수료는 꼬박꼬박 내야 한다. 지난해 퇴직연금의 총비용 부담률은 0.45%였다. F 씨는 “매년 은행에 내는 수수료가 적립금의 1%를 넘는다”며 “은행에선 애초 퇴직연금 가입 서류에 기입돼 있던 사항이라는 설명만 반복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은행 증권사 등 퇴직연금 운용사들이 운용 성과에 둔감한 것도 쥐꼬리 수익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익률 등의 성과에 상관없이 수수료를 받다 보니 수익률을 높이려는 노력보다 적립금을 많이 유치하는 데만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금피크제 등 생애주기 맞는 전략 세워야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려면 “방치하지 말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조언이다. 임금피크제에 들어가 연봉이 줄거나 연봉 상승률이 낮아졌다면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타고 투자자가 직접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낫다.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뒤 DC형으로 갈아탄 C 씨는 DB형의 A 씨보다 퇴직금이 7850만 원이 많았다. 생애주기에 따른 투자 전략도 필요하다. 직접 투자할 자신이 없다면 ‘타깃 데이트 펀드(TDF)’ 등 금융회사가 가입자의 은퇴 예상 시점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 주는 투자 상품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퇴직금을 지키려면 절세 전략도 중요하다. 목돈으로 퇴직금을 받을 경우 IRP에 넣어 관리하는 것도 요령이다. IRP는 연 700만 원까지 최대 16.5%의 세액공제를 해준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형민 기자}
국내 퇴직연금 펀드의 수익률이 연 1∼2%에 머무는 반면 호주, 미국 등 연금 선진국들은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을 주식 등에 적극 운용할 수 있게 한 점이 다른 성과를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4∼2018년 한국의 사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3.6%다. 같은 기간 연금 모범국으로 꼽히는 호주의 평균수익률은 8.7%였다. 캐나다(6.5%), 네덜란드(6.1%), 노르웨이(4.9%)의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한 호주 사적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43%였다. 채권과 현금성 자산의 비중은 각각 14.6%, 13.7%로 나타났다. 캐나다, 네덜란드 등도 주식 비중이 20∼30%대로 높은 반면 한국은 주식 자산 비중이 2.7%에 그쳤다. 한국은 채권 비중이 42.5%, 현금 및 예금자산 비중도 18.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키우면 안정성은 높지만 물가 상승분 등을 고려했을 때 유의미한 수익률을 거두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퇴직연금을 뉴딜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인프라에 투자하는 뉴딜펀드의 목표 수익률을 3%대로 잡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이 뉴딜펀드에 투자하면 연 1%대의 쥐꼬리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논리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뉴딜펀드를 신용보증기금이 퇴직연금 투자액을 선순위로 놓고 보증을 서는 등의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며 “퇴직연금의 안정성도 추구할 수 있어 투자 유인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퇴직연금이 뉴딜펀드에 투자하기 쉽게 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자동으로 적합한 자산에 투자하는 ‘디폴트 옵션’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가 굳이 ‘뉴딜펀드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서 뉴딜펀드를 담을 수 있게 된다. 가입자의 운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것도 디폴트 옵션의 최대 장점이다. 미국의 경우 2006년부터 디폴트 옵션을 도입한 퇴직연금 ‘401K’의 자산 규모는 지난 10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여러 사업장의 퇴직연금을 한데 묶어 뭉텅이로 굴리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수익률을 높이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여러 중소기업의 퇴직금을 한데 모아 전문기관에 맡기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쉽다. 퇴직연금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을 촉발해 수익률을 높이거나 수수료를 떨어뜨리는 장점도 있다. 호주 퇴직연금 제도인 ‘슈퍼애뉴에이션’은 근로자가 수익률이 높은 다른 기금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 200여 개 기금은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수익률 경쟁을 벌인다.김자현 zion37@donga.com·강유현 기자}

코스피 상장사들이 올해 상반기(1~6월) 10년 만에 최악의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장사 영업이익 총액이 최저치로 내려앉은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 기류로 하반기(7~12월) 경영 환경도 녹록치 않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 592곳의 상반기 연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영업이익 총합은 42조6534억 원이었다. 국내 상장사들이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해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51조4191억 원) 이래로 가장 낮았다. 상장사 영업이익이 40조 원대에 그친 해는 2012년과 2014년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올해 실적은 크게 뒷걸음질쳤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24.1%, 순이익은 34.1% 줄었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상장사의 순이익은 47.1%로 반 토막이 났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5.4%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 기업은 171개사(28.9%)로 작년(132개사·23.0%)보다 39개사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악화로 기업 실적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2년째 한국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다만 2분기(4~6월) 실적은 언택트(비대면), 홈코노미(홈+이코노미), 바이오 등 일부 업종이 선방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2분기 코스피 기업 매출은 1분기 대비 8.9%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9.2%, 25.2% 증가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출이 줄었지만 이익이 늘어난 것은 플랫폼 비즈니스와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는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n차 감염’이 확산되면서 3분기(7~9월) 실물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수출액은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여서 내수가 버텨줘야 그나마 경기를 방어할 수 있다. 반면 기업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우려했던 2분기 실적이 선방한 점을 감안하면 기업 실적이 저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며 “변수는 글로벌 경기로, 앞으로 수출 감소 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한 주요국 증시 가운데 한국 증시가 가장 큰 폭으로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3월 23일 8880억 달러에서 이달 13일 1조6143억 달러로 100거래일간 81.80% 불었다. 조사 대상인 주요 86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3월 23일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저점을 찍은 날이다. 이날을 기준으로 이달 13일까지 미 증시 시총은 24조2333억 달러에서 36조4553억 달러로 50.43% 늘었다. 86개국 증시의 시총 평균 증가율은 43.72%였다. 한국 증시의 급반등 속에서 코스피 대형 우량주는 5개 중 1개꼴로 주가가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3일 현재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200개 중 23.0%인 46개는 ‘14일 상대강도지수(RSI)’가 70을 넘어섰다. RSI는 일정 기간의 주가 상승분과 하락분을 바탕으로 현재 주가 추세의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70을 초과하면 주가가 기술적 과열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10일은 ‘수젠텍 쇼크’의 날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인 수젠텍에 대한 증권가 2분기(4∼6월)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1000억 원. 하지만 이날 발표된 실적은 202억 원에 그쳤다. 주가(5만1400원)는 연초(5550원) 대비 9배로 뛴 상태였다. 다음 날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는 23.54% 급락했고 이 회사의 진단키트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이 거절됐다는 악재가 겹치며 14일까지 총 38.9%가 빠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바이오주가 약진하고 있지만 이상 급등락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종목도 적지 않아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기업 오너는 주가 상승을 틈타 보유 지분을 팔아치우는 행태도 보이고 있다.○ 바이오주 과열 주의보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투자위험종목 지정 건수 27건 중 의약품과 의료기기, 마스크 등 바이오 종목은 20건이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이 많이 증가한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도 코스피 4개, 코스닥 8개가 바이오 업체였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업체에서 시작된 바이오 열풍은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인공호흡기 업체로 확장되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기 전부터 테마주나 관련주로 묶여 고평가됐던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최근 주가 급등락이 가장 컸던 종목은 진단키트주였다. 수젠텍 발표 이후 10∼14일 바이오니아(―36.6%), 랩지노믹스(―28.6%), 오상자이엘(―13.4%) 등 진단키트주 주가가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3일엔 대장주 씨젠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영업이익 1690억 원)을 발표했는데도 이튿날 주가가 19.11% 떨어졌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하자 환인제약, 부광약품, 신일제약, 대원제약 등은 덱사메타손이 포함된 의약품을 판매한다는 이유만으로 대거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국내 제약업체인 바이오솔루션은 미국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이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장중 한때 13.9% 급등하기도 했다.○ 주가 오르자 오너 주식 매도 논란 일부 바이오기업은 주가가 오른 틈에 오너와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해 논란이 됐다. 4일 우리들제약의 김혜연 대표는 보유 주식의 절반가량을 매도해 2억7066만 원을 현금화했다. 우리들제약은 자회사인 엑세스바이오가 지난달 말 FDA서 진단키트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었다.신일제약은 덱사메타손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홍성소 회장의 배우자 신건희 씨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 이 사실을 지난달 24일 공시하면서 다음 거래일(27일) 주가는 29.95% 곤두박질쳤다. 바이오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투자 재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백신 연구는 규모와 자금력이 있는 해외 업체들이 앞서고 있다”며 “한국은 중증환자 비율이 낮아 치료제 개발은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바이오업계에 호재성 뉴스가 많은 만큼 주가가 오르는 것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투자 종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주가가 떨어져도 견딜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자현 기자}

이달 10일은 ‘수젠텍 쇼크’의 날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업체인 수젠텍에 대한 증권가 2분기(4~6월)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1000억 원. 하지만 10일 발표된 실적은 202억 원에 그쳤다. 이날 주가(5만1400원)는 연초(5550원) 대비 9배로 뛴 상태였다. 다음날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는 23.54% 급락했고 이 회사의 진단키트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거절됐다는 악재가 겹쳐지며 14일까지 총 38.9%가 빠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바이오주가 약진하고 있지만 이상 급등락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종목도 적지 않아 투자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일부 기업 오너들은 주가 상승을 틈타 보유지분을 팔아치우는 행태도 보이고 있다.● 바이오주 과열 주의보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투자위험종목 지정건수 27건 중 의약품과 의료기기, 마스크 등 바이오 종목은 20건이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가 많이 증가한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도 코스피 4개, 코스닥 8개가 바이오 업체였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업체에서 시작한 바이오 열풍은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인공호흡기 업체로 확장되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기 이전부터 테마주나 관련주로 묶여 고평가됐던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최근 주가 급등락이 가장 컸던 종목은 진단키트주였다. 수젠텍 발표 이후 10~14일 바이오니아(―36.6%) 랩지노믹스(―28.6) 오상자이엘(―13.4%) 등 진단키트주 주가가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3일엔 대장주 씨젠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영업이익 1690억 원)을 발표했음에도 이튿날 주가는 19.11% 떨어졌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하자 환인제약 부광약품 신일제약 대원제약 등은 덱사메타손이 포함된 의약품을 판매한다는 이유만으로 대거 관련주로 묶였다. 국내 제약업체인 바이오솔루션은 미국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이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장중 한 때 13.9% 급등하기도 했다.● 주가 오르자 오너 주식 매도 논란일부 바이오기업들은 주가가 오른 틈에 오너와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해 논란이 됐다. 이달 4일 우리들제약의 김혜연 대표는 보유주식의 절반가량을 매도해 2억7066만 원을 현금화했다. 우리들제약은 자회사인 엑세스바이오가 지난달 말 미국 FDA서 진단키트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었다. 신일제약은 덱사메타손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홍성소 신일제약 회장의 배우자 신건희 씨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 이 사실을 지난달 24일 공시하면서 다음 거래일(27일) 주가는 29.95% 곤두박질쳤다. 바이오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투자 재료다. 개발과 임상 과정을 통과해 수주 ‘잭팟’이 터지기까지 투자금으로 수년을 버텨야 해 불확실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백신 연구는 규모와 자금력이 있는 해외 업체들이 앞서고 있다”며 “한국은 중증환자 비율이 낮아 치료제 개발은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바이오업계에 호재성 뉴스가 많은 만큼 주가가 오르는 것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투자 종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주가가 떨어져도 견딜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지방에 두 채를 보유한 40대 A 씨는 5월 지방 아파트를 모두 ‘처분’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세금을 강화하자 서울에 ‘똘똘한 집’ 한 채만 남겨두라는 세무사의 조언을 따랐다. 매수자도 나서지 않는 데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부모님이 계속 거주해야 하는 아파트를 넘기는 게 걱정스러웠던 A 씨는 서류로만 매각하는 꼼수를 찾아냈다. 아내 명의의 법인에 아파트 2채를 넘긴 것이다. 그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 지난달 1일 이전 거래를 마무리하고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 대출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세제를 동원하면서 쏟아지는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투자자들과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숨바꼭질’이 반복되고 있다. A 씨처럼 다주택자가 가족 등의 명의로 법인을 세우고 세금을 회피하자, 정부는 7·10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 보유 법인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6%로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정부의 규제 강화 이후 가족법인을 세웠다가 후회하거나 청산 방법을 상담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법인을 세워 매입한 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을 덜어보려는 움직임은 사실상 ‘올스톱’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법인의 주택 투자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자 이번에는 규제를 피해 도심 지역의 5층 이하, 시가 50억 원 이하의 크기가 작은 비주거용 ‘꼬마 빌딩’ 등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있다. 부동산 세금을 피하기 위해 법적으로만 갈라서는 ‘서류상 황혼 이혼’을 선택하는 은퇴자들도 있다. 퇴직 2년 차에 접어든 B 씨(58)는 한 채당 20억 원에서 30억 원 사이를 오가는 서울 강남구 아파트 2채를 지키기 위해 부인과 최근 협의이혼을 했다. B 씨는 “금융자산은 없고 집만 있는데 늘어나는 부동산 보유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아내와 법적으로 이혼을 하고 서로 한 채씩 나눴다. 부동산 세금 때문에 멀쩡한 부부도 갈라선다는 게 내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6억 원까지는 세금을 물지 않는 부부 간 증여를 통해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려는 이들도 있다. 남편이 3억 원에 구입한 아파트를 아내에게 5억 원에 증여한 뒤 5년 뒤 아파트가 7억 원까지 올라 매각한다면 증여로 취득한 주택 취득 원가는 5억 원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부장은 “이 경우 4억 원이 아닌 2억 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매겨진다”고 말했다. 유언대용신탁은 종부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서울 강남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쓰였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길 경우 신탁회사가 부동산 보유세를 납부한다는 점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2020년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며 내년부터 위탁자에게 보유세를 물리기로 했다. 유언대용신탁을 이용한 종부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퇴직 후 지역의료보험으로 갈아탄 은퇴자들이 갑자기 불어난 건강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가족이 운영하는 법인에 위장 취업을 하기도 한다. 재산 3억5000만 원(과세 표준 기준), 연간 사업소득 약 3300만 원이 있는 사업자인 C 씨는 남편이 대표로 있는 약국에 월 90만 원을 받는 근로자로 위장 취업하고 건보료를 월 30만 원 정도 줄였다가 건보공단에 덜미가 잡혔다. 고육지책으로 혼인 신고까지 미루고 당국의 대출 규제를 피해 집 장만에 나서는 젊은 부부도 생겨나고 있다. 올해 초 결혼한 C 씨(36)는 ‘신혼집’을 장만하기 위해 혼인 신고를 잠시 미뤘다. C 씨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2·16부동산대책으로 9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C 씨는 전세를 안고 아파트를 매입한 뒤 법적으로 남남인 ‘아내’에게 은행에서 전세금의 80%인 4억8000만 원을 대출받게 했다. C 씨는 ‘아내’를 새 세입자로 들여 함께 살고 있다. C 씨는 “담보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조건이지만 전세 대출은 거치 기간엔 이자만 갚으면 되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장윤정·강유현 기자}

국내 증시가 9거래일 연속 오르며 시가 총액이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 20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V’자 반등의 배경엔 시장에서 날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의 개인투자자를 말하는 ‘동학 개미’들이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등을 거치며 더 똑똑해진 ‘스마트 개미’들이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지만 고질적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 코스피 대형주 거래, 개인 비중 두 배로 13일 코스피는 0.21%(5.18포인트) 오른 2,437.53에 마감하며 9거래일 연속 올랐다. 전날 미국 증시 호조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1979조5110억 원(코스피 1656조2930억 원, 코스닥 323조2180억 원)으로 지난해 명목 GDP(1919조399억 원)를 넘어 20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개인들의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100위 대형주의 매수·매도액에서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은 올해 초 29.3%(1월 첫째 주 기준)에서 8월 첫째 주(8월 3∼7일) 61.8%로 뛰어올랐다. 예전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 소형주’나 투자하는 변방 투자자에 불과했지만 기관과 외국인 등 ‘큰손’들이 몸을 사리는 사이 덩치 큰 대형주를 쓸어 담으며 대형주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집단세력이 된 것이다. 올해 초부터 13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대부분 대형주들이 포진했다. ○ 위탁매매→적립식 펀드→ELS→사모펀드까지 본보와 메리츠증권이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해왔다. 1990년대 말엔 국내 첫 뮤추얼펀드인 ‘미래에셋 박현주 1호(1998년)’가 나와 펀드 붐을 이끌었다. 이 펀드는 7개월 만에 100% 수익률을 냈다. 현대투신운용(현 한화자산운용)의 ‘바이코리아 펀드(1999년)’는 한때 설정액이 18조 원까지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펀드(2001년)’ ‘인사이트펀드(2007년)’ 등 주식형 펀드의 시대였다.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2008년 코스피 시총 대비 30%까지 올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현재는 비중이 4%대로 떨어졌다. 2011년부터는 박스피 장세 속에서 ‘중위험 중수익’을 표방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인기를 끌었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한국형 헤지펀드’가 공모펀드 부진 속에서 지난해 330조 원 규모로 성장했으나 라임, 옵티머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똑똑해진 개미들은 직접 투자에 나서며 증시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정보를 얻는 채널과 투자 수단이 다양해지며 어느 때보다 기민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 증시에 ‘FOMO’ 심리 팽배 개인투자자들은 과거 학습 효과와 디지털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어느 때보다 똑똑해졌다. 하지만 ‘쏠림 현상’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이 팀장은 “‘가만히 있으면 나 혼자만 못 번다’는 식의 ‘포모(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강해지면서 추종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빚을 내 주식 시장에 신규 유입된 20대들은 과거 위기를 경험해보지 못한 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졌을 때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해 ‘개미지옥’으로 불리는 공매도에 대한 당국의 한시적 금지 조치가 다음 달 16일 해제될지도 개인투자자들에겐 변수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을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 성격으로 보는 개인들이 늘어야 부동산에 쏠린 자금이 금융시장으로 이동하는 선진국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자현 기자}

국내 증시가 9거래일 연속 오르며 시가 총액이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 20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V’자 반등의 배경엔 시장에서 날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의 개인투자자를 말하는 ‘동학 개미’들이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등을 거치며 더 똑똑해진 ‘스마트 개미’들이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지만 고질적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 코스피 대형주 거래, 개인 비중 두 배로 13일 코스피는 0.21%(5.18포인트) 오른 2,437.53에 마감하며 9거래일 연속 올랐다. 전날 미국 증시 호조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1979억5110억 원(코스피 1656조2930억 원, 코스닥 323조2180억 원)으로 지난해 명목 GDP(1919조399억 원)를 넘어 20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개인들의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100위 대형주의 매수·매도액에서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은 올해 초 29.3%(1월 첫째 주 기준)에서 8월 첫째 주(8월 3~7일) 61.8%로 뛰어올랐다. 예전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 소형주’나 투자하는 변방 투자자에 불과했지만 기관과 외국인 등 ‘큰 손’들이 “을 사리는 사이 덩치 큰 대형주를 쓸어 담으며 대형주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집단세력이 된 것이다. 올해 초부터 13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대부분 대형주들이 포진했다. ● 위탁매매→적립식 펀드→ELS→사모펀드까지 본보와 메리츠증권이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해왔다. 1990년대 말엔 국내 첫 뮤추얼펀드인 ‘미래에셋 박현주 1호(1998년)’가 나와 펀드 붐을 이끌었다. 이 펀드는 7개월 만에 100% 수익률을 냈다. 현대투신운용(현 한화자산운용)의 ‘바이코리아 펀드(1999년)’는 한때 설정액이 18조 원까지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펀드(2001년)’ ‘인사이트펀드(2007)’ 등 주식형 펀드의 시대였다.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2008년 코스피 시총 대비 30%까지 올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현재는 비중이 4%대로 떨어졌다. 2011년부터는 ‘중위험 중수익’을 표방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인기를 끌었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한국형 헤지펀드’가 공모펀드 부진 속에서 지난해 330조 원 규모로 성장했으나 라임, 옵티머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똑똑해진 개미들은 직접 투자에 나서며 증시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정보를 얻는 채널과 투자 수단이 다양해지며 어느 때보다 기민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 증시에 ‘FOMO’ 심리 팽배 개인투자자들은 과거 학습 효과와 디지털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어느 때보다 똑똑해졌다. 하지만 ‘쏠림 현상’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이 팀장은 ”‘가만히 있으면 나 혼자만 못 번다’는 식의 ‘포모(Fear or Missing Out) 심리’가 강해지면서 추종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 시장에 신규 유입된 20대들은 과거 위기를 경험해보지 못한 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졌을 때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해 ‘개미지옥’으로 불리는 공매도에 대한 당국의 한시적 금지 조치가 다음달 16일 해제될지도 개인 투자자들에겐 변수다. 최근 일부 성장주와 레버리지 상품을 위주로 단타 매매, 투기 성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을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 성격으로 보는 개인들이 늘어야 부동산에 쏠린 자금이 금융시장으로 이동하는 선진국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연일 고공 행진하던 국제 금값이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급락했다. 이 여파로 국내 금값도 2014년 3월 금시장 개설 이후 최대 폭으로 내렸다. 11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12월 인도분 가격은 온스(31.1g)당 4.6%(93.4달러) 하락한 194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액 기준으로는 2013년 4월 15일 이후 7년 만에, 하락률 기준으로는 3월 13일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4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금값은 5거래일 만에 19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달러 약세의 여파로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이날 미국 경기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크게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6% 상승하며 2018년 10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12일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국내 금가격도 7만2530원으로 전날보다 6.01%(4640원) 하락했다. 2014년 3월 금시장 개설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정보기술(IT)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애플 등 나스닥 대표 기술주들이 잇따라 액면분할을 실시하고 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살 수 없을 만큼 비싼 가격이 되자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11일(현지 시간) 나스닥시장 마감 직후 성명에서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측은 “21일 기준 모든 주주들은 1주당 4주를 추가로 받을 것이며 해당 주식은 28일 장 마감 이후 배분된다”고 밝혔다. 조정된 주식 거래는 31일부터 적용된다. 액면분할은 자사의 주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주가가 낮아지고 유통 주식 수가 많아지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거래에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29% 올랐고 한때 주당 1600달러를 넘어섰으나 이번 액면분할로 주당 300달러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3.11% 떨어진 1374.39로 마감했다. 그러나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간외거래에서 7%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1∼6월) 해외 주식 중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종목이다.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은 40억600만 달러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쓸어 담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액면분할은 주가에 일시적인 호재가 될 수는 있지만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다음 달 22일 ‘배터리 데이’에서 얼마나 획기적인 기술이 나올지, 중국 내 월간 판매량이 현재 1만4000대 수준에서 월 2만 대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등이 향후 주가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도 지난달 30일 1주를 4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애플은 나눈 주식을 24일 주주들에게 배분하며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31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 현재 400달러대인 애플 주식 역시 분할 후 100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 주가는 액면 분할을 발표한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약 13% 올랐다. 이번 액면분할을 포함해 애플은 모두 5차례 주식을 분할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대표 기술주들이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속속 내놓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거품 논란에도 저금리, 각국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랠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윤태 oldsport@donga.com·강유현 기자}

정보기술(IT)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애플 등 나스닥 대표 기술주들이 잇따라 액면분할을 실시하고 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살 수 없을 만큼 비싼 가격이 되자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11일(현지 시간) 나스닥시장 마감 직후 성명에서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측은 “21일 기준 모든 주주들은 1주당 4주를 추가로 받을 것이며 해당 주식은 28일 장 마감 이후 배분된다”고 밝혔다. 조정된 주식 거래는 31일부터 적용된다. 액면분할은 자사의 주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주가가 낮아지고 유통 주식 수가 많아지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거래에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29% 올랐고 한때 주당 1500달러를 넘어섰으나 이번 액면분할로 주당 300달러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일대비 3.11% 떨어진 1374.39로 마감했다. 그러나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1~6월) 해외 주식 중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종목이다.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은 40억600만 달러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쓸어 담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액면분할은 주가에 일시적인 호재가 될 수는 있지만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다음달 22일 ‘배터리 데이’에서 얼마나 획기적인 기술이 나올지, 중국 내 월간 판매량이 현재 1만4000대 수준에서 월 2만 대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등이 향후 주가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도 지난달 30일 1주를 4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애플은 나눈 주식을 24일 주주들에게 배분하며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31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 현재 400달러대인 애플 주식 역시 분할 후 100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 주가는 액면 분할을 발표한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약 13% 올랐다. 이번 액면분할을 포함해 애플은 모두 5차례 주식을 분할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대표 기술주들이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속속 내놓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거품 논란에도 저금리, 각국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랠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최근 국내 금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금 시장에도 이른바 ‘김치 프미리엄’이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프리미엄은 2018년 초 가상화폐 투기 광풍이 불었을 때 등장한 말로 국내 시세가 국제 가격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최근 2주간 금 1g당 국내 가격은 국제가 대비 7%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해외 대비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에 투자 수요가 갑자기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값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 9일 한국거래소(KRX) 집계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7일 1kg 골드바 현물의 1g 가격은 7만9430원으로 국제 시세(7만8440원)보다 1.3%(990원) 비쌌다. 이는 당일 오후 3시 30분 KRX금시장 종가를 런던금시장협회(LBMA) 회원사들의 현물 종합호가와 비교한 값이다. 국내외 가격 차이는 국제 금값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달 23일부터 본격화해 지난달 28일 7.4%(5510원)까지 벌어졌다. 이어 금 12월분 국제 시세가 온스당 2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둔 이달 4일(한국 시간 기준)까지 국내 금 가격은 국제가 대비 3∼4%대 높게 유지되다 최근 1%대로 차이가 줄었다 국내 금값이 국제가보다 비싼 이유는 수요가 많아서다. KRX금시장 거래는 주식처럼 매수·매도 호가가 맞아떨어질 때 이뤄진다. 금 가격이 오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금을 쥐고 있으려고 하지만 사려는 사람은 계속 호가를 올린다. 국내 금 시장의 금 공급은 3M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풍산화동양행 등 기관 공급자들이 LS니꼬동제련, 고려아연과 같은 금 제조업체로부터 금을 사오거나 금을 수입해 시장에 내놓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 수요가 급증해 국내 공급량으로 모자랄 때는 홍콩에서 수입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기까지 하루 이상 시간이 걸리다 보니 금값이 더 오른다. 게다가 수입 금은 국제 시세에 운송료와 마진 등이 붙는다. 국내외 가격 차이가 가장 컸던 지난달 28일에는 KRX금시장에서 516kg의 금이 거래됐다. 올해 1월 중 하루 금 거래량이 100kg을 넘었던 날은 닷새뿐이었다. 기관 공급자들이 물량을 일부러 내놓지 않거나 호가를 높게 불러 가격을 왜곡할 가능성은 없을까. 거래소 관계자는 “기관 공급자들의 수입량을 매일 체크하고 이상 가격이 감지되는 경우 해당 기관에 소명을 요구하는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거래 가격과 세금, 수수료 등 비교 투자해야 국내에서 금에 투자하는 대표적 수단은 KRX금시장과 금통장, 금 상장지수펀드(ETF)다. KRX금시장은 국제 시세와 일시적으로 괴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위험 요인이 있다. 하지만 골드바로 실물을 인출(부가가치세 10%)하지 않는 한 증권사 매매 수수료(약 0.3%) 외에는 별도 세금이 붙지 않는 게 장점이다. 장기 투자자라면 KRX금시장을 고려할 만하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금통장은 국제 시세에 환율만 적용한 가격으로 금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달러 환전 때와 마찬가지로 살 때와 팔 때 당일 실시간 국제 시세에 환율을 적용한 가격보다 약 1%씩 비싸게 사고 싸게 팔아야 한다. 차익에 대해선 배당소득세(15.4%)가 붙는다. 금 ETF에는 증권사 운용보수가 약 0.5% 붙는다. 국내 상장된 금 ETF는 국내 주식 매매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는 투자자에게 유리하지만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다. 해외 상장된 금 ETF는 연간 순이익에서 250만 원을 공제한 금액에 양도소득세 22%를 과세한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최근 국내 금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금 시장에도 이른바 ‘김치 프미리엄’이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프리미엄은 2018년 초 가상화폐 투기 광풍이 불었을 때 등장한 말로 국내 시세가 국제 가격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최근 2주간 금 1g당 국내 가격은 국제가 대비 7%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해외 대비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에 투자 수요가 갑자기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값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 9일 한국거래소(KRX) 집계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7일 1㎏ 골드바 현물의 1g 가격은 7만9430원으로 국제 시세(7만8440원)보다 1.3%(990원) 비쌌다. 이는 당일 오후 3시 30분 KRX금시장 종가를 런던금시장협회(LBMA) 회원사들의 현물 종합호가와 비교한 값이다. 국내외 가격 차이는 국제 금값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달 23일부터 본격화해 지난달 28일 7.4%(5510원)까지 벌어졌다. 이어 금 12월분 국제 시세가 온스당 2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둔 이달 4일(한국 시간 기준)까지 국내 금 가격은 국제가 대비 3~4%대 높게 유지되다 최근 1%대로 차이가 줄었다. 국내 금값이 국제가보다 비싼 이유는 수요가 많아서다. KRX금시장 거래는 주식처럼 매수·매도 호가가 맞아떨어질 때 이뤄진다. 금 가격이 오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금을 쥐고 있으려고 하지만 사려는 사람은 계속 호가를 올린다. 국내 금 시장의 금 공급은 3M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풍산화동양행 등 기관 공급자들이 LS니꼬동제련, 고려아연과 같은 금 제조업체로부터 금을 사오거나 금을 수입해 시장에 내놓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 수요가 급증해 국내 공급량으로 모자랄 때는 홍콩에서 수입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기까지 하루 이상 시간이 걸리다 보니 금값이 더 오른다. 게다가 수입 금은 국제 시세에 운송료와 마진 등이 붙는다. 국내외 가격 차이가 가장 컸던 지난달 28일에는 KRX금시장에서 516㎏의 금이 거래됐다. 올해 1월 중 하루 금 거래량이 100㎏을 넘었던 날은 닷새뿐이었다. 기관 공급자들이 물량을 일부러 내놓지 않거나 호가를 높게 불러 가격을 왜곡할 가능성은 없을까. 거래소 관계자는 “기관 공급자들의 수입량을 매일 체크하고 이상 가격이 감지되는 경우 해당 기관에 소명을 요구하는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거래 가격과 세금, 수수료 등 비교 투자해야 국내에서 금에 투자하는 대표적 수단은 KRX금시장과 금통장, 금 상장지수펀드(ETF)다. KRX금시장은 국제 시세와 일시적으로 괴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위험 요인이 있다. 하지만 골드바로 실물을 인출(부가가치세 10%)하지 않는 한 증권사 매매 수수료(약 0.3%) 외에는 별도 세금이 붙지 않는 게 장점이다. 장기 투자자라면 KRX금시장을 고려할 만하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금통장은 국제 시세에 환율만 적용한 가격으로 금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달러 환전 때와 마찬가지로 살 때와 팔 때 당일 실시간 국제 시세에 환율을 적용한 가격보다 약 1%씩 비싸게 사고 싸게 팔아야 한다. 차익에 대해선 배당소득세(15.4%)가 붙는다. 금 ETF에는 증권사 운용보수가 약 0.5% 붙는다. 국내 상장된 금 ETF는 국내 주식 매매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는 투자자에게 유리하지만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다. 해외 상장된 금 ETF는 연간 순이익에서 250만 원을 공제한 금액에 양도소득세 22%를 과세한다.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