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그 많던 도도새들은 어디로 숨어버렸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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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도도/선푸위 지음·허유영 옮김/276쪽·1만4800원·추수밭

“As dead as a dodo(도도새처럼 죽은).”

서양에서 흔히 통용되는 이 숙어는 ‘잃어버린 모든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표현할 때 사용된다. 17세기 초반까지 아프리카의 모리셔스에서 서식한 도도새는 30m 넘게 자라며 자연림의 어머니 역할을 했던 ‘칼바리아 나무’의 단단한 씨앗을 유일하게 먹고 배설해 나무를 번창시키는 등 생태계에 없어선 안 될 고리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단백질이 풍부하고, 쉽게 사냥할 수 있는 이 새를 인간들이 놔둘 리가 없었다. 결국 도도새는 1681년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쳤다. 수백만 그루에 달했던 칼바리아 나무도 현재 13그루밖에 남지 않았다.

이 책에는 도도새처럼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23종 동물들의 사연이 담겨 있다. 중국 난징시 작가협회 부주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딸에게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삽화와 문체로 이뤄져 있다.

20세기 초 뉴질랜드를 방문한 영국의 왕세자 요크 공에게 마오리족 원주민들이 불혹주머니찌르레기의 깃털을 선물했다. 이후 유럽 전역에 깃털이 유행처럼 퍼지자 이 새는 1907년 멸종해 버렸다. 1813년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여행비둘기’는 약 50억 마리로 당시 전 세계 인구의 약 5.5배에 달했다. 하지만 예쁜 깃털을 노린 사냥꾼들의 경쟁으로 인해 1914년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해외 동물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지만 백두산 호랑이, 독도의 물개 등 우리나라 역시 수없이 많은 동물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책의 내용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내 이름은 도도#선푸위#as dead as a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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