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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이 올해 입시의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8일 마감한 결과,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의 경쟁률은 24.9 대 1로 지난해 31.5 대 1보다 낮았다. 연세대 역시 지난해 28 대 1에서 올해 18.5 대 1로 낮아졌다. 다른 대학도 대부분 비슷했다. 서강대 29.3 대 1(지난해 41.3 대 1) 성균관대 28.3 대 1(36.5 대 1) 건국대 22.7 대 1(48.2 대 1) 경희대 27.2 대 1(34.9 대 1)이었다. 올해부터는 수시모집의 지원횟수를 6회로 제한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묻지 마식 지원이 크게 줄고 실력에 맞춰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경쟁률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쟁률에 허수(虛數)가 사라졌을 뿐 실질적인 경쟁률은 예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학과별로 살펴보면 상경계열 등 전통적인 인기 학과의 경쟁률은 떨어진 반면에 비인기 학과의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고려대의 경우 심리학과(81.5 대 1)와 사회학과(77.4 대 1)의 경쟁률이 예년보다 치솟았다. 지난달 17일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가장 먼저 마감한 서울대 역시 국사학과 철학과 농경제사회학부의 경쟁률이 평균 경쟁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의예과의 강세는 여전했다. 고려대는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의대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28명 모집에 3098명이 몰려 110.6 대 1을 기록했다. 연세대 역시 22명을 모집하는 의대에 1523명이 지원해 69.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의학전문대학원과 약대에 지원할 수 있는 화공생명학과 생물학과 수학과 등의 경쟁률도 대체로 높았다. 연세대 수학과는 96.5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의예과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보통 다른 과를 의식하지 않고 소신 지원한다. 그래서 지원횟수 제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부가 재정지원 제한 대상으로 선정한 대학들은 부실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 명예가 실추되는 것도 문제지만 현재 진행 중인 수시모집이 더 큰 문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서울의 A사립대 관계자는 “그야말로 치명타를 입었다. 학생들의 지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특히 수시 지원이 6회로 제한된 올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이 발표에 더욱 관심이 많아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명단에 포함된 대학들은 한결같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국민대는 “평가 자체가 합리적으로 수행됐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경쟁력은 교육역량, 연구, 국제화를 종합평가해야 하는데 소수 지표만으로 나온 결과를 인정하기 곤란하다는 말. 이미 등록금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해당연도 등록금 인하율이 낮다는 이유로 부실 대학으로 모는 평가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대 역시 등록금 인하율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는 평가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장학금을 84억 원이나 늘린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학과 비중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부분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예체능계 비율이 15%에 달해 취업률 산정에서 불리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체능계를 제외하면 취업률이 62.6%까지 올라간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국대(경주캠퍼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평가결과 하위 15%에 들지 않았지만 취업률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됐기 때문. 대학 측은 “취업률 허위공시는 취업자 출근 상황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 생긴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8개 평가 지표 모두 우수하다. 부실 대학이 아닌데 이런 식으로 발표되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비치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도권 대학들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의 일정 비율을 수도권 대학에 강제 할당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방대보다 점수가 높은데도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으니 역차별이라는 논리다. 2년 연속 명단에 들어간 13곳의 충격은 더 컸다. 이들 대학의 관계자는 “나름대로 취업률을 높이고 개혁도 단행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다들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일부 대학은 바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세종대와 동국대는 이날 교육과학기술부에 이의신청을 했다. 국민대는 “교육 여건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한편 부족한 부분은 대폭 개선하겠다”고 했다. 동국대는 “일단 학교 홈페이지에 부실대학이 아니라는 부분을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취업률도 정확하게 공시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30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26회째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산업기술, 인문사회문학, 자연과학, 공공봉사 등 5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와 학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 4명씩이 참여해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두 달 동안 진행됐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 교육 부문-서울과학고등학교국제올림피아드 3년간 金30개… “혁신에 혁신 거듭한 결과”“사회 일각의 편견과 오해 속에서도 서울과학고는 국제과학올림피아드와 각종 연구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모든 면에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덕분입니다.” 서울과학고 최병수 교장이 밝히는 학교 발전의 비법이다. 1989년 개교한 서울과학고는 수많은 과학 인재를 배출해왔다. 1993년에는 서울대 전원 합격 신화도 썼다. 위기도 있었다. 과학고 특혜 시비가 나오면서 2000년대 초반 소위 ‘자퇴파동’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핵심 과학인재를 육성해야겠다는 신념으로 버텨내며 위기는 오히려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학생선발, 교육과정, 인사, 시설, 예산 등 교육 활동 전 부문에 걸쳐 개편을 추진했다. 결과는 눈부셨다. 세계 청소년의 두뇌 올림픽인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수학과 물리 분야의 대표가 모두 서울과학고에서 나왔고, 특히 물리에선 대표 5명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는 수학 대표 6명 가운데 5명, 물리 대표 5명 가운데 4명이 서울과학고 학생이었다. 수학에선 사상 처음으로 종합 1위까지 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학생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해주는 수업 분위기 덕분이죠.”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전체 참가자 가운데 2위를 차지한 김동률 군(15·서울과학고 1학년)이 꼽은 실력 향상의 비결이다. 올해 2월까지 서울과학고를 졸업한 3105명 중 박사 학위 취득자는 522명이다. 이 중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졸업생은 131명이다. 개교 이래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표로 참가한 서울과학고 학생 수는 240명으로 한국 대표의 44%를 차지한다. 학생의 연구 활동을 강조하는 교육과정도 눈에 띈다.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후 연구 활동과 관련된 이수 학점은 30학점에 이른다. 창의력을 기르는 연구 활동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매년 국내외 학술지에 1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최 교장은 “서울과학고는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기르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집짓기 봉사활동 등 학년별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졸업생이 중심이 된 교육봉사활동 단체도 왕성한 외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적 ▼23년의 짧은 역사에도 탁월한 교육과정 운영과 체계적인 학생지도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과학인재들을 배출했다. 과학 부문의 특수목적고등학교로 시작해 2009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했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거둔 성과는 단일 고교로는 세계 최고 수준. 최근 3년 동안 금메달만 30개를 따냈다. 무학년 졸업학점제, 연구 중심의 교육과정,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 등은 교육과정을 선도하는 서울과학고만의 특별한 작품들이다. 1999년과 2003년에는 전국과학전람회 대통령상을, 지난해에는 삼성휴먼테크 논문대상 특별상을 각각 수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산업기술 부문-권오현 씨 (삼성전자 부회장)한국 반도체산업 성장 주역… “이젠 창의적 혁신으로 리드”“뜻깊은 상을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반도체산업이 국가 기반산업으로 성장해 세계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것은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60·사진)은 수상의 기쁨을 반도체업계 전체와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을 통해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 준 정부와 각 기관에도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1977년 이래 줄곧 반도체 산업에 몸담았고, 한국은 그동안 전자산업과 정보기술(IT) 분야의 세계 최대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의 발전이 한국 전자산업을 성장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술 확보가 가전제품, 휴대전화 완제품 부문의 성과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1992년 메모리 개발팀장으로 64메가D램을 처음 개발한 이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세계 최고 자리를 유지하려면 창의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두를 추격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업계의 리더로서 창의적인 혁신으로 시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업무 환경을 만들고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 부회장은 경영 방침을 묻자 “어려울수록 미래를 준비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낸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불황기일수록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경쟁 회사들의 극심한 견제 속에서도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어려운 환경이 계속될 것입니다.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이 되려면 쉼 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죠.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변화를 파악하는 마켓 센싱(market sensing) 역량을 높여 정면으로 돌파하겠습니다.”▼ 공적 ▼1977년 전자기술연구소(현 전자통신연구원) 반도체 설계실 연구원을 시작으로 35년 동안 한국 반도체산업을 이끌어 왔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64메가D램(1992년), 256메가D램(1994년), 1기가D램(1996년)의 세계 최초 개발을 주도했다. 1997년 시스템 LSI 제품기술실장을 맡아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고부가가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또 2008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을 맡아 반도체산업이 2010년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인문사회문학 부문-임형택 씨 (성균관대 명예교수)한문학 가치 재정립 한우물… “한국문학 바탕 한문학 연구”“권위있는 인촌상 수상자로 선정돼 감격했습니다. 제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지 외람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인촌 선생은 우리가 알다시피 일제강점기 언론과 교육 부문에 공적이 큰 분이죠. 당시 양심적인 학자들을 많이 도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훌륭한 분을 기리는 상을 받게 돼 더 뜻깊다고 생각됩니다.”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69·사진)는 한국 문학과 한문학 연구에서 문학이론뿐 아니라 문학사에 탁월한 연구 실적을 남긴 학자로 꼽힌다. 특히 1960, 70년대만 해도 한국 문학에서 철저히 소외된 분야였던 한문학을 체계적인 학문 영역으로 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1970년대 한국고전문학연구회와 한국한문학연구회, 1990년대 민족문학사연구소 설립을 이끌며 한문학의 가치 재정립에 평생을 바쳤다. “한문학에는 우리의 엄청난 문화유산이 산적해 있어요. ‘누가 해도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문학을 따로 특화시키는 것은 바라지 않아요. 한국 문학, 한국 문화의 전체적인 틀 안에서 한문학을 연구해나가는 게 맞습니다.” 임 교수는 한문 단편 소설을 발굴해 소개한 ‘이조한문단편집’(1973년), 한문 서사시의 실체를 발굴한 ‘이조시대서사시’(1994년), 새 가사문학들을 찾아낸 ‘옛 노래 옛 사람들의 내면풍경’(2005년) 등의 저작을 통해 한문학의 살을 찌웠다. 전통적인 실사구시의 학풍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한국학의 질적 수준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흔을 앞둔 나이에도 학자로서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소설사 부문을 더 정리하고 싶습니다. 또 동아시아 문제를 담론이 아니라 학문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임 교수는 최근 영토 문제로 한중일 3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과 관련해 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한중일 정치인들의 역할이 크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학자들이 좀더 적극적인 발언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자들이 자국주의적인, 혹은 일국(一國)주의적인 입장에서 봐서는 안 됩니다. 동아시아라는 큰 틀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참다운 이성적 대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적 ▼서울대 국문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명예박사를 받았다. 계명대 한문교육과, 성균관대 한문교육과에서 40년 가까이 후학을 양성했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장, 한국실학학회장, 연세대 용재 석좌교수, 한국고전번역원 이사장을 지냈고, 현재 실학박물관 석좌교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이조한문단편집’ 등 다수의 한문학 저서를 집필했으며 특히 ‘실사구시 한국학’은 ‘동아시아 근대 고전 100선’에 꼽히기도 했다. 도남문학상 한국백상출판문화상 만해문학상 다산학술대상 단재학술상 등을 수상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자연과학 부문-김은준 씨 (KAIST 석좌교수)뇌 신경세포 세계적 권위자… “정신질환 연구 진일보 최선”“수상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보다 훌륭한 연구자들이 많은데 제가 수상하게 돼 죄송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잘하라고 주신 상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은준 KAIST 석좌교수(48·사진)는 정신질환의 원인을 밝히는 데 있어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뇌 신경세포가 아니라 신경세포의 다리 역할을 하는 ‘시냅스’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1995년 하버드대 연구원 시절에 시냅스를 구성하는 특정 단백질을 최초로 발견해 유명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20여 개의 시냅스 단백질을 추가로 발견해 관련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됐다. 사람의 뇌에는 100조 개가 넘는 시냅스가 있다. 이는 시냅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1000여 개의 통제를 받는다. 그는 유전자가 하나라도 잘못되면 신경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이것이 다양한 정신질환으로 연결되는 인과관계를 알아냈다. 지난해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키는 시냅스 유전자를 밝혀내 주목받았다. 올해 6월에는 자폐증을 일으키는 시냅스 유전자를 처음으로 밝혀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자폐증은 세계적으로 7000만 명이 앓고 있지만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을 줄이는 약만 나와 있다. 그는 수많은 시냅스 유전자들이 각각 어떤 정신질환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지를 찾고 있다. 만약 여러 정신질환에 연관된 핵심 유전자를 찾는다면 정신질환에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5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단장에 선정됐다. IBS는 10년에 걸쳐 10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그는 “인류가 뇌와 신경과학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국내 다른 연구단과 협력해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그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적 ▼신경과학 분야 주요 주제인 ‘시냅스’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부산대 약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부산대 교수를 거쳐 2000년부터 KAIST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3년 창의연구단장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40대 나이로 KAIST 석좌교수에 임명됐다. 5월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에 설치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에 임명됐다. 2004년 ‘젊은 과학자상’과 2005년 ‘생명약학회 우수논문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KAIST ‘학술대상’을 수상했다.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 공공봉사 부문-이길여 씨 (가천길재단 회장)이웃과 세상을 품는 여의사… “쥐고 있는 것 내려놓았을뿐”“손에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으면 마음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봉사한 것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사진)의 수상 소감에는 평소 그의 봉사에 대한 철학이 묻어났다. 이 회장은 1959년부터 통통배에 간호사와 미용사를 태우고 서해 낙도를 돌며 의료 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6·25전쟁의 상흔을 극복하느라 봉사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하던 시절이었다. 그가 일찌감치 봉사에 눈을 뜬 것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 전북 군산의 부농이었던 고향집에는 늘 거지들이 찾아왔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소반에 밥과 국, 반찬을 정성스럽게 차려 어린 이 회장이 나르게 했다. “거지라도 내 집에 찾아온 손님은 소홀히 대접할 수 없다”는 철학 때문이었다. 그는 1968년부터 여성을 위한 자궁암 무료검진을 시작하며 체계적인 의료봉사에 나섰다. 또 건강보험이 없던 시절 환자들이 치료비를 떼먹고 달아날 경우에 대비해 당시 병원들이 받았던 보증금을 없앴다. 그는 “환자들이 치료비 대신 놓고 간 생선과 나물이 병원 마당에 수북하게 쌓였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82년과 1988년 오지와 다름없던 경기 양평군과 강원 철원군에 양평길병원과 철원길병원을 개원했다. 두 병원 모두 수지를 맞추기 힘들었지만 주민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 1995년에는 적자에 시달리던 백령도의 적십자병원을 떠맡아 2001년까지 백령길병원을 운영했다. 이 회장의 봉사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1991년부터는 해외 어린이 심장병 환자를 무료로 수술하고 있으며, 베트남 꾸이년 시에 한센병 환자를 위한 직업훈련센터를 설립해 자활을 돕고 있다. 이 밖에 그는 시민들이 낸 성금으로 생활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돕는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1992년)와 ‘가천미추홀청소년봉사단’(1993년)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또 2010년부터는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와 함께 0∼3세 영아를 위한 육아공동체인 ‘세살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공적 ▼‘이웃과 세상을 품는 여의사’로 불리는 그는 195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인천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개원한 뒤 반세기 넘게 의료봉사 활동을 계속해왔다. 자궁암 무료검진으로 12만여 명에 이르는 한국 여성들의 건강을 지켰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의료부조운동단체를 세워 4000명이 넘는 환자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특히 무료 심장병 수술을 통해 세계 13개국 어린이 252명이 새 생명을 찾았다. 이런 공로로 200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으며 지난해 미국 뉴스위크가 발표한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에 선정됐다.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제26회 인촌상 심사위원▽교육 △위원장: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위원: 권대봉 고려대 교수, 김헌규 동국대 명예교수, 이택휘 연세대 석좌교수▽산업기술 △위원장: 금동화 공학한림원 부회장 △위원: 권오경 한양대 부총장, 김이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이계형 단국대 산학협력 부총장▽인문사회문학 △위원장: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 △위원: 이성규 서울대 명예교수, 이태수 인제대 석좌교수, 홍정선 인하대 교수▽자연과학 △위원장: 백성기 포스텍 전 총장 △위원: 김정회 KAIST 교수, 윤경병 서강대 교수, 이철의 고려대 교수 ▽공공봉사 △위원장: 최성재 한양대 석좌교수 △위원: 김동배 연세대 교수, 양옥경 이화여대 교수, 전광현 서울신학대 교수▽언론출판 △위원장: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위원: 양승목 서울대 교수, 이기웅 도서출판 열화당 사장, 이종석 위암장지연기념회 회장 (가나다순)}
■ ‘2013학년도 수시 적성검사 온라인 모의고사’가 전국 수험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실시된다.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가 주최하고 ㈜드림교육 ㈜채널큐적성검사연구소가 주관하는 적성검사 온라인 모의고사는 ‘통합모의고사’와 ‘대학별 모의고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통합모의고사 신청기간은 9월 5일까지이며 6∼8일 중 원하는 시간에 적성검사 온라인 모의고사 홈페이지(www.d-camp.co.kr)에 접속해 응시할 수 있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www.d-camp.co.kr 또는 전화 1577-9860■ 교육전문그룹 비상교육의 대입 브랜드 비상에듀(www.visangedu.com)가 고등학생들의 2학기 시험 만점을 기원하며 ‘7가지 만점 색연필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상에듀가 연중 실시하는 ‘공부중독 나누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 이벤트는 같은 반 친구들 20명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비상에듀 이벤트 페이지에서 ‘우리 반’을 만들고 시험 만점을 위한 의지를 댓글로 표현하면 된다. 9월 10일까지 같은 반 친구 20명이 모인 학급에는 참가자 전원에게 7가지 만점 색연필을 무료로 보내준다. 홈페이지(www.visangedu.com) 참조. 1544-7390■ 온라인 교육기업 메가스터디가 9월 6일 오후 7시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개최한다. 1부 강연에선 메가스터디 영역별 수능 전문 강사들이 행사 이틀 전 치러지는 수능 모의평가의 출제경향을 분석하고 올해 수능 마무리 전략을 제시한다. 2부 강연에선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가 ‘2013 수시 지원 및 수능 마무리 전략’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참석자 전원에겐 설명회 자료집을 무료로 준다. 참석을 원하는 학생 및 학부모는 5일까지 메가스터디 사이트(222.megastudy.net)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1599-1010}
원자력이라는 단어에서 무엇이 떠오르나. 지난해 미국의 대학에서 10대 청소년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은 32%가 ‘에너지’를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월 발표한 ‘원자력에너지 안정성에 대한 대국민 조사’에서는 남녀 1011명 가운데 89.9%가 전력공급원으로 원자력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막연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같은 조사에서 원자력에너지와 관련해 핵 방사능 사고 등 두려움을 떠올린다는 비율(52.6%)이 자립 경제성장 등 긍정적인 측면을 떠올리는 비율(47.4%)보다 높았다.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고 원자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국가원자력연구개발 성과한마당 2012’가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연구재단,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주관한다. 최근 5년 동안 원자력과 관련해 나온 연구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자는 취지다. 행사에서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력 과학원리체험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주제는 △미래 △연구개발 △안전 △방사선 △첨단원전 등 5가지. 참가자들은 원자력 과학이론과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물로 움직이는 모형 자동차를 직접 움직여보고, 원전 시설 원격 점검 로봇 체험을 하는 식이다. 원자력 분야 권위자들이 과학자로서의 꿈과 열정, 원자력 연구 개발 경험을 말해주는 ‘전문가 멘토링 강연’도 마련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속 김용완 박사 등 전문가 11명이 원자력 수소, 초전도물질에 대해 매회 20분씩, 4일 동안 15회에 걸쳐 이야기한다. 창의력 과학원리체험 프로그램은 초중고교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개발 성과한마당 홈페이지(www.nuclearSTfestival.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단체 관람을 하면 출석 및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인정받는다. 02-6000-1052.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서울시교육감 소속 학생인권옹호관 운영 조례안’이 부결됐다. 학생인권옹호관 제도는 1월 공포된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후속 조치. 학생인권 관련 실태조사와 정책연구, 인권침해 및 학생복지에 관한 상담을 맡도록 하자는 취지다. 서울시의회는 27일 제24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93명 가운데 58명이 찬성, 25명이 반대, 10명이 기권해 조례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재의요구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9일 본회의에서 학생인권옹호관 운영조례안을 의결했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제동을 걸었다. 교과부는 “학생인권조례와 마찬가지로 교권 침해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교과부 장관이 재의요구를 요청할 경우 시교육청은 반드시 교육위원회 또는 시도의회에 재의요구를 하도록 돼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전북도교육청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인터넷을 통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불참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좌파교육감이 이끄는 시도교육청들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거부 또는 보류한 데 이어 실태 파악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이어서 정부와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교육청은 정부가 정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학교별 서면조사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을 이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전했다. 전북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교육감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개입 자체가 월권이다”라고 주장했다. 실태조사를 교육과학기술부가 시도교육청에 강제할 권한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교육청은 개인정보의 유출 가능성을 지적하며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지성 대변인은 “학생이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기재하는 과정에서 위축돼 진실을 기재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온라인 조사와 같은 내용의 설문지를 서면으로 만들어 조사하고, 이 결과를 다른 시도교육청처럼 11월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공개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전북도교육청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며 비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이 개인식별번호를 받는 순간, 주민등록번호 등의 내용이 삭제돼 정보 유출 걱정이 전혀 없다. 전북도교육청의 주장대로 학교에서 서면으로 조사하면 학생들이 눈치를 보거나 학교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서 신뢰도가 오히려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온라인 실태조사는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한 방법이고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제 와서 빠지겠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우편을 이용한 설문인 데다 강제성이 없어 회수율이 25%에 그치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자 온라인설문을 도입했다. 학생 개개인이 시도교육청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접속해 피해 사례뿐 아니라 가해 및 목격 사례까지 기재하는 방식이다. 앞서 전북도교육청은 1차 조사 결과가 나온 4월, 설문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학교별 보고서를 각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최근에는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문제를 놓고도 교과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학생부 기재 방침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런 방식이 △교육적이지 않고 △법령을 위배하는 이중처벌이고 △국제기준에 맞지 않음은 물론이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과부 관계자는 “전교조의 주장은 피해자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가해자 중심주의다. 교육 현장에서 학교폭력에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고도 저렇게 주장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고3 수험생 정성원(가명) 군은 2학기가 시작되면서 밥맛을 잃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입 지원 전략을 아직도 짜지 못했다. 정 군은 올해 초 일찌감치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승부수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정 군이 지망하는 대학의 정시 모집요강은 수능이 끝난 뒤인 11월 말쯤에나 나올 예정이다. 정 군은 “어차피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왜 이렇게 늦게 발표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올해 대입 정시 모집요강 발표가 늦어지면서 정 군처럼 애간장을 태우는 수험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아일보가 서울의 주요 대학 20곳을 조사한 결과 정시 모집요강을 발표한 곳은 서울대 한 곳뿐이다. 서울대만 3월 8일 수시·정시 모집요강을 동시에 발표했고, 나머지 대학들은 수시 모집을 앞둔 최근에서야 수시 모집요강만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도 서울대만 3월 17일 두 가지 모집요강을 발표했고, 다른 대학들은 원서접수를 눈앞에 둔 11월경 정시 모집요강을 발표했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사립대는 수능 이후 정시 모집요강을 발표한 뒤, 원서접수 기간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고 다시 모집요강을 바꿔 수험생,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대학들은 매 학년도 정시 모집을 1년 앞둔 전년도 11월에 모집계획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 모집계획은 수험생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험생이 알고자 하는 대학 및 학과의 수능 영역별 반영 여부와 가중치, 학과별 모집인원 등이 모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고3 학부모 김선영 씨는 “대학이 정보를 주지 않으니 학부모들은 비싼 돈 주고 학원 컨설팅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도 “늦어도 고3 1학기 초에는 수시와 정시 모집요강을 발표해 준비할 시간을 줘야 제대로 옥석을 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원망에도 대학들이 발표를 늦추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의 A사립대 입학처장은 “사실 모집요강은 지금이라도 발표할 수 있다. 늦게 발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눈치 전략’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야 눈치 볼 학교가 없으니 일찍 발표하지만 상위권 대학이 놓친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학교들로선 다른 학교 상황을 살피며 조금이라도 늦게 발표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 충원율이나 수익과 관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B사립대 입학처장은 “수시에서 충원되지 않은 인원을 정시 모집인원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모집요강 발표를 미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C사립대 관계자는 “입시 전형료 수익을 늘리려면 지원 경쟁률을 높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학교보다 조금이라도 수험생들에게 유리한 모집요강을 발표해야 한다”며 “따라서 모집요강 발표를 둘러싸고 대학들이 서로 눈치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한국항공대는 수시모집에서 정원 내 모집인원의 62.2%를 선발한다. 이 가운데 수시 1차 모집에서 일반학생(논술) 전형 178명, 심층면접 전형 107명, 지역고교출신자 전형 64명, 미래항공우주인재 전형(입학사정관 전형) 62명, 사회기여자 및 항공종사자 자녀 전형 18명을 뽑는다. 수시 2차 모집에서는 학업성적우수자 전형 126명을 선발한다. 일반학생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40%+논술 60%를 반영한다. 심층면접 전형은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100%로 5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심층면접 100%로 뽑는다. 심층면접은 30분의 문제풀이 시간과 10분의 구술면접 시간을 준다. 지역고교출신자 전형 중 고양시 지역고교출신자 전형은 학생부 40%+논술 60%로, 경기/인천 지역고교출신자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100%로 뽑는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3개 영역 중 1개 이상 2등급 이내)도 적용한다. 미래항공우주인재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60%+서류평가 40%로 3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심화면접 100%로 최종 선발한다. 심화면접은 기초학력면접과 특기적성 및 인성면접을 15분씩 총 30분 실시한다. 이 전형에선 62명 가운데 40명을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에서 뽑는다. 사회기여자 및 항공종사자 자녀 전형은 학생부 100%로 모집한다. 지난해 수시 2차 모집에서 실시한 항공종사자 자녀 전형을 사회기여자 전형과 통합한 전형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3개 영역 중 1개 이상 2등급 이내)을 적용한다. 학업성적우수자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100%로 뽑는다. 원서접수는 수시 1차 9월 6∼11일, 2차 11월 12∼16일이다.ibhak.kau.ac.kr, 02-300-0228∼9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협성대는 2013학년도 수시에서 1차, 2차로 나눠 모집하며 수험생들의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수시 1차에서는 일반전형, 대학독자적기준 특별전형(어학·문학특기자, 면접전형, 지역연고, 국가유공자 및 사회기여자, 담임목사추천), 정원 외 특별전형(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 출신자, 기회균형선발, 북한이탈주민)으로 565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어학·문학특기자 전형의 경우 학생부 50%+서류심사 30%+면접 20%, 면접 전형의 경우 학생부 60%+면접 40%로 뽑는다. 담임목사추천 전형은 학생부 60%+면접 40%로 선발한다. 일반전형을 포함한 그 외 모든 전형은 학생부 성적 100%로 뽑되, 일반전형의 실내디자인학과만 학생부 60%+면접 40%로 선발한다. 수시 2차에서는 일반전형, 대학독자적기준 특별전형(담임목사 추천)으로 255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일반전형의 경우 학생부 100%, 신학대학의 담임목사추천 전형의 경우 학생부 60%+면접 40%로 뽑는다. 예술대학의 음악계열은 실기 80%+학생부 20%를 반영하며, 미술·디자인계열은 실기 70%+학생부 30%로 선발한다. 학생부 성적반영은 인문, 예능계열의 경우 국어·수학·영어 교과영역 중 석차등급이 높은 5과목, 사회·과학 교과영역 중 석차등급이 높은 5과목 등 10과목을 반영한다. 자연계열은 수학·영어 교과영역 중 석차등급이 높은 5과목, 사회·과학 교과영역 중 석차등급이 높은 5과목 등 10과목을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적용되지 않으며, 교차지원이 가능하다. 2013학년도에는 미디어영상전공, 호텔관광경영전공 등을 신설했다. 원서접수는 수시 1차 8월 27일∼9월 11일, 2차 11월 12∼16일이다.iphak.uhs.ac.kr, 031-299-0609∼11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성신여대는 2013학년도 수시모집 1차에서 527명, 2차에서 414명을 모집한다. 지원자 모두 논술고사에 응시할 수 있다. 논술고사 시간은 2시간이며 인문계·자연계로 구분해 수능 전 10월 14일에 실시한다. 글로벌의과학과를 제외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등 공인어학능력시험 성적이 있는 학생은 성신글로벌인재1·2 전형에 유리하다. 성신글로벌인재1 전형은 1단계에서 공인어학능력시험 성적만으로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수험생이 지원한 외국어로 면접고사를 실시한다. 성신글로벌인재2 전형은 수시 2차에서 선발한다. 공인어학능력시험 성적 100%를 반영해 합격자를 뽑는다. 미술, 음악, 연기 분야의 학생들은 실기우수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실기우수자 전형은 미술대학, 음악대학에서 실기 성적 100%를 반영해 합격자를 선발하고 융합문화예술대학(미디어영상연기학과, 현대실용음악학과, 무용예술학과, 메이크업디자인학과)은 1단계에서 실기 성적으로 4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고사를 실시한다. 미술대학, 음악대학 일부 학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수시 2차 일반학생 전형은 학생부 100%로 선발한다. 우선선발 인원은 수능 최저학력기준(4개 영역 가운데 인문계는 2개 평균 2등급, 자연계는 2.5등급 이내)을 적용해 모집인원의 50%를 선발한다. 우선선발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일반선발 기준(4개 영역 가운데 2개 각각 4등급 이내)을 적용해 뽑는다. 성신여대는 교차지원이 가능하며, 수시모집에는 3회 지원이 가능하다. 원서접수는 수시 1차 9월 6∼11일, 2차 11월 12∼16일이다.www.sungshin.ac.kr/iphak, 02-920-2000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대입 수시모집의 필수 서류인 자기소개서. 자기를 소개하란 말인데 수험생들에게는 막막하기만 하다. 3일 동안 질문지를 잡고서 고치고 또 고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초등학생인 동생이 써도 이것보다는 잘 쓰겠단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원하는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쓸 만한 정보는 찾기 힘들다. “자신이 직접 작성해야 하고 진솔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라”는 식이다.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자기소개서 대필업체. 거금 35만 원이 필요했지만 미련 없이 자기소개서를 맡겼다. 고3 수험생 A 군의 얘기다. 그는 “대필이 나쁜짓인 줄 안다. 하지만 이공계 지망이라 작문실력이 떨어지는데 대학에서 제공하는 정보마저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대입 수시모집 마감을 앞두고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올해 입시에서 대필 자기소개서를 적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도대체 어떻게 써야 좋은 자기소개서가 되는 걸까. 수험생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그래도 주요 대학 입학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나름대로의 노하우는 있다. 》○ 전공, 항상 전공을 기억하라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된 학업능력, 적성을 개발하기 위해 본인이 참여한 교내활동 중 의미 있는 활동을 5가지 이내로 기술하고,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세요.’(500자 이내) ‘지원학과에 대한 지원 동기를 설명하고, 입학 후 학업 계획과 향후 진로 계획에 대해 기술하세요.’(500자 이내) 올해 한양대 수시모집의 자기소개서 항목 가운데 몇 가지다. 다른 대학들도 비슷하다. 보통 교내외 활동, 지원동기와 포부, 단체 및 봉사활동 경험, 성장과정 등을 중심으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있다. 얼핏 보면 상당히 다양한 정보를 요구해 막막하다. 하지만 입학관계자들은 “자신의 전공에 집중해 포커스를 맞추면 풀어나가는 길이 보인다”고 조언한다. 오차환 한양대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에는 일반적으로 ‘틀’이 있다. 전공과 관련된 적합성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고 본인이 그 전공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가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동국대 입학관계자는 합격자 자기소개서 가운데 평가가 좋았던 두 가지를 예로 들었다. ‘광고를 하고 싶어 독립영화제와 광고작품전에 도전한 이야기’와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되기 위해 정보기술(IT)과 관련 창업에 도전한 이야기’가 그것. 자신이 활동한 경험을 먼저 제시하고 해당 학과에 대한 관심 때문에 학교생활 틈틈이 관련 활동을 했다는 것을 연결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시작은 작은 에피소드로 “큰 물고기를 잡으려다 보면 대하소설이 된다. 수필 쓰듯 작은 에피소드부터 풀어라.” 서울대 입학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성적이 상위권인 서울대 지원 수험생의 자기소개서조차 ‘대하소설’이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처음에 추상적이고 장황한 얘기부터 전개하다 보니 ‘시작은 창대하고, 결론은 흐지부지’인 경우가 많다는 것.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은 눈에 띄는 자기소개서로 의상학과에 지원한 B 양의 사례를 들었다. B 양의 자기소개서는 이렇게 시작했다. ‘강원도 홍천의 농촌에 사는 나는 옷 입는 데 관심이 많다. 좀 눈에 띄더라도 마음에 드는 옷을 입었다. 시골이다 보니 ‘튀는’ 옷을 입고 나가면 친구들이 뒤에서 수군거렸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그는 ‘옷은 또 다른 자신이고 자아’라는 생각을 분명하게 전했다. 홍천 출신 의상 디자이너의 특강을 들으며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고 꾸준히 습작활동도 해왔다는 얘기도 전했다. 임 사정관은 “자그마한 에피소드지만 왜 의상학과에 지원했는지,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충분히 드러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진정성도 ‘A등급’ 자기소개서를 만드는 데 핵심 요소다. 고려대 입학관계자는 “자기소개서를 수천 개 읽다 보면 첫 번째 줄만 봐도 소설인지 진실인지 티가 난다”고 강조했다. 일단 꾸며낸 티가 많이 나면 대충 훑어만 보기에 평균 이상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 것. 그렇다면 진정성 있는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완성될까. 입학관계자들은 우선 어깨에 힘부터 빼라고 했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일단 자신의 장단점과 특징, 의미 있는 경험 등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정리한 뒤 이를 가감 없이 원고지에 옮기라고 충고했다. 특히 미사여구는 금물이다. 미사여구를 쓰거나 단문이 아닌 복문으로 작성하면 아무래도 겉모습만 화려한 소설이 되기 쉬워서다.○ 늦어도 3학년 1학기엔 준비하자 이 밖에 수험생이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이 더 있다. 일단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중앙대 이찬규 입학처장은 “대부분의 학생이 책이나 TV를 보면서 지금의 꿈을 키워왔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식상하다. 본인의 단점이 드러나더라도 자신의 외모, 성격, 인생사 등이 드러나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구체적으로 하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석록 한국외국어대 책임입학사정관의 조언이다. “의대에 지원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냥 남들을 돕기 위해 의사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이 대학 병원은 화상전문병원으로 화상 치료에 전문성이 있다. 나는 화상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그 일을 계기로 이 대학 의대에 지원하고자 마음먹었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 결국 대단한 활동이나 수상경력이 없어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 입학관계자들은 이를 위해 늦어도 3학년 1학기까지는 자신이 보여줄 이야깃거리를 찾아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제상 경희대 입학처장은 “막연하게 생각만 하다 원서를 쓰려면 가지고 있는 좋은 소재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각 대학의 자기소개서 양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요소’는 비슷하니 틈날 때마다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나열·감정호소는 모두 감점 감점을 피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입학관계자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여기는 기초적인 부분을 놓치는 수험생이 의외로 많다고 지적했다. 가장 흔한 경우는 경력을 나열하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자기소개서다.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적혀 있는 수상실적이나 활동경력을 단순히 늘어놓고 무턱대고 자신이 뛰어나다고 우기는 자기소개서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서강대 이욱연 입학처장은 “모범답안을 찾기보다는 과장하지 않고 진솔하게 쓰되 활동과 수상경력을 단순하게 나열하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글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점만 내세우다가 정작 자기소개서 항목에서 요구하는 내용은 쓰지 않는 ‘사오정 자기소개서’도 문제다. 연세대 박승한 입학처장은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원하는 답을 질문을 통해 정확히 제시하고 있다. 모범답안처럼 만들거나 자신의 얘기를 강조하다 질문에서 원하는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자기소개서 버전 45개, 인력 투입 일수 딱 한 달. 8월 18일 5시 58분. 최종 제출을 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얼마 전 기자에게 도착한 e메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고3 수험생을 둔 어머니가 보냈다. 아들의 자기소개서를 만들려고 가족이 함께 노력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이가 독서실에서 귀가하는 밤 11시부터 가족회의가 시작됐습니다. 때론 의미 있는 단어의 향연으로 웃고, 이견으로 삐친 적도 있었죠. 솔직히 자기소개서가 꼬여 갈 땐 대행업체 사이트를 보며 유혹에 흔들린 적도 있었어요.” 잠시 흔들렸지만 돈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힘든 과정을 거쳐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고 나니 모두가 뿌듯했다고 전했다. 아들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식구 사이의 정을 돈독하게 쌓는 계기가 됐다는 말이었다. 최선을 다한 아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얘기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 줄은 이랬다. “돈으로 포장된 자기소개서와 정성과 진실이 담긴 자기소개서를 대학 입학처에서 구분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맞춤형 대필까지 등장하는 등 대학 입시에서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본보 15일자 A10면 보도)가 처음 나간 뒤 기자에게 이런 e메일이 여러 통 쌓였다. 지방에 사는 수험생은 “서울에선 다 하는데 나만 안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어느 학부모는 “정부, 대학은 대체 뭐하고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논술 첨삭하던 학원 강사는 물론이고 대학생까지 돈을 노리고 뛰어들 만큼 대필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하지만 원칙대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자기소개서를 직접 쓰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쓸 때는 귀찮고 힘들지만 완성하고 나면 그만큼 뿌듯하니까.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처음으로 내 자신을 찬찬히 돌아봤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반성했다.”(수험생 장모 군) “3주 동안 밤을 새우며 쓰고 고치다 보니 작문 능력이 향상된 것 같다. 다가올 논술 시험에 자신감도 생겼다.”(수험생 심모 양) 대필은 그 자체로 심각한 범죄나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다수의, 선량한 학생과 학부모까지 흔들릴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 자기소개서를 대필하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 학생은 대학 논문은 물론이거니와 취업용 자기소개서까지 대필하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취재 현장에서 만난 수험생은 기자에게 “(대필 관련) 기사를 써 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는 정성껏 만든 자기소개서를 수줍은 표정으로 보여 줬다. 고맙다는 말은 오히려 기자가 학생에게 하고 싶다. 유혹을 뿌리치고 양심이란 기둥을 잘 지켜 줘서.신진우 교육복지부 기자 niceshin@donga.com}

뉴스를 보다 그대로 넋을 잃었다. 깨어난 뒤엔 정신없이 아이를 찾았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세상에 없었다. 전해숙 씨(55)는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날. 1995년 6월 29일. 그날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전 씨의 상실감은 더 컸다. 당시 중3이던 딸이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참사를 당했다. 딸아이는 아빠 생일 선물을 마련하겠다고 백화점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일하던 중이었다. 그날 오전, 딸아이는 여느 때처럼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아이는 돌아오지 못했다. 전 씨는 딸아이를 가슴에 묻어야 했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마음을 어디에 하소연할까. 전 씨는 세상으로 향하는 모든 마음의 창을 닫았다. 혹여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성당에만 다녔다. 그래도 마음이 아팠다. 다친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성당에서 몸이 아픈 사람들을 발견했다. 그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다. 제대로 돕고 싶었다. 굳게 닫힌 마음의 창이 열리기 시작한 게 이즈음. 눈이 녹듯 아픔도 녹았다. 봉사활동 자격증을 따려 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졸업 학력만으론 자격증을 딸 조건이 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양원주부학교에 입학했다. 오랜만에 시작한 공부는 낯설었다. 영어, 수학이 특히 힘들었다. 동료 학생들이 곁에 있기에,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정이 있기에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조금씩 배움의 기쁨을 알아갔다.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 오래 마음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글로 쓰고, 발표도 했다. 올해 딸아이의 17번째 기일은 챙기지 못했다. 기일마다 딸과 자주 갔었던 곳을 찾았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그 대신 도서관에서 고입 검정고시 준비에 매진했다. 아이도 응원해줄 것이라 믿었다. 합격통지서를 받은 4월의 어느 날, 아이의 사진을 부여잡고 펑펑 울었다. 전 씨는 힘들고 지칠 때마다 엄마의 등을 밀어 주는 딸의 손길을 느꼈다. 그렇게 딸의 온기를 받으며 학교로 가는 지하철 계단을 매일 올랐다. 작지만 큰 결실. 전 씨는 만학도 주부 158명과 함께 이달 24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양원주부학교 졸업장을 받는다. 양원주부학교는 6·25전쟁으로 인해 남한으로 피란 온 사람들의 자녀, 전쟁고아, 극빈 아동 등을 교육시킬 목적으로 1953년 설립된 일성고등공민학교의 후신이다. 올해까지 4만896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오늘도 두 명의 인생을 추가로 책임지게 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최근 올라온 글(캡처사진 참조)이다. 자신을 진보신당 울산시당 편집위원이자 A대학 사회과학부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밝힌 이가 썼다. 그는 이런 글도 남겼다. “원래는 논술을 첨삭했는데 수시모집 시기를 맞아 자기소개서 담당이 됐다”, “자소서는 10만 원, 진로 계획은 20만 원에 해 준다”, “여고생 4명의 자소서를 써주고 있다. 선생이라는 이유로 전화번호를 훔쳐 카톡(카카오톡)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다”. 부끄러움이 없는 말투. 아니, 당당함이 묻어났다. 또 다른 20대도 자기 블로그에 자랑을 늘어놨다. 스스로를 ‘대필 스페셜리스트’라고 표현했다. “싼값에 고객을 모신다. 지난해에만 대입 자소서 관련 20명 이상 대필해줬고, 고객 모두 양과 질에서 만족했다.” 그는 자신이 대신 써준 자기소개서 샘플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대필업자 중 일부는 이렇게 대학생 신분을 강조한다. 입시업체의 전문가들이 컨설팅과 대필을 자주 하는 바람에 자기소개서 내용이 비슷해지자 대학생들이 참신함을 내세우며 빈틈을 노리는 셈이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는 대학생들이 붙인 자기소개서 대필 전단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에선 더 쉽다. ‘자기소개서 대필’이라는 검색어만 치면 된다. 강남구 도곡동의 A학원에서 일하는 40대 논술강사는 “대필은 엄연히 나쁜 짓 아니냐. 우리는 조언 자체도 조심스럽게 생각하는데 대필한다고 나서는 대학생을 보면 진짜 용감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런 대학생들은 특히 일대일 맞춤형 대필로 인기를 끌지만 교육과 입시를 왜곡한다는 인식이 거의 없다. 경력 2년차라는 대학생 A 씨는 “주변에서 많이 하다 보니 크게 잘못이라고 못 느낀다. 방학 때 고향에 내려가 대필 몇 번 해주고 200만 원 벌었다고 자랑하는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B 씨는 “대필을 잘한다고 소문나면 ‘작가’로 불린다. 친구들이 부러워한다. 그만큼 글 잘 쓰고 똑똑하고 돈 잘 번다는 얘기 아닌가”라고 말했다. C 씨는 큰소리까지 쳤다. “어차피 걸릴 염려도 없다. 걸리면 수험생이야 처벌받겠지만 나는 아니라고 발뺌하면 그만이다.” 대필 행위를 제재 또는 처벌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중앙대 이찬규 입학처장은 “수험생이 대필받은 사실을 부인하면 그만이다. 일대일로 대필한 대학생을 잡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자기소개서 대필 의혹이 강한 것으로 드러난 고교와 교사에게 입시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맞춤형 대필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의 조미정 교육연구소장은 “대필의 기준부터 정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수험생에 대한 조언과 첨삭을 넘어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다면 형사처벌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 ‘대필=범죄’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대학 입시 자기소개서 대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중이다.주요 대학들은 자기소개서를 여러 명의 입학사정관이 공동으로 검토하는 식으로 확인할 계획이지만 점점 교묘해지는 대필을 완벽히 막기는 힘들어서 애를 먹고 있다. ○ 대필과의 전쟁…고심하는 대학들서울대는 18일 입학사정관전형의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6600자 분량을 요구하는 데다 질문 내용이 만만치 않아 대필 유혹에 흔들린 학생이 많았을 거라는 후문이다.대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는 2단계로 검증하기로 했다. 입학사정관 25명이 1차로 검토하고, 2차로 서로 바꿔 보기로 했다. 입학사정관들은 과거 대필 사례를 집중적으로 검토하면서 대필을 가려내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중앙대는 면접 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지조사를 하기로 했다. 범죄로 인해 기소된 적 있는지, 대필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식이다. 답변과 다른 내용이 나중에 밝혀지면 합격취소 등의 조치를 위한 증거자료로 활용한다. 이찬규 중앙대 입학처장은 “장기적으론 자기소개서 작성 기준과 대필 방지 대책을 모은 종합 가이드라인을 세울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한양대도 지난주 입시 관련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차환 한양대 입학처장은 “5년 동안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면서 쌓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전에 좋지 않은 사례로 적발된 학교는 더 엄격히 검토해서 대필을 가려낼 방침”이라고 밝혔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자기소개서 대필 의혹이 강한 것으로 드러난 고교와 교사에 대해서는 입시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인력도 부족, 시스템도 부족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교사추천서 대필 의혹을 문제 삼는 데 대해 서울 A대학의 입학사정관은 “교사추천서는 참고용으로만 보니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는 다르다. 딱히 선발 기준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기소개서를 더 비중 있게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자기소개서 대필 방지대책이 효과를 거둘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급증하는 수시 지원자에 비해 입학사정관이 턱없이 적다는 점. 서울의 B대학 관계자는 “많아야 10∼20명인 입학사정관에게 1만 명이 넘는 수험생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보라는 요구 자체가 무리”라고 얘기했다.표절 검색 시스템도 외국과 비교하면 정교하지 못한 편이다. 올 초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경영학 석사 과정의 지원자가 8년 전 온라인 매체에 실렸던 글을 베껴 썼던 사실이 드러나 불합격됐다. 표절을 잡아내는 ‘턴잇인포어드미션’이라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결과다. UCLA는 당시 지원자 870명의 에세이를 검사해 12명의 표절 사실을 밝혀냈다.글쓰기의 윤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지적도 있다. 서울 대원외고의 유순종 교감은 “해외 중고교에서는 글을 읽고 요약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써내는 교육이 일반화돼 있다. 우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니 학생들이 대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저희는 한 달 동안 아이 자기소개서 때문에 가족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조언해주는 식이죠. 아이는 이렇게 노력해서 쓰는데 친구들은 대필 맡기면 된다고 걱정 없답니다. 대필 업체, 정말 압수수색이라도 안 하나요?’ 대입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가 16일 시작되면서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를 읽고 독자가 e메일을 보내 이렇게 하소연했다. ○ 원칙 지키면 이상한 사람? 그는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다. 원칙대로 자기소개서를 쓰면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는 게 요즘 고교 교실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금은 대필 맡기는 학생이 20% 정도이지만, 이런 학생들의 합격률이 높으면 내년에는 50%가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자기소개서와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불안감은 상상 이상이다. 괜히 나만, 또는 우리 아이만 손해 보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실제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구의 A고 학생 60명에게 자기소개서 대필을 맡길 생각이 있는지 물었더니 ‘하지 않겠다’는 대답은 13명(21.7%)에 그쳤다. 자녀가 고교 2학년인 김서연 씨(44)는 “나쁜 짓인 건 안다. 그런데 내 아이의 라이벌이 대필을 맡긴다고 할 때 흔들리지 않을 부모가 있을까”라고 털어놨다. 더 큰 문제는 자기소개서를 스스로 쓰려고 생각하던 수험생과 학부모에게까지 이런 불안감이 퍼지고, 결국 대필자를 구하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점이다. 서울 용산구의 B고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 강남과 양천구 등을 중심으로 만연한 대필이 이제는 지방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일선 고교 교사 사이에서는 자기소개서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정보 부족이 새로운 상술 부추겨 합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대필을 시키는 일부 학생 및 학부모도 문제지만 대학과 교육당국이 제공하는 정보가 부실해 이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명문 A대는 올해 수시모집 일반서류전형, 학교생활우수자전형, 자기추천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받는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작성법은 ‘자주 묻는 질문(FAQ)’을 통해 짤막하게 설명하는 데 그친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이 직접 작성해야 하며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들어 진솔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면 된다”는 식이다. 서울의 B대도 마찬가지. 수시 1차 모집에서는 모두 자기소개서를 받지만 구체적 작성법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이 대학의 온라인 상담 코너를 보면 “본인이 잘 판단해서 쓰면 된다”는 식으로 답변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모범답안이 있는 게 아니라서 지나치게 상세한 설명이나 예시를 공개하도록 대학에 권장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얘기했다. 이런 틈을 상업적으로 노리는 업체들도 있다. 온라인으로 영업하는 A 업체는 △대학별, 전형별, 계열별 합격 선배 1395명이 수시합격을 위해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한다 △국내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선배들의 피와 땀이 섞인 수백 장의 자기소개서를 갖고 있다면서 이용 기간에 따라 돈을 달리 받는다. 지난주 영업을 시작한 B 업체도 마찬가지. 자기소개서 1편을 열람하는 가격은 평균 3000원으로 정했다. 3만9900원의 ‘프리패스권’을 사면 500편 전체를 자유롭게 보게 한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의 김영일 대표는 “정보가 부실하면 불안감이 커지고, 결국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하기 쉽다. 자기소개서 대필은 대학 논문 대필, 입사지원서 대필로 이어져 ‘악마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찝찝하다. 논술 지도라고 선전하지만 이건 엄연히 대필. 그런데 현금이 눈에 아른거린다. 이미 강남 바닥엔 내가 대필해준 학생 3명 모두 합격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지칭) 간판까지 달고 있는 난 섭위대상 1순위. 여름 방학 두 달만 집중적으로 하면 500만 원은 손에 쥔다. 이 기회를 버릴 수 없다.’(대필 경력 2년 차 대학생 A 씨) 대입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가 16일 시작된다. 본격적인 입시철에 접어들면서 A 씨 같은 자기소개서 대필업자들의 손이 바빠졌다. 수시에서는 자기소개서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원래는 학생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직접 정리해야 하지만 합격을 최우선으로 하다보니 돈을 주고 전문업자를 찾는 사례가 늘었다. 서울 강남구의 고교에서 진학을 지도하는 A 교사는 “자기소개서와 관련한 상담이 3, 4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도 안 된다”고 했다. 학생들이 교사의 조언을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학생들은 대신 전문업자를 찾는다. 논술 학원 등 사교육 업체는 건당 50만∼100만 원까지 받는다. 인터넷에서도 관련 업체가 성업 중이다. 검색창에 ‘자기소개서 대필’을 치면 수십 곳의 업체가 뜬다. 보통 장당 4만∼5만 원을 받는다. 빠르면 하루 안에 완성본을 보내준다. 돈을 지불하면 합격한 대학생의 자기소개서를 참고하도록 하는 유료사이트도 생겼다. 이런 사이트의 관리자 A 씨는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만들었다. 대필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최근 하루 평균 1000명 이상 접속할 만큼 반응이 좋긴 하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이나 대학은 자기소개서 대필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가령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해 표절 검색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학이 활용토록 했다. 김병진 대교협 입학지원팀장은 “유사도 검색 프로그램 적용 대상을 지난해 60개 대학에서 올해 125개 대학으로 확대했다. 소요 시간이 3배 이상 빨라지고 시스템이 정밀해져 표절을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으로 ‘맞춤형 대필’을 잡아내기 어렵다는 데 있다. 맞춤형 대필은 대학 재학생이 수험생과 일대일로 2시간 이상 인터뷰를 하고 작성하는 방식. 서울의 강남, 서초, 양천구 등 교육특구에서 인기가 많다. 학부모 신모 씨(44)는 “전문가 냄새가 덜 나고, 학생의 신선한 시각이나 문체를 넣으므로 쉽게 적발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액수는 100만 원 정도. SKY 출신이면 2배, 대필자의 전공이 수험생의 지원 학과와 관련 있으면 보너스가 붙는다. 학부모 김모 씨(46)는 “경력이 2, 3년 정도 되고 수험생을 명문대에 진학시킨 경험이 있는 대필자를 최고 등급으로 친다”고 전했다.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럭셔리’ 대필도 유행이다. 여러 명에게서 대필을 받은 뒤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르거나 좋은 부분만 짜깁기해 완성하는 식이다. 서울 용산구의 A고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미 논술 학원에는 논술은 물론이고 대필을 함께 해주는 ‘패키지’ 상품까지 등장해 학생과 학부모를 유혹합니다. 대필은 진화하는데 이를 막을 방법은 없는 셈이죠.”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아내와 아들에게 금메달을 바칩니다.”(유도 90kg급 금메달 송대남)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어섰습니다.”(양궁 남자 개인 금메달·단체 동메달 오진혁) “예전 같으면 황혼기였겠죠. 하지만 전 이제 전성기입니다.”(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 금메달 원우영)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운동선수로서는 환갑으로 여겨지는 30대 나이에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에 섰다. 송대남은 33세, 오진혁은 31세, 원우영은 30세다. 런던 올림픽이 종반부에 접어들었다. 여느 올림픽 같으면 어린 태극전사들의 돌풍이 입에 오를 법한 시기지만 이번엔 유독 노장들의 투혼이 화제의 중심에 있다.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그리고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그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메달리스트의 나이(야구, 핸드볼은 제외)를 비교하니 2004년 2명, 2008년 3명에 불과했던 30대 메달리스트가 이번 올림픽 들어 12명(9일 현재)으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2004년 4명이었던 10대 메달리스트는 이번엔 한 명도 없었다. 메달리스트들의 평균 나이 역시 크게 높아졌다. 2004년 24.6세(34명), 2008년 24.9세(35명)에서 27.1세(37명)까지 높아졌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아마추어로 구성된 올림픽 선수단의 평균 나이가 25세를 넘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스포츠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과학적 관리-절제로 체력 다지고 경험-노하우 쌓이니 경기력 쑥쑥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 가운데 최연장자는 남자의 경우 탁구의 오상은(35), 여자는 펜싱의 정길옥(32)이다.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 37명 가운데 17명(45.9%)은 이전에 한 번 이상 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금메달을 수확한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 4명의 평균 나이는 27.8세였다. 이들에 대해 김용율 펜싱 대표팀 총감독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여전히 힘이 남아돈다. 지금 선수 대부분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활약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은메달을 딴 탁구 남자 단체 3명의 평균 나이는 32.3세. 4위에 올라 메달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탁구 여자 단체 4명 가운데 3명도 30대였다. 노장들의 선전을 가능하게 한 비결은 ‘몸 관리 업그레이드’가 첫손에 꼽힌다. 김영수 체육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몸 관리 비법이 최근 몇 년 새 선진국 수준이 됐다”면서 “체력은 그대로인데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니 나이가 들어도 경기력은 오히려 좋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경수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술, 담배 등을 하지 않는 선수가 늘었다.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이젠 선수들이 더 잘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5, 6년 사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선수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부분도 30대 투혼을 이끌어 낸 한 요인. 과거 같으면 팀이 없어 은퇴할 나이의 선수들이 지자체 팀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해왔다. 그 덕분에 대학생 등 20대 초반이 중심이었던 과거 올림픽 무대에서와는 달리 지자체 소속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실제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 37명을 조사했더니 19명(51.4%)이 지자체 소속이었다. 2004년 20.9%, 2008년 26.5%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올해부터 신규 창단 실업팀에 3년 동안 총 3억 원을 지원하는 등 지자체 소속 선수 양성에 발 벗고 나섰다. 과거와 달리 격투기 등 이른바 ‘힘쓰는’ 종목뿐만 아니라 메달밭이 사격, 펜싱 등 노장들이 활약할 수 있는 종목으로 다변화됐다는 해석도 있다. 흥미로운 분석도 나왔다. 한명우 선문대 교수는 “국내 스포츠심리학이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심리 훈련에 대한 반응은 상대적으로 노장 선수들이 더 좋다. 그래서 이들의 성적 향상이 두드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다소 싸늘한 시선도 존재한다. 사이클 조호성(38), 배드민턴 이현일(32), 유도 황희태(34) 등 노장들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세대교체에 실패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한 관계자는 “비인기 종목에선 20대 초반 선수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그렇다 보니 올림픽이 되면 ‘그때 그 선수’만 또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아내와 아들에게 금메달을 바칩니다."(유도 90kg급 금메달 송대남)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어섰습니다."(양궁 남자 개인 금메달·단체 동메달 오진혁) "예전 같으면 황혼기였겠죠. 하지만 전 이제 전성기입니다."(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 금메달 원우영)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운동선수로는 환갑으로 여겨지는 30대 나이에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에 섰다. 송대남은 33세, 오진혁은 31세, 원우영은 30세다. 런던 올림픽이 종반부에 접어들었다. 여느 올림픽 같으면 어린 태극전사들의 돌풍이 입에 오를 법한 시기지만 이번엔 유독 노장들의 투혼이 화제의 중심에 있다.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그리고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그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메달리스트의 나이(야구, 핸드볼은 제외)를 비교하니 2004년 2명, 2008년 3명에 불과했던 30대 메달리스트가 이번 올림픽 들어 12명(9일 현재)으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2004년 4명이었던 10대 메달리스트는 이번엔 한 명도 없었다. 평균 나이 역시 크게 높아졌다. 2004년 24.6세(34명), 2008년 24.9세(35명)에서 27.1세(37명)까지 높아졌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아마추어로 구성된 올림픽 선수단의 평균 나이가 25세를 넘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스포츠에 한 획을 그을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 가운데 최연장자는 남자의 경우 탁구의 오상은(35), 여자는 펜싱의 정길옥(32)이다.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 37명 가운데 17명(45.9%)은 이전에 한 번 이상 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금메달을 수확한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 4명의 평균 나이는 27.8세였다. 이들에 대해 김용율 펜싱 대표팀 총감독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여전히 힘이 남아돈다. 지금 선수 대부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활약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은메달을 딴 탁구 남자 단체 3명의 평균 나이는 32.3세. 4위에 올라 메달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탁구 여자 단체 4명 가운데 3명도 30대였다. 노장들의 선전을 가능케 한 비결은 '몸 관리 업그레이드'가 첫 손에 꼽힌다. 김영수 체육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몸 관리 비법이 최근 몇 년 새 선진국 수준이 됐다"면서 "체력은 그대로인데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니 나이가 들어도 경기력은 오히려 좋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경수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술, 담배 등을 하지 않는 선수들이 늘었다.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이젠 선수들이 더 잘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5, 6년 사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선수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부분도 30대 투혼을 이끌어 낸 한 요인. 과거 같으면 팀이 없어 은퇴할 나이의 선수들이 지자체 팀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해왔다. 덕분에 대학생 등 20대 초반이 중심이었던 과거 올림픽 무대에서와는 달리 지자체 소속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실제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 37명을 조사했더니 19명(51.4%)이 지자체 소속이었다. 2004년 20.9%, 2008년 26.5%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올해부터 신규 창단 실업팀에 3년 동안 총 3억 원을 지원하는 등 지자체 소속 선수 양성에 발 벗고 나섰다. 과거와 달리 격투기 등 이른바 '힘쓰는' 종목뿐만 아니라 메달밭이 사격, 펜싱 등 노장들이 활약할 수 있는 종목으로 다변화됐다는 해석도 있다. 흥미로운 분석도 나왔다. 한명우 선문대 교수는 "국내 스포츠심리학이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심리 훈련에 대한 반응은 상대적으로 노장 선수들이 더 좋다. 그래서 이들의 성적 향상이 두드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다소 싸늘한 시선도 존재한다. 사이클 조호성(38), 배드민턴 이현일(32), 유도 황희태(34) 등 노장들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세대교체에 실패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한 관계자는 "비인기 종목에선 20대 초반 선수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그러다보니 올림픽이 되면 '그때 그 선수'만 또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조건희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