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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自衛隊) 창설 60주년 기념식이 11일 오후 6시 반 서울 성북구 성북동 주한 일본 대사관저에서 열렸다. 일본대사관은 당초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념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호텔 측이 반대 여론을 이유로 10일 대관을 취소하자 장소를 옮겨 강행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경부터 대사관저 정문에서 50m가량 떨어진 골목에서 기념식 개최에 반대하는 국내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항의했다. ‘집단자위권 반대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일본 우익 정치인의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을 찢는가 하면 과거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불태우려다 경찰에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단체 회원은 “기념식을 중단하고 초청자 명단을 공개하라” “아베 총리는 당장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외치며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뚫고 대사관저로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시민단체 측은 “서울 한복판에서 자위대 창설 기념식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일본군의 과거, 현재, 미래의 한반도 진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라고 우려했다. 5시간 가까이 경찰과 대치하던 시민단체 회원들은 ‘집단자위권 행사 허용 철회’ 등의 내용이 담긴 서한문을 일본대사관 측에 전달하겠다고 요구했으나 대사관 측이 끝내 만남을 거부하자 오후 9시 15분경 해산했다. 이날 기념식에 국내 정관계 인사는 거의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는 실무 협조 차원에서 주한무관협력과장(대령)을 참석시켰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군사외교적인 차원에서 유관 부서의 부장급(소장)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냉각된 한일 관계) 상황을 고려해 실무 과장급으로 낮춰 보냈다”며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주최한 일본 내 국군의 날 행사에 일본 무관도 참석하기 때문에 (자위대 창설 기념식에) 아무도 가지 않는 것은 외교적인 결례”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 140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일본대사관 측은 국내 정관계 인사 등 500여 명에게 행사 초청장을 보낸 바 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호텔 측이 행사를 하루 앞두고 장소를 제공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연락한 것은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적으로 호텔의 문제여서 호텔 측에 항의했지만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이러한 (일본 측의) 우려를 확실히 전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11일 이번 사안을 ‘이례적 사태’라고 표현하며 “한국이 일본을 배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이샘물 기자도쿄=박형준 특파원}
주한 일본 대사관 주최로 11일 자위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이 10일 일본 대사관 측에 행사 진행 취소를 통보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행사 내용을 정확히 파악 못하고 진행을 해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해서 바로 대사관 측에 연락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년 전인 지난해 7월 일본 대사관으로부터 행사 예약을 받았지만 행사 목적과 내용까지는 자세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행사를 강행할 경우 투숙객들의 불편함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행사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고노 담화 검증, 집단자위권 행사 허용 등으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가운데 일본 대사관 측은 최근 국내 정관계 및 경제계 인사, 주한 외국대사관 관계자 등 500여 명에게 자위대 창립 60주년 행사 초청장을 보내 논란을 빚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공개적으로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이 10일 본보 보도로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누리꾼들은 “이 행사에 참석하는 국내 정치인들은 모두 엄벌에 처해야 한다”거나 “일본은 여전히 식민 지배와 침략의 그릇된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념행사 장소로 예정됐던 롯데호텔에는 수많은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행사를 강행하면 호텔을 폭파시키겠다는 섬뜩한 협박도 있었다. 행사는 당초 11일 오후 6시 반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취소된 행사가 어디서 열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주한 일본 대사관 주최로 11일 자위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이 10일 일본 대사관 측에 행사 진행 취소를 통보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행사 내용을 정확히 파악 못하고 진행을 해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해서 바로 대사관 측에 연락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년 전인 지난해 7월 일본 대사관으로부터 행사 예약을 받았지만 행사 목적과 내용까지는 자세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행사를 강행할 경우 투숙객들의 불편함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행사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고노 담화 검증, 집단자위권 행사 허용 등으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가운데 일본 대사관측은 최근 국내 정관계 및 경제계 인사, 주한 외국대사관 관계자 등 500여 명에게 자위대 창립 60주년 행사 초청장을 보내 논란을 빚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공개적으로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이 10일 본보 보도로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누리꾼들은 "이 행사에 참석하는 국내 정치인들은 모두 엄벌에 처해야 한다"거나 "일본은 여전히 식민 지배와 침략의 그릇된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념행사 장소로 예정됐던 롯데호텔에는 수많은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행사를 강행하면 호텔을 폭파시키겠다는 섬뜩한 협박도 있었다. 행사는 당초 11일 오후 6시반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취소된 행사가 어디서 열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문제라 장소를 공개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외교부는 "(일본 대사관의) 무관부 주관행사이기 때문에 초청장이 오지 않았고 참석 여부도 당연히 통보하지 않았다. 장소가 변경됐다 하더라도 외교부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조숭호기자 shcho@donga.com}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공개적으로 일본 자위대(自衛隊) 창설 기념식이 열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고노 담화 검증,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등으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가운데 열리는 행사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9일 정치권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식이 개최된다. 이와 관련해 일본대사관은 최근 국내 정관계 및 경제계 인사, 주한 외국 대사관 관계자 등 500여 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그러나 반일 분위기를 의식한 듯 상당수 국내 인사가 불참할 예정이어서 실제 참석자는 150∼200명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대사관은 매년 자위대 창설일(1954년 7월 1일) 무렵에 기념식을 열었다. 보통 대사관 차원에서 자체 행사를 열지만 10년 단위로 리셉션 형태의 공개행사를 열어왔다. 앞서 50주년 기념식은 2004년 6월 1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렸다.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 여야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물의를 빚었다. 10년 전 50주년 행사는 사전에 개최 사실이 알려졌지만 올해는 극도의 보안 속에 추진됐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행사 내용을 묻는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 “그런 행사가 없다”며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한국 국민의 불편한 심정을 알면서도 계속 행사를 여는 것은 일본의 인식이 전혀 바뀌지 않았음을 증명한다”라고 비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강은지 기자}
2008년 8월 서울시의회는 일명 ‘돈봉투 사건’으로 풍비박산이 났다. 김귀환 전 서울시의회 의장(당시 한나라당 소속)이 동료 시의원 28명에게 3400만 원의 돈봉투를 뿌린 사실이 드러난 것. 28명은 당시 서울시의원 106명 가운데 26.4%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당시 민주당 소속)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 신반포 아파트단지의 재건축과 관련해 철거업체로부터 1억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였다. 서울시 재건축 심의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였다. 1991년 부활 이후 지방의회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큰 서울시의회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리가 줄을 잇는다. 이번 김형식 서울시의원 살인교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런 비리의 배경에는 대부분 도시개발을 둘러싼 이권이 걸려 있다. 김 의원 사건 역시 피해자 소유 땅의 용도변경 청탁이 있었다는 것이 경찰의 조사 결과다.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은 누구의 ‘줄’이 가장 센지에 달려 있다. 자연스럽게 ‘로비스트’인 시의원에게 로비가 집중되고 여기에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해 먹는다’란 도덕 불감증이 결합되면서 바로 비리가 싹튼다.” 이형석 전 서울시의원(52)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의원 비리의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6·4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앞서 그는 현직이었던 올 5월 자신의 의정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의원의 비리근절 방안을 보고서로 만들었다. 일종의 자기반성인 셈이다.○ “시의원은 국회의원의 심부름꾼” 이 전 의원은 시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의 ‘말’을 들어야 하는 풍토를 시의회 부패의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국회의원에게 잘 보이려면 ‘심부름꾼’ 역할을 잘해야 한다. 시의회에 찾아가서 (국회의원이) 시킨 일은 무엇이든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의원이 동네 한 바퀴를 돌면 국회의원 사모님이 ‘다음에 또 나오려 하느냐’는 전화를 건다는 농담도 있다”며 “그만큼 공천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선거 하다보면 자연히 빚 늘어… 지역유지 찾아 돈 빌리며 유착 ▼이권 개입을 노리는 지역 유지들은 이 틈을 노린다. 우선 국회의원과 접촉한 후 국회의원을 통해 소개받은 시의원을 만나면 이후 ‘해결사’ 역할은 시의원이 맡는다. 이 전 의원은 “결국 지역개발, 인허가 등 지방행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부조리에서 의원은 ‘중개인’이고, 결정권한은 ‘공무원’에게 있고, 청탁은 ‘이해당사자’가 한다”고 설명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차용증’의 유혹 일단 지역 유지와 ‘끈끈한’ 관계를 맺으면 쉽게 끊을 수 없다. 바로 선거 비용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선거를 하다보면 빚이 늘게 마련이다. 시의원 연봉은 6250만 원(서울시의 경우)인데 공식 선거 비용만 5000만 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아니라면 돈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의원들은 알고 지내던 지역 유지를 찾게 되고 그들만이 기억하는 ‘차용증’을 작성하게 된다. 김 의원 살인교사 사건에서도 피해자와의 돈거래 내용이 적힌 차용증이 확인됐다. 이 전 의원은 “차용증을 써주면서 돈을 빌려주는 측은 각종 이권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불분명한 민원과 청탁의 차이 지난해 초 서울 모 구청 공무원이 이 전 의원을 찾아왔다. 그는 “20년 넘게 고생한 공무원이 있는데 진급 좀 신경 써주세요”라고 부탁했다. 공무원 인사를 담당하는 서울시청 행정국은 1년에 두 차례 승진 대상자를 종합평가한다. 시의원은 상임위가 달라도 감사권과 예결산 심의권을 가지고 있다. 시청과 구청 등의 ‘고위층’을 압박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진 셈이다. 이 전 의원은 “돈이 오가지 않고 ‘잘 봐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불법은 아니지만 시의원 입장에서는 거절하기가 어렵다”며 “이런 사안을 들어주지 않으면 지역사회의 인심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여기서 돈이 오가면 비리로 확대되고 결국 돈을 준 쪽에서 더 큰 이권을 위해 협박에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국 된장찌개를 좋아해요. 김치를 만들어 봤고 연구했어요. (김치를 잘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요.”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여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접한 특별 오찬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오찬 장소는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한국가구박물관. 10채의 고풍스러운 한옥에 조선 후기 목가구 2500여 점이 소장된 곳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낮 12시 15분경에 도착한 시 주석은 사대부 집 안마당을 둘러보며 흥미를 보였다. 중국의 전통가옥과 달리 담이 낮아 성북동과 남산이 훤히 보이는 풍경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정미숙 가구박물관장(67)이 통역을 통해 “자연과 집이 하나 되고 내 시야가 미치는 곳까지 나의 집이라는 한국의 전통이 서려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자 시 주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 주석은 관람을 마친 뒤 “한국 문화의 품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참으로 아름답고 여기 오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 오찬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공식 국빈만찬과 별도로 국빈관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특별 오찬을 마련한 데 대한 화답 성격이었다. 박 대통령은 바둑을 좋아하는 시 주석에게 100% 규석으로 만든 최고급 신석 바둑알을 선물했다. 시 주석은 3일 국빈 만찬에 참석한 바둑기사 이창호 9단의 팬이다. 펑 여사에게는 은칠보 다기세트를 선물했다. 시 주석 내외에게 명품 홍삼인 천삼(天蔘)도 전달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무궁화 문양 자수(가로 36cm 세로 56cm)와 조자룡 그림 족자(가로 109cm 세로 245cm)를 선물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무궁화는 한국의 꽃이기도 하지만 중국에서도 7월에 피는 꽃이기에 (선물하는) 시기가 맞았다”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무궁화 문양 자수는 600시간을 투자해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조자룡은 박 대통령이 첫사랑이라고 언급한 삼국지의 등장인물. 그래서인지 박 대통령의 표정은 더욱 밝았다. 인민가수 출신의 펑 여사는 자신의 1∼6집 앨범이 담긴 DVD와 자신의 사진, 사인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오찬에는 삼색 밀쌈과 야채샐러드, 영양 호두죽, 녹두전, 해물파전, 불고기와 구운 야채, 궁중 전복초교탕 등이 나왔다. 워커힐호텔 관계자는 “1인분에 10만 원 미만”이라고 귀띔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참으로 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이 떠난 뒤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또 와보고 싶다”며 15분간 박물관을 더 둘러봤다. 시 주석이 3일 오후 도착해 4일 오후 한국을 떠날 때까지 박 대통령과 함께 보낸 시간은 모두 8시간 25분.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했을 때의 7시간 반 기록을 1년여 만에 깼다.윤완준 zeitung@donga.com·정윤철 기자}
‘4강 신화 재현’을 꿈꾸는 이광종호가 터키에서 열리고 있는 201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 맞붙게 됐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지난 달 27일 나이지리아와의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패하며 3위(승점 4)가 돼 16강 직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6개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높은 4팀이 16강에 합류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16강에 올랐다. 한국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승점 4), 멕시코, 가나(이상 승점 3)가 3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4일 오전 3시(한국 시간) 터키 트라브존에서 C조 1위 콜롬비아와 16강전을 치른다. 2013 남미축구연맹(CONMEBOL) 청소년 선수권 우승팀 콜롬비아는 남미 선수 특유의 개인기를 앞세운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 조직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콜롬비아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골을 내주는 ‘짠물 수비’를 보여줬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콜롬비아 선수들의 기량은 해당 연령대의 아르헨티나, 브라질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공격수 존 코르도바와 미드필더 후안 킨테로는 당장 성인 대표팀에서 뛰어도 손색없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코르도바와 킨테로는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2골씩을 터뜨렸다. 나이지리아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해결사’ 류승우(중앙대)의 16강전 출전이 불투명해 전력 누수가 큰 대표팀은 조직력을 앞세운 수비로 콜롬비아의 공격을 막아내고, 강점인 패스플레이를 앞세워 역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5월 열린 툴롱 국제친선대회에서 콜롬비아와 맞붙어 대등한 경기 끝에 0-1로 석패한 대표팀은 이번 맞대결에서 ‘8강 진출’과 ‘복수’를 모두 이뤄내려 한다. 콜롬비아를 꺾을 경우 한국은 파라과이-이라크의 16강전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김 위원은 “양 팀 모두 콜롬비아보다는 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이 콜롬비아만 꺾으면 4강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20세 이하 월드컵 최고 성적은 1983년 멕시코 대회 4위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속공과 골밑 공격에 모두 능한 ‘만능 센터’ 김종규가 맹활약을 펼친 경희대가 대학 농구리그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경희대는 27일 수원 경희대 국제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의 2013 대학 농구리그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86-68로 이겼다. 15승 1패가 된 경희대는 연세대(15승 1패)와 동률을 이뤘고, 상대 전적에서도 1승 1패로 팽팽히 맞섰으나 골득실 차에서 10점이 앞서 1위를 차지했다. 고려대 센터 이승현(13득점, 14리바운드)과 이정제(6득점, 1리바운드)는 육탄 방어를 펼치며 김종규(18득점, 17리바운드)를 막으려 했다. 그러나 김종규는 빠른 움직임과 패스 플레이를 통한 골밑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뚫어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코뼈 부상을 당한 ‘괴물 센터’ 이종현(고려대)은 이날 경기에 나오지 않았다. 가드 김민구(29득점·3점 슛 3개)와 두경민(21득점·3점 슛 4개)은 내외곽에서 정확한 슛을 터뜨리며 고려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대학농구리그는 약 2개월의 휴식기를 가진 뒤 9월 2일부터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고려대(3위)-상명대(6위), 한양대(4위)-건국대(5위)의 6강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승자는 각각 연세대(2위), 경희대와 9월 7일부터 4강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를 치른다. 대망의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은 9월 12일부터 시작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3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2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어낸 최고의 축구스타 라이언 긱스(4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화려한 경력을 지닌 그가 끝내 이뤄내지 못한 것 중 하나는 웨일스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그에게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냈다. 웨일스보다 전력이 강한 잉글랜드 소속으로 뛸 경우 긱스는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항상 “잉글랜드보다는 어머니와 내가 태어난 웨일스 소속으로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게 행복하다”며 거절했다. 그는 결국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하고 2007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제2의 긱스’로 불리는 웨일스 대표팀의 에이스 개러스 베일(24·토트넘)도 긱스와 같은 길을 걷게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시즌 베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21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축구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는 현재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수많은 유럽 명문 구단의 ‘영입 희망 1순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웨일스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웨일스는 9개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유럽지역예선에서 27일 현재 A조 4위(승점 6)에 머물러 있다. 유럽지역예선에서는 각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각 조 2위 중 성적이 가장 떨어지는 1개 팀을 제외한 8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4개 팀이 본선에 합류한다. 예선 4경기를 남겨둔 웨일스는 2위 크로아티아(승점 16)와의 승점 차가 10점이어서 본선 진출이 힘겨운 상황이다. 베일의 기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꽃을 피우고 있다. 하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없다. 웨일스에서 더 많은 훌륭한 선수들이 나오지 않는 한 ‘긱스의 불운’은 베일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포르투갈)도 브라질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예선 7경기를 치른 포르투갈은 F조 1위(승점 14)에 올라 있기는 하지만 경기 수가 적은 2위 러시아(5경기·승점 12)와 3위 이스라엘(6경기·승점 11)에 근소한 승점차로 앞서 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하락할 수 있다. 현재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국가는 개최국 브라질과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과한 한국 일본 이란 호주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각 대륙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국가’라는 명예와 함께 엄청난 부를 거머쥘 수 있다. 본선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조별리그 배당금과 월드컵 준비 자금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의 배당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출전 배당금이 800만 달러(약 92억 원), 월드컵 준비 자금이 100만 달러(약 11억 원)였다는 것을 고려할 때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국도 돈방석에 앉게 된다는 사실은 확실하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 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를 강조한 홍명보호의 슬로건이다.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명보 감독(44)이 ‘단합된 정신’과 ‘한국형 전술’을 통해 대표팀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홍 감독은 25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스페인 선수도, 독일 선수도 아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에 한국 선수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전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표팀의 ‘승패’보다 ‘변화된 모습’일 것”이라며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전술의 큰 그림에 대해 밝혔다. 홍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상대의 공을 굉장히 잘 뺏는 반면 상대에게 공을 굉장히 잘 빼앗긴다는 단점이 있다. 공을 소유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조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강한 압박축구를 통해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해도 쉽게 뚫리지 않는 수비력을 갖추겠다고 했다. 전체적인 전술의 틀은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할 당시 홍명보호가 보여준 모습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감독은 성실성과 희생정신을 가진 선수를 발탁하겠는 뜻을 내비쳤다.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부터 그가 키워온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이른바 ‘홍명보의 아이들’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과거가 미래를 보장해 줄 수는 없다. 그들의 1년 전과 1년 후의 경기력을 모두 분석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 복귀론’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홍 감독은 지난달 말까지 약 5개월 동안 러시아 안지 마하치칼라 사령탑인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 밑에서 지도자 연수를 했다. 홍 감독은 개인주의가 강한 외국 선수들을 보며 한국 선수들의 훈련 태도와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훌륭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다시 한 번 한국 선수들과 함께할 기회가 온다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도록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바로 한국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도 홍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해줬다. 홍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네가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면 내가 수석코치를 하겠다’고 농담을 한 적도 있다. 그는 ‘대표팀 제의가 들어오면 네 주변의 모든 상황을 냄비에 넣고 끓여봐라. 거기서 나온 결과물에 걸림돌이 있으면 사령탑을 맡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끓여봤더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다”며 웃었다.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2년이다. 브라질 월드컵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성적에 따라 불명예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2년’이라는 기간은 홍 감독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었다. 홍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는 더 좋은 계약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나는 성적이 좋지 않으면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또 장기 계약을 할 경우 간절한 마음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 협회에 2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1년이라는 짧은 본선 준비 기간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성공의 비결은 안 좋은 상황을 잘 활용하는 데 있다. 인간은 안락한 순간보다 도전과 갈등을 통해 평가 받는다”고 말했다.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 2010년 대표팀이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준비하던 2009년 말. 남해에서 훈련하던 중 A 선수가 팀 분위기를 흐리는 행동을 자주 했다. 홍명보 감독은 국내 팀과의 평가전 멤버에서 A 선수를 뺐다. 이후 일본과의 공식 평가전 때도 A 선수는 선발에서 빠졌다. 일본에 1-2로 졌지만 홍 감독에게는 팀워크가 더 중요했다. A 선수는 팀 분위기를 망쳐 선수들로부터 사실상 ‘왕따’였다. 홍 감독은 이후 한동안 A 선수를 뽑지 않았고, A 선수는 “대표팀 분위기를 흐리지 않고 팀을 위해 뛰겠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2.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을 준비하던 때. 파주 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홍 감독은 한 선수가 식당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나가자 바로 불러 세워서 불호령을 내렸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경기력을 위해 노력하는 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으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홍 감독과 함께한 선수들은 식당 아주머니와 잔디 관리인, 경비원들에게 정중하게 인사하고 지낸다. 국제대회를 나갈 때 NFC 직원 전체가 나와 손을 흔들며 환송해 주는 팀은 ‘홍명보호’밖에 없다. #3. “제가 2NE1을 어떻게 알겠어요. 하지만 2009년 세계 청소년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최신 노래를 외웠어요. 지나가다 노래 듣고 있는 선수들에게 ‘이 이거 그 노래 아냐’라고 물으면 ‘감독님이 이런 노래도 알아요?’라는 답이 돌아와요. 그러면서 낄낄거리며 좋아하더라고요.”(2011년 8월 16일자 동아일보 인터뷰) 24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44)은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 먼저’를 강조한다.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All for One, One for All)’를 강조한다. 팀워크로 녹아나지 않는 선수는 절대 뽑지 않는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홍 감독의 말은 곧 법이다. 하지만 상명하복의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명령이 아닌 믿음에 기초한 ‘신뢰의 법’이다. 홍 감독은 선수들과 하나 되기 위해 ‘소통’을 강조한다. 불거진 광대뼈에 표정 없는 과묵한 얼굴. 강력한 카리스마의 홍 감독은 사실 가슴이 따뜻한 ‘큰형님’이다.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주저 없이 그에게 달려가는 이유다. 그는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감독 이후 ‘월드컵 태극 전사’를 이끌 홍 감독은 한국 축구의 새 시대를 열어줄 ‘준비된 감독’이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24일 홍 감독의 선임을 발표하며 “이젠 한국 축구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언제까지 외국인에게 기댈 것인가. 잘 준비해온 홍 감독에게 맡기고 잘 지원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키워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외국인 감독은 결국 단발성으로 끝날 것”이라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4회 연속 선수로 뛰었다. 2002년엔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밑에서 선수로 배웠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트 감독, 2007년 아시안컵 때 핌 베어벡 감독 등 명장들 밑에서 코치로 세계 축구의 노하우를 익혔다. 이후 감독으로 2009년 세계 청소년 월드컵 8강,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동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하며 지도력을 보여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홍 감독은 최상의 카드”라고 강조했다. 홍 감독이 2009년부터 키워온 속칭 ‘홍명보의 아이들’로 대변되는 황금세대를 가장 잘 이끌 지도자란 평가다.양종구·이종석 기자 yjongk@donga.com ▼ 태극마크 달 ‘홍명보의 아이들’ 누구… ▼U-20부터 작년 올림픽 활약한 구자철-김보경-윤석영 등 물망 “런던 올림픽 멤버 중 몇 명이 2014년에 브라질 땅을 밟게 될지 지켜봐 달라.” 홍명보 감독이 지난해 10월 고려대에서 열린 리더십 강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자신이 키워낸 어린 선수들이 자만하지 말고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해 국가대표로 성장하길 원했다.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부터 지난해 런던 올림픽까지 그가 키워온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등은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린다. 런던 올림픽에서 맹활약한 기성용(스완지시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범‘홍명보의 아이들’로 분류된다.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름에 따라 그가 키워낸 선수들이 대표팀의 주축을 이룰 가능성이 커졌다.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1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카드는 신뢰할 수 있는 선수들로 팀을 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홍명보의 아이들’은 오랫동안 국제대회에 함께 출전하며 손발을 맞춰 팀워크에서도 문제가 없다. 이들이 축구 인생의 절정기에 올라 있는 것도 강점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올림픽 당시 23세 이하였던 선수들이 1년 뒤면 전성기로 볼 수 있는 25세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당시 와일드카드 논란이 일었던 공격수 박주영(셀타 비고)은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을 앞두고 홍 감독은 병역 회피 논란이 일었던 박주영을 과감히 대표팀에 승선시켰다. 당시 홍 감독은 “박주영은 인성이 훌륭하고 나와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동안 대표팀의 공격력이 도마에 올랐던 터라 홍 감독은 박주영 등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중용되지 않았던 공격수들을 선발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박주영의 몸 상태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셀타 비고에서 좀처럼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리그에서 단 3골을 넣는 데 그쳤다.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대학, 프로팀 등 다양한 연령의 선수를 관찰했기 때문에 당시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새로운 공격수를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2011년 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의 복귀는 어렵다. 박지성 본인이 “홍 감독이 불러도 대표팀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의 빈자리는 런던 올림픽에서 주장으로 맹활약한 구자철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구자철은 강한 체력과 함께 홍 감독이 강조하는 ‘희생정신’을 가졌기 때문에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홍명보호는 다음 달 20일 개막하는 동아시안컵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킹’ 르브론 제임스(29·마이애미)가 21일 샌안토니오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 최종 7차전(95-88 마이애미 승)에서 37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제임스는 2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제임스가 우승과 개인 수상 횟수를 쌓아 나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얘기. 마이클 조던(사진)과 제임스 중 누가 더 나을까. 제임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2의 조던을 찾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나일 뿐이다. 제2의 나를 찾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던과의 비교가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제임스는 ‘농구 황제’ 조던이 2002∼2003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직후인 2003∼2004시즌에 데뷔했다. 황제가 물러난 뒤 ‘제2의 조던’을 갈망하던 언론과 팬들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은 제임스를 주목했다. 제임스는 조던의 현역 시절 등번호와 같은 23번을 달고 데뷔했다.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 분위기였다. 지금까지의 기록만 보면 아직은 ‘킹’보다는 ‘황제’가 위다. 조던은 데뷔 시즌 경기당 평균 28.2점을 넣었다. 제임스는 20.9점으로 많이 못 미친다. 정규리그 통산 평균 득점에서도 조던(30.1점)이 제임스(27.6점)에 앞선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조던은 평균 33.4득점(179경기)으로 28.1득점(138경기)인 제임스보다 낫다. 제임스가 조던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이유는 또 있다. 조던은 시카고에서 뛴 13시즌 동안 6차례 우승하면서 시카고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제임스는 7시즌 동안 몸담았던 클리블랜드에서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하자 팀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우승할 만한 팀(마이애미)을 골라 이적했다. 제임스가 2010년 팀을 옮기자 클리블랜드 팬들은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이런 둘의 이미지는 챔프전 시청자 수로도 나타났다. 조던이 챔프전에 오른 6번 모두 시청자 수가 2000만 명을 넘었다. 제임스가 뛴 4번의 챔프전 때는 2000만 명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조던은 6번 진출한 챔프전에서 모두 우승했고, 제임스는 4번 중 반타작을 했다. 11일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역대 NBA 플레이오프 최고 활약 선수 순위로 조던을 1위, 제임스를 2위에 올렸다. 조던은 이번 시즌 중 “제임스는 우승을 한 번밖에 못했다. 우승을 좀 더 해야 (나와) 비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던은 40세에 은퇴했다. 제임스가 같은 나이가 되려면 11년 남았다. ‘황제’를 뛰어넘은 ‘킹’, 그날이 올까.이종석·정윤철 기자 wing@donga.com}

“골 넣는 것보다 그녀를 만나는 게 더 행복해요.” 박지성(32·퀸스파크레인저스)이 기자회견장에서 그토록 환하게 웃어 보인 건 처음이었다. “내 눈에는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라며 “사랑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손으로 하트 모양까지 그려 보였다. 수줍은 듯 신중한 표정으로 잘 웃지 않고 말투도 다소 어눌한 듯하던 평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지성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민지 SBS 아나운서(28)와의 교제를 인정했다. 그는 “원래 오늘 열애 사실을 발표하려고 했는데 데이트 장면이 공개되는 바람에 ‘발표’가 아닌 ‘인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강변과 남산, 양평 등지에서 보통 연인들처럼 스스럼없이 데이트를 해왔다는 그는 “극장도 가고 자주 돌아다녔는데 생각보다 파파라치가 늦게 찾아온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2011년 아버지의 권유로 상대의 직업도 모른 채 ‘좋은 여자’가 있다는 약속 장소로 나갔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좋은 여자’를 소개해 준 사람은 배성재 SBS 아나운서라고 밝혔다. 처음엔 좋은 오빠와 동생 사이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이해해주는 모습을 발견했고 그때부터 상대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꾸준히 연락하다 지난달 자신이 먼저 고백했고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했다. 김 아나운서의 방송 일정 때문에 평소에도 늦은 시간에 데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그는 “여러분께 부탁드릴 것이 있다. 모든 것을 밝힐 테니 오늘 이후로는 김 아나운서와 가족을 통한 기사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발 사람 하나 살려 달라”며 애교 섞인 부탁을 했다. 7월 결혼설에 대해서는 “7월이면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은퇴하지 않는 한 7월에 결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계속 교제를 하다 보면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결혼을) 신중하게 생각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대표팀 복귀와 이적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유력한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인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불러도 오지 않겠다며 국가대표팀 복귀 의사가 없음을 단호하게 밝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뒤 2부 리그로 강등된 퀸스파크레인저스를 떠나 새로운 팀으로 이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내 프로축구와 중동, 미국 등 모든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 최우선적으로 유럽에서 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수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축구의 사라진 에이스를 찾아라.’ 축구 대표팀은 18일 울산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안방에서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아시아 축구의 맹주’라는 자존심에 금이 갔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이란에 2패를 당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한국은 이란과 두 차례 맞붙었다. 당시 한국은 이란전에서 2무를 거뒀다. 한국은 기술이 좋은 이란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펼쳤지만 ‘산소탱크’ 박지성(32·퀸스파크레인저스)이 두 경기 모두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011년 1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박지성은 고비마다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는 선수 자신의 의지와 대표팀 감독의 의중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따라서 새 감독의 지휘 아래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야 하는 대표팀은 ‘제2의 박지성’을 찾아야만 한다. 현재 ‘포스트 박지성’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이청용(25·볼턴)이다. 롱 패스 위주의 전술로 답답한 경기를 펼쳤던 최강희 감독의 대표팀에서 이청용은 개인기와 스피드를 살린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2 대 1 플레이에도 능해 동료와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골을 만들어냈던 박지성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다. 이청용이 남아공 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1-2 한국 패) 이후 계속되는 대표팀에서의 골 침묵을 해결한다면 브라질 월드컵은 이청용을 위한 무대가 될 수 있다. 다리 근육 부상으로 이란전에 결장한 이청용은 “최종예선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앞으로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도 박지성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다. 근성과 투지가 강한 그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주장으로서 한국의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을 이뤄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의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박지성은 미드필더 구자철의 체력과 수비 가담 능력을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표팀의 에이스는 축구 실력과 함께 훌륭한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 감독의 전술과 의중에 따라 에이스는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한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에이스는 ‘전술의 핵’이자 ‘성숙한 리더’로서의 자질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브라질은 간다. 하지만 ‘유종의 미’는 없었다.축구 대표팀이 18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A조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4승 2무 2패, 승점 14로 최종 예선을 마친 한국은 골 득실차에서 우즈베키스탄에 겨우 한 골 앞선 A조 2위로 브라질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8회 연속이자 통산 9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1패의 열세를 이어갔다. 이란은 조 1위(승점 16)가 되면서 2006년 독일 대회 후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카타르를 5-1로 꺾고 3위가 된 우즈베키스탄(승점 14)은 B조 3위와 아시아 지역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여기서 이긴 팀이 본선 티켓을 놓고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남미 5위와 맞붙는다.최강희 대표팀 감독이 간절히 원했던 ‘유종의 미’는 없었다. 일방적인 우세 속에 경기를 지배하던 한국은 어이없는 수비 실수 한 번으로 무너졌다. 후반 15분 김영권(광저우)이 수비 지역에서 공을 갖고 우리 쪽 골문을 향한 상태에서 뒤따르던 상대 공격수 레자 구차네자드에게 공을 빼앗기면서 실점을 허용했다. 구차네자드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왼발로 감아 찬 슛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레바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예선 6, 7차전에서 엉성한 수비와 답답한 공격력으로 졸전을 벌여 축구 팬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던 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것들을 다 털어버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수비도 공격도 최 감독의 고민을 털어주지 못했다.공격에서는 한국 축구의 고질인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낸 장면이 많았다. 전반 5분 상대 골문 앞에서 김신욱(울산)이 날린 발리슛은 골대를 넘어갔다. 전반 12분 페널티 지역 앞에서 이동국(전북)이 왼발에 강하게 실어 보낸 슛은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40분 상대 골키퍼와 1 대 1로 맞서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이명주(포항)도 최 감독의 바람을 외면했다. 김영권은 후반 30분 상대 골문 바로 앞에서 혼전 중에 결정적인 슈팅으로 수비 실책을 만회할 기회를 잡았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땅을 쳤다. ‘최강희의 남자’ 이동국은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상대 골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최종 예선에서 부진의 원인으로 비난이 집중됐던 이동국은 끝내 스승 최 감독의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한국은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달성하긴 했지만 브라질 월드컵을 1년 앞두고 허술한 수비 조직력과 답답한 골 결정력이라는 두 가지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한편 이날 김정남, 허정무 등 역대 월드컵 대표팀 감독들이 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이 이뤄낸 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했다.B조에서는 호주가 이라크를 1-0으로 꺾고 일본에 이어 조 2위로 본선에 올랐다.울산=이종석·정윤철 기자 wing@donga.com}

“모든 것이 내 탓이오.” 최강희 감독(54·사진)이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가장 많이 한 말이다. 그를 보좌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최 감독님은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문제점을 자신에게서 찾으려고 했다. 부진한 경기로 인해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낙담해 있을 때도 그는 ‘내 탓’이라며 선수들을 가장 먼저 위로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모든 비판을 홀로 감수하려 했다. 최 감독은 2011년 12월 경질된 조광래 감독에 이어 갑작스레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프로팀에서 지지고 볶고 사는 게 체질”이라며 수차례 대표팀 감독직을 거부했던 그는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돕기 위해 결국 대표팀 감독 수락이라는 용단을 내렸다. 그러나 그는 “내 임기는 최종예선까지”라며 ‘시한부 감독’을 자처했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만들어냈던 프로축구 전북 현대에서와 달리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대표팀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5월 본보 인터뷰에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불길한 미래를 예감한 듯 “최종예선이 끝날 때까지 웃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약 18개월간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최 감독은 많은 상처를 입었다. 최종예선 초반 한국이 2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최 감독에 대한 평가는 칭찬 일색이었다. 그러나 이후 거듭된 대표팀의 부진 속에 최 감독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차갑게 변했다. ‘최 감독이 이동국(전북)만 편애한다’, ‘단조로운 전술로 한국 축구를 퇴보시켰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팀이 답답한 공격과 느슨한 조직력으로 최종예선에서 고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 감독이 해결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도 있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한국 축구의 전체적인 전술적 기조가 없는 상태에서 감독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대표팀을 맡은 최 감독에게는 자신만의 전술을 살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27년째 유지하고 있는 ‘2 대 8 가르마’에서 엿볼 수 있듯 최 감독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고 고집도 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기 싫다’는 이유로 당구장에서 살다시피 해 8개월 만에 당구 300점을 쳤을 정도로 승부욕도 강하다. 그의 지인들은 “우여곡절 속에서 최 감독이 중심을 잃지 않고 임무를 완수한 것은 ‘고집스러운 뚝심과 승부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원 삼성에서 최 감독과 함께 코치 생활을 한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은 “최 감독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파 전화통화와 휴대전화 문자로 응원을 해준 적이 있다. 그러나 최 감독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도 고집이 세기로 유명하지만 최 감독과 의견이 충돌할 때는 이기기 힘들다”는 그는 “최 감독의 고집은 보통이 아니다. 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뚝심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험 부담이 큰 자리를 꼭 가야겠느냐”며 최 감독의 대표팀행을 만류했던 이철근 전북 단장도 “최 감독이 힘들어한 적도 있지만 ‘목표한 것은 어떻게든 해낸다’는 각오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최 감독은 다시 한 번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으려 한다. 그는 최종예선을 마친 뒤 전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울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김신욱(울산)이 골을 넣으면 웃겠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한국-이란전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17일 울산문수경기장. 평소 잘 웃지 않기로 유명한 최강희 감독은 자신의 무표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답했다. 그러자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김신욱은 “감독님이 활짝 웃으실 수 있도록 많은 골을 터뜨리겠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이곳은 이란 테헤란이 아닌 대한민국 울산이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시한부 감독으로 사령탑에 올라 어려운 점도 있었다”는 최 감독은 “이란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최종예선까지만 대표팀을 맡겠다”고 말해왔다. 이날 양 팀 감독 간의 ‘화끈한 설전’은 없었다. 양측 모두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뜻을 밝혔다. 11일 우즈베키스탄전(1-0 한국 승)이 끝난 뒤 최 감독은 “이란이 밉다. 선수들은 이란 원정 당시 받은 푸대접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최 감독이 이란 국민을 모욕했다”고 응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양 팀에 ‘경기 외적으로 서로를 비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이란이 불안해서 자꾸 우리를 자극하는 것 같다. 더이상은 (설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이 본선 진출을 확정하게 되면 축하의 꽃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란전을 앞두고 손흥민(레버쿠젠)이 “이란 원정 당시 거친 플레이를 한 자바드 네쿠남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복수’나 ‘피’와 같은 말이 나오는 축구를 한 적이 없다. 복수에는 ‘축구’로 ‘피’에는 ‘땀’으로 대응하겠다. 전쟁을 해야 한다면 축구로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의 간판스타 네쿠남은 “나는 이란을 위해 피와 눈물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며 다소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 13일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최 감독에게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선물하겠다”는 케이로스 감독의 발언에 “선수들에게도 주기 위해 11벌을 보내라고 하겠다”고 맞받아친 바 있다. “유니폼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케이로스 감독은 “11벌을 달라고 하는 바람에 돈이 없어서 준비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그는 “한국과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경기 후 최 감독에게 이란 유니폼을 선물하겠다”고 덧붙였다.울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최강희호가 ‘철통 보안’ 속에서 이란과의 맞대결을 준비했다. 18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을 치르는 축구대표팀은 16일 울산에서 비공개 훈련을 했다.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안방경기를 앞두고 외국 언론은 물론 국내 언론의 출입까지 차단한 채 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팀은 이날 훈련 장소와 시간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이란은 이날 울산 강동구장에서 오전 11시에 하려던 훈련을 오후 6시로 바꿨다. 전날 같은 곳에서 훈련하다 국내 프로축구 울산의 선수들과 마주친 이란은 “정보가 새나갈 수 있다”며 대한축구협회에 독자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에 훈련장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훈련은 보통 상대에게 전력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진행한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에게는 또 다른 의도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전력 노출을 막으려는 이유도 있지만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더 크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언론을 통해 이란전 선발에 대한 추측이 나올 경우 비주전으로 분류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리 근육 부상을 당한 수비수 곽태휘(알샤밥)와 미드필더 김남일(인천)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미드필더 박종우(부산)가 경고 누적으로 이란전에 나서지 못해 선발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에서 최 감독은 주전과 비주전의 구분이 없는 ‘무한 경쟁’을 통해 선수단 전체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이란전 선발’에 대한 최 감독의 최종 결정은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15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개 훈련 내용을 통해 선수들의 활용 방안을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최 감독은 이날 김남일-박종우를 대신해 장현수(FC 도쿄)-이명주(포항)의 미드필더 조합을 실험했다. 장현수는 주 포지션이 수비수지만 패스 능력이 뛰어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김남일의 빈자리를 메운 이명주와 함께 이란의 에이스 자바드 네쿠남을 봉쇄하라는 임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곽태휘의 빈자리에는 김기희(알사일리야) 또는 정인환(전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몸싸움 능력과 함께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득점력까지 갖춰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를 대체할 자원으로 꼽힌다. 공격진의 경우 15일 훈련에서는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최전방에 나섰다. 손흥민(레버쿠젠)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레바논전에서 결정적 기회를 수차례 놓쳐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동국이 이란전에서 선발로 나서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승점 14(골 득실+7)로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이란에 져도 우즈베키스탄(3위·승점 11·골 득실+1)이 같은 날 열리는 카타르전에서 대승하며 골 득실로 한국을 앞서지 않는 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그러나 대표팀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0패로 밀리는 데다 지난해 10월 열린 최종예선 이란 방문 경기에서도 0-1로 졌기에 설욕을 벼르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유럽 프로축구 이적시장의 ‘대어’로 손꼽힌 손흥민(21·사진)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엘 레버쿠젠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레버쿠젠은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 2018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이적료와 연봉 등 계약에 관한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볼프강 홀츠하우저 레버쿠젠 회장은 “손흥민은 어린 나이에도 지난 시즌 함부르크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잠재력이 풍부한 그는 2013∼2014시즌에 유럽 클럽대항전을 펼쳐야 하는 레버쿠젠에 적합한 유형의 선수다”라며 극찬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중거리 슛을 앞세워 리그에서 12골을 터뜨렸다. 아시아에서 온 어린 선수가 맹활약을 펼치자 독일 언론은 그에게 ‘손세이셔널(Sonsational)’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선풍적인’이란 뜻의 영어 센세이셔널(Sensational)을 패러디한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후반부터 토트넘, 리버풀(이상 잉글랜드), 인터밀란(이탈리아) 등 많은 명문 팀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익숙한 독일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더욱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과 ‘꿈의 무대’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레버쿠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3위를 차지해 2013∼20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레버쿠젠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팀이다. 과거 분데스리가를 휘저었던 ‘차붐’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 1983년부터 1989년까지 활약했던 팀이 레버쿠젠이다. 손흥민이 차범근 전 감독에 이어 레버쿠젠의 한국인 에이스로 거듭나며 ‘손붐’을 일으키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대표팀의 강력한 투 톱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롱패스 위주의 답답한 축구를 했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한 ‘빅 앤드 스몰 조합’ 김신욱(울산·196cm)과 손흥민(함부르크·183cm)의 활약에 대해 전문가와 축구 팬들은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이날 김신욱은 최전방 공격수로, 손흥민은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와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들은 연계 플레이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무득점에 그쳤고, 한국은 상대 자책골로 1-0 신승을 거뒀다. 빅 앤드 스몰 조합의 핵심은 장신 공격수가 상대 수비와의 치열한 몸싸움 끝에 볼을 따내면 스피드가 좋은 공격수가 빠르게 쇄도해 골로 연결하는 것이다. 단순히 장신 공격수를 겨냥한 롱패스만 계속된다면 ‘뻥 축구’라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다. 두 선수의 우즈베키스탄전 활약에 대해 “뛰어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김신욱이 머리로 손흥민에게 볼을 연결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발로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신욱도 경기 후 “제공권 장악은 만족하지만 발밑에서는 미흡했다”고 자평했다. 김신욱이 헤딩 패스를 포함한 다양한 패스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한국의 공격은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다. 밀집된 상대 수비를 뚫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공격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날 4차례 슈팅을 시도하는 데 그친 손흥민은 ‘팀플레이에 눈을 떠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문성 SBS-ESPN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대표팀 경험을 쌓는 동시에 전체적인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신욱-손흥민 조합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최강희호의 공격수 중 김신욱과 손흥민을 가장 위력적인 공격 조합으로 꼽은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김신욱은 수비 가담 능력이 좋았고, 손흥민은 파괴력이 있었다. 손발을 맞춘 시간이 짧아 완성도는 떨어졌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공격 조합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현재 대표팀의 공격이 부진한 원인은 잦은 공격진의 변화 때문이다.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완벽한 골 기회를 만들 수가 없다. 빠른 시간 내에 공격진을 구성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신욱-손흥민 투 톱 조합은 일단 그동안 최 감독이 실험했던 김신욱-이동국(전북), 이동국-박주영(셀타비고) 공격 조합보다는 파괴력과 발전 가능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해 미드필드에서 롱패스 위주로 공격을 펼친 것은 전술상의 단조로움을 불러왔다고 지적됐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움직임이 더 폭넓어져야 하고, 미드필더진의 다양한 볼 배급과 좌우 측면 공격의 연결이 더 살아나야 한다는 지적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