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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0일 “지역에서 (후보자 간) 연대가 이뤄질 경우 당에서 적극적으로 연대 과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야당이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의석 확보가 가능하게 해주셔야 한다”며 “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의 후보자 연대를 실현해 달라는 (국민들의) 소망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당 대 당 연대’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더민주당이 연일 ‘후보 간 연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당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야권 분열로 패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반전 카드’는 후보 단일화”라고 했다. 수도권 후보들의 단일화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도 서울 영등포갑(김영주 후보), 영등포을(신경민 후보), 강동을(심재권 후보), 경기 성남 중원(은수미 후보) 등이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여전히 단호하다. 이날 열린 당 수도권 후보 전진대회에서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은 “(단일화를 통해) 국회의원이 되는 것보다는 낙선의 길을 가겠다”며 “무릎 꿇고 죽기보다는 서서 죽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우리가 승리하면 적당히 2등에 안주하는 거대 양당을 대체하는 대안 정당으로 우뚝 자리 잡게 된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에 따라 이날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한 것까지 단일화 이슈에 휩싸였다. 더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중앙선관위가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를 앞당겨 인쇄하고 있는데 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며 인쇄 중단을 요구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일정은 후보자 등록 이전에 이미 결정한 것”이라며 “후보자들에게도 인쇄 시기를 안내했다”고 반박했다. 공직선거관리 규칙에는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 인쇄를 후보자 등록 마감 후 9일(4월 4일) 이후부터 하도록 돼 있다. 다만 인쇄시설 부족 등으로 선거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각 일선 선관위 의결로 인쇄 날짜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진형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이 30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인사들을 향해 인신공격성 독설을 쏟아내 당 안팎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지낸 주 부실장은 김종인 대표의 영입인사 1호로 불린다. 주 부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국회의원 10년 하고 놀고 있는 분 모셔다가 얼굴마담으로 쓰는 것”이라며 “완전 허수아비다. 인격적으로 이상한 분은 아닌 걸로 알았는데 노년에 안타깝다”고 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해 “이한구, 우리나라 ‘극혐’, 혐오감 넘버 원 중 한 명”이라고 했고, 최경환 의원에 대해선 “최경환 씨, 무능해서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사람으로 판명된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 씨’라고 지칭하며 “유일하게 한 것이 가계부채 250조 원 늘린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두 가지로 점철되는데, 독살 맞거나 무능하거나”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너무나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주 부실장의 막말은 제1야당의 이름은 바뀌었지만 ‘막말 정당’ ‘노인 폄하 정당’의 본색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라며 “주 부실장을 당장 퇴출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31일부터 4·13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유권자의 선택을 앞둔 상황에서 선거분석 전문가들이 꼽은 초반 판세의 바로미터는 여권의 ‘내홍 수습’과 야권의 ‘후보 단일화’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30일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으로 수도권 민심이 악화된 건 확실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연거푸 이긴 여권 지지층의 결집도는 느슨할 수밖에 없다”며 “그 와중에 공천 파동이 터졌으니 투표 의지가 더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여전히 계파 간 총질을 하고 있는데, 얼마나 진정성 있게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여권의 최대 숙제”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승패와 상관없이 총선 후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 일환이다. 당초 180석까지 거론했던 김 대표는 ‘과반 이상’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여권이 ‘집 나간 보수층’을 다시 불러와야 한다면 야권은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대 반(反)새누리당’ 전선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수도권 122석 중 야권 분열 지역이 100여 곳에 달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야권이 수도권에서 얼마나 속도감 있게 단일화를 추진하느냐가 초반 판세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국민의당 못지않게 중요한 게 확실한 지지층을 가진 정의당과의 연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완주 의지가 강하다. 투표율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배 본부장은 “전통적 여권 지지층이면서 정부 정책에 실망감이 큰 50대 투표율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효과와 북한의 도발도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아일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앞두고 여야 3당의 핵심 브레인에게 이번 총선의 의미를 들어봤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경제정책본부장인 강석훈 의원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누가 일자리를 만들 것이냐’이다”라며 “오늘의 국민을 책임지고 내일의 아이들을 돌볼 책임감 있는 정당을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더민주당 이철희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명박 박근혜 정권 8년의 경제 실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거대 여당 새누리당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제1 야당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낡은 정치 심판론은 양당의 독과점 체제를 해체해 달라는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이재명 egija@donga.com·한상준·송찬욱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8일 각 정당에 4·13총선 선거보조금 399억6382만 원을 지급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163억9724만 원, 더불어민주당 140억2491만 원, 국민의당 73억1459만 원, 정의당 21억6167만 원이 지급됐다. 선관위는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총액의 50%를 균등하게 배분한다”며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는 총액의 5%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21석이었지만 이날 김승남 의원이 탈당해 20석으로 줄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만약 선거일 전에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무너지더라도 보조금 반환 등의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기독자유당과 민주당도 원내 정당이 되면서 선관위로부터 약 3200만 원씩 받았다. 최근 더민주당을 탈당한 신기남 의원과 이윤석 의원은 각각 민주당과 기독자유당에 입당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4·13총선에서 야권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는 지역이 속출하면서 더민주당 내부에서는 “단일화 없이는 필패”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단일화는커녕 더민주당에 대한 공세 수위만 높이고 있다.○ 김종인, ‘경제’ 띄우지만… 더민주당은 이번 총선 프레임으로 ‘경제 선거’를 내걸고 있다. 슬로건도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로 정했다. 최전선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28일 첫 중앙선거대책위원장단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지난 8년간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 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며 “최근 경제 상황은 거대 기업, 거대 금융이 전체를 독식해 10%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90%의 기회를 박탈하는 절망적 상황”이라고 했다. 더민주당은 이날 발족한 선대위 산하에 국민경제상황실을 두고 정부의 경제 실정과 야당의 대책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단일화로 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표 선대위 부위원장은 “야권이 분열하면 장막 뒤에서 웃을 세력이 누구겠느냐”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했다. 이날 경기 안산지역 더민주당 후보 4명이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등 수도권 후보들도 앞다퉈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3자 구도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후보들이 절감하고 있다”며 “문제는 단일화로 인해 김 대표가 강조하는 ‘경제 선거’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단일화에 부정적인 김 대표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선거 지원을 해주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완주 벼르지만… 국민의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김 대표를 향해 “더 이상 우리 당 후보들을 모욕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누구에게 표를 보태주기 위해, 혹은 누구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출마한 분들이 아니다”라며 “이번 총선은 연대 없이 자신 없다는 무능한 야당을 대체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후보가 끝까지 완주해야 정당 득표율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다만 22일 국민의당 부좌현 의원(경기 안산 단원을)이 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제안한 데 이어 정호준 의원(서울 중-성동을)도 28일 비공식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에 더민주당 이지수 후보는 “(정 후보 측에서) 공식 제안을 받은 바 없고 감동 없는 단일화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표현도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전날 김 대표가 “특정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거기에 편승해 새로운 당을 만들면서 야당 분열이 생겨났다”고 하자 국민의당 임내현 선대위 상황본부장은 이날 김 대표를 향해 “전두환의 앞잡이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출신” “늙은 하이에나”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단일화 둘러싼 金-文-安의 다른 속내 김 대표, 안 대표와 달리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다. 문 전 대표는 연일 “야권 후보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총선 국면에서의 주도권과 총선 이후 펼쳐질 야권의 대선 구도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총선 패배 시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지선 스님 등 야권 원로들로 구성된 다시민주주의포럼은 이날 야권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면 낙선운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담쟁이포럼 대표를 지낸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반면 ‘사퇴 파동’으로 당 장악력이 떨어진 김 대표는 국민의당과 단일화가 이뤄지면 총선 과정에서 주도권마저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안 대표도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사실상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양자 구도 선거에서 자신은 물론이고 당도 존재감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야권 관계자는 “야권이 참패할 경우 총선 이후 안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 적극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4·13총선 유세가 본격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부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활동 폭도 넓어지고 있다. 그간 대외 활동을 자제했던 김 교수는 26일 서울 강북을 박용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김 교수는 김 대표의 사퇴 파동 당시 문 전 대표와의 회동에 배석하는 등 정치적 조언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주말 광주 방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사람(김 교수)이 돌직구쇼(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를 오래 한 박용진 강북을 후보 팬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 부인 김 여사는 24일 서울 마포을 손혜원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이어 26일에는 서울 서초갑 이정근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김 여사와 손 후보는 숙명여중고 동창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후보는 야권의 열세 지역에 출마해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서울 마포갑 강승규 무소속 출마로 여권표 분산이 최대 변수서울 마포갑은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한 차례씩 번갈아 승리한 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선됐다. 4·13총선에서도 이 공식이 이어질지 깨질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에게 밀려 컷오프(공천 배제) 된 강승규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가 변수다. 안 최고위원은 27일 “분열이 되면 상대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준다”며 “하나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노 의원(35.7%)은 안 최고위원(28.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 간 지지율 격차는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 전 의원(10.3%) 지지율보다 적다. 정당 지지도에선 새누리당(35.9%)이 더민주당(20.1%)보다 높은 만큼 안 최고위원으로서는 강 전 의원의 지지율을 흡수해 여권을 결집시키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 전 의원은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4월 13일까지 무조건 간다”고 잘라 말했다. 노 의원은 여권 분열로 인한 반사이익보다 끝까지 책임 있게 일할 일꾼이 누구냐를 앞세우겠다고 주장했다. ○경기 수원무 더민주 김진표-與 정미경, 오차범위내 접전‘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원은 올해 총선에서 처음으로 ‘무’ 선거구가 탄생했다. 수원을에서 재선을 한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과 수원정에서 3선을 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전 의원이 선거구를 옮겨 이곳에서 첫 대결을 벌인다. 여기에 국민의당 김용석 후보와 민중연합당 김식 후보까지 가세해 ‘1여(與) 3야(野)’ 구도로 선거가 치러진다. 야권 분열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서는 김 전 의원이 31.4%로 정 의원(27.6%)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로 앞섰다. 국민의당 김 후보는 7.8%였다. 김 전 의원은 “제가 수원을 위해 비행장 이전,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등 큰 성과를 냈다는 것을 주민들이 잘 알고 있다”며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킬 큰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에선 새누리당(32.5%)이 더민주당(23.3%)을 오차범위 밖인 9.2%포인트 앞서 있어 야권 후보 간 단일화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김 후보는 “시대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연대나 단일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을 ‘노무현 비서관’ 김경수, ‘천하장사’ 이만기 앞서‘천하장사’ 출신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맞붙은 경남 김해을에서는 김 후보가 44.6%를 얻어 이 후보(28.8%)를 오차범위 밖인 15.8%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김해을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린다. 야권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여야 간 일대일 구도가 형성된 덕분에 김 후보의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로 김 후보는 40대에서 56.4%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2002년 대선 당시 20대 후반∼30대 초반으로 당시 ‘노풍(盧風)’을 일으켰던 세대다. 반면 이 후보의 연령별 지지율은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인 60대 이상(53.6%)에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이 32.9%로 가장 높았지만 더민주당은 27.7%나 됐다. 정의당은 6.7%였다. 야권 정당 지지율을 합치면 새누리당을 앞선다. 김 후보는 “선거일이 다가오면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이 후보는 “김해에 대한 진심이 알려진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호남 유일 與의원’ 이정현, 20대서만 지지율 선두전남 순천은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소속인 이정현 의원이 다시 한 번 당선을 노리는 곳이다. 이 의원은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며 18년 만에 호남에서 새누리당 깃발을 꽂았다. 이에 맞서 순천시장을 두 차례 지낸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가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과하고 더민주당의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노 후보가 37.0%의 지지율을 얻어 이 의원(22.0%)을 15.0%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1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노 후보는 연령별 지지율에서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3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렸다. 이 같은 결과는 전통적으로 야권의 텃밭이었던 호남의 특성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당 지지율에서 더민주당은 39.4%를 얻어 국민의당(20.2%), 새누리당(8.9%)을 여유 있게 제쳤다. 노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불만이 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 의원 측은 “당의 내홍으로 지지를 유보하는 시민들이 늘었지만 지난 2년간 순천을 비롯한 호남 전체를 위해 노력한 점을 알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수장 간의 ‘불안한 동거’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거침없는 언행으로 ‘차르’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사퇴 파동으로 주춤하는 사이, 경남 양산에서 칩거했던 문재인 전 대표는 대외 활동의 폭을 거침없이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두 사람이 바라보는 지점이 달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행보가 두 사람의 의도된 역할 분담인지, 총선 이후 당 주도권을 둘러싼 싸움의 시작인지를 놓고 당 안팎의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두 사람의 시각차가 가장 두드러진 지점은 ‘당 정체성’ 부분이다. 사퇴 파동을 끝낸 김 대표는 향후 과제로 ‘정체성의 재정립’을 천명했다. 그는 당 잔류를 선언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와 같은 일부 세력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 정당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고 했다. 사퇴 파동의 발단이 된 비례대표 명부 논란에서 김 대표에게 반기를 든 일부 친노(친노무현)·86그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김 대표는 총선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당내 뿌리 깊은 ‘운동권 문화’를 손볼 계획이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24일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손혜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진보, 민주화운동 세력, 시민운동 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쪽 면만 본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인) 정청래 의원이 이번 공천에서 배제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 의원의 컷오프는 김 대표가 직접 주도했다. 당 중앙위원회에서 뒤집힌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김 대표는 사퇴를 검토할 정도로 격분했지만 문 전 대표는 “정당 민주주의의 혁신”, “20대 공천은 전체적으로 참 잘됐다”고 했다. 총선에서 야권의 최대 화두인 ‘단일화’에 대한 태도도 미묘하게 엇갈린다. 문 전 대표는 연일 “야권 후보 단일화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반면 김 대표는 “후보끼리 연대하는 건 뭐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정도의 태도다. 그 대신 김 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한 ‘경제 심판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도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배신의 정치, 배신의 경제를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 주 출범하는 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경제상황실’을 두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대위는 김 대표의 ‘단독 선대위장’ 체제로 가기로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지원 유세를)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가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은 문 전 대표에게 공식적인 역할을 맡기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선거를 ‘문재인의 선거’가 아닌 ‘김종인의 선거’로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 대표가 비례대표 파문과 이로 인한 사퇴 파동으로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가 났다는 점이다. 반면 ‘백의종군’ 신분인 문 전 대표는 서울, 부산, 강원, 경남 등 호남을 제외한 전국을 누비며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한 당직자는 “총선 결과에 따라 정계 은퇴와 화려한 복귀의 기로에 서 있는 문 전 대표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표의 활동 범위 등을 놓고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입장에서는 한 표라도 더 모을 수 있는 사람에게 지원 유세를 청할 것”이라며 “두 사람 중 출마자들의 ‘유세 러브콜’을 누가 더 많이 받는지를 보면 자연스럽게 총선 후 두 사람의 역학 구도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24일 4·13총선 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총선 구도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당초 예상했던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는 이미 헝클어졌다. 공천 후폭풍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가 속출하면서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가 만들어지더니 야권에선 다시 후보 단일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현재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전·현직 의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이재오 주호영 조해진 류성걸 의원 등 10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이 단일대오를 만들어 파괴력을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대한 불만이 높은 만큼 개별 지역구에서 표심에 영향을 줄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원내대표는 무소속 연대에 대해 “연대라는 표현을 저희들(탈당한 의원들)이 써본 적은 없다”며 “(탈당한) 의원님들과 한번 이야기해 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야당과 지지율 5%포인트 이내의 팽팽한 대결을 벌이는 후보들의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분열을 거듭하던 야권에서는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당 차원의 야권 연대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지역과 후보에 따라 자체적인 단일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단일화 논의 지역을 연이어 방문하며 야권 단일화에 힘을 싣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부산 지원 유세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돼야 한다”며 “정의당뿐만 아니라 국민의당까지 단일화를 이뤄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도록 동참해 달라”고 했다. 단일화는 주로 야권 열세 지역인 영남, 강원에서 활발하다. 이날 부산 사하갑, 강원 춘천에서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가 성사됐다. 경기 수원병에 출마한 더민주당 김영진 후보와 국민의당 김창호 후보는 김영진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인천에서는 더민주당과 정의당 인천시당 사이에 단일화 협상이 완료된 상태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시·도당, 개별 후보 간 단일화는 당사자들의 뜻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서울 경기 지역에서의 단일화 여부다. 이 지역에서는 선거가 임박하면 당 대 당 차원의 단일화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더민주당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단일화 논의를) 완전히 닫아 놓은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계속 논의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후보 등록 첫날인 24일 오후 10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253개 선거구에서 616명이 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오후 10시 기준으로 경쟁률은 2.4 대 1이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185명 △더민주당 164명 △국민의당 91명 △정의당 42명 △무소속 78명 등이다. 서울이 1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00명 △부산 48명 순이었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에는 새누리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 더민주당 정세균 의원, 정의당 윤공규 후보 등 모두 6명이 등록해 가장 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25일까지 이틀간 후보 등록을 마치면 31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선관위는 25일까지 800명 이상의 후보가 등록할 것으로 예상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 / 대구=홍수영 기자}

“여전히 오월동주(吳越同舟)다. 겉으로나마 유지하던 신뢰는 국민 눈에 보기에도 이미 깨졌다.” 2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대표가 당 잔류를 선언한 직후 그의 최측근인 주진형 당 정책공약단 부단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한화투자증권 사장을 지낸 주 부단장은 김 대표의 외부 인사 영입 1호로 불린다. 김 대표는 그에 대해 “그런 사람이 많이 들어와야 더민주의 종전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 부단장의 글은 사실상 김 대표의 더민주당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주 부단장은 30여 분 만에 글을 삭제했다.○ “선명성 경쟁만… 이겨야겠다는 결기 안 보여” “왜 더민주 지지율은 20%에 고착돼 있을까.” 이 물음을 스스로 던진 주 부단장은 “(더민주당은) 계급적 기반이 뚜렷하지 않아 내부 분열이 상시적으로 일어나 이제는 고질화됐다”며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이념에 사로잡혀 실현 불가능한 정책공약을 남발해 국민은 무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도 이날 “아직도 더민주당은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주 부단장은 “한마디로 국민들은 이들(더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 주류 세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더민주당은 호남의 지지 세력, 비영남권 운동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로 대표되는 진보적 네티즌 세력이 연대한 정당”이라며 “수구적 진보와 개혁적 진보가 뒤섞여 있지만 수구적 진보가 더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구적 진보는)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며 “그런데 이들은 전체 노동자의 10%도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최소 국회의원 의석은 100석은 할 테니 그중에 한자리 차지하고 즐기면 된다. 귀족 운동권이 탄생한다”며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투표하면 40%는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겨야겠다는 기백과 결기가 안 보인다”고도 했다. 주 부단장은 “시대착오적인 수구적 보수를 비판하기만 해도 사람들이 열광하지만, 열광하는 지지층은 일부다. 김광진 씨가 필리버스터로 일약 스타가 된 것 같지만 당내 경선에서도 졌다”고 했다.○ “불안한 동거가 다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잔류를 선언하며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당의 기본적인 나아갈 방향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가 당 중앙위원회에서 친노(친노무현)·86그룹에 의해 뒤집히고, 비대위에서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을 수시로 변경한 것에 격분해 전날 오후만 해도 사퇴할 생각이었다. 주 부단장은 “(김 대표가) 속이 틀어졌지만 수술을 하기 위해 일단 참기로 했다”며 “(주류 측은) 수술 대신 화장을 원한다.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데, 수술을 하려고 드니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고도 했다. 김 대표의 당 잔류로 “갈등이 봉합됐다”는 당 일각의 시각도 일축했다. 그는 “여전히 오월동주다. 불안한 동거는 다시 시작된다”고 했다. 이어 “수술이 될지는 두고 보면 안다”며 “(당은) 앞으로 2년 동안 수술을 안 하면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계산과 그냥 수술이 싫은 정서적 미련 사이에서 한동안 오락가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선 이후 2차 충돌 예고 친노 진영 한 인사는 “이번 파문에서 김 대표가 얻은 것은 ‘비례 2번’과 ‘고집불통’ 이미지뿐”이라며 “총선 이후에도 김 대표가 당 장악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 대표가 이날 중앙위 투표에 의한 비례대표 명단을 승인하면서 친노·86그룹은 비례대표 공천 전쟁에서는 승리를 거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하지 않고 중앙위가 결정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정당 민주주의의 혁신을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모든 당의 구성원이 ‘김 대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는 점은 총선 후에 쉽게 김 대표를 ‘팽(烹)’시킬 수 없게 만든 보험의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가 비례대표 자리를 확보함으로써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일시 투항’한 친노·86그룹과, 대선까지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김 대표와의 갈등은 총선 이후 재차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대표직 사퇴를 검토했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당 잔류를 공식 선언했다. 김 대표는 더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도 2번을 확정지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선거가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고민 끝에 이 당에 남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일부 세력의 정체성 논란을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 정당이 요원하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비례대표와 관련해 김 대표는 “당을 떠남과 동시에 비례대표 의원직도 던질 각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밤 비대위원들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재신임 여부는) 생각을 더 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비대위원 명부를 최종 승인했다. 더민주당의 비례대표 1번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여)가 맡게 됐다. 2번은 김 대표, 3번은 송옥주 당 홍보국장(여)이 배치됐다. 박 교수와 함께 김 대표가 영입한 최운열 서강대 교수는 비례대표 4번에 배정됐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비례대표 명단에서) 내 이름은 빼라.” 사퇴를 고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말미에 참석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그는 이날 새벽 결정된 당 중앙위원회의 비례대표 순번에 대해 “비대위원들이 알아서 하라”며 회의장을 나섰다. 이날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일제히 김 대표의 사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이날 밤 김 대표의 서울 종로구 자택으로 찾아간 비대위원들은 “우리도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23일 비대위에는 참석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퇴 여부 철회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않았다. 김 대표의 입에 더민주당의 총선 명운이 달려 있는 셈이다.○ ‘사퇴’ 카드로 당 주류 압박한 김종인 이날 아침 김 대표의 자택을 찾은 김성수 대변인은 “오전 11시 열리는 비대위에 김 대표가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당 중앙위가 자신이 만든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를 거부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전날 당무를 거부했다. 상황이 풀리는 듯 보였지만 김 대표 측에서는 ‘대표직 사퇴’까지 언급하며 주류 진영을 압박했다. 김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중앙위에서 결정한 비례대표 안은 절대 받을 수 없는 안”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중앙위 투표로 하위 순번에 있던 후보자들이 당선 안정권으로 올라선 반면 자신이 영입한 전문가들이 하위 순번으로 배치된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당 체질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 밖의 김 대표 측근들은 “당내 기득권 세력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김 대표는 비대위원들에게도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가 김 대표의 비례 순번을 2번→12번→14번 등으로 바꾸며 마치 (김 대표가) 자리를 신경 쓰는 모양새로 만든 게 몹시 불쾌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가 이날 비대위에서 “모욕적으로 느껴졌다. (비대위원들은) 일반 당원들과 달리 판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 문재인, “나도 1년 내내 시달렸다” 김 대표의 사퇴 가능성에 당은 발칵 뒤집혔다. 문재인 전 대표는 급히 상경했다. 오후 1시 20분경 집으로 찾아온 문 전 대표에게 김 대표가 “당을 위해 온 나를 이렇게 대해도 되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저도 (당 대표로 있던) 1년 내내 (흔들기에) 시달렸다”며 읍소했다고 한다. 문 전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에게 당의 간판으로서 끝까지 당을 책임지고 이끌면서 야권의 총선 승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다른 인사들의 사과도 이어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몇몇 의원이 예의에 벗어난 말을 하고 지나친 말을 했다”며 “김 대표의 명예에 깊은 손상을 준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 차례 연기돼 오후 3시 열린 비대위에 김 대표가 나타나자 다른 비대위원들도 돌아가며 사과했다. 이후 김 대표는 “비대위가 알아서 하되, 2번은 (내 이름을) 비워라”고 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그러나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를 다시 ‘비례 2번’에 배치했다. 이후 비대위원들은 비례대표 명단 재가와 사퇴 만류를 위해 이날 밤 김 대표의 자택을 찾아 설득에 나섰고 결국 비대위원 일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김 대표는 “왜 당신들이 사의를 표하냐”는 것 외에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사퇴 철회 여부에 대해서도 답을 하지 않았다. 김성수 대변인은 “비대위원들은 정치적으로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재신임을 하든 일부를 바꾸든 그건 대표에게 위임된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김 대표가 사퇴하면 총선은 사실상 끝”이라고 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적 운명이 갈리는 문 전 대표 역시 김 대표의 잔류가 절실한 상황이다.○ ‘차르’만 바라보는 제1야당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입으로 ‘사퇴’라는 말을 한 번도 꺼내지 않았지만 명확히 부인하지도 않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가 자신을 흔든 친노(친노무현)·86 그룹에 더이상 밀리지 않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 당내 반발을 무마하는 수준을 넘어 ‘백기투항’을 이끌어 내기 위한 극단의 카드를 던졌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김 대표 자신도 상처를 입었다는 점이다. 한 당직자는 “김 대표가 복귀한다고 해도 이미 많은 상처를 입었고, 총선 후 당내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고 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손영일 기자}

비례대표 공천 논란으로 이틀째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2일 대표직 사퇴를 결심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김 대표는 측근들에게 “(이날 새벽 결정된) 중앙위의 비례대표 안은 받을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만든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를 거부하고, 중앙위에서 새로운 비례대표 명단을 정한 것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 또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두고 논란이 오간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결국 중앙위 결정은 김 대표 몫으로 비례대표 몇 자리를 주고, 나머지는 기존의 당내 주류들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측근도 “이 상황에서 김 대표가 사퇴 안할 것으라고 이야기 한다면 그건 김 대표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최종적으로 본인이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아침 서울 종로구 구기동 김 대표 자택을 찾았던 김성수 대변인은 “사퇴 기미를 느끼지 못했다”며 “오후 3시에 열리는 비대위에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이시각 현재까지 김 대표를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나”라고 했다. 당초 이날 오전 11시 예정됐던 비대위는 성원 부족으로 오후 3시로 연기된 상태다.한상준 기자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에서 제외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도 ‘정체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박 전 참모총장은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종북’으로 비난하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예비역 장성들의 서명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가 참여한 ‘해공 국방안보포럼’은 당시 문 후보의 안보 공약을 “북한의 대남 적화 전략과 궤를 같이하는 종북좌파적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당초 박 전 참모총장은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A그룹(1∼10번)에 이름을 올렸으나 결국 낙마로 가닥이 잡혔다. 당 관계자는 “아들의 ‘방산업체 취업’ 논란보다 이 문제가 더 컸다”고 했다. 이날 밤 열린 중앙위원회에서도 “우리 당의 지도부를 폄훼한 사람들은 걸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내가) 자기들 정체성에 안 맞다 이거야. 그게 핵심인데 왜 자꾸 딴소리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고 그래!” 비례대표 ‘셀프 공천’ 논란으로 코너에 몰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자신의 ‘비례대표 2번’ 배정에 대한 반발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본질은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총선 이후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불신과 견제가 기저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클릭’과 ‘총선 이후’에 대한 반발 김 대표가 주도한 이번 비례대표 후보 명단은 그간 더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주도했던 19대 비례대표에는 운동권과 친노 인사가 대거 포진했다. 하지만 이번 비례대표 공천에서는 당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전문가 집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주류이던 친노·86그룹 인사들은 “당의 정체성이 사라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후보가 배정되지 않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반면 김 대표는 “소외계층을 비례대표에 한 명 넣으면 (유권자들이) ‘당이 소외계층을 잘해 줬다’라고 생각하느냐”며 “평소 전혀 그와 관계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좀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갈등은 총선 이후의 당 역학구도와도 연관이 있다. 19대 비례대표 의원들은 친노·86그룹이 당의 주류가 되는 기반이 됐다. 또 지역구 공천에서 김 대표의 ‘칼’로 인해 쓴맛을 본 이들은 비례대표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당 관계자는 “김 대표는 이번 비례대표만큼은 당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인물들로 채워야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뿌리 깊은 ‘상호 불신’도 갈등을 촉발시킨 요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올 것이 왔다.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건 예측을 했다”며 “지금까지 잘 참고 견뎌주나 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했다. 기존 당 주류 세력에 대한 믿음이 애초부터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자신이 ‘비례대표에 관심이 없다’는 말을 뒤집은 이유에 대해 “수권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러려면 의원직을 갖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 세력은 “‘친김종인’ 세력을 구축해 총선 이후 당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날 중앙위에서 공개된 김 대표 몫의 전략 비례 후보 7명은 김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다.○ 양쪽 모두 ‘사퇴는 공멸’ 부담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지만 당내에는 “김 대표의 사퇴는 정말 파국”이라는 공감대가 있다. 특히 후보 등록(24, 25일)이 사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은 일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김 대표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당을 막다른 골목까지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당의 ‘구원투수’로 김 대표를 영입했던 문재인 전 대표도 상당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일부 비대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 대표를 설득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배우 문성근 씨는 이날 트위터에서 “(김 대표는) 탈당하라”고 했다가 몇 시간 뒤 돌연 “김 대표의 비례 2번(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사퇴 요구보다는) 김 대표를 흔들어보자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비대위가 중재안을 만들며 ‘반기’를 든 것도 “김 대표가 사퇴하진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에 대한 호남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한상준 alwaysj@donga.com·우경임 기자}
“무슨 욕심 많은 노인네처럼 만들고….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딴 식으로 대접하는 그런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자신이 만든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이 당 중앙위원회에서 정면 거부당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1일 잔뜩 날이 서 있었다. 그는 이날 당무를 거부했다. 비대위 관계자들과 접촉했지만 분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는 듯했다. ○ “정치, 정당 이야기 안 해” 오전 6시 45분 정장선 총선기획단장과 김성수 대변인이 서울 종로구 김 대표 자택을 찾았다. 전날 열린 긴급 비대위에서 ‘비례대표 12번 배치’ 얘기가 오간 데 격분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그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은 한 시간가량 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빈손으로 되돌아갔다. 김 대표는 오전 8시 50분경 캐주얼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그는 “더 이상 정치, 정당에 대해 이야기 안 할 테니 내게 묻지 말라”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 ○ “출구전략 없다” 오전 9시 45분경 김 대표는 종로구 개인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고민 안 하고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했던 그의 목소리는 서서히 높아졌다. 김 대표는 “내가 (비례대표 2번을) 하고 싶어서 했다고 생각하느냐”며 “내가 응급 치료하는 의사 같은 사람인데, 환자(더민주당)가 병이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면 죽어도 못 참는다”며 “(갈등 상황에 대한) 출구전략은 없다”고 했다. 5년 이상 금연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 자리에서 줄담배를 피웠다. ○ “(비례) 14번? 상의한 적 없다” 오전 10시 20분경, 그는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외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병원에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각, 비대위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회의를 갖고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의 1번을 유지하되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을 제외하고 김 대표를 14번으로 하는 1차 중재안을 마련한 뒤 김 대표에게 연락했다. 오후 4시 50분경 시내 한 호텔에서 비대위의 ‘특사’로 파견된 이종걸 원내대표를 만났다. 그는 “(비대위의 비례대표 14번 결정은) 나하고 상의한 적도 없으니 물어보지 말라”고 했다. 비대위의 1차 조정안에 김 대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측근은 “비대위의 ‘비례대표 14번’ 결정이 (회동 전) 언론에 보도된 것을 뒤늦게 알고 격노했다”고 전했다.○ “……” 회동이 사실상 결렬된 뒤 그는 자택으로 직행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국회에서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가 열리고 있던 오후 9시경, 김 대표의 수행비서는 “와인 한두 잔 마시고 주무시고 있다”고 했다. 반면 김 대변인은 오후 10시 40분경 브리핑에서 “전화로 (중앙위 상황을) 보고했고, 김 대표는 ‘알았다’고만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알았다’는 의미는 관심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차길호 kilo@donga.com·한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칼끝’에 들끓던 당내 불만이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놓고 결국 폭발했다. 비례대표 순번 결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김 대표가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셀프 공천’한 게 본질적인 이유다. 20일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결정하려던 당 중앙위원회는 결국 연기됐다. 중앙위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비례대표 순위) 투표를 A, B, C그룹으로 나눠 하도록 한 것은 당헌에 위배되고 중앙위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중앙위에 앞서 당 지도부는 비례대표 1∼10번을 A그룹, 11∼20번을 B그룹, 21∼43번을 C그룹으로 지정했다.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당의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은 15번 안팎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일부 중앙위원은 지도부가 정한 그룹 배정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후보자의 전력도 논란이 됐다. 비례대표 1번인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제자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대해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옛날엔 그런 경우가 많았다”며 “내가 보기에 그건 마이너(사소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그룹의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아들이 비리 방위산업체에 근무해 사실상 불명예 퇴진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중앙위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지도부는 21일 다시 중앙위를 열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기로 결정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중앙위가 무산된 뒤 긴급 비대위를 열고 그룹별 후보자 조정 등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발표된 비례대표 명단은 전날 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심야 비대위에서 결정됐다. 한 당직자는 “확정된 비례대표 명단은 공관위의 초기 순번과 상당히 달라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기에 A그룹 일부 후보자의 배치는 공관위의 정식 면접 절차도 건너뛴 채 19일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가 책임을 지기 위해 (내년) 대선 때까지 당에 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총선 이후에도 당 주도권을 쥐고 대선까지 바라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관계자는 “당의 구원 투수인 줄 알았던 김 대표가 구단주가 되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가 차지한 ‘비례 2번’은 문재인 전 대표가 김 대표를 영입할 때 제안했던 자리다. 김 대표는 13일 본보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 측에) 그런 유치한 소리 듣기도 싫다고 핀잔을 줬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내가 비례에 큰 욕심이 있느냐, 난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말을 바꾸며 논란이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당 안팎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번 논란으로 (지지율이) 5%만 움직여도 수도권에서 10석 이상 날아가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공천이 배제된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며 “사람들이 염치가 있어야지…좌시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당 혁신위원을 지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더민주당이) 공화정에서 군주정으로 바뀌었다”고 가세했다. 당내에서는 그간 김 대표의 ‘강공 드라이브’에 침묵했던 의원들의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만약 김 대표가 비례대표 명단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전면전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이 연달아 고배를 들고 있다. 18일 발표된 3차 경선에서 이윤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이 서삼석 전 무안군수에게 고배를 들었다. 비례대표인 김광진 의원도 전남 순천 경선에서 노관규 전 순천시장에게 패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외부 영입 인사 1호인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인천 계양갑)도 경선 문턱에서 좌절했다. 더민주당은 공천이 배제된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서울 마포을)에 손혜원 당 홍보위원장을 공천했다. 더민주당은 이날 마포을을 포함해 9곳의 후보자 공천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해찬 의원이 탈당하면서 비어 있는 세종시 등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지역 공천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거침없이 칼을 휘둘러온 김 대표가 공천 막바지 어려움을 겪는 형국이다. 당초 “비례대표 1번으로 내부 합의가 이뤄진 상태”(표창원 비대위원)였던 손 위원장의 지역구 출마는 17일 결정됐다. 정 의원은 김 대표와 점심을 함께하며 손 위원장의 출마를 요청했다. 손 위원장은 정 의원의 구명운동을 펼쳤을 정도로 정 의원과 가깝다. 정준호 변호사(36)의 광주 북갑 공천도 눈길을 끌었다. 공천이 배제된 강기정 의원 지역구인 이곳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공천이 점쳐졌지만, 당은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정 변호사에 대해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수능 만점을 받은 광주의 수재”라며 “능력과 패기가 있어 ‘청년 DJ(김대중 전 대통령)’로 불릴 정도로 훌륭하다”고 했다. 정 변호사의 영입은 염동연 전 의원의 추천으로 진행됐다. 세종 등 현역 의원이 컷오프된 지역구의 공천은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 은평갑(이미경 의원), 서울 동작갑(전병헌 의원) 등 6곳의 지역구가 아직도 비어 있지만 적임자가 없어 지도부는 고심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컷오프 이후’에 대한 고려도 없이 무작정 칼을 휘둘렀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지역구는 ‘대안 부재론’을 이유로 컷오프된 의원들이 구제받을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경선 악몽’이 계속되고 있다. 17일 발표된 3차 경선에서 현역 의원인 최동익(초선·서울 동작을), 장하나 의원(초선·서울 노원갑)이 탈락했다. 이목희 의원(재선·서울 금천)은 경선을 치러야 한다. 더민주당은 이날 3차 경선 지역 11곳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16, 17일 이틀간 진행된 이번 3차 경선에는 이춘석(재선·전북 익산갑), 진성준 의원(초선·서울 강서을)이 경선을 통과했다. 한편 4·13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들은 줄줄이 고배를 들고 있다. 이날 발표된 3차 경선에서는 강희용 전 서울시의원(서울 동작을)이 탈락했다. 전날 경선에서는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서울 은평을)과 박 시장의 법률고문을 지낸 민병덕 변호사(경기 안양 동안갑)가 탈락했다. 서울 서대문을에 도전장을 냈던 권오중 전 서울시정무수석도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날까지 ‘박원순 키즈’ 중에 공천이 확정된 인물은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서울 성북을)이 유일하다. 박 시장과 가까운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략지역으로 지정된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광주 북갑) 공천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아직까지 당에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진영 의원(3선·서울 용산·사진) 영입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7일 “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는 쉽지 않아 선택지는 더민주당밖에 없다”며 “진 의원의 입당 추진은 새누리당 경선 발표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더민주당은 진 의원 지역구의 공천을 미뤄놓은 상태다. 당내에선 진 의원이 이르면 20일 더민주당 입당을 공식 선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진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오직 국민의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날의 저의 선택이 오늘 이처럼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며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공천 배제)를 비판했다. 진 의원은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기 모임을 가질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 때 김 대표가 박근혜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진 의원은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인연도 있다. 한편 새누리당에선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3선·대구 수성을)에 대한 공관위 재의결 절차를 놓고 논란이 계속됐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 공관위가 당규에 있는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공관위 관계자는 “주 의원 문제를 토론한 뒤 이한구 위원장이 ‘반려로 정리한다’고 했을 때 (김 대표 측근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2사무부총장은 별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