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우

신진우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110

추천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신진우 기자입니다.

nicesh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18~2025-12-18
미국/북미47%
국제일반28%
국제정치8%
칼럼6%
산업3%
국제정세3%
중동3%
기타2%
  • “교사평가는 발전 위한 자극제… 차등연봉 통해서라도 실시해야”

    “청년층(25∼34세)의 70% 이상이 대학에 가는 게 맞다. 한국의 높은 대학진학률은 교육 개도국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사업국장인 디르크 판 다머 씨(사진)는 11일 한국의 고등교육 수준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10∼12일 인천 연수구 쉐라톤인천호텔에서 진행된 OECD 국제교육지표사업(INES) 회의 참석차 한국에 왔다. INES 회의는 34개 OECD 회원국과 주요 20개국(G20)의 교육체제를 비교 분석하는 행사로 매년 세계 각지에서 6회 열린다. 이 회의를 토대로 OECD는 교육지표를 개발해 매년 발표한다. 다머 국장은 서로 다른 교육제도를 가진 국가 사이에 합의를 도출해 일반화된 지표를 만드는 부분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이와 관련한 개별 국가의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는 통계만 제시한다. 어떤 시스템이 더 좋다는 평가는 물론이고 정치·이념적인 판단도 배제한다. 결과 자체에 직접적인 가치를 부여하진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했다. 외부전문가를 초빙하거나 여러 국가가 서로 검토하게 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 교사 평가에 대한 의견은 단호했다. 교사의 발전을 위해 강한 자극제 역할을 하므로 차등 연봉을 통해서라도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한국에서 최근 학교 폭력이 뜨거운 이슈란 걸 안다”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가족의 통합 또는 사회 네트워크가 상당히 끈끈하다. 한편으로는 입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쌓인 스트레스가 폭력으로 나타난 게 아닐까.”인천=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10-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Narrative Report]하이힐 대신 축구화 신고 좀 놀던 녀석들과 축구로 놀아주다

    《 ○ 프롤로그―소년원 운동장에서모두가 같은 모습이었다. 빡빡 깎은 머리에 검게 그을린 피부. 군대 훈련병들이 떠올랐다. 가까이 갔다. 좀 달라 보였다. 한 아이는 팔에 용 문신을 했다. 다른 아이의 다리에는 칼자국이 보였다. 민준이(가명·17)는 이 중 한 명이다. 다부진 체격. 유독 얼굴이 어두웠다. 그때 한 여성이 다가갔다. 친누나 같이 푸근한 미소 때문일까. 잔뜩 경계하던 민준이의 입이 트였다. 민준이는 축구선수였다. 집이 가난했다. 그래서 감독이 차별한다고 생각했다. 맞기도 많이 맞았다. 결국 감독에게 크게 대들다가 학교를 뛰쳐나갔다. ‘노는 아이들’과 어울렸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다. 얘기를 듣는 여성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축구하는 사람 모두, 이런저런 상처가 있지. 나도 있었고…. 지금이라도 후회하고 뉘우치면 그걸로 됐다.” 따뜻한 마음을 읽었을까. 민준이가 흐느꼈다. 둘은 공을 들고 일어섰다. 》 광주 광산구의 고룡정보산업학교. 일반인들은 소년원이라고 부른다. 민준이는 8일 오후 신나게 공을 찼다. 축구부를 그만두고 처음이었다. 이날 30분 넘게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민준이와 민준이 친구들이 한마디씩 했다. “정말 좋다.” “누나들을 보니 괜히 설렌다. 축구까지 잘하니 부럽다.” “다음엔 편지도 들고 와달라.” 소년원을 찾은 이들은 지영주(29) 이하린(20) 김진희 씨(21). 호남대 축구학과 여학생 3인방이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들.○ 영주 이야기 심장이 쿵쾅거렸다. 수채화를 옮겨 놓은 듯한 잔디밭. 날렵한 자태를 뽐내는 과녁. 중3 겨울 무렵, 경남체고의 양궁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양궁장에 처음 갔을 때다. 부모는 반대했다. “절대 안 돼.” 집안일이나 도우라 했다. 낙심한 채 몇 개월이 흘렀다. 누가 찾아왔다. 얼굴이 까맸다. 축구부 감독. 여자 선수가 드물던 시절이라 운동 좀 하는 아이들을 찾아다니던 중이었다.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힘들게 허락을 받았다. 고향인 경남 합천을 떠나 마산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훈련 첫날.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런데 공만 잡으면 넘어졌다. 자신감이 사라졌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경기 때면 다른 선수들의 부모가 와서 응원했다. 자기 가족은 그렇지 못했다. 더욱 의기소침해졌다. 다행히 대학에 갔다. 축구 특기생으로. 기회가 보였다. 실력만 좋으면 인정받는 분위기. 기술이 몸에 붙기 시작했다. 욕심이 생겼다. 하루는 자고 일어났는데 발뒤꿈치가 아렸다. 며칠 지나면 괜찮겠지. 오산이었다. 근육이 갈기갈기 찢어지듯 통증이 심해졌다. 병원에 갔더니 진단이 나왔다. 족저근막염. 완치가 어려울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안 될 운명인가 했다. 한동안 축구화를 꺼내지 않았다. 며칠 뒤 친구가 집에 왔다.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녀석. 실력도 좋았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어제 축구 그만뒀어.” 친오빠가 크게 사고를 쳐서 당장 돈 버는 게 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을 꼭 붙잡았다. “넌 축구공 만질 여유는 있잖아. 꼭 선수로 성공해라. 그래야 나도 미련이 덜 남을 것 같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슴속 꺼져 가던 불이 확 지펴지는 느낌. 더 주저앉을 여유가 없었다. 재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 달 뒤.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몸은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왔다. 피는 더 뜨거워졌다. 2004년 졸업하면서 실업팀에 스카우트됐다.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엔 초등학교 코치, 심판, 축구교실 지도자를 지냈다. 그러다 대학에 다시 가고 싶단 생각을 했다. 인생의 나침반을 잃어버린 후배들에게 길을 보여 주기 위해. 느슨해진 마음을 다시 잡기 위해. 그래서 원서를 썼다. 호남대 축구학과에.○ 하린이 이야기 “어쩜, 이렇게 예쁠까.” 지나는 사람마다 소녀를 보곤 이런 말을 했다. 소녀는 말이 별로 없었다. 수줍음이 많았다. 가끔 눈빛이 살아날 때가 있었다. 남을 꾸며줄 때. 피부미용사이던 어머니 피를 물려받았을까. 중학생 때부터 미용 일을 배웠다. 천직으로 받아들였다. 호남대 뷰티미용학과에 갔다. 꿈이 점점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마음이 점점 멀어져 갔다. 신이 나지 않았다. 수업에 빠지는 날이 늘었다. 남을 꾸며 주는 대신 자신을 치장하느라 바빴다. 어느 날, 고등학교 앞을 지나다 발걸음을 멈췄다. 밤 10시가 지난 늦은 시간. 시끌시끌했다. 호기심에 정문을 지나 운동장으로 가 봤다. 1시간 넘게 넋을 잃고 지켜봤다. 축구부 선수들이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정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켜만 봐도 손에 땀이 가득 찼다. 가슴속 심지에 불이 붙었다. 당시에는 축구 규칙도 몰랐다. 하지만 결심했다. 축구 관련 일을 하겠다고. 저 뜨거운 열정을 나누고 싶다고. 축구 선수인 남자친구와 사귀기 시작했다. 한번은 그가 무릎을 크게 다쳤다. 그래서 부상과 관련된 책을 다 찾아봤다. 서울에 있는 병원도 직접 알아봤다. 이렇게 도와주면서 또 한 번 느꼈다. 제대로 축구를 공부하고 싶다. 그래서 옮겼다. 호남대 축구학과로.○ 진희 이야기 아버지는 항상 첫째가 씩씩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때 태권도를 시켰다. 재능이 있었다. 전국 대회에서 메달을 땄다. 고교에 온 지 얼마 안 된 날이었다. 골반이 끊어질 듯 아팠다. 10분을 앉아 있기 힘들 만큼 고통이 지속됐다. 병원에선 선천적으로 골반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선수생활을 하기 힘들 거라 했다. 이날 저녁. 긴 가족회의 끝에 태권도를 그만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마침 태권도에 흥미를 잃어 가던 터라 마음이 시원했다. 하지만 잠을 이루지는 못했다. 진로에 대한 고민. 춥지도 않은데 몸이 덜덜 떨렸다. 고민만 하다 고교 시절을 보냈다. 영남대 체육학과에 합격했다. 대학 생활은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수동적으로 따라만 갔다. 이건 아니다 싶어 몇 달 뒤 자퇴했다. 친구랑 여행을 다녔다. 제주, 태백, 남해…. 전국을 훑었다. 신기했다. 여행지마다 축구 대회가 열렸다. 글쓰기도 원래 좋아했다. 다른 아이들은 어버이날만 쓰는 편지를 평소에 ‘뿌리는’ 수준으로 많이 보냈다. 중고교 시절에는 신문부 활동을 했다. 학생기자 직함만 달면 신이 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축구 기자가 되면 어떨까. 그래서 인터넷 매체 축구 기자로 활동했다. 암 투병을 하면서 축구 선수 아들을 뒷바라지하던 어머니를 인터뷰할 때는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결심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축구 기자가 되자고. 공부도 더 하고 싶었다. 그래서 원서를 냈다. 호남대 축구학과에.○ 에필로그―학교에서 이들은 이렇게 만났다. 학년은 서로 다르다. 영주는 졸업학력이 인정돼 3학년, 하린이는 전과해서 2학년, 진희는 1학년. 어쨌든 축구학과는 올해가 처음이다. 학기 초에는 각자 다른 이유로 고생했다. 영주는 많은 나이가 부끄러웠단다. “첫 수업 시간에 학생회장이 뭔가 설명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물었죠. 몇 살이냐고. 스물넷이라기에 ‘나는 계란 한판’이라 했어요. 분위기가 ‘싸’해졌죠. 그때 생각했어요. 조용히 지내자고.” 하린이는 처음부터 화제였다. 학과가 개설된 이래 짧은 치마에 짙은 화장 여학생은 처음이었다. “답답했죠. 화장한다고 축구 공부 못 하는 게 아닌데. 남자친구 만들러 왔다는 등 이상한 소문에 속이 상했어요.” 진희는 낯선 환경이 힘들었다. 한동안 밥을 혼자 먹었다. 엘리베이터도 혼자 탔다. “거의 만날 고향 친구들과 밤에 얘기하며 울었어요. 전염병 환자가 된 기분이었죠.” 학기 초, MT를 갔을 때 3명은 같은 방을 썼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그때 기억이 별로 없다고. 하지만 하나는 또렷이 기억했다. 셋이서 학과의 중심이 되자는 약속. 이들은 약속을 지켰을까. 호남대 축구학과의 장재훈 교수는 “학과 성적, 동아리 활동, 어학 등 모든 면에서 여학생 3총사가 학과 상위권이다. 축구학과의 대표 브랜드”라고 치켜세웠다. 호남대 축구학과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박기인 이사장이 직접 축구부를 챙길 만큼 애정이 남다르다. 전문 인재를 육성하자며 2005년 이 학과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꿈이 영그는 중이다. 나이, 고향, 성격, 하던 일에 공통점은 없다. 목표 역시 지도자(영주) 행정가(하린) 기자(진희)로 서로 다르다. 유일한 공통분모는 축구. 인터뷰가 끝날 때쯤 물어봤다. “여자 선배가 별로 없어 걱정되지 않느냐”고. 유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편견이 있다면 실력으로 뻥 걷어차 버리죠.”광주=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너, 수업시간에 만져봤니?”… 10대들 아찔한 신체접촉

    ‘그때 그 장면. 충격이었다. 당사자는 아무 거리낌 없었는데. 주변 학생들은 히죽히죽 웃었는데. 정작 교사인 나는 무기력했다. 머릿속에선 호통을 쳤지만 수업 시간 내내 칠판만 응시했다. 평소 장난꾸러기로 유명한 남학생이긴 했다. 그래도 옆자리 여학생 치마 속을 더듬다니. 당황스러웠다.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어쩌지.’(초등학교 여교사 이모 씨·33)‘분노가 치밀었다, 딸은 ‘남자친구랑 신체접촉하러 학교에 일찍 나오는 친구가 있다’며 웃었다. 수업 도중 선생님 몰래 몸을 더듬는 커플도 많다고 했다. 말을 듣고선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전학을 보내야 할까. 고교는 외국어고를 보내면 좀 괜찮을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딸은 이런 내 마음을 알까.’(중학생 딸을 둔 아버지 김모 씨·43)‘답답하다. 같은 학교 여자친구랑 사귄 지 두 달째. 아직 손밖에 못 잡았다. 친구들은 ‘어디까지 갔느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다. 쪽팔린다. 분명히 다른 남자랑 사귄 경험은 있을 텐데. 만지고 싶다. ‘쪽(키스마크)’이라도 있어야 친구들이 부러워할 텐데.’(고교생 이모 군·17)10대들의 ‘교내 애정 행각’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교내에서 손잡고, 키스하고, 심지어 더 심한 신체 접촉에도 거리낌이 없다.서울 A중학교 교사는 “10년 전만 해도 학교 밖에서 손잡고 다니는 애들은 있었어도, 학교 안은 나름 신성한 공간이었다. 몇 년 새 울타리가 무너진 느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고교생 김지현 양(18)은 “남학생 무릎 위에 앉아 있는 여학생을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동아일보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의뢰해 교사 1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내에서 남녀 학생이 손잡거나 팔짱 낀 모습을 본 적 있다’는 응답은 65.6%나 됐다. ‘10회 이상 목격했다’는 대답도 25.9%에 달했다. ‘포옹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39.7%, ‘키스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는 응답은 21.9%였다. ‘포옹이나 키스 이상의 신체 접촉을 본 적 있다’는 응답자는 3명 중 1명꼴이었다. 10명 중 1명은 10회 이상 봤다고 답했다.교직 경력 5년 이상인 교사 149명 중 58명은 ‘5년 전과 비교해 교내 신체 접촉 정도가 아주 심해졌다’고 말했다. ‘조금 심해졌다’는 응답자도 61명이었다. ‘별 차이 없다’는 28명, ‘조금 덜하다’는 2명에 그쳤고, ‘아주 덜하다’는 없었다.학생들이 교내에서 애정 표현의 수준을 넘어 애정 행위를 하는 모습에 대해 교사들은 “당황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젊은 여교사들은 수업까지 심각하게 방해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A고교 여교사 임모 씨는 말했다. “수업 시간에 남학생이 여학생 허벅지를 만지기에 수업 끝나고 한마디 했어요. 여자친군데 무슨 상관이냐며 대들더군요. 그 뒤론 수업 시간에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빌죠.”학생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기자가 만난 학생들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전날 밤 ‘야동’에서 본 장면이 떠올라 수업 시간에 견딜 수가 없다. 여자친구 사귀면 반드시 하고 싶다.”(고교생 B 군) “여학생들이 먼저 들이댈 때도 많다. ‘일진’이 되려면 최소한 교실 안에서 키스 정도는 해야 자격이 있다.”(중학생 C 군)문제는 과도한 신체 접촉으로 10대의 성 관념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총 김항원 교권본부장은 “교내 신체 접촉은 ‘도미노’ 작용을 일으켜 다수 학생의 마음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현숙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상임대표는 “여학생의 경우 교내 신체 접촉이 ‘낙인’이 돼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성적인 자기결정을 할 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10-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금전환향’… 대학생들 1인당 120만원 귀성과외

    서울의 사립명문 A대에 다니는 김진규(가명·21) 씨.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고향인 경남 창원시에 내려갔다. 일찌감치 귀향한 이유는 논술 과외를 하기 위해서다. 추석 연휴 5일 동안 하루 6시간씩 고교 3학년 수험생 3명을 가르쳤다. 고향에선 이미 명강사로 이름났다. 입시 컨설팅을 포함해 1인당 120만 원을 받았다. 김 씨는 “추석 연휴 동안 딱 하루, 고향 집에서 쉬었다. 가족 얼굴보다 수험생들 얼굴을 더 많이 봤다. 고향 친구도 못 만났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했다. 김 씨처럼 ‘귀향 과외’를 하는 대학생이 올해 크게 늘었다. 대학생 송선미 씨(22)는 “고향에서 과외에 집중하기 위해 연휴 전후로 며칠씩 학교에 안 나온 친구가 주변에만 1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귀향 대학생들은 수험생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데다 입시를 직접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입시 컨설팅, 논술 등 수시 관련 정보에도 밝아 지방 학부모에게 인기가 많다. 올해 처음 귀향 과외를 한 김선형 씨(21)는 말했다. “불황에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특히 올해 추석 기간은 고3 수험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10월 초인 데다 3일 개천절까지 더해 5일 이상 연휴로 이어지니 대학생들이 대목으로 여긴 거죠.” 고향이 서울인 대학생들은 ‘스터디룸 과외’로 추석 특수를 누렸다. B대 법학과 졸업 예정인 B 씨(25·여)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하루 3시간씩 신촌 스터디룸에서 하는 특강을 공고했다. 4∼6명을 대상으로 팀당 90만 원 정도. 그는 “주요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를 엄선해 개별 첨삭해준다”고 소개했다. 고교생이 많이 모이는 네이버의 어느 카페에는 추석을 앞두고 이처럼 대학생의 ‘추석 논술 특강’ 모집 글이 앞다퉈 올라왔다. 대학생들은 수시 논술전형으로 합격했거나 학원에서 자기소개서를 첨삭한 경험이 있다며 수험생들을 유혹했다. 대학생의 ‘1대1 맞춤형 과외’도 추석 연휴를 달궜다. 보통 논술이나 특정 과목을 3일에서 일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식이다. 최소 기간에 최대 효과를 끌어내준다고 선전한다. 대치동의 논술학원 강사 C 씨는 “상대적으로 수험생에게 친근한 대학생의 강점을 극대화한 방식이다. 대개 학생 수십 명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에선 이렇게 유연한 지도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과외는 대부분 은밀하게 진행된다. 수강료는 대부분 고액이다.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김영선 씨(44·서울 서초구)는 “강남 일대에선 이미 추석 한 달 전부터 대학생 과외 선생 모시기 전쟁이 있었다. 최소 50만 원 이상의 고액이 오간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부는 올해 추석 연휴 동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7개 학원중점관리구역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벌였지만 대학생 고액 과외는 거의 적발하지 못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대학생의 고액 맞춤형 과외는 소규모인 데다 유연하게 치고 빠져 적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 2012-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청년드림… 진로교육이 미래다] 美 LA교육구의 특성화 고교교육

    공부를 잘했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대인관계가 좋았다. 밝고 착했다. 친구들은 물론이고 선생님들도 그런 그녀를 좋아했다. 겉으론 한없이 밝아 보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막연한 불안감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내 꿈은 무엇일까. 친구들은 학기 초 진로상담 시간 때마다 장래희망을 잘도 적었다. 소녀는 쓸 말이 없었다. 공무원, 의사, 학자…. 어느 직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부모는 대학을 졸업하면 고향 나라 일본으로 돌아가 영어를 가르치라고 했다. 그러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 초조해하던 소녀는….○ 소녀, 꿈이 생기다 학교에 지역 고교의 진로상담교사가 찾아왔다. 8학년 봄이었다. 학교 설명회를 위해서였다. 미국은 유치원반에서 시작해 12학년까지 있다. 7, 8학년은 한국의 중학교 3학년, 9∼12학년은 고교에 해당한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소녀의 심장이 갑자기 요동쳤다. 상담교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박혔다. 어느 새 소녀의 머릿속엔 희망이 생겼다. 농업과학 관련 특성화 학교인 카노가파크 고교에 흠뻑 빠졌다. 소녀는 원래 동식물을 사랑했다. 생명과학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다. 학교 건물에서 하는 공부보다 땅을 밟아가며 몸으로 배우는 공부가 좋았다. 카노가파크 고교에서는 그런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곳이 또 있을까. 이후 소녀는 몇 차례 그 학교를 찾아갔다. 시설을 눈으로 확인하고 지도 교사로부터 수업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중학교의 진로상담 시간도 충분히 활용했다. 결국 카노가파크 고교에 진학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대학에도 같은 계열로 진학해 역시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주인공은 일본계 미국인인 세라 이시다 씨. 현재 모교인 카노가파크 고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다. 원래는 연구실에서 농업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러나 모교의 간절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후배에게 경험과 지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교단생활은 만족스럽다. 이시다 씨는 말했다. “미국에선 초등학교 때부터 본인과 부모가 함께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져요. 진로가 결정되면 고교 때부터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죠.”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요? 나 역시 남들이 선호하는 전공을 선택해 별 생각 없이 대학에 진학했겠죠. 어쩌면 아직까지도 내 적성을 찾지 못해 허우적대고 있었겠죠.” ○ 학생들 꿈 어루만져주는 마그넷 스쿨 로스앤젤레스통합교육구(LAUSD) 내에 위치한 카노가파크 고교는 3개의 작은 학교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하나가 농업과학 분야를 특성화한 마그넷스쿨이다. 다른 하나는 국제무역·경영 분야를 특성화한 마그넷스쿨, 또 하나는 지역 학생을 선발하는 일반 고교다. 마그넷스쿨은 외국어 수학 과학 예술 컴퓨터 등의 분야를 특성화한 공립학교다. 학생을 자석(마그넷)처럼 끌어당긴다는 뜻을 학교 이름에 담았다. LAUSD 내 학교들의 학생 구성이 인종별로 편중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77년 도입했다. 학군보다는 학생의 재능을 우선시하면 학교 간 격차도 줄어들 거란 판단에서였다. 이 판단은 주효했다. LA 내 마그넷스쿨에 접수되는 신청서는 매년 7만 건. 경쟁률은 보통 3 대 1을 넘긴다. 마그넷스쿨은 미국 진로 교육의 시발점이자 대표 교육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카노가파크 고교 농업과학 관련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학생들은 한 학기에 최소 8개의 관련 과목을 수강한다. 정부부처나 농장을 방문하는 일정도 한 달에 두 번 이상 잡혀 있다. 전문가가 강연하는 횟수도 매 학기 3회를 넘어선다. 정원(180명)의 절반 이상은 대학과 기업에서 인턴 실습을 하는 기회를 갖는다. 교내에는 6070m²에 이르는 야외 실험실이 있다. 실험실 내 2개의 온실 안에선 토마토, 해바라기 등 수십 가지 작물을 기른다. 유기농 작물만을 재배하는 정원, 관개 시설도 있다. 또 말 양 염소 돼지 닭 토끼 등 10여 종의 동물을 기르고 있다. 학교 프로그램 관리자인 브라이언 요크 씨는 “200만 달러(약 22억 원) 이상을 야외 실험실에 투입했지만 학생들이 얻는 ‘살아있는 지식’에 비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 제임스 군(17)은 “교과서로만 배우던 내용을 직접 관찰하고 만져보면 머리에 콱 박힌다. 전공에 대한 확신도 선다”고 했다. 마그넷스쿨의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해 7월 미국 전체 공립고 500개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10개 고교를 특별히 지목했다. 저소득층 학생 비율이 높음에도 발군의 교육성과를 낸 ‘기적의 학교’. 이 중에서 4곳이 마그넷스쿨 같은 유형의 학교였다. 캘리포니아교육청 관계자는 “마그넷스쿨은 과학자 경찰 패션디자이너 등 학생들이 지닌 꿈을 일찌감치 어루만져주는 무대이자 산실”이라고 했다.○ ‘패스웨이’에서 길을 묻다 LA 인근의 글렌윌슨 고교. 생명공학 수업 시간에 교사와 학생이 문답을 주고받았다. “동물 세포는 식물 세포와 어떻게 다르죠?” “동물 세포엔 세포벽이 없어요.” “그럼 세포벽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거지?” ‘스무 고개’ 같았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 사이에 원석처럼 거칠었던 답변은 보석처럼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시청각 교재와 각종 기재도 활용했다. 명칭만 대충 언급하고 지나치는 법은 없었다. 학생들은 직접 보고 만지면서 원리를 눈과 손으로 이해했다. 교사인 지나샤 우데시 씨는 “우리 학교의 생명공학 수업 커리큘럼이나 실험 기재는 대학 교수도 감탄사를 내뱉을 만한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글렌윌슨 고교는 특성화고가 아닌 일반 고교다. 그럼에도 ‘예술과 미디어’, ‘생명공학’ 분야에선 특성화고 못지않은 인력과 시설, 프로그램을 뽐낸다. 비결은 패스웨이(pathway)로 불리는 프로그램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에너지 및 시설 공학 △건강 과학 및 의료 기술 △마케팅, 판매, 서비스업 등 16가지로 나뉜다. 일반 고교에서는 이 가운데 학생·학부모의 선호, 지역적인 특성, 재정적인 능력을 고려해 2∼5개를 선택한다. 패스웨이를 선택하면 정부가 지원한다. 학교는 난이도를 조절해 관련 과목을 집중 배치한다. 지역사회, 기업체와 연계해 현장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학생은 학교가 운영하는 다양한 패스웨이 프로그램을 고려해 지원한다. 카노가파크 내 일반 고교는 ‘의료서비스’ 분야를 패스웨이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하루는 이 학교 학생 로라 양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발작으로 쓰러졌다. 로라 양은 수업 시간에 배운 응급 서비스 기술을 이용해 응급조치를 취했다. 평소 마네킹을 두고 충분히 실습했던 터라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어머니를 살린 로라 양은 인생을 의료서비스 분야에 걸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인근 병원에서 인턴도 했다. 로라 양은 입가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패스웨이 프로그램이 어머니는 물론이고 내 인생까지 바꿨어요.”로스앤젤레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10-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곽노현 유죄 확정, 교육감직 상실]좌파교육감들 ‘수난시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유죄 확정으로 교육계의 좌파 진영은 큰 타격을 입었다. 2010년 선거를 통해 6개 시도에서 좌파 교육감이 나오자 좌파 진영은 정부의 교육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며 의욕적으로 나왔다. 실제로 좌파 교육감들은 교육과학기술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런 상황은 곽 교육감의 퇴진으로 달라졌다. 전남도교육청의 관계자는 “진보 교육감들을 이끄는 인물은 사실상 서울과 경기도의 교육감이다. 특히 서울시교육감의 상징성이 엄청나다. 전체의 6분의 1이 아니라 60%가 무너진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곽 교육감에 대한 확정 판결 직후 기자들로부터 “진보 교육이 크게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 교육감 역시 직무유기 혐의로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좌파 교육감들은 개혁과 청렴을 강조했지만 비리에 연루되기도 했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뇌물·횡령 사건으로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전남 교육의 부패 및 비리 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와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선거 당시 CN커뮤니케이션즈(CNC)와 공모해 선거비용을 부풀린 의혹으로 6월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교과부와의 갈등으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학교폭력 학생생활기록부 기재,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 정부와 좌파 교육감 측이 제기한 소송은 14건에 이른다. 이처럼 바람 잘 날 없다 보니 좌파 진영에서는 ‘수난시대’란 말이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있겠느냐”면서도 “클린 교육에 앞장서야 할 교육감이 줄줄이 구설에 오르면서 진보교육 전체의 시야가 흐려진 게 사실”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현장에선 무기력감을 호소한다. 서울의 A고교 교장은 “교육계 수장이 비리로 자리에서 물러나니 의욕이 꺾인다. 임기 내내 교육감 정책보다 수사·재판 과정만 지켜본 것 같다”고 전했다. 교육감들이 이처럼 잇따라 구속되거나 물의를 빚자 일각에선 직선제를 없애거나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육 현장에 혼란을 가중시킬 바에는 임명제나 간선제 같은 방식이 낫다는 말이다. 이들은 선거비용으로 수십억 원을 모으고 쓰다 보니 문제가 불거졌다고 지적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현재의 주민직선제는 주민자치라는 대원칙에 부합하지만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 교직원에 의한 직선제나 검증 절차를 강화한 임명제 등 여러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9-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자의 눈/신진우]“날 처벌하면 역풍” 법치주의 부인하는 곽노현

    운명의 날이 다가오는데도 그는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걱정하는 지인에게는 오히려 “목에 가시가 걸린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을 하루 앞둔 2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진행자에게 쉴 틈을 거의 주지 않고 말을 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대법원이 순수하게 법리를 따르지 않고 이번 건을 법적인 처벌 대상으로 보면 역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루 전에도 같은 방송에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선진국은 물론이고 금권선거가 판치는 저개발국에도 없는 ‘사후매수죄’라는 엉터리 법이 한국에만 있다.” 서울시교육청 곽노현 교육감 얘기다. 그는 27일 오전 10시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진행될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사후매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이 확정되면 그는 교육감직을 상실한다. 보전 받았던 선거 비용 35억2000만 원도 반환해야 한다. 말 그대로 그의 운명은 ‘바람 앞 등불’ 신세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방법이 틀렸다. “진실이 이긴다”는 말을 반복하기보다는 차분하게 기다리는 게 보기에 좋지 않을까. 법조계 관계자는 “판결이 나오기 전에 재판부를 상대로 자신이 처벌되면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다고 했다. 이는 법치주의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불쾌해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 역시 “재판부 판단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더 나아가 재판 전에 스스로 법 기준을 세우는 행위가 법을 공부한 사람의 상식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청 내부에서조차 “선고 며칠 전 동안만이라도 자중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곽 교육감은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4개월가량 수감된 경험이 있다. 그의 측근에 따르면 출소 직후 교육감은 “관에 들어갔다 온 기분”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고 한다. 대법원 앞은 벌써부터 그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이 뒤엉켜 시끌벅적하다. 이럴 때일수록 곽 교육감이 진중한 자세를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 전에, 강단에서 법정신을 가르쳤던 법학자였고 수도 서울의 교육을 책임졌던 수장(首長)이라서 더욱 그렇다.신진우 교육복지부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9-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청년드림… 진로교육이 미래다]‘범생이 진로’ 걷다가 직업 바꾼 20, 30대 3인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 눈앞엔 고속도로만 보인다. 남보다 빨리 이 길로 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앞만 보고 달린다. 브레이크 없이 달리고 달린다. 부산에 발을 딛는 순간에서야 깨닫는다. 아, 여기가 아니구나…. 국내 초중고교 학생 중에서 상당수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진로와 관련해서 말이다. 자신의 앞길을 부모 및 교사와 상의하며 선택하기보다는 방향과 목적지를 모르고 무작정 출발하는 식. 후회를 덜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고속도로만 있는 줄 알았다 세 명의 젊은이가 있다. 공통점이 있다. 사회생활을 이미 5년 이상 했어야 할 나이. 하지만 지금의 일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백수로 지냈다는 얘기는 아니다. 모두 학창 시절 모범생 소리를 들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안정적인 직장에 눌러 앉을 기회도 있었다. 이보인 씨(33). 외고를 나와 연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전형적인 ‘엄친아’였다. 대학 재학 중에는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졸업 후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다. 중고교 시절에는 수학을 좋아했다. 그럼에도 과학고가 아닌 외고에 진학한 데는 누나의 영향이 컸다. 외고에 다니는 누나를 따라가는 길이 가장 좋은 줄 알았다. 점수에 맞춰 일본어과를 갔다. 외국어를 싫어했기에 난생 처음 시험지가 까맣게 보이는 경험을 했다. 당시 그는 광고인이나 회사원이 되고 싶었다. 광고 종사자가 쓴 책을 보니 멋있어서, 회사원인 아버지가 좋아 보여서. 김은지 씨(27)와 윤채우리 씨(28)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적성에 대한 고민 없이 진로를 결정했다. 김 씨의 선택에는 가족의 영향이 컸다. “너는 공부를 잘하니 의사가 돼라”는 말을 들으면서 크다 보니 그게 자신의 길인 줄 알았다. TV 속 하얀 가운 입은 의사의 모습이 근사해 보였다. 수학과 과학에 별로 흥미가 없었지만 이과를 선택했다. 의대에 가려 했지만 시험에서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왔다. 서강대 화학공학과에 갔다. 공대에 가면 취업이 잘된다고 담임선생님이 설득했다. 윤 씨는 어릴 때부터 방송반 활동을 했지만 사학과에 갔다. 역시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고교 2, 3학년 담임이 모두 역사 담당이었다. 이들은 이과면 약사, 문과면 교사나 사서를 하라고 했다. 안정적인 직업이 최고라고 했다.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면 교사들은 성적에 맞는 대학 및 학과가 나열된 배치표를 쫙 펼쳤다. 가능하면 학생이 재수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듯했다. 학생들도 점수에 맞춰 지원하는 게 정답인 줄만 알았다. ○ 돌고 돌아서 자신의 길을 찾아 입학의 기쁨도 잠시, 이들의 고민은 1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이 씨는 복식부기와 대차대조표를 들여다보는 자신의 모습에 답답해졌다. 군 제대 뒤 창업을 선택했다. 한창 벤처 붐이 일었을 때였다. 학교를 휴학하고 노래방 화면에 광고를 넣는 사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실패.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자금만 날렸다. 이후 고교 시절 꿈꿨던 광고 일이 생각나 광고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갔다. 막상 부딪쳐 보니 밤낮도 없는 고된 일. 결국 적성과 무관한 통신 관련 대기업에 입사했다. 김 씨도 의대 편입 준비를 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음을 깨달았다.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국제워크캠프에 참가하고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어느새 4학년. “불안감에 쫓겨 주변 친구들처럼 취업준비를 했죠.” 대기업에 입사했다. 취직하고 얼마 뒤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마음속 답은 항상 ‘노(No)’였다. 미련 없이 사직서를 쓰고, 사업을 시작했다. 꽤 잘됐다. 하지만 10년 뒤를 내다보니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에 휩쓸려 시작한 일이어서 몸도, 마음도 지쳤다. 깨끗하게 접었다. 막연히 방송인을 꿈꾸던 윤 씨는 한글연구동아리, 국제교류박람회 기획, 베이징 올림픽 자원봉사를 하면서 자기 자신을 잘 알게 됐다. 현장 한가운데서 활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자신에게 가장 맞았다. 2009년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로 학사 편입했다.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더 많은 활동을 하면 길이 보일 것 같아서였다. 이들은 지금에서야 자기 길을 찾았다. 이 씨는 지난해 6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SK행복나눔재단에 입사했다. 새롭게 눈을 뜬 사회 공헌 관련 공부를 위해 미국 케네디스쿨에 유학을 다녀온 뒤였다. 처자식이 있는 그로서는 쉽지 않았다. 김 씨는 관광 분야에서 일할 구상을 하면서 집필 활동을 한다. 자신의 경험을 사회 후배에게 들려주고 공유하는 지식 나눔 활동에도 열심이다. 윤 씨는 언론사 여러 곳의 문을 두드린 끝에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한다. 테니스 중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베이징 올림픽 현장에서 통역으로 인연을 맺었던 핸드볼 관계자들과의 끈끈한 인연도 도움이 됐다. 이들은 한결같이 “학창 시절 진로 교육을 제대로 받았더라면 이렇게 먼 길을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학교에선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으로만 나눠 진로를 결정짓잖아요. 학생의 개성과 능력, 다양성을 존중하는 진로 교육만 있다면 좀 더 일찍, 다양한 꿈들을 활짝 펼칠 수 있을 텐데요.”(김 씨) 인생 선배로서 어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이들은 자기 자신부터 진지하게 바라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현장을 찾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라고 당부했다. 김 씨는 말했다. “내가 겪은 만큼 꿈꾸는 시야가 넓어진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희롱 공포 번지는 교단… “스마트폰 찍힐까 화장실 가기도 무섭다”

    어젯밤 꿈. 또 그 얼굴을 봤다. 항상 눈만 마주치면 혀를 날름거리는 그 아이. 복도를 지날 때면 괜히 어깨를 슥 스치고 간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교실 문을 들어설 때면 숨이 막힌다. 얼마 전엔 학생 하나가 “피곤해 보인다. 어젯밤 좋은 데 갔느냐”고 말했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은 대놓고 놀린다. “남자친구가 힘은 좋으냐” “오늘 옷이 너무 야하다”고.여교사 김민지(가명) 씨. 서울의 사립 A중학교에 임용된 지 1년쯤 됐다. 인터뷰 중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울먹거리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어릴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어요. 하지만 지금 학교에서 1년쯤 지내니 이젠 아이들이 무서워요. 처음엔 좀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점점 심해지더군요. 얼마 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교사로서의 사명감은 없어진 지 오래됐어요.”여교사를 상대로 하는 남학생들의 교내 성희롱이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경북 포항의 B중학교에서는 여교사들이 집단으로 전근을 요청했다. 다른 학생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집단폭행을 일삼은 학생들을 훈계한 일이 화근이었다. 문제의 학생들은 이들 여교사에게 욕설을 퍼붓더니 급기야 교무실까지 쫓아와 성희롱을 일삼았다. 결국 여교사들은 손을 들었다.동아일보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여교사들을 상대로 한 성희롱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전국 초중고교 여교사 360명 중에서 73명이 학생을 지도하다가 성(性)적으로 불쾌한 경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5명 가운데 1명꼴이다. 학교에서 여교사 성희롱을 이유로 징계당한 학생이 있다는 응답자도 14명이나 됐다.유형별(복수응답 가능)로는 ‘언어로 인한 불쾌감’이 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접촉’(31명) ‘문자’(7명) ‘사진촬영’(3명) 순이었다. 교직경력 5년 이상인 여교사(341명)를 대상으로 ‘5년 전과 비교해 교내 학생에 의한 여교사 성희롱 실태가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45.5%가 심해졌다고 답했다. 별 차이 없다는 응답은 44%, 덜하다는 응답은 7.9%에 그쳤다.부산시의회 김길용 교육위원장이 지난해 7∼10월 부산시내 초중고교 여교사 3097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학생들로부터 성에 대한 불쾌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교사가 23.4%나 됐다.최근 성희롱이 빈번한 이유로 여교사들은 스마트폰 보급을 꼽았다. 학생들이 음란물을 접하기 쉬운 창구가 생겼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의 편리한 동영상 촬영 및 녹음 기능도 여교사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서울 A고의 여교사 최모 씨(11년차)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기능의 발달과 성희롱 수준이 비례 관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동아일보 설문조사에서도 ‘스마트폰 보급으로 성희롱 및 초상권 침해가 늘었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는 답변이 71.1%에 이르렀다. 일부 여교사는 화장실 가기도 불편해한다. 11.1%가 스마트폰 촬영을 할까 봐 화장실 가는 게 두려운 적이 있다고 답했다.교육현장이 학생 중심으로 흐르는 분위기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학생의 인권을 위한 여러 기준과 방안이 마련됐지만 교사를 보호하는 수단은 오히려 줄었다. 여교사만을 위한 생활지도 노하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서울 B고의 남자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조숙해져 노련한데 많은 여교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방법도 몰라요. 신경질을 내다 안 되면 남자 교사에게 의지하죠. 여교사들끼리 정보를 교류하는 노하우가 필요하고,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야 합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9-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사회 파워엘리트 출신 대학 분석]한국 파워엘리트의 출신대학은?

    한국 사회를 이끄는 파워엘리트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이 통계로 다시 확인됐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서울대 졸업자가 가장 많았다. 고려대는 정·관계와 법조, 연세대는 경제와 의료 분야의 인재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했다. 동아일보가 한국 사회에 영향력이 가장 큰 직책과 직업을 정치 행정 경제 법조 의료 등 20개 분야로 나눠 전현직 10만7300명의 출신 대학 자료를 고려대 고등교육정책연구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다. 서울대는 전체 20개 분야 중에서 △대통령 △프로스포츠 감독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제외한 17개 분야에서 1위였다. 최근 20년간 5부 요인의 56%, 부총리 및 장관의 55%, 현직 정부출연연구소장의 50%가 서울대를 졸업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8개 분야에서 2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3개 대학 출신은 10개 분야에서 1∼3위를 차지했다. 분야별로 보면 고려대는 △부총리 및 장관 △국회의원 △법조인 △4대 고시 합격자 △언론사 대표 △언론인 △비정부기구(NGO) 운동가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8개 분야에서 2위였다. 연세대는 △5부 요인 △대학 총장 △대학 교수 △병원장 △의료인 △기업 최고경영자(CEO) △정부출연연구소장 △프로스포츠 감독 등 8개 분야에서 2위였다. 성균관대는 광역단체장 점유율이 2위(14.29%)로 고려대와 연세대를 앞섰다. 법조인과 4대 고시 합격자 역시 성균관대가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가장 많았다. 다음은 한양대와 이화여대의 순이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 2012-09-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폭행범 잡았다고 글올린 고교생, 사실은… 온라인 거짓말 즐기는 10 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돈암동 강간미수범 잡았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식당에서 여주인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을 쫓아갔다고 작성자인 A 군(17)은 설명했다.검거 당시 상황도 자세하게 적었다. 성폭행범의 가방끈을 자기가 잡아 넘어뜨렸고 직접 신고했다고 자랑했다. 붙잡고 난 뒤 찍었다며 범인의 뒷모습 사진까지 올렸다. 누리꾼들은 지난달 28일 올라온 글을 보고 ‘참 멋있는 고등학생’이라며 칭찬했다. 일부 언론은 기사화했다. 그런데….○ 실제 뉴스처럼 그럴듯하게 조작독자의 제보를 받고 동아일보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대부분 거짓이었다. 경찰 관계자와 피해자의 아들 B 씨는 “당시 성폭행 미수 사건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A 군은 검거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은 B 씨가 붙잡았다. A 군은 근처에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B 씨는 한숨을 쉬며 얘기했다. “경찰이 오기 전까지 범인을 붙잡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야속하고 안타까웠죠. 나중에 A 군의 글을 보고는 할 말이 없더군요. 철없는 고교생의 영웅심리라고 생각하더라도 사람 두 번 죽이는 듯해서 화가 납니다.”A 군의 글은 10대들의 온라인 거짓말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는 추세를 보여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거짓말은 ‘소설’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구체적 내용을 담은 ‘뉴스’처럼 보일 정도. 거짓말이 다양하고 대담하고 정교해졌다는 뜻이다.예를 들어 전에는 ‘지구 멸망설’이나 ‘태양 폭발설’ 등 소설 같은 제목의 글이 많았다. 요즘은 실제 벌어진 일을 소재로 그럴듯하게 부풀리는 식이다.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로 다가오자 “제주도에서 조랑말이 날아다니고 있다”고 말한다.지난해부터 전남 순천, 경남 창원, 제주 서귀포에서 떠돌던 인신매매 괴담도 마찬가지다. 경찰에 붙잡힌 괴담 작성자는 대부분 10대 여학생이었다. 최근에는 손연재(리듬체조) 기성용(축구) 등 스포츠 스타를 사칭한 글이 페이스북에 이어졌다. 이 글들 또한 작성자의 상당수가 10대였다.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최근 5, 6년 사이 온라인에 뉴스 같은 거짓말이 부쩍 늘었다.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라 진짜 어린 학생들이 썼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고 말할 정도.○ 10대 대부분이 온라인 거짓말 경험동아일보가 서울 강동구 A고교의 학생 80명에게 물은 결과는 놀라웠다. 온라인에서 거짓으로 뉴스 같은 글을 작성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4명(92.5%)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중 12명은 ‘10회 이상’ 상습적으로 글을 남겼다고 했다.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42명이 ‘전혀 없다’고 했다.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해 11월 3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윤리문화실태조사에서도 10대의 73.8%가 허위 사실, 미확인 정보를 퍼뜨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온라인 거짓말이 교묘해진 데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큰 영향을 미쳤다. 뉴스 접근성이 좋아지고 유포 방법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신용태 한국인터넷윤리학회 부회장(숭실대 컴퓨터학과 교수)은 “10대들은 이제 학원을 오가면서까지 뉴스 헤드라인을 접한다. 글의 소재는 물론이고 쓰는 방식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온라인에서 관심받기를 즐기는 10대의 특성도 이런 거짓말을 부추긴다. 지난해 순천 인신매매 거짓말을 유포시킨 여중생도 경찰에서 “끔찍한 글을 사실인 양 올렸을 때 호기심을 느낀 누리꾼들의 조회수가 폭증했다. 묘한 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지금 10대는 소통이 안 되는 외로운 세대다. 관심에 대한 집착이 더 자극적인 콘텐츠 양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9-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4세 앵무새 대통령, 왕국을 꿈꾸다

    《 흰 도복이 땀에 흥건히 젖었다. 커다란 체격에 앳된 얼굴. 소년의 눈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훈련이 고돼서가 아니었다. 얼마 전 죽은 강아지가 머릿속을 맴돌았다.원래 동물을 좋아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길거리에 버려진 동물을 보면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개, 고양이 가릴 것 없이 집에 데려왔다. 엄마 몰래 옥상에서 키웠다. 한 푼이라도 용돈을 받으면 우유부터 사서 먹였다. 그렇게 아끼던 강아지가 병으로 죽었으니….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슬픔이 아픔이 됐다. 어린 가슴에 생채기가 생겼다.며칠 동안 입맛도 없어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걸었다.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작은 애완동물 가게 앞. 구석에 있던 새가 눈에 들어왔다. 회색빛을 띤 손바닥만 한 새. 가게 앞에 서서 몇십 분 동안 바라봤다. 앵무새와의 첫 만남. 이땐 몰랐다. 그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 앵무새에 미치다머릿속에 그때 본 왕관앵무새가 자리 잡았다.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한 쌍을 샀다. 30만 원이란 거금을 주고. 애지중지 키웠다. 1년쯤 지났을까. 앵무새가 새끼를 4마리 낳았다. 별생각 없이 2마리를 가게에 갖고 갔다. 주인은 40만 원을 손에 쥐여줬다. 눈이 번쩍 뜨였다. 좋아하는 동물을 기르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니…. 소년은 사실 하고 싶은 걸 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억지로 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중3 때 유도를 시작한 이유다. 운동에는 소질이 있었다. 하지만 마음을 쏟을 만큼 즐겁지 않았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긴 건 이때가 처음. 심장이 쿵쾅거렸다. 말 그대로 앵무새에게 미쳤다. 자료를 뒤지고, 인터넷을 검색했다. 성에 차지 않았다.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만큼 충분한 내용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앵무새 유랑’에 나섰다. 앵무새를 기르는 사람을 다 찾아가 보기로 작정했다. 쉽진 않았다. 매일 합숙하는 유도부 특성상 토요일 오후에서 일요일 오전까지가 가능한 시간이었다. 친구들은 밀린 잠을 잔다고, 놀겠다고 했다. 소년은 노트와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앵무새 브리더(앵무새를 기르고 분양도 하는 사람)를 찾아 나섰다. 브리더들은 까다로웠다. 핵심 노하우를 꽁꽁 숨겼다. 난관을 어떻게 타개할까. 고심 끝에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젊은 피’ 전략. 앵무새를 정말 좋아하는 어린 학생이라면서 동정심에 호소했다. 다른 하나는 ‘바보’ 전략. 기본적인 지식조차 모르는 척하면 상대방이 경계를 해제하고 노하우를 풀어놓았다. 1년쯤 지났다. 고3이 됐을 무렵이다. 국내에서 자기만큼 앵무새를 아는 사람이 드물게 됐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제 됐다. 좀 더 벌여 보자고. 중저가 앵무새 몇 마리를 기르는 수준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고가의 앵무새를 기르자고 마음먹었다. 베란다를 개조해 수를 늘렸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게 루비노장미라는 고급스러운 앵무새. 비싼 가격이 문제였다. 280만 원. 어떻게 살까 고민하는데 이모가 입원했다. 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원래 정이 많던 소년은 유도 합숙소에서 하루 ‘휴가’를 얻을 때마다 병원을 찾았다. 이모의 다리를 주물러줬다. 대가를 바라지는 않았다. 어느 날 이모가 물었다. “뭐 가지고 싶은 거 없니?” 머리에서는 무리한 부탁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대답이 튀어나왔다. “앵무새요.” 이모는 가격을 듣고 크게 놀랐지만 간절한 눈빛을 읽었는지 지갑을 열었다. 결국 원하던 앵무새를 얻었다. 좌절, 그때 찾아온 친구소년은 베란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거실의 TV와 연결했다. TV 화면에 24시간 앵무새가 등장했다. 어머니는 가끔 말했다. 무슨 ‘동물의 왕국’을 찍느냐고. 소년의 귀엔 이런 말이 들리지 않았다. 오직 앵무새만 보였다. 몇 개월이 지나 앵무새가 번식했다. 이 장면을 화면으로 직접 봤다. 소름 끼치는 감동.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루비노장미는 새끼를 5마리 낳았다. 인터넷으로 분양해 480만 원을 벌었다. 어머니한테 모두 드렸다. 부모가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고교를 졸업하고 청년이 됐다. 일을 더 벌였다. 국내에선 보기 드물게 앵무새 농장을 직접 만들었다. 앵무새를 분양해서 번 돈에 주말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받은 돈을 합쳤다. 땅을 사고 사육장을 만들었다. 원하는 대로 모두 이룰 듯했다. 자만심이 꿈틀거렸다. 국내 최고 앵무새 전문가가 됐다는 생각에. 이때였다. 앞만 보고 달려온 그가 처음으로 좌절한 시점이. 도라지앵무새를 80만 원 주고 사서 길렀다. 새끼를 분양했지만 20만 원도 못 받았다. 처음 살 때보다 더 좋은 종(種)이 나왔다. 이런 일이 반복됐다. 자신감이 꺾였다. 의욕이 사라졌다. 예전처럼 즐겁지 않았다. 그냥 그만둘까….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을 무렵, 앵무새 한 마리가 들어왔다. 태어날 때부터 발가락에 장애가 있었다.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사람을 무서워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이 갔다.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산에 있는 나무를 갖고 와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새장에 넣는 대신 항상 곁에 두고 지냈다. 4개월쯤 지났을까.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니 앵무새가 날개를 파닥거리면서 애교를 부렸다. 그에게 다가와 비비고, 아침마다 “안녕”이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언제부턴가 내가 앵무새와 함께 있을 때의 행복함을 잊고 지냈구나. 앵무새를 만났을 때의 기쁨을 되찾으니 자신감이 다시 붙었다. 단순히 앵무새만 알아선 부족하다고 생각해 시장 현황을 공부했다. 마케팅 관련 서적을 사서 읽고, 저자를 찾아갔다. 부산에서 살던 그는 대학 2학년 때 의경으로 군복무를 하기 위해 서울로 갔다. 남들은 가장 고되다는 시위 진압. 그의 눈엔 기회가 보였다. 시위 진압을 위해 동원되는 곳에 가기 전, 근처에 앵무새 키우는 곳이 있는지 알아봤다. 시간 날 때 찾아가 앵무새를 분양할 거래처를 뚫었다.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했다. 카카리키란 앵무새가 있었다. 100만 원이 넘던 새가 당시 1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앵무새를 기르는 유행이 관상조(새장에서 애완용으로 키우기에 적당한 조류)에서 애완조(곁에 두고 기르는 조류)로 바뀌면서였다. 애완조로 바꿀 순 없을까. 그는 우선 전국에서 구할 수 있는 카카리키를 다 사들였다. 어떤 브리더는 모이 값도 안 나온다며 거저 줬다. 이때부터 카카리키를 애완조로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 번식 장소와 기간, 모이 종류, 모이 주기 등 모든 방법을 다 시도했다. 수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 가지고 놀 수 있는 새로 만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홍보했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바로 팔지 않았다. 마리당 15만 원 이상으로 오르자 분양했다. 그렇게 1년 동안 카카리키로 2억 원을 벌었다. 꿈은 아직 현재진행형동서대 경호학과에 다니는 김승수 씨(24) 얘기다. 지난해 1월 제대한 그는 앵무새 사업이 잘되자 농장을 2개로 늘렸다. 한 달 매출은 150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인건비를 들이지 않는 데다 사료값도 거의 나가지 않으니 대부분의 매출이 순이익으로 직결됐다. 그런데 올해 6월, 그는 번창하던 농장을 통째로 팔았다. 미국에 가기로 결정한 뒤였다. 학교는 해마다 100여 명을 뽑아 1년가량의 미국 연수를 지원한다. 그는 ‘앵무새 선진국’ 미국에서 다양한 앵무새를 만나고, 기르는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다. 문제는 영어 실력이었다. 학점도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꿈만 믿고 총장실 문을 두드렸다. 1시간 넘게 앵무새 스토리를 얘기했다. 문을 나서는데 장제국 총장이 말했다. “이 정도 꿈과 열정이면 어딜 가도 성공할 수 있을 게다.” 자신감을 얻고 자기소개서를 냈다. 미국 연수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다. 그는 나이에 비해 땅에 관심이 많다. 지금까지 번 돈으로 200평(약 661m²) 넘는 땅을 사놓았다. 이유를 물었다. 차분한 대답이 돌아왔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어요. 갑자기 허름한 집에 옹기종기 모여 살게 됐죠. 어린 마음에 너무 부끄러웠어요. 친구들이랑 집에 갈 땐 일부러 먼 길을 돌아갔죠.” 말을 이었다. “아버지께선 정말 악착같이 일했어요. 제가 중3이 돼서야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갔죠. 이젠 그때처럼 힘든 일이 닥치면 제가 나설 겁니다. 제 땅에 큰 집을 지어드리려고요.” 땅에 집착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앵무새 숲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귀여운 앵무새가 산책하는 사람에게 ‘안녕하세요’라고 하는 장면, 상상만 해도 두근거리지 않아요?” 승수 씨와의 마지막 인터뷰는 12일에 했다. 그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이었다. 기사로 쓰겠다면서 앵무새 대통령이란 말이 마음에 드느냐고 물었다. 그는 과분하다면서 또 다른 꿈을 얘기했다. “외로운 홀몸노인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싶어요. 앵무새는 대화가 가능하고 애교를 잘 떨어요. 또 오래 살고 키우기가 쉬워요. 그분들에게 새로운 손자를 안겨주고 싶습니다.” 이 학생. 참 순수하고 기특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려대 24.9대 1-연세대 18.5대 1… 수시 경쟁률 작년보다 큰 폭 하락

    주요 대학이 올해 입시의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8일 마감한 결과,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의 경쟁률은 24.9 대 1로 지난해 31.5 대 1보다 낮았다. 연세대 역시 지난해 28 대 1에서 올해 18.5 대 1로 낮아졌다. 다른 대학도 대부분 비슷했다. 서강대 29.3 대 1(지난해 41.3 대 1) 성균관대 28.3 대 1(36.5 대 1) 건국대 22.7 대 1(48.2 대 1) 경희대 27.2 대 1(34.9 대 1)이었다. 올해부터는 수시모집의 지원횟수를 6회로 제한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묻지 마식 지원이 크게 줄고 실력에 맞춰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경쟁률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쟁률에 허수(虛數)가 사라졌을 뿐 실질적인 경쟁률은 예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학과별로 살펴보면 상경계열 등 전통적인 인기 학과의 경쟁률은 떨어진 반면에 비인기 학과의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고려대의 경우 심리학과(81.5 대 1)와 사회학과(77.4 대 1)의 경쟁률이 예년보다 치솟았다. 지난달 17일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가장 먼저 마감한 서울대 역시 국사학과 철학과 농경제사회학부의 경쟁률이 평균 경쟁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의예과의 강세는 여전했다. 고려대는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의대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28명 모집에 3098명이 몰려 110.6 대 1을 기록했다. 연세대 역시 22명을 모집하는 의대에 1523명이 지원해 69.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의학전문대학원과 약대에 지원할 수 있는 화공생명학과 생물학과 수학과 등의 경쟁률도 대체로 높았다. 연세대 수학과는 96.5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의예과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보통 다른 과를 의식하지 않고 소신 지원한다. 그래서 지원횟수 제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민대 “등록금 수준 이미 낮은데 억울”… 세종대 “예체능계 빼면 취업률 62.6%”

    정부가 재정지원 제한 대상으로 선정한 대학들은 부실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 명예가 실추되는 것도 문제지만 현재 진행 중인 수시모집이 더 큰 문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서울의 A사립대 관계자는 “그야말로 치명타를 입었다. 학생들의 지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특히 수시 지원이 6회로 제한된 올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이 발표에 더욱 관심이 많아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명단에 포함된 대학들은 한결같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국민대는 “평가 자체가 합리적으로 수행됐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경쟁력은 교육역량, 연구, 국제화를 종합평가해야 하는데 소수 지표만으로 나온 결과를 인정하기 곤란하다는 말. 이미 등록금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해당연도 등록금 인하율이 낮다는 이유로 부실 대학으로 모는 평가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대 역시 등록금 인하율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는 평가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장학금을 84억 원이나 늘린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학과 비중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부분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예체능계 비율이 15%에 달해 취업률 산정에서 불리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체능계를 제외하면 취업률이 62.6%까지 올라간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국대(경주캠퍼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평가결과 하위 15%에 들지 않았지만 취업률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됐기 때문. 대학 측은 “취업률 허위공시는 취업자 출근 상황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 생긴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8개 평가 지표 모두 우수하다. 부실 대학이 아닌데 이런 식으로 발표되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비치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도권 대학들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의 일정 비율을 수도권 대학에 강제 할당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방대보다 점수가 높은데도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으니 역차별이라는 논리다. 2년 연속 명단에 들어간 13곳의 충격은 더 컸다. 이들 대학의 관계자는 “나름대로 취업률을 높이고 개혁도 단행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다들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일부 대학은 바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세종대와 동국대는 이날 교육과학기술부에 이의신청을 했다. 국민대는 “교육 여건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한편 부족한 부분은 대폭 개선하겠다”고 했다. 동국대는 “일단 학교 홈페이지에 부실대학이 아니라는 부분을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취업률도 정확하게 공시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9-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26회 인촌상 수상자]인촌상 영광의 얼굴들… 수상소감과 공적

    《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30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26회째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산업기술, 인문사회문학, 자연과학, 공공봉사 등 5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와 학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 4명씩이 참여해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두 달 동안 진행됐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 교육 부문-서울과학고등학교국제올림피아드 3년간 金30개… “혁신에 혁신 거듭한 결과”“사회 일각의 편견과 오해 속에서도 서울과학고는 국제과학올림피아드와 각종 연구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모든 면에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덕분입니다.” 서울과학고 최병수 교장이 밝히는 학교 발전의 비법이다. 1989년 개교한 서울과학고는 수많은 과학 인재를 배출해왔다. 1993년에는 서울대 전원 합격 신화도 썼다. 위기도 있었다. 과학고 특혜 시비가 나오면서 2000년대 초반 소위 ‘자퇴파동’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핵심 과학인재를 육성해야겠다는 신념으로 버텨내며 위기는 오히려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학생선발, 교육과정, 인사, 시설, 예산 등 교육 활동 전 부문에 걸쳐 개편을 추진했다. 결과는 눈부셨다. 세계 청소년의 두뇌 올림픽인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수학과 물리 분야의 대표가 모두 서울과학고에서 나왔고, 특히 물리에선 대표 5명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는 수학 대표 6명 가운데 5명, 물리 대표 5명 가운데 4명이 서울과학고 학생이었다. 수학에선 사상 처음으로 종합 1위까지 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학생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해주는 수업 분위기 덕분이죠.”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전체 참가자 가운데 2위를 차지한 김동률 군(15·서울과학고 1학년)이 꼽은 실력 향상의 비결이다. 올해 2월까지 서울과학고를 졸업한 3105명 중 박사 학위 취득자는 522명이다. 이 중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졸업생은 131명이다. 개교 이래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표로 참가한 서울과학고 학생 수는 240명으로 한국 대표의 44%를 차지한다. 학생의 연구 활동을 강조하는 교육과정도 눈에 띈다.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후 연구 활동과 관련된 이수 학점은 30학점에 이른다. 창의력을 기르는 연구 활동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매년 국내외 학술지에 1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최 교장은 “서울과학고는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기르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집짓기 봉사활동 등 학년별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졸업생이 중심이 된 교육봉사활동 단체도 왕성한 외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적 ▼23년의 짧은 역사에도 탁월한 교육과정 운영과 체계적인 학생지도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과학인재들을 배출했다. 과학 부문의 특수목적고등학교로 시작해 2009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했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거둔 성과는 단일 고교로는 세계 최고 수준. 최근 3년 동안 금메달만 30개를 따냈다. 무학년 졸업학점제, 연구 중심의 교육과정,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 등은 교육과정을 선도하는 서울과학고만의 특별한 작품들이다. 1999년과 2003년에는 전국과학전람회 대통령상을, 지난해에는 삼성휴먼테크 논문대상 특별상을 각각 수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산업기술 부문-권오현 씨 (삼성전자 부회장)한국 반도체산업 성장 주역… “이젠 창의적 혁신으로 리드”“뜻깊은 상을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반도체산업이 국가 기반산업으로 성장해 세계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것은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60·사진)은 수상의 기쁨을 반도체업계 전체와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을 통해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 준 정부와 각 기관에도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1977년 이래 줄곧 반도체 산업에 몸담았고, 한국은 그동안 전자산업과 정보기술(IT) 분야의 세계 최대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의 발전이 한국 전자산업을 성장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술 확보가 가전제품, 휴대전화 완제품 부문의 성과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1992년 메모리 개발팀장으로 64메가D램을 처음 개발한 이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세계 최고 자리를 유지하려면 창의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두를 추격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업계의 리더로서 창의적인 혁신으로 시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업무 환경을 만들고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 부회장은 경영 방침을 묻자 “어려울수록 미래를 준비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낸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불황기일수록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경쟁 회사들의 극심한 견제 속에서도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어려운 환경이 계속될 것입니다.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이 되려면 쉼 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죠.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변화를 파악하는 마켓 센싱(market sensing) 역량을 높여 정면으로 돌파하겠습니다.”▼ 공적 ▼1977년 전자기술연구소(현 전자통신연구원) 반도체 설계실 연구원을 시작으로 35년 동안 한국 반도체산업을 이끌어 왔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64메가D램(1992년), 256메가D램(1994년), 1기가D램(1996년)의 세계 최초 개발을 주도했다. 1997년 시스템 LSI 제품기술실장을 맡아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고부가가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또 2008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을 맡아 반도체산업이 2010년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인문사회문학 부문-임형택 씨 (성균관대 명예교수)한문학 가치 재정립 한우물… “한국문학 바탕 한문학 연구”“권위있는 인촌상 수상자로 선정돼 감격했습니다. 제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지 외람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인촌 선생은 우리가 알다시피 일제강점기 언론과 교육 부문에 공적이 큰 분이죠. 당시 양심적인 학자들을 많이 도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훌륭한 분을 기리는 상을 받게 돼 더 뜻깊다고 생각됩니다.”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69·사진)는 한국 문학과 한문학 연구에서 문학이론뿐 아니라 문학사에 탁월한 연구 실적을 남긴 학자로 꼽힌다. 특히 1960, 70년대만 해도 한국 문학에서 철저히 소외된 분야였던 한문학을 체계적인 학문 영역으로 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1970년대 한국고전문학연구회와 한국한문학연구회, 1990년대 민족문학사연구소 설립을 이끌며 한문학의 가치 재정립에 평생을 바쳤다. “한문학에는 우리의 엄청난 문화유산이 산적해 있어요. ‘누가 해도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문학을 따로 특화시키는 것은 바라지 않아요. 한국 문학, 한국 문화의 전체적인 틀 안에서 한문학을 연구해나가는 게 맞습니다.” 임 교수는 한문 단편 소설을 발굴해 소개한 ‘이조한문단편집’(1973년), 한문 서사시의 실체를 발굴한 ‘이조시대서사시’(1994년), 새 가사문학들을 찾아낸 ‘옛 노래 옛 사람들의 내면풍경’(2005년) 등의 저작을 통해 한문학의 살을 찌웠다. 전통적인 실사구시의 학풍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한국학의 질적 수준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흔을 앞둔 나이에도 학자로서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소설사 부문을 더 정리하고 싶습니다. 또 동아시아 문제를 담론이 아니라 학문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임 교수는 최근 영토 문제로 한중일 3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과 관련해 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한중일 정치인들의 역할이 크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학자들이 좀더 적극적인 발언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자들이 자국주의적인, 혹은 일국(一國)주의적인 입장에서 봐서는 안 됩니다. 동아시아라는 큰 틀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참다운 이성적 대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적 ▼서울대 국문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명예박사를 받았다. 계명대 한문교육과, 성균관대 한문교육과에서 40년 가까이 후학을 양성했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장, 한국실학학회장, 연세대 용재 석좌교수, 한국고전번역원 이사장을 지냈고, 현재 실학박물관 석좌교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이조한문단편집’ 등 다수의 한문학 저서를 집필했으며 특히 ‘실사구시 한국학’은 ‘동아시아 근대 고전 100선’에 꼽히기도 했다. 도남문학상 한국백상출판문화상 만해문학상 다산학술대상 단재학술상 등을 수상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자연과학 부문-김은준 씨 (KAIST 석좌교수)뇌 신경세포 세계적 권위자… “정신질환 연구 진일보 최선”“수상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보다 훌륭한 연구자들이 많은데 제가 수상하게 돼 죄송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잘하라고 주신 상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은준 KAIST 석좌교수(48·사진)는 정신질환의 원인을 밝히는 데 있어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뇌 신경세포가 아니라 신경세포의 다리 역할을 하는 ‘시냅스’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1995년 하버드대 연구원 시절에 시냅스를 구성하는 특정 단백질을 최초로 발견해 유명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20여 개의 시냅스 단백질을 추가로 발견해 관련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됐다. 사람의 뇌에는 100조 개가 넘는 시냅스가 있다. 이는 시냅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1000여 개의 통제를 받는다. 그는 유전자가 하나라도 잘못되면 신경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이것이 다양한 정신질환으로 연결되는 인과관계를 알아냈다. 지난해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키는 시냅스 유전자를 밝혀내 주목받았다. 올해 6월에는 자폐증을 일으키는 시냅스 유전자를 처음으로 밝혀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자폐증은 세계적으로 7000만 명이 앓고 있지만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을 줄이는 약만 나와 있다. 그는 수많은 시냅스 유전자들이 각각 어떤 정신질환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지를 찾고 있다. 만약 여러 정신질환에 연관된 핵심 유전자를 찾는다면 정신질환에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5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단장에 선정됐다. IBS는 10년에 걸쳐 10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그는 “인류가 뇌와 신경과학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국내 다른 연구단과 협력해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그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적 ▼신경과학 분야 주요 주제인 ‘시냅스’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부산대 약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부산대 교수를 거쳐 2000년부터 KAIST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3년 창의연구단장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40대 나이로 KAIST 석좌교수에 임명됐다. 5월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에 설치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에 임명됐다. 2004년 ‘젊은 과학자상’과 2005년 ‘생명약학회 우수논문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KAIST ‘학술대상’을 수상했다.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 공공봉사 부문-이길여 씨 (가천길재단 회장)이웃과 세상을 품는 여의사… “쥐고 있는 것 내려놓았을뿐”“손에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으면 마음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봉사한 것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사진)의 수상 소감에는 평소 그의 봉사에 대한 철학이 묻어났다. 이 회장은 1959년부터 통통배에 간호사와 미용사를 태우고 서해 낙도를 돌며 의료 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6·25전쟁의 상흔을 극복하느라 봉사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하던 시절이었다. 그가 일찌감치 봉사에 눈을 뜬 것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 전북 군산의 부농이었던 고향집에는 늘 거지들이 찾아왔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소반에 밥과 국, 반찬을 정성스럽게 차려 어린 이 회장이 나르게 했다. “거지라도 내 집에 찾아온 손님은 소홀히 대접할 수 없다”는 철학 때문이었다. 그는 1968년부터 여성을 위한 자궁암 무료검진을 시작하며 체계적인 의료봉사에 나섰다. 또 건강보험이 없던 시절 환자들이 치료비를 떼먹고 달아날 경우에 대비해 당시 병원들이 받았던 보증금을 없앴다. 그는 “환자들이 치료비 대신 놓고 간 생선과 나물이 병원 마당에 수북하게 쌓였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82년과 1988년 오지와 다름없던 경기 양평군과 강원 철원군에 양평길병원과 철원길병원을 개원했다. 두 병원 모두 수지를 맞추기 힘들었지만 주민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 1995년에는 적자에 시달리던 백령도의 적십자병원을 떠맡아 2001년까지 백령길병원을 운영했다. 이 회장의 봉사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1991년부터는 해외 어린이 심장병 환자를 무료로 수술하고 있으며, 베트남 꾸이년 시에 한센병 환자를 위한 직업훈련센터를 설립해 자활을 돕고 있다. 이 밖에 그는 시민들이 낸 성금으로 생활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돕는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1992년)와 ‘가천미추홀청소년봉사단’(1993년)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또 2010년부터는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와 함께 0∼3세 영아를 위한 육아공동체인 ‘세살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공적 ▼‘이웃과 세상을 품는 여의사’로 불리는 그는 195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인천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개원한 뒤 반세기 넘게 의료봉사 활동을 계속해왔다. 자궁암 무료검진으로 12만여 명에 이르는 한국 여성들의 건강을 지켰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의료부조운동단체를 세워 4000명이 넘는 환자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특히 무료 심장병 수술을 통해 세계 13개국 어린이 252명이 새 생명을 찾았다. 이런 공로로 200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으며 지난해 미국 뉴스위크가 발표한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에 선정됐다.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제26회 인촌상 심사위원▽교육 △위원장: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위원: 권대봉 고려대 교수, 김헌규 동국대 명예교수, 이택휘 연세대 석좌교수▽산업기술 △위원장: 금동화 공학한림원 부회장 △위원: 권오경 한양대 부총장, 김이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이계형 단국대 산학협력 부총장▽인문사회문학 △위원장: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 △위원: 이성규 서울대 명예교수, 이태수 인제대 석좌교수, 홍정선 인하대 교수▽자연과학 △위원장: 백성기 포스텍 전 총장 △위원: 김정회 KAIST 교수, 윤경병 서강대 교수, 이철의 고려대 교수 ▽공공봉사 △위원장: 최성재 한양대 석좌교수 △위원: 김동배 연세대 교수, 양옥경 이화여대 교수, 전광현 서울신학대 교수▽언론출판 △위원장: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위원: 양승목 서울대 교수, 이기웅 도서출판 열화당 사장, 이종석 위암장지연기념회 회장 (가나다순)}

    • 2012-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신]‘2013학년도 수시 적성검사 온라인 모의고사’ 外

    ■ ‘2013학년도 수시 적성검사 온라인 모의고사’가 전국 수험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실시된다.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가 주최하고 ㈜드림교육 ㈜채널큐적성검사연구소가 주관하는 적성검사 온라인 모의고사는 ‘통합모의고사’와 ‘대학별 모의고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통합모의고사 신청기간은 9월 5일까지이며 6∼8일 중 원하는 시간에 적성검사 온라인 모의고사 홈페이지(www.d-camp.co.kr)에 접속해 응시할 수 있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www.d-camp.co.kr 또는 전화 1577-9860■ 교육전문그룹 비상교육의 대입 브랜드 비상에듀(www.visangedu.com)가 고등학생들의 2학기 시험 만점을 기원하며 ‘7가지 만점 색연필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상에듀가 연중 실시하는 ‘공부중독 나누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 이벤트는 같은 반 친구들 20명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비상에듀 이벤트 페이지에서 ‘우리 반’을 만들고 시험 만점을 위한 의지를 댓글로 표현하면 된다. 9월 10일까지 같은 반 친구 20명이 모인 학급에는 참가자 전원에게 7가지 만점 색연필을 무료로 보내준다. 홈페이지(www.visangedu.com) 참조. 1544-7390■ 온라인 교육기업 메가스터디가 9월 6일 오후 7시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개최한다. 1부 강연에선 메가스터디 영역별 수능 전문 강사들이 행사 이틀 전 치러지는 수능 모의평가의 출제경향을 분석하고 올해 수능 마무리 전략을 제시한다. 2부 강연에선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가 ‘2013 수시 지원 및 수능 마무리 전략’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참석자 전원에겐 설명회 자료집을 무료로 준다. 참석을 원하는 학생 및 학부모는 5일까지 메가스터디 사이트(222.megastudy.net)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1599-1010}

    • 2012-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원자력 에너지 기술 직접 체험해볼까

    원자력이라는 단어에서 무엇이 떠오르나. 지난해 미국의 대학에서 10대 청소년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은 32%가 ‘에너지’를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월 발표한 ‘원자력에너지 안정성에 대한 대국민 조사’에서는 남녀 1011명 가운데 89.9%가 전력공급원으로 원자력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막연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같은 조사에서 원자력에너지와 관련해 핵 방사능 사고 등 두려움을 떠올린다는 비율(52.6%)이 자립 경제성장 등 긍정적인 측면을 떠올리는 비율(47.4%)보다 높았다.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고 원자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국가원자력연구개발 성과한마당 2012’가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연구재단,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주관한다. 최근 5년 동안 원자력과 관련해 나온 연구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자는 취지다. 행사에서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력 과학원리체험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주제는 △미래 △연구개발 △안전 △방사선 △첨단원전 등 5가지. 참가자들은 원자력 과학이론과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물로 움직이는 모형 자동차를 직접 움직여보고, 원전 시설 원격 점검 로봇 체험을 하는 식이다. 원자력 분야 권위자들이 과학자로서의 꿈과 열정, 원자력 연구 개발 경험을 말해주는 ‘전문가 멘토링 강연’도 마련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속 김용완 박사 등 전문가 11명이 원자력 수소, 초전도물질에 대해 매회 20분씩, 4일 동안 15회에 걸쳐 이야기한다. 창의력 과학원리체험 프로그램은 초중고교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개발 성과한마당 홈페이지(www.nuclearSTfestival.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단체 관람을 하면 출석 및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인정받는다. 02-6000-1052.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도입 무산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서울시교육감 소속 학생인권옹호관 운영 조례안’이 부결됐다. 학생인권옹호관 제도는 1월 공포된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후속 조치. 학생인권 관련 실태조사와 정책연구, 인권침해 및 학생복지에 관한 상담을 맡도록 하자는 취지다. 서울시의회는 27일 제24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93명 가운데 58명이 찬성, 25명이 반대, 10명이 기권해 조례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재의요구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9일 본회의에서 학생인권옹호관 운영조례안을 의결했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제동을 걸었다. 교과부는 “학생인권조례와 마찬가지로 교권 침해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교과부 장관이 재의요구를 요청할 경우 시교육청은 반드시 교육위원회 또는 시도의회에 재의요구를 하도록 돼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8-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북교육청 “학교폭력 인터넷 조사 불참”

    전북도교육청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인터넷을 통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불참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좌파교육감이 이끄는 시도교육청들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거부 또는 보류한 데 이어 실태 파악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이어서 정부와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교육청은 정부가 정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학교별 서면조사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을 이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전했다. 전북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교육감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개입 자체가 월권이다”라고 주장했다. 실태조사를 교육과학기술부가 시도교육청에 강제할 권한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교육청은 개인정보의 유출 가능성을 지적하며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지성 대변인은 “학생이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기재하는 과정에서 위축돼 진실을 기재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온라인 조사와 같은 내용의 설문지를 서면으로 만들어 조사하고, 이 결과를 다른 시도교육청처럼 11월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공개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전북도교육청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며 비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이 개인식별번호를 받는 순간, 주민등록번호 등의 내용이 삭제돼 정보 유출 걱정이 전혀 없다. 전북도교육청의 주장대로 학교에서 서면으로 조사하면 학생들이 눈치를 보거나 학교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서 신뢰도가 오히려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온라인 실태조사는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한 방법이고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제 와서 빠지겠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우편을 이용한 설문인 데다 강제성이 없어 회수율이 25%에 그치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자 온라인설문을 도입했다. 학생 개개인이 시도교육청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접속해 피해 사례뿐 아니라 가해 및 목격 사례까지 기재하는 방식이다. 앞서 전북도교육청은 1차 조사 결과가 나온 4월, 설문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학교별 보고서를 각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최근에는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문제를 놓고도 교과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학생부 기재 방침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런 방식이 △교육적이지 않고 △법령을 위배하는 이중처벌이고 △국제기준에 맞지 않음은 물론이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과부 관계자는 “전교조의 주장은 피해자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가해자 중심주의다. 교육 현장에서 학교폭력에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고도 저렇게 주장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시 요강은 언제쯤…” 속타는 대입 수험생

    고3 수험생 정성원(가명) 군은 2학기가 시작되면서 밥맛을 잃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입 지원 전략을 아직도 짜지 못했다. 정 군은 올해 초 일찌감치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승부수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정 군이 지망하는 대학의 정시 모집요강은 수능이 끝난 뒤인 11월 말쯤에나 나올 예정이다. 정 군은 “어차피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왜 이렇게 늦게 발표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올해 대입 정시 모집요강 발표가 늦어지면서 정 군처럼 애간장을 태우는 수험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아일보가 서울의 주요 대학 20곳을 조사한 결과 정시 모집요강을 발표한 곳은 서울대 한 곳뿐이다. 서울대만 3월 8일 수시·정시 모집요강을 동시에 발표했고, 나머지 대학들은 수시 모집을 앞둔 최근에서야 수시 모집요강만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도 서울대만 3월 17일 두 가지 모집요강을 발표했고, 다른 대학들은 원서접수를 눈앞에 둔 11월경 정시 모집요강을 발표했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사립대는 수능 이후 정시 모집요강을 발표한 뒤, 원서접수 기간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고 다시 모집요강을 바꿔 수험생,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대학들은 매 학년도 정시 모집을 1년 앞둔 전년도 11월에 모집계획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 모집계획은 수험생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험생이 알고자 하는 대학 및 학과의 수능 영역별 반영 여부와 가중치, 학과별 모집인원 등이 모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고3 학부모 김선영 씨는 “대학이 정보를 주지 않으니 학부모들은 비싼 돈 주고 학원 컨설팅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도 “늦어도 고3 1학기 초에는 수시와 정시 모집요강을 발표해 준비할 시간을 줘야 제대로 옥석을 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원망에도 대학들이 발표를 늦추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의 A사립대 입학처장은 “사실 모집요강은 지금이라도 발표할 수 있다. 늦게 발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눈치 전략’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야 눈치 볼 학교가 없으니 일찍 발표하지만 상위권 대학이 놓친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학교들로선 다른 학교 상황을 살피며 조금이라도 늦게 발표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 충원율이나 수익과 관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B사립대 입학처장은 “수시에서 충원되지 않은 인원을 정시 모집인원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모집요강 발표를 미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C사립대 관계자는 “입시 전형료 수익을 늘리려면 지원 경쟁률을 높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학교보다 조금이라도 수험생들에게 유리한 모집요강을 발표해야 한다”며 “따라서 모집요강 발표를 둘러싸고 대학들이 서로 눈치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 2012-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