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김지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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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경찰팀, 산업부 재계팀 거쳐 정치부 국회팀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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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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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혁신당 지지율 돌풍 맞아… 총선 이후 尹정권 ‘리셋’해야”

    “윤석열 정권은 4·10총선 이후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입니다. 우리가 더 위기에 빠뜨릴 것입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25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영어로 하면 ‘리셋(reset)’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꼭 대통령 탄핵으로만 (결과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윤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데드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 이후 국민들이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단계에 이르렀고, 결국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이 터지면서 끝내 탄핵으로 마무리됐다”며 “윤석열 정부도 행태를 보면 박근혜 정부와 똑같진 않더라도, 그런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탄핵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범야권이 대통령 탄핵 추진에 필요한 200석을 확보하는 것은 현재로서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전제한 뒤 “대통령의 불법이 확인되고, 그 부분이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윤 대통령의 불법 의혹은 이종섭 주호주 대사 출국과 관련해 명백한 수사 방해 등 이미 여러 가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날을 세웠다. 조 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후 첫 특별검사(특검)법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윤 대통령도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며 “총선 이후엔 민심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과의 1 대 1 토론도 제안했다. 그는 “나는 한 위원장을 먼저 비난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한 위원장이 자꾸 나를 보고 ‘극단주의자’라는 둥 이야기한다”라며 “한 위원장은 총선 이후 국회의원이 될 것도 아니니, 지금 해야 할 일은 선거운동이 아닌 수사받을 준비”라고 했다. 그는 최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돌풍’이라는 표현이 객관적으로 맞는 말 같다”고 했다. 그는 “2월 13일 창당 선언 당시 목표를 10석, 원내 3당이라고 했는데 기대치보다 여론조사 결과가 좀 더 잘 나오고 있다”고 했다. 총선에서 최소 10석 이상을 확보해 개원 후 민주당과의 본격 입법 연대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국회 상임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도 민주당을 지원하는 역할을 자청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간 이견이 있는 법안에 대해 충분히 숙의하라는 취지로 마련된 제도이지만,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꼼수 탈당시켜 제도를 무력화하는 등 ‘거야(巨野)’의 입법 폭주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현실적으로 거대 양당 간 숙의를 통한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안건조정위 무력화는) 현실 정치 안에서의 선택”이라고 했다.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조 대표는 “내가 통제하거나 개입할 수 없는 결정 때문에 지금 내 역할과 임무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조국혁신당 당원만 14만3000명이고, 비례대표 의원도 10명 이상 생긴다”며 “최악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들이 내 뒤를 이어 윤석열 정권 종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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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한동훈에 ‘1대1 토론’ 제안…“韓, 선거운동 아닌 수사 받을 준비해야”

    “윤석열 정권은 4‧10 총선 이후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입니다. 우리가 더 위기에 빠뜨릴 것입니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25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영어로 하면 ‘리셋(reset)’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꼭 대통령 탄핵으로만 (결과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윤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데드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 이후 국민들이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단계에 이르렀고, 결국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이 터지면서 끝내 탄핵으로 마무리 됐다”며 “윤석열 정부도 행태를 보면 박근혜 정부와 똑같진 않더라도, 그런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탄핵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범야권이 대통령 탄핵 추진에 필요한 200석을 확보하는 것은 현재로서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전제한 뒤 “대통령의 불법이 확인되고, 그 부분이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윤 대통령의 불법 의혹은 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 관련 명백한 수사방해 등 이미 여러 가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날을 세웠다. 조 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후 첫 특별검사(특검)법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윤 대통령도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며 “총선 이후엔 민심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과의 1대1 토론도 제안했다. 그는 “나는 한 위원장을 먼저 비난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한 위원장이 자꾸 나를 보고 ‘극단주의자’라는 둥 이야기한다”라며 “한 위원장은 총선 이후 국회의원이 될 것도 아니니, 지금 해야 할 일은 선거운동이 아닌 수사받을 준비”라고 했다. 그는 최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돌풍’이라는 표현이 객관적으로 맞는 말 같다”고 했다. 그는 “2월 13일 창당 선언 당시 목표를 10석, 원내 3당이라고 했는데 기대치보다 여론조사 결과가 좀 더 잘 나오고 있다”고 했다. 총선에서 최소 10석 이상을 확보해 개원 후 민주당과의 본격 입법 연대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국회 상임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도 민주당을 지원하는 역할을 자청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간 이견이 있는 법안에 대해 충분히 숙의하라는 취지로 마련된 제도이지만,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꼼수 탈당시켜 제도를 무력화하는 등 ‘거야(巨野)’의 입법 폭주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현실적으로 거대 양당 간 숙의를 통한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안건조정위 무력화는) 현실 정치 안에서의 선택”이라고 했다.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조 대표는 “내가 통제하거나 개입할 수 없는 결정 때문에 지금 내 역할과 임무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조국혁신당 당원만 14만3000명이고, 비례대표 의원도 10명 이상 생긴다”며 “최악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들이 내 뒤를 이어 윤석열 정권 종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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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지현]선거철 되니 또 전 국민에게 돈 나눠주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또 전 국민에게 돈을 나눠주자고 하는 것을 보니 선거철은 선거철인가 보다.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 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합니다.” 그는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유세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하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에는 1인당 10만 원을 추가 지급하자”고도 했다. ‘금사과’에 ‘금파’까지, 물가에 분노하는 민심을 겨냥한 공약이다. 이 대표가 돈을 나눠주겠다고 말하는 순간 현장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솔직히 돈 준다는데 싫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나눠주려면 13조1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전 국민 5132만 명에게 25만 원씩,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300만 명에게 10만 원씩을 준다는 계산이다. 이 대표는 이 돈을 ‘새 발의 피’, ‘푼돈’이라 했다. 그는 이날 송파구에선 “윤석열 정권이 그동안 퍼준 부자 감세, 민생 없는 민생토론회에서 밝혔던 기만적인 선심성 약속들을 이행하는 데 드는 900조∼1000조 원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손톱’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고, 영등포에선 “13조 원은 연간 예산에 비하면 푼돈”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에 팁이라도 주듯 “아, 이 무식한 양반들아 이렇게 하면 된다고!”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참 돈 나눠주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자기 돈이 아니라서 문제다. 그가 중앙 정치판에 등판한 뒤로 대선과 총선 등 선거철마다 전 국민 지원금 이슈가 되풀이되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4월과 2021년 1월, 경기도지사 이재명은 경기도민들에게 ‘재난기본소득’으로 1인당 10만 원씩을 나눠줬다. 그걸로 뜨더니, 대선 때는 ‘기본소득’을 공약하며 전 국민에게 연 25만 원을 시작으로 임기 내 100만 원까지 주겠다고 했다. 대선에서 떨어진 뒤에도 그의 선심성 돈 풀기 공약은 이어졌다. 다만 코로나 때는 여당이었고, 지금은 야당이란 점을 망각한 듯하다. 그는 작년엔 전국 4인 가구에 최대 100만 원씩 난방비를 나눠주자며, 이를 위한 7조5000억 원을 만들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고, 정유사들로부터 ‘횡재세’를 거둬들이자고 했다. 이 대표의 추경 요구는 지난해에만 3차례, 무려 30조 원 규모였다. 예산 집행 권한은 어차피 정부에 있기 때문에 야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최선인 거다. 결국 자기가 책임지고 주지도 못할걸 말로만 먼저 생색내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재명이 주도하는 현금 살포 전략에 질질 끌려다녔다. 이재명이 난방비를 풀자고 하면 여당 5선 의원이 “전 가구에 3개월간 10만 원씩 주자”고 가세하는가 하면, 시의원들까지 나서 정부에 돈을 풀라고 압박했다. 이번에도 국민의힘은 여론 눈치를 보다 하루 늦게야 “무책임한 현금 살포 공약”이라고 뒷북 공격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포퓰리즘 경쟁에서 밀리기는 싫었는지 돌연 ‘무상 대학등록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줏대도 없고 전략도 없는 여당이 이재명이 또 쏘아 올린 퍼주기 경쟁에 이번에도 휘둘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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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이 ‘또!’ 쏘아올린 퍼주기 경쟁[김지현의 정치언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또 전 국민에게 돈을 나눠주자고 하는 것을 보니 선거철은 선거철인가 봅니다. 지난해 2월 14일 ‘이재명이 또 쏘아올린 퍼주기 경쟁’() 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썼었는데요, 13개월만에 또 돈을 나눠 주자네요.“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 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합니다.”이재명 대표는 24일 서울 송파구 유세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벼랑에 놓인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특단의 긴급구호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에는 1인당 10만 원을 추가 지급하자고도 했습니다. ‘금사과’에 ‘금파’까지, 요즘 물가에 분노하는 민심을 겨냥한 공약인거죠. 이 대표가 돈을 나눠주겠다고 말하는 순간 현장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솔직히 돈 준다는데 싫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나눠주는 데 드는 예산이 13조 1000억 원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전 국민 5132만 명에게 25만 원씩,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300만 명에게 10만 원씩을 준다는 계산입니다. 이 대표는 이날 하루 종일 서울 곳곳을 누비며 13조 원을 ‘새발의 피’, ‘손톱’, ‘푼돈’이라고 했습니다. 송파구에선 “13조 원 정도로 죽어가는 민생경제와 소상공인, 골목경제, 지방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윤석열 정권이 그 동안 퍼준 부자 감세, 민생 없는 민생토론회에서 밝혔던 기만적인 선심성 약속들을 이행하는 데 드는 900조~1000조 원에 비하면 ‘새발의 피’, ‘손톱’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영등포에선 “당장 1000조 원 쓸 생각 말고, 부자 세금 수십 조 깎아주는 거 철회하고 13조 원은 연간 예산에 비하면 푼돈”이라고 했고요. 정부 여당에게 선거 팁이라도 주는 듯 “그렇게 해야 돈이 도는 거예요, 경제가 사는 거예요”라며 “아, 이 무식한 양반들아 이렇게 하면 된다고!”라고 외치기도 했더군요. 참 돈 나눠주기 좋아하는 이재명 대표입니다. 자기 돈이 아닌 게 문제이지만요. 이 대표가 중앙 정치판에 등판한 뒤로 대선과 총선 등 주요 선거철마다 전국민 지원금 이슈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 때도 그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이슈의 최대 수혜자였습니다. 2020년 4월 경기도지사 시절 그는 ‘1차 재난기본소득’ 명목으로 경기도민 1293만여 명에게 1인당 10만 원씩 1조 원 넘게 나눠줬습니다. 이듬해 1월에는 경기도에 사는 외국인까지 포함해 또 1조 3000억 원 넘게 쐈고요. 당시 같은 민주당 소속인 문재인 정부도 “급하니까 ‘막 풀자’는 건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라고 말렸지만 그는 ‘보편 지급’ 목소리를 키웠습니다. 지난 대선 때는 ‘기본소득’을 공약하며 전 국민에게 연 25만 원을 시작으로 임기 내 100만 원을 주겠다고 했고요.대선 후에도 그의 선심성 돈풀기 공약은 이어졌습니다. 다만 코로나 때는 여당이었고, 지금은 야당이란 점을 잊은 듯 합니다. 그는 2023년 1월 “난방비가 폭등하고 있다”며 전국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 원씩 ‘에너지 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했습니다.총 7조5000억 원짜리 프로젝트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고, 정유사 등에 ‘횡재세’를 걷자고 했죠. 요즘 이 대표가 “초대기업이 흑자가 몇 조 원 씩 나는데, 세금 몇백 억 씩 깎아주면 투자할 것 같냐”, “돈이 없다면서 초대기업, 초자산가 세금은 왜 깎아주냐”고 편 가르기식 주장을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논리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에만 세 차례 30조 원 규모의 ‘민생 회복 프로젝트’를 주장하며 거듭 추경 편성을 요구했습니다. 예산 집행 권한은 결국 정부에 있으니 야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최선인 겁니다. 결국 말로만 생색내는 거죠. 이에 대해 ‘이재명 저격수’인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인천 계양을)는 SNS에 “이재명 후보가 또 시작한 것 같다. 본인이 줄 수도 없는 돈으로 사탕발림식 생색만 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성남 분당갑)도 “망국적 악성포퓰리즘 선동”이라며 “국가적 위기나 재난 상황도 아닌 총선 국면에서 무차별적으로 돈 살포 공약으로 표를 더 얻어보겠다는 속셈”이라고 했고요. 개혁신당도 “물가는 시장에 있는 돈이 흘러가는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많이 흘러가면 갈수록 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돈을 더 풀면서 물가를 잡겠다는 것은 집에 불났는데 기름 넣는 꼴입니다. (중략) ‘물가를 잡겠다’ ‘돈을 뿌리겠다’와 같은 듣기 좋은 소리만 하면서 전국을 누비실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잡아준 재판일정이나 충실히 임해야 합니다”라고 이재명 뼈를 때렸고요. 정작 국민의힘은 이날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일단 침묵하더군요. 이 대표의 제안이 선거 국면에서 표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당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제안을) 단순히 ‘포퓰리즘’이라고 가볍게 치부하면 국민들 입장에선 ‘야당은 국민 돕자고 하는데 여당은 도대체 뭐하나’라고 할 수 있다”라고 했더군요.그러더니 다음날 돌연 “세 자녀 이상 가구에 대한 모든 대학등록금을 면제하고 두 자녀 이상 가정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무상 대학등록금 카드’를 꺼내들더군요.그 동안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퍼주기 경쟁 신호탄을 쏘아 올릴 때마다 번번이 휘둘렸습니다. 5선 중진 의원이 앞장서 “전 가구에 3개월간 10만 원씩 난방비를 지급하자”고 이 대표 주장에 가세하는가 하면, 시의회 의원들까지 “정부가 빨리 돈을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죠. 줏대없는 국민의힘이 이재명이 또! 쏘아올린 퍼주기 경쟁에 이번에도 말려드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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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1인당 25만원”… 총선앞 민생지원금 제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1인당 25만 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을 (정부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필요한 재원을 약 13조 원 규모라고 밝히며 “윤석열 정권이 그동안 퍼준 부자 감세와 ‘민생 없는 민생토론회’에서 밝혔던 기만적 선심 공약 이행에 드는 900조∼1000조 원에 비하면 정말 새 발의 피, 손톱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4·15총선을 12일 앞두고 14조3000억 원 규모의 1차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급안을 발표해 ‘돈 선거’ 논란이 인 바 있다. 총선을 17일 앞두고 다시 나온 전 국민 지원금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은 “뼛속 깊은 ‘돈 살포’ DNA”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유세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벼랑에 놓인 민생경제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취약계층에는 1인당 10만 원의 추가 지급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13조 원의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국민 세금”이라며 “국채를 발행할 수도 있고 기존 예산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꾸 국가 재정적자를 이야기하는데 가난하고 어려울 때 100만 원과 여유 있을 때 100만 원의 가치는 다르다”며 “13조 원의 재원을 다른 데서 조정하든지 해서 만들고 나중에 채워넣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지역화폐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때부터 추진해온 대표 브랜드 정책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민생회복지원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논의에 즉각 착수할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했다. 李 “민생지원금 13조 추경하자” 與 “또 선거용 돈살포냐” ‘1인 25만원 지원금’ 제안 논란李 “부자세금 수십조 안깎아주면돼… 재난금때 소고기 사먹고 좋았잖나”文정부 총선땐 재난지원금 논란… 與 “李가 줄수도 없는 돈으로 생색” “민생경제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 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같은 취약계층에는 1인당 10만 원 추가 지급을 추진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새마을전통시장 앞에서 “오늘은 주요한 정책 하나를 발표할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벼랑 끝에 놓인 민생경제 회생을 위해 특단의 긴급 구호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하자 현장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는 2020년 코로나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점을 강조하며 “모두가 죽겠다 할 때 가구당 100만 원 안 되는 돈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더니 동네가 약 6개월 동안 활황이었다”, “100만 원도 안 되는 돈 지급할 때 정말 활황이었다. 소고기 사먹고 좋았잖아요”라고 했다. 이 대표는 2022년 연 25만 원부터 시작하는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지급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 이재명 “13조 원 추경하자” 민주당이 추산한 예산 13조 원은 전 국민 5132만 명에게 각 25만 원,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300만 명에게 추가 10만 원씩을 합한 액수다. 이 대표는 1인당 지급액을 25만 원으로 책정한 이유에 대해선 “많으면 많을수록 국민은 좋겠지만, 재원도 필요하고 지나치게 (지급액이) 많을 경우 소비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과거 경험치로 볼 때 4인 기준으로 가구당 100만 원이 적당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3조 원을 ‘새 발의 피’, ‘푼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퍼준 부자감세, 민생토론회에서 밝혔던 기만적 선심 약속들에 드는 약 900조∼1000조 원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 손톱이다”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 지원 유세에서도 “1000조 원 쓸 생각 말고, 부자 세금 수십조 원 깎아주는 걸 철회하라”며 “연간 예산에 비하면 푼돈 13조 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 이 무식한 양반들아, 이렇게 하면 된다”고도 했다. 그는 재원 마련 방법을 묻는 질문에 “재원은 국민 세금”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럼 또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물을 텐데, 국채를 발행할 수도 있고, 기존 예산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총선 결과에 상관 없이 지급의 주체는 현 정부다. 이 대표는 “민생회복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에 즉각 착수할 것을 (국민의힘에) 공식 요청한다”고 했다.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면 추경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다”고 했다. ● 與 “또 선거용 돈 살포” 정치권에선 즉각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원희룡 인천 계양을 후보는 “이 후보가 또 시작한 것 같다. 본인이 줄 수도 없는 돈으로 사탕발림식 생색만 내고 있다”고 했다. 또 여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1000조 원 규모의 공약을 쏟아냈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도 “해당 공약엔 민간 투자가 대부분인 사업이나 민주당이 필요성을 주장한 사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개혁신당도 논평에서 “‘물가를 잡겠다’ ‘돈을 뿌리겠다’와 같은 듣기 좋은 소리만 하면서 전국을 누빌 게 아니라 법원에서 잡아준 재판 일정이나 충실히 임하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4·15총선을 12일 앞두고 1인 가구 40만 원∼4인 가구 이상 100만 원을 나눠주는 전 국민 1차 재난지원금 지급안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선 당시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마스크 대란 극복과 재난지원금 지급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4·7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3월 말부터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선거용 매표 행위”라는 야당 반발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같은 팬데믹 사태가 아닌 시점에 전 국민에게 일괄 돈을 지급하는 것이 실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는 전 국민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었다”며 “이제 막 선거운동이 시작된 시점에 전 국민 지원금을 꺼내 든 것이 지난 총선 때의 학습 효과에 따른 계산이라면 상당히 포퓰리즘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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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민생지원금 13조, 국채 등 조달…尹선심 1000조 새발의 피”

    “민생경제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 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같은 취약계층에는 1인당 10만 원 추가 지급을 추진하겠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새마을전통시장 앞에서 “오늘은 주요한 정책 하나를 발표할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벼랑 끝에 놓인 민생경제 회생을 위해 특단의 긴급 구호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하자 현장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이 대표는 2020년 코로나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점을 강조하며 “모두가 죽겠다 할 때 가구당 100만 원 안 되는 돈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더니 동네가 약 6개월 동안 활황이었다”, “100만 원도 안 되는 돈 지급할 때 정말 활황이었다. 소고기 사먹고 좋았잖아요”라고 했다. 이 대표는 2022년 연 25만 원부터 시작하는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지급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재명 “13조 원 추경하자”민주당이 추산한 예산 13조 원은 전 국민 5132만 명에게 각 25만 원,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300만 명에게 추가 10만 원씩을 합한 액수다. 이 대표는 1인당 지급액을 25만 원으로 책정한 이유에 대해선 “많으면 많을수록 국민은 좋겠지만, 재원도 필요하고 지나치게 (지급액이) 많을 경우 소비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과거 경험치로 볼 때 4인 기준으로 가구당 100만 원이 적당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이 대표는 13조 원을 ‘새발의 피’, ‘푼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퍼준 부자감세, 민생토론회에서 밝혔던 기만적 선심 약속들에 드는 약 900조~1000조 원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 손톱이다”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 지원 유세에서도 “1000조 원 쓸 생각 말고, 부자 세금 수십 조 원 깎아주는 걸 철회하라”며 “연간 예산에 비하면 푼돈 13조 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 이무식한 양반들아, 이렇게 하면 된다”고도 했다.그는 재원 마련 방법을 묻는 질문에 “재원은 국민 세금”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럼 또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물을 텐데, 국채를 발행할 수도 있고, 기존 예산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총선 결과에 상관 없이 지급의 주체는 현 정부다. 이 대표는 “민생회복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에 즉각 착수할 것을 (국민의힘에) 공식 요청한다”고 했다.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면 추경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다”고 했다.● 與 “또 선거용 돈 살포”정치권에선 즉각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원희룡 계양을 후보는 “이 후보가 또 시작한 것 같다. 본인이 줄 수도 없는 돈으로 사탕발림식 생색만 내고 있다”고 했다. 개혁신당도 논평에서 “‘물가를 잡겠다’ ‘돈을 뿌리겠다’와 같은 듣기 좋은 소리만 하면서 전국을 누빌 게 아니라 법원에서 잡아준 재판일정이나 충실히 임하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문재인 정부는 2020년 4‧15총선을 12일 앞두고 1인 가구 40만 원~4인 가구 이상 100만 원을 나눠주는 전 국민 1차 재난지원금 지급안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선 당시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마스크 대란 극복과 재난지원금 지급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4‧7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3월 말부터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선거용 매표 행위”라는 야당 반발이 이어졌다.전문가들은 코로나 같은 팬데믹 사태가 아닌 시점에서 전 국민에게 일괄 돈을 지급하는 것이 실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는 전 국민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었다”며 “이제 막 선거운동이 시작된 시점에 전국민 지원금을 꺼내든 것이 지난 총선 때의 학습 효과에 따른 계산이라면 상당히 포퓰리즘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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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과자-反美-피고인 ‘금배지’ 달아주는 비례당

    4·10총선에 비례대표 후보자를 내는 정당만 38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총선 때 35개보다 3개 많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들을 모두 인정하면 유권자들이 선거날 받는 투표용지 길이가 역대 최장인 51.7cm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위성정당을 허용하는 준연동형 비례제 이후 생긴 기현상이 이번 선거에서도 이어진 것”이라며 “급조된 ‘꼼수’ 위성정당과 비례 전문 정당이 선거 직전에 졸속으로 난립하면서 검증도 되지 않은 각종 전과자 및 무자격자들이 원내에 입성하게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직능별 전문가 및 소수 정치세력을 보호하기 위한 비례대표제 취지 자체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까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주도하는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등 38개 정당이 일제히 비례후보를 냈다. 이들이 당선권에 배치한 후보들 중엔 전과자 및 각종 논란성 인물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을 진보당 등 야권 소수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하는 ‘준(準)위성정당’으로 포장하려다 보니 반미 시위 참여 이력 등 논란이 있는 인사들의 원내 입성을 보장해 줬다는 비판을 받는다. 진보당이 추천한 후보 3인은 더불어민주연합 5번, 11번, 15번을 받았다.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번까지 당선됐다. 국민의힘도 민주당보다 앞서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하고도 졸속으로 후보를 검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횡령 및 폭력 전과에도 당선권인 10번에 배치됐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21대 총선에서 19석을 확보했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난립하는 틈을 타 양 진영의 극단적 성향의 비례 전문 정당들도 덩달아 등판했다. 조국혁신당의 경우 비례 2번을 받은 조국 대표를 비롯해 황운하(8번), 차규근(10번) 등 당선권 내에 재판 중인 사람만 3명이다. 자유통일당도 불법 정치자금 의혹 속에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던 황보승희 의원과 국민의힘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비례 1, 2번으로 냈다. 윤광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략적으로만 접근하다 보니 정작 당의 가치나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릴 사람들은 배제됐다”고 지적했다.여야 ‘위성정당 꼼수’ 25억 챙기고… 무자격논란 인사, 당선권에4년전보다 더 난립한 비례정당… 폭력전과자 면접도 없이 포함재판 중인 인사들도 당선권에… “의원직 상실형 땐 줄줄이 승계”전문가 “비례 제도 뜯어고쳐야” 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도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이 출현하면서 무자격 논란 비례대표 의원들이 또다시 원내에 대거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양당은 이번에도 비례투표 용지 상단을 차지하기 위한 의원 ‘꿔주기’ 꼼수를 되풀이하면서 수십억 원의 선거보조금도 따로 챙겼다. 전문가들은 “비례대표제 자체에 대한 숙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폭행 전과자도 당선권 포함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비례대표 후보자 중에는 과거 반미 운동에 가담했거나 폭행 전과로 논란이 된 인물들이 포함됐다.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는 주한미군사격장 폐쇄 등을 주장한 진보당 정혜경 전 경남도당 부위원장(5번),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사면복권을 주장했던 전종덕 전 민노총 사무총장(11번)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 10번을 받은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과거 공금 횡령과 폭력 전과(집행유예)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와의 관계를 고려해 면접도 없이 당선권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져 도마에 올랐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받은 박은정 전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른바 ‘찍어내기 감찰’로 법무부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다. 조국 대표(2번)는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3심을 앞두고 있고, 황운하 의원(8번)도 울산시장 선거 개입과 관련해 2심 재판 중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들이 모두 의원직 상실형을 받게 되면 뒤 번호 후보들이 줄줄이 승계를 받게 된다”고 했다. 자유통일당에서 비례대표 1번을 받은 황보승희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을 탈당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구속 중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창당한 소나무당은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을 받은 변희재 씨를 2번,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을 3번으로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꼼수 위성정당이 이번에도 등장해 비례대표 후보 검증 기능이 약화했을뿐더러 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가 훼손됐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미래는 호남권 인사를 뒤 번호로 배제했다가 ‘호남홀대론’이 나오자 뒤늦게 조배숙 전 전북도당위원장을 13번에 배치했다. 민주당도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로 반미 성향 단체 활동 등의 전력이 있는 인사들이 추천되자 뒤늦게 교체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당 안팎에선 “진보당, 새진보연합 추천 인사를 앞 순번에 배치하느라 정작 지역 안배 차원에서 민주당에서 추천한 대구경북 인사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아무리 ‘자매정당’이라고 해도 모정당이 위성정당에 하나하나 관여할 순 없다 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 위성정당에도 선거보조금 수십억 원씩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총 501억9700만 원 규모의 선거보조금을 배분할 예정이다. 총액의 절반을 원내 교섭단체에 지급하도록 돼 있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최소 125억 원가량씩 받는다. 양당의 위성정당도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 총액 5%를 지급하는 규정에 따라 25억 원가량씩 챙긴다. 두 당은 투표용지 상단을 차지하기 위해 현역 의원들을 위성정당으로 ‘꿔주기’ 하면서 각각 14석(더불어민주연합), 13석(국민의미래)을 확보한 상태다. 황운하 의원과 황보승희 의원의 입당으로 원내 정당이 된 조국혁신당과 자유통일당도 선거보조금 잔여금 일부를 의석수 비율에 따라 지급받게 됐다. 현역 의원 5명 이상을 보유한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도 최소 25억 원의 선거보조금을 받는다.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 정당이라도 최근 선거 득표율 등에 따라 총액의 2%를 지급한다는 정치자금법 27조에 따라 기후민생당(민생당 후신)과 진보당도 최소 10억 원의 보조금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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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민, 이종섭 임명 비판하며 막말 논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과정을 비판하면서 “미친 ×들”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21일 뒤늦게 알려져 막말 논란이 일었다. 유 전 이사장은 전날 공개된 유튜브에서 “이 대사가 믿을 만한 사람이면 (해외로) 안 보냈는데 불리해지면 말을 할 사람이라 ‘빨리 빼라’고 해서 언론 접촉이 불가능한 외국 대사관에 딱 포획해서 가둬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여당) 여론조사 지지율이 좋았다. 이 정도는 해도 괜찮을 것 같았을 것”이라며 “여론조사가 하루에 2%, 3%(포인트)씩 계속 오르는 게 나오니까 그 미친”이라고 말한 뒤 손으로 입을 가린 뒤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러더니 곧바로 “근데 미친 ×들인 게 (지지율) 40%가 높은 것이냐”고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은 “28%까지 갔다가 40%로 오르니 엄청 오른 걸로 착각한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지지율)이 제일 낮았을 때 수준이다. 진짜 제정신이 아니어도 분수가 있지”라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갈등 국면과 관련해서도 “(한 비대위원장이) 안 맞아서 그렇다”며 “가끔 맞아야 하는데 지난번에도 한 번 대들었다”라고 했다. ‘구타’를 의미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유 전 이사장은 “정치적 구타”라며 “지난번에도 화재 현장에 가서 정치적 구타를 당하고 수그렸지 않았느냐. 이번에도 저러다가 정치적 체벌을 당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아무리 유튜브 방송에서 하는 농담이라 하더라도 한때 장관까지 한 분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치고는 상당히 저급하다”고 비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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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금주 “이중투표 권유한 현역 신정훈, 공천 철회해야” 재심 요청

    더불어민주당 전남 나주-화순 예비후보인 손금주 전 의원이 18일 “현역인 신정훈 의원 측의 조직적 이중투표 유도행위를 규탄한다”며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손 전 의원은 전날 결선에서 신 의원에게 패했다. 손 전 의원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신 의원 측이 당내 경선을 앞둔 시점인 이달 4일 나주시 동강면 주민들 앞에서 이중 투표 및 중복응답을 유도 및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해당 사안으로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고 ‘선거 규정을 엄수하겠다’고 했지만, 경선 투표 기간인 11~12일 다수 권리당원과 신 의원이 포함된 모바일 단체 대화방에서 현직 시의원, 도의원 등의 조직적인 이중투표 유도와 셀프 인증 정황이 포착됐다”고 했다. 이어 “대화방에 ‘권리당원투표’ ‘일반시민투표’라는 이름의 명단이 작성돼 있었고 10명 이상 중복되는 이름이 명시돼 이중투표를 조직적으로 권유, 유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채팅방에서 해당 명단을 확인한 신 의원은 ‘캬! 울 00의원님! 감사해요’라며 호응하고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손 전 의원 측은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현직 나주시장도 신 의원에게 투표했다는 셀프인증을 해 관권선거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이중투표와 셀프인증, 관권석거는 당선무효형에 이를 수 있는 중대범죄인 만큼 당 지도부는 철저한 감찰을 통해 신속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전 의원 측은 사법당국에도 수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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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는 조국을 용서하지 않았다[김지현의 정치언락]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을 인터뷰() 했는데 그가 ‘조국혁신당’에 대해 재밌는 포인트 하나를 짚더군요.―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민주당이 슬쩍 다시 조국의 손을 잡으려는 것 같다. ‘조국혁신당’이 야권 파이를 키우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는가.“야권 파이를 키우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민주당 파이를 나눠 가진다고 생각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 20대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0%더라. 민주당이 지난 대선 때 20대 표심을 끌고 오지 못해 대체 몇 번을 사과했냐. 그 때 얼마나 많은 반성과 사과를 했는지를 다 잊고 또 이러고 있구나, 과거의 판단 실수를 다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20대, 30대는 포기하겠다는 것 아닌가. 기존 우리의 파이를 나눌 게 아니라 더 가져와야 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박 의원이 언급한 조사는 3월 1주 차 한국갤럽 여론조사입니다. 창당 후 이뤄진 첫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6% 지지율을 보이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이어진 3월 2주 차 조사에선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7%를 보였고요.지지율에 들뜬 듯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합한 파이가 더 커지고 있다”(10일 MBN 방송) “민주당은 민주당의 길을 가고, 나는 우리의 길을 가다 보면 크게 봐선 파이를 키우는 일이 될 수 있다” (19일 김어준 유튜브) 등 연일 ‘범(汎)야권 파이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15일 YTN 라디오에선 국민의힘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표준어로 하면 어감이 살지 않을 것 같아서 부산 사투리로 한마디 하겠다. ‘느그들 쫄았제’”라고도 했죠. 자신감이 상당히 충만해 보입니다. 민주당도 조국혁신당의 기세에 당황한 듯하더니 어느덧 점점 노골적인 협업 체제로 가려는 모양새입니다. 이해찬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선대위 회의에서 “조국혁신당에 그동안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어느 정도 참여한다는 얘길 들었다”며 “앞으로 저도 그쪽(조국혁신당) 분들과 더 많이 만나서 대화도 하고, 방향을 조율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수도권에 출마한 한 의원은 “3월 초 들어 갑자기 야권 우세로 분위기가 확 바뀌고 있는데, 이게 다 조국혁신당이 등판하고 나고부터다. 호남뿐 아니라 경기, 인천 등 민주당 텃밭마다 조국혁신당 바람이 심상치 않다. 지금 민주당으로선 좋든 싫든 다시 조국의 강으로 자진해서 뛰어들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라고 전하더군요. 이런 기류에 ‘미스터 쓴소리’ 박 의원이 20대 지지율이나 좀 제대로 보라고 지적하고 나선 겁니다. 3월 첫 주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의 18~29세 지지율은 응답이 50 사례 미만이라 아예 집계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20대 중에선 ‘무당층’이라는 응답이 47%로 가장 높았고 이어 민주당 27%, 국민의힘 17%, 개혁신당‧진보당 4% 순이었습니다. 3월 둘째 주 조사에서도 18~29세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0%였습니다. ‘무당층’이 42%로 여전히 1위였고, 이어 민주당 28%, 국민의힘 22%, 개혁신당 3% 순이었습니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3월 첫 주 40대 12%, 50대 11%, 60대 8% 순이었고, 둘째 주엔 50대 14%, 40대 11%, 60대 8%였습니다.물론 아직 선거일까지 20일 이상 남은 만큼 추이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아직까지 20대는 조국을 용서하지 못한 듯합니다. 이들은 ‘조국 사태’가 터졌던 2019~2020년 14~25세였죠. 한창 입시 중이거나 대학을 다니던 중이었겠네요. 우리는 이미 지난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를 거치며 ‘불공정’과 ‘아빠찬스’ 등에 분노하던 20대 표심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도 선거를 앞두고는 지지율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20대를 향해 수도 없이 사과했죠.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 “(2019년 이해찬 당시 당 대표)“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나라가 되도록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2021년 6월 송영길 당시 당 대표)“공정성이 문제 되는 시대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민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켜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2021년 12월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 이렇게 구구절절 사과해놓고 이제 와서 눈앞의 지지율이 다급해지니, 또다시 조국의 손을 잡는 길을 택하겠다는 겁니다. 조국 대표는 20대가 조국혁신당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 “현재 20대는 조국혁신당에 대해서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치 자체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했죠. 그러면서 “20대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현재 20대, 30대는 단군 이래 가장 스펙이 높은 세대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고 연애하기 힘들고 이런 상황에 있다는 건 신생 정당이긴 하지만 저희 당을 포함해 기성 정당과 세대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습니다. 20대의 정치혐오에 가장 크게 기여하신 분께서 저런 말씀을 하시니 너무 황당합니다.비례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 대표는 22대 국회가 열리면 ‘한동훈 특검법’부터 발의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 수사 대상 안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딸 문제도 포함하겠다고 했죠. 그는 이 자리에서 “논문 대필, 해외 웹사이트 에세이 표절, 봉사활동 ‘2만 시간’으로 부풀려 봉사상 등 수상, 전문 개발자가 제작한 앱을 직접 제작한 것처럼 제출 등을 실행했다는 의혹에 대한 업무방해 사건”이라며 한 위원장 딸 관련 의혹을 일일이 읊기도 했습니다.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저런 말을 하니 이것 역시 너무 황당합니다.그는 연일 “일기장, 체크카드, 다녔던 고등학교까지 압수수색한 제 딸에게 했던 만큼만 (한동훈 위원장 딸에게도) 하라”, “한 위원장을 만나면 법무부 장관 시절 따님의 11개 입시 비리가 모두 무혐의 처분된 데 대해 의견을 물을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영화 ‘테이큰’ 속 딸을 지키려는 리암 니슨 컨셉이라도 잡은 것 같습니다. 그의 공세에 한 위원장은 “3심에서 유죄가 확실시되는 분”이라고 맞받았고요. 그야말로 자기 딸만 소중한 아빠들의 이기적인 대리전 양상이네요. 이거 뭐 법무부 장관 출신 아버지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습니까. 저도 이런데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미래를 홀로 묵묵히 준비 중인 수많은 20대는 오죽할까 싶습니다.‘모두 다 관심없거나 싫다’는 20대 무당층 비율이 40%대로 가장 높다는 점을 모두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선 ‘분노 투표’라도 했던 20대가 어느덧 더 이상 화낼 힘조차 없는 건 아닌지, 정치를 통해 바꿔보자는 마지막 희망조차 포기한 건 아닌지 정치인 모두 책임을 갖고 고민해야 할 숫자입니다. ::3월 1주 차 한국갤럽 여론조사::5~7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전화 조사원이 무선전화로 인터뷰. 표본오차 ±3.1%포인트에 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4.4%‧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3월 2주 차 한국갤럽 여론조사::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에게 전화 조사원이 무선전화로 인터뷰. 표본오차 ±3.1%포인트에 95% 신뢰수준, 응답률 14.7%‧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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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김혜경 보좌’ 권향엽 본선행… ‘여성 가점’ 25% 받아 현역 꺾어

    더불어민주당의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 경선에서 권향엽 전 대통령균형인사비서관이 해당 지역 같은 당 현역 서동용 의원을 누르고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17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권 후보는 4년 만에 치러진 경선 리턴매치에서 서 의원을 제치고 공천장을 받았다. 민주당은 당초 해당 선거구를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하고 권 후보에게 단수 공천을 줬다. 하지만 권 후보가 2022년 대선 때 이재명 캠프에서 대선 후보 직속 기구인 배우자실 부실장으로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씨를 보좌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권 후보는 단수 공천 철회 후 경선을 요청했고 이를 당 지도부가 받아들여 100% 일반 국민 투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선이 치러졌다. 권 후보는 경선에서 여성 정치인 가점 25%를 받았다. 당 관계자는 “가점이 반영되면 현역 의원으로선 이기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했다. 권 후보는 본선에서 3선 의원 출신인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와 경쟁하게 됐다. 이 후보는 19대와 20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이 지역에서 당선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첫 선대위 회의에서 권 후보 공천을 겨냥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당이지, 더 이상 공당으로 부를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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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내부서도 “황상무 사퇴” 목소리 커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사진)에 대해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에선 총선을 앞두고 황 수석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황 수석 사퇴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대통령실에 전달됐다. 일단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개인 사과 선에서 사건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황 수석 사퇴 요구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2차 갈등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 위원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황 수석)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하는 김은혜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페이스북에 “황 수석은 자진사퇴하기 바란다”며 “수년 전의 막말로도 많은 여당 후보가 사퇴했는데, 대통령실 수석이 예외가 될 순 없다”고 적었다. 악화된 총선 구도 속에 여당 수장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출신 수도권 총선 후보가 한목소리로 황 수석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수석이 식사 자리에서 과거 일을 언급하고, 농담을 한 것임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발언이 실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석 직을 내려놓을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수석은 16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사과 드린다”며 “앞으로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개인 명의 입장문에서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황 수석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되 야권의 사퇴 요구에는 응할 뜻이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황 수석은 주말에도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6일 황 수석을 “언론협박수석”으로 부르며 “책임 있는 처신은 사과가 아니라 사퇴다. 비뚤어진 언론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을 뱉어내는 황 수석을 당장 경질하라”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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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황상무 사실상 사퇴 요구…대통령실, 개인 사과로 매듭 입장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 대해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에선 총선을 앞두고 황 수석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황 수석 사퇴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대통령실에 전달됐다. 일단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개인 사과 선에서 사건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황 수석 사퇴 요구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2차 갈등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황 수석)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하는 김은혜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페이스북에 “황 수석은 자진사퇴하기 바란다”며 “수년 전의 막말로도 많은 여당 후보가 사퇴했는데, 대통령실 수석이 예외가 될 순 없다”고 적었다. 악화된 총선 구도 속에 여당 수장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출신 수도권 총선 후보가 한 목소리로 황 수석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수석이 식사 자리에서 과거 일을 언급하고, 농담을 한 것임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발언이 실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석 직을 내려놓을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황 수석은 16일 자신의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사과 드린다”며 “앞으로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개인 명의 입장문에서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황 수석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되 야권의 사퇴 요구에는 응할 뜻이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황 수석은 주말에도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황 수석은 14일 일부 기자들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6일 황 수석을 “언론협박수석”으로 부르며 “책임 있는 처신은 사과가 아니라 사퇴다. 비뚤어진 언론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을 뱉어내는 황 수석을 당장 경질하라”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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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층에 휘둘리는 경선… 예고된 공천 참사[정치 D포커스]

    여야가 ‘막말 리스크’ 파문 확산 우려에 도태우,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심야에 급히 취소한 것을 두고 15일 정치권에선 “예고된 공천 참사”라는 평가와 함께 “‘제2의 도태우, 정봉주’가 얼마든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유독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강성 지지층만 공략하는 극단적인 정치 문화가 판을 친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이를 방치하고 공천 과정에서도 부실하게 검증해 공천 취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비판이다. 여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마련한 경선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이전 총선에 비해 넓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해 공천을 위한 현역 의원 평가 기준에 ‘디지털 소통 실적’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의원 임기 시작 후 40개월 동안 올린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의 게시물이 1000건 이상이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생기면서 현역 의원들의 강성 정치 유튜브 출연이 급증했다. 이에 질세라 원외 인사들도 지지층 사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정치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출마 선언도 유튜브에서 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1월 ‘이동형 TV’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출마 선언을 한 뒤 경기 용인병 경선에서 현역 정춘숙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도 당 텃밭인 서울 강남 3구와 대구·경북, 강원, 부산·울산·경남에서만 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경선을 치렀다. 나머지 다른 지역은 일반 국민이 80%, 당원은 20%였다. 국민의힘은 “텃밭엔 당원 수가 많기 때문에 당원 조사로도 충분히 민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발언과 ‘일베’ 게시글 공유 등이 논란이 돼 공천이 취소된 도 후보가 대구 중-남에서 공천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민심보다 강성 보수 지지층 당원들의 당심이 과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일반 여론조사도 성별, 연령 할당 없이 선착순으로 진행해 적극 지지층 혹은 동원자가 과표집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결국 경선에서 강성 지지층 입김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양당 경선이 워낙 지지층 중심으로만 돌아가다 보니 다 같이 ‘막말 감수성’이 낮아진 탓에 정작 본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유튜브서 막말 → 강성층 업고 공천 → 검증 부실로 취소 ‘악순환’예고된 공천참사野김준혁 “자승입적, 궁정동 떠올라”… 양문석은 “노무현 불량품” 논란與장예찬 “여자들 백 좀 작작 사고”과거 부적절 발언 검증없이 공천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경선에서 원내대표 출신 비명(비이재명)계 3선 박광온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은 친명(친이재명)계 김준혁 후보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입적과 관련해 “자승 죽음이 석연치 않다. 왜 자꾸 궁정동 안가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궁정동 안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10·26사태가 벌어졌던 곳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괜한 음모론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불교계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당에서 ‘전통문화특위’까지 만들어 불교계에 오래 공을 들여왔는데 정봉주 전 의원의 ‘조계종 김정은’ 발언 논란에 이어 또 한번 공든 탑이 무너지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후보가 해당 글을 쓴 시점은 당 총선기획단이 “막말과 설화 등 부적절 언행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때였다. 결국 당의 ‘부실 검증’ 탓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장예찬 후보의 막말과 관련해 공천 취소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친명 양문석 “노무현은 불량품” 논란 김 후보 외에도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과 함께 주로 비명계 경쟁자들을 향한 막말성 공격을 이어왔던 후보들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안산갑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 현역 전해철 의원을 꺾은 친명 양문석 후보는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비하하는 표현) 뿌리를 뽑겠다”는 극언을 했다가 당직 정지 3개월 징계를 받고도 공천장을 따냈다. 그는 친명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 내 수박들 바퀴벌레들” 등의 혐오 발언도 했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던 사실이 뒤늦게 다시 알려지면서 당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양 후보는 당시 한 온라인 언론사에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 등의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비하하는가 하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해서도 “노무현 씨에 대해 ‘찬양’하는 일부 기억상실증 환자들”이라고 표현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통화에서 “노무현 정신을 부정하는 사람을 후보로 공천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민주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양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며 답을 피했다. 이 밖에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비명계 현역인 강병원 의원을 꺾고 승리한 친명계 김우영 후보도 과거 유튜브에서 강 의원을 겨냥해 “나이도 어린놈의 자식”이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페이스북엔 강 의원 등 비명계 실명을 적고 영화 ‘서울의 봄’ 대사를 일부 인용해 “전차를 몰고 저 비겁자들의 대가리를 뽀개버리자”라고 썼다. 강 의원은 올해 1, 2월 두 차례에 걸쳐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김 후보의 막말 및 증오 발언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사실상 묵살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관위가 알고도 묵인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막말 논란 친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공천 국민의힘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도 이미 과거부터 여러 차례 같은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가 익히 알고도 강성 지지층 여론만 의식해 눈감아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중-남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후보는 극단적 발언을 이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9년 8월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의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하는가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했고, 2019년 2월 유튜브에선 “(5·18에)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고도 했다. 막말 논란이 이어지는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 역시 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강성 발언을 토대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그는 지지층 내 인기를 통해 지난해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됐고 이번 경선에서 현역 전봉민 의원(초선)을 꺾고 공천장을 따냈다. 장 후보는 이날도 “남자들은 룸(룸살롱)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면 몇 명을 후원할 수 있는 거냐. 여자들은 백(가방) 좀 작작 사시고”라는 등의 과거 막말이 드러나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사과했다. 당 공관위 관계자는 “장 후보의 문제성 발언은 이미 알려져 있던 것”이라며 “지역 내 장 후보 지지율이 워낙 높은 게 (공천 취소 등 조치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개혁신당도 막말 파문이 불거지자 충남 보령-서천의 이기원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이 후보는 2017년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할머니가 강간당한 사실을 대자보로 붙여 놓는 꼴”이라고 발언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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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고된 공천 참사… 유튜브서 막말→강성층 업고 공천→검증 부실 ‘악순환’

    여야가 ‘막말 리스크’ 파문 확산 우려에 도태우,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전날 밤 급히 취소한 것을 두고 15일 정치권에선 “예고된 공천 참사”라는 평가와 함께 “‘제2의 도태우, 정봉주’가 얼마든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유독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강성 지지층만 공략하는 극단적인 정치 문화가 판을 친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이를 방치하고 공천 과정에서도 부실하게 검증해 공천 취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비판이다.여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마련한 경선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이전 총선에 비해 강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해 공천을 위한 현역 의원 평가 기준에 ‘디지털 소통 실적’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의원 임기 시작 후 40개월 동안 올린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의 게시물이 1000건 이상이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생기면서 현역 의원들의 강성 정치 유튜브 출연이 급증했다. 이에 질세라 원외 인사들도 지지층 사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정치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출마 선언도 유튜브에서 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1월 ‘이동형 TV’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출마 선언을 한 뒤 경기 용인병 경선에서 현역 정춘숙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다.국민의힘도 당 텃밭인 서울 강남3구와 대구·경북, 강원, 부산·울산·경남에서만 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경선을 치렀다. 나머지 다른 지역은 일반 국민이 80%, 당원은 20%였다. 국민의힘은 “텃밭엔 당원 수가 많기 때문에 당원 조사로도 충분히 민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발언과 ‘일베’ 게시글 공유 등이 논란이 돼 공천이 취소된 도 후보가도 대구 중-남에서 공천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민심보다 강성 보수 지지층 당원들의 당심이 과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일반 여론조사도 성별, 연령 할당 없이 선착순으로 진행해 적극 지지층 혹은 동원자가 과표집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결국 경선에서 강성 지지층 입김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양당 경선이 워낙 지지층 중심으로만 돌아가다 보니 다 같이 ‘막말 감수성’이 낮아진 탓에 정작 본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경선에서 원내대표 출신 비명(비이재명)계 3선 박광온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은 친명(친이재명)계 김준혁 후보는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입적과 관련해 “자승 죽음이 석연치 않다. 왜 자꾸 궁정동 안가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궁정동 안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10·26 사태가 벌어졌던 곳이다.민주당 관계자는 “괜한 음모론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불교계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당에서 ‘전통문화특위’까지 만들어 불교계에 오래 공을 들여왔는데 정봉주 전 의원의 ‘조계종 김정은’ 발언 논란에 이어 또 한번 공든탑이 무너지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후보가 해당 글을 쓴 시점은 당 총선기획단이 “막말과 설화 등 부적절 언행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때였다. 결국 당의 ‘부실검증’ 탓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친명 양문석 “노무현은 불량품” 논란김 후보 외에도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과 함께 주로 비명계 경쟁자들을 향한 막말성 공격을 이어왔던 후보들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안산갑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 현역 전해철 의원을 꺾은 친명 양문석 후보는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비하하는 표현) 뿌리를 뽑겠다”는 극언을 했다가 당직정지 3개월 징계를 받고도 공천장을 따냈다. 그는 친명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 내 수박들 바퀴벌레들” 등의 혐오 발언도 했다.2008년 광우병 파동 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던 사실이 뒤늦게 다시 알려지면서 당 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양 후보는 당시 한 온라인 언론사에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 등의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비하하는가 하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해서도 “노무현 씨에 대해 ‘찬양’하는 일부 기억상실증 환자들”이라고 표현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통화에서 “노무현 정신을 부정하는 사람을 후보로 공천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민주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양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동문서답으로 답했다.이밖에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비명계 현역인 강병원 의원을 꺾고 승리한 친명계 김우영 후보도 과거 유튜브에서 강 의원을 겨냥해 “나이도 어린 놈의 자식”이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페이스북엔 강 의원 등 비명계 실명을 적고 영화 ‘서울의 봄’ 대사를 일부 인용해 “전차를 몰고 저 비겁자들의 대가리를 뽀개버리자”라고 썼다. 강 의원은 올해 1, 2월 두 차례에 걸쳐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김 후보의 막말 및 증오발언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사실상 묵살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관위가 알고도 묵인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막말 논란 친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공천국민의힘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도 이미 과거부터 여러 차례 같은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가 익히 알고도 강성 지지층 여론만 의식해 눈 감아줬다”는 지적이 나온다.대구 중-남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후보는 극단적 발언을 이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9년 8월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의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하는가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했고, 2019년 2월 유튜브에선 “(5·18에)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된다라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고도 했다.막말 논란이 이어지는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 역시 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강성 발언을 토대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그는 지지층 내 인기를 토대로 지난해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됐고 이번 경선에서 현역 전봉민 의원(초선)을 꺾고 공천장을 따냈다. 장 후보는 이날도 “남자들은 룸(룸살롱)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면 몇 명을 후원할 수 있는 거냐. 여자들은 백 좀 작작 사시고”라는 등의 과거 막말이 드러나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사과했다. 당 공관위 관계자는 “장 후보의 문제성 발언은 이미 알려져 있던 것”이라며 “지역 내 장 후보 지지율이 워낙 높은 게 (공천 취소 등 조치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개혁신당도 막말 파문이 불거지자 충남 보령-서천의 이기원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이 후보는 2017년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할머니가 강간당한 사실을 대자보로 붙여 놓는 꼴”이라고 발언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 20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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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당, 비례지지율 4%p 올라 19%… 국힘-민주는 4%p 빠져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에 비례대표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률이 19%로 집계됐다. 지난주(15%)에서 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15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34%,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24%, 조국혁신당 19% 순으로 나타났다. 한 주 전 같은 갤럽 조사 때보다 국민의미래는 3%포인트 , 더불어민주연합은 1%포인트 빠진 반면 조국혁신당은 지지율이 올랐다.조국혁신당에 비례대표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은 광주‧전라에서 25%로 가장 높았다. 지난주보다 5%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어 서울과 인천‧경기가 각각 22%로 한 주 전보다 각각 6%포인트, 5%포인트씩 늘었다.반면 같은 기간 국민의미래의 서울 지지율은 40%에서 27%로 13%포인트가 빠졌다. 더불어민주연합은 같은 기간 서울 지지율은 18%에서 29%로 11%포인트 늘었지만, 전통 텃밭인 광주‧전라는 47%에서 39%로 8%포인트가 하락했다.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30%에서 26%로 4%포인트 낮아졌다.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의 공천 파동에 이어 정봉주 전 의원의 막말 논란 등이 특히 텃밭 지지층의 이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조국혁신당은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전주보다 1%포인트 상승한 7%를 보였다. 서울 지지율이 9%로 한주 사이 4%포인트가 올랐고 대전‧세종‧충청에선 같은 기간 9%에서 3%로 6%포인트가 빠졌다. 연령별로는 50대 지지율이 14%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11%)였다. 20대는 지난주에 이어 0%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37%로 전주와 동일했고 민주당은 32%로 전주보다 1%포인트 늘었다. (12~14일 조사,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한 표본에 대해 전국 1002명에게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4.7%.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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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 부메랑’…증오 언어로 강성층 업고 공천 따내 ‘예고된 리스크’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막말 논란이 불거진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결국 뒤늦게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한 가운데 당내에선 정 전 의원 외에도 추가 ‘막말 리스크’ 인사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경선 과정에서 유독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친명(친이재명) 원외 인사들의 자극적인 발언 등이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쏟아졌는데 해당 막말이 결국 본선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문제제기다.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경기 수원정 경선에서 원내대표 출신 비명(비이재명)계 3선 박광온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은 김준혁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30일 페이스북에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입적과 관련해 “자승 죽음이 석연치 않다. 왜 자꾸 궁정동 안가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궁정동 안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10·26 사태가 벌어졌던 곳이다.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자승 스님 입적에 대해 음모론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굳이 궁정동 안가라는 점을 언급해 불교계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전통문화특위’까지 만들어 불교계에 오래 공을 들여왔는데 정봉주 전 의원의 ‘조계종 김정은’ 발언 논란에 이어 또 한번 공든탑이 무너지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후보가 해당 글을 쓴 건 당 총선기획단이 “막말과 설화 등 부적절 언행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이라, 결국 당의 ‘부실검증’ 탓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겨냥하기 위해 비명계 경쟁자들을 향한 막말 공격을 이어왔던 공천자들도 추가 논란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경기 안산갑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 현역 전해철 의원을 꺾은 양문석 후보는 “수박 뿌리를 뽑겠다”는 극언을 했다가 당직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는 친명 성향의 유튜브에서 “민주당 내 수박들 바퀴벌레들, 이들이 계속해서 암약하거나 대놓고 뛰어다니는 모습들을 보기 싫었다”고도 했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온라인 언론사에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 등의 제목의 칼럼을 썼던 것도 비하 논란으로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이밖에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비명계 현역인 강병원 의원을 꺾고 승리한 친명계 김우영 후보도 과거 유튜브에서 강 의원을 겨냥해 “나이도 어린 놈의 자식”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출마 선언마저 유튜브에서 하는 등 SNS에서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 강성 지지층에게 인지도를 높이려는 원외 인사들이 유독 많았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더 자극적인 막말이 결과적으로 당의 경선 과정에서 공천 가산점으로 작용한 탓에, 정작 본선에선 국민들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를 낳게 됐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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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우세종뿐인 당, 멸절 못 피한다”… ‘비명횡사’ 박용진의 작심발언[총선 인터뷰]

    13일 찾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책상 위에는 ‘국회도서관 이용 최우수상’ 상패가 놓여있었다. 그는 “경선을 끝내고 오랜만에 사무실에 와보니 ‘국회도서관 입법지원 서비스를 폭넓게 활용해 뛰어난 의정활동을 했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이 상을 줬더라”며 “그런데도 우리 당에선 나보고 현역 의원 ‘하위 10%’라고 한다”며 웃었다.이틀 전 치러진 결선에서 하위 10% 페널티로 득표 30%를 감산당하고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배한 박 의원은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기대한다”며 “다만 좋은 결과가 나쁜 과정까지 대변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총선 후 이재명 대표가 ‘사천 파동’뿐 아니라 위성정당 창당에 따른 진보당과의 연합, 조국혁신당과의 사실상의 연대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총선 이후 반듯하게 정치하려는 사람들, 상식적으로 정치하려는 사람들, 국민 눈높이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합리적인 민주당, 다양성의 민주당을 재건해 야권 전체를 통합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경선 결과에 대한 소회는“내 예상치와 완전히 다른 결과여서 실감되지 않았다.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투표에서 모두 과반이 넘었다. 투표에선 이기고 개표에선 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뜻밖에 이상하게 담담하다. 어제 저녁 낙천한 의원 3명과 만나서 ‘민주당 바보들 모임’을 하기로 했다. 바보처럼 당에 남아서 경선을 끝까지 다 치르고 당에 정성을 다하는 바보들, 이 구박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민주당아 남아있는 바보들의 만남을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문제였다고 보는가“민주당은 신뢰를 잃었다. 하위 10% 평가가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는데 공관위조차 절차를 어기고 곧장 기각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내게 전화로 ‘나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황당했고, 점수를 모두 공개하겠던 약속을 두 번이나 뒤집었다. 절차 위반 문제에 대해선 가처분신청을 걸면 100% 승소할 수 있었다. 다만 그렇게까지 하면 당이 진짜 망가질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이재명 대표가 웃으면서 ‘동료 의원 평가 0점을 맞은 분도 있다’고 말했는데“절차적 시스템이라는 게 조롱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차라리 박용진 동료평가가 꼴등이라고 공개했으면, 당장 반발이 나왔을 거다. ‘나는 박용진에게 0점을 준 적이 없다’는 동료 의원이 당연히 있었을 거다. 그런데 그럴까봐 평가기록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이게 이른바 불신, 신뢰를 잃어버린 과정이다. 이게 두고두고 민주당에 큰 상처가 될 것 같다.”―사실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층을 공략해서 쉬운 길을 갈 수도 있었다“민주당이 사막화로 가는 길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막은 조용하고 어떤 생명체도 없다. 민주당을 이어온 생명은 다양성이다. 여러 생각이 교차하고 상생작용을 일으켜 에너지를 만들어왔다. 민들레도 피고 들꽃도 피고, 새 노랫소리도 들리고 풀벌레 소리도 들리는 생명 가득한 당이어야 한다. 우세종 하나로만 가면 단 하나의 유행병, 바이러스 침범으로 다 멸절돼버린다.”―지금 민주당의 가장 문제는 무엇인가.“지금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사막화 과정에 접어들어, 조금은 다른 의견과 애정 어린 비판조차 용납 못하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DJ)도 비주류에게 공간을 열어줬다. 조순형, 정대철 이런 분들이 DJ를 얼마나 ‘성가시게’ 했나. DJ가 당시 자기를 비판하는 이해찬 전 대표에게도 공천을 안 주려고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찾아가서 그건 안 된다고 결사반대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DJ가 마지막에 ‘아 맘대로 하시오’하고 수용했다고 한다. 만약 DJ가 이해찬, 노무현을 내쳤다고 한다면, 그는 야당 당수로만 끝났을 것이다.”―이번 공천이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라고 보는가“당 대표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책임지는 자리다. 이 대표가 선택한 길이라고 보고, 이번 총선 결과로 선택에 대한 책임이 생길 것이라 본다.”―총선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는지“어렵겠지만 민주당이 이기길 기대한다. 민주당 내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통해 제1야당으로서 나라 전체의 비정상을 바로잡을 의무도 있다.”―그럼 이 대표는 ‘내 선택이 맞다’라고 할 수 있다“국민이 바보는 아니다. 좋은 결과가 반드시 나쁜 과정을 대신해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쁜 과정에 대한 기억은 따로다. 과정에 대한 평가는 따로 있어야 한다.”―이번 공천 과정에서 유독 탈당이 많았다. 당을 떠난 동료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그들의 억울함과 분노, 왜 이해 못하겠나. 지금도 나한테 같이 하자고 연락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각자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최종 결과, 그리고 4‧10 총선 이후 민주당 재건을 위해 어떤 역할을 서로 할 수 있는지를 같이 고민할 거라고 본다.”―당을 이미 나간 사람들과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가“김종민 금태섭 조응천 의원 등 모두 정치적 선택은 달리했지만, 적어도 그럴듯한 정치, 국민이 흐뭇해할만한 정치, 바른 정치를 하려는 뜻은 같다. 그 분들이 당을 나갔지만 국민의힘으로 가지 않은 것에 주목한다. 여전히 민주당 자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민주당이 철학적인 기반이 같지 않은 군소정당들, 우리 사회 일반적이지 않은 인식들로 무장한 세력이랑도 같이 하려고 하는데, 새로운미래나 개혁신당이 비록 쓴소리를 하고 나갔지만 야권 전체 승리를 위한 대연대라는 틀 안에서 이번 선거에 대한 판을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철학적 기반이 같지 않은 군소정당들을 언급했는데, 민주당이 진보당과 선거 연대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물론 진보당의 인식과 시선도 우리 사회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그만큼 의석수를 가지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어 그 이상을 반영하려고 한다. 울산 북구에선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까지 했다. 2012년 통합진보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 때문에 민주당은 두고두고 곤욕을 치렀다. 2020년 총선 때도 위성정당 문제 때문에 두고두고 반성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통진당의 후신인 진보당과의 연대전술, 더 노골적 형태의 위성정당이 반복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걸 전략적으로 선택했고 진두지휘했기 때문에 앞으로 지방선거, 대선에서 두고두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등 조국혁신당과의 암묵적 협력 기류도 있다“조국혁신당이 정말 야권 파이를 키우는 것이 맞는가. 나는 기존 민주당 걸 나눠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조국혁신당의 20대 지지율이 0%, 30대 지지율이 1%(한국갤럽, 3월 5~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전화조사원이 인터뷰, 표본오차 ±3.1%포인트 95%신뢰수준, 응답률 14.4%)였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이 20대 지지율을 끌고 오지 못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고, ‘조국 사태’에 대해 몇 번을 공개적으로 사과했는가. 과거 전략적인 판단 실수를 다시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 뿐 아니라 한국 정치 전반이 각자 지지층만 바라보며 강성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심각하다. 아까 민주당이 사막화되고 있다고 했는데, 한국 정치는 트럼프화되고 있다. 정치는 결국 누군가는 이기고 지는 과정이지만, 그 절차에 대해선 투명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서로 합의한 대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두고 통합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인데,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자기 진영 안에서만 힘을 얻고, 밖에 나가선 주장이 힘을 잃는 상태다. 나는 예전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며 ‘권한을 가진 자기가 그냥 하면 되지 왜 굳이 저들을 설득하고 대화하려 하지’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설득의 과정이라 생각하셨던 거다. 그런 김대중 노선, 만델라 노선을 미련하고 바보스럽게 꾸준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공동체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고, 참아야 하는 일이 있다. 이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한국 정치가 트럼프화되어 가는 와중에도 상식과 바름을 갖고 ‘이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비록 다 패배의 길을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게 맞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겠다.”―이재명 대표가 ‘박용진 의원도 공천 걱정 없는 당’을 만들겠다 했는데 결과는 달랐다. 결선 후 이 대표로부터 혹시 연락온 게 있는지“연락은 없었다. 그 때도, 지금도 그 말에 큰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문제를 떠나서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한 말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과 여건이 달라졌다고 말을 바꾸거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 많아지면 무신불립의 상황이 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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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野 박용진 “민주당, 생명체 없는 사막화… ‘민주당 바보들’과 함께 黨재건 노력할것”

    “더불어민주당은 생명체가 없는 ‘사막화’의 과정에 들어갔다. 조금 다른 의견, 애정 어린 비판조차 용납 못 하는 당으로 국민에게 비치는 것이 가장 걱정스럽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사진)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공천 파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북을 재선 현역인 박 의원은 11일 치러진 경선 결선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배해 탈락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지난 대선 및 전당대회 때 연이어 경쟁했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국면에서 거듭 ‘불체포특권 포기’를 제안하는 등 당내 대표적 소신파로 꼽힌다. 그는 지난달 스스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사실을 밝히며 경선 과정 전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하위 10%는 경선 득표의 30%를 감산당한다. 박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동조하지 않아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어야 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조순형, 정대철 등 ‘성가시게’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끌어안았기에 야당 당수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까지 됐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당에 경선 결과에 대한 재심을 신청했다. 다만 “재심 결과에 관계없이 남아 당의 정상화와 재건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해 하위 10∼20%에 들고도 끝까지 경선을 치른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민주당 바보들’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어제(12일) 저녁에도 낙천한 의원들끼리 ‘바보들의 모임’을 했다”며 “반듯하고 상식적으로 정치하는 ‘민주당 바보들’이 당이 사막화되는 과정에서도 끝내 상식과 바름을 토대로 합리성과 다양성을 되찾을 것이다. 비록 지금은 패배의 길을 가는 것 같지만, 그 길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했다.지금 민주당과 달리… DJ, 비판하는 사람도 품고 대통령 돼” 민주당 박용진 의원 인터뷰이상한 시스템 공천 탓 이기고도 져… 당 망가질 것 같아 가처분신청 안 해조국당-진보당과 연대 잘못된 선택… 총선 이겨도 과정 평가 따로 있어야DJ, 이해찬-노무현 등 내쳤다면… 야당 당수로서만 정치 마쳤을 것 13일 찾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책상 위에는 ‘국회도서관 이용 최우수상’ 상패가 놓여 있었다. 그는 “경선을 끝내고 오랜만에 사무실에 와보니 ‘국회도서관 입법지원 서비스를 폭넓게 활용해 뛰어난 의정 활동을 했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이 상을 줬더라”면서 “그런데도 우리 당에선 나보고 현역 의원 ‘하위 10%’라고 한다”며 웃었다. 이틀 전 치러진 결선에서 하위 10% 페널티로 득표 30%를 감산당하고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배한 박 의원은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기대한다”며 “다만 좋은 결과가 나쁜 과정까지 대변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총선 후 이재명 대표가 ‘사천 파동’뿐만 아니라 위성정당 창당에 따른 진보당과의 연합, 조국혁신당과의 사실상의 연대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총선 이후 반듯하게 정치하려는 사람들, 상식적으로 정치하려는 사람들, 국민 눈높이에서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합리적인 민주당, 다양성의 민주당을 재건해 야권 전체를 통합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선 결과에 대한 소회는…. “내 예상치와 완전히 다른 결과여서 실감되지 않았다. 결선에서 권리당원(51.79%), 일반 국민(51.62%)으로부터 모두 절반 이상을 득표했다. 30% 감산만 아니었으면 당연히 이기는 결과였다.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이겼지만 이상한 ‘시스템 공천’ 때문에 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문제였다고 보는가. “민주당이 신뢰를 잃었다. 하위 평가가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는데 공관위조차 절차를 어기고 곧장 기각당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내게 ‘나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황당했고, 점수를 모두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두 번이나 뒤집었다. 절차 위반 문제에 대해선 가처분 신청을 걸면 100% 승소할 수 있었다. 다만 그렇게까지 하면 당이 진짜 망가질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박용진 의원도 공천 걱정 없는 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달랐다. 결선 후 이 대표로부터 혹시 연락이 왔나. “그때도, 지금도 그 말에 큰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연락은 없었다. 다만 이 문제를 떠나서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한 말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과 여건이 달라졌다고 말을 바꾸거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 많아지면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상황이 된다.”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층을 공략해서 쉬운 길을 갈 수도 있었다. “민주당이 사막화로 가는 길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막은 조용하고 어떤 생명체도 없다. 민주당을 이어온 생명은 다양성이다. 여러 생각이 교차하고 상생 작용을 일으켜 에너지를 만들어 왔다. 민들레도 피고 들꽃도 피고, 새 노랫소리도 들리고 풀벌레 소리도 들리는 생명 가득한 당이어야 한다. 우세종 하나로만 가면 단 하나의 유행병, 바이러스 침범으로 다 멸절돼 버린다.” ―민주당의 가장 문제는 무엇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DJ)도 비주류에게 공간을 열어줬다. ‘미스터 쓴소리’라고 불렸던 조순형, DJ에게 당권 도전까지 했던 정대철까지도 DJ는 품었다. DJ가 당시 자기를 비판하는 이해찬 전 대표에게도 공천을 안 주려고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찾아가서 그건 안 된다고 결사반대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DJ가 마지막에 ‘아, 맘대로 하시오’ 하고 수용했다고 한다. 만약 DJ가 이해찬, 노무현을 내쳤다고 한다면 그는 야당 당수로만 끝났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사막화 과정에 접어들어, 조금은 다른 의견과 애정 어린 비판조차 용납 못 하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전날 저녁 낙천한 의원 3명과 만났다고 했다. 그는 그 모임을 “하위 통보를 받고도 미련하게 당에 남아 끝까지 경선을 치르고, 온갖 구박과 모욕을 당한 바보들의 모임”이라고 부르며 “곧 사발통문을 돌려서 ‘민주당 바보’들끼리 만나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사막화되는 과정에서도 상식과 바름을 갖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비록 다 패배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도, 결국은 그게 맞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공천이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라고 보는가. “당 대표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책임지는 자리다. 이 대표가 선택한 길이라고 보고, 이번 총선 결과로 선택에 대한 책임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총선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어렵겠지만 민주당이 이기길 기대한다. 민주당 내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통해 제1야당으로서 나라 전체의 비정상을 바로잡을 의무도 있다.” ―그럼 이 대표는 ‘내 선택이 맞다’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이 바보는 아니다. 좋은 결과가 반드시 나쁜 과정을 대신해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쁜 과정에 대한 기억은 따로다. 과정에 대한 평가는 따로 있어야 한다.” 그는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진보당과의 연대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조국혁신당의 20대 지지율이 0%, 30대 지지율이 1%(한국갤럽, 3월 5∼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전화조사원이 인터뷰,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응답률 14.4%)였다. 우리가 지난 대선 때 20대 표심을 얻지 못해서 그렇게 고민하고 여러 번 사과했는데 또다시 잘못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다. 통합진보당 후신인 진보당이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정당을 통해 원내 입성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진보당의 인식과 시선도 우리 사회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라면서도 “그러나 국민이 지지하는 만큼만 의석수를 가지면 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그 이상을 반영해 주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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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명학(學)’ 잇는 ‘이재명 우상화’[김지현의 정치언락]

    아, 정말 이 정도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정녕 차은우보다 이재명을 이상형으로 선택할 정도로 ‘선당후사’의 정신을 갖춰야만 되는 걸까요. 공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요즘 민주당 원외 후보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우상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도봉갑에 전략 공천된 안귀령 대변인은 지난해 2월 동아일보 유튜브에서 ‘외모 이상형 월드컵’을 하던 중 ‘이재명 대 문재인’, ‘이재명 대 조국’을 묻는 질문에 모두 “이재명”이라고 답했습니다. 배우 ‘차은우 대 이재명’에서조차 이재명을 선택한 안 대변인에게 진행하던 기자들마저 “차은우는 아니지!”라고 경악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더군요.안 대변인이 전혀 연고가 없는 도봉갑에 전략 공천되자 뒤늦게 ‘차은우 논란’이 다시 소환됐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등판해 “취향은 존중한다. 그렇지만, 만약 국민의힘 후보 중 제가 차은우보다 (외모가) 낫다고 하는 분이 있다면 절대 공천 받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아주 높은 확률로 굉장한 거짓말쟁이거나 굉장한 아첨꾼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차은우의 난’을 시작으로 민주당 내 ‘이재명 찬양’은 계속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후보들일수록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공략할 수 있는 발언에 더 신경이 쓰이겠죠.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경기 수원정 경선에서 원내대표 출신 3선 현역 박광온 의원을 꺾고 본선행에 오른 김준혁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의 ‘소나무’ 발언입니다. 그는 2021년 12월 21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경북 안동 생가를 방문했던 경험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습니다.“완전히 다 쓰러져가는 집이고, 검은색 비닐하우스가 있거든요. 그 비닐하우스 앞에 200년 넘은 큰 소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소나무의 기운이 이재명한테 간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막 드는 거야.”정조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역사학자로, 한신대 부교수로 재직 중인 김 부위원장은 이 대표가 대선 후보이던 2021년 8월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라는 책도 출간했었죠. 정조가 이 대표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책에서 그는 이 대표와 정조의 리더십을 비교하며 “개혁이란 공통의 열망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더군요. 김 부위원장은 당시 유튜브에서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이 후보가 잔잔한 톤으로 ‘억강부약(抑强扶弱)’ ‘대동세상(大同世上)’을 말할 때 흥분됐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최근, 이 내용을 공유하며 “역시 이 대표에게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이유가 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재명은 시대정신이자 손흥민이다.”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손흥민에게 빗댔습니다. 그는 지난달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으로 깃발과 상징이 계승됐다. 축구로 치면 차범근 황선홍 박지성 손흥민으로 깃발이 계승된 것과 같다”고 했죠. 최근 이어지는 민주당 공천 논란과 관련해 축구팬들이 현재 국가대표 주장인 손흥민 선수를 지지하듯 민주당도 현재 당 대표인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겁니다. 역시 지지층은 열광했습니다. 이 대표 팬카페에는 “역시 월클(월드클래스)끼리는 통하는 데가 있다” “한국팀의 승리를 위한 주장 손흥민의 마음, 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당 대표 이재명의 마음” 등의 옹호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같은 ‘이재명 우상화’ 작업이 위태로워 보이는 건 민주당엔 비슷한 전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열공하던 ‘재명학’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당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이재명 알리기’ 운동을 시작했고, 당 홍보 소통본부는 각 시·도당위원회에 ‘왜 이재명인가’라는 제목의 핵심 당원 교육용 자료를 배포하기까지 했죠.송영길 당시 당 대표는 당원들에게 이 대표의 일대기를 다룬 ‘인간 이재명’을 읽고 세 명씩 릴레이로 추천하자고도 제안했습니다. 자신도 “기차 안에서 이재명 공부를 계속합니다”라고 달리는 KTX 안에서 이재명 관련 책들을 쌓아둔 채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SNS에 올렸고요. 그 뒤로 실제 ‘인증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정청래 의원은 이 책을 흐느끼며 읽었다죠. 그는 페이스북에 “인간 이재명 책을 단숨에 읽었다. 이토록 처절한 서사가 있을까? 이토록 극적인 반전의 드라마가 또 있을까? 유능한 소설가라도 이 같은 삶을 엮어낼 수 있을까?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인간 이재명과 심리적 일체감을 느끼며 아니 흐느끼며 읽었다”고 했습니다. 정 의원은 그 다음 전당대회에서 수석 최고위원이 됐고, 이번에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단수 공천을 받았습니다. 이해식 의원도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다’고 썼습니다. 그도 이번에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동을에 단수공천받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또 ‘친명’만 유리하게 썼다고 민주당이 반발할 테니 안타까운 사례도 추가합니다. 당시 선대위 홍보 소통본부장을 맡았던 기동민 의원은 “해당 책이 후보를 좀 더 깊이 있게 파악하기 위해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주변에 널리 권했다”고 말했지만, 이번 총선 때 컷오프됐습니다. 김의겸 의원도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라고 한참 독후감을 썼지만, 군산에서 비명계 신영대 의원과 치른 경선에서 탈락했네요. “1일 1이재명”이라는 페이스북 글을 시작으로 이 후보 자서전을 다룬 유튜브 영상 링크 등을 공유하던 이동주 비례 의원도 친문 좌장 현역 홍영표 의원이 컷오프된 뒤 인천 부평을에서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 결국 패배했습니다전문가들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우상화 작업은 양극단 정치 문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선 당시 끝내 독후감 릴레이에 참여하지 않았던 한 의원은 “우리 당이 맨날 검찰독재라고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면서 우리는 더 심한 충성경쟁을 종교처럼 하고 있지 않은가. 국민들이 바라볼 땐 누가 더 한심해 보이겠냐. 특정 개인에 대한 찬양과 미화는 우리 당이 더 심한 것 아닌가”라고 했습니다. 경선까지는 당원 입김이 중요할 지 모르겠지만, 본선에선 국민 마음을 사야 하는데, 이재명 우상화가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잘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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