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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의 저작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표준계약서가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이후 영화 관련 단체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영화 흥행 시 수익 배분과 2차 저작권 보호 등 작가 권리 보호를 골자로 한 표준계약서를 만들었다”고 20일 밝혔다. 이 시나리오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영화가 흥행해 이익이 발생하면 시나리오 작가에게 일정 비율의 수익을 지급하도록 의무화했다. 제작사가 시나리오를 통해 영화 외에 드라마, 출판물, 공연 등 2차 저작물을 제작할 경우 작가에게 별도의 합의와 대가를 지불토록 했다. 기존에는 관행상 시나리오를 영화화할 경우 2차 저작물의 권리도 제작사가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제작사의 시나리오 영화화 권리 보유 기간도 5년으로 한정했다. 또 시나리오 집필이 중단될 경우 중단 주체, 집필 단계에 따른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해 작가 책임이 아닐 경우 제작사가 단계별로 대가를 지급하는 내용도 담았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훈민정음 해례본 ‘복제본’이 최근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보 제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최대한 원본에 가깝게 만든 복제본이 9일 출간된 후 일반 독자들에게 ‘예상 밖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복제본은 해례본 진본을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기획한 것으로 10월 둘째 주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4위(종합베스트셀러 23위)에 올랐다. 19일까지 1800부 가량 팔렸다. 이 책은 복제본(66쪽)과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한글의 탄생과 역사’(264쪽) 세트로 가격은 25만 원이다. 1만 원 내외의 일반 단행본도 1쇄(2000부)가 팔리기 어려운 현 출판시장 상황에서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복제본 제작을 맡은 교보문고조차 “놀랍다”는 분위기다. 워낙 가격이 비싸다 보니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등 단체들이 교육용으로 약간만 구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 교보문고 분석에 따르면 구매 독자들은 주로 중장년층 남성으로 40대 남성(17.2%), 50대 남성(23.3%), 60대 남성(19.1%) 순이었다. 이들은 복제본을 산 이유를 ‘집에 보관하고 싶다’고 밝혔다. 교육용이 아닌 ‘소장용’ ‘장식용’으로서의 가치가 구매 욕구를 유발한 셈이다. 복제본은 원본의 빛바랜 종이 질감부터 얼룩이나 찢어진 부분까지 재현했다. 또 원본처럼 종이를 반으로 접어 앞뒤로 쓰는 ‘자루매기 편집’, 구멍을 4개 뚫어 노끈으로 묶는 4침 제본형태로 제작했다. 최근 국보급으로 평가받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가 “상주본의 가치는 1조 원에 달한다. 국가가 나서 1000억 원을 보상해주면 상주본을 당장 내놓겠다”고 말해 사회적 이슈가 된 것도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복제본이 인기를 끌수록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고가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회사원 김모 씨(40)는 “한글의 가치를 널리 보급한다는 취지로 만들었다면서 25만 원은 너무 비싼 것 같다. 하나 장만하고 싶었는데 가격 때문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 책이 정부 후원하에 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 관계자는 “정부가 제작을 후원한 것은 맞지만 제작을 금전적으로 지원한 것은 아니다. 부처 이름을 빌려준 정도”라고 밝혔다. 교보 측은 종이는 전주에서 공급한 한지만을 쓰는 데다 수작업으로 제본해 순제작비만 12만 원이 들고 마케팅과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교보 측은 복제본의 ‘대중 보급판’의 제작,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교보 컨텐츠사업단 신대섭 과장은 “복제본의 디테일을 약간 줄여서라도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2001년 11월 독일 역사학자 죙케 나이첼은 우연히 영국 국립보존기록관에서 800쪽가량의 두툼한 서류 뭉치를 발견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포로가 된 독일군들이 나눈 대화를 도청해 타이핑한 문서였다. “열다섯 살짜리 러시아군 소년병 두 명을 잡았소. 스스로 무덤을 파게 했죠. 바로 한 아이를 쏴 죽이고 또 다른 아이에게 시체를 구덩이에 넣으라고 했소. 하하” “폴란드 도심에 폭탄을 투하했어요. 수많은 사람이 죽는데, 점차 즐거워졌죠. 오락 같은 거였지요. 기분이 상쾌해져요.” 이들은 자신들이 행한 온갖 폭력과 학살을 무용담처럼 이야기했다. 그간의 인터뷰나 보고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날것’, 그대로였다. 충격을 받은 저자는 미국 워싱턴에서 10만 쪽에 달하는 녹취 문서를 추가로 찾아낸다. 이어 심리학자 하랄트 벨처와 연구한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홀로코스트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는 묻는다. 입대 전 평범한 농부, 전기공이던 독일인을 임신부나 아기를 총으로 쏴 죽인 이야기를 웃으며 하는 ‘괴물’로 만든 원인이 무엇일까? 기존 연구에선 주로 이데올로기나 인종주의 때문이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도청 기록을 종합해 보면 독일군들은 정작 이념이나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인종주의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지만 주요 원인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전쟁이라는 상황이 이들에게 특정한 생각을 하게끔 하는 ‘프레임(준거 틀)’을 줬다는 사실이었다. 저자들에 따르면 전투는 독일군에게 하나의 일상 업무였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고향 농장에서 씨를 뿌리는 것과 유사한 행위로 인식됐다. 1941년 10월 독일 경찰국 발터 마트너가 아내에게 쓴 편지다. “처음에는 쏠 때 손이 좀 떨렸소. 하지만 익숙해지기 마련이오. 조금 지나자 담대하게 겨냥해서 아이, 젖먹이까지 총으로 쏘았소. 나도 집에 젖먹이가 둘 있다는 것이 떠오르긴 했지만…. 고통 없는, 빠르고 좋은 죽음이잖소.” 무섭다. 세밀한 학살 묘사가 아니라 인간이란 존재 때문이다. 신념을 가진 위대한 존재처럼 포장되지만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이성을 버리고 사회적 맥락에 따라 학살도 서슴지 않는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두려운 것이다. 한 시대와 사회 속 인간이 거대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쟁 같은 거대한 프레임에 들어가면 개인의 신념은 하찮아진다. 어떻게든 전쟁을 막고 피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결론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피 한 방울이면 당신이 죽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독특한 주제다. 2010년 미국의 한 웹사이트는 ‘죽는 방법을 한 단어로 예언하는 기계가 존재한다’는 설정하에 세계 공상과학(SF) 소설가들의 원고를 받았다. 금세 총 675편이나 들어왔고 이 중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작품 34편을 묶어 책을 냈다. 작가들의 이력도 독특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근무했던 만화작가부터 ‘위험한 과학책’의 저자 랜들 먼로, 호주 작가 에릭 매킨…. 개성 강한 작가들이 ‘데스머신’으로 인해 변해버린 청소년과 자식의 죽음을 알게 된 부모 등 인간 군상의 모습을 펼쳐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김훈 작가 책을 사면 냄비와 라면을 주던데, 이거 법 위반인지 고민해 봅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산하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서는 13일 소설가 김훈의 신작 ‘라면을 끓이며’를 두고 열띤 논쟁이 펼쳐졌다. 최근 이 책을 낸 문학동네 출판사와 서점들이 ‘라면…’을 구매한 독자에게 작가 얼굴이 새겨진 냄비와 라면을 사은품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날 장시간의 심의 결과 ‘라면…’ 사은품 건은 도서정가제 위반으로 결정됐다.○ 가방, 향수, 전등… 다양해지는 책 사은품들 “파우치를 샀더니 책이 딸려 왔어요!” 회사원 김모 씨(33)는 최근 한 온라인서점에서 ‘책을 3만 원어치 이상 구입하면 파우치를 사은품으로 준다’는 이벤트를 봤다. 책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파우치가 마음에 든 김 씨는 대충 몇 권을 골라 결제했다. 김 씨처럼 “‘득템’하기 위해 책을 샀다”는 독자가 적지 않다. 대형서점마다 독특한 사은품 경쟁이 불붙으면서 사은품 때문에 책을 사는 소비자까지 등장한 것. 교보문고는 책을 사면 헤르만 헤세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명문장이 새겨진 에스프레소 잔과 ‘파수꾼’ ‘오만과 편견’ 등 세계문학 북디자인이 들어간 스마트폰 케이스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예스24는 소설가 은희경 김주영 등의 작품세계가 포함된 ‘북노트’를 제작해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인터파크는 클러치백이나 한정판 향수를, 알라딘은 미국 워너브러더스와 저작권 계약을 맺고 배트맨 관련 상품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 소설가 A 씨는 “요즘 출판사 관계자나 대형서점 MD(구매담당자)들을 만나면 ‘사은품 기획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며 “배보다 배꼽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은품이라도 좋아야 vs 도서정가제 위반 독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대학원생 최주희 씨(27)는 “도서정가제로 책값 할인도 줄었는데 사은품이라도 좋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새 도서정가제에 따르면 책값의 10%는 가격 할인, 5%는 경품 혹은 적립금(마일리지) 제공이 가능하다. 즉, 정가 1만 원짜리 책을 사면 1000원(10%)을 할인받고, 500원(5%)에 해당되는 적립금(500포인트)이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사은품이 고급화되면서 5%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것. 13일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라면…’ 사은품에 대해 도서정가제 위반을 결정한 이유도 냄비와 라면 가격이 책 가격(1만5000원)의 5%인 750원보다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원회 조사 결과 냄비 제조원가는 1800원, 라면은 534원이었다. 문학동네와 이벤트를 연 서점들은 신고 조치에 따라 향후 과태료를 물게 된다. 서점들은 고급스러운 사은품은 소비자가 해당 온라인 서점 구매를 통해 쌓아온 적립금(포인트)을 추가로 보태야 받을 수 있어 정가제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사은품이 대량으로 주문 생산되기 때문에 책값의 5%에 맞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위원회는 독자가 다른 책을 구입해 쌓아온 적립금을 차감해 사은품을 주더라도 사은품 가격을 ‘시중 판매가’보다 낮게 책정하면 도서정가제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진흥원 이상현 출판유통팀장은 “책 사은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현행법을 보완해 유사할인 마케팅에 대한 세밀한 기준을 세워야 독자나 출판계에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0월 5일 오후 8시 반 서울의 지하철. “옆에 서 있는 20대 여성이 자꾸 쳐다보는 것 같다. 민망하다.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글자가 눈에 안 들어왔다.” 공공장소에서 ‘그레이’(시공사)를 읽을 때의 느낌이다. 최근 출간된 이 책은 세계적으로 1억2000만 부가 팔리며 현대인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했다는 평가를 듣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후속작이다. 기자는 10월 5∼8일 동아일보 사옥이 있는 서울 광화문 인근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합정역까지 첫 이틀은 종이책 ‘그레이’를, 나중 이틀은 전자책(e북·사진) ‘그레이’를 지하철 내에서 읽어봤다. 전자책 분야 ‘킬러콘텐츠’라는 ‘19로설’(19금 성인용 로맨스 소설의 줄임말)을 읽는 독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첫날. 시청역에서 지하철을 타자마자 출입구 옆에 기대 종이책의 표지가 사람들에게 다 보이게 한 후 읽기 시작했다. 태연한 척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대역에서 여성들이 우르르 타자 책 표지가 땅으로 향했다. 표지가 남에게 잘 보이지 않게 책을 든 손목의 각도를 본능적으로 꺾은 것. 이틀째,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앞에 앉은 남녀가 종이책 ‘그레이’를 든 기자를 보며 ‘큭큭’대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렇지 않은 듯 두 정거장을 버텼지만 결국 옆 칸으로 슬쩍 옮겼다. 시청역에서 내리자 셔츠 등 부분이 5분의 3가량 땀으로 젖어 있었다. 사흘째인 7일에는 전자책 단말기에 ‘그레이’를 넣고 지하철로 향했다. 마음이 편했다. ‘어떤 책을 읽는지 남들이 모르게 하는 것’ 자체가 전자책의 큰 장점 중 하나임을 절실하게 느꼈다. 집중해 책을 읽다 옆을 보니 30대 남성이 힐끔힐끔 화면을 훔쳐보는 것 같다. 방심은 금물. 마지막 날에는 ‘그레이’ 전자책을 스마트폰에 넣었다. 홍대입구역에서 많은 인파가 들어왔지만 옆에 누가 있든 거리낌 없이 읽기에 몰입했다. 4일간의 간단한 실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책의 형태에 따라 심리적인 상태는 크게 달라졌다. 실제 ‘그레이’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 71만 권 중 28만 권은 전자책으로 팔렸다. 보통 전자책 판매비율이 종이책 판매의 10%가 채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전자책, 웹소설 시장은 크게 성장 중인 가운데 ‘19금 로설’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공공장소에서 야한 소설을 읽는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시험과 취업, 실직 등 녹록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사소한 즐거움 아닐까.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0월 5일 오후 8시 반 서울의 지하철. “옆에 서있는 20대 여성이 자꾸 쳐다보는 것 같다. 민망하다.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글자가 눈에 안 들어왔다.” 공공장소에서 ‘그레이’(시공사)를 읽을 때의 느낌이다. 최근 출간된 이 책은 세계적으로 1억2000만 부가 팔리며 현대인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했다는 평가를 듣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후속작이다. 기자는 10월 5~8일 동아일보 사옥이 있는 서울 광화문 인근 지하철 2호선 시청 역에서 합정 역까지 첫 이틀은 종이책 ‘그레이’, 나중 이틀은 전자책(e북) ‘그레이’를 지하철 내에서 읽어봤다. 전자책 분야 ‘킬러콘텐츠’라는 ‘19로설’(19금 성인용 로맨스 소설의 줄인 말)을 읽는 독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첫날. 시청 역에서 지하철을 타자마자 출입구 옆에 기대 종이책의 표지가 사람들에게 다 보이게 한 후 읽기 시작했다. 태연한 척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대 역에서 여성들이 우르르 타자 책 표지가 땅으로 향했다. 표지가 남에게 잘 안보이게 책을 든 손목의 각도를 본능적으로 꺽은 것. 이틀째,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앞에 앉은 남녀가 종이책 ‘그레이’를 든 기자를 보며 ‘큭큭’대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렇지 않은 듯 두 정거장을 버텼지만 결국 옆 칸으로 슬쩍 옮겼다. 시청 역에서 내리자 셔츠 등 부분이 5분의 3 가량 땀으로 젖어있었다. 사흘째인 7일에는 전자책 단말기에 ‘그레이’를 넣고 지하철로 향했다. 마음이 편했다. ‘어떤 책을 읽는지 남들이 모르게 하는 것’ 자체가 전자책의 큰 장점의 하나임을 절실하게 느꼈다. 집중해 책을 읽다 옆을 보니 30대 남성이 힐끔힐끔 화면을 훔쳐보는 것 같다. 방심은 금물. 마지막 날에는 ‘그레이’ 전자책을 스마트폰에 넣었다. 홍대입구 역에서 많은 인파가 들어왔지만 옆에 누가 있던 거리낌 없이 읽기에 몰입했다. 4일간의 간단한 실험을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책의 형태에 따라 심리적인 상태는 크게 달라졌다. 실제 ‘그레이’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 71만권 중 28만권은 전자책으로 팔렸다. 보통 전자책 판매비율이 종이책 판매의 10%가 채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전자책, 웹소설 시장은 크게 성장 중인 가운데 ‘19금 로설’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공공장소에서 야한 소설을 읽는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시험과 취업, 실직 등 녹록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사소한 즐거움 아닐까.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가 8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주말 내내 서점에서 그의 주요 작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수상 발표 이후부터 11일 오전까지 판매량이 수상 전 1개월간 팔린 양보다 7배가량 늘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1쇄 2000부가 11일 모두 소진됐다. ○ 노벨 문학상 특수는? 문학시장이 쇠퇴하면서 노벨 문학상 수상 후 해당 작가의 작품 판매가 증가하는 ‘노벨문학상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한숨이 출판계에서 나온다. 하지만 ‘노벨 특수’는 여전히 유효했다. 동아일보가 교보문고와 2010년 이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주요 작품들의 판매량을 수상을 기점으로 1년 전후로 비교해보니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수상 이전 판매량 자체가 많지는 않았지만 2013년 수상자인 캐나다 앨리스 먼로 작품들의 판매량은 1261배나 증가했다. 2011년 수상자 스웨덴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268배, 2014년 프랑스 파트리크 모디아노는 65배가 늘었다. 문학동네는 8일 대표작 ‘전쟁…’을 출간해 출판계에서는 “문학동네가 연타석 홈런을 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모디아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에도 그의 작품을 국내에 가장 많이 내놓은 출판사가 문학동네였다.○ 한국인이 사랑한 노벨 문학상 작가는? 노벨문학상 효과는 수상자에 따라 지속 정도가 달라진다. 수상 이후 대표작 외에 다른 작품까지 찾는 독자가 늘면서 인기가 이어지는 작가가 있는 반면 일부는 ‘반짝 인기’에 그치기도 한다. 동아일보가 예스24와 2000∼2014년 수상자 주요 작품들의 누적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2006년 수상자인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가 1위(8만4891부)를 차지했다. 이어 모디아노(2014년·5만7070부),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2007년·1만9170부)의 순이었다. 예스24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15∼20%로 추산된다. 노벨 문학상 수상 후 국내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선 국내에 어느 정도 알려진 작가여야 한다. 파무크의 ‘내 이름은 빨강’은 수상 이전부터 한국 독자에게 어느 정도 호응을 얻던 작품이다. 내용과 제목도 중요하다. 사랑, 가족 등 보편적 주제가 좋다. 문학동네 이현자 부장은 “지나치게 어렵거나 정치적 색깔이 강하면 국내 독자들이 꺼린다”고 했다. 2004년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제목이 쉬운 데다 내용 역시 딸에게 집착하는 엄마를 다뤘다. 반면 마리오 바르가스요사의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페루 군부를 비꼬는 블랙유머식 소설이라 ‘읽어도 와 닿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별로 보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북미-유럽-남미-아프리카 작가 순으로 노벨 문학상 특수에 영향을 미쳐온 것으로 분석된다. 민음사 손미선 해외문학팀장은 “독자 입장에서 동유럽 시인이나 아프리카 소설가는 멀게 느껴져 노벨상을 타도 선뜻 책을 사기 쉽지 않다”며 “무라키미 하루키가 타야 폭발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가 8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주말 내내 서점에서 그의 주요 작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수상 발표 이후부터 11일 오전까지 판매량이 수상 전 1개월 간 팔린 양보다 7배가량 늘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1쇄 2000부가 11일 모두 소진됐다. ●노벨문학상 특수는? 문학시장이 쇠퇴하면서 노벨문학상 수상 후 해당 작가의 작품 판매가 증가하는 ‘노벨문학상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한숨이 출판계에서 나온다. 하지만 ‘노벨 특수’는 여전히 유효했다. 동아일보가 교보문고와 2010년 이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주요 작품들의 판매량을 수상을 기점으로 1년 전후로 비교해보니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2013년 수상자인 캐나다 앨리스 먼로 작품들의 판매량은 1261배나 증가했다. 2011년 수상자 스웨덴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268배, 2014년 프랑스 파트릭 모디아노는 65배, 2012년 중국 모옌은 54배, 2010년 페루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12배 늘었다. 문학동네는 8일 대표작 ‘전쟁…’을 출간해 출판계에서는 “문학동네가 연타석 홈런을 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모디아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에도 그의 작품을 국내에 가장 많이 내놓은 출판사가 문학동네였다. ●한국인이 사랑한 노벨문학상 작가는? 노벨문학상 효과는 수상자에 따라 지속 여부가 달라진다. 수상 이후 대표작 외에 다른 작품까지 찾는 독자가 늘면서 인기가 이어지는 작가가 있는 반면 일부는 ‘반짝 인기’에 그치기도 한다. 2000~2014년 수상자 주요 작품의 누적판매량에서는 2006년 수상자인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모디아노(2014년),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2007년)의 순이었다.(표 참조) 노벨문학상 수상 후 국내 독자에서 큰 호응을 얻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선 국내에 어느 정도 알려진 작가여야 한다.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은 수상 이전부터 한국 독자에게 어느 정도 호응을 얻던 작품이다. 예스24 김성광 문학 담당MD는 “르 클레지오도 수상전부터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하는 등 인지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내용과 제목도 중요하다. 사랑, 가족 등 보편적 주제가 좋다. 문학동네 이현자 편집부장은 “지나치게 어렵거나 정치적 색깔이 강하면 국내 독자들이 꺼린다”고 했다. 2004년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제목이 쉬운 데다 내용 역시 딸에게 집착하는 엄마를 다뤘다. 반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페루 군부를 비꼬는 블랙유머식 소설이라 ‘읽어도 와 닿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별로 보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북미-유럽-남미-아프리카 작가 순으로 노벨문학상 특수에 영향을 미쳐왔다는 분석이다. 민음사 손미선 해외문학팀장은 “독자 입장에서 동유럽 시인이나 아프리카 소설가는 멀게 느껴져 노벨상을 타도 선뜻 책을 사기 쉽지 않다”며 “무라키미 하루키가 타야 폭발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했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눕는 것은 게으름의 상징이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끊임없이 움직이길 강요하는 이 피로사회에서 눕기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재충전의 의미밖에 허락되지 않아 왔다. 나아가 조금 더 자는 것은 경쟁에 뒤처진 자의 나쁜 습관으로 치부됐다. 독일 자유기고가인 저자는 과감히 반기를 든다.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진 탓에 좋은 요리하는 법을 잊는 것처럼 현대인이 ‘눕기의 위대함’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책은 눕기를 찬양한다. 인간에게 눕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역사, 철학, 문학, 과학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탐구한다. 책에는 7000년 전의 침상, 수면 혁명을 일으킨 코일스프링 매트리스부터 누운 채 식사하기 위해 만든 로마인 침대, 편안한 눕기의 엉덩이와 무릎 각도는 133∼134도가 적당하다는 노동생리학자 군터 레만의 실험 결과 등 눕기와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흥미롭게도 누워서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도 많다고 한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침실에 누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성했다.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한밤중 침대에 누워 시를 쓰다가 종이가 없어지면 일어나기 귀찮아 처음부터 다시 썼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나치를 피해 영국으로 망명할 때 눕기용 의자를 챙겼다. 배를 깔고 누워서 씻는 스위스제 수평 샤워기 이야기까지 낄낄대며 읽다 보면 자연스레 ‘현재의 삶’에 대한 의문과 성찰도 생기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눕기, 즉 ‘수평적 삶’을 간과하고 살아온 탓에 우리의 생각, 나아가 모든 것이 ‘수직적 줄 세우기’로 경도되진 않았느냐는 생각이다. 그럼 어떻게 눕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저자는 “마지막 비밀을 하나 더 전수하자면 눕기의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신체의 자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누구나 편하게 눕는 자세를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의미다. 필요한 것은 눕기의 기술이 아니라 눕는 자신에게 한번쯤 관대해지려는 마음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찐하고 거친 맛이 나는 하드보일드 누아르 소설이다. 영미 범죄소설 거장 리처드 스타크(1933∼2008)의 대표작인 ‘악당 파커’ 시리즈 첫 권이다. 천부적인 범죄 재능을 타고난 파커가 아내에게 배신당한 후 아내와 그 배후의 거대 범죄조직에 복수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주인공도 악당이지만 인간미 넘치고 상대가 ‘더 나쁜 놈’이다 보니 ‘반영웅(反英雄)’ 즉 안티히어로가 주는 묘한 카타르시스가 독자에게 전달된다. 이 때문에 이 시리즈는 8번이나 영화화됐다. 소설가 스티븐 킹도 자신의 작품에서 ‘조지 스타크’라는 악당을 내세우며 리처드 스타크를 오마주했다. 1만3000원.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품은 국내에 2권만 번역됐다. 모두 참혹한 근·현대사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르포 형식의 글이다. 대표작인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새잎·사진)는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와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적 재난을 당한 벨라루스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체르노빌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 사랑을 담았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실화다.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10여 년간 100여 명을 인터뷰했다. 1997년 처음 출간돼 2006년 미국 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2008년 개정판에는 검열 때문에 초판에서 제외됐던 인터뷰가 추가됐다. 8일 출간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문학동네)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옛 소련 여성 200여 명의 목소리를 담았다. 전쟁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출판 관계자들은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알렉시예비치의 다른 작품도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요새 부녀자들의 법도가 문란해 못하는 것이 없을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중략) 하지만 ‘삼강행실도’는 특수한 몇 사람의 뛰어난 행실이라 일반 서민과 부녀들은 배우기가 어렵습니다. 바라옵건대 일상생활에 가장 절실한 것, 예를 들면 ‘열녀전’을 한글로 번역하고 간행해 반포하소서.” 조선시대 경서 관리와 왕의 자문기관 역할을 하던 홍문관이 고한 내용이다. 이에 중종은 “지당하다. 시행토록 하라”고 답한다. 조선왕조실록 중종 12년(1517년) 6월 27일의 기록이다. 당시 조선이 사회적으로 도덕성의 위기를 겪으면서 대안으로 중국의 ‘열녀전’을 번역해 배포하자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열녀전은 원래 전한시대 학자 유향(기원전 77∼6)이 쓴 원본에 후대 여러 중국 작가가 쓴 이야기가 더해진 것으로, 사실과 허구가 섞인 ‘삼국지연의’ 같은 문헌소설이다. 중국 역사 속 성녀와 악녀 등 다양한 여성의 삶을 다뤘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4년(1404년) 기록을 보면 명나라에서 ‘열녀전’ 500부를 수입했다는 기록도 있다. 문헌 기록으로만 알려졌던 16세기 한글판 ‘열녀전’ 진본이 발견돼 한글날(9일)을 앞두고 보물 지정이 추진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7일 “조선 초기 ‘고열녀전(古列女傳) 언해본’을 입수해 보물 지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언해(諺解)는 한문 원전을 한글로 번역한 것을 뜻한다. 이 책은 가로 20.5cm, 세로 31.5cm 크기로 총 44장으로 구성돼 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그림도 13장이나 포함돼 있다. 에피소드마다 그림이 먼저 나오고 이어 한문, 한글이 동시에 나온다.(그림 참조) 이 책은 1543년(중종 38년) 문장 실력이 뛰어난 문인 신정과 유항이 번역하고, 서예가 유이손이 글을 썼다. 중국 ‘열녀전’ 속 고개지(顧愷之)의 그림은 한글판에서는 중종 당시 천재 화가로 통한 이상좌가 다시 그렸다. 고문헌 연구가 박철상 씨는 “한글판 열녀전은 임금의 명으로 번역, 간행되면서 당대 최고의 인물들이 작업에 참여했다”며 “번역과 글씨, 그림 등의 수준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출판물”이라고 설명했다. 열녀전에 얽힌 조선 왕실의 흥미로운 사연도 있다. 실록 속 세종은 이렇게 말한다. “…봉 씨에게 ‘열녀전’을 가르치게 했다. 그런데도 감히 이 같은 무례한 짓을 하니, 어찌 며느리의 도리에 합당하겠는가!” 세종이 두 번째 세자빈 순빈 봉 씨가 음주를 즐기며 동성애에 빠지자 성리학적 윤리관을 갖도록 ‘열녀전’을 읽게 한 것이다. 조선 왕실은 왕궁에서 읽히던 열녀전을 한글(당시 언문)로 번역해 백성들에게 보급하자는 정책이 제안되자 1543년 국립인쇄기관 교서관을 통해 한글 번역을 시작했다. 한글박물관이 입수한 이 책은 2013년 미술품 경매에서 처음으로 존재를 드러냈고 3000만 원 정도에 고미술 전문가 김영복 씨에게 낙찰됐다. 김 씨는 이 책을 다시 선문대 연구팀에 사료로 제공했고 연구 과정에서 ‘가치가 높은 진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 한글박물관이 김 씨에게서 ‘고열녀전’언해본을 7000만 원에 구입했다. 고은숙 한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5, 16세기 중세 국어 자료는 매우 드물다”며 “현대어로 옮긴 총서를 11월경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가을, 옆구리가 휑하다면 책 한 권을 읽어 보자. 그래도 무언가 허전하면 이달에 열리는 책 잔치를 찾아보자. 7∼11일 열리는 2015 서울국제도서전은 ‘출판!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100년을 쓰다’를 주제로 국내외 311개 출판사가 참가한다. 올해 주빈국은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의 출판과 건축, 영화 등과 관련된 내용이 전시된다. 꼭 봐야 할 전시는 이탈리아 최우수 그림책상을 받는 등 세계 최정상 일러스트레이터로 알려진 파비안 네그린의 원화 65점이다. 광복 70주년에 걸맞게 윤동주 시인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등 광복 이후 발행된 국내 책 초판본들을 전시하는 특별전도 열린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을 직접 만나는 행사도 많다. 이탈리아 시인 실비아 브레와 시인 고은의 대담을 비롯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이문열,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투명인간’의 성석제, 영국 아동도서 출판사 어스본의 피터 어스본 대표 등이 강연한다. 책과 관련된 예술가들이 모이는 ‘책 예술관’도 가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독립출판, 만화, 북디자인 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아티스트 마켓이 열린다. 1인 부스 61개가 마련돼 작가와 독자가 일대일로 대화하고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다. 5∼11일 경기 파주 출판도시에서는 ‘파주 북소리 2015’가 열린다. 10여 개국에서 300여 명의 작가와 출판인, 국내외 200여 출판사가 참가한다. 올해는 ‘책을 읽는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를 주제로 100여 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낭독의 힘’에서는 소설가 은희경과 배우 손숙이 낭독과 함께 독자와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한옥 인문학 콘서트’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명예연구원 장순근 씨의 남극 이야기, 시인 이병률과 음악가 양양의 우리 시 이야기,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대중음악과 사회 등에 대한 강연이 펼쳐진다. 1945년 이후 한국 역사를 책의 역사로 돌아보는 프로그램 ‘테마 전시-시대정독(時代情讀)’, 한글의 독특한 글씨체를 소개하는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 전시도 마련됐다.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책 속 주인공으로 분장하는 ‘북소리 퍼레이드’ 프로그램에 참가해 보자. 출판 산업의 오늘과 내일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도 있다. 국제출판포럼(5, 6일)에는 300명 이상의 아시아 지역 출판기획자, 편집자, 책 디자이너 등이 참석한다. 일본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와 영국 작가 줄스 에번스 등이 참가하는 ‘파주 에디터스쿨’도 7∼9일 열린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가을, 옆구리가 휑하다면 책 한권을 읽어보자. 그래도 무언가 허전하면 이달에 열리는 책 잔치를 찾아보자. 7~11일 열리는 2015 서울국제도서전은 ‘출판!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100년을 쓰다’를 주제로 국내외 311개 출판사가 참석한다. 올해 주빈국은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의 출판과 건축, 영화 등과 관련된 내용이 전시된다. 꼭 봐야할 전시는 이탈리아 최우수 그림책상을 받는 등 세계 최정상 일러스트레이터로 알려진 파비안 네그린의 원화 65점이다. 광복 70주년에 걸맞게 윤동주 시인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등 광복 이후 발행된 국내 책 초판본들을 전시하는 특별전도 열린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을 직접 만나는 행사도 많다. 이탈리아 시인 실비아 브레와 시인 고은의 대담을 비롯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이문열,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투명인간’의 성석제, 영국 아동도서 출판사 어스본의 피터 어스본 대표 등이 강연한다. 책과 관련된 예술가들이 모이는 ‘책 예술관’도 가볼만 하다. 이곳에서는 독립출판, 만화, 북디자인 전문가 등이 참가한 아티스트 마켓이 열린다. 1인 부스 61개가 마련돼 작가와 독자가 1 대 1로 대화하고 작품을 감상, 구매할 수 있다. 5¤11일 경기 파주 출판도시에서는 ‘파주북소리 2015’가 열린다. 10여 개 국에서 300여 명의 작가와 출판인, 국내외 200여 출판사가 참가한다. 올해는 ‘책을 읽는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를 주제로 100여 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낭독의 힘’에서는 소설가 은희경과 배우 손숙이 낭독과 함께 독자와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한옥 인문학 콘서트’은 한국 해양과학기술원 명예연구원 장순근 씨의 남극 이야기, 시인 이병률과 음악가 양양의 우리 시 이야기,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대중음악과 사회 등에 대한 강연이 펼쳐진다. 1945년 이후 한국 역사를 책의 역사로 돌아보는 프로그램 ‘테마전시-시대정독(時代情讀)’, 한글의 독특한 글씨체를 소개하는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 전시도 마련됐다.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책 속 주인공으로 분장하는 ‘북소리 퍼레이드’ 프로그램에 참가해보자. 출판 산업의 오늘과 내일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도 있다. 국제출판포럼(5, 6일)에는 300명 이상의 아시아 지역 출판기획자, 편집자, 책 디자이너 등이 참석한다. 일본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와 영국 작가 줄스 에번스 등이 참가하는 ‘파주 에디터스쿨’도 7~9일 열린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철학이란 말을 들으면 대부분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칸트, 데카르트, 비트겐슈타인 등 서구의 인물과 사상이 떠오를 것이다. 반면 한국철학이란 단어를 접한다면? ‘우리만의 고유한 철학이 존재하는가’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위대한 철학의 역사가 있지만 봉건적 관념이나 과거의 지배 이데올로기, 아무 쓸모없는 학문으로 매도해 왔다는 것이 저자인 전호근 경희대 교수의 주장이다. 이 책은 한국이 1300년간 탁월한 불교사상가와 세계적인 유학자를 배출해 온 ‘철학의 왕국’이었다고 강조한다. 책은 신라 승려 원효부터 고려시대 지눌과 이규보, 조선 이황 정약용 박지원 등을 비롯해 한국철학사에서 잘 다루지 않던 일제강점기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신남철 박치우, 종교 사상가 또는 시민운동가로 분류돼 온 유영모 함석헌 장일순 등 35명을 철학적 관점으로 재조명했다. 책의 장점은 명확하다. 고대, 중세, 근대의 국내 철학을 각각 다룬 책은 있지만 고대부터 현대를 관통하는 한국철학사를 일관된 관점으로 다룬 경우는 드물었다. 또 35명의 철학자와 주요 사상을 딱딱하게 늘어놓기보다는 마치 교실에서 강의하듯 구어체로 쉽게 전달해 어렵지 않다. 이황과 조선 중기 문신 기대승의 논쟁, 성리학과 양명학, 동학과 서학 등 한국철학이란 테두리에서 대립됐던 주요 개념과 차이, 이로 인한 철학적 발전도 소개한다. 그렇다면 한국철학의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양극단을 통합하고 상대를 포용하는 관점’이다. ‘온갖 쟁(諍)을 화(和)한다(화쟁론)’는 논리로 불교사상계의 이론적 대립을 극복한 원효의 유산은 동서양 철학을 융합하려 했던 유영모 함석헌 장일순으로 이어졌다는 것.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오랫동안 한국인 스스로에 의해, 또 서구의 시선에 의해 일방적으로 타자화된 사유를 지금 살아 움직이는 삶의 문법으로 복원해야 합니다. 한국철학의 사유는 고립된 지역의 일시적 산물이 아닌, 수천 년 동안 장구한 사유를 이어온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오래된 고민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삶을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가 됐습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추석 연휴 기간에 출판계는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논쟁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작품은 소설가 김훈 씨(67·사진)의 신간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 30일 출간된 이 책은 김 씨의 절판된 산문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2003년), ‘바다의 기별’(2008년) 등에 실린 글 일부와 새로 쓴 산문을 합친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도 전인 9월 17∼23일 예약 판매만으로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 종합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하자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 새움 출판사 이정서 대표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책도 아직 안 나온 데다 교보문고에서 발표한 주간 종합베스트 순위를 보면 200위 안에도 ‘라면…’은 없다. 예스24에서는 주간 39위에 올라 있다”며 “그런데도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다 합한 순위 11위에 올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학동네 측은 지난달 28일 공식 반박문을 통해 “근거 없는 음해”라고 반박했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출판인회의로부터 집계 자료를 건네받아 분석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며 “추측만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보는 양측 주장과 관련해 30일 출판인회의의 베스트셀러 순위 집계 방식을 살펴봤다. 이 집계는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영광도서, 계룡문고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8곳으로부터 일주일간의 종합판매 1∼20위 순위 표를 받아 만들어진다. 교보 등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은 인터넷 예약 판매를 포함하지 않는 반면 예스24 등 온라인서점은 예약 분량을 포함시킨다. 이후 1위(20점)부터 20위(1점)까지 점수를 매긴 뒤 온오프라인 서점을 함께 운영하는 교보, 영풍, 반디앤루니스에는 가중치(1.7배)를 준 후 합산해 종합베스트셀러 순위를 낸다. 출판인회의 측은 “‘라면…’은 9월 4주 기준으로 예스24, 알라딘 등 4곳에서 인터넷 예약 판매량이 많아 5∼17위를 기록했다”며 “통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의혹을 제기한 이 대표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 의견은 페이스북에서 다 밝혔다. 노코멘트 하겠다”고만 말했다. 출판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주먹구구식 국내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 탓에 불거졌다고 지적한다. 출판계에 따르면 전체 출판 유통시장 점유율(단행본 기준)은 온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가 약 25%로 가장 많고 이어 온라인 서점인 예스24가 15% 내외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교보문고와 같은 가중치를 영풍과 반디앤루니스에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출판계 관계자는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집계 방식을 공개하고 판매 권수를 중심으로 정확히 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래도 한국과는 상관없는 옆 나라 이야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책은 “한반도가 지진 재해가 없는 ‘100% 안전지대’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1518년 7월 2일. 갑자기 소리가 우레와 같았으며 천지가 동요했다. 건물이 위로 오르고 흔들렸다. 마치 작은 거룻배가 풍랑을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며 장차 전복되려는 것 같았다. 사람들과 말이 놀라 쓰러졌다.” 조선 중종 시기의 문신 김안로가 남긴 지진에 대한 기록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온조왕 45년(서기 27년) 10월경 지진으로 다수의 인가가 무너졌고, 통일신라 혜공왕 15년(서기 779년) 3월경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해 100여 명이 사망했다. 1978년부터 2010년까지 한반도에서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총 891회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지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진에 대해 한국인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인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경북과 경남을 가로지르는 양산 지역의 단층이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활성단층’이라는 점을 밝혀내는 등 평생 한반도 지진 연구에 힘써 한국 지진학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책 속에는 세계인에게 지진의 위험을 각인시킨 1906년 샌프란시스코, 1960년 칠레 지진 사태를 비롯해 지진 발생 전 일어나는 특이 현상과 지진발생 메커니즘, 판구조론, 지진관측과 재해대응 등 지진에 관한 주요 상식을 담았다. 지진과 관련된 이론 등 다소 딱딱한 내용도 있지만 그림과 도표, 그래픽 등으로 비교적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영국 중서부 워릭셔에 위치한 대저택 헌드레즈홀. 수백 년간 명문 ‘에어즈’ 가문이 지켜온 이 집은 가문의 쇠퇴와 함께 주인 없는 집이 됐다. 한 건축가 부부가 이 저택을 구입하고 새 주인을 위한 파티를 연다. 그러던 중 급작스러운 비명 소리와 핏물로 저택은 아수라장이 된다. 이후 정체불명의 존재가 사람들을 위협한다. ‘역사 스릴러의 거장’으로 불리는 세라 워터스(49)는 2차 세계대전 후 노동자 계급에 위협을 느끼는 영국 상류계급의 심리를 공포소설에 녹여 넣었다. 호러적 스릴감과 전후 영국의 시대적 현실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1만6800원.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국내 그림책 분야의 1인자 최숙희 씨(51·사진)가 수십만 권이 팔린 자신의 대표작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이하 ‘열두 띠’)의 표절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최 씨는 24일 “책을 사랑해준 분들에게 너무 죄송스럽다”며 표절을 인정하는 내용의 A4용지 2장 분량의 이메일을 동아일보에 보내왔다. ○ 교과서에도 작품 실린 그림책 최 씨는 이메일에서 “1997년 ‘열두 띠’ 제작 당시 제작사인 보림 출판사 편집자가 일본 그림 작가 세가와 야스오 작품을 가져와 ‘이 책을 참고해서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며 “당시에는 콘셉트를 차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을 못 했다. 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밝혔다. 실제 ‘열두 띠’ 속 강아지가 얼굴을 가리는 그림은 세가와의 작품 ‘없다 없다 까꿍(いない いない ばあ)’ 속 고양이가 얼굴을 가리는 그림과 형식과 동작이 매우 유사하다(그림 참조). 쥐가 쌀 포대 위에 서 있는 그림 역시 찍어낸 듯 닮았다. ‘열두 띠’는 이후 매년 2만, 3만 부씩 팔려 누적 판매가 50만 권을 넘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됐다. 태국어와 몽골어, 캄보디아어 등으로 번역돼 수출됐다. 최 씨는 “‘열두 띠’가 사랑을 받을수록 괴로움도 커졌고 출판사에 절판을 요구했다”며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한다고 할 때마다 가슴에 납덩이를 올린 것 같았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지난해 이 책을 영구 절판했다. 최근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등 학부모들이 주축이 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최 씨의 ‘열두 띠’ 외에 다른 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 커뮤니티에는 ‘최숙희 작가에게 묻습니다’란 제목과 함께 작가 작품과 해외 작가의 그림을 비교하는 글들이 게재됐다. 이에 동아일보 취재팀이 22일부터 최 씨와 출판사를 취재하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최 씨가 심경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온 것이다. 최 씨는 ‘너는 기적이야’ ‘나도 나도’ 등 내놓는 작품마다 10만 부 이상 판매가 보장되는 국내 그림책 분야의 독보적 베스트셀러 작가다. 2009년 발간한 ‘괜찮아’는 50만 부 이상 판매돼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그는 2005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2007년 스웨덴 국제도서관 초청작가 등으로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다른 작품도 의혹 제기…학부모들 “배신감 느껴” 최 씨는 다른 그림책에 대한 표절도 일부 인정했다. 그의 ‘강물을 삼킨 암탉’(2002년) 속 닭과 여우의 모습은 미국 그림책 ‘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1992년) 속 닭, 여우의 얼굴 형상과 꼬리 형태, 전체적인 윤곽, 붓 터치가 유사하다. 강물에 눈과 입을 넣어 의인화한 장면도 두 책 모두에서 나온다. 최 씨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해외 작가 그림을 흉내 내어 습작을 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해당 작가의 그림을 고민 없이 차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의 2013년 작품인 ‘너는 어떤 씨앗이니?’ 속 섬꽃마리 그림 역시 백지혜 작가의 ‘꽃이 핀다’(2007년) 속 그림과 표현, 형식이 흡사하다. 이에 대해 최 씨는 “이 책은 표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표절 지적을 받은 꽃 그림을 수정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 작가가 표절을 인정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 씨와 출판사를 비판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 이모 씨(37·여)는 “최 작가 책을 아이들에게 자주 선물했다. 표절이라니 배신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