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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오후 6시 45분경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사거리. 좌회전 차로에 서 있던 i30차량 한 대가 불법유턴을 시도했다. 반대 차로로 넘어오자마자 i30 운전자 이모 씨(28)는 가로수 뒤에 서 있던 장모 씨(37)를 발견했다. 장 씨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이 씨 차량을 향해 촬영하고 있었다. 미심쩍게 느낀 이 씨는 차량을 세우고 장 씨에게 다가갔다. 장 씨는 “불법 유턴 장면을 촬영했다. 경찰청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공익제보’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통법규 위반이 많아 내가 질서를 바로잡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의 당황한 표정을 보자 장 씨는 이내 본색을 드러냈다. “성의를 표시하면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제안한 것. ‘불법유턴 범칙금 6만 원’이라는 내용도 설명했다. 이 씨가 3만5000원을 건네자 장 씨는 영상을 삭제했다. 이어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단속한다. 그 시간을 피해 다녀라”라는 말을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2016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교통법규 위반 운전자를 상대로 70차례에 걸쳐 150만 원을 뜯어냈다. 장 씨가 각종 민원을 수만 건 넘게 계속하자 경찰청 내부 전산망에 범죄 가능성을 지적하는 제보가 올라왔고 결국 덜미가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장 씨를 상습공갈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영상 222건이 삭제된 걸 볼 때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확인 중이다”고 했다.김정훈기자 hun@donga.com}

‘재판 다니느라 몸 고생, 마음고생 많으셨죠. 집행유예 축하합니다.’ 음주 운전하다 사고를 낸 가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게시물에 얼마 전 달린 댓글이다. 3월 한 회원이 ‘두 번의 음주 운전 사고로 면허 취소됐고, 이번에 무면허로 음주 사고를 냈다. 4명이 다쳤는데 집행유예가 나왔다’는 글을 올리자 달린 ‘축하’ 댓글이다. 그 아래로 ‘고생했다’ ‘힘내라’ 같은 댓글이 10개 넘게 달렸다. ‘집행유예도 너무 세게 받은 것 아니냐’는 댓글도 있었다. ‘행정심판’이라는 이름의 이 카페는 회원이 약 4만4000명이다. 이른바 ‘생계형 음주운전자 구제를 위한 행정심판제도 관련 정보 공유’ 목적으로 2005년 만들어졌다. 하지만 10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최근 2년간 게시물을 살펴본 결과 음주 운전 가해자들이 민·형사상 책임을 피하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격려하는 공간으로 변질돼 있었다. 카페 게시물에는 가해자들이 사고 내용을 소개하며 대처 요령을 묻는 글이 가장 많았다. 다른 회원이 ‘음주 3진 아웃으로 면허 취소됐는데 또 음주 사고를 내 3명이 다쳤습니다. 도움 좀 주세요’라고 올리면 ‘그 지역 법원 판사가 얼마 전 부임했는데 형량이 빡빡하답니다. 평소 했던 봉사활동 잘 어필하세요’라는 식의 답변이 달린다. 게시물에는 음주 운전 사고로 처벌받은 횟수를 뜻하는 ‘3진’ ‘4진’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회원 가운데 음주 운전 사고 재범자가 상당수라는 얘기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국 음주 운전 사고 가해자 가운데 재범자 비율은 2013년 42.4%에서 지난해 44.4%로 꾸준히 40%대다. 카페 회원들은 낮은 형량을 선고받은 가해자를 축하하기도 한다. 어떤 회원이 ‘음주 4진입니다. 고통의 3개월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집행유예 성공입니다’라고 올리자 ‘저도 4진인데 실형까지 안 가겠네요’ ‘부럽다’는 댓글이 달렸다. ‘집행유예 2년 받았다’는 음주 뺑소니 가해자에겐 ‘고생하셨어요. 추카추카’ 같은 글이 쏟아졌다. 무면허 운전자가 ‘5번째 음주 사고를 냈습니다. 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쳤는데 벌금 500만 원 때리네요’라고 올리자 ‘이건 진짜 기적. 로또 맞았네요’ 같은 댓글이 줄을 이었다. 되레 피해자를 비난하기도 한다. 어떤 가해자는 ‘피해자가 전치 6주 나왔는데 나를 만나주지 않는다. 단단히 한몫 챙기려는 것 같다’고 올렸다. 또 다른 가해자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 0.16입니다. 피해자 전치 3주 나왔는데 합의금 600만 원 달라네요’라고 올리자 ‘3주에 600(만원)이면 사기다. 합의 보지 말고 그냥 벌금 내라’며 옹호하는 댓글이 달렸다. ‘요즘은 살짝 부딪혀도 음주면 바로 드러눕는다’며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로 모는 댓글도 보였다. 음주 운전 가해자들이 보이는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한 처벌이 관대하다 보니 피해자가 입은 피해가 가볍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음주 운전 사망사고 가해자가 받은 평균 형량은 1년 4개월에 불과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형법에서 규정한 처벌이 사실상 징역 5년 이하여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음주 운전 사고는 실형보다 벌금이나 집행유예가 나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어 책임 회피 전략을 함께 모색한다”며 “음주 사고 재범률이 마약 범죄보다 높은 것도 ‘이번만 잘 피하면 그만’이라는 인식 탓이 크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4016명의 지역일꾼을 뽑는 6·13지방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북-미 정상회담에 가려 관심이 적지만 개인의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선거다. 자치단체장뿐 아니라 광역·시군 의원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8일 본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9317명 중 3555명(38.1%)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처벌을 받은 범죄 기록을 갖고 있었다. 2016년 기준 15세 이상 한국인의 전과 비율(26.1%)보다 높다. 강원 지역의 한 후보자는 15개의 전과를 갖고 있었다. 전과가 있으면 후보자들은 소명을 남긴다. 내용에 특별한 양식이나 기준은 없다. 후보자들은 각양각색의 소명을 내놓으며 자신의 범죄를 해명했다. 후보자들의 소명을 분석하니 △당당 △읍소 △책임 전가 △무(無)소명의 4개 유형으로 분류됐다.○ 폭행죄를 ‘젊은 시절 혈기’로 미화 자신의 범죄에 유난히 당당한 후보자들이 있다. 전남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한 A 후보는 1999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20대 젊은 시절!”로 시작하는 소명 글에서 “사소한 시비로 인한 사건으로 쌍방 벌금을 받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범죄 전력을 젊은 시절의 혈기로 미화한 것이다. 전남 지역의 또 다른 시의원 후보 B 씨는 2009년 공연음란죄로 처벌을 받았다. B 후보는 “의무경찰 복무 대기를 하던 중 군사정권 운동 등으로 척추골 골절 압박 사고가 나 극심한 후유증과 스트레스로 업무 중 과음을 했고 공원에서 수면을 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범죄 전력에 구구절절 사연을 설명하는 ‘읍소형’ 후보자도 있었다. 충북 지역의 시의원 후보 C 씨는 공익건조물파괴죄로 2016년 벌금 300만 원을 냈다. 그는 글자 수가 428자에 달하는 ‘장문’의 소명을 남겼다. C 씨는 “지역주민의 민원을 손수 해결하려는 의지와 열정이 앞서다 보니 오류를 범했다. 큰 가르침의 시간을 갖게 되는 기회가 됐다”고 해명했다. 경북 지역의 한 시의원 후보는 자신의 폭행 전과에 대해 “형님 사업을 돕는 중 발생한 일이다. 오랫동안 뉘우치고 반성했다. 봉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 떠넘기기에 모르쇠까지 처벌까지 받고도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후보자도 여럿이었다. 기업체 대표나 자영업자 출신 후보들은 주로 직원 탓을 많이 했다. 전남의 한 시의원 후보자 D 씨는 2001년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죄(절도)로 벌금 200만 원의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D 후보는 “카센터 운영 중 직원의 과실로 보관 중인 물건이 적발됐다”며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취지의 소명을 했다. 무고죄로 1990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서울의 한 구의원 후보 E 씨도 자신의 범죄 이유를 다른 사람에게서 찾았다. 그는 “28년 전 본인 자택 신축 때 현장소장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무고죄 배경을 설명했다. 수차례 범죄에도 불구하고 아예 소명을 내놓지 않은 경우도 허다했다. 특히 범죄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무면허운전이나 음주운전의 경우 ‘모르쇠’로 일관하는 후보가 많았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 중 전과 15범으로 가장 많은 처벌을 받은 강원 지역 시의원 후보 F 씨. 그는 음주운전으로만 3차례 처벌을 받았다. 폭행과 상해 같은 전과도 8건에 달했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소명을 하지 않았다. 2012년 한 해에만 5건의 범죄로 처벌을 받은 강원 지역의 또 다른 시의원 후보 G 씨도 마찬가지. 그는 무면허운전만 3차례다. G 씨는 소명을 하지 않았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김자현 기자}

4016명의 지역 일꾼을 뽑는 6·13지방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후보자들의 수준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동아일보 분석 결과 지방선거 후보자 9317명 중 3555명(38.1%)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처벌을 받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5세 이상 한국인의 전과자 비율인 26.1%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강원 지역의 한 후보는 전과 15범에 달했다. 유권자들의 올바른 한 표 행사를 위해 동아일보 취재팀은 전국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전과와 그에 대한 소명을 분석했다. 후보자들은 △당당 △읍소 △책임전가 △무(無)소명의 4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범죄 전력을 설명하고 있었다.● 폭행 전과, 혈기로 미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당당’한 후보들도 있었다. 전남 순천시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한 A 후보는 1999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20대 젊은 시절!”이라는 글로 소명을 시작했다. A 후보는 “사소한 시비로 인한 사건으로 쌍방 벌금을 받은 사건”이라며 범죄 전력을 젊은 시절의 혈기로 미화했다. 2009년 공연음란죄로 처분을 받은 전남 목포시의원 후보자인 B 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의무경찰 복무대기를 하던 중 군사정권 운동 등으로 척추골 골절 압박사고가 나 극심한 후유증 스트레스로 업무 중 과음을 했고, 공원에서 수면을 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 씨는 “훈방조치해야 했다. 하지만 벌금 판결을 받았고,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했다”는 취지로 소명했다. 범죄 전력에 대해 구구절절 사연을 설명하는 ‘읍소형’ 후보자도 있었다. 충북 청주시의원 후보자인 C 씨는 공익건조물파괴죄로 2016년 벌금 300만 원을 냈다. 그는 428자에 달하는 장문의 소명을 했다. C 씨는 “지역 주민의 민원을 손수 해결하려는 의지와 열정에 앞서다보니 오류를 범했다. 큰 가르침의 시간을 갖게되는 기회가 됐다”며 소명했다. 경북 구미시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한 한 후보는 자신의 폭행 전과에 대해 “형님 사업을 돕는 중 발생한 일이다. 오랫동안 뉘우치고 반성했다. 봉사로 보답하겠다”며 반성했다. ● 남한테 죄 떠넘기고, 소명 없고 범죄로 처벌까지 받았지만 책임을 전가하는 후보자도 상당수였다. 주로 회사나 자영업을 하며 발생한 범죄에 대해 직원의 잘못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전남 순천시의원으로 출마한 D 후보가 그렇다. 그는 2001년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죄(절도)로 벌금 200만 원의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D 후보는 “카센터 운영 중 직원의 과실로 보관 중인 물건이 적발됐다”며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취지의 소명을 했다. 무고죄로 1990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서울 종로구의원 후보자 E 씨도 자신의 죄를 남에게서 이유를 찾았다. 그는 “그는 ”28년 전 본인 자택 신축 시 현장 소장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무고죄 처벌 전력을 설명했다. 수차례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예 소명 자체가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특히 후보자들의 범죄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무면허운전이나 음주운전 경력에 대해서 소명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선거 후보자 중 전과 15범으로 가장 많은 처벌을 받은 강원 삼척시의원 후보 F 씨 역시 그렇다. 그는 음주운전으로만 3차례 처벌을 받았다. 그는 폭행과 상해 등의 전과도 8차례에 달한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소명을 하지 않았다. 2012년 한 해에만 5건의 범죄로 처벌을 받은 강원 춘천시의원 후보자 G 씨도 그렇다. 그는 무면허운전만 3차례다. F 씨는 소명을 하지 않았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10년 전에 내가 그 운전자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남편이 살아있지 않을까요.” 정모 씨(38·여)의 흐느낌 속에서 한스러움과 후회가 동시에 배어나왔다. 그는 지난달 30일 영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벤츠 차량 ‘만취 역주행’ 사고 때 피해 차량인 택시에 탔다가 숨진 김모 씨(38)의 아내다. 공교롭게 2008년 4월 정 씨는 남편과 비슷한 사고를 당했다. 만취 역주행 차량이 정 씨를 치었다. 임신 중이던 정 씨는 갈비뼈 4개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운전자를 용서하고 합의했다. 그 덕분에 운전자는 처벌을 면했다. 정 씨는 남편의 죽음이 10년 전 자신의 용서 탓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음주운전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 탓에 비슷한 교통사고가 반복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때 운전자가 나처럼 젊어서 용서했는데…. 지금은 뼈에 사무치게 후회돼요. 만약 그 사람이 엄벌을 받았다면 (음주운전이 줄어) 남편이 살아있지 않을까요.” 5일 정 씨는 경기 이천시에 있는 남편의 집을 찾았다. 혼자 유품을 정리하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정 씨는 “10년이나 주말부부로 살면서 남편이 많이 외로워했다. 이불만 깔려있는 방을 보니까 남편이 너무 외롭게 살다가 떠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내년에 주말부부 생활을 끝내고 함께 살 예정이었다. 아홉 살인 정 씨 아들의 입술에는 피멍이 들었다. 자신이 울면 엄마가 슬퍼할까 봐 입술을 깨물며 참은 탓이다. 여섯 살인 딸은 밤낮으로 아빠를 찾고 있다. 김 씨의 어머니는 10일 환갑을 맞는다. 가족여행을 갈 예정이었지만 날벼락 같은 사고 탓에 엉망이 됐다. 김 씨의 여동생(34)은 “늘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던 오빠였다. 얼마 전 내 생일 때도 케이크를 보내며 엄마 환갑 때 보자고 말했다. 그게 마지막 연락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의 가족은 아직 가해자 측 연락을 받지 못했다. 벤츠 운전자 노모 씨(27)는 손목 골절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어 입원 치료 중이다. 경찰의 정식 조사를 받지 않았다. 김 씨의 아버지는 “가해자나 그 가족 중 누구도 우리에게 사과나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았다. 가해 차량 보험사조차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씨는 경찰 면담에서 “사고 당시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리운전 기사를 분명 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가족은 “멀쩡한 가정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용서를 바라면 안 된다. 합의라는 단어 자체도 언급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그는 가정파괴범”이라고 말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30.5%. 평균 형량은 징역 1년 4개월이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10년 전에 내가 그 운전자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남편이 살아있지 않을까요.” 정모 씨(38·여)의 흐느낌 속에서 한스러움과 후회가 동시에 배어나왔다. 그는 지난달 30일 영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벤츠 차량 ‘만취 역주행’ 사고 때 피해 차량인 택시에 탔다가 숨진 김모 씨(38)의 아내다. 공교롭게 2008년 4월 정 씨는 남편과 비슷한 사고를 당했다. 만취 역주행 차량이 정 씨를 치었다. 임신 중이던 정 씨는 갈비뼈 4개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운전자를 용서하고 합의했다. 덕분에 운전자는 처벌을 면했다. 정 씨는 남편의 죽음이 10년 전 자신의 용서 탓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음주운전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 탓에 비슷한 교통사고가 반복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때 운전자가 나처럼 젊어서 용서했는데…. 지금은 뼈에 사무치게 후회돼요. 만약 그 사람이 엄벌을 받았다면 (음주운전이 줄어) 남편이 살아있지 않을까요.” 5일 정 씨는 경기 이천시에 있는 남편의 집을 찾았다. 혼자 유품을 정리하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정 씨는 “10년이나 주말부부로 살면서 남편이 많이 외로워했다. 이불만 깔려있는 방을 보니까 남편이 너무 외롭게 살다가 떠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내년에 주말부부 생활을 끝내고 함께 살 예정이었다. 아홉 살인 정 씨 아들의 입술에는 피멍이 들었다. 자신이 울면 엄마가 슬퍼할까 봐 입술을 깨물며 참은 탓이다. 여섯 살인 딸은 밤낮으로 아빠를 찾고 있다. 김 씨의 어머니는 10일 환갑을 맞는다. 가족여행을 갈 예정이었지만 날벼락 같은 사고 탓에 엉망이 됐다. 김 씨의 여동생(34)은 “늘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던 오빠였다. 얼마 전 내 생일 때도 케이크를 보내며 엄마 환갑 때 보자고 말했다. 그게 마지막 연락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의 가족은 아직 가해자 측 연락을 받지 못했다. 벤츠 운전자 노모 씨(27)는 손목 골절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어 입원 치료 중이다. 경찰의 정식 조사를 받지 않았다. 김 씨의 아버지는 “가해자나 그 가족 중 누구도 우리에게 사과나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았다. 가해 차량 보험사조차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씨는 경찰 면담에서 “사고 당시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리운전을 분명 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가족은 “멀쩡한 가정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용서를 바라면 안 된다. 합의라는 단어 자체도 언급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그는 가정파괴범”이라고 말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30.5%. 평균 형량은 징역 1년 4개월이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우짜꼬, 이놈아. 우리는 어찌 살라고 그리 갔노.” 병원에 안치된 아들의 시신을 확인한 뒤 어머니는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쳤다. 며느리는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간신히 오열은 막았지만 흘러내리는 눈물은 막지 못했다. 울음을 꾹 참던 아버지는 두 사람을 보고 결국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날 가족들은 날벼락 같은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잃었다. 그리고 아홉 살과 여섯 살 남매는 아빠를 잃었다. 사고는 30일 0시 36분경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에서 일어났다. 사고 직전 노모 씨(27)는 경기 수원시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고 고속도로 4차로를 달리고 있었다. 덕평 나들목을 약 1km 앞둔 지점에서 노 씨는 갑자기 유턴해 1차로에 거꾸로 섰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벤츠 차량은 약 3분 30초간 정차한 뒤 그대로 역주행을 시작했다. 한밤중 비까지 오던 고속도로 위에서 갑자기 역주행 차량을 마주친 운전자들은 극도의 공포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한 운전자는 “비가 와서 감속하며 2차로로 운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차량 한 대가 역주행해서 깜짝 놀랐다. 112에 신고한 뒤 너무 떨려 다음 휴게소에서 운전을 멈췄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 씨는 약 5분간 8km를 달렸다. 시속 100km 가까운 속도였다. 결국 양지터널 안에서 조모 씨(54)가 운전하던 쏘나타 택시와 정면충돌했다. 두 차량 모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다. 당시 택시 뒷자리에 타고 있던 승객 김모 씨(38)가 현장에서 숨졌다. 조 씨는 중상을 입고 이국종 교수가 있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역주행 운전자 노 씨는 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노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76%로 만취 상태였다. 그는 경찰에서 “집으로 가려다 길을 잘못 든 것 같아 차를 돌린다는 게 잘못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숨진 김 씨의 시신이 안치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비보를 듣고 달려온 가족들의 오열로 가득 찼다. 김 씨는 SK하이닉스(경기 이천시) 직원이었다. 대학 동창인 동갑내기 아내 정모 씨(38)는 경남 창원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상) 등의 혐의로 노 씨를 입건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용인=남경현 bibulus@donga.com·김정훈 / 서형석 기자}
연안지역 일부 낚시터와 양식장 업주들이 국가 재산인 공유수면을 사용하면서 불법 재임대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공유수면은 공공 목적으로 사용되는 국가 소유의 바다와 하천 호수 연못 등을 말한다. 점용·사용 허가를 받은 개인은 당초 신고한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사업주가 정부에 낸 사용료의 10배 가까운 웃돈을 받으며 재임대하고 있다.○ 일부 사업주들, 웃돈 받고 재임대 인천의 한 연안 낚시터는 등록 사업자가 3명이다. 이 낚시터는 2002년 A 씨가 연간 2800만 원을 내는 조건으로 기초자치단체의 사용허가를 받은 곳이다. 대상은 공유수면 약 13만 m²다. 규정대로라면 사업자는 A 씨 1명이어야 한다. 하지만 엉뚱한 사람들의 이름이 사업자 명단에 올라 있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공유수면관리법)에 따르면 점용·사용 허가를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해당 공유수면을 사용하도록 하면 안 된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A 씨는 낚시터 지분을 3등분해 재임대했다. 임대료는 각각 연간 8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합치면 연간 2억4000만 원. A 씨가 지자체에 낸 임대료의 10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공유수면 사용을 관리, 감독해야 할 지자체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자체 관계자는 “1명이 점용·사용 허가를 받아놓고 3명이 나눠서 공유수면을 사용하는 건 엄연한 불법이라 조사 후 조치하겠다. 하지만 사법권이 없어 조사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또 다른 연안 낚시터 사정도 마찬가지다. 낚시터 업주는 연간 5000만 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하지만 원래 사용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정부에 연간 1000만 원을 냈을 뿐이다. 충남과 전북 등지에 있는 연안 낚시터와 양식장에서도 공유수면 불법 재임대가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군산시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측은 “한 평(약 3.3m²)당 20만 원에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평당 5만 원의 웃돈을 얹은 뒤 재임대를 내놓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 알고도 손놓은 정부와 지자체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를 받으면 5∼10년 단위로 지자체가 재사용 여부를 심사한다. 이 때 기존 사용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한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가 제대로 감시하지 않는 사이 일부 사업자가 버젓이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다. 충남 태안군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공유수면 재임대는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고 주로 직거래된다. 자세한 거래조건도 알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는 신규 및 재허가를 포함해 매년 4000건가량 이뤄진다. 지난해 허가 면적은 780만 m²로 서울 여의도 넓이와 맞먹는다. 하지만 지자체와 소관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불법 재임대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공유수면 관리는 지자체에 이양한 사업이라 우리는 권한이 없다. 지자체 역시 수사기관이 아니다 보니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이 대학교수 시절 공기업과 민간기업 등 8곳에서 사외이사 또는 비상임이사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사외이사 5곳, 비상임이사 1곳 등 6곳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다. 게다가 전체 8곳 중 5곳의 경우 당시 재직 중이던 대학에 겸직 신고를 하지 않았다. 겸직 횟수가 통상적인 사외이사 활동의 관례를 넘어섰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활동에 대해선 사립학교법 위반 논란까지 일고 있다.○ 동시에 6개 기관에서 ‘겸직’ 윤 원장은 1998년 3월부터 2010년 2월까지 강원 춘천시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교수로 근무했다. 2010년 3월부터는 서울 동작구 숭실대로 자리를 옮겨 2016년 2월까지 금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23일 본보 취재팀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윤 원장은 2001년 1월 한미은행(현 한국씨티은행)에서 사외이사 활동을 처음 시작했다. 대학 재직 중 공기업과 민간기업 또는 재단법인 등 8곳에서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로 활동했다. 윤 원장의 ‘기업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때는 2008년이다. 그해 3월 20일 윤 원장은 한국거래소의 선임사외이사로 등기됐다. 이미 한국씨티은행과 HK저축은행 강원도개발공사 엠비케이(MBK)장학재단 등 4곳의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었다. 재단법인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의 비상임이사로도 재직 중이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저명한 인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중복해서 맡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하지만 동시에 5, 6개 기관에서 비슷한 자리를 맡는 건 드문 편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달 28일 윤 원장은 한국씨티은행의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4월 1일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의 비상임이사 활동도 종료됐다. 2008년 당시 윤 원장은 한국거래소와 HK저축은행에서 각각 한 달에 350만 원과 3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한국거래소에선 같은 해 총 18건의 이사회 등에 참석하며 별도로 수당 1000만 원을 받았다.○ “신고 없어” 사립학교법 위반 가능성 윤 원장은 총 8곳에서 사외이사나 비상임이사로 일했지만 소속 대학에 겸직 신고를 한 건 한국씨티은행 MBK장학재단 KB국민카드 3곳에 불과하다. 2003년 3월 6일 시행된 교육공무원법 19조의 2에 따르면 대학의 교원은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영리 목적 사기업의 직무를 겸할 수 없다. 윤 원장이 재직한 한림대와 숭실대 등 대학이 적용받는 사립학교법은 교육공무원법을 준용한다. 윤 원장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윤 원장은 민간기업인 HK저축은행(2006∼2011년)과 ING생명(2013∼2018년)에서 각각 연간 3600만 원과 4700만 원의 보수를 받으며 사외이사로 활동했지만 소속 대학에 신고하지 않았다. 한림대 관계자는 “윤 원장이 교수 시절 사외이사 활동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사립학교 교원이 겸직을 신고하지 않아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당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2012년 한국여론방송의 사외이사로 등재되면서 재직 중이던 고려대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당시 조 후보자는 “사외이사 등재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해 논란이 일었다. 윤 원장은 23일 금감원을 통해 밝힌 해명에서 “2008년 당시 5개 기관 중 3개는 비영리법인으로 통상적인 사외이사 업무를 수행한 건 아니다. 겸직 신고는 했을 것으로 기억하는데 안 됐다면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규모가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 명이 최대 3회까지 ‘동의’할 수 있는 규정 탓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답변 기준인 ‘20만 이상 동의’를 달성하기 위해 중복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14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 온라인 카페에는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과 관련해 남녀 간 수사 형평성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참여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네이버를 비롯해 여러 계정을 통해 동의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포함돼 있다. 또 인터넷 접속기록이 남지 않는 웹 브라우저인 크롬의 ‘시크릿 모드’를 사용하라거나 인터넷 설정에서 쿠키 정보를 삭제하라는 등의 내용까지 자세히 담겨 있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1000건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다른 카페에도 같은 내용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이 동의를 유도한 건 바로 나흘 만에 34만 건이 넘는 동의를 얻어 낸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 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다. 글쓴이는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의 피해자를 공연음란죄로 처벌해 달라는 청원에도 동의를 요청하고 있다. 문제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중복 동의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민청원 동의는 네이버와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으로 참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한 사람이 3번까지 동의할 수 있는 것이다. 일종의 ‘1인 3표제’인 셈이다. 이론대로면 동의가 20만 건, 30만 건이 넘는 국민청원의 실제 참여자가 3분의 1에 불과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시크릿 모드를 사용하면 인터넷 접속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동일한 사람이 중복으로 동의를 했다는 흔적도 지울 수 있다. 앞서 청와대는 올 2월 “일부 이용자가 국민청원게시판에 부적절한 접근을 한 것을 발견했다”며 카카오톡 계정을 통한 동의 참여를 제한했다. 당시 문제가 된 청원은 “초중고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청원 마감일에 6만 명의 동의가 한꺼번에 몰리며 20만 명을 넘어섰다. 한 사람이 여러 차례 동의를 선택하는 건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2017년 9월 ‘낙태죄 폐지’ 청원 당시 일부 온라인 게시판에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탭으로 동의를 여러 개 했다” “계정을 바꿔서 중복 참여가 가능하다”는 안내 글이 여럿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중복 동의가 허용된다면 ‘여론 부풀리기’에 해당될 수 있다며 조작 논란을 차단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김은지 기자}

패혈증 의심 환자 20명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A피부과의원 측이 5개월 전 고장 난 냉장고에 프로포폴 주사기를 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A피부과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미 냉장고가 고장 났다고 진술했다. 냉장 기능이 없는 무용지물이었지만 피부과 직원은 어린이날 연휴 전날인 4일 프로포폴을 나눠 담은 주사기 20여 개를 이곳에 보관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난 7일 시술에 사용했다. 피부과 관계자는 “평소에는 토요일 진료를 앞두고 금요일에 미리 준비를 해놓는다. 이번에는 토요일(5일)이 휴일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평소처럼 4일 준비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피부과 원장 박모 씨(43)를 출국금지하고 이 같은 프로포폴 관리가 상습적으로 이뤄졌는지 조사 중이다. 프로포폴 부실 관리로 인한 사건·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미리 주사기에 나눠 담은 뒤 일정 시간 보관하는 건 관행이라는 게 의료계 종사자의 증언이다. 최근 1년간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일한 김모 씨(40·여·간호조무사)는 “프로포폴을 개봉해 쓰고 남으면 주사기에 담아 보관했다”고 털어놨다. 프로포폴을 앰풀에서 주사기에 옮기려면 5분가량 걸린다. 미리 담아 놓으면 환자가 몰릴 때 시술시간을 줄일 수 있다. 프로포폴에는 지방질 성분이 있고 항균제가 포함돼 있지 않아 공기와 접촉하면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도난과 남용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2011년 인천의 한 내과에서는 간호사가 없는 틈을 타 환자가 프로포폴 앰풀 15개를 훔쳐 달아났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향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은 반드시 잠금장치가 있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잠금장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곳이 많다. 10일 찾은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도 냉장고 잠금장치를 열어놓은 채 프로포폴을 사용 중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이중 잠금장치를 설치했지만 매번 열고 닫기가 번거로워 처음 한 번 열어놓고 다시 잠그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안전보다 비용을 신경 쓰는 의료계 인식을 문제로 꼽았다. 서구일 서울대 의대 연구교수(피부과)는 “프로포폴 50mL 한 병에 8000원이다. 큰돈이 아닌데도 이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김정훈 hun@donga.com·황성호 기자}

유명 연예인들도 다닌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7일 미용 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의심 증상을 보여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들은 경찰에서 시술에 쓰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주사제가 약 60시간 동안 상온에 방치됐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방치된 프로포폴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피해 환자는 대부분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으로 피부 리프팅 레이저, 흉터 제거, 제모, 홍조 치료 등을 받았다. 이들은 순천향대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서울 시내 병원 6곳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21명 중 20명 급성 패혈증 증세 8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강남구 A피부과 원장 박모 씨(43)는 7일 오후 6시 45분 119 신고를 했다. “회복실에 있는 환자 3명이 복통과 구토, 저혈압 등을 호소해 대형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받은 소방재난본부가 환자 여러 명이 같은 증세를 보이는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과 보건 당국에 신고했다. A피부과는 경찰 요구에 따라 이날 시술을 받은 나머지 환자 전원에게 대형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연락했다. 회복실에 머물다 이송된 3명을 제외한 환자 18명은 이날 오후 8~11시 직접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 결과 전체 21명 가운데 20명에게서 동일한 증상이 확인됐다. 각 병원은 패혈증이 의심된다며 모두 입원시켰다. 이들은 이날 정오~오후 3시 반 A피부과를 찾아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 프로포폴 투여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패혈증 증세를 보인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병원 관계자 여러 명은 시술에 쓰인 프로포폴이 상온에서 60시간가량 방치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환자 20명이 거의 동시에 패혈증 증세를 보인 만큼 장시간 상온에 방치되면서 오염된 프로포폴을 병원 측이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질병관리본부는 8일 A피부과를 현장 감식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A피부과에는 피부과 전문의 박 원장과 간호조무사 4명, 피부관리사 5명 등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건 당일에는 박 원장 등 8명이 일했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시술을 받은 유명 연예인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 또 병원 내 감염 전문가들은 프로포폴을 맞은 지 8시간도 지나지 않아 패혈증 증상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보통 성인 몸에 소량의 세균이 침투하면 첫 증상은 24시간 후에 나타난다. 이 때문에 대량의 세균에 한꺼번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로포폴 주사제는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당시 감염원이었던 ‘스모프리피드’처럼 지방 성분의 함량이 높아 세균이 성장하고 증식하기 쉽다. 2015년에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오염된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환자가 숨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의료진이 주사제를 무균 환경에서 준비해야 한다는 수칙을 지켰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패혈증 ::상처로 세균 등이 들어간 뒤 전신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 여러 장기가 빠르게 나빠지는 질환.김정훈 hun@donga.com·조건희 기자}
지난해 11월 A 씨(74·여)는 서울 강남구의 B저축은행을 찾았다. 개인금고에 넣어둔 귀금속을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금고는 통째로 사라진 상태였다. 금고 안에 있던 귀금속은 다른 고객 상자에 있었다. 게다가 0.8캐럿짜리 다이아몬드 귀고리와 30돈짜리 금거북이 등 5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은 행방이 묘연했다.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A 씨는 귀금속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2010년 11월 B저축은행은 C신용금고와 합병하면서 개인금고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당장 귀금속을 보관할 방법이 마땅치 않자 저축은행 지점장에게 개인금고 이용 연장을 부탁했다. 저축은행 측은 고객 관리 차원에서 당분간 귀금속을 보관하기로 했다. 2015년 3월 B저축은행은 개인금고 운영을 완전히 중단하고 철거하기로 했다. 철거 계획을 금고 소유주에게 내용증명으로 알렸다. 문제는 A 씨 대신 엉뚱한 사람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다. A 씨는 2년 넘게 자신의 개인금고가 철거된 사실도 몰랐다. 저축은행 측은 통보 과정에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귀금속이 사라진 건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철거 과정을 촬영한 영상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의견이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금고 특성상 실제로 귀금속이 금고 안에 있었는지조차 확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8시경 정모(가명·55) 씨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정민지(가명·24·여) 씨 부모님이시죠? 민지 씨가 사고가 났습니다.” 서울의 경찰관이었다. 더 이상 설명은 없었다. 그저 “서울에 오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씨는 딸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답이 없었다. 회사와 지인에게 “서울에 있는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갔다 오겠다”며 길을 떠났다. 같은 날 오후 3시경 “나 배터리가 없어. 충전하고 전화할게”라는 카톡 메시지가 왔다. 딸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메시지를 보낸 시간에 민지 씨는 살아 있지 않았다. 이틀 전 최모 씨(31)에게 살해당했다. 최 씨가 민지 씨를 살해한 뒤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났다가 정 씨에게 대신 답장을 보낸 것이다.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만난 정 씨의 눈은 초점 없이 허공을 향했다. 말끝마다 한숨이 따라붙었다. 그는 민지 씨 살해 사건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3, 4시간 걸려 서울로 올라왔다.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진 정 씨는 이날 공판에 나왔지만 정작 최 씨는 ‘몸이 아프다’며 출석하지 않았다. 최 씨는 민지 씨가 지난해 6월 뇌출혈로 사망한 여자친구의 욕을 해서 죽였다고 주장했다. 공판을 마친 뒤 정 씨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리고 “내 탓인 것 같다…”고 나지막이 읊조렸다. 딸은 성인이 된 뒤 “대학을 휴학하고 공장에 다니겠다”며 독립했다. 정 씨는 딸의 결정을 말리지 않았다. 그는 항상 딸에게 “너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정 씨는 그날의 결정이 뼈에 사무친다. 민지 씨는 서울에 간 뒤 매달 100만 원씩 적금을 넣었다. 부모님 생일이면 용돈을 거르지 않았고 통화 때마다 자신보다 늘 가족 걱정만 했다고 한다. 타지에서 혼자 사는 딸을 걱정했지만 믿음이 있었다. 민지 씨가 죽은 뒤 정 씨의 삶은 지옥이 됐다. 빈소를 차렸지만 차마 딸이 살해당한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장례를 치른 뒤 남은 가족은 거실에 모여 잔다. 정 씨는 “혼자 있으면 민지가 죽을 때의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아 잠들지 못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숨지기 일주일 전 민지 씨가 가족에게 연락했다. 민지 씨는 “부모님이 죽는 꿈을 꿨는데, 찾아보니 길몽이어서 너무 안심이 됐다. 우리 집에 좋은 일이 생기려나 보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로또라도 사라”고 답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였다.김정훈 hun@donga.com·황성호 기자}
‘세 여친(여자친구) 연쇄 사망 사건’ 피의자 최모 씨(31·구속 기소)가 두 번째 여자친구 A 씨(21)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동안 최 씨는 세 번째 여자친구 B 씨(23)만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최 씨가 “A 씨가 뇌출혈로 숨진 첫 번째 여자친구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지속해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해 12월 B 씨도 같은 이유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차량을 타고 함께 돌아다니기를 좋아한 최 씨와 A 씨는 지난해 7월 인천에서 최 씨가 빌린 렌터카를 타고 경기 포천의 야산으로 갔다. 여기서 최 씨는 차량 트렁크에 준비해둔 둔기로 A 씨를 때려 숨지게 했다. 최 씨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에게 보낸 자필 편지에서까지도 ‘(당시) 렌터카를 나 혼자만 운전했던 것은 아니다. (이 사건으로) 나를 구설에 오르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는 꼭 지게 할 것이다’라며 자신이 A 씨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물증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혐의를 시인한 것이다. 경찰은 “뇌출혈로 숨진 첫 번째 여자친구에 대해서는 범죄로 의심될 만한 정황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구특교 kootg@donga.com·김정훈 기자}

20대 여성 세 명이 차례로 숨졌다. 불과 6개월 사이 벌어진 일이다. 이들은 모두 한 남성의 연인이었다. 이른바 ‘세 여친 연쇄 사망 사건’이다. ‘남친’ 최모 씨(31)는 세 번째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나머지 한 여성은 병으로 숨졌고 다른 여성은 시신만 발견됐다. 경찰은 최 씨의 연쇄살인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본보는 경찰 수사기록과 검찰 공소장, 최 씨 주변 인물 18명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다 줄 테니 포크로 찍어서 원하는 만큼 가져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을 찾은 최 씨가 현금 다발을 테이블에 던졌다. 여종업원들이 깜짝 놀라며 포크로 찍어 돈을 챙겼다. 평소 주변에 “나는 금수저”라고 말하던 최 씨는 이런 식으로 수백만 원을 하룻밤 술값으로 썼다. 도박으로 돈을 날려도 금세 어디선가 판돈을 구했다. BMW와 아우디 등의 고급 세단이나 슈퍼카를 번갈아 탔다. 최 씨의 ‘금수저’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2일 경기 부천시의 한 모텔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병원에서 눈을 뜬 최 씨 앞에 형사들이 있었다.○ “옛 여친 욕하자 욱해서 살해” 자살 기도 사흘 전 서울 강남구의 한 원룸에서 정민지(가명·23·여)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근처 폐쇄회로(CC)TV에는 최 씨가 정 씨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그해 성탄절에 퇴원한 최 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최 씨는 당시 정 씨로부터 “술값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았다고 한다. 사건 전 최 씨는 정 씨가 일하던 한 룸살롱에서 163만 원어치의 술을 마셨다. 당시 가까운 사이였던 정 씨가 결제했다. 정 씨는 평소 최 씨에게 자신의 계좌를 빌려주기도 했다.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최 씨가) 중국으로 밀항하려 한다”는 말을 들은 정 씨는 최 씨에게 술값을 요구했다. 최 씨는 “돈을 주겠다”며 정 씨의 집을 찾았다. 바로 그날 최 씨는 정 씨의 목을 졸랐다. 최 씨는 정 씨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났다. 훔친 카드로는 장난감을 샀다. 최 씨에겐 다섯 살 아들이 있다. 최 씨의 어머니는 “택시 운전사가 오더니 ‘아드님이 전해달라고 했다’며 손자에게 줄 장난감을 건넸다”고 말했다. 최 씨는 범행을 시인했다. 그는 경찰에서 “정 씨가 전 여자친구를 비하하는 욕설을 했다.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최 씨가 말한 ‘전 여친’은 박수정(가명·23·여) 씨다. 박 씨는 정 씨가 살해되기 6개월 전인 지난해 6월 병원에서 숨졌다. 두 여성은 경북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가까운 친구 사이였다. 최 씨가 정 씨를 처음 만난 곳도 ‘전 여친’ 박 씨의 빈소였다.○ 동거녀 쓰러진 날, 단둘이 있었다 최 씨 이력만 놓고 보면 ‘금수저’라는 걸 믿기 어렵다. 그는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했다. 2011년부터 경기 의정부시에서 이른바 보도방을 운영했다. 노래방에 여종업원을 보내는 일이다. 박 씨는 최 씨의 보도방에 있던 종업원이었다. 지인들에 따르면 2015년부터 두 사람은 연인이 됐고 사실상 동거 생활을 했다고 한다. 박 씨는 지난해 6월 1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숨졌다.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은 뇌출혈. 처음 병원에 실려 왔을 때 박 씨는 살아 있었다. 당시 병문안을 했던 박 씨 친구는 “(박 씨의) 눈이 감겨 있었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고 말했다. 입원 나흘 뒤 박 씨는 숨을 거뒀다. 당시 박 씨의 사망 경위에 의심을 품은 사람은 없었다. 부검도 하지 않았다. 시신은 화장됐다. 6개월 후 최 씨가 살인 혐의로 구속되자 경찰은 박 씨의 타살 가능성을 재조사하고 있다. 박 씨가 쓰러지던 날 의정부의 한 모텔에 두 사람만 있던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최 씨는 “(박 씨가) 머리가 아프다고 해 등을 두드려 줬는데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데리고 갔다”고 주변에 말했다. 또 다른 지인에게는 “(박 씨가) 화장대에서 머리를 말리다가 갑자기 뒤로 넘어갔다”고 했다. 박 씨의 의료기록에는 외상 흔적이 나오지 않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도 “타살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박 씨 외삼촌은 “당시 의사로부터 ‘(박 씨와 같은) 뇌출혈 사망이 일어날 확률은 1만분의 1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누나(박 씨 어머니)가 충격이 커 부검을 못 한 게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 실종 수사 시작되자 “밀항하겠다” 지난해 6월 박 씨 장례 후 최 씨는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약 한 달 뒤 최 씨는 5000만 원가량이 든 가방을 들고 의정부 유흥가에 나타났다. 최 씨는 “람보르기니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샀는데 거기 투자했던 돈을 돌려받았다”고 주변에 말했다. 최 씨가 모습을 드러내기 며칠 전 의정부에서 유흥업소 여종업원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최 씨의 보도방 종업원이던 장지혜(가명·21·여) 씨다. 지인들은 “장 씨는 2016년 최 씨와 짧게 교제했던 사이”라고 전했다. 이때만 해도 장 씨 실종을 최 씨와 연결짓는 사람은 없었다. 최 씨 지인들은 “대부분 장 씨가 보도방 일이 싫어 잠적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 씨의 어머니는 가만있을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보도방 업주이자 옛 남자친구인 최 씨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이 무렵 최 씨는 휴대전화를 끈 채 자주 잠적했다. 어쩌다 지인을 만나면 “중국으로 밀항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원 없이 돈이라도 다 써보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경찰은 장 씨가 실종 직전 지인에게 2000만 원을 빌린 사실을 확인했다. 돈의 행방은 묘연했다. 결정적 단서는 인천의 한 렌터카업체에서 발견됐다. 장 씨는 지난해 7월 중순 이곳에서 K5 승용차를 빌렸다. 그런데 반납자는 장 씨가 아닌 최 씨였다. K5는 스팀세차까지 말끔히 마친 상태에서 반납됐다. 경찰은 이 차량이 경기 포천시의 한 야산을 오간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달 중순 이 야산에서 얇은 옷차림의 장 씨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실종 8개월 만이다. 국과수 부검 결과 장 씨의 사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머리 손상이었다. 최 씨를 용의자로 지목한 경찰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최 씨가 지난해 12월 정 씨를 살해한 혐의로 이미 구속된 것이다. 최 씨는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난해 11월부터 수사망을 피해 다니다 한 달 만에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 “나 혼자가 아니다”라며 공범 암시 최 씨는 12일 본보 기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당시 K5 차량을 나 혼자만 운전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포천까지 간 것은 맞지만 공범이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최 씨가 직접 공범 가능성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그는 장 씨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도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수사했다. 이달 초 경찰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최 씨를 조사했다. 그러나 최 씨는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최 씨 측에 따르면 그는 경찰 수사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실제 경찰의 질문에 최 씨는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찰이 추가로 확보한 증거를 제시하면 최 씨는 “이것까지 확인하느라 수고하셨네”라고 대꾸한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가능성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의정부=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김자현 기자}

“남편이 장애가 있나 보네. 멀쩡했으면 동남아 여자랑 결혼했겠어?” 얼마 전 동네 놀이터에서 만난 한 할머니가 A 씨(38·여)에게 던진 말이다. 베트남 출신의 A 씨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13년째 한국에 살고 있다. A 씨는 “남편은 멀쩡하다.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결국 나는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초등학생인 두 딸이 비슷한 일을 당할 때면 A 씨의 가슴이 미어진다. 어른 중에는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니 너도 한국말 못하겠네”, “베트남은 못사는 나라라 여기서 사느냐”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다문화가정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과목을 잘한다”고 적힌 걸 보고도 서러움을 느꼈다. 담임선생님마저 이주민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생각 때문이다. A 씨는 “이주민이 많이 늘어나면서 시선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일상 생활 속의 차별과 멸시는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 ‘이주민 환대지수’ OECD 바닥권 A 씨가 일상에서 경험한 것처럼 한국 사회가 여전히 이주민을 비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한양대 평화연구소(소장 최진우)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중에서 ‘이주민 환대지수(Hospitality Index)’가 21위(2017년 기준)였다. 꼴찌에서 세 번째였다. 한양대 평화연구소가 개발한 이주민 환대지수는 각 공동체가 이주민을 일상에서 맞아들이는 열린 태도를 지표화한 것이다.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멕시코와 터키뿐이었다. 5년 전 한국의 이주민 환대지수도 똑같은 21위였다. 하지만 평균 수치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민을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가 더 차가워졌다는 뜻이다. 본보 취재팀이 만난 이주민 10명도 “한국이 빠르게 선진화했다지만 이주민을 대하는 차별적 시선은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3년 전 한국인과 결혼해 부산에 살고 있는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B 씨(23)는 얼마 전 한 중년 여성에게 혼쭐이 났다. 지하철 빈자리에 앉아있는데 중년 여성이 다가와 발을 툭툭 치며 “자리에서 비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은모 씨(42·여)도 ‘지하철 악몽’을 겪었다. 지하철에서 은 씨의 중국말 대화를 들은 한 60대 남성이 “커피 사 마실 형편도 안 될 텐데 이거라도 마시라”며 자신이 먹던 커피를 은 씨에게 건넨 것이다. ○ 더 은밀해진 ‘일상 속 차별’ 이주민 환대지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권리 △소통과 문화 △사회경제 3개 분야 중 유독 ‘소통과 문화’ 영역의 지수가 아주 낮았다. 혈통 중심의 문화 인식이 강하고 저개발국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매우 심한 것이다. 모든 이주민이 대표적으로 꼽는 편견과 차별은 가까이 오지 않는 한국인의 모습이다. 이들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자신의 양쪽 자리만 비어 있을 때 수치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네팔 출신 유학생 프라밧 씨(27)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서툰 한국말에 종업원이 ‘주문할 줄 모르면 나가라’고 말해 쫓겨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준성 한양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우리나라는 이주민들과 공생할 수 밖에 없는 이민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일반인들이 이주민과 직접 대면하는 일이 드물고 간접적으로만 접하다보니 오해와 오인의 소지가 많은데 이를 최소화하는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구특교 kootg@donga.com·김정훈·김은지 기자}
4일 오전 11시 40분경 경기지역 A초등학교. 정문과 후문 등 출입문 3개가 활짝 열려 있었다. 교육부의 ‘학생보호 및 학교안전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등하교 시간 외에는 출입문을 폐쇄해야 한다. 하지만 이 학교는 수업시간에도 모든 출입문이 열려 있었다. 이날 학교 정문으로 들어온 30대 남성 2명이 운동장을 가로질러 후문으로 나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아무도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운동장에선 학생들이 체육수업 중이었다. 학교 본관 1층에 탁자 하나가 있었다. 지키는 사람은 없었다. 탁자에는 ‘학교방문수칙’과 ‘외부인 출입 시 출입증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팻말이 놓여 있었다. 2일 서울 방배초등학교 인질극 발생 후 지방 학교의 출입관리 실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예산 부족으로 인력을 축소 운영하거나 아예 배치하지 않는 등 서울보다 더 열악한 탓이다. 경기지역만 해도 출입관리에 구멍이 뚫린 학교가 곳곳에 있다. 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지역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배움터지킴이’는 하루 3시간만 일한다. 교육청이 학교에 지원하는 예산이 연간 400만 원에 불과한 탓이다. 배움터지킴이는 서울지역의 학교보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A초교 관계자는 “예산 탓에 배움터지킴이를 추가로 고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배움터지킴이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순찰이나 안전사고 예방 같은 업무를 하면서 출입 관리까지 완벽하게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4일 오전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배움터지킴이 A 씨(70대)는 쉬는 시간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아이들을 말리느라 바빴다. 그 사이 학교 정문은 무방비였다. 수업 종이 울린 뒤 기자를 발견한 A 씨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보살피는 것도 중요한 업무라 쉬는 시간에는 많이 긴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인 출입 문제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A 씨는 “문을 잠가 놓으면 제일 편하다. 하지만 아이 준비물 때문에 급히 달려오는 학부모도 있고 급식이나 공사업체 등 차량도 수시로 드나든다. 도저히 문을 잠가 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300m 정도 떨어진 다른 초등학교의 배움터지킴이실은 비어 있었다. 뒤늦게 돌아온 B 씨는 “수업시간이라 아이들이 교실로 간 틈을 타 급히 화장실에 다녀왔다. 사실 2명은 있어야 큰 문제없이 관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 부산=강성명 기자}

20대 남성이 대낮에 자신이 졸업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이 남성은 수업 중이던 학교에 “졸업생”이라는 한마디로 들어가 어린 여학생에게 흉기를 들이댔다. 약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고 학생은 무사했지만 학교 안전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술했던 초등학교 안전 시스템 2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경 양모 씨(25)가 서초구 방배초등학교를 찾았다. 양 씨는 정문 옆 초소의 학교보안관에게 “졸업생인데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고 말했다. 양 씨는 신분증을 제시하지도 않고 학교로 들어갔다. 양 씨는 증명서를 발급하는 행정실 대신 교무실로 들어갔다. 이어 쉬는 시간을 이용해 교무실에 온 A 양(10)을 갑자기 붙잡고 흉기를 들이댔다.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하던 교사들에게는 “기자를 불러 달라”고 말했다. 교감이 “아이를 풀어 달라”고 했지만 허사였다. 오전 11시 50분경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양 씨는 “군대에서 당한 억울한 일을 보상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인질극을 벌이다 몇 차례 순간적으로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발작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또 A 양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 반경 경찰은 “점심시간이 지났으니 A 양과 함께 끼니를 해결하라”며 빵과 우유를 책상에 올려놨다. 이것을 먹으려고 잠시 흉기를 책상에 내려놓았을 때 경찰들이 달려들어 붙잡았다. 인질극을 벌인 지 1시간 10분이 지난 때였다. A 양은 근처 병원으로 가서 치료와 심리상담을 받았다. 인질극이 벌어지자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교실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방송했다. 학부모들에겐 “학교 사정상 방과 후 수업을 취소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뒤늦게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질극 소식을 접하고 놀란 학부모 수백 명이 학교로 몰려들었다. 전교생은 995명이다. 교육부는 2014년 학교 범죄 예방을 위해 외부인의 학교 출입 때 반드시 학교보안관에게 신분증을 맡기고 일일방문증을 받도록 했다. 하지만 이날 이런 절차는 없었고, 졸업생 확인도 없이 양 씨는 학교로 들어갔다. 나중에 경찰은 그가 이 학교를 졸업했다고 확인했다. 학교 관계자는 “졸업생이라는 말을 듣고는 학교보안관이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본인은 실수였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국가유공자 지정해 달라” 요구 검거된 양 씨는 인근 종합병원에서 4시간가량 뇌전증 치료를 받은 뒤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경찰에서 2013∼2014년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할 때 겪은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정부가 보상해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군 복무 때 가혹행위와 폭언, 질타, 협박 등으로 뇌전증과 조현병이 발생했다. 2014년 7월 의병제대를 한 뒤 국가보훈처 등에 보상을 요구했는데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보훈처에 따르면 양 씨는 2014년과 지난해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서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의 주장처럼 뇌전증과 조현병이 군 생활 때문에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면 1차 관문인 서류 심사를 통과하는데 그는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어린 시절 겪은 교통사고와 낙상으로 뇌수막염 등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대한 2013년 중반부터는 뇌전증이 심해져 몇 차례 발작으로 쓰러지기도 해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의병제대 직전인 2014년 중반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김자현 기자}

“아이고 옷이 다 젖었네” 26일 오후 2시 30분경 경기 의정부시 A 요양병원 화장실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물벼락을 맞았다. 노란색 민방위복과 머리카락, 안경이 흠뻑 젖었다. 피할 새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범인’은 벽에 있던 스프링클러 시험용 밸브였다.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던 중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지난달 시작한 국가안전대진단이 반환점을 돌았다. 159명의 인명피해를 낸 세종병원 화재를 계기로 지방 중소형 병원의 안전실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날 김 장관 등 점검단은 예고 없이 이 병원을 찾았다. A 요양병원은 2003년 지어진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 건물의 4층에 있다. 건물에는 학원과 음식점 등 여러 상업시설이 있다. 이날 오후 1시 50분경 김 장관과 서은석 의정부소방서장, 행안부 관계자 등 점검단 14명이 건물 앞에 모였다. 2층 관리실로 올라가는 동안 ‘유도등’이 켜지지 않은 것이 발견됐다. 관리실 문을 연 김 장관을 본 임경순 관리소장과 직원들은 당황한 표정이었다. 점심식사 후 업무에 한창일 때 점검단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있는 그대로 보여달라”는 김 장관에게 임 소장은 “알았다”며 일행을 안내했다. 먼저 11층을 찾았다. 김 장관이 화재신호를 내는 150㎝ 길이의 막대를 천장의 화재감지기에 댔다. 방화셔터 작동을 보기 위해서다. ‘드르륵’ 소리를 내며 철제 방화셔터가 천장에서 내려오던 중 김 장관의 손가락이 셔터를 가리켰다. 셔터 중간의 여닫이문 윗부분이 휘어져 틈이 생겨있었다. 김 장관은 “화재 시 틈으로 연기가 새나갈 수 있다”며 임 소장에게 개선을 당부했다. 4층 요양병원에서는 점검단 일행을 본 환자와 보호자들이 “무슨 일이냐”며 웅성거렸다. 김 장관이 “놀라지 마세요. 소방점검 나왔어요”라며 다독였다. 병원 관계자들은 일행에게 화재 대비 체계를 설명했다. 매뉴얼에 있는 화재 시 역할분담부터 상황전파, 스프링클러 가동 상황을 소개했다. 하지만 소화기가 보이지 않았다. 도난을 우려해 병원 측에서 옥내 소화전에 넣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이러면 위급상황에 소화기가 있는지 모른다. 도난 위험이 있어도 놔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50분의 점검 후 임 소장이 점검확인서에 서명을 했다. 김 장관은 “요양병원이 4층. 요양원이 8층에 있는 건물구조에서 화재 시 어떻게 다 피난시킬지 걱정이다”라며 면밀한 대책을 당부했다. 21일까지 이번 대진단에서 전국 요양병원의 29.5%%인 671개가 시정명령,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받았다. 행안부는 대진단이 마무리된 후 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의정부=김정훈기자 hun@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