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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축구지능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의 이청용(22)이 5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그는 “평소 내가 출전한 경기 DVD를 여러 번 돌려보며 연구를 많이 한다. 상대를 철저히 파악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타고난 축구지능에 노력까지 겸비한 이청용의 발끝이 더 매서워졌다. 이청용은 7일 웨스트햄과의 방문경기에서 전반 10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시즌 일곱 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12번째 공격포인트(5골). 볼턴은 이청용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한 케빈 데이비스의 선제골과 6분 뒤 추가 골로 후반 43분 한 골을 따라붙은 웨스트햄을 2-1로 꺾었다. 이청용의 2경기 연속 도움에 힘입은 볼턴은 2연승을 달려 순위가 18위에서 13위까지 뛰었다. 영국 스포츠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이청용에게 “항상 위협적인 공격수”란 평가와 함께 2주 연속 평점 8점을 부여했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이날 울버햄프턴과의 방문경기에서 후반 27분 교체 출전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공수 모두 안정적인 모습으로 팀의 1-0 승리를 거들었다.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의 박주영(25)은 스타드 렌과의 방문경기에서 지난달 11일 부상 후 처음으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복귀전을 치렀다. AS모나코는 0-1로 져 5연패에 빠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얼마 전 막을 내린 밴쿠버 겨울올림픽 개최국 캐나다는 기상 때문에 울상을 지었다. ‘눈과 얼음의 축제’란 말이 무색하게 비만 계속 내려 마음을 졸였다. K리그 강원과 서울의 경기가 열린 7일 강릉종합운동장. 밴쿠버에 내릴 눈이 엉뚱한 곳에 자리를 잡은 듯했다. 3월 때 아닌 폭설로 그라운드는 ‘녹색’이 아닌 ‘흰색’ 옷을 입었다. 홈팀 강원은 올해 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1월 첫 소집 때부터 폭설로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이 직접 삽을 들고 눈을 치운 뒤 훈련했다. ‘눈과의 전쟁’은 이후에도 계속 됐다. 오죽하면 구단 관계자가 “눈이 내리지 않게 고사를 지내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했을까. 무심한 하늘은 이날 축제가 돼야 할 시즌 개막전에서도 경기 내내 눈을 뿌렸다. 양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의 신임 사령탑 넬로 빙가다 감독은 “최근 상승세를 타는 공격력이 눈 때문에 지장을 받게 생겼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강원 최순호 감독 역시 “그라운드 사정이 저런데 홈 개막전에서 화끈한 골 세례를 펼칠 수 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전반 양 팀의 공격은 ‘창과 창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경기 전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무뎠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며 공격 흐름이 끊겼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 팀의 명암은 후반 코너킥 한 방으로 갈렸다. 후반 1분도 되지 않아 서울의 에스테베즈가 올린 코너킥을 아디가 헤딩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기선을 잡은 서울은 후반 23분과 34분 방승환의 연속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강원은 결정적인 슈팅이 서울 수문장 김용대의 손끝에 잇따라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서울이 3-0으로 이겨 개막 2연승을 달렸다. 강원은 2연패. 대전에선 경남이 2골을 넣은 루시오의 활약에 힘입어 대전 시티즌을 3-0으로 누르고 1패 뒤 첫 승을 올렸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우리의 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코트의 신사’ ‘얼음 표정’ 등은 이런 그의 스타일 때문에 생긴 별명. 하지만 3일 KT&G와의 잠실 홈경기를 앞두고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크고 단호했다.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여 팬들께 너무 죄송하죠. 두고 보세요. 상대팀들이 삼성이란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게 만들 테니까….” 경기 전까지 삼성의 성적은 5할 승률도 되지 않는 25승 26패. 그러나 안 감독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수비력. 지난 시즌까지 상대팀들을 질리게 만들었던 끈끈한 수비가 되살아났다. 혼혈 귀화선수 이승준의 활약도 눈에 띈다. 안 감독은 “이승준이 수비도 좋아졌고, 팀원들과 호흡도 잘 맞는다”며 힘을 실어줬다. 삼성의 자신감은 경기에서 고스란히 묻어났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1쿼터 접전을 펼친 양 팀의 명암은 2쿼터 중반 이후 갈렸다. 이승준(22득점), 이규섭(15득점), 마이카 브랜드(19득점 8리바운드)가 공격을 이끌며 3쿼터 한때 20점 가까이 앞섰다. 결국 85-75로 삼성의 승리. KT&G 이상범 감독은 “확실히 달라졌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만나는 팀은 고생 좀 할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4연승을 달린 삼성(26승 26패)은 6위, KT&G(15승 37패)는 SK, 전자랜드와 공동 7위가 됐다. 창원에선 LG가 KCC에 89-80으로 승리했다. LG는 팀 최다인 9연승을 달리며 KCC와 공동 3위(34승 19패)로 올라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영광과 불명예를 동시에 안은 걸까, 아니면 겨울스포츠 저변을 과시한 걸까. 1일 폐막한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종합순위 1위에 오르며 겨울스포츠 최강으로 우뚝 선 개최국 캐나다가 ‘뒤에서 따진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번 대회 세부 종목별 최하위부터 따진 순위에서 캐나다는 꼴찌 6번, 꼴찌에서 두 번째 5번, 꼴찌에서 세 번째 3번을 기록했다. 똑같이 꼴찌 6번을 기록했지만 꼴찌에서 두 번째가 3번인 이탈리아(꼴찌에서 세 번째는 4번)를 간발의 차로 제친 것. ‘뒤에서 따진 순위’ 3위는 이번 대회 ‘노 골드’로 초상집이 된 일본. 일본은 앞에서 따진 순위(20위)에선 울상을 지었지만 뒤에서 따진 순위에선 꼴찌 5번을 해 3위에 올랐다. 한편 ‘불명예 메달’(뒤에서 1∼3위)에선 러시아가 19개로 가장 많은 메달을 목에 걸었다. 17개의 미국이 2위, 14개의 캐나다와 체코가 공동 3위. 흥미로운 건 이들 국가는 그나마 대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해 변명거리라도 있지만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폴란드는 선수단 규모가 60명도 되지 않음에도 불명예 메달 수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겨울올림픽 자체가 생소한 이란은 여자 알파인스키에 출전한 마르잔 칼호르 덕분에 ‘꼴찌 2관왕’을 배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남아공 월드컵 개막 100일을 남겨두고 한국 축구대표팀이 무서운 상대를 만났다. 한국은 3일 오후 11시 30분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 최강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 경기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최종 엔트리 발표 직전 마지막 평가전이다. 이르면 4월 말이 될 23명의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최종 엔트리 발표 앞두고 유럽파 총출격본선 상대인 나이지리아전 대비 리허설또 유럽파가 합류한 정예 멤버가 모두 출격한다. 스트라이커 박주영(AS모나코)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이 모두 나서는 이 경기를 통해 한국의 본선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 최강 공격진 만난 불안한 한국 수비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은 한국 수비진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4명의 선수를 수비에 두는 ‘포백’이 중심이 된 한국 수비진은 지난해 11월 유럽의 강호 덴마크, 세르비아 등을 맞아 선전했지만 이후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2-4로 무릎을 꿇은 1월 잠비아 평가전과 지난달 0-3으로 완패한 중국과의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수비 불안감은 극도로 커졌다. 본선 상대인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공격에 무게중심이 있어 상대적으로 한국 수비 조직력의 문제가 더 부각됐다. 이런 상황에서 맞붙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코트디부아르(한국 49위)는 최근 한국이 상대한 팀 가운데 가장 두려운 상대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는 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포함된 공격진은 브라질도 부럽지 않은 수준. 드로그바에다 살로몽 칼루(첼시), 아루나 딘단(포츠머스), 바카리 코네(마르세유) 등 골잡이들이 넘친다. 미드필드에는 디디에 조코라, 은드리 로마리크(이상 세비야), 야야 투르(바르셀로나) 등 수준급 선수들이 공격을 받친다. 이런 공격진을 한국 수비진이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관심사다. 허 감독은 런던 도착 후 첫 훈련에서 수비진만 따로 모아놓고 이야기를 할 만큼 수비에 비중을 두고 있다.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중앙수비수로 나설 조용형(제주)-이정수(기시마) 조합이 드로그바의 발을 어떻게 묶느냐와 중앙 미드필더들이 수비 가담을 얼마나 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남은 공격수 한 자리를 찾아라 공격 투톱을 맡을 이동국(전북)과 이근호(기시마)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다. 허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전방 공격수는 현재로선 박주영 한 명뿐. 체격과 힘이 좋은 이동국과 빠른 스피드가 무기인 이근호 가운데 누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 본선에서 박주영과 발을 맞출지 관심이 모아진다. 1년 8개월 만에 허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승선한 ‘월드컵의 사나이’ 안정환(다롄 스더)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달 정해성 코치가 중국에 가서 파악한 안정환의 몸 상태는 합격점에 가까웠다. 이번 경기에서 후반 조커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안정환이 전성기 때의 기량으로 막판 공격수 경쟁에 불을 붙일지 이목이 집중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까악, 김연아다. 와아!” “성시백 선수, 너무 멋있어요!” 2일 오후 5시 반.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선수단 기수로 대형 태극기를 들고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자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3시간 전부터 공항 라운지를 빼곡하게 메운 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의 입국을 기다리던 시민 1000여 명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선수단을 맞았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5위(금 6개, 은 6개, 동메달 2개)를 차지했다. 김연아에 이어 모태범 이승훈 이상화(이상 스피드스케이팅), 이정수 성시백 이호석 곽윤기(이상 쇼트트랙) 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기념 촬영을 위해 일렬로 선 선수들은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와 엄청난 인파에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이내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며 환호에 화답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과 박성인 선수단장을 비롯해 김관규 감독(스피드스케이팅), 김기훈 감독(쇼트트랙), 브라이언 오서 코치(피겨스케이팅) 등 지도자 6명과 메달리스트 11명은 기념 촬영을 끝낸 뒤 인천공항 2층 비즈니스센터로 이동해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선수단을 둘러싼 수백 명의 경호진은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진땀을 뺐다. 호주로 유학 가는 딸을 배웅하러 나갔다가 선수단 입국을 보게 된 정석철 씨(50)는 “(쇼트트랙 외에) 다른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가 진정한 스포츠 강국이 된 것 같더라”며 “이번 올림픽 참가 선수 모두 장하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우승자인 이상화의 어머니 김인순 씨(49)는 “상화가 나오지 말라고 했지만 공항에 왔다. 시민들이 이 정도로 성원해 주시는 것을 보니 낯설기도 하고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19위에 입상하며 ‘한국판 쿨러닝’을 연출한 봅슬레이 대표팀 강광배는 “입상도 못한 우리 팀에 국민 여러분이 너무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인천=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귀국회견 말말말“▼박용성(대한체육회장)= 종합 5위란 성적은 우리가 겨울올림픽 강국으로 우뚝 섰다는 의미다. 이번 성적은 내년 7월 결정되는 겨울올림픽 개최지 결정 때도 평창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박성인(선수단장)=8년을 준비해 빙상 강국이 됐다. 그러나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10년을 내다본다는 마음으로 설상(雪上) 종목에도 꾸준히 투자해 진정한 겨울스포츠 강국으로 올라서야 할 것이다. ▼이정수(쇼트트랙)=(2억 원의 포상금을 어디에 쓸 거냐는 질문에 한참 생각하더니) 그렇게 큰 돈은 내가 관리 못할 것 같다. 부모님한테 드려야겠다. ▼이은별(쇼트트랙)=(여자 3000m 계주에서 실격 판정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물론 너무 아쉽다. 열심히 훈련해서 4년 후엔 반드시 되찾아올 것이다. ▼성시백(쇼트트랙)=(끝나고 나니 심경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처음엔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돌아오고 나니 마음은 편하다. ▼곽윤기(쇼트트랙)=(시상식장에서 ‘아브라카다브라’의 ‘시건방춤’ 세리머니를 할 생각을 어떻게 했냐고 묻자)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 최초의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나. 우리(쇼트트랙팀)도 뒤질 수 없다는 생각에 ‘최초’의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이 기회에 나를 알리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모태범(스피드스케이팅)=(금메달 딴 비결을 묻자) 그냥 다른 대회라고 생각했다. 부담 없이 편하게 탄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여전히 모태범과 거리를 활보하며 알아보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캐나다에서 인터뷰할 때 태범이랑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지금 분위기도 좋고, 계획대로 추진할 생각이다.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김연아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나를 ‘빙판 위 신세경’이라 불러주는 팬들에게 우선 감사한다. 김연아 선수가 더 예쁘고 몸매도 날씬한데…. 그래도 나는 나만의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 ■ 선수단 향후 일정오늘 해단식후 靑오찬연아, 캐나다 캠프 복귀22일 세계선수권 준비 2일 금의환향한 밴쿠버 겨울올림픽 한국 선수단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보냈다. 선수단 해단식은 3일 오전 9시 반 태릉선수촌 내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리며 선수단은 해단식을 마치는 대로 청와대로 이동해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갖는다. 선수단 공식 일정은 여기까지다. 이후에는 경기 단체별로 짜인 개별 일정에 따른다. 바이애슬론 대표 선수들은 10일 핀란드에서 시작되는 월드컵 대회 참가를 위해 짧은 휴식을 가진 뒤 다시 훈련에 들어간다. 경기가 없는 대다수 선수들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김연아는 3일 밤 비행기로 훈련 캠프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간다. 김연아는 22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시작되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목표로 다시 스케이트 끈을 조일 예정이다. 김연아는 2일 밤 선수로는 유일하게 태릉선수촌이 아닌 개인 숙소에 머물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연아’란 이름 석 자는 이제 보통명사가 됐다. 맨 처음 누군가 ‘김연아’를 외치자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은 난리가 났다. 팬들은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여왕에 등극한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였다. 그녀의 얼굴을 담기 위해 팬들이 터뜨린 휴대전화 카메라 세례는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그녀가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던진 한마디는 ‘오’. 올림픽 이전부터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지만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팬들의 열기에 그녀도 당황했다. 하지만 세계를 감동시킨 강심장답게 이내 여유를 되찾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여유 있게 손을 흔들자 팬들은 ‘김연아’를 다시 연호했다.이어 열린 기자회견장에서도 주인공은 단연 김연아였다. 다른 메달리스트와 코치진 등이 동석했지만 질문 3개 중 1개는 그녀에게 몰렸다. 김연아는 이 자리에서 “결과가 어떻든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팬들의 응원 덕분에 부담 없이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영광을 팬들에게 돌렸다. 또 “항상 혼자 공항에 들어왔는데 이번엔 다른 선수들과 함께 와 너무 자랑스럽고 또 영광이다”라며 밝게 웃었다.향후 일정과 관련해선 “오래 준비해온 큰 산을 넘어 아직 얼떨떨하다. 일단 이달 말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가 목표고 그 이후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옆에 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연아의 미래에 대해선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차근차근 얘기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오서 코치가 전날 밴쿠버에서 “연아의 남은 과제는 트리플 악셀”이라고 말한 부분과 관련해서 김연아는 “이번에 처음 들은 얘기”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실수 없이 기술들을 구사했다. 아직 이 기술들을 더 완벽하게 연마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연아는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몇 번이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연아 언니’라며 목청껏 소리 지르던 여고생은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정말 완벽하다. 저렇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동영상보기 = 金연아 앞세우고... 밴쿠버 영웅들 금의환향 ▲ 다시보기 = 김연아, 완벽한 연기…세계신기록 금메달}
17일 동안 활활 타오르던 성화가 꺼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는 우아한 연기로 세계를 홀렸다. 스피드스케이팅 ‘07학번 삼총사’ 모태범(21), 이상화(21), 이승훈(22·이상 한국체대)의 금빛 질주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순위를 떠나 한국 선수단 모두 최선을 다한 경기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1일 폐막한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은 역대 최다인 14개의 메달(금 6개, 은 6개, 동메달 2개)을 따내며 종합 5위에 올랐다.올림픽 성화는 4년 뒤 러시아 소치 대회를 기약하며 꺼졌지만 국민의 시선은 이제 또 다른 지구촌 축제로 향하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3일이면 개막까지 꼭 100일 남는다.6월 11일 개막하는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은 또 한 번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양박쌍용(兩朴雙龍)’으로 불리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AS 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 유럽파가 주축이 된 대표팀의 전력은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붉은 악마’의 응원은 12번째 선수로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유럽의 그리스, 남미의 아르헨티나,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함께 본선 B조에 속한 한국은 16강을 넘어 4강 기적 재현을 꿈꾸고 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이르면 4월 말이 될 23명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마지막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3일 오후 11시 30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은 그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은 5월 초 다시 소집돼 16일 에콰도르와 아르헨티나 대비 모의고사를 치른다. 24일에는 한일전이 있다. 이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날아가 유럽 팀과 한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6월 3일 세계 최강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그리고 ‘결전의 땅’ 남아공에 입성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내 개척자인 맏형 강광배청각장애 이긴 막내 김동현‘푸셔’ 김정수와 이진희는각각 역도-창던지기 선수 출신불굴의 도전정신 똘똘 뭉쳐亞 최강 일본도 물리쳐손을 맞잡았다. 뜨거운 온기가 서로에게 전해졌다. 아니, 그렇게 느껴졌다. 경기장은 관중의 응원 열기로 가득 차 바로 앞 사람의 말도 들리지 않는 상황. 그러나 온 신경을 경기에만 집중해서였을까. 그들 사이엔 오히려 고요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이윽고 맏형의 나지막한 한마디. “후회 없이 준비했잖아. 보여 주자. 할 수 있다는 걸.” 팀원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를 바라보며 뜨거운 눈빛을 교환했다. 드라이버 강광배(37·강원도청). 대학 시절 알파인스키 선수였던 그는 치명적인 부상(무릎십자인대 파열) 이후 인생을 건 모험을 하게 된다. 종목을 썰매인 루지로 바꾼 것. 당시 국내엔 선수도, 장비도, 지원도 없었다. 그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불굴의 의지. 그러나 개척자 정신 하나만으로 그는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 당당하게 나섰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엔 스켈리턴 선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 ‘썰매의 꽃’ 4인승 봅슬레이 선수이자 믿음직한 맏형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3개의 썰매 종목 모두 올림픽에 출전한 건 그가 세계에서 처음이었다. 브레이크맨 김동현(23·연세대). 봅슬레이는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민감한 경기다. 작은 실수 하나로 순위가 요동치기 때문에 그만큼 경력이 중요하다. ‘10년은 해야 감이 온다’는 봅슬레이에서 막내 김동현의 경력은 고작 1년. 2년 전까진 선천성 청각장애로 대화조차 힘들었지만 수술로 청각을 회복한 뒤 1년 전 봅슬레이에 입문했다. 이제는 ‘한국 봅슬레이의 미래’가 됐다. 신체조건(185cm, 87kg)이 좋은 데다 겸손하고 성실해 강광배가 그동안 혼자 짊어진 짐을 덜어 줄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푸셔인 김정수(29·강원도청)와 이진희(26·강릉대). 각각 역도와 창던지기 선수 출신인 이들은 봅슬레이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얻었다. “역도를 할 땐 머리털까지 빠질 만큼 스트레스가 심해 고생했어요. 근데 봅슬레이는 힘들긴 하지만 머리털이 다시 나는 느낌이네요.”(김정수) “봅슬레이 출발선에 서면 긴장감으로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또 그 짜릿함을 그리워합니다.”(이진희) 이들 4인의 전사는 28일 캐나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4인승 결선 레이스에 출전했다. 휘슬러 코스는 연습 도중 사고가 속출해 ‘죽음의 코스’로 악명 높은 곳. 하지만 오히려 공격적인 레이스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강광배는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데 그 짧은 순간에 그동안의 모든 힘든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더라. 또 어머니와 아내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결과는 52초92. 4차 시기까지 합산한 종합 성적은 3분31초13으로 19위. 세계랭킹 36위인 한국은 올림픽 첫 출전에 20위 안에 입성하며 작은 기적을 이뤘다. 또 한국보다 60년 이상 역사가 앞선 일본(21위)을 제치고 아시아 정상 타이틀까지 얻었다. 일본엔 봅슬레이 팀만 30개가 넘는다. 하지만 한국엔 아직 봅슬레이 경기장조차 없다. 이날 레이스가 끝난 뒤 이들은 서로를 말없이 안아 줬다. 조용히 목표 달성을 축하하는데 눈에서 뭔가가 흘러 내렸다. 강광배는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팀원들을 보니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들은 벌써부터 4년 뒤 소치 겨울올림픽을 내다보고 있다. 김동현은 기수가 경주마를 어루만지듯 정성스럽게 썰매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여기서 안주할 생각이었으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손을 맞잡았다. 뜨거운 온기가 서로에게 전해졌다. 아니 그렇게 느껴졌다. 경기장은 관중의 응원 열기로 가득 차 바로 앞 사람의 말도 들리지 않는 상황. 그러나 온 신경을 경기에만 집중해서였을까. 그들 사이엔 오히려 고요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이윽고 맏형의 나지막한 한 마디. "후회 없이 준비했잖아. 보여 주자. 할 수 있다는 걸." 팀원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를 바라보며 뜨거운 눈빛을 교환했다. 드라이버 강광배(37·강원도청). 대학 시절 알파인스키 선수였던 그는 치명적인 부상(무릎십자인대 파열) 이후 인생을 건 모험을 하게 된다. 종목을 썰매인 루지로 바꾼 것. 당시 국내엔 선수도, 장비도, 지원도 없었다. 그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불굴의 의지. 그러나 개척자 정신 하나만으로 그는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 당당하게 나섰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엔 스켈리턴 선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 '썰매의 꽃' 4인승 봅슬레이 선수이자 믿음직한 맏형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3개의 썰매 종목 모두 올림픽에 출전한 건 그가 세계에서 처음이었다. 브레이크맨 김동현(23·연세대). 봅슬레이는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민감한 경기다. 작은 실수 하나로 순위가 요동치기 때문에 그만큼 경력이 중요하다. '10년은 해야 감이 온다'는 봅슬레이에서 막내 김동현의 경력은 고작 1년. 2년 전까진 선천성 청각장애로 대화조차 힘들었지만 수술로 청각을 회복한 뒤 1년 전 봅슬레이에 입문했다. 이제는 '한국 봅슬레이의 미래'가 됐다. 신체조건(185cm, 87kg)이 좋은 데다 겸손하고 성실해 강광배가 그동안 혼자 짊어 진 짐을 덜어 줄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푸셔인 김정수(29·강원도청)와 이진희(26·강릉대). 각각 역도와 창던지기 선수 출신인 이들은 봅슬레이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얻었다. "역도를 할 땐 머리털까지 빠질 만큼 스트레스가 심해 고생했어요. 근데 봅슬레이는 힘들긴 하지만 머리털이 다시 나는 느낌이네요."(김정수) "봅슬레이 출발선에 서면 긴장감으로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또 그 짜릿함을 그리워합니다."(이진희). 이들 4인의 전사는 28일 캐나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4인승 결선 레이스에 출전했다. 휘슬러 코스는 연습 도중 사고가 속출해 '죽음의 코스'로 악명 높은 곳. 하지만 오히려 공격적인 레이스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강광배는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데 그 짧은 순간에 그동안의 모든 힘든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더라. 또 어머니와 아내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결과는 52초92. 4차 시기까지 합산한 종합 성적은 3분31초13으로 19위. 세계랭킹 36위인 한국은 올림픽 첫 출전 만에 20위 안에 입성하며 작은 기적을 이뤘다. 또 한국보다 60년 이상 역사가 앞선 일본(21위)을 제치고 아시아 정상 타이틀까지 얻었다. 일본엔 봅슬레이 팀만 30개가 넘는다. 하지만 한국엔 아직 봅슬레이 경기장조차 없다. 이날 레이스가 끝난 뒤 이들은 서로를 말없이 안아 줬다. 조용히 목표 달성을 축하하는데 눈에서 뭔가가 흘러 내렸다. 강광배는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팀원들을 보니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들은 벌써부터 4년 뒤 소치 겨울올림픽을 내다보고 있다. 김동현은 기수가 경주마를 어루만지듯 정성스럽게 썰매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여기서 안주할 생각이었으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아무것을 안 해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죠.”김연아에게 처음으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될 것을 권유한 류종현 코치는 그를 처음 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피겨에서 표현 점수는 어떤 종목보다 비중이 높아요. 그런 면에서 연아는 ‘피겨 맞춤형 몸’을 소유한 행운아죠.”기술도 좋고 끈기도 있고 욕심도 많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없다. 더구나 올림픽에서 2위 선수를 23점 이상 앞서며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 비결이 뭘까.전문가들은 김연아의 ‘완벽한 몸’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김연아의 연기를 보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팔, 다리가 정말 길다”는 것. 실제 수치상으로도 이는 증명된다. 키 164cm인 김연아의 하체 길이(허리∼발)는 98cm. 얼굴 길이를 제외한 상체 길이(목∼허리 위)가 48cm 정도임을 감안하면 하체가 상체보다 두 배 이상 긴 셈이다. 특히 김연아는 다리에서 상대적으로 종아리보다 허벅지가 길어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다. 김연아가 점프한 뒤 균형 잡는 능력이 탁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70cm에 이르는 긴 팔도 김연아의 무기. 특히 김연아의 팔과 다리는 가늘고도 곧게 뻗어 같은 연기를 해도 더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이번 밴쿠버 올림픽에서 심판을 맡은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심판도 사람인 이상 점수를 매길 때 선수의 몸매에 눈길이 간다. 김연아는 피겨에 있어 역대 챔피언들을 능가하는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김연아의 강점은 몸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축복받은 얼굴’도 그의 자랑이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달걀형의 작은 얼굴이 균형 잡힌 몸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어떤 동작을 해도 선이 곱다”고 강조했다. 두껍고 진한 눈썹과 선한 눈매는 동양적인 신비함을 살려준다고 설명했다. 또 평평한 이마에 황금 비율로 얼굴에 위치한 눈, 코, 입 역시 김연아의 강점인 표정 연기를 더욱 살려준다고 평가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겨울올림픽엔 세 종목의 썰매 경기가 있다. 봅슬레이와 루지, 스켈리턴.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세 종목은 확연히 다르다. 썰매 모양이나 재질도 다르고 타는 방법, 조작 방법까지 전혀 다르다. 그런데 이 세 종목을 섭렵한 선수가 있다면 믿을까. 그것도 올림픽 출전까지 다 했다면. 그 놀라운 주인공은 세계에 단 한 명 있다. 바로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대들보 강광배(37·강원도청)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캐나다에 있는 강광배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선 루지 선수로 출전했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와 2006년 토리노 대회 땐 스켈리턴 선수로 나섰다. 이번엔 봅슬레이 대표로 밴쿠버에 입성한 강광배가 25일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첫 공식훈련을 가졌다. 그러나 지난 대회처럼 혼자가 아니다. 든든한 동료 김정수(강원도청), 이진희(강릉대), 김동현(연세대)이 있다. 27일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에 출전해 올림픽 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한국팀의 목표는 20위 이내 진입. 현재 한국팀은 세계 36위. 실전 경험도 많지 않아 쉽지 않은 목표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사실 올림픽 출전도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보란 듯이 출전권을 획득했다. 강광배는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오늘 연습 레이스에서 선수들이 80% 정도 속도를 냈지만 20위권 초반 성적을 기록했다. 내일 훈련에선 컨디션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20위 이내 성적도 중요하지만 라이벌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가 되는 것도 목표”라며 주먹을 쥐었다. 봅슬레이는 3차 레이스까지 기록을 합산해 상위 20위까지 결선 레이스를 펼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40)이 결국 마이크를 내려놨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을 맡았던 제갈 위원은 25일 SBS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24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 해설 도중 너무 흥분한 상태에서 의도하지 않은 종교적 발언을 했다”며 “공평성과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하는 방송에서 부적절한 용어 사용이었다. 자중의 의미로 오늘부터 해설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갈 위원은 24일 해설 중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 1만 m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내자 “우리 주님께서 허락해 주셨어요”라는 특정 종교에 치우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의 실격 사실을 바로 전하지 못해 자질 논란에도 휩싸였다.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일명 ‘샤우팅 해설(큰 소리로 탄성 등을 자주 지른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로 불린 그의 해설도 찬반이 엇갈리며 말이 많았다. SBS 측 관계자는 “그동안 샤우팅 해설 등과 관련해 제갈 위원에게 주의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논란이 된 발언이 나와 유감”이라며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 사퇴 의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 “27, 28일 열릴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팀 추월 해설을 누가 맡게 될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어느 화창한 봄. 뽀얀 피부에 웃는 모습이 수줍어 보이는 한 소년이 홀로 빙판을 지켰다. 고된 오후 훈련이 끝나고 친구들은 집으로 갔지만 소년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전력을 다해 빙판을 돌면서도 표정은 밝았다. 소년은 속으로 한 가지만 생각했다. “자면서도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년, 웃다 소년이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은 건 초등학교 1학년 때인 1995년. 유치원 때부터 취미로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그는 빙판이 좋고 스피드가 좋아 초등학교 때부터 스케이트화로 갈아 신었다. 그가 다닌 서울 리라초등학교는 스케이트의 명문. 거기서도 그는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눈에 띈 부분은 그가 스케이트를 정말 즐겼다는 것. 하루는 스케이트를 탈 때마다 항상 싱글싱글 웃는 이유가 궁금해 물었더니 대답이 이랬다. “평소엔 많이 안 웃어요. 근데 스케이트를 타면 저절로 웃음이 나와요. 그냥 좋아요.” 즐기면서 타서였을까. 연습량도 엄청났다. 아버지 이수용 씨(52)는 “빙판에 있을 땐 힘든 걸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한번은 훈련 도중 발목에 멍이 시퍼렇게 들었는데 훈련이 끝나고서야 아프다고 하더군요.”○ 세 번 울다 시련도 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세 번 크게 울었다는 게 그의 얘기. 첫 번째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98년이다. 당시 외환위기로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어린 그가 상처를 많이 받았다. 가족도 돈이 많이 드는 스케이트를 그만두라고 조심스럽게 권유했던 상황. 하지만 빙판을 떠날 순 없었다. 오히려 “여기에 내 인생을 걸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결국 가족도 그의 손을 들어 줬다. 두 번째 시련은 지난해 찾아왔다. 중학교 이후 쇼트트랙에 전념한 그는 2005년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내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충격을 받았다. “추월하는 재미에 매력을 느껴 쇼트트랙을 선택했죠. 자신감도 있었고 기대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선발전 탈락이 더 아팠어요.” 목표를 상실한 그는 수개월을 방황했다. 말없이 혼자 여행을 떠나고 잘 안 마시던 술에도 입을 댔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스케이트에 대한 미련은 더욱 커졌다. 결국 다시 빙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발엔 쇼트트랙 스케이트화 대신 스피드스케이팅 스케이트화가 신겨 있었다. 그의 지구력을 눈여겨본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의 권유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 선수로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노리게 됐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환하고 나서 그는 세 번째로 울었다. 어떻게든 스케이트를 계속 타기 위해 고심 끝에 결정한 선택이었지만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누구보다 의지가 강한 그였지만 사람들은 “조금 타다 그만둘 것”이라며 손가락질했다. 그의 성공을 점친 사람도 드물었다. 이때 그가 내린 결론은 훈련. 발이 부르트도록 빙판을 돌았다. 태릉선수촌 김철수 지원팀장은 “‘빙판에 살았다’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훈련을 열심히 했다. 주변에서 저러다 쓰러질까 걱정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한국 빙속 간판으로 우뚝 피나는 노력 덕분이었을까.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해 7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환한 그는 3개월 만인 10월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엔 출전하는 대회마다 신기록 행진. 특히 오랜 기간 꾸준한 연습 없인 완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빙판의 마라톤’ 스피드스케이팅 1만 m에선 처음 출전한 지난해 12월 14분1초64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보름 뒤 출전한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 그 기록을 40초가량 앞당기며 13분21초4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세 번째 대회에선 결국 일을 냈다. 24일 오전 캐나다 밴쿠버 리치먼드 올림픽오벌에서 펼쳐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에서 12분58초55로 올림픽 기록까지 갈아 치우며 금메달을 땄다. 5000m 은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거머쥔 그는 일약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으로 거듭났다. ▼ 金감독 “이승훈 우승은 피겨 김연아 우승만큼 가치있는 일”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신체조건이나 지구력 등을 감안할 때 아시아에서 저런 선수가 나온 건 기적”이라며 “그는 하늘이 한국에 내린 축복이나 마찬가지”라고 놀라워했다. 윤의중 전 대표팀 감독도 “그의 우승은 피겨스케이팅의 불모지 한국에서 김연아가 우승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감격해했다. 그는 오랫동안 신지 않은 스피드스케이팅 부츠를 7개월 전 다시 꺼낼 때 “나보다 한 뼘 이상 큰 선수들과 경쟁하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1만 m 레이스가 끝난 뒤 그의 양 옆엔 덩치 큰 서양 선수들이 자리 잡았다. 시상대 한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서 그는 환한 미소로 환호하는 관중에게 답례했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는 마라톤 풀코스 4번 출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단 3번의 도전 만에 우승, ‘밴쿠버 영웅’이 됐다. 우연의 일치일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도 ‘빙판의 황영조’다. 준비된 깜짝 스타 이승훈(22·한국체대) 얘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 축구 대표팀이 올해 2차례 친선경기를 갖기로 합의했다. 22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한일 대표팀은 월드컵 직전인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경기를 치른 뒤 10월 12일 서울에서 다시 맞붙게 된다. 내년 이후 정기 교류전으로 확대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종합병동이에요. 종합병동….”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는 자신의 몸을 가리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말 그대로 자신의 몸에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뜻이다.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점프, 회전 등이 반복되는 피겨스케이팅의 특성상 허리, 엉덩이, 발목 등에 늘 부상을 안고 산다.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그동안 연아에게 최대의 적은 부상이었다.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난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겨울올림픽은 ‘부상과의 전쟁’ 빙판, 눈 등에서 기록과 순위 싸움을 펼치는 겨울올림픽 선수들에게 부상은 숙명인지도 모른다. 겨울올림픽 선수들의 사고는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대회에선 개막을 몇 시간 앞두고 그루지야 루지 대표 선수가 훈련 도중 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 ‘기록과의 전쟁’ 못지않게 ‘부상과의 전쟁’ 역시 치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은 부상 예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겨울올림픽 종목별 부상 방지를 위한 맞춤형 보호 장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밭’ 쇼트트랙에선 무릎 보호가 필수다. 선수들이 몸이 기운 상태에서 무릎에 무게중심을 두고 코너를 자주 돌다 보니 십자인대 파열 등 무릎 부상이 빈번하다. 지난 토리노대회 3관왕 안현수 역시 2008년 훈련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그 후유증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쇼트트랙 경기복은 무릎 관절부에 방탄 재질 합성섬유를 써 무릎을 보호한다. 또 경기복 안쪽에 무릎 보호 패드를 대 충격을 흡수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허리 보호가 생명이다. 윤의중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전 감독은 “최근 상체를 90도 이상 숙인 채 힘을 모아 스케이팅 하는 주법이 유행하면서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도 더 커졌다”고 전했다. 이런 부상을 막기 위해 ‘ㄱ’자 모양의 경기복이 도입됐는데 선수들이 허리를 굽힌 상태로 스케이트 탈 때 가해지는 부담을 최대한으로 줄인다. 또 피부보다 얇고 신축성 있는 소재는 허리 부분 근육을 꽉 조여 부상을 막는다. 발목을 다치기 쉬운 피겨 스케이팅에선 길게 올라 온 부츠의 목 부분이 생명이다. 발목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이 목 부분이 불편하면 스케이팅 자체가 힘들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 봅슬레이는 어깨, 스켈리턴은 머리 별다른 보호 장비 없이 어깨와 머리만 내놓은 채 시속 140km 이상의 속력으로 썰매를 타고 나면 얼음과 썰매에 쉴새없이 부딪힌 충격으로 어깨엔 시뻘건 피멍이 든다. 따라서 봅슬레이에선 두께 10mm에 이르는 어깨 보호 패드가 필수다. 일부 선수는 보호 패드를 덧대기도 한다. 반면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타는 스켈리턴에선 머리 보호에 무게를 둔다. 선수들은 턱 부분이 특수 처리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강화 헬멧을 쓴다. 생명과 직결되는 이 헬멧은 가격이 100만 원에 이른다. 스키나 스노보드의 경우 넘어질 때 손을 짚는 과정에서 손목, 손가락 등에 큰 부상을 당할 때가 많다. 스키 회전 경기에선 구간마다 폴을 칠 때 손가락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두툼한 손목 보호대가 필수다. 또 장갑의 손가락 부분에 딱딱한 재질을 덧대 부상을 막기도 한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온몸을 보호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특히 시속 150km 이상의 퍽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골리’의 경우 몸에 걸친 장비 무게만 20kg이 넘는다. 헬멧과 프로텍터(상체 보호), 글러브, 레그 패드(다리 보호) 등으로 이뤄진 보호 장비의 가격을 합치면 600만 원에 이른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같은 500m. 하지만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이번에도 500m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쇼트트랙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500m에선 ‘노 골드’다. 남자도 비슷하다. 채지훈이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 500m 금메달을 땄지만 이후엔 소식이 없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다르다. 세계 최초로 한 대회에서 모태범과 이상화가 500m 금메달을 휩쓸었다. 단거리에서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왔을까. 일단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초반 스타트 능력과 이후 30m가량 최고 파워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서 경쟁국들을 앞선다. 윤성원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500m는 출발이 반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피치(스케이트로 얼음을 한 번 밀어내는 동작)를 늘리고, 출발할 때 내딛는 스케이트 날의 각도를 50∼60도로 벌리는 등 초반 가속도를 얻는 훈련에 주력해 왔다”고 말했다. 반면 쇼트트랙에선 언제나 초반이 문제였다. 김기훈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스타트 반응 속도에선 우리 선수들이 크게 밀리진 않는다. 하지만 힘이 좋은 외국 선수들과 초반 자리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자주 밀린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윤의중 전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보통 힘이 좋고 폭발적인 순발력을 지닌 선수는 처음부터 스피드스케이팅으로, 경기 운영능력이 좋고 유연함이 돋보이는 선수는 쇼트트랙으로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훈련 시스템도 한 이유다. 쇼트트랙은 힘 조절을 하며 전략적으로 순위 싸움을 펼치는 종목. 그러다보니 트랙을 천천히 돌면서 지구력을 향상시키거나 추월 등 기술적인 부분을 가다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순호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이렇게 훈련하다보면 단거리에 적합한 선수도 중장거리 형으로 바뀌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곡선주로가 긴 쇼트트랙에선 많이 돌수록 코너링이 좋은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생긴다”며 “중장거리에 저변이 집중돼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보통 한 종목에 특화된 선수를 키우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만능형 선수’를 선호하는 국내 쇼트트랙 풍토도 단거리 전문 선수가 드문 이유로 꼽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난해 4월 태릉선수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관규 감독과 선수 17명이 한 강의실에 모였다. 강의 주제는 ‘시즌, 비시즌별 식사 스케줄 계획’. 강사로 나선 25년 경력의 태릉선수촌 조성숙 영양사는 깜짝 놀랐다. 선수들이 그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는 등 수업 열기가 너무나 뜨거웠기 때문이다. 그는 “젊은 선수들은 강의가 끝난 후 질문도 많이 하는 등 관심이 남달랐다. 강의시간도 예정보다 30분 이상 길어졌다”며 웃었다.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연일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하며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전략적인 식이요법이 이번 대회 값진 성과의 배경으로 지목돼 눈길을 끈다.대표팀 ‘음식 전도사’는 역시 김관규 감독. 김 감독은 “0.01초 차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의 핵심은 음식”이라고 할 만큼 식이요법을 중요시 여긴다. 김 감독은 트레이너와 함께 여러 차례 태릉선수촌 영양사들과 상의해 식단을 짰다. 체격이 작은 동양 선수들이 다리가 길고 힘이 좋은 서양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1Cal까지 섬세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 김 감독은 캐나다에 입성한 뒤에도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식사 계획을 짰다. 실제 남자 500m, 1000m에서 잇달아 금, 은메달을 수확하며 ‘국민 남동생’으로 떠오른 모태범(21)은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든든한 식사를 한 게 경기 당일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특히 금빛 레이스를 펼친 1989년생 동갑내기 모태범과 이상화는 식이요법에서도 금메달감이었다. 모태범은 삼겹살을 먹는 회식 자리에서도 혼자 닭 가슴살을 먹는 등 한 끼 식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각종 영양제도 시간에 맞게 꼭 챙겨 먹는 그를 두고 동료 선수들은 ‘애늙은이’란 별명까지 붙여줬다. 이상화도 마찬가지. 보통 여자 선수들이 비시즌에는 체중을 줄이려고 하는 반면에 이상화는 언제나 ‘적당히’가 없었다. 대표팀 김용수 코치는 “상화는 식사의 양과 질 모두 여자 선수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 금메달을 안겨 준 자랑스러운 허벅지(둘레 23인치)는 그러한 식이요법에 엄청난 훈련량이 합쳐진 보물”이라고 강조했다.비록 이번 대회에서 기대한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올림픽에만 5차례 연속 출전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맏형 이규혁(32)도 자기관리 비결 가운데 하나로 식이요법을 꼽는다. 이규혁은 보디빌딩 선수 못지않게 영양소 하나까지 파악해 음식을 먹는 걸로 유명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다시보기 = 모태범, 한국 빙속 사상 첫 번째 금메달 쾌거 BR>}
“아시아 선수들이 더 무섭죠.” 16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가 열린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500m 세계기록(34초03) 보유자인 제러미 워더스푼(캐나다)은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시아 선수들은 체격이 작지만 폭발력이 놀랍다. 이번 대회 가장 무서운 경쟁자들”이라고 경계했다. 그의 말은 적중했다. 모태범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국민들에게 선물했고, 은메달과 동메달은 일본 선수들이 가져갔다. 10위권에 든 선수 가운데 6명이 아시아 선수(한국, 일본, 중국 각 2명)였다.○ 작고 왜소해도 괜찮아 아시아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기세가 무섭다. 일본의 시미즈 히로야스가 1998년 나가노 대회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대회마다 성장세가 뚜렷하다. 여자부도 마찬가지. 지난 토리노 대회 500m에선 아시아 국가가 2∼5위를 휩쓸었다. 반면 장거리 종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이승훈이 이번 대회 5000m에서 첫 은메달을 따긴 했지만 아시아권과 미국, 유럽 등의 격차는 여전하다. 체격이 작고 팔다리가 짧은 아시아 선수들이 유독 단거리 종목에서 선전하는 이유는 뭘까. 순발력이 첫 번째로 꼽힌다. 문영진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단거리 종목에선 스타트가 경기의 절반”이라며 “무게중심이 낮고 민첩한 동양 선수들의 출발 반응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성봉주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긴 보폭으로 빙판을 밀고 나가야 하는 장거리에선 다리가 긴 게 유리하지만 잰걸음으로 박차고 나가야 하는 단거리에선 170∼180cm 정도의 키가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윤의중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감독은 코너링을 이유로 들었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코너를 돌 때 밖으로 밀려 가속도를 붙일 수 없다는 것. 상대적으로 속도가 떨어지는 장거리에선 그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1000분의 1초 차로 순위가 결정되는 단거리에선 중요한 요인이란 얘기다.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아시아 선수들은 집중력이 좋아 순간순간에 몰입해야 하는 단거리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또 “과거와 달리 경기가 실내에서 열리면서 아시아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 육상과는 왜 다른가 육상에선 100m 등 단거리 선수들의 체격이 크고 다부지지만 마라톤 등 장거리 선수들의 체격은 왜소하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육상이 이렇게 다른 이유가 뭘까. 장거리 종목의 경우 일단 빙판과 지면이란 차이가 가장 크다. 미끄러져 나가는 빙판에선 다리를 크게 들어올릴 필요가 없어 하체가 길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지면에선 다리가 길면 체공 시간이 길어져 지구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잰걸음으로 체공 시간을 줄이는 게 육상 장거리에선 효과적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격이 스피드스케이팅에 비해 작은 게 일반적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아시아 선수들이 더 무섭죠." 16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가 열린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500m 세계기록(34초03) 보유자인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은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시아 선수들은 체격이 작지만 폭발력이 놀랍다. 이번 대회 가장 무서운 경쟁자들"이라고 경계했다. 그의 말은 적중했다. 모태범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국민들에게 선물했고, 은메달과 동메달은 일본 선수들이 가져갔다. 10위권에 든 선수 가운데 6명이 아시아 선수(한국, 일본, 중국 각 2명)였다.●작고 왜소해도 괜찮아 아시아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기세가 무섭다. 일본의 시미즈 히로야스가 1998년 나가도 대회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대회마다 성장세가 뚜렷하다. 여자부도 마찬가지. 지난 토리노 대회 500m에선 아시아 국가들이 2~5위를 휩쓸었다. 반면 장거리 종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이승훈이 이번 대회 5000m에서 첫 은메달을 따긴 했지만 아시아권과 미국, 유럽 등의 격차는 여전하다. 체격이 작고 팔, 다리가 짧은 아시아 선수들이 유독 단거리 종목에서 선전하는 이유는 뭘까. 순발력이 첫 번째로 꼽힌다. 문영진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단거리 종목에선 스타트가 경기의 절반"이라며 "무게 중심이 낮고 민첩한 동양 선수들의 출발 반응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성봉주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긴 보폭으로 빙판을 밀고 나가야 하는 장거리에선 다리가 긴 게 유리하지만 잰 걸음으로 박차고 나가야 하는 단거리에선 170~180cm 정도의 키가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윤의중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감독은 코너링을 이유로 들었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코너를 돌 때 밖으로 밀려 가속도를 붙일 수 없다는 것. 상대적으로 속도가 떨어지는 장거리에선 그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1000분의 1초 차이로 순위가 결정되는 단거리에선 중요한 요인이란 얘기다.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아시아 선수들은 집중력이 좋아 순간순간에 몰입해야 하는 단거리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또 "과거와 달리 경기가 실내에서 열리면서 아시아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육상과는 왜 다른가 육상에선 100m 등 단거리 선수들의 체격이 크고 다부지지만 마라톤 등 장거리 선수들의 체격은 왜소하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육상이 이렇게 다른 이유가 뭘까. 장거리 종목의 경우 일단 빙판과 지면이란 차이가 가장 크다. 미끄러져 나가는 빙판에선 다리를 크게 들어올릴 필요가 없어 하체가 길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지면에선 다리가 길면 체공 시간이 길어져 지구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잰 걸음으로 체공 시간을 줄이는 게 육상 장거리에선 효과적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격이 스피드스케이팅에 비해 작다는 것. 코너링의 비중도 다르다. 윤성원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육상 단거리에선 직선 주로의 비중이 커 체격이 큰 게 유리하다. 하지만 빙상의 경우는 단거리에서도 코너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연함이 좋은 작고 민첩한 선수들이 이득을 본다"고 설명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다시보기 = 모태범, 한국 빙속 사상 첫 번째 금메달 쾌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