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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는 대만의 자존심이다.”3일 대만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후 남부 가오슝에서 21세 여성의 시신을 찾아낸 8살 짜리 수색구조견 ‘로저’가 대만의 ‘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고 중앙통신, 쯔유시보 등이 9일 보도했다.가오슝 당국은 지진으로 실종되거나 숨진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로저를 포함해 총 4마리의 수색구조견을 투입했다. 로저는 실종자와 희생자가 많았던 타로코 협곡 일대의 낙석더미 속에서 이 여성의 사체를 찾아냈다. 천지마이(陳其邁) 가오슝 시장은 페이스북에 “로저가 바위더미를 수색하던 중 특정 지점에서 멈춰 신호를 보냈다. 덕분에 구조 요원이 희생자를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고 호평했다.연한 갈색의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로저는 당초 관세청의 마약 탐지견으로 키워졌다. 어렸을 때부터 남달리 활동적이고 발랄한 성향을 지녀 차분함이 요구되는 마약탐지견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2017년 받았다. 이후 수색구조견으로 거듭났다. 2018년 가오슝 일대를 강타한 규모 6.4의 지진 등을 포함해 7번의 구조 작전에 참여했다.로저는 이번 수색 현장에서 기자가 구조대원을 인터뷰하기 위해 내민 마이크를 깨무는 등 특유의 성격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최근 천 시장이 준 장난감 선물을 곧바로 물어뜯어버린 사진 또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슬픔에 빠진 상당수 국민에게 잠시 웃음을 선사했다는 호평이 나온다.시 당국은 로저와 다른 수색견들이 각종 장난감을 선물받으며 신나게 노는 사진 등도 공개했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털복숭이’ ‘‘영웅’ 로저에게 더 많은 간식을 선물하라”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북유럽을 상징하는 자연경관 ‘피오르(fjord)’, 이곳에 잠들다.”덴마크에서 빙하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지형인 피오르의 생태계가 인간이 초래한 수질오염으로 파괴됐다며 사망을 선언하는 장례식이 열렸다.덴마크 공영방송 DR뉴스 등은 6일(현지 시간)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덴마크스포츠낚시협회가 덴마크 동부 바일레에서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피오르 장례식’을 치렀다”고 보도했다.피오르는 빙하가 수만 년 동안 이동, 침식하며 만들어진 U자 계곡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만든 해안지형을 일컫는다. 주최 측은 “북유럽 일대의 고유한 경관인 피오르가 최근 폐수가 지속으로 유입되며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며 “특히 농업 비료의 질소 성분으로 수중 동·식물이 거의 멸종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가 70시간 동안 피오르 수중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물고기가 단 한 마리만 포착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장례식은 실제 장례식처럼 치러졌다. ‘피오르 이곳에 잠들다’는 문구가 적힌 묘비가 세워졌으며, 참석자들은 피오르 바닷물이 담긴 투명관에 헌화를 하는 등 장례 절차를 밟았다. AFP통신은 “덴마크 전역에서 어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온 이들이 장례식에 참석했다”며 “피오르 일대는 과거엔 어종이 넘쳐났지만 물이 오염된 뒤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는 한 주민의 푸념을 전하기도 했다.덴마크 오르후스대의 스티커 마카거 교수는 “덴마크가 피오르를 되살리고 유럽연합(EU)이 규정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3년간 현 질소 유출량의 45%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을 하루 앞둔 6일 이스라엘 전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의 거듭된 민간인 살상과 오폭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여론 또한 고조됐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7일 “하루 전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만 남겨둔 채 대부분의 지상군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유일하게 남은 ‘나할’ 여단은 남부로 피신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중북부로 이동하는 것을 통제하기로 했다. 6일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는 수만 명이 모여 총리 사퇴 및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했다. 하마스에 납치된 민간인 인질들의 가족도 참여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인질 엘라드 카치르 씨(47)의 유해를 수습한 사실을 공개하자 인질 가족과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카치르 씨의 여동생 카르미트 씨는 “제때 석방 협상을 했다면 오빠가 구조될 수도 있었지만, 지도부의 정치적 셈법으로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네타냐후 정권을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지 기반인 극우 유권자를 의식해 하마스에 강경 일변도의 정책만 고집하는 바람에 인질들이 제때 풀려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또한 “총리의 퇴진이 없으면 이스라엘이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국제사회의 여론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으로 변했다.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의 원죄로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독일 정부는 5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국경 개방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포함한 미국 집권 민주당 의원 37명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약 3년 만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제치고 세계 3위 부자가 됐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한때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전기차에 대한 열기가 AI로 옮겨간 현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매일 전세계 500대 부자들의 자산을 집계해 발표하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저커버그 CEO의 순자산은 약 1870억 달러(약 253조 원)로, 약 1810억 달러를 보유한 머스크 CEO를 뒤로 밀어내고 3위를 차지했다. 저커버그가 자산 규모에서 머스크를 앞지른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메타는 지난해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 2’를 출시하는 등 AI 산업 최우선 방침을 밝힌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4일 한때 주가가 사상 최고가인 53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반면 전 세계적인 전기차 소비 둔화세를 피하지 못하면서 테슬라는 올해 주가가 34% 하락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전기차가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CEO인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등 다른 여러 사업들에 손을 뻗은 것도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북한과 이란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차단하거나 처벌하는 안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3,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해당 논의를 한 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주요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강한 제재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교장관과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란, 북한, 중국 등이 러시아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무기와 물자를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우리는 이러한 성격의 지원을 차단하거나 처벌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며칠 내에 나토 동료들과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3, 4일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해당 안을 논의하겠다는 뜻이다. 회의 첫날인 3일(현지 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또한 취재진에게 이란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 및 탄약을 대대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특히 그는 “아시아의 안보가 유럽과 얽혀 있다”며 이 사안에 공동 대처하자는 뜻을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올 7월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뉴질랜드, 호주, 일본 등 인도태평양 4개국 정상을 초청했다”고도 밝혔다. 이들 4개국과 우크라이나 지원, 사이버 전쟁에 대한 공동 대처 방안 등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한국은 나토 정상회의에 3년 연속 초대받게 됐다. 한편 나토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해 향후 5년간 최대 1000억 달러(약 134조 원)의 우크라이나 지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미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통제해 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특히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 한국의 규제 동참을 이끌어내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한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를 향해 “올바른 판단과 자주적 결정을 내리라”고 압박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3월 한미 당국자들이 한국의 반도체 장비 규제 동참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10월 미 상무부가 발표했던 대(對)중국 통제 수준에 한국이 맞춰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시 상무부는 14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장비 등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6월 13∼15일 열리는 G7 정상회의 전에 한국과 합의에 도달하려는 계획이다. 한미일 3국의 장관급 관계자 간 첨단 기술 및 공급망 협력 논의를 위한 회담도 6월 말 예정돼 있다. 미국은 늦어도 이때까지 합의를 이루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규제 발표 후 반도체 장비 기술 수준이 높은 네덜란드, 일본 등을 압박해 규제에 합류시켰다. 당시만 해도 장비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은 한국에 대한 압박 강도는 지금처럼 세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의 기술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 반도체에 이어 범용(legacy) 반도체 관련 기술 및 장비까지 수출 규제에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의 고민은 상당히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은 중국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데다 중국에서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미 한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최첨단 반도체 장비는 물론이고 구형 장비의 중국 판매를 중단했다. 한국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면 중국이 거센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한 후 중국이 한국 경제에 전방위적 보복을 가한 점을 거론하며 ‘제2의 사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미국이 자신들의 패권을 위해 동맹을 희생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이 “올바른 판단과 자주적 결정을 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소셜미디어가 미성년자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영미권 10대들에게 인기 있는 ‘스냅챗’이 아이들 교우관계에 불화까지 조장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절친 순위’를 표시하는 스냅챗의 기능이 불안, 질투심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스냅챗의 유료 서비스인 ‘친구 태양계(Friend Solar System)’ 기능이 친구 사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스냅챗은 2000만 명 이상의 미국 청소년들이 사용해 ‘10대들의 소셜미디어’라 부르는 모바일 메신저다. 친구 태양계는 월 3.99달러(약 5400원)를 내고 사용하는 ‘스냅챗 플러스’에 포함된 기능이다. 사용자의 소통 빈도에 따른 친밀도를 태양계 행성에 빗대 보여 주는 방식이다. 사용자 본인은 태양으로 설정돼 있고, 소통이 활발한 이들 순서대로 태양과 가까운 수성, 금성, 지구 등으로 표시된다. 문제는 교우관계에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 청소년들에겐 오히려 불안을 야기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태양계에 포함되느냐 마느냐, 수성이냐 목성이냐에 따라 질투와 배신감을 느끼고 좌절하기도 한다. 영국의 막시밀리안 밀로비도프(17)는 “내가 친구의 스냅챗 순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상한 적이 있다”고 WSJ에 털어놨다. 칼리 시팅어 양(15)은 “남자친구가 자기는 해왕성으로 뜨고, 다른 친한 남자애는 수성으로 된 걸 보고 화를 내 힘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서구에선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규제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만 14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가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지난해 미 41개 주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이 미성년자 정신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달 28일 캐나다 주 교육청 4곳도 같은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소셜미디어가 미성년자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영미권 10대들에게 인기 있는 ‘스냅챗’이 아이들 교우관계에 불화까지 조장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절친 순위’를 표시하는 스냅챗의 기능이 불안, 질투심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스냅챗의 유료 서비스인 ‘친구 태양계(Friend Solar System)’ 기능이 친구 사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스냅챗은 2000만 명 이상의 미국 청소년들이 사용해 ‘10대들의 소셜미디어’라 부르는 모바일메신저다.친구 태양계는 월 3.99달러(약 5400원)를 내고 사용하는 ‘스냅챗 플러스’에 포함된 기능으이다. 사용자의 소통 빈도에 따른 친밀도를 태양계 행성에 빗대 보여주는 방식이다. 사용자 본인은 태양으로 설정돼 있고, 소통이 활발한 이들 순서대로 태양과 가까운 수성, 금성, 지구 등으로 표시된다. 문제는 교우관계에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 청소년들에겐 오히려 불안을 야기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태양계에 포함되느냐 마느냐, 수성이냐 목성이냐에 따라 질투와 배신감을 느끼고 좌절하기도 한다. 영국의 막시밀리안 밀로비도프(17)는 “내가 친구의 스냅챗 순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상한 적이 있다”고 WSJ에 털어놨다. 칼리 시팅어 양(15)은 “남자친구가 자긴 해왕성으로 뜨고, 다른 친한 남자애가 수성으로 된 걸 보고 화를 내 힘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서구에선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규제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만 14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가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지난해 미 41개주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이 미성년자 정신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달 28일 캐나다 주 교육청 4곳도 같은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불법 이민자들은 대부분 마약 딜러나 강간범 같은 범죄자들이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반(反)이민 정책을 설파하는 세계 정치인들은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논리가 있다. ‘불법 이민자들은 사건·사고를 일으켜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다. 이에 동조하는 극우 매체들은 불법 이민자가 연루된 사건들을 대서특필하기도 한다. 서구 사회는 불법 이민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며 유권자 표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에서 불법 이민이란 답이 28%로 1위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불법 이민자 이슈에 강경한 자세로 바뀐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민자=범죄자’라는 인식은 현실과는 다른 선입견일 수 있다. 지난해 란 아브라미츠키 스탠퍼드대 교수와 레아 부스탄 프린스턴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1850∼2020년 미 인구조사국 자료를 분석했더니, 최근 170년간 미국에 유입된 이민자 범죄율은 미국 태생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져 오늘날 이민자 범죄율은 6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트럼프가 매번 문제 삼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도 1960년대 이후 한 번도 미국 태생보다 범죄율이 높은 적이 없었다. 연구자들은 “해당 연구에서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이민자 집단이 일반적으로 범죄와 연루될 가능성이 높은 요인으로 꼽는 젊은 연령대와 저소득, 저학력 경향이 강한데도 범죄율은 오히려 낮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브라미츠키 교수는 또 “일부에선 이민자들이 넘쳐나며 나라를 빼앗긴다는 공포를 조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민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4%로 비슷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은 어떨까. 튀르키예의 아이셰귈 카야오을루 이스탄불공과대 경제학과 교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직후인 2012∼2016년 튀르키예 남부 국경지대는 이민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범죄율은 다른 지역보다 낮았다고 한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다. 독일 연방 형사청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대비 범죄 발생 건수의 비율은 2015년 10%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했다. 2020년엔 5.8%까지 떨어졌다. 현지에선 이민자 유입 초기엔 혼란이 가중돼 범죄 건수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이후에는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이주연구소(IMI) 소장을 지냈던 헤인 데 하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민자들은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해 그 나라에 뿌리내리길 간절히 바란다”며 “대다수는 자국민보다 더 법을 잘 준수하려고 애쓰는 사회 구성원들”이라고 말했다. 하스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이민자의 비율은 크게 늘지 않았다. 국제 이민자는 1970년 약 9300만 명에서 2017년 2억4700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 건 맞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세계 인구 역시 크게 늘어 이주자 비율은 약 3%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민자 사상 최대’라는 수치가 틀린 건 아니지만, 사회를 뒤흔들 만큼 영향을 주는 위협 요인이 될 순 없단 설명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기후 위기로 2029년쯤 전세계 시간이 ‘1초’ 빨라질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난화로 녹아내린 빙하가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느리게 함에 따라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것을 기준으로 정해진 시간 설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소속 지구물리학자 던컨 애그뉴 교수는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기후 위기로 그린란드, 남극 대륙 등에 있던 수km 두께의 얼음들이 녹아 생긴 물이 적도로 이동하면서 지구가 더 구형으로 변하고 있다. 그 결과 하루 24시간의 길이를 결정하던 자전 속도 또한 느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논문은 자전 속도로 변화로 인한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2029년경 세계 시간을 인위적으로 1초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애그뉴 교수는 “인간이 지구 자전을 변화시켰다는 사실은 놀라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인류는 지구의 자전주기를 24시간으로 보는 ‘태양시’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일정하지 않은 지구의 자전 속도 대신, 보다 정확한 시간을 사용하기 위해 현재는 세슘 동위원소가 91억9263만1770회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1초’로 삼는 세계협정시(UTC)를 채택하고 있다. 동시에 자전 속도 변화로 인해 누적된 시간차가 0.9초 이상이 되면, 그해의 말일 또는 6월 30일의 끝에 태양시에 1초짜리 윤초(閏秒)를 더하거나 뺌으로써 UTC와 같게 조정해 왔다. 몇 년에 돌아오는 윤달과 비슷한 원리다.중요한 것은 첫 도입된 1972년부터 가장 최근인 2016년까지 총 27차례에 걸친 윤초는 전부 1초를 추가하는 방식의 ‘양의 윤초’였는데, 기후위기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1초를 빼는 ‘음의 윤초’가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 윤초는 너무 짧아 우리가 체감할 순 없다. 하지만 디지털 시계를 사용하는 통신, 소프트웨어, 위성항법 등에서는 엄청난 차이로 여겨진다. 가령 2012년 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2017년 미 네트워크 기업 클라우드플레어는 윤초를 적용하면서 먹통이 된 바 있다. 프랑스 국제도량형국(BWM)의 시간 담당자 파트리지아 타벨라는 “1초 삭감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의 최고 조력자 노릇을 자처하고 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생했던 공연장 테러 용의자들이 테러 직후 원래 벨라루스로 오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간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도주했다며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한 러시아의 주장과 배치된다.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에 따르면 26일(현지 시간) 루카셴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테러 발생 수 분 내에 러시아로부터 보고를 받아 국경 태세를 강화했고, 우리 국경으로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인지한 테러범들이 ‘방향을 틀어’ 우크라이나 국경쪽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테러 발생 후 “테러범들이 사건 직후 곧장 우크라이나를 향해 도주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뒀다”고 주장한 것과 완전히 배치된다.다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테러 발생 후 24시간 동안 푸틴 대통령과 잠도 자지 않고 연락을 지속했고,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벨라루스 국경을 봉쇄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다”고도 했다. 앞서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분파 ‘IS-K’(호라산)는 테러 직후 배후를 자처하고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등 서방 주요국도 이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별다른 증거도 없이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중 러시아 남서부에 위치한 브랸스크에서 검거된 점을 들어 꾸준히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주장하고 있다. 브랸스크는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 모두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쿠데타, 세습 독재 등이 만연한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 모범생’으로 꼽히는 서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탄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4일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해 4월 취임할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 당선인(44·사진)은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세네갈이 배출한 최연소 대통령 겸 아프리카 사상 최연소 선출 대통령이다. 14일 감옥에서 풀려난 지 열흘 만에 권좌로 직행한 드라마틱한 사연도 갖고 있다. 2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24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야권 연대 후보로 나선 파예 당선인은 개표율 90% 기준 53.7%를 득표했다. 현 집권당인 공화국연합당(APR) 소속 아마두 바 전 총리(36.2%)를 크게 앞섰다. 이에 따라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만 실시되는 결선 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했다. 파예 당선인은 수도 다카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겸손하고 투명한 통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바 전 총리, 2012년부터 집권 중인 마키 살 현 대통령 또한 그의 승리를 인정했다. 이날 다카르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그의 승리를 환영하는 인파가 거리로 나왔다. 1980년생인 파예 당선인은 부패 척결, 인플레이션 해소, 프랑스 식민 잔재 청산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 청년층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정계 입문 전 세무조사관으로 일했다. 당초 이번 대선의 야권 유력 후보였던 우스만 송코의 측근으로 활동했고 송코가 명예훼손 등으로 출마 자격이 박탈되자 그를 대신해 출마했다. 당초 파예 당선인 또한 사법부 모욕 등의 혐의로 송코와 함께 구금 중이었으나 대선 열흘 전인 14일 전격 석방됐다. 인구 약 1700만 명의 이슬람 국가 세네갈은 정정 불안이 극심한 인근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기니, 말리 등과 달리 민주주의가 비교적 잘 정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2014∼2015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갖가지 테러로 신음했던 유럽이 또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IS의 분파 ‘IS-K’(호라산)가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테러를 저질러 최소 137명이 숨진 가운데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에서도 IS 관련자의 테러 시도가 속속 적발되고 있다. 스페인은 2019∼2023년 적발된 110개 이상의 테러 활동 중 95%가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공개했다. 7월 올림픽 개막을 앞둔 프랑스는 24일 테러 경보 체계 총 3단계 중 가장 높은 ‘최고 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난민의 지속적 유입, 무슬림의 높은 출생률 등으로 유럽 내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경제난과 양극화 등으로 ‘2등 시민’ 취급을 받는 무슬림들이 극단주의에 빠지기 쉬운 토양이 만들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르투갈 등 최근 선거를 치른 유럽 주요국에서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무슬림 혐오 정서를 부추기는 것 또한 ‘폭력의 악순환’ 우려를 높인다. ● 獨-佛서도 IS 연계 테러 시도 정치매체 폴리티코유럽 등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19일 스웨덴 의회를 총기로 공격할 계획을 세운 IS 지지자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아프가니스탄 국적자인 이들이 현장 상황 조사, 무기 구입은 물론이고 시리아 북부에 수감된 IS 대원을 돕기 위한 모금 등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슬람권은 스웨덴이 지난해 자국 곳곳에서 벌어진 이슬람 경전(꾸란) 소각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스페인 국가안보회의(CSN) 또한 같은 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IS와 알카에다를 주요 안보 위협으로 지목하며 “테러, 이슬람 극단주의 등의 위험이 실질적이고 직접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알카에다는 2004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인근의 통근 열차 4대에 테러 공격을 가해 193명이 숨지고 2000여 명이 부상당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 흉기를 휘둘러 관광객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용의자 또한 공격 직전 IS에 충성을 맹세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란계 프랑스인인 이 용의자는 이미 테러 전과가 있었고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꾸준히 접촉해 왔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이슬람 테러리즘의 지속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시인했다. IS는 2015년 1월 시사매체 ‘샤를리 에브도’ 테러, 같은 해 11월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 등 여러 테러를 자행했다. ●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토양 조성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EU 내에서 튀르키예(터키)를 제외한 무슬림 인구는 1990년 약 3000만 명에서 2010년 4400만 명, 2023년 5030만 명으로 늘었다. 시리아 내전 후 2015년부터 중동계 난민이 대거 몰려들었고 백인보다 높은 무슬림의 출생률 또한 이들의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백인과의 소득, 교육 격차 등으로 사회 주류에 끼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개의 전쟁 등으로 고물가와 경제난이 고착화한 것도 현실에 불만을 가진 일부 무슬림이 극단주의에 빠지도록 만드는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포르투갈, 네덜란드, 핀란드 등 최근 총선을 치른 나라에서는 모두 강력한 반(反)이슬람, 반난민 정책을 내세운 극우 정당이 약진했다. 이로 인한 사회 전반의 이슬람 혐오 여론이 일부 무슬림의 극단 행동을 부추기고 이것이 추가 폭력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개의 전쟁, 미중 패권 갈등에 따른 신(新)냉전 구도 등으로 주요국이 과거만큼 테러 위협에 대처할 여력이 부족해졌고, 장기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또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테러범에 대한 최대한의 보복을 다짐한 것 또한 ‘피의 악순환’ 우려를 높인다. 호주 시사매체 컨버세이션은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정권은 테러 시 폭력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잔혹한 보복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민주국가가 대테러 작전을 수행할 때보다 자제력과 책임감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마라톤 대회로 꼽히는 ‘바클리 마라톤’에서 최초의 여성 완주자가 탄생했다. 이 대회는 일반 마라톤(42.195km)보다 긴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로 나침반 등 어떤 장비도 없이 산길이 대부분인 160km를 60시간 안에 주파해야 한다. BBC 등에 따르면 두 아이의 어머니 겸 수의사인 영국인 재스민 패리스 씨(41·사진)는 22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프로즌헤드 주립공원에서 열린 바클리 마라톤에서 제한 시간을 불과 99초 남긴 59시간 58분 21초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날카로운 덤불을 헤치면서 다리가 긁히고 머리가 흐트러진 그의 모습이 코스의 난도를 짐작하게 한다. 이날 35명의 참가자 중 패리스 씨를 포함해 5명이 완주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혹독한 조건으로 2017∼2023년에는 단 1명의 완주자도 나오지 못했다. 패리스 씨를 제외한 나머지 역대 완주자 19명은 모두 남성이다. 이 대회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범인 제임스 얼 레이가 1977년 탈옥해 이틀간 8마일(약 13km)을 도주한 사건에서 유래했다. 당시 육상 선수 게리 캔트렐이 “난 (이틀간) 100마일도 갈 수 있다”고 주장했고 캔트렐의 지인 이름 ‘바클리’를 따 1986년 대회가 시작됐다. 1989년부터 현 코스가 완성됐다. 매해 대회에는 35명만 참여할 수 있다. 1.6달러(약 2200원)의 참가비, 자신이 이 대회에서 뛰어야 하는 이유를 쓴 글이 심사를 통과해야 자격을 얻는다. 패리스 씨는 2019년 268마일(약 431km)을 달리는 영국 ‘스파인 마라톤’에서도 여성 최초로 우승했다. 당시 마라톤 도중 신생아인 자녀에게 줄 모유를 만들기 위해 상당 시간을 지체했는데도 기존 기록을 12시간 앞당겼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 모스크바 ‘크로쿠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22일(현지 시간)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미국이 3월 초 러시아 측에 테러 첩보를 공유한 사실을 공개했다. 미 정보기관이 첩보를 입수해 전달했지만 러시아 측이 이를 무시했다는 취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사진)이 테러 방지 실패의 책임을 돌리려고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23일 성명을 내고 “이미 이번 달 초 (IS-K가) 모스크바 테러 공격을 모의하고 있다는 첩보를 러시아에 공유했으며, 러시아에 있는 미국인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했었다”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실제 이달 7일엔 주러 미국대사관이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혼잡한 장소를 피하라고 촉구하는 테러 경보를 보냈다. 이 경보에는 “극단주의자들이 모스크바에서 콘서트를 포함한 대규모 집회를 표적으로 삼을 계획이 임박했다는 보고를 주시하고 있다”며 “48시간 이내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상세한 첩보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19일 미국의 경고에 대해 “이런 노골적인 협박은 러시아 사회를 불안정하게 흔들고 위협하려는 도발”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그로부터 사흘 뒤 테러가 발생했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대국민 연설에선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개입설을 제기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도 “IS는 작전 후 종교적 이유로 북향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크라 국경(남서쪽)을 향하다 검거됐다”며 “IS의 소행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이 이번 테러 방지에 실패한 책임에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고, 우크라이나 공세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내부에도 전쟁 피로감이 있는 상황에서 반(反)우크라이나 정서를 강화하고 징집을 늘리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테러가 막 종신 집권의 길을 연 푸틴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5연임에 성공한 직후 러시아가 대학살의 소용돌이에 빠졌다”며 “이번 대규모 테러는 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각종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이는 배경에 ‘여성 취업률 증가’가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성 고용 증대가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2012∼2023년 총인구 감소에도 경제활동인구가 360만 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205만 명(56.9%)이 15∼64세 여성이었다. 특히 20, 30대 기혼 여성의 고용률이 급증했다. 맞벌이 비율 또한 2012년 57%에서 지난해 71%로 올랐다. 이에 2012년만 해도 여성 고용률이 주요 7개국(G7) 중 6위였던 일본은 2022년에는 72.4%까지 상승하며 3위로 올라섰다.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집권 당시 일본은 ‘여성 고용 활성화’를 핵심 성장전략으로 삼았다.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을 기존의 50%에서 67%로 인상하고, 보육시설의 수와 정원도 크게 확충했다. 2014년 2만4425곳(정원 약 234만 명)이었던 보육시설은 지난해 기준 약 3만9589곳(약 305만 명)으로 62% 이상 늘었다. 기업 내 여성 역할을 확대한 우수 기업에는 저리 대출을 해주고 공공조달 시 가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줬다. 당시 일본 정부의 자문에 응한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즌 소장은 “정책 수립 때 예상한 8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여성이 고용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계도 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클로디아 골딘 미 하버드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여성의 근로시간이 짧고 정규직 비율도 낮다”고 지적했다. 일본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의 3배에 이른다. 2022년 기준 성별 임금 격차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2.1%보다 높은 21.4%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월 취임식 직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 시간) 끝난 러시아 대선에서 사실상 종신 집권을 확정지은 푸틴 대통령과 최근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치르며 1인 통치를 더욱 강화한 시 주석이 서방에 맞서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9일 로이터통신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5월 7일로 예상되는 취임식을 치른 뒤 중국 방문에 나선다”며 “푸틴의 새 임기에 첫 해외 방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과도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삼각동맹’을 굳게 다지려는 모양새다. 전날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서로에게 친화적 태도를 적극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대선 승리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일부인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의 적들이 도발을 벌이는 건 실패할 운명에 처해 있다”며 중국을 지지했다. 시 주석 역시 축전을 보내 “러시아 인민의 지지가 충분히 드러났다”며 “당신의 지도 아래 러시아가 더 큰 성취를 이뤄 낼 것”이라고 축하했다. 양국의 친밀 모드는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미국과 유럽 등에 공동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안보 갈등 등으로 고립에 빠진 두 나라가 정세 전환에 나서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전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정상회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해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만약 성사되면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1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10주년 콘서트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동남부) 노보로시야가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렵고 비극적이었지만 우린 해냈다”며 자축했다. 또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철도를 복원해 러시아 본토에서 크림반도까지 ‘육로’로 갈 수 있게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월 취임식 직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 시간) 끝난 러시아 대선에서 사실상 종신집권을 확정지은 푸틴 대통령과 최근 중국 최대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치르며 1인 통치를 더욱 강화한 시 주석이 서방에 맞서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5월 7일로 예상되는 취임식을 치른 뒤 중국 방문에 나선다”며 “푸틴의 새 임기에 첫 해외 방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과도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삼각동맹’을 굳게 다지려는 모양새다.전날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서로에게 친화적 태도를 적극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대선 승리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일부인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의 적들이 도발을 벌이는 건 실패할 운명에 처해 있다”며 중국을 지지했다. 시 주석 역시 축전을 보내 “러시아 인민의 지지가 충분히 드러났다”며 “당신의 지도 아래 러시아가 더 큰 성취를 이뤄낼 것”이라고 축하했다. 중국 외교부도 정례브리핑에서 “두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중러관계가 지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논평했다.양국의 친밀 모드는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미국과 유럽 등에 공동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안보 갈등 등으로 고립에 빠진 두 나라가 정세 전환에 나서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전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정상회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해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만약 성사되면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참석해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한편 푸틴 대통령은 1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10주년 콘서트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동남부) 노보로시야가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렵고 비극적이었지만 우린 해냈다”며 자축했다. 또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철도를 복원해 러시아 본토에서 크림반도까지 ‘육로’로 갈 수 있게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17일 치러진 대선에서 77%대 투표율에, 9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5선 고지에 오르며 더욱 강력한 ‘푸틴의 시대’를 예고했다. 야권 유력 인사의 대선 후보 등록을 막고, 최초로 온라인 투표(원격 전자투표)까지 도입하며 거머쥔 기록이지만 역대 최고 투표율과 득표율로 1인 장기 독재의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승리 확정 직후 연설에서 “유권자들이 러시아가 전진하는 데 도움이 될 정치적 통합을 창출했다”, “강한 러시아, 발전된 러시아를 만들 여건을 만들어줬다”고 자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압승에 대한 자신감으로 ‘강한 푸틴’의 면모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직접 충돌하면 3차 세계대전에 한층 가까워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 “러-나토 충돌하면 3차 세계대전 온다”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러시아 대선 전국 투표율은 최종 77.44%로 집계됐다. 1996년 69.81%를 뛰어넘는 러시아 최고 투표율이다. 득표율은 더 압도적이었다. 개표율 99.76% 기준 푸틴 대통령은 87.29%를 득표했다. 스푸트니크통신은 “소련 붕괴 뒤 역대 가장 높은 대선 득표율”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 당시 자신의 득표율(76.7%)도 경신했다. 푸틴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을 통해 철권통치와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 됐다. 선거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집권 5기를 열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현지 언론 콤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승리 직후 모스크바에 있는 선거운동본부에서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천명했다. 서방 압박에 대한 수위도 끌어올렸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 시사 등으로 인한 러시아와 나토의 직접 충돌 가능성에 대해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직접 충돌한다면) 본격적인 3차 세계대전과 한층 가까워진다는 건 모두에게 분명한 사실”이라고 위협했다. 지난달 16일 옥중 의문사한 최대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의 이름을 사망 후 처음으로 공개 언급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가 세상을 떠났다. (죽음은) 항상 슬픈 일”이라며 “나발니 씨”라고 호칭했다. 지금까지는 나발니를 ‘그 사람’ 또는 ‘블로거’로만 지칭했다. 이어 “나발니 씨가 숨지기 전에 러시아를 떠나는 조건으로 서방 감옥의 러시아 죄수와 교환하자는 정부 구성원들이 아닌 동료들의 아이디어에 나는 동의했다”고 말했다. 나발니를 언급하는 게 더는 위협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 “러 점령지에서 주민 정체성 말살” 서방에선 푸틴 대통령의 종신집권 길이 열린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 독재자가 또 다른 선거를 치르는 시늉만 했다”고 비꼬았다. 미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파운데이션의 케이시 미셸 이사는 17일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글에서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면 광범위한 전쟁 위협이 임박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이날 강제병합 10년을 맞은 크림반도에서 자행해온 ‘주민 정체성 말살 정책’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의 보고서도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AI는 17일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불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러시아 당국이 자포리자와 헤르손, 다른 점령지의 학교에서 자행한 지독한 세뇌와 강요의 증거를 문서화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17일 치러진 대선에서 74%대 투표율에, 9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5선 고지에 오르며 더욱 강력한 ‘푸틴의 시대’를 예고했다. 야권 유력인사의 대선 후보 등록을 막고, 최초로 온라인 투표(원격 전자투표)까지 도입하며 거머쥔 기록이지만 역대 최고 투표율과 득표율로 1인 장기 독재의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승리 확정 직후 연설에서 “유권자들이 러시아가 전진하는 데 도움이 될 정치적 통합을 창출했다”, “강한 러시아, 발전된 러시아를 만들 여건을 만들어줬다”고 자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압승에 대한 자신감으로 ‘강한 푸틴’의 면모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직접 충돌하면 3차 세계대전에 한층 가까워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 “러-나토 충돌하면 3차 세계대전 온다”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러시아 대선 전국 투표율은 최종 77.44%로 집계됐다. 1996년 69.81%를 뛰어넘는 러시아 최고 투표율이다. 득표율은 더 압도적이었다. 개표율 99.76% 기준 푸틴 대통령은 87.29%를 득표했다. 스푸트니크통신은 “소련 붕괴 뒤 역대 가장 높은 대선 득표율”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 당시 자신의 득표율(76.7%)도 경신했다. 푸틴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을 통해 철권통치와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 됐다. 선거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집권 5기를 열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현지 언론 코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승리 직후 모스크바에 있는 선거운동본부에서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천명했다. 서방 압박에 대한 수위도 끌어올렸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 시사 등으로 인한 러시아와 나토와의 직접 충돌 가능성에 대해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직접 충돌한다면) 본격적인 3차 세계대전과 한층 가까워진다는 건 모두에게 분명한 사실”이라고 위협했다.지난달 16일 옥중 의문사한 최대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의 이름을 사망 후 처음으로 공개 언급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가 세상을 떠났다. (죽음은) 항상 슬픈 일”이라며 “나발니 씨”라고 호칭했다. 지금까지는 나발니를 ‘그 사람’ 또는 ‘블로거’로만 지칭했다. 이어 “나발니 씨가 숨지기 전에 러시아를 떠나는 조건으로 서방 감옥의 러시아 죄수와 교환하자는 정부 구성원들이 아닌 동료들의 아이디어에 나는 동의했다”고 말했다. 나발니를 언급하는 게 더는 위협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 “러 점령지에서 주민 정체성 말살”서방에선 푸틴 대통령의 종신집권 길이 열린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 독재자가 또 다른 선거를 치르는 시늉만 했다”고 비꼬았다. 미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파운데이션의 케이시 미셸 이사는 17일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글에서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면 광범위한 전쟁 위협이 임박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러시아가 이날 강제병합 10년을 맞은 크림반도에서 자행해온 ‘주민 정체성 말살 정책’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의 보고서도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AI는 17일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불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러시아 당국이 자포리자와 헤르손, 다른 점령지의 학교에서 자행한 지독한 세뇌와 강요의 증거를 문서화했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