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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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5-07-04~2025-08-03
일본27%
국제정치26%
국제사고11%
국제일반11%
미국/북미9%
칼럼4%
사회일반4%
국제경제4%
러시아2%
외교2%
  • 확진자 없다더니… 北 “코로나가 투쟁과 전진에 장애 될수도”

    북한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최우선으로 논의한 뒤 “투쟁과 전진에도 일정한 장애를 조성하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확진자가 없다’던 북한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어서 향후 국제사회와의 방역 공조에 나설지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12일 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지난해 말 발생한 비루스(바이러스)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해 전 인류적인 대재앙으로 번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비루스 감염 위험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중장기적 위험으로 판단한 북한 수뇌부는 당 중앙위, 국무위, 내각 명의의 공동 결정서를 내고 “국가적 대책을 더욱 철저히 세울 것”을 촉구했다. 이들 기관이 공동 결정서를 낸 것은 처음이라고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일부 정책적 과업을 조정 변경할 데 대한 대책적 문제들을 연구 토의했다”고 밝히며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마라톤 전원회의’를 통해 결정한 정책의 변경까지 시사했다. 올해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 종료, 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내세웠던 경제적 성과 목표치 등을 하향 조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임을 전제로 경제와 국방건설 관련 정책적 과업들과 국가 예산수입과 지출을 상당 부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코로나 확진자 제로’를 선전하면서도 실제로는 사태의 지속 가능성을 밝히고 나와 방역 협력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709명에 대해 실시했지만 확진자는 없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중간보고’를 하며 방역 정보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또한 국내 민간단체의 1억 원어치 손소독제 대북 지원에 반응하며 ‘계약서’ 작성에 응했으며, 이를 근거로 통일부가 반출 승인을 내기도 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방역 지원도 지원이지만 북-중 국경 봉쇄로 경제 악영향이 심화되는 만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이 되면서 북한 2인자 자리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2월 북-미 정상 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4월 당 전원회의에서 후보위원에서 해임된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번에 복귀한 것. 앞서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다”며 청와대를 향해 잇단 본인 명의의 담화를 내며 위상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번에 그에 걸맞은 인사 조치가 뒤따랐다는 것이다. 이날 정치국 회의석상에는 조직지도부장에서 해임됐던 리만건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리했지만 조직지도부로의 복귀보다는 정치국 위원 자격만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북 전문가 사이에서는 김여정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사실상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월 초 외무상에 임명된 리선권도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했지만 전임 리용호가 차지했던 정치국 위원 자리를 꿰차지는 못했다.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은 정치국 위원에 올라 김 위원장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서부지구 습격기 연대를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박격포 훈련 참관 이후 이틀 만(보도일 기준)의 군사 행보다. 한 소식통은 “올해 첫 공군 지도로 통상적 참관 성격을 띠지만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코로나 발병으로 북한 항공기가 뜨지 못했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 성격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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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자 없다더니…북한 “코로나19, 투쟁과 전진에 장애 될 수 있어”

    북한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최우선으로 논의한 뒤 “투쟁과 전진에도 일정한 장애를 조성하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확진자가 없다’던 북한이 코로나19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어서 향후 국제 사회와의 방역 공조에 나설지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12일 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지난해 말 발생한 비루스(바이러스)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해 전인류적인 대재앙으로 번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비루스 감염 위험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중장기적 위험으로 판단한 북한 수뇌부는 당 중앙위, 국무위원회, 내각 명의의 공동 결정서를 내고 “국가적 대책을 더욱 철저히 세울 것”을 촉구했다. 이들 기관이 공동 결정서를 낸 것은 처음이라고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일부 정책적 과업들을 조정 변경할 데 대한 대책적 문제들을 연구 토의했다”고 밝히며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마라톤 전원회의’를 통해 결정한 정책의 변경까지 시사했다. 올해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 종료, 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내세웠던 경제적 성과 목표치 등을 하향 조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임을 전제로 경제와 국방건설 관련 정책적 과업들과 국가예산수입과 지출을 상당 부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코로나 확진자 제로’를 선전하면서도 실제로는 사태의 지속 가능성을 밝히고 나와 방역 협력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709명에 대해 실시했지만 확진자는 없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중간보고’를 하며 방역 정보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또한 국내 민간단체의 1억 원 어치 손 소독제 대북 지원에 반응하며 ‘계약서’ 작성에 응했으며, 이를 근거로 통일부가 반출 승인을 내기도 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방역 지원도 지원이지만, 북-중 국경 봉쇄로 경제 악영향이 심화되는 만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이 되면서 북한 2인자 자리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2월 북-미 정상 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4월 당 전원회의에서 후보위원에서 해임된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번에 복귀한 것. 앞서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다”며 청와대를 향해 잇단 본인 명의 담화를 내며 위상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번에 그에 걸맞는 인사 조치가 뒤따랐다는 것이다. 이날 정치국 회의석상에는 조직지도부장에 해임됐던 리만건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리했지만, 조직지도부로의 복귀보다는 정치국 위원 자격만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북 전문가 사이에서는 김여정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사실상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월 초 외무상에 임명된 리선권도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했지만 전임 리용호가 차지했던 정치국 위원 자리를 꿰차지는 못했다.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은 정치국 위원에 올라 김 위원장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서부지구 습격기 연대를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박격포 훈련 참관 이후 이틀 만(보도일 기준)의 군사 행보다. 한 소식통은 “올해 첫 공군 지도로 통상적 참관 성격을 띠지만,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코로나 발병으로 북한 항공기가 뜨지 못했다’며 말한 것에 대한 반박 성격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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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박격포 훈련 참관… 3주만에 군사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박격포 훈련 지도에 나섰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약 3주 만의 군사지도 재개로 한국의 총선 사전투표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개최일에 맞춰 복합적인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인민군 군단별 박격포병 구분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 사격 참관 이후 군사지도를 재개한 것. 김 위원장은 “마치 포탄에 눈이 달린 것만 같이 목표를 명중하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은 날”이라며 “포병싸움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베이지색 헌팅캡과 흰색 상의에 반코트를 입어 이런 차림을 즐겼던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를 이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이날 별도의 대남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또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개최 당일 군사지도 보도가 나온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이 회의에 불참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2013년 최고인민회의 (참석) 하루 전에 전략로켓군 작전회의에 참가했던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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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 지원엔 응답 않고 마스크 벗어던진 김정은[광화문에서/황인찬]

    “마스크를 쓰고 할까요? 벗을까요?” 지난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자리에 앉자마자 이런 말부터 꺼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마스크 착용 여부가 언론을 통해 어떻게 인식될지 신경을 쓰는 듯했다. 그는 “악수를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싱 대사는 마스크를 벗은 채, 취재진과 대사관 직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대화가 오갔다. 조심스러웠던 그는 북한 방역 지원에 대해선 비교적 명쾌히 말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없다고 하는데 (중국이) 지원하는 게 좀 그렇다”고 했다. “환자가 없다”고 하는데 지원 얘기를 꺼낼 수가 있겠냐는 말이다. 다만 북한 입장이 변할 경우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놨다. 미국은 코로나19 대북 지원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다만 중국과는 접근법에 차이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매우 심각한 시기”라며 “북한이 무언가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13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에) 발병 사례가 있다고 꽤 확신한다”고 한 데 이어 발병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 주요 기관을 감청하고 있다. 북한 내 확진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은 그런 분석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1월 28일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며 코로나19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그러나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되풀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확진자 발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8만 명이 넘는 최대 확진자가 나온 중국과 국경을 맞대며, 총 무역의 95%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곳이 북한이다. 중국과 멀리 떨어진 남태평양 섬나라까지 총 200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 북한만 무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 내부적으로 방역 협력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진단 키트가 북한에 반입돼 확진자가 나오면 ‘코로나 청정구역’이라 했던 그간 북한의 선전선동에 금이 간다. ‘무(無)오류’를 앞세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도력’에도 타격이 간다. 게다가 방역 협력을 통해 열악한 의료 현실, 더 나아가 영양실조로 면역력이 약화된 북한 주민의 민낯이 드러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북한은 2003년 사스, 2013년 메르스, 2014년 에볼라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했을 때도 감염병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셀프 봉쇄와 내부 선동에 치중하며 유행병이 가라앉기만 기다렸던 것이다. 그러나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때는 한국으로부터 치료제 50만 명분을 받아간 적도 있다. 북한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만만치 않다. 공중보건 위기를 넘어 글로벌 경제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충격엔 북한도 예외일 리가 없다. 그렇지만 북한 지도부들은 각종 공개 행사에서 마스크를 벗어던진 채 “공화국은 안전하다”는 선전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협력과 연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북한만 더욱 외딴섬이 되는 것 같다. 황인찬 정치부 차장 hic@donga.com}

    •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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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싱하이밍 주한 中대사 “한국 기업인 필수적 왕래 보장할것”

    싱하이밍(邢海明·사진) 주한 중국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은 상대국에서 근무하는 외국 국민들의 필수적인 왕래를 보장하며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 국민들에게 맞춤형 편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나 건강증명서를 지참한 기업인에 대해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도록 중국과 협의 중인 가운데 중국 고위 당국자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싱 대사는 17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인에게 입국 시 격리 조치를 면제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에서 검사하고 (중국에) 내려서 한 번 더 검사해 발열 증상이 없으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17일 현재 24개 지방정부(성, 시, 자치구)에서 한국발 입국자들을 14일간 격리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싱 대사는 “시 주석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방한 요청을 수용했기 때문에 반드시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면서도 “시기는 결정된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황인찬 기자}

    •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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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시진핑 반드시 방한… 일부지역 한국인 집 못박은건 해선 안될일”

    《“중한(한중)에 이어 중한일(한중일) 삼국의 공동 방역 협력 체제 또한 조속히 구축되어야 한다. 이는 유라시아 대륙 동쪽에 전염병을 차단하는 일종의 ‘안정된 섬’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싱하이밍(邢海明·56) 주한 중국대사는 17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전염병 종식 이후에 중한일이 산업 협력을 심화해 아시아의 기회, 번영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를 한중일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과 베이징을 오가며 한국 업무를 20년 가까이 맡아 온 싱 대사는 인터뷰 내내 코로나19와 관련된 한중 협력 사안 등을 유창한 한국어로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우한 코로나’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서는 “그건 우리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1월 말 한국 부임 직후부터 코로나19 사태를 겪었는데 지금까지 한중 양국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이러스엔 국경이 없고, 방역은 인류의 공동 책임이다. 기쁜 것은 중한 양국이 함께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현저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양측은 물자의 상호 지원과 정보 및 경험 공유를 전개하고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공동 협력 체제를 제일 먼저 구축했다.” ―중국 정부나 각 지방정부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상향하거나 강화할 가능성이 있나. “전염병 상황이 안정되면서 양국 간 인적 왕래도 점차적으로 회복될 것이고 예전보다 더 편리해질 것으로 믿는다. 현재로서는 한국인 입국 전면 금지를 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우리 정부가 중국에 한국 기업인의 입국 시 격리 조치 예외를 요청했는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중국은 양국 간의 문을 절대 닫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요청에 대해) 중국 관련 부서들이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측과 과학적이고 효율적이며 믿음직한 방법을 도모해 나가고자 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직원들의 복직 및 기업의 조속한 생산 재개를 위해 일련의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한국 기업인 예외 입국이 허용되나. “이달 6일 중한 양국 간 국장급 협의가 있었는데 (기업인 입국 예외 조치를) 한국이 제의한 것 같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중국 지방정부에서 자가 격리 비용을 격리자에게 부담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잘 모른다. 지방정부마다 다른 것 같다. 한국인이 불편한 것이 있다면 우리에게 (문제를) 제기해도 괜찮다. (현지 한국) 영사들하고 합의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중국인들이 자가 격리한 한국 교민들 집 대문에 못을 박기도 했다. 비슷한 혐한 사례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 건은 저 개인적으로 볼 때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런 일이 있으면 저희한테 이야기하면 하나씩 잘 풀릴 수 있도록 잘 노력하겠다. 그러면(집에 못을 박으면) 안 되는 거였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한국에 마스크 210만 장 지원 의사를 밝혔는데…. “설중송탄(雪中送炭·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준다)의 의미로 봐 줬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 종식 후 양국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이 보다 더 크고 좋은 발전을 맞이할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에 마스크 수출 500만 장 결정도 내렸다. “중국 내 마스크 공급이 부족한 상태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가장 큰 수출이다. 중한 이웃 간의 정성과 친구 간의 의리를 표현한 것이다.” ―한중일 방역 협력은 어떻게 진행되나. “중한 공동 방역 협력 체제는 이미 출범했고, 중한일의 협력 체제도 구축돼야 한다. 2019년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아시아의 기여율은 3분의 2를 넘어섰고 중한일 3국의 경제 총규모는 아시아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중한일 3국이 방역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으로 전염병을 예방하고 통제한다면, 조속히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발전의 정상적인 궤도로 되돌아가 글로벌 경제에 강심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도쿄 올림픽 연기론도 나오고 있다. 연기된 시진핑 국가주석 방일 일정은 어떻게 조율되고 있나. “(올림픽은) 일본 정부에서는 계속 추진하자고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안정되면 계속 (추진을) 해야 되지 않겠나. (시 주석이) 일본을 언제 가느냐는 중일 간 외교적인 협의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 당분간은 얘기할 입장도 아니다.” ―시 주석 방한 일정은 방일 일정과 연계되는 것인가. “한국에 오기로 합의한 만큼 오겠지만 시간은 결정된 상황이 아니다. 외국 방문은 두 나라끼리 상의한다. 다른 나라의 요소는 많이 고려하지 않는다. 시 주석이 한국 방문하는 건 한국과의 관계다. 중한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키기 위해서, 양국 관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오는 거지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시 주석의 방일 일정과 방한이 연계되어 있지 않다는 뜻인가. “그렇게 봐도 괜찮다. 방한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다. 중국하고 일본의 관계는 따로 있다. (방일 전 방한 가능성은 어떤가.) 그건 나도 잘 모른다. 양국 외교 당국 간에 할 이야기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위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닥친 어려움은 결코 전염병 하나의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알아야 한다. 한동안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가 계속 대두되면서 경제 회복 중에 전 세계 경제 무역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일부 국가는 ‘자국이 자국을 돌보는’(자국 우선주의) 방식으로 시장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어 글로벌 금융 파동의 원인이 됐다.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하고 굳건하며 소비 수요도 아직 왕성해서 전염병 종식 이후에 V형 반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전염병 방역과 경제 발전이라는 ‘쌍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2일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특별한 이유나 배경이 있나.“무엇 때문에 코로나19가 시작됐는지 세계적으로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라 부르고, 우한을 붙이지 않는다. 일부가 우한 폐렴, 중국 바이러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건 우리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인가. “발원지라고 누가 그렇게 단정하고 누가 규정했나? 어떻게 (시작)된 건지 과학적으로 판정하면 좋다. 우리도 과학적으로 규명되는 걸 기대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성능 개량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적이고 명확하며 변한 적도 없다. 관련 문제는 계속 적절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중한 양측이 사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키로 합의하면서 양국 관계가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아가게 되었고 끊임없이 좋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추세가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나.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기구가 여러 가지를 지원해 주고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중국)는 북한이 지금 없다고 한 것을 믿어야 맞다고 본다.” ―북한에 방역 물품을 보내는 것은 검토하고 있나. “북한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 전염병이 번지면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 한국에는 발생했고, 대구를 위주로 해서 퍼졌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았나. ‘우리(북한)는 (확진자가) 없다’고 했는데 지원하기도 좀….” ―북-미 대화가 장기 교착 상태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북한의 결의 준수 상황에 따라 일부 대북 제재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현 단계에서 이에 대한 검토라도 시작해서 북한이 제재로 인한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여건 조성에 도움이 된다. 상황을 완화하고 대화를 추진하도록 관련된 각 측, 특히 미국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마땅한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대북 개별 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은 핏줄이 잇는 한 민족으로서 화해와 협력은 민심의 바람이자 시대의 추세이기도 하다. 중국은 남북 양측의 대화 및 접촉을 통한 관계 개선, 화해 및 협력 실현, 최종적으로 자주적인 평화와 통일의 실현을 지지한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발표한 일부 한국인의 북한 관광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 남북이 이에 대해 사전 협상하고 합의하면, 세부적인 면에서 도움이 필요한 것을 우리가 적극 검토하겠다.”황인찬 hic@donga.com·신나리 기자}

    •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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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美사령관 “북한군, 코로나로 한달간 봉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북한군이 약 30일간 봉쇄돼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 내 확진자 발생을 “꽤 확신한다”고도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군 동향과 관련해 “내가 아는 것은 그들의 군대가 약 30일간 근본적으로 봉쇄됐고, 최근 들어서야 일상적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24일간 비행기를 띄우지 않았지만, 훈련용 출격 비행으로 되돌아왔다”고도 했다. 북한은 1월 28일 코로나19 관련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했고, 2월 28일 올해 첫 공개 군사훈련에 나섰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북한은 폐쇄된 국가여서 발병 사례가 없다고 단호히 말할 수 없다. 우리는 그들에게 발병 사례가 있다고 꽤 확신한다”고도 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코로나19 발생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편 노동신문은 13일 “(김 위원장이) 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 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2주 동안 동해안 일대에서 4번의 군사훈련 지도에 나선 것으로 평양을 벗어나 지방에 장기 체류 중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현장 지도에 나섰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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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포병훈련 강화” 또 현장 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지 닷새 만에 ‘초대형 방사포’ 훈련 지도에 나서 “포병 훈련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9일 장거리 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10일 노동신문이 전했다. 2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지도→4일 친서 전달→9일 초대형 방사포 3발 발사 지도의 냉온탕 행보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훈련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며 “포병무력을 세계 최강의 병종으로 강화하는 것을 제일 중대 과업으로 내세우고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2일 발사 때와 달리 ‘방사탄(방사포)’이란 말도 언급하지 않고 보도 분량도 1553자에서 920자로 줄였다. 9일 발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현하지 않았던 청와대의 반응에 맞춰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발사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란 관측도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 당국에서 4발 발사 분석이 나왔는데 결국 3발 발사만 확인됐다. 연발 실험에서 1발은 실패한 듯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평양을 떠나 동해안 일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원산 일대에서 군사 관련 현지 지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쪽에 일정 기간 머무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선 “대내적으로 국방 역량과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한미의 관심 유도 및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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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마스크 요청했지만 한국이 거절” 日 보도에 통일부 “사실무근”

    북한이 한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 지원을 요청했지만 한국 측이 거부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며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보건 분야 지원 의사를 밝힌 후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시약과 의약품 제공을 북한에 물밑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북측은 마스크 제공을 요구했지만 한국은 마스크가 부족해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여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남북 간 방역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현 단계에서 북측의 지원요청이나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요미우리는 또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자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의료체계가 취약한 데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식량과 생필품 등 물자가 부족해져 주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밝히는 것에 대해 요미우리는 “연간 중국 관광객 30만 명이 북한을 방문하고 국경 봉쇄 전 북한 주민이 중국을 왕래했기 때문에 감염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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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대화 앞장섰던 김여정의 ‘돌변’… 사실상 김정은 대신해 靑비난 메시지

    사실상 ‘북한 2인자’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사진)이 청와대를 향해 “겁먹은 개” “저능한 사고” 등 말 폭탄을 쏟아부으면서 남북 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여정은 3일 담화에서 북한의 전날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 청와대가 강한 유감과 함께 중단을 촉구한 것에 대해 “우리(한국)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북한)는 하면 안 된다는 논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우리”라고 했다.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은 삼갔지만 청와대를 향해 원색적 비난을 퍼부은 것. 김여정이 북한의 단거리 도발에 대해 이전 수준의 유감만 표명했던 청와대를 향해 이례적으로 비난 강도를 높인 것은 ‘단거리 발사는 북한의 통상 훈련’이라는 프레임 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단거리 미사일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미국은 지난해부터 ‘단거리 묵인’ 기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과 달리 단거리는 대남 위협이 되기 때문에 유감을 표명해야 하는데 향후 대응이 쉽지 않게 됐다”고 했다. 특히 북한이 김여정의 첫 담화란 형식을 통해 맹비난을 한 것에 정부 당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김여정은 2018년 2월 사실상 대남 특사로 내려와 문 대통령과 4번 만났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오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환송연을 갖는 등 그간 ‘김정은의 유화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 당시 환송연에선 “제가 원래 말을 잘 못해서”라며 수줍게 친근감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4·27정상회담에서 “남쪽에선 아주 스타가 됐다”며 김여정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렇던 김여정의 ‘돌변’에 대해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김여정 남매의 깊은 대남 불신을 김여정이 직접 나서 강도 높게 전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하던 ‘조연’에서 벗어나 김여정의 독자 행보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리만건 조직지도부장의 해임 이후 김여정이 사실상의 후임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이 지난해 10월 백두산에 올랐을 때 ‘나의 후계자가 김여정 동무입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을 소식통을 통해 접했다. 김정은이 자신의 건강 이상이나 급변 사태 시 (김여정의) 섭정 체제를 염두에 두는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는 4일 김여정 담화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군사관학교 졸업·임관식에서 전날 김여정이 도입을 비난했던 F-35A 스텔스기 등을 언급하며 “우리 공군의 위용에 마음이 든든했다”고 했다.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자 6·15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며 “전쟁의 비극을 되돌아보면서 안보와 평화의 의지를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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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김여정 “靑 저능한 사고방식 경악” 직접 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사진)은 3일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말했다. 전날 올해 들어 첫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청와대가 강한 우려를 표명하자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낸 것.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주로 대화를 위한 특사 역할을 맡았던 김 부부장이 처음으로 직접 비난 담화문을 내면서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 대화 역시 장기간 경색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이날 오후 담화문을 내고 전날 북한의 타격 훈련에 대해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제 넘는 실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타격 훈련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청와대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인,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선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라며 “참으로 미안한 비유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김 부부장의 담화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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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여정 “靑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 표한다” 직접 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사진)은 3일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말했다. 전날 올해 들어 첫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청와대가 강한 우려를 표명하자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낸 것.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주로 대화를 위한 특사 역할을 맡았던 김 부부장이 처음으로 직접 비난 담화문을 내면서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 대화 역시 장기간 경색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이날 오후 담화문을 내고 전날 북한의 타격 훈련에 대해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제 넘는 실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타격 훈련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청와대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인,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선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라며 “참으로 미안한 비유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김 부부장의 담화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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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평택 미군기지 타격능력 시험한 듯

    북한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량 확산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을 겨냥해 기습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의 실체와 도발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은 발사체의 정점고도(약 35km)와 비행거리(약 240km)를 감안했을 때 지난해 10여 차례 발사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31일 쏴 올린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정점고도 30km, 비행거리 250km) 및 같은 해 8월 16일 발사한 북한판 에이태킴스(정점고도 30km, 비행거리 230km)와 비행 제원 및 패턴이 매우 유사해 두 기종 가운데 하나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간 성능 개량을 강조한 초대형방사포(KN-25)일 개연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강원 원산 인근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20초 간격으로 발사체 2발을 쏴 올렸다. 제2차 북-미 베트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발사체 도발을 통틀어 가장 짧은 시간에 연속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초대형방사포의 시험 발사를 잇달아 참관하면서 연사 능력을 향상시키라고 거듭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초대형방사포의 연사 간격은 19분에서 3분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 11월 28일 발사 때는 30초까지 줄어들었다. 군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의 연사 시간을 더 단축하는 ‘전투력 테스트’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도발은 대남 핵심 표적을 겨냥한 타격 훈련인 것으로 보인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를 남쪽으로 돌리면 경기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 거의 정확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거리를 30km가량 더 늘리면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된 충북 청주 공군기지가 타격권에 들어온다. F-35A는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TEL을 선제타격하는 군의 대북 핵심 전략무기다. 군 관계자는 “비행고도를 30km 안팎으로 조정한 것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의 요격망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은 지난달 28일 ‘하노이 노딜’ 1주년이 지났지만 새 협상법을 내놓지 않는 미국을 향한 경고라는 분석이 많다. 11월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서 고착화된 북-미 상황에 변화를 주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마라톤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 ‘충격적 실제 행동’을 예고한 만큼 미 정찰기 등의 대응태세를 떠보는 동시에 한미가 코로나19 여파로 연합훈련의 무기 연기를 결정했지만 이로는 부족하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보건 분야의 남북 협력을 강조한 다음 날 도발을 강행한 점에서 남북 대화의 선 긋기를 재확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도발에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통일부 창설 51주년 축사를 통해 “북한 지역 개별 관광,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철도 연결은 현 상황에서 실현 가능하고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협력 사업”이라며 남북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관련국들에 어렵게 얻은 긴장 완화 국면을 소중히 여기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호소한다”며 북한에 우회적으로 자제를 촉구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황인찬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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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 인력 철수해도 홀로 도는 개성 정배수장[광화문에서/황인찬]

    급박한 하루였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잠정 중단을 통보한 것은 오전 9시 반경. 그날 오후 7시 우리 인력들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것을 감안하면 전원 철수까지 10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당시 북한의 일방 통보에 직원들은 급히 짐을 싸고, 사무실 집기 등에 잠금장치를 하느라 분주했다고 한다. 이렇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월 30일 개성사무소에서 한국이 철수한 지 한 달이 넘었다. 하지만 개성이 마냥 조용한 것은 아니다. 북한이 여전히 우리 시설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우리가 200억 원을 들여 2007년 세운 정배수장을 돌려 하루 1만5000t의 식수를 개성 시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17km 떨어진 월고 저수지에서 물을 가져와 정수 과정을 거쳐 북한 주민에게 보내는 것이다. 정수에 필요한 약품 등 필요물품은 우리가 갖고 올라간 것들을 북이 쓰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배수장을 돌리는 전기도 우리 것이다. 문산변전소에서 송전선로를 따라 개성 평화변전소로 아직도 매일 송전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개성에서 우리 정수장이 돌아가고, 우리 전기가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정부가 개성에서 철수하면서 관련 시설 유지와 관리를 북한에 ‘위탁’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철수 당일 북한과 시설 관리 방안을 놓고 협의했지만, 전원 철수를 강조한 북한의 요구에 급한 대로 우리 자산을 맡기고 내려왔다. 한 정부 당국자는 “시설을 전면 폐쇄할 경우 향후 사무소 재개 시 개·보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앞서 2018년 9월 사무소를 개소할 때 연관 시설물의 개·보수에 100억 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 것을 고려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주객(主客)’이 전도된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개성공단이 가동될 때 정배수장은 하루 6만 t의 용수를 생산해 4만5000t은 개성공단에, 나머지는 개성시에 공급됐다. 공단 가동에 필요한 수량을 쓰고 여유분을 북한에 주는 개념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이젠 정배수장 가동 혜택을 오로지 북한이 보는 것으로 변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북한은 개성공단 우리 기업의 자산을 동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사무소 폐쇄 이후 이런 개성 상황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관련 브리핑이나 자료에서 정배수장이나 전기 공급 언급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 해 정배수장을 가동하는 데 약 10억 원, 매달 8000만 원가량이 소요된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통일부는 “정확한 금액을 밝히기 어렵다”고만 한다. 하루 대북 송전량도 밝히지 않고 있다. 감염병으로 인한 잠정 중단인 만큼 “급한 대로 북한에 시설 관리를 일시적으로 맡겨뒀다”는 정부 설명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개성의 현재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려는 노력을 병행했어야 한다. 그래야 북한이 우리 자산을 사용하면서 빚어질 수 있는 대북 제재 위반 논란도 피할 수 있다.  황인찬 정치부 차장 hic@donga.com}

    •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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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미군기지 타격능력 시험? 北, 단거리 발사체 기습 도발 의도는…

    북한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량 확산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을 겨냥해 기습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의 실체와 도발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은 발사체의 정점고도(약 35km)와 비행거리(약 240km)를 감안했을 때 지난해 10여 차례 발사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31일 쏴 올린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정점고도 30km, 비행거리 250km) 및 같은 해 8월 16일 발사한 북한판 에이태킴스(정점고도 30km, 비행거리 230km)와 비행 제원 및 패턴이 매우 유사해 두 기종 가운데 하나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간 성능 개량을 강조한 초대형방사포(KN-25)일 개연성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원산 인근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20초 간격으로 발사체 2발을 쏴 올렸다. 제2차 북-미 베트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발사체 도발을 통틀어 가장 짧은 시간에 연속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초대형방사포의 시험 발사를 잇달아 참관하면서 연사 능력을 향상시키라고 거듭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초대형방사포의 연사 간격은 19분에서 3분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 11월 28일 발사 때는 30초까지 줄어들었다. 군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의 연사 시간을 더 단축하는 ‘전투력 테스트’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도발은 대남 핵심 표적을 겨냥한 타격 훈련인 것으로 보인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를 남쪽으로 돌리면 경기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 거의 정확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거리를 30km가량 더 늘리면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된 충북 청주 공군기지가 타격권에 들어온다. F-35A는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TEL을 선제타격하는 군의 대북 핵심 전략무기다. 군 관계자는 “비행고도를 30km 안팎으로 조정한 것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의 요격망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은 지난달 28일 ‘하노이 노딜’ 1주년이 지났지만 새 협상법을 내놓지 않는 미국을 향한 경고라는 분석이 많다. 11월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서 고착화된 북-미 상황에 변화를 주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마라톤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 ‘충격적 실제 행동’을 예고한 만큼 미 정찰기 등의 대응태세를 떠보는 동시에 한미가 코로나19 여파로 연합훈련의 무기 연기를 결정했지만 이로는 부족하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보건 분야의 남북 협력을 강조한 다음 날 도발을 강행한 점에서 남북 대화의 선 긋기를 재확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도발에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통일부 창설 51주년 축사를 통해 “북한 지역 개별 관광,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철도 연결은 현 상황에서 실현 가능하고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협력 사업”이라며 남북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관련국들에게 어렵게 얻은 긴장 완화 국면을 소중히 여기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호소한다”며 북한에 우회적으로 자제를 촉구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황인찬기자 hic@donga.com}

    •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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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줄 막혔는데 수입 늘린 北 대북 제재망 점검 시급하다[광화문에서/황인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이달 말이면 1년을 맞는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내놓고, 유엔 안보리 제재 일부를 풀어 달라고 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제재 해제에 대한 호소는 언뜻 절박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해 하반기부터 제재 효과가 본격화되며 북한의 경제 위기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때였다. 지금 와서 보면 북한이 당시 ‘할리우드 액션’을 펼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최근 발표된 2019년 한 해 북한의 무역 통계를 보면 그렇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중 무역 규모는 지난해 27억8901만 달러로 전년보다 약 15% 늘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25억7382만 달러로 전년보다 16% 늘었고, 북한의 대중 수출도 2억1519만 달러로 전년보다 1% 성장했다. 제재는 하나도 풀리지 않았는데 북한 무역은 활발해진 것이다. 북한 무역 가운데 대(對)중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95%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 농수산물 등 주요 수출길이 제재로 막혔으니 당장 무역 적자를 줄여 평양에 남은 외환 관리에 나서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10억 달러 수준이던 북한의 대중 무역 적자는 2018년 처음 20억 달러를 넘기더니, 지난해엔 약 23억5863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재로 돈줄이 막힌 상황에서 외화를 펑펑 썼던 셈이다. 한 소식통은 “정부 내에서도 북한의 급증한 무역 적자 규모를 놓고 ‘대체 대금을 어떻게 지불했나’가 미스터리”라고 했다. 이런 까닭에 2018년 기준으로 20억∼60억 달러로 추정됐던 북한 외환보유액에 대한 추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당장 나온다. 숨겨놓은 뒷돈이 더 많았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에선 북한이 외화 곳간을 바닥까지 긁으며 ‘최후 버티기’에 나섰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무엇보다 북-중 밀무역이 광범위하게 성행 중인 게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밀무역을 통해 번 돈으로 중국에 무역 대금을 치른다는 것이다. 당장 유엔은 북한이 지난해 1∼8월 3억7000만 달러어치의 석탄을 불법 수출했다는 보고서를 3월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암호화폐 채굴이나 해킹 등 ‘신종 외화벌이’에 북한이 몰두하고 있다는 정황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올해 초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것도 이렇게 현재 대북 제재 아래서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다는 그 나름의 셈법이 끝났기 때문이란 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전까지 3차 북-미 회담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며 북-미 협상은 급격히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북한이 제재 아래 생존법을 찾는다면 향후 대화 재개의 문턱을 한층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 그간 대북 제재는 북한을 대화로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북한이 대화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경협 제안보다는 기존 대북 제재에 구멍은 없는지, 북한이 찾은 제재 우회로가 무엇인지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 대북 제재가 실효성을 잃는다면 ‘완전한 비핵화’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황인찬 정치부 차장 hic@donga.com}

    •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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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신종 코로나 남북 방역협력 필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과 관련해 “정부는 기본적으로 남북 간 방역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 상태에서는 우리 상황, 북한의 (감염병) 진전 상황을 봐가면서 논의 시점을 검토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 관련 남북 협력에 대해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껴 왔지만 이날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감염병 확산으로 대북 개별 관광 추진이 어려워지자 대북 의료 지원으로 방향을 튼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중 무역이 이번 사태로 봉쇄되면서 북한에 의약품 등이 부족해질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호응이 중요한데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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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폐렴 여파… 개성사무소 잠정 폐쇄

    남북 간 상시적 연락채널인 개성 공동연락사무소가 30일 잠정 폐쇄됐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우려해 북-중 접경지역 봉쇄에 이어 남북 육로를 끊은 것. 북한 개별 관광 등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추진하려던 각종 대북 구상도 우한 폐렴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통일부는 이날 “남북은 개성 연락사무소 연락대표 협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지 체류 중인 한국 인원 58명(당국자 17명, 지원인력 41명)은 이날 오후 7시경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전원 귀환했다. 개성 연락사무소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그해 9월 14일 문을 열었다. 지난해 3월 북한이 나흘간 ‘나 홀로 철수와 복귀’를 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남북 인력이 모두 철수하는 것은 처음이다. 사무소 잠정 폐쇄는 북한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연락대표 협의에서 이런 입장을 전달받고 검토한 뒤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당국자는 “치료제나 확진 기술이 없는 북한으로서는 외부 세계와의 철저한 격리만이 사실상 유일한 감염병 대책”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 1면 보도를 통해 “위생방역체계를 국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1일 중국의 우한 폐렴 발병 사실을 처음 보도한 뒤 외국인 관광객 유입 전면 중단, 북-중 무역 봉쇄 등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비상방역체계 전환을 공식화한 날 한국에 연락사무소 폐쇄를 제안한 것이다. 연락사무소가 폐쇄되면서 남북 간 협의는 유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서울∼평양 간 별도의 전화선과 팩스선을 개설해 연락사무소 연락 업무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평양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통일부 사무실이나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연결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며 건설, 관광 등에 집중했지만 앞으로 2, 3개월 동안은 자원과 인력을 다른 쪽에서 끌어와 감염병 확산 방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연락사무소 폐쇄를 제안하면서 남북 간 관련 실무 논의도 진행됐다. 북한은 신속한 철수를 요청했지만 남한은 연락사무소 내 보일러를 비롯한 시설, 개성공단 정·배수장 등 운영과 관련해 북한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잠정 폐쇄인 만큼 겨울철 동파를 방지하고, 향후 재가동을 위해 일정 시설 유지가 필요하지만 우리 자산을 북한 인원이 가동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개성공단 내 정수장이 재가동되면서 개성 사무소 및 관련 시설에 하루 수돗물 1000∼2000t이, 개성에 있는 북한 주민에게 1만5000t가량이 공급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시설들의 관리를 북한에 맡긴 채 한국 인원들은 모두 철수했다. 한 당국자는 “그동안에도 일부 시설은 남북이 공동 관리를 해왔고, 유지 관리가 중단되면 향후 복구에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북한에 관리를 맡기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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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잠정 폐쇄…현지 체류 인원 18시 전원 귀환

    남북 간 상시적 연락채널인 개성 공동연락사무소가 30일 잠정 폐쇄됐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우려해 북-중 접경지역 봉쇄에 이어 남북 육로를 끊은 것. 북한 개별 관광 등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추진하려던 각종 대북 구상도 우한 폐렴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통일부는 이날 “남북은 개성 연락사무소 연락대표 협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지 체류 중인 한국 인원 58명(당국자 17명, 지원인력 41명)은 이날 오후 6시경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전원 귀환했다. 북한 인원들도 조만간 철수할 예정이다. 개성 연락사무소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그해 9월 14월 문을 열었다. 지난해 3월 북한이 나흘간 ‘나홀로 철수와 복귀’를 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남북 인력이 모두 철수하는 것은 처음이다. 사무소 잠정 폐쇄는 북한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연락대표 협의에서 이런 입장을 전달받은 뒤 검토한 뒤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당국자는 “치료제나 확진 기술이 없는 북한으로서는 외부 세계와 철저한 격리만이 사실상 유일한 감염병 대책”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 1면 보도를 통해 “위생방역체계를 국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2일 중국의 우한 폐렴 발병 사실을 첫 보도한 뒤 외국 관광객 유입 전면 중단, 북-중 무역 봉쇄 등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비상방역체계 전환을 공식화한 날 한국에 연락사무소 폐쇄를 제안한 것이다. 연락사무소가 폐쇄되면서 남북 간 협의는 유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서울~평양 간 별도의 전화선과 팩스선을 개설해 연락사무소 연락 업무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평양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통일부 사무실이나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연결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며 건설, 관광 등에 집중했지만 앞으로 2, 3개월 동안은 자원과 인력을 다른 쪽에서 끌어와 감염병 확산 방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연락사무소 폐쇄를 제안하면서 남북 간 관련 실무 논의가 진행됐지만 일부 사안을 놓고서는 남북 간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신속한 철수를 요청했지만 남한은 연락사무소 내 보일러를 비롯한 시설, 개성공단 정·배수장 등 운영과 관련해 북한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잠정 폐쇄인 만큼 겨울철 동파를 방지하고, 향후 재가동을 위해 일정 시설 유지가 필요하지만 우리 자산을 북한 인원이 가동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 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개성공단 내 정수장이 재가동되면서 개성 사무소 및 관련 시설에 하루 수돗물 1000¤2000t이, 개성에 있는 북한 주민에 1만 5000t가량이 공급되고 있었다. 정부는 시설물 관리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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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남북, 신종 코로나 대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잠정 폐쇄 합의”

    남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방지를 위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30일 합의했다. 대신 서울과 평양 간에 전화와 팩스를 설치해 관련 업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늘 남북은 개성 연락사무소 연락대표 협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남측 인원 58명(당국자 17명, 지원인력 41명)은 가급적 조기에 귀환할 예정이고, 북측 인원들도 조만간 철수할 예정이다. 2018년 9월 개소한 연락사무소가 남북 인원이 모두 철수한 채 운영을 중단하는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오늘 노동신문을 통해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을 선포하는 등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북이 오전 연락대표 협의를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우리 근무인원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등 방역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 개성 연락사무소가 폐쇄되면서 남북 간 협의는 유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서울~평양 간 별도의 전화선과 팩스선을 개설하여 공동 연락사무소 연락 업무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운영 방침 및 우리 측 인원의 철수 시점 등에 대한 논의를 북한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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