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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도발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가 도발 가능성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적극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에 출석해 ‘현 정부가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질문에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인 4월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당선되면 미국과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 정부의 당국자가 핵추진 잠수함 도입 검토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송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핵잠건조사업(일명 362사업)에 주요 실무자로 참여했다. 송 장관은 또 문 대통령의 사드 임시 배치 지시와 관련해 “(전면적 배치를) 건의했다. 그 조치를 먼저 하기 위해 임시 배치하는 걸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결정했다”고 답했다. ‘완전 배치를 위한 전(前)단계로서의 임시 배치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했다. 이어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부대에서 전자파가 검측이 안 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지난달 24일 환경부에 제출된 사실을 인정한 뒤 “사드 레이더 전자파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더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안보를 위해 환경을, 급박한 상황이라면 환경이 희생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임시로 배치해 놓고 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한 송 장관의 다른 답변에 대해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사드 배치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며,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서 긴급하게 배치된 사드의 발사대 위치를 일반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현재 임시 배치된 성주 기지 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도 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만큼 (미군과의) 실무적인 몇 가지 논의만 끝나면 즉시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북 칠곡의 미군기지에 보관 중인 발사대 4기는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에서 북한이 추가 미사일 시험에 나설 징후가 있다고 국정원 김상균 3차장이 보고했다.정원수 needjung@donga.com·송찬욱·박성진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를 두고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섰다”고 지속적으로 언급해 논란이 됐다. 김정은이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면 곧장 미국의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이 가능한 단계인데, 국방장관이 아직 군사적 평가가 진행 중인 민감한 사안에 대해 무신경하게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선언했기 때문. 송 장관은 이날 정의당 김종대, 자유한국당 김학용, 무소속 이정현 의원 등의 질문에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도발 직후 청와대 관계자는 “레드라인의 임계치에 왔다”며 아직은 레드라인을 완전히 넘기 전이라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북한의 첫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길 바란다”며 역시 송 장관과 온도차를 보였다. 송 장관의 레드라인 발언이 거침없이 이어지자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제지하고 나섰다. 우 의원은 “(레드라인이라는 것이) 표현으로는 멋있고 화끈해 보일 수 있지만, 선언적으로 라인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 의원이 “우리 정부가 설정한 레드라인의 구체적 기준이 뭐냐”고 묻자 송 장관은 “(우리가) 레드라인 기준을 설정한 것은 아니고, 외교적 수사로서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에 위협이 되느냐의 여부를 두고 미국 언론에서 레드라인을 쓰고 있다”며 “그 선을 넘기 전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뒤늦게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군 내부에선 북한의 6차 핵실험이나 핵탄두 소형화 성공, ICBM 시험 발사 등이 레드라인의 기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미 당국은 이를 명확히 정의하지는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인터뷰에서 레드라인에 대해 “그 문제는 내가 명확하게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도 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여당과 정부를 중심으로 증세(增稅)를 포함한 세법 개정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용을 늘리거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도 추진된다. 하지만 이런 작업 과정이 여당과 청와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 잇따르면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올해 세법 개정안에 대한 당정 협의를 열고 고용을 늘린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혜택을 지금보다 늘리기로 했다. 또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임금을 올려주는 기업을 대상으로 세액공제 혜택도 확대한다. 당정은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근로장려금(EITC)을 인상하고, 영세 음식업자가 농수산물을 사면 부가가치세를 일부 깎아주는 ‘의제매입 세액공제’도 늘리기로 했다. 영세 자영업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체납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 대신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재부가 적극 추진했고 전날까지만 해도 당정 협의안에 포함될 것으로 확실시됐던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연간 2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낮추는 개정안은 이날 당정 협의 직전 급작스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여권 관계자는 “세법 개정안 초안에 담겼지만 청와대의 반대로 최종안에서 빠졌다”고 전했다. 종합과세 개정안은 기재부가 비과세 감면 축소를 위해 직접 낸 아이디어다. 김 부총리도 이를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혔다. 김 부총리는 5월 21일 지명된 직후 “세율 인상보다 금융소득 분리과세를 종합과세로 전환하는 등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국회에 제출한 청문요청서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세제 주무 부처인 기재부의 아이디어는 빠지고 여권과 청와대가 미는 초고소득자 및 대기업 증세안만 속도를 내게 됐다. 이에 따라 김 부총리가 청와대나 여당과 협상 과정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온다. 김 부총리가 “세율 인상은 없다”고 공언한 이후 여당 대표의 발의로 소득·법인세 인상이 공식 추진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된 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기재부가 뒤통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재부 내부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수군거림도 들린다. 25일 발표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결정 과정에서도 청와대의 요구로 기재부 초안이 대폭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전략회의를 앞두고도 청와대와 기재부의 이견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기재부 당국자는 “청와대 정책실 신설 이후 경제정책 문제에 청와대의 장악력이 커졌고, 교수 출신 경제수석비서관과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기재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는 “최순실 사태를 거치며 장관들에게 권한 위임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룬 만큼 경제정책은 경제부총리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모습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박희창 / 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처리한 22일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소속 의원 26명에게 추미애 당 대표 명의의 서면경고를 하기로 26일 결정했다. 정당이 본회의 불참을 이유로 소속 의원에게 서면경고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최고위원회에서 본회의 불참 의원들에 대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26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일치된 의견을 냈다”며 “첫째 당 대표가 엄중한 서면경고를 하고, 둘째 해당 의원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경고는 구두 또는 서면으로 주의를 촉구하는 수준이다. 징계 처분 종류에는 제명, 당원 자격정지, 당직 자격정지, 당직 직위해제 등이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징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의견을 내놓은) 최고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안에 대해 당 윤리심판원 회부나 징계 전례가 없다는 점과 대부분의 의원이 원내 승인을 받고 공식출장을 갔다는 점이 반영됐다. 본회의 표결 불참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속 의원들의 국외활동 승인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소속 의원이 국외활동 계획서를 내면 원내대표가 승인하기 전에 원내수석부대표, 기획부대표, 정책부대표가 심사를 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의 국외활동 관리방안 절차가 있었지만 그동안 유명무실하게 작동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소속 의원들의 국외활동 계획서가 제출되고 승인된 부분은 당 윤리심판원에 통보해 향후 잘 진행되는지 확인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정부와 여당이 고소득·고액자산가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 위해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의 분리과세 기준을 현행 연간 2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법인세와 소득세 증세에 이은 세 번째 증세 방안이다. 시행되면 세수가 늘어나지만 조세저항이 생길 우려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27일 열리는 당정협의에서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며 “금융소득이 많은 고소득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금융자산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연간 2000만 원 이하면 종합과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분리과세로 14%의 단일 세율을 매겨 종합과세보다 세 부담이 줄어든다. 하지만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넘어가면 소득에 따라 최대 40%까지 세율이 적용되는 종합과세가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국회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금액을 1000만 원으로 내리면 대상자가 11만3000명에서 45만6000명으로 증가하면서 세수 효과가 연간 3000억 원 정도 발생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밖에 기업이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재고용할 때 주는 세제 혜택도 늘린다. 지금은 중소기업에 한해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다시 고용하면 2년간 인건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기업에 세액공제를 하고 있는데, 중소기업 공제율을 20%로 올리고 새로 중견기업도 대상에 추가해 10%의 공제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과세표준 3억∼5억 원 구간의 세율을 신설해 소득세 최고세율을 현행 38%에서 40%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진 psjin@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100대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특히 초(超)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핀셋 증세’ 방침의 당청 사전 물밑 조율에도 직접 나섰다. 김 의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조 원 가까운 핀셋 증세와 함께 당정이 조만간 발표할 세제개편안을 통해서도 추가로 3조 원 가까운 세수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기술 기반 조성,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피해 계층 지원 등에 사용해 더 공정한 ‘상생의 기반’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들은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야 한다.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초대기업이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것”이라며 “이번 핀셋 증세는 사랑 과세, 존경 과세, 착한 과세”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세제개편안에 담기는 추가 세수 확보 방안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강화, 상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 축소, 대주주 주식 양도차익 등 자본이득 금융소득 과세 강화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조 원 가까운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구체적인 방안은 당정 논의를 끝내야 밝힐 수 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과징금과 별도로) 증여 이익 계산 방법 보완 등을 통해 과세를 강화할 것이다.” ―청와대와 당이 속도감 있게 초대기업 등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는 배경은…. “내년 지방선거 등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뒀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기업과 국민의 이해와 공감의 폭이 넓어지면서 기업의 활동 여건도 좋아질 것이다.” ―‘핀셋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고려하지 않나. “초대기업 등에 대한 증세는 형식적으로 증세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과거 정부의 부자 감세를 정상화하는 조치다.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90% 가까운 국민이 지지하고 있다. 이미 국민적 합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법인세율을 25%로 올리는 과세표준 2000억 원은 어떻게 산출됐는지…. “(과표) 5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해 법인세율 25%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경제 상황을 고려해 법인세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거나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측과 올려서는 안 된다는 측의 주장을 종합한 조정안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증세 대상에 포함되는 126개 기업 가운데 5대 기업 계열사는 몇 개나 포함되나. “특정 기업을 세분해서 분류한 것은 아니다. 과표 2000억 원 초과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매출 기준으로 2조 원이 넘는 초우량 기업이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측면에서 면세점 인하는 검토하지 않나. “현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봉급생활자들, 근로소득자들은 세원 자체가 워낙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단돈 10원도 누수 없이 정확하게 납부하고 있다. 그분들에 대한 과세 확대는 아직 이르다.” ―증세안이 현실화되려면 여소야대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증세안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내놓은 공약이었다. 바른정당은 명목세율과 법인세 인상, 고소득자 세율 인상을 비롯해 재산세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심지어 간접세인 부가가치세 인상 검토도 주장했다. 국민의당 역시 초고소득층에 대한 최고세율을 상향하고 법인세 최고 과표 구간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과표) 2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해 법인세율을 25%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법안도 냈다. 최소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세법 개정안과 관련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길진균 leon@donga.com·박성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62·여)을 지명했다. 조대엽 전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지 열흘 만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은 이번에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명만 남겨 놓게 됐다.○ 화통-솔직한 성격으로 야당과도 원만 김 후보자는 중고교 시절 농구선수 출신으로 1974년 서울신탁은행 실업팀에 입단한 뒤 은행원으로 변신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상임부위원장을 거쳐 정계에 입문한 3선 의원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은행원 시절 남녀 직원의 임금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노조 활동을 시작했고, ‘동일노동·동일임금’이라는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에 기여한 공로로 1996년 국민포장을 받았다. 화통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친화력이 뛰어나 민주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후보자는 18대 총선에서는 서울 영등포갑에서 낙선했지만 19대, 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가까워 한때 ‘정세균계’로 분류됐으며 지난해 전당대회와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합류했다. 대선 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함께 조직특보단장을 맡았다. 김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적 불평등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일자리가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의 질 개선을 위한 평가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여성 장관 30% 달성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18명의 장관급(국가보훈처 포함) 중 여성은 총 6명(33.3%)이 됐다. 청와대는 1기 내각 인선에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여성 장관 30%’를 달성하기 위해 각별한 신경을 써 왔다. 남아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남성이 지명되더라도 여성 장관 비율은 약 32%에 달한다. 김대중 정부 이후 초대 내각에서 여성 장관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노무현 정부(21.5%) 때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배경에는 현역 의원 출신들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 사람도 낙마하지 않은 ‘현역 불패’도 고려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역 정치인 출신이 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많다는 측면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큰 어려움 없이 국회 문턱을 넘어 임명됐다. 청와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처리되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바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 청와대 인사는 “인사추천위원회를 거쳐 비(非)정치인 출신으로 상당 부분 압축했다”고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제외한 새 정부 초대 내각의 장관급 18명은 영남 6명, 서울·수도권, 충청, 호남이 각각 4명으로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됐다. 행정고시 출신은 3명이고, 사법시험 출신은 한 명도 없다.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수석급 이상 고위직 인사 가운데 사법시험 출신은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서울(62) △무학여고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서강대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상임부위원장 △17·19·20대 국회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박성진 psjin@donga.com·한상준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사진)가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김 할머니는 생전 미국 하원 청문회에 나가 생생한 피해를 증언해 위안부 강제 동원 규탄 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냈다. 김 할머니가 숨지기 직전까지 살았던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 관계자는 “‘여장부’였던 할머니가 많이 그리울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할머니가 숨져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자는 37명이 됐다. 김 할머니는 1926년 강원 평창군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고아가 돼 친척집에 살다 16세이던 1942년 한 남자와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군에 붙들려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다.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 위안소로 끌려갔다. 김 할머니는 일본군에 맞아 고막이 터지는 바람에 왼쪽 귀 청력을 잃었다. 도망치려다 들켜 ‘죽지 않을 만큼’ 구타를 당했다. 몸 곳곳에 흉터가 남았다. 3년 동안 7번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다. 광복된 뒤 38일을 꼬박 걸어 두만강을 건너 고향에 돌아왔다. 고향에 돌아와 결혼을 약속한 남자를 다시 만났지만 결국 가정을 꾸리진 못했다. 혼자가 된 김 할머니는 가사도우미, 미제(美製) 물건 노점상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 나갔다. 1998년 72세가 됐을 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나눔의집에 들어갔다. 2007년 2월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9) 등과 함께 미 하원 외교위원회가 연 인권보호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김 할머니 등은 참혹했던 과거를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그로부터 5개월 뒤 “잔학성과 규모면에서 전례가 없는 20세기 최대 규모의 인신매매”라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김 할머니는 2015년 말 박근혜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체결하자 “인정 못 한다. 우리를 너무 무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듬해 ‘화해·치유재단’이 지급하는 돈도 받지 않았다. 이달 초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나눔의집을 찾았을 때도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생전에 입버릇처럼 “나눔의집 생활을 하며 받은 도움을 갚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과 2006년에는 “부모 없는 학생들 공부에 써 달라”며 총 1억여 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정부 지원금 등을 쓰지 않고 모아서 내놓은 것이다. 2015년에도 평소 다니던 성당에 1억여 원을 기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빈소에 화환을 보내고, 페이스북에 “강인한 생존자, 용감한 증언자였다”며 “하늘에서 평안하시라”고 적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빈소를 찾아 “(위안부 합의에 대해) 흡족한 답을 못 얻으신 가운데 (돌아)가셔서 많이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영정 앞에 선 이용수 할머니는 “왜 그리 빨리 갔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할머니의 유골은 화장 후 나눔의집에 안치된다.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성진 기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의 해외 일정 등으로 의결정족수가 미달해 부랴부랴 정족수를 채우느라 1시간가량 의결이 지연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집권 여당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당 26명 어디서 뭐 했나 본회의에 불참한 여당 의원 26명 중 24명은 해외 일정 등의 이유로, 국내에 있던 2명은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다. 해외로 나간 24명 중 국제회의 참석차 싱가포르에 출국한 이석현 의원 등 17명은 공무상 출장을 떠났고, 나머지 7명은 가족여행 등 개인적인 사유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6명 가운데는 친문(친문재인) 핵심 의원들도 포함됐다. 전해철, 서형수, 황희 의원 등은 당내 대표적인 친문계이고, 전 의원은 친문 핵심으로 분류된다. 전 의원은 박병석, 안규백, 박용진 의원과 한-중남미 국가 의회 및 정부 고위직 상호 교류 사업 참가를 위해 출국했다. 강창일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참석차,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 씨 은닉 재산 관련 조사를 이유로 해외로 출국했다. 전현희, 홍의락, 강훈식, 기동민, 김영호 의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해외로 출국했다. 불참 의원 중에는 전직 원내대표들도 있다.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군에 있는 아들의 첫 면회를 갔다가 정족수 부족 소식을 듣고 급거 상경하는 도중 본회의 처리 소식을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열리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평화구도 관련 포럼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직을 맡은 송영길 의원은 대중 강연차 광주로 향하다 정족수 미달 문제를 전해 듣고 상경하다 본회의 통과 소식을 듣고 다시 광주로 갔다고 한다. 표결에 불참한 여당 의원에게는 비난이 쏟아졌다. 장인 장모와 효도 관광을 간 이용득 의원은 “18일 모든 일정이 끝난다고 예상했지만 의총에서는 8월 2일 본회의 얘기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네들을 실망시키며 모든 걸 취소했어야 하느냐”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금태섭 의원은 미국 국무부 초청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문제로 본회의에 본의 아니게 불참했다고 설명하면서 “출장 전에 당과 국회에 보고했다. 중간에 귀국하라는 당의 요청도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회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불참한 의원이나 표결 참석을 거부하는 등 눈 뜨고 볼 수 없는 작태가 국민 면전에서 벌어졌다”고 했다. 민주당 일부 권리 당원은 표결 불참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정세균 의장 “여당도 야당도 패자” 앞서 추경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정세균 국회의장은 “여당도 야당도 패자다. 국회가 너무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질타했다.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의원 수만 180명인 만큼 22일 새벽에라도 본회의를 강행할 기세였다. 이에 자유한국당과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자 21일 오후 11시 정 의장 주재로 여야 4당 원내대표가 회동해 22일 오전 9시 반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하지만 표결 직전 한국당 의원의 ‘기습 퇴장’으로 146명이 돼 의결정족수(150명)에서 4명이 모자랐다. 한국당 장제원, 김현아 의원이 본회의장에 남아 있었지만 50분이 지나서도 참석한 의원은 149명이었다. 결국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한국당 의원의 표결 참여를 독려해 오전 11시 54분경에야 찬성 140명, 반대 31명, 기권 8명으로 간신히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한국당의 ‘기습 퇴장’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우 원내대표는 “여야 3당이 의결정족수를 만들어 본회의를 열려 하자 한국당이 의결 참여를 전제로 (22일 본회의) 연기를 요청했던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한국당 의원에게) 본회의에 참석할 최소한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로 22일 9시 반 본회의를 열자고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장관석 jks@donga.com·박성진 기자}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5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마무리 발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증세(增稅)에 대해 거론했다. 전날 회의에서 증세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문 대통령은 “이제 (증세 방향을) 확정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도 ‘증세론’과 ‘신중론’이 엇갈리던 가운데 문 대통령이 직접 방향타를 잡고 속전속결식 지침을 내놓은 것이다.○ 추 대표 제안 하루 만에 호응한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대체로 어제 토론으로 (증세 방안의) 방향은 잡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증세 추진을 기정사실화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제안한 증세 방안에 단 하루 만에 맞장구를 친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날 “기획재정부에서 충분히 반영해 방안들을 마련해 달라”고 언급한 것은 증세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경제부처에 증세에 대한 태도를 바꿔 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증세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을 밝히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 일부 국무위원의 증세에 대한 이견을 직접 정리하고 나선 것이다. 김 부총리는 장관 후보자 시절부터 취임 후 한 달이 지난 이달 중순까지도 줄곧 “올해 소득세와 법인세의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김 부총리는 회의 내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실제 당청 간 협의에 증세 논의의 한 축이 돼야 할 기재부는 이번 논의에서 뒤처진 형국이 됐다. 당장 다음 달 초 공개 예정이었던 관련 법안을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기재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솔직히 다들 논의를 한다고 하니 우리는 지켜보고 있던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오후 늦게 “2019년 이후 조세·재정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과 로드맵은 기재부가 주관하는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기재부가 향후 조세개혁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증세 추진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여론이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중산서민층 및 중소기업 증세는 5년 내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대다수 국민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핀셋 증세’이자 ‘조세 정의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속도전 나선 당청, 국회 통과 관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조세 저항 가능성이 있는 증세 논의의 물꼬를 여권에서 먼저 튼 것은 사실 이례적이다. 증세 방침에 방아쇠를 당긴 추 대표의 제안은 민주당이 13일부터 이미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3일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과제를 완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날이다. 이후 당청 간 치열한 논쟁을 거쳐 18일 추 대표가 당 정책위원회와 조율해 증세 범위와 방향의 얼개를 잡았다. 20일 발표된 최종 안은 청와대 측과의 조율을 통해 마련됐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의견 조율의 키플레이어 역할을 했다. 이번 증세안 자체가 청와대와 여당의 깊은 교감으로 만들어진 사실상의 ‘합작품’인 셈이다. 청와대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올해 세법개정안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 주 내로 경제관계장관회의와 국무회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정부의 증세안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와 정부가 증세를 추진하더라도 여소야대 국회라는 높은 문턱이 남아 있다. 다음 달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도 실제 통과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이에 청와대는 “증세는 각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오래 논의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각본을 놓고 서로 교감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증세는 1, 2년 논의된 사안이 아니며 짜맞추지 않아도 (당청이) 공동으로 인식하는 문제로 자연스럽게 이뤄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문병기 / 세종=최혜령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의 전남도지사 시절 생활밀착형 친서민 정책으로 주목을 끌었던 ‘100원 택시’ 공약이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로 선정됐다. 도시집중화를 해소하는 방안의 작은 실천으로 지역의 복지를 확충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실천 과제로 채택된 것이다. 국정기획위원회가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군(郡) 지역에 ‘100원 택시’가 도입된다. 100원 택시란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오지, 벽지에 사는 주민들을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에 데려다주는 택시를 말한다. 비용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전해준다. 이 총리가 2014년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걸었던 공약이다. 이듬해부터 전남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운영돼 호응을 얻으면서 농어촌 복지의 모범 사례로 회자됐다. 이 총리의 히트 상품인 ‘100원 택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대선 공약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 총리는 13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100원 택시는 충남 온양에서 시작한 것을 제가 전남도 전체에 적용한 것으로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아무쪼록 주민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추진 방안이 무엇인지 지혜를 도출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여야는 18일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늦은 밤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추경안에서는 정부 여당이 제안한 공무원 증원 예산 80억 원, 정부조직법에서는 환경부로 물 관리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놓고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렸다.○ 당초 합의한 18일 법안 처리는 불발 14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함으로써 보수 야당이 보이콧을 풀면서 여야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18일까지 추경안과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기로 노력하기로 했다. 해당 안건이 문재인 정부의 초기 기틀을 다질 중요 과제인 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갖기로 한 만큼 여권이 더 분주하게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하루 종일 야 3당의 원내대표실을 수시로 찾아다녔고,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아예 국회에 상주하며 여야 원내지도부와 의견을 조율했다. 협상만 타결되면 심야 본회의라도 열어 법안을 처리할 태세였다. 여야는 의원들을 대기시키고 원내지도부 간 물밑 협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오후 6시경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금일 본회의는 속개되지 않는다. 19일 본회의가 예상되니 일정에 참고하길 바란다”고 알렸다. 이날 중 협상 타결이 어렵다고 보고 ‘해산 명령’을 한 것이다. 민주당은 “협의 중에 일방적으로 (의원들을) 보낼 수 있느냐”며 당혹스러워했지만 야당을 자극할 수 있어 말을 아꼈다. ○ 전체 예산의 0.07% 예산 놓고 이견 노출 추경안 예산 11조2000억 원 가운데 여야가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한 것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80억 원이다. 올 하반기(7∼12월)에 공무원 1만2000명을 새로 뽑기 위한 예산으로, 시험장 대여료 등 채용 과정에 드는 비용만 반영했다. 추경안 전체 예산 중 80억 원은 0.07%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당으로서는 문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이라고 명명할 만큼 애착이 강한 반면에 야 3당은 공무원 증원 예산을 강하게 반대했다. 야당으로서는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공무원 17만4000명 채용’의 물꼬를 트는 ‘악성 예산’이라고 맞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하면 이 가운데 중앙공무원 4500명의 인건비만 내년부터 매년 12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 3당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이날 타협안을 마련해 다시 한 번 합의를 시도했다. 추경안에 포함된 80억 원을 삭감하는 대신 정부의 목적예비비로 이를 충당하는 방안이다. 야당에 80억 원을 포기했다는 ‘명분’을 주는 대신 추경 부칙에 예비비 활용 근거를 반영해 공무원 증원 예산을 확보하는 ‘실리’를 택하겠다는 전략이다. 일종의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야당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한국당이 묵인하는 태도를 취하는 등 단일대오를 형성했던 야 3당이 온도 차를 보이며 협상이 막판 진전될 여지가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는 ‘중소기업모태조합 출자’ 예산 1조4000억 원을 놓고도 줄다리기를 했다. 민주당은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조달할 길을 열어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은 “일자리 예산이라는 것은 ‘생색내기’ 위한 명분일 뿐 문재인 정부가 신설하는 중소벤처부를 위한 ‘착수금’”이라고 반대했다. ○ 보수야당, 물 관리 일원화에 반대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추경안보다 여야 간 기 싸움이 더 팽팽했다. 여야가 이견을 드러낸 대목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나눠 맡던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안과 해양경찰청을 부활하되 해양수산부로 통합하는 안이었다. 특히 물 관리 일원화는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의 반대가 강경하다. 환경부가 물 관리를 맡게 되면 4대강을 자연화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성과를 뒤집으려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환경부의 물 관리 일원화 방안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마지막까지 원안 고수를 주장했다. 여야는 19일 다시 협상에 나설 예정이며, 합의가 이뤄지면 별도의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해당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7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8월 2일까지 협상이 지연될 수도 있다. 홍수영 gaea@donga.com·박성진 / 세종=박희창 기자}
정의당의 한 대의원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모욕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는 서둘러 유감을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제주 지역 대의원인 김모 씨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놈의 대중 대중. 대중 타령 좀 그만해라. 이미 뒤진 대중이를 어디서 찾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공유되며 갑론을박이 벌어지자 김 씨는 “김대중이 신이라도 되나 보네. 신성모독으로 종교 재판이라도 넣든가. 파시즘도 어지간히들 하세요”라고 추가로 글을 게시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면서 정의당을 비난하는 여론까지 거세지자 김 씨는 13일 게시글을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정의당 일부 당원은 당 홈페이지에 김 씨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문제 제기를 했다. 당원들을 대표하는 대의원이 특정 인물을 혐오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당의 입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부 당원은 이번 논란에 대한 당의 미온적인 대처에 반발하며 탈당계를 제출하고 ‘탈당 인증샷’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정미 대표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는 14일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취임 직후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말씀드리게 돼 무척 송구하다”며 “사건을 엄중히 여기고 상응하는 당 차원의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전 대표도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문제 뒤에는 만연한 혐오문화가 있고 정의당은 혐오문화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김 씨는 14일 대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사과했다. 정의당은 김 씨에 대해 중앙당 차원의 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13일 오후 전격적으로 발표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물밑에서 부단히 의견을 조율한 결과였다. 다만 이날 조 후보자의 사퇴 직후 청와대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국회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조 후보자의 사퇴 카드를 택한 것은 그만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추경안 처리만 보장된다면 조 후보자를 버릴 수도 있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놓고 있었다. 여권은 야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한 장관 후보자 2명 중 1명은 포기할 수 있다는 스탠스로 야권 기류를 타진해왔다. 이에 앞서 국회 정상화의 첫 단추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협치’에 등을 돌린 국민의당 달래기였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경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에게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찾아갈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박 위원장은 급히 오찬 일정을 취소했다. 박 위원장과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임 실장,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25분 회동’은 이렇게 성사됐다. 박 위원장은 “전날 전 수석이 ‘내가 (추 대표를 대신해) 사과하면 안 되겠느냐’고 하기에 최소한 대통령비서실장이 와서 사과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만나고 있을 때 민주당 우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에게 전화를 걸어 추경안 등의 협조를 요청했다. 당청 지도부가 총출동한 셈이다. 국민의당이 추경안 심사 재개를 위한 의원총회에 들어가자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로 들어가 문재인 대통령과 70분 동안 면담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관 후보자 2명 중 1명의 낙마는 불가피하다는 얘기였다. “숙고하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결국 조 후보자의 사퇴를 선택했다. 청와대가 송 후보자가 아닌 조 후보자의 사퇴를 택한 것은 야 3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우군’인 정의당에서도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해서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 도발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을 계속 비워두는 것도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가 조 후보자 사퇴 직후 송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자 야 3당은 다시 반발했다. 국민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송 장관은 음주운전과 위장전입 등 5대 인사 배제 원칙 위반은 물론이고 방산비리 의혹까지 제기된 인물”이라며 “추경안 심사 참여 등 의사일정을 두고 다시 당내 의견을 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부실 검증으로 무능한 인사를 후보자로 내정해 정국을 꽉 막히게 한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선) 대통령이 국민과 국회에 양해와 이해를 구하는 진정성 있는 사과 발언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직접 ‘유감 표명’을 마지막 협상 카드로 제시한 셈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14일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정상화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야 3당은 당초 14일 처리하기로 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도 유보했다.장관석 jks@donga.com·한상준·박훈상 기자}

야권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온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달 11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32일 만이다. 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직접 국민의당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을 사과했다. 청와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해서다. 이에 국민의당은 추경안 심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본인의 임명 여부가 정국 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후보 사퇴의 길을 택하겠다”며 “이 선택이 부디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것은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다. 야당은 그동안 조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하며 추경안 심사를 거부해왔다. 이에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조 후보자의 사퇴를 설득했고,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이를 수용했다. 그 대신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 사퇴 직후 곧바로 송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도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에 앞서 임 비서실장은 이날 낮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나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등으로 오해가 조성돼 유감”이라는 뜻을 전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여전히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어 국회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두 당이 불참하더라도 추경 처리를 밀어붙일 계획이다.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청와대는 이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청와대의 선의에 응답해 달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박성진 기자}
국민의당 ‘문준용 씨 제보 조작 사건’을 두고 강경 발언을 이어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 13일은 치욕적인 하루였다.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논란 이후 멈춰 선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이날 청와대가 추 대표를 대신해 국민의당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함께 찾아와 최근 추 대표 발언과 관련해 ‘왜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했는지 청와대로서는 알 수가 없다.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의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편안 심사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청와대가 직접 ‘추미애 변수’를 차단하면서 추 대표로서는 체면을 단단히 구긴 셈이다. 더욱이 국민의당에 사과의 뜻을 전한 임 비서실장과 전 정무수석이 추 대표의 실명을 거론했는지를 두고 진실게임까지 벌어지면서 추 대표는 더욱 민망한 상황에 놓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난감한 추 대표의 입장을 고려해 “임 실장은 추 대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김동철 원내대표와 다 같이 들었는데 하지도 않은 말을 내가 했다고 하겠느냐. 전병헌 수석이 ‘(청와대가 대신 사과하는 것만으로도) 추 대표 이미지에 타격이 많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에 임 실장은 다시 박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추 대표와 관련해 사과한 게 맞다”고 말했다고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전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사진)가 최근 당 대표 비서실 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팀을 새로 꾸렸다. 국민의당 ‘문준용 씨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추 대표의 일관된 강경 발언에 호응하며 늘어난 지지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신설된 SNS팀이 특히 강화하고 있는 소통 창구는 페이스북 라이브다. 추 대표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회, 각종 당 행사 등에서 추 대표가 현장 발언한 모습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당 대표 비서실 소속 당직자들 일부가 촬영, 동영상 게재 등 계정 관리 업무를 병행한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일부 왜곡될 수도 있는 언론 보도 대신 실시간 생중계로 추 대표의 발언 전부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지지자들의 요청이 최근 크게 늘어나 관련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대표 측은 늘어나는 페이스북 친구를 모두 수용하기 위해 ‘친구 맺기’에 제한이 없는 페이스북 ‘추미애 페이지’도 신설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을 향한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논란 이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추미애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에서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협치’를 위해서는 집권여당 대표가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치인 추미애’ 개인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추 대표가 놓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 대표는 12일 대전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의) 자체 진상조사 꼬리 자르기가 실패했다”며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국민을 속인 범죄”라고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전날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모임 등에서는 추 대표의 발언 완화를 통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와 12일 최고위는 발언 수위 조절 여부가 주목되던 회의였다. 이날 추 대표의 페이스북에는 ‘절대 사과 마세요’ ‘소신껏 밀어붙이세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정책연대’가 필수라는 주장이 여권 내부에서 제기됐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새 정부가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한 ‘협치’의 구체적 방안은 정책연대라는 것이다. 10일 한국정치평론학회와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이 서울 성동구 한양종합기술연구원에서 개최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 협치’라는 주제의 학술회의에 발제자로 나선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오태규 자문위원은 여당이 다른 정당과 연정이나 합당을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 위원은 “문재인 정권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같은 사전 합의 없이 단독으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다른 당 의원이 입각하는 형태의 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인위적 정계개편인 합당도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사안별 또는 전면적으로 뜻이 맞는 정당의 협력을 얻는 형태의 협치”라며 “구체적으로 정당별로 내놓은 공약을 분석해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의 정책연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학술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자유한국당 나경원,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 도 정책연대를 통한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 의원은 “정당이 인위적으로 통폐합되고 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과반에 못 미치는 여당의 의석수로는 개혁과제를 이행하는 것이 힘에 부칠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내각 구성 및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정치 현안에 대해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유 의원도 실현 가능한 협치의 형태로 정책연대를 꼽았다. 하지만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소수파 정부”라며 “정부여당의 태도는 협치는 말로만 외치고 어떻게든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돌파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문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층만을 위한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며 “성공한 정부가 되려면 어느 때보다 국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 강정석)는 9일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원 이유미 씨(38·구속)의 제보가 허위로 조작됐을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묵인한 채 의혹을 제기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대선(5월 9일)을 12일 앞둔 4월 27일 당시 ‘당 2030 희망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이 씨를 서울 강남구 선릉로 이 씨의 사무실에서 만나 “문준용의 파슨스스쿨 동료로부터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녹취록을 구해오라”고 요구했다. 이어 “잘 해결되면 당 청년위원장이 될 수 있게 해주겠다. 그럼 쉽게 비례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문(문 대통령)이 아들(문준용) 스펙을 만들어 주려고 무리하게 꽂아 넣은 사실에 대한 녹취를 가져오라”고 요구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준용 씨 의혹을 보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씨는 자신과 회사, 아들 명의 휴대전화로 준용 씨 특혜 의혹을 조작한 카카오톡 대화를 이 전 최고위원에게 전달했고, 이 전 최고위원은 5월 1일 다시 기자에게 이에 대한 보도를 요청했다. 하지만 기자가 “녹음 파일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이 씨에게 관련 녹취를 요구했다. 이 씨는 5월 2일 남동생과 짜고 허위 녹취를 만들어 이 전 최고위원에게 보냈다. 검찰은 이 씨의 남동생에 대해서도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후 이 씨를 시켜 제보자가 보도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허위 녹취까지 만들어 기자에게 보냈지만 진위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도가 불발되자 당 공명선거추진단에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 당시 이 전 최고위원은 당 측에 준용 씨 취업특혜 의혹을 입증할 결정적 자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 4일 이 전 최고위원은 당으로부터 제보자 연락처와 인적사항을 달라는 요청을 받자 “제보자 신원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다. 내가 책임지겠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당 공명선거추진단은 언론에 조작된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준용 씨 특혜 취업이 진실임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이 이 씨에게서 넘겨받은 자료가 허위이거나 허위일 가능성을 알면서도 당이 허위 사실을 공표하게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검찰 조사에서 “이 씨가 건네준 제보 자료가 조작된 것인지 몰랐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검찰이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는 예정에 없던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사실상 검찰 수사를 지휘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박성진 기자}

“‘추경’이 ‘추대’에 좌초됐다.” 문재인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국회 심사가 본궤도에 오르려는 순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한마디가 파문을 일으키자 정치권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6일 국회를 스톱시킨 문제의 발언은 ‘머리 자르기’였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서 국민의당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을 두고 “그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하는 건 (꼬리 자르기가 아닌)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발칵 뒤집혔다. “국회 앞에 단두대라도 세우자는 말이냐”(최경환 의원), “추경을 비롯해 ‘추’ 자 들어가는 건 다 안 된다”(김유정 대변인) 등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지도부도 직접 나섰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추 대표가 앞으로는 협치를 말하면서 등에 비수를 꽂았다”며 “(추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사퇴함은 물론이고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추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끄집어내며 총공세를 폈다. “추 대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고 탄핵이 기각된 뒤 삼보일배 하며 눈물을 흘렸는데 지금 보면 ‘악어의 눈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민주당의 유일한 ‘추경 도우미’였던 국민의당은 “민주당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어 추경안을 상정하려 했지만 국민의당 의원들이 불참해 무산됐다. 이날과 7일 각각 예정됐던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만찬과 정세균 국회의장 회동에도 모두 불참한다. ‘추미애 후폭풍’은 추경에 그치지 않고 향후 ‘인사 정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추 대표는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제 국민의당과의 합의가 더 힘들어졌다. 장관 후보자도 처리해야 하는데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 청와대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중요한 시점에 악재가 터졌다”고 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당의 국회 보이콧에 “놔두자”고 말했다. 다만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는 각각 박정화,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박성진 psjin@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