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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16일 사실상 선제공격이 가능하도록 ‘적(敵)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외교·방위 정책 문서에 명기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동아시아 군비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앙킷 판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한과 중국은 (일본) 위협이 커질 것으로 인식할 것이다. 동아시아 역학관계가 소용돌이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며 아시아 군비를 감축할 방법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0년 넘게 유지한 평화주의를 포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 평가도 엇갈렸다. 보수 성향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기대하는 것은 억지력 향상”이라고 전했고, 우익 산케이신문은 “일본이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힘의 균형을 만들려 하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진보 성향 아사히신문은 “미래의 화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18일 교도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방위력 강화를 위한 증세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64.9%로 ‘지지한다’(30.0%)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방위비를 43조 엔(415조 원)으로 증액하는 방침에 대해서도 반대(53.6%)가 찬성(39.0%)보다 많았다. 이날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 지지율(25%)은 이 매체 조사로는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지난달 파산보호를 신청한 세계 3위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사진)가 카리브해 바하마에서 체포된 다음 날인 13일(현지 시간)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금융·사법 당국은 그가 고객과 투자자들을 속여 투자를 받은 뒤 해외 호화 부동산을 사들이고 정치 후원금을 뿌렸다고 소장(訴狀)에 적시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사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처음부터 속임수였다. ‘카드로 만든 집’을 지어 놓고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이라고 사기를 쳤다”고 비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검은 이날 뱅크먼프리드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을 공개했다. 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뱅크먼프리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 “고객 돈을 돼지저금통처럼 사용”SEC 소장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 5월부터 투자자들에게서 18억 달러(약 2조3337억 원)를 조달한 뒤 이 돈으로 바하마에서 2억5630만 달러(약 3323억 원)어치의 부동산들을 사들였다. 그중에는 3000만 달러(약 389억 원)짜리 아파트도 있었다.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섬나라 바하마는 FTX의 본사 소재지다. SEC는 “투자 계열사인 알라메다도 자신의 돼지저금통처럼 이용했다”고 했다. NYT는 “이 돈으로 FTX 경영진에게 개인 대출까지 해줬다”고 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전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홍보해 투자를 받은 뒤 몰래 프로그램을 조작해 무력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알라메다는 고객 돈을 마음대로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봤다. SEC는 “(뱅크먼프리드가 알라메다에) 사실상 한도 무제한의 신용카드를 쥐여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불법으로 타인 명의를 빌려 미국 정치권에 수천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진보 성향 정치인에게 대부분이 흘러 들어갔지만, 공화당에도 일부가 기부됐다.○ “자금 사용 기록 전혀 안 남겨”FTX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인 구조조정 전문가 존 레이는 이날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FTX는 어떠한 자금 사용 기록도 보존하지 않았다. 이것은 오래된 횡령 수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FTX 직원들이 증빙자료를 남기지 않고 온라인 채팅방에 비용이나 청구서를 올리는 식으로 일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때 기업가치만 320억 달러(약 41조 원)로 평가받았던 FTX가 작은 기업들이나 쓰는 회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었다면서 “FTX에 있는 단 한 장의 문서도 믿을 수 없다. 모든 투자금 손실을 복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사기가 아니라 경영 실패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사 출신 미국 뉴욕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리베카 로이페는 “화이트칼라 범죄에서 범인들이 ‘나는 몰랐다’며 무지(無知)를 주장하는 것은 오래된 수법”이라고 NYT에 말했다. 미국은 조만간 바하마에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검찰은 기소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1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는 바하마에서 체포된 후 보석을 청구했지만 13일 기각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달 파산보호를 신청한 세계 3위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카리브해 바하마에서 체포된 다음날인 13일(현지 시간)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금융·사법 당국은 뱅크먼프리드가 고객과 투자자들을 속여 투자를 받은 뒤 해외 호화 부동산을 사들이고 정치 후원금을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처음부터 속임수였다. 뱅크먼프리드가 ‘카드로 만든 집’을 지어놓고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이라고 사기를 쳤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검은 이날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공소장을 공개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사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 같은 날 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뱅크먼프리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SEC 소장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 5월부터 투자자들에게서 18억 달러(약 2조3337억 원)를 조달한 뒤 이 돈으로 바하마에 2억5630만 달러(약 3323억 원) 어치의 부동산들을 사들였다. 그중 가장 비싼 아파트 두 채의 가격은 각각 3000만 달러(약 389억 원)와 2130만 달러(역 276억 원)였다.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섬나라 바하마는 FTX의 본사 소재지다. SEC는 “그가 계열사인 알라메다를 자신의 돼지저금통처럼 이용했다”고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불법으로 타인 명의를 빌려 미국 정치권에 수천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진보 성향 정치인에게 대부분이 흘러들어갔지만, 공화당에도 일부가 기부됐다. 윌리엄스 뉴욕 남부지검 검사는 “고객에게 훔친 더러운 돈이 부자들의 후원금으로 위장돼 정치적 영향력을 돈으로 사고 워싱턴의 정책 방향을 움직이려는 욕망에 이용됐다”고 말했다. FTX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인 구조조정 전문가 존 레이는 이날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FTX는 고위험 자산인 가상화폐를 마치 자신들을 통하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며 “FTX는 어떠한 자금 사용 기록도 보존하지 않았다. 이것은 오래된 횡령 수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FTX 직원들이 증빙자료를 남기지 않고 온라인 채팅방에 비용이나 청구서를 올리는 식으로 일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조만간 바하마에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검찰은 기소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1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는 바하마에서 체포된 후 보석을 청구했지만 13일 기각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44·사진) 등 유럽의회 주요 인사들이 2022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1일(현지 시간) 기소됐다. 월드컵 개최 전부터 노동자 인권 침해와 성소수자 탄압 등 논란에 휩싸인 카타르가 국제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뇌물 공세를 편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전했다. 이 사건은 ‘카타르 스캔들’로 불리며 “유럽의회 역대 최악의 부패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벨기에 일간 르수아르,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은 9일 유럽의회 제2의사당이 있는 수도 브뤼셀에서 카일리 부의장과 유럽의회 사회당그룹(S&D) 소속 보좌관, 피에르 안토니오 판체리 전 유럽의회 의원, 루카 비센티니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 등 6명을 전격 체포했다. 또 관련자 주거지 등 16곳을 압수수색해 카일리 부의장 집에서 60만 유로(약 8억2500만 원)가 담긴 여행가방을 압수했다. 벨기에 검찰은 카일리 부의장 등 4명을 자금 세탁 및 부패 혐의로 11일 기소했다. 그리스 당국은 그리스 출신 정치인인 카일리 부의장의 자산을 동결했다. 검찰은 “이들이 유럽의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제3자인 걸프 국가로부터 거액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면서 카타르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익명의 유럽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해당 뇌물 공여국은 카타르”라고 일제히 전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 전부터 ‘인권 탄압 월드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카타르가 2010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뒤 경기장 건설 등에 대거 동원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폭염, 열악한 근로 조건, 임금 체불에 시달렸고 사망 사고도 잇달았다. 기소된 카일리 부의장은 지난달 유럽의회 연설에서 “카타르는 노동권의 선두 국가다. 유럽이 카타르를 차별하고 괴롭히고 있다”며 카타르를 두둔했다. 월드컵 개막 직전에는 카타르를 방문해 카타르 노동부 장관에게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미힐 판 휠턴 국제투명성기구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유럽의회가 목격한 가장 지독한 부패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폴리티코는 “의회뿐 아니라 국제노동조합총연맹까지 연루된 만큼 부패 스캔들이 브뤼셀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수사와 카타르 정부를 연관 지으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 카타르가 연루됐다는 의혹은 근거도 없고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부인했다. EU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44) 등 유럽의회 주요 인사들이 2022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1일(현지 시간) 기소됐다. 월드컵 개최 전부터 노동자 인권침해와 성소수자 탄압 등 논란에 휩싸인 카타르가 국제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뇌물 공세를 편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전했다. 이 사건은 ‘카타르 스캔들’로 불리며 “유럽의회 역대 최악의 부패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벨기에 일간 르수아르,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은 9일 유럽의회 제2의사당이 있는 수도 브뤼셀에서 카일리 부의장과 유럽의회 사회당그룹(S&D) 소속 보좌관, 피에르 안토니오 판체리 전 유럽의회 의원, 루카 비센티니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 등 6명을 전격 체포했다. 또 관련자 주거지 등 16곳을 압수수색해 카일리 부의장 집에서 60만 유로(약 8억2500만 원)가 담긴 여행가방을 압수했다. 벨기에 검찰은 카일리 부의장 등 4명을 자금 세탁 및 부패 혐의로 11일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유럽의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제3자인 걸프 국가로부터 거액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면서 카타르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익명의 유럽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해당 뇌물 공여국은 카타르”라고 일제히 전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 전부터 ‘인권 탄압 월드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카타르가 2010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뒤 경기장 건설 등에 대거 동원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폭염, 열악한 근로 조건, 임금 체불에 시달렸고 사망 사고도 잇달았다. 폴리티코는 “카타르 입장에선 유럽에 천연가스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며 “카타르에 유럽연합 국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도 유럽의회에서 논의 중이었다”고 전했다. 기소된 카일리 부의장은 지난달 유럽의회 연설에서 “카타르는 노동권의 선두 국가다. “유럽이 카타르를 차별하고 괴롭히고 있다”며 카타르를 두둔했다. 월드컵 개막 직전에는 카타르를 방문해 카타르 노동부 장관에게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리스의 유명 TV 앵커였다가 2014년 유럽의회 부의장까지 오른 그는 2011년 독일 슈피겔지 ‘올해의 인물들’에도 선정된 적 있다. 미힐 반 헐턴 국제투명성기구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유럽의회가 목격한 가장 지독한 부패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폴리티코는 “의회뿐 아니라 국제노동조합총연맹까지 연루된 만큼 부패 스캔들이 브뤼셀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수사와 카타르 정부를 연관지으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 카타르가 연루됐다는 의혹은 근거도 없고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부인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독일에서 의회를 무장 공격하고 총리를 처형한 뒤 군주 국가를 세운다는 ‘쿠데타’ 음모를 꾸몄던 극우 집단 조직원 25명이 6일 체포됐다. 전직 연방의원과 군 지휘관, 귀족 가문의 후손까지 전대미문의 음모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독일은 경악했다. 이들은 자체 화폐까지 발행하고 군대 창설까지 계획했다고 영국 공영 BBC가 전했다. ○ ‘총리 처형’ 쿠데타 음모에 독일 경악미국 블룸버그통신, BBC 등에 따르면 6일 독일 전역 11개 주(州) 150여 곳에서 경찰 3000여 명이 투입된 반(反)테러 체포 작전이 전격 실시됐다. 경찰은 일명 ‘제국시민(Reichsb¨urger·라이히스뷔르거)’이라고 불리는 극우 집단 가담자 25명을 체포했다. 독일 연방경찰청은 용의자가 현재 54명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추가 체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제국시민’은 제1차 세계대전 패망 전까지 존재했던 과거 전범(戰犯) 정부를 재건하려는 일명 ‘제2독일 건국’ 운동을 해왔다. 독일 연방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정부를 전복시키고 의회를 무장공격 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혐의를 받고 있다. ‘제국시민’은 과거에 납세 거부 등의 주장을 펴긴 했지만 공격성이 큰 사건을 벌이진 않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짜 뉴스, 음모론이 급속히 확산되는 상황에 편승해 급성장하며 쿠데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코 부슈만 독일 법무장관은 “이들이 정부기관에 대한 무장공격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연방의회를 공격해 의원들을 감금하고 올라프 숄츠 총리를 처형한 뒤 ‘황제’를 옹립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원들은 “가짜 국가를 해체하려면 살인, 폭력을 동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내용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황제로 세우려던 인물은 이번에 체포된 인물 중 한 명인 자칭 ‘하인리히 13세 왕자’(71)다. 그는 독일 튀링겐 지방의 일부를 1918년까지 통치했던 귀족 로이스 가문의 후손이다. 이 가문 관계자들은 “그가 음모론에 빠져 혼란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전 연방 하원의원이자 전직 판사인 비르기트 말자크빙케만도 체포됐다. 의회 사정에 정통한 그는 쿠데타 계획 수립을 주도했다. ○ 군대 창설 준비하며 자체 화폐도 발행조직 2인자로 알려진 전직 특수부대 사령관 뤼디거 폰 페슈카토레는 군대 창설을 계획하며 전현직 군인, 경찰을 모집하고 무기를 조달했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전직 특수부대 장교, 경찰 특공대원도 있었다. 이들은 위성전화도 구비해뒀다. 토마스 할덴방 독일 연방 헌법수호청장은 “쿠데타 계획이 상당히 현실적이었다”고 했다. 체포된 이들 중 22명은 독일 국적, 나머지 3명은 러시아 국적이다. ‘러시아 연루설’이 불거지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독일 내부 문제다. 러시아의 간섭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BBC에 따르면 독일에는 2만1000명 정도의 ‘제국시민’ 추종자들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자체 화폐를 발행하고 자체 신분증까지 만들었으며, 올 초에는 ‘자기들만의 국가’를 세울 목적으로 작센 지역에 땅을 사들이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살인, 폭력으로 정부 전복을 꿈꾼 미치광이 집단(the loonies)”이라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일(현지 시간) 영국 공영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들었다. BB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부회장은 열정적인 예술 후원자로 한류(韓流)를 이끌고 있다”며 “케이팝의 세계적인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자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최초의 외국어 영화 ‘기생충’의 총괄 제작자”라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을 올해의 여성 후보로 추천한 호주 배우 레블 윌슨은 “완전한 걸파워(여성의 힘)를 보여주는 나의 롤 모델”이라고 밝혔다. BBC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N번방’으로 알려진 온라인 성범죄 조직을 척결하는 데 기여한 뒤 정치에 입문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도 올해의 여성에 올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부터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해 아랍 14개국 정상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5일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보도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시 주석이 ‘원유 패권’을 쥔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의 맹주’ 사우디 역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중국과 밀착하는 모양새다. 이날 SPA는 시 주석이 사우디에서 중국-아랍 정상회의, 중국-걸프협력회의(GCC)에 잇달아 참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우디 왕실 실세이자 세계 최고 부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시 주석을 만나 경제 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이 무역, 원자력 분야에서 협력할 것으로 전망했고, 미국 CNN은 “아랍-중국 관계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CNN이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이 유력하다고 보도한 뒤 사우디 국영 언론이 사실상 이를 확인한 것이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이 미국-사우디 관계가 역대 최악으로 악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긴밀했던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2018년 사우디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이후 미국이 빈 살만 왕세자를 배후로 지목하며 틀어졌다. 올 7월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원유 증산을 요청하고 화해의 손짓을 내밀었으나 사우디가 오히려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한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OPEC+)의 결정을 주도해 바이든 대통령은 체면을 구겼다. 시 주석은 이번 기회에 미국과 중동의 벌어진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 한다는 분석이 많다. 중동에서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더욱 확대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안보컨설팅기업 제인스 인텔트랙의 니사 펠턴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중동 국가들과 연대해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경우 미국의 장기적 이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냉전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Raider)’를 2일(현지 시간) 전격 공개했다. ‘현존 스텔스 기술의 집약체’로 평가되는 B-21은 극초음속 핵탄두 미사일과 전술핵무기를 탑재해 은밀히 적진 핵심부를 폭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美 국방 “필적할 폭격기 없다”이날 미국 공군은 팜데일 노스럽 그러먼 공장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B-21 출고식을 열었다. B-52, B-1B, B-2 등 미국 3대 전략폭격기의 축하 비행 뒤 격납고가 열렸고 B-21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스틴 장관은 “이것은 단지 비행기가 아니다. 지난 50년 스텔스 기술의 집약체”라며 “미국 전력(戰力)의 지속적인 우위를 보여주는 증거다. 다른 어떤 폭격기도 필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유일의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 스피릿’을 운용하고 있다. B-21은 1989년 7월 B-2의 초도비행 이후 30여 년 만에 개발된 새 스텔스 폭격기다. B-21은 적국의 대공 감시망을 무력화할 강력한 스텔스 능력을 갖췄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폭 52.4m의 B-2가 레이더에 새 정도의 크기로 탐지된다면 B-21은 골프공 크기로 인식돼 언제든 들키지 않고 적진에 날아가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언론은 B-21이 무인(無人) 조종이 가능하고 온라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언제든 빠르게 신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통합 기술도 적용돼 작전 중 새로 탐지한 목표물에 즉각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사 노스럽그러먼은 “세계 최초의 6세대 항공기이자 디지털 폭격기”라고 밝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B-21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설계도를 훔치거나 격추할 방법을 찾지 못하도록 대부분의 정보를 비밀에 부쳤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도 사전 심사를 거쳐 초청된 600여 명만 참석했다. 이들은 무대에서 23m 떨어져 B-21을 지켜봐야 했다. B-21은 출고식 내내 격납고 안에 머물러 앞모습만 볼 수 있었다. B-21의 대당 가격은 약 6억9000만∼7억 달러(약 8984억∼9000억 원)로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인 B-2보다 저렴하다. 미 공군은 B-21 최소 100대를 확보해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30년에 걸쳐 최소 2030억 달러(약 264조 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21의 별칭 ‘레이더’는 1942년 4월 18일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을 폭격한 미국 ‘둘리틀 특공대(Doolittle Raiders)’에서 따왔다. ○ “中이 대만 침공 때 출격”미국의 B-21 공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한의 핵무기 개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을 겨냥해 미국의 핵억제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폴리티코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로 결정하면 미국은 B-21로 즉각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B-21은 중국과의 충돌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 미 국방부가 내놓은 대답”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B-21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는 미국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랜드연구소 소속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방공 체계를 무력화할 무기”라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냉전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Raider)’를 2일(현지 시간) 전격 공개했다. ‘현존 스텔스 기술의 집약체’로 평가되는 B-21은 극초음속 핵탄두 미사일과 전술핵무기를 탑재해 은밀히 적진 핵심부를 폭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美 국방 “필적할 폭격기 없다” 이날 미국 공군은 팝데일 노스럽그루먼 공장에서 로이스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B-21 출고식을 열었다. B-52, B-1B, B-2 등 미국 3대 전략폭격기의 축하 비행 뒤 격납고가 열렸고 B-21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스틴 장관은 “이것은 단지 비행기가 아니다. 지난 50년 스텔스 기술의 집약체”라며 “미국 전력(戰力)의 지속적인 우위를 보여주는 증거다. 다른 어떤 폭격기도 필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유일의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 스피릿’을 운용하고 있다. B-21은 1989년 7월 B-2의 초도비행 이후 30여 년 만에 개발된 새 스텔스 폭격기다. B-21은 적국의 대공 감시망을 무력화할 강력한 스텔스 능력을 갖췄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폭 52.4m의 B-2가 레이더에 새 정도의 크기로 탐지된다면 B-21은 골프공 크기로 인식돼 언제든 들키지 않고 적진에 날아가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언론은 B-21이 무인(無人) 조종이 가능하고 온라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언제든 빠르게 신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통합 기술도 적용돼 작전 중 새로 탐지한 목표물에 즉각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사 노스롭 그루먼은 “세계 최초의 6세대 항공기이자 디지털 폭격기”라고 밝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B-21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설계도를 훔치거나 격추할 방법을 찾지 못하도록 대부분의 정보를 비밀에 붙였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도 사전 심사를 거쳐 초청된 600여 명만 참석했다. 이들은 무대에서 23m 떨어져 B-21를 지켜봐야 했다. B-21은 출고식 내내 격납고 안에 머물러 앞모습만 볼 수 있었다. B-21의 1대당 가격은 약 6억9000만~7억 달러(약 8984억~9000억 원)로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인 B-2보다 저렴하다. 미 공군은 B-21 최소 100기를 확보해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30년에 걸쳐 최소 2030억 달러(약 264조 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21의 별칭 ‘레이더’는 1042년 4월 18일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을 폭격한 미국 ‘둘리틀 특공대(Doolittle Raiders)’에서 따왔다. ● “中이 대만 침공 때 출격” 미국의 B-21 공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한의 핵무기 개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을 겨냥해 미국의 핵억제력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폴리티코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로 결정하면 미국은 B-21로 즉각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B-21은 중국과 충돌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 미 국방부가 내놓은 대답”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B-21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는 미국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랜드연구소 소속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방공 체계를 무력화 할 무기”라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하원이 30년 만의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한 이른바 ‘노사 합의 강제 법안’을 지난달 30일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백악관에 초청해 협조를 요청한 지 하루 만이다. 미국 철도 노조가 9일 파업을 예고하며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은 일단 모면했지만 이 법안이 상원 문턱을 넘을지 안심하기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하원은 올 9월 백악관이 마련한 잠정 합의안을 철도 노사에 강제로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290표, 반대 137표로 통과시켰다. 합의안은 앞으로 5년간 철도 노동자 임금 24% 인상, 매년 상여금 1000달러(약 130만 원) 지급 등이 핵심이다. 앞서 미국 12개 철도 노조 중 4개 노조는 이 합의안 수용을 거부했다. 하원은 또 철도 노동자에게 ‘유급 병가 7일’을 의무적으로 부여하는 수정안도 찬성 221표, 반대 207표로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압도적인 초당적 표결은 파업이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온다는 점에 여야가 동의했다는 것”이라며 상원의 빠른 처리를 요청했다. 또 “(상원에서) 조속히 처리하지 않으면 이르면 주말부터 식수 정화용 화학약품, 자동차, 식료품 운송이 중단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수는 상원이다. 철도 회사들은 유급 병가 신설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공화당에서도 ‘파업은 막아야 하지만 노조의 추가 요구까지 들어줄 순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급 병가 수정안이 쟁점이 될 경우 합의안 처리까지 지연돼 파업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공화당 일부 의원이 수정안 처리를 지연시키려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했을 때 이를 강제 종결시키려면 상원 전체 의석 100석 중 60석이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50석)만으로는 부족하고 공화당이 도와야 한다. 백악관도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의 유급 병가를 지지하지만 이번 합의안 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는 어떠한 수정안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 당국이 “적대세력의 침투·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범죄 행위를 결연히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를 ‘적대세력의 침투’라고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찰은 체포된 시위대에게 “색깔혁명(정권교체 운동) 세력에 이용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지 행동’으로 상징되는 이번 시위에 ‘외국 배후세력 개입’ 프레임을 씌워 강경 진압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19년 홍콩의 반중 시위 때도 중국 당국은 시위를 ‘외부의 적대적 세력이 개입한 색깔혁명’으로 규정해 유혈 진압했다. 지난달 29일 트위터에는 중국 장쑤성 쉬저우 도심에서 장갑차들이 도로에서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쉬저우 동남쪽인 상하이로 이동하는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 외세 개입설 퍼뜨려 vs “우린 중국인”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를 언급하며 “이를 결연히 타격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이 말하는 ‘적대세력’은 외국의 반중 세력과 중국공산당 반대 세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법위는 중국의 공안(경찰)과 검찰, 법원 등을 총괄하는 권력기구다. CNN은 상하이 경찰에 체포됐던 시위대를 인용해 “경찰이 이들에게 ‘색깔혁명이 시작되기를 원하는 악의적 세력에 의해 시위대가 이용됐다’고 말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이번 시위를 겨냥해 ‘외세 개입설’이 확산하고 있다.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추시보 편집장은 “최근 일부 민감한 사건에 외세가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위대 함성에 홍콩과 대만식 발음이 섞여 있다” “미국식 자유 구호 등이 많은 것은 색깔혁명 세력이 만연하다는 증거”라는 글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는 중국인”이라며 외부 세력 개입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밤∼28일 새벽 베이징 시위에서도 한 남성이 “시위대 중에 외부 반중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자 참가자들이 “우리 모두 중국인이다. 모두 애국자”라며 거세게 항의하는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참가자들은 “(당국 통제로) 해외 인터넷 사용도 못 하는데 외부 세력이 어떻게 우리와 소통하느냐, (외부 세력이) 달에서 오느냐”며 “우리는 단지 자유를 원한다”고 했다. “외세 개입이 있다면 독일인 마르크스 엥겔스”라고 비꼬는 장면도 포착됐다. 중국 당국이 각 지역 시위 원천 봉쇄에 나섰음에도 지난달 29일 광저우 하이주구에서 주민들이 흰색 방호복을 입은 시위 진압 경찰과 충돌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단단한 물체를 던지는 시위대를 항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시위대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는 모습이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 담겼다.○ 中, 스마트폰·SNS 추적 시위대 색출 중국 당국은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추적을 통해 시위 참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며 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된 텔레그램으로 시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 시위에 참여했던 한 대학생은 경찰이 휴대전화 추적으로 자신의 동선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학교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저장성에 사는 19세 학생은 소셜미디어 채팅방에서 ‘백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한 지 몇 시간 만에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WSJ는 “중국 경찰은 영장 없이도 개인 휴대전화나 SNS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또 이번 시위를 VPN 이용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VPN 이용자들을 처벌하는 규정도 마련 중이라고 쯔유시보가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992년 이후 30년 만의 미국 철도 노조의 대규모 파업을 막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지난달 29일 백악관에 모였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낙태권 폐지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던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또한 파업 시 손실이 하루 20억 달러(약 2조6410억 원)에 달한다는 우려에 초당적으로 뭉쳤다. 미 의회는 법으로 철도 항공 등의 노사 합의를 강제할 권한이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파업 해법을 논의했다. 앞서 백악관은 올 9월 임금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철도 노사를 중재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전체 12개 철도 노조 중 4개 노조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사측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꺼리는 ‘유급 병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 마감시한인 이달 9일까지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파업이 불가피하다. 미 화물 수송 30%를 차지하는 철도가 최대 소비 성수기인 연말에 파업에 돌입하면 심각한 물류 차질이 예상된다. 친(親)노조 성향 지도자로 꼽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친기업 성향의 공화당과 의기투합한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30일 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하원 통과가 이뤄져야 다음 주 상원에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상원에서 가장 진보 성향으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의원(무소속)은 “철도 회사가 기록적 이익을 내는 시기에 노동자의 유급 병가가 없다니 납득할 수 없다”며 노조 편을 들고 있다. 법안 처리 시기를 만장일치로 정하는 상원에서 100명 의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바이든은 중국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밝혀야 한다.“미국 보수 진영에서 중국 반(反)정부 시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스테판 예이츠 전 딕 체니 부통령 안보 부보좌관과 크리스천 휘튼 전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는 보수 성향 일간 워싱턴타임스 공동 기고에서 “바이든은 중국 시위대와 반체제 인사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군중은 독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요구한다고 외치고 있다. 시진핑 독재는 앞으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악관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에 대한 원론적인 성명만 냈고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대한 비판은 아예 없었다”고 지적했다. 예이츠와 휘튼은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명확한 중국 정책이 없다. 그는 1968년 프라하의 봄 당시 시위대가 거리에 몰려나왔을 때도 조용히 자리만 지키고 있던 존슨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고 비난했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1968년 당시 옛 소련 위성국가였던 체코슬로바키아 수도 프라하에서 벌어진 민주화, 자유화 운동을 소련이 탱크로 무력 진압했을 때 수수방관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두 사람은 “소련은 (프라하) 봉기를 조기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보냈다. 봉기가 성공했다면 냉전은 20년 더 일찍 끝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서방 언론에서 중국 정부가 시위를 강경 진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개입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미 의회와 백악관은 시위대에 도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은 중국이 시위대를 탄압하면 광범위한 비난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베이징에 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중국 사람들이 검열 당하지 않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미 공화당 친(親)트럼프 인사인 톰 코튼 상원의원도 2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처럼 자국민에게 무력을 사용해 학살이 벌어진다면 막대한 후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중국 정부 관계자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제재뿐만 아니라 최혜국 지위 철회를 포함한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적 내부에서 터지는 자유 목소리 편에 우리는 함께 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 국민이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 매트릭스에서 벗어나고 있다.”중국 전역에서 27일부터 시작된 ‘제로 코로나’ 정책 항의 시위가 반(反)정부 시위양상을 띠며 퍼지는 가운데 미국 블룸버그통신 오피니언 에디터 제시카 칼은 극단적 방역 정책을 고수해온 시 주석의 국민 여론 통제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면서 이번 시위가 벌어졌다고 30일(현지 시간) 칼럼에서 진단했다.칼은 “중국인은 다른 국가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불행해 하고 있다”며 “그들은 시 주석 집권 이래 지금까지 자신들이 매트릭스 안에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악몽 속에서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은 서방 세계 대부분이 이제 코로나19를 잊어간다는 사실에 대해 빨간 알약을 먹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했다.1999년 개봉된 미국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파란 알약은 등장인물들이 가상 세계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꿈속에서 계속 살아가도록 만든다. 반면 빨간 알약을 먹으면 꿈에서 깨어나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현실은 매트릭스 세계보다 암울하고 비극적이지만 주인공은 빨간 알약을 택한다.중국인들이 빨간 알약을 먹고 있다는 말은 중국 정부 검열과 통제를 넘어 해외 방역 해제 상황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특히 현재 열리고 있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에서도 관중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관람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자국민 동요를 우려해 이 장면을 생중계에서 삭제했다.칼은 “시 주석은 그간 중국 디지털 세계를 공들여 검열했으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반대 의견을 탄압하는 것이 시 주석 본능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블룸버그 편집위원회는 시 주석이 감시와 검열을 두 배로 늘리면 상황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 당국이 “적대세력의 침투·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범죄 행위를 결연히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를 ‘적대세력의 침투’라고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찰은 체포된 시위대에게 “색깔혁명(정권교체 운동) 세력에게 이용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지 행동’으로 상징되는 이번 시위에 ‘외국 배후세력 개입’ 프레임을 씌워 강경 진압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19년 홍콩의 반중 시위 때도 중국 당국은 시위를 ‘외부의 적대적 세력이 개입한 색깔혁명’으로 규정해 유혈 진압했다. 지난달 29일 트위터에는 중국 장쑤성 쉬저우 도심에서 장갑차들이 도로에서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쉬저우 동남쪽인 상하이로 이동하는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외세개입설 퍼뜨려 vs “우린 중국인”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를”를 언급하며 “이를 결연히 타격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이 말하는 ‘적대세력’은 외국의 반중 세력과 중국 공산당 반대 세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법위는 중국의 공안(경찰)과 검찰, 법원 등을 총괄하는 권력기구다. CNN은 상하이 경찰에 체포됐던 시위대를 인용해 “경찰이 이들에게 ‘색깔혁명이 시작되기를 원하는 악의적 세력에 의해 시위대가 이용됐다’고 말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이번 시위를 겨냥해 ‘외세개입설’이 확산하고 있다.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추시보 편집장은 “최근 일부 민감한 사건에 외세가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위대 함성에 홍콩과 대만식 발음이 섞여 있다” “미국식 자유 구호 등이 많은 것은 색깔혁명 세력이 만연하다는 증거”라는 글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는 중국인”이라며 외부 세력 개입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밤~28일 새벽 베이징 시위에서도 한 남성이 “시위대 중에 외부 반중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자 참가자들이 “우리 모두 중국인이다. 모두 애국자”라고 거세게 항의하는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참가자들은 “(당국 통제로) 해외 인터넷 사용도 못하는데 외부 세력이 어떻게 우리와 소통하느냐, (외부 세력이) 달에서 오느냐”며 “우리는 단지 자유를 원한다”고 했다. “외세 개입이 있다면 독일인 마르크스 엥겔스”라고 비꼬는 장면도 포착됐다. 실제 시위에 참가한 젊은층들은 뉴욕타임스에 “지난해 중국 정부가 게임 산업을 대대적으로 규제하면서 해고됐다”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지만 (돈이 없어)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 “이민을 준비 중”이라며 좌절감과 분노를 드러냈다.●中, 스마트폰·SNS 추적 시위대 색출 중국 당국은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추적을 통해 시위 참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으로 파악하며 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된 텔레그램으로 시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 시위에 참여했던 한 대학생은 경찰이 휴대전화 추적으로 자신의 동선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학교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저장성에 사는 19세 학생은 소셜미디어 채팅방에서 ‘백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한 지 몇 시간 만에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WSJ은 “중국 경찰은 영장 없이도 개인 휴대전화나 SNS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또 이번 시위가 VPN 이용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VPN 이용자들을 처벌하는 규정도 마련 중이라고 쯔유시보가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 당국이 반(反)정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검열,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소셜미디어 사용에 익숙한 중국 2030세대들은 가상사설망(VPN) 등 ‘온라인 우회로’를 통해 시위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28일 현재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는 시위 관련 게시물이 올라올 때마다 대부분 삭제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트위터를 통해 시위 중계 영상, 사진 등이 빠르게 퍼지면서 동시다발 시위로 이어진 원동력이 됐다. 이날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의 시위 예고가 트위터에 떴다. 중국 당국이 자국 내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음에도 2030세대들이 평소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등 암암리에 써 온 VPN을 이용해 이를 무력화하고 있다. 칭화대 학생들은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우주의 팽창 원리를 설명하는 수학 공식인 ‘프리드만 방정식’을 A4용지에 인쇄해 시위 피켓으로 활용했다. ‘프리드만’의 발음이 ‘프리드 맨(freed man·해방된 사람)’ ‘프리 더 맨(free the man·사람을 자유롭게 하라)’ 등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소셜미디어 사용에 익숙한 2030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뿐 아니라 광저우, 청두, 시안, 우한, 충칭 등 최소 12개 도시 거리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며 언론 자유, 인권, 투표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 성격이 ‘반(反)봉쇄’에서 ‘반(反)정부’로 바뀌는 양상이다. 28일 로이터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베이징 도심 외교공관 밀집 지역인 량마차오(亮馬橋) 인근에서 1000여 명의 시위대가 중국공산당의 검열·통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A4용지 백지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 주석을 겨냥해 “영수(領袖)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며 “언론 자유”를 요구했다. 27일 상하이, 청두, 시안 등에서 열린 시위에도 참가자들은 백지를 들었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웨이보 등에 백색 사각형 그림이나 백지를 든 사진을 올려 지지를 표시했다. ‘#백지행동’이라는 해시태그도 등장했다가 삭제됐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중국의 검열 대상이 아닌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에서는 ‘#백지혁명’ ‘#백지행동’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BBC는 “백지는 시위대의 상징이 됐다. ‘백지 혁명’이라고 불린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28일 오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추가 시위가 예고되자 공안을 대거 배치해 검문을 강화하는 등 시위 장소 출입을 완전히 통제했다. 상하이에는 대형 폭동 진압 차량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전날에는 시위대를 무차별 연행했다. 성난 우한 시민들 바리케이드 부숴… 中당국은 시위 확산 부정 中 대규모 反정부 시위 참가자들 “자유” “개혁 원해” 외쳐反봉쇄→反시진핑 시위로 성격 변해관영매체 “지방정부가 과도한 조치” “당신들이 영원히 우리 입을 막을 순 없다.” 중국의 대도시 중 한 곳인 청두에서 27일 벌어진 반(反)정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쳤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에서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자유” 또는 “언론 자유”를 요구했다. 27일 밤∼28일 새벽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 인근에서 열린 시위 참가자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정면으로 겨냥해 “영수(領袖)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 “노예가 되지 않아야 시민이 된다” “문화대혁명을 원하지 않는다. 개혁을 원한다”고 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8일 베이징대에서 한 학생이 공안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끌려가며 “자유로울 수 없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하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이 때문에 반(反)봉쇄 시위가 ‘반(反)시진핑’, ‘반(反)공산당체제’ 시위로 성격이 변하며 시진핑 체제가 전례 없는 도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대부분 삭제되고 있지만 시위 관련 글들에 영어로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라는 단어가 계속 올라왔다.○ “우리 입을 영원히 막을 순 없다”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처음 시 전체가 봉쇄를 당했던 우한에서 27일 수백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며 봉쇄 바리케이드(장벽)를 무너뜨리고 발로 차 부쉈다. 로이터통신은 란저우에서 코로나19 방역 요원들이 사용하는 천막을 시민들이 뒤집고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소를 부쉈다고 전했다. 대부분 시위 현장에는 백지 A4용지를 든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중국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무언의 저항을 한다는 의미다. 한 시위 참가자는 워싱턴포스트에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조차 검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는 ‘#백지혁명’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28일 2000건 가까이 게시됐다. 백지 시위는 홍콩의 반중 시위 때 등장한 적 있다. 런던과 파리,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연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에도 시 주석 얼굴에 히틀러의 콧수염을 합성한 이른바 ‘시틀러’ 사진이 게시판에 붙었다.○ 中, 시위 장소에 장벽 설치-진입 통제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일상이 파괴되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 침체와 취업난 직격탄을 맞은 2030세대의 분노가 통제에 대한 반감과 함께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밍보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스크를 벗은 세계인의 모습을 본 중국인들이 최근 분노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중국 외교부는 28일 브리핑에서 ‘시위 확산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를 고려하느냐’는 외신 질문에 “거론한 상황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시위 확산 상황을 부정했다. “공산당의 영도와 중국 인민의 지지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태의 원인을 지방정부에 돌리려는 모습도 보였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지방정부가 과도한 정책 조치로 주민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중앙정부가 각 지방정부의 방역 상황을 감독하는 실무단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상하이 당국은 28일 오후 후속 집회를 막겠다며 전날 시위가 벌어졌던 거리 양쪽에 파란색 장벽을 설치했다. 베이징 당국은 시위 예고 장소에 공안을 대거 배치해 출입을 완전히 막고 행인들에게 검문을 실시하는 등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확진자 ‘0(제로)명’을 목표로 철저히 통제한다는 개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격리시켜 왔다.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7일 4만347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중국 당국이 반(反)정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검열·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소셜미디어 사용에 익숙한 중국 2030세대들은 가상사설망(VPN) 등 ‘온라인 우회로’를 통해 시위 상황을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28일 현재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는 시위 관련 게시물이 올라올 때마다 중국 당국에 의해 즉시 삭제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 검열 대상이 아닌 미국 트위터를 통해 시위 중계 영상, 사진 등이 빠르게 퍼지면서 동시다발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국 내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음에도 2030세대들이 평소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등 암암리에 써온 VPN을 이용해 이를 무력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학생들은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우주의 팽창 원리를 설명하는 수학 공식인 ‘프리드만 방정식’을 A4 용지에 인쇄해 시위 피켓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리드만’의 발음이 ‘프리드 맨(freed man·해방된 사람)’, ‘프리 더 맨(free the man·사람을 자유롭게 하라)’ 등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영국 BBC는 중국 상하이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자사 소속 에드 로런스 기자가 중국 공안들에게 끌려가 구타를 당했다고 27일 밝히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대(對)중국 강경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대만 집권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이 26일 지방선거에서 친중(親中) 성향의 제1 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에 참패했다. 차이 총통이 주력해 온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안보 이슈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등 민생 문제가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이 총통은 패배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당 대표)에서 물러났다. 이날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단체장 선거를 실시한 21개 지역에서 제1야당 국민당은 13곳에서 승리했다. 민진당은 5곳, 제2 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은 1곳, 무소속은 2곳에서 각각 당선됐다. 인구 125만 명 이상의 직할시 총 6곳 가운데 국민당은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해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중 등 4곳에서 이겼다. 민진당 후보는 타이난과 가오중에서만 당선됐다.○ “집권 민진당 창당 이래 지방선거 최악 참패”대만 롄허(聯合)보는 “민진당이 1986년 9월 창당 이래 지방선거 사상 최악의 참패를 했다”고 평가했다. 외신도 주목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민진당 집권 뒤 중국은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미국과 중국도 선거 결과를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이번 선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에 성공한 지 한 달 만에 치러졌다. 이제 초점은 2024년 대만 총통 선거”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는 차이 총통의 집권 2기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격이었다. 차이 총통과 민진당 후보들은 선거 유세 내내 “중국에 맞서 대만을 방어하자”고 외쳤다. 대만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이 2027년 이전에 대만 침공을 결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자 친미(親美), 애국심, 반중 여론에 호소한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국내 문제를 중요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 대만은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지만 올해 확진자가 급증하며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커졌다. 야당도 이 점을 집중 공략했다. 일각에서는 차이 총통의 대중 강경 노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감도 감지됐다. 국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한 60대 유권자는 블룸버그에 “양안의 긴장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 유력 일간지 밍보는 27일 “민진당의 참패는 부실한 코로나19 방역, 8월 중국의 미사일이 대만 영공을 가로지른 사실 은폐 등에 대해 다수의 중년 유권자가 분노했고 심지어 전통적으로 민진당 지지층인 젊은층도 등을 돌렸다”고 평가했다. ○ 차이잉원, 민진당 대표직 사퇴 차이 총통은 이날 오후 9시 패배가 유력해지자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대만인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주석직 사임을 선언했다. 이번 선거는 2024년 치러질 차기 총통 선거의 ‘전초전’이란 평가도 나온다. 대만 총통 임기는 4년 중임제다. 차이 총통을 내세운 민진당은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승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참패한 이후 2년 뒤 치러진 대선에서 차이 총통이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차기 대선에서는 민진당 간판인 차이 총통 대신 다른 인물이 선거에 나서야 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밍보는 “차이 총통이 이번 선거 패배로 2년간 레임덕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대만 선거 결과를 반겼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朱鳳蓮) 대변인은 27일 “이번 결과는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고 잘 살아야 한다는 대만 내 주요 민의가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