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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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1-11~2026-02-10
일본46%
국제정치16%
국제일반14%
대통령8%
칼럼4%
국제교류4%
역사2%
인사일반2%
중국2%
국제정세2%
  • 고정희상 수상자 이경자씨

    소설가 이경자 씨(63·사진)가 출판사 또하나의문화가 주최하는 제6회 고정희상 수상자로 9일 선정됐다. ‘고정희 자매상’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운동을 펼쳐온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11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열린다.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던 고정희 시인의 20주기를 맞아 고인의 시 전집(2권) 출간 기념회가 시상식과 함께 열린다.}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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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올린계의 대모 김남윤 한예종 교수 “일생 연주했는데 나이들었다고 악기 놓을 순 없죠”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62)는 “요즘 골치가 아프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9일 동안 각기 다른 공연 3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13일 리사이틀, 18일 캐나다 출신의 파이프오르가니스트 켄 코완 씨와의 협연, 21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여기에 제자들 실기 가르치랴, 콩쿠르 심사위원까지 하랴.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그를 7일 저녁 한예종 연구실에서 만났다. “독주회는 예전에 잡혀 있었고 협연 제의들이 와서 응했는데, 공연이 몰리게 됐네요. 그냥 대충할 수도 없고…. 머리는 복잡한데 연습은 잘 안 되네요. 호호.” 독일 앙리 마르토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2주 동안 자리를 비운 뒤 전날 돌아온 그는 이날 오전 리사이틀 리허설과 KBS라디오 출연, 그리고 오후 내내 제자들을 가르친 뒤 인터뷰 시간을 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간식으로 때웠다. “주위에서 ‘별나게 바쁘게 지낸다’ ‘나이 들어서 뭐 그렇게까지 연주를 하느냐’고 얘기도 하죠. 하지만 일생 연주를 잘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연습했는데 나이 들었다고 악기를 놓으면 허무한 것 아니겠어요.” 김 교수는 13일 리사이틀에서 같은 학교에 있는 피아니스트 강충모 교수와 헨리 에클레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등을 협연한다. 생애 첫 파이프오르간과 협연에 나선 18일에는 비탈리의 ‘샤콘’ 등을 펼친다. 21일에는 모차르트 ‘협주곡 제4번 D장조’를 연주한다. 어떤 공연이 가장 부담될까. “독주회는 즐기는 편이라 협연이 좀 더 부담스럽습니다. 독주야 이런저런 곡 다할 수 있는데 협연은 맞춰가야 하니까요. 솔직히 좀 창피한 얘기지만 파이프오르간하고 협연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생각도 못했죠. 공연이 어떻게 될까 저도 무척 궁금해요.” 김 교수는 국내 바이올린계의 대모(代母)로 불린다. 1977년 경희대 강단에 선 이후 서울대를 거쳐 한예종까지 34년 동안 후학 양성에 힘썼다. 김지연, 백주영, 양고운, 이경선, 김현아, 민유경부터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신현수, 클라라 주미 강, 장유진이 모두 그를 거쳐 간 제자들이다. 그는 대모란 말에 “그 소리를 듣는 게 정말 싫고, 내 생각에 아무래도 대모는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애들이 콩쿠르 우승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에요. 사람들이 ‘비법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그럴 때면 정말 할 말이 없어요. 단지 학생들 개성을 살려주려고 노력하죠. 나라는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들 같지 않게 음악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할까요.” 그는 “학생들과의 정(情)이 예전 같지 않아 서운하다”고도 했다. 사제의 정이 과거처럼 끈끈하지 않다는 것. 최근 학생 폭행 논란으로 파면된 서울대 김인혜 교수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다. “김 교수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고 진상은 몰라요. 하지만 옛날엔 선생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했는데 요즘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물론 선생이 학생에게 괴로움을 줬다면 잘못된 겁니다. 다만 학생이 선생을 욕하고 투서까지 하는 것을 보면 씁쓸하죠.” 그는 2001년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2006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굵직한 국제 콩쿠르 심사를 맡아왔다. 그에게 ‘재능이 나타나는 연주란 무엇일까’라고 물었다. “누구나 곡을 깔끔하게 연주할 수는 있어요. 말도 못하게 열심히들 준비를 해오니까요. 결국 개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나치면 상스러운 연주가 되기도 하죠. 적절하게 튀는 개성적인 연주, 그게 답이 아닐까요.”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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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숙 신작 ‘미칠 수 있겠니’

    소설가 김인숙 씨(48·사진)는 5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 처음 갔다. 김 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강렬한 태양도, 에메랄드 빛 바다도 아니었다. 그의 마음이 꽂힌 것은 발리어. 발리어는 과거형, 미래형의 시제가 없이 현재형만 있다. 그는 현재형으로만 말하고 생각하는 발리 사람들의 얘기를 써보고 싶었다. 김 씨의 신작 장편 ‘미칠 수 있겠니’(한겨레출판)는 발리를 찾은 한 한국 여성과 현지 남성 가이드와의 로맨스를 그렸다. 달달하진 않다. 살인과 지진 등의 사건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사랑은 장밋빛이기보다는 핏빛 로맨스에 가깝다. 김 씨는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기자와 만나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의 얘기를 쓰고 싶었다”며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제대로 됐는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작품은 7년 전 살인사건과 현재 지진 상황을 오간다. 여주인공 진은 남자친구 유진과 함께 발리를 방문했고, 유진은 발리에 눌러 앉는다. 다시 발리를 찾은 진은 유진이 바람을 피운 현장을 확인하고 그 현지 여성을 죽이려 한다. 시간은 흘러 7년 뒤. 진은 다시 발리를 찾고 자신을 가이드 한 현지 남성 이야나를 만나 위로를 받으며 서로 가까워진다. 그때 다시 큰 지진이 일어나 모든 것이 쑥대밭이 되고, 7년 전 살인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체들이었다. 눈 닿은 곳 어디에나 시체였다…그 어느 시신 하나 멀쩡한 것이 없이 찢기고 뒤틀리고 물에 불었는데, 부릅뜬 눈동자들만이 멀쩡했다.’ 작품 속 쓰나미 피해 현장은 생생하고 참혹하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발리에서 4개월 간 머물며 집필했지만 쓰나미를 직접 겪은 것은 아니다. 올해 초 한국에서 책의 마무리 작업을 할 때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지만 TV를 보지도 않았고(집에 TV가 없다) 인터넷 동영상도 찾아보지 않았다고 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이야기는 다시 시작하는 사랑의 암시로 끝을 맺는다. “작품의 배경 자체가 지진이고 참혹하기는 해도 그 모든 상황을 견뎌내고 이겨내는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이겨내는 삶을 얘기하고 싶었다”라는 게 김 씨의 말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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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난새 “민간오케스트라 ‘생활 클래식’ 운동 출발

    전국 민간 오케스트라 10개가 참여한 ‘한국 민간오케스트라 협의회’(KOA)가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 교향악계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지방자치단체 산하 오케스트라들이 중심으로 활동해 왔으나 처음으로 민간 오케스트라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협의회에는 광주아트 심포니, 대구 필하모니, 대전 아트 오케스트라, 부산심포니, 유라시안 필하모닉(서울), 새암 심포니(전남 순천), 인천 뉴 필하모닉,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전북 전주), 진주 체임버 오케스트라, 청주 필하모닉 등 전국 10개 지역에 기반을 둔 민간 오케스트라들이 참여했다. 협의회는 지역 간 클래식 격차를 해소해 지역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민간 오케스트라들의 활로 모색에 나서기로 했다. 음악 전공자들의 일자리 창출 및 차세대 음악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 등도 목표로 내세웠다. 회장을 맡은 금난새 유라시안 필하모닉 예술감독은 이날 기자와 만나 “국내 민간 오케스트라들이 그동안 좋은 연주활동을 펼치면서도 제도권(지자체 등 소속 단체) 내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해 대부분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해에 100억 원씩 지원을 받는 제도권 오케스트라와 1억 원도 받지 못하는 민간 오케스트라의 연주력 차이가 100배나 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단지 제도권에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 세금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제도권과 민간단체들이 서로 음악적으로 경쟁하며 합리적으로 지원을 나눠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금 감독은 유라시안 필하모닉뿐 아니라 지자체 악단인 인천시립교향악단의 감독도 겸하고 있다. 민간단체에 유리한 발언을 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KBS교향악단이 최근 바이올린 연주자 1명을 뽑는 데 100명이 넘는 연주자가 지원했다. 젊은 음악인들이 제도권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려고 하는데, 뽑히지 않은 대다수 음악 전공자는 갈 곳이 없다. 젊은 연주자들의 고용 창출을 위해, 그리고 관객에게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민간단체들의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 금 감독은 수도권에 집중된 클래식 공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역 민간 오케스트라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간 빈부 차뿐 아니라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클래식 발전 세미나를 열어 모아진 제언들을 정부와 지자체에 전달하고, 협의회 주최의 콩쿠르, 페스티벌 등을 열어 클래식 저변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 솔리스트의 세계적 활동이 두드러진다고 해서 우리나라 문화가 강해졌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체육계가 금메달에 매달리는 엘리트 체육에 이어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생활체육에 눈을 돌렸듯이, 클래식도 친숙하게 악기를 배우고 연주를 접할 수 있는 ‘생활 클래식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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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헬프 1, 2 外

    ○ 문학 헬프 1, 2(캐스린 스토킷 지음·문학동네)=1960년대 초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극심한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한 백인 여성 작가와 두 흑인 가사도우미의 이야기를 그렸다. 미국에서 3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각권 1만2000원. 황토(조정래 지음·해냄)=1974년 발표한 중편을 원고지 200여 장을 추가해 장편으로 재출간했다.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한 여성의 모진 삶을 중심으로 조명한다. 1만2800원. 거기 아내가 있었다(권혜수 외 지음·예감출판)=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자 출신 여성 소설가 11명의 신작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 전업작가, 대학강사, 방송작가, 주부 등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이들의 다양한 글쓰기 실험이 펼쳐진다. 1만2000원. ○ 인문·교양 18인의 천재와 끔찍한 부모들(외르크 치틀라우 지음·미래의 창)=자녀를 천재로 길러낸 부모는 훌륭한 덕목만 지녔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폭력적이거나 억압적인 부모, 극단적인 부모 밑에서 불행한 유년기를 보낸 히틀러, 스탈린, 마이클 잭슨, 존 F 케네디,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세계 유명인사 18인의 이야기. 1만3000원.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이충렬 지음·김영사)=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나 외국의 잡지나 신문에 실렸던 그림을 통해 읽는 한국 근대사.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그림 특유의 포근한 맛이 있다. 1만6000원. 개로 길러진 아이(브루스 D 페리 외 지음·민음인)=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교수이자 소아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학대와 방임, 폭력 등으로 상처 입은 아이들을 치료하는 과정을 담았다. 1만6000원. 체르노빌의 목소리(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새잎)=체르노빌 사고를 경험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 사랑을 엮었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적 재난을 당한 벨라루스의 군인, 기자, 교사, 간호사, 소방대원의 아내들이 방사성 물질의 무서움을 증언한다. 1만6000원. 섹슈얼리티 성 문화사(후쿠다 가즈히코 지음·어문학사)=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도 자궁 내에 서양 삼나무 기름 등을 넣는 피임법으로 성을 즐거움의 대상으로 삼아 온 인류의 성문화사.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등 5가지 시대 세계 각지의 성 관련 문화를 소개한다. 2만2000원. ○ 학술·역사 코끼리의 후퇴(마크 엘빈 지음·사계절)=중국 고대 시기 상 왕조부터 전근대 시기인 청 왕조까지 무려 3000여 년에 걸친 중국의 자연변화를 다뤘다. 중국의 문학 정치 종교 과학 지역사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등을 동원해 인간과 자연의 충돌 및 상호작용을 분석한다. 4만8000원. 통치성과 ‘자유’(사카이 다카시 지음·그린비)=미셸 푸코 후기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통치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분석. 2만 원.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입문(크로스토퍼 원 지음·서광사)=도덕 철학의 중요한 고전이자 가장 많이 읽히고 연구된 철학 텍스트인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대한 해설서. 핵심 개념들을 중심으로 적절한 사례를 제시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2만2000원.○ 실용·기타 한문대강(권중구 지음·보고사)=1971년 발간된 한문 입문서인 한문대강을 복간했다. 동양 고전 속에 들어있는 수백 개의 한문 문장을 예로 들면서 이해를 돕는다. 3만 원. CAMPING EUROPE(성연재 지음·그리고책)=텐트 한 채와 자동차 한 대로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위스 스코틀랜드 스페인 등 6개국을 여행하며 캠핑을 즐긴 경험을 담아냈다. 각 야영지의 특징과 음식, 주변의 풍광이 멋진 사진들과 함께 소개된다. 1만3000원. 뉴미디어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이홍규, 김성철 지음·한울아카데미)=터치스크린 기술은 1971년 발명됐지만 아이폰에 장착되며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사업 환경, 소비자 의식 속에서 성공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본다. 1만7000원.}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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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천사와 인간의 시선으로 본 세상

    ‘여행은 왜 가느냐고 누군가 나에게 물었지, 후후, 그걸 안다면 내가 지금 이 시를 쓰고 있을까/내가 태어나 배우고 싶었던 것은 단 한 가지, 여행술/…’(시집 ‘모든 가능성의 거리’ 중 시 ‘날개 달린 발로 페이지를 넘기는 천사’에서) ‘저녁 무렵 털털거리는 모터사이클을 몰고 눈 쌓인 상원사 길을 내려온다/눈 쌓인 길 위에 난 바퀴 자국이 티베트 독립운동사처럼 외롭다/…’(시집 ‘삶이라는 직업’ 중 시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에서) 시집 두 권을 동시에 냈다. 한 사내가 어두운 빈방에서 혁명의 추억과 낭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얘기를 퀭한 시선으로 나지막이 읊조리는 듯하다. 시들은 우울한 날 센티멘털한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다. 빔 벤더스 감독의 독일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1987년)의 전개와 비슷하게 ‘모든…’은 천사의 시선, ‘삶이라는…’은 인간의 시선으로 썼다는 시인의 설명.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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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숙 ‘엄마 신드롬’ 유럽에서도 계속된다

    4월 초 미국에서 번역 출간돼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전환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 씨(사진) 열풍이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북미지역에 이어 지난달 17일부터 한 달 일정으로 유럽 8개국(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프랑스 폴란드) 북투어에 나선 신 씨는 방문국마다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국가마다 3, 4일씩 머무르며 열 번 안팎의 인터뷰와 방송 출연, 낭독회 등을 진행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4월에 ‘엄마를 부탁해’가 출간된 스페인에서는 출판사가 이미 3쇄를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마드리드에서 3박 4일 체류하는 동안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문예지, 여성지까지 인터뷰만 열세 번을 했다. 5월 초 책이 출간된 세 번째 방문국 이탈리아에서는 신 씨의 책이 5월 셋째 주 신간서적 중 판매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15일 책이 출간된 영국에서는 헤이온와이 북페스티벌에 참여해 직접 낭독회를 열었다. 인도 작가와 함께한 낭독회에는 팬들이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섰다. 페스티벌 관계자는 “낭독회가 끝난 뒤 사인회에서 인도 작가에게 미안할 정도로 신 씨 앞에만 줄을 길게 섰다”고 전했다.지난달 3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한 신 씨는 전통박물관에서 책 소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낭독회도 열었다. 인터뷰도 일곱 번 소화했다.이런 가운데 유럽 한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신 씨가 ‘엄마를 부탁해’로 책 시장을 본격 두드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신 씨의 작품이 한국문학의 저변 확대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파리의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엄마를 부탁해’ 출판기념회에서는 ‘오(Oh!)’ 출판사의 필리프 로비네 대표의 작품 소개와 신 씨의 책 낭독, 독자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엄마를 부탁해’는 최근 세르비아에까지 판권이 팔리면서 25개국에서 출간되게 됐다. 신 씨에 대한 세계문학계의 기대감은 출간계약 상황에서도 나타난다. ‘엄마를 부탁해’의 미국 출간을 맡았던 출판사 크로프는 5월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로 신 씨와 두 번째 출간계약을 마쳤다. 영국 출판사인 오라이언출판그룹 계열인 와이덴펠드 앤드 니컬슨, 랜덤하우스그룹의 스페인 출판사 그리할보는 각각 ‘엄마를 부탁해’를 자국에서 출간한 데 이어 ‘어디선가…’의 출간계약도 마쳤다. 신 씨는 폴란드를 끝으로 유럽 북투어 일정을 마친 뒤 15일 미국 뉴욕으로 간다.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동영상=신경숙 작가 “내 이야기의 원천은 엄마예요”}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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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전쟁 피바람속 남이섬엔 鬼氣 서리고…

    강원 춘천시 남이섬은 오늘날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테마 관광지로 연간 200만 명이 다녀가는 곳이다. 연인과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이자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한류 관광지이기도 하다. 소설집 속 표제작인 중편 ‘남이섬’은 그러나 시끌벅적한 남이섬의 현재에 주된 시선을 두지 않는다. 6·25전쟁 당시 남이섬과 주변 마을 사람들의 좌우대립, 실제와 환영,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남이섬의 뒷얘기를 끄집어낸다. 씨줄과 날줄처럼 장면들을 농익게 변환시키며 풀어내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일제강점기 후 남이섬은 집이 단 세 채 있는, 무인도에 가까운 곳이었다. 이런 한적한 섬 주변에도 전쟁의 피바람이 불어왔다. 빙하리 지역 반공 산악대는 인민군 패잔병 수십 명을 때려잡고, 인민군은 다시 산악대들을 잡아 중국섬(현 자라섬)에서 총살한다. 이런 ‘귀기(鬼氣)가 서린 남이섬’이란 착안에서 픽션은 시작한다. 인근 주민 김덕만과 이상호가 알몸의 처녀귀신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와 각기 사랑을 나눈다는 설정. 남이섬에 살다가 죽은 벙어리 처녀로 그려지는 처녀귀신은 현재로 돌아온 시점에서 환생한 듯한 한 여성으로 중첩된다. 그는 찻집에서 보이지도 않는 두 남성을 의식하듯 커피 세 잔을 시킨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자살로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액자 형식으로 프리랜서 작가가 남이섬에 얽힌 얘기들을 탐방하고, 그 과정에서 미스터리와 멜로, 환상을 버무린 작품은 어느 선까지 픽션인지 모를 정도로 모호하기에, 매력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건 아니다”라는 이상호의 말. 그리고 프리랜서 작가가 어느 날 남이섬에서 긴 머리의 벌거벗은 여자와 그를 따르는 두 남성(김덕만과 이상호)을 보는 장면이 긴 여운을 남긴다. 또 다른 중편 ‘지뢰밭’ 또한 6·25전쟁 당시와 현재를 오가며 전쟁의 처참한 피해를 조명한다. 한 은퇴한 교감이 자신의 유년기에 6·25전쟁을 겪었던 동오골 서낭당에서 국군 유해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한다. 시점은 마을 사람들이 좌우로 갈려 총과 칼을 겨누던 극심한 혼란기로 돌아가고, 당시 마을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 처참한 동족살인의 모습을 다큐처럼 그려낸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켜 온 질서나 가치가 한순간에 뒤집히거나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 그 어떤 이성이나 감성으로도 대처가 안 되는 게 전쟁’이라는 게 작가의 시각. 소설집에는 단편 두 남자를 보낸 여인의 순애보를 그린 ‘꾀꼬리 편지’, 성춘양에게 이혼 당한 남자 얘기를 그린 풍속소설 ‘춘심이 발동하야’, 땅굴을 파고 사는 남자 얘기인 ‘드라마 게임’도 실었다.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전상국 씨는 ‘아베의 가족’ 등 분단의 아픔을 그린 작품들로 주목받았고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받았다. 6년 만에 소설집을 낸 저자는 “두 편의 중편을 통해 늦게나마 내 본래의 관심사 언저리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것만으로도 큰 얻음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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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궁지에 몰린 중년가장들의 절규

    여기 한 중년 사내가 있다. 법대를 나와 목회의 길을 가고자 다시 신학대학을 갔지만 사랑하는 여성을 만나 일반 신도의 삶을 택한 사람. 대기업에 들어가 명석한 두뇌로 회사의 자금줄을 쥐락펴락하는 경리부장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룹 오너 아들들의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 돼 ‘비자금을 횡령한 파렴치범’이 된 남자. 궁지에 몰린 그의 선택은 결국 자살이었다. 소설집의 표제작인 단편 ‘유리 벽’은 신문 사회면 구석을 차지할 만한 다소 상투적인 소재에 현미경을 들이대 인간의 고독과 상실감을 관찰했다. 언젠가는 회사에 배신당할 수밖에 없고, 부인과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감이 있으며, 단골 술집 여자에게 기대지만 결국 남일 뿐인 오늘의 가장들. 그가 유서에서 절규한 ‘유리 벽에 갇힌 자신’은 소통부재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표제작을 비롯해 7편의 단편이 실렸다. 여덟 번째 소설집을 낸 일흔 살 저자의 글은 담백하면서 간결하며, 잘 맞춰진 큐브같이 빈틈을 찾기 어렵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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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씨, 소설 ‘강남몽’ 표절 인정

    소설가 황석영 씨(68·사진)가 지난해 6월 펴낸 소설 ‘강남몽’의 표절 의혹에 대해 “실수를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강남몽’은 일부 내용이 2009년 1월 조성식 동아일보 출판국 신동아팀 차장이 출간한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황 씨는 1일 중국 윈난(雲南) 성 리장(麗江)에서 열린 소설 ‘낯익은 세상’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월간 ‘신동아’의) 해당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책에 인용 사실을 밝혔어야 했다. 다큐소설 형식이고 일종의 역사소설이었지만 어쨌든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소설에 주를 다는 건 물론 인용한 자료 목록을 논문처럼 작품 뒤에 밝힌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런 전례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그걸 놓쳤다”고 말했다. ‘신동아’는 지난해 11월호, 12월호, 올 1월호에서 황 씨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황 씨는 지난해 ‘신동아’가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통해 출처를 밝히지 않은 실수는 인정했지만 표절 사실을 시인하거나 사과하지는 않았다. ‘대한민국…’의 저자인 조성식 차장은 “황 씨가 국내 대표 작가라는 점에서 사실 확인을 위해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것”이라며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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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씨 신작 소설 ‘낯익은 세상’

    소설가 황석영 씨(68)는 지난해 8월 소설 ‘강남몽’을 출간하고 두 달 뒤인 10월 중국 윈난(雲南) 성 리장(麗江)에 갔다. 그곳에서 새 소설의 집필을 시작했고 올해 초 제주도에서 탈고했다. 리장은 해발 2400m의 고원 도시. 현지 나시 족이 지은 옛 건물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동양의 베니스’로 불린다. 하지만 황 씨가 출간한 소설 ‘낯익은 세상’(문학동네)의 배경은 1980년대 중반 서울의 온갖 쓰레기들이 모이던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다. 아름다운 도시에서 끄집어낸 것이 거대한 쓰레기더미였다. 황 씨의 설명은 이렇다. “700년이나 되었다는, 언제나 봄 날씨인 그 고읍(古邑)에서 나는 뉴욕이나 파리와 별 다름 없는 욕망이 다른 행태로 점령하고 있는 것을 보았고, 지구상에서 탈출할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사실을 진부하게 확인했다.”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떠난 리장에서도 결국 성장과 소비에 취한 자본주의의 ‘낯익은 세상’을 보았다는 씁쓸한 회상이다. 작품은 급속한 도시화 속에서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없던 30, 40년 전 도시 빈민층의 모습을 그린다. 고물을 줍기 위해 쓰레기장에 모인 이들은 인근에 누더기 움막을 짓고 살아간다. 트럭이 오물을 게워내면 이들은 고철이나 유리병, 폐지 등을 허겁지겁 주워 담는다. 남이 뱉어낸 것들을 주워 먹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그들만의 법도가 있다. 각자 구역이 있으며, 좋은 구역에는 권리금도 있고, 쓰레기를 줍는 일도 순서가 정해져 있다. 여인네들의 악다구니, 술주정뱅이들의 고성, 방치된 아이들의 탈선은 흔한 풍경이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아예 몰랐거나 잊혀졌던 난지도의 옛날 풍경을 세밀하게 끄집어낸 점이다. 책장을 펼치면 썩은 음식물의 퀴퀴한 악취, 시큼한 땀 냄새가 나는 듯하고 뿌연 먼지가 눈앞을 가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가 단순한 데다 익숙한 것이 아쉽다. 편모와 아이가 난지도에 들어오고 이곳에서 동거하게 된 동거남(계부)이 술에 취해 노름판에서 살인 미수를 저지른다는 것이 줄거리. 쓰레기더미와 움막들이 불에 휩싸인 뒤 재 속에서 새 희망이 싹튼다는 결말도 강한 여운을 남기기에는 모자라 보였다.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은 1993년 매립이 끝난 뒤 조경공사를 통해 2002년 월드컵 공원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매립가스를 빼내는 관들만이 땅속에 쓰레기가 있음을 말해준다. 황 씨는 “난지도 쓰레기장에 묻어버린 것은 지난 시대 우리들의 욕망이었지만, 거대한 독극물의 무덤 위에 번성한 풀꽃과 나무들의 푸름은 그것의 덧없음을 덮어주고 어루만져 주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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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톤 소로코프 씨 “빈 심포니 악장은 엄청난 쾌감과 책임감의 자리”

    ‘세계 음악의 수도’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빈에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1900년 창립된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빈 필과 함께 이 도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다. 1948∼60년 헤르베르트 폰 카랴안이 예술감독 격인 ‘협회감독’을 맡은 것을 비롯해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등 세계적 지휘자들이 거쳐 갔고,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 등을 세계 초연했다. 현재 130여 단원 가운데 30대 초반의 러시아계 오스트리아인인 바이올리니스트 안톤 소로코프 씨(33)가 악장을 맡고 있다. 2005년 스물일곱의 나이에 빈 심포니 악장에 오른 그는 빈 시립음대 교수, 바이올린 솔리스트 등 1인 3역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스트리아 빈 시립음대에서 그를 만났다.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인 빈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을 하는 것은 엄청난 쾌감을 주는 일입니다. 동시에 굉장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네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체코 베토벤 콩쿠르, 빈 스테파니 홀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그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명성을 얻었다. 10여 년 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솔리스트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니와 협연하기도 했다. 10월엔 빈 국립음대 교수로 옮긴다. “빈 심포니 악장과 솔리스트 활동도 중요하지만 교육 분야에도 열정을 쏟고 싶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훌륭한 차세대 음악가들을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빈에서 클래식을 배우고 있는 한국 유학생은 줄잡아 3000명 정도. 강의와 개별 레슨을 통해 만난 한국 학생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한국 학생들은 굉장히 열심히 하고, 클래식에 대한 이해도 빠릅니다. 국립음대로 가면 더 많은 한국 학생을 선발할 생각입니다.” 소로코프 씨는 내년 3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첼리스트 여미혜 씨와 협연한다. 2009년 8월 무주리조트 공연 이후 2년 7개월 만의 내한공연이다. “2009년 방문했을 때 한전아트센터와 무주리조트에서 두 번 공연을 했습니다. 당시 한국 관객들의 열기가 매우 뜨거워 놀랐습니다. 내년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입니다.”빈=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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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바이올린에 담은 탱고열정

    바이올리니스트 유시연 숙명여대 교수(사진)가 7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열한 번째 테마콘서트 ‘앙코르! 탱고’를 공연한다. 2002년 첫 테마콘서트로 바이올린을 통한 탱고 공연을 선보였던 유 씨가 10주년을 맞아 다시 올리는 탱고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는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의 전설로 불리는 작곡가 아스트로 피아졸라(1921∼1992)의 ‘리베르 탱고’ ‘망각’ ‘밀롱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탱고의 역사’ 등을 바이올린 선율에 담아낸다. 일본의 반도네온 연주자 사토시 기타무라, 피아니스트 박수진, 첼리스트 최정주 씨가 협연한다. 1만∼5만 원. 02-2005-0114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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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작가상 전석순 씨

    민음사와 계간 ‘세계의 문학’이 주관하는 제35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로 장편 ‘철수 사용 설명서’의 작가 전석순 씨(28·사진)가 선정됐다. 전 씨는 명지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2008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단편 ‘회전의자’로 등단했다. 상금은 3000만 원. 시상식은 7월 22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민음사에서 열린다.}

    • 201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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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니스트 김민정, 첼로 거장 마이스키와 폴란드서 협연

    라트비아공화국 출신의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 씨(63)는 레슨을 하지 않고 강단에도 서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재능을 알아보고 자신의 집에서 6개월간 가르친 첼리스트 장한나 씨(28)가 단 한 번의 예외였다. 그에게 제자를 키우지 않는 이유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직접 가르칠 필요 있나요. 저는 공연을 통해 후학을 가르칩니다.” 전 세계를 돌며 공연을 하고 있는 마이스키 씨가 26일 오후 7시(현지 시간) 폴란드의 작은 마을 완추트에서 공연을 가졌다. 인구 2000명의 완추트는 폴란드 남동부 제슈프 시에서 차로 30분 거리. 이곳의 고성(古城)에서 열리는 ‘완추트 뮤직 페스티벌’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이었다. 이 페스티벌은 로코코 양식의 18세기 성에서 바로크 시대 등의 음악을 만나는 자리다. 1961년 첫 회 이후 500여 회의 공연이 열렸다. 이날 마이스키 씨는 한국의 피아니스트 김민정 씨(31·성신여대 교수)와 협연했다. 연주하는 악기는 다르지만 마이스키 씨를 ‘공연을 통해 사사’하게 된 것이다. 2006년 제네바 쇼팽 페스티벌에서 우승하고 이듬해 폴란드에서 쇼팽국립협회 주최로 쇼팽 생가에서 초청독주회를 가진 김 씨지만 거장과의 협연을 앞둔 그의 얼굴에는 긴장이 가득했다. 완추트 마을은 그림같이 아기자기했고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고성 ‘자메크 캐슬’에서 열린 공연은 시간을 중세로 돌린 듯했다. 공연장인 2층 홀은 금세 450여 석이 가득 찼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작품 5-2로 시작한 듀오 공연은 슈만의 환상소곡집 작품73의 격정적인 연주로 이어졌다. 슈베르트의 ‘물레방앗간과 시냇물’의 감성적인 선율이 흐를 때는 열린 창문으로 들려오는 시냇물 소리와 새 소리가 어우러져 동화 속의 한 장면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브람스의 첼로소나타 작품 38번을 마지막으로 2시간 동안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폴란드 제슈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블라디미르 키라치예프 상임지휘자는 “마이스키 씨는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연주를 즐겨 함께 공연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김민정 씨가 준비를 많이 했고, 호흡을 잘 맞춰서 훌륭한 공연을 펼쳤다”고 말했다. 마이스키 씨는 “공연장이 아름다웠고 관객들의 반응도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연을 한 김 씨에 대해선 “나는 연주로 표현하는 사람이지 (말로) 평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면서도 “김 씨가 곡에 대한 이해를 매우 잘하고 연주에 임했다”고 했다. 공연 후 김 씨는 “힘들었지만 행복한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떨렸는데 나중에는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스키 선생님과 공연을 다시 하면 좋겠지만 솔리스트 활동을 더 한 뒤 (다른 프로그램으로) 10년 뒤에 했으면 한다”며 웃었다. 이번 공연을 추진한 권순덕 쉔부른클래식매니지먼트 대표는 “폴란드의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한국 피아니스트의 저력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내년 가을에 같은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 공연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완추트(폴란드)=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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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돌아온 구본주, 이번에도 ‘쇼스타코비치’로 인사

    바이올리니스트 구본주 씨(42·여·사진)는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와 인연이 깊다. 1995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교향악축제에서 서울시립청소년교향악단과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협주곡을 국내 초연했고, 2006년에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아들인 지휘자 막심 씨와 협연해 주목을 받았다. 19일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구 씨에게 ‘쇼스타코비치를 원래 좋아했나’라고 묻자 그는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미국 유학(예일대) 때 담당 교수님께서 과제로 쇼스타코비치의 곡을 내주셨죠. 당시에는 보편화되지 않은 곡이라 많이 힘들었어요. 마침 그때 교향악축제의 출연 제의가 왔고 연습하던 곡으로 공연하게 된 겁니다.” 이 바이올린협주곡은 쇼스타코비치가 자국의 바이올리니스트 다비트 오이스트라흐에게 헌정한 작품. 오이스트라흐는 100kg이 넘는 엄청난 거구의 남성이었다. “곡이 긴 데다 굉장한 파워가 필요한 곡이에요. 여자로서 표현하기 힘들지만 그만큼 매력 있기도 하죠.” 2006년 막심 씨와의 협주 이후 구 씨는 첫아이를 출산하고 연주에서 잠시 멀어졌다. 2009년 육아의 부담에서 한숨 돌리고 나니 막심 씨와 “언젠가 함께 앨범을 내자”고 나눴던 말이 떠올랐다. 구 씨는 막심 씨에게 연락을 했고, 이들은 지난해 5월 4년여 만에 체코 프라하에서 녹음을 하며 재회했다. “사흘 동안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 빡빡하게 녹음을 해서 막상 (막심 씨와) 편하게 얘기 나눌 시간은 많지 않았어요. 다만 녹음 내내 저를 편안하게 해주신 건 기억이 남네요.” 이들이 북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한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앨범’(소니)은 3월 발매됐다. 공연도 앨범도 어김없이 쇼스타코비치다. 그는 ‘쇼스타코비치의 스페셜리스트로 불리지 않냐’는 말에 그런 말은 부담스럽다며 “다른 작곡가의 작품도 많이 연주한다”고 했다. 26일 오후 7시 반 경기도문화의전당, 31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펼치는 그의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도 역시 쇼스타코비치가 들어 있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Eb장조 Op.12-3’, 수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네 개의 소품 Op.17’, 그리고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소나타 G장조 Op.134’를 연주한다. 구 씨는 둘째를 임신(15주째)한 상태. 그는 “이번 공연이 태교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며 웃음 지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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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문학포럼’ 첫 방한 노벨문학상 수상 中 가오싱젠

    “문학은 가장 민감하고도 세밀한 예술 양식입니다. 사상의 위기에 대한 가장 깊이 있는 답변을 낼 수 있는 것도 바로 문학입니다. 한국의 친구들이 특별한 포럼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출신 소설가 겸 극작가, 연출가 가오싱젠(高行健·71) 씨가 처음 한국을 찾았다. 24일 개막하는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한 그를 23일 환영식이 열린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공항에서 바로 왔다. 인천대교를 봤는데 아주 장관이었다”며 한국의 발전상에 경탄을 표시했다. “서울은 아주 큰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구(舊)도시는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산뜻하고 새로운 도시란 느낌이네요. 특히 산과 자연, 그리고 빌딩이 어우러져 현대화된 느낌입니다.” 프랑스에서 10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도착한 뒤 바로 서울 행사장에 온 그는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웃음이 넘쳤다. 그는 2005년에도 서울국제문학포럼의 초청을 받았지만 개인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세계화 시대를 문학이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고 시의적절한 문제입니다. 문학은 본래 국가와 언어도 초월합니다. 특히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문학은 어떤 다른 문화양식보다도 사람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탄압으로 망명했던 그는 “인류가 맞고 있는 위기는 단지 한 국가만의 문제도 아니고, 경제위기의 문제도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사상의 위기”라고 강조하며 “문학이 이러한 심각한 위기에 해답을 찾아가는 것은 전 세계의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중국 산시(江西) 성 간저우 태생인 그는 1980년대 초 전위적 작품 활동을 펼치다 공산당 지도부의 탄압을 받았다. 1987년 중국을 떠난 그는 정치적 난민 자격으로 1988년 프랑스 파리에 정착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표작은 1996년 프랑스어로 번역 출간돼 호평을 받은 장편소설 ‘영산(靈山)’과 ‘한 사람의 성경(一個人的 聖經)’, 희곡 ‘절대신호(絶對信號)’ 등. 그는 노벨상 수상 후 AFP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문화혁명 이후 자유가 박탈된 상황에서 단지 살아남기 위해 글 쓰는 것을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오 씨는 24일 한국외국어대 강연, 25일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조강연과 단국대 강연, 28일 고려대 가오싱젠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6월 3일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 문인과는 아직 특별한 인연이 없다”며 “많은 소설가와 시인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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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리 문학상’ 제정 ‘토지’만큼 넓고 깊게 국내외 작가 품는다

    2008년 5월 타계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사진)이 자신의 이름을 딴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상으로 부활했다. 재단법인 토지문화재단과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강원도와 원주시가 후원하는 ‘박경리 문학상’이 제정돼 올해 10월 첫 수상자를 발표한다. 재단법인 토지문화재단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박경리 문학상 제정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재단은 “민족의 수난사와 시대의 아픔, 그리고 그와 함께 소용돌이치며 흘러가는 삶과 운명들을 끌어안아 문학으로 승화시킨 박경리 선생의 위대한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상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1996년 ‘토지’ 완성 이후 문학상 제정 논의가 계속됐지만 고인은 생존 작가와 관련된 문학상을 제정하는 것보다는 후배 문인과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 공간을 마련하길 원했다. 이에 따라 1999년 토지문화관이 건립돼 국내외 작가들의 집필 및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인의 타계 뒤 강원 원주시, 경남 통영시와 하동군에서 문학상 제정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선생이 오랜 기간 집필 활동을 펼치며 말년을 보낸 원주에서 시상하게 됐다. ‘박경리 문학상’은 소설가가 시상 대상이며 상금은 국내 최고 수준인 1억 원. 개별 작품이 아니라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특히 외국 작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점이 눈에 띈다. 박경리 선생의 외동딸이자 시인 김지하 원광대 석좌교수의 아내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은 “어머님 세대는 남북 분단, 6·25전쟁, 군사독재 등 너무도 어려운 시대를 살았다. 현재도 남북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결국 우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 국가를 비롯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첫 수상자는 한국 작가로 한정하지만 내년부터는 외국 작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언어권별로 해마다 돌아가며 시상할 계획으로, 한국 작가는 매회 후보군에 포함된다. 박경리 선생은 생전에 인촌상과 호암상, 한국여류문학상, 월탄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어머님은 생전에 상을 받는 것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셨지만 인촌상을 받고 매우 기뻐하던 기억이 난다”면서 “‘박경리 문학상’을 단순한 문학상이 아니라 인류에게 기여한 국내외 작가들에게 주는 값진 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완 토지문화재단 이사는 “한국의 노벨상으로 발전시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6월 30일까지 토지문화재단 이사 및 박경리 문학상 위원회 위원 등의 후보 추천을 받는다. 7∼8월 예심, 9월 본심을 통해 10월 6일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제2회 박경리문학제가 열리는 10월 29일 오후 4시 강원 원주시 흥업면에 있는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033-762-1382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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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혜란씨 아시아인 첫 성악 우승

    소프라노 홍혜란 씨(29·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사진)가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막을 내린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우승했다. 이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아시아인이 우승한 것은 홍 씨가 처음이다. 1937년 처음 열린 퀸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쇼팽 콩쿠르(폴란드), 차이콥스키 콩쿠르(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히며 피아노와 성악, 바이올린 부문이 3년 주기로 번갈아 열린다. 성악 부문은 피아노, 바이올린 부문보다 뒤늦게 1988년 처음 열렸으며 기악 부문 경연이 있는 해에는 작곡 부문도 추가된다. 작곡 부문에서는 2009년(조은화 씨)과 2010년(전민재 씨) 2년 연속 한국인이 우승한 바 있다. 홍 씨는 2004년 한예종 4학년 때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가 주관한 제22회 전국성악경연대회에서 우승했다. 2009년 도미한 후 줄리아드음악원에 입학해 에디스 버스를 사사했다. 홍 씨는 “무대 위에서 떨렸지만 차분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이런 점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해 준 것 같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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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 차 한잔]산문집 ‘백화점 그리고 사물·세계·사람’ 펴낸 소설가 조경란 씨

    “백화점은 이 도시에서 저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간입니다. 거기 있는 사물에 대한 얘기를 써보고 싶었죠.” 중견 소설가 조경란 씨(42·사진)는 산문집 ‘백화점 그리고 사물·세계·사람’(톨)을 낸 까닭을 이렇게 밝혔다. 개인적 경험과 단상을 적은 통상의 산문집이라고 보기에는 책이 ‘묵직’하다. 백화점에 얽힌 경험뿐만 아니라 백화점들을 돌며 발품을 팔았고, 일본에 3주 동안 체류하며 현지 백화점도 살펴봤기 때문. 백화점의 역사뿐만 아니라 심리학, 마케팅과 관련된 정보도 눈에 띈다. ‘조경란의 악어이야기’ 이후 8년 만에 낸 산문집을 그는 “피크닉을 가듯이 즐겁게 썼다”며 웃었다. “장편 ‘복어’(2010년)를 끝내고 여유가 좀 생겼죠. 좋은 소설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한번 본격적인 산문을 써보자는 욕심이 들었죠.” 하필 백화점일까. 자연보다는 도서관, 백화점 등 인공적인 구조물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 게 그의 설명. 도서관을 나와 백화점으로 향하는 코스도 평소 즐긴다. 하지만 명품관보다는 상품을 싸게 파는 특별 매장에 더 익숙하다고. 책을 펼치면 조 씨와 함께 백화점에 들러 원도쇼핑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층 화장품·향수 매장에서 시작해 2층 여성복, 3층 구두와 가방 매장 등을 거쳐 10층 식당가와 옥상정원에 이른다. 그러고는 내려와 지하1층 슈퍼마켓을 지나 지하철 연결 통로로 나오는 짧고도 긴 여정이다. 1층 향수 코너에 들어선 조 씨는 예전에 썼던 머스크(사향 냄새) 향수에 대한 추억을 얘기하고, 향수의 기원이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제의(祭儀)에서 나왔다는 야야기, 향수계의 히트작인 샤넬 넘버파이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나의 것 하나만은 타인과 구별하고 싶은 무의식적 욕망’으로 향수 쓰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추측해 보기도 한다. 4층 ‘가발 매장 방문기’는 너무 솔직하다. 어느 출판사 사장으로부터 “많이 늙었네요. 머리도 많이 빠지고”라는 말을 들은 조 씨는 가발 매장에서 부분 가발을 쓴 자신의 모습을 보고 ‘탐스럽다’고 느낀다. 그러곤 말한다. “언젠가 헤어스타일이 쇼트커트로 바뀌었다면 가발인지 묻지 말아 달라”고. 조 씨는 백화점의 도움을 받아 폐점 후 매장 모습부터 물품보관소, 구두수선실, 집배실, 의무실, 직원전용식당 등을 살폈다. 가장 기억에 오래 남을 곳으로 의류수선실을 꼽았다. ‘수선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색색의 둥근 실패들. 눈을 찌르듯 빛나던 그 다채로운 색깔들은 백화점 안의 어떤 사물들보다 옹골차고 쓸모 있어 보였다.’ “백화점은 알면 알수록 굉장히 큰 주제였어요. 도시, 근대, 역사, 욕망, 소비, 개인의 취향 등이 모두 얽혀있는 듯했죠.” 의외의 얘기도 꺼냈다. 백화점 얘기를 쓰기에 자신이 부적격자라는 걱정도 든다는 것. “명품을 구매해 본 적이 없어 명품이 주는 순수한 기쁨의 의미를 전할 수 없었어요. 또 운전을 못해서 지하주차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쓰지 못한 점도 아쉬웠습니다.” 조 씨는 374쪽의 이 두툼한 산문집에 못 담은 얘기가 많다고 했다. 언젠가는 백화점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을 쓰고 싶으며, 몇 년 뒤에는 다른 주제의 인문서를 하나 써볼까 생각하고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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