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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탄핵과 관련해 반발 성명을 낸 검사들에 대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는 안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감사요구안을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 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안과 함께 의결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장을 탄핵한다면서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고 반발했다.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제출한 ‘법무부·검찰청·검사의 헌법·법령 위반 등에 대한 감사 요구안’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찬성 11표, 반대 7표로 통과됐다. 감사 요구안은 감사 대상으로 △검사 탄핵 추진에 반발해 집단 성명을 발표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및 서울남부지검 검사(국가공무원법 등 법령 위반)와 △국회의 탄핵 추진과 특정 정당의 정치활동에 반대한 검사(공무원 정치중립 의무 등 위반) △이들 검사에 대해 방조, 조장한 법무부와 대검·고검·지검(직무유기) △탄핵된 검사들을 비호하고 변호사비 지원을 목적으로 규약 개정 추진한 검찰동우회(검찰법 위반) 등을 명시했다.정 위원장은 감사요구안에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이 검사 탄핵 추진에 반발해 회의를 소집하고 집단성명을 발표하는 등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정치적 중립 의무)을 위반했다”며 “법무부와 대검 등도 이들을 징계하지 않고 방조, 조장했다”고 주장했다.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검사들의 집단 성명 발표와 부장 회의 소집 등이 ‘공무원의 정치적 행위’인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한 검사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전부 기각되는데도 계속 탄핵을 하니 검사들이 문제점을 지적한 것 뿐”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검사들이) 헌정질서에 대해 집단 항명한 것 아니냐”며 “검찰이 사실상 쿠데타를 하고 있는 것이고, 법률을 위배한 것은 범죄자지만 헌법을 위반한 것은 반역자”라고 했다.민주당은 감사요구안을 4일 본회의에서 최 원장과 이 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함께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최 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 원장의 직무는 정지되며, 최선임인 조은석 감사위원이 권한대행을 맡는다. 조 위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그 뒤로는 역시 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인회 감사위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김 위원의 임기는 내년 12월까지다.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문재인 정권 때 임명한 감사위원을 대행시켜 열심히 뛰고 있는 검찰을 감사해야겠냐”라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냐. 치밀하게 기획된 의회 범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도 “감사원장 직무가 정지됐을 때 차례로 대행을 맡게 될 조, 김 위원이 모두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사람들인데, 전 정부 때 일어난 일들의 감사를 제대로 하겠냐”라고 했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검사 탄핵을 추진하고, 이에 반발하는 검사들까지 감사한다면 국민은 이를 ‘사정기관 길들이기’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회가 ‘채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여야가 3일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며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를 의결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권 퇴진 여론전을 위해 진상규명 본질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방어전을 예고했다. 민주당이 이날 채 상병 순직 당시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을 지냈던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여당 몫 조사위원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자 주 의원은 “내가 두렵냐”고 반박하고 나섰다. 여야 간 국조특위 기간과 수사 범위, 증인 채택 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와 검찰 등 정부 관계자의 압력 행사 및 관여,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정부 측의 직권 남용 및 범인 도피 의혹 등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이번 국정조사의 최종 목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조사에 참여하기로 한 것에 대해 “민주당의 국정조사 단독 진행은 또 다른 기형적인 의회주의 파괴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민주당이) 이 사건을 정권 퇴진 여론전에 이용하기 위해 진상 규명의 본질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주도의 입법 청문회와 탄핵 청문회, 상임위 현안 질의, 국정감사에서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없지 않냐”며 “민주당이 정쟁용 국정조사에 나선 만큼 일방적인 여론전에 대한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특위 위원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몫으로 내정된 주진우 의원의 교체를 요구했다. 이들은 “채 상병 사망 사건 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주 의원이 사건 관련 인사들과 통화한 내역이 보도된 바 있다”며 “수사 외압 의혹 논란의 당사자로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이 사건에 등장하는 국방부 장관, 차관을 비롯한 모든 국방부 관계자와 통화 내역이 없으며 이 사건에 조금도 관여돼 있지 않다”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정조사 개최가 민생과 상관없는 이재명 대표 방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 나가겠다”고 했다. 특위는 국회 의석 비율에 따라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는 친척이 있는데 이번 부장 승진에 지원한다고 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포착돼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논란이 되자 “과거 같이 일한 사람의 친척 일”이라며 “불이익을 당할까 염려해 도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4선인 김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의 인사 청탁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김 의원이 지인 A 씨와 나눈 문자가 포착되면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메시지에서 “올해 승진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잘 살펴봐 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다”며 현 소속과 이름, 사번 등 인적사항과 승진 희망 내용 등이 담겼다. A 씨를 통해 공기업에 승진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김 의원에게 ‘친척이 타 후보에 비해 승진을 위한 근무 기간이 부족하고 승진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공기업 간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의원의 승진 인사 청탁이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은 셈이다. 김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에 “대구시에서 근무할 때 산하 기관장으로 근무하던 분이 12년 만에 찾아왔는데 예비 사위가 경력, 고과 성적, 서열이 충분한데 인사 로비가 치열한 직장이라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염려를 했다”며 “해당 기관에 공정하게 불이익이 없게 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677조4000억 원)에서 4조1000억 원을 감액한 수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예결위에서 야당이 단독으로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한 건 사상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일방적인 예산안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이날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실과 감사원, 검찰, 경찰의 특수활동비와 정부 예비비 등의 감액만 반영한 수정안을 잇달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허영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당은) 국민의 허리띠를 강제로 조이는 긴축 재정을 강조하더니 지난 2년간 굴욕외교, 불법 관저 이전 등에 방만하게 운영해 온 예비비를 줄이는 것을 거부했다”며 “(수정안 처리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된 국회의 예산 심의권에 대한 회복이고, 국회 예산 심의를 제대로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일”이라고 했다. 예결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이재명 방탄용’ 예산안 단독 의결을 규탄한다”며 “검찰, 경찰, 감사원의 예산을 삭감해 그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방송 장악을 유지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의 기본 경비마저도 가차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삭감했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예결위를 통과한 수정안을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더라도 여야 합의로 예산안이 통과된 만큼 이번 수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사상 초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지도부의 합의를 요구하며 상정을 거부할 경우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까지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野, 대통령실-檢 특활비 전액 삭감 강행… 與 “이재명 사법리스크 분풀이용” 반발野, 예결위 사상 첫 단독처리‘대왕고래’도 사실상 전액 삭감최상목 “국가 기능 마비될 가능성”2일 본회의 처리전 여야 타협 주목더불어민주당이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4조1000억 원을 감액해 단독으로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에는 대통령실과 검찰 특수활동비가 전액 삭감돼 반영됐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의 증액을 포기해서라도 권력기관에 대한 특활비 삭감 기조를 관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보복성 삭감”이라고 반발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입장문을 통해 “야당의 단독 감액 예산안은 국가의 기본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책임감 없이 민생을 저버리는 무리한 감액 예산안을 제시하고 일방적으로 처리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소관 특활비 82억5100만 원과 검찰 특활비 80억900만 원, 검찰청의 특정업무경비 506억91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감사원에 대해서도 특활비 15억1900만 원과 특경비 45억1900만 원을 감액했다. 경찰 특수활동비 31억6700만 원도 전액 삭감했다. 정부가 4조8000억 원 규모로 편성한 예비비는 2조4000억 원으로 절반 감액했다. 정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도 505억5700만 원 중 497억2000만 원을 대폭 삭감했다. 서울 용산공원 사업비 416억6000만 원도 229억800만 원 감액했고, 야당이 ‘김건희 여사 예산’이라고 지목한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 예산도 정부안 508억3000만 원에서 74억7500만 원이 삭감됐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가 예산을 늘리거나 새로운 예산 항목을 신설하려면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감액은 정부 동의 없이 가능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증액과 감액 심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며 “국회 예산 심사권에 대한 무시였기 때문에 감액안이라도 의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예산안은 법률안과는 달리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예결위 소속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검찰 수사를 받는) 이 대표의 분풀이를 위해 일방적인 특활비 삭감, 특경비 삭감을 하면 속이 시원한가”라며 “예산안을 갖고 국가·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민께 필요한 예산을 검토하자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비판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구자근 의원도 “윗선(민주당 지도부)의 압박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예결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본질적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예결위 회의에서도 민주당 소속 박정 위원장이 인사말을 요청했지만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정면만 응시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12월 2일 본회의에서 자체 수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실제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당이 감액안을 바탕으로 향후 여야 원내 지도부 간 예산안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다시 10%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말 처음 10%대 지지율을 보인 데 이어 이달 첫 주 17%로 최저치를 찍은 뒤, 20%를 유지하다 다시 3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2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넷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9%로 지난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보수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진 40%였고, 국민의힘 지지층(50%)에서도 9%포인트 떨어졌다. 70대 이상에서도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43%)가 1%포인트 더 높아졌다. 부정 평가는 지난주와 같은 72%였고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경제·민생·물가’(15%), ‘김건희 여사 문제’(12%), ‘외교’(8%), ‘소통 미흡’(7%) 등을 꼽았다. ‘김 여사 문제’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지만 7주 연속 상위권을 차지했다.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양극화 타개’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경제 전망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지지율을 반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을 엄정하게 보고 국민의 신임을 다시 얻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尹 부정평가 이유 ‘경제-민생-물가’ 15% 최다… 金여사 문제 12%국정지지율 3주만에 다시 10%대긍정요인 ‘외교’ 41% 가장 많아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엔“잘된 판결” 41% vs “잘못” 39%“국민 편에 서서 서민을 보듬는 민생 그리고 양극화 타개 정책에 집중해서 발굴해 나가겠다.” 국정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지지율 20%대가 다시 붕괴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9%로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했고 직무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가 가장 많이 꼽혔다.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 고환율 등으로 경제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넷째 주 여론조사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부정 평가 1위로 ‘경제·민생·물가’(15%)가 꼽혔다. 이어 ‘김건희 여사 문제’(12%)와 ‘외교’(8%), ‘소통 미흡’(7%) 등 순이었다. 최근 한 달가량 ‘김 여사 문제’가 부정 평가 이유 1위였지만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등 영향으로 다시 ‘경제·민생·물가’가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부 ‘양극화 타개’를 기치로 내세우며 다음 달 초 첫 민생토론회에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등 당분간 민생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41%)가 가장 많았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미 순방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외교 일정을 줄줄이 소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5일 위증교사 1심 무죄 선고에 대해선 ‘잘된 판결’이란 응답이 41%로 ‘잘못된 판결’이란 답변(39%)보다 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의 재판에서 (예상과) 상반된 결과가 나왔고 경기가 워낙 어려워 이번 주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주 여론조사에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대해서는 ‘정당한 판결’이라는 응답이 43%로 ‘부당한 정치 탄압’(42%)보다 1%포인트 높았다.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오차 범위 내에 있는 만큼 두 판결에 대한 찬반 여론은 비등비등한 수준으로 봐야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과 관련해선 ‘잘된 일’(56%)이라는 반응이 ‘잘못된 일’(35%)이라는 의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과 의료 공백에 대한 정부 대응은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66%로 ‘잘하고 있다’(18%)보다 훨씬 많았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포인트 오른 32%였고 민주당 지지율은 1%포인트 하락한 33%로 나타났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 선고 이후 위기감을 느끼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결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677조4000억 원)에서 4조1000억 원을 감액한 수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예결위에서 야당이 단독으로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한 건 사상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일방적인 예산안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민주당은 이날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실과 감사원, 검찰, 경찰의 특수활동비와 정부 예비비 등의 감액만 반영한 수정안을 잇달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허영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된 국회의 예산 심의권에 대한 회복이고, 국회 예산 심의를 제대로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일”이라고 했다. 예결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이재명 방탄용’ 예산안 단독 의결을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예결위를 통과한 수정안을 다음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지도부의 합의를 요구하며 상정을 거부할 경우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까지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더불어민주당이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4조1000억 원을 감액해 단독으로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에는 대통령실과 검찰 특활비가 전액 삭감돼 반영됐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의 증액을 포기해서라도 권력기관에 대한 특활비 삭감 기조를 관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보복성 삭감”이라고 반발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입장문을 통해 “야당의 단독 감액 예산안은 국가의 기본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책임감 없이 민생을 저버리는 무리한 감액 예산안을 제시하고 일방적으로 처리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민주당은 대통령실 소관 특수활동비 82억5100만 원과 검찰 특활비 80억900만 원과 검찰청의 특정업무경비 506억9100만 원를 전액 삭감했다. 감사원에 대해서도 특활비 15억1900만 원과 특경비 45억1900만 원을 감액했다. 경찰 특수활동비 31억6700만 원도 전액 삭감했다.정부가 4조8000억 원 규모로 편성한 예비비는 2조4000억 원으로 절반 감액했다. 정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대왕 고래프로젝트’ 관련 예산도 505억5700만 원 중 497억2000만 원 대폭 삭감했다. 서울 용산공원 사업비 416억6000만 원도 229억800만 원 감액했고, 야당이 ‘김건희 여사 예산’이라고 지목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 예산도 정부안 508억3000만 원에서 74억7500만 원이 삭감됐다.헌법에 따르면 국회가 예산을 늘리거나 새로운 예산 항목을 신설하려면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감액은 정부 동의 없이 가능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증액과 감액 심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며 “국회 예산 심사권에 대한 무시였기 때문에 감액안이라도 의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예산안은 법률안과는 달리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국민의힘은 야당의 강행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예결위 소속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검찰 수사를 받는) 이 대표의 분풀이를 위해 일방적인 특활비 삭감, 특경비 삭감을 하면 속이 시원한가”라며 “예산안을 갖고 국가·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민께 필요한 예산을 검토하자는 약속을 헌신짝처처럼 버렸다”고 비판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구자근 의원도 “윗선(민주당 지도부)의 압박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최 부총리는 예결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본질적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예결위 회의에서도 민주당 소속 박정 위원장이 인사말을 요청했지만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정면만 응시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민주당은 12월 2일 본회의에서 자체 수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실제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당이 감액안을 바탕으로 향후 여야 원내 지도부 간 예산안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기한(12월 2일)을 앞두고 29일 막판 심사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과 감사원, 검찰, 경찰 등의 특수활동비 삭감을 주장하며 “여야 합의 불발시 야당 감액안을 2일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의 감액안 처리 엄포에 국민의힘은 “예산 인질극” “당나라 국회”라고 반발했다.예결위 여야 간사는 이날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시간을 미루며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권력기관 특활비를 삭감한 자체 수정안을 만들어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헌법상 정부의 동의 없이 국회는 예산 증액을 할 수 없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원하는 증액을 포기해서라도 특활비 삭감을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야당 단독으로 예결위에서 예산 감액안을 통과시킬 경우 198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된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각 상임위원회와 예결위에서 한 달 동안 충분한 심사를 마쳤다”며 “소명이 충분하지 않거나 필요치 않은 예산은 감액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예결위 관계자도 “정부가 ‘버티면 된다’는 식으로 일관하는데, 이번을 계기로 무너진 예산심의권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민주당은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단계부터 야당 주도로 각종 특활비 예산을 전액 삭감해왔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대통령실 소관 특수활동비 82억5100만 원를 전액 삭감해 통과시켰다. 법제사법위원회는 검찰 특활비 80억900만 원과 검찰청의 특정업무경비 506억9100만 원을 전액 삭감했고, 감사원에 대해서도 특활비 15억1900만 원과 특경비 45억1900만 원을 감액했다. 행안위는 경찰 특수활동비 31억67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처리했다.‘대왕 고래프로젝트’와 서울용산공원 등 정부 핵심 사업 관련 예산에 대한 추가 손질도 벼르고 있다. 대왕 고래프로젝트의 경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전체 예산 505억5700만 원 중 50억5600만 원을 삭감했지만, 예결위 소위 논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 용산공원 사업비 416억6000만 원도 국토위에서 이미 229억800만 원 감액했는데, 예결위에서 추가 삭감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국민의힘은 민주당 감액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특활비 전액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며 “민생을 정말 생각하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했다.여당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10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증액 예산안을 포기하고 감액안으로만 처리하는 데 대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압박용 카드”라고 보고 있다. 증액 예산안을 포기하면 야당 의원들이 지역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는 정치적 부담감을 떠안아야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법정 기한을 한참 넘겨 처리됐다”며 “현재는 양당 지도부가 테이블에 최종적으로 들어가 협상하기 전까지 압박하는 과정”이라고 예상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져 다시 1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9일 나왔다. 직무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와 민생, 물가문제’를 최우선으로 꼽아 6주 연속 최상위에 올랐던 ‘김건희 여사 문제’가 뒤로 밀려났다. 이달 7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김 여사가 공식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높은 물가, 의료 공백 등 민생 문제가 국정 평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26~28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1월 넷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9%로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1월 첫째 주 조사에서 취임 후 역대 최저치인 17%를 기록한 뒤 20%까지 반등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10%대로 떨어진 것이다. 보수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율은 40%로 전주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50%로 9%포인트 떨어졌다. 서울에서의 지지율도 2%포인트 내린 17%를 기록했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에서도 1%포인트 떨어져 8%였다. 직무수행 부정 평가는 전주와 같은 72%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5%) ‘김건희 여사 문제’(12%) ‘외교’(8%) ‘소통 미흡’(7%) 순이었다.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에 따른 ‘외교 실패’ 지적이 이어지면서 외교 항목의 부정 평가가 지난주보다 3%포인트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5일 위증교사 1심 무죄 선고에 대해선 ‘잘된 판결’이란 응답이 41%, ‘잘못된 판결’이란 답변(39%)보다 2%포인트 높았다. 민주당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에 대해선 정치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선 ‘잘된 판결’이란 응답이 44%, ‘잘못된 판결’이란 응답이 35%로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잘된 판결’ ‘잘못된 판결’ 응답이 각각 25%, 37%로 중도층과 상반된 비중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재판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왔고 경기가 워낙 어려워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통 사법부 결과를 여론은 받아들이는 편인데 이 대표 무죄 판결에 대해 잘못된 판결이란 답변이 39%나 됐다는 점도 의미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추진과 관련해선 ‘잘된 일’(56%)이라는 반응이 ‘잘못된 일’(35%)이라는 의견보다 높았지만, 의료계의 반발과 의료 공백에 대한 대응은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66%로 ‘잘하고 있다’(18%)는 반응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포인트 오른 32%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33%로 1%포인트 하락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딥페이크(인공지능 이미지 합성) 등 디지털 성범죄로 얻은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이 의무화된다. 아동학대 행위자가 아동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경우 살인죄 미수범이 아닌 아동학대 살해 미수범으로 처벌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과학기술 인재를 성장주기 전반에 걸쳐 육성·지원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민생법안 36건을 통과시켰다. 여야가 이날 처리한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디지털 성범죄 수익에는 ‘필요적 몰수’ 원칙이 적용된다. 딥페이크 영상물 재유포, 협박 등 디지털 성범죄물을 이용한 범죄 수익을 의무적으로 환수하도록 했다. 외국인의 여권상 영문 성명과 생년월일, 정보 등을 관계부처에 제공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정부가 과학기술 학습 동기를 높이는 정책을 마련하고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연구 생활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이공계지원법 개정안도 시행된다. 이는 22대 국회 국민의힘 1호 법안이다. 내년 10월 말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제32차 APEC 정상회의를 지원하는 특별법도 이날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학생에 대한 예방·안전 조치를 했다면 학교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교사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 학교안전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현장체험학습 등 교육 활동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가 안전 조치를 다한 경우에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국회는 회생법원의 중복 관할을 허용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을 개정해 회생법원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 각급법원법 개정안을 의결해 인천에 고등법원을, 대전·대구·광주에 회생법원을 각각 추가 설치하도록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서도 “한동훈 대표 가족이 윤석열 대통령 비방글 작성과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대표를 향해 ‘결자해지’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친한계에선 김건희 여사 가족의 악성 글을 언급하며 감정 싸움까지 격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7일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이에 한 친한계 의원은 “글 내용에 문제가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가족 대신 올렸다면 더 문제”라고 우려했다. 다른 친한계 의원도 “가족 명의를 누군가 도용했을 경우 법적인 부분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김 여사 고모라는 분이 페이스북에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집안에 ‘벼락 맞아 뒈질 집안’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우리는 문제 안 삼는다”고 밝혔다. 이에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직을 맡은 사람은 언행에 더 진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친윤계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대표 가족과 똑같은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는 고정 아이디가 적발됐다. 그 아이디가 전당대회 한동훈 캠프에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주도했다”며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민의힘 내부에서 위기론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판결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기 어려워졌음에도 집권여당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20일 넘도록 당원게시판을 둘러싼 당내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계파 갈등이 여권 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남은 정기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 처리와 예산안 심사 파상 공세를 예고하는 상황에서 전열조차 가다듬지 못한 여당 내에선 “배부를 짓 할 여유가 없는데 집권여당이 무얼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25일) 최고위원회에서 벌어진 당원게시판 관련 충돌에 대해 “분란을 만드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대립각을 이어갔다. 반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계파 간 설전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 지도부 인사의 참석 제한을 한 대표에게 제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양측 모두 계파 간 정면충돌의 출구를 찾기 위한 진상 규명과 근본적 해법을 찾으려기보단 서로 정적 대하듯 “네 탓”을 하며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파색이 엷거나 중립 성향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야당은 28일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다음 달 10일로 연기했다. 여당 내분을 활용해 이탈표를 부추기겠다는 전략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당 내에선 비판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은 “집권여당이 민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치투쟁만 하고 있으면 국민들은 ‘저기는 왜 정권을 갖고 있느냐’고 실망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선 김승수 의원은 “당 대표는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반대 측에서 당 대표를 공격하는 모습들 역시 비정상”이라며 “집권여당으로서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 인사들은 당내 갈등을 속히 해결하고 집권여당의 핵심 기능인 민생 정책 이슈로 넘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선 중진 권영세 의원은 “정부가 잘못한 것은 당이 바로잡고, 당이 부족한 건 정부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며 “당장 민생부터 돌보는 정책을 함께 이야기하고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與서 터진 ‘위기론’… “게시판 논란 진실 못밝히고 배부른 싸움만”‘게시판 내전’ 20일 넘게 이어지며韓 리더십 위기-계파갈등 심화“민생 무관 정치투쟁에 에너지 소모”“李 사법 리스크에만 기대선 안돼”“집권 여당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민생과 무관한 정치 투쟁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국민의힘 안철수 의원·4선)“최고위원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설전이라니, 저런 배부른 짓 할 여지가 없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국민들은 국민의힘에 냉랭하다.”(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다음 날 국민의힘 내부에선 위기론이 분출했다. 여당이 20일 넘게 한동훈 대표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비방 글을 썼느냐를 두고 ‘당원 게시판 내전’ 수렁에 빠지면서 한 대표의 리더십도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반사이익’에 기대기 어려워졌다는 지적과 함께 ‘그들만의 싸움’에 몰두하다 집권 여당의 책무인 민생마저 뒷전으로 밀리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개혁 추진 동력도 잃고 지지율도 낮은 복합 위기에 빠졌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 진상 파악 없이 ‘네 탓’ 내전한 대표는 26일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없는 분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반발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계속 공격하는 것은 결국 한 대표의 리더십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가족 명의가 도용됐는지 등을 확인해줘야 한다”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 등으로)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생중계되는 건 국민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중립 성향 의원들 사이에서도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매듭지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 대신에 출구 없는 계파 내전이 장기화될 경우 한 대표의 리더십과 여권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한 대표 가족이 연관됐다면 한 대표가 가족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하면 해결될 문제인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친윤계가 의혹을 제기한 의도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중립 성향 4선 의원은 “친윤계는 한 대표를 과도하게 흔들고 있는데 오버하지 말아야 한다.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궁금해하는 실체적 진실 규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검사식 정치 스타일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립 성향의 한 대구·경북(TK) 재선 의원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 대표 가족이 관련 있는지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검사는 수사하고 처벌하고 하는 것이지만 정치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걸 풀어주고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만 잡아넣으면 이긴다는 건 바보 같은 소리”여야 민생 주도권 경쟁에서 여당의 존재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만 기대서는 안 되고 국정 운영 책임이 있는 집권 여당이 민생을 적극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TK 재선인 김승수 의원은 “정부 부처와 당 정책위가 역할 분담을 해서 정책 이슈를 주도해야 하는데, 오히려 야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김 전 의원은 “당정, 당내 갈등 정치로 인해 민생 정책이 묻히게 되면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한 재선 의원은 “민생을 말로만 강조할 게 아니라 진짜 현장을 찾아 민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느끼고 진정성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PK 지역 중립 성향 초선 의원은 “이재명 대표만 잡아넣으면 이긴다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소리”라며 “민생 정책을 관철할 수 있는 능력을 여당 지도부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 목소리도 여전했다. 김용태 의원은 “각종 개혁 과제와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지지율을 회복해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김 여사 문제를 어떻게 공정하게 처리할 것인지가 여당에 남은 숙제”라고 진단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형’ 기준을 현행 ‘100만 원 이상’보다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놓고 ‘이재명 구하기’”라고 비판했다.친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26일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100만 원으로 사형선고 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벌금 100만 원은) 20년 전 기준”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당연히 불법을 저지르지 않아야겠지만 (물가 상승 등) 그런 면에서 한 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를 위한 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지금 이런 상황에서 강하게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안 된다”며 여야 합의 처리 원칙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옛날에는 공정한 선거가 잘 안 됐으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건데,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고 했다.앞서 판사 출신인 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14일 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던 허위사실 공표죄 조항을 삭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15일엔 당선무효형 기준이 되는 벌금형 금액을 현행 100만 원에서 1000만 원 이상으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냈다.민주당 관계자는 “개정안은 법 개정 이전 사건에는 적용할 수 없어 이 대표의 2심과는 무관하다”며 “사법리스크 프레임에서 벗어나 여야 합의로 선거법을 바꿔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국민의힘은 “죄를 다 저질러 놓고 법을 바꿔서 이 대표를 살려 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 대표가 선거법을 ‘이현령비현령’이라고 비판했는데, 이젠 ‘이재명령’으로 개정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정입법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민의힘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전날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열흘 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관련 1심에서 유죄를 받았을 때 “사법부를 존중한다”고 환영하고, 민주당을 향해 “판사 겁박”이라고 비판했던 여당이 이번 결과에 대해선 상반된 반응을 내비친 것이다. 여당에선 “판결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1심) 판결에 대해 제가 공감하지 못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며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안에서 바로잡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많은 법조인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1심 판결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이번 판결에 굉장히 환호하고 존중한다는 의견 밝히셨듯이 11월 15일 징역형 판결도 존중하셔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열흘 전 공직선거법 위반 징역형 판결은 정치 판결, 미친 판결 운운하면서 맹비난하더니 본인에게 유리한 판결은 사필귀정이라고 하는 것은 위선적 태도”라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첩첩 산중”이라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이 대표가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정치가 되면 좋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진심으로 공존의 정치를 바란다면 국정을 흔들고 마비시키는 야외 방탄 집회,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법안 처리, 국가 기구들에 대한 분풀이성 예산 난도질, 공직자들에 대한 마구잡이식 탄핵 추진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대표의 무죄 판결에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판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거짓말은 했는데 허위사실 공표는 아니다라는 해괴망측한 궤변 판결을 연상시킨다”며 “마치 ‘권순일 시즌2’를 보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연애는 했지만, 로맨스는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일반상식에 한참 어긋난다”고 했다. 판사 출신 장동혁 의원도 “야구방망이 들려서 손 좀 봐주라고 보내놓고, 직접 때리는 장면까지 본 건 아니니까 직접적으로 때리는 것과 관련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정도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항소심에서 재판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위증교사 본범인 김진성 씨는 벌금 500만 원이고 교사범인 이 대표는 무죄인데, 위증이라는 결과는 유죄로 인정하면서 교사라는 원인은 무죄로 보는 것은 법리적으로 명백한 모순”이라며 “1심 무죄 판결은 상급심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이 전날 판결 결과에 환영한 것을 두고는 “민주당의 기쁨은 덧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검사 출신인 주진우 의원은 “지금 위증으로 유죄가 나온 판결 중 대부분이 ‘위증을 해 줘’라는 말이 없는 것들”이라며 “이번 결정은 다른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판결이기 때문에 뒤집힐 가능성이 상당하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이 판단대로라면 앞으로 위증하거나 위증교사하는 사람들한테 길을 틔워주는 것”이라며 2심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정치 검찰의 무도한 야당 탄압을 멈춰 세웠다”고 환영 입장을 밝히며 검찰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안을 보고하고 ‘검사 탄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검찰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 ‘사법리스크 방탄’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방탄을 위한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라”고 했다.● 野, 검찰 겨냥 “사건 조작으로 야당 대표 탄압”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이 선고된 이후 검찰과 정부·여당을 향한 규탄 메시지를 쏟아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애초에 말이 안 되는, 무리한 기소였다”며 “검찰은 이미 무죄로 밝혀진 22년 전 검사 사칭 사건을 끄집어내 위증교사 사건을 창작해냈고, 녹취를 짜깁기하는 조작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사건 조작으로 야당 대표를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최종 책임자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이번 1심 판결로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게 증명됐기 때문에 검찰 개혁에 대한 주장도 당연히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 이 지검장을 비롯해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검사 탄핵안이 국회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해야 하기 때문에 29일 본회의를 별도로 열어 표결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 본회의에선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본회의 하루 전인 27일 국회에서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여론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8일 본회의에서 다시 부결되더라도, 네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다시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 이탈표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거부권 행사로 법안이 폐기되고 재발의되는 과정을 통한 여론전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김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 구성을 위한 국회 규칙 개정안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가족을 수사할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땐 여당 몫을 배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진석, 與 의원 40명과 오찬 “뭉치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사 탄핵안은 돈 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한 검찰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라며 “민주당의 힘자랑식 보복과 겁박의 정치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장외 집회에 대해서도 “이재명식 겁박정치의 하이라이트”라고 반발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대규모 오찬 회동을 가졌다. 당에선 추 원내대표와 인요한 최고위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이 참여했고 대통령실에선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 김주현 민정수석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추 원내대표는 식사에 앞서 “뭉치자”를 3번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대통령실 수석들이 (여의도에) 와서 여당 의원들과 다 같이 밥 먹는 게 오늘이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표 단속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여당은 지난번 4표보다 적은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처음으로 정치권과 공식 간담회를 갖고 의대 증원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의협에 비대위원으로 합류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도 참석했다. 의협 비대위는 24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회의실에서 개혁신당과 함께 의료계 현안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참석했다. 박형욱 위원장과 박단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내년 의학 교육 역시 불가능하며 학생과 전공의 모두 (학교와 병원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지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의대 교육 파행 우려와 관련해 “정부가 숫자 외에는 책임질 수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사 출신인 이 의원도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현실적으로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고, (증원) 인원이 정해진 뒤 아무 논의도 진행되지 않아 교육 준비도 전혀 안 돼 있다”며 “정상적으로 교육받는 게 불가능하다면, 그것에 대한 대안 없이 (증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료계와 당정은 국회에서 열린 3차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평행선을 달렸다. 의료계는 수시 미충원 인원의 정시 이월 제한, 예비 합격자 규모 축소, 학교 측에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의대 지원 학생에 대한 선발 제한권 부여, 모집 요강 내에서 선발 인원에 대한 자율권 부여 등 4가지 조정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의료계가) 2025학년도에 1500명 이상 증원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6학년도 증원은 제로(0명)로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2027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2027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추계 기구가 운영된다면, 거기서 그 안을 갖고 가자는 것은 크게 이견이 없는 것으로 말씀드린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서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안) 가운데 ‘화이트칼라 면제’(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율 적용 제외) 조항을 삭제하기로 당내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반도체 연구개발(R&D) 근로자 등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 예외 적용을 허용하지 않되, 추후 근로기준법 등을 통해 근무 유연화를 논의하는 방향으로 당 의견을 모았다”며 “26일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화이트칼라 면제 조항 없이도 근로기준법상 선택근로제와 탄력근로제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근무 유연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 등을 활용하면 R&D 분야는 6개월까지 주당 64시간 근무가 가능한데 굳이 예외 조항을 둘 필요가 없다”며 “한번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점차 더 많은 산업 분야에서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를 적용해 달라고 할 텐데 자칫 근로기준법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근무시간 유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체회의 전까지 설득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화이트칼라 면제 대신 근로기준법을 통해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근로기준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는 노동계 출신 야당 의원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이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 환노위 소속 의원은 “예외 조항의 목적이 무제한 노동 허용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 TSMC 등 미국, 대만 기업과 격차가 벌어지고 중국, 일본 기업의 추격이 거센 만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술 개발, 생산 속도가 곧 경쟁력인 글로벌 반도체 경쟁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 반도체 산업은 한시를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라며 “인력, 기술력, 보조금 모두 경쟁국 대비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개발에 쓸 시간이라도 더 확보해야 그나마 경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野 “반도체만 특혜 안돼” 업계 “TSMC 등 24시간 돌아가는데…”野, ‘반도체법서 52시간 예외’ 제동野 “예외적용, 근로기준법 무산 시도”… 업계 “기술-양산속도에 승부 갈려”美실리콘밸리 근로시간 규제 없어… 대만, 노사합의땐 초과근무 보장“시간이 없습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도 괜찮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 52시간제의 유연한 적용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24일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특별법의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정 적용 제외)를 삭제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방침에 대해 이같이 반발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직된 근로시간 규제가 반도체 연구개발(R&D)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취지다.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승자 독식 구조인 반도체 업계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기술개발이나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 1등을 차지한다”며 “핵심 인력들이 R&D에 몰두하는 매순간이 경쟁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반도체만 특혜 줄 수 없어”민주당이 반도체특별법상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 조항을 삭제하기로 가닥을 잡은 건 “기존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 등을 통해 해결해야지 반도체특별법에만 특혜를 줄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에서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현행 선택근로제 등을 활용하면 3개월 동안 최대 주 80시간까지도 근무가 가능한데, 예외조항을 적용하자는 것은 주 52시간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체계를 무산시키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산자위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한국 노동시간이 연간 122시간 이상 많은 상황인데 여기서 노동시간을 더 추가한다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산자위 소속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반도체 공정에 들이는 시간이 최소 4개월 이상 걸리는데 R&D 인력도 이와 함께 움직이며 추적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26일 예정된 산자위 전체회의에서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 산자위 전체 30석 중 17석을 차지한 민주당 주장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친노동 성향이 강한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 논의를 이어나가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에서 “반도체특별법이 아니면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는 희망이 없을 것”이라며 다급해하는 이유다.● “TSMC-엔비디아 24시간 연구 시계 돌아가는데…”반도체 업계는 정치권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24시간 공장이 돌아가고 R&D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에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근로기준법상 ‘특별연장근로’ 제도는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가 모두 필요하고, ‘탄력적 근로제’ 역시 6개월 단위로 적용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건건마다 특별 연장근로 사유에 해당한다는 자료를 만들고 고용부 장관의 재량에 기대는 것은 불확실성이 큰 것”이라며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미국, 일본, 대만은 대규모 반도체 보조금뿐 아니라 R&D 인력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근로제도가 마련돼 있다.미국 실리콘밸리는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를 활용한 고소득-고강도 업무 환경으로 유명하다. 주당 684달러(약 96만 원) 이상 소득의 고위관리직, 컴퓨터 관련 직종 근로자와 연 10만7432달러(약 1억5100만 원) 이상인 근로자는 근로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 80시간 이상 일할 지능지수(IQ)가 높은 작은 정부 혁명가를 찾는다”며 차기 행정부에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 ‘구인’ 게시글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한국처럼 장시간 근로가 사회적 문제인 일본도 2019년 초과근무를 법으로 제한하면서도 R&D 등에서 연 소득 1075만 엔(약 9756만 원) 이상 근로자를 규제 제외 대상으로 봤다. 대만도 노사 합의로 일정 시간의 초과근무와 수당을 법으로 보장한다. TSMC 연구개발팀은 하루 24시간 3교대를 통해 릴레이식으로 연구가 이어지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우원식 국회의장이 22일 “국민의힘이 계속 반대하더라도 정기국회 내엔 채 해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양당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요청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관련 의견서 제출 기한인 21일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전달하자 우 의장이 국조 특별위원회를 야당 단독으로 개문발차할 가능성을 띄우며 여당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취임 때부터 ‘채 해병 특검’에 찬성한다고 한 만큼 국정조사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여당 참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21일 오전 “채 해병 순직사건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국정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의장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관련 입법청문회나 현안질의, 국정감사 질의 등 할 건 다 하지 않았나”라며 “국정조사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채 해병 국정조사의 대상과 조사특별위원회 예상 인원, 기한 등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선고를 앞두고 채 해병 국정조사를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대여 압박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우 의장은 양당의 의견서를 검토한 결과 22일 여당의 국정조사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여야 동의로 꾸려져야 조사에 실효성이 있는 만큼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우 의장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러나 여당을 무한정 기다릴 순 없다. 다음 달 10일까지인 정기국회에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채 해병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해 달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우 의장 측은 “시점이 이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반 역할을 할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안’(AI 기본법) 제정안이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AI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를 모두 아우른 법안으로 여야가 핵심 쟁점에 합의를 이룬 만큼 이달 27일 과방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과방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AI기본법은 정부가 AI산업 발전을 지원할 근거와 AI윤리, 기술 안전조치 확보 등 규제를 함께 담고 있다. ‘고영향 AI’에 대한 사업자 책임은 담았다. 고영향 AI란 인간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 국가 안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다. 고영향 AI의 경우 사업자가 위험성을 사전에 고지하도록 했고, 또 정부가 사업자에게 고영향 AI에 대해 안정성과 신뢰성 검증을 요구할 수 있는 장치를 뒀다. 최근 딥페이크 논란을 고려해 AI 기반 영상과 사진에는 워터마크를 넣도록 규정했다. 이와 함께 AI기본법에는 AI 데이터센터 등 투자 활성화 방안과 관련 산업 지원 관련 내용도 담겼다. AI기본법은 21대 국회 막바지에 여야가 처리에 합의를 해놓고도 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단독 강행 처리에 여당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폐기됐다. 주요 AI 기술 경쟁국들이 잇달아 AI기본법을 제정한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여야는 22대 국회 들어 AI기본법 처리에 공감대를 이뤘다. 한편 과방위 법안소위는 이날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법안도 함께 통과시켰다. 단통법 폐지법안은 올해 안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돼도 새로운 고시와 시행령을 준비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실제 시행은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조국혁신당이 20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했다.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파면’을 이끌어내는 예인선이자 쇄빙선이 되겠다”고 밝혔다.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150명)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조국혁신당(12석)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논의를 해보지 않아 입장이 없다”고 했다. 여당은 “정치적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씨가 이끌고, 무속인이 뒤에서 미는 윤석열 정권을 조기 종식할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며 1905년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 문구를 인용한 뒤 “120년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곳곳에서 시일야방성대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이 이날 공개한 115쪽 분량의 탄핵소추안 초안에는 △명태균 국정농단 게이트 △대통령의 당무 개입 △재의요구권 남용 △채 상병 수사 외압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등 15개의 사유가 적시됐다. 하지만 탄핵 추진의 키를 쥔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조국혁신당 탄핵소추안에 대해 “아직은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 40여 명이 참여한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는 “탄핵소추안을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동 대표인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민주당 차원에서 논의할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국당이 조국당 했다’는 평가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탄핵소추안에 담긴 항목과 세부 사항들은 정치적 의견을 법적 사유로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대통령실 지역기자단이 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고 질문한 부산일보 기자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다. 시정해야 한다”고 말한 홍철호 대통령실정무수석비서관에게 “사과와 해명,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입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기자단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홍 수석은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의 질문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의 역할과 기자의 사회적 책임을 부정했다”며 “(기자의)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은 기자들에 대한 ‘눈치 주기’로, 지역기자단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으로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지역기자단은 “기자의 역할은 본래 대통령과 국가 기관이 제대로 일하는지 감시하는 것”이라며 “지역기자단은 취재나 언론 활동을 약화시킬 수 있는 모든 발언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전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은 “‘어떤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사과하신 거냐’ 그러니까 대통령이 답변을 못 하셨다. 뭐 때문에 사과하신 건가”라고 홍 수석에게 질의했다. 이에 홍 수석은 “그건 부산일보 기자”라며 “그 기자가 (질문한 것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박 기자는 7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직전 대국민 담화에서 사과한 것에 대해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했다”면서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 명확히 해달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잘못한 게 있으면 딱 집어서 ‘이 부분은 잘못한 거 아니냐’라고 해주시면은 제가 그 팩트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답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