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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남몰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한류 스타로 떠오른 배우 송중기(30)가 최근 방송 출연료 전액을 아이들을 위해 기부한 사실이 10일 밝혀졌다. 지난달 20일 SBS 예능프로 ‘런닝맨’의 중국 버전인 중국 저장위성TV ‘달려라 4형제’ 녹화에 참여한 뒤 받은 출연료를 기부한 것. 소속사 관계자는 “방송 출연 전부터 배우가 (출연료 기부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엠넷 ‘슈퍼스타K6’(2014년)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수 곽진언(24)의 기부 소식도 알려졌다. 우승 상금 5억 원 중 2억 원을 지난해 10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를 통해 기부했다. 기부금은 곽 씨의 뜻에 따라 강원 지역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곽진언이) 강원 지역에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와 상의한 뒤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기부 소식은 온라인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외모, 실력뿐 아니라 마음도 ‘톱클래스’다”라며 “이런 연예인들이 오랫동안 사랑받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오늘(10일)이 월급날인데 이들처럼 기부천사가 돼볼까…”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짧게, 더 짧게…. 미니스커트 얘기가 아니다. 점점 그 길이가 줄어드는 모바일 기기의 웹 콘텐츠 말이다. 유튜브는 지난달 26일(미국 현지 시간) 6초 광고 포맷인 ‘범퍼’를 새로 공개했다. 기존 웹 동영상 광고 대부분을 차지한 ‘트루뷰’가 광고 길이와 무관하게 5초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광고 건너뛰기가 가능했던 반면, 범퍼는 스킵이 불가능해 6초 동안 봐야 한다. 광고 제작자들에게는 ‘15초의 미학’이라고 불렸던 기존 광고보다 더 짧지만 볼만한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진 것. 범퍼에 대해 잭 루페이 유튜브 상품매니저는 “짧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이상적인 광고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웹드라마는 60분 내외 TV 드라마를 10분으로 줄여 ‘스낵 컬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웹 콘텐츠 제작사 ‘72초TV’가 만든 2∼4분짜리 ‘초 웹드라마’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랩을 떠올리는 리듬감 있는 짧은 대사에 기승전결이 명확한 에피소드를 넣어 볼 맛을 살렸다. 72초TV 관계자는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모바일) 사용자의 기호에 맞춰 음악에 이야기를 맞추는 뮤직비디오 제작법 등을 접목했다”고 말했다. 평소 웹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직장인 이모 씨(30)는 “전화, 메시지, 이메일 등에 시달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중간에 끊을 일 없는 초 웹드라마는 오롯이 집중해서 보기 좋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 1분 30초짜리 코믹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던 약사 고퇴경 씨(26)는 입소문을 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인이 됐다. 과거 온라인에서 긴 글을 올릴 때 일부 커뮤니티의 문화로 여겨졌던 ‘세 줄 요약’은 긴 콘텐츠를 쉽게 이해시키는 일반화된 ‘매너’가 됐다. 웹 콘텐츠에서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동영상 길이, 즉 ‘골든타임’ 찾기도 치열하다. 유튜브는 재생 시간이 4분보다 긴 영상은 1분이 지나면 이탈자 비율이 높아진다는 분석을, 페이스북은 인기 동영상의 평균 시청 시간은 약 1분 30초라는 분석을 내놨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올해 3월 지나치게 짧은 사용자 업로드 동영상 길이를 15초에서 1분으로 조정했다. 배영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모바일에 맞는 생활습관이 정착됨에 따라 사람들의 사고, 언어, 호흡 자체가 짧아지고 있다”며 “군더더기를 없앤 콘텐츠의 ‘극단(短)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여주인공 성덕선의 남동생 성노을로 나온 배우 최성원(30·사진)이 백혈병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그의 소속사는 최성원이 4일 병원에서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현재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9일 밝혔다. JTBC 드라마 ‘마녀보감’의 촬영을 하던 그는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앞으로 약 1년 동안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최근 드라마 촬영 중 부상을 입어 병원을 찾은 그는 단순한 타박상에도 회복이 느리고 통증이 지속돼 정밀검사를 받다가 백혈병임을 알게 됐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돼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는 소견도 받았다. 그의 투병 소식에 많은 누리꾼이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제 막 얼굴을 알린 배우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조기에 발견된 게 천만 다행이다”라며 “완치해서 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0년 데뷔한 그는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극적인 하룻밤’ 등에 출연했다. 이후 올해 1월 종영한 드라마 ‘응팔’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요즘 방송가에서는 ‘리틀 유재석’이 화제다. 바로 EBS 어린이 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월∼금 오후 6시)의 MC ‘하니’ 이수민 양(15) 얘기다. 매끈하고 노련한 말솜씨로 아이들은 그를 ‘초통령’(초등학생에게 대통령 같은 존재)으로 부른다. 어른들은 깜찍한 그에 대해 수지와 박보영을 잇는 ‘국민 여동생’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이날을 며칠 앞둔 2일 만난 ‘권력자’의 어린이날 소원은 소박했다. “미리 방송을 녹화해서 어린이날은 저도 쉬어요. 오랜만에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치킨 ‘폭식’ 파티를 벌이려고요.” 그는 원래 2010년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아역 배우다. 하지만 2014년 9월 ‘…보니하니’ 진행을 맡으며 ‘급’이 달라졌다. 능숙하게 생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EBS에 ‘어린 유재석’이 떴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가 유명해진 덕분에 ‘…보니하니’는 어른들도 찾아보는 프로가 됐다. 올 초에는 어린 유재석과 진짜 유재석이 만났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청소년과 어른의 소통 프로그램인 SBS ‘동상이몽’에 그가 청소년 대표로 합류했다. 그는 또래의 눈높이로 진솔하게 조언을 해주며 화제를 모았다. ‘…보니하니’에도 매주 금요일 ‘스타들의 고민있쇼’ 코너가 신설됐다. 개그맨 박명수, 걸그룹 AOA 크림 등이 그에게 고민 상담을 하러 와 ‘힐링’을 받았을 정도다. “유재석 삼촌과 예능을 한다는 게 지금도 안 믿겨요. 한번은 목에 담이 와 불편했지만 티를 안 내려 하고 있었는데, 유재석 삼촌이 ‘오른쪽으로 목이 안 돌아가네, 어디 아프지?’라며 저를 챙겨 주셨어요. 왜 다들 ‘유느님’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죠.” 인터뷰 내내 그는 차분하게 또박또박 답을 이어갔다. 평소 주위 사람에게도 그럴까. ‘애어른’이 따로 없을 정도로 맹랑한 답이 돌아왔다. “평소에도 주변 친구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편이에요. 고민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하고 그 부분을 감싸주려고 해요.” 그의 고민 상담이 진짜 효과가 있을까. “얼마 전 그룹 ‘방탄소년단’에 빠진 친구가 상담을 요청해 와서 ‘지금 열심히 공부하면 나중에 오빠들을 일대일로도 만날 수 있을 거야’라고 조언해 줬어요. 그런데 효과가 없었나 봐요. 오늘(2일) 중간고사 날인데, 상담해 준 친구가 SNS에 ‘오늘 (방탄소년단) 오빠들 컴백, 시험공부 같은 소리 하네’라는 글을 올렸어요. 하하.” 진행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본래 꿈은 배우다. “연기하는 가수가 꿈이었어요. 하지만 타고난 체력이 엉망이라 춤추다 금방 숨이 차 가수는 불가능하겠더군요.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배우를 통해 여러 역할을 하면서 대리만족을 찾을래요.” 그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년)의 전지현처럼 세지만 발랄한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전지현 선배처럼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발랄한 진행도 계속할 거예요.”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완전체로 돌아온 ‘추억의 아이돌’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최근 1990년대를 풍미했던 아이돌 그룹의 재결합 여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2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룹 ‘젝스키스’ 멤버들과 찍은 사진 한 장(사진)을 올렸다. 사진과 함께 ‘여섯 개의 수정, FOREVER 젝키, 16년 만의 재결합…’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젝스키스와 동시대에 활동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인 H.O.T.도 지난달 18일 멤버 전원이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사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재결합설이 돌았다. 하지만 이들은 재결합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 SM은 “저녁식사는 정기적인 행사”, YG는 “재결합에 대해 논의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억의 아이돌’의 재결합설에 누리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 누리꾼은 “십수 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이들의 재결합 자체만으로도 감동”이라며 “전설의 아이돌이 완전체가 된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식사 자리를 가진 정도”라며 “섣부른 기대는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멤버들에게 오히려 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영화 ‘세븐 데이즈 인 하바나’(2012년)는 쿠바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뤘죠. 다른 작품으로 미국 영국 등을 다뤘고요. 장르를 불문하고 (영화를) 아껴주는 한국 관객들을 위해 한국 소재 영화를 만들까 합니다. 하하.”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한국을 방문했던 아르헨티나 출신의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45)은 한국 관객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마스터즈’ 부문에 초청된 영화 ‘클랜’(12일 개봉)으로 한국을 다시 찾은 그를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트라페로 감독은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직장을 잃은 한 남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데뷔작 ‘크레인 월드’(1999년)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평가상을 받은 실력파다. 1980년대 아르헨티나에서 한 일가족이 저지른 범죄를 다룬 영화 ‘클랜’으로는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아르헨티나 개봉 당시에는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이 영화만 빼고 1∼10위 모두 할리우드 등 외국 영화인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영화 ‘클랜’에 대해 “공포정치를 위한 방편으로 군부정권의 묵인하에 빈번하게 발생했던 납치, 살인 사건을 다음 세대에게도 환기시켜 주고 싶었다”며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푸치오 가족의 실화는 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아르키메데스 푸치오는 럭비 선수인 맏아들을 스타로 길러내는 등 모범적 가장이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가족들은 이를 돕거나 묵인한다. 아르헨티나에서 30여 년간 코미디 연기로 사랑받은 배우 기예르모 프란셀라(61)가 푸치오로 출연해 선악의 극단을 보여줬다. 트라페로 감독은 “(프란셀라는) 코미디 연기로도 사람을 끌어당길 줄 아는 배우인데 이번 영화에선 이중적 감정을 가진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는 무겁지 않다. 납치나 살인 등 끔찍한 장면에서 외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감독은 “아이러니한 대비를 통해 비극성을 더 강조하는 면도 있고, 당시 사회 분위기를 표현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너무 시대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건뿐 아니라 푸치오 부자의 미묘한 갈등 등 가족 이야기도 섬세하게 담았습니다. 문화는 다르겠지만 관객들이 각자의 상황을 이입하며 봐주면 좋겠네요.” 전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봄나들이가 본격화되는 요즘 TV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예능 프로가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각 방송사는 개편을 통해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일조해 온 전통 예능을 줄줄이 폐지하고 음악, 여행 예능 등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장수 예능 프로의 결말은 새드앤딩’ 최근 지상파에서 ‘장수 예능’이 칼바람을 맞았다. 1995년 2월 시작해 21년간 방영되던 SBS ‘한밤의 TV연예’는 지난달 23일 마지막 방송을 했다. MBC ‘찾아라! 맛있는 TV’는 15년, ‘해피타임’도 11년 만에 이달 초 각각 종영했다. 연예가 소식을 전달하거나 ‘쿡방’의 원조 등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프로의 폐지 소식에 많은 시청자가 아쉬움을 표했다. KBS도 안전상식, 위기대처법을 소개한 ‘위기탈출 넘버원’(2005∼2016년)을 폐지했고, 연예인 일반인의 스포츠 대결로 인기를 끈 ‘출발 드림팀’(2009년∼)도 폐지를 준비 중이다. 장수 예능 프로 폐지의 이유는 ‘달라진 방송환경’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스타의 소식이나 NG 장면 등의 뒷이야기는 TV보다 더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또 ‘시청률’ ‘광고 수익’ 등이 떨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폐지된 프로들은 한때 평균 시청률 10%대를 유지한 ‘밥값 하던’ 프로들. 하지만 폐지를 앞둔 시점에는 시청률이 3∼4%대에 불과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채널 다변화로 전체 광고판매율, 평균 시청률 등이 떨어지며 위기감이 커지자 동력을 잃었다고 판단되는 비인기 장수 프로의 폐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식상한 음악, 여행 예능… 시청자의 피로감만 높여 폐지된 예능의 빈자리는 최근 인기 높은 소재인 음악, 여행 등이 메우고 있다. 하지만 ‘베끼기’와 같은 유사 예능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자 시청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최근 선보인 음악 예능 MBC ‘듀엣가요제’(8일) SBS ‘보컬전쟁: 신의 목소리’(지난달 30일) ‘판타스틱 듀오’(17일)의 첫 방송 시청률은 각각 7.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5.5%, 4.6%. ‘듀엣 가요제’와 ‘판타스틱 듀오’는 가수와 일반인이 한조로 경연을 벌이는 형식이, ‘듀엣 가요제’와 ‘보컬전쟁…’은 진행자가 성시경으로 겹친다. 평소 TV 예능을 즐겨 본다는 전광호 씨(34·자영업)는 “형식이나 진행자가 겹치는 세 프로에서 특별한 차이를 느낄 수 없다”며 “(볼 수 있는 프로의) 선택지만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탈출…’의 후속으로는 스타의 여행을 다룬 ‘수상한 휴가’가 편성돼 다음 달 2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여행 예능도 그동안 tvN의 ‘꽃보다 ○○’ 시리즈의 반복된 자기 복제로 이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쿡방’처럼 잘되는 프로가 나오면 방송사마다 비슷한 프로를 쏟아내 금방 식상해지기 십상”이라며 “예능의 생명력을 높이기 위해 참신한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극장체인 롯데시네마가 27일부터 극장 상영 시간대를 세분한 새 영화 관람료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CGV가 지난달 좌석별 시간대별로 티켓 값을 차등화한 데 이어 또 관람료의 편법 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기존의 ‘조조’(오전 10시 반 이전), ‘일반’(오전 10시 반 이후) 2개로 나눠졌던 시간대를 ‘조조’(10시 이전), ‘일반’(10∼13시), ‘프라임’(13∼23시), ‘심야’(23시 이후) 4개 시간대로 세분한다. 기존 요금은 주중과 주말 조조 요금은 6000원, 주중 일반은 9000원, 주말 일반은 1만 원이었다. 이 중 주말 조조와 프라임 시간대 관람료를 1000원 올리고 주중 일반과 심야 시간대는 2000원, 주말 심야 시간대는 1000원 내렸다. 제일 앞좌석인 A열은 1000원 할인한다. 일반적으로 주말 오후 시간대에 관객이 몰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요금이 1000원 오르는 셈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극장체인 롯데시네마가 27일부터 극장 상영 시간대를 세분화한 새 영화 관람료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CGV가 지난달 좌석별 시간대별로 티켓 값을 차등화한 데 이어 또 관람료의 편법 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기존의 ‘조조’(오전 10시 반 이전) ‘일반’(오전 10시 반 이후) 2개로 나눠졌던 시간대를 ‘조조’(10시 이전) ‘일반’(10~13시) ‘프라임’(13~23시) ‘심야’(23시 이후) 4개 시간대로 세분화한다. 기존 요금은 주중과 주말 조조 요금은 6000원, 주중 일반은 9000원, 주말 일반은 1만 원이었다. 이 중 주말 조조와 프라임 시간대 관람료를 1000원 올리고, 주중 일반과 심야 시간대는 2000원·주말 심야 시간대는 1000원 내렸다. 제일 앞좌석인 A열은 1000원 할인한다. 일반적으로 주말 오후 시간대에 관객이 몰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요금이 1000원 오르는 셈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유시진이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라고 말할 때는 저도 마음이 설렜어요. 촬영할 때는 실감하지 못했는데, (드라마를 보고는) 여성 시청자처럼 저도 유시진에게 빠져들었어요.” 14일 막을 내린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모든 여성의 연인으로 사랑받은 송중기. 이런 송중기가 사랑한 유일한 여자 ‘모연’으로 나온 송혜교(34). 그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드라마는 14일 방영된 마지막 회가 38.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최근 4년간 TV 미니시리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했지 말입니다’ 등 수많은 유행어를 낳으며 여성들을 TV 앞으로 ‘집합’시켰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 뒤에도 ‘태양의 후예’ 스페셜이 방영될 정도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간담회에도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이번 드라마는 송혜교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년)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이다. “3년의 공백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는 ‘당일치기 쪽대본’에 의존하던 이전 드라마와는 달리 100% 사전 제작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여유로운 환경에서 대본을 다 보고 촬영할 수 있는 건 사전제작 드라마의 장점”이라면서도 “1회부터 순차적으로 찍는 이전 제작방식과 달리 영화처럼 필요한 부분을 모아서 찍는 사전제작 방식은 캐릭터의 감정을 잡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가을동화’(2000년) ‘올인’(2003년) ‘풀하우스’(2004년) 같은 화제의 드라마에서 헤로인을 맡았다. 송승헌 이병헌 정지훈(비) 같은 당대 최고 남자 배우들이 그와 호흡을 맞췄다. 남자 배우와의 연기에서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궁금했다. “연기할 때는 ‘예뻐 보여야지’라는 생각을 버려요.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고 완전히 몰입하려고 해요.” 그는 최근 전범(戰犯)기업으로 알려진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광고모델 제의를 거절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와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맞아 중국 후난(湖南) 성 창사(長沙)의 임정 청사에 한국어 안내서 1만 부를 제작해 기증하기도 했다. “(광고 거절은) 저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같은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그는 한글 안내서 기증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외국 박물관에 가보니 한국어 안내서가 없어 안타까웠다”면서 “작은 부분부터 (애국심을) 실천하고 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그는 “(나이도 있는데) 드라마에서 송중기가 ‘혈액형이 뭐냐’고 묻자 ‘인형, 미인형, 당신의 이상형’이라고 답하는 대사가 오글거려서 버거웠다”고 말했다.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면 마음이 요동쳐요. 하고 싶다가도 지금의 자유를 더 누리고 싶고. 그래도 하긴 해야겠죠. 하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드라마 대본 쓰기가 어려울 때 ‘김은숙 작가의 보조작가라도 되고 싶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 김 작가로부터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숨도 안 쉬고 ‘네’라고 했죠(웃음).” 김은숙 작가(43)와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를 공동 집필한 김원석 작가(39·사진)를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배우 고창석을 연상케 하는 덥수룩한 수염의 외모와는 달리 가녀리고 섬세한 ‘반전’ 목소리를 지녔다. 두 작가의 첫 만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원석 작가는 당시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를 드라마로 만들고 있었다. 제작자가 김은숙 작가에게 부탁해 몇 가지 조언과 수정 의견을 받았지만 드라마 제작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이듬해 김은숙 작가가 “‘…의사회’가 자꾸 눈에 밟힌다”는 말을 했고 이들은 결국 공동 작업을 하기로 결정됐다. “20부까지 완성됐던 ‘…의사회’ 대본은 일부만 남고 16부작 ‘태후’로 재창작됐어요. 제 대본에도 ‘멜로’를 넣기는 했는데 김은숙 작가가 ‘이게 멜로라니…’라고 하더군요. 하하.” 김은숙 작가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남자 주인공이 군인으로 바뀌고 ‘그 어려운 일을 자꾸 해내던’ 유시진(송중기) 캐릭터도 나왔다. 거기에 유시진이 강모연(송혜교)에게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제가 더 좋아하니까”처럼 오글거리는 멜로용 대사들도 입혀졌다. 김원석 작가는 “대사 한 줄에도 다른 작가 세 명을 포함해 작가 5명의 아이디어가 녹아들어 누구의 것이라고 할 만한 건 없었다”면서도 “김은숙 작가의 손을 거치며 대사가 ‘심쿵’하게 맛깔스럽게 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사전 제작임에도 드라마 후반부의 구조가 허술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아쉬워했다. “논의할 시간을 충분히 가져 좋았는데, 유시진의 ‘불사조’ 논란이나 간접광고(PPL) 문제 등은 전적으로 개연성을 짚지 못한 작가들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더 살폈어야 했는데….” 마지막 회에서 캐나다로 다니엘(조태관)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간 군인과 의료진이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을 겪는 것으로 드라마는 종영한다. ‘시즌2’에 대한 포석일까. 김 작가는 “‘태후’를 통해 할 이야기를 다 했다는 게 작가들의 생각”이라며 웃었다. “유시진 대위가 앞으로는 비상 상황 없는 부대에서 부디 행복하게 살도록 내버려 두려고요. 하하.”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인기 드라마의 필수 요소는? 멋있고 예쁜 남녀 주인공, 그리고 보는 이들마저 흐뭇하게 할 이들의 러브라인. 인간(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알파고)의 대결로 화제를 모아 한껏 ‘인기 높아진’ 바둑계에 대국자의 조합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드는 대회가 있다. 국내 유일한 남녀 페어대회인 ‘SG배 페어바둑 최강전’이 주인공. 국내 프로기사 310여 명 중 불과 20%가 여성인 ‘남초(男超)’ 종목에서 남녀 기사가 짝을 이뤄 호흡을 맞추는 것 자체가 이색 볼거리다. 페어바둑 최강전은 남녀 2인 1조로 한 팀을 구성하며 프로기사+프로기사, 프로기사+아마추어(연구생 가능) 조합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한 판을 둘 때 남녀 2명씩 4명이 두는 이 대회는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입신(入神)’으로 불리는 프로 9단이라도 파트너와의 궁합이 잘 맞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2011년 처음 열린 SG배 페어바둑 최강전은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12일부터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예선전이 진행됐는데 총 71개 조가 출전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 예선에는 사제, 친구 외에도 권갑용 8단이 손녀와 함께 짝을 이루고 나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실제 부부 혹은 커플이 짝을 이루는 건 어떨까. 최근 반상 밖 커플들이 반상에서도 짝을 지어 출전하는 건 당사자들이 꺼리는 추세라고 바둑 관계자들은 말한다. 승부욕이 강하기로 소문난 바둑기사들이 패배할 경우 커플 관계라 하더라도 다툼이 생기기 때문. 최철한 9단은 2013년 부인인 윤지희 3단과 출전했으나 본선 첫 경기에서 탈락하자 이듬해 김윤영 3단과 짝을 이루기도 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최철한-윤지희 커플은 다시 호흡을 맞춘 뒤 준우승을 거둬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 9단은 “올해 성적이 안 좋으면 내년에 다시 다른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착수 순서를 잘 지키는 것도 관건이다. 페어바둑은 보통 흑(여성)→백(여성)→흑(남성)→백(남성) 순으로 바둑을 둔다. 순서를 어기면 벌칙을 받는데 한번 순서를 위반하면 3집을 공제하고 3회 위반 시에는 실격패한다. SG배 페어바둑의 특징은 덤 베팅제. 2회 대회부터 적용된 ‘덤 베팅제’는 대국 전 용지에 덤을 적어 공개한 후 덤을 많이 써낸 팀이 제시한 덤으로 흑을 잡는 것을 말한다. 두 팀이 제시한 덤이 같을 경우에는 돌을 가려 맞힌 쪽이 선택권을 갖는다. ‘덤 베팅제’는 SG그룹 이의범 회장의 아이디어로 채택됐다. 예선전에선 16개 팀을 선발, 시드 16개 팀과 함께 21일부터 32강 본선 토너먼트전을 시작한다. 시드는 지난 기 우승팀인 박승화-최정, 준우승팀 최철한-윤지희 커플을 비롯해 후원사 초청, 랭킹 순 등으로 주어진다. 이번 대회부터 중국 일본 대만에서 초청된 팀(각 1팀)에도 본선 티켓을 줬다. 우승상금은 3000만 원이고 대회 총규모는 1억 5000만 원.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드라마 대본 쓰기가 어려울 때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라도 되고 싶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 김 작가로부터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숨도 안 쉬고 ‘네’라고 했죠(웃음).” 김은숙 작가(43)와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를 공동집필한 김원석 작가(39)를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배우 고창석을 연상케 하는 덥수룩한 수염의 외모와는 달리 가녀리고 섬세한 ‘반전’ 목소리를 지녔다. 두 작가의 첫 만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원석 작가는 당시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를 드라마로 만들고 있었다. 제작자가 김은숙 작가에게 부탁해 몇 가지 조언과 수정 의견을 받았지만 드라마 제작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이듬해 김은숙 작가가 “‘…의사회’가 자꾸 눈에 밟힌다”는 말을 했고 이들은 결국 공동작업을 하기로 결정됐다. “20부까지 완성됐던 ‘…의사회’ 대본은 일부만 남고 16부작 ‘태후’로 재창작됐어요. 제 대본에도 ‘멜로’를 넣기는 했는데 김은숙 작가가 ‘이게 멜로라니…’라고 하더군요. 하하.” 김은숙 작가와 공동작업을 통해 남자 주인공이 군인으로 바뀌고, ‘그 어려운 일을 자꾸 해내던’ 유시진(송중기) 캐릭터도 나왔다. 거기에 유시진이 강모연(송혜교)에게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제가 더 좋아하니까”처럼 오글거리는 멜로용 대사들도 입혀졌다. 김원석 작가는 “대사 한 줄에도 다른 작가 세 명을 포함해 작가 5명의 아이디어가 녹아들어 누구의 것이라 할만한 건 없었다”면서도 “김은숙 작가의 손을 거치며 대사가 ‘심쿵’하게 맛깔나진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사전제작임에도 드라마 후반부의 구조가 허술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아쉬워했다. “논의할 시간을 충분히 가져 좋았는데, 유시진의 ‘불사조’ 논란이나 간접광고(PPL) 문제 등은 전적으로 개연성을 짚지 못한 작가들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더 살폈어야 했는데….” 하지만 ‘태후’ 촬영 기간엔 송중기가 오른손 부상을 입자 깁스를 한 설정으로 바꾸는 순발력이 발휘되기도 했다. 마지막 회에서 캐나다로 다니엘(조태관)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간 군인과 의료진들은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을 겪는 것으로 드라마는 종영한다. ‘시즌2’에 대한 포석일까. 김 작가는 “‘태후’를 통해 할 이야기를 다 했다는 게 작가들의 생각”이라며 웃었다. “유시진 대위가 앞으로는 비상상황 없는 부대에서 부디 행복하게 살도록 내버려 두려고요. 하하.”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취화선’에서 술병을 들고 지붕 위에서 포효하는 최민식,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머리를 삭발한 강수연…. 이런 한국 영화의 역사적인 장면을 담은 사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18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하는 ‘한국영화 100년 사진전’의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임권택 이장호 배창호 감독, 배우 신성일 신영균 등 원로 영화인들과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사진전은 야외와 실내 전시로 나뉜다. 야외 전시는 2013년 자료원이 선정한 한국 영화 100선 스틸사진전, 주요 국제영화제 수상작 사진전, 대를 이은 영화배우 가족사진전, 1990∼2015년 연도별 흥행 1위 한국 영화 포스터전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실내 전시는 한국 영화인과 극장, 한국 영화 100선 하이라이트 영상, 영상자료 보존과 복원에 대한 소개 영상과 전시로 이뤄졌다. 자료원 관계자는 “1919년 최초의 한국 영화(‘의리적 구토’)가 만들어진 이래 영화는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근대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다가오는 100주년을 맞아 한국 영화의 빛나는 순간들을 알리는 자리”라고 밝혔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중국 내 최고 한류 스타는 송중기, 김수현이 아니라 박해진? 배우 박해진(33·사진)의 얼굴이 들어간 우표가 중국에서 발행된다. 18일 중국 매체들은 중국 국가우정국이 ‘박해진 우표’를 제작해 5월부터 판매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박해진의 얼굴이 들어간 전화카드, 기념주화 등도 제작된다. 우표는 한정판으로 100세트가 먼저 제작돼 판매된다. 이후 중국 모든 우정국에서 구입이 가능한 일반 우표로도 나온다. 한정판 우표는 698위안(약 12만3000원), 일반 우표는 0.8위안(약 140원)이다. 중국에서 ‘원몽중국(圓夢中國·중국의 꿈을 이루다)’ 사업의 일환으로 발행되는 우표는 우정국이 현지에서 영향력 있는 문화 분야 종사자 100명을 선정해 발행한다. 박해진은 전쯔단(甄子丹) 탄야오원(譚耀文) 등 중국에서 ‘국민배우’ ‘국민가수’로 대우받는 인사들에 이어 5번째 우표 모델로 선정됐다. 중국에서 한류스타의 공식 우표가 발행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박해진은 2011년 중국 후난위성TV에서 방송된 드라마 ‘첸둬둬의 결혼이야기’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고, ‘또 다른 찬란한 인생’ ‘연애상대론’ 등 중국 드라마에 나와 ‘중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한국 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후 그가 출연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4년)가 중국에서 히트하며 인기가 더욱 상승했다. 최근 출연작인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은 현지에서 정식 유통되기 전에 그의 출연만으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화제를 모았다. 박해진의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 우정국에서 문화재급 배우나 가수에게만 발행했던 국가적인 사업에 박해진이 함께한 것만으로 영광이다”라고 밝혔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세계적인 공예 디자인 전시회인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에서 한국 공예전이 12일 오후 6시(현지 시간) 공식 개막했다.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 1층에서 9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공예전은 ‘새로운 공예성을 찾아가는 공동의 장’이란 주제로 한국 작가 28명의 작품 154점을 선보였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탈리아 현지 관객과 취재진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트리엔날레 집계에 따르면 이날 하루 1000여 명이 한국관을 찾았다. 2일 공예전이 사전 공개된 이래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것. 안드레아 칸첼라토 트리엔날레 디자인박물관장은 축사에서 “한국관이 혁신과 전통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의 트리엔날레 참여로 우리에게 배움의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용준 주이탈리아 한국 대사도 참석해 “한국 이탈리아 양국이 이곳에서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문화 교류 협력을 증진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에 이어 유럽에서 현대악기 ‘핸드팬’ 연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진성은의 공연이 이어졌다. 핸드팬은 금속 타악기지만 현악기와 비슷한 소리로 유럽에서 ‘스틸하프’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번 공예전에는 천혜영 배세진 김혜정, 크리스티나 김 등의 작품이 전시됐으며 작품을 만드는 과정 등을 함께 소개해 관객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최정철 원장은 “한국공예의 새로운 미를 보여줌으로써 이곳을 찾아온 관객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밀라노=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난해엔 짧은 기간에 한국 공예를 알리려다 보니 일부 유명 작가의 작품에 기댈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전통과 현대, 중견과 신진 작가가 어우러진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디자인 전문 박물관인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 1층에선 2일부터 한국 공예전 ‘새로운 공예성을 찾아가는 공동의 장’이 열리고 있다. 한국 공예전은 2013년부터 이곳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밀라노에서 3년마다 열리는 트리엔날레 국제전시회인 ‘21세기, 디자인을 잇는 디자인’의 공식 전시 중 하나로 9월 12일까지 선보인다. 11일(현지 시간) 전시장 앞에서 만난 홍보라 예술감독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곳에서 한국 공예를 음미한 유럽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5개의 공간에 작가 28명이 참여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작심’한 흔적들이 보인다. 154점의 작품에는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골고루 배어 있다. 배세진 작가는 흙 조각을 붙여 만든 항아리를 선보였다. 소소한 재미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작은 흙 조각 하나하나에 일련번호를 새긴 것. 2008년부터 만든 흙 조각에 1번부터 번호를 매기고 이를 붙여 항아리 등 연작 공예품을 만들었다. 흙 조각은 최근까지 14만3800개에 달한다. 배 작가는 “단순히 잘 만든 공예품을 보여주는 대신 그 속에 담긴 노력과 과정을 보여주며 관객과 소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혜정 작가의 작품은 협업의 결정체다. 네팔에서 대대로 도공들이 사는 티미 마을의 장인들에게 물주전자, 컵 등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공해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 또 일본 가고시마에서 400년 넘게 도자(陶瓷)의 맥을 지켜온 심수관 가문과도 협업해 얇으면서도 실용적인 도기를 만들었다. 조약돌을 연상케 하는 크리스티나 김의 ‘스톤필로’ 작품 일부는 관객들이 앉아 쉴 소품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엔지니어 최종언과 디자이너 김종범이 협업해 3D프린터로 만든 신호등, 도로표지판, 리어카 등은 한국의 소소한 일상 이모저모를 보여준다. 안드레아 칸첼라토 트리엔날레 뮤지엄 관장은 “그간 한국 공예 전시가 단발성에 그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엔 깊이 생각해볼 만한 작품이 적지 않다”며 “한국적 여운, 감수성이 잘 느껴졌다”고 말했다. 안토넬로 푸세티 밀라노 폴리테크니카대 학장도 “이번 전시를 보니 앞으로 한국 장인과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협업하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들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밀라노=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1943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 ‘해어화’(13일 개봉·15세 이상)는 가시꽃과 복사꽃에 관한 영화다. 해어화(解語花)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란 의미로 미인을 비유하는 단어. 소율(한효주)은 기생학교의 가장 뛰어난 학생으로 복사꽃처럼 곱게 자랐지만 친구와 연인, 예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잃고 가시꽃으로 변한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가시꽃 연희(천우희)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본 작곡가 윤우(유연석)를 통해 사랑과 음악에 온몸을 내맡기는 복사꽃이 된다. 소율과 연희는 각각 정가(正歌)와 대중가요를 대표하면서 노래 ‘조선의 마음’을 누가 부를까와 윤우의 마음을 놓고 경쟁한다. 두 인물을 연기한 한효주와 천우희는 스물아홉 동갑내기. 젊은 여배우 중 두드러진 존재감을 지닌 두 배우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한효주, “표독스럽지만 연민을 느낀다” ―소율 역은 그간 보여 온 모습과 다르다. “여배우로서 선택할 시나리오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여배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캐릭터의 감정 변화 폭이 커 여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다.” ―소율은 주인공이지만 악역이기도 하다. “준비하면서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정가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던 시기이고 암울하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 상황이 소율을 변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표독스럽기도 하고 처절하기도 해 악역으로 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연민을 느꼈다.” ―정가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3, 4개월 공부하며 매력을 느꼈다. 절제하는 창법으로 그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있다. 조선 후기 궁궐에서 부르던 노래였다고 한다. 우리 노래 중에 정가도 있다는 걸 관객들이 알면 좋겠다.” ―영화 말미에 노인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걱정되지 않았나. “촬영 며칠 전까지도 박흥식 감독님에게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소율의 얼굴에서 마지막 대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의지가 있었다. 나 역시 내 얼굴로 끌고 온 영화이니 내가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후회는 없다.” ―영화 속 소율처럼, 배우 생활을 하며 의도하지 않게 가시꽃이 된 적은 없나. “많다. 얘기하다 보면 눈물 날 것 같다. 연기하는 건 재미있다. 울면 안 되는데…. (그는 결국 눈물을 떨궜다.) 배우라는 직업은 오해를 많이 받는다. 흔들리지 않고 저를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다 보면, 살다 보면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한효주가 보는 천우희 ::“동갑이지만 다음 작품에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내게 영감을 주는 배우다. 지금도 대단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천우희, “이명에 탈모까지 왔다” ―‘써니’부터 ‘카트’ ‘해어화’까지 여자 출연자가 많은 영화를 잇달아 찍었다. “복이라면 복이다. 한국에 여배우가 많이 나오는 작품이 흔치 않다. 내가 여자랑 ‘케미’가 좋다고 봐주시는 것 같다. 팬도 여자 팬이 많다.” ―영화 속 삼각관계보다는 두 여자 사이의 애증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과거를 다루더라도 영화가 현재의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어화를 보면 그 시대에도 여성들이 자기 재능에 대해 고민을 했다. 또 재능을 갈망하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을 시기한다. 자신에 대한 고뇌가 많은 여성들을 보여주는 영화다.” ―극 중에서 노래를 많이 불렀다. “4개월 동안 미친 듯이 연습했다. 자꾸 연희 보고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를 지녔다’고 하니 부담스럽더라. 영화에선 잘 보이지 않는 연희의 감정이나 내면을 노래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민을 정말 많이 해서 이명(耳鳴)에 탈모까지 올 정도였다.” ―5월 중순 개봉하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에도 나온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말 그대로 ‘멘붕(멘털 붕괴)’, 대혼란이었다. 동시에 ‘아, 이 불길 속에 뛰어들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개봉하면 놀라실 거다.” ―강한 역을 자주 맡는다. 전작의 연기를 뛰어넘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나. “한발 한발 꾸준히, 최선의 노력으로 배역을 소화하다 보면 넘어서는 순간이 오고, 그러다 보면 (배우로서) 완성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배우로서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인 것 같아서 너무나 만족스럽다.”:: 천우희가 보는 한효주 ::“가냘파 보이는 외모와 달리 연기를 할 때 흔들림이 없는 배우다. 체력적, 감정적으로 힘들 때도 꿋꿋하고 의연했다. 닮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배중 기자 }

사무실에서 쏟아지는 잠을 참다못해 화장실로 달려가 변기 뚜껑을 내려놓고 눈을 붙인 경험,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0, 40대 한국인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약 7시간 30분(201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1시간 정도 짧다. 이 때문인지 최근 낮에 잠시 잘 수 있는 수면카페가 유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영화관이 ‘수면 서비스’를 시작했다. CGV 여의도점이 3월 14일부터 시작한 ‘시에스타’는 영화 관람에 2만5000원인 프리미엄관을 월∼목요일 오전 11시 반∼오후 1시 낮잠 공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1만 원에 담요, 귀마개, 1회용 슬리퍼와 차 등을 제공한다. 과연 영화관에서 눈을 붙이는 게 수면 카페보다 편안할까. 7일 찾은 극장은 낮은 조도의 조명에 좌석마다 양초 모양의 전등이 놓여 있었다. 은은한 아로마 향과 음악도 흘렀다. 프리미엄관 좌석은 버튼을 누르면 180도까지 눕힐 수 있는 자동 소파로 돼 있었다. 여성, 남성, 커플용으로 구획이 나뉘어 있고, 96석 중 절반인 48석만 개방해 옆자리와 붙지 않도록 배려했다. 오전 11시 반부터 입장을 시작해 낮 12시가 되면 조명이 완전히 꺼진다. 담요를 덮고 눕자 깜깜해서인지 금세 잠이 왔다. 시간이 지나 입장할 경우 직원이 발밑에 불을 비추며 안내한다. 간간이 입장하는 사람들의 발소리 때문에 잠이 깨기도 했지만 크게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꿀잠’이 가능했다. 오후 1시가 되면 조명이 밝아지고 음악 소리가 커지면서 잠을 깨운다. 못 일어나는 손님은 직원이 깨워 준다. 그럼 수면카페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준말)는 좋을까. 9일 오후 해먹에 누워 자는 서울 종로구의 N카페를 찾았다. 5000원이면 1시간 동안 쉴 수 있고, 나갈 때 차를 준다. 자리를 잡으면 직원이 온열방석을 깔고 담요를 덮어준다. 허공에 매달려서 잠을 청하는 기분이 색다르지만 잠자기보다는 이색 체험을 하는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8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의 M카페는 안마의자를 도입한 수면카페 체인이다. 가격은 음료를 포함해 50분에 1만3000원. 약 150cm 높이의 파티션으로 좌석마다 공간이 확실히 구분돼 있었다. 안마기에 몸을 넣자 금세 곯아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수시로 이용하느라 들락거리고 기계 소음이 있기 때문에 영화관만큼 조용하지는 않았다. 빛이 완전히 차단된다는 점, 소음이 덜하다는 점, 접근성이 좋다는 점에서 영화관이 확실히 장점이 있었다. 이용 가격이 높은 곳일수록 수면의 질도 좋았다. 7일 ‘시에스타’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기자를 제외하면 4명에 불과했다. 다음 날인 8일 같은 시간대에 상영한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의 전국 평균 좌석점유율(9.2%)과 비교하면 영화 상영보다 손해 보는 장사인 셈이다. CGV 측은 “영화관을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차원에서 도입한 서비스다. 반응이 좋을 경우 직장인이 많은 지역을 위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이새샘 기자}

“판 뒤집혔다.” 지난해 1341만 관객을 모으며 최고 흥행작이 된 영화 ‘베테랑’ 속 서도철(황정민) 형사가 남긴 명대사다. 올해 한국 드라마 판도 마찬가지다. 100% 사전 제작한 드라마 KBS ‘태양의 후예’(태후)가 등장해 시청률 30%를 웃돌며 ‘태후 신드롬’을 일으켰다. 실패 사례밖에 없었던 사전 제작 드라마의 성공 사례를 만들며 ‘당일치기 쪽대본’ ‘실시간 제작’이라고 비판을 받던 기존 드라마 제작의 패러다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시리즈물로 나온 케이블 채널 tvN ‘응답하라 1988’은 지상파 드라마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고, 같은 채널의 ‘시그널’도 마니아용으로 여겨져 온 장르 드라마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태후’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태후’의 제작사는 영화배급투자사로 널리 알려진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뉴)’다. 뉴는 영화배급투자사 쇼박스 대표를 지낸 김우택 총괄대표가 2008년 9월 설립한 역사가 짧은 회사다. 하지만 1000만 관객을 넘은 ‘7번방의 선물’(2013년)과 ‘변호인’(2013년)을 비롯해 ‘신세계’(2012년) ‘부러진 화살’(2011년) 등 화제의 영화를 여러 편 성공시키며 영화업계에서는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뉴는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 계열의 큰 영화사들을 제치고 2013년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뉴 김우택 총괄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전부터 종합 콘텐츠 제작회사로 나아가는 단계에서 기회가 생긴다면 드라마 제작에도 과감하게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회는 2014년 여름에 찾아왔다. ‘태후’의 원작은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원석 작가의 ‘국경없는 의사회’. 이 각본은 영화 제작자인 서우식 전 바른손 대표에 의해 드라마로 기획되고 있었다. ‘파리의 연인’(2004년) ‘시크릿 가든’(2010년) ‘신사의 품격’(2012년) 등의 각본을 쓴 김은숙 작가가 합류해 7, 8명의 의사가 펼치는 재난물이었던 원작을 멜로드라마로 바꿨다. 하지만 드라마는 2014년 여름 SBS에서 편성이 될 뻔했지만 불발됐다. ‘용팔이’ ‘리멤버: 아들의 전쟁(이상 2015년) 등 다른 드라마에 밀렸기 때문이다. 이후 서 대표와 친분이 있는 뉴 김 대표가 드라마를 제작하기로 결정했고 영화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뉴가 합류하자 드라마 제작은 급물살을 탔다. 뉴 관계자는 “당시 2부까지 완성된 ‘태후’ 대본과 콘티가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총제작비가 130억 원이 들어가는, 드라마로는 보기 드문 큰 규모였지만 뉴는 영화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방영권 및 판권 판매, 부가수익 창출 등 드라마 제작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구조를 설계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사전 제작으로 드라마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에는 회당 2만5000달러(16회 총 40만 달러, 약 46억 원)에 판권도 수출했다. 뉴 관계자는 “사전 제작 시스템은 제작을 한 뒤 관객에게 내놓는 영화 시스템과 다르지 않아 오히려 수월했다”고 말했다. 16부작 미니시리즈 촬영 기간은 보통 3, 4개월. 하지만 ‘태후’는 6개월이 걸렸다. 건물이 무너지는 재난 장면 촬영 등의 사전 준비에 공을 들였고 촬영 뒤에도 부족한 부분은 재촬영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원하는 장면을 얻기 위해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촬영 후 2월 말 첫 방송이 시작될 때까지 두 달 동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편집 등 후반 작업을 거치며 공을 들였다. 매 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공들인 드라마에 시청자도 응답했다. 영상미로 시청자를 홀린 ‘태후’는 ‘송송(송중기 송혜교) 커플’의 조합과 빼어난 완성도로 3회 만에 시청률 23.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SBS가 ‘태후’ 대신 선택한 ‘용팔이’의 최고시청률 21.5%를 넘었다. 13회까지 매회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시청률 40%를 바라보고 있다. ‘태후’의 성공으로 한국 드라마 제작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제작비를 확보하고 예산을 책정해 사전 제작 혹은 반(半) 사전 제작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미국식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우리나라에 도입될까?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태후’의 성공으로 100% 사전 제작 드라마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태후’에 이어 ‘사임당 더 허스토리’(SBS) ‘함부로 애틋하게’(KBS2) ‘화랑: 더 비기닝’(KBS2) 등 100% 사전 제작 드라마가 올해 안에 방영될 예정이다. 반면 사전 제작 드라마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 또한 적지 않다. 드라마 방영 전 성공에 대해 아무도 장담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제작 환경이 톱스타나 유명 작가 위주로 더 쏠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럴 경우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태후’의 경우 송혜교는 중국에서 검증된 한류스타이고 김은숙 작가도 톱스타 못지않게 몸값이 높은 스타 작가다. ‘사임당…’에는 원조 한류 배우로 평가받는 이영애가, ‘함부로…’에는 중화권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김우빈이 출연한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결국 중국 자본 등 투자자가 원하는 배우·연출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케이블에서도 통한 장르물의 진화 사전 제작 드라마뿐만 아니라 올해는 한국 드라마에서 시리즈물과 장르물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해다. 이전까지 막장 드라마가 득세하던 흐름에도 균열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1월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응팔)은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통념을 깨고 폭넓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 회인 20화는 시청률이 19.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까지 나오며 역대 케이블 채널 최고 시청률인 엠넷의 ‘슈퍼스타K2’ 결승전 시청률(2010년 10월 22일, 18.1%)을 넘어섰다. tvN은 ‘응팔’을 통해 171억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주문형 비디오(VOD) 매출도 50억 원 이상을 기록했는데 이는 케이블 채널 역대 최고 기록이다. 장르물인 ‘시그널’의 성공도 반갑다. 보통 장르 드라마는 소수 마니아층의 드라마로 인식돼 왔다. 수사물에 러브 라인조차 없는 ‘시그널’은 지상파에서 한 차례 퇴짜를 맞은 뒤 tvN에서 편성이 결정됐다. 하지만 최고시청률 12.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넘으며 대박을 쳤다. ‘시그널’ 제작진이 밝힌 성공 비결은 ‘반 사전 제작’과 ‘장르물 본연에 집중한 전략’이다. 원래 SBS에서 박해영(이재훈)과의 러브라인을 위해 30대 초중반 나이로 설정됐던 차수현(김혜수)은 tvN에서는 이재한(조진웅)과 박해영을 연결할 수 있는 40대 중반으로 변경됐다. 전직 프로파일러 출신 보조 작가가 대본 작업에 투입되며 작품의 사실감을 더했다. 치밀한 전개와 디테일한 내용에 시청자들은 “최고의 수사물”이라고 평가했다. 케이블 드라마로는 높은 수준인 7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반 사전 제작으로 작품성을 높이고 시청자의 호응을 얻으며 판권 판매, VOD 매출 등으로 제작비를 회수했다. ‘시그널’ 관계자는 “막바지까지 촬영을 완료한 뒤 2주 넘는 여유 기간을 두고 후반 작업을 진행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미드’ 못지않은 완성도… 수사 드라마 숨은 주역▼“문제는 디테일” 프로파일러-협상 전문가 투입해 사실성 높여한국 수사드라마가 달라지고 있다.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전처럼 사건을 얼렁뚱땅 해결하지 않는다. 사건을 수사하는 디테일도 섬세해졌다. 극에 사실감을 더하는 ‘숨은 전문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시그널’에 보조 작가로 참여한 전직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김윤희 씨(37)와 tvN ‘피리 부는 사나이’의 자문을 맡은 경찰대 이종화 교수(53)를 만나 이들이 드라마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들어봤다.디테일을 살린 전직 프로파일러“(드라마의 메인 작가인) 김은희 작가에게 많이 받은 질문은 ‘이런 상황이 실제로 가능하냐’, ‘개연성이 있느냐’였어요.”‘시그널’의 보조 작가 김 씨는 경찰 생활 8년 중 5년을 서울지방경찰청 범죄분석요원으로 근무했다. 2년 전 경찰복을 벗고 배우와 작가를 꿈꾸던 김 씨는 전문가를 찾던 ‘시그널’ 제작진에게 발탁됐다. 김 씨는 실제 프로파일러가 어떻게 증거를 수집하고 행동하는지를 메인 작가에게 알려줬다.“프로파일링을 통해 본 범죄자는 사회성이 떨어지고 강박 성향이 있으며 이를 없애려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인물이었죠. 드라마에서 편의점을 항상 정돈하는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진우(이상엽)라는 캐릭터도 이를 바탕으로 탄생했죠.”홍원동 사건을 구성하는 데는 김 씨의 공이 컸다. 김 씨는 홍원동 사건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인 ‘서울 양천구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을 프로파일링한 경험이 있다.범인을 추적하던 형사 차수현(김혜수)이 피해자들이 다닌 골목을 배회하는 장면도 이전 수사물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범인의 시각이 아니라 피해자의 시각으로 사건 현장을 다시 본 것이다.김 씨가 바라는 수사물의 모습은 어떤 걸까. “그동안 국내 수사극에서는 경찰 눈으로 보면 ‘이건 아닌데’ 하는 내용이 많았죠. 미드(미국 드라마)처럼 첨단 수사기법과 꼼꼼한 수사 등을 국내 드라마가 보여준다면 경찰로서도 참고할 만할 것 같아요.”드라마에 등장한 생소한 협상전문가“경찰이 상대하는 사람은 범인이든 누구든 우선 도와줘야 하는 사람으로 여기고 ‘위기자’라 불러야 해요. 이들을 살살 달래야지, 조사하듯 딱딱한 말투로 대하면 안 되죠.”강력계를 주로 소재로 삼던 이전 드라마와 달리 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는 경찰 ‘위기협상팀’을 다뤘다. 생소한 분야에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경찰대 이종화 교수가 나섰다. 이 교수는 미국 뉴욕경찰(NYPD)과 연방수사국(FBI)에서 위기협상 과정을 수료한 전문가다. 그는 “사고는 ‘위기자’의 감정이 고조된 상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며 “대화로 그들의 감정을 어루만져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교수는 드라마 각본을 쓴 류용재 작가에게 경찰대에 개설된 ‘협상 강의’를 듣게 했다. 이 교수는 류 작가에게 “협상관의 말투는 부드러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조언에 따라 탄생한캐릭터인 협상팀 여명하 경위(조윤희)는 위기 상황에서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사건을 해결한다.그가 바라는 수사물의 모습은 어떤 걸까. “올해도 자살을 기도한 두 명의 ‘위기자’를 협상을 통해 구했어요. 소통이 부족한 때일수록 협상이 꼭 필요합니다. 드라마를 통해 경찰뿐 아니라 많은 분이 위기협상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이새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