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우

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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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신진우 기자입니다.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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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9~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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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빛가람“경기 비디오 보면서 축구공부 머리 복잡할땐 훈련 또 훈련”

    “처음 경기장에 몸 풀러 나왔을 땐 꿈꾸듯 멍한 기분이었어요.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박주영 선배(모나코)와 슈팅 연습을 하고 박지성 선배(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패스를 주고받는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11일 축구 대표팀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직후 그의 이름은 데뷔전을 치른 조광래 감독보다 더 많이 등장했다. 그는 “훈련 땐 긴장됐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관중이 이름 부르는 소리까지 들렸다”며 “대표팀 선배들의 장점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오래 뛰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전 선제골을 뽑으며 활약한 20세 미드필더 윤빛가람(경남·사진) 얘기다. 축구 전문가들은 경기가 끝난 뒤 “원래 재능 있는 선수였지만 이젠 그 잠재력이 폭발했다.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본보는 4명의 축구 전문가(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신문선 명지대 교수, 한준희 KBS 해설위원, 박문성 SBS 해설위원 )로부터 질문을 받아 그와 인터뷰했다. ―17세 이하 대표 시절(박 감독은 당시 감독으로 윤빛가람을 지도했다)부터 축구를 잘 이해했다. 평소 축구 관련 공부를 어떻게 해 왔나. “경기 장면을 찍은 비디오를 여러 번 돌려 본다. 플레이가 좋지 않았던 경기 위주로 본다.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 방법을 찾을 때까지 다시 본다. 축구 관련 책이나 영상물도 자주 보는 편이다.” ―구자철(제주)과 포지션도 겹치고 나이도 비슷해 라이벌이라 부를 만하다. 서로 장단점을 평가한다면…. “자철이 형은 노련하다. 수비 압박이 심해도 스스로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다. 반면 난 논스톱 패스와 넓은 시야가 장점이다.” ―축구 선수로 장기적인 목표는…. “다가오는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것이다.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처럼 패스가 좋고 경기 운영 능력도 좋은 완성형 선수가 되고 싶다. 해외에서 뛸 기회가 생긴다면 스페인이 가장 잘 맞을 것 같다.” ―축구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축구 지능이다. 프로 선수라면 스피드와 힘 등은 어느 정도 갖췄다. 전술 이해, 상황 판단 능력 등은 머리에서 나온다.” ―도민구단 선수가 대표선수로 활약을 펼쳤다. K리그 작은 구단 선수들의 역할 모델이라 부를 만한데…. “사람 일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른다.(웃음)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부진했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프로에 갈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었다. 머리가 복잡할 땐 훈련이 정답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무엇인가. “장점은 빠른 패스와 한 박자 빠른 슈팅이다. 공격 시 느린 수비 전환 등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는데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역시 박지성 선배다. 큰 경기 경험이 많아서인지 눈빛에 여유가 넘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 많이 배웠다. 다음엔 좀 더 편하게 다가서고 싶다.(웃음)”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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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축구감독 노역說…FIFA 진상조사 나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성적 부진과 관련해 ‘북한 축구대표팀이 당국으로부터 학대를 받았다’는 소문의 진상 파악에 나섰다. AP통신은 11일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 김정훈 감독(사진) 및 선수들 학대 의혹에 해명을 요구하는 서신을 북한축구협회에 전달했다. 또 새 협회장 선거와 관련한 자료도 요청했다”고 전했다. 블라터 회장은 유스올림픽을 참관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이다.북한 선수단은 남아공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7 참패를 당하는 등 3전 전패의 부진한 성적을 안고 귀국했다. 이후 선수단 전체가 노동당 관계자 앞에서 사상 비판을 받았다거나 김 감독이 강제 노역에 동원됐다는 등 좋지 않은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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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가 무조건 싫다” 스타 잡는 묻지마 악플

    “악플(누리꾼들의 악의적인 댓글)에 시달리기 싫었다.”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란 업적을 세운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이후 사임 의사를 밝히며 한 말이다. 허 감독은 최근 한 방송에선 “2000년 대표팀을 이끌던 당시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러니 네 애비가 죽지’란 충격적인 댓글을 본 뒤 지금까지 댓글을 읽지 않는다”고 토로했다.프로 감독 시절 ‘경남 유치원장’이란 별명으로 친근한 이미지였던 조광래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도 최근 악플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다. 조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 된 후 이유 없는 악플이 늘었다. 주목받는 만큼 악플도 느는 모양”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스포츠 스타 노리는 ‘진화하는’ 악플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에게 쏠리는 악플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예인의 자살 뒤엔 악플로 인한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연예인 못지않게 악플의 공포에 떠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스포츠 스타들이다.격투기 스타인 ‘골리앗’ 최홍만은 2008년 그의 미니홈피에 “누가 내 마음을 알까.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썼다. 당시 부상 후유증 등으로 주춤하면서 엄청난 악플 공세에 시달리자 이렇게 적었다.농구선수 서장훈(전자랜드)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젠 좋은 기사도 달갑지 않다. 기사 내용에 상관없이 악플이 쏟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축구 스타 기성용(셀틱)은 올림픽대표 시절인 2007년 대표선수들에게 악플이 쏟아지자 미니홈피에 “답답하면 너희들이 가서 뛰든지”라고 썼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과거엔 일부 ‘문제 있는’ 스포츠 스타들에게 악플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그 대상과 시기를 가리지 않는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심리학과)는 “최근엔 스포츠 스타가 언론에 노출되면 처음엔 선플(좋은 댓글)이 달리다 어느새 악플로 탈바꿈한다. ‘국민 동생’ 소리를 듣던 김연아(피겨스케이팅), 박태환(수영) 등도 악플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선수 40% “악플 때문에 사람 만나기 꺼린적 있다”30%는 “불면증에 시달려”○ 불면증, 대인기피증, 운동 후회까지…스포츠 스타들은 악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스포츠 선수들은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 ‘악플도 관심의 대상’이라며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연예인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실제 악플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스포츠 스타 20명을 대상으로 한 본보 설문조사에서도 ‘악플을 의식한다’가 10명, ‘매우 의식한다’가 4명이나 됐다. ‘악플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있다’는 6명, ‘악플 때문에 사람 만나기를 꺼린 적이 있다’는 8명. 3명은 ‘악플로 인해 운동한 걸 후회한 적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줬다.스포츠 스타들에게 유독 악플이 집중되는 이유는 대중이 스포츠를 순수한 아마추어 영역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대중은 스포츠 스타들에게서 순수함을 원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대 불일치 효과가 작용해 악플을 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스포츠 스타와 나를 동질화하는 경향도 이유. 단순한 운동선수가 아닌 내가 속한 집단의 대표로 인식하다 보니 기대수준이 높아져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악플을 쏟아낸다는 얘기다. 이문원 씨는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못살던 시절 스포츠가 국민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주요 매개체로 작용했다. 그러다 보니 스포츠 스타들에게 열사봉공의 정신을 강요하고 또 그들에게 부여하는 기준의 틀도 엄격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며 무한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언론매체가 점점 더 선정적인 제목을 뽑고, 부실한 기사를 쏟아내는 점 역시 누리꾼에게 악플의 빌미를 제공하는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선수들 악플 대처 10인 10색▼차두리-박주영 “보면 고통… 아예 안봐”김연아-이동국 “비난 싫다… 더 열심히” 최근 끝난 남아공 월드컵에서 ‘차미네이터’란 별명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한 차두리(셀틱). 평소 성격이 털털하고 입담 좋기로 유명한 그이지만 언론 앞에만 서면 입이 무거워진다. 몇 년 전 그가 경험한 악플의 아픈 기억이 남아서다. 그는 “악플의 충격을 겪은 뒤 가급적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인터넷 댓글을 잘 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전했다.악플이 스포츠 스타들이 겪어야 할 운명이라면 이에 적절히 대처하는 건 숙명이다. 스포츠 스타들은 저마다 악플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가장 쉬운 방법은 ‘원인제거형’. 가슴 아플 일이 없게 아예 인터넷 댓글을 보지 않는 방법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수호신으로 자리 잡은 임창용(야쿠르트)은 기사는 읽되 댓글은 읽지 않는다. 가끔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만 이내 마음을 접는다는 게 그의 설명. ‘얼짱 배구 스타’ 김요한(LIG)도 댓글을 건너뛰는 스타일이다.단순히 댓글을 읽지 않는 수준을 넘어 언론 인터뷰 등을 되도록 피하면서 악플 빌미를 원천봉쇄하는 스타들도 있다. 차두리나 박주영(모나코), 농구 김승현(오리온스) 등이 이런 유형이다.‘무시형’도 있다. 어떠한 악플이 달려도 한눈으로 읽고 한눈으로 흘리는 방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블루 드래곤’ 이청용(볼턴)은 간혹 악플을 봐도 씩 한번 웃을 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농구 방성윤(SK)도 마찬가지. “악플도 관심의 표현 아니냐”며 웃어넘기는 대범한 성격의 소유자다.‘피겨 퀸’ 김연아는 ‘오기형’이다. 김연아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성적이 안 나오면 광고 찍고 놀다 연습 안 해서 그렇다는 비난이 나온다.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 오기가 생겨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부활에 성공한 축구 스타 이동국(전북)도 “악플은 고통스럽지만 동기 부여가 되는 자극제 역할도 한다”고 했다.마지막 유형은 ‘취미생활형’이다. 누리꾼들의 무차별 공격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적절한 취미생활 등을 통해 푸는 방법이다. 음악 마니아로 알려진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은 악플로 인한 스트레스를 음악으로 달랜다. 그는 “음악이 없었다면 성적 부진 이후 팬들로부터 시달린 고통과 외로움을 달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등산 낚시 바둑 게임 등도 스포츠 스타들이 악플로 인한 충격을 달래는 취미생활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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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스타 노리는 잡는 ‘악플‘

    "악플(네티즌들의 악의적인 댓글)에 시달리기 싫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란 업적을 세운 허정무 축구 대표팀 전 감독이 월드컵 이후 사임 의사를 밝히며 한 말이다. 허 감독은 최근 한 방송에선 "2000년 대표팀을 이끌던 당시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러니 네 애비가 죽지'란 충격적인 댓글을 본 뒤 지금까지 댓글을 읽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프로 감독 시절 '경남 유치원장'이란 별명으로 친근한 이미지였던 조광래 축구 대표팀 신임 감독도 최근 악플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다. 조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 된 후 이유 없는 악플이 늘었다. 주목받는 만큼 악플도 느는 모양"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스포츠 스타 노리는 '진화하는' 악플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에게 쏠리는 악플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예인의 자살 뒤엔 악플로 인한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연예인 못지않게 악플의 공포에 떠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스포츠 스타들이다. 격투기 스타인 '골리앗' 최홍만은 2008년 그의 미니홈피에 "누가 내 마음을 알까.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썼다. 당시 부상 후유증 등으로 주춤하면서 엄청난 악플 공세에 시달리자 이렇게 적었다. 농구 선수 서장훈(전자랜드)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젠 좋은 기사도 달갑지 않다. 기사 내용에 상관없이 악플이 쏟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축구 스타 기성용(셀틱)은 올림픽 대표 시절이던 2007년 대표 선수들에게 악플이 쏟아지자 미니홈피에 "답답하면 너희들이 가서 뛰든지"라고 썼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과거엔 일부 '문제 있는' 스포츠 스타들에게 악플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그 대상과 시기를 가리지도 않는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심리학과)는 "최근엔 스포츠 스타가 언론에 노출되면 처음엔 선플(좋은 댓글)이 달리다 어느 샌가 악플로 탈바꿈한다. '국민 동생' 소리를 듣던 김연아(피겨 스케이팅), 박태환(수영) 등도 악플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불면증, 대인기피증, 운동 후회까지… 스포츠 스타들은 악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스포츠 선수들은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 '악플도 관심의 대상'이라며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연예인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악플 경험이 있는 스포츠 스타 20명을 대상으로 한 본보 설문조사에서도 '악플을 의식한다'가 10명, '매우 의식한다'가 4명이나 됐다. '악플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있다'는 6명, '악플 때문에 사람 만나기를 꺼린 적이 있다'는 8명. 3명은 '악플로 인해 운동한 걸 후회한 적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줬다. 스포츠 스타들에게 유독 악플이 집중되는 이유는 대중들이 스포츠를 순수한 아마추어 영역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대중들은 스포츠 스타들에게서 순수함을 원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대 불일치 효과가 작용해 악플을 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스타와 나를 동질화하는 경향도 이유. 단순한 운동선수가 아닌 내가 속한 집단의 대표로 인식하다 보니 기대 수준이 높아져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악플을 쏟아낸다는 얘기다. 이문원 씨는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못 살던 시절 스포츠가 국민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는 주요 매개체로 작용했다. 그러다보니 스포츠 스타들에게 열사봉공의 정신을 강요하고 또 그들에게 부여하는 기준의 틀도 엄격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며 무한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언론매체가 점점 더 선정적인 제목을 뽑고, 부실한 기사를 쏟아내는 점 역시 네티즌에 악플 빌미를 제공하는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유근형기자 noel@donga.com}

    • 201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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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 찍어줄까? ‘황태자 꿈’에 밤잠 설쳤다

    “○○○호 황태자는 누가 될까.” 축구 대표팀 사령탑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말이다. 최근 허정무 감독의 뒤를 이어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서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의 얼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많이 등장하는 말이 ‘조광래호의 황태자’ 얘기다.○ 황태자는 아무나 하나 황태자는 항상 있었다. 과거엔 감독의 총애를 받는 선수를 가리켜 ‘아들’이란 표현까지 썼다. 황태자 개념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시점은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히딩크 감독의 월드컵 4강 신화 업적과 빛나는 선수 선발 능력이 부각되면서 황태자란 말 역시 본격적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황태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대표급 실력과 꾸준한 경기 출전은 기본이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과 얼마나 부합되느냐”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체력과 정신력을 중요시한 히딩크 감독 시절엔 박지성과 송종국(알 샤밥), 김남일(톰 톰스크) 등이 그의 입맛에 맞는 플레이를 펼치며 황태자로 불렸다. 최근 허정무 감독 땐 이청용(볼턴)과 박주영(모나코) 등이 스피드와 볼 터치가 좋은 선수를 선호하는 감독 스타일과 맞아떨어지며 총애를 받았다. 발탁된 선수가 팀 분위기 쇄신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역시 중요한 조건.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회사에서도 새로운 팀장이 오면 자기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새로운 팀원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 대표팀 감독도 그러한 동기부여용 카드로 자기만의 황태자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광래호의 황태자는…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KBS2 중계)을 통해 데뷔전을 치르는 조광래 감독에게도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황태자들이 있다. 조 감독과 함께 프로축구 경남의 돌풍을 이끌었던 윤빛가람은 가장 유력한 후보. 조 감독이 선호하는 ‘패스 능력, 영리한 머리, 넓은 시야’를 모두 갖췄다. 9일 오후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처음으로 대표팀 소집 훈련을 치른 윤빛가람은 “지난밤 잠도 설쳤을 만큼 아직 얼떨떨하다”면서도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를 해낼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예 공격수 지동원(전남) 역시 강력한 후보다. 소집 훈련 첫날 기자회견에 그를 데리고 온 조 감독은 “지동원은 2014년 월드컵 때 대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자질이 충분하다”며 극찬했다. 그 밖에 2006년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 부름을 받은 백지훈(수원), 유망주 미드필더 조영철(니가타) 등도 ‘조광래식 축구’를 하는 황태자 후보들로 꼽힌다. 한편 9일 처음으로 손발을 맞춘 박지성, 박주영 등 해외파들을 포함한 태극전사들은 이틀간 NFC에서 훈련을 한 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남아공 월드컵 ‘리턴 매치’를 치른다.파주=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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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난도 덩크슛,화려한 드리블…프로도 ‘깜짝’

    《시원하게 한 차례 비가 내린 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었다. 섭씨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앉아만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흘렀다. 하지만 더 뜨거운 곳이 있었다. 바로 서울광장 야외 특설 코트. 선수들의 열정과 땀이 어우러져 코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한여름 더위를 압도하고도 남았다.》‘2010 서머 스트리트 바스켓볼 페스티벌’이 8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6일부터 사흘 동안 열린 행사 마지막 날인 이날 메인 이벤트는 길거리 농구 최고수를 가리는 ‘킹 오브 더 3 온 3’. 6일 중등부, 7일 고등부 및 여자부 경기를 거쳐 대학·일반부 경기가 열렸다. 대학·일반부 결승에선 서울이 31-23으로 전북을 꺾고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3, 4위전에선 대구가 35-21로 대전을 제압했다.서울, 전북 꺾고 대학 일반부 2연패 3점슛 조동일-덩크슛 양해용씨 우승 스타 전주원 “열정-기량 프로같아” 이벤트로 열린 3점슛 콘테스트에선 참가자 가운데 최연장자인 조동일 씨(53)가 역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조 씨는 예선에서 7개를 성공시킨 뒤 결선에서 11개를 림에 꽂아 넣으며 젊은 참가자들을 압도했다. 그는 “일주일에 4번 이상 코트에서 땀을 흘린다. 야외에서 어린 선수들과 땀 흘리는 것만으로도 상쾌한데 우승까지 하니 기쁨이 두 배”라며 활짝 웃었다. 덩크슛 콘테스트에선 양해용 씨(27)가 프로 뺨치는 고난도 덩크 슛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프로농구 김동욱(삼성)은 “선수들 수준이 예상보다 높아 놀랐다. 탄력이 외국인 선수 못지않다”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연예인 농구팀 피닉스와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경기 해설을 맡은 전주원(신한은행)은 “서울광장 녹색 잔디밭에 어우러진 야외 코트가 축제의 흥을 한층 높였다. 아마추어지만 선수들의 열정과 실력도 프로 못지않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신한은행이 26-25로 신승. 이날 서울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불볕더위에도 자리를 지키며 농구 축제를 만끽했다. 대학생 이미영 씨(22·여)는 “처음 보는 길거리 농구에 이벤트까지 너무 재미있어 4시간 동안 관중석을 지켰다. 아이스크림을 4개나 먹다 보니 배가 아파 걱정”이라며 웃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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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장이라도 코트 뛰어 들고 싶어”

    “오랜만에 길거리 농구를 보니 엄청 흥분되네요. 옛날 생각납니다.” ‘2010 서머 스트리트 바스켓볼 페스티벌’이 열린 8일 서울광장. 덩크슛 콘테스트 심사위원 등으로 행사에 초청된 프로농구 삼성의 포워드 차재영(26·사진)이 어린아이처럼 들뜬 표정으로 코트를 주시했다. 그는 행사 책자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예전에 함께 길거리 농구를 하던 친한 형 사진도 실려 있다. 나도 코트 안으로 당장 들어가 뛰고 싶은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길거리 농구 통해 기술-경기 즐기는 법 배워 엄청난 탄력과 운동능력으로 프로에서도 인정받는 농구 스타 차재영이 아마추어 길거리 농구에 이렇게 흥분한 이유는 그 역시 길거리 농구로 잔뼈가 굵었기 때문. 차재영은 중학교 3학년 때 등록선수가 됐다. 보통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선수활동을 시작하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늦은 시점. 차재영은 중학생 때 길거리 농구계를 평정한 뒤 늦깎이로 정식 선수 유니폼을 입었다.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한동안 조직적인 팀플레이에 녹아들기 쉽지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겼었다. 혼자 이방인이 된 기분까지 들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오히려 길거리 농구 선수로 자부심이 넘쳤다. 그는 “길거리 농구를 통해 농구 즐기는 법을 배웠다. 화려하면서 개성 넘치는 플레이도 길거리 농구를 하면서 얻은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최윤아 “선수들 개인기 보면 배우는 것 많아”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여자 농구계의 ‘살아있는 전설’ 전주원(신한은행)도 길거리 농구 예찬론자다. 그는 “실제 해본 적은 거의 없지만 길거리 농구 보는 걸 즐긴다”고 웃었다. 가드 최윤아(신한은행)는 “기회가 있을 때 길거리 농구를 자주 본다. 일단 재미있는 데다 선수들의 개인기를 보며 배우는 게 많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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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 고수 48개팀 ‘바스켓 전쟁’

    숨쉬기도 벅찰 만큼 무더운 여름. 도심 한복판에서는 더 뜨거운 열기가 농구 코트에서 뿜어져 나온다. ‘2010 서머 스트리트 바스켓볼 페스티벌’이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6∼8일 열리는 것.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의 메인 이벤트는 길거리 농구 최고수를 가리는 ‘킹 오브 더 3온3’. 전국 16개 시도를 대표하는 중, 고, 대학·일반부 48개 팀 240명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특히 대학·일반부에선 지난 대회 우승팀 서울이 까다로운 상대로 꼽히는 경기, 대구, 부산 등의 도전을 꺾고 2연패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연예인팀 vs 신한은행 性대결, 덩크콘테스트등 이벤트 풍성 지난 시즌 남녀 프로농구 통합 챔피언인 모비스와 신한은행 선수들은 농구 클리닉에 나서 수준 높은 기량을 전수한다. 이들은 포토데이와 사인회에도 참석해 행사를 빛낼 예정. 신한은행 농구단과 박형준(탤런트), 윤택(개그맨) 등이 소속된 연예인 농구단(피닉스)의 이벤트 성대결 경기도 흥미롭다. 8일 오후 5시 반 경기를 앞두고 박형준은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하지만 연예인이라고 방심하다간 큰코다칠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그 밖에 덩크 콘테스트(사진), 3점슛 콘테스트, 애크러배틱 매직 농구쇼(덩크, 공중돌기 등 농구 관련 퍼포먼스) 등도 한여름 녹색 잔디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농구 축제를 수놓는다. 이번 행사는 비가 오면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신세계 농구단 체육관에서 열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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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영인파 보니 행복… 일시적 관심 아니길”

    1일 오후 독일 빌레펠트의 쉬코 아레나. 콜롬비아를 1-0으로 꺾은 한국은 여자 축구 역대 최고 성적인 세계 3위의 감격을 누렸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 모두 기쁨에 겨워 펄쩍펄쩍 뛰었다. 하지만 한 사람만큼은 침착했다.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경기 내내 그랬듯 표정엔 진지함이 묻어났다. 그는 “우승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잠깐의 흥분으로만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여자 축구는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냉정한 승부사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을 3위로 이끈 최인철 감독(38·사진) 얘기다. 4일 선수들과 함께 금의환향한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유명세를 탔다. 그 덕분에 별명도 많이 얻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게 ‘냉정한 승부사’란 별명. 그라운드 안에서 웬만해선 웃음을 보이지 않는 데다 선수들에게 호통 치는 모습이 호랑이처럼 무섭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에 대해 그는 “경기장에서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라며 “구심점이 돼야 할 감독이 감정에 쉽게 흔들리면 선수들도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또 “원래 좀 침착한 편이다. 멋있게 보이려고 일부러 무게 잡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최 감독은 1998년 동명초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여자 축구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오주중 감독 시절(2001∼2004년) 60연승이란 대기록을 세웠고, 동산정보산업고에 있을 때(2004∼2008년)도 그의 팀은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지소연 강유미(이상 한양여대) 정혜연(현대제철) 이현영(여주대) 등 이번 월드컵 주축 멤버들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가 사령탑으로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배경은 꾸준한 공부 덕분. 그의 노트엔 언제나 깨알 같은 글씨가 빈자리를 채운다. 여자 축구에 복잡한 비디오 경기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해 처음 실전에 활용한 사람도 그다. 최 감독은 “잘 때도 전략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 따뜻한 아버지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은 최 감독을 아버지라 부른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오빠가 아니라 아쉽다”고 웃으면서 “선수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번 월드컵 기간에 체중이 6kg 빠졌다. 그는 “6kg 빠진 만큼 한국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이만큼 늘어난다면 30kg 빠져도 상관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공항에 나온 환영 인파를 보니 행복하지만 또 진작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더 빨리 좋은 성적을 냈을 거란 생각도 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지소연에 대해선 “신체 조건을 제외하곤 득점왕을 차지한 독일의 포프보다 모든 면에서 소연이가 낫다.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을 선수”라고 강조했다.인천=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수유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 201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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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도 이런 날이…” 선수들 감격의 눈물

    지난달 5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공항에서 단체사진을 찍었지만 아무도 이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TV에선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의 금의환향 소식만 전할 뿐 또 다른 월드컵에 나서는 ‘태극낭자’들의 소식은 없었다. 선수들은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다짐했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지만 한 달 뒤엔 모두 알게 하리라.’ 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그 다짐이 현실이 됐다. 취재진과 선수 가족, 팬 등 400여 명이 이들의 입국을 환영했다. 경찰특공대의 경호를 받으며 게이트를 통과한 선수들은 엄청난 환호와 박수 소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꿈만 같은 상황에 눈을 비비는 선수도 있었다. 골키퍼 문소리(울산과학대)는 “처음 받아보는 관심이다. 무척 감격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독일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대표팀이 돌아왔다. 이번 대회 8골로 득점 2위에 오른 지소연(한양여대)은 “독일에 있을 때만 해도 이 정도 인기인 줄 몰랐는데 정말 굉장하다”고 말했다. 암 투병을 하면서 딸을 뒷바라지한 어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땐 눈물이 터져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복받치는 감정을 간신히 누른 뒤 ”엄마께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 사랑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대표팀은 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해단식을 겸한 환영 오찬을 갖는다.인천=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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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3위 여자축구 대표팀 ‘금의환향’

    지난달 5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공항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지만 아무도 이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TV에선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의 금의환향 소식만 전할 뿐 또 다른 월드컵에 나서는 '태극낭자'들의 소식은 없었다. 선수들은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다짐했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지만 한 달 뒤엔 모두 알게 하리라.' 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그 다짐이 현실이 됐다. 취재진과 선수 가족, 팬 등 400여 명의 인파가 이들의 입국을 환영했다. 경찰특공대의 경호를 받으며 게이트를 통과한 선수들은 엄청난 환호와 박수 소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꿈을 꾸듯 눈을 비비는 선수도 있었다. 골키퍼 문소리(울산과학대)는 "처음 받아보는 관심이다. 너무 감격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독일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대표팀이 돌아왔다. 이번 대회 8골로 득점 2위에 오른 지소연(한양여대)은 "독일에 있을 때만 해도 이 정도 인기인 줄 몰랐는데 정말 굉장하다"고 감격을 전했다. 암 투병을 하면서 딸을 뒷바라지한 어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땐 눈물이 터져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복받치는 감정을 간신히 누른 뒤 "엄마께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론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 사랑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대표팀은 5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해단식을 겸한 환영 오찬을 갖는다.인천=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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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온 메시 “월드컵 한풀이 골 내일 꼭 넣을래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는 피곤해 보였다.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3·아르헨티나) 얘기다.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의 메시가 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 기념행사로 마련된 K리그와의 올스타전 경기를 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2일 인천공항을 통해 바르셀로나 팀 동료들과 한국에 온 메시가 숙소인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던진 첫마디는 “피곤하다”였다. 메시는 “비행기 안에서 계속 잠만 잤다. 몇 시인지도, 어디인지도 모를 만큼 피곤하다”며 웃었다. 메시는 기자회견 도중 하품을 하는 등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경기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월드컵에서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선 꼭 골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월드컵 때 많은 기대를 했고,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실망이 컸다”며 “하지만 지금은 앞으로 있을 일들만 생각하고 이전에 보여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69cm의 단신인 그는 “키가 작아 축구를 포기하려는 어린이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질문에 “최근 월드컵 우승팀 선수들 대부분이 작다. 축구에선 키가 중요하지 않다”며 밝게 웃었다.바르셀로나는 3일 적응훈련을 한 뒤 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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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FC 클럽하우스 문열어…

    “강원도민의 작은 정성이 모여 이렇게 큰 집이 됐습니다.” 한여름 폭염에 최순호 강원 FC 감독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됐지만 표정만큼은 누구보다 시원해 보였다. 최 감독은 “팬과 구단, 지자체가 삼위일체가 돼 이런 성과를 냈다. 이것이 바로 강원도의 힘”이라며 활짝 웃었다. 30일 조용하지만 기념비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도민구단 강원이 강릉 강남축구공원에서 클럽하우스 개관식을 치른 것. 클럽하우스 명칭은 ‘오렌지하우스’. 강원의 홈 유니폼 색깔에 착안해 붙여졌다. K리그 구단 가운데 클럽하우스를 지닌 팀은 강원을 제외하고 6팀. 도민구단 가운데는 강원이 최초다. 각종 편의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포함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오렌지하우스는 인근에 사계절 천연잔디(1면)와 인조잔디(2면) 연습구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약 300억 원. 국내 최고 수준이다. 창단 2년 만에 강원이 이런 클럽하우스를 갖게 된 원동력은 역시 팬이다. 강원도민의 사랑이 지자체의 마음을 움직인 힘이 됐다. 이런 지역주민들의 사랑은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섰기에 가능했다. 이른바 지역밀착형 마케팅이 빛을 봤다. 강원의 슬로건은 ‘팬이 없으면 구단도 없다’이다. 강원 홈경기는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축제로 불린다. 식전, 하프타임 땐 지역 공연팀이 등장해 관중과 함께하고 자원봉사 협약을 맺은 지역 대학들은 홈경기 자원봉사를 통해 현장실습으로 수업을 대체한다. 다양한 지역 축제를 홈경기와 패키지로 묶어 팬들의 만족도도 높였다.강릉=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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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삼마니아 이승렬… 낮잠꾸러기 이동국… 명상애호가 이청용

    숨이 턱 막히는 더운 여름. 걸어 다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뛰어다녀야 한다면? 그것도 90분 동안 몸싸움을 하면서 전력질주를 한다면? 축구 선수들 얘기다. 선수 시절 강철 체력으로 유명했던 차범근 SBS 해설위원도 “한여름에 경기장에 들어서면 평소보다 그라운드가 두 배는 커 보였다”며 “압박이 심하고 공수 전환이 빨라진 현대 축구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상상 그 이상”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축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걸어 다닐 수는 없는 법. 선수들은 폭염이란 적에 맞서 어떻게 여름나기를 하고 있을까.○ 먹어야 산다? 가장 일반적인 게 ‘보양식형’. 프로축구 서울의 3인방 이승렬 정조국 최효진은 대표적인 보양식 애호가다. 차세대 대표 공격수 이승렬은 산삼 마니아다. 산삼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박찬호(뉴욕 양키스)가 꾸준히 보양식으로 애용했을 만큼 운동선수들에겐 보편적인 보양식. 이승렬의 경우 아버지 친구가 심마니(산삼 캐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라 질 좋은 산삼 수급에도 걱정이 없다. 스트라이커 정조국은 여름만 되면 한약을 찾는다. 최근 탤런트 김성은 씨와 결혼을 한 뒤엔 사랑까지 듬뿍 담긴 한약을 먹고 있다. 수비수 최효진은 오리고기와 보신탕으로 건강을 챙긴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보신탕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면 더위가 싹 가신다는 게 그의 설명. 유병수(인천) 김동진(울산) 등도 알려진 보양식 애호가다. ‘영양제형’도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K리그 최고 골키퍼로 이름을 날리는 김병지(경남)가 대표주자. 그는 “나도 20대엔 보양식을 즐겨 먹었는데 30대 이후엔 먹기 편하고 속에 부담도 없는 영양보조제를 찾게 됐다”며 웃었다. 몸 관리 잘하기로 유명한 박주영(모나코)과 이영표(알 힐랄)도 비타민 등 영양보조제를 애용한다.○ 수면? 음악 감상? 아니면 이열치열 “잠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수면형’도 있다. 중앙수비수 조용형(제주)은 여름만 되면 낮잠 자는 시간을 늘린다. 이정수(알 사드)나 이동국(전북)도 마찬가지. 김정우(광주)는 “원래 수면 시간이 많은 편인데 여름엔 더 규칙적으로 자고, 틈틈이 잠잘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조용한 가운데 취미생활 등으로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명상형’도 있다. 골키퍼 김영광(울산)은 “발라드처럼 차분하고 감미로운 음악을 듣다 보면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청용(볼턴) 윤빛가람(경남) 등도 음악 감상을 하며 더위를 이기는 스타. 공격수 김영후(강원)는 좀 독특하다. 시원하고 조용한 수목원을 찾아 마음을 다스리는 게 그만의 여름나기 노하우다. 더위를 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맞서는 ‘이열치열형’도 있다. 사우나, 찜질방 등을 찾아 피로를 푸는 선수들이 이 유형. 구자철(제주) 황재원(포항) 조원희(수원) 등은 더울수록 오히려 체력훈련 시간을 늘려 땀을 빼며 여름을 이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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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전사들 ‘오빠’ 닮았네!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20세 이하 여자 축구 대표팀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은 26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U-20 여자 월드컵 8강전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꺾고 4강 신화를 썼다. 태극낭자들은 남아공에서 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한 ‘오빠’ 태극전사들과 닮은 점이 많아 눈길을 끈다.○ 지소연, 슈팅 빠르고 순간스피드 탁월 독일 알렉산드라 포프(7골)에 이어 득점 2위(6골)인 지소연(19·한양여대)의 별명은 ‘여자 박주영’.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 메시’ ‘축구 여제’ 등의 별명도 얻었지만 ‘여자 박주영’이 원조다. 지소연 본인도 “해외 스타 가운데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은퇴)을 가장 좋아하고 국내 선수 가운데는 박주영(모나코)이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지소연은 14일 스위스전에서 골을 넣은 뒤 박주영의 ‘기도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둘 다 순간 스피드가 좋고 반 박자 빠른 슈팅이 최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첫 번째 볼 터치에서 드리블, 슈팅까지 이어지는 동작이 물 흐르듯 유연해 수비수들이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빠르고 예리한 프리킥 능력도 공통점. 박주영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프리킥으로 한 골을 뽑았고 지소연은 이번 월드컵에서 프리킥으로 두 골을 넣었다.○ 부지런하고 헌신적… 김나래와 김정우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2골을 터뜨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이현영(19·여주대)은 ‘블루 드래건’ 이청용(볼턴)의 판박이다. 스트라이커 출신인 이현영은 이번 대회에선 측면공격수를 맡아 남아공 월드컵에서 2골을 넣은 이청용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기봉 여주대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볼 컨트롤이 좋고 스피드가 뛰어나다. 타고난 축구 센스 역시 눈에 띄는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겸손한 성격도 닮았다. 항상 또래 사이에서 최고였지만 입버릇처럼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축구밖에 모르고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4강 신화의 숨은 주역 김나래(20·여주대)의 플레이를 보면 남자 대표팀 김정우(광주)가 연상된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부지런하고 헌신적인 플레이가 닮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대인마크가 뛰어난 점도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먼 거리에서 쏘는 묵직한 중거리슛도 두 선수가 가진 장점.○ 큰키에 순발력… 문소리는 정성룡 보는듯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은 공격력도 막강했지만 탄탄한 수비력이 한몫했다는 평가. 그 중심엔 측면수비수 서현숙(18·한양여대)이 있다. 한양여대 이상엽 감독은 “현숙이는 체구가 작지만 침착하고 영리하다. 위치 선정도 탁월해 공격수에게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남자 대표팀의 이영표(알 힐랄)가 연상되는 건 이 때문. 서현숙이 가장 존경하는 축구 선수도 이영표다. 골키퍼 문소리(20·울산과학대)는 매 경기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에 안정감을 가져다 줬다. 175cm의 큰 키에다 순발력까지 좋은 그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가를 높인 골키퍼 정성룡(성남)과 닮았다는 평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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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 세리머니까지 쏙 빼닮은…지소연은 ‘여자 박주영’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20세 이하 여자 축구 대표팀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은 26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U-20 여자 월드컵 8강전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꺾고 4강 신화를 썼다. 태극낭자들은 남아공에서 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한 '오빠' 태극전사들과 닮은 점이 많아 눈길을 끈다. ●'여자 박주영' 지소연 독일 알렉산드라 포프(7골)에 이어 득점 2위(6골)인 지소연(19·한양여대)의 별명은 '여자 박주영'.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 메시', '축구 여제' 등의 별명도 얻었지만 '여자 박주영'이 원조다. 지소연 본인도 "해외 스타 가운데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은퇴)을 가장 좋아하고 국내 선수 가운데는 박주영(모나코)이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지소연은 14일 스위스 전에서 골을 넣은 뒤 박주영의 '기도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둘 다 순간 스피드가 좋고 반 박자 빠른 슈팅이 최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첫 번째 볼 터치에서 드리블, 슈팅까지 이어지는 동작이 물 흐르듯 유연해 수비수들이 막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빠르고 예리한 프리킥 능력도 공통점. 박주영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프리킥으로 한 골을 뽑았고, 지소연은 이번 월드컵에서 프리킥으로 두 골을 넣었다. ●이청용 아바타는 이현영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2골을 터뜨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이현영(19·여주대)은 '블루 드래곤' 이청용(볼턴)의 판박이다. 스트라이커 출신인 이현영은 이번 대회에선 측면공격수를 맡아 남아공 월드컵에서 2골을 넣은 이청용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기봉 여주대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볼 컨트롤이 좋고 스피드가 뛰어나다. 타고난 축구 센스 역시 눈에 띄는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겸손한 성격도 닮았다. 항상 또래들 사이에서 최고였지만 입버릇처럼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축구밖에 모르고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4강 신화의 숨은 주역 김나래(20·여주대)의 플레이를 보면 남자 대표팀 김정우(광주)가 연상된다.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부지런하고 헌신적인 플레이가 닮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대인 마크가 뛰어난 점도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긴 거리에서 쏘는 묵직한 중거리 슛도 두 선수가 가진 장점. ●침착하고 영리하다…서현숙과 이영표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은 공격력도 막강했지만 탄탄한 수비력이 한몫했다는 평가. 그 중심엔 측면수비수 서현숙(18·한양여대)이 있다. 한양여대 이상엽 감독은 "현숙이는 체구가 작지만 침착하고 영리하다. 위치 선정도 탁월해 공격수에게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남자 대표팀의 이영표(알 힐랄)가 연상되는 건 이 때문. 서현숙이 가장 존경하는 축구 선수도 이영표다. 골키퍼 문소리(20·울산과학대)는 매 경기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에 안정감을 가져다 줬다. 175cm의 큰 키에다 순발력까지 좋은 그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가를 높인 골키퍼 정성룡(성남)과 닮았다는 평가다.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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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설기현’ K리그 데뷔골

    ‘명가의 몰락.’ 두 팀의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단골 우승 후보,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인기 팀, 대표급 선수 구성, 서포터스들의 열광적인 응원이란 공통분모. 하지만 올 시즌엔 약속이나 한 듯 줄곧 하위권에서 맴돌다 사령탑 교체라는 강수까지 뒀다. 프로축구 전통의 명문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이 25일 명가 부활을 외치며 포항에서 맞붙었다. 경기 전까지 양 팀의 성적은 15개 팀 가운데 11위(수원)와 12위(포항). 모두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위치였지만 최근 분위기만 보면 수원이 좋았다. 수원은 윤성효 신임 감독 체제 이후 최근 정규리그 대구 FC전에서 승리하며 앞서 긴 무승 행진(1무 7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 컵 대회와 FA컵까지 승리하며 상승세를 탔다. 반면에 포항은 정규리그에서 3월 20일 강원 FC에 승리한 뒤 3무 7패로 한 번도 이겨 보질 못했다. 최근엔 중앙 수비수 황재원의 수원 이적설까지 터지며 분위기가 더 뒤숭숭해진 상황. 하지만 포항은 최근 수원에 유독 강했다. 지난 시즌 4번 맞붙어 모두 승리. 특히 2004년 12월 이후 안방에서 수원에 패한 적이 없었다. 경기 초반엔 이런 징크스가 이어지는 듯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다 올 시즌 K리그에 온 설기현(사진)이 그 중심에 있었다. 설기현은 전반 5분 황진성의 침투 패스를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수원의 골네트를 갈랐다. K리그 3경기 만에 터진 데뷔 골. 설기현은 후반 32분 골대를 맞히는 슛을 날리는 등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원 골문을 위협했다. 수원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수원은 후반 16분 이현진이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동점 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공격을 주고받은 양 팀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경남 FC는 최하위 대구와의 방문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경남은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뒤 가진 경기에서 전남과의 FA컵 16강전 4-7 패배 등 1무 1패. 24일 경기에선 제주 유나이티드가 인천 유나이티드를 3-2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제주(승점 28점)는 성남 일화, FC 서울(이상 승점 27점)에 승점 1점 차로 앞서며 선두를 유지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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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쳐도 내색조차 않는 딸 초심 잃지 말고 겸손해라”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을 8강으로 이끈 지소연(19·한양여대)의 뒤에는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 김애리 씨(43)는 딸이 초등학교 6학년 때 남편과 갈라선 뒤 네 차례나 큰 수술을 받는 힘겨운 나날 속에서도 딸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했다. 26일 오전 1시 멕시코와의 8강전을 앞두고 있는 딸을 떠올리며 모처럼 편지를 쓴 어머니의 마음에는 간절한 바람이 배어 나온다.》 “다치지 않게 해주세요.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마음 갖게 해주시고….” 사랑하는 딸, 소연아. 엄마는 오늘 새벽에도 너에 대한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단다. 그 큰 부담감을 어깨에 짊어지고 고생하는 너를 생각하면 기도밖에 해줄 게 없는 엄마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야. 엄마는 지난번 미국전이 끝난 뒤 전화로 들려온 너의 목소리가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축구에서만큼은 누구한테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잖아. 배가 아파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아쉽게 졌으니…. 그런데도 엄마가 걱정할까봐 애써 괜찮다고 말하는 너를 보면서, 또 다친 동료의 부상이 심하지 않아 다행이란 말을 가장 먼저 꺼내는 너를 보면서 ‘우리 딸, 이제 다 컸네’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했단다. 소연아, 엄마는 요즘 구름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야. 주변 분들이 밖에만 나가면 “딸 정말 잘 키웠다”고 말해 주시거든. 얼마 전엔 숭연이랑 식당에 갔는데 점심 값을 안 받겠다고 하시더라. 소연이가 시원한 골로 점심 값을 대신하면 된다면서. 엄마가 다니는 병원 의사 선생님도 “딸이 이렇게 대견스러운데 엄마도 뒤지지 않으려면 빨리 건강해져야 되지 않겠느냐”고 걱정해 주시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고마운 분들을 위해서라도 소연이는 최선을 다하고, 엄마도 빨리 건강해져 응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딸이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뛸 만큼 훌쩍 큰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옛날 생각을 많이 했어. 소연이가 처음 축구화를 신었을 때부터 모든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더라. 초등학교 2학년이던 네가 처음 축구 선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엄마는 반대했었지. 다칠까 걱정됐거든. 그런데 평소 엄마 말이라면 한 번도 어기지 않던 네가 축구에서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고 결국 마음을 열었어. 허락은 했지만 사실 이후에도 말리고 싶은 마음은 숱하게 들었단다. 넌 부상을 당해도 가족이 걱정할까봐 아픈 내색조차 하지 않았잖아. 합숙이 끝난 뒤 집에 와 곯아떨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고. 어쨌든 엄마는 모든 고난을 혼자 힘으로 이겨내고 우뚝 선 소연이가 정말 자랑스럽다. 얼마 전 엄마가 “한국에 돌아오면 남자 친구도 한번 사귀어 보고 결혼도 일찍 하라”고 했더니 네가 그랬었지. 결혼은 엄마 병 다 치료하고, 동생 대학 졸업시킨 뒤 서른 살 넘어 하겠다고. 또 매번 그랬잖아. “실업 팀 가면 월급 나오니까 엄마는 공장일 하지 마. 내가 다 할게”라고.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엄마는 내색은 안 해도 가슴으로 울었단다. 해준 것도 없는데 항상 가족부터 생각하는 너를 보며 하늘이 우리 집에 천사를 내려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어. 소연아. 엄마는 사실 요즘 네 경기만 보면 심장이 두근거려 응원할 정신도 없단다. 그래도 국민이 함께 보고 응원해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소연이는 경기를 앞두고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 밤 잠들기 전에 기도를 하겠지. 엄마도 함께 기도할게. 우리 딸 파이팅.정리=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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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래“부담감-자신감 교차… ‘패스축구’로 승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 천천히 회의실로 들어오는 그의 얼굴은 다소 긴장한 듯 상기됐다. 차분하고 중저음에 가까운 목소리도 평소보다 톤이 높아졌다. “기자회견을 하니 진짜 대표팀 감독이 됐다는 실감이 나네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교차합니다.”○ 스페인식 ‘패스 축구’가 롤 모델 축구대표팀을 이끌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조광래 감독(56·사진)이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약 2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대표팀 청사진을 그리는 데 할애했다. 초반 떨리던 목소리는 곧 언제 그랬냐는 듯 확신에 찬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생각하는 지도자’,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답게 답변은 거침이 없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앞으로 오래 봤으면 좋겠다”며 농담을 던지는 그의 얼굴엔 여유마저 넘쳤다. 이날 조 감독이 던진 핵심 키워드는 ‘패스’. 실제 그는 바르셀로나(스페인), 아스널(잉글랜드) 등 빠르고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가 강점인 팀들의 경기를 즐겨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프랑스와 브라질에서 축구 유학을 하면서 패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0년 전부터 패스를 강조했다. 그동안 사령탑을 맡은 팀에서도 훈련시간의 70∼80%를 패스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당분간 현 체제 유지 패스 좋은 2, 3명 보강 조 감독이 구상하는 패스 축구에 가장 가까운 팀은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 그는 “현대축구의 핵심은 빠른 공수 전환과 공격 축구”라며 “스페인처럼 정교하고 빠른 패스가 뒷받침돼야 이런 축구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스페인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패스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아마 내가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지금은 남아공 월드컵에 나간 선수들의 능력이 최고다. 당분간 선수 구성의 틀을 깨진 않겠지만 패스 능력이 좋은 2, 3명의 선수는 보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수 선발? 오로지 실력 조 감독의 별명은 ‘미다스의 손’이다. 무명 선수도 그의 눈에 들면 대박이 터진다. 선수를 보는 남다른 안목과 직접 꼼꼼하게 확인한 뒤 철저하게 실력 중심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원칙이 이런 명성을 가져다줬다. 대표팀 선수 선발에 있어서도 그는 “이름값, 나이, 학연, 지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 선수에게 태극마크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프로정신으로 무장된 선수를 중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2011년 아시안컵에 대비한 선수 선발 원칙도 제시했다. 그는 “당면 목표를 아시안컵 우승으로 둔다면 해외파와 국내파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겠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대비한 징검다리 역할로 생각한다면 과감한 세대교체까지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다음 달 11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 선수 선발과 관련해선 “유럽파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힘들겠지만 되도록 경기에 출전해 국민들과 좋은 경험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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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 이 선수들, ‘미다스의 손’ 조광래를 거쳤다

    “한마디로 미다스의 손이죠. 옆에서 지켜보면 감탄사가 나옵니다.” 경남 골키퍼 김병지(40)는 조광래 감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선수를 볼 때 기준이 확실하다. 이름값보다는 직접 플레이를 꼼꼼하게 확인한 뒤 잠재력을 평가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의 말대로 조 감독의 선수 보는 안목은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손을 거친 선수로만 팀을 꾸려도 당장 대표팀을 구성할 수 있을 정도다. 이제 막 월드컵이 끝난 상황에서 4년 뒤를 대비하기 위한 장기적인 카드로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조광래의 아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청용(볼턴). 조 감독은 안양 LG(현 FC 서울) 감독 시절이던 2003년 중학생이던 이청용의 플레이를 보고 반해 1억 원이 넘는 파격적인 계약금을 주고 데려왔다. ‘축구 천재’ 박주영(모나코)과도 같은 해 인연이 있었다. 당시 청구고 3학년이던 박주영의 플레이를 눈여겨본 조 감독은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대구 집까지 찾아가 설득했다. 일단 대학에 보내겠다는 가족의 반대로 즉시 영입은 실패했지만 나중에 박주영을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박주영은 조 감독이 서울을 떠난 다음 해인 2005년 입단해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이영표(알 힐랄)와 김동진(울산 현대)도 조 감독의 애제자다. 조 감독은 둘을 영입한 뒤 대표급 수비수로 키워 2000년 LG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시마) 역시 조 감독의 작품. 이정수는 2002년 안양 입단 당시 공격수였지만 조 감독의 설득으로 수비수로 전향한 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서울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유럽에서 지도자 공부를 하던 조 감독은 당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활약하던 박지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맨유, 첼시 등 빅 클럽의 적극적인 구애로 고민하던 박지성에게 맨유 입단을 권유한 것은 그였다. 2006년 경남 사령탑에 오른 뒤에도 그의 안목은 빛을 발했다. 이용래 윤빛가람 김동찬 등 젊은 선수를 발굴해 경남은 ‘경남유치원’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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