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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년 연속 상장사 주요 주주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금 100억 원 이상을 챙기는 주요 주주는 모두 27명으로 집계됐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23일까지 공시된 상장사의 결산 배당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회장의 올해 배당금액은 18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배당금(1774억 원)보다 7% 늘어난 규모다. 이 회장은 주당 배당금 2만7500원을 주는 삼성전자 지분 3.5%를 보유해 삼성전자에서 1371억 원을 받게 됐다. 또 지분 20.8%를 보유한 삼성생명에서 489억 원, 2.9%를 보유한 삼성물산에서도 30억 원을 받는다. 최근 구속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68억 원), 이 회장 부인 홍라의 라움미술관 관장(298억 원), 이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각 80억1500만 원) 등 삼성 오너 일가가 배당으로 챙긴 금액도 모두 282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773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배당 부자 2위를 차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609억 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500억 원)이 3,4위로 뒤를 이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 개인연금 가입자의 위임을 받아 금융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투자일임형 연금’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일임형 개인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적격 상품에 자동 가입하는 ‘디폴트 옵션’도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개인연금법 제정안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개인연금법’ 제정안을 5월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개인연금법은 지난해 11월 금융위가 입법예고한 사안이다. 소득세법과 은행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에 흩어진 개인연금 관련 규정을 통합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입자는 연금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개인연금 가상계좌를 갖게 된다. 이를 통해 가입 상품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하거나 구성 상품을 변경할 수 있다. 가입자의 별도 요청이 없을 때 투자 성향에 맞는 적격 상품에 자동 가입하는 디폴트 옵션은 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다만 일임형 개인연금 상품은 투자일임업 라이선스가 있는 증권사에서만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금가입자 보호를 위해 계약을 철회할 수 있는 숙려기간 도입, 연금 수급권 보장을 위해 연금자산 일부에 대해 압류를 제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투자일임형 개인연금의 시장 도입 시기는 2018년 하반기로 예상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2016년말 기준 47조 원이다. 지난해에만 11조2546억 원의 자금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공모형 부동산펀드의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기관투자가나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을 뿐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할 만한 상품은 제한적이었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개인투자자들도 부동산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부동산펀드 ‘이지스 코어오피스 공모부동산투자신탁 제117호’를 내놨다. 23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이 상품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바른빌딩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법무법인 바른이 이지스자산운용에 빌딩을 팔고 10년간 임대료를 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펀드 만기는 설정일로부터 5년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서울 강남 중심부에 위치한 자산이라는 장점 때문에 수요조사에서도 개인투자자의 뜨거운 관심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초 부동산펀드 개발과 판매 확대를 위해 조직을 개편해 ‘펀딩 & 펀드 매니지먼트’ 부문을 신설했다. 부동산펀드 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시장을 선도하여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펀딩 부문에는 △개인투자 펀딩팀 △기관투자 펀딩팀 △정보서비스&Relation팀 등 3개 팀을 꾸렸다. 특히 개인투자 펀딩 팀은 공모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은행 및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출신 직원들을 배치해 개인투자자에게 적합한 공모형 부동산펀드 발굴과 판매에 힘쓰고 있다. 또한 정보서비스&Relation팀은 올해부터 개인투자자를 위한 펀드 정보와 부동산 시장전망 관련 보고서를 만들 예정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국내 사모 부동산펀드 시장을 선도했던 노하우를 공모형 펀드 시장에서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선진국은 공모형 부동산펀드 규모가 사모형보다 크다”며 “국내 부동산펀드 시장도 공모형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블록체인을 한국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를 대표하는 수출상품으로 만들어 달라.”(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3년 동안 잘 개발해서 금융투자업계를 넘어 전 금융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노력하겠다.”(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국내 금융사들이 차세대 핀테크 보안기술로 손꼽히는 블록체인(Block Chain) 상용화에 본격 뛰어들었다.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출범시킨 증권업계는 물론 은행, 카드 등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블록체인을 비롯한 핀테크 연구개발(R&D)을 통해 금융 정보 보호 역량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암호화한 ‘블록(Block)’을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분산 저장시키는 디지털 장부를 가리킨다. 새로운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거래 내용이 담긴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고, 이를 네트워크에 이미 존재하는 이전 블록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 장부를 만들면서 주목받았다. 블록의 암호는 예측이 어려운 고유 값을 지닌다. 해킹, 위조나 변조가 어렵다. 설령 해커가 암호 해독에 성공해도 블록이 거쳐 간 네트워크, 블록을 분산 보관한 금융기관 등 참여자의 장부 모두를 바꿔야 한다. 이 때문에 해커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이 현재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이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 명세 유출과 같은 금융 보안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블록체인을 상용화하는 데 나선 건 국내 증권사들이다. 금투협과 25곳의 국내 증권사, 5개의 블록체인 기술회사는 서울 영등포구 금투협 빌딩에 블록체인 컨소시엄 사무국을 열었다. 이 컨소시엄의 1차 목표는 18년 된 공인인증서를 없애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동인증서’로 대체하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7∼12월)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동인증서는 거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의 공인인증서는 발급기관 외의 다른 금융사에서 사용하려면 별도의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인증서를 스마트폰이나 PC로 복사하는 과정도 거쳐야 해 불편하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동인증서는 이런 번거로움을 없애고, 발급만 받으면 모든 금융사에 정보가 저장된다. 별도 등록 절차나 복사 과정이 필요없는 셈이다. 김태룡 금투협 정보시스템실장은 “블록체인은 소비자는 시간을, 금융사는 인증서 관리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금투협은 은행, 보험, 카드 등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권이 현재 ‘범금융권 공동인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3년간 금융투자상품의 청산 및 결제, 주식거래 같은 실시간 금융거래 등으로 이 공동인증서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할 방침이다. 은행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인증시스템과 함께 외국환 지정거래은행을 변경할 때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데 나섰다. 현재 팩스를 통한 거래내용 확인 과정을 거쳐야 가능한 외국환 지정거래은행 변경을 블록체인을 이용해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IBK기업 등 시중은행 5곳은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에도 참여하고 있다. R3CEV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세계 70여 개 금융기관이 참여해 2015년 세계 최초로 만든 블록체인 컨소시엄이다. 또한 국내 16개 주요 은행들은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통해 고객인증, 전자문서 검증 등을 우선 연구 분야로 지정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카드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간편인증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다른 업체들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핀테크 정보보호는 전세계에서 개발 전쟁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에서도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으며,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핀테크업체 데일리인텔리전스의 이경준 대표는 “블록체인 플랫폼은 먼저 선점당하면 후발주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비용을 주고 이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A대학의 외국인 교수 B 씨는 졸업을 앞둔 여성 제자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 어느 나라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학생들이지만 한국 취업시장에서는 늘 찬밥 신세다. 그나마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이 여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해주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B 씨는 “한국 기업들이 우수한 여성 인재를 외국 기업에 뺏기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꼴찌를 차지한 항목이 하나 더 추가됐다. 이번에는 남녀 간 임금 격차다. 글로벌 컨설팅사 PwC와 삼일회계법인은 OECD 회원국 35개 중 터키와 라트비아를 제외한 33개 국가의 여성 경제활동지수를 매년 발표한다. 남녀 간 임금 격차, 여성의 노동참여율, 남녀 간 노동참여율 차이, 여성 실업률, 정규직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을 조사해 지수를 만든다. 최근 발표된 이 조사 결과에서 한국의 남녀 간 임금 격차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남녀 간 격차는 무려 36%. 남성이 100만 원을 벌 때 여성의 임금은 이보다 36%가 적다는 뜻이다. 32위인 에스토니아(29%)보다 7%포인트 높고, 조사 대상 평균인 16%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한국에서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없어지려면 10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2118년이나 돼야 남녀 임금 평등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덕분에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지수는 100점 만점에 37.3점을 받았다. 33개국 중 32위다. 이번 조사에서 아이슬란드가 77.6점을 받아 여성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평등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다 여성 경제활동이 저조한 것으로 평가받은 국가는 멕시코가 유일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양성 평등 수준이 세계 최하위에 머무는 이유로 제도의 문제를 가장 먼저 꼽는다. 여성이 마음 놓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 특히 육아와 관련된 제도들이 아직도 보완할 게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여성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양성 평등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양성 평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도 한다. 얼마 전 만난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에게 회사 내 양성 평등 수준을 물었더니 ‘아주 잘되고 있다’는 모범 답안이 돌아왔다. 육아휴직 보장 기간이 짧아 여성 근로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자기 경력과 고객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육아휴직을 자발적으로 단축하고 있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한국이 남녀 간 임금 격차에서 2000년 PwC 조사부터 줄곧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는 건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노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은 남성과 동등한 급여와 인사평가, 안정적인 육아환경 등을 보장하며 뛰어난 여성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선진국 중 꼴찌 수준의 양성 평등으로는 우수 여성 인재를 영입할 수도, 한국을 떠나려는 이들을 붙잡을 수도 없다. 양성 평등의 확대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B 교수의 조언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이건혁 경제부 기자 g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뒤 달러화 가치가 하루마다 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활성화에 따른 물가 상승, 이로 인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근거로 강(强)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고, 중국 일본 등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약(弱)달러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KB자산운용은 변동성이 커진 달러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 2종을 새로 선보였다. 달러화 가치에 투자할 상품이 마땅치 않은 개인투자자들을 겨냥해 구성한 상품이다. ‘KB 원달러 1.5배 레버리지 펀드’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미국달러선물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미국달러선물지수 하루 수익률의 1.5배를 추종한다. ‘KB 원달러 인버스 펀드’는 환율이 내려가면(원화 가치 상승) 수익이 발생한다. 미국달러선물지수 하루 수익률과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5% 내외의 선물증거금을 제외한 자산은 채권 및 유동성자산 등에 투자하여 추가적인 수익이 가능하도록 운용된다. 납입금액의 1%를 선취하고 연보수 0.875%를 받는 A형, 선취수수료 없이 연보수 1.535%를 받는 C형이 있다. 온라인 전용 상품인 A-E형과 C-E형의 수수료는 이보다 저렴하다. 유성천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상무는 “두 펀드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박스권 환율에서도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항공기가 팔리지 않으면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거 아닙니까?” “항공기 엔진만 해도 꽤 비쌉니다. 매각이 불발되면 부품을 해체해 매각할 수도 있으니 투자금을 회수할 확률이 높습니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항공기 금융 콘퍼런스’ 행사장. KTB투자증권 주최로 20일부터 사흘간 열리고 있는 이 콘퍼런스에 이날에만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 700명이 몰려들었다.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에서 나온 대체투자 담당자들은 항공기 금융 시장 전망과 수익률 등을 메모하며 시장 동향 파악에 나섰다. ‘코리안 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세계에서 날아온 항공기 리스회사 브로커들은 부스를 열고 항공기와 금융상품 구조를 설명하느라 분주했다. 이 콘퍼런스는 국내에서 처음 열린 항공기 투자 및 금융 관련 행사다. 그동안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에서 열리다가 최근 ‘서울행’을 택했다. 최근 한국 기관투자가들이 항공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항공기 금융은 비행기 구매를 원하는 항공사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방식을 말한다. 투자자는 항공사가 보유한 비행기 지분을 직접 사들이거나, 항공기 리스회사가 보유한 항공기 또는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국내에서 2007년경 항공기 투자 상품이 처음 등장했다.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14년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이 뛰어들면서 시장이 커졌다. 대체투자 금액이 커지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부동산에 이어 항공기 투자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중국인 등 해외 여행객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실어 나를 항공기 제작사는 제한적이어서 항공기 투자가 유망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항공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9061억 원 규모다. 여기에다 통계로 잡히지 않은 기관투자 상품, 은행의 항공기 투자 대출 등을 합치면 약 2조5000억 원이 항공기 시장으로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싱가포르항공이 보유한 A330-300 항공기에 투자하기 위해 8560만 달러(약 954억 원)를 끌어 모았다. 예상 수익률은 연 3∼6%로 제시됐다. 11월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일본 미즈호증권과 공동으로 7∼13%의 기대수익률을 제시하며 총 1조 원 규모의 항공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은 “한국이 세계 항공기 금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기 금융사 보잉캐피털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 운항 중인 항공기(2만2510대)는 2035년에 4만524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도입 또는 노후 기종 대체가 예상되는 항공기만 3만9620대에 이른다. 크리스토퍼 박 보잉캐피털 이사는 “향후 20년간 항공 승객은 연평균 4.0%, 여객 수송률은 4.8%, 화물 수송률은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세계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 전망치(2.9%)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항공기 금융 상품이 위험 대비 수익률이 낮고, 투자 대상도 신용등급이 높은 항공사로 제한돼 있어 투자 가치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투자 열기가 고조되면서 투자 조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에서 항공기 투자가 인기를 끌지 못하니 한국까지 자금을 유치하러 온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50대 투자자 박모 씨는 이달 초 원금 3000만 원을 투자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을 1년 6개월 만에 조기상환 받는 데 성공했다. 박 씨가 가입했던 ELS는 6개월마다 기초자산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는 3년 만기 상품이었다. 수익률은 연평균 4.3%, 수익금은 약 190만 원이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의 부진으로 조기상환이 예상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은 만족스러웠다. 박 씨는 “H지수를 활용한 다른 금융 상품 투자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박 씨의 투자 노하우는 H지수에 주목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 아시아지역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크기 때문이다. H지수 관련 상품들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도 빠르게 조기상환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H지수는 연초부터 17일까지 10.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는 2.67% 오르는 데 그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17%),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63%) 등도 H지수보다 상승률은 낮았다. 연초 9,000 선 초반에 머물던 H지수는 이달 들어 10,000 선을 넘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7,500 선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완연한 회복세다. 글로벌 주요 증시 중에서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보다도 상승폭이 크다. H지수의 상승세로 관련 금융상품의 올해 수익률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 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 펀드는 올해 들어 22.93%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지수 상승률에 2배의 수익을 주는 레버리지 구조 덕분이다. H지수 자체를 투자 상품으로 하는 인덱스 펀드인 ‘KB스타 차이나H인덱스’ ‘신한BNPP 차이나인덱스’도 올해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고 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의 조기상환도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발행 잔액은 33조6000억 원으로, 4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2015년 7월 H지수가 11,000∼12,000에서 움직일 때 발행된 상품이 조기상환되면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14,000의 80% 수준인 11,200을 넘으면, 2015년 상반기 발행된 ELS의 조기상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H지수의 상승세가 유지될지에 쏠려 있다. H지수 상승세의 원인으로는 중국 본토에서의 자금 유입이 꼽히고 있다. 중국에서는 위안화 약세 우려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이 고개를 들며 지난달 외환보유액 3조 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 통제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홍콩 H지수는 중국 내 자금을 합법적으로 외부로 빼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박 씨가 H지수 관련 상품에 투자할 때 원칙이 있다. 그는 ‘1년 이상 묶여도 괜찮은 자금’인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H지수의 변동성이 크다는 게 눈으로 확인된 이상 당장 써야 할 돈을 ‘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건 무리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최홍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회복과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없는 H지수 상승세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관련 상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법원의 한진해운 파산 선고로 상장 폐지가 확정된 한진해운 주식이 23일부터 7거래일간 정리매매에 들어간다. 이 기간에 단타 투기꾼의 ‘폭탄 돌리기’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매매에 들어간 종목은 평균 85% 폭락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할 필요가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해운 주식은 23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7거래일 동안 정리매매를 진행하게 된다. 이 기간은 하루 30%로 제한된 가격제한폭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인위적 가격 급등락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주식은 정리매매가 끝나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제 순위에서 주주보다 채권자들이 우선이다. 주요 자산의 대부분에 대한 매각이 완료돼 주주들이 청산 과정에서 챙길 몫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가 2015년 하반기 이후 상장 폐지된 16개 종목의 정리매매 기간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85.4%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말 상장 폐지된 제이앤유글로벌의 주가는 한때 331% 폭등했다가 급락해 정리매매 첫날보다 92% 떨어지며 상장 폐지됐다. 15일부터 정리매매를 시작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프리젠은 첫날 454% 폭등했으나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2490원까지 떨어졌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5조 원대 규모의 분식회계로 한국 경제에 충격을 준 대우조선해양이 회계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당시 대우조선 외부감사를 맡았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징계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진 측은 “고객사와 재계약 시점에 영업정지의 중징계를 맞게 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안진에 이어 현재 대우조선 감사를 진행 중인 삼일회계법인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대한 감사 의견도 정하지 못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신속히 징계 확정” vs “5월 재판 결과 봐야”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3일 예정된 금감원 감리위원회에서 대우조선 분식회계와 관련해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제재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감리 결과와 제재 방안을 놓고 감리위원회 위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번 달 하순부터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안진에 대한 징계안을 최대한 신속하게 확정할 방침이다. 기업들은 회계법인과 감사인 계약을 3월 말에서 4월 사이에 맺는다. 징계가 늦어지면 기업들이 영업정지를 받은 안진과 일을 해야 하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진 측은 당국의 징계 강도와 시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객사와 계약을 해야 할 시점에 영업정지 같은 중징계를 받으면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말 대우조선을 감사한 회계사들을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로, 안진은 관리 소홀과 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 결과는 5월 중순에 나온다. 안진 측은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행정처분을 내리는 건 법리상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진 측은 분식회계 조직적 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개인의 잘못일 뿐”이라며 법인 책임을 부정한다. 진 원장도 “조직적인 묵인이나 방조, 지시 여부가 징계 수위를 결정할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해 법인 징계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회계업계 일각에서는 분식회계 주체인 대우조선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데, 감사인인 회계법인에만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건 과도하다는 동정론도 나온다. ○ 대우조선 운명 삼일에 달려 국내 회계법인 중 1위인 삼일회계법인도 대우조선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삼일은 안진을 대신해 지난해 상반기(1∼6월)부터 대우조선 감사를 맡아 지난해 상반기와 3분기(7∼9월)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다음 달 중 발표될 2016년 사업보고서를 놓고 내부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사의 연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이 ‘한정’ 의견을 제시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받게 된다. 삼일회계법인은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67)이 2015년 12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축소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추가 분식회계가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일 관계자는 “2015년 재무제표에 문제가 생기면 지난해 재무제표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한정 의견이 맞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 재무제표의 문제점이 충분히 수정됐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적정’ 의견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채 만기와 수주난 등으로 위기에 몰린 대우조선해양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회계업계에서는 사실상 정부의 관리를 받은 대우조선의 운명이 걸린 만큼 금융당국이 전면에 나서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업계 고위 임원은 “금융위원회 등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인데 가이드라인도 없이 회계법인에 판단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이건혁 gun@donga.com·박창규 기자}

“시장 지표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으면 투자의 맥을 짚을 수 있습니다. 올해는 미국의 기준금리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미국 국채의 현물과 선물의 금리 차이에 주목해 보세요.”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51)은 15일 올해 투자의 키워드로 ‘미국’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경기 회복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가 결정되고, 여기에 맞춰 글로벌 자금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센터장은 “미국 국채의 현물과 선물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금리 인상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센터장은 2004년 미국계 증권사인 JP모건 한국법인의 리서치센터장을 맡아 12년간 리서치 조직을 이끌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KB증권은 서 센터장이 기존 애널리스트들과 다른 관점에서 국내 시장을 분석할 수 있다고 보고 영입을 결정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 전망치로 1,880∼2,180을 제시했다. 올 1분기(1∼3월) 변동성이 심한 구간을 지나 2분기(4∼6월) 상승세를 유지하지만 이후 완만히 하락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서 센터장은 “미국의 재정 투자가 본격화하는 2분기까지는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후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되면 국내 증시의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경기 회복에 따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품소재, 은행 업종의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 센터장은 KB증권 리서치센터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로 ‘통합’과 ‘균형’(밸런스)을 꼽았다. 그는 “중국 관련 이슈가 터졌을 때 화장품, 유통, 식음료 담당 애널리스트가 뭉치면 더 좋은 품질의 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FICC(채권, 외환, 원자재 등의 상품) 분야에 대해서는 내부 애널리스트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사이클을 분석해 미리 대비하려면 다양한 정보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실적을 지금보다 정확히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센터장은 “지난 5, 6년간 주요 기업 실적을 보면 연초 추정치와 연말 실제 실적 사이의 괴리가 너무 심했다”고 말했다. 기업도 수시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애널리스트도 이를 소신 있게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A 씨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평소 거래하던 B증권사에서 ‘공동인증서’를 발급받았다. 이 인증서를 활용해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 C은행 모바일 사이트에 접속해 카드대금을 결제했다. 이어 PC로 D증권사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계좌 조회까지 성공했다. 인증서를 스마트폰에서 PC로 옮기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만능열쇠’처럼 증권, 은행이나 모바일 컴퓨터 등을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공동인증서’가 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A 씨의 가상사례처럼 ‘공동인증서’로 여러 금융업종의 거래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핀테크 보안기술인 블록체인(Block Chain)을 활용한 간편한 인증 기법이 도입돼 복잡하고 불편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12월)에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동 인증 수단이 선보인다. 1999년 도입된 공인인증서를 없애 금융거래 절차를 지금보다 간소화하고, 해킹 등 금융보안 사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암호화한 ‘블록(Block)’을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분산 저장시키는 디지털 장부를 가리킨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 장부를 만들면서 주목받았다. 블록의 암호는 예측이 어려운 고유 값을 지닌다. 해킹, 위조나 변조가 거의 불가능하다. 설령 암호 해독에 성공해도 블록이 거쳐 간 네트워크와 개별 참여자의 장부 모두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거래 명세 유출과 같은 금융 보안 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융투자협회는 25곳의 국내 증권사, 5개의 블록체인 기술회사와 공동으로 서울 영등포구 금투협 빌딩에 블록체인 컨소시엄 사무국을 열었다. 이 컨소시엄의 1차 목표는 18년 된 공인인증서를 없애는 것이다. 그 대신 기관별, 접속장치별로 인증서를 이동 복사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중장기적으로 은행용과 증권용 인증서의 칸막이를 제거한 ‘공동인증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태룡 금투협 정보시스템실장은 “블록체인은 소비자는 시간을, 금융사는 인증서 관리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금투협은 앞으로 3년간 금융투자상품의 청산 및 결제, 주식거래 같은 실시간 금융거래 등으로 이 공동인증서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원천기술과 업계 표준을 만들어 보급하고 해외에도 통용되는 수출상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중복 투자를 우려한다. 국내 은행 5곳이 별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자금이체, 고객확인, 외환거래 때 활용방안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금융권과 별도로 산업분야에 활용할 블록체인 개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술 개발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동연구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보다 4.44% 떨어진 4만8450원에 마감했다. 불과 2주 전인 1일 역대 최고가인 5만4900원에 거래되던 주식이 12%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하락세에 불을 지핀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인(外人)들이 무섭게 던지고 있습니다. 전군 후퇴하라!” 이날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 토론방에는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걱정이 쏟아졌다. 외국인이 집중 매도에 나서자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최근 10년간 외국인 보유지분이 가장 크게 늘어난 종목이다. 2007년 2월 9일 20.46%였던 외국인 지분은 50.26%로 껑충 뛰었다. 외국인 주식 보유액이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500조 원을 넘어섰다. 이들의 움직임에 국내 기업의 주가가 울고 웃는 일도 늘고 있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로 도약하려면 금융당국과 상장사들이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 신뢰를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25년 새 121배로 늘어난 외국인 투자자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 주식 보유액이 501조96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5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 주식시장 개방 첫해인 1992년 말 4조1450억 원에 불과했던 외국인의 주식 보유액이 25년이 지나 121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1992년 1월 3일 국내 증시가 외국인에 개방되면서 외국인들은 한국 상장사 주식을 직접 매입할 수 있게 됐다. 2년 뒤인 1994년엔 채권시장의 문도 열렸다. 1998년 5월에는 10%로 제한됐던 외국인 지분한도가 전면 폐지되면서 외국인 주식 투자가 본격화됐다. 외국인 주식 보유액은 1998년 말 26조 원 수준에서 1999년 말 71조 원으로 급증했다. 2003년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겼다. 국적별로는 여전히 미국계가 외국인 투자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현재 미국 국적의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은 206조4960억 원어치로,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의 41.14%를 차지했다.○ 국내 증시 ‘甲’ 외국인 투자자 외국인의 주식보유액과 비중이 늘면서 이들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국내 상장사들도 든든한 자금줄인 외국인 투자자를 반긴다. 시가총액 규모 상위 10위 기업 가운데 한국전력과 현대차,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등 4곳만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비율이 50%에 미치지 못했다. 국가기간산업인 한국전력은 외국인 주식 보유 한도가 40%로 정해져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30조 원의 특별배당 등 주주가치 강화를 요구하는 등 주주로서 권리를 요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목소리 톤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배당을 늘리는 등 외국인 투자자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과거 주식투자가 단기 투기성 자금 위주였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늘면서 장기 가치투자 자금이 확대돼 주식시장이 건전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 리스크는 커져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커지면서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국내 주식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강대권 유경PSG 주식운용본부장은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금융이나 철강, 반도체 등 대형주에 몰려 있어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본 시장과의 동조화가 강해지면서 각종 리스크에 노출되기도 쉬워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 경색 현상이 나타나고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을 일시에 팔기 시작하면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 해 동안 156조 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40%나 폭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늘리는 한편, 한국 경제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경계해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소극적으로 나선다면 이는 ‘빈대 무서워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것이다. 김필규 실장은 “금융당국이 해외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에 충분한 대비를 한다면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신민기 minki@donga.com·이건혁 기자}
다음 달 24일 주요 상장사 주주총회(주총)가 한꺼번에 개최되는 ‘슈퍼 주총데이’가 열린다. 특정일에 주총이 지나치게 몰려 소액 주주들이 의결권 행사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131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68개 회사가 다음 달 24일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NHN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코오롱인더스트리,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24일을 주총일로 선택했다. 이 밖에 넥센타이어가 상장사 중 가장 빠른 17일 주총을 연다. 다음 달엔 포스코가 10일, LG디스플레이는 16일, 네이버, 농심, 현대글로비스 등이 17일 주총을 확정했다. 상장사 주총일이 같은 날 몰리면서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탁결제원 등에서는 주총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 도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도입률이 행사 주식 수 기준으로 1.76%에 머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사회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평가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당분간 방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정이 빠듯해 최고경영자(CEO)가 전북 전주까지 내려갈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한 해외 사모펀드 측으로부터 “올해 방문 일정을 잡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서울만 들렀다 가는 짧은 일정만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투자를 받으려고 앞다퉈 방문 일정을 문의하던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전주 이전과 인력 이탈,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세계 투자업계에서 홀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해외 사모펀드 경영진 등 주요 해외 투자처와 회의 일정을 아직 한 건도 확정하지 못했다. 5000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흔들리고 있다. 25∼28일 전주 이전을 앞두고 기금 운용 인력이 연쇄 이탈하고 있다. 정치적 혼란에 따른 국정 공백기의 기강 해이와 사기 저하도 심각하다. 금융투자업계는 “기금운용본부가 본업인 투자조차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 최근 1년간 약 50명 떠나… 기강, 사기 최악 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현재 재직 중인 운용역은 정원(260명)의 약 85%인 223명이다. 최근 1년간 약 50명의 운용역이 떠났지만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 이전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추가 인력 이탈도 예고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 20명 정도의 운용역이 퇴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 대부분이 사직을 고려할 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삶의 기반을 서울에 둔 직원들이 금융권에 비해 낮은 급여를 감수하면서 거주 환경이 떨어지는 지방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것을 두고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으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기금운용본부 직원 A 씨는 “국민의 노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으로 근무했지만 검찰 수사 이후에는 ‘삼성의 부역자’란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직원들의 근무 기강도 흔들리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감사실은 A 실장 등 퇴직 예정자 3명이 공단 웹메일을 이용해 투자 계획 및 분석 자료 등을 개인용 노트북 등에 저장한 사실을 적발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들이 내려받은 자료가 재취업할 금융회사에 전달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550조 원 국민 노후자금 운용 경고등 약 550조 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흔들리면서 당장 계획된 투자를 집행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등은 올해 3월 이후 국민연금과의 회의 일정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운용역들이 ‘담당자가 바뀔 수 있어 내부 의사결정이 안 된다’며 접촉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의결권전문위원도 9명 중 5명이 공석인 채로 방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위기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연기금들은 투자 인력이 10년, 20년 머물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해 장기 투자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상급 기관인 보건복지부나 국민연금공단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61)은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찬성 의결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국민연금공단은 “내부 단속에 힘쓰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뿐이다. 남 연구위원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일 수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조직 개편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김윤종 기자}

“좋은 회사 주식은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폭이 작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를 일으키거나 회사 가치가 훼손될 위험이 작은 주식입니다. 당장 주가가 크게 오를 ‘좋은 주식’만 찾다가는 장기적으로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49)은 “‘좋은 주식’이 아니라 ‘좋은 기업’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 센터장은 올해부터 자기자본 6조7000억 원의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1996년 대우경제연구소에 입사한 뒤 21년간 대우증권에서 일한 전문가다. 그는 올해 한국 증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1,900∼2,250으로 제시했다. 구 센터장은 “상반기(1∼6월)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 정치적 불안 요소가 많다. 하반기(7∼12월)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투자자 수준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보를 주려면 애널리스트들이 더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분석이 잘된 보고서를 쓰면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러면서 투자자의 신뢰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는 리서치센터의 실력과 신뢰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기업분석실을 새로 꾸리고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를 해외 분석에 강점을 가진 조직으로 키울 계획이다. 구 센터장은 “해외 시장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외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직접 분석해 투자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해외 법인을 거점으로 삼아 현지 기업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투자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소신을 가지고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아직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표현을 수용하지 못하는 투자 문화가 강하다”고 말했다. 매도 의견을 제시하면 투자자들이 ‘기업이 곧 망한다’는 식으로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업의 반발도 애널리스트에게 부담을 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구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매도 의견 보고서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3조 달러가 중국 외환보유액의 바닥이 아니다.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안링 중국 자오상증권 이코노미스트) 중국 외환보유액이 5년 11개월 만에 3조 달러(약 345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는 소식에도 국내외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빠르긴 하지만 추세적으로 3조 달러 방어는 불가능하며 오히려 외환보유액 감소 속도가 줄어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환율 전쟁이 본격화되고 위안화 가치가 흔들리면 중국 외환보유액 유출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1월 말 외환보유액이 2조9982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8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비롯해 홍콩 항셍지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등이 장 초반 소폭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하며 오후 4시 현재 전날보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오른 달러당 1147.2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49% 하락한 2,065.08로 거래를 마쳐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 소식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금융시장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3조 달러 붕괴가 예상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 2조8000억 달러까지 아직 여유가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달러를 퍼부었음에도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전달보다 줄어들었다는 건 외환 유출이 줄어드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월 달러 약세로 위안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였음에도 외화 유출이 이어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위안화의 가치는 약 1% 상승했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위안화가 빠져나간 것은 그만큼 중국이 환율 방어에 위안화를 소진했음을 뜻한다. 김 연구원은 “달러 가치 하락으로 중국 외환보유액 중 비달러 자산의 가치가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실제 달러 소진 규모는 드러난 것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외환보유액의 향방은 결국 달러 가치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달러 강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외화 유출 압력은 커질 수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무역불균형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이 커지게 되고, 여기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추가 이탈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18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중국은 외화 투입 규모를 늘려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거나 달러당 7위안을 용인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인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때문에 달러당 7위안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외환보유액 유출이 다시 빨라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간부급 직원들이 사내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직원은 감사를 받는 상황에서 이직을 시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감사실은 A 실장 등 간부급 3명이 공단 웹 메일로 투자 기밀자료를 외부로 전송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들은 개인 노트북, 외장하드 등에 각종 투자자료, 위원회 안건, 투자 세부계획을 저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측은 “투자와 관련된 자료들은 외부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적발된 직원 중 일부는 감사 사실을 알고도 외부 유관기관에 재취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해당 직원의 사직서를 반려한 상태다. 국민연금 측은 “이들이 유출한 자료가 다른 기관에 전해졌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향후 징계위원회에서 고발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달 전북 전주로의 이전을 앞두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관리가 허술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25∼28일 이전이 예정된 기금운용본부에서는 최근 1년 사이에 운용인력 50여 명이 그만뒀다.이건혁 gun@donga.com·김윤종 기자}

‘2050년 한국의 경제규모 예상 순위는 18위. 그 위에 이집트(15위), 파키스탄(16위), 이란(17위)?’ 7일 글로벌 컨설팅사 PwC와 삼일회계법인이 내놓은 ‘2050 세계 경제 장기 전망―세계 경제 순위의 변화’ 보고서를 본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저렇게까지 세계 순위가 내려가다니…. 쉽게 믿지 않는 눈치였습니다.자세히 살펴보면, 이 순위는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 국내총생산(GDP)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정부나 언론에서 흔히 국가 규모를 비교하고, 경제성장률을 계산할 때 쓰는 지표인 GDP와는 다른 것이죠. PPP 기준 GDP는 각국의 물가와 환율 등을 반영해 실제 소비 지출 능력을 기준으로 만든 지표입니다. 전 세계의 물가와 환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할 때(일물일가의 법칙)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비능력을 뜻합니다. 따라서 명목GDP가 드러내지 못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양과 물가수준까지 보여줄 수 있어, 국가별 소비능력과 실질적인 삶의 수준을 나타낼 때 유용합니다. 그래서 2016년 PPP 기준 GDP 1위가 미국이 아닌 중국입니다. 중국의 물가가 미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같은 돈을 가지고 상대적으로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한국의 순위는 왜 떨어졌을까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PPP 기준 GDP 순위는 13위입니다. PwC 보고서는 한국은 2030년 14위, 2050년 18위까지 밀려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해 순위가 하락한 국가들이 문제가 있어서 떨어졌다는 분석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조사 대상 32개 국가 중 2050년 순위 하락이 예상되는 국가들로는 일본(8위), 독일(9위)은 물론 캐나다(22위), 호주(28위)도 있습니다. 32위는 선진국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입니다. 연평균 추정 경제성장률도 32개 국가 모두 플러스(+)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수치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이 보고서는 세계 경제 규모가 2042년에 지금의 2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PwC 보고서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이겁니다. ‘국가별 성장속도가 지금 추세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소비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소비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인구 증가 속도도 선진국보다 낫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물론, 거시경제 환경과 교육, 노동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의 부록에는 한국의 명목GDP 순위가 현재 11위에서 2050년 13위로 두 계단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담겨 있습니다. 205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8%로 조사대상 32개국 중 22위 수준입니다. 인구 증가율은 0%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즉 성장률 둔화와 인구 구조가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내수시장 위축과 소비여력 감소가 예상된다는 뜻입니다.수년 전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1인당 소득이 세계 2위, 경제 규모는 세계 8위까지 올라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전제는 ‘통일’이었죠. 내수시장 확대로 역동성이 올라가고, 그 결과 잠재 성장력이 올라갈 수 있다는 예상이었습니다. 소비시장 확대, 인구증가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되새겨야 할 시점입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2050년 한국의 구매력지수(PPP·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18위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둔화된 경제성장률과 노동인구 감소 등이 잠재 성장력마저 깎아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와 삼일회계법인은 ‘2050년 세계 경제 장기 전망, 세계 경제 순위의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활용된 PPP 기준 GDP는 물가수준을 반영해 소득의 실제 소비 및 지출 역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보고서는 2016년 한국은 상위 32개국 중 13위였으나, 2030년 14위로 떨어지고 2050년에는 18위까지 밀려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1위인 중국이 2050년에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2위인 미국은 3위로, 3위인 인도는 2위로 자리바꿈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이지리아, 이집트, 파키스탄, 이란은 2050년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국의 명목 GDP 순위는 현재 11위에서 2050년 13위로 두 계단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2042년에는 세계 경제 규모가 현재의 2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이 현재 평균 3.5%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선진국의 성장 속도(1.6%)보다 빠르다. PwC 측은 “신흥국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인구 증가세로 내수 시장이 커지면서 순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다만 거시경제적 상황 및 교육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PPP 기준 GDP 예상 순위 하락은 내수 위축과 노동인구 감소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경제성장률, 소비, 인구구조 등 각종 거시경제 지표가 그만큼 부정적이라는 뜻”이라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