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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알려진 것보다 키가 더 작고 손가락 일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13일 “왼손의 둘째 손가락이 절단돼 지문이 없고, 넷째 손가락은 일부 절단돼 지문이 일부 없다”고 밝혔다. 검경은 1991년 상습사기 혐의로 안양교도소에 수감될 때 수용기록을 조사한 결과 ‘우(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 끝 휘어짐’으로 기재된 것을 확인하고 전날 ‘유 전 회장의 왼손 세 번째 손가락이 휘어졌다’고 발표한 내용을 정정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등)로 기소됐던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47·전남 순천-곡성·사진)이 징역형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2일 김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의원은 민주노동당 소속이던 2011년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심리를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서 최루탄을 터뜨리고 최루분말을 정의화 당시 국회부의장에게 뿌린 혐의다. 또 2006∼2008년 민노당 회계책임자로 일하면서 미신고 계좌로 정치자금 145억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이 국회 본회의 심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최루탄을 준비했다가 터뜨린 것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루탄은 그 자체로 위험한 물건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근접 거리에서 폭발해 파편에 의한 치명적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으므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했다. 대법원이 최루탄을 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한 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이날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재정권과 불의한 정치 판사들이 국회의원직을 찬탈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배기운 의원(64·전남 나주-화순)도 이날 2012년 4·11총선을 앞두고 회계책임자에게 법정 선거비용 이외의 돈을 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고 의원직을 잃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노회찬 전 의원이 이른바 ‘떡값 검사’ 명단 공개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검찰 출신 변호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12일 검사장 출신 A 변호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노 전 의원은 2005년 ‘안기부 X파일’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불법 감청 테이프에서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A 변호사는 “녹취록에 이름이 나왔지만 금품 전달과 관련 없이 나온 것이며 실제로 한 푼도 받지 않았는데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며 노 전 의원을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공직자의 청렴성과 수사 과정의 공정성은 철저하게 검증돼야 하므로 그 의혹 제기가 명예 보호라는 이름으로 쉽게 봉쇄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57·서울 서대문을)의 상고심 선고가 26일 오전 10시 20분에 내려진다. 항소심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정 의원은 의원직을 잃고 7월 30일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정 의원은 2012년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미 10개월의 형기를 모두 마쳐 지난해 11월 석방됐다. 대법원은 이날 같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에 추징금 4억5750만 원을 선고받은 이상득 전 의원(79)에 대한 선고도 내린다. 이 전 의원은 임 전 회장으로부터 3억 원을 받고 코오롱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5750만 원을 수수한 혐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검찰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의혹과 관련해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을 제외하고 피소된 당사자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해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해 불거진 회의록 의혹 사건에 대해 참여정부 측 인사들만 정식 재판에 회부된 셈이기 때문이다. 회의록 의혹은 2012년 10월 정 의원이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NLL 포기 발언 의혹을 제기한 뒤 이듬해 6월 서상기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이 국가정보원에서 해당 발언을 직접 확인했다고 재차 언급하면서 확대됐다. 이어 국정원이 회의록 전문 및 발췌록을 공개했고 이는 여야 간에 국가기록원에 있는 원본 확인 공방으로 이어졌다. 여야 열람위원단이 4차례나 국가기록원을 조사했지만 회의록 원본을 찾지 못하자 결국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검찰은 대통령기록관에 회의록이 없다고 결론짓고 지난해 11월 백종천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조명균 전 대통령안보정책비서관 등 참여정부 인사를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그로부터 7개월 만에 검찰은 회의록 유출로 옛 민주통합당이 고발한 새누리당 의원 등을 대부분 불기소 처분한 것이다. 특히 회의록 유출 논란의 중심에 선 김무성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김 의원은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4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회의록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낭독했다. 김 의원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문제는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습니다’, ‘남측에서도…군부가 개편되어서 사고방식이 달라지고 평화협력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미국입니다’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서면 유세는 나중에 공개된 국정원 발췌본과 여덟 군데, 744자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선대위 실무진이 작성해 온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있었으며, 여의도에 돌아다니는 찌라시와 비슷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였을 뿐 그 보고서를 누가 어떤 배경에서 작성하고 전달했는지 실체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보고하거나 받았는지 특정하기 어려워 누설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회의록 유출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역사기록물을 아예 없애는 것과 누설은 다른 차원이다. 역사기록물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최예나 yena@donga.com·조동주 기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회의록의 존재를 처음 폭로한 새누리당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만 약식 기소했다. 같은 당 김무성 서상기 조원진 조명철 윤재옥 의원, 권영세 전 의원과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 한기범 국정원 1차장 등은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국가기밀인 회의록이 특정 정당의 선거운동에 이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정확한 유출 경로를 밝히지 못했고, 정식 기소도 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정 의원을 공공기록물관리법상 비밀누설 혐의로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대선을 2개월여 앞둔 2012년 10월 정 의원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LL(북방한계선)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비공개 회의록이 있다”며 회의록 논란을 촉발시켰다. 검찰은 정 의원이 외통위 국정감사나 국회 본관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회의록 내용을 언급한 것은 면책특권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정 의원이 회의록 내용을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소속이던 김 의원과 권 전 의원에게 누설하고 국회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거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은 김 의원의 경우 공공기록물관리법상 업무처리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 법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자’를 처벌하도록 돼 있다. 특히 김 의원은 대선을 닷새 앞둔 2012년 12월 14일 부산 유세 때 “노 전 대통령의 굴욕적인 발언을 대한민국 최초로 공개하겠다”며 회의록 내용을 상세히 언급했으나 내용을 알게 된 경위는 이번 수사에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선대위 실무진이 작성해 온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있었으며, 여의도에 돌아다니는 ‘찌라시’와 비슷했다”는 김 의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김무성 의원 등이 업무처리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한 것은 법조항을 지나치게 축소 적용한 ‘봐주기 수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대선 당시 국정원이 인터넷에서 댓글 작업을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를 감금한 혐의(공동감금)로 피소된 새정치연합 의원 4명을 벌금 200만∼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최예나 yena@donga.com·조동주 기자}
법관 재직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가카새끼 짬뽕’ 패러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논란을 일으켜 최근 변호사 등록이 거부된 이정렬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45·사법연수원 23기)가 소형 로펌의 사무장으로 영입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퇴임 부장판사가 사무장을 맡는 건 처음이다. 법무법인 동안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이 전 부장판사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거부한 뒤 사무장을 맡아달라고 제의했고 이 전 부장판사도 흔쾌히 수락했다”고 했다. 사무장은 행정과 송무 등 로펌의 실무를 맡지만 사건을 직접 수임할 수는 없다. 변호사업계에서는 이 전 부장판사가 사무장을 하면서 법정에만 나가지 않을 뿐 변론 준비를 주도하는 사실상의 변호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변호사는 “이 전 부장판사가 사무장을 맡은 건 변호사 등록 거부 목적에도 맞지 않고, 과도하게 소송에 관여하면 변호사법 위반 소지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2011년 페이스북에 이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패러디물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2012년에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소재가 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복직소송에 대한 재판부 합의 내용을 공개해 대법원으로부터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관사가 있는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투던 이웃 주민의 차량을 파손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6·4지방선거 당선자 가운데 김병우 충북도교육감과 김성 전남 장흥군수, 한동수 경북 청송군수 등 3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오세인 검사장)는 이날 “당선자 중 광역단체장 9명, 기초단체장 61명, 교육감 2명이 입건돼 이 중 3명을 기소했고 69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병우 당선자는 일부 가구와 관공서를 방문한 혐의(호별 방문 제한)로, 김성 당선자는 2월 출판기념회에서 공약을 발표한 혐의(사전선거운동 금지)로, 현 청송군수인 한동수 당선자는 군 예산으로 선거구민 등에게 경조사비를 지급한 혐의(기부행위 금지)로 각각 기소됐다. 검찰이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입건한 사범은 4일 밤 12시 기준으로 모두 2111명이다. 이 중 222명이 기소됐고 184명은 불기소됐으며 1705명은 수사 중이다. 대검은 전국 검찰청에 지방선거 공소시효 만료일인 12월 4일까지 특별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소속 정당과 신분, 지위, 당선 여부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당선이 무효 처리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범죄로 당선자가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을 선고받거나,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벌금 3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입건했거나 수사 중인 선거사범 3131명 중 허위사실 유포 및 후보자 비방이 전체의 22.9%(717명)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 때(471명)보다 52.2% 늘어난 것이다. 강원 동해경찰서는 2월 강원지역 모 시장 예비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경쟁관계에 있던 예비후보를 거짓으로 비방하는 내용의 A4용지 1장 분량의 문서를 강원도청 기자실 등에 발송한 혐의(후보자 비방)로 강모 씨(59)와 김모 씨(52)를 붙잡아 강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공개적인 유세 활동이 위축되고 초반부터 접전이 벌어진 곳이 많아 은밀한 흑색선전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 선거 개입 등 ‘관권선거 사범’도 156명으로 지난 지방선거(116명)에 비해 34.5% 늘었으나 금품이나 향응 제공은 22%(689명)를 차지해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44.3% 줄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온통 처음 하는 일이었다. 얼굴에 곱게 분칠을 하고 속눈썹도 하나하나 붙여 올렸다. 공주가 된 것처럼 흰 드레스도 입었다. 무엇보다 예쁜 하이힐을 신었다. 준비된 구두 중 가장 낮은 굽을 신고도 휘청거려 제대로 걸을 수 없었지만. 나윤이(18·여)가 카메라 앞에 섰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을 예방하고 환우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사진전을 위해서다. 나윤이는 11년 전 이 병으로 두 다리의 무릎 아래를 잃었다.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수막구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게 문제다. 24∼48시간 안에 빠르게 진행돼 5명 중 1명은 사지 절단, 피부 괴사, 뇌 손상, 청력 상실 등의 후유증에 시달린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 백신이 도입됐지만 아직 이 병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평소 ‘셀카’를 자주 찍는 나윤이지만 얼굴을 공개하겠다고 결심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냥 어릴 때 다리를 다친 줄만 알았던 친구들이 모두 내가 앓았던 병을 알게 될 텐데…. 사람들이 사진에 악플을 달면 어떡하지?’ 2012년 서울시 산하 비영리단체로 인가받은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KMC)에 소속돼 홍보활동을 하면서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윤이는 큰맘을 먹었다. ‘계속 뒤에 숨어 있을 순 없잖아. 언젠가는 내가 해야 할 일인데…. 다른 사람들은 내가 겪은 고통을 안 겪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활동을 시작한 거잖아. 용기를 내보자.’ 초등학교 1학년 10월에 다리 수술을 한 나윤이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수술했으니까 이제 다리가 다시 생기는 거야?” 날마다 스케치북에 다리를 그렸다. 달라지는 건 없었다. 고통만 커졌다. 무릎 위쪽과 팔의 괴사를 막기 위한 피부이식수술, 뼈가 자라 살을 뚫고 나오면 의족을 할 수 없어 1년 반∼2년마다 계속 해야 했던 수술…. 나윤이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 그냥 죽여줘. 너무 힘들어서 못 살겠어.”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라는 생각에 힘들었던 적도 많았다. 여름이면 반바지에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가는 친구들이 부럽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였다. 나윤이는 “만약 다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 얻지 못했을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고교 3학년인 나윤이의 꿈은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것이다. 나윤이는 “아파 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제일 잘 알잖아요. 원래 의사가 꿈인데 성적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약사도 되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와 한국노바티스가 공동 주최하는 ‘Dear Tomorrows’ 사진전은 5월 3∼31일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커뮤니티갤러리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나윤이와 다른 두 환우가 용기를 갖고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냈다. 병으로 비록 얼굴도 일상생활도 달라졌지만 이들은 내일을 꿈꾸고 있다. 그룹 코요태의 래퍼이자 사진작가인 빽가(백성현 씨)와 방송인 오상진 씨가 재능기부로 각각 사진과 오디오북 작업을 맡았다. 02-2124-8800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 증거는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국회에 최루탄을 투척한 직후 정당성을 주장한 언론 인터뷰입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습니다.”(법무부 측 대리인) “당시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키자 지역구에 농민이 많은 김 의원이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었는데 폭력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으로 연결짓는 건 부당합니다.”(통합진보당 측 대리인) 법무부와 통합진보당이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정당 해산 심판 및 정당 활동 금지 가처분사건의 5차 변론에서 일부 채택된 증거를 놓고 치열하게 맞섰다. 이날 변론에선 헌재가 채택한 법무부 측의 증거에 대해 통진당이 주로 반박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통진당은 주요 당직자 종북 성향 발언에 대해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거나 “통진당이 북한과 공교롭게 동일한 입장을 보인다고 해서 북한과 동일하다고 하는 건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원들이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판결문에 대해서는 “통진당이 이들의 활동을 비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측은 각종 통진당에 관한 언론 보도와 통진당 측의 각종 보고서를 제시하며 증거의 타당성 입증에 주력했다. 이날 변론은 오전 10시부터 약 7시간 동안 진행됐다. 4차 변론 때 채택된 법무부 측 증거 380여 개와 새로 채택된 증거 중 일부에 대한 설명이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인 5월 8일에 또 증거 설명을 듣고, 왕재산 사건 등 간첩 사건 판결문에 나온 대북보고문과 지령에 대한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급격한 변침(變針·항로변경)은 조타수 조준기 씨(56·구속)의 조타 과실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술을 검경합동수사본부가 확보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검경합동수사본부(수사총괄 안상돈 광주고검 차장)는 20일 세월호의 원래 선장이었던 신모 씨로부터 “조 씨가 예전에도 섬세히 조타를 잡아야 할 구간에서 급격히 변침해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어 한동안 키를 못 잡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수사본부는 이 같은 진술에 따라 이번 사고가 조 씨의 조타 실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수사본부는 선장 이준석 씨(69·구속)가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는 주장과 달리 오랜 시간 조타실을 비운 정황도 확인했다. 맹골수도로 제주에 가는 것이 처음인 3등 항해사 박한결 씨(26·여·구속)와 조타 실수로 업무에서 배제된 적이 있는 조 씨가 선장 없이 조류가 거센 해역을 지나다 대형 참사를 냈다는 것이다. 또 수사본부는 지하의 기관실에서 근무하는 기관부 선원들이 자신들만 알고 있는 선원통로를 이용해 탈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본부는 사고 당시 기관장 박기호 씨(58)가 브리지(선교)에 있다가 사고를 직감하고 무전기로 기관부 선원들에게 연락했으며, 선장의 퇴선 명령이 없었는데도 탈출 명령을 내린 사실을 파악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당시 탈출이 용이한 선원 통로로 승객들을 대피시켰다면 희생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선장 이 씨에게 적용한 ‘뺑소니 죄’에 해당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의 선장 또는 승무원 가중처벌 조항을 이들에게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수사본부는 21일 승객 구호책임을 외면한 채 세월호를 집단 탈출한 혐의(유기치사)로 1급 항해사 강원식 씨(42)와 신정훈 씨(34), 2급 항해사 김영호 씨(47), 기관장 박 씨 등 4명을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승객과 승무원 등 470여 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메시지와 동영상도 확보해 사고 당시의 행적을 시간대별로 정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다.목포=장관석 jks@donga.com / 최예나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수사가 2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2월 14일 유우성(류자강) 씨 변호를 맡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사건은 검찰과 국가정보원, 대통령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 채 끝났다. 기자에게 이 사건은 남달랐다. 본보는 지난해 1월 유 씨가 탈북자 출신 공무원으로선 최초로 간첩 혐의로 구속됐다는 기사를 처음 보도했다. 국정원과 검찰은 지금도 유 씨를 간첩이라고 보고 있고, 첫 보도 시점으로 돌아간다 해도 기자가 당시 수사 중인 상황 이상을 알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증거 위조가 자행됐다는 의혹이 일자 누구보다 신경이 쓰였다. 검찰과 국정원 모두 처음에는 ‘설마’ 하는 반응이었다. 검찰 내부는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가짜 증거를 만들었겠느냐”고 하다가 위조 정황이 드러나자 당황했다. 화살은 국정원이 가져온 증거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검찰 내부로도 돌아갔다. 검찰은 수사와 공소 유지를 담당했던 검사 2명을 무혐의 처분했지만, 치명타를 입은 건 분명하다. 대공사건 수사를 하면서 사실상 국정원에 의존해 ‘받아쓰기’를 해온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깨진 건 당연하다.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건 국정원일 것이다. 국가정보기관으로서의 자존심과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치열한 정보전이 벌어지는 해외에서 웃음거리가 됐다. 기소된 이모 대공수사국 처장(54·3급), 김모 과장(47·4급), 이모 주선양 총영사관 영사(48·4급)와 시한부 기소중지된 권모 과장(50·4급) 등 노출돼서는 안 될 간부와 블랙·화이트 요원들의 이름과 신원, 역할이 낱낱이 드러났다. 중국 현지 협조자나 휴민트와의 관계도 끊겼다. 서천호 2차장이 사퇴한 것은 물론 남재준 원장 경질론이 계속 제기되는 등 지휘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일로 대공사건 수사가 주춤할 것을 우려한다. 수사과정에서 앙금이 쌓인 검찰과 국정원의 협조관계에 금이 갔을까봐 걱정하는 목소리다. 벌써 “공소 유지는 검찰이 하는 건데 국정원이 그동안 너무 도와줬다”(국정원) “이제 국정원이 가져오는 자료는 무조건 의심해봐야 한다”(검찰)는 등의 말들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검찰과 국정원이 서로 으르렁거리면 결국 웃는 건 간첩과 북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검찰과 국정원 모두 이번 일을 계기로 뼈를 깎는 내부 쇄신을 통해 다시 신뢰를 얻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란다. 김진태 검찰총장과 남 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일제히 언급한 ‘환골탈태’를 빨리 볼 수 있길 기대한다.최예나·사회부 yena@donga.com}
경찰관을 폭행한 ‘골프 여제’ 박인비 선수의 아버지 박모 씨(53)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검찰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해 서울고검이 14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소속 A 검사를 불러 감찰 조사를 벌였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이날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감찰에 착수했고, 서울고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선 지검·지청 감찰을 담당하는 서울고검 공판부에 진상조사를 위임한 것. 서울고검은 이날 오후 A 검사를 불러 대검의 ‘공무집행방해사범 엄단’ 지침을 왜 어겼는지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특히 박 씨가 성남지청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변호사를 선임한 것이 영장 기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했다. 대검은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공무원을 위협한 공무집행방해사범을 구속 수사하라는 지침을 어기고 관련 보고도 누락한 데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지휘라인인 부장검사, 차장검사, 지청장까지 모두 감찰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성남지청은 “박 씨가 폭력 전과도 없고 박 선수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점 등 국익을 고려했다. 경찰관 피해 정도도 경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검 관계자는 “지침을 어긴 건 큰 잘못이다. 예외를 인정해야겠다 싶으면 보고해서 논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검은 특히 성남지청이 같은 날 또 다른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도록 지휘하는 등 일관성도 잃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0시 30분경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를 타고 성남시 분당에서 용인시로 가던 중 택시 기사에게 욕설을 하면서 어깨와 뒤통수를 때렸다. 이에 택시 기사가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고, 박 씨는 판교지구대로 연행됐다. 박 씨는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던 중 오후 11시 40분경 다시 욕설을 하며 김모 경위의 정강이를 두 차례 발로 차고 2시간여 동안 소란을 피웠다. 경찰이 체포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자 박 씨는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내 딸이 박인비다”라며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결국 다음 날 오후 박 씨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경찰관 모욕, 운전자 폭행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자칫하면 구속될 처지에 놓이자 박 씨는 성남지청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으며, 택시 기사와는 합의했다.최예나 yena@donga.com·이성호 기자}

벽에 걸린 뿌연 사진을 보니 마음이 아려왔다. 용수(수감자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머리에 씌운 둥근 통) 때문에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할아버지가 서대문형무소에서 4년간 치른 옥고가 느껴졌다. 최란화 씨(55·여)는 11일 옛 서대문형무소(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외할아버지 고(故) 양기탁 선생(1871∼1938)이 1911년 ‘105인 사건’으로 법정에 끌려가는 사진을 처음 봤다. 독립운동가인 양 선생은 애국계몽운동가의 비밀결사인 신민회를 결성해 활동했으나 일제는 데라우치 마사타케 총독 암살미수 사건을 날조해 신민회 회원 105인을 검거해 수감했다. 양 선생은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이 확정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1904년 대한매일신보 창간에 참여했던 양 선생은 1920년 동아일보 창간 당시 편집감독으로 보임됐다. 1934∼1935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내기도 했다. 최 씨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이날 처음 와봤다. 최 씨는 고문이 자행됐다는 방을 한참 바라봤다. 50∼60명이 수감됐다는 조그만 감방에 들어가서는 벽을 가만히 짚었다. 최 씨는 이날 할아버지의 수형기록표도 받았다. “할아버지께서 이런 곳에 계셨다니 마음이 짠하네요. 너무 고생하셨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여긴 와보겠다는 생각조차 못하던 곳이었는데 그래도 할아버지가 계셨던 곳에 오니 감회가 새로워요.” 이날 최 씨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온 건 황교안 법무부 장관 덕분이다. 황 장관은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5주년을 앞두고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독립유공자 후손과의 자리를 마련했다. 중국 국적이었던 최 씨를 비롯한 후손 12명은 모두 특별귀화를 통해 국적을 취득한 이들이다. 황 장관은 “조국을 잊지 않고 찾아줘 감사하다. 여러분의 할아버지, 아버지의 독립운동이 오늘날 헌법 정신으로 계승됐다.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의 긍지와 자긍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법무부는 2006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특별귀화를 허가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886명의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민간단체와 협력하여 자격증 취득 때까지 기술교육을 지원하고, 국내 대학 재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흡연으로 폐암이 발병했다며 담배 제조사인 KT&G를 상대로 제기한 ‘담배소송’에서 15년 만에 흡연자 측의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일 김모 씨 등 폐암 환자와 가족 등 30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2건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흡연은 개인의 선택 문제” 대법원 판결의 취지는 흡연 때문에 폐암에 걸렸다는 인과관계의 성립 여부와 상관없이 KT&G가 제조한 담배에 하자가 없어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우선 소세포암과 편평세포암 환자 4명(3명은 사망)의 경우 항소심과 마찬가지로 폐암과 흡연의 역학적·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비소세포암과 세기관지 폐포세포암으로 사망한 3명에 대해선 역학적 인과관계는 인정했지만 개별적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 폐암은 흡연으로만 생기는 특이성 질환이 아니고, 흡연과의 관련성이 낮다는 게 의학계의 평가”라고 밝혔다. 역학적 인과관계는 폐암과 흡연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이고 개별적 인과관계는 외부적 환경요인 외에 나이와 가족력 면역체계 등 개인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해도 KT&G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봤다. KT&G가 만든 담배에 설계·표시상 결함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서다. 재판부는 “흡연자는 안정감 등 니코틴의 약리 효과를 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KT&G가 니코틴이나 타르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을 쓰지 않은 것을 결함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KT&G가 법률 규정에 따라 담뱃갑에 경고 문구를 기재하는 것 외에 추가 설명이나 경고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와 법적 규제 등을 통해 흡연이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사회 전반에 인식돼 있으므로 결함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흡연이 ‘개인의 선택 문제’여서 제조사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단도 내놨다. “흡연으로 니코틴 의존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해도 흡연을 시작하고 계속할지는 개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패소가 확정된 흡연자 측은 “생명을 중시하지 않는 판결이다. 담배 피해에 대한 사법적·입법적 입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고는 국내에서 제기된 담배소송 4건 중 첫 대법원 상고심이었다. 4건 가운데 흡연자가 승소한 사례는 없었다. 1건은 항소 포기로 원고 패소가 확정됐고, 1건은 서울고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건보공단 “예정대로 소송 내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날 대법원 판결과는 무관하게 예정대로 다음 주 흡연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소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공단 법무지원실 안선영 변호사는 “대법원이 흡연과 소세포암, 편평세포암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서울고법의 판단을 그대로 수용한 게 이번 판결의 핵심”이라며 “공단이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향후 소송에서는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승소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소송 액수를 최소 규모인 537억 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소송 경과를 보고 액수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소송 대상은 KT&G를 비롯한 외국 담배업체 3개사(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JT인터내셔널코리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병철 한국담배협회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사안에 대해 재차 소송을 한다는 건 엄청난 국가 재원, 인력, 시간 낭비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최예나 yena@donga.com·이철호 기자}
대검찰청이 사건 수사 지휘를 받으러 온 경찰관의 영장 신청서를 찢고 폭언을 한 의정부지검 소속 A 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대검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의정부지검에서 4일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감찰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A 검사는 지난달 26일 피의자 구속영장 신청서를 갖고 온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사대 경찰관에게 “이걸 수사라고 했냐”고 지적하며 신청서를 찢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의 보고를 받은 정해룡 경기경찰청 2차장은 이명재 의정부지검장에게 진상 파악을 요구했다. 진상 조사를 벌인 의정부지검은 “통신영장 신청서를 가져오기로 했는데 구속영장 신청서를 가져와 반려하는 의미로 신청서의 3분의 2가량을 찢어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기도했던 국가정보원 권모 과장(52·주선양 총영사관 부총영사·4급)이 스스로 걸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으나 최근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권 과장은 현재 혼자 화장실을 오갈 만큼 움직이는 데는 무리가 없는 상태다. 살아날 확률을 3∼7%로 예상했던 주치의도 ‘기적에 가깝다’고 말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권 과장은 최근의 기억을 대부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왜 병원에 입원해 있는지, 유우성(류자강·34) 씨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역할 등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 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찰청 강력부장)은 6일 국정원 대공수사국 최모 단장(2급)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최 단장은 이날 오후 7시부터 6시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유 씨 사건의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7일 유 씨에게 사기죄를 적용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검찰은 중국 국적 화교 출신인 유 씨가 탈북자로 속이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8500만 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부당 수령했다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국내 최대 규모의 저층 재건축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대법원이 결의 과정에 흠이 있으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로 예정됐던 일반분양이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정부의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부과 방침으로 얼어붙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윤모 씨 등 3명이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계획 승인결의 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올해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연말에 9500여 채 초대형 규모의 분양에 나서려던 가락시영조합 측의 재건축 일정은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의 판단에 따라 재건축조합이 사업시행인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004년 주민 83.35%의 동의를 얻고 재건축을 결의했다. 조합은 또 2007년에 면적과 가구 수 등을 일부 바꾼 사업시행계획을 새로 만들어 57.22%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윤 씨 등 일부 주민은 “조합원 분담금이 대폭 증가하고 분양 면적과 무상 지분이 대폭 감소했다”며 “정관변경에 준하는 규정(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을 적용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조합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변경하려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지만 해당 계획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흠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흠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려워 무효사유가 아닌 취소사유”라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윤 씨 등이 승소했지만 2심은 패소했다. 이번 판결로 가락시영을 재건축하는 아파트의 일반분양 일정이 미뤄질지 주목된다. 조합 측은 지난해 7월 총회를 통해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 다시 사업시행계획을 결의했기 때문에 사업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시공사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법리적 판단을 해본 결과 예정대로 12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건설부동산 전문변호사는 “새로 결의한 사업시행계획이라도 이전에 있던 계획을 기반으로 만들었다면 원칙상 다시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을 낸 윤 씨는 지난해 의결됐던 사업시행계획과 관련해서도 무효 소송을 냈다. 강남 재건축시장에 대해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임대소득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이번 판결이 연초 급등한 재건축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이번 판결이 선례가 돼 혹시 다른 재건축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까 걱정해 선뜻 투자를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9500여 채 가운데 약 1600채가 일반분양되는 가락시영아파트는 당초 예상보다 최대 1억 원이 넘는 추가분담금이 발표된 지난달 이후 호가가 수천만 원 폭락했다. 주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에 법원 판결까지 내려지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최예나 기자}

지난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고위공무원들의 평균 재산은 11억9800만 원으로 전년보다 2800만 원 늘었다. 고위공직자가 재산을 늘린 수단은 땅 건물 등 ‘부동산’이었다. 지난해 전국 개별 공시지가가 3.41% 오른 덕분에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지난해 2억1000만 원, 3억1000만 원으로 신고한 땅이 각각 8억4000만 원과 12억6000만 원으로 4배나 올랐다. 6·4지방선거(광역단체장) 예비후보자 가운데 경기도지사 후보군에서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38억74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의원(18억7000만 원),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9억265만 원)이 뒤를 이었다. 인천시장의 경우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11억9400만 원,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이 17억7500만 원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전년보다 1181억 원 늘어난 2조430억 원에 이른 반면 새정치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6억860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서울시 고위공직자와 구청장, 시구의원 등 총 426명의 평균 재산은 10억4283만 원으로 1년 전보다 5066만 원(5.1%) 늘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 고위법관 144명의 재산 평균은 20억389만 원이었다. 10억 원 이상을 신고한 고위법관은 97명(67.4%).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인사는 2년 연속 최상열 울산지법원장(136억9013만 원)이었다. 대법관 중에는 양창수 대법관이 51억977만 원(8위)으로 가장 많았다. 이색 재산을 갖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배우자의 3캐럿짜리 다이아몬드(3000만 원 상당)를 신고했다. 주광덕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1930년대에 제작된 비올라를, 유천호 인천 강화군수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도자기 60점, 신라시대 석탑, 고려시대 청동금고, 금동좌불 등 총 10억 원 가치의 유물을 갖고 있었다. 유환준 세종시의장은 1988년식 포니 자동차(18만 원)를 보유하고 있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산은 41억7999만 원(2013년 말 기준)으로 경제부처 수장 가운데 가장 많았다. 전체 각료 중에서도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45억7996만 원)에 이어 2번째다. 현 부총리는 예금 재산이 13억3000만 원으로 전년보다 1억3000만 원가량 늘었지만 아파트 평가액이 감소해 실제 재산 증가액이 333만 원에 그쳤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전년보다 1230만 원 줄어든 1억8926만 원의 재산을 신고해 장관들 가운데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최예나 yena@donga.com·장선희세종=홍수용 기자}

앞으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72)의 일당 5억 원 노역과 같은 ‘황제 노역’이 사라진다. 대법원은 28일 전국수석부장판사회의를 열고 환형유치제도를 전면 개선하는 권고 기준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벌금이 1억 원 미만일 경우 노역 일당(환형유치 금액)을 10만 원으로 한다. 벌금이 1억 원 이상일 경우 노역 일당을 벌금액의 1000분의 1로 정해 1000일간 노역장에 유치되도록 했다. 벌금 1억 원 이상 사건의 경우 일정 벌금액을 기준으로 노역 유치 기간의 하한선도 정했다. 이는 징역형과 함께 벌금형이 내려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관세 뇌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사건에 적용된다.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이면 최소 노역 유치 기간은 300일,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500일, 5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은 700일, 100억 원 이상이면 900일이다. 이들 범죄에 대한 벌금형은 범죄 이익 환수가 목적이므로 노역장 유치 기간을 줄여줘야 피고인이 벌금을 적극적으로 낸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만약 피고인이 탈세액이나 뇌물액 등 범죄 이익 금액을 선고 전에 스스로 냈을 경우 재판부가 본래 기준보다 한 단계 낮은 구간의 유치 기간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특가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돼 벌금 254억 원을 선고받은 허 전 회장에게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노역 유치 기간은 700∼1095일이 된다. 700일은 범죄 이익을 반납한 경우, 1095일은 형법에 규정된 노역장 유치 최대 기간(3년)이다. 일당은 2319만∼3628만 원이 된다. 그러나 새 기준을 적용해도 노역 일당이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달하는 ‘귀족 노역’은 여전히 나올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노역장 유치 최대 기간을 규정한 형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고액 일당을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판사가 권고안을 따르지 않아도 대법원이 강제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다. 대법원은 다음 주 최종 권고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역법관(향판) 제도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일부 수석부장은 향판 제도를 폐지하거나 판사가 지법부장 고법부장 법원장 등으로 승진·전보될 때마다 의무적으로 다른 권역에서 순환 근무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 한편 광주지검은 이날 허 전 회장을 소환해 벌금 납부 계획과 국내외 재산보유 현황 등을 조사했다. 또 추가 횡령 배임 의혹 수사를 위해 광주지법 파산부에 대주그룹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고 특수부 검사 2명을 추가 투입했다. 허 전 회장은 이날 검찰 출두에 앞서 “가족들을 설득해 이른 시일 내에 (벌금을) 납부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압류한 허 전 회장 측의 그림 115점과 도자기 26점을 매각해 벌금을 환수키로 했다. 최예나 yena@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