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드 게임에서 와일드카드는 자기가 편한 대로 쓸 수 있는 만능 패를 의미한다. 축구에도 와일드카드가 있다. 자격에는 해당이 안 되지만 특별히 출전이 허용되는 선수를 말한다. 취약한 포지션을 보완하고 전술상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회심의 카드인 셈이다. 23세 이하로 제한된 아시아경기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는 최대 3명.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고심 끝에 김정우(28·광주 상무)와 박주영(25·모나코) 카드를 뽑았다. 13일 중국 광저우 웨슈산 경기장. 아시아경기 축구 조별리그 3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가 끝난 뒤 홍 감독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그이지만 이날만큼은 한 선수를 향해 여러 차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주인공은 박주영. 선발 출전해 득점포까지 가동한 그는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조 2위(2승 1패)가 된 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중국과 16강전에서 만난다. 사실 박주영이 대표팀에 합류하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홍 감독으로선 와일드카드를 꺼내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 합류가 결정된 뒤엔 소속팀 모나코에서 갑자기 차출을 꺼려 어려움을 겪었다. 힘들게 합류했지만 박주영 카드는 성공적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홍 감독은 “경기 내내 스트라이커 임무는 물론 공격 연결고리 역할까지 잘해준다”며 환하게 웃었다. 또 “그라운드에선 물론 경기장 밖에서도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끈다. 항상 팀플레이를 강조해 조직력도 오히려 좋아졌다”고 흡족해했다. 한편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14일 베트남과의 첫 경기에서 6-1로 대승을 거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9일 오후 서울 목동의 한 허름한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숨 막힐 듯 진한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건물 1층 체육관으로 발을 옮기자 이번엔 절규에 가까운 기합 소리가 귀를 울렸다. 간단한 보호 장구만 몸에 걸친 채 과거 액션 스타 리샤오룽(이소룡)을 능가하는 역동적인 몸짓으로 거친 동작을 반복하는 선수들. 기자가 입을 떡 벌린 채 넋을 잃고 지켜보고 있자 윤지원 대한우슈협회 전무이사가 곁에 와 한마디 했다. “중국에는 등록된 선수만 5000만 명 이상입니다. 그걸 뛰어넘으려면 지옥 훈련이 정답이죠.”○ 중국은 등록선수만 5000만 명 넘어 무술의 중국식 발음인 우슈는 크게 투로(套路)와 산타(散打) 두 종목으로 나뉜다. 투로는 정해진 동작을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느냐로 순위가 결정된다. 태권도로 따지면 품새 경연에 해당하는 종목. 산타는 2분 3회전 경기를 벌여 2회전을 먼저 이기는 쪽이 승리하는 겨루기다. 이날 찾은 체육관은 산타 선수들의 훈련 현장.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한국에서 치른 마지막 훈련이었다. 오전에만 3시간가량 강도 높은 훈련을 한 선수들은 잠깐 휴식을 취한 뒤 한창 오후 훈련을 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남자 56kg급에 나서는 임승창(23)은 “3월부터 합숙하며 지옥 훈련을 했다. 하루하루 경기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산타가 태권도와 다른 점은 주먹, 발 기술은 물론 등타(던지기) 기술도 있다는 것. 한 회전에 2번 이상 상대를 매트 밖으로 내던지면 경기를 끝낼 수 있다. 일반인은 일으키기도 힘든 20kg이 넘는 무거운 모형 인형을 선수들은 하루에도 100번 넘게 들어 메치며 몸을 단련했다. 대표팀 막내 노경미(18·여자 60kg급)는 “타격과 등타 훈련을 번갈아 하면 계속 다른 근육을 쓰게 돼 근육이 찢어질 듯 아프다. 하지만 이 과정을 반복하면 이런 훈장을 얻는다”며 돌덩어리같이 단단해진 팔뚝을 보여줬다.○ 만리장성 넘어 금맥 캔다 우슈에서 메달을 따려면 종주국이자 개최국인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 유상훈(20·남자 70kg급)은 “중국 선수들은 하나같이 기계 같다. 그런 기계들 속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선수와 붙는다고 상상해 보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한국 선수들은 10년 전만 해도 중국 선수들의 경기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보고 기술을 연마했다. 어린 아이들이 리샤오룽 영화를 보고 흉내 낸 거나 마찬가지인 셈.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2명의 중국 코치를 영입하며 오랜 기간 준비했고, 엄청난 훈련으로 짧은 기간 많은 성장을 이뤘다. 4월 한국에 건너와 선수들과 함께 지낸 중국인 황이쥔(黃義軍·30) 코치는 “매 순간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다 보니 이젠 한 가족 같다”면서 “모두 특유의 성실함과 집중력으로 지옥 훈련을 잘 견딘 만큼 이번에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표팀 맏형이자 금메달 기대주 김준열(27·남자 60kg급)은 이렇게 말했다. “운동을 즐긴다는 얘기요? 저희에겐 사치로 들립니다. 전 항상 우슈 1세대란 사명감을 안고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도복을 입어요.” 이날 밤늦게까지 뜨거운 훈련으로 조용한 체육관을 달군 대표팀은 10일 광저우행 비행기에 올랐다. 우슈에 걸린 금메달 수는 15개. 대표팀은 13일부터 무술 본고장에서 조용한 반란을 꿈꾼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1. 날카로운 턱선에 부리부리한 눈매. 하지만 웃을 땐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어릴 때부터 미키마우스를 좋아한 그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불우한 아이들을 보면 눈물을 뚝뚝 흘릴 만큼 마음이 따뜻하다. “아이들을 보면 이웃집 형처럼 푸근하게 안아 주고 싶어요.” #2. 그는 어릴 때부터 머리가 좋았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학구파였다. 언론 인터뷰 때도 겸손하면서 논리 정연한 말솜씨로 유명하다. 취미는 낚시. 비 시즌 기간엔 고향에서 지인들과 낚시를 즐기며 조용한 한때를 보낸다. 가족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가족은 마음의 고향이죠. 가족이 있기에 오늘도 전 그라운드에 섭니다.” #3.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선 다소 마른 체격(180cm, 73kg).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처럼 환상적인 드리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처럼 폭발적인 스피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힘이 아주 좋거나 골 그물을 찢을 듯한 강력한 슈팅도 없다. 슈퍼스타이지만 운동선수 같지 않은 남자.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살아있는 전설’로 부른다. 축구장 밖에선 따뜻한 남자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누구보다 냉정한 킬러. 공간 활용 능력과 순간적인 움직임만큼은 역대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전설적인 공격수 요한 크루이프는 “언제나 득점 장면에 그가 있다”고 했다. 명장 조제 무리뉴 감독(레알 마드리드)은 이렇게 얘기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수비수를 괴롭힌다. 찬스에선 동물적인 감각으로 마무리를 짓는데 또 뭐가 필요한가.” 필리포 인차기(37·AC 밀란) 얘기다. 공격수로서 황혼의 나이를 훌쩍 넘긴 그는 4일 오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23분과 33분 연속 골을 터뜨렸다. 유럽축구연맹 대항전 역대 개인 최다 득점(70골). 2-2로 경기가 끝난 뒤 현지 해설자는 그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어떤 수식어도 필요없다. 그는 ‘인차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2011년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1순위의 영광은 이승아(18·인성여고)에게 돌아갔다. 우리은행은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선발회에서 올해 고교 대회 16경기에서 평균 11.2득점, 9.4리바운드를 기록한 가드 이승아를 1라운드 1순위로 선택했다. 이승아는 “긴장됐는데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리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며 “체력과 외곽슛 능력을 길러 프로에서도 통하는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순위로는 이정현(18·청주여고)의 이름이 불렸다. 우리은행은 비시즌 기간 트레이드 과정에서 신세계로부터 1라운드 지명권을 받기로 함에 따라 이정현까지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날 드래프트에서는 우리은행이 가장 많은 4명을 선발하는 등 21명의 참가자 가운데 15명이 프로 진출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다음 달 1일부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女프로농구 신인 선발… 9년 단짝 홍아란-장혜지 희비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웠던 2002년 여름 어느 날. 학교 체육관에서 처음 만난 두 아이는 눈빛이 교차하는 순간 운명 같은 무언가를 느꼈다. “이 친구와는 앞으로 부딪칠 일이 많겠구나.”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홍아란(18)과 장혜지(18). 성격은 달랐다. 아란이는 ‘까불이’로 불릴 만큼 외향적이었지만 혜지는 낯을 많이 가리고 말수도 적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잘 통했다. 가족에게 말하기 불편한 얘기도 친구에게 얘기하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농구 코트에서도 둘은 찰떡 콤비였다. 함께 코트에 나서면 눈빛만 봐도 통했고 무서울 것이 없었다. 단짝 친구의 우정에 처음 금이 간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둘만 붙어 다니는 걸 질투한 다른 아이들이 이들만 만나면 “××가 너 욕을 하고 다닌다더라”고 이간질을 했다. 둘은 크게 싸웠다. 코트에 있을 때를 제외하곤 1년 가까이 대화도 하지 않았다. 반쪽을 잃은 느낌. 답답했다. 같은 중학교에 진학한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안해”라며 손을 내밀었다. 서로 오해를 푼 이날 둘은 밤새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약속했다. “앞으론 우리 우정 변치 말자.” 이들은 고등학교도 같은 곳을 선택했다. 경남 사천에 있는 삼천포여고에서 최강 콤비로 이름을 날렸다. 둘이 3학년이 됐을 때 후배들은 시원시원한 카리스마가 있는 아란이를 ‘아빠’, 다정다감한 세심함이 돋보인 혜지를 ‘엄마’로 불렀다. 삼천포여고는 가족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전국 대회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며 명문 반열에 올랐다. 위기도 있었다. 3학년 때 어느 날 아란이가 골반을 크게 다쳤다. 농구 인생을 위협할 만큼 큰 부상. 다행히 아란이 곁엔 단짝이 있었다. 혜지가 자기 몸처럼 아파하며 항상 곁에 있어 준 덕분에 아란이는 자기와의 싸움이 외롭지 않았다.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의 그랜드볼룸. 2011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 참석한 이들은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전날 밤 둘은 긴장된 마음에 한숨도 못 잤다. 서로 “너는 잘될 거야”라는 말을 건네며 밤새 지금까지 함께 농구했던 시절을 추억했다. 희비는 엇갈렸다. ‘홍아란’이란 이름은 2라운드에서 불렸지만 장혜지는 없었다. 실업 팀 입단은 가능하지만 꿈꾸던 프로 팀 지명을 받지 못한 혜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옆에 앉은 아란이는 아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이제 함께 같은 장소에서 농구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뒤섞여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이런 친구의 모습을 본 혜지가 오히려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난 괜찮아. 정말 축하해.” 선수 선발이 끝나고 식사 시간 동안 둘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없었다. 하지만 잠시 밖에 나가더니 돌아올 땐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친구의 손을 꼭 붙잡은 혜지가 말했다. “아란이랑 약속했어요. 어디를 가든 최선을 다해 웃는 모습으로 정상의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고요.”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함부르크에서 계속 뛰고 싶어요.” 지난달 30일 쾰른전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 골을 넣어 ‘깜짝 스타’로 떠오른 손흥민(18·함부르크·사진)이 구단과 재계약을 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함부르크의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웹사이트인 ‘hsv3000’은 2일 메인 화면에 손흥민의 기사를 싣고 “함부르크 구단이 손흥민과 2012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2009년 11월 치러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골(3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함부르크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유소년팀과 계약했다. 이날 손흥민은 ‘hsv3000’과의 인터뷰에서 “구단과 재계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함부르크에 남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데뷔 골 상황에 대해선 “경기에 나서기 직전 기회가 오면 반드시 골을 넣겠다고 다짐했다. 볼을 잡으려는 순간 골키퍼가 뛰어나오는 것을 봤다. 그래서 볼을 띄워 골키퍼를 피한 뒤 슛을 했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 사이트는 “손흥민이 일주일에 두 차례 독일어 교습을 받는데 모든 질문과 대답을 거의 완벽한 독일어로 진행했다”며 손흥민의 뛰어난 현지 적응력을 칭찬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두 팀 모두 열혈 팬을 보유한 전통의 명문이지만 경기에 앞서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홈 팀 FC 서울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이는 서울은 이 경기 전까지 8경기에서 6승 2무. 스트라이커 정조국은 “어느 팀과 붙어도 상관없다. 우리 플레이만 펼치면 된다”고 자신했다.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도 “선수들의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좋다. 공격과 수비 모두 부족함이 없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반면 방문 팀 부산 아이파크 선수단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최근 FA컵 결승에서 수원 삼성에 아쉽게 패한 뒤 이어진 수원과의 정규리그 리턴 매치까지 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또 올해 계약이 끝나는 황선홍 감독이 다음 시즌 포항 스틸러스로 옮길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면서 집중력이 떨어졌다. 황 감독은 경기에 앞서 “아직 다음 시즌 계약과 관련돼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 일단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승점을 따내는 게 목표”라고 했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두 팀의 상반된 표정은 경기에서 그대로 묻어났다. 부산은 전반 초반 한때 서울을 몰아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이내 서울이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7분 데얀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서울은 1분 뒤 정조국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서울은 전반 31분 데얀의 추가 골에 이어 후반 35분 최태욱이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전반 44분 김응진이 한 골을 만회한 부산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8승 2무 6패(승점 56)가 된 서울은 이날 대구를 3-0으로 제압한 제주(승점 58)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제주는 정규리그 한 경기만을 남겨둬 두 경기를 남긴 서울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제주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짓는다. 경남 FC는 대전 시티즌을 1-0으로 누르고 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올 시즌 6강 진출을 확정한 팀은 제주, 서울, 성남 일화, 경남, 전북 현대 등 다섯 팀. 6위 울산 현대에 승점 4점을 뒤진 7위 수원은 남은 두 경기에서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여자 농구 대표팀이 부산 전지훈련을 중단했다. 임달식 대표팀 감독은 31일 “선수가 많이 빠진 데다 분위기까지 뒤숭숭해 정상적인 훈련이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속팀에서 훈련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선수들을 돌려보낸다”고 중단 이유를 밝혔다. 이번 전지훈련 중단은 이미 예고됐다는 게 농구계 안팎의 지적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27일 소집된 후 악재에 시달렸다. 일부 선수가 부상을 당해 훈련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kdb생명이 대표팀 3명의 차출을 거부하면서 문제가 악화된 것. kdb생명은 “리그 1, 2위 팀인 삼성생명, 신한은행(이상 2명)보다 우리 팀이 대표팀 차출로 인한 출혈이 더 크다. 선수 발탁에 투명한 원칙이 제시돼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다 보니 대표팀 선수 12명 가운데 가동 가능한 인원은 6명에 불과했다. 임 감독이 “어설픈 멤버로 부실한 전지훈련을 하느니 일단 소속팀에서 선수들을 추스르는 게 낫다”고 판단한 이유다. 대표팀이 언제 훈련을 재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대교체 실패로 고민이 깊은 대표팀에 훈련 중단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16년 만의 아시아경기 금메달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스코어는 83-86.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문태영(LG)이 돌고래처럼 솟구쳤다. 특유의 역동적인 슛 폼에서 뿜어져 나온 외곽슛이 림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창원실내체육관을 채운 모든 관중이 벌떡 일어났다. 팬은 물론이고 벤치에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선수들까지 주먹을 불끈 쥔 그때 심판은 손가락 두 개를 들었다. 문태영의 오른발이 3점 라인을 밟아 2점이라는 판정. 문태영은 아쉬움에 펄쩍 뛰며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LG 강을준 감독은 판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아쉬움에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문태영의 형인 문태종(전자랜드)은 “태영이의 발이 커서 금을 밟는 바람에 운 좋게 경기를 이겼다”며 웃었다. ‘태종-태영’ 형제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31일 전자랜드-LG의 대결에서 전자랜드가 LG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87-85로 이겼다. 결과적으로 형만 한 아우는 없었다. 문태종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37점을 쏟아 부으며 전날 팀이 꼴찌 한국인삼공사에 패한 아픔을 하루 만에 씻어내는 데 앞장섰다. 특히 문태종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 13점을 집중시키며 ‘해결사’, ‘4쿼터의 사나이’란 별명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워낙 경험이 풍부하고 성격도 대범하다. 기본기까지 좋아 승부처에서 긴장하는 법이 없다”며 문태종의 4쿼터 활약에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전자랜드 서장훈(30득점)은 83%의 고감도 슛감각으로 지원사격을 했다. 동생 문태영은 19득점, 5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태종-태영 형제는 코트에선 격렬한 몸싸움까지 펼치며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했지만 경기가 끝난 뒤엔 의좋은 형제로 돌아왔다. 문태종은 “동생과 대결한다는 생각에 경기 전부터 흥분됐다. 태영이는 예전부터 잘했고 오늘도 뛰어났다. 자랑스럽다”며 미소지었다. 문태영은 “형의 플레이엔 항상 배울 점이 많다. 오늘도 믿음직한 모습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며 박수를 보냈다.잠실실내체육관에선 삼성이 애론 헤인즈(41득점)-김동욱(19득점)의 쌍포를 앞세워 오리온스에 86-83으로 이겼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아이는 달리고 또 달렸다. 지독할 만큼 반복되는 기본기 훈련. 짧은 패스 훈련만 한 시간 이상 할 땐 학교에서 운동하는 또래 친구들이 부러웠다. 같은 위치에서 슈팅을 100번 이상 반복하다 보면 한숨이 나왔다. “이런 훈련만 반복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긴장감을 풀 여유는 없었다. 조금이라도 설렁설렁하면 어김없이 떨어지는 아버지의 불호령. 슈팅 한 번을 해도 혼을 담아야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8년 동안 이런 훈련이 반복됐다. 작은 틀에선 단순한 반복으로 보였어도 큰 틀에선 기초부터 전술 훈련에 이르기까지 아버지가 짜 놓은 체계적인 시간표 안에서 움직여졌다. 축구선수 출신인 아버지 손웅정 씨는 “좋은 기술은 안정적인 기본기에서 나온다. 지금은 기본기를 쌓고 축구를 즐기는 방법을 배울 때”라고 강조했다. 그 덕분에 아이는 또래 친구들이 대회 1승에 집착할 때 아버지 밑에서 그만의 축구를 완성할 수 있었다. 15세 때 원주 육민관중학교 축구부에 들어간 소년은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육민관중 나승화 감독은 “타고난 유연성, 스피드에 탄탄한 기본기와 축구를 이해하는 머리까지 갖췄다”며 그를 높게 평가했다. 이후 그는 2008년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4골), 지난해 17세 이하 월드컵(3골)에서 맹활약을 앞세워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함부르크에 입단했다. 올 시즌 프리 시즌 경기에선 9경기 9골의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일을 냈다. 지난달 30일 오후 쾰른과의 정규리그 방문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전반 24분 그림 같은 골을 터뜨렸다. 팀은 2-3으로 졌지만 독일 언론은 “환상적인 골, 인상적인 데뷔전”이라면서 칭찬을 쏟아 냈다. 그의 롤 모델은 분데스리가에서 ‘갈색 폭격기’로 불렸던 차범근. 그는 “차범근 선배님이 활약했던 그 무대에서 같은 꿈을 꾸게 돼 감격스럽다”며 기쁨을 전했다. 최근 스트라이커 부재로 고민하는 한국 축구의 고민을 해결해 줄 기대주 손흥민(18) 얘기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9)은 31일 토트넘과의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2분 골대를 강타하는 중거리 슛을 날리는 등 공수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2-0 승리에 앞장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그는 우리 팀에 축복이다. 볼턴의 아이콘은 이제 이청용(사진)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의 오언 코일 감독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볼턴의 스트라이커 케빈 데이비스는 얼마 전 잉글랜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이청용 등 기술 좋은 선수들이 팀에 합류한 덕분에 꿈에 그리던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청용은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제치고 잉글랜드 북서부 지역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블루 드래건’ 이청용(22)에겐 2년차 징크스도 남의 얘기다.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매 경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그에게 올 시즌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면 바로 득점. 하지만 이청용은 17일 스토크시티와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귀중한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초반부터 몸놀림이 가벼웠던 이청용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2분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아크 정면까지 치고 들어가 상대 골문 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현지 해설자로부터 “감각이 돋보이는 환상적인 한 방”이라는 찬사를 받은 슈팅.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훌륭한 마무리”라고 평가했다. 볼턴은 후반 4분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이반 클라스니치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안방에서 거둔 볼턴의 첫 승. 이날 최우수선수로 뽑힌 이청용은 경기가 끝난 뒤 득점 상황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코스였다. 운이 좋아 빈 곳으로 잘 들어갔다”며 활짝 웃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 팀은 지난 시즌 15개 팀 가운데 14위를 했던 팀. 패배(14패)와 실점(44실점)이 승리(7승)와 득점(22골)의 갑절이었다. 다른 한 팀은 지난 시즌 3위를 차지한 K리그 최고의 호화 군단.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FC 서울. 시즌 전 사령탑을 교체한 두 팀의 선두 경쟁이 뜨겁다. 제주는 주말 경기에 앞서 서울에 승점 4점이 앞서 있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얻으려는 두 팀 앞에 버틴 상대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현대 집안을 상대로 제주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서울이 승점 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경기에 앞서 양 팀 감독의 표정은 엇갈렸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최근 주춤거리긴 했어도 미드필드진이 좋은 전북을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르는 건 언제나 부담”이라며 신중한 모습. 반면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은 “어느 팀을 만나도 괜찮다. 선수단 분위기 역시 어느 때보다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주는 16일 전주 방문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박 감독의 전망대로 경기 내내 전북 미드필드진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다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서울은 17일 방문 경기에서 울산을 2-1로 제압했다. 전반 5분 울산 고창현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28분 하대성의 동점골, 후반 24분 최태욱의 결승골로 역전했다. 승점 2점 차로 좁혀진 양 팀은 27일 제주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제주가 1년 만에 최고의 반전을 이끌어 낼지, 서울이 2000년 챔피언에 오른 뒤 10년 동안 무관에 그친 설움을 풀 수 있을지 윤곽이 그려지는 중요한 한판 승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그는 우리 팀에 축복이다. 볼턴의 아이콘은 이제 이청용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의 오언 코일 감독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볼턴의 스트라이커 케빈 데이비스는 얼마 전 잉글랜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이청용 등 기술 좋은 선수들이 팀에 합류한 덕분에 꿈에 그리던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청용은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제치고 잉글랜드 북서부 지역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2)에겐 2년차 징크스도 남의 얘기다.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매 경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그에게 올 시즌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면 바로 득점. 하지만 이청용은 17일 스토크시티와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귀중한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초반부터 몸놀림이 가벼웠던 이청용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2분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아크 정면까지 치고 들어가 상대 골문 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현지 해설자로부터 "감각이 돋보이는 환상적인 한 방"이라는 찬사를 받은 슈팅.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훌륭한 마무리"라고 평가했다. 볼턴은 후반 4분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이반 클라스니치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안방에서 거둔 볼턴의 첫 승. 이날 최우수선수로 뽑힌 이청용은 경기 끝난 뒤 득점 상황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코스였다. 운이 좋아 빈 곳으로 잘 들어갔다"며 활짝 웃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트윈 타워요? 부담은 되죠. 그래도 비책은 있습니다.” 국민은행 정덕화 감독은 14일 천안 홈 개막전에 앞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상대는 신한은행과 더불어 올 시즌 2강으로 꼽히는 신세계. 신세계는 장신 센터 강지숙(198cm)에 지난 시즌 득점왕(평균 21.5득점) 김계령(190cm)을 영입해 막강 트윈 타워를 구축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노련한 가드 김지윤도 신세계의 우위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정 감독의 미소는 환한 웃음으로 변했다. 정 감독이 내놓은 해법은 압박 수비. 강한 체력과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강하게 압박하자 신세계는 골밑에 공을 투입하기도 버거웠다. 특히 승부처가 된 3쿼터 초반 신세계는 패스 미스 등 실책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결국 64-56으로 국민은행의 승리. 국민은행은 김영옥(17득점)-변연하(15득점) 듀오가 공격을 이끌며 경기 막판 집중력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신세계 정인교 감독은 “우승 후보란 평가에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했다. 주축 선수가 많이 바뀌어 손발을 맞추는 데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슛 9단들 ‘나만의 비법’ 골대는 작은데 공은 크다. 거대한 수비수의 압박 속에 편한 동작은 꿈도 꾸기 힘들다. 호흡 한번 잘못해도 공은 어김없이 림을 외면한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미국)은 선수 시절 이렇게 말했다. “농구에서 슈팅은 섬세함이 만들어내는 예술 그 자체”라고. 이렇게 어려운 슈팅을 백발백중 성공시키는 슛 도사들은 어떤 비법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 농구를 주름잡았던 대표 슈터들에게 물어봤다. 대한농구협회 신동파 부회장은 “머리가 좋아야 한다”고 했다. 1970년대 ‘득점 기계’로 불리며 세계적인 농구 스타로 이름을 떨친 그는 “슈터는 손끝의 감각도 중요하지만 수비수들의 동작을 예측하고 수비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농구 지능을 타고나야 한다”고 했다. 매 경기 집중 마크를 당하는 슈터가 수비수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면 3점슛 성공률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얘기다. 훈련 때 100개의 3점슛을 던지면 90개 이상은 꾸준히 성공시켰다는 ‘슛 도사’ 이충희 전 감독은 어떨까. 그는 “슈팅 하나하나에 혼을 실어야 한다”고 전했다. 요즘 선수들은 연습 때 슈팅 수에만 집착하지 긴장감을 갖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하나라도 안 들어가면 슛 동작에서부터 공의 궤도, 힘 조절 등 여러 가지를 분석해 그 원인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전자 슈터’ 김현준은 선수 시절 하체 힘을 강조했다. 농구 선수로는 작은 키(183cm)였던 그가 전설적인 슈터로 군림할 수 있었던 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슛 폼을 유지하게 지탱해 준 단단한 하체 덕분이었다는 것. ‘람보 슈터’ 문경은 SK 코치는 자신감과 배짱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는 “4쿼터 긴박한 상황에서 팀의 해결사가 될 수 있느냐가 A급 슈터와 B급 슈터를 가르는 차이”라고 했다. 또 “하루에 슈팅 연습을 1000개씩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림이 두 배는 커 보인다. 이렇게 되면 자신감도 자연스럽게 붙는다”고 덧붙였다. 고무공 같은 탄력과 역동적인 슛 폼이 인상적이었던 ‘캥거루 슈터’ 조성원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동료들과의 호흡을 중요하게 여겼다. “좋은 슈팅을 하려면 우선 안정적으로 볼을 받아야 합니다. 포인트가드의 습관, 센터의 스크린 등까지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체력 안배도 하고 결정적인 슈팅도 날릴 수 있죠.”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센터요? 슈터 부재가 더 문제죠.”11월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눈앞에 둔 유재학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은 “높이의 열세는 항상 있었던 문제라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팀 분위기를 살리고 결정적일 때 한 방 해줄 만한 슈터가 없다는 게 더 아쉽다”고 말했다. 신선우 프로농구 SK 감독도 “10년 전만 해도 대표팀에 믿을 만한 슈터가 한두 명은 꼭 있었다. 최근엔 이런 슈터가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라진 슈터…그리운 한 방 “센터요? 슈터 부재가 더 문제죠.”과거 한국 농구가 아시아 무대를 주름잡았을 땐 그 중심에 걸출한 슈터가 있었다. 1960, 70년대 신동파(66)를 필두로 이충희(51), 김현준(작고)에 이어 최근 문경은(39), 조성원(39) 등에 이르기까지. 든든한 해결사들이 기둥 역할을 했다.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슈터 계보가 끊기면서 중국은 물론 이란, 레바논, 요르단 등 중동권에도 고전하게 됐다. 2008년 존스컵 대회와 역대 최악의 성적(7위)을 거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도 대표팀은 슈터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높은 슛 성공률은 물론 두둑한 배짱과 자신감, 폭발력을 갖춘 슈터들이 사라진 이유는 뭘까. 추일승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1997년 프로 출범 이후 전술의 초점이 용병에게 맞춰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용병의 1대1 플레이나 토종 가드와 용병의 2대2 방식으로 공격이 주로 진행되다 보니 슈터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설명이다. 선수 시절 ‘코트의 황태자’로 불린 우지원 W-gym(유소년 농구교실) 대표는 “슈터들이 슈팅 훈련에 포커스를 더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슈터는 하루도 거르지 말고 마음속에 세운 슈팅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요즘 선수들은 슈터보다 화려해 보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선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문 슈터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흔들리는 남자농구 신동파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은 연습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경기에서는 슈팅 성공률이 훈련 때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슛 폼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혹독한 훈련을 지속해야 좋은 슈터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인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정신력을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과거 아마추어 시절엔 선수들 모두 가슴에 태극기 다는 걸 가문의 영광으로 여겼지만 요즘엔 대표팀 차출을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이러한 차이가 대표팀 경기에서의 준비 부족, 집중력 저하를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슈터 계보 누가 잇나 그렇다면 슈터 계보를 이을 만한 후보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그래도 방성윤(28·SK)”이라고 입을 모았다. 엄청난 힘과 탄력, 정상급 농구 센스, 폭발력까지 갖췄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연세대 시절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더딘 성장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충희 전 감독은 “연습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다 보니 부상이 끊이질 않고, 부상이 계속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아쉬워했다. 이규섭(33·삼성)과 김성철(34·한국인삼공사)도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이규섭은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이 떨어지고, 김성철은 기복이 심하다는 측면이 약점으로 꼽혔다. 의외의 후보는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 문성곤(17·경복고). 그는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아직 가다듬을 부분이 많지만 전문 슈터로 키우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원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프로농구 감독들이 말하는 ‘내가 생각하는 A급 슈터는…’::▽유재학(모비스)=노마크에서 연습 때만큼 성공률이 나오는 선수▽전창진(KT)=승부처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허재(KCC)=중요한 경기에서 슛 성공률이 더 올라가는 선수▽강을준(LG)=슛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수▽강동희(동부)=경기 흐름을 잘 이해하는 선수▽안준호(삼성)=수비수를 두고도 자기 슛을 가져가는 선수▽신선우(SK)=배포가 두둑한 선수▽이상범(한국인삼공사)=슈팅 직전 스텝이 좋은 선수▽유도훈(전자랜드)=어느 각도에서도 슛 성공률이 비슷한 선수▽김남기(오리온스)=공 없을 때 움직임이 영리한 선수}
#1. 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 경기가 끝나자 팬들의 야유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로이 호지슨 리버풀 감독은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반면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올 시즌 승격해 2-1 승리를 거둔 블랙풀의 이언 할로웨이 감독은 “경기 전부터 붉은색(리버풀 홈 유니폼 색깔)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며 큰소리를 쳤다. #2. 2일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홈구장인 브루흐베크 스타디움. 경기 종료 5분 전부터 모든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호펜하임을 상대로 마인츠의 4-2 승리. 무명 선수 출신인 37세의 젊은 지도자 토마스 투헬 마인츠 감독은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들의 간절한 기도가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기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유럽 축구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즌 초반 가장 놀라운 팀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과 분데스리가의 변방 마인츠. 1부 리그 우승만 18번 한 리버풀의 날개 없는 추락은 충격적이다. 2008∼2009시즌 2위에서 지난 시즌 7위로 떨어졌지만 이보다 성적이 나쁠 거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7경기를 치른 현재 20개 팀 가운데 18위(1승 3무 3패·승점 6). 지난달 23일 칼링컵 32강전에선 4부 리그 팀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호지슨 감독은 “축구를 하다 보면 나쁜 순간이 있기 마련”이라며 애써 태연해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어둡다. 출전 시간을 놓고 말이 나오는 등 선수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핵심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부상 등 악재도 겹쳤다. 독일에서는 마인츠의 돌풍이 거세다. 1905년 창단해 올 시즌을 포함해 5시즌밖에 1부 리그를 경험하지 못한 마인츠가 7전 전승으로 무패 가도를 달렸다. 개막 7연승은 분데스리가에서 두 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 2008∼2009시즌 우승팀 볼프스부르크와 지난 시즌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도 희생양이 됐다. 마인츠 돌풍은 돈으로 얻은 이변이 아니다. 자체 유소년 팀에서 기른 무명 선수들의 열정과 조직력으로 이룬 성과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난달 30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경기장. 팀은 1-0으로 이겼지만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사진)의 표정은 어두웠다. 올 시즌 처음 90분 풀타임을 뛰었음에도 전혀 인상적이지 못했다. 맨유(잉글랜드)가 발렌시아(스페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 이날 그의 패스 성공률은 팀 평균(73%)보다 낮은 68%. 자주 공을 뺏겼고 자신감도 부족해 보였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경기 중 화난 표정으로 그를 질책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지성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 초반 박지성이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현지 언론은 “공격에서 혼자 겉돌고 있는 느낌”이라며 “맨유의 공격 옵션이 되기엔 크게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박지성의 포지션 경쟁자인 안토니오 발렌시아, 라이언 긱스 등이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그의 부진은 더욱 안타깝다. ‘박지성 위기론’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답답한 공격력. 사실 한국 대표팀에서 박지성의 위상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소속팀 동료 웨인 루니 못지않다. ‘캡틴’ 박지성은 중요한 고비마다 득점에 성공하며 팀을 살렸다. 최근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선 5골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고 본선에서도 그리스전 골을 넣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또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맨유에서 박지성은 공격보다는 수비와 팀플레이 등 조연 역할에 치중한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팀이 박지성에게 바라는 역할과 세계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맨유라는 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인의 선택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 시즌 맨유의 상황이 변했다는 것. 지난 시즌 엄청난 골 폭풍으로 호날두의 빈자리를 채웠던 루니가 부진하면서 공격수들의 ‘킬러 본능’이 절실해졌다. 퍼거슨 감독도 최근 “공격수들이 한 시즌에 10골 이상은 넣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 초반 박지성의 공격력은 예년과 비교해서도 오히려 뒷걸음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공격에 대한 지나친 부담 때문에 여유가 없어졌다. 공격 상황에서 너무 서두르고 자신감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분위기에서 언론과 팬들의 이례적인 쓴소리까지 이어지자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한 게 부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월드컵 등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에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출장 기회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을 거란 얘기다. 박지성도 인터뷰에서 “어쩌다 갑자기 나오다 보니 밸런스를 유지하기 힘들다. 정신적으로 약해져 있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강한 압박, 엄청난 활동량 등 박지성 특유의 장점이 최근 경기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지성도 한국 나이로 서른에 접어든 만큼 예전처럼 ‘산소 탱크’다운 모습을 보여주긴 힘들 것”이라면서 “정신을 재무장하는 한편 과감한 공격 시도와 노련미를 이용한 플레이까지 할 수 있어야 맨유에서 재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난달 30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경기장. 팀은 1-0으로 이겼지만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표정은 어두웠다. 올 시즌 처음 90분 풀타임을 뛰었음에도 전혀 인상적이지 못했다. 맨유(잉글랜드)가 발렌시아(스페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 이날 그의 패스 성공률은 팀 평균(73%)보다 낮은 68%. 자주 공을 뺏겼고, 자신감도 부족해보였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경기 중 화난 표정으로 그를 질책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지성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 초반 박지성이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현지 언론은 "공격에서 혼자 겉돌고 있는 느낌"이라며 "맨유의 공격 옵션이 되기엔 크게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박지성의 포지션 경쟁자인 안토니오 발렌시아, 라이언 긱스 등이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그의 부진은 더욱 안타깝다. '박지성 위기론'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답답한 공격력. 사실 한국 대표팀에서 박지성의 위상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소속팀 동료 웨인 루니 못지않다. '캡틴' 박지성은 중요한 고비마다 득점에 성공하며 팀을 살렸다. 최근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선 5골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고, 본선에서도 그리스전 골을 넣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또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에 힘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맨유에서 박지성은 공격보다는 수비와 팀플레이 등 조연 역할에 치중한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팀이 박지성에게 바라는 역할과 세계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맨유라는 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인의 선택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 시즌 맨유의 상황이 변했다는 것. 지난 시즌 엄청난 골 폭풍으로 호날두의 빈 자리를 채웠던 루니가 부진하면서 공격수들의 '킬러 본능'이 절실해졌다. 퍼거슨 감독도 최근 "공격수들이 한 시즌에 10골 이상은 넣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 초반 박지성의 공격력은 예년과 비교해서도 오히려 뒷걸음쳤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공격에 대한 지나친 부담 때문에 여유가 없어졌다. 공격 상황에서 너무 서두르고 자신감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분위기에서 언론과 팬들의 이례적인 쓴 소리까지 이어지자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 한 게 부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월드컵 등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에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출장 기회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을 거란 얘기다. 박지성도 인터뷰에서 "어쩌다 갑자기 나오다보니 밸런스를 유지하기 힘들다. 정신적으로 약해져 있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강한 압박, 엄청난 활동량 등 박지성 특유의 장점이 최근 경기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지성도 한국 나이로 서른에 접어든 만큼 예전처럼 '산소 탱크'다운 모습을 보여주긴 힘들 것"이라면서 "정신을 재무장하는 한편 과감한 공격 시도와 노련미를 이용한 플레이까지 할 수 있어야 맨유에서 재도약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U-17 女축구대표 최덕주 감독#장면1.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8강이 열린 지난달 17일 트리니다드토바고 마라벨라의 맨니램존 스타디움. 전반전이 끝난 뒤 선수 대기실로 들어온 태극 소녀들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언제나 ‘허허’ 웃으며 “잘했다”고 격려해 주던 감독님이 불같이 화를 내서다. 스트라이커 여민지(17·함안대산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선수들의 눈빛이 이때부터 달라졌다”고 했다. 전반 나이지리아에 2-3으로 뒤지며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6-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장면2.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대표팀이 귀국한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주장 김아름(17·포항여자전자고)은 “감독님이 정말 화를 안 내느냐”는 질문에 “원래 그랬는데 나이지리아전 때는 엄청 화내셨다. 정말 심했는데 뭐라고 했는지는 말 못한다”며 웃었다. ‘부처님’이 ‘호랑이’가 된 이유. 당사자에게 직접 물었더니 “고도의 전략”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덕주 감독(50)을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자택 근처에서 만났다. 그는 “대회 기간 중 유일하게 선수들의 집중력이 아쉬운 시점이었다”면서 “어떻게 따끔하게 한마디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곁에 있던 물병을 걷어찬 행동까지 사실 모두 계산된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이 장면이 화제가 됐을 만큼 그의 온화한 리더십은 대회 기간 내내 주목받았다. 감성적이고 따뜻한 지도 스타일에 빗대 ‘아버지 리더십’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는 “아버지 리더십이 아니라 아버지였다”며 미소 지었다. “제가 딸만 셋인데 성격이 모두 달라요. 다양한 개성을 지닌 선수들을 잘 이해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보듬을 수 있었던 이유죠.” 그는 또 “내가 자상하게 보였다면 선수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며 “아파도 꿋꿋이 참고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해줄 수 있는 건 박수치고 응원하는 일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국내에서 짧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가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 앞서 어떤 주문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그는 “상대가 약점을 보이면 엄청나게 강해지는 게 일본인”이라며 “초반부터 거칠고 강하게 부딪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또 “역사 얘기까지 섞어가면서 한일전의 특수성을 강조했다”며 “결국 정신력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장정을 승리로 끝맺은 요인”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대회 득점왕(8골)과 최우수선수상을 휩쓴 여민지를 두고 “한국 축구의 보배”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저는 부상으로 선수 시절 내내 고생했어요. 그래서 대회 직전 민지가 부상했을 때 데리고 갈 생각을 안했죠.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거든요. 근데 민지가 정신력으로 그 짧은 기간에 부상을 털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사가 나왔어요.” 마지막으로 결승전 승부차기 직전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물었다. 그는 “딱 한마디 ‘책임은 내가 진다’고 했다”며 “어떤 감독이라도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성남=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최덕주 감독은::▷생년월일: 1960년 1월 3일▷출신: 경남 통영▷학력: 부산 충렬초-동래중-동래고-중앙대▷선수 경력: 한일은행(1984)-포항제철(1985)-프라이부르크(독일·1986)-마쓰시타전기(일본·1987∼1988)▷지도자 경력: 모모야마대 코치, 오사카 조선고·선발팀 감독(이상 일본)-17세 이하 여자 대표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