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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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dew@donga.com

취재분야

2026-04-13~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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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민의 핫 피플] 남편 정치생명 위협하는 아키에 여사

    2021년까지 3연임을 꿈꾸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63)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부인 아키에 여사(55)가 명예교장이던 모리토모(森友) 학교법인이 총리 부부에 로비를 벌여 헐값에 국유지를 학교 부지로 매입했고, 아베 본인은 물론 정권이 조직적으로 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파문을 일으켜서다. ‘가정 내 야당’ ‘남편의 정치적 비밀병기’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던 아키에 여사. 그는 한류스타 고 박용하의 팬, 자유분방하고 활달한 성격, 원자력 발전소·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소비세 인상 등 남편의 주요 정책에 대한 반대 등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정치인 아내의 새로운 롤 모델’로 평가받았지만 이제 남편과의 이혼설에도 휩싸인 그는 누구일까.▲ 2015년 신년 인사를 하는 아키에 여사 ○ 제과회사 상속녀 아키에 여사는 196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출생 시 이름은 마쓰자키 아키에. 모친은 일본 최대 제과회사 모리나가(森永)의 공동 창업주 모리나가 다헤이의 딸, 부친은 모리나가제과 임원을 지낸 마쓰자키 아키오다. 모리나가 제과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밀크 캬라멜과 ‘옷톳토’ 스낵 등을 생산한다. 모리나가와 기술 제휴를 한 오리온은 옷톳토를 ‘고래밥’으로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자동으로 진학할 수 있는 일관제 학교 세이신(聖心)에서 초등학교부터 전문대까지 마쳤다. 세이신은 쟁쟁한 집안의 딸들이 다니는 학교다. 미치코 일왕비, 미치코 왕비의 사촌동서 다카마도노미야 히사코 비도 세이신 동문이다. 그는 졸업 후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에 입사했다. 그는 하라주쿠의 한 술집에서 친구 소개로 아베 신타로 외상의 차남 아베 신조와 만난다. 소개팅 첫날 30분이나 지각했지만 아베는 오히려 그의 자유분방한 성격에 반했고 둘은 1987년 6월 결혼했다. 일본 정계에는 “국회의원에겐 3개의 ‘반(バン)’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지반(지역 기반), 간판(인지도), 가방(돈)을 의미하며 3단어의 일본어 발음이 모두 ‘반’으로 끝나 유래했다. 외조부와 외종조부가 총리, 조부가 중의원, 아버지가 외무상인 아베는 지역기반과 인지도를 이미 갖추고 있었다. 그는 재력가 아내와 결혼해 3반을 완성한다. ○ 정치인 아내의 삶 불과 25세에 정치 명문가 며느리가 된 아키에 여사는 불임과 고부갈등으로 결혼 초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그의 시어머니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자 아베 총리의 우익 성향에 큰 영향을 미친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장녀 요코(89). 아버지, 남편, 아들이 모두 정치인인 요코 여사는 정치인의 배우자를 숙명으로 여겼다. 그는 아베 총리가 소년일 때 도쿄에 세 아들을 놔두고 늘 남편의 지역구 시모노세키에 머물렀다. 바쁜 남편 대신 지역구 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구순을 바라보는 지금도 총리가 된 아들의 식사를 직접 챙긴다. 깐깐한 시어머니와 재벌가 출신 톡톡 튀는 젊은 며느리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요코 여사는 결혼 초부터 “염주를 쥐는 방식이 틀렸다” “치마가 너무 짧다”고 며느리를 훈계했다. 아들 부부의 불임은 고부갈등을 더 키웠다. 혈통을 중시하는 요코 여사는 막내아들 노부오를 친정 기시 가문에 양자로 보냈다. 아베의 외종조부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도 기시 가문에서 태어나 사토 가문으로 양자를 갔다. 시어머니는 정략결혼과 입양을 통해 세습 정치를 유지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며느리는 달랐다. 아키에 여사는 2006년 월간지 ‘문예춘추’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의 아내로 살면서 어마어마한 압력에 시달려왔다. 불임을 알았을 때 남편은 양자를 들이자고 했지만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어 내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술집 개업 아키에 여사는 2012년 10월 도쿄 금융가 간다 뒷골목에 일본식 선술집 우즈(UZU)를 개업했다. 우즈는 일본어로 ‘소용돌이(渦)’를 뜻한다. 2006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1년 간의 짧은 총리 생활을 한 아베는 당시 5년 간 와신상담한 끝에 총리 복귀를 노리고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간 나오토 당시 총리의 실정으로 복귀 가능성이 높았다. 요코 여사는 “남편이 총리 재도전을 앞뒀는데 술집 개업이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지만 며느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아베 총리는 아내에게 ‘가게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건 후 개업을 허락했다. 2007년 총리 사퇴 당시 심각한 위궤양에 시달렸던 아베 총리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반면 아키에 여사는 술을 잘 마시는 것으로 유명하다. 술집 개업 두 달 후인 2012년 12월 아베는 다시 총리에 오른다. 그는 2015년 9월 이 술집 때문에 스캔들에 휘말렸다. 여성지 주간세븐은 ‘아키에 여사가 동갑내기 유명 기타리스트 유부남 호테이 도모야스가 우즈에서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 그가 술에 취해 호테이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목덜미에 키스를 했다’고 보도했다. 아키에 여사는 부친이 한국계인 호테이의 오랜 팬이었다. 그의 콘서트장을 자주 찾았고 2013년 콘서트 장에서 같이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총리실은 이 스캔들에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일부 일본인들의 반감은 높아지기 시작했다. ○ 모리토모 스캔들 일본 우익단체 ‘일본회의’ 임원 가코이케 야스노리가 이사장인 오사카 소재 모리토모 학교법인.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옛 일본 군가를 가르치고 군국주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암송하게 하는 등 우익 성향 교육행태로 비판받아왔다. “한국인과 중국인은 약속을 잘 안 키는 민족”이라는 발언으로도 물의를 빚었다. 모리토모는 지난해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오사카 한복판의 국유지를 감정가 약 100억 원의 13%에 불과한 1억3400만 엔(약 13억 원)에 매입했다. 올해 초 일본 언론이 헐값 매입 논란을 집중 보도하면서 추가 의혹이 속속 등장했다. 매각 담당부서 재무성은 ‘해당 부지에 폐기물이 많았고 이 처리비를 모리토모 측이 부담하기로 해 싸게 팔았다’고 주장했지만 폐기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매각협상 기록을 담은 정부 문서도 이미 폐기됐음이 드러났다. 아베의 최측근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한때 이 학원의 고문 변호사였던 것도 밝혀졌다. 아키에 여사 측은 “2014년 4월 모리모토 소속 유치원을 찾았다. 당시 ‘아베 총리가 누구냐’는 질문에 ‘일본을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답한 유치원생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이 때 모리모토 측이 명예교장을 부탁해 거절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2015년 9월 이 유치원에서의 강연을 통해 “모리토모 유치원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대단히 멋지다. 남편도 이곳 교육 방침을 훌륭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스캔들을 다루는 아베 정권의 태도다. 아베 총리는 2월 17일 국회에 출석해 “우리 부부가 관계가 있다면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문 변호사인 적이 없었다던 이나다 방위상의 거짓말이 탄로나고 15일 파문 당사자인 가고이케 이사장까지 돌변하면서 완전히 궁지에 몰렸다. 그는 독립 언론인 스가노 다모쓰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설립 과정에서 아베 총리로부터 기부금 100만 엔(약 1000만 원)을 받았다. 그가 아키에 여사를 통해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 가고이케 이사장과 스가노 씨의 인터뷰 ○ 운명의 23일 가고이케 이사장은 23일 국회에 출석해 이 문제에 대해 정식 증언한다. 그의 말이 사실로 드러나면 총리 사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사 총리 직을 유지한다 해도 과거와 같은 정치력을 발휘하긴 어렵다. 한때 60~70%를 넘나들던 아베 총리의 콘크리트 지지율은 40%대로 추락했다. 이 와중에 일본 대중 주간지 ‘주간현대’는 총리 부부의 이혼설까지 제기했다. 주간현대 측은 “아베 총리는 일본 역사상 최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 비록 아내라 해도 자신의 꿈을 방해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내와 열렬한 팬이던 극우인사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아베 총리. 과연 그는 총리 직을 유지하고 아내와 예전의 금슬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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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민의 핫 피플] 홍콩 새 행정장관 유력한 ‘철의 여인’ 캐리 람

    26일 홍콩에서 한국의 대통령 격인 행정장관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1997년 중국이 홍콩을 편입해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를 도입한 지 꼭 20년 만이다. 여기에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 이후 홍콩의 민주화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아 이번 선거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7월 취임할 임기 5년의 새 행정장관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장(경제장관 격), 우쿽힝(胡國興) 전 고등법원 판사, 레지나 입(葉劉淑儀) 신민당 주석 등이 출마했다.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사람은 캐리 람(林鄭月娥·60) 전 정무사장(총리 격)이다. 간선제인데다 중국이 그를 ‘낙점’한 상태라 이변이 없는 한 당선 가능성이 높다. 람은 저소득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고등교육을 받고 약 40년 간 엘리트 공무원 생활을 해온 입지전적 인물이다. 대학 시절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시위에 나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친(親)중국 성향, 우산혁명 강경 진압, 지하철 이용에 서툰 모습 등으로 “양극화에 시달리는 홍콩 서민의 삶을 전혀 모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누구일까.▲ 출마 계획을 밝히는 람○거친 싸움꾼람은 1957년 홍콩 서민 거주지 완차이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5남매 중 4번째로 태어났다.중국 저장성 출신인 부모는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고 집안 형편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일곱 식구가 다른 가족과 조그만 아파트를 나눠 써야 할 정도였다. 그는 공부를 잘했다. 책상이 없어 침대 한 켠에 쪼그려 앉아 숙제를 해야 했지만 늘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명문 홍콩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람은 1980년 홍콩 행정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다. 람은 1981년 영국 케임브리지대로 연수를 떠나 수학자 남편 시우포 람을 만나 1984년 결혼했다. 둘은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남편과 두 아들은 모두 영국 국적이다. 람은 귀국 후 행정청의 예산부, 재무부, 사회복지부 등을 거쳤다. 2007년 7월 홍콩 1대 행정장관 도날드 청은 50세의 람을 개발국장(장관 격)으로 발탁했다. 취임 첫 날 그는 홍콩섬과 카우룽 반도를 연결하는 페리 부두 철거 문제와 조우한다. 한때 홍콩 랜드마크였던 에딘버러 플레이스 페리 피어는 노후화가 심해 철거가 예정됐지만 환경론자들의 거센 반대로 공사가 지체되고 있었다. 람은 “사람들에게 헛된 희망을 줄 수 없다”며 철거를 강행했다. 이런 그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당시 홍콩 행정청 2인자 라파엘 후이 정무사장은 그에게 ‘거친 싸움꾼(tough fighter)’이란 별명을 선사했다. ○친중파 2012년 7월 취임한 3대 행정장관 렁춘잉(梁振英)은 람을 정무사장으로 발탁했다. 행정청 2인자가 돼서도 람의 스타일은 여전했다. 우산혁명이 발발한 2014년 10월 람은 우산혁명을 주도한 학생 대표들과 공개 토론을 벌이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위대 강경 진압도 주도했다. 그런 그에게 ‘철의 여인’ ‘홍콩판 마거릿 대처’라는 새로운 별명이 붙었다. 중국 수뇌부가 람을 차기 행정장관 후보로 여긴 결정적 계기였다. 올해 1월 그가 정무사장 직을 사퇴하고 “차기 행정장관에 입후보하겠다”고 밝힌 것도 베이징과의 사전조율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관측이 많다. 중국 권력서열 3위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이달 5일 홍콩 내 친중파 인사들을 만나 “람이 애국심을 분명히 보여줬고 풍부한 행정경험이 있다. 그는 중국이 지지하는 유일한 후보이며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만장일치 의견”이라고 강조했다.○휴지와 지하철 친중 성향 외에도 일부 홍콩 시민들이 그를 우려하는 이유는 그의 비서민적 행보 때문이다. 람은 올해 1월 정무사장 사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화장실 휴지가 떨어져서 택시를 타고 옛 관저로 가서 휴지를 몇 통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정무사장 관저에서 나와 민간인 신분으로 살고 있었다. 물론 발언의 취지는 달랐다. 당초 그는 “며칠간 인생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계속 적응하고 배우고 있는 중”이라며 소소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려고 했다. 하지만 소기의 목적과 달리 서민의 삶과 동떨어진 엘리트 공무원의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한 셈이 됐다. 홍콩 누리꾼들은 이를 강력 비판했다. “편의점에서 휴지를 사면 되지 왜 관저 휴지를 가져와야 하느냐” “관저에서 살기 전에는 휴지를 한 번도 구입해본 적이 없느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휴지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려던 그가 회전식 개찰구를 지나가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다 수행원의 도움을 받고 간신히 개찰구를 통과하는 모습이 TV전파를 탔다. 람의 경쟁자 레지나 입 신민당 주석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미디어에 등장해 교통카드를 들고 “나는 (람과 달리) 교통카드의 정확한 사용법을 알고 있다”고 일격을 가했다.▲ 행정장관 주요 후보를 비교한 언론 보도○멀어져가는 일국양제 홍콩 시민은 행정장관을 직접 뽑을 수 없다. 시민들을 대리한 선거위원 1200명의 과반인 601표 이상을 얻어야 행정장관이 된다. 선거위원은 중국이 구성한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행정장관 후보자는 애국애항(愛國愛·중국과 홍콩을 사랑한다) 인사여야 한다”고 못박아놓고 있다. 누가 행정장관이 돼도 공산당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은 겉으로는 일국양제 외에도 ‘홍콩은 홍콩인이 다스린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 ‘높은 수준의 자치를 보장한다’는 ‘고도자치(高度自治)’ 3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 20년 간 이 원칙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중국은 2011년 1989년 천안문 사태를 다루지 않는 ‘국민교육’ 과목을 홍콩 교과서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 했다. 2014년에는 반환 당시 약속했던 “2017년부터 홍콩 시민이 직접 행정장관을 뽑게 해주겠다”던 약속도 철회했다. 우산혁명이 일어난 이유다. 이념 갈등 외에 경제 및 세대 갈등도 심각하다. 기성세대가 젊었을 때 홍콩은 영국이란 든든한 우산 하에서 ‘아시아 4마리 용’으로 불리며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장년층은 대부분 이 혜택을 누렸다. 반면 지금 젊은 세대는 홍콩으로 몰려드는 중국 본토 사람들 때문에 집값만 오르고 일자리가 없다는 불만이 많다. 홍콩 지니계수는 0.537로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인 0.5를 넘어섰다. 게다가 홍콩 부동산 가격은 7년째 세계 최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집값의 중위가격은 가계소득의 18배에 달해 세계 406개 주요 도시 중 가장 비싸다.○2047년 홍콩의 미래는? 홍콩은 지난 100년 간 청나라 영토→영국 식민지→중국령 특별자치구라는 정치사회적 대격변을 겪었다. 2047년에는 일국양제가 끝나고 중국과의 완전 통합도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한 정체성 문제, 중국과의 갈등, 양극화 심화 등으로 홍콩인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홍콩 시민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중국에 큰 반감을 지닌 반중파, ‘중국이 홍콩을 어떻게 대해도 상관없다’는 방관파, ‘홍콩과 중국은 하나’라는 친중파다. 세 부류는 엇비슷한 세력을 형성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현안에 대한 입장도 첨예하게 다르다. 람은 최근 “홍콩 시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설사 행정수반에 당선돼도 언제든 사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과연 그가 이 복잡다단한 홍콩의 현실을 잘 아우를 수 있을까.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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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 clip] “제 남편과 결혼하실래요” 영화같은 사랑 남긴채 하늘로

    안녕하세요. 저는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이에요.196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고요.24세 때 사랑하는 남편 제이슨 브라이언 로즌솔과 결혼해두 아들과 딸 하나를 뒀답니다.저는 아동문학 작가에요.‘유니 더 유니콘’(Uni the Unicorn), ‘덕! 래빗!’(Duck! Rabbit!) 등 30권의 동화책을 썼고지식강연 테드(TED)에도 3차례 출연했죠.저는 2015년 11월 갑자기 난소암 판정을 받았어요.26년간 세상에서 제일 특별한 남자와 결혼 생활을 했고앞으로 26년을 더 함께할 줄 알았지만 불가능해졌죠.그래서 공개 구혼서를 써요. 진짜 좋은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제 남편과 사랑에 빠지기를 바라거든요.“무언가 경이로운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면 그 순간을 기다리지말고인생에 주어진 틈들을 직접 찾아보세요.”“당신을 살아있게 하는 건 뭔가요? 글, 아이디어, 창조 행위가 저를 살아있게 했습니다.”불치병에 걸린 자신을 대신해 남편을 보살펴 줄 ‘두 번째 사랑’을 공개적으로 찾아 큰 화제를 모았던 에이미 크라우스 로즌솔이13일 세상을 떠났습니다.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요남편에게 새 사랑을 찾아주겠다는 에이미의 꿈은 이뤄질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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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민의 핫 피플] 김정남 사건의 수혜자(?) 라작 말레이 총리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비자면제 협정 파기, 대사 추방, 말레이시아 내 북한인 출국금지 등 강경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 그 뒤에는 “북한의 끔찍한 인질외교가 모든 국제법과 외교 규범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일갈하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64)가 있다. “김정남 암살 수사와 관련해 (북한의) 어떤 압박이나 협박도 받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라작 총리. 하지만 말레이 야당과 반정부 인사들은 “라작 총리가 자신의 끊이지 않는 부패 스캔들을 무마하는데 김정남 사건을 십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자신에게 드리워진 비리 의혹을 씻으려 할 뿐 아니라 ‘북한’이라는 외부의 적에게 화살을 돌려 국민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2009년 집권한 그는 국영회사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 자금 횡령설,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와의 금권유착설 등 각종 비리 의혹의 한가운데에 있다. 자신을 최고 권좌로 밀어준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로부터도 “총리감이 아니다. 그를 몰아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수시로 대규모 퇴진 시위에 직면할 정도로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 그는 어떤 인물이고 왜 이런 상황에 놓였을까.▲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는 라작 총리 ○정치적 금수저 라작 총리는 1953년 말레이시아 중부 파항 주 쿠알라리피스에서 말레이시아 2대 총리 압둘 라작(1922~1976)의 6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영국 식민지였고 아버지 압둘은 파항 주의 패기 넘치는 젊은 정치인이었다. 1957년 독립 후 부친이 초대 부총리, 총리 등으로 승승장구하면서 라작 총리도 전형적인 엘리트의 삶을 산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영국 유학을 떠나 노팅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귀국 후 은행과 석유회사 등에서 일했다. 1976년 총리로 재직 중이던 부친이 영국에서 갑자기 사망했다. 장남이었던 그는 불과 23세의 나이로 아버지의 지역구였던 쿠알라리피스 국회의원에 뽑혀 정계에 입문한다. 25세 때 통신·에너지·우정부 차관으로 발탁돼 말레이 역사상 최연소 각료가 됐다. 라작은 부친의 후광과 가문의 재력을 바탕으로 고속출세의 길을 걷는다. 내각(국방장관, 교육장관)과 현 말레이 여당인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의 요직을 두루 독차지했다. 2004년엔 말레이시아의 국부(國父)로 평가받는 4대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의 지원을 얻어 부총리에 발탁된다. 마하티르는 1년 전 정계를 은퇴했지만 여전히 말레이 정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5년 후 라작은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총리 직에 오른다.○부미푸트라 말레이시아는 13개 주와 3개의 연방으로 구성된 연방제 국가다.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혼재돼 있다. 인종 구성은 말레이계(50%), 중국계(22.6%), 오랑 아슬리 등 원주민(11.8%), 인도계(6.7%) 등이며 종교 또한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기독교 등으로 제각각이다. 이런 말레이시아에는 말레이 판 ‘아파르트헤이트’라 불리는 인종차별 정책이 있다. 바로 1957년 독립 후 60년 간 지속된 말레이계 우대 정책 ‘부미푸트라(Bumiputra)’다. 말레이어로 ‘땅의 아들’을 뜻하는 부미푸트라는 말레이 사회 갈등의 근원이다. 독립 당시만 해도 말레이 경제는 전체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중국계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에 말레이계의 불만이 많았고 1969년에는 인종 갈등으로 인한 인종폭동이 일어나 약 8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적도 있다. 말레이 정부가 독립 당시 헌법에 공무원 채용, 장학금 부여, 정부허가 사업 진출 등에서 말레이계와 원주민에게 우선권을 주는 부미푸트라를 명기한 이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미푸트라는 정권연장 수단으로 변질됐다.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말레이계만 만족시켜주면 어쨌든 선거에서는 승리할 수 있으므로 권력자들이 중국계와 인도계의 불만을 무시하고 노골적 친(親) 말레이 정책을 쓰기 시작했다. 라작 총리의 부친인 압둘 라작 전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 등은 자신의 지지기반 확대를 위해 부미푸트라를 노골적으로 조장했다. “부미푸트라가 말레이 국가 경쟁력을 해치고 사회 단합의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반대파들의 논리는 권력자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 라작 총리도 마찬가지다. 집권 전 부미푸트라를 완화할 뜻을 밝혔지만 집권 후 180도 달라졌다. 특히 그는 2013년 총선 당시 주택보유와 사업자금 융자 등에서 말레이계 우대를 더 강화한 신(新) 부미푸트라 정책을 내놨다. 이를 통해 선거에서는 계속 승리했지만 내부 갈등은 갈수록 곪아가고 있었다. ○부패 스캔들 2015년 7월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가 테러 방지 지원을 빌미로 라작 총리의 개인계좌로 27억 링깃(약 8000억 원)의 돈을 입금했다고 보도했다. 라작 총리가 2009년 설립한 국영회사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의 자금 횡령 및 돈세탁 의혹도 발견됐다. 그가 국방장관 재직 시절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방산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뒷돈을 받은 의혹도 드러났다. 그의 부인 로스마 여사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을 오가며 수십억 원 어치의 보석류와 명품을 사들인 것, 라작 총리 부부가 쿠알라룸푸르 소재 노화방지 클리닉에서 1회 3억 원 상당의 노화방지 시술을 받은 것, 총리 일가족이 정부 전용기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까지 밝혀졌다. 로스마 여사는 과거 다이아몬드와 에르메스 버킨백을 수집하는 취미 때문에 대중의 비난을 받은 전력도 있다. 그럼에도 라작 총리는 “사우디 왕가의 ‘기부’였다”고 태연자약했다. 자신의 퇴진을 노리는 정적들이 스캔들을 조장했다는 음모론까지 폈다. 국민 분노가 들끓자 검찰이 마지못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검찰총장이 총리의 측근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리 만무했다. 결국 말레이 검찰은 2016년 1월 이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다.▲ 라작 총리의 비리 의혹을 전하는 외신 보도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되자 22년간 말레이시아를 통치했던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가 나섰다. 마하티르 역시 독재와 인권 탄압으로 비판받긴 했지만 부패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그는 2016년 초부터 대대적 라작 퇴진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당시 91세의 나이로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이라는 신생 정당까지 창당했다. 라작 총리는 이를 역공의 기회로 삼았다. 그는 “노욕에 휩싸인 마하티르가 자신의 정계 복귀를 위해 나에 대한 음모론을 조장하고 있다”며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 자신의 퇴진을 주장해 온 집권당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의 주요 당직자도 모두 쫓아냈다. 자신을 반대하는 주요 시민 활동가와 야권 인사들도 무더기로 체포하며 독재 기반을 구축했다. ○김정남 사건 마무리 통해 장기집권 발판 구축? 김정남 사건을 수사하는 말레이시아 경찰은 신속하고 깔끔한 일처리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주요 용의자들을 모두 잡아들였다. VX라는 신종 화학무기가 사용된 피살 배후까지 명쾌하게 밝혀냈다. 말레이시아를 동남아시아의 흔한 저개발국으로 생각했던 일부 한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제 사회에 사건의 진행 상황을 알리고 안하무인인 북한 정권을 상대하는 정부의 태도도 수준급이다. 라작 총리는 강철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가 “말레이 정부의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자 “외교적으로 무례하다. 사건을 철저히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받아친 뒤 얼마 후 그를 추방했다. 부총리, 문화장관, 주택장관, 국방장관 등 내각의 주요 인사들도 줄줄이 대북 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사회의 호평도 잇따른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7일 워싱턴에서 “김정남 사건을 다루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빠르고 전문가적이며 세련된 매너에 존경을 표한다”고 극찬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라작 총리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집권 후 내내 ‘부패한 권력자’의 인상을 남겼던 라작 총리. 그는 과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전 세계가 그를 주목하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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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트렌드/하정민]성찰 없는 ‘지식인 셀럽’

    ‘셀럽.’ 유명인(셀러브리티·celebrity)의 줄임말이다. 과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대표적 셀럽이었다면 이제 스타 강사와 몇몇 지식인이 그 자리를 대체한 느낌이다. TV를 틀면 채널과 프로그램에 관계없이 설민석 태건에듀 대표, 허지웅 영화평론가, 조승연 작가, 강성태 교육 컨설턴트, 강신주 철학자,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등이 나온다. 이들이 등장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횟수와 빈도, 개개인의 스타성과 화제성 등을 고려하면 어지간한 연예인은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대중 친화적인 지식인은 언제나 있었지만 최근처럼 소수 몇몇의 영향력이 컸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이 ‘지식인 셀럽’들은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을 쉽게 전달할 뿐 아니라 발군의 화술과 예능감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학부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한 설민석 대표의 한국사 강연은 연극 무대와 비슷하다. 그는 역사의 중요 장면을 연기하듯 재연한다. 시청자의 몰입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의 강의에 대한 비판도 많다. 무엇보다 역사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고 과도한 한국 중심주의를 가미한다는 소위 ‘국뽕(국가+히로뽕)’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일본 자민당을 보면 일본 국민이 우경화에 침묵하는 이유가 전쟁을 그리워해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식으로 ‘자민당 지지자’를 순식간에 ‘전쟁 찬양주의자’로 만들기도 한다. 다른 지식인 셀럽은 어떨까. ‘뇌섹남’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지난달 12일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패널로 출연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지난 대선 때) 대통령이 됐다면 블랙리스트 사태나 세월호 참사를 안 일어나게 했을 것이냐?”라는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철학자 강신주는 “유명 여성 철학자는 해나 아렌트 단 한 명뿐이다. 페미니즘 논의는 수준이 떨어진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한때 설 대표 못지않게 방송가를 누비던 최진기 이투스 강사의 사례는 그 결정판이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사탐 1타(사회탐구 1등 강사)’로 명성을 날리던 그는 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해 엉뚱한 그림을 조선 말 대가 오원 장승업의 그림으로 소개했다. 그 여파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해야만 했다. 종종 왜곡된 지식을 전달하는 지식인 셀럽의 부작용을 단순히 개개인의 잘못만으로 보기도 어렵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성찰과 자기반성이 없었던 이들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엄정한 지적 권위를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개인에게 과도한 권능을 부여하고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던 미디어에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에게 정치 비평과 대선 주자 심층 인터뷰를 맡기고, 사회탐구 강사에게 조선 후기 미술사 강의를 시켰으니 사달이 날 수밖에 없다. TV를 보면서도 머릿속에 무언가를 집어넣어야 하고, 그래야 헬조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배움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 지식인 셀럽의 유행이야말로 우리가 얼마나 지식의 빈곤에 시달리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하정민 디지털통합뉴스센터 차장 dew@donga.com}

    •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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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민의 핫 피플] ‘파란 리본’ 단 反트럼프 선봉장 린-마누엘 미란다

    세계의 관심이 쏠린 2월 26일 아카데미 시상식. 첫 번째 축하무대 공연자로 나선 사람은 가수 겸 배우 린-마누엘 미란다(Lin-Manuel Miranda·37)였다. 그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의 주제곡 ‘How far I’ll go’를 폭발적 가창력으로 소화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가 노래할 때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은 순간은 시상식 전 레드카펫 행사였다. 어머니와 함께 아카데미를 찾은 그는 나란히 가슴에 파란 리본을 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소송을 낸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을 지지한다는 뜻에서다. 미란다가 공개 장소에서 트럼프에 날을 세운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모교 펜실베이니아대 졸업식 연단에 섰다. 학생들을 향해 “(트럼프를 포함한) 정치인들이 반(反)이민에 관한 각종 수사를 늘어놓지만 미국 사회의 근간은 이민자들이 확립했다”고 주창해 열광적 환호를 받았다. (2016년 5월 펜실베이니아대 졸업식에서 연설하는 미란다) 푸에트로리코 이민자 후손인 미란다는 같은 카리브해 네비스섬 출신인 미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1757~1804)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해밀턴‘으로 “세계 뮤지컬계의 판도를 바꿨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뮤지컬계 스타가 왜 반 트럼프 진영의 선봉장이 됐을까. ○ 히스패닉계 뉴요커 미란다는 1980년 미국 뉴욕 워싱턴하이츠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푸에르토리코계인 아버지는 민주당 선거전략가, 흑백혼혈인 어머니는 심리학자다. 맨해튼 북서쪽에 위치한 워싱턴하이츠는 중남미계 밀집 구역이다. 영어를 한 마디도 쓰지 않고 스페인어만 써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워싱턴하이츠와 조부모의 거주지 푸에르토리코를 오가며 보낸 유년기는 미란다의 창작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1998년 아트 칼리지로 유명한 코네티컷 주 웨슬리안대에 입학한다. 한 해 뒤 불과 19세의 나이로 첫 희곡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s)‘를 썼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 즉 워싱턴 하이츠에서 사는 라틴계 이민자와 유색인종의 애환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대학시절 몇 편의 희곡을 더 쓴 미란다는 2002년 졸업 후 뉴욕으로 돌아와 브로드웨이 진출을 준비한다. ’인 더 하이츠‘는 브로드웨이 입성의 전초전인 오프 브로드웨이(브로드웨이 대형 극장이 아닌 소규모 극장에서 소규모 관객을 상대로 한 실험적 연극) 무대에서 호평을 받는다. 2008년 3월 리처드 로저스 극장에서 브로드웨이 입성에 성공했다. ○ 인 더 하이츠 브로드웨이. 맨해튼 서쪽을 관통하는 큰 길인 브로드웨이와 42~50번 가가 만나는 지역을 말한다. 뉴암스테르담, 마제스틱 등 한 번에 1000~15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극장 20~30개가 ’오페라의 유령‘ ’라이언 킹‘ ’위키드‘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뮤지컬과 연극을 늘 공연한다. 그가 원작, 작사, 작곡, 주연 1인 4역을 맡은 ’인 더 하이츠‘는 브로드웨이 기존 뮤지컬과 완전히 다른 음악과 안무를 선보였다. 성악과 발라드 대신 시종일관 랩, 힙합, 레게 등이 흘러나온다. 주인공이자 워싱턴 하이츠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우스나비 역을 연기한 미란다는 자신의 대부분 대사를 시종일관 속사포같은 랩으로 소화했다. 안무도 살사, 삼바, 탱고 등 정열적 라틴 댄스에서 차용한 동작이 대부분이었다. 미국 사회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지만 앵글로색슨계 백인에게 밀려 늘 2등 시민으로 사는 유색인종의 삶. 주인공 ’우스나비‘의 이름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민 1세대인 부모가 미 군함에 적힌 ’US Navy(미 해군)‘ 단어를 그대로 읊은 이름이 바로 우스나비다. 하지만 그를 포함한 라틴계 젊은이들은 팍팍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관객과 평단은 신선함과 재기발랄함이 넘치는 이 뮤지컬에 열광했다. 초연 3개월 만인 2008년 6월 ’연극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토니 상에서 최우수작품, 작곡, 안무, 편곡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미란다는 뮤지컬계의 혜성으로 떠올랐고 ’인 더 하이츠‘는 한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됐다. ○ ’해밀턴‘의 대성공 미란다는 두 번째 작품 ’해밀턴‘에서 더 큰 도전과 파격을 시도한다. 미 10달러 지폐의 주인공이자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해밀턴의 정적 애런 버 등이 등장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역사 속 백인 역할을 모두 유색인종 배우들에게 맡겼다. 일부는 동성애자 혹은 에이즈 보균자였다. 백인 중심의 미국 역사와 기존 관습에 정면 도전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해밀턴‘은 대히트였다.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의 티켓 수입만 3000만 달러(약 350억 원), 미란다가 주연한 마지막 공연의 암표 값은 무려 2만 달러(약 2320만 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관객들은 암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를 정도였다. ’해밀턴‘은 2016년 토니 상 시상식에서 전체 16개 부문 중 최우수작품, 감독, 음악, 남자 주연배우, 의상, 조명디자인 등 11개를 휩쓸었다. ’해밀턴‘은 올해 11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도 데뷔한다. 이 작품은 공연 외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2016년 11월 19일 이를 보러 뉴욕에 온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당선자는 주연 배우들과 관객의 빗발치는 야유에 직면했다. 애런 버 역을 맡은 배우 브랜던 빅터 딕슨은 펜스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다양성과 시민들의 권리를 훼손할까 두렵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펜스 부통령 사건을 보도하는 미 언론) ○ 컬러 블라인드 오디션의 유행과 반(反) 트럼프 해밀턴의 성공은 브로드웨이의 새 유행을 불러왔다. ’컬러 블라인드(color-blind) 오디션‘ 즉, 배우를 뽑을 때 피부색과 인종을 보지 않는 방식이다. 이제 ’오페라의 유령‘과 ’신데렐라‘에서 흑인 배우가 유령과 신데렐라 역할을 맡아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차지하는 미란다의 위상 또한 남다르다. 2016년 말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 중 ’개척자(pioneers)‘를 대표하는 인물로 뽑았다. 미란다는 히스패닉계 이민자의 울분과 소외라는 고전 콘텐츠를 랩과 힙합이라는 새로운 형식에 접목해 전무후무한 성공을 거뒀다. 그의 대성공 뒤에는 이런 재능있는 젊은 예술가를 알아보고 그에게 성원을 아끼지 않는 관객과 평단이 있다. 또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권력자에게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이것이 용납되는 사회 전통도 존재한다. 과연 한국에서는 미란다와 같은 예술가가 탄생할 수 있을까. ’블랙리스트‘ 사태로 얼룩진 한국 문화계의 현실이 새삼 씁쓸하게 다가온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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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민의 핫 피플] 기본소득 실험하는 시필레 핀란드 총리

    정부가 전 국민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UBI)’ 논쟁이 전 세계를 달구고 있다. 기본 소득은 다른 복지제도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2가지 특징을 지녔다. 첫째 부자건 가난하건, 일을 하건 안 하건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돈을 준다. 둘째 지급에 어떤 부가 조건도 붙지 않는다. 영어로 ‘유니버설(universal)’ 혹은 ‘언컨디셔널(unconditional)’ ‘베이직 인컴(basic income)’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 브누아 아몽 프랑스 사회당 대선후보 등 각국 정치인들은 잇따라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 주와 네덜란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기본소득 지급을 시행하거나 준비 중이다. 스위스는 지난해 기본소득 지급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곳보다 많은 관심을 받는 나라는 핀란드다. 핀란드는 올해 1월 1일 전무후무한 실험에 돌입했다. 무작위로 선별한 25~58세 실업자 2000명에게 2년간 매달 560유로(약 70만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수혜자 수와 금액만 보면 ‘작은 실험’이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건 인류 역사상 처음이다. 세계가 주시하는 전무후무한 실험을 주도한 유하 시필레 총리(56)는 누구일까.[핀란드의 기본소득 지급 실시를 전하는 BBC 보도] ○ 자수성가 억만장자 시필레는 1961년 핀란드 북부 거점도시 오울루 인근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모두 초등학교 교사로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다. 20세이던 1981년 학창 시절 여자친구 미나-마리아와 일찌감치 결혼했고 5자녀를 뒀다. 독실한 루터교 신자로 루터교 부흥을 도모하는 단체 ‘워드 오브 피스(Word of Peace)’ 멤버로도 활동해왔다. 시필레는 오울루대에서 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1986년 전자제품 회사 라우리 쿠오카넨에 입사해 제품개발 매니저로 일했다. 공학과 마케팅 양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불과 35세인 1996년 이미 핀란드 최고소득자였을 정도로 돈을 잘 벌었다. [1997년 기업가 시절의 시필레(당시 36세)] 2년 후 또 다른 전자업체 솔리트라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시필레는 자신의 돈으로 솔리트라 지분을 인수했다. 이를 미국 ADC 텔레커뮤니케이션에 1200만 유로(약 140억 원)에 되팔아 돈방석에 앉는다. 이후 정보기술(IT) 벤처와 바이오에너지 기업을 전문으로 한 투자회사 포르텔 인베스트, 무선 정보기술회사 엘렉트로비트 등을 설립하며 핀란드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했다. ○ 정계 입문 4년 만에 총리 경제 분야에서 이룰 것을 다 이룬 시필레는 정계로 눈을 돌렸다. 50세가 되던 2011년 중도우파 중앙당 소속으로 오울루 시 국회의원에 뽑혔다. “수차례 창업에 도전해 여러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가 정신을 정치에 접목하겠다”는 그의 일성은 핀란드 정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2년 중앙당 대표가 된 그는 2015년 4월 총선에서 중앙당을 제 1당으로 만든다. 정계 입문 4년 만에 최고 권좌인 총리가 됐다. 중앙당은 당시 총선에서 전체 200석 중 약 40%인 49석을 얻었다. 게다가 이전 총선보다 15석이나 늘었다. 다당제 국가인 핀란드에서 특정 정당이 전체 의석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핀란드 전체가 놀랐다. 특히 이 승리는 개인적 아픔을 딛고 일궈낸 것이어서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총선 기간 중 그는 막내아들 투오모(당시 22세)를 수술 합병증으로 잃었다. 며칠 간 유세를 중단하고 큰 상심에 빠지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열정적으로 선거 운동에 나섰다. ○ 경제난에 지친 민심, 기업가를 택하다 정치 경험이 짧은 그가 단기간에 최고 권좌에 오른 이유는 핀란드 경제난과 관련이 있다. 우선 한때 핀란드 GDP의 20%를 차지하며 부동의 세계 1위 휴대폰 업체로 군림하던 노키아가 실적 부진으로 휴대폰 사업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하면서 IT산업 근간이 망가졌다. 디지털 기기의 급속한 발달로 전 세계 종이 사용량이 줄어든 것도 또 다른 기간산업인 목재·제지업에 악영향을 줬다. 이 와중에 핀란드의 주요 교역국인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으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맞으면서 대러시아 수출이 줄고 러시아 관광객도 급감했다. 3대 악재가 동시에 겹친 핀란드 경제는 2012년부터 3년간 마이너스(-) 성장했고, 2015년과 지난해에는 제로(0)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업률은 8~9%대로 높아졌고 청년 실업률은 20%를 넘나든다. 시필레는 “핀란드가 국가 부도를 맞은 그리스가 될 수 있다”며 일자리 20만 개 창출, 기본소득 지급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 유권자를 사로잡았다. ○ 시필레가 기본소득을 추진하는 이유 언뜻 좌파 정책처럼 보이는 기본소득은 우파도 호감을 보이는 정책이다. 다만 주안점이 완전히 다르다. 우파가 ‘복지제도 축소와 고용 유연화’를 위해 기본소득을 언급한다면 좌파는 ‘양극화와 빈곤 해결’을 위해 이를 주창한다. 시필레 총리를 비롯한 우파는 “기존의 모든 복지제도를 폐지하고 현금 지급으로 단순화하면 수혜자 선별 등에 드는 행정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허드렛일을 하느니 놀면서 실업 수당을 받겠다’는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복지의 천국’ 북유럽에서는 수많은 사회보장제도가 있다. 달리 말하면 이 사회보장 체계를 유지하는 데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필레는 “기본소득은 사회보장체계를 단순하게 만든다. 공무원 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근로자들의 노동 의욕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기본소득 실험에 대한 대조군까지 선정했다. 즉 기본소득 수혜자가 실험군, 이들과 인구통계학적 정보가 비슷하되 기존 실업급여를 그대로 받는 2000명이 대조군인 셈이다. 시필레는 “2년 후 대조군이 아닌 실험군에서 의미 있는 취업 증가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자신만만하다. 내년 말 이번 실험이 끝나면 기본소득 지급 대상을 파트타임 근로자, 프리랜서 등 저소득 직장인에게 확대하겠고도 밝혔다. ○ 복지의 신 기원? 희대의 장난? 시필레의 행보에 대한 우려도 크다. 우선 재원 마련이 문제다. 2000명에게 2년간 ‘용돈’ 정도의 소액을 지급하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수백 만, 수천 만 명 국민에게 생활이 가능할 돈을 매월 지급하려면 수백 조, 수천 조원의 돈이 필요하다. 어지간한 증세로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기본소득 논의 자체가 최근 전 세계를 휩쓰는 포퓰리즘의 연장선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일을 해야 돈을 번다’는 인류의 오랜 전통을 무시한 이상론자들의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란드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기본 소득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한 것은 급격한 사회 변화 때문이다.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속속 일자리를 대체하는 상황에서 ‘이 대로는 안 된다. 과거와 다른 형태의 복지제도가 필요하고 무엇이든 시도해봐야 한다’는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 시필레가 시도한 초유의 기본소득 실험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 희대의 장난으로 끝날 수도 있고 복지모델의 신기원을 수립할 수도 있다. 분명한 점은 ‘정치인 시필레’의 운명이 그 결과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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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베를린의 여왕’ 김민희, 한국 첫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베를린의 여왕 김민희‘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한국 첫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왜들 가만히 놔두질 않는 거야. 왜 난리들을 치는 거야” “난 이제 남자 외모 안 봐. 잘생긴 남자는 다 얼굴값 해. 나 진짜 많이 놀았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다 해”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속 여주인공 영희의 대사#.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영화로 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밤의 해변에서 혼자’가19일 67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탔습니다.#. 한국 배우의 베를린 여우주연상은 이번이 최초.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감독 임권택)으로 베니스를,2007년 전도연이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칸을 석권했죠.이로서 한국은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에서 모두여우주연상을 수상했죠.#.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불륜에 빠진 뒤 고뇌하는 여배우의 이야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년)에서 감독과 여주인공으로 만난 둘은 지난해 불륜설에 휩싸였고 그간 논란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죠.영화의 남녀 주인공 이름 영희와 상원역시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이 처한 상황은 물론이름까지 비슷하죠.#. 두문불출하던 둘은 베를린 레드카펫에서 손을 잡는 등 거리낌 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였죠.손에는 커플 반지가 있었고시상식 뒤 기자회견장에는 김민희가 홍 감독의 양복 재킷을 걸치고 나왔습니다.#. 특히 김민희는여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고당당히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영화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지난해 찍었지만 아직 개봉하지 않은 ‘클레어의 카메라’도 있고유럽에서 곧 네 번째 영화도 촬영할 예정이라고 하죠.#. 17세이던 1999년 청소년 드라마 ‘학교2’로 등장한김민희는 곧바로 스타가 됐지만 오랫동안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습니다.하지만 2012년 화차(변영주 감독)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고지난해 아가씨(박찬욱 감독)으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죠.#. “배우는 사생활이 아니라 연기로 말한다”vs “홍 감독의 아내와 가족에게 또 한번 상처를 주는 것 같다”연기력 논란을 이겨낸 김민희가 일각의 도덕적 비난까지 이겨내고 진정한 베를린 여왕으로 거듭날 지지켜봐야겠습니다.원본 | 장선희 기자기획 제작 | 하정민 기자·김유정 인턴}

    •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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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구제역 대처 ‘구제불능’…백신관리 엉망에 최소 한 달 무방비

    #. 구제역 대처 ‘구제불능’백신관리 엉망에 최소 한 달 무방비#. 정부가 보유한 구제역 백신 재고가정부 발표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낮은 항체 형성률, 접종 매뉴얼 부실 엉망인 재고현황 관리…방역정책 불신이 극에 달하죠.#. 위성곤 의원(더민주)과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O형과 A형 구제역을 동시 예방하는 ‘O+A형’ 백신 재고는117만5000마리분.정부 발표 190만보다 무려 38%가 적죠.#. 백신 수입 가능성도 불투명합니다.정부는 “이달 말~3월 초 백신 160만 마리분을 긴급 수입하겠다”고 주장했지만13일 현재 영국 제조사로부터 답신조차 받지 못했죠.계획대로 수입된다 해도 수입 후 접종과 항체 형성(1, 2주일) 기간을 고려하면3월 중순까지 한 달간 방역 공백이 불가피합니다.#. 백신 접종을 한 농가에서도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해 소위 ‘물 백신’ 논란도 큽니다.구제역이 발생한 전북 정읍에서는 유통기한이 무려 4개월이나 지나고이물질까지 들어간 백신이 유통됐죠.#. A형 구제역에 무방비로 노출된 돼지 농가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합니다.지금껏 국내에서 돼지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없어O형 백신만 사용해왔기 때문이죠.가뜩이나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연천에서처럼 A형 구제역이 발생하면사육 돼지 1100만 마리는 마땅한 대책이 없죠.#.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주변국에서 A형이 꾸준히 보고됐는데도농림부가 안일한 대응으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며 비판합니다.돼지 1100만 마리에 접종할 A형 백신을 급하게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구제역 대응에 혈세 3조 원 이상을 투입했지만효과를 거두지 못한 정부2010~2011년 최악의 구제역 파동을 겪고도‘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못하는’ 실수를 왜 거듭할까요?답답합니다.원본: 최혜령·김재영 기자기획·제작: 하정민 기자·김유정 인턴}

    • 2017-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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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민의 핫 피플]‘트럼프의 입’ 캘리앤 콘웨이, 美 최초 여성 킹메이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여성 선거본부장을 두고 백악관에 입성한 첫 번째 대통령이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유명한 그가 여성의 도움을 얻어 최고 권좌에 올랐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캘리앤 콘웨이(50). 편모 슬하에서 자라 블루베리 농장에서 일하던 가난한 소녀는 자신의 여론조사회사를 차렸다. 부유한 변호사 남편과 결혼했을 뿐 아니라 트럼프 선거 캠페인을 진두지휘하며 미 최초의 여성 킹메이커가 됐다. ‘아메리칸 드림’의 산 증인이다. 콘웨이는 당초 트럼프가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고려하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카드를 접게 만들 정도로 대통령에게 큰 영향력을 행하사고 있다. 하지만 그의 언론 대응방식은 매번 큰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1월 20일 트럼프 취임식장과 8년 전 오바마 취임식장을 비교한 사진을 두고 ‘거짓’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이라 주장해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대안적 진실, 탈(脫) 진실(Post truth), 신어(新語·Newspeak), 사실의 반감기(The Half-Life of Facts) 등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생경한 단어들을 미국 사회에 유행시킨 ‘트럼프의 입’ 콘웨이는 누구일까.▲ 1월 22일 NBC에 출연해 ‘대안적 사실’을 주장하는 콘웨이 ○블루베리 농장의 고학생콘웨이는 1967년 미국 뉴저지 주에서 아일랜드계 부친과 이탈리아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성은 피츠패트릭. 부모는 3살 때 이혼했고 그는 어머니, 외할머니, 결혼하지 않은 두 명의 이모와 함께 어렵게 살았다. 그는 고교 졸업할 때까지 8년간 매년 여름을 뉴저지 주 해먼튼의 블루베리 농장에서 일했다. 학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16세 때는 한국의 ‘사과 아가씨’와 유사한 ‘미스 뉴저지 블루베리’로도 뽑혔다. 그는 “내가 인생과 사업에 관해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은 블루베리 농장에서 배웠다. 나는 누구보다 빨리 일하는 훌륭한 근로자였다. 그래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콘웨이는 워싱턴 DC 트리니티 칼리지, 조지워싱턴대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2년 여론조사업계에 입문했다. 공화당 성향의 여론조사회사 위슬린 그룹에 입사해 기본기를 배웠다. 28세 때인 1995년 자신의 회사 ‘더 폴링 컴퍼니(The Polling Company)’를 설립했다. 잘 나가는 기업법 전문 변호사 조지 콘웨이 3세와 결혼해 네 자녀를 두었다. ○젊은 여성 공략하는 여론조사회사 콘웨이의 회사는 젊은 여성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 능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화장품 회사 바셀린 등 대기업 고객을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는 회사 홍보를 위해 방송 활동도 열심히 했다. 보수 성향 언론인 앤 쿨터, 로라 잉그램, 바바라 올슨 등 또래 여성들과 함께 지역 케이블 방송을 누볐다. 20대의 콘웨이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금발 미인에 입담도 셌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던 시기에는 신랄하게 클린턴을 비판했다. ▲ 1996년 빌 클린턴(민주) vs 밥 돌(공화) 간 대선을 논평하는 20대의 콘웨이 이름값이 높아지자 공화당 의원들이 콘웨이 앞에 줄을 섰다. 보수 성향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2030 여성들에게 인기가 낮았다. 콘웨이는 댄 퀘일 전 부통령,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 등 거물 정치인들의 여론조사를 대행해 여성 공략법을 조언했고 회사는 더 번창했다.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도 그의 고객이었다. 2004년 미 대선 당시 그의 회사는 워싱턴포스트(WP)로부터 ‘가장 정확한 선거예측 회사’로 뽑혔다. 케이블 방송에만 주로 출연하던 콘웨이 역시 선거 때마다 미 3대 공중파(ABC, CBS, NBC)에 단골로 출연하는 유명 인사가 됐다. ○트럼프와의 만남 콘웨이는 2016년 미 대선에서 처음부터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초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을 지지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너무 극단적이고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2016년 7월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다. 콘웨이 역시 트럼프에게 여성 공략법을 조언할 고문으로 영입됐다. 그가 트럼프 캠프에 합류한 지 한 달 만에 당시 선거 본부장이던 베테랑 전략가 폴 매너포트가 해임됐다. 우크라이나의 친(親)러시아 정당과 결탁해 약 14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갑작스레 선대본부장이 된 콘웨이는 두 달 반 동안 트럼프의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발언을 방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힐러리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 클린턴재단 의혹 등을 공격하는 최전선에도 섰다. 그의 노고를 인정한 트럼프는 2016년 12월 22일 그를 백악관 고문으로 임명했다. 남편 조지 콘웨이 역시 한때 법무차관 물망에 올랐다.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 1월 20일 로이터는 2009년 오바마 취임식과 이날 트럼프 취임식 인파를 비교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누가 봐도 오바마 취임식장에는 인파가 가득했지만 트럼프 쪽은 듬성듬성했다. 미 언론들이 잇따라 ‘역대 최저 지지율로 출범한 인기 없는 정권’이란 기사를 내자 트럼프는 격분했다. 하루 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취임식 당일 42만 명이 워싱턴 지하철을 이용했다. 오바마 때 31만7000명보다 더 많았다”며 뜬금없고 군색하기 그지없는 해명을 내놨다. 언론 비판은 더 커졌다. 1월 22일 콘웨이가 NBC 유명 시사 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했다. 진행자가 “백악관 대변인이 첫 브리핑에서부터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스파이서가 주장한 건 거짓이 아니라 대안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대안(alternative)과 사실(fact)은 그 자체로 형용모순이다. 미 전역이 난리가 났다. ‘#대안적사실(AlternativeFacts)’이라는 해시태그는 전 세계로 퍼졌고 작가 앤드리아 찰루파는 트위터에 튀김 사진을 올린 후 ‘이게 바로 대안적 샐러드’라고 조롱했다. 콘웨이는 2월 2일에 설화에 휩싸였다. MSNBC에 출연해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두둔하며 “2명의 이라크 출신 난민이 2011년 켄터키 주 볼링그린에서 테러를 일으켰다. 하지만 언론이 보도하지 않아 대부분이 모른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의 취재 결과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콘웨이, 트럼프의 ‘칼 로브’ 될까? 책사. 중국 춘추전국시대 각국 제후에게 집권 전략을 제시한 이들이다. 제갈량이 없는 유비, 한명회가 없는 세조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대선은 킹(King)을 뽑는 행위지만 진정한 싸움은 ‘킹’이 아니라 그들이 보유한 책사, 즉 ‘킹메이커’ 간에 이뤄진다. 2004년 11월 재선에 성공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을 총괄한 칼 로브를 이 렇게 치하했다. “그는 우리의 설계자(the architect)다.” 무명의 아칸소 주지사 빌 클린턴이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고 처음 만난 사람도 약관 29세의 선거 전략가 조지 스테파노폴루스였다. 칼 로브(부시), 데이비드 액셀로드(오바마), 조지 스테파노폴루스(클린턴) 등 주군을 킹으로 만든 책사들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다. 언론은 그들을 ‘사실상의 대통령’이라 불렀다. 하지만 영원한 권력은 없다. 부시 정권 내내 2인자로 군림했던 칼 로브는 시사주간지 타임에 중앙정보부(CIA) 비밀요원 존재를 누설(리크·leak)해 감옥에 갈 위기에 몰렸다. 부시가 가까스로 그의 기소를 막아 감옥행을 면했지만 그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과연 콘웨이는 어떤 길을 걸을까. 트럼프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바람막이 노릇을 하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독점하는 위치에 올랐지만 그의 행보가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우리 편’의 감정과 주관적 신념에만 호소하고 사실을 외면해 정권의 신뢰성을 떨어트리는 핵심 참모는 ‘주군’에게도 결국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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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몽롱한 ‘안개화법’ 지속하는 황교안 대행…대통령 출마? 불출마?

    #. 몽롱한 ‘안개화법’ 지속하는 황교안 대행대통령 출마?? 불출마??#.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지난해 12월 20일”(기자들 질문에 답변 않은 채) 문 조심하세요.“2월 2일”(지지율이 15를 넘었는데 한 마디 해 달라)지금 길이 막혀 있어요.“2월 6일”(대선 관련 입장을 밝힐) 적당한 때가 있을 겁니다“2월 7일 국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발언 변화입니다.이달 2일부터 국회를 방문한 그는나흘간 25차례에 걸쳐 대선 출마 질문 세례를 받은 끝에”적당한 때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죠.지난해 12월 ”전혀 없다“던 것과 확연히 다릅니다.#. 태도도 한결 여유로워졌는데요.7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계단을 오르던그는 경호원들이 길을 열기 위해 기자들과 몸싸움을 벌이자부드러운 표정으로 ”놔둬 놔둬. 괜찮아“라고 경호원을 제지했죠.질문 공세를 펴는 한 기자의 팔을 가볍게 툭툭 치기도 했고요.#. 새누리당은 유일한 대안으로 그를 꼽습니다.”보수 진영의 진짜 대선 주자는탄핵 선고가 난 뒤인 4월에 나올 것이다.탄핵 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면대선 국면이 달라질 수 있다“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되면‘태극기 민심’이 결집하면서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며‘반(反)문재인 연대를 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지역민들이 (황 권한대행을) 메시아처럼 기다리고 있다“대구경북 지역 한 의원#. 물론 그가 출마하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많습니다.탄핵 심판 전에는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여론을 우려해 출마 선언이 어렵고탄핵안이 인용되면 현 정부의 상징적 인물로 지목돼정권교체 프레임에 갇히는황교안 딜레마죠.#.그가 중심인 ’반문 연대‘의 실현가능성에도 의문이 많죠.”총체적 난국을 관리해야 하는 황 권한대행이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김영우 바른정당 의원#. 다른 대선주자들도 그를 강하게 견제합니다.”황 권한대행은 박근혜 정부 실패를 책임지고현 국가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대선에 나오면 안 되는 사람“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7일 채널A ’외부자들‘과의 통화에서”국정이 중단될 수 없으니 권한대행을 하고 있는 건데그가 대선에 나서면 ’권한대행의 대행‘을 구해야 하나?이는 체면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죠.#. 모호한 행보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는 황 권한대행.과연 그가 출마할까요?갈수록 치열해지는 대선 싸움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요? 2017.02.08 (수)원본 : 문병기·홍수영 기자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김한솔 인턴}

    • 201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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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트렌드/하정민]‘형용모순’의 유행, 결국은 진정성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12일 귀국 일성으로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내세웠을 때 그의 파국은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었을지 모른다. 지지층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원래 의도는 빗나갔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탕수육) 부먹(소스 부어 먹기)적 찍먹(찍어 먹기)주의자’ ‘둥근 사각형’ 같은 패러디를 양산하면서 그의 이미지를 희화화했다. 이처럼 상반된 어휘를 결합하는 수사법을 ‘형용모순(Oxymoron)’이라 한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이 말은 날카롭고 예리하다는 옥시(oxy)와 바보나 저능아라는 모론(moron)의 합성어다. 즉 ‘똑똑한 바보’라는 말 자체에 모순이 담겨 있다. 형용모순은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감정의 미묘한 떨림을 일깨우는 데 효과적이다. 예술가들이 즐겨 쓰는 이유다. 청마 유치환이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을, 만해 한용운이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고 했을 때 누구도 논리 오류를 문제 삼지 않는다.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단어들이 빚어내는 특별한 뉘앙스에 오히려 감동을 받는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침묵의 소리(The Sound of Silence)’가 팝 역사에 남을 명곡이 된 것도 비슷한 이치다. 세상을 주름잡는 예술가들만 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형용모순과 양가성(ambivalence)을 내포한 단어 프레너미(friend+enemy·친구와 적을 합한 단어), 코피티션(cooperation+competition·협력과 경쟁을 합한 단어), 디지로그(digital+analog·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합한 단어), 심플렉시티(simple+complexity·간단함과 복잡합을 합한 단어), 글로컬라이제이션(global+localization·세계화와 현지화를 합한 단어) 등은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혼밥과 혼술을 즐기면서 이를 꼭 사진으로 남겨 굳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과 공유하려는 행위도 비슷한 맥락이다. ‘나 혼자’와 ‘함께’를 다 누리려는 심리다. 과거에 공존할 수 없을 것 같던 상반된 가치와 개념이 대등한 힘을 갖고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다. 날로 복잡다단해지는 세상에서 형용모순이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단선적 사고로 해결할 수 없는 갖가지 문제가 산적한 현대 사회는 오히려 ‘사회적 기업’과 같은 창의적 형용모순을 절실히 요구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이윤 극대화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기업은 일종의 말장난일 수 있다. 하지만 신발 한 켤레를 판매할 때마다 빈곤국 어린이에게 신발을 기부하는 탐스슈즈, 환경보호와 공정무역에 앞장서는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지역 주민의 창업을 후원하는 자포스 등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면서도 피 튀기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형용모순이 일반화된 시대일수록 메시지의 내용이 아니라 진정성이 중요하다. ‘증세 없는 복지’는 대통령 박근혜를 만든 일등공신이었지만 지금은 그의 무능을 상징하는 동의어로 쓰인다. 반 전 사무총장이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자처하기 전에 본인의 삶과 이력을 통해 이 말의 진정성부터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하정민 디지털통합뉴스센터 차장 dew@donga.com}

    • 201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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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민의 핫 피플]무소불위 트럼프에 ‘NO!’ 잽 날린 예이츠, 누구?

    무소불위의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에게 한 미국 남부 출신 여성이 소소한 잽을 날렸다. 비록 싸움에선 패했지만 세계적 유명세를 얻었다. 차기 조지아 주지사 후보 물망에도 올랐다. 1월 27일 트럼프가 발동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맞서다 사흘 만에 경질된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57) 얘기다. 그는 연방정부 법무 책임자와 법조인의 양심을 걸고 이번 행정명령을 거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행정명령을 변호하는 일이 정의를 추구하고 옳은 것을 대변하는 법무부 의무와 일치한다는 확신이 없다. 심지어 이 행정명령이 합법적인지조차 알 수 없다." 반면 백악관은 그의 해고 성명서에 "예이츠는 법무부를 배신했다. 그는 오바마 정권이 지명한 사람으로 국경 문제에 약하게 대처했고 불법이민 문제에는 더 약하게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정의를 추구하고 옳은 것을 대변하겠다'는 말과 '배신, 약하다, 오바마가 임명한 자' 중 어떤 쪽이 품격 있고 지도자다운지는 굳이 논할 필요가 없겠다. 물론 예이츠는 트럼프의 경질이 아니더라도 물러날 사람이었다. 이달 1일 인준을 통과한 제프 세션스 신임 법무장관(71)은 트럼프의 '지적 대부(intellectual godfather)'로 불릴 정도로 대통령의 막강한 신임을 얻고 있었고 청문회도 별 난관 없이 끝났다. 하지만 어차피 비워줄 자리라 해도 이 정도로 공개적이고 당당한 항명을 하며 물러난 사람은 없었기에 전 세계가 그를 주목하고 있다. 예이츠는 과연 누구일까.<예이츠 경질 사실을 전하는 미 언론 속보>○ 조지아 토박이 예이츠는 1960년 조지아 주도 겸 최대도시 애틀란타의 유서 깊은 법률가 가문에서 태어났다. 조부는 조지아 항소법원 및 주대법원 법관을 지냈고 아버지도 변호사 겸 조지아 항소법원 판사 출신이다. 조지아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그는 1986년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사를 따고 법조계에 입문했다. 교사 남편 코머 예이츠와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다. 그는 애틀란타 유명 로펌 킹앤스폴딩에서 잠시 근무한 뒤 1989년 조지아 지구의 연방검사보로 법률 공무원의 길을 걷는다. 미 연방검찰(U. S. Attorneys Office)은 미 전역을 93개 지구로 분할해 관리하며, 연방검사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보통 1주에 1개의 연방검찰청이 있지만 캘리포니아, 텍사스처럼 인구가 많고 면적이 큰 주에는 4개의 연방검찰청이 있다. 이들은 주민투표에 의해 선출되는 지방검찰(District Attorney Office)에 비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수사나 기소에 관해 사실상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방검사가 된 예이츠는 '부패 청소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유명 정치인들의 부패 범죄 척결에 앞장섰다. 전 애틀란타 시장 빌 캠벨, 전 조지아 주 교육부장관 린다 시렌코 등이 그가 부패를 밝혀내 처벌한 인물이다.○ 애틀란타 올림픽 폭파범 맡아 유명세 조지아 주에서는 유명했지만 전국적 인지도는 낮았던 그가 스타 법조인이 된 계기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이다. 올림픽이 한창이던 1996년 7월 27일 애틀랜타 시내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에서 정체 불명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후 애틀란타의 한 게이 바 등에서 4차례 추가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범인은 낙태와 동성애에 반대하는 살인마 에릭 루돌프(51). 그는 신출귀몰하게 도망을 다녔고 2년 후 한 낙태시술 병원을 또 폭파해 경찰관 1명을 숨지게 했다. 루돌프는 첫 테러가 터진 지 약 7년이 흐른 2003년 5월에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붙잡혔다. 예이츠는 루돌프 사건의 수석 검사로 활동하며 그가 총 4건의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는데 큰 역할을 했다.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 당시 재판에서 "낙태병원 폭탄 투하는 내 신념이었다.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루돌프의 죄를 조목조목 몰아붙이던 그의 모습은 미국인에게 깊이 각인됐다.○ 제프 세션스와의 악연(?) 승승장구한 그는 2014년 말 오바마 미 대통령으로부터 법무차관으로 지명된다. 당시 오바마는 예이츠의 상관인 법무장관에도 최초의 흑인 여성 로레타 린치를 발탁했다. 2015년 4월 린치, 한 달 후 예이츠가 청문회를 통과함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사상 최초로 '여성 장관-여성 차관' 체제를 맞이했다. 정치인이 아닌 검찰 출신 여성 2명이 미국 법무부를 이끈 것도 처음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청문회 과정에서 그에게 날선 질문을 던진 사람이 바로 제프 세션스 현 법무장관. 예이츠와 같은 애틀란타 출신으로 조지아 주 공화당 상원의원이던 세션스는 그에게 "대통령이 위법적 일을 지시하면 법무장관이나 차관이 '노'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예이츠의 대답은 "법무장관과 차관은 법과 헌법을 준수하고 그 어디에도 예속되지 않는 독립적 법적 자문을 대통령에게 할 의무가 있다"였다. 예이츠는 2년 뒤 자신이 한 말을 철저히 지켰다. 상당수 미 언론이 "예이츠가 자신의 청문회 때 다짐했던 말을 그대로 실천했을 뿐"이라고 호평하는 이유다. <예이츠에게 질문하는 세션스 동영상> 일각에서는 어차피 곧 물러날 예이츠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명령에 굳이 반대하면서 법무부를 정치화했다고 비판한다. 보수성향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의 조사에서는 미국인 57%가 "이번 행정명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행동과 어휘가 경박하고, 그의정책이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의 정책에 찬성하는 미국인이 무척 많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음 행보는 주지사 도전? 미국 사회에 엄청난 논쟁거리를 던지고 퇴장한 예이츠. 그는 언론의 빗발치는 인터뷰 요청도 거절한 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애틀란타 지역 언론들은 민주당 수뇌부가 반(反)트럼프 진영의 스타로 떠오른 그를 차기 조지아 주지사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현직 주지사는 공화당 출신의 네이선 딜. 주 의회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딜 주지사는 "물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가 있다" 등과 같은 잦은 실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조지아 토박이로 법조인 집안의 후광 효과가 있는 예이츠가 이번 행정명령 반대로 세계적 인지도까지 얻은 만큼 2018년 중간선거에서 그를 내세우면 충분히 주지사 직을 탈환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속내다. 과연 예이츠가 주지사 선거에 나서 법률가가 아닌 행정가-정치인의 인생을 시작할까. 앞으로 그의 행보는 더 넓어질 것 같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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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그래픽 뉴스]‘주가 200만원 시대’ 연 삼성전자…사상 최고가

    '한국 경제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26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200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한때 전일 종가대비 1.52% 오른 2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한 거죠. 다만 종가는 1.12% 상승한 199만2000원이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11년 100만 원을 돌파했고 이후 6년 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200만 원에 도달한 거죠.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소식과 함께 반도체 업계가 호조를 보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 그룹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집중 포화를 맞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 인데요. 그런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건 불행 중 다행스런 일인 것 같습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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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그래픽 뉴스]“이사 안 간다”…인구 이동 43년 만에 최저

    '고령화' '만혼' '저성장'에 따른 주택거래 감소 등으로 지난해 인구 이동이 1973년 이후 43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통계청은 25일 2016년 전입 인구가 100명당 14.4명으로 1973년 14.3명 이후 4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는데요. 1983년 100명 당 24.5명, 2006년 100명 당 19.1명과 비교해 봐도 감소세가 뚜렷합니다. 연령대로 보면 20대 이동이 100명당 5.7명 감소해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취업·결혼 등의 이유로 거주지를 옮길 가능성이 높은 나이인데도 취업난과 결혼 기피 현상 때문에 20대 이동이 많이 줄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시도별로는 비싼 집값 때문에 서울에서 약 14만 명이 빠져나갔습니다. 조선업 불황에 신음하는 울산 인구는 순 유입에서 순 유출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전국에서 인구 유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세종시였습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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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민의 핫 피플]트럼프처럼? 빌더르스, 네덜란드 총리 가능성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는 '악마'다." "코란은 파시스트의 책이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과 비슷하다." "네덜란드에서 이슬람 학교 및 사원, 히잡 착용을 없애겠다." 이런 막말을 내뱉는 사람이 네덜란드 새 총리가 될 지도 모른다. 3월 15일 총선을 앞둔 네덜란드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극우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54)다. AFP 등 주요 외신은 그가 이끄는 자유당이 하원 전체 150석 중 31~37석을 차지해 마르크 뤼터 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자유민주국민당(23석 예상), 자유민주국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노동당(10석 예상)을 제치고 1당이 될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네덜란드 총선, 프랑스 대선, 독일 총선, 이탈리아 총선 등 유럽 주요국에서 줄줄이 선거가 치러져 '슈퍼 일렉션 이어(super election year)'로 불리는 2017년. 가장 빨리 실시되는 네덜란드 총선이야말로 트럼프 당선과 브렉시트로 가속화된 고립주의 및 포퓰리즘 물결이 국제 정치지형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알려주는 시금석이다. 반(反) 이슬람주의자로 유명한 그는 어떤 인물이고 네덜란드 사람들은 왜 그를 지지할까.○ 이스라엘 거주 및 멘토 영향으로 이슬람 혐오 빌더르스는 1963년 네덜란드 남동부 펜로에서 중산층 가톨릭 가정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던 그는 당초 호주를 가려다 돈이 부족해 이스라엘을 택한다. 1981년부터 2년 간 이스라엘에서 거주한 경험은 빌더르스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는 이스라엘 협동농장 모샤브 여러 곳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이 때부터 '이스라엘은 진정한 친구이고 아랍은 적'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귀국 후 건강보험업계에서 일한 그는 1990년 자유민주국민당(VVD) 프레데리크 볼케슈타인 의원의 보좌관이 된다. 그의 멘토 볼케슈타인은 외교정책 전문가로 선동적 언어로 대중을 자극하는데 능수능란한 정치인이다. '대규모 무슬림 이주가 네덜란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볼케슈타인 밑에서 8년간 일한 빌더르스는 그와 함께 이란 시리아 요르안 이집트 이스라엘 등 중동 각지를 돌아다니며 반이슬람 시각을 더 굳혔다. 빌더르스는 1997년 위트레흐트 시의원, 1998년 하원의원에 뽑힌다. 당시만 해도 정치 신인인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02년 자유민주국민당 대변인이 된 그는 반 이슬람 발언으로 눈길을 끌기 시작했고 2004년 자유민주국민당이 이슬람국가 터키의 EU 가입을 지지하자 탈퇴한다. 2006년 그는 자유당(PVV)을 설립한다. 주요 정책은 네덜란드 내 모스크·이슬람 학교·히잡 착용 금지, 유럽연합(EU) 반대, 유로화 사용 중단 등. 이슬람계 네덜란드인의 반발이 거셌지만 창당 첫 해 자유당은 총선 150석 중 9석을 차지했다. ○ 反이슬람 영화 '피트나'로 세계적 논란 그가 세계적 유명세를 얻은 시기는 2008년 3월. 그는 반이슬람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17분짜리 단편 영화 피트나(Fitna·아랍어로 내란, 항쟁, 반란, 투쟁을 의미)를 제작했다. 2001년 9·11 테러,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테러, 2005년 영국 런던 테러 등 21세기 주요 테러가 코란 및 이슬람주의자와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 영화는 전 세계 이슬람국가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영국도 무슬림계 영국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그의 입국을 불허했다. 네덜란드 방송사들은 반발을 의식해 이 영화의 방영 요청을 거부했다. 하지만 영국 웹사이트 라이브리크(liveleak.com)가 이를 공개해 결국 전 세계로 퍼졌다. 피트나 방영 이후 빌더르스는 극단 이슬람주의자로부터 공공연한 테러 대상이 된다. 2010년 이슬람계 호주인 페이즈 무하마드가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빌더르스를 죽이라고 명령했고 2013년 테러단체 알카에다는 그를 살생부 명단에 올렸다. 앞선 2004년 그는 헤이그에서 두 명의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받기도 했다. 살해 위협이 본격화한 후 그는 24시간 무장경호를 받고 있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사복 경찰과 동행하고 방탄차만 탄다. 헝가리계인 아내 크리스티나와도 사실상 별거 상태다. 그는 1주일에 2번 안전가옥에서만 아내를 만난다. 아내를 포함한 모든 방문객을 철저히 수색하고 사소한 소지품도 일일이 검사한 후 대면한다. 그는 피트나 공개 이후 법정에도 여러 번 섰다. 2011년 6월 이슬람교도에 대한 증오·차별 발언으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선고받았고 2014년 "네덜란드 내 모로코인 숫자를 줄이겠다"고 말해 인종차별 및 증오·선동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말 법원은 그가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를 선동했다며 벌금 5000유로(약 600만 원)를 구형했다. ▲ 2016년 11월 재판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빌더르스 ○ 브렉시트 이어 넥시트(Nexit)? 빌더르스는 철저한 반(反) EU 주의자다. 2016년 6월 브렉시트가 가결되자마자 "네덜란드도 EU 탈퇴(넥시트·Nexit)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고 자신이 정권을 잡으면 바로 EU를 탈퇴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순히 EU를 떠나서 무슬림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는 수준도 아니다. 그는 "직장이 없는 이민자, 범죄를 저지른 이민자를 네덜란드에서 추방하겠다. 복지 혜택 또한 네덜란드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에게만 주겠다"고 주장한다. 브렉시트,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가 주도한 헌법 개헌 국민투표 부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EU 완전 탈퇴) 발표에서 드러났듯 EU 국민의 상당수는 EU가 각국 경제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EU 분담금 등으로 세금만 늘어났다고 여긴다. 또한 EU를 지탱하고 있는 솅겐 조약, 즉 가입국 간 완전한 자유통행 보장 조치가 불법 이민자의 유입 통로가 되는 바람에 이들이 자신의 일자리와 복지 혜택을 빼앗아갔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4만9200달러(약 5900만 원·2015년 기준)인 네덜란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2011년 네덜란드 정부가 '2025년부터 노령연금 지급 시기를 기존 65세에서 67세로 상향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 불만이 크게 가중된 상태다. ING는 2017년 네덜란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2.2%보다 낮은 1.6%로 제시했다. ○ 선거 승리 불구 총리 등극은 미지수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유당이 3월 총선에서 제 1당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더르스가 총리가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네덜란드가 하원에만 10개가 넘는 소수정당이 있는 전형적 다당제 국가이기 때문이다. 즉 자유당이 제1당이 되더라도 소수당들이 연정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하면 빌더르스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 마르크 뤼터 현 총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유당과 손잡는 일은 없다. 빌더르스와 연합할 가능성은 제로(0)"라며 그의 총리 등극을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빌더르스가 총리가 되든 안 되든 이번 선거로 자유당과 그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며 그의 반(反)이슬람, 반(反)난민 발언 수위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스스로 "네덜란드인 절반은 나를 사랑하고 나머지 절반은 증오한다. 그 중간은 없다"고 말하는 그가 네덜란드의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을까.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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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민주화 도화선 된 故 박종철 열사 30주기

    #.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민주화 도화선 된고 박종철 열사 30주기#. 1987년 1월 14일 새벽.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 군은영문도 모른 채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로 연행됩니다.체포 영장은 없었죠.#. 조한경 경위, 강진규 경사, 황정웅 경위, 반금곤 경장, 이정호 경장수사관 5명은 그의 선배 겸 수배자인박종운의 소재를 대라며 고문합니다." 모릅니다!!!박종철은 절규했지만 잔혹한 고문만 이어졌죠.#. 약 10시간의 구타, 전기 고문, 물 고문...오전 11시 20분 스물 셋 꽃다운 청년은끝내 숨을 거둡니다.#. 14일은 고 박종철 열사(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사망한 지 꼭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무고한 대학생을 죽이고도 모자라진실을 은폐하고 사건을 조작하려 한 야수같은 군사독재정권.#. 박 군의 사망과 관련해"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희대의 *드립을 날린 강민창 치안본부장.그와 경찰 간부들은 조직적 은폐에 나섰는데요.시신을 처음 본 의사 오연상, 부검의 황적준 박사를위협해 임막음을 시도했죠.#. 사건 발생 3일 후인 1월 17일동아일보는 의사 오연상의 발언을 인용해박 군이 물고문으로 사망했음을 대대적으로 보도합니다" 박 군의 복부 팽만이 심했고 폐에서 수포음이 들렸습니다.대공분실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습니다."#. 동아일보 보도 이후 전 언론이 이 기사를 대서특필하자5 공 정권은 마지못해조한경 경위와 강진규 경사를 구속하고사건을 마무리지으려 합니다.#. 감옥에 갇힌 조 경위와 강 경사는" 고문 가담 경찰이 5명인데 우리만 억울하게 잡혀왔다"고불만을 토로하죠.우연히 이들의 옆 방에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사람이바로 이부영 전 의원.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이를 몰래 외부로알렸죠.#. 같은해 5월 18일5.18 광주항쟁 추모제에서사건의 진상이 만천하에 공개됩니다.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죠.#. 다급해진 5공 정권은김종호 내무부장관, 강민창 치안본부장을 해임하고나머지 경찰 3명도 구속했습니다.노신영 국무총리, 장세동 안기부장 등정권 실세를 퇴진시키는 개각도 단행했지만 소용이 없었죠.#. 같은 해 6월 9일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이한열 군이경찰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숨집니다.#. 두 명의 꽃다운 젊음이 군사 정권에 희생되자민심은 폭발했죠.시민 100만 명이 거리로 나왔고민주화 요구를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한 신군부는결국 대통령 직선제를 포함한 6. 29 선언을 발표합니다.#. 한국 민주주의에 한 획을 그었을 뿐 아니라진실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 보여주는박종철 군 사건.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민주주의가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와 희생으로 이뤄졌는지새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사건 은페에 검찰과 안기부 등이 개입했다는 점은2009 년에야 뒤늦게 밝혀졌죠.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를 알았는지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도 반드시 규명해야 합니다.#. 민주화를 위해 산화한 영웅,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더없는 장난꾸러기스물셋 박종철은 우리 모두에게영.원.히. 현재진행형입니다.원본 : 홍정수·권기범 기자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김유정 인턴}

    •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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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4차 산업혁명 준비는 좋지만 저성장 고령화 대책은 어디에?”

    #."4차 산업혁명 준비는 좋지만저성장 고령화 대책은 어디에?"맥 빠진 경제부처 업무보고#.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5개 경제관련 부처가5일 신년 업무보고를 했습니다.#.이번 보고의 핵심은 4차 산업혁명국토교통부는 올해 12월부터 경기도 판교에서무인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합니다.무인차가 일반 도로를 달리는 것은 처음.평창올림픽 때도 자율주행 셔틀을 운영하죠.#.서울에서 부산, 목포, 광주를 오가는직통 고속열차도 도입하죠. 2시간 35분이던서울-부산 거리가 30분 단축됩니다.송도~잠실, 송도~여의도 노선에 출퇴근 전용M버스가 도입되고 일부 노선은스마트폰으로도 좌석 예약이 가능해지죠.#.산업자원부는 드론과 같은 융합 신제품의 안전 전략을마련하고 스마트공장도 5000개까지 늘립니다.해외 진출 기업을 위한 수출 바우처 제도도 도입했죠.#.공정거래위원회는 옥시 사태 방지에 주력합니다.고의로 소비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입히면 최대 3배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징벌적 배상제가 대표적이죠.#.금융위는 가계부채 관리에 나섰습니다.소득 변동성이 높으면 대출 한도를 낮추는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비롯해대출자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 신용대출,카드론,신용카드 미결제액 등 총 부채의 원리금상환액까지 포함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도대출 심사 기준으로 도입하죠.#.40세 미만 근로소득자에게만 인정했던 장래소득을청년창업자 등 비(非) 근로소득자에게도 인정해주고청년, 저소득층에 연 4.5% 이하 금리로2000만 원까지 대출해주기로 했죠.#.기획재정부는 올해 일자리 예산으로17조1000억 원을 편성했는데요.특히 공무원과 공공기관 등 공공 부문에서만6만 명을 신규 채용합니다.근로복지공단(647명), 한국전력(561명),한국철도공사(550명), 국민건강보험공단(550명),한국수력원자력(339명) 등이 상반기 채용에 나서죠.#.이번 업무보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실생활에 밀접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했다"vs"2%대 장기 저성장, 인구 감소 등한국 경제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 없다"#.사실 대부분 지난해 말 경제관계장관회의 때발표된 내용입니다. 이는 국정농단 사태로새해 경제정책방향이 늦게 발표된 것과 연관이 있죠.과거 경제정책방향은 매해 12월 중순에 발표돼신년 업무보고까지 약 1달의 시차가 있었습니다.하지만 이번에는 시차에 따른 상황 변화를반영하지 못했죠.#.경제 전문가들은 "컨트롤타워 상실,각 부처의 무소신, 무기력, 무책임 등 3무(無)가신년 업무보고를 맹탕으로 만들었다.경제 수장들의 리더십이 아쉽다"고 비판합니다.#.국가적 위기를 맞은 지금이야말로국민에게 희망을 줄 경제 정책이 필요한데요.2017년 한국 경제 호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요?2017. 1. 5 (목)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이고은 인턴}

    •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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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트렌드/하정민]스트레스 없는 새해 결심을

     서구인이 ‘뉴 이어스 레졸루션(New Year’s Resolution)’이라 부르는 ‘새해 결심’의 유래는 기원전 4000년경 바빌로니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새해를 맞아 신 앞에서 ‘묵은해에 빌렸던 돈과 물건을 갚는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유년(닭띠) 새해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 ‘금주’ ‘금연’ ‘외국어 공부’ 등의 새해 결심을 세운다. 취지는 좋지만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결심을 하는 당사자도 이를 듣는 주변인도 “오늘 날씨 어때?” 정도의 가벼운 말로 치부하는 이유다. 영국 유명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스먼 브리스틀대 교수가 새해 결심을 한 영국 성인 3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이를 지키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래서 오히려 엉뚱하고 판에 박히지 않은 새해 결심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 미 금융전문매체 슈퍼머니에 따르면 유명 방송인 제이 리노의 올해 결심은 ‘뚱뚱해지기’다. 과거엔 미국 비만 인구가 정상 체중 인구보다 적었지만 이제 비만 인구가 급증했다. ‘비만’과 ‘정상 체중’의 정의가 달라져야 하고 지금보다 살이 조금 더 쪄도 괜찮다는 주장이다.  배우 데이비드 스페이드의 새해 결심은 ‘흡연’이다. 그는 “세상에서 담배를 끊는 일보다 쉬운 일은 없다. 흡연이 아닌 상태는 모두 금연이다. 어제는 금연을 했고 오늘은 흡연을 했다”는 기발한 논리를 댔다.  이 밖에 ‘사람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줄이고 휴대전화를 갖고 노는 시간 늘리기’ ‘매년 겨울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따뜻한 플로리다로 이사 가기’ 등도 있다. 며칠 하다 그만두고 말 뻔한 새해 결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즐겁게 살자는 취지의 신년 목표다. 톡톡 튀는 이런 새해 결심이 진솔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 뒤에 자리한 현대인의 강박 때문이다. 미국의학협회(AMA) 조사에 따르면 1920년대 미국 성인의 20%가 새해 목표를 세웠지만 지금은 절반이 이를 한다. 또 그 목표는 대부분 자기 계발이다. 외모를 가꾸고 스펙을 쌓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만 풍진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비롯한 것이다. 매년 지키지도 못할 새해 결심을 하고, 사흘 만에 이를 포기하고, ‘역시 난 안 돼’라는 자학에 빠지게 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만드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삶은 마법처럼 확 달라지지 않는다. 나를 단련하고 계발해도 뜻이 안 맞는 배우자, 골치만 썩이는 자식, 전생의 원수였을 듯한 상사, 양극화가 고착화된 세상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럴 바엔 하루하루를 만족하며 즐기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자세가 낫지 않을까.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 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리지 말 것.” 신년 벽두에 박노해 시인의 ‘경계’가 가슴에 와 닿는다. 하정민 디지털통합뉴스센터 차장 dew@donga.com}

    •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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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려운 기사를 쉽고 흥미롭게… ‘비주얼 아티클’ 출시

    일반 텍스트 기사를 모션 그래픽으로 변환하는 영상 기사 서비스가 등장했다. PR 대행사 플랜얼라이언스는 26일 신문 기사와 보도자료를 영상 기사로 전환하는 '비주얼 아티클(Visual Article)'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비주얼 아티클은 지면이나 온라인에 실린 기사를 독자들에게 친숙한 '짤방'과 '모션 그래픽'으로 전환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 제작 서비스다. 난이도가 높고 복잡한 산업 분야의 기사를 이해가 쉬운 스토리 라인으로 구성하고 1~2분 분량을 넘지 않게 가공해 독자의 이해가 쉽다. 제작 기간은 3~5일이다. 플랜얼라이언스 측은 신문과 온라인 기사의 소비가 줄고 소셜미디어를 즐기는 모바일 독자가 늘어남에 따라 어려운 기사를 쉽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재가공하여 모바일 유통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 독자들이 어렵게 느끼는 경제, 정보기술(IT), 공공, 교육, 의료, 과학 등 전문 분야의 기사 및 보도자료에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문경호 플랜얼라이언스 대표는 "단기 제작, 대량 생산, 시의성, 스토리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기사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플랜얼라이언스는 주요 일간지, 경제지, 통신사 등 4곳의 언론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제작 중이다. 제작 비용도 기존 영상물 콘텐츠 제작 비용에 비해 50% 이상 저렴하다. 견본 영상은 유튜브(https://www.youtube.com/channel/UCzRaT-wdBzE2pihCOyWxxJA)와 비주얼 아티클 블로그(http://blog.naver.com/plan-alliance)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하정민기자 dew@donga.com}

    •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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