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혁

권오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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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회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공기를 살아있는 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hyuk@donga.com

취재분야

2026-05-15~2026-06-14
남북한 관계50%
정치일반10%
대통령10%
국방7%
외교7%
사건·범죄5%
중국5%
칼럼2%
인물2%
사고2%
  • 진영 “장관책임 통감” 사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믿음을 저버렸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 장관으로 통했던 진 장관은 취임 6개월여 만인 27일 공식 사의를 밝혔다. 사퇴설이 불거진 지 5일 만이다. 주무 장관이 대통령의 뜻에 반해 사퇴하면서 기초연금 등 박근혜 정부의 대선 복지공약을 원안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데 따른 책임론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대통령은 ‘장관 경질’이라는 최후의 정치적 카드까지 잃게 됐다. 이틀 전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의설은) 없던 걸로 하겠다”며 만류했는데도 진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해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무엇에 대한 책임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기초연금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초연금안 수정 靑과 마찰… 안팎서 꼬이는 朴정부 복지정 총리는 “시급히 해결할 일이 많은 시기에 사표를 받을 수 없다”며 반려했고,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사표 반려는 대통령 뜻”이라고 밝혔지만 진영 장관(사진)이 복귀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날 오후 8시경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방을 들고 나서던 진 장관의 부인은 “(진 장관이) 지방에 가셨다”고 말했다. 진 장관이 사퇴를 결심한 일차적 이유로는 복지공약 이행의 어려움에 대한 주무 장관으로서의 책임을 들 수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당 정책위의장으로 대선공약 입안에 참여했고, 대선 후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새 정부의 방향을 설계한 당사자로서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진 장관의 보좌관은 최근 “진 장관은 기초연금 정부안이 공약과 달라진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퇴의 결정적 이유는 ‘청와대와의 갈등’이라는 시각이 많다. 진 장관은 이달 초 국민연금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공약과 달리 소득기준을 적용하는 안을 보고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반발을 줄이자는 절충안이었지만 연금체계의 틀을 다시 짜겠다는 당초 안과 거리가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약한 틀로 안을 다시 마련해 오라’며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진 장관과 최원영 대통령고용복지수석비서관이 마찰을 빚었다는 말도 나온다. 진 장관의 성품에서 사퇴 이유를 찾는 시각도 있다. 진 장관과 친분이 있는 한 새누리당 의원은 “진 장관은 자기 스타일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다. 뜻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내려놓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장관 취임 한두 달 뒤부터 ‘그만두고 싶다’ ‘당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고 전했다. 진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내가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 예산은 기획재정부가 쥐고 있고, 인원은 안전행정부가 쥐고 있고….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 토로한 바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진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덜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안(案) 때문에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욕먹고 싶었겠느냐”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해 봤다면 정치적 타격을 줄이려고 선제적으로 사표를 냈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안대로 기초연금을 추진하려던 새누리당은 진 장관의 사퇴로 큰 혼란에 빠졌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직접 사과까지 한 상황에서 주무 부서 장관이 사퇴해버려 대국민 설득의 동력을 잃게 됐다. 야당의 화살도 대통령으로 정조준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책임지는 게 아니라 무책임의 극치”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박근혜호가 취임 후 가장 큰 풍랑을 만났는데 진 장관이 항로가 맘에 안 든다고 혼자 살겠다며 배에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진 장관이 박 대통령이 아끼는 측근이어서 여권의 배신감은 더욱 크다. 당내에서는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친박 안 하겠다고 나갔던 사람을 인수위 부위원장과 장관까지 시켜줬으면 의견 충돌이 있더라도 끝까지 대통령을 호위하며 자신이 책임지고 정부안으로 국회와 국민을 설득했어야지, 어떻게 주군의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진 장관 사퇴 파동을 계기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성향의 복지공약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숙한 자세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들이 선거 때마다 쏟아지지만 실제 예산 편성 단계에선 대부분 공약이 축소되거나 폐기되는 구조적 한계에 대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치권에서 공약이 나오는 즉시 관련 재원이 얼마나 필요하고, 이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 검증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정훈·권오혁 기자 sunshade@donga.com}

    • 201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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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수만 하고 헤어진 여야 원내대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왼쪽)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정기국회 의사일정 등을 협의하는 회동을 하기 전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고 있다. 이들은 1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헤어졌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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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학물질 사고 최대과징금, 고의- 중복 기업에 한정

    산업계의 거센 반발을 샀던 화학물질 관련 규제가 상당 부분 완화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시행령을 마련키로 했다. 당정은 우선 산업현장에서 연구개발(R&D) 목적으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경우 등록을 면제하고 0.1t 이하 소량의 화학물질은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한 화평법은 모든 신규 화학물질과 연간 1t 이상 제조 및 수입되는 기존 화학물질에 유해성 심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이에 산업계는 과도한 규제에 따른 기업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왔다.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화학물질 개발비용을 절감하고 기업비밀 유출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를 덜게 된다. 또 화학물질 사고 발생 시 매출액의 최대 5%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화관법에 대해서는 시행령을 통해 고의 중복 중과실 등 책임이 막중한 기업의 경우에 한해 최대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화학물질 안전관리라는 입법 취지를 살리면서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당정은 11월에 화평법 화관법 시행령에 대한 토론회를 열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12월에 최종 시행령을 발표할 계획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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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패스 반칙통과 7개월간 448만건

    대구에 거주하는 운전자 A 씨는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를 무단으로 통과하는 반칙운전을 일삼았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부착하지 않은 채 요금소를 통과하는 것이다. A 씨는 이러한 방식으로 2013년 4월 중순까지 총 278차례 통행료를 미납했다. 이로 인해 내지 않은 통행료가 총 382만 원에 이르렀다. 한국도로공사는 3차례 미납요금 납부를 안내했지만 A 씨가 이에 응하지 않아 총 2457만 원에 이르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체납액을 내지 않은 A 씨는 결국 차를 압류당했다. A 씨와 같이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지 않는 반칙 운전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시 상당구)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고속도로 요금미납으로 적발된 건수는 2010년 371만 건, 2011년 499만 건, 2012년 684만 건으로 매년 3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로 인해 발생한 미납금액도 2010년 73억4400만 원, 2011년 98억5400만 원, 2012년 140억9100만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단순히 실수로 요금을 내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고의적으로 요금을 내지 않는 얌체 운전자의 비율도 적지 않다. 2013년 1∼7월 미납현황을 살펴보면 적발된 448만 건 중 고의 미납 사례는 66만6000건으로 전체의 15%에 달했다. 이런 고의 미납자 중에는 상습적으로 통행료를 내지 않는 ‘상습체납차량’ 운전자가 많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요금 미납자로 인한 추가 비용이 연 14억 원에 이른다”며 “상습적인 미납 행위를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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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길 정장 차림… ‘투쟁 상징’ 수염 안깎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16일 ‘국회 3자회담’은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후 3시 정각 전용차량을 타고 사랑재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짙은 회색 바지 정장 차림이었다. 김 대표는 남색 재킷에 흰 셔츠, 남색 바탕에 흰색 물방울 무늬의 넥타이 차림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청 앞 광장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을 하면서 기른 흰 수염은 깎지 않았다. 김 대표 측은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정장은 입었으나, 투쟁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수염은 남겼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줄곧 체크무늬 남방 차림이었고, 청와대가 김 대표에게 정장 차림을 주문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김 대표가 회담에서 양복으로 바꿔 입을지가 회동 전부터 관심거리였다. 황 대표는 검은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연분홍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감색 넥타이를 착용했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환갑을 하루 앞둔 김 대표에게 “천막당사에서 한 달 가까이…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 내일 회갑을 맞으시는데 좋은 결과가…”라며 인사를 건넸고, 김 대표는 “고맙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저도 야당 생활을 오래 했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무엇보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입장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민생’을 화두로 올렸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통령이 축하난 보내주신 것 감사히 잘 받았다”고 감사를 표한 뒤 곧바로 정국의 쟁점 사안들을 파고들었다. 회담은 예정시간을 30분 넘겨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인연은 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 아버지는 1960, 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립했던 고 김철 통일사회당 당수. 유신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고를 치른 김 전 당수는 13일 37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제 아버지가 37년 만에 긴급조치 위반에 대한 재심을 받았는데 판사가 사과했다. 그 판사는 긴급조치 때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지만 사과했던 것처럼 대통령은 전 정권 당시의 일이라고 하지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권오혁·황승택 기자 hyuk@donga.com}

    • 201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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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해수-미래부 세종시로 이전” 2시간만에 번복

    해양수산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내에서 혼선이 일었다. 당내 이해가 엇갈리면서 관련 발표를 2시간 만에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12일 오전 9시 반 안전행정부와의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미래부와 해수부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올해 안에 대통령 승인, 관보 고시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정책위는 2시간 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새누리당은 해수부와 미래부의 세종시 배치를 확정한 바가 전혀 없다”며 전혀 다른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해수부 유치를 기대하고 있는 부산 지역의 의원들과 주민들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해수부는 정부세종청사에 임시로 입주해 있지만 부산 지역 주민들은 부산으로의 이전을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부산 지역 의원들의 반발이 커 정책위 차원에서 ‘신중히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기장을)은 기자회견을 갖고 “해수부 청사의 세종시 이전 확정 발표는 부산 시민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엇박자에 대해 황영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처 이전 문제는) 첨예한 이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공청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을 충분히 갖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설, 추석과 어린이날에 대체휴일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명절과 가정을 중시하는 국민 정서와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설, 추석은 공휴일이나 일요일과 겹칠 경우에, 어린이날은 공휴일 일요일뿐 아니라 토요일과 겹쳐도 대체휴일이 주어진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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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식회의장서 “닥쳐”… 부끄러운 막말 국회

    “닥쳐. 이 자식아!”7월 4일 국회 공공의료 국정조사특위 회의장에 김용익 민주당 의원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 윤한홍 경상남도 행정부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 경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은 ‘닥쳐’라는 말을 세 번 연거푸 쏟아 냈다. 윤 부지사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지만 국회의원 입에서 나온 말로는 민망한 수준이다. 국회의원들의 막말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19대 국회부터 ‘몸싸움’을 규제하는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되면서 ‘말’이 오히려 격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동아일보는 11일 국회 회의록 민간 검색시스템 ‘오픈캉그레스’(대표 안재홍)와 함께 19대 국회 개원 이후 회의록에 실린 의원들의 ‘막말’ 또는 품격이 떨어지는 말 377건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동료 의원이나 증인, 참고인에게 ‘당신’이라고 부르거나 반말을 사용한 사례, ‘건방지다’ ‘뻔뻔하다’는 식으로 상대방을 비하하고 욕설을 사용한 사례가 모두 포함됐다.‘당신’ 등 반말이나 거친 표현을 많이 쓴 의원으로는 서영교, 정청래, 박범계 의원 등이 꼽혔다. 1∼3위를 모두 민주당 의원이 차지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김성태, 이장우 의원이 4∼6위에 올랐다. 가장 많은 막말을 주고받은 회의는 법제사법위원회(68건)와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63건)였다. 민의의 전당에서 막말이 횡행하는 데는 의원 각자의 품성 외에도 몇 가지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각종 법안이 상정될 때 당론을 관철하기 위해 ‘몸’으로 때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던 과거와 달리 회의장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강한 말로 주목을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고 충성심도 인정받으려 한다는 것. 의원들의 특권 의식도 주된 이유다. 정책의 모순을 논리적으로 파헤치지 않고 감정적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국민이 개별 의원에게 부여한 정책질의권의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의원의 막말은 국회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더 나아가 국민이 정치를 신뢰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동아일보는 이달 시작된 정기국회부터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국정감사장에서 오가는 막말을 적극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의원들이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언어폭력’에 경종을 울리고 이런 의원들을 국회에서 추방하자는 취지에서다. 장기적으로 의원들의 ‘막말지수’를 개발하고 계량화해 향후 공천 심사 및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도울 계획이다. 최창봉·권오혁 기자 ceric@donga.com※ 위 기사는 일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는 서영교 의원 측의 반론 요청에 따라 해명 인터뷰가 나갔습니다.}

    • 20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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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보선 50일 앞… 대법, 의원 6명 선고 미뤄 대진표 캄캄

    여야가 다음 달 30일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선거를 50일 앞둔 지금까지 재·보선 지역이 확정되지 않아 ‘깜깜이 선거’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사범 재판의 경우 1심은 6개월, 2, 3심은 3개월 안에 각각 끝내도록 강행 규정을 두고 있지만 법원이 법을 어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김형태 무소속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북 포항남-울릉과 지난달 25일 폐암으로 별세한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 두 곳뿐이다. 다음 달 재·보선을 치르기 위해선 이달 30일까지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야 하지만 3개월 이전에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의원들에 대한 상고심 선고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의원은 새누리당 4명, 민주당 4명이다.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경북 구미갑)은 2월 벌금 300만 원, 이재영 의원(경기 평택을)은 3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당 안덕수 의원(인천 서-강화을)은 4월 회계책임자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성완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에게도 5월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민주당에선 신장용 의원(경기 수원을)과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완산을)이 5월에, 최원식 의원(인천 계양을)이 6월에 각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배기운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8월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이번 재·보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의원과 배 의원을 제외한 6명의 의원은 공직선거법 강행규정에 따라 5∼8월 상고심이 선고됐어야 하는데 법원이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 측은 “법리적으로 판단이 엇갈리는 일부 쟁점 때문에 치밀하게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선거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도 많다. 특히 강행 규정에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에 법원이 해당 법 조항을 유명무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야권 일각에선 재·보선이 ‘박근혜 정부 중간시험대’로 비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여당이 법원에 재판을 늦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9일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들을 임명하고 본격적인 재·보선 준비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이미 재·보선 기획단장인 안규백 의원을 중심으로 예비후보자들의 자격 요건, 전과 유무, 경쟁력 등을 확인하는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위를 가동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독자 후보를 출마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재·보선 선거구가 이달 말에 확정된다면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한 충분한 정보나 사전검증 없이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창봉·권오혁 기자 ceric@donga.com}

    • 20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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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북 세력은 안돼”

    시민단체인 블루유니온이 5일 ‘범죄단체의 해산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 2만8399명의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5월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법원이 범죄단체나 반국가단체로 판결한 단체를 강제 해산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아직 소관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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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진당, 욕설 퍼부으며 극렬 저항… 이석기 구인장 집행 아수라장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처리된 뒤 구인장이 집행되는 과정에서는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국가정보원 직원 60여 명이 이날 오후 7시 20분경 구인장을 집행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 520호실을 찾았지만 통진당 당원들과 보좌진의 강력한 저항으로 몸싸움이 벌어졌다. 통진당 관계자들은 구인장을 집행하려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강하게 저항해 아수라장이 됐다. 통진당 김재연 의원은 몸싸움 도중 탈진했고, 취재기자 1명이 실신하기도 했다. 결국 오후 7시 45분에 경찰이 투입됐고 오후 8시 15분 이 의원은 변호사와 함께 국정원의 구인에 응했다. 이 의원은 구인되면서 “진실과 정의는 승리한다”고 말했다. 통진당 관계자들은 “민주 수호, 국정원 해체” 등을 연호했다. 국정원은 오후 8시 27분 이 의원을 차에 태워 국회를 벗어났다. 이 의원을 태운 차량은 오후 9시 23분 수원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이 의원은 이날 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됐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다른 의원들의 경우 다음 날 영장실질심사 때 출석한 뒤 구속하는 절차를 밟았지만 국정원은 이 의원이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이날 신병을 확보했다. 이날 여야의 체포동의안 처리 방침이 알려지면서 국회는 새벽부터 숨 가쁘게 돌아갔다. 0시부터 국회 안팎에는 경찰 중대가 대거 투입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이 의원은 오전 2시 10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이 국회를 둘러싸고 정문을 걸어 잠근 채 일반인을 통제하고 있다. 나머지 모든 문은 전경버스로 막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보당 당원들을 막기 위해서다. 체포동의안 강행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나 보다”라고 적었다. 이날 새벽 의원실을 나서며 만난 기자들에게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내 주장을 21.5%가 지지하고 있어. 아 놀라운…”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8시경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출근했다.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200여 명의 통진당 당원들을 향해서는 “동지들의 웃는 얼굴을 보니까 뭉클하다. 이 싸움은 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원들이 이 의원의 이름을 연호하자 여유 있는 미소를 띤 채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본회의장에 입장한 후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이 의원은 자신의 신상발언 차례가 오자 상기된 표정으로 단상에 섰다.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에 대해 “제 개인에 대한 박해가 아니라 이 나라 정당정치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며 진보정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다. 무죄 판결로 끝날 내란음모 조작에 국회가 동조하는 것은 역사에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과오로 기록될 것이다”면서 “꼭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신상발언을 마치고 자리에 돌아온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시작되자 묵묵히 의원들의 투표를 지켜보다 다른 통진당 의원들과 함께 투표에 참가했다. 압도적인 표 차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본회의가 끝난 후 이 의원은 통진당 소속 오병윤 김선동 이상규 김재연 김미희 의원과 함께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왜 내란음모를 하느냐”며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또 “거짓이 진실을 이기는 역사는 없다”며 “국민을 믿고 진실을 확신하며 내일의 정의가 승리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후 5시경 의원회관 내 사무실로 이동했다. 한편 이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5일 오전 10시 반경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영장실질심사는 오상용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담당한다. 이 의원이 심사를 받으면 밤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이미 체포동의서를 발부한 만큼 구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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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신상발언에 與의원들 “도망가지 말라”

    4일 오후 4시 25분 강창희 국회의장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를 발표하자 이 의원은 통진당 의원들과 함께 본회장을 빠져나왔다. 이 의원은 국회 로비에 있던 기자들에게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가 멈췄다. 정치가 실종되고 국가정보원의 정치가 시작됐다”고 말한 뒤 질문엔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통진당 의원들은 투표 전 잇따라 발언대에 나서 체포동의안 통과를 막아달라고 호소하면서 국정원을 비난했다. 1980년대 주사파 학생운동권이었던 하태경 의원이 투표 전 의사진행발언에서 통진당을 향해 “이 의원을 감싸며 자폭하겠다는 건 국회에 영원한 흠집을 남기는 일이다. 아끼는 당원들과 같이 쓰레기통에 묻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감옥으로 보내고 다시 태어나라”고 촉구했다. 이에 자리에 앉아 있던 통진당 의원들이 하 의원을 향해 “그만하고 내려와”라고 고함을 질렀다. 뒤이어 나온 통진당 오병윤 의원은 발언을 끝내고 돌아가는 하 의원을 향해 “하태경 의원”이라며 불렀고, 하 의원이 돌아보지 않자 “말 들으세요. 예의가 없네요”라고 쏘아붙였다. 오 의원은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이유 하나로 수십 년간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살았다”면서 “기회만 되면 종북(從北)이라고 떠드는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오 의원 발언 도중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궤변 늘어놓지 마”라고 고함치자 오 의원이 “김태흠 의원, 좀 심하시더라고요”라고 받아쳤다. 오 의원이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법리 적용이 맞는지 살펴서 잘 처리해 달라”고 하자 한 새누리당 의원은 “걱정하지 마. 잘 처리해 줄게”라고 받았다. 이석기 의원이 신상발언을 할 때는 여당쪽 의석에서 “자리로 들어와”라는 말이 나왔고, 발언이 끝나고 자리로 돌아가려 하자 “도망가지 말라고”라는 고함도 들렸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 의원을 ‘피의자’로 불렀다. 김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러 나와 “나는 이석기 피의자를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인정한 적 없다. 그 흔한 악수도 한 번 한 적 없다. 왜냐하면 그는 대한민국의 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본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오전 이 의원을 제외한 통진당 의원 5명은 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리는 본관 제3회의장 앞에서 참석하러 오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인사를 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에 반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상규 의원은 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다가오자 “남춘이 형! 파이팅”, “선배님! 잘 봐 주십쇼”라고 외치기도 했다. 3군사령관 출신의 민주당 백군기 의원은 통진당 의원들이 ‘국정원 녹취록에 대한 입장 발표문’을 건네자 쳐다보지도 않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일찍부터 국회 주변에서 삼엄한 경계를 폈다. 오전 11시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통진당 집회가 예정돼 있고, 여기에 통진당원 수백 명이 참석한다는 첩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국회 주변에 38개 중대 2600명을 배치하고 경찰 버스 수십 대를 동원해 국회 외벽을 에워쌌다. 국회 정문 앞 큰길 건너편에는 살수차까지 동원했다.민동용·권오혁 기자 mindy@donga.com}

    •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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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적단체 활개쳐도 막을 길이 없다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등으로 확정 판결을 받은 25개 단체 가운데 5개(국내 활동 기준)가 여전히 같은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이들 단체를 강제 해산할 법적 근거가 없어서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주도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가 향후 이적단체 등으로 확정돼도 활동을 막을 수 없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률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와 이적단체로 확정 판결을 받은 조직은 각각 12개와 13개다. 반국가단체는 정부를 참칭(僭稱·분수에 넘치는 칭호를 스스로 이름)하거나 국가 변란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국내외 단체를, 이적단체는 반국가단체나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고무하고 동조·선동하는 단체를 뜻한다. 공안 당국은 이 가운데 반국가단체 3개와 이적단체 5개가 확정 판결이 났음에도 여전히 같은 이름을 쓰며 동일한 목적의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반국가단체 3개는 조선노동당(북한) 조총련(일본) 한통련(일본)으로 한국 정부의 강제력이 미칠 수 없는 곳에 있고, 국내에서 직접 활동할 수 없는 조직이다. 하지만 국내에 주요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등 이적단체 5개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범민련 해외본부와 남측본부는 각각 1994년과 1997년 이적단체로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웹을 운영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까지 만들어 후원을 유도하고 있다.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은 지난해 3월 김정일 사망 100일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무단 방북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민자통),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연방통추)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공안 당국은 나머지 17개 단체 구성원들도 단체 이름만 바꾸거나 다른 조직에 스며드는 방식으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6·15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는 2010년 7월 대법원의 이적단체 확정 판결을 받은 뒤 ‘민권연대’로 이름만 바꿨고, 2009년 1월 이적단체로 확정된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도 ‘한국청년연대’로 개명했다. 2000년 10월 반국가단체로 확정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의 잔존 세력이 모여 RO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런 법률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올 5월 ‘범죄단체의 해산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4개월째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 법안은 법원에서 반국가단체 또는 범죄 목적 단체로 판명된 단체들을 강제 해산하고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킬 수 있도록 했다. 심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 변란을 꾀하고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단체는 당연히 소멸돼야 한다”며 “향후 이들의 활동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체 조직 설립을 막는 등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독일과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도 국가의 기본 질서를 위협하는 단체들에 대해 강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독일은 ‘결사법’에서 이런 단체에 대한 강제해산권 등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이 ‘공산주의’라는 용어 자체를 쓰지 못하도록 한 공산주의자규제법(Communist Law)을 유지하는 것도 자유와 생존이라는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최창봉·권오혁 기자 ceric@donga.com}

    • 20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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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수수색 등 위급할땐 USB 부숴서 삼켜라” 증거인멸 교육

    2일 국회에 제출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는 이 의원이 이끄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를 북한의 대남혁명론을 그대로 따르는 ‘북한 추종 지하혁명조직’으로 규정했다. RO는 까다로운 기준으로 ‘주사파’ 조직원을 선별한 뒤 단위조직을 결성하고 철저한 상명하복과 보안 시스템으로 조직을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RO 조직원들은 보안교육에서 “압수수색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USB를 부숴서 삼키라”는 지시까지 받았다고 한다. ○ 주체사상으로 남한사회주의 혁명 시도 체포동의요구서에 따르면 RO는 산하 조직원들에게 북한의 ‘주체사상’을 따르는 단체라는 사실을 명확히 주지시켜 왔다. 조직원 가입식에서는 “우리의 수(首)는 누구인가”라고 묻고, 신규 조직원은 “비서 동지(김정일)입니다”라고 답변하게 했다. 자신의 활동이 북한을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 등을 근거로 당국은 RO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로 규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남한사회 변혁운동을 전개하고 △남한의 자주·민주·통일 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주체사상을 심화·보급 전파한다는 3가지 항목의 단체강령을 만든 뒤 보안을 위해 신입 조직원에게 구두(口頭)로 전달했다. 공안당국은 여기에 포함된 ‘자주·민주·통일’은 북한이 1970년 5차 당대회 이후 확정한 ‘대남투쟁 3대 과제’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의원은 이 강령을 토대로 올 3월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을 한 직후 조직원들에게 ‘전쟁 대비 3가지 지침’을 시달했다. 비상시국에 연대할 조직을 빨리 꾸리고, 광우병 사태처럼 대중을 동원한 선전전을 실시하며, 미군기지나 전기시설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라는 것이다. ○ 조직원 까다롭게 선별…철저한 상명하복 체계 RO는 조직원을 까다롭게 선별해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세포책이 대학이나 청년운동단체에서 ‘학모(학습모임)’라고 불리는 소모임을 조직한 뒤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등 여러 교재를 이용해 사상학습을 시키도록 했다. 여기서 주체사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모아 따로 ‘이끌(이념서클)’을 조직하는 방식이다. 이 모임에선 ‘김일성 회고록’과 ‘김일성 저작집’ 등으로 심화학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끌’ 지도책과 다른 RO 조직원 1명의 추천이 있으면 RO에 자기소개서와 결의서를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상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해변이나 산악지역에 있는 민박집 등에서 수련회를 열어 가입 승인을 얻게 된다. 신입 조직원들은 가입 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R(혁명)가”라고 대답하는 의식을 거친다. RO는 또 이들에게 북한의 혁명가요인 ‘동지애의 노래’ 등을 제창하게 했다. RO는 이렇게 받아들인 조직원들이 3∼5명으로 구성된 단위조직을 만들게 한 뒤 총책→상급 세포책→하급 세포책→최하급 세포원 등으로 이어지는 지휘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공안당국은 RO 조직원들이 조직의 지시사항을 거부할 수 없는 엄격한 위계질서를 갖추고, 개인의 사생활까지 통제받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수를 저지를 경우 경고 조치를 하거나 노역을 하게 하는 등 북한의 ‘인민재판’을 그대로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 “보위(保衛)에는 바늘 틈 하나 흥정할 겨를 없다” RO는 철저한 보안 유지로 조직의 실체를 숨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자신들의 행동이 위법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이라고 공안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RO는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통신 보안, 컴퓨터 보안, 문서 보안, USB 보안, 외부활동 보안 등 보안수칙을 세부적으로 설정해 조직원들이 따르도록 했다. 보안수칙에는 △조직 관련 사항은 반드시 공중전화나 비폰(비밀 휴대전화) 사용 △가급적 종이 사용 금지 △조직과 관련된 내용은 되도록 암기 등이 포함돼 있었다. RO를 이끈 이석기 의원은 5월 10일 경기 광주시 모임에서 조직원 기강 해이와 보안 상태를 지적하며 모임을 10분 만에 해산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틀 뒤인 5월 12일 서울 마포구에서 소집한 비밀모임에서 “여기 동지들 전부 요시찰 대상”이라며 “보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보위의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할 권리도 없고 단지 지켜야 할 숭고한 의무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최창봉·권오혁 기자 ceric@donga.com}

    • 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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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용지물 스마트폰 기본 앱, 삭제를 許하라!

    이동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끼워 팔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최신 스마트폰에 삭제 불가능한 기본 앱이 무더기로 설치돼 있어 통신사와 제조사의 ‘상술’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갑)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신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된 앱 다수가 삭제 불가능하다고 25일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최신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4와 LG전자 옵티머스G프로의 기본 앱이 모두 60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3개 이동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갤럭시S4와 옵티머스G프로에 각각 69개, 78개의 앱을 설치했고 KT는 64개, 71개, LG유플러스가 66개, 73개였다. 소비자는 평균 100만 원을 상회하는 고가의 구입 비용을 지불하고도 제조사 및 통신사가 설치한 앱을 삭제할 권한이 없는 것이다. 특히 통신사는 계열사의 앱을 다수 기본 앱으로 설정했다. SK텔레콤은 갤럭시S4에 11번가, 네이트, 네이트온 UC, 싸이월드 등을 기본 설치했고 KT와 LG유플러스도 Genie, 올레TV now, Mnet, 아프리카TV 등을 포함시켰다. 이렇게 무더기로 설치된 앱은 메모리 용량을 차지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현저히 떨어뜨리고 배터리를 빨리 소모하게 해 소비자가 그 불편을 고스란히 감수하게 돼 있다. 박대출 의원은 “현재 제조사 및 통신사의 꼼수로 소비자는 우롱당하고 있는데 규제 기관인 미래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담당 부서조차 없는 등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미래부는 시급히 실태 조사를 하고 스마트폰 기본 설치 앱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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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대형 포털 뉴스편집 규제법안 발의”

    새누리당이 네이버 등 대형 포털의 독과점 규제를 위한 법안 발의에 본격 착수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갑)은 포털의 뉴스편집 규제를 골자로 한 ‘신문 등의 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22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포털은 언론사에서 제공받은 기사의 제목이나 내용을 수정할 경우 어떤 부분이 수정됐는지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현재는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보는 소비자들이 기사의 어느 부분이 수정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 의원은 “기사 수정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뉴스를 유통하는 포털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도 대형 포털이 인터넷 골목상권을 황폐화하고 있다며 이를 규제하기 위해 관련 법안을 9월 정기국회 개원 직후 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대형 포털들이 장사가 좀 되는 듯한 서비스나 업종에 직접 나서다 보니 경쟁업체들이 죽고 업종 자체가 초토화된다”며 “법적 미비점을 보완해서 반드시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포털 규제 움직임에 대해 언론 장악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6일 국회에서 ‘포털 규제 논의의 올바른 방향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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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인 없고 與도 불참… 야당만의 청문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1일 새누리당이 불참한 가운데 마지막 3차 청문회를 열었다. 전날 새누리당은 “새로운 증인이 없는 상태에서의 청문회는 정치 공세의 장밖에는 안 된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전 1시간여 동안 열린 청문회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입수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 채택 불발을 거듭 규탄했다. 또 사건의 추가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증인 선서 거부 등을 이유로,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와 최현락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은 위증 혐의로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국정조사 활동을 정리할 결과 보고서도 여야 간 합의로 채택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보고서 합의 채택이 불발되면 독자적인 대국민 보고서 발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후 국정원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를 끝까지 정치 공세, 허위사실 유포의 장으로 만든 것은 부끄러운 한 편의 코미디”라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른바 ‘광주 경찰’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22일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이유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우발적인 발언이라 해도 국민 통합을 해칠 우려가 있다. 유감이다”라며 사과했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조 의원은 19일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전 서울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대한민국 경찰이냐, 광주 경찰이냐”고 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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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상규명 뒷전… 정쟁만 벌인 ‘그들만의 國調’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가 재판을 받고 있는 핵심 증인까지 동행명령을 통해 불러놓고도 정쟁만 하다 끝나 ‘그들만의 국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심을 모았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6일 특위에 출석했지만 여야는 알맹이 없이 공방만 벌였다. 특히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원 전 원장까지 불러놓고도 야당 의원들은 기존 의혹만 거론하며 윽박질렀고, 여당 의원들은 증인 감싸기에 바빴다. 지난해 대선 이후부터 지루하게 이어지며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었던 논란이 국회에서는 빈껍데기 결말을 보게 된 것이다. 이럴 거면 뭣 때문에 국정조사를 열었느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국조는 23일 보고서를 채택해 5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날 새누리당의 집요한 설득으로 출석한 원 전 원장은 “대선에 개입하려고 댓글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선거나 정치 개입은 전혀 없었다. 댓글은 대북심리전의 일환이었으며 노무현 정부 때도 정권 홍보 댓글 작업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원 전 원장은 “대선 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새누리당의 요구가 있어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주중대사와 통화해 상의한 적이 있다”면서도 “회의록이 국정원에서 유출된 적은 없다.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16일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거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한 야당의 추궁에 “당시 직원들이 허위로 분석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고 지금도 직원들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두 증인은 관련 법조항을 거론하며 “증언의 진위가 왜곡될 경우 재판에 불리할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증인선서를 거부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박정훈·권오혁 기자 sunshade@donga.com}

    • 201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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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나온 원세훈-김용판… 16일 다시 부르기로

    14일 열린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불출석으로 파행됐다. 특위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두 사람을 16일 재소환하기로 했다. 이에 김 전 청장 측은 16일 청문회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원 전 원장의 출석 여부는 16일 오전에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은 14일 각각 건강과 재판 준비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증인 없이 열린 특위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특위 마지막 날인 21일에 증인을 다시 부르자”고 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다른 증인이 출석하는 19일 청문회에 앞서 16일 불러야 한다”고 팽팽히 맞섰다. 옥신각신한 끝에 16일 청문회 개최에 합의한 여야는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했다. 이 표결에는 야당 의원 9명이 전원 찬성했다. 새누리당에서는 7명이 표결에 참여해 김재원 김태흠 의원은 기권하고 다른 의원 5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 자극적인 발언으로 비난전을 벌였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두 증인의 불참에 새누리당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억지와 궤변, 거짓말에 너무나 당황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미출석한 증인은 21일 재소환하기로 여야가 합의해 놓고 왜 억지를 부리냐. 정청래 야당 간사는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이 “참 수준이 낮다”며 발언 도중 끼어들자 김 의원은 “박범계 의원, 당신은 법조인이지만 궤변론자야”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민주당은 진실 규명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박근혜 정부를 흔들 동력을 얻기 위해 국정조사 판을 깨려고 한다”고 따졌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을 21일에 나오게 하려는 것은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를 부르지 못하게 하려는 새누리당의 작전”이라고 맞섰다.권오혁·장강명 기자 hyuk@donga.com}

    • 201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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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 빠듯한데 고소득층까지 양육수당 지원해야 하나”

    세법개정안이 수정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일부 복지 공약의 수정·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야 하거나 고소득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보편적 복지’ 공약들이 도마에 오른다. 이 밖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대형 지역공약, 정책목표가 상충하거나 추진과정에서 부작용이 우려되는 일부 공약도 ‘구조조성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공약들은 박근혜 정부가 5월 공개한 공약가계부의 ‘경제부흥’ ‘국민행복’ 항목에 주로 몰려 있다. 대개 연간 ‘조 단위’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초대형 공약들이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공약들 전문가들은 우선 소득과 무관하게 모든 계층에게 주어지는 복지 혜택은 우선적으로 축소하거나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의 나라 재정 여건이 고소득자에게까지 ‘용돈’을 줄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것이다. 0∼5세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에게 보육료 또는 양육수당을 지급한다는 공약이 대표적 사례다. 5년간 5조3000억 원이 들어가는 이 공약은 모든 국민의 영유아 보육을 국가가 완전히 책임진다는 취지에서 비롯됐지만 “고소득층에게 줄 보육비를 아껴서 저소득층에게 더 주는 것이 오히려 더 사회정의에 맞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지순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은 정부가 돌봐야 하겠지만 부자나 자기 힘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까지 정부가 도울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무리한 복지 확대는 결국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값 등록금 지원 공약(5년간 5조2000억 원 소요)도 청년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실업난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낮은 학비가 고졸자들의 대학 진학을 더 부추기면서 대졸자가 학력에 걸맞은 직업을 못 찾는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을 더 악화시킨다는 우려다. 이 밖에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노인 임플란트 급여화 등 현 정부의 대표적 의료 공약들도 그간 일부 내용이 수정되긴 했지만 아직도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보편적 복지 공약들에 대한 소득계층별 혜택을 추산한 결과 저소득층 못지않게 중산층 및 고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몰리는 등 소득 재분배 효과는 기대만큼 높게 나타나지 않았다. 또 갖가지 ‘무상’ 복지가 많을수록 국민의 근로의욕이 떨어져 고용과 국내총생산(GDP)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현 정부가 내놓은 모든 복지정책을 실행할 경우 형평성에 기여하는 부분은 적으면서 고용과 성장률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제성 없는 지역공약도 수술대에 올라야” 대규모 도로, 철도 건설 사업 등이 대부분인 지역공약들도 상당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지역공약 이행에 대한 지자체들의 압박에 “경제성이 없어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가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안기면서까지 민원성 공약들의 추진을 강행한다면 나라살림에 결국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선 지역공약 중 철도와 도로 건설사업은 26개에 이른다. 이 중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받은 10개 사업 모두 ‘비용에 비해 편익이 떨어져 경제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애초 대선 공약이 아니었다면 정부 차원에서는 검토될 여지조차 없었던 사업들인 셈이다. 국토부 당국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대선 공약까지 넘어가지 않는다”며 “통상 경제성이 떨어지는 ‘숙원사업’이 공약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사업성이 낮았던 사업은 1조4084억 원이 드는 한려대교 건설로 2006년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11에 불과했다. 이처럼 ‘낙제점’을 받고도 재추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경북과 강원을 잇는 영덕∼삼척 고속도로 신설(0.21·총 사업비 4조678억 원), 춘천∼속초 고속화철도(0.67·총 사업비 3조2650억 원) 등도 경제성이 낮은 지역공약으로 꼽힌다. 김정호 연세대 특임교수(경제대학원)는 “양양공항이나 무안공항처럼 사용자도 없이 방치되는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라면 차라리 지역주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며 “무조건 공약을 실천하기보다 타당성 재평가 등을 통해 경제성을 다시 한 번 따져보고 추진할 사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한 전직 관료는 “정부나 여당 모두 대통령 한 명의 입만 쳐다보는 형국”이라며 “복지든 지역공약이든 지금 재정 형편에 추진하지 못하는 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재명·송충현 기자 jmpark@donga.com}

    • 201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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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권, 일단 ‘증세없는 복지’로 가지만…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여당은 14일 증세나 복지공약 축소에 대해 ‘불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현재로선 불가능한 카드라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고민은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 데 공약을 수정할 수 없다’는 원칙론에서 출발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증세 없는 복지’를 실천하겠다고 공언했고, 올해 5월에도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공약가계부’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말을 뒤집을 명분과 논리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공약을 철회할 경우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국정운영’ 기조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공약가계부 작성을 주도한 기획재정부는 “공약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고위 당국자는 “앞으로 세수 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약 축소나 수정 여부를 언급할 수 없다”면서 “정부 내에 공약 축소와 관련한 어떤 논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성장을 통한 ‘증세 없는 복지’에 기대를 거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과 함께 국회를 이끌면서 선거 때마다 표로 심판받아야 하는 새누리당의 고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7선의 정몽준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증세 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부담을 요청할 것인지 아니면 복지를 현실에 맞게 조정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현 시점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약속한 조세개혁위원회를 당에서 만들고 국민대타협위원회를 정부에서 만들어 복지 공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솔직하게 복지 공약이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 밝히고 그에 따른 세금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공약 수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지만 청와대 기류를 살피는 당 지도부는 확고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복지 후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에 대한 부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가 돼야 공약 이행 문제에 대해 정부가 탄력적 자세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201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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