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이서현 차장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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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서현 차장입니다.

baltika7@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칼럼75%
문화 일반13%
사회일반3%
사법3%
교육3%
문학/출판3%
  • 눈물보다 많은 웃음… “하루 하루 희망 나눠요”

    힘든 시간을 이겨 낸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가진 특별함이 있다. 암이나 희귀질환으로 투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나누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짙은 다크 서클’, ‘환자복과 삭발한 머리’로 대표되는 우울한 환자의 모습이 아니라 밝고 담담하게, 그리고 희망을 담아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는 것이다. 조윤주 씨(31)는 2011년 난소암 3기 진단을 받고 9년째 투병 중이다. 재발을 겪고 여전히 석 달에 한 번 병원을 찾아 몸속의 암세포를 확인하는 환자이지만 그가 운영하는 ‘암환자 뽀삐’ 채널에서는 프리랜서 강사의 경험을 살려 개그맨 박나래급 입담을 자랑한다.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지만 숨겨서 될 일은 아니잖아요.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이 우울해요. 다 떨쳐버리고 즐겁게 얘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구독자 1만9000여 명을 보유한 이 채널은 눈물보다는 웃음이 훨씬 더 많다. ‘지극히 주관적인 암 환자의 가발 리뷰’ 같은 동영상에는 여느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은 웃음이, 유방암과 폐암으로 부모님을 잃은 친구 신소희 씨(31)와 나누는 대화에는 다큐멘터리에서 느낄 법한 감동이 있다. 조 씨는 긴 투병 생활 동안 여러 차례 절망도 겪었다. 암이 재발돼 석 달간 잡힌 강연들을 취소하기 위해 “저, 암이 재발했습니다”라는 전화를 일일이 돌릴 때는 통화가 끝나고 펑펑 울었다. 언제 빠져나올지 모르는 수렁에서 천천히 그를 일으켜 준 것은 유튜브를 촬영하고 편집해주는 김이슬 씨(31)와 신 씨 등 중학교 시절 만난 오랜 친구들이다. 18세부터 재생불량성 빈혈로 6년간 투병하다가 골수를 이식 받고 새 삶을 얻은 하수연 씨(26)는 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다. 병실에서 매일 쓰던 투병 일기가 블로그로, 블로그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책으로 나왔다. 이와 함께 그 역시 세상으로 다시 발을 내디뎠다. 하 씨는 ‘하자까의 오늘부터 한 장씩’이라는 책 유튜브를 운영 중이다. 그는 “기증자 언니가 골수를 채취하는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딘 걸 생각하면 남은 시간을 허투루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환우들에게 정보와 용기를 주기 위해 최근 책 ‘갖다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턴어라운드·1만5000원)을 출간했다. 책에는 투병 기간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고스란히 담았다. 하 씨는 수시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환우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이달 진행된 출간 간담회에서는 SNS로 연락하던 환우들을 만나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플 때는 ‘힘내세요’라는 말이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으라고 하고 싶어요. 저는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무너져도 다시 천천히 일어나려 애썼다고 생각해요.” 길고 긴 싸움은 이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하 씨는 소중하게 여기게 된 것으로 ‘일출이나 밤하늘을 보는 것, 가족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터지는 웃음, 예전에는 못 먹던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을 꼽았다. 사소하지만 병실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던 것들이다. 조 씨는 최근 스윙 댄스를 시작했다. “죽더라도 재미있게 살다 가고 싶어요. ‘쟤처럼 살다 가면 좋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요. 죽음을 무겁게 생각하기보다, 여행이나 친구처럼 지금 내가 좋아하는 걸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수렁에만 빠지지 않고 간편하게 사는 인생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고요.”(조 씨) 이들의 유튜브나 SNS의 댓글을 보면 환우들만 공감하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투병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 환자가 있는 사람들, 병이 아니라도 아픔을 겪고 이를 극복한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함께 소통하며 현재에 감사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하 씨는 책을 쓴 이유를 소개한 동영상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 자신에게는 튼튼한 과거, 모든 게 늦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같이 발맞춰 가는 책이 되기를. 또 환자들에게는 위로가 되기를….” 이들의 콘텐츠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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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쟤처럼 살다 가면…’ 재미있게 살다가고 싶어” 투병 경험 나누는 유튜버들

    힘든 시간을 이겨 낸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가진 특별함이 있다. 암이나 희귀질환으로 투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나누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짙은 다크 써클’, ‘환자복과 삭발한 머리’로 대표되는 우울한 환자의 모습이 아니라 밝고 담담하게, 그리고 희망을 담아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는 것이다. 조윤주 씨(31)는 2011년 난소암 3기 진단을 받고 8년 째 투병 중이다. 재발을 겪고 여전히 석 달에 한 번 병원을 찾아 몸속의 암세포를 확인하는 환자이지만 그가 운영하는 ‘암환자 뽀삐’ 채널에서는 프리랜서 강사의 경험을 살려 개그맨 박나래급 입담을 자랑한다.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지만 숨겨서 될 일은 아니잖아요.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이 우울해요. 다 떨쳐버리고 즐겁게 얘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구독자 1만9000여 명을 보유한 이 채널은 눈물보다는 웃음이 훨씬 더 많다. ‘지극히 주관적인 암 환자의 가발 리뷰’와 같은 동영상에는 여느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은 웃음이, 유방암과 폐암으로 부모님을 잃은 친구 신소희 씨(31)와 나누는 대화에는 다큐멘터리에서 느낄 법한 감동이 있다. 조 씨는 긴 투병생활동안 여러차례 절망도 겪었다. 암이 재발돼 석 달 간 잡힌 강연들을 취소하기 위해 “저, 암이 재발 했습니다”라는 전화를 일일이 돌릴 때는 통화가 끝나고 펑펑 울었다. 언제 빠져나올지 모르는 수렁에서 천천히 그를 일으켜 준 것은 유튜브를 촬영하고 편집해주는 김이슬 씨(31)와 신 씨 등 중학교 시절 만난 오랜 친구들이다. 18세부터 재생불량성 빈혈로 6년간 투병하다 골수를 이식 받고 새 삶을 얻은 하수연 씨(26)는 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다. 병실에서 매일 쓰던 투병 일기가 블로그로, 블로그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책으로 나왔다. 이와 함께 그 역시 세상으로 다시 발을 내디뎠다. 하 씨는 ‘하자까의 오늘부터 한 장씩’이라는 책 유튜브를 운영 중이다. 그는 “기증자 언니가 골수를 채취하는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딘 걸 생각하면 남은 시간을 허투루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환우들에게 정보와 용기를 주기 위해 최근 책 ‘갖다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턴어라운드·1만5000원)을 출간했다. 책에는 투병 기간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고스란히 담았다. 하 씨는 수시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환우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이달 진행된 출간 간담회에서는 SNS로 연락하던 환우들을 만나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플 때는 ‘힘내세요’라는 말이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으라고 하고 싶어요. 저는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무너져도 다시 천천히 일어나려 애썼다고 생각해요.” 길고 긴 싸움은 이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하 씨는 소중하게 여기게 된 것으로 ‘일출이나 밤하늘을 보는 것, 가족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터지는 웃음, 예전에는 못 먹던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을 꼽았다. 사소하지만 병실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던 것들이다. 조 씨는 최근 스윙 댄스를 시작했다. “죽더라도 재미있게 살다가고 싶어요. ‘쟤처럼 살다 가면 좋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요. 죽음을 무겁게 생각하기보다, 여행이나 친구처럼 지금 내가 좋아하는 걸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수렁에만 빠지지 않고 간편하게 사는 인생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고요.”(조 씨) 이들의 유튜브나 SNS의 댓글을 보면 환우들만 공감하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투병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 환자가 있는 사람들, 병이 아니라도 아픔을 겪고 이를 극복한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함께 소통하며 현재에 감사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하 씨는 책을 쓴 이유를 소개한 동영상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 자신에게는 튼튼한 과거, 모든 게 늦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같이 발 맞춰가는 책이 되기를. 또 환자들에게는 위로가 되기를….” 이들의 콘텐츠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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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예술이자 역사가 된 공산주의 선전 포스터

    소비에트 체제가 붕괴한 이후 낫과 망치를 든 인민이나 붉은 별이 그려진 포스터들은 이제 러시아 모스크바 거리에서 관광 상품으로 팔리거나 인터넷의 패러디, ‘짤방’으로 전락했다. 휴전선 너머 북한에서는 여전히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예술 장르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 시대를 오롯이 반영한 예술로서의 공산주의 포스터의 흥망성쇠와 뒷이야기를 컬러 화보 300여 장과 함께 조명한다. 구소련을 비롯해 동유럽 몽골 중국 북한 베트남 쿠바 등 총 8장으로 구성돼 포스터 미술의 역사와 다양성을 가로지른다. 각국의 역사와 문화에 식견이 있는 큐레이터와 화가, 작가들의 에세이가 조화를 이뤄 포스터 뒤에 숨어 있는 당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네덜란드의 우표거래상 빌럼 판 데르 베일이 모은 북한 포스터 1200장을 바탕으로 추려낸 북한 미술의 특징과 사회상이 눈길을 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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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작가 필리핀서 총격 피살… 경찰, 3명 급파해 공조 수사

    여행 칼럼니스트 주영욱 씨(58)가 필리핀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필리핀 현지에 조사팀을 보내 공조 수사에 나섰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주 씨는 16일 오전 필리핀 안티폴로 지역의 한 길가에서 필리핀 현지 경찰에 발견됐다. 당시 주 씨는 손이 앞으로 묶인 채 이미 숨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에서 두 발의 총상이 발견됐고,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호텔 키를 통해 숨진 남성이 한인 밀집지역인 마카티의 한 호텔에 머물렀던 사실을 파악하고 주 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마카티는 주 씨가 발견된 지점에서 서쪽으로 10km가량 떨어진 도시다. 경찰청은 18일 필리핀 경찰로부터 사건을 통보받고 19일 공동조사팀을 현지에 급파해 주 씨의 피살 전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조사팀은 국제범죄 담당 형사와 감식반 요원, 프로파일러 등 3명으로 꾸려졌다. 주 씨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14일 필리핀으로 출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 씨는 여행·음식 칼럼니스트이자 마케팅 리서치 전문가로 2013년부터 테마 여행사인 베스트레블을 운영해 왔다. 2016년에는 맞춤형 여행 플랫폼 티비스켓을 창업했다. 주 씨는 한 언론사를 통해 ‘주영욱의 이야기가 있는 맛집’을 연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2007년 상위 2% 지능지수를 지닌 이들의 모임인 ‘멘사’ 한국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이서현 기자}

    • 201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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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리스 힐턴 털털한 매력에 깜짝… 곧 만나세요”

    “희철이 형에게 한국말도 배우고 좋은 게스트도 여럿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워요.”(셰프 오스틴 강) “우리 오스틴은 노림수나 꾸밈 없이 순수한 게 매력이라니까요.”(가수 김희철) “김희철 씨는 생방송도 같이 진행해봤고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해서 친구 같아요. 그런데 오스틴, 한국말 희철이에게 배우면 안 될 것 같아.”(모델 한혜진)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박장대소가 끊이지 않는다. 오랜 친구들과 교외로 엠티(MT)를 온 분위기가 딱 이랬다.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40분 채널A와 스카이드라마에서 공동 방송되는 예능 ‘우리집에 왜 왔니(이하 우리집)’는 MC들이 게스트 출연자의 집을 방문해 집들이 현장을 즐기는 프로그램. 진짜 친구들끼리 모여 왁자지껄 집들이를 하듯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이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MC 김희철, 한혜진, 오스틴 강의 ‘또래 케미’가 있었다. 세 MC를 18일 경기 양주시 촬영장에서 만났다. ‘우리집’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는 MC들이 초대한 스타들과 나누는 정성 가득한 음식이다. 셰프인 오스틴 강은 게스트를 도와 직접 요리에 나서기도 한다. 모델 송경아의 가정식 파스타와 돈 스파이크의 스테이크는 방송 이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오스틴 강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으로 방송인 장동민 어머니의 손맛 가득한 ‘김치밥’을 꼽았다. “오스틴은 촬영 중에도 요리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시간이 한참 지나도 모른다니까요.”(한혜진) “음식도 푸짐하게 차려주시고 ‘자고 가라’며 붙잡으세요. 원래는 ‘그만 좀 놀고 제발 집에 가라’ 하는 콘셉트인데….”(김희철) 지난달 19일 혜민 스님을 시작으로 방송인 장동민, 모델 송경아, 작곡가 돈 스파이크, 배우 송재희·지소연 부부 등이 출연해 각기 다른 집들이 재미를 선보였다. 미국식 ‘하우스 파티’가 그리웠던 오스틴 강은 “한국에서는 친구들을 집이 아니라 포장마차나 식당에서 만나는 게 늘 아쉬웠다”며 “게스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혜진은 모델 송경아가 직접 꾸민 집의 매력을 다 못 전했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시청자들께 경아 언니의 손길이 묻은 집을 구석구석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게스트의 매력을 다 담아내지 못할 때는 너무 아쉬워요.” 김희철이 꼽은 최고의 게스트는 이달 5년 만에 방한한 패리스 힐턴. 힐턴은 23일 방송되는 ‘우리집’에 출연해 ‘파티 퀸’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까칠하고 예민할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진짜 털털하고 재미있게 촬영을 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 높은 하이힐을 신고도 신나게 게임을 했어요.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 전부 팬이 됐죠. 함께 촬영한 딘딘이 그러던데요. ‘형이 패리스 힐턴보다 더 까다로운 것 같아….’”(김희철) MC들은 ‘우리집’이 “온 가족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주말 예능이 됐으면 좋겠다”는 오스틴 강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한혜진의 멘트에 나머지 두 MC가 박수와 탄성을 터뜨렸다. “방송 모니터링할 때마다 뜸했던 친구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저도 많이 해요. 누구나 나이가 들면 신나게 놀기가 쉽지 않잖아요. 시청자분들도 ‘나는 아직 나이 먹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친구에게 연락해 신나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양주=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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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세계투어 티켓 60만장 팔아 936억 수익

    방탄소년단(BTS·사진)이 미국과 브라질, 유럽에서 연 세계 스타디움 투어 시리즈 ‘LOVE YOURSELF SPEAK YOURSELF’로 60만 장이 넘는 티켓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미국 빌보드 뉴스에 따르면 BTS는 미국 3개 도시 6회, 브라질 상파울루 2회,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4회 등 12차례 공연을 열어 티켓 판매량 60만6409장을 기록했다. 판매수익금은 7890만 달러(약 936억 원)로 집계됐다. 빌보드는 미국에서 여섯 차례 공연으로 티켓 29만9770장을 판매해 4400만 달러(약 522억 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알리안츠 파르크와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공연에서 약 3500만 달러(약 415억 원)의 수익을 추가했다. 빌보드는 “BTS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지난달 4, 5일 공연으로 올린 수익은 1660만 달러(약 197억 원)로 공연장 사상 최고 기록”이라며 “테일러 스위프트, U2, 비욘세&제이지, 에미넘&리애나의 기록을 깼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앞으로 일본 2개 도시 공연도 앞두고 있어 티켓 수익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연은 다음 달 6, 7일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와 13, 14일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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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가 그리워”… 자신만의 행복 찾아나선 장난감

    ‘잘 가, 파트너.’ 3편에서 완벽한 엔딩을 선보인 카우보이 장난감 ‘우디’가 9년 만에 돌아왔다. 아이의 행복이 장난감의 역할이라면 벽장에서 외면받는 오래된 장난감의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토이스토리4’는 앤디가 대학에 가며 새 주인 ‘보니’를 맞은 우디가 유치원이라는 새로운 세상과 맞닥뜨리는 보니를 잘 돌보려 애쓰는 모습에서 출발한다. 보니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일회용 포크로 새 장난감 ‘포키’를 만들지만 포키는 장난감의 운명을 거부한 채 끊임없이 쓰레기통을 찾아 탈출을 감행한다. 보니를 위해 포키를 찾아 나선 우디는 낯선 골동품 가게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오래전 친구 ‘보핍’을 우연히 만나 좌충우돌 모험을 통해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우디와 버즈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면 4편 출연을 승낙했을까’라는 우려는 날려버려도 좋다. 작품의 메시지는 앞서 나온 3편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단단해지고 깊어졌다. 그 중심에는 장난감의 운명을 거부하고 자유를 찾아 나선 도자기 인형 캐릭터 ‘보핍’이 있다.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모든 장난감의 숭고한 사명이지만 보핍은 핑크색 치마를 벗어던지고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새로운 세상으로 뛰어든다. 우디를 도와 카니발과 골동품 가게에서 포키를 구조하는 작전을 감행할 때 보핍은 이전 어떤 캐릭터보다 더 용감하고 현명한 모습을 뽐낸다. 1995년 그때 그 시절 동심을 그대로 간직한 우디 역의 톰 행크스, 버즈 역의 팀 앨런 목소리는 이미 자녀들의 장난감을 정리할 나이가 된 관객들에게도 뭉클함을 안겨준다. ‘제시’ ‘렉스’ 등 반가운 캐릭터와 카니발 인형 뽑기 부스에서 주인을 만날 기회를 노리는 솜인형 콤비 ‘더키’와 ‘버니’, 친구에 대해 무섭게 집착하는 인형 ‘개비개비’ 등 새로운 캐릭터들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배우 키아누 리스브가 성우로 나선 캐나다의 전설적 스턴트맨 인형 ‘듀크 카붐’의 활약이 돋보인다. 20일 개봉. 전체관람가.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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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능동-수동이 아닌 ‘중동태’로 보는 철학

    총으로 위협당해 돈을 건넸다면 그것은 내가 능동적으로 행한 일일까. 아니면 수동적으로 당한 일일까. ‘수동’과 ‘능동’이라는 개념 너머에 ‘비자발적 동의’를 설명하는 개념도 있지 않을까. 능동과 수동의 대립은 필연적인 것처럼 우리 사고 깊숙한 곳을 지배하고 있다. ‘생각의 틀’인 언어에도 ‘능동태’와 ‘수동태’로 반영돼 있다. 일본의 대표적 철학자인 저자는 능동태도 수동태도 아닌 그 중간이라고 알려진 그리스어의 문법용어 ‘중동태(中動態·middle voice)’라는 개념을 끌어들여 행위의 주체와 책임에 대한 담론을 풀어낸다. 이 책의 원고들은 원래 2014년 일본의 ‘정신간호’라는 잡지에 연재됐고 의학서원 출판사가 발행하는 ‘돌봄(care)’ 시리즈의 한 권으로 출간됐다. 철학자로서 정신분석을 포함한 의료에 관심을 갖던 중 의존증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천적 고민에서 연구를 시작한 점이 인상적이다. 중동태에서 출발한 연구가 스피노자와 푸코, 아렌트까지 언어학과 철학의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든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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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추듯 신나는 리듬감, 온몸 만끽”… ‘알라딘’ 4DX 이유있는 돌풍

    “춤추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콘서트를 선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아이돌 그룹이 칼군무를 추듯 ‘칼 비트(beat)’에 맞춰 정교하게 작업하는 게 중요합니다.”(구재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뮤지컬 영화는 노래 안에도 기승전결이 있는 데다 ‘알라딘’은 마법 양탄자가 있어서 관객들이 더욱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김다설 프로듀서) 디즈니 실사영화 ‘알라딘’이 입소문을 타면서 개봉 3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특히 극장에서 알라딘과 함께 양탄자를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4DX 상영관은 주요 시간대 매진을 기록 중이다. 4DX는 스토리에 맞춰 상영관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불거나 물이 나오는 등의 효과가 결합된 특수 상영관. ‘알라딘’의 4DX 관객은 11일 기준 21만 명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어 올해 4DX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이 열풍 뒤에는 2009년 첫 국내 4DX 상영관이 생긴 후 10년간 노하우를 쌓아 온 CGV ‘4DX 스튜디오’가 있었다.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에서 11일 CJ 4D플렉스의 구재원 디렉터와 김다설 프로듀서, 양준석 4D플렉스 통합마케팅팀장, 최영아 통합마케팅팀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알라딘’ 4DX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들이 배우들과 춤을 추듯 신나는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음악의 비트와 기승전결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움직임은 스튜디오 아티스트들의 정교한 작업으로 이뤄졌다. 김 프로듀서는 “같은 양탄자라도 알라딘과 자스민이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를 부르는 장면은 의자 움직임도 부드럽고 바람 역시 잔잔하게, 후반 양탄자 추격신은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듯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4DX 기술의 핵심은 관객이 영화 속에 들어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4DX 스튜디오는 관객의 몰입을 해치지 않으면서 영화를 체험하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제품 개발하듯 로드맵을 짜고 다양한 효과를 실험한다. 구 디렉터는 “오토바이와 헬리콥터, 스포츠카의 승차감이 다르듯 4DX 프로그래밍 기술도 업그레이드되면서 관객들이 움직임의 섬세한 차이까지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알라딘’의 경우 의자 뒤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사막 바람과 스크린 앞에 내리는 눈도 4DX 초기에는 없던 효과다. 영화 1편당 평균 1개월간 4DX 작업이 이뤄지지만 ‘어벤져스’ 시리즈 같은 대작은 사전 리서치와 연구에 1년 정도 걸린다. 양 팀장은 “움직임이 강하고 큰 ‘헐크’, 재빠르고 날쌘 ‘아이언맨’ 등 캐릭터별로 섬세하게 4DX 효과를 구현하는 건 치밀한 사전 작업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CJ 4D플렉스는 해외 영화 4DX 프로젝트를 자주 맡는데, 해외 관객들도 감탄할 정도다. 중국, 미국에도 4DX 스튜디오가 있지만 최종 감수는 한국 본사가 한다. 이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4DX 영화는 영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등 64개국으로 전달된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물이 쏟아지는 효과를, 일본은 움직임이 많은 것을 선호한다. 동남아시아 관객들은 깜짝 놀라게 하는 효과와 함께 호러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최 과장은 “젊은 관객들을 중심으로 영화를 체험하듯 즐기는 방향으로 관람 문화가 변하고 있다”며 “각국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리서치와 테스트를 반복하며 관객을 몰입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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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양탄자 타는 듯”…10년 노하우 집약된 디즈니 실사영화 ‘알라딘’ 4DX

    “춤추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콘서트를 선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아이돌 그룹이 칼군무를 추듯 ‘칼 비트(beat)’에 맞춰 정교하게 작업하는 게 중요합니다.”(구재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뮤지컬 영화는 노래 안에도 기승전결이 있는데다 ‘알라딘’은 마법 양탄자가 있어서 관객들이 더욱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김다설 프로듀서) 디즈니 실사영화 ‘알라딘’이 입소문을 타면서 개봉 3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특히 극장에서 알라딘과 함께 양탄자를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4DX 상영관은 주요 시간대 매진을 기록 중이다. 4DX는 스토리에 맞춰 상영관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불거나 물이 나오는 등의 효과가 결합된 특수 상영관. ‘알라딘’의 4DX 관객은 11일 기준 21만 명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어 올해 4DX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이 열풍 뒤에는 2009년 첫 국내 4DX 상영관이 생긴 후 10년 간 노하우를 쌓아 온 CGV ‘4DX 스튜디오’가 있었다.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에서 11일 CJ 4D플렉스의 구재원 디렉터와 김다설 프로듀서, 양준석 4D플렉스 통합마케팅팀장, 최영아 통합마케팅팀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알라딘’ 4DX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들이 배우들과 춤을 추듯 신나는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음악의 비트와 기승전결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움직임은 스튜디오 아티스트들의 정교한 작업으로 이뤄졌다. 김 프로듀서는 “같은 양탄자라도 알라딘과 쟈스민이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를 부르는 장면은 의자 움직임도 부드럽고 바람 역시 잔잔하게, 후반 양탄자 추격씬은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듯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4DX 기술의 핵심은 관객이 영화 속에 들어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4DX 스튜디오는 관객의 몰입을 해치지 않으면서 영화를 체험하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제품 개발하듯 로드맵을 짜 다양한 효과를 실험한다. 구 디렉터는 “오토바이와 헬리콥터, 스포츠카의 승차감이 다르듯 4DX 프로그래밍 기술도 업그레이드되면서 관객들이 움직임의 섬세한 차이까지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알라딘’의 경우 의자 뒤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사막 바람과 스크린 앞에 내리는 눈도 4DX 초기에는 없던 효과다. 영화 1편당 평균 1개월 간 4DX 작업이 이뤄지지만 ‘어벤져스’ 시리즈 같은 대작은 사전 리서치와 연구에 1년 정도 걸린다. 양 팀장은 “움직임이 강하고 큰 ‘헐크’, 재빠르고 날쌘 ‘아이언맨’ 등 캐릭터별로 섬세하게 4DX 효과를 구현하는 건 치밀한 사전 작업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CJ 4D플렉스는 해외 영화 4DX 프로젝트를 자주 맡는데, 해외 관객들도 감탄할 정도다. 중국, 미국에도 4DX 스튜디오가 있지만 최종 감수는 한국 본사가 한다. 이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4DX 영화는 영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등 64개국으로 전달된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물이 쏟아지는 효과를, 일본은 움직임이 많은 것을 선호한다. 동남아시아 관객들은 깜짝 놀라게 하는 효과와 함께 호러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최 과장은 “젊은 관객들을 중심으로 영화를 체험하듯 즐기는 방향으로 관람 문화가 변하고 있다”며 “각국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리서치와 테스트를 반복하며 관객을 몰입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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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다산의 가르침 “정치는 군주보다 민의가 중요”

    국민이 통치자를 선출하고 퇴출하는 시대. 공익에 봉사하는 것에 대한 의미가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다산 정약용(1762∼1836)을 알리는 데 앞장선 선구자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50년간 천착해 온 다산학 연구 과정과 결실을 총망라했다. 다산의 개인적 생애와 사상뿐 아니라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을 통해 다산이 고민했던 정치적 실천 방안에 대한 해석을 풍부하게 수록했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을 조선 후기 박식하고 명석한 ‘르네상스인’으로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적·정치적으로 변혁을 꿈꾼 사상가임을 강조한다. 특히 그는 조선의 이념을 지배한 성리학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군주보다 민의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정치가 발전해야 한다는 앞선 사고를 보여줬다. 특히 ‘청렴이라는 것은 천하의 가장 큰 장사’라거나 ‘상관의 명령이 공법에 어긋나고 민생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굽히지 말고 꿋꿋이 자신을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등 저자의 해설을 곁들인 목민심서의 교훈은 200년이 지난 이 시대의 목민관들에게 죽비소리 같은 일갈로 다가올 것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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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개봉 ‘업사이드’… 백만장자 백인 장애인과 흑인 돌보미의 우정

    직업을 찾아 전전하는 전과자 흑인과 펜트하우스에 고립된 외톨이 백인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 두 남자가 살아온 인생은 푸치니의 오페라와 ‘솔의 여왕’ 어리사 프랭클린의 노래만큼이나 길고 깊은 간극이 있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업사이드’는 국내에서 2012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의 배경을 뉴욕으로 옮겨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프랑스 원작에서는 가난한 흑인 드리스와 저택에 사는 백인 교수 필립의 동거를 특유의 프랑스식 유머로 그렸다. 아들과 아내를 부양해야 하는 가장 ‘델’(케빈 하트)은 우연한 기회에 파크애비뉴의 대저택에 사는 백만장자인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턴)의 ‘생활 보조인’으로 취업한다. ‘생활 보조인’이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얼굴을 제외한 전신이 모두 마비된 필립의 24시간을 돕는 일. 닮은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 두 남자의 동거에 누군가를 도와본 적이 없는 델이 벌이는 소동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하지만 필립은 가식 없이 자신을 대하는 델 덕분에 사고 이후 처음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아닌, 그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델이 필립의 책을 훔치는 에피소드나 필립의 비서 이본(니콜 키드먼)의 캐릭터 등 원작과 다른 설정이 ‘양념’처럼 추가됐지만 영화는 가난한 흑인과 부유하지만 외로운 백인 사이의 우정이라는 원작의 플롯을 안전하게 그대로 따라간다. 원작의 유머와 감동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감독의 밋밋한 재해석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뉴욕판 ‘델-필립’ 콤비가 선보이는 연기의 합이 또 다른 보는 맛을 선사한다. ‘브레이킹 배드’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네 차례나 수상한 바로 그 크랜스턴은 표정 연기 하나만으로 무기력한 식물처럼 살아가다가 델과의 동거로 생기를 되찾는 필립을 그만의 방식으로 연기한다. 하트 역시 프랑스 버전과 또 다른 꾸밈없는 매력을 선보인다. 13일 개봉.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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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TBC, 올림픽 중계권 획득… 방송협회 “국부 유출 우려”

    JTBC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열리는 겨울 및 여름올림픽의 한국 독점 중계권을 획득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4일(한국 시간)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박물관에서 JTBC와 중계권 조인식을 갖고 “JTBC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열리는 올림픽의 한반도 내 중계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JTBC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여름올림픽과 2026년 겨울올림픽, 2030년 겨울올림픽, 2032년 여름올림픽을 비롯해 이 기간에 열리는 유스올림픽의 모든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됐다. 지상파 방송사 연합체인 한국방송협회(회장 박정훈 SBS 사장)는 “JTBC는 방송권 비용 절감을 위한 ‘코리아풀’ 협상단 참여 제의를 거절하고 단독으로 입찰에 응했다. 각 방송사가 중계권 확보에 나서면 중계권료 상승으로 막대한 국부를 유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상파 방송의 무료 직접 수신을 택한 국민이 올림픽 중계에서 배제돼 ‘보편적 시청권’ 도입 취지에도 거스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JTBC는 “2016년 기준 국내 가구 중 95.6%가 유료방송으로 TV를 시청해 사실상 전 국민이 가시청 가구”라며 “IOC의 방송 원칙에 따라 모든 미디어에 문호를 열겠다”고 반박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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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란 큰 바다에… 중장년까지 푹 빠지다

    국내에서 유튜브는 이미 세대와 상관없이 삶의 일부가 됐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는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하는 앱이다. 초등학생들이 장래 희망 1위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꼽은 지 오래됐다. 방탄소년단(BTS) 열풍도 전 세계 수천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의 케이팝 채널을 통해 더욱 위력을 키워왔다. 유튜브는 콘텐츠 세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한국의 ‘대(大)유튜브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유튜브의 케빈 알로카 트렌드 매니저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트렌드 매니저란 세계에서 1분마다 500시간 분량으로 업로드되는 동영상 트렌드를 분석하고, 콘텐츠 변화와 동시대 문화 흐름을 읽어내는 일을 맡은 사람이다. 알로카는 2010년 유튜브에서 이 직함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업무를 담당해왔다. ○ 유튜브에 빠진 중장년층 유튜브 이용자들의 이용 패턴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건 세대의 변화다. 특히 50대 이상의 이용 시간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50대 이상의 이용 시간은 매달 꾸준히 증가해왔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전체 연령대 가운데 50대 이상의 이용 시간이 가장 많을 정도다. 알로카 매니저는 “초기 유튜브가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건 상대적으로 유튜브 같은 새로운 기술을 중장년층보다 익숙하고 손쉽게 다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급이 일상화되며 다양한 세대의 유입을 이끌었고, 유튜브 세계에서 중장년층이 즐길 만한 건강 종교 재테크 정치 등의 콘텐츠들도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장년층은 콘텐츠 생산자로서도 급부상했다. 구독자 87만 명을 거느리며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를 독대하기도 한 박막례 할머니가 대표적인 사례다. 배우 이덕화나 가수 주현미, 개그맨 이홍렬 등 과거 TV를 통해 사랑받은 중견 방송인들도 속속 유튜브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알로카 매니저는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관심사와 관점이 존재해왔지만 전통 미디어는 기술의 한계로 다양성이 반영되기는 어려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공통점을 찾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 ‘유명과 무명’ 경계의 파괴 최근 채널A가 방송을 시작한 ‘영국남자의 JMT연구소’는 인기 유튜버인 ‘영국남자’ 조쉬 캐럿이 TV 플랫폼으로 들어온 사례다. 한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영국남자’는 채널A를 통해 유튜브에서 선보이던 분량보다 긴 확장판을 소개한다. ‘영국남자’뿐만 아니라 1세대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등 지상파에 진출한 유튜버도 갈수록 늘고 있다. ‘덕화TV’처럼 아예 방송과 손잡고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등 기존 플랫폼의 경계는 빈번하게 허물어진다. 최근 유행하는 ‘브이로그’란 포맷은 유튜버들이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브이로그는 블로그에 일기를 쓰듯 일상생활을 촬영한 동영상을 일컫는다. 유명 브이로거 ‘온도’는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 평범한 여성인데도 일상을 공유하며 구독자 약 57만 명을 보유했다. 이는 배우 신세경(67만 명), 방송인 김나영(20만 명) 등 기존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채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알로카 매니저는 이런 역학관계의 변화를 유튜브 시청자들이 ‘사람들’ 자체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미디언, 교육자, 아티스트, 그리고 아티스트의 팬들까지 브이로그를 제작하는데 모두 꾸밈없이 카메라에 바로 담아낸 듯한 형태다. 이런 진정성이 요즘 시청자가 원하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무성영화-어벤저스만큼 달라질 유튜브 미래” 알로카 매니저가 처음 트렌드를 분석하기 시작한 2010년만 해도, 유튜브 동영상은 일회성에 그치는 화제 영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 콘텐츠의 양적 질적 변화는 따라잡기 힘들 정도다. 어릴 때부터 유튜브에 자연스럽게 접근해온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는 시대에 유튜브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나갈까. 알로카 매니저는 의외로 “도서 판매량이나 SNS 이용 습관 등을 보면 미래 세대가 텍스트에 전혀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인간의 삶 속에서 영상의 역할은 여전히 진화하고 있고, 영상은 새로운 개념이나 일을 배우기에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의 유튜브와 미래의 유튜브는 최초의 무성영화와 어벤저스 시리즈만큼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서로를 연결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기본적인 기능은 대중문화의 본질로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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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맞이-음식장만 없지만…“온라인 집들이 합니다”

    올해 2월 경기 광주시로 이사한 구현수 씨(32) 가족은 최근 조촐한 집들이를 열었다. 으레 있을 법한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음식과 파티용 장식품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그 대신 직접 설치한 포인트 조명과 아이를 위해 특별 제작한 아치형 출입문 등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구 씨는 “SNS상에서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했던 다른 엄마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온라인 집들이’를 열었다”며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온라인 집들이’는 필수”라고 말했다. 집들이가 변하고 있다. 과거처럼 친구나 가족을 초대하는 방식이 아니다. 개성 넘치게 집 안을 꾸미고, 이를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SNS나 집들이 애플리케이션(앱)에 공개한다. ‘온라인 집들이’, ‘랜선 집들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집이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닌 휴식과 취미생활을 누리는 문화공간으로 부각되면서 이런 현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성과 가성비 동시에 잡는 셀프 인테리어 DIY(Do It Yourself) 등의 도입도 한몫했다. 셀프 인테리어가 최근 1인가구의 증가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등 최신 소비 성향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다. 온라인 집들이에서 시작해 최근 인테리어 쇼핑몰까지 창업한 박수혜 씨(35)는 “직접 자재를 구입하고, 작업하는 이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하니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며 “기성 제품을 쓰는 것에 비해 많게는 3분의 1로 가격을 줄일 수 있다. 우리 가족에 딱 맞는 환경을 만들 수 있어 만족도는 몇 배로 크다”고 말했다. 집 꾸미기라고 여성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요즘은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남성들이 늘며 남성을 뜻하는 ‘멘’과 ‘인테리어’를 합친 ‘멘즈테리어’라는 용어도 생겼다. 올해 1월 서울 광진구에서 자취를 시작한 대학생 정명호 씨(25)는 20m² 규모의 원룸을 모두 셀프 인테리어로 꾸몄다. 정 씨는 “토요일에만 문을 여는 한 포스터 가게에 가서 희귀한 영화 포스터를 구하는 등 내 집에서만 볼 수 있는 인테리어를 가미했다”며 “작지만 소확행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나의 집”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9조1000억 원 수준이던 국내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조 원을 넘어섰다. 내년에는 41조50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최근 가상현실(VR)과 3D 화면을 제공하는 인테리어 관련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셀프 인테리어에 무턱대고 도전하기보다는 작은 변화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인테리어 전문 파워블로거인 하유라 씨(43)는 “전기, 보일러, 욕실 등은 최대한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며 “처음부터 규모나 부피가 큰 장판이나 도배를 하기보다는 작은 소품부터 변화를 주면서 인테리어의 감각을 높여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집들이라는 사회적 의례와 규범을 전통 방식이 아닌 SNS라는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수단으로 치르는 새로운 사회 의례인 셈”이라며 “큰 집을 구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들이 규모 대신 인테리어를 통해 자신의 주거 자존감을 높이는 색다른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TV 예능에선 ‘집방’ 각광 한편 집 구하기가 갈수록 큰 고민이 되어가는 가운데 방송이 직접 ‘부동산 중개사’로 나서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MBC ‘구해줘! 홈즈’는 ‘부동산 예능’을 표방하지만 화려한 연예인들의 집을 구석구석 비춰 준다거나 리모델링으로 낡은 집을 탈바꿈시켜 주는 기존 프로그램들과 달리 소박한 집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다. 예산을 맞추기 위해 채광이 좋지 않은 반지하 집을 보거나, 서울과 점점 먼 위치까지 고려해야 하는 서민들의 고충을 담았다. EBS의 ‘방을 구해드립니다’는 이사만 20번 넘게 해봤다는 방송인 나르샤와 반지하부터 전망 좋은 방까지 다양한 거주 경험이 있다는 방송인 조우종이 진행자로 나선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집을 구할 때 고려해야 할 점도 조언한다. 공희정 TV평론가는 “예능 소재로서의 ‘집’은 과거 인테리어 정도로 다뤄졌으나 최근 청년들의 고민을 담는 새로운 소재로 확장되고 있다”며 “다만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방송에서 제공하는 부동산 정보 등은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유원모 onemore@donga.com·이서현 기자}

    •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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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대표 보양식 삼계탕, 전통한식이 아니라고?

    우리가 알고 있는 한식은 한식이 맞을까? 일간지 기자로 약 20년간 일한 저자는 ‘왜 힘이 셌던 다른 나라에는 궁중 음식이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사료를 뒤지고 현장을 누빈 끝에 궁중 음식에서 시작된 저자의 의문은 삼계탕, 궁중 잡채, 한식의 본래 정신 등 우리에게 잘못 알려진 한식의 여러 측면으로 확장된다. 저자는 대표적으로 ‘우습다 못해 슬픈 것이 삼계탕’이라고 말한다. 삼계탕은 우리 시대에 시작된 음식인데도 세계화에 앞장선 전통 한국 음식이 되었다. 또 조선의 왕들이 정말 호화로운 밥상을 받았는지, 궁중 잡채가 정말 궁중 음식인지 하나씩 고증하며 짚고 넘어간다. 외국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한 음식의 포장을 벗기고 소박한 우리 음식의 민낯과 기본 정신을 되찾아 한식이 걸어가야 할 길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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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독 속에 피어난 엘턴 존의 보석같은 노래… 6월 5일 개봉 ‘로켓맨’

    “저는 알코올 중독입니다. 코카인 중독, 분노조절장애도 있고요, 쇼핑 중독도 있어요.” 천사의 날개를 단, 그러나 악마의 뿔 역시 달고 있는 화려한 의상의 남자가 고백한다. 자신을 무력하게 하는 이 세상 모든 악한 것들로부터 간신히 도망쳐 이 재활원으로 왔노라고. 남자는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던 화려한 의상을 하나씩 벗어던지고 외롭고 초라한 실제 모습을 털어놓는다. 영화 ‘로켓맨’은 영국 팝스타 엘턴 존이 지닌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상처에서 시작한다. 뮤지컬 영화답게 영화의 주인공은 단연 엘턴 존의 보석 같은 노래들이다. 앨범이 발매된 순서대로가 아니라 스토리 라인에 어울리는 음악을 사용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더욱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다. 엘턴 존을 연기한 ‘킹스맨’의 배우 태런 에저턴은 헤어라인과 눈썹 모양까지 판박이로 변신했다. 직접 노래를 소화하기 위해 5개월간 피아노와 보컬 레슨까지 받았다. 그러나 에저턴의 연기력이 가장 빛을 발한 순간은 화려한 쇼맨십보다는 안경 너머 외로움으로 철저히 망가진 얼굴을 드러낼 때다. 위대한 아티스트의 삶을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보헤미안 랩소디’와 필연적으로 비교될 만하다. 영국 아티스트로 평생 자신을 외롭게 했던 성적 지향과 화려한 패션, 음악이라는 길을 두고 가족과 갈등을 겪은 점 등은 꽤나 닮았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전설처럼 떠났고 엘턴 존은 인생의 밑바닥을 극복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곡으로 사람들을 위로한다. 영화 ‘로켓맨’은 그의 수많은 명곡 가운데 1972년 발표한 ‘로켓맨’을 제목으로 했다. 사랑하는 이들의 곁을 떠나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비행사의 외로움과 고립감, 두려움을 노래한 곡이다.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로켓맨’을 선택한 데 대해 “로켓맨이 저 멀리 우주로 떠나는 외로운 사람이면서도 그 외로움을 넘어 마침내 지구에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환상과 희망을 주는 마법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영화의 대부분이 엘턴 존이 외로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에 주목하지만 마침내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는 마법 같은 순간은 찰나에 그쳐 아쉽다. 6월 5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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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강호 “우리를 가둬온 우리 자신과 사회 되돌아봤으면…”

    “영화적으로 참신한 진행에 대한 두려움을 동료들 덕분에 상쇄시킨 것 같아요. 배우들끼리 가족의 앙상블을 자연스럽게 잘 체득하면서 연기했습니다.”(배우 송강호) 28일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 ‘기생충’은 장르를 넘나드는 전개에도 배우들 사이의 앙상블이 유난히 빛을 발한 영화였다.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된 언론배급 시사에서는 봉준호 감독과 주연 배우 등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역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영화의 메시지와 촬영 뒷이야기를 전하며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한국에서 수상 장면을 지켜본 배우들은 다시 한번 감격스러웠던 마음을 드러냈다. “새벽에 라이브 방송으로 봤는데 벅차서 잠이 오지 않아 맥주를 두 캔이나 마셨어요.”(이선균) “감독님이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느껴지더라고요.”(최우식) 극 중 기택(송강호)네 자녀로 출연한 배우 최우식과 박소담은 진짜 가족처럼 즐겁게 촬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기택의 아내 충숙 역의 배우 장혜진은 “큰 작품은 처음이라 이런 긴 호흡을 끌고 갈 수 있을까 부담스러웠는데, 신나고 소중하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최우식이 배우로서 대선배인 송강호에게 연기를 가르치던 장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최우식은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배우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봉 감독은 “최우식 배우가 즐기는 것 같더라”며 거들었다. “감히 제가 송강호 선배님께 연기를 지도하다니…. 저에겐 소중한 추억이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최우식) 마지막 장면까지 ‘국민 배우’답게 작품을 끌고 간 송강호는 재미와 함께 영화의 메시지를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영화 속에 ‘냄새’나 ‘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도 있잖아요. 영화의 재미도 한껏 느끼면서 우리가 사회 속에서 얼마나 우리를 가둬오고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고 사회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봉 감독은 “이미 칸은 과거가 됐다. 이제 한국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며 영화의 한국적 디테일을 온전히 이해할 국내 관객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숨기지 않았다. “관객 한 분 한 분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제 틈만 나면 가벼운 변장을 하고 관객들 틈에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화를 볼 생각입니다. 저도 그 틈바구니에서 (영화와 관객들의 반응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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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 “이미 칸은 과거…한국적 디테일을 이해할 국내 반응이 궁금”

    “영화적으로 참신한 진행에 대한 두려움을 동료들 덕분에 상쇄 시킨 것 같아요. 배우들끼리 가족들과의 앙상블을 자연스럽게 잘 체득하면서 연기했습니다.”(배우 송강호) 28일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 ‘기생충’은 장르는 넘나드는 전개에도 배우들 사이의 앙상블이 유난히 빛을 발한 영화였다.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에서는 봉준호 감독과 주연배우 등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역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영화의 메시지와 촬영 뒷이야기를 전하며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한국에서 수상을 지켜본 배우들은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감격스런 마음을 드러냈다. “새벽에 라이브 방송으로 봤는데 벅차서 잠을 못자 맥주를 두 캔이나 마셨어요.”(이선균) “감독님이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느껴지더라고요.”(최우식) 극 중 기택(송강호)네 자녀로 출연한 배우 최우식과 박소담은 진짜 가족 구성원처럼 즐겁게 촬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기택의 부인 충숙 역의 배우 장혜진은 “큰 작품은 처음이라 이런 긴 호흡을 끌고 갈 수 있을까 부담스러웠는데 신나고 소중하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최우식이 배우로서 대선배인 송강호에게 연기를 가르치던 장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최우식은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배우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봉 감독은 “최우식 배우가 즐기는 것 같더라”며 거들었다. “감히 제가 송강호 선배님께 연기를 지도하다니…. 저에겐 소중한 추억이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최우식)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국민 배우’답게 작품을 끌고 간 송강호는 재미와 함께 영화의 메시지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영화 속에 ‘냄새’나 ‘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도 있잖아요. 영화의 재미도 한껏 느끼면서 우리가 사회 속에서 얼마나 우리를 가둬오고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고 사회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봉 감독은 “이미 칸은 과거가 됐다. 이제 한국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며 영화의 한국적 디테일을 온전히 이해할 국내 관객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숨기지 않았다. “관객 한 분 한 분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제 틈만 나면 가벼운 변장을 하고 관객들 틈에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화를 볼 생각입니다. 저도 그 틈바구니에서 (영화와 관객들의 반응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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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 ‘황금종려상의 영웅’ 봉준호 감독, 송강호와 함께 귀국

    “한국 영화 100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 겹경사이자 기쁜 일이에요.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이 남아있어서 설레는 마음입니다.” 영화 ‘기생충’으로 25일(현지 시간) 폐막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귀국 직후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봉 감독은 배우 송강호와 함께 27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송강호는 “봉 감독이 20년 동안 노력했던 결과물이 정점을 찍어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고 자랑스럽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다. 그 배우들의 연기 또한 사랑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동료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봉 감독은 “송강호 선배를 포함한 멋진 배우들이 뿜어내는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이 있다. 배우들의 활약을 주목해서 봐주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축제와 같았던 칸 현장 분위기도 전했다. 봉 감독은 “폐막식 때 심사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 얘기했더니 기뻐하더라”며 “칸에서 한국 영화 100주년에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칸에서 받은 평가 가운데 ‘봉준호가 곧 장르’라는 평가에 대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다. 수상한 것만큼 기뻤다”고 털어놨다. ‘기생충’이 영화 제작 현장 스태프들의 표준근로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완성된 작품으로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는 “2, 3년 전부터 영화 스태프들의 급여 등이 정상적으로 정리가 됐다”며 “한국 영화는 2, 3년 전부터 그런 부분을 정리해 왔고 영화인들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한국에 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집에 가고 싶다. 강아지 ‘쭌이’가 보고 싶고 충무김밥이 먹고 싶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송강호 역시 “집에 가고 싶다. 8일간 나갔다 와서 거리도 멀고 많이 지친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아들 기우가 박 사장(이선균)네 과외 선생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칸 영화제 수상 이후 ‘기생충’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도 커지면서 이 영화는 27일 오후 2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43.5%, 예매 관객 수 11만4000여 명으로 예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는 30일 개봉 예정이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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