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희

한재희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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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 재계팀 한재희 기자입니다.

h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경제일반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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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최종현 “정치 불안할수록 경제 망가지면 안돼”

    “우리는 리얼리티를 걷는 기업가들이니까 불안 요소 때문에 괜히 우리(기업인)까지 들뜰 필요는 없다고 난 생각해. 우리가 ‘정치가 불안할수록 경제까지 망가지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경제가 나빠지지 않는 거야.”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80년대 선경(SK그룹 전신)의 신년 간담회 도중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이러한 최 선대회장의 생전 경영철학을 담은 이른바 ‘선경실록’이 최 선대회장의 유고 27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SK는 그룹 수장고 등에 보관해 온 최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 관련 자료를 발굴해 디지털 자료로 변환한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지난달 말 완료해 2일 일부를 공개했다. 이번에 복원한 자료는 오디오와 비디오 약 5300건, 문서 3500여 건, 사진 4800여 건 등 총 13만1647점이다. 공개된 선경실록에 따르면 최 선대회장은 1982년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도 인재라면 외국 사람도 쓰는 마당에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하면 안 된다”고 인재 위주 인사를 강조했다. 1992년에는 SKC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하드웨어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며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1992년 획득한 이동통신사업권을 반납할 때 좌절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하는 내용이 음성 녹취에 담겨 있다. SK는 이번에 디지털화를 완료한 선경실록을 SK 내부 시스템망에 일부 공개했다. 향후 사내 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나머지 내용도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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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불안할수록 기업인 사명감 가져야”…최종현 SK선대회장 기록 공개

    “우리는 가장 리얼리티를 걷는 기업가들이니까 불안 요소 때문에 괜히 우리(기업인)까지 들뜰 필요는 없다. 우리가 ‘정치가 불안할수록 경제까지 망가지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경제가 나빠지지 않는다는 거야.”1970~1990년대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80년대 선경(SK그룹 전신)의 신년간담회 도중 임원‧부장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이러한 최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담은 ‘선경실록’이 최 선대회장의 유고 27년 만에 세상에 나온다. SK는 그룹 수장고 등에 보관해 온 최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 관련 자료를 발굴해 디지털 자료로 변환한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지난달 말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2023년 ‘창사 70주년 어록집’을 발간하는 도중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한 지 2년 만이다.이번에 복원한 자료는 오디오와 비디오 약 5300건, 문서 3500여 건, 사진 4800여 건 등 총 13만1647점이다. 최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만 오디오 테이프로 3530개에 달한다. 이는 하루 8시간을 연속으로 들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분량이다.최 선대회장은 사업 실적·계획 보고, 구성원과의 간담회, 각종 회의와 행사 등을 녹음해 원본으로 남겼다. 해당 자료에는 당시 한국의 경제 상황과 최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SK는 설명했다.일부 외부로 공개된 ‘선경실록’에 따르면 최 선대회장은 1982년 신입 구성원과의 대화에서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도 인재라면 외국 사람도 쓰는 마당에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하면 안 된다”고 인재 위주의 인사를 강조한 바 있다. 1992년에는 SKC 임원들과 회의에서는 “하드웨어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며 일찍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 세계 경제 위기를 촉발한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당시 정부의 요청에 따라 최 선대회장이 직접 중동의 고위 인사를 만나 석유 공급에 대한 담판을 짓는 내용, 1992년 획득한 이동통신사업권을 반납할 때 좌절하는 구성원을 격려하는 내용 등이 음성 녹취에 담겨있다.SK는 이번에 디지털화를 완료한 선경실록을 SK 내부 시스템 망에 일부 공개했다. 향후 사내 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나머지 일부 내용도 내부 구성원에게 공개할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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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관세-칩스법-IRA 등 기업 어려움”… 4대그룹 총수들, 韓대행에 지원 요청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 세제 지원을 비롯한 지원책을 마련해달라.”(4대 그룹 총수들) “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각 산업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 조치를 긴급하게 마련하겠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1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의 한옥 건물인 삼청당 회의실. 이곳에 모인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한 권한대행에게 올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통상 리스크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미 행정부가 2일(현지 시간) 발표할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큰 경제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철회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관세 폭탄에 미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보조금 축소나 폐지로 인한 부담까지 이중고를 지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이날 총리공관에서 미국발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 합동 회의체인 ‘경제안보전략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가 참석했고 정부에선 한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첫 회의인 이날엔 각 그룹 총수가 직접 참석했지만 다음 회의부터는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의체는 한 권한대행이 지난달 21일 직무에 복귀한 뒤 최 부총리에게 “통상위기 대응을 위한 민관합동 회의체를 꾸리라”고 지시해 발족했다. 비공개로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총수들은 정부에 “당면한 미국과의 (관세, 보조금 분야) 협상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과 SK, LG 등은 바이든 정부 당시 전기차와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법안이 발효되자 미국에 5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바꿀 경우 보조금을 못 받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3일부터 수입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도 국내 업체에 ‘발등의 불’이 된 상황이다. 한 권한대행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미국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아웃리치(대외활동)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많은 네트워크를 통해 주요 국가와의 동맹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정부도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저해하는 장애물을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강조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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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대행 만난 4대그룹 총수들 “美관세-칩스법 철회 등 어려움”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 세제 지원을 비롯한 지원책을 마련해달라.”(4대 그룹 총수들)“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각 산업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 조치를 긴급하게 마련하겠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1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의 한옥 건물인 삼청당 회의실. 이곳에 모인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 총수들은 한 권한대행에게 올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통상 리스크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미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할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큰 경제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반도체법 철회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관세 폭탄에 미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보조금 축소나 폐지로 인한 부담까지 이중고를 지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정부는 이날 총리공관에서 미국발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 합동 회의체인 ‘경제안보전략TF’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가 참여했고 정부에선 한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첫 회의인 이날엔 각 그룹 총수가 직접 참석했지만 다음 회의부터는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의체는 한 권한대행이 지난달 21일 직무에 복귀한 뒤 최 부총리에게 “통상위기 대응을 위한 민관합동 회의체를 꾸리라”고 지시하면서 발족했다. 비공개로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총수들은 정부에 “당면한 미국과의 (관세, 보조금 분야) 협상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과 SK, LG 등은 바이든 정부 당시 전기차와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법안이 발효되자 미국에 5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바꿀 경우 보조금을 못 받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이 3일부터 수입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도 국내업체에 ‘발등의 불’이 된 상황이다.한 권한대행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미국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아웃리치(대외활동)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많은 네트워크를 통해 주요 국가와의 동맹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라며 “정부도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저해하는 장애물을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강조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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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엔솔, GM 합작 美 배터리공장 인수… 단독 운영해 고객사 확보 전략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투자해 건립하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을 인수해 단독 공장으로 운영한다.LG에너지솔루션은 1일 GM과의 합작 법인인 얼티엄셀스 미시간주 3공장 건물 등의 자산을 모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3공장의 장부상 가치는 약 3조 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절반씩 투자했기 때문에 GM이 투자한 금액(약 1조5000억 원)을 LG에너지솔루션이 지급해 공장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GM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위험 요소를 줄이고,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공장을 단독으로 운영해 여러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신규 증설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존 설비 운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LG에너지솔루션의 새 고객사 후보로는 일본 도요타가 꼽힌다. 두 회사는 2023년 연 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2022년 6월 착공한 3공장은 26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투자해 올 초 양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전기차 수요 위축에 지난해 건설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현재는 건물 공사가 마무리되고 장비 반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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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투자 韓기업들, 샌프란 인구만큼 일자리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한국 경제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이미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는 등 대미 투자를 크게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갈등과 리쇼어링(생산시설 본국 회귀) 등 달라진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이런 노력으로 한미 경제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관계 당국과 산업연구원 등의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한 일자리(제품 배송, 판매 등 파생되는 일자리 포함)는 80여만 개에 이른다.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전체 인구(2023년 80만9000명)와 맞먹는 사람들이 한국 기업 덕분에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한국은 또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세계 최대 투자국 반열에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023년 215억 달러(약 31조 원)를 미국에 투자했다. 2010년대만 해도 10위권이던 것이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해외직접투자(FDI) 통계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1위 투자 대상국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미국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체는 2432곳(한국무역협회 2024년 분석)에 이른다.경제계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과 무관하게 이제 한미 경제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생산한 중저가 상품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니어쇼어링(멕시코 등 인접 국가로의 생산시설 이전)을 통해 미국에 수출해 왔다면, 이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현지 기업과 협력해 새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현지 경제에도 기여하는 ‘코러스(KORUS·KOREA+US)노믹스 2.0’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윤성용 미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은 “미국은 인구가 3억 명이 넘고 소득 수준도 워낙 높아 한국 기업들에는 포기할 수 없는 ‘제2의 내수시장’이 됐다”고 말했다.금성 첫 공장후 40년, 美투자 1000배로 “수출 넘어 제2 내수시장”〈1〉 일자리-시장 넓힌 윈윈 투자韓기업, 美 50개 주 중 47곳 진출… 제네시스 3대 중 1대가 美서 팔려현대차 정의선 “‘뿌리’ 내리러 왔다”… 조선-에너지 등 진출도 가속화 전망“R&D-생산 핵심은 한국에 둬야”“우리는 공장을 짓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닙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해 온 것입니다.”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메타플랜트)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정 회장의 말처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8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를 투자해 메타플랜트를 건립했다. 직접 찾아간 서울 여의도 4배 크기(1176만 ㎡)의 이 공장은 ‘가장 진보된 공장’이란 평가처럼, 한국과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있었다. 현대차 측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한 뒤 20년 동안 대미 수출과 국내 생산, 고용이 모두 늘었다”고 전했다. 이번 준공식이 ‘코러스(KORUS·KOREA+US)노믹스 2.0’ 시대의 막을 여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40년 만에 1000배 늘어난 美 투자1982년 10월. 금성사(현 LG전자)는 당시 550만 달러(약 80억 원)를 들여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연간 생산 12만 대 규모의 컬러TV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한국 업체가 미국에 처음 단독 투자한 ‘1호 공장’이다.40여 년이 지난 현재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432개 업체(2024년 기준)에 이른다. 한국무역협회가 기업정보업체인 D&B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 기업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에 진출해 있다. 미국에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이 오히려 극소수란 뜻이다.한국 업체들은 40년 동안 공격적으로 미국 투자를 늘렸다. 31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기업들의 미국 대상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20억8438만 달러로 2014년 투자액(59억8599만 달러)의 3.7배로 늘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15.4배, 30년 전의 42.7배, 40년 전의 1096.3배로 증가했다. 미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늘린 것이다.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업종은 제조업이 가장 많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2432개 업체 중 26.8%가 제조업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각각 반도체와 가전을,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에서 자동차를, LG전자는 테네시주에서 가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미국 진출 속도가 가파르다. 2021∼2024년에는 금융이나 부동산 등 서비스업의 미국 신규 진출이 42.9%로 가장 많았다.한국 기업들이 만드는 현지 일자리도 급증했다. 1982년 금성사가 헌츠빌에 공장을 준공할 때는 5년 안에 3000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수출입은행은 2023년 기준 한국 기업들의 북미 지역 고용이 총 11만3387명(한국인 포함)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2의 내수 시장’ 된 미국‘코러스노믹스 2.0’ 시대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단순히 미국에만 유리한 건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고급형·대형 제품이 많이 팔린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업체들이 미국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것 또한 한국 업체들이 최근 미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미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3대 가운데 한 대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의 고급 주방 가전 브랜드 ‘SKS’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한다.미국엔 한국 기업들의 ‘큰손 고객사’도 많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고객사인 퀄컴, 구글, IBM 등이 모두 미국 회사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을 겨냥해 북미 지역에 공장을 늘리고 있다. 고객의 피드백을 곧바로 반영할 수 있고, 납품 대상과 가까운 덕에 물류비가 절약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으로는 조선, 소형모듈원전(SMR),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로 인해 국내 산업이 공동화(空洞化)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 세계 생산기지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마더 팩토리’를 한국에 만드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 세계 생산기지에서 생산될 상품에 대한 핵심 기술 연구나 시험 생산,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을 한국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핵심 업무를 맡기 때문에 청년 세대가 선호하는 고임금 일자리가 많이 배출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신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에 핵심 연구개발은 국내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코러스(KORUS)노믹스 2.0코러스는 한국(KOREA)과 미국(US), 경제학(Economics)을 합성한 말. 한미 경제 협력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 코러스노믹스 1.0은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교역에 치중하는 단계였다면, 코러스노믹스 2.0 시대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해 사업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드는 유기적인 경제 관계로 도약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클라크스빌=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엘라벨=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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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속, 미래 창조

    국내 기업들이 산업 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것을 뜻하는 ‘빅 블러’의 시대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존의 사업 분야와 상관없이 인공지능(AI), 로봇, 에너지, 바이오 등에 과감하게 도전하며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업체들보다 앞서가기 위한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과 중국 기업들의 맹렬한 추격 등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앞선 기술력만이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열쇠라는 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AI 연구개발에 목숨 거는 기업들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 AI 반도체를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PC 및 모바일보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HBM4도 올해 하반기(7∼12월) 양산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다. 또한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월 HBM4부터 대만 TSMC와 협업을 강화해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PIM(하나의 칩에 메모리, 프로세서를 집적한 반도체), AI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도 개발하고 있다. LG도 AI 분야에 투자와 혁신을 집중하고 있다. 2020년 설립된 AI 싱크탱크인 LG AI 연구원은 2021년 12월 3000억 파라미터 규모의 멀티모달 AI 모델인 ‘엑사원 1.0’을 발표한 이후 2023년 7월에는 ‘엑사원 2.0’, 지난해 8월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인 ‘엑사원 3.0’을 국내 최초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12월에는 또다시 개선된 ‘엑사원 3.5’를 선보였다. 롯데그룹은 인공지능(AI)을 그룹 비즈니스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1월 열린 ‘2025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내 AI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롯데이노베이트, 대홍기획 등 9개 계열사가 참여해 AI 우수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바이오와 에너지도 성과 나와 LG와 롯데는 바이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국내 대표적 기업이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23년 연 매출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매출 1조 원을 넘긴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사에 약 4000억 원 규모의 희귀비만증 신약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7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 L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약 4조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업계를 선도하는 제조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도 주목받는 분야다. GS칼텍스는 글로벌 연료 시장 환경에 맞춰 바이오항공유(SAF), 바이오선박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정부의 ‘바이오 연료 실증 연구’에 참여해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의 SAF를 공급받아 2023년 국내 최초로 SAF 급유 및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청정 전기 생산을 위한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터빈, 해상풍력 등 무탄소 발전 주 기기의 경쟁력을 높이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도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로봇·신소재에서도 ‘초격차’ 도전 현대자동차그룹은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로봇 비즈니스를 겨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전문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시범 적용했으며 향후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둔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의 AI 학습 과정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경우에는 2008년 국제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LNG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존 합금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했다. 포스코는 수십 년간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망간을 포함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제품 구현에 성공했다. 고망간강은 자성을 띠지 않아 잠수함, 함정, 군수용 전차에 적용할 경우 스텔스(은폐) 성능을 높일 수 있어 방위산업으로도 수요처가 확대될 수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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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 제조 넘어 에너지 순환 사업으로 확장”

    “지금은 ‘강자의 시간’,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준비합시다.” 올해 2월 3일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경영자(CEO)인 김동명 사장이 회사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의 제목이다. 호시우보는 범처럼 노려보고 소처럼 걷는다는 뜻이다. 즉 예리한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는 동시에 성실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김 사장은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되 제품 및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추는 활동을 정말 우직하고 묵묵히 실행해 나갈 시점”이라며 “이런 자세로 준비하면 다가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지배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는 이미 강자의 요건을 갖추고 있고 더욱 차별화된 경쟁력을 축적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슈퍼사이클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근거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기술 지배력’이다. 그는 “업계 최초 리튬인산철(LFP) 파우치 셀투팩(CTP), 유럽상용차용 고전압 미드니켈, 46시리즈 등 대규모 수주를 달성한 것이 우리의 기술 지배력을 방증한다”며 “또한 게임 체인저가 될 건식 전극도 누구보다 먼저 갖춰 나가고 있으며 실제 고객들도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글로벌 톱 오퍼레이션 역량’을 언급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자동차용 전지 연평균 역대 최고 수율인 95%를 돌파했다. 이는 절대 쉬운 성과가 아니다”며 “시장이 활력을 되찾는 시기에 분명한 강점이자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사업 부문에서 꾸준히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고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오퍼레이션 역량과 맞물려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 번째로 수많은 최초와 최고의 기록을 꼽았다. 김 사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경험을 축적했고 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 선정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단기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단순 배터리 제조를 넘어 전 세계 ‘에너지 순환 생태계’ 중심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사업 분야로의 확장 등을 통해 위기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의 비중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 선박, 로봇 등 성장 잠재력이 높고 신사업의 기회가 많은 사업에도 투입을 확대하는 중이다. 또한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3대 폼팩터(제품 형태)’의 포트폴리오를 갖춰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는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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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형 차량용 OLED로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

    LG디스플레이가 미래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업계 최초로 탠덤 OLED를 양산한 이래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OLED 시장을 선도해 오고 있다.탠덤 OLED란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두께는 동일하다. 하지만 유기발광층을 두 개 층으로 쌓아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켜 기존 대비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은 늘어나지만 소비전력은 절감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을 높이고 소비전력도 약 40% 줄인 ‘2세대 탠덤 OLED’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탠덤 OLED는 차량용 P(플라스틱)-OLED에 처음 적용된 이후 IT용으로 확대 적용되며 OLED 시장 확장에 기여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탠덤 OLED 소자를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한 제품이 차량용 P-OLED다. OLED 특유의 뛰어난 화질을 유지한다. 얇고 가벼워서 휘어질 수 있어 디자인 차별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 기반의 차량용 OLED를 비롯한 차별화 기술을 토대로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세계 1등’ 지위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키워드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겨냥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혁신의 방향성을 제안하고 있다. SDV 시대에는 점점 다양해지는 차량 내 기능을 운전자와 탑승자가 큰 화면을 통해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고 탑재 수량도 많아지는 ‘스크린화’가 특징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운전석 앞 유리 기둥(필러) 왼쪽 끝에서 조수석 오른쪽 끝까지 가로지르는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필러투필러(P2P)’ 솔루션 등 SDV에 최적화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40인치 필러투필러’는 초대형 화면을 통해 각종 정보를 즉시 파악하는 동시에 차량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한다. 계기판, 내비게이션 등 주행 정보부터 공조 시스템 제어, 영화 및 음악 감상, 게임까지 SDV의 첨단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화면 전환 없이도 표시할 수 있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했다. 더불어 이 제품에는 운전자가 안전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SPM 모드’도 적용했다. LG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 기술은 조수석 앞 디스플레이를 통해 동승자가 영화를 감상하거나 게임을 해도 운전석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한다. 시야각 제어 기술은 최근 차량용 디스플레이 대형화 추세 속에서 안전성을 강화하는 주요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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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램 32년, TV 19년, 스마트폰 13년 ‘1위’…초격차 기술로 선도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가전·TV,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워 TV, 스마트폰, 메모리 반도체에서 글로벌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발 ‘관세 전쟁’이 벌어지고 경쟁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등 경영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음에도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해 내겠다는 전략이다.19년째 글로벌 1위 지키는 삼성TV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19년 연속 글로벌 TV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 덕분이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초로 8K TV를 글로벌 시장에 공개하며 프리미엄 제품 리더십을 주도했다. 특히 ‘QLED TV’ 제품군은 제품 크기가 중형에서 초대형까지 다양한 크기를 갖춰 소비자에게 다양하게 선택지를 줬다. 이어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Neo QLED’와 ‘초대형, OLED’ 등의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TV 제품에 적용해 ‘AI 스크린’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투명 마이크로 LED’, AI를 통한 TV 화질 개선 등 혁신적 기능에 관한 연구개발 활동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가전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2019년 6월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 아래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나만의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다양한 제품 타입, 소재, 색상을 제공해 가전 제조사를 넘어서 ‘소비자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2023년엔 지속가능성, 초연결성, 디자인의 핵심 3대 가치를 추구하는 ‘비스포크 라이프’를 선언하고 새로운 연결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같은 해 출시되는 모든 비스포크 신제품에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등 AI 기술을 가전제품에 적극적으로 확대 도입했다.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3년 연속 1위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011년 이후 13년 연속 출하량 1위를 지켜내고 있다.삼성전자는 2019년에는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좌우로 접히는 ‘Galaxy Z 폴드’로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 2020년에는 상하로 접히는 ‘Galaxy Z 플립’을 출시했다. 더불어 지난해 1월 출시한 Galaxy S24 시리즈는 삼성전자 최초로 Galaxy AI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새로워진 검색, 창의적인 사진 편집, 실시간 번역, 편리한 텍스트 요약 등의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전체 모바일 시장에서의 사업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태블릿과 웨어러블(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액세서리 등의 제품과 함께 콘텐츠와 서비스 부문에서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에서 보급형까지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군을 활용해 지역별 시장 상황과 경쟁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군을 운영한다.1992년부터 D램 정상 자리 지켜삼성전자는 1992년 D램 시장 세계 1위를 달성한 이후 32년 동안 D램 점유율 1등을 유지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도 2003년부터 21년간 1등 업체의 위상을 지켜내고 있다. 지난해 DS 부문은 근원적 사업 체질 강화를 목표로 선단 및 고부가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데 주력해 왔다.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차원에서 PC 및 모바일보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AI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HBM4도 올해 하반기(7∼12월) 양산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8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뉴 리서치&디벨롭먼트-K’(NRD-K) 설비 반입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주요 경영진과 설비 협력사 대표, 반도체연구소 임직원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10만9000m2(3만3000여 평) 규모의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2030년까지 총 투자 규모는 2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흥캠퍼스는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1983년 2월 도쿄선언 이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징적인 곳이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메가비트) D램을 개발하고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등을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로 평가받는다. NRD-K는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전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로서 근원적 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까지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첨단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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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63% “상여금도 통상임금 판결에 경영 부담”

    조건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는 내용의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이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조건부 상여금이 있는 17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상임금 판결 100일, 기업 영향 및 대응 긴급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3.5%는 “통상임금 충격이 부담되거나 이로 인한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고 답했다.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책(복수 응답)으로는 가장 많은 32.7%가 임금 인상 최소화를 꼽았다. 이어 △정기상여금 축소 또는 대체(24.5%) △시간 외 근로 시간 축소(23.9%) △신규 인력 감축 등 인건비 증가 최소화(18.9%)가 뒤를 이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기업 대표들이 통상임금 컨설팅에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 후 예상되는 임금 상승률은 대기업의 55.3%가 5% 이상, 23.1%가 2.5% 이내라고 응답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예상 임금 상승률은 25.0%가 5% 이상, 43.4%가 2.5% 이내라고 답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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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동나비엔, ‘나비엔 매직’으로 주방기기 시장 공략

    경동나비엔이 ‘나비엔 매직’을 내놓으며 주방기기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경동나비엔이 지난해 5월 SK매직의 주방가전 영업권을 인수한 이후 10개월 만에 주방기기 새 브랜드를 내놓은 것이다. 나비엔 매직은 앞으로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레인지후드, 전자레인지 등 5개 품목 제품을 판매한다. 경동나비엔은 연간 가스레인지 45만 대, 전기레인지 26만 대, 전기오븐 5만 대 등의 생산 시설을 갖췄다. 경동나비엔은 노하우를 쌓아 온 실내 공기 질 관리를 주방기기에 접목할 예정이다. 나비엔 매직 제품은 요리가 시작되면 주방기기와 환기청정기가 단일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요리 시작과 동시에 ‘3D 에어후드’ 정면과 측면에 에어커튼을 형성해 조리 시 생기는 연기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 경동나비엔 측은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지난해 4115억 원이던 국내 매출을 2028년 1조 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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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성 조석래 회장 1주기… 조현준 “도전정신 이을것”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1주기 추모식이 29일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치러졌다. 40여 분간 진행된 추모식에는 장남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3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유가족과 효성 임원 등이 참석했다. 회사를 반세기 동안 이끌며 기능성 섬유인 스판덱스 분야에서 효성을 글로벌 1위로 만든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3월 29일 89세로 별세했다. 조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오늘의 효성은 아버지의 시대 변화를 읽는 혜안과 강철 같은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선점한 결과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없는 격랑 속에서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할 때 아버지의 빈자리가 뼈에 사무치게 깊어진다”며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효성을 미래를 준비하는 회사,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회사, 글로벌 정세에 민첩하게 움직이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효성은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헌화하며 조 명예회장을 추모할 수 있도록 본사 추모식장을 31일까지 개방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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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그룹 20주년, 허태수 “변화-도전으로 더 큰 성장”

    GS그룹의 창립 20주년을 맞아 과거 한 식구였던 LG, LS, LIG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GS그룹은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GS 창립 20주년 및 GS아트센터 개관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GS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해 왔다”며 “창립 20주년을 맞은 만큼 변화와 도전이라는 자랑스러운 창업정신을 일깨워 앞으로도 더 큰 성장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허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GS 명예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자은 LS 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이 참석했다. 과거 LG라는 한 울타리에 있었던 기업 총수들이 GS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두 모인 것이다. 구인회 LG 창업주와 그의 동업자 허만정 회장의 후손들은 LG그룹 경영을 이어가다 2005년 에너지와 유통 등을 분리해 GS그룹이 설립됐다. 이와 관련해 GS그룹 측은 “과거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해 각자 사업을 펼치는 기업 총수들이 만나 격려와 협력의 메시지를 나눴다”고 전했다. GS그룹은 2005년 LG에서 분리해 출범했을 당시 18조7000억 원이던 자산 규모를 지난해 약 4배로 늘린 80조8000억 원으로 키웠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3조 원에서 84조3000억 원으로 늘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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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한국 AI 기술력, 세계 10위권 밖… 우리만의 LLM 개발 못하면 종속국 전락”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사진)이 한국의 인공지능(AI) 기술 능력을 전 세계 10위권 밖으로 평가하면서 ‘AI 종속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 순위로 보면 한국은 (AI 능력이) 10위권 밖으로 처진다”며 “미래에 거대언어모델(LLM)이 필요하고, 우리의 LLM이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LLM을 내부에 장착하는 것이 안 되면 종속된다”며 “(한국이) ‘AI 종속 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LLM은 인간의 언어를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과 추론을 거친 AI 모델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네이버나 LG 등이 LLM을 내놓으면서 미국 빅테크들을 추격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과거처럼 ‘아주 좋은’ 정도는 아니다”라며 “강력한 경쟁자들이 이미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AI를 어떻게까지 제조에 도입해 남보다 좋은 물건과 제조 능력을 갖춰 가느냐가 중요하다”며 “제조업 공동화로 (공장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잡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선택지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AI를 움직여서 제조의 경쟁력을 남보다 더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옛날과 똑같이 이 땅에서 물건을 생산해 수출하려는 모델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련해 “미국 상품을 더 많이 사는 방향으로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 에너지는 중동 의존도가 컸던 것을 줄여 미국산을 수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은 “(APEC 기간에) 숙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북 포항에 크루즈선을 데리고 오겠다. 그걸 숙박시설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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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한국 AI, 글로벌 10위권밖…AI종속국 전락 막아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한국의 인공지능(AI) 기술 능력이 전 세계 10위권 밖이라고 평가하면서 ‘AI 종속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을 빠르게 쫓아오는 것도 AI를 접목한 제조업을 키워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미국발 ‘통상 전쟁’에 대해서는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을 늘려 기존의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 회장은 이달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 순위로 보면 한국은 (AI 능력이) 10위권 밖으로 쳐진다”며 “미래에 거대언어모델(LLM)이 필요하고, 우리의 LLM이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필요한 LLM을 내부에 장착하는 것이 안 되면 종속된다”며 “‘AI종속 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LLM은 인간의 언어를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과 추론을 거친 AI모델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네이버나 LG 등이 LLM을 내놓으면서 미국 빅테크들을 추격하는 입장이다.최 회장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과거처럼 아주 좋은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강력한 경쟁자들이 이미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AI를 어떻게까지 제조에 도입해 남보다 좋은 물건과 제조 능력을 갖춰가느냐가 중요하다”며 “제조업 공동화로 (공장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잡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선택지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AI를 움직여서 제조의 경쟁력을 남보다 더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옛날과 똑같이 이 땅에서 물건을 생산해 수출하려는 모델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가능한 미국 상품을 더 많이 사는 방향으로 해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며 “에너지는 중동 의존도가 너무 높았었는데, (이제는 에너지를) 미국에서 수입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경쟁자가 들어오게 되고, 중동이나 미국도 더 팔려면 에너지값을 내릴 것”이라며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올해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부대 행사로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서밋’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APEC은 전체적으로 보면 7조4000억 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고, 2만 명이 넘는 새로운 잡(일자리)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PEC 기간에) 숙소를 댈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북 포항에 크루즈선을 데리고 오겠다. 거기에서 숙박시설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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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 10곳중 4곳 “올해 매출목표치 하향”

    제조업체 10곳 중 4곳이 지난해 대비 올해 매출 목표를 낮춰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전국 제조업체 211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39.7%가 올해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았다고 응답했다. 대내외 불안 요소가 지속되면서 올해 매출 실적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치가 낮아졌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4.7%, 상향하겠다는 응답은 25.6%였다. 올 2분기(4∼6월) 기업경기전망지수(BSI)도 부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2분기 BSI는 전 분기(61) 대비 소폭 상승한 79로 집계됐지만 15분기 연속 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 이하면 해당 분기 경기를 이전 대비 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1), 중견기업(83), 중소기업(79) 모두 BSI 지수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기업은 대외 정책 변화에 민감해 체감 경기지수가 더 낮았다. 기업들은 올 상반기(1∼6월) 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위협요소(복수응답)에 대해선 내수 부진(59.5%), 원부자재 가격 상승(40.2%), 미국발 관세 정책(34.8%) 등을 꼽았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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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의 “韓, 美기업인 처벌 과도”… 비관세 장벽 주장

    다음 달 2일 ‘상호 관세’ 시행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주요 교역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수집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재계가 한국의 기업인 형사 기소 관행, 예고 없이 도입되는 각종 규제와 제재 등을 문제 삼았다. 이것이 일종의 비(非)관세 장벽으로 작용해 미국산 제품이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리는 것을 방해한다는 주장이다.20일(현지 시간) 미국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상의는 앞서 11일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미국 기업 경영진에 대한 형사 기소 △불투명하고 잦은 규제 △미국산 특허 의약품에 대한 낮은 가격 책정 등을 한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거론했다.미 상의는 한국에서 일하는 미국 기업의 경영자들이 근로기준법 위반, 세관 신고 오류 등으로 형사 기소, 출국 금지, 징역형 등의 처벌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특정 기업이 법을 위반해도 ‘개인’이 아닌 ‘법인’을 문제 삼고 관련 소송 또한 민사로 이뤄진다는 것이다.카허 카젬 전 한국GM 사장(2017∼2022년 재직)은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총 1700여 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2020년 7월 기소됐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그의 출국을 세 차례 금했다.그는 2023년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18일 2심 결심 공판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선고는 올 7월에 이뤄진다. 그가 이미 한국을 떠났음에도 법정 공방이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이에 미 상의는 “과도한 형사 처벌은 한국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각국 최고의 인재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데도 어려움을 낳는다”고 비판했다.미 상의는 기업 사무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개입,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및 제재 또한 자의적이고 편향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법령과 규제가 예고 없이 도입될 때도 많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신약에 대한 특허 기간 인정에도 인색하다며 미국산 의약품과 기기에 대한 가격 책정을 더 높이라고 압박했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2일부터 주요 교역국에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USTR은 관세 책정을 위해 각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불공정 관행이 심한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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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美 HBM 공장 건설, 주민 반대 부딪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을 준비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이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20일(현지 시간) 저널앤드쿠리어를 비롯한 인디애나주 지역 매체에 따르면 공장 용지 인허가를 심사하는 티페카누 카운티 지역계획위원회(APC)는 SK하이닉스의 공장 용지 조성안을 5대 9로 부결했다. 반도체 공장이 주거지역 인근에 들어서는 경우 예상되는 각종 환경 및 주민 건강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HBM의 패키징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당초 36만4200㎡ 용지에 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이후 계획을 변경했다. 49만1650㎡에 달하는 더 넓은 인근 용지로 부지를 옮긴 것이다. 그렇지만 해당 용지의 일부가 주거지역에 편입됐다. 이에 따라 지역계획위원회로부터 공장 건설에 대한 심사를 받게 됐다.웨스트라피엣 시의회는 다음달 7일 해당 안건에 대한 최종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최종 투표에서도 부결된다면 SK하이닉스는 본래 낙점했던 부지로 다시 옮겨 HBM 패키징 공장 건설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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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만난 이재명 ‘주52시간’ 언급없이… “삼성이 잘돼야 나라도 투자자도 잘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청년취업 문제를 논의했다. 다만 주 52시간 근무에 예외를 허용하는 반도체 특별법 등과 관련된 의견 교환은 없었다. 이 대표와 이 회장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멀티캠퍼스에서 청년취업을 주제로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2020년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장례식장에서 상주와 조문객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외부에 공개되는 공식 석상에서 따로 회동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돼야 삼성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잘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삼성이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잘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삼성이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이 과실을 누리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SSAFY 교육생과의 간담회에서 “모든 국민이 인공지능(AI)을 사용할 수 있게 정부가 직접 투자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직접 투자해 첨단 전략 산업을 육성하는 ‘K엔비디아’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우리 미래에 투자한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SSAFY를) 끌고 왔다”며 “청년들이 오늘 (대표께서) 방문하신 점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느끼고 있고, 아마 기를 많이 받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10분 안팎의 비공개 환담도 진행했다. 배석자들에 따르면 반도체 특별법, 상법 개정안 등 최근 경제계 관련 입법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여기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삼성이 중소기업을 도와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 제조 공정을 개선한 것을 “가장 큰 보람”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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