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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로 온몸을 칭칭 감은 아빠에게 네 살배기 딸은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겁먹은 표정으로 침대 가장자리를 맴돌다 이내 눈물을 쏟았다. “아빠 맞아? 미라 아냐?” 2008년 12월 경기 이천물류창고 화재 진압작전에 투입됐다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은 김진태 소방관이 닷새 만에 가족과 만난 날이었다. 김 씨는 화상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두 달가량 치료받았다. 일반병동으로 옮겨서는 피부이식, 일반적인 레이저 시술도 수차례 받았다. 사고 전 사진을 병상에 붙여놓고 매일 밤 기도했다. “마스크를 벗고 소방관 일을 다시 할 수 있게 해주세요.” 희망대로 6개월 만에 복직했다. 구조현장을 누빌 수도, 마스크를 벗을 수도 없었지만 내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했다. 그의 사연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각계각층의 칭찬과 격려가 이어졌다. 하지만 고통은 계속됐다. 화상은 치료를 많이 받는다고 해서 더 좋아지지는 않는다. 이식받은 피부조직이 쪼그라들고 뒤틀리는 켈로이드 발진이 그를 괴롭혔다. 치료를 받을수록 피부는 붉은 파도가 출렁이는 듯 우둘투둘해졌다. 정부로부터 치료비 전액을 지원받는 기간(3년) 만료가 다가오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구제역 파동이 지나간 2011년 제도가 개선돼 기간 제한 없이 치료를 받게 됐다. 문제는 일반적인 피부과 치료로는 더이상 좋아지기 어렵다는 의사의 소견이었다. 성형외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값비싼 레이저 시술이 필요했지만 정부 지원 범위 밖이었다. 치료를 중단하려던 순간 그는 얼굴도 본 적이 없던 의사로부터 도움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기존 화상치료에 비해 열 손상, 통증, 홍반현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핀홀 3.0’ 치료법을 개발한 서울의 한 피부과 강진문 원장이었다. 지난해 6월이었다. 강 원장은 6월까지 김 씨를 포함한 9명의 소방관을 무료로 치료했다. 김 씨는 지워버릴 뻔했던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가슴속에 다시 새겼다. “이제는 딸과 외출할 때 마스크를 벗어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그날이 점차 또렷해지고 있어요.”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종근당이 2000년부터 25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인 ‘듀비에 정’이 국내에서 제조 및 판매 허가를 받았다. 듀비에 정은 종근당이 개발한 2번째 신약으로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20번째 ‘토종 신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종근당이 개발한 경구용(알약 형태)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 정’(성분명 로베글리타존황산염)의 제조 및 판매를 허가했다. ‘듀비에 정’은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글리타존’ 계열로는 국내 최초의 당뇨병 치료제다. 국내에서도 비만 및 노인 인구 증가, 한국인 특유의 탄수화물 과잉 섭취에 따른 환경적 요소 등으로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인슐린을 직접 증가시키는 ‘DPP-4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와 달리 체내에 남아 있는 인슐린의 활성도를 높이는 효능을 지녔다. 글리타존 계열 당뇨병 치료제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300억 원으로 전체 경구용 혈당강하제 시장의 약 7%를 점유하고 있다. 종근당은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거쳐 내년 초에 듀비에 정을 시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근당은 2000년 신약 개발에 착수했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특히 지난해 1월 종근당이 허가를 신청한 뒤 심사 기간이 1년 반이나 걸렸다. 같은 글리타존 계열의 당뇨 치료제로 심장발작과 뇌중풍(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이유로 2010년 국내 판매가 금지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아반디아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전문가 자문회의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두 차례 개최했다. 이에 대해 김성곤 종근당 효종연구소장(상무)은 “임상시험 결과 ‘듀비에 정’은 아반디아와 달리 혈당을 낮추고 췌장 기능을 유지시키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고, 기존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제는 방광암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런 부작용이 일어날 위험도 크게 줄였다”고 강조했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제가 세계적으로 단 한 종만 시판되고 있어 국내 신약이 나왔다는 자체로도 의미가 매우 크다”며 “기존 글리타존계 약보다 안전성에서 기대가 되는 약이다”라고 평가했다. 식약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종근당이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제품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시판 후 조사’ 절차 등으로 안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할 예정이다. 듀비에 정이 이날 승인을 받으면서 1999년 SK케미칼의 항암제인 ‘선플라주’가 개발된 이후 국내 제약업계가 개발한 신약은 20개가 됐다. 하지만 국산 신약은 아직 초보 단계다. 식약처의 ‘2012년 국내 의약품 생산 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한 신약 19개 품목의 생산 실적은 856억 원에 그친다. 국산 개발 신약 중 생산 실적이 100억 원이 넘는 품목은 보령제약의 ‘카나브’(253억 원·혈압 강하제)와 동아제약의 ‘자이데나’(183억 원·발기부전 치료제) 등 2개에 그친다. 선플라주(SK케미칼·항암제), 밀리칸주(동화약품·당뇨성 발 궤양 치료제) 등 5개 품목은 지난해 생산 실적이 아예 없다.김유영·유근형 기자 abc@donga.com}

‘A학과 아이유 닮은 여학생 남자친구 있어?’ 지난달 한양대 온라인 커뮤니티 ‘위한’의 익명 게시판에 자극적인 글이 올라왔다. 학내 킹카로 소문난 여학생의 신상에 대해 캐묻는 글이었다. 글이 올라온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좃나’(‘매우’의 비속어). 안 어울리고 별로인 남자랑 오래 사귐’, ‘최근에 깨진 걸로 앎’, ‘병신들아 다시 사귄다. 남자친구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이라는 논박은 기본. ‘들이대고 시포(싶다)’와 같은 저속한 표현도 넘쳐났다. 재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지만 여느 인터넷 익명 게시판과 다르지 않은 수준과 분위기였다. 다른 대학 재학생들이 이용하는 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 고려대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고파스’의 익명 게시판인 ‘동물원’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말로만 듣던 B학과 태연 봤다. 진짜 이쁘다’는 글이 올라오자 ‘난 남자친구랑 가는 거 봤어. 주변에 모텔이 즐비하더군’, ‘애인이랑 잤겠지?’, ‘나도 하고 싶다’, ‘성괴(성형괴물)던데?’ 등의 댓글이 삽시간에 달렸다. 재학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는 학생들이 만든 자생적 사이트다. 대개 학번 또는 대학교 메일 계정이 있으면 가입을 허용한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주 이용객이고 교환학생, 학점 교류생 등의 가입을 허용되는 커뮤니티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방문자를 늘려 가는 곳도 많다. 하지만 올라오는 글의 주 내용은 ‘지성인들의 게시판’에 걸맞지 않은 때가 많다. 욕설과 반말은 기본이다. ‘과외순이(과외 받는 여학생)랑 섹스하는 게 가능하냐?’, ‘유도부 들어가서 메치면서 가슴 만지고 싶다’ 등 노골적인 음담패설과 신상 털기, 인신공격, 성희롱 등이 빈번하다. 특정 지역과 집단에 대해 공격하는 자리로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편입생, 분교 출신들을 인정하지 말자’, ‘정시 우선선발과 수시1차모집 출신만이 학교의 순수혈통이다’ 등의 글들이 그렇다. 재학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가 일간베스트(일베) 등 우파 사이트의 축소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나은영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는 “평소 자기 이름을 내걸고는 바른 말만 하던 지성인들이라도 뭔가 쏟아 내고 싶을 때는 ‘대나무 숲’ 같은 익명 게시판을 찾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학생들마저 익명에 대한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병폐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각 게시판 운영자들은 그 나름의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 글을 읽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껴 ‘경고’를 클릭한 횟수가 쌓이면 글쓴이가 열람할 수 없게 하는 식이다. 하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한다. 고파스 운영자 신명근 씨(32)는 “운영자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이 운영 모토이기 때문에 게시판 이용자들에게 자정 노력을 당부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 기사는 고려대 미디어학부와의 공동기획입니다. 취재에는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4학년 백지수 씨(미디어학부 부전공)가 참여했습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공약인 기초연금의 틀을 마련하는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파행 운영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부에서 제6차 행복위가 열렸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측 대표들이 탈퇴를 선언했다. 행복위는 6차례 논의 끝에 마련한 기초연금 가안을 공개하면서 끝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행복위 위원 다수는 국민연금 수령액을 감안해 기초연금을 주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현재 평균 가입기간 15년인 국민연금 수령자에게는 15만 원에 기초연금 5만 원을 더해 총 20만 원을 맞춰주는 것이다. 이 안을 채택하면 2014∼2017년에 연평균 약 9조 원이 필요하다.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2040년에는 약 68조 원, 2060년에는 약 93조 원이 있어야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최저생계비의 150% 미만 노인(1인 가구 약 85만 원)에게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2014∼2017년에 연평균 10조 원가량이 들어간다. 2040년엔 약 66조 원, 2060년에는 약 140조 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노동자·농민 대표들은 20만 원씩 일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공약과 가장 부합하는 기초연금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소득 하위 70%에게 월 20만 원씩 일괄 지급한다 해도 2014∼2017년에 연평균 약 10조7000억 원이 들어간다.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2040년에는 약 113조 원, 2060년에는 약 272조 원을 투입해야 한다. 행복위는 노동자·농민 대표들의 탈퇴와 상관없이 7월 5일 마지막 회의를 열어 복수안이나 단일안 형태의 합의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를 토대로 정부안을 만들어 이르면 7월 중순경 공개하고 당정협의 등을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류근혁 복지부 연금정책과장은 “행복위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으니 (노동자·농민 대표가) 마음이 바뀌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중 환자 부담이 현재의 25%에서 2016년까지 17%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급여와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로 나뉜 체계를 △필수급여 △선별급여 △비급여의 3가지 항목으로 쪼갠다.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26일 제2차 사회보장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 계획’을 확정했다. 환자 부담이 큰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의 이른바 ‘3대 비급여’는 포함하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 공약한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음은 주요 내용.○ 꼭 필요한 치료는 필수급여로현재 4대 중증질환 환자는 급여항목 진료비의 5∼10%를 본인이 부담한다. 치료에 꼭 필요한 진료항목은 대체로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예를 들어 암, 뇌, 척추에 문제가 있는 환자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으면 건강보험을 적용한다.하지만 심장이 아픈 환자가 MRI 검사를 받는다면 비용 전액을 내야 한다. 값이 비싼 항암제나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의 상당수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한다. 관련 환자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이에 따라 정부는 꼭 필요한 진료항목은 2016년까지 하나하나 모두 ‘필수급여’로 지정해 환자가 진료비의 5∼10%만 내도록 할 방침이다. 당장 10월부터 초음파 검사를 필수급여 항목으로 한다. 내년에는 항암제 등 비싼 약과 심장질환 환자의 MRI 검사도 필수급여에 포함시킨다. 2015년부터는 뇌혈관 혈전을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를, 2016년에는 치료약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 검사와 수술 뒤 장기들이 서로 붙지 않도록 해주는 유착방지제를 추가하게 된다. ○ 비급여 일부는 선별급여로치료 효과는 있지만 더 값싼 대체수단이 있거나 임상 근거가 부족해 비용 대비 효과를 검증하기 어려운 치료법은 현재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항목이다. 환자가 진료비를 100% 내야 한다.예를 들어 적지 않은 환자가 카메라 내장형 캡슐 내시경을 선택한다. 비용이 100만∼200만 원으로 비싸지만 일반 내시경보다 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일반 내시경은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므로 많아야 8만 원만 내면 된다.정부는 카메라 내장형 캡술 내시경 같은 항목을 선별급여로 만들어 환자가 진료비의 50∼80%를 부담하도록 했다. 초음파로 절단과 지혈을 동시에 실시하는 ‘초음파 절삭기’와 ‘수면 내시경 환자 관리료’와 유방재건술도 선별급여에 포함된다. 이 항목들은 3년마다 재평가를 해서 필요하면 필수급여로 바꾸기로 했다.하지만 치료와 무관한 미용 목적의 레이저 시술, 흉터제거술, 주름제거용 치료는 환자가 지금처럼 전액을 부담한다.○ 재원은 건보 적립금으로 충당4대 중증질환자는 올해 기준으로 159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내는 비급여 진료비는 1인당 연평균 94만 원이다. 정부는 필수급여를 늘리고 선별급여를 적용하면 이 부담액이 2016년에 34만 원으로 낮아진다고 추산했다.이렇게 되려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8조99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원이 필요하다. 부담이 줄어든 환자가 병원을 더 자주 찾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수치다. 정부는 여기에 필요한 예산을 건강보험재정에 누적된 적립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하지만 재원 조달에 대한 우려는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누적 적립금은 전염병 발생 등 비상사고를 대비해 어느 정도 쌓아놓아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누적 적립금을 모두 갖다 쓰기 힘들고 건보 재정이 계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지도 불투명하다.○ 공약 후퇴 논란은 계속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란 제목으로 “비급여부문을 포함해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을 100%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넣었다. 당시 건강보험으로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모두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이날 계획에 따르면 건강보험이 내주는 진료비 비율은 82∼83% 수준에 그친다. 그것도 환자 및 가족 부담이 큰 간병비는 빼고 계산한 것이다. 공식 집계가 되지 않는 간병비 총액은 연간 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복지부는 계획대로 되면 2016년 이후 건강보험이 일부라도 지원하는 진료항목의 비중이 99.3%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역시 3대 비급여를 제외하고 계산한 수치다.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를 추가하면 91.4%로 줄어든다.복지부는 연말까지 3대 비급여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혀 공약이 후퇴했다는 논란을 부를 만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개념 자체가 필수의료만 건강보험을 100% 적용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3대 비급여가 해결되지 않으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는 반쪽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또 4대 중증질환을 더 많이 지원하도록 하다 보니 다른 중병에 걸린 환자는 사각지대로 밀려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기준으로 연간 진료비가 500만 원 이상인 상위 50개 질환 중 4대 중증질환이 아닌 질환은 39%에 이른다.유근형·이샘물·이철호 기자 noel@donga.com}

《 박근혜정부는 먹거리 안전을 국민행복의 필수요건으로 삼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하고 총리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범정부 불량식품 근절 추진단을 꾸렸다. 식품 안전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식약처는 불량식품을 판매하면 매출액의 최고 10배까지 환수하기로 했다. 해외 제조업체나 수입업자가 식품 부당 판매 이력이 있다면 사전에 수입검사를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정부는 불량식품에 노출되기 쉬운 어린이들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학교 주변 문방구점에서의 불량식품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의무 적용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정부의 불량식품 근절 의지에 발맞춰 식품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각 제품 라인에 HACCP 인증을 받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식품 안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대표적인 식품기업 9곳의 노력을 소개한다. 》■ 농심, 전국 6개공장 모두 HACCP 인증 따내농심은 1999년 당시 식약청으로부터 ‘냉동면 제조라인’에 대해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라면업계에서는 HACCP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시절이었다. 이후 2004년 유탕면(구미공장)과 생면(안양공장), 2006년 분말수프(안성공장), 2009년 냉면류(녹산공장) 분야에서 차례로 HACCP 인증을 받았다. 결국 2011년 12월 전국 6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에 대해 HACCP 인증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농심은 식품안전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농심은 2009년 1월 ‘식품안전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인력 160여 명 중 20명을 식품안전 전문연구원으로 배치했다. 이들은 위해물질 및 오염인자 모니터링, 분석기술 개발, 위해발생 원인 규명, 저감화 기술 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농심의 식품안전 R&D 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1997년 라면업계 처음으로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화학 분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2009년 5월 방사선 조사 검지, 아크릴아마이드, 유전자변형식품(GMO), 병원성세균, 잔류농약, 지방산조성, 콜레스테롤 등 7가지 검사부문도 KOLAS로부터 인정받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롯데칠성음료, 무균 충전화 시스템으로 오염가능성 차단롯데칠성음료는 1950년 ‘칠성사이다’ 출시 이후 63년간 음료업종에 주력해 왔다. 그동안 식품의 안전성 확보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롯데칠성음료는 2002년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HACCP 적용 업소로 지정받았다. 이후 2010년까지 전 공장(오포, 양산, 대전, 광주 등)에 HACCP를 구축했다. 국내 최초로 무균 상태의 멸균 용기에 음료를 바로 충전하는 ‘어셉틱(무균 충전화)’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무균 충전화 설비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곡물차나 밀크커피처럼 단백질이 함유된 음료를 충전할 때 용기에 의한 2차 오염의 가능성이 늘 있었다. 하지만 이 시스템 도입으로 식품 오염의 가능성을 막아 제품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롯데칠성음료는 식품안전에 대한 인증을 여러 개 받은 회사다. 2007년 식품안전경영에 대한 국제 표준인증인 ISO22000을 획득했고, 2012년에는 식품안전시스템 국제 인증인 FSSC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그동안 음료업계 선두주자로서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맛있고 안전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SPC그룹, 전문가 40명 채용 ‘식품안전센터’ 맹활약SPC그룹은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단계별로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비한 과학적인 식품위해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업장 50여 곳, 점포 5500여 곳, 협력업체 270여 곳을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연간 2만 건 이상의 위생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SPC그룹 식품안전 관리의 핵심은 2005년 설립된 SPC식품안전센터다. 40여 명의 식품안전 전문가로 구성된 식품안전센터는 규모와 전문성 면에서 국내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SPC그룹은 2008년 4월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그룹 차원의 식품안전회의를 열고 있다. 안전을 그룹 차원의 과제로 삼고 관리하겠다는 최고위층의 의지가 담겨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3월 전 계열사 임직원 및 협력사 대표가 모인 가운데 ‘식품안전경영’을 선포하고 4∼6월을 ‘식품안전 특별 점검 기간’으로 지정했다. 삼립식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 계열사들은 월 1회 ‘식품안전의 날’을 지정해 위생안전 점검을 한다. SPC그룹 관계자는 “위생안전 우수 가맹점으로 선정되면 ‘클린 숍(Clean shop)’ 인증패를 수여하고 포상한다. 식품안전 관리를 독려하는 각종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한국야쿠르트, 발효유제품 대학-병원과 임상시험 연계한국야쿠르트는 식품 원재료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전통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됐거나 오랫동안 사람들이 섭취해 온 재료를 먼저 사용한다. 수입됐거나 가공, 합성된 원료를 사용할 때는 원산지와 가공 공정은 물론이고 유해물질이 함유됐는지를 검증한다. 새로운 원료를 사용할 때는 장기간 많이 먹어도 해가 없는지를 꼭 검토한다. 각국의 식품 관련 규정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원재료와 부재료를 선정할 때는 한국야쿠르트의 자체 규정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식품 관련법, 국제 식품규격을 참조한다.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해 요소들도 점검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유제품 전 품목에 대해 HACCP 인증을 받은 회사다. 한국야쿠르트의 창업 이념은 ‘건강 사회 건설’이다. 발효유 제품 중 R&B와 윌, 쿠퍼스는 대학, 병원과 연계해 임상시험을 마친 뒤 출시한 제품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제품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상이 있는 제품은 즉각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든 최상의 품질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동서식품, 커피믹스 스틱 하나하나에 유통기한 표기동서식품은 1995년부터 전 제품 라인에 HACCP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커피 원료는 수입 단계부터 철저한 인증 절차를 거친다. 최대한 신선한 생두를 수입해 3, 4일 만에 통관 절차를 밟고 공장에 들어올 수 있게 한다. 입고된 생두는 안전성 검사를 위해 동서식품 부평공장 내에 있는 식품안전팀으로 즉시 옮겨진다. 이곳에서 잔류 농약이나 미생물 검사를 매일 실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서식품은 이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이물 저감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작업에는 고주파 금속검출기, X선 이물검출기, 중력선별기, 색체선별기 등 다양한 설비가 동원된다. 까다로운 안전검사 절차를 거친 생두만이 로스팅 작업에 쓰이게 된다. 동서식품은 반드시 직접 생두를 로스팅한다. 미리 로스팅된 상태에서 수입할 경우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제품 포장 과정에서도 식품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커피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커피믹스 스틱 하나하나에 유통기한을 모두 표기한다. 소비자들이 대개 커피믹스 스틱을 낱개로 보관하기 때문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롯데리아, 호주청정우 ‘클린&세이프’ 고기만 사용패스트푸드 업체 롯데리아는 깨끗한 먹거리 생산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기업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호주 청정우’를 쇠고기 햄버거 제품에 사용한다. 소비자가 햄버거를 만들어 보는 체험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호주 청정우란 가축 질병 청정 국가로 손꼽히는 호주 정부의 엄격한 검역 기준을 통과한 호주산 쇠고기에 ‘클린&세이프’ 마크를 부착한 고기를 말한다. 롯데리아는 한우 제품을 제외한 모든 쇠고기 햄버거에 호주 청정우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내부의 롯데리아 햄버거 체험관에서는 어린이들이 롯데리아 햄버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은 롯데리아의 주방 위생 시스템과 제품 안전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 체험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리아는 국내의 대표적 외식 기업으로 모든 식품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며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다양한 고객 체험 행사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홍보를 강화함으로써 고객에게 더욱더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롯데푸드, ‘위생-영양-맛’ 모두 갖춰 소비자 건강까지롯데푸드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무척 신경을 쓴다. 나아가 소비자의 건강까지 지키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질 때에도 롯데푸드가 계속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롯데푸드의 ‘의성마늘햄’은 생산의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하게 관리된다. 또한 몸에 좋은 마늘을 활용해 만들었다. 햄의 기본이 되는 돼지고기는 롯데푸드 도축장에서 직접 도축한 뒤 생산하고 가공했다. 마늘을 비롯한 각 재료는 매주 생산할 양만큼만 그때그때 납품을 받아 냉장 보관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햄을 만드는 각 공정에는 X선 검출기와 금속검출기를 사용해 뼈를 비롯한 이물질을 제거한다. 아울러 육안 검사를 통해 기계가 놓치는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올해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7가지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든 ‘enNature(엔네이처)햄’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순돈육이 90% 이상 함유돼 있고 5도의 기온에서 저온 숙성돼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황토에서 자란 무안 양파도 더해져 맛과 영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위생과 영양, 맛을 모두 담으려는 롯데푸드의 의지가 담긴 제품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동원F&B, 배추 무, 파종부터 수확까지 회사가 관리동원F&B는 ‘품질 경영’을 최우선 경영 목표로 삼고 식품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 5월 사장 직속으로 신설된 ‘품질경영실’은 제품 품질 관리에 대한 이 회사의 높은 관심을 상징하는 부서다. 동원F&B는 김치 햄 김 참치 샘물 등 전 제품에 걸쳐 국가가 관리하는 HACCP와 국제표준 품질경영 시스템인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사내 HACCP의 지속적인 관리 활동과 더불어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HACCP 시스템 운영 교육을 하고 있다. 좋은 재료로 식품을 만드는 건 위생 관리의 기본. 동원F&B의 대표 식품인 ‘양반 김치’의 경우 배추 무 고춧가루 등 모든 원료를 국내산만 고집한다. 배추와 무, 고추는 씨를 뿌리고 수확할 때까지 회사에서 전 과정을 관리해서 가공한다. 이렇게 만든 완제품도 미생물, 잔류농약, 염도, 산도(pH), 당도(Brix)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유통이 결정되는 엄격한 검사 과정을 거친다. 또 동원F&B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김장투어와 공장 견학을 매 연말 실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고 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오뚜기, 컵라면제품에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사용㈜오뚜기는 꾸준히 위생환경을 관리하면서 재료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레, 마요네즈, 케첩, 레토르트 등에 대해서도 HACCP 인증을 받았다. 위생 관리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한다. ‘오뚜기의 식약처’라고 불리는 자체 식품안전센터는 최고 수준의 분석력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국내의 식약처 기준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식품 관련 정부 기관과 소비자 단체들이 내세우는 기준과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국내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사항이라도 전 세계 어딘가에서 한 번이라도 논란이 된 성분에 대해 즉시 분석한다. 오뚜기는 지난해 ‘완벽 품질 만들기’를 업무 방침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원료를 전수 검사하고, 식품안전 정보를 수집해 검증하는 활동을 더 꼼꼼하게 실시한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한다. 2009년 진라면 컵을 시작으로 스낵면컵, 콕콕콕 등 미니컵 11종과 뿌셔뿌셔 전 제품에 몸에 좋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건강 차원에서 나트륨을 줄이고 있다. 열라면, 진라면, 스낵면, 컵누들 등의 나트륨을 낮췄다. 오뚜기 관계자는 “나트륨 저감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집행유예를 받을 수 없도록 법 개정이 추진된다. 공무원이 성범죄를 저지르면 정도가 약해도 파면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21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제8차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성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심의 및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여성가족부, 법무부,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11개 관계부처가 참여했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7월부터 112 시스템 지도에 성범죄자의 신상과 범죄사실이 표시된다. 연말까지는 현장 경찰관의 스마트폰에 범죄신고 음성 파일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성범죄 초기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16세 미만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간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집행유예가 선고되지 않도록 양형기준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인 현행 형량을 ‘무기 또는 7년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을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건의할 방침이다. 공무원의 경우 경미한 성범죄라도 파면할 수 있게 징계기준을 높이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미성년자 성범죄만 파면 사유가 됐다. 성폭력 안전 인프라 역시 대폭 보강한다. 2015년까지 어린이보호구역과 놀이터 등 1만1000여 곳에 폐쇄회로(CC)TV를 새로 설치한다. 학교 내 CCTV는 연차적으로 100만 화소 이상의 고성능 기기로 교체한다. 초등학교의 방과후 돌봄서비스도 2016년까지는 모든 희망 학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5년까지 초중고교생용 ‘성·인권 교과서’를 개발해 2016년 보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학교 성교육 시간도 ‘연 10시간 이상’에서 ‘15시간 이상’으로 늘어난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은 올해 15억 원에서 2017년까지 2배(30억 원)로 늘리기로 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당뇨병, 고지혈증, B형 간염. 이 세 질환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완치가 어렵고 평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독 B형 간염에 대해서는 국내 인식도가 낮은 편이다. B형 간염이 일단 생기면, 그 후 증상이 없어져도 간섬유화(간이 굳는 질환),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적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B형 간염 보유자 152만 명의 25%가량만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간질환 전문 컨설턴트인 애슐리 브라운 씨(사진)는 세계적인 B형 간염 ‘전도사’다. 제19차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16일 만났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하는 논문의 내용은….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가 유럽 환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분석했다. 바라크루드는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속도가 다른 치료제들에 비해 탁월했다. 간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인 ALT도 효과적으로 낮췄다. 무엇보다 최근 10년 사이 출시된 B형 간염 치료제 대부분이 내성이 생기지만 바라크루드는 내성이 잘 생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다른 제품에 비해 적다는 결과도 나왔다.” -바라크루드의 또다른 장점이 있다면…. “간은 한번 나빠지면 좋아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간이 굳는 섬유화가 한번 진행되면, 악화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회복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바라크루드가 간이 굳었던 부분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관찰됐다. B형 간염 보유자의 간암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실제 환자들을 장기 관찰했다는데…. “임상시험은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친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다. 실험 과정에서도 변인을 제외한 다른 조건들을 철저하게 통제한다. 일상생활을 하는 실제 환자들과는 다른 환경 속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임상시험 결과가 실제 환자에게 유효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라이프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결과에 더 공신력이 있다고 본다.” -유럽에서의 연구 결과를 한국인에게 적용해도 될까. “유럽인과 한국인은 유전자형, 인종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한 런던은 국제도시다. 실제 관찰 환자 중에는 아시아인이 많았다. 특히 한국, 북한 사람도 포함돼 있다. 그러므로 전 세계적으로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 환자도 치료를 끝냈나.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처럼 아주 예의 바르고 의사의 복용 지시를 성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그 환자에게 고민이 많았다. 본국으로 돌아가면 바라크루드를 더이상 구할 수 없을 거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아직 한 번도 B형 간염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라고 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B형 간염 보유자인지도 모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좋은 치료제가 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이 B형 간염으로 죽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B형 간염은 당뇨처럼 증상이 나아져도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간암 등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젊었을 때 시력이 좋았다면 노안이 생기지 않을까. 아니다. 노안은 젊을 때의 시력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45세를 전후해 사물의 초점 조절 역할을 하는 수정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면 초점을 제대로 맺지 못한다. 가까운 글씨가 흐릿하고 뿌옇게 보인다. 글자가 겹쳐 보여 책이나 신문, 휴대 전화 문자 메시지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디디거나, 작은 알약을 구별 못해 다른 약을 먹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노안은 생활의 의욕을 떨어뜨린다. 두통, 집중력 저하도 나타난다. 젊은 시절 시력이 좋았던 사람이라면 노안에 따른 불편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만약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는 백내장까지 동반되면 시력은 더 급격히 떨어진다. 거의 모든 백내장 환자들은 노안 증세를 함께 가지고 있다. 종전까지 노안은 해결할 수 없는 증상으로 생각됐다. 돋보기에 의존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눈이 침침해도 참고 사는 노인이 대부분이었던 이유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의 노안 수술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노안 해결에 젊은층이 주로 하는 라식 방법을 도입한 ‘노안 라식’, 노안과 백내장을 한번에 해결하는 ‘특수렌즈 삽입술’ 등이 그것이다. 노안 라식에는 커스텀뷰 방식, 인트라코어 방식 등이 있다. 커스텀뷰 노안수술은 라식수술처럼 한쪽 눈의 각막을 레이저로 깎는 수술이다. 한쪽 눈은 원거리(먼 곳)가, 반대 쪽 눈은 가까운 곳(근거리)이 잘 보이도록 짝눈을 만드는 원리다. 이 방법은 젊었을 때부터 안경을 썼고, 나이가 들어 노안이 생긴 근시성 노안 환자에게 유용하다. 하지만 커스텀뷰 노안수술은 향후 백내장이 오는 것을 방지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술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짝눈으로 인한 불편함을 평생 느껴야 한다. 인트라코어 노안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교정해 굴절력을 증가시켜 근거리 시력을 개선하는 원리다. 하지만 이 역시 노안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노안과 백내장을 함께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특수렌즈 삽입술이 있다. 노화로 혼탁하고 딱딱해져 제 기능을 못하는 수정체 대신 안전한 첨단 특수렌즈를 넣는 최신 수술이다. 노안 수술용 특수렌즈에는 첨단 광학기술이 적용됐다. 통과하는 빛이 어디서 오든지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해 먼 곳과 가까운 곳 모두 잘 보이게 한다. 아크리소프 재질을 사용해 눈에 넣어도 이물감이 거의 없다. 입원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윤주원 부평아이러브안과 원장은 “수술 다음 날부터 화장은 물론 목욕, 회사업무 같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며 “라식수술이 젊은이들이 안경을 벗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면, 특수렌즈 노안수술은 중장년층에게 좋은 시력과 밝은 눈을 선사하는 획기적인 방법이다”고 말했다. 특수렌즈 삽입술은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가 특수렌즈를 넣어 노안,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일대일 조사한 결과 93%가 일상생활 만족도가 크게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0점 만점 기준으로 진행된 세부 만족도 검사에서는 ‘책, 영수증 등 작은 글씨가 잘 보인다’는 반응이 평균 8.67점으로 가장 높았다. ‘시야가 밝고 환해졌다’는 평균 8.25점, ‘돋보기 벗은 외모가 젊어졌다’는 평균 8.19점, ‘생활에 자신감과 활력 회복’은 평균 8.51점, ‘두통과 집중력 개선’은 평균 8.47점을 받았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장은 “특수렌즈는 인공관절, 인공심장, 인공수정체 등 첨단 의료 기술과 비교할 수 있는 신문명이다. 한번 삽입하면 평생 노안과 백내장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안 수술을 숙련된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근시성, 원시성, 정시성 노안 인지를 사전 정밀검사로 판별하는 것도 중요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주부 안모 씨(63)는 9년간 척추관협착증으로 고생했다. 밤에는 다리에 ‘쥐’가 나서 잠을 이루기도 힘들었다. 20분 정도만 걸어도 다리에 힘이 빠졌다. 엉덩이 부위에 심한 통증이 생겨 외출하기도 쉽지 않았다. 안 씨는 6개월 전 꼬리뼈내시경레이저시술과 고주파수핵감압술을 받았다. 그 후 통증이 줄어들고 있다. 그 어느 치료법보다 효과가 좋았다. 척추 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비해 가볍게 인식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정작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말한다. 생활에서 오는 불편함과 통증의 정도는 오히려 고혈압이나 당뇨병보다 심하다고. 척추관협착증은 처음엔 요통으로 시작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엉덩이 부위나 다리 쪽으로 통증이 확대된다. 저리고 시리는 등 감각 이상이 심할 경우 하지 마비까지 생길 수 있다. 걷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진행되면 짧은 거리도 쉬다 다시 걷기를 반복해야 한다. 그 때문에 활동이 위축돼 근력 약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5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는 허리디스크보다도 빈번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불과 20년 전에만 해도 큰 수술이 필요한 매우 어려운 질환이었다. 하지만 최근 내시경, 레이저, 고주파, 플라스마를 이용한 시술이 발전해 90% 이상은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안 씨가 받은 꼬리뼈내시경레이저시술과 고주파수핵감압술이 대표적이다. 꼬리뼈내시경레이저시술은 국소마취를 한 뒤 꼬리뼈 주위의 빈 공간으로 내시경과 레이저가 장착된 특수 카테터를 삽입하는 시술이다. 협착이 일어난 부위를 내시경으로 훤히 들여다보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의 돌출 부위나 불필요한 구조물을 제거하고 약물로 염증을 가라앉힌다. 내시경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지 않고도 병증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고주파수핵감압술은 디스크가 튀어나와 주변의 척수나 신경근을 압박하는 경우에 주로 이용된다. 국소마취를 한 뒤 허리의 피부를 통하여 1mm 굵기의 가는 관을 삽입해 고주파 열을 발생시켜 디스크를 감압시키는 시술이다. 강서연세바른병원은 최근 고주파수핵감압술을 대신하여 플라스마광을 이용한 감압술도 시행하고 있다. 두 시술법 모두 시술시간이 20∼30분으로 짧고 1∼2시간의 짧은 회복시간 때문에 당일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전신 마취나 피부 절개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내과질환 환자도 받을 수 있다. 연간 1만여 건 이상의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강서연세바른병원의 신명주 대표원장은 “우리 병원은 적외선체열검사장치(DITI), 3차원(3D)스캐너, 디지털 X선 등 첨단 진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환자 편의를 위해 진료 당일 입원에서부터 검사, 진단, 시술, 퇴원이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강서연세바른병원은 직장인을 위해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1588-3094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건강검진 기관에 도착하면 먼저 상당한 분량의 문진 질문지를 작성해야 한다. 의사의 ‘형식적인’ 상담이 이어진다. 고객은 사전에 안내요원이 지정한 순서에 따라 검진을 받는다. 고객이 직접 검진 기록지를 들고 다녀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검진기관은 대체로 이런 풍경이었다. 올 6월. 서울의 한 스마트 건강검진센터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병원에 도착한 직후 신용카드보다 작은 크기의 무선주파수인식(RFID) 칩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검진 동선, 대기시간, 검진 내용 등이 수시로 개인 스마트폰으로 전송됐다. 문진 질문지도 스마트폰을 통해 작성했다. 스마트폰이 없는 고객에게는 태블릿PC를 빌려줬다. RFID 칩만 몸에 지니고 있으면 검사실 주변에 갔을 때 내 이름이 자동으로 전광판에 떴다. 검사실 앞에서 번호표를 뽑거나 이름을 등록하지 않아도 됐다. 검사실에 사람이 몰리면 검진 동선이 조정됐다. 100세 건강시대가 화두다. 건강검진은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됐다. 많은 사람이 행복의 조건으로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매년 비용을 들여 종합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더이상 사치가 아닌 시대가 온 것이다. 건강검진이 시작된 것은 1922년 미국에서다. 당시는 값비싼 검사를 하는 일은 드물고 혈압 측정, 간단한 혈액검사, 유방 촬영 등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했다. 우리나라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 1989년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시작됐다. 건강보험 재정으로 전 국민을 상대로 건강검진을 시행한 것은 1995년. 이 시점을 전후해 국내에도 건강검진이 본격화했다. 전문가들은 이 무렵을 ‘건강검진 1세대’로 규정한다. 경제 사정이 전반적으로 좋아지자 대학병원들도 종합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내놓기 시작했다. 2000년 이후 검진은 단순한 질병 진단 영역을 넘어 토털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병원들은 진료의 연장선상에서 머물던 건강검진에 ‘평생 건강관리’란 개념을 입혔다. 다양한 검진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도 이때다. 유방암, 부인암, 폐암, 뇌중풍(뇌졸중), 폐, 심장 등 특화된 정밀 프로그램들이 제공했다. 1박 2일이나 2박 3일간 숙박하며 검진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나왔다. 비용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검진 프로그램도 출시됐다. 대학병원들이 앞 다퉈 검진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다. 병원 간 검진 경쟁은 치열해졌다. 최근 들어 검진 서비스가 3세대로 진화했다. 바로 스마트 검진이다. 이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분당서울대병원이다. 이 병원은 검사실에 도착해 자신의 칩을 태그하면 정보가 등록되는 자동화 시스템을 이미 시행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보다 진화된 지능형 RFID 기기를 개발해 이달부터 검진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환자 본인의 스마트폰 또는 병원에서 대여 받은 스마트 기기를 RFID 칩과 연동시켜 검진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이다. 대부분의 검사 결과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달받게 된다. 병원과 환자의 소통에 중요한 전기가 이뤄진 것이다. 김재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은 “스마트 검진 시스템은 검진 내내 비서가 실시간으로 환자를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검진자와 병원의 쌍방향 소통을 높여 소비자 맞춤형 검진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강검진이 진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한다. 건강진단에서 시행하는 검사는 수많은 의학적 검사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종합검진이 자신의 건강에 관하여 모든 것을 평가해 준다고 맹신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럴 경우 오히려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무릎이나 어깨 등 관절이 아픈 환자는 정형외과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개의 건강진단에는 뼈나 관절의 X선 촬영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두통, 요통, 피로, 어지럼증, 손발 저림 등의 증상도 건강진단에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 건강의학센터장은 “건강검진의 진화는 분명 현대인들에게 축복이다. 하지만 건강검진은 건강관리의 조력자일 뿐 결과가 잘 나왔다고 본인 건강에 대해 맹신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국민의 약값 부담은 줄었다. 국내 제약 산업의 경쟁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는 미지수다.” 지난달로 시행 1년을 넘긴 정부의 ‘약가 일괄 인하’ 정책 성적표다. 이 정책은 정부가 △약품에 지출되는 돈을 줄여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아끼고 △제약사 접대비용을 줄이고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리기 위해 추진됐다. 당시 정부는 복제약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신약 개발을 유도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2020년에는 국내 제약 산업을 세계 7위 수준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제약업계는 약가 인하 도입 전부터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고 비판했다. 지금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 약값, 평균 14% 떨어져 정부의 약가 인하 드라이브는 국민 부담을 상당 부분 줄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약가제도 개편 이후 약값은 평균 14% 떨어졌다. 당초 목표치인 17%보다는 낮지만, 국민이 직접 체감할 만한 수준임은 확실하다. 2000년 이후 줄곧 늘어났던 약품비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만 해도 전체 약품비는 그 전해보다 9%가량 늘었다. 지난해는 3.4% 줄어 12조7740억 원을 기록했다. 더불어 전체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다. 2011년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6%)의 1.7배인 28.5%였다. 지난해에는 26.5%로 낮아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1년간 국민이 부담한 의료비만 5000억 원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 흑자 덕분에) 2013년 건보료 인상률을 1.3%로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약가 인하가 제약업계 경쟁력 강화의 신호탄이 될 거라는 정부의 1년 전 전망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정부는 약값을 내리면 리베이트와 같은 비용이 줄어드는 대신 R&D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현실은 이런 전망치와 거리가 멀다. 제약업계는 정부의 일괄적인 약가 규제가 오히려 신약 개발을 막는다고 비판한다. 당장 매출 감소로 살림살이가 옹색해지고, 그 결과 R&D에 투자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 실제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상위 155개사의 매출 성장률은 0.49%였다. 최근 10년의 기록 중 최저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1%, 21% 감소했다. 신약 R&D 투자액은 지난해(595억 원)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세계 11위 수준이었던 국내 제약 시장 규모도 지난해 13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필수의약품 생산 기반도 위협 얼마 전에는 국내 한 제약사가 신약 개발을 주도했던 연구소장을 비롯해 핵심 인력을 해임해 충격을 줬다. A 제약사 간부는 “신약을 개발했는데 안 팔리면 기업 내부의 적으로 몰리고, 조금 잘 팔리면 정부가 약값을 깎으려 하는데, 누가 신약을 개발하겠는가”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약가 인하에 따른 충격이 주사기, 수액 등 국민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기본 의약품 생산 기반을 위협한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필수의약품은 약가 인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하지만 경영 상황이 악화된 제약사들이 수익이 안 나는 ‘필수의약품’ 생산 라인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필수의약품을 생산하는 B 제약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복제약을 판 이익으로 필수의약품 적자를 메웠다. 이제는 약가 인하로 수익이 줄면서 필수의약품 생산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상명하달식으로 약품 가격 통제를 하는 방식만으로는 제약 산업의 구조조정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가격 인하 정책을 제약업계의 군살 빼기를 유도하는 자극제로 쓰려면 좀더 세심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다국적기업인 B 제약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1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제약펀드를 조성해 R&D 지원 확대를 약속했지만, 실현까지는 멀고 먼 이야기다. 이런 상황이라면 급한 불부터 꺼야 미래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유근형·이철호 기자 noel@donga.com}

“한국 제약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려면 거쳐야 할 진통이라고 생각한다.” 약가 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보건복지부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사진)은 1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책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약가 인하로 당장의 시장 규모 축소가 우려되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국장에게 복지부가 주도한 ‘약가 인하 1년’의 쟁점들에 대해 들어봤다. ―약가 인하 1년을 총평한다면…. “국내 제약산업에 큰 자극을 준 시간이었다. 변화 조짐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전체 약품비가 2000년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강보험 지출의 약 30%에 육박하던 약품비 비중도 완화됐다.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국민이 느끼는 약가 부담도 상당히 줄었다.” ―제약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한다. “약가가 낮아졌으니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실은 정부도 잘 안다. 하지만 제약업계 전체 파이가 줄었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면이 있다. 상장 제약사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매출은 오히려 2.9% 증가했다. 준비된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약가 인하의 긍정적 효과는…. “지난해 접대비를 포함한 제약사의 판매관리비가 전년보다 0.6% 줄었다. 제약업계가 건전해졌다는 징후다. 국내 제약산업은 신약 개발보다는 복제약 중심으로 돌아갔다. 제품 경쟁력보다는 리베이트가 더 중요했다. 이런 구도를 깨지 않고는 미래로 나갈 수 없다.” ―신약 개발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불만을 토로하는 제약사의 상당수가 신약 개발에 관심이 적고, 복제약을 주로 팔던 회사다. 오히려 그동안 연구개발(R&D)에 집중했던 제약사는 연구비 지출을 늘렸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옥석이 가려진다. 정부는 앞으로 R&D를 확대하는 제약사를 우대할 방침이다.” ―추가 약가 인하 계획은…. “기본적으로 약가를 일괄적으로 내리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내 약품비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높았기에 충격 요법을 썼다. 현재로서는 약가 추가 인하 계획은 없다. 단, 미세한 조정은 할 수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경남도의회가 11일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개정을 강행처리하자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조례 개정을 경남도의회가 다시 논의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13일 밝혔다. 시도의회 의결이 상위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크게 해친다고 판단되면 주무부처 장관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지방자치법 172조에 따른 조치다. 복지부는 “경남도가 정부의 진주의료원 정상화 요청을 수차례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폐업과 법인해산에 필요한 조례 개정을 강행함으로써 복지부의 지도명령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또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강행 과정에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경남도가 국고보조금이 투입된 진주의료원을 일방적으로 해산시키면서 잔여 재산을 도에 귀속한 게 위법이란 것. 원래의 사용목적과 다르게 보조금을 사용하려면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의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그 후 의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는 확정된다. 현재 경남도의회 재적 인원 58명 중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40명이다. 가결 요건을 충족하고도 남는 수준. 하지만 홍 지사가 재의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미 알아봤지만) 혹시 법령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는지 한 번 더 검토해 보고, 문제가 없으면 조례를 공포하겠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법이 정한 복지부 장관의 재의 요구도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적법성 논란이 일 소지가 크다. 복지부는 경남도의회가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를 재의결할 경우 대법원에 권한쟁의심판청구 소송을 내거나 집행정지결정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근형 기자·창원=강정훈 기자 noel@donga.com}
한국인의 위암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차병원그룹 차암연구소 김성진 소장팀과 서울대 의대 양한광 교수팀은 국내 위암 환자 16명의 유전체를 해독해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위암에 관여하는 돌연변이 133만2422개를 최초로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현미부수체란 인간 유전자 가운데 같은 염기가 반복된 부위를 말한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정상적으로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해 암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국내 위암 발생의 약 10%가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돌연변이가 확인됨에 따라 환자 개개인의 발병 원인을 찾아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 연구는 유전자 분야 국제학술지인 ‘게놈 리서치’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현미부수체가 정상인 상태에서도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다음 달부터 150m²(약 45평) 이상 식당, 술집, 카페 등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10만 원의 벌금(과태료)을 내야 한다. 150m² 미만의 업소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금연구역을 늘려 2015년 1월 1일부터 모든 업소로 확대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7월 1일부터 정부청사, 관공서, 150m² 이상 식당 술집 카페 제과점 등 전면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공중 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흡연 단속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PC방 단속은 내년 1월부터 실시한다. 공중시설을 전면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다만 △전면금연구역 표시 △별도 흡연실 설치 등 업소가 대비할 수 있도록 6개월의 계도기간을 뒀다. 계도기간은 6월로 끝이 난다. 향후 단속은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시가 제대로 있는지 △별도 흡연실이 설치돼 있는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는지 등에 맞춰진다. 금연구역을 표시하지 않았다가 1차 적발되면 170만 원의 벌금을 낸다. 벌금은 2차 330만 원, 3차 500만 원으로 늘어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가죽 전투화를 사계절 내내 신고 사는 군인들. 전투화 덕분에 혹한으로부터 발의 보온력은 높아진다. 반면 무좀은 생활의 일부분이 된다. 군대를 현역으로 갖다온 사람치고 무좀 한 번 안 걸려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박영민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이 현역 군인 13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현역 군인 중 무좀을 갖고 있는 사람은 15.2%에 이르렀다. 여드름(35.7%) 다음으로 흔한 질병이었다. 의학 용어로 ‘족부백선’인 무좀은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에 진균(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이 퍼지는 감염성 질환이다. 진균의 번식이 왕성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발생한다. 외부보다 높은 온도, 습함, 어두움까지…. 전투화 내부는 무좀균이 좋아하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전투화는 방수 기능 때문에 가죽으로 코팅돼있다. 그 뿐만 아니라 발목 위까지 조여지게 설계돼 있어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 1인당 2켤레가 보급되지만 대부분의 군인들이 한 개만 주로 신는다는 점도 문제다. 나머지 한 켤레는 휴가, 외박, 면회 시를 위해 남겨두기 때문이다. 무좀은 비단 군인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최근 전투화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는 신발들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털로 신발 내부가 보호돼 있는 일명 어그부츠, 여름철 여성들이 즐겨 신는 레인부츠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여성 무좀도 증가 추세다. 이런 신발들은 보온, 방수 효과가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땀이 잘 찬다. 또 신발을 신었을 때와 벗었을 때의 온도와 습도 차가 크다. 무좀이 생겼다면 초기부터 항진균제가 포함된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발가락 사이가 하얗게 짓무르는 형태의 발가락사이형 무좀과 작은 물집이 생기는 잔물집형 무좀은 항진균 연고를 3, 4주 꾸준히 바르면 쉽게 완치된다. 최근에는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기존 무좀 치료제와 달리 단 1회 사용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높은 제품이 출시돼 인기다. 라미실 원스가 대표적이다. 라미실 원스는 무좀 부위를 단 1회만 발라도 약 13일간 약효가 지속된다. 가장 흔한 지간형 무좀에 특히 효과가 좋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성준 중앙대 피부과 교수는 “외출했다 돌아온 뒤에는 발을 최대한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나일론 양말은 되도록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면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개인 사업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김모 씨(68)는 지난해 연말부터 교회 목사의 설교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회사 회의시간에도 직원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아 걱정이 됐다. 가족의 권유로 보청기를 사서 껴봤지만 소리의 울림이 심해서 착용을 포기했다. 김 씨는 최초 증상 발견 후 4개월 뒤 보청기를 전문으로 맞추는 김성근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병원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받았다. 김 씨는 난청이 시작된 초기에 이 병원에 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김 씨처럼 정확한 진단 없이 보청기를 사용했다가 청력이 더 악화되는 노인이 늘고 있다. 국내 보청기 시장은 과다 경쟁으로 가격 파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판매에만 집중하다 보니 사후관리에 소홀한 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청각기관이 노화되는 질환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4명 중 1명은 난청을 겪는다. 노인성 난청 초기에는 시끄러운 장소에서 대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되묻는 일이 잦아진다. 특히 고음의 자음 부분이 잘 들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간다, 잔다, 판다, 산다’ 등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난청이 중기에 오면 모음 분별도 어려워진다. 대화가 어려워 대인관계에서 소외되기 싶다. 심리적 위축이 길어지면 노인성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난청이 심해지면 퇴화속도가 빨라져 뇌에 대한 자극이 줄어들기 때문에 치매가 나타날 수도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중등 난청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3배 높다. 고도난청 환자의 경우는 일반인에 비해 치매 발생 확률이 5배 이상 높다. 난청 노인들은 사고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 길을 걷다가 갑작스러운 경적 소리를 듣지 못해 사고를 당하거나 방향감각을 잃는 경우도 있다. 보청기 착용 후에도 충분한 적응기간을 갖고 세밀한 조정을 통해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소리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쪽만 보청기를 사용하면 청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으므로 양쪽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국내 보청기 처방은 전문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착용 초기 불편한 소리가 나도 적응하면 괜찮아질 것이란 이야기만 듣는다. 보청기 판매처가 이비인후과적 치료가 보장되지 않는 곳도 많다.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 원장은 “진료, 보청기 선택, 사후관리가 함께 이뤄지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은 주기적인 사후 검사로 보청기 사용 만족감을 높이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콘택트렌즈 착용 인구는 500만∼600만 명에 이른다. 국민 10명 당 1명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셈이다. 최근 서클렌즈, 컬러렌즈처럼 미용 목적의 렌즈가 널리 보급되면서 착용 인구는 점점 늘고 연령대도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특별히 시력이 떨어지지 않는데도 미용 목적으로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부작용을 부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부작용은 특히 10대에서 많이 나타난다. 실제 대한안과학회가 2008∼2010년 콘택트렌즈 부작용에 시달린 환자 499명을 분석한 결과 33%인 164명이 10대였다. 이 164명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한 결과 70%가 미용 목적으로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눈에 맞지 않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렌즈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부작용이 생겼다는 얘기다. 주천기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와 정성근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콘택트렌즈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Q. 콘택트렌즈는 몇 살부터 착용할 수 있나. A. 원칙적으로 나이 제한은 없다. 나이가 어린 학생 가운데서 고도근시나 부동시(짝눈)가 있다면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 다만 어린아이들은 렌즈의 소독과 세척에 신경을 쓰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렌즈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고등학생 이후 착용하는 게 좋다. 만약 어린아이라면 1회용 렌즈를 권한다. Q. 콘택트렌즈를 낀 채로 자도 되나. A. 눈동자 위를 덮고 있는 각막에는 혈관이 없다. 각막은 눈을 뜨고 있을 때 표면을 통해 산소를 흡수한다. 자고 있을 때는 눈을 감기 때문에 산소 공급 부족으로 각막세포의 기능이 약해진다. 이럴 때 각막 표면에 자극을 받으면 손상이 쉽게 일어난다. 따라서 렌즈를 끼고 자면 각막 손상이 일어나기 쉽다. 자기 전에 반드시 렌즈를 빼야 한다. Q. 서클렌즈는 눈에 해로운가. A. 테두리와 표면에 색을 입힌 서클렌즈는 일반 렌즈에 비해 두껍고 산소 투과율이 떨어진다. 렌즈 염색약에 알레르기나 독성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서클렌즈가 일반 소프트렌즈에 비해 눈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Q. 친구끼리 돌려 써도 무방한가. A. 눈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서클렌즈 자체가 일반 렌즈에 비해 염증, 감염 위험도가 높기 때문이다. 렌즈를 돌려 쓰게 되면 렌즈에 묻어 있는 병원균, 바이러스를 옮겨 각막궤양 등 치명적 부작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 Q. 소프트렌즈와 하드렌즈를 비교하자면…. A. 하이드로겔, 실리콘 하이드로겔 등의 물질로 만드는 소프트렌즈는 두께가 얇고 부드러워 눈 안에서 이물감이 적게 느껴진다. 하지만 하드렌즈에 비해 산소 투과율이 낮은 단점이 있다. 하드렌즈는 산소 투과성 아크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두껍고 딱딱해서 처음 꼈을 때 심한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산소 투과율이 높다. Q. 소프트렌즈를 10년 이상 착용할 수 있나. A. 소프트렌즈를 장기간 착용할 경우 안구건조증, 각막 신생혈관, 궤양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관리만 잘하면 이런 부작용 없이 10년 이상 쓸 수 있다. 소프트렌즈라고 해서 짧은 기간밖에 쓰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렌즈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은 상태로 만져야 하며,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매일 렌즈를 소독해야 한다. Q. 렌즈를 끼다 보면 각막이 얇아져 수술을 못한다는데…. A. 이 또한 낭설에 불과하다. 렌즈를 착용했다고 해서 시력교정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연구결과는 아직까지 없다. 이 경우에도 중요한 것은 평소 렌즈 관리를 잘하고, 위생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1년에 400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는 은퇴자에게 건강보험료(건보료)를 부과하려는 계획이 공무원 등의 반발로 또 무산됐다. 벌써 세 번째다. 보건복지부는 고액 연금 수령자에게 건보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달 중 다시 입법예고하겠다고 4일 밝혔다. 대상자는 약 2만4000명. 국장급 이상의 직책에서 은퇴한 공무원이 가장 많고, 장성급 퇴역 군인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됐을 때 내야 하는 건보료는 평균 월 18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 현역 공무원들이 선배들의 반발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을 지난해 6월 처음 입법예고했다. 3개월 후인 9월 시행이 목표였다. 고액 연금 수령자가 자녀의 직장건강보험에 이름을 올리는 식으로 건보료 납부를 피하고,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의 방침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 대신 올해 초 시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초에 시행하겠다는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규제개혁위원회가 3월에 입법예고안을 심사한 뒤에는 안전행정부가 강하게 반대하면서 지난달 법제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고액 연금 수령자들은 건보료 부과가 이중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예비역 육군 중장인 A 씨는 “현역 시절 연금을 받으려고 기여금(연금보험료)을 냈다. 지금 와서 건보료를 내라는 것은 국가에 대한 헌신을 모독하는 행위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한다. 건보료에 소득세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연금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건보료를 부과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 서울의 B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역 근로자의 연봉에 맞먹는 돈을 연금으로 받는 사람들에게 기껏해야 20여만 원을 건보료로 내라는 건 무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연금소득과 기타근로소득 연 4000만 원 이상’인 현재 기준을 ‘연금소득의 50%가 연간 2000만 원 이상 또는 기타근로소득 연간 4000만 원 이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 경우 건보료 부과 대상은 2만4000명에서 2만2000명으로 줄어든다. 복지부는 이런 내용으로 법제처에 다시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당초 방침에서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수정안에 대해서도 공무원들이 반발할 소지는 남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복지부가 낸 수정안이 공무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안행부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의 공무원도 퇴임 후 자신의 일이 되기 때문에 흔쾌히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이철호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