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모

유원모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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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법조팀 유원모 기자입니다. 잘 듣고 잘 쓰겠습니다.

onemore@donga.com

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검찰-법원판결60%
사회일반17%
사법10%
정치일반7%
사건·범죄6%
  • [책의 향기]중국의 88만 원 세대 ‘바링허우’의 속사정

    “베이징에서 100m² 크기의 300만 위안(약 5억 원)인 집을 사려면 농부는 당나라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밭을 갈아야 하고, 강도범은 화이트칼라 계층을 대상으로 30년간 쉬지 않고 2500번 연속 범죄를 저질러야 가능하다.” 마치 “서울 강남의 집을 사려면∼” 등의 표현과 비슷한 이 말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자조 섞인 농담이다. 심각한 주거난을 겪고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대도시의 현재 모습에 대한 불만을 담은 표현이다. 집값뿐 아니다. 치열한 입시부터 취업난 그리고 결혼을 포기하는 현상까지. 우리나라의 청년세대와 쏙 닮은 중국의 청년세대 ‘바링허우’를 분석했다. 바링허우(八零後)는 1980년대생을 뜻한다. 중국인민대 문학원에서 학자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저자 역시 1980년생이다. 언론 등에서 1980년부터 시행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의 대상자이자 중국 유행을 선도하는 세련된 젊은이로 묘사되는 이들의 실상을 면밀히 파헤쳤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과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해 박사학위 취득을 앞둔 학생 등 실제 바링허우 5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구성이 생동감을 준다. 국가만 다를 뿐 한국의 청년세대와 너무나 흡사하다. 입시지옥을 거친 후 고시 합격을 최고로 여기는 대학생들과 사회와 개인을 철저히 분리해 자신의 성공만을 좇는 젊은이들의 씁쓸한 모습 등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다른 게 있다면 중국 일부 지역에는 신분증 검사를 하며 돈을 요구하는 관시(關係)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 정도랄까. 왠지 모를 씁쓸한 공감을 뒷맛으로 남기는 책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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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우시 교수 “안중근 저격을 테러로 모는건 역사 몰이해”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 동양 역사에 관심이 많던 한 미국의 대학생은 우연히 읽은 책에서 이 한 문장을 발견했다. 다른 설명 없이 한국 독립운동사에 대한 이 같은 서술이 전부였다. 몇 년이 지나 종교사로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던 이 학생은 독실한 천주교도이자 유교도였던 안중근 의사(1879∼1910)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프랭클린 라우시 미국 랜더대 역사학과 교수(39)는 “평화를 지향한 종교인이자 정의를 구현하려 했던 독립운동가 안 의사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연구 계기를 밝혔다. 라우시 교수는 2010년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과 옥중 자서전인 ‘안응칠 일기’ 등을 영어로 번역하는 등 서구 사회에서 안 의사의 활동을 조명하는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안 의사 숭모희의 초청으로 최근 한국을 찾았다. 라우시 교수는 안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는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해 “역사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테러리즘은 공포를 조장해 상대방에게 위협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 의사는 재판과 옥중일기 등을 통해 동아시아 정세를 왜곡했던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처벌, 그리고 이를 통한 평화 정착 방안을 일관되게 밝혔다.” 라우시 교수는 안 의사가 구한말 다른 종교인들이 비폭력과 교육활동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부조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직접 행동으로 옮긴 독특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라우시 교수는 안 의사가 반일 감정이 없었다며 오히려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안 의사는 당시 조선을 괴롭히던 일본이라 할지라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아시아와 세계 질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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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체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공식 출범…“새로운 사실 밝혀질 것”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사건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블랙리스트 진상조상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신학철 화백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문체부 공무원 4명과 문화예술계·법조계·학계 등 민간 인사 17명 등 총 21명의 진상조사위원으로 구성됐다. 진상조사위 산하에 △진상조사 △제도개선 △백서발간 등 3개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6개월이며 필요할 경우 3개월씩 연장이 가능하다. 도 장관은 이날 회의 후 열린 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첫 과제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이라며 “문화예술인 누구든 배제되지 않고, 차별받지 않고, 감시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상조사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조영선 법무법인 동화 대표변호사는 “형사 재판은 위법행위를 위주로 다루고, 감사원 감사는 공무원 조사에 한정돼 있어 블랙리스트 사건을 다루기엔 한계가 있었다”라며 “위법행위를 넘어 행정절차까지 모두 조사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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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가 있는 날’ 주간행사로 확대 개편했지만…

    27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 앞.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연극을 보기 위해 관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문화가 있는 날’이 확대돼 목요일인 이날에도 30%의 티켓 할인 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티켓 창구에는 별도의 안내문이 없었다. 관객 한샘 씨(34·여)는 “문화가 있는 날이 1주일 전체로 확대된 줄 몰랐다”며 “제휴 통신사 혜택으로 이미 50%의 할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화가 있는 날’이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도서관에선 ‘그림책 보는 전시회’가 열렸다. 그러나 시민들이 자주 찾는 열람실이나 로비가 아닌 직원들만 이용하는 사무실 앞 복도에서만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시민 관람객은 한 명도 없었다. 지난주부터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만 시행됐던 ‘문화가 있는 날’이 마지막 주 전체로 확대됐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폐지하지 않겠다. ‘문화가 있는 날’처럼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은 오히려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현장을 점검한 결과 기간만 늘어났을 뿐 준비와 홍보 부족으로 여전히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특정 요일(수요일)과 평일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이번 달 열린 행사 2425개 중 주말에 진행된 경우는 전체 프로그램의 1.5%인 38개에 불과했다. 연극평론가인 김미도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공연, 전시, 영화 등 장르마다 제작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주말까지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작 시민들이 즐길 만한 양질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노출됐다. 영화 티켓 할인, 전시회 무료 입장 등에 집중돼 있어 예매율 최상위권에 속하는 인기 연극이나 뮤지컬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규모가 영세한 뮤지컬·연극업계는 수요일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에도 버거운 지경”이라며 “정부 등에서 눈치를 줘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했을 뿐 확대할 방침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올해 문화가 있는 날 예산은 162억 원. 수요일 하루에서 일주일로 행사 기간이 확대됐지만 추가적인 재원 마련은 아직 없다. 문체부 관계자는 “내년부턴 예산을 확대하고 주무 부처를 생활문화진흥원으로 옮겨 전문성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홍보 지원을 제외하곤 추가적인 재원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뮤지컬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캠페인 성격이 짙은 현재와 같은 정책보단 ‘문화예술비 소득공제’처럼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김민 기자}

    •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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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그 많던 도도새들은 어디로 숨어버렸을까

    “As dead as a dodo(도도새처럼 죽은).” 서양에서 흔히 통용되는 이 숙어는 ‘잃어버린 모든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표현할 때 사용된다. 17세기 초반까지 아프리카의 모리셔스에서 서식한 도도새는 30m 넘게 자라며 자연림의 어머니 역할을 했던 ‘칼바리아 나무’의 단단한 씨앗을 유일하게 먹고 배설해 나무를 번창시키는 등 생태계에 없어선 안 될 고리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단백질이 풍부하고, 쉽게 사냥할 수 있는 이 새를 인간들이 놔둘 리가 없었다. 결국 도도새는 1681년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쳤다. 수백만 그루에 달했던 칼바리아 나무도 현재 13그루밖에 남지 않았다. 이 책에는 도도새처럼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23종 동물들의 사연이 담겨 있다. 중국 난징시 작가협회 부주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딸에게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삽화와 문체로 이뤄져 있다. 20세기 초 뉴질랜드를 방문한 영국의 왕세자 요크 공에게 마오리족 원주민들이 불혹주머니찌르레기의 깃털을 선물했다. 이후 유럽 전역에 깃털이 유행처럼 퍼지자 이 새는 1907년 멸종해 버렸다. 1813년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여행비둘기’는 약 50억 마리로 당시 전 세계 인구의 약 5.5배에 달했다. 하지만 예쁜 깃털을 노린 사냥꾼들의 경쟁으로 인해 1914년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해외 동물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지만 백두산 호랑이, 독도의 물개 등 우리나라 역시 수없이 많은 동물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책의 내용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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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종환 “블랙리스트 관여 공무원, 가해자이자 피해자… 진실 밝힐것”

    처음 가는 길 (도종환)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접시꽃 당신’의 시인으로 잘 알려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취임식에서 키플링의 시를 인용해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돼달라고 당부해 화제가 됐다. 취임 한 달을 맞아 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자신의 시 ‘처음 가는 길’을 언급하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교육공무원으로 27년을 보냈기 때문에 관료사회가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체부 업무가 워낙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보니 ‘처음 가는 길’이란 시가 떠올랐다. 공무원들과 직접 부딪쳐 보니 어떤 부처보다 자유롭고, 덜 경직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다가 국정 농단의 주무대가 됐는지 안타깝다.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신나게 일할 능력을 가진 분들이다.” ―‘문화비 소득공제’ 정책을 도입하는 이유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문화생활은 TV나 휴대전화를 보고 댓글 다는 소극적인 차원이 아니다.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창작의 주체가 돼 글을 쓰고, 여행하고, 사진 찍고 하는 생활 속 문화가 구현되는 것이다. 국민들의 문화 지출 비용을 보전해 주고, 근로자 휴가지원 제도를 실시함으로써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길 기대한다. 휴가비는 7배 이상 소비 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문화비 소득공제는 서점이나 공연장에서 문구류, 식료품 등을 제외한 순수 문화 비용만 계산하게 하도록 하는 기술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서점에 판매시점 정보 관리(POS) 시스템을 도입하고, 카드 회사와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곧 시행할 것이다.” ―블랙리스트 진상규명위원회가 곧 출범할 것이라고 하는데 무엇을 조사하나. “지금까진 주로 청와대를 중심으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나 전직 장차관, 교문수석실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찰이 조사했고 재판을 받는 중이다. 블랙리스트 실행 공무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데 신중하게 접근하려 한다. 예술계에서 볼 땐 가해자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부당한 지시에 의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 또 어느 시기까진 가해자였다가, 또 저항하다가 불이익 받아서 쫓겨나면 피해자가 된다. 사례별, 사업별로 다르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찾고 기록해야 블랙리스트 같은 일들이 재발하지 않는다. ―장관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이유는…. “원래 대통령 직속기구로 하려 했지만, 적폐청산은 각 부처별로 장관 책임하에 진행하기로 정리됐다. 그래서 문체부 산하에 두고 장관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20명의 인원이 6개월 동안 조사 업무를 맡는다. 필요하면 3개월 연장키로 했다.” 도 장관은 몇 차례 전 정권에서 임명된 문화예술단체장들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법률에 의해 신분이 보장된 사람들인데 일괄 사표를 강요할 수 없다”라며 “곧 임기가 끝나는 사람들부터 순차적으로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이었던 ‘문화가 있는 날’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전 정권의 브랜드 정책이라고 다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 좋은 것은 확대하는 게 맞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월 마지막 주 1주일간으로 확대할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돼 기업 협찬도 어려운 현실인데…. “대기업은 후원금을 많이 냈다. 8800억 원이 걷혔으니까 목표액의 94.5% 정도다. 다만 공기업이 주저하고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는 기업이 돈을 내서 문제가 됐기 때문에 탄핵과 대선 과정을 지켜보며 눈치만 봤다. 이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기업도 맘 놓고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평창은 이번 정권의 첫 세계적인 행사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가을부터는 노태강 2차관을 평창에 상주시키며 빈틈없이 준비하겠다.” ―문체부 조직 개편은 어떻게 할 건가. “김종 전 2차관 한 사람이 문체부 조직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2차관 소관 업무가 원래 체육 분야인데 관광도 가져가고, 콘텐츠 진흥 업무에도 관여했다. 조직을 효율적으로 정상화하겠다. 문체부 1급 실장이 도맡아 온 국립중앙도서관장 자리를 민간에 개방하겠다. 국립중앙도서관장직을 공무원 출신이 아니라 도서관 전문가에게 넘겨줄 계획이다.” ―내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는 문화예술진흥기금 확보 대책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향후 몇 년간은 국고(일반회계)에서 2000억 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담뱃세나 체육진흥기금 중 4%를 문예기금으로 전용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2015년 6월 고시원에서 죽은 지 5일 만에 발견된 배우 김운하와 같은 불행이 다시는 없도록 예술인 고용보험과 실업급여를 검토 중이다.” ―활자매체 진흥을 위한 계획은…. “현재 전국에 공공도서관이 1000개가 있는데, 임기 내에 300개 이상을 더 신설하겠다. 요즘 초판을 1000∼1500부씩 찍는다. 공공도서관에 최소한 한 권씩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출판사가 좋은 책을 소신껏 만들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민간에서 진행하는 ‘작은도서관에 날개를’ 사업도 문체부가 협력해 더 진흥시키도록 하겠다.” ―대통령의 가야사 복원 방침에 대해서는…. “가야사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력이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다. 국정과제 100대 과제에 포함되니까 돈을 어마어마하게 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예산이 배정된 것은 없다.” ―본보는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한 ‘충전 코리아, 국내로 떠나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무척 좋은 캠페인이다. 중국의 ‘한한령’ 여파로 국내 관광업계에서 피해를 본 중소업체 지원을 위해 1000억 원의 예산을 요청했는데, 추경에서 600억 원만 통과됐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문체부도 대통령부터 많은 국민들이 여름휴가 때 국내 여행지를 찾아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여름휴가 계획은…. “충북의 대야산과 속리산 숲속에서 일주일간 혼자 있으려 한다. 휴가 땐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야 빠져나갈 것은 빠져나가고, 텅 비는 자리가 생긴다. 그 자리에 새로운 상상, 새로운 사유가 채워질 것이다.” 도 장관은 휴가 때 읽을 책으로 윌 곰퍼츠의 ‘발칙한 예술가들’과 고미숙의 ‘로드클래식’을 가져가기로 했다. 그는 “‘발칙한 예술가들’은 예술적 상상력이 뛰어난 예술가들의 이야기이고, ‘로드클래식’은 길을 떠나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을 다룬 책”이라며 “딱딱한 행정업무에 굳어진 머릿속에 신선한 자극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전승훈 raphy@donga.com·유원모 기자}

    • 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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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종환 문체부장관 “도서구입-공연관람비 소득공제 혜택”

    이르면 내년도 연말정산부터 도서 구입, 공연 관람 등 문화예술 분야에 지출한 돈을 특별 소득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문화예술비 소득공제’가 도입된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2·사진)은 25일 서울 용산구의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예술 비용을 소득공제해 주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합의했다”며 “정부가 연간 수천억 원대의 세수를 포기하더라도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연간 300만 원 이하에서 8∼24% 수준의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안을 놓고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다. 현행 세법에서 연말정산의 특별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교육비, 의료비 등에만 국한돼 있다. 문체부는 향후 영화와 문화재 관람 등 다른 분야로까지 대상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도 장관은 본보의 ‘충전 코리아, 국내로 떠나요’ 캠페인에 대해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지난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부터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 정선, 강릉 등지로 휴가를 떠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승훈 raphy@donga.com·유원모 기자}

    • 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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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가는 한컷 한컷에 정성들이는 匠人”

    “만화가란 수제화를 만드는 장인과 비슷하죠. 한 컷, 한 컷에 들이는 예술적 정성이 만화를 이끄는 힘입니다.” 23일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를 찾아 방한한 미국의 천재 그래픽 노블 작가 크레이그 톰프슨(42)은 만화가와 만화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담요’(2003년) ‘하비비’(2011년) 등을 펴낸 작가로 만화계 최고 권위의 상인 ‘아이스너상’과 ‘이그나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로 제20회째를 맞은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청년, 빛나는’을 주제로 19일부터 23일까지 열렸다. 특히 메인 전시회에선 톰프슨을 비롯한 국내외 인기 만화 작가가 20대 시절 작성한 희귀 원고와 자료들이 전시됐다. 약 20년 전 자신의 데뷔작인 ‘안녕 청키 라이스’(1999년)의 스케치를 본 톰프슨은 “프리랜서 작가로 경제적으로나 생활면에선 너무 힘들었지만 20대 당시의 순수하고 영감 넘치던 열정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만화가를 꿈꾸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꼭 견뎌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선 유독 어두운 배경이 많다. 담요에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이 등장하고, 하비비에는 이슬람 문화에서 자라 성적 트라우마를 지닌 주인공이 나온다. “개인 경험과 사회 메시지를 동시에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하비비는 9·11테러 이후 이슬람 문화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됐죠.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미국의 농가를 다룬 작품을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기반의 웹툰이 만화계의 주류가 된 지 오래다.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출판 산업이 견고해 여전히 책 형태의 코믹북이 만화계를 이끌고 있다. 그는 “만화의 원천은 결국 작가의 펜 끝에서 나온다”며 “아날로그 형태의 만화 작품을 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펜으로 만화를 그려야 영감 높은 작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잉크를 충전해가며 다양한 그래픽 노블을 만들어 낼 겁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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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는 인생비판의 회화… 국내 첫 만화이론가는 동아일보 최영수”

    “만화란 인정세태(人情世態)에 천착하는 회화, 더 넓은 의미에서 웃음을 통해 표현하는 ‘인생 비판’의 회화다.” 사뭇 비장한 느낌을 주는 만화에 대한 정의다. 이 말은 동아일보에서 만화 담당 편집기자로 활동했던 최영수 기자(1911∼?)가 1933년 신동아 6월호에서 밝힌 만화론이다. 그는 ‘복남의 탐험기’(1932년) ‘전억망’(1933년) ‘얼간선생’(1935년) 등 일제강점기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시사 만화가다. 23일 제20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가 열린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만난 서은영 백석대 외래교수(41·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포럼위원)는 “구한말과 일제 초기 만화를 그렸던 이들이 ‘기자’ 혹은 ‘화가’를 자처한 것과 달리 최영수 기자는 스스로를 ‘만화가’로 규정하고, 만화관을 밝힌 글을 쓴 국내 최초의 만화이론가”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축제 기간 중 열린 콘퍼런스에서 최 기자를 분석한 ‘1930년대 기자-만화가의 한 양상’이란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서 교수는 2013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에서 우리나라 첫 신문 아동 연재만화가 1926년 동아일보의 ‘뺑덕이와 섭섭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만화연구가다. 사실 우리나라의 근현대 만화는 1909년 대한민보에 실린 이도영의 삽화를 시작으로 1920년대 4컷 만화로 인기를 끈 노수현의 ‘멍텅구리’까지, 최 기자가 활동하기 전에도 이미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하지만 서 교수는 “당시 단순한 웃음을 전달하는 유머러스한 내용 위주였던 다른 만화가들과 달리 최 기자의 만화에는 다양한 사회비판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며 “식민지 조선의 슬픔, 삶의 비애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당시로서는 독특한 만화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최 기자의 만화엔 유독 쓸쓸한 주인공들이 자주 등장한다. 경성의 취업난을 보며 자조하는 지식인, 복권 등 일확천금의 환상에 빠져 있는 대중처럼 말이다. 당시로선 보기 드물던 여성 캐릭터인 하녀가 등장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최 기자는 당시의 만화가 외국 스타일을 따라하거나 현실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는 부분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풍자를 자주 썼다”고 분석했다. 최 기자는 1931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후 이듬해인 1932년부터 동아일보와 신동아의 신가정(현 여성동아) 담당 편집자로 활동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최 기자는 요즘의 기준으로 볼 때 ‘비주얼 저널리즘’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1928년부터 일본 가와바타 미술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그가 유학했던 1920년대 후반 일본에는 아사히신문 등에서 이미 만화 등을 활용한 이미지 중심의 저널리즘이 본격화하던 때였다. 그는 1948년 ‘나의 만화생활 자서’라는 글을 썼다. 최 기자는 당시 “동경(도쿄) 유학 중 신문배달을 하면서 저널리즘에 있어서 회화의 중요성을 느꼈다. 3년 만에 귀국하면서 신문에 스케치를 위주로 한 기행 단문(短文)을 발표해 새로운 감각적인 형태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최 기자는 기존의 긴 글 위주의 고정 틀에 박힌 신문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 앞선 감각의 언론인”이라며 “그림과 만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분에 동아일보가 여성과 아이들로까지 신문 독자층을 넓힐 수 있었고, 최고의 인기를 얻는 신문이 됐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광복 후까지 언론인이자 수필가, 만화가, 시나리오 작가, 유머소설가, 영화제작자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1950년 7월 6·25전쟁 중 납북돼 끌려가던 중 해주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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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벌레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새로워질뿐

    “이런 벌레 같은 놈….” 영화나 드라마에서 온갖 고난을 헤치고 다시 등장한 인물에게 흔히 붙는 표현이다. 실제로 벌레들의 생존력은 대단하다.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색 얼룩나방은 18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나무 색깔과 비슷한 밝은색을 띠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 이후 각종 공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1898년 영국 맨체스터 인근에서 발견된 얼룩나방 개체의 약 95%가 검은색이었다. 포식자에게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생존의 몸부림 덕분이었다. 이처럼 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가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각종 곤충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미국 일리노이대 곤충학과 명예교수로 생물학 대중화에 힘써 전문용어를 피한 과학서를 다수 집필해온 이력을 자랑한다. 이 책 역시 생소한 해충들의 이름을 제외하면 어려운 용어가 거의 없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모기, 초파리, 진딧물, 도롱이벌레 등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해충(해로운 곤충) 20종류가 대표적으로 소개된다. 인간의 온갖 핍박과 괴롭힘에도 꿋꿋하게 살아남거나 오히려 자신을 공격한 인간을 위협하는 해충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과나무 재배에 악영향을 끼치는 ‘식자 곤충’을 박멸하기 위해 1970, 80년대까지 대부분의 사과 농가는 DDT를 살포했다. 이로 인해 포식자와 기생 곤충이 모두 죽었지만 새로운 해충과 진드기가 생겨 사과 농가들은 새로운 고통에 직면했다. 알풍뎅이를 죽이기 위해 ‘디엘드린’ 약물을 사용해 다람쥐 멸종사태를 겪은 미국 일리노이주의 사례 등을 통해 해충들의 강력한 생명력을 증명한다. 결국 해충은 박멸 대상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비(非)살충제적 방법으로 이들을 적절히 제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도나무뿌리진디’에 취약한 유럽의 양주용 포도나무를 미국의 포도나무종과 접붙이는 방식으로 해충을 극복한 프랑스 포도주 산업계처럼 말이다. 이상 기후와 생명체 교란 등이 뉴스의 일상이 됐다. 우리가 같이 가야 할 대상엔 곤충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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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문화올림픽은 시작됐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D―200(24일)을 앞두고 이를 응원하는 ‘문화올림픽’의 공식 엠블럼(상징·사진)과 슬로건이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강원도와 함께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창 G―200 문화올림픽 기자 설명회’를 열고 문화올림픽의 엠블럼과 슬로건, 세부 프로그램 등을 발표했다. 문화올림픽은 올림픽 기간 전부터 종료 시까지 올림픽 행사의 일부로 진행되는 문화 프로그램과 축제 등을 포함한다. 이날 처음 선보인 엠블럼은 ‘문화’의 초성 자음인 ‘ㅁ’을 이용한 이미지로, 세계를 향해 열린 ‘문’과 활짝 피어나는 ‘꽃’의 모습을 본떴다. 세계와의 교류를 통해 먼 곳까지 문화를 꽃피운다는 목표를 형상화했다. 엠블럼은 평창조직위를 비롯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비영리단체(NGO)의 각종 문화 프로젝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식 슬로건인 ‘평창, 문화를 더하다’도 공표됐다. 9조각의 정육면체(큐브) 형태로 고안된 슬로건은 각종 홍보물과 사진벽(포토월) 등에 활용된다.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은 올림픽 개막 200일 앞둔 24일을 전후로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우선 21일부터 3일간 강원 강릉시 카페거리 일대의 카페 15개가 재즈클럽으로 변신하는 ‘강릉 재즈프레소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다음 달 1일부턴 서울역 광장 맞은편 서울스퀘어빌딩 외벽을 스크린 삼아 ‘청년, 새로운 미래, 평창’을 주제로 초대형 영상작품을 선보이는 미디어아트전이 열린다. 내년 2월 올림픽 대회 기간에는 강원 평창과 강릉 등 개최지 내에서 문화올림픽을 이어간다. 백남준 박수근 등 한국 근현대 문화예술 거장들의 전시와 국공립예술단의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문화올림픽 프로그램들은 공식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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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종환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조만간 가동… 필요하면 공동위원장으로 직접 참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이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를 조만간 가동하고 필요할 경우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장관은 취임 한 달을 맞아 19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주 중으로 진상조사위가 꾸려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장관이 위원회 활동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어 필요하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문화융성 기반 정비’ 문건을 진상조사 활동에 활용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도 장관은 “문체부 관련 문건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청와대와 협의 중”이라며 “국가기록물 이관 등 관련 절차를 밟아 적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에서 부당한 지시가 내려오면 장관인 내가 직접 막겠다”며 “필요하다면 문체부 규정을 만들어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 조직 개편과 인사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도 장관은 “지난 정부 때 신설된 체육, 관광, 콘텐츠 등 3개의 실장(1급) 자리를 없애고 국장(2급) 위주로 조직을 개편해 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현안에 매몰되지 않고 20∼30년 앞을 내다보는 문화전략을 수립할 미래문화전략팀(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일괄 사표와 같은 인위적인 교체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도 장관은 “각 단체마다 기관장들의 잔여 임기와 사정이 다르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있는 만큼 법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 장관은 이스라엘 학자 유발 하라리의 저서 ‘호모 사피엔스’에 나온 “사람들은 권력을 잡는 데는 유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바꾸는 데는 그러하지 못하다. 한국이 특히 그렇다”는 책 내용을 인용하면서 “문화 정책은 사람들을 덜 힘들고, 덜 고통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역할이 있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인을 위한 복지·고용보험 혜택 등의 구체적인 정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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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工들의 아픔외 성취도 기억해주길”

    1989년 8월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의 초청으로 한국 땅을 처음 밟은 호주의 한 여대생은 당황스러웠다. 김포공항에 마중 나오기로 한 학생들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초청 측이었던 연맹 소속 간부들이 임수경의 방북 사건으로 인해 공안당국으로부터 수배를 받아 모두 잠적해버린 것. 당시 대학생이었던 루스 배러클러프 호주국립대 문화역사언어학부 교수(46)는 “나도 모르게 한국 민주화 역사 속에 들어왔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며칠이 지나서야 초청했던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힘들게 시작된 인연 덕분이었을까. 이후 한국과 길고 깊은 관계가 이어졌다. 서울의 대학가와 전남의 농촌 마을 그리고 경기 부천시의 공단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진행한 한국의 민낯을 마주했다. 특히 그녀가 주목한 것은 또래의 여공(女工)들이었다.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한국의 또래 친구들이 만들었을 신발을 신고 다녔죠. 저와 비슷하게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끌림을 느꼈습니다.” 호주로 돌아간 후 그녀는 한국의 여공들이 직접 쓰거나 주인공이 된 문학 작품을 연구했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의 소설과 신문 기사, 1980년대 여공들이 작성한 수기, 1990년대 신경숙의 소설 ‘외딴방’까지 여공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샅샅이 살폈다. 2012년 호주에서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묶어 책으로 냈고, 최근 한국어로 번역한 ‘여공문학’을 출간했다. 사실 여공과 산업화시대를 소재로 한 문학은 세계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장르다. 하지만 배러클러프 교수는 한국만의 독특한 여공 문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군사문화와 결합된 독특한 산업화 과정을 겪었어요. 덕분에 수많은 산업 영웅이 등장했고, 그 뒤에선 여공처럼 묵묵히 헌신한 이들이 있었죠. 어려운 환경에서도 여공들은 야학을 통해 끊임없이 변하고, 성장하려는 특별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녀는 소설뿐 아니라 신문 기사를 통해 당시의 한국 사회를 오롯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1920∼30년대 여성 인권, 노동권 등 근대화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던 곳은 동아일보를 비롯한 신문이었어요. 동아일보에서 1934년부터 연재한 강경애의 소설 ‘인간문제’는 한국 여공문학 작품의 선구자이자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장을 향하던 여성들은 서비스업 등으로 형태가 바뀐 노동을 하고 있다. 배러클러프 교수는 과거 여공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현충일 기념사에서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함뿐 아니라 청계천 여공의 공헌에 대해서도 언급한 사실을 보면서 여공의 가치가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어요. 이들의 아픔뿐 아니라 성취와 기쁨에 대해서도 한국 사회가 계속해서 기억하고 이어갔으면 합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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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만화가의 청년 시절을 돌아보다

    국내 최대 만화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가 19일부터 23일까지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을 비롯한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은 부천국제만화축제의 주제는 ‘청춘’이다. 메인 전시회 ‘청년, 빛나는’에서는 국내외 만화가 20여 명의 20대 데뷔 시절을 조명한다. 박건웅, 이두호, 이충호 등 국내 작가뿐만 아니라 미국의 천재 그래픽노블 작가라 불리는 크레이그 톰슨 등 해외 만화가들의 청년 시절 희귀 원고와 자료들이 전시된다. 특별전으로 지난해 부천만화대상과 부천시민만화상을 동시에 거머쥔 마일로 작가의 웹툰 ‘여탕보고서’를 재구성한 ‘여탕보고서-여탕브리핑’이 준비됐다. 지난해 부천만화대상에서 해외작품상을 수상한 오이마 요시토키(大今良時) 작가의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목소리의 형태’와 ‘불멸의 그대에게’ 등 오이마의 작품을 컬러 일러스트와 흑백 원고 등으로 관람할 수 있다. 올 1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서 ‘새로운 발견상’을 수상한 앙꼬 작가의 ‘나쁜 친구들’을 소개하는 기획전도 마련됐다. 가상현실(VR)과 웹툰을 접목한 ‘VR 웹툰전’이 준비돼 있다. 코스프레 페스티벌도 만화축제와 함께 진행한다.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에선 싱가포르와 태국, 멕시코 등 해외 9개국 17명의 코스튬 플레이어가 참가해 한국 대표들과 경쟁을 펼친다. 프로 코스튬 플레이어인 ‘에키홀릭’은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의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촌철살인의 매력을 지닌 풍자만화와 시사만화를 주제로 한 ‘세계시사만화전’,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이 공동 기획한 ‘한-벨 만화교류전’이 열린다. 입장료는 5000원. 1989년생부터 1998년생까지 20대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자세한 축제 일정 등은 부천국제만화축제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부천국제만화축제 사무국(032-310-3075)으로 문의하면 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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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팟캐스트, 부드러운 ‘힐링 방송’ 거듭나다

    아나운서의 중저음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이 귀를 호강시킨다. 하지만 방송을 듣고 있으면 웃음을 참기 힘들다. 고급스러운 목소리와 대비되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기 때문. “최근 법원에 개명을 신청한 명단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신난다, 경운기, 제대로, 피바다, 하지만, 임신중….” 올 4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팟캐스트 ‘오디오 진정제’에서 ‘무엇이든 읽어보세요’라는 주제의 코너다. 이 팟캐스트는 KBS의 배창복, 이상협 아나운서가 기획·진행을 맡고 있다. 마을버스 노선부터 라면 제조법, 의왕구치소의 식단까지 말 그대로 무엇이든 읽어준다. 배 아나운서는 “다큐멘터리 내레이션과 라디오에서 클래식 프로그램 진행을 오래해 온 편이라 목소리가 중심이 된 방송을 해보고 싶었다”며 “우연히 사내 공모에 당선돼 아무거나 읽어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포털 ‘팟빵’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5월부터 현재까지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기의 이유는 목소리와 내용의 괴리에서 오는 ‘반전’의 역할이 크다. 이 아나운서는 “진중한 말에서 나오는 권위를 역으로 이용한 ‘낭독의 역설’이 새로운 유머 코드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시사·정치 분야의 막말 방송이 난무하던 팟캐스트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낭독을 주제로 한 부드러운 팟캐스트 방송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tvN ‘알쓸신잡’ 등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김영하 작가의 ‘책 읽는 시간’, 각종 시를 낭독해주는 ‘시와 시 사이, 시간’ 등 낭독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만 10여 개에 달한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촛불, 탄핵, 대선 정국으로 인해 시사·정치 관련 팟캐스트 채널이 가장 인기를 끌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지난해 불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대부분의 뉴스 주제가 무거운 소재로 흘러가 대중이 피로감을 느낀 측면이 있다”며 “낭독과 인문학의 코드를 활용한 오디오 콘텐츠가 주는 힐링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낭독이 대중문화의 새로운 흥행 코드로 떠오르면서 포털 사이트 등에서도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네이버는 올 1월부터 ‘오디오 클립’이란 서비스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6개월 만에 120여 개 채널이 운영돼 정식 서비스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잔잔한 음성이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등 음성 콘텐츠의 활용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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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애니메이션 대축제 ‘SICAF’ 26일 개막

    국내외 인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제21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시카프)이 26일 개막한다. 30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시카프는 서울 강남구 세텍(SETEC) 1, 2관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각각 진행된다. 경쟁부문에는 총 93개국 약 2550편의 작품이 출품돼 공식경쟁 160편, 특별경쟁 70편 등 전체 230편의 작품이 경쟁을 벌인다. 개막작은 유화 5만6000장을 직접 그려 만든 것으로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담은 작품으로 폴란드 출신의 도로타 코비엘라와 영국 출신 휴 웰치먼이 함께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시카프 명작 초대전에서는 요절한 일본 천재 SF소설 작가 이토 게이카쿠의 3부작인 ‘죽은 자의 제국’ ‘하모니’ ‘학살기관’ 등을 한꺼번에 선보인다. ‘너의 이름은’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4편도 만날 수 있다. 이재훈 감독과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이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도 마련됐다. 폴란드 애니메이션 70주년을 기념해 폴란드 애니메이션 특별전이 함께 열린다. 이종환 시카프 집행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카프는 모험을 테마로 세계인들과 함께하고자 한다”며 “웹툰,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풍성한 페스티벌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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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나를 찾아’ 엄마가 떠났다

    다섯 아이를 집에 남겨두고 엄마가 집을 떠났다. 엄마가 향한 곳은 버스터미널.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편의점을 찾아 이어폰을 구입한다. 버스 안에서 여유롭게 이어폰을 귀에 꽂은 엄마는 “애들 키우느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다소 의외의 말을 꺼냈다. 주인공은 보컬그룹 V.O.S의 멤버였던 가수 박지헌(39)의 부인 서명선 씨(39)다. 엄마에게 100만 원의 가출지원금을 주고, 하루 동안 무한한 자유를 선사하는 EBS 프로그램 ‘엄마를 찾지마’에 나온 서 씨의 모습이다. 연예계 다산커플로 유명하지만 그녀가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낯설다. 홀로 간 카페에서 커피를 3잔이나 시키며 “출산 이후에 따뜻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실컷 시켰다”라는 말을 할 땐 왠지 모를 애잔함이 묻어나올 정도다. 서 씨뿐 아니다. 매주 새로운 엄마들의 가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가족들이 미처 알아채지 못한 엄마들의 속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방송 후 수백 명의 엄마가 출연을 문의했을 정도로 화제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정동현 EBS PD는 “어머니들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최소한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엄마들의 권리와 이름 찾기를 응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싱글 와이프’와 연예인 부부들이 졸혼(卒婚)을 주제로 한 달간 별거를 진행하는 E채널의 ‘별거가 별거냐’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스타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이 방송계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매김한 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엔 부부솔루션 등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 유행했지만 최근엔 SBS ‘미운우리새끼’처럼 일상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긴장감과 예능감을 강조한 방식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본적으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여성들의 고위 공직 진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이 육아나 가사 노동에 기여하는 가치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려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성으로서의 여성보단 사회·경제적 주체로서의 여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며 “우리나라의 결혼 제도가 구성원들의 자기실현에 도움을 줄 수 있냐는 물음을 사회적으로 던지는 등 긍정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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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강우 “SF 드라마 첫 도전, 연기 지평 넓혔어요”

    《 벌써 데뷔 15년 차다. 안정된 연기력과 훈남형 외모까지 배우로서 흠잡을 데가 없다. 배우 김강우(39)가 지금껏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만 33편. 하지만 지난해 출연한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과 영화 ‘특근’ 그리고 2015년의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 영화 ‘간신’ 등 그의 이력 속엔 큰 흥행 작품이 거의 없다. 배우로서 답답하진 않을까.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강우를 만나 그의 속내를 들어봤다. 》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결되진 않더라고요. 앞으로 어떤 작품과 연기를 펼칠지에 에너지를 쓰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대박’ 작품을 만나면 누가 그런 소리를 했냐는 듯이 바뀔 겁니다. 빨리 오면 편하기야 하겠죠.” 김강우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 최초 SF 추적극을 표방하며 5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방송된 tvN 드라마 ‘써클’에서 주연 김준혁 형사 역을 맡은 것. 이 드라마는 2037년 미래와 2017년 현재를 오가며 외계인의 등장과 미스터리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김강우 분) 등의 활약을 담았다. 하지만 어설픈 컴퓨터그래픽(CG)과 복잡한 이야기 전개 구조 등으로 인해 대중적 인기를 얻진 못했다. “드라마의 성격상 시청률이 높게 나올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어요. 다만 시청자들이 SF 장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준 것에 놀랐죠. 복제인간,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최신 기술 관련 이슈가 나오다 보니 드라마에도 이 같은 흐름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요. 배우로서 달라진 환경에 맞춘 새로운 연기를 보여줘야겠다고 배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는 지금껏 특수요원, 사이코패스, 폭군 등 대부분 어두운 캐릭터나 악역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도된 것이었을까. “한국 남자 배우들이 출연한 수 있는 역할 중엔 어둡거나 진지한 캐릭터가 70%가 넘는 것 같아요. 이미지가 갇힌다는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크죠. 앞으로는 따뜻하고 행복한 역할에 자주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그는 지난해 연극 ‘햄릿―더 플레이’에서 햄릿 역을 맡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기도 했다. 또 어린이 뮤지컬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의 제작자로 참여하는 등 TV와 영화를 넘어 다양한 장르에 도전 중이다. 데뷔 15년차이자 불혹을 앞둔 그는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우의 수명이 과거보다 길어졌어요. 일에만 미쳐서 살기보단 가족과의 일상 등 제 삶도 소중하게 보살피면서 인생을 충분히 즐길 겁니다. 연기와 제작뿐 아니라 훗날에는 연출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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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기생생물은 어떻게 인류를 조종해 왔는가

    이상하게도 천적인 고양이에게 끌리는 쥐가 있다. 정신 나간 소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조앤 웹스터 교수는 특정 균에 감염된 쥐가 고양이 오줌에 매료돼 고양이를 보고서도 경계심을 낮추다 못해 고양이를 쫓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범인은 기생생물이다. 고양이의 내장 속에서만 번식이 가능한 톡소플라스마(T 곤디)가 주인공. 고양이의 배설물을 통해 원래의 영토에서 탈출한 후 먹이를 찾는 쥐가 이 배설물에 접촉하면 그 순간 쥐의 몸속으로 침입해 신경을 조작한다. 쥐는 자신을 해칠 고양이의 뒤꽁무니를 쫓게 되고, 금세 잡아먹히고야 만다. 정신병에 걸린 쥐의 이상 행동이 아니라 쥐를 숙주로 삼은 기생생물의 조종이 배후에 있는 것이다. T 곤디의 타깃은 쥐만이 아니다. 기생생물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체코의 오토 이로베츠는 조현병을 앓는 사람이 일반인보다 T 곤디에 감염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로 1700년대 프랑스 시인 사이에서 고양이 열풍이 불면서 당시 파리에서 조현병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한다. 우리가 정신병으로 여기는 질환 역시 알고 보면 기생생물의 배후 조종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 책은 이처럼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행동을 조종하는 기생생물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2010년 미국 최고의 과학기사 수상자 출신인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다. 전 세계 최고의 기생생물 연구자를 인터뷰하고, 직접 학회와 현장을 누빈 이야기가 녹아 있어 한 편의 탐사보도 기사를 읽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다양한 과학서적을 번역한 경험이 있는 한국 번역가의 실력도 읽는 맛을 더해준다. 책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기생생물의 다양한 면모를 추적한다. 동유럽의 유명 설화인 ‘뱀파이어’는 종종 밤에 나타나 사람을 죽이고 강간하는, 악랄한 캐릭터다. 특히 다른 이를 물어버리면 똑같이 뱀파이어가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실제로 광견병 바이러스를 옮은 환자에게서도 나타나는 증세다. 접촉을 통한 전염성이 강하며 이상 행동 역시 유사하다. 이처럼 인간을 숙주로 삼아 옮겨 다니는 기생생물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늘 우리 주변에 존재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생물학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 분야로 기생생물의 범위를 확대하는 점 역시 독특하다. 외국인 혐오와 인종 차별 등을 세균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석하고, 낯선 사람에게서 감염되지 않기 위해 악수와 적당한 매너가 생겨났다는 해석까지. 정치, 사회,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를 기생생물과 숙주, 포식자의 관계로 풀어낸다. 그렇다고 기생생물을 박멸하거나 이들과 전투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저자가 강조하는 점은 기생생물이 인간과 함께할 수밖에 없는 ‘공존자’라는 것이다. 지금껏 밝혀낸 기생생물만 1600여 가지. 사람을 미치게 하거나, 아프게 하는 기생생물뿐 아니라 기쁨과 긍정을 가져다주는 기생생물 역시 많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학 이론이 아니라 기생생물에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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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식재료를 찾아”… 스타 셰프 듀오의 국토 방랑기

    《70년 내공이 뭉쳤다. 45년간 중식 외길을 걸으며 대한민국 요리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는 이연복 셰프(58)와 요리를 위해 혈혈단신 해외 유학을 하는 등 25년의 내공을 바탕으로 양식의 대가로 불리는 강레오 셰프(41). 둘이 힘을 합쳤다.30일 첫 방송을 하는 채널A ‘유쾌한 삼촌, 착한 농부를 찾아서’(이하 유쾌한 삼촌·금 오후 8시 20분)를 통해서다.》  중식과 양식의 최고 셰프들이 모였지만 음식이 주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들은 ‘유쾌한 삼촌’에서 농촌과 어촌, 산촌을 찾아다니며 건강한 식재료를 소개하고, 정직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고 있는 이들의 땀과 노력을 셰프의 입장에서 풀어낸다. 이 셰프는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이 바로 좋은 식재료인데 농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 식재료로 요리하면서 굉장히 뿌듯하고 감사했다”라며 “모든 농부들께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요리할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유쾌한 삼촌은 그동안 채널A의 대표 먹거리 탐사 프로그램이었던 ‘먹거리X파일’의 새로운 모습이다. 먹거리X파일은 유해 식품 및 먹거리에 대한 불법·편법 관행을 고발하고, 모범이 될 만한 ‘착한 식당’을 소개한 대한민국 먹거리 검증 프로젝트였다. 2012년 2월 처음 방송된 이후 6년간 ‘냉면 육수의 비밀’ ‘썩지 않는 햄버거 논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커피컵 재사용 진실’ ‘대형마트의 수상한 가격’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먹거리에 대해 성역 없이 보도해 왔다. 이번에는 음식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식재료로 돌아가 농부와 어부 등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1차 생산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30일 방송될 첫 회의 주인공은 강원 정선군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곤드레를 키우는 박상봉 씨(27)다. 그의 곤드레 사랑은 악착같다. 적게 심더라도 간격을 넓게 해 곤드레가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좋은 식감과 향을 위해 어린잎일 때 수확하는 등 맛있고 건강한 곤드레를 위해 갖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농약 대신 영양제인 아미노산을 지하수에 섞어 직접 뿌리는 모습에선 감탄이 나올 정도다. 박 씨는 “동네 어르신들께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그것이 곤드레에 대한 진정한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곤드레를 갉아먹는 달팽이를 친환경적으로 잡기 위해 맥주를 섞은 강아지 사료를 활용한다. 한밤중 사료로 유인한 달팽이를 잡으러 나선 두 셰프가 어느새 더 많이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들의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방송의 재미 중 하나다. 빠질 수 없는 것은 ‘먹방’이다. 두 셰프가 착한 재료를 가지고 불꽃 튀는 요리 경연을 펼친다. 30일 방송에서는 이 셰프가 새우와 전복으로 만든 완자에 곤드레와 소스를 곁들여 함께 먹는 요리를 선보였고, 강 셰프는 곤드레와 방울토마토, 달걀, 베이컨 등을 이용해 서양식 샐러드를 내놨다. 강 셰프는 “훌륭한 농부를 만나면서 더 큰 영감을 얻게 됐다”며 “좋은 식재료를 통해 요리사와 농부가 서로 더 발전하고, 더 좋은 식재료를 많은 분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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