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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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6-05-15~2026-06-14
연극37%
문학/출판16%
인사일반13%
문화 일반13%
무용11%
미술8%
칼럼2%
  • 명작 영화가 궁금하다면… 채널A로 채널 고정하세요!

    채널A가 매주 토요일 밤 12시에 작품성 뛰어난 영화를 소개하는 ‘씨네프리즘’을 방영한다. 23일 선보이는 ‘미라클 벨리에’는 2014년 개봉해 프랑스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 세자르 영화제에서 작품상, 각본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주연을 맡은 배우 겸 가수 루안 에메라는 신인 여우상을 받았다. ‘미라클 벨리에’는 가족 중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열여섯 살 폴라가 주인공이다. 청각 장애가 있는 부모님과 남동생의 통역사 역할을 해온 폴라는 우연히 들어간 합창부에서 노래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선생님은 파리의 권위 있는 합창학교 메트리즈 드 라디오 프랑스에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하지만, 오디션에 합격하면 폴라는 가족을 떠나야만 한다. 텔레비전 시리즈 연출로 입지를 쌓아 온 에리크 라르티고 감독은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2006년)으로 장편영화에 두각을 나타냈다. ‘미라클 벨리에’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가면서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는 폴라를 중심으로 한 성장 영화. 가족 관객을 겨냥해 연말 개봉해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 등 유럽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30일에는 마이크 밀스 감독의 ‘우리의 20세기’가 방영된다. 2016년 10월 뉴욕 필름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된 이 영화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1970년대 샌타바버라의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싱글맘 도로시아와 아들 제이미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산 엄마와 아들의 세대 갈등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섬세한 묘사로 호평을 받았다. 7월 7일에는 국내 독립영화인 김진도 감독의 데뷔작 ‘흔들리는 물결’이 소개될 예정이다. 어린 시절 동생의 죽음을 목격하고 트라우마에 갇혀 사는 방사선사 연우(심희섭)와 같은 병원의 간호사 원희(고원희)를 중심으로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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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영웅-일본 좀비… 한여름밤 더위 날린다

    다음 달 12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올해도 한여름 더위를 날릴 다양한 장르 영화를 소개한다. 특히 할리우드보다 더 많은 영화를 만드는 ‘발리우드’ 인도 영화도 폭넓게 선보일 예정. 올해 프로그래머들에게 놓치면 아까운 작품 추천을 부탁했다. 김봉석 프로그래머가 첫 번째로 꼽은 영화는 인도 영화 ‘슈퍼히어로 조쉬’. 춤과 노래라는 이미지로 각인된 여타 발리우드 영화와 달리 미국식 슈퍼히어로 영화를 인도 버전으로 재해석했다. 부패한 정부에 저항하며 거리로 나선 조쉬와 친구들은 스스로를 ‘인도의 저스티스 리그’라 소개한다. 김 프로그래머는 “개인의 인생과 세계의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이들의 열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영화”라고 설명했다. 폐막작으로도 ‘당갈’의 주연 아미르 칸이 출연한 인도 영화 ‘시크릿 슈퍼스타’를 상영한다. 최근 정체기라는 평가를 받는 일본 영화의 새로운 흐름도 짚어볼 수 있다. ‘일본 영화의 뉴웨이브’라 불리는 작품들이 부천영화제에 여러 편 선보인다. 몰래카메라로 인한 여성의 피해를 담담하게 그린 ‘그녀에게는 죄가 없다’와 유튜브 세대의 영화적 상상력을 현란하게 보여주는 ‘성스러운 것’, 좀비 영화의 클리셰를 독창적으로 이용한 ‘원컷 오브 더 데드’ 등 젊은 일본 감독들의 새로운 시도가 기대를 모은다. 그중에서도 김 프로그래머는 최근 일본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라이시 가즈야 감독의 ‘고독한 늑대의 피’를 추천했다. 그는 “신입 형사가 야쿠자 전쟁 일보 직전의 히로시마에서 현장에 뛰어드는 아수라장을 그렸다”며 “야쿠자 영화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입성한 ‘칼+심장’은 김영덕 프로그래머의 추천작이다. 바네사 파라디가 애인의 변심에 절망하는 게이 포르노 감독 역할을 맡았다.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1970년대 캠프 미학과 슬래셔 등 비주류 코드를 섞은 작품으로, 사운드트랙이 매력적인 마이너 영화의 끝판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오른 ‘11월’은 에스토니아 시골 마을의 전설을 소재로 한 흑백 영화로 기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한국 영화 특별전 섹션도 눈길을 끈다. ‘스타, 배우, 아티스트 정우성’을 타이틀로 배우 정우성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본다. 청춘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부터 ‘아수라’, 악역을 맡은 ‘감시자들’, ‘강철비’까지 12편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3×3 EYES: 호러 거장, 3인의 시선’ 섹션에선 스크린으로 보기 힘들었던 공포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과 조지 로메로, 토브 후퍼의 초기작을 3편씩 소개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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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짝 반전, 시그널 멈춰도 관심 뜨거웠다… ‘하트시그널 시즌2’ 화제 뿌리며 종영

    더욱 강력해진 몰입감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가 15일 막을 내렸다. 마지막 방송에서 8명의 입주자가 최종 선택한 결과 김현우와 임현주, 송다은과 정재호 두 커플이 탄생했다. 3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하트시그널 시즌2’는 러브라인이 본격화한 후 9주 연속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2일과 29일에는 ‘하트시그널2’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스페셜 방송이 방영된다.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의 중심에 선 일반인 출연자들은 각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정재호는 “입주 기간 동안 진심을 다해 하트시그널 가족들을 대했고 저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며 “이별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앞으로 방송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송다은은 “우리 하트시그널 멤버들을 만날 수 있게 기회를 주시고 반년 넘게 고생한 제작진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멤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장미 또한 “촬영하면서 너무 힘들고 지쳐서 언제 집에 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집으로 돌아온 나를 봤을 때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며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더 멋진 어른이 되도록 진심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김도균과 이규빈, 임현주는 짤막하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한편 예상치 못한 반전 결말에 일부 출연진이 악플 세례에 시달리기도 했다. 정재호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지나친 악플이 달리는 것을 보면 정말 속상하다”며 “괴롭히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댓글을 남겼다. ‘하트시그널2’는 일반인 남녀가 한 달 동안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해 무한 ‘썸’을 타며 서로의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윤종신, 이상민, 김이나, 양재웅, 소유, 원 등 연예인 예측단이 스튜디오에서 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출연진의 감정을 추리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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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자연이자 예술적 산물, 동서양 조경의 변천사

    아파트에 갇혀 살아도 손바닥만 한 화분을 키워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록 식물을 곁에 두고 싶은 건 자연이 그리워서일까? 책 속 조경 풍경은 치밀한 설계의 산물이기에 첫눈엔 평범한 사람들의 경험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니 전문가들도 수천 년을 돌고 돌아 제자리, 있는 그대로의 자연으로 돌아왔다는 걸 알게 됐다. 저자는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20세기 유럽 조경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고,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 덕분에 20세기 이후 정원의 개념 자체에 의문을 가진 조경가와 건축가들의 이야기가 풍부하다. 흥미로운 건 조경이 모더니즘 예술처럼 개념과 기하학으로 군더더기를 줄여 나간 순간들이다. 스위스 조경가 에른스트 크라머는 ‘좋은 형태’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제거하고 기본 요소인 연못, 잔디만을 활용해 ‘시인의 정원’을 만들었다. 생태주의에 관한 관심은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정원의 개념도 탄생시켰다. 책은 최근부터 과거까지 역순으로 조경의 역사를 보여준다. 풍부한 배경 지식과 인문학적 설명이 곁들여져 조경 비평을 읽는 듯하다. 과거에 조경은 부유하고 특별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었다. 누구나 자연을 가까이 하고 즐기는 시대에 이르러,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인 시도를 보는 과정이 즐거움을 선사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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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박감 심한 위안부 얘기, 힘들고 슬펐지만 따스했다”

    1991년 8월 김학순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다. 이를 TV로 지켜본 이들은 함께 슬퍼했지만 일부는 “몸을 팔아 놓고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해 10월 부산여성경제인연합회는 ‘정신대 피해 신고 전화’를 개설한다. 이곳으로 8명이 전화를 걸어왔고, 그중 4명은 여행사 사장이었던 김문숙과 시모노세키로 떠나 일본 정부를 상대로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에 나선다. 영화 ‘허스토리’는 6년에 걸쳐 시모노세키(下關)와 부산(釜山)을 오가며 벌인 ‘관부(關釜) 재판’ 실화를 다룬다. 1992년 12월, 위안부 피해자 3명과 근로정신대 피해자 7명 등 모두 10명이 원고가 돼 일본 야마구치 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 지부에 제소하며 진행된 재판이다. 민규동 감독은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보고 느꼈던 감정을 오랫동안 품고 있다 영화로 만들었다. 배우 김희애(52)가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부 ‘문정숙’(김문숙의 극중 인물)을, 김해숙(63)이 아픔을 딛고 용기를 내는 위안부 ‘배정길’을 연기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최근 만난 두 배우는 ‘허스토리’가 “그 어느 작품보다 힘들었던 영화”라고 입을 모았다. 김희애는 이번 영화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맡은 문정숙은 감정이 북받치면 소리 지르고 욕도 서슴없이 내뱉는다. 부산 사투리를 쓰고, “돈 걱정은 하지 말라”며 허풍을 떨기도 하는 억척스러운 사업가다. 김희애는 “멋진 캐릭터에 반해 시나리오를 덥석 받았는데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느낄 만큼 힘든 도전이었다. 하지만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캐릭터였다”고 털어놨다.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체중도 늘렸다. 사투리와 일본어 연기를 위해 촬영 전 매번 집에서 대사를 녹음해 다시 듣기를 반복하며 연습했다. 촬영이 끝난 후 울음을 터뜨렸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모두 수고했다고 인사를 나누고 분장실에 오니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좋아서만은 아니었을 거예요. 여타 드라마였다면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을 텐데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김해숙은 촬영 내내 온 세상이 슬픔으로 가득 찬 듯한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는 “여인으로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진 배정길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박순녀(예수정)나 서귀순(문숙) 등 다른 인물들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는 모습도 나오지만 배정길은 대부분 말이 없다. 이 때문에 김해숙은 촬영이 끝난 뒤에도 우울함과 무기력한 감정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배우들은 부담을 많이 받았지만 영화는 시끌벅적한 부산 사투리로 서로를 다독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렸다. 김희애는 “여성이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법정 드라마”라며 “사이사이 재미있고 유쾌한 부분도 있으니 관객들이 편안하게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7일 개봉.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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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에 빠진 소녀 습격한 공룡 같은 탐욕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쥬라기 월드2)이 성장영화라는 걸 알아챈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흔히 영화에 등장하는 어린이는 보조적 역할을 맡고, 관객도 그런 시선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쥬라기 월드2’에서는 전편에 없던 새 인물 메이지 록우드(이저벨라 서먼)가 이야기의 열쇠를 쥔다. 그는 공룡 복제 기술을 개발한 벤저민 록우드의 손녀다. 할아버지가 그랬듯 공룡을 사랑하는 메이지는 호기심이 많아 몰래 저택을 누비며 사람들을 관찰한다. 그러다 유전자를 조작해 공룡을 살상무기로 개발하려는 엘리 밀스(레이프 스폴)의 대화를 엿듣고, 어른들의 비뚤어진 욕망을 가장 먼저 알게 된다. 밀스의 탐욕은 메이지에게도 아픔을 준다. 슬픔을 극복할 새도 없이 그의 집에 공룡과 공룡 밀수업자들이 쳐들어온다. 밀려오는 두려움에 메이지는 침대로 도망쳐 이불을 뒤집어쓴다. 어린이에게 ‘내 방 침대’란 영원히 안전해야만 하는 공간이다. 이를 메이지의 마지막 보루로 활용해 공포를 극대화한 감독의 시선이 돋보인다.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메이지는 공룡 역시 엄연히 생명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하며 과감하게 행동에 나선다. ‘쥬라기 월드2’에서 어린이 캐릭터가 돋보이는 것이 뜬금없는 일은 아니다. 영화를 총괄 제작한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미 E.T.(1982년)와 A.I.(2001년) 등을 통해 어린이에게 호기심과 용기,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살아가라는 따스한 시선을 보낸 바 있다. 여기에 보육원을 배경으로 한 ‘오퍼나지―비밀의 계단’(2007년)과 불치병에 걸린 소년의 성장을 다룬 ‘몬스터 콜’(2016년)의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의 연출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 덕분인지 ‘쥬라기 월드2’는 무서운 속도로 국내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6일 개봉해 오프닝 신기록(118만 명)을 세우더니 주말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신과 함께―죄와 벌’(2017년)이나 ‘암살’(2015년) 등 1000만 영화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주 48개국에서 먼저 개봉한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높은 오프닝 수익(2700만 달러)을 올렸다. 한편 이런 메이지의 시선이 좀 더 중심으로 부각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전반부 클레어 디어링(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이 오언 그레이디(크리스 프랫)에게 공룡을 구출하러 가자고 설득하는 과정이 다소 지루했고 이들의 캐릭터도 밋밋했다. 그러나 이슬라누블라 탈출 장면, 록우드 저택의 경매 장면, 인간과 유대감을 형성한 랩터 ‘블루’와 인도랩터의 결투 장면 등은 스릴감 넘친다. ‘복제한 동물의 권리를 존중할 것인가’, ‘유전자 조작은 옳은가’ 등의 문제도 제기되지만 심각한 고민으로 넘어가지 않아 오락영화의 본분을 다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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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탄소년단 3집, 발매 2주 만에 166만 장 돌파…17년 만에 대기록

    빌보드200(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던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SELF 轉 Tear)가 발매 2주 만에 166만 장 이상 팔렸다. 가온차트는 지난달 18일 발매한 방탄소년단 3집이 현재까지 166만4041장이 팔렸다고 8일 밝혔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가온차트 집계에서 월간 단일 앨범 판매량이 166만 장을 넘은 것은 2000년 9월 조성모 3집(170만5127장) 이후 17년 8개월 만이다. 역대 단일 앨범 최고 판매량은 1995년 김건모 3집 280만 장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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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로 만나는 147가지 여성의 외침

    영화계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이 관심을 끄는 가운데 1997년 시작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올해 20회를 맞았다. 역대 최다인 61개국 957편이 출품됐고, 36개국의 총 147편이 공식 상영된다. 올해부터 ‘국제장편경쟁’과 ‘한국장편경쟁’ 섹션이 신설됐다. 여성 영화인이 연출한 작품과 여성에 관한 영화를 조명하는 이번 영화제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과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이 참여하는 ‘감독 대 감독: 나의 영화, 당신의 영화’ 토크가 6일 진행된다. 비디오 게임을 페미니즘 관점에서 분석해 유명해진 캐나다 출신 비평가 아니타 사키시안이 특별 강연도 한다. 사이버 불링(온라인 괴롭힘)을 통해 정치적 발언을 억압하는 실태를 다룰 예정이다. 배우 한예리와 화제작을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스타 토크’ 코너도 있다. 올해 4월 향년 92세로 세상을 떠난 최은희 특별 회고전도 열린다. ‘카메라를 든 최은희’ 섹션에서는 대한민국 세 번째 여성 감독으로서 그가 연출한 작품 중 ‘민며느리’(1965년)와 ‘공주님의 짝사랑’(1967년)을 만나볼 수 있다. 박현선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와 박유희 영화평론가의 ‘최은희, 카메라를 든 그녀를 기억하라’ 스페셜 토크도 6일 열린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최신작을 상영하는 ‘새로운 물결’ 섹션은 매일 예술영화관을 찾는 연로한 여인들을 다룬 다큐 ‘씨네필’, 숲에서 아빠와 숨어 지낸 소녀의 심리를 그린 ‘흔적 없는 삶’ 등을 소개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신촌에서 7일까지 열린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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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 하니아 감독 “인권에 눈뜬 아랍 여성들 평등의 촛불 밝히는 중”

    학교 자선파티를 주최한 튀니지 여대생 ‘마리암’. 평소엔 엄두도 못 낼 과감한 드레스를 입고 파티 장소에 들어선다. 화려한 차림의 그녀를 한 청년이 지그시 쳐다본다. 싫지 않은 듯 그녀가 그와 눈빛을 교환하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는 순간 마리암의 로맨스는 끔찍한 악몽으로 변한다. 성폭행을 은폐하려는 경찰에 맞선 한 여대생의 실화를 그린 튀니지 출신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41)의 영화 ‘뷰티 앤 더 독스’가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아트하우스모모(이화여대 ECC)에서 상영됐다. ‘뷰티 앤…’은 제7회 아랍영화제가 여성 영화를 조명하는 특별섹션 ‘포커스 2018: 일어서다, 말하다, 외치다’의 초청작. 이날 감독의 오픈토크가 예정된 영화관은 만석으로 가득 찼고,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이 밖에서 기다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9번의 롱테이크로 구성된 영화는 편집이 거의 없어 주인공 마리암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줬다. 영화 속 마리암의 시도가 좌절될 때마다 객석에선 한숨과 탄식이 쏟아졌다. 고소 취하서에 서명을 끝내 거부하는 마리암에게 경찰이 “튀니지를 사랑하느냐”고 묻는 대목에선 헛웃음도 나왔다. 벤 하니아 감독은 “관객이 마리암의 감성에 몰입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격해지는 감정에 공감하게 만들기 위해 이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의 질문도 쏟아졌다. ‘같은 여성인 경찰이 왜 도와주지 않느냐’ ‘마리암이 아버지에게 왜 알리지 않으려고 했나’ ‘튀니지 여성 운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느냐’ 등. 문답이 오가던 중 “실화가 더 극적”이라는 감독의 설명에 객석은 또 한 번 술렁였다. 사건이 발생한 2012년. 피해자는 경찰서 5곳을 전전하고, 24시간을 경찰서에서 보낸 뒤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영화에선 경찰서 2곳, 12시간으로 묘사된다. 실제로는 사건이 알려지며 거리 집회가 일어났고, 2년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경찰관은 14년형을 선고받았다. 벤 하니아 감독은 “평범한 여성이 어려움과 수치심을 극복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용기에 감동해 영화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 시점은 ‘미투 운동’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그러나 여성 인권 문제는 튀니지 사회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생각했고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독재 정권에 맞섰던 튀니지 사회에 아랍의 봄 이후 여성 운동이 활발해졌다”며 “한국에서 촛불 집회 이후 미투 운동이 본격화한 것도 억압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무료였던 아랍영화제는 올해 처음 유료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올해 여성 이슈를 다룬 섹션은 젊은 관객을 중심으로 호응이 컸다. ‘뷰티 앤…’은 물론이고 ‘선인장’ ‘오직 남자들만 무덤으로 간다’ 등 여러 작품이 매진됐다. 박은진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아랍 영화에서 여성 감독의 작품이 두드러진 경향을 반영해 이번 섹션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서울 아트하우스모모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아랍영화제는 7일까지 이어진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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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상우 “가족 위하는 소시민 가장, 저와 닮았어요”

    “영화에서 주인공이 새집 같은 머리로 한손에 아이를 안고 집 나간 아내를 애타게 찾는 장면이 나와요. 그 장면은 제가 봐도 리얼했어요. 애를 키워본 사람만 할 수 있는 연기잖아요. 집 안에 있는 제 모습 같기도 하고….”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권상우(42)는 13일 개봉하는 ‘탐정: 리턴즈’를 이렇게 소개했다.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 강대만으로 출연한 그는 전편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성동일과 코믹 콤비로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는 전직 사이버수사대 출신 흥신소 업자 여치(이광수)도 합류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천국의 계단’이나 ‘말죽거리 잔혹사’ 속 권상우를 기억하지만, ‘탐정’의 강대만은 아기 띠와 기저귀 가방을 메고 현장을 누빈다. 엄살도 심하고 겁도 많은데 얼떨결에 사건을 해결하는 코믹한 역할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요즘 영화에서는 너무나 완벽한 사람들이 나타나 초능력을 발휘하는데, 이 영화는 소시민 가장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사건을 찾아서 능력 밖의 일을 해내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영화에선 아들 룩희(9)와 딸 리호(3)를 둔 아빠의 생활 연기도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권상우는 애를 키우는 아빠가 범인을 잡으러 가는 게 재미있는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노태수(성동일)와의 신경전, 부족한 사람들이 사건을 파헤치는 묘미가 있고,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보면 더 편하고 즐거운 영화”라고 했다. 권상우는 ‘후덕한 자신의 얼굴’만 빼면 영화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턱선이랑 이런 데가 살이 많이 쪘더라고요. 그런데 강대만이니까 충분히 가능한 비주얼이에요. 하하.” 그가 ‘탐정’ 시리즈의 후속작을 선뜻 선택하게 된 이유는 뭘까. “‘탐정’ 시리즈는 애착이 가는 작품이에요. 1편 오프닝 스코어가 5만 명에 불과했는데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입소문으로 260만 명까지 갔잖아요. 속편이 나올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탐정’ 시리즈가 가진 고유한 힘이 있어 가능했던 것 같고 아직까지는 반응이 괜찮아서 기분이 좋아요.” 권상우는 최근 KBS ‘추리의 여왕’ 시즌2에도 출연해 ‘의리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리로 속편을 갈 수는 없어요.(웃음) 그래도 관객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될 수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탐정도 캐릭터 발전이 가능할 듯해서 계속하게 됐어요.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니까요.” ‘탐정’에서 그는 콤비인 성동일과 찰떡 호흡을 선보인다. 마치 영화 속 강대만과 노태수처럼 자연스러워 보였다. “서로의 마음을 다 아니까. ‘우리 연기하자’가 아니라 그냥 평소처럼 하면 되니까 좋았어요. 그냥 ‘촬영하자’ 하고, 끝나면 ‘맥주 마시자’ 하고, 맥주 마시면서 ‘내일 뭐 찍느냐’ 고민하고. 이런 식이에요.” 권상우는 차기작으로 성인 로맨틱 코미디 ‘두 번 할까요?’와 액션 영화 ‘귀수’를 준비 중이다. “하나는 30, 40대 남자의 결혼관에 대한 이야기, 다른 하나는 제가 잘하는 최강 액션을 보여드릴 거예요. 무엇보다 올해는 ‘탐정: 리턴즈’가 잘돼서 3편을 만드는 것에 대해 제작사가 고민하는 상황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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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병역 대신 택한 감옥에서의 시간

    이상에 현실이 지배되면 개인의 삶은 어떻게 될까. 저자의 경험을 따라가니 이런 물음이 생겼다.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저자는 서울 영등포교도소에 476일 동안 수감됐다. 감옥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부터 독방에 머물렀을 때 보이는 풍경, 혼거방으로 옮겨 다른 재소자들과 서열을 맺는 과정, 감옥 내의 규칙과 경제 논리 등이 건조하게 적혔다. 자진해서 감옥에 간 저자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돌이켜보려 애쓴다. 그러나 관념에 그쳤던 인간애는 지극히 현실적 공간인 감옥에 적용되지 못한다. 자신을 사회성 없는 서울대 출신 병역거부자로 바라보는 동료 수감인의 시선에 야속함을 느끼지만, 그들 눈에 저자는 배부른 소크라테스일 뿐이다. 징역을 받고 감옥에 왔을지언정 억울하다고 느낄 죄수에게, 신념 때문에 감옥에 온 저자의 모습은 한가롭게 보일 수밖에 없다. 책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사람만이 희망이다’ 같은 감옥 문학이 뜸해진 지금, 2000년대판 감옥 이야기를 자처한다. 그러나 성장을 기대하고 감옥에 간 저자는 끝내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자신이 좇았던 이상이 무엇일까 반추하는 계기가 된 걸까? 저자의 머릿속에 품고 있는 사회학적, 정치적 코드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솔직한 심정을 가늠해보기는 쉽지 않다. 다만, 감옥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이제는 드라마나 영화로도 익숙하다.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도 동명의 논픽션을 토대로 한다. 미국 사회의 주류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주인공의 경험을 토대로 ‘오렌지…’는 여성, 동성애, 인종에 관한 관점을 여러 사건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저자의 수감생활은 신념에서 출발됐기에 관념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좀 더 편안하게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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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종서 “아직 얼떨떨… 여성 영화는 무조건 해야죠”

    “오디션도 갑작스러웠고, 캐스팅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행복했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어요. 모두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고 어른들이고….” 생애 첫 오디션으로 이창동 감독 작품에 캐스팅됐다. 데뷔작인데 칸 국제영화제에도 다녀왔다. 영화 ‘버닝’에서 미스터리 인물 해미를 연기한 배우 전종서(24)를 3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디션 당시에도 전종서는 큰 기대가 없었다. “제작진이 준 대본과 제가 좋아한 MBC 드라마 ‘케세라세라’(2007년) 대사를 준비해 갔는데, 당시엔 잘 못했다고 생각했어요.” 첫 오디션 뒤 몇 차례 미팅을 하면서도 “되든 안 되든,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덤덤하게 돌아봤다. 이 감독은 “요즘은 10대 때부터 활동하는 이들이 많은데, 어디서 뭘 하다 이렇게 원석 그 자체로 나타났을까” 하며 신기해했다. ‘오아시스’와 ‘밀양’이 이창동 작품인지도 몰랐다는 그는, 처음 ‘버닝’을 볼 때만 해도 쑥스러워 얼굴을 파묻었다고 한다. “칸에서 세 번째로 보는데, 그제야 비로소 어떤 대사와 장면이 새롭게 눈에 들어왔어요. 종수(유아인)의 집에서 해미가 잠들었을 때, 종수와 벤(스티븐 연)이 속을 털어놓는 장면이 가장 좋았습니다. 친한 사람에게도 못 하는 얘기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확 와 닿았어요.” 여전히 얼떨떨하지만, 자신만의 신념도 분명해 보였다. 연기에 대해 얘기할 땐 열심히 손짓을 해가며 또박또박 설명했다. “주변에선 신인이 부담스러운 노출 신을 왜 자진해서 하느냐고 우려하기도 했죠. 하지만 평소에도 성별을 떠나 옷이 파였거나 뭘 걸치지 않았다고 이상하게 본 적이 없어요. 하물며 영화는 인간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굳이 ‘노출’에 얽매이는 건 편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강력한 데뷔는 다음 행보에 걸림돌이 되기도 할 터. 하지만 전종서는 초조해하지 않았다. 그는 “여성이 주도하는 영화가 있다면 무조건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곧 서울국제여성영화제도 시작하잖아요. 평소에도 ‘여성스럽다’거나 ‘남성스럽다’는 규정이 싫었어요. 이번에 칸도 다수 심사위원이 여성이라 정말 좋았습니다. 여성의 힘이 확장될 거라 믿고 그런 움직임을 지지합니다. 누구에게나 ‘인생 영화’가 있듯 영화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데, 그 힘으로 여성을 대변할 수 있다면 꼭 하고 싶어요.”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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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인이 왜 자진해서 노출신 하느냐 우려…얽매이는 건 편견”

    “오디션도 갑작스러웠고, 캐스팅도 예상 못했어요. 행복했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어요. 모두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고 어른들이고….” 생애 처음으로 본 오디션으로 이창동 감독 작품에 캐스팅됐다. 첫 걸음마 데뷔작인데 칸 국제영화제에도 다녀왔다. 영화 ‘버닝’에서 미스터리 인물 해미를 연기한 배우 전종서(24)는 그야말로 ‘깜짝 스타.’ 5월 3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도 아직은 오롯이 실감을 못 하는 눈치였다. 오디션 당시에도 전종서는 큰 기대가 없었다. “제작진이 준 대본과 제가 좋아한 MBC드라마 ‘케세라세라’(2007년) 대사를 준비해갔는데, 당시엔 잘 못했다고 생각했어요.” 첫 오디션 뒤 몇 차례 미팅을 하면서도 “되던 안 되던,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덤덤하게 돌아봤다. 이 감독은 “요즘은 10대 때부터 활동하는 이들이 많은데, 어디서 뭘 하다 이렇게 원석 그 자체로 나타났을까”하며 신기해했다. ‘오아시스’와 ‘밀양’이 이창동 작품인지도 몰랐다는 그는, 처음 ‘버닝’을 볼 때만 해도 쑥스러워 얼굴을 파묻었다고 한다. “칸에서 세 번째로 보는데, 그제야 비로소 어떤 대사와 장면이 새롭게 눈에 들어왔어요. 종수(유아인)의 집에서 해미가 잠들었을 때, 종수와 벤(스티븐 연)이 속을 털어 놓는 장면이 가장 좋았습니다. 친한 사람에게 못하는 얘기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확 와 닿았어요.” 여전히 얼떨떨하지만, 자신만의 신념도 분명해 보였다. 연기에 대해 얘기할 땐 열심히 손짓을 해가며 또박또박 설명했다. “주변에선 신인이 부담스런 노출 신을 왜 자진해서 하느냐고 우려하기도 했죠. 하지만 평소에도 성별을 떠나 옷이 파였거나 뭘 걸치지 않았다고 이상하게 본 적이 없어요. 하물며 영화는 인간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굳이 ‘노출’에 얽매이는 건 편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강력한 데뷔는 다음 행보에 걸림돌이 되기도 할 터. 하지만 전종서는 초조해하지 않았다. 그는 “여성이 주도하는 영화가 있다면 무조건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곧 서울국제여성영화제도 시작하잖아요. 평소에도 ‘여성스럽다’거나 ‘남성스럽다’는 규정이 싫었어요. 이번에 칸도 다수 심사위원이 여성이라 정말 좋았습니다. 여성의 힘이 확장될 거라 믿고 그런 움직임을 지지합니다. 누구에게나 ‘인생 영화’가 있듯 영화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데, 그 힘으로 여성을 대변할 수 있다면 꼭 하고 싶어요.” 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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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블 독주 멈춰 세운 ‘독한 자들’

    영화 ‘독전’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독주를 끝내더니 개봉 8일 만인 29일 관객 2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로 최단기간이다. ‘독전’은 장르는 흔한 범죄물이지만 탄탄한 기본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형사 원호(조진웅)가 실체가 불분명한 마약 조직 우두머리 ‘이 선생’을 쫓는 과정을 짜임새 있게 설계해 몰입감을 높였다. ‘독전’이 개봉하기 전에는 범죄 영화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해영 감독(45)이 연출을 맡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천하장사 마돈나’(2006년)로 데뷔한 이 감독은 ‘페스티발’(2010년)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4년)을 연출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감독은 “지금까지는 오리지널 기획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써왔는데, 틀을 깨보고 싶었다”며 “정서경 작가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장르 영화의 기본인 몰입감에 충실하려 했지만, 사건 위주로만 영화가 흐르지 않도록 캐릭터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주인공 원호는 ‘마초’ 같지만 여리고 감정에 잘 흔들린다. 또 다른 핵심인물 락(류준열)은 버림받은 조직원으로 스스로를 고립시켜야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인물. 극을 이끄는 원호와 그를 지켜보는 락의 시선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 원호가 락의 멱살을 잡고 ‘왜 도발했냐’고 추궁할 때, 락이 ‘방금 그거 꿈꾸신 거예요’라고 하는 장면은 이런 둘의 관계를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 감독은 “말이 안 되는 대화지만, 속내는 락이 원호를 관찰하고 있고 그의 눈동자를 보며 괜찮다고 달래는 듯한 장면”이라며 “만약 영화를 2번 본다면 첫 번째는 원호의 입장에서, 두 번째는 락의 입장에서 지켜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주혁(진하림 역)의 파격적 비주얼과 거친 캐릭터 연기는 여운이 짙다. 이 감독은 “불꽃같은 연기”라고 회상했다. “저는 물론이고 다른 배우와 모든 스태프가 하림의 첫 등장부터 매순간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존재감에 짓눌려 숨 막힐 듯한 휘몰아침이 더할 나위가 없는 연기였습니다. 그게 관객에게 잘 전달됐길 바랄 뿐이에요.” ‘독전’은 원작인 두기봉 감독의 홍콩영화 ‘마약전쟁’(2014년)과 달리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마치 오락영화로만 남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다. 감독은 결말을 이렇게 설명한다. “누가 누구를 응징하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독전’은 집착했던 신념의 부질없음을 직면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영어 제목도 ‘빌리버(Believer)’죠.” 이 밖에 화려한 비주얼과 미장센, 오연옥(김성령) 보령(진서연) 등 신선한 여성 캐릭터, 동영 주영 남매(김동영 이주영)의 ‘변사’를 연상케 하는 수화 통역 신 등 인상적인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 감독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가장 기뻤다”며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로 오랫동안 기억되는 영화라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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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침없는 방탄소년단, 빌보드 ‘핫 100’ 10위

    빌보드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사진)이 신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0위에 올랐다고 29일(현지 시간) 밝혔다.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핫 100’ 2위에 올라 7주 동안 자리를 지킨 적이 있지만 케이팝 그룹 가운데 이 차트에서 10위를 차지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27일 정규 앨범 3집 ‘Love Yourself: 轉 ‘Tear’’로 한국 가수 최초로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른 뒤 또 한번 새 역사를 썼다. ‘핫 100’은 ‘빌보드 200’과 함께 빌보드의 양대 차트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24일 열린 정규 3집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꿈은 클수록 좋으니 입 밖으로 낸 이상 열심히 하겠다”며 “‘빌보드 200’과 ‘핫 100’ 1위,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 참석, 스타디움 투어 등을 통해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3일 만인 27일(현지 시간) ‘빌보드 200’ 1위의 꿈을 이룬 데 이어 두 번째 목표에도 다가가고 있다.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집계하는 ‘핫 100’은 스트리밍 및 음원 판매 실적,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선정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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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탄소년단 또 다른 쾌거…‘페이크러브’, 빌보드 ‘핫100’ 10위

    빌보드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10위에 올랐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핫100’ 2위에 올라 7주 동안 자리를 지킨 적이 있지만 케이팝 그룹 가운데 이 차트에서 10위를 차지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27일 정규 앨범 3집 ‘Love Yourself: 轉 ’Tear‘’로 한국 가수 최초로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른 뒤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핫100’은 ‘빌보드200’과 함께 빌보드의 양대 차트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24일 열린 정규 3집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꿈은 클수록 좋으니 입 밖으로 낸 이상 열심히 하겠다”며 “‘빌보드 200’과 ‘핫 100’ 1위,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 참석, 스타디움 투어 등을 통해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3일 만인 27일(현지시간) ‘빌보드 200’ 1위의 꿈을 이룬데 이어 두 번째 목표에도 다가가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200’에는 이번 3집까지 8회 연속 진입했지만 ‘핫 100’은 지난해 10월 ‘DNA’로 85위에 처음 등장했다. ‘DNA’는 67위까지 올라 4주 동안 순위를 유지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싱글 ‘마이크 드롭’ 리믹스가 28위에 올라 10주 동안 머물렀다. 당시 28위는 케이팝 그룹 최고 기록이었다.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집계하는 ‘핫100’은 스트리밍 및 음원 판매 실적,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선정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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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이 주무기인 슈퍼히어로, 기발한 속사포 유머 통했다

    “너 무지하게 어둡네. DC 유니버스에서 온 거 아냐?” “겨울왕국의 ‘두 유 워너 빌드 어 스노맨’과 엔틀의 ‘파파 캔 유 히어 미’, 나만 비슷해?” 슈퍼 히어로들의 이면을 까발리며 냉소와 유머를 쉴 틈 없이 쏟아내는 ‘데드풀 2’가 1편에 이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8일 기준 ‘데드풀 2’는 전 세계에서 약 4억9800만 달러(약 535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1편에 비해 북미 관객 수 증가 속도는 살짝 떨어지지만 국내를 비롯한 해외 성적이 좋아 ‘행오버’ 이후 코미디 시리즈 사상 최대 수익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봉 11일째인 26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 최고 흥행 기록을 갖고 있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612만 명)보다 7일가량 빠른 속도다. 개봉 둘째 주말인 26, 27일에도 42만 관객을 동원하며 ‘데드풀’의 최종 스코어 331만 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데드풀 2’의 매력은 뭘까. 전작에서 이어진 거침없지만 참신한 유머코드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화 속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은 “작가가 대본을 대충 썼다”거나 “CG(컴퓨터그래픽) 파티를 즐기라”며 작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다. 1983년 영화 ‘엔틀’이나 일렉트로닉 음악 장르인 ‘덥스텝’ 등 영화 대사에 등장한 낯선 문화 코드를 관객들이 직접 찾아보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24일 관객과의 만남을 가진 황석희 번역가는 “작품에 숱한 레퍼런스(참고자료)와 패러디가 쏟아져 번역이 무척 힘들었다”며 “데드풀의 대사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어렵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열성 팬들은 벌써부터 ‘데드풀’ 후속작에 대한 걱정이 크다. 디즈니가 ‘데드풀’의 제작사인 이십세기폭스사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가족 관객을 중시하는 디즈니가 데드풀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레이놀즈가 인터뷰 중 “디즈니 합병에 대한 농담이 있었는데 제작사 요청으로 삭제했다”고 밝힌 내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이에 대해 “디즈니의 폭스 인수는 비슷한 색깔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업적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여 심각한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인수 절차를 두고 봐야겠지만 ‘레디 플레이어 원’이 보여준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한 하이퍼텍스트적 확장이 팬들의 바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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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가수 빌보드 차트 도전史

    1894년 창간한 빌보드는 1956년부터 순위를 매기기 시작했다. 이때 탄생한 빌보드 차트는 세계 팝음악의 흐름을 살피는 척도로 여겨지며 국내에도 1960년대부터 AFKN 등을 통해 소개됐다. 처음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한국인은 1959년 미국에 진출한 여성 트리오 ‘김시스터즈’였다. 이들은 1962년 미국 그룹 ‘코스터스’의 동명 곡을 커버한 ‘찰리 브라운’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가 ‘스키야키’로 아시아 가수 최초로 3주 동안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40년 가까이 흐른 2001년, 김범수는 ‘하루’의 영어 버전인 ‘헬로 굿바이 헬로’로 ‘핫 싱글 세일즈’ 차트 51위에 진입했다. 메인 차트 진입은 2009년 보아가 처음이었다. 미국 정규 1집 ‘BoA’가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27위에 올랐다. 빅뱅은 2012년 미니 앨범 ‘Alive’로 150위, 지드래곤은 솔로 미니 앨범 ‘One of a Kind’로 161위를 차지했다. 싱글 차트 ‘핫 100’에서는 2009년 원더걸스가 ‘노바디’의 영어 곡으로 76위에 랭크됐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핫 100’ 2위에 올라 7주 동안 자리를 지켰다. 2013년 발표한 ‘젠틀맨’도 ‘핫 100’ 12위까지 올랐다. 소녀시대와 투애니원, 슈퍼주니어도 ‘월드 앨범’ ‘소셜 50’ 차트 등에 진입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발표한 ‘Love Yourself: 承 ‘Her’’로 ‘빌보드 200’ 7위에 올랐고 타이틀곡 ‘DNA’는 ‘핫 100’에서 67위를 했다. 마침내 ‘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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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 히어로들 까발리는 재미? ‘데드풀 2’ 전편 인기 넘어설 듯

    “너 무지하게 어둡네. DC 유니버스에서 온 거 아냐?” “겨울왕국의 ‘두 유 워너 빌드 어 스노맨’과 엔틀의 ‘파파 캔 유 히어 미’, 나만 비슷해?” 슈퍼 히어로들의 이면을 까발리며 냉소와 유머를 쉴 틈 없이 쏟아내는 ‘데드풀 2’가 1편에 이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8일 기준 ‘데드풀 2’는 전 세계에서 약 4억9800만 달러(약 535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1편에 비해 북미 관객 수 증가 속도는 살짝 떨어지지만, 국내를 비롯한 해외 성적이 좋아 ‘행오버’ 이후 코미디 시리즈 사상 최대 수익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봉 11일째인 26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청소년관람불가 외화 최고 흥행 기록을 갖고 있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612만 명)보다 7일가량 빠른 속도다. 개봉 둘째 주말인 26, 27일에도 42만 관객을 동원하며 ‘데드풀’의 최종스코어 331만 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데드풀 2’의 매력은 뭘까. 전작에서 이어진 거침없지만 참신한 유머코드가 관객들을 사로잡았단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화 속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은 “작가가 대본을 대충 썼다”거나 “CG(컴퓨터그래픽) 파티를 즐기라”며 작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다. 1983년 영화 ‘엔틀’이나 일렉트로닉 음악 장르인 ‘덥스텝’ 등 영화 대사에 등장한 낯선 문화 코드를 관객들이 직접 찾아보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24일 관객과의 만남을 가진 황석희 번역가는 “작품에 숱한 레퍼런스(참고자료)와 패러디가 쏟아져 번역이 무척 힘들었다”며 “데드풀의 대사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어렵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열성 팬들은 벌써부터 ‘데드풀’ 후속작에 대한 걱정이 크다. 디즈니가 ‘데드풀’의 제작사인 이십세기폭스사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가족 관객을 중시하는 디즈니가 데드풀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레이놀즈가 인터뷰 중 “디즈니 합병에 대한 농담이 있었는데 제작사 요청으로 삭제했다”고 밝힌 내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이에 대해 “디즈니의 폭스 인수는 비슷한 색깔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업적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여 심각한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인수 절차를 두고 봐야겠지만 ‘레디 플레이어 원’이 보여준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한 하이퍼텍스트적 확장이 팬들의 바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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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는 맛보다 듣는 맛… 소리가 다르니 감동이 다르네

    “이게 바로 하와이안 갈릭 버터 시림프(새우)입니다. 냠냠.” 자막은 이미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방송인 백종원 씨가 새우를 입에 넣는 모습이 클로즈업되자, ‘쩝쩝’ 소리만이 또렷이 귓가를 파고든다. 뒤이어 펼쳐지는 조리 과정. 버터를 잔뜩 두른 프라이팬 위에 튀겨지는 마늘의 ‘지글지글’. 뒤이어 통통한 새우 10여 마리가 들어가자마자 사운드는 거의 교향곡 수준으로 화면 가득 울려 퍼진다. 지난달 23일 방영을 시작한 tvN 다큐멘터리 예능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기존 ‘먹방’과는 뭔가 다르다. 백 씨의 감칠맛 나는 설명도 훌륭하지만, 하나의 요리가 어떤 히스토리와 과정을 지녔는지를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기획 단계부터 염두에 뒀다는 음식 연출 방식이 이채롭다. 마치 시청자도 함께 식탁에 앉은 것처럼 음식을 귀로 풍성하게 즐기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감각쾌락반응)를 적극 활용한다. 최근 ASMR가 ‘귀르가즘(귀+오르가즘)’이란 신조어까지 낳으며 대중문화 전반에서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송은 물론이고 광고, 1인 미디어, 웹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대중에게 사랑받는다. ‘스트리트…’를 연출한 박희연 PD는 방송가에서 ASMR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제작진이다. 박 PD는 “백 씨와 함께했던 ‘집밥 백선생3’를 찍으며 제작진도 음식을 조리할 때 나는 ‘소리’에 식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각에 집중했던 기존 방식보다 청각을 부각시키는 방식이 시청자에게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에 예민한 광고계도 ‘귀르가즘’은 새로운 블루칩이다. 특히 소리를 활용하기에 먹거리 광고에서 요긴하다. 다니엘 헤니가 출연했던 치즈 광고를 찍은 이채훈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청각을 극대화시키면 대중이 광고를 보며 ‘내가 아는 그 맛이네’라는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며 “ASMR를 통해 맛을 간접적으로 체감하는 공감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유행이 빠른 유튜브 등 인터넷 영상에서는 이미 ASMR가 보편화 수준에 이르렀다. 유튜브에 개설된 전문 채널은 30만 개에 이르며, 관련 콘텐츠는 이미 1000만 개를 넘어섰다. ‘혼밥 ASMR 채널’ 등을 운영하는 유튜버 ‘초의 데일리쿡’은 “생생한 소리를 전달하려면 고성능 기계가 필요하고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하지만 ASMR를 활용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을 보는 비율이 2배가량 높아진다”고 귀띔했다. 최근 귀르가즘은 음식 분야 이외로도 확장하는 추세다. 1020세대에게 인기인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최근 출연 배우들이 에세이를 읽어주는 ASMR 버전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아이돌 ‘워너원’을 전면에 내세운 한 인터넷 쇼핑몰 광고는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소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수묵화 배경에 새가 지저귀는 자연의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깔았다. 이 크리에이터 디렉터는 “소리의 의외성이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주는 효과가 ASMR를 통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ASMR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볼거리의 홍수 속에서 피로감을 느낀 대중이 ASMR가 주는 새로운 자극에 쾌감이나 욕구를 느끼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진 유튜브 파트너십 수석부장은 “1인 미디어에서 ASMR는 이미 대세 콘텐츠”라며 “과거 단지 음식을 많이 먹는 ‘먹방’에서 벗어나 최근엔 조리나 섭취 과정에서 소리로 식감을 전해야 대중이 찾는다”고 말했다. ASMR가 최신 콘텐츠와 맞물리고 있지만, 그 내부에는 ‘아날로그 감성’이란 문화코드가 들어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디지털 문화가 발달할수록 대중은 역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ASMR 인기의 이면에는 디지털 시대의 역행 혹은 반발이란 사회적 심리가 숨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kimje@donga.com·김민 기자}

    •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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