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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나트륨 줄이기에 집중했던 식품 당국이 당 줄이기에 나서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비만과 당뇨병을 일으키는 당류의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마련해 3월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식품 당국은 국내 당 섭취량이 아직 적정 범위 안이지만 아동 청소년을 중심으로 섭취량이 급격히 늘어 향후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식약처는 일단 당류 과다 섭취 예방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조리 음식, 가공식품에 첨가된 첨가당(대체감미료)의 섭취량을 줄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과자, 음료 등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당의 양을 명확하게 표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당류를 조금만 첨가하는 건강 조리법도 보급할 계획이다. 당류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 대체 재료도 개발해 식당과 가정에 보급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몇몇 방송을 통해 설탕을 많이 쓰는 조리법에 관대한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이런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영국이 추진하고 있는 ‘비만세(설탕세)’의 도입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당류가 들어있는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의 규제가 현재 수준에서 불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당은 신체 기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이지만 과도하면 비만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아이스크림, 과자 등에 포함된 첨가당은 비만을 직접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당 섭취량은 총 에너지 대비 약 10%로 적정한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당류를 하루 섭취 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루 2000㎉를 섭취한다면 당류를 50g 미만으로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1~2세(19.3%), 3~5세(16.4%) 등 영유아의 당 섭취가 다소 과도한 상황이다. 식품당국은 2010년부터 정부가 펼친 나트륨 저감 정책처럼 당 섭취 줄이기 정책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에 따라 국내 일일 나트륨 평균 섭취량은 2005년 5257mg에서 2014년 3890mg으로 약 26% 줄었다.유근형기자 noel@donga.com}
건설 등 일용직 근로자들도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에 신규로 가입한 일용직 근로자는 39만 명으로, 전년(1만4000명)보다 대폭 늘었다. 정부가 국세청과 고용노동부의 소득 자료를 활용해 국민연금 가입을 적극 권유하는 시범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면서 가입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정호원 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일용직 근로자는 2014년 이전에는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잘 못 해 노후 준비가 취약한 편이었다”라며 “10인 미만 사업장에 월소득 140만 원 미만 이하 노동자에 대해 국민연금 보험료의 75%를 지원(국가 50%, 회사 25%, 개인 25%)하는 두루누리 사업 등이 일용직 근로자의 연금 가입을 유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경력단절 여성 등 연금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사각지대도 소폭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직, 폐업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해 납부예외자로 분류된 가입자는 전년보다 6만 명 줄었다. 하지만 국민연금 의무가입자가 아님에도 임의적으로 연금 보험료를 내는 임의가입자는 같은 기간 9만 명 줄어들었다.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도 늘고 있다. 가입자수는 2011년 1989만 명, 2012년 2033만 명, 2013년 2074만 명 등 해마다 늘었다. 고령화 여파로 연금을 받는 사람의 수와 연금 지급액도 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315만 명으로 월평균 35만 원을 받고 있다. 연금을 받는 사람은 2010년(229만 명)에 비해 약 49%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노인(61세 이상) 인구 증가세(22.2%)보다 증가폭이 더 빠른 것이다. 특히 20년 이상 가입한 노령연금 수급자는 매월 평균 88만3050원을 받았다. 가입 기간이 10~19년인 수급자는 월평균 40만3700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현재 국민연금을 가장 많이 받는 수급자는 광주의 A 씨로 1988년부터 2010년까지 22년간 가입한 뒤 5년간 연금 지급을 연기해 가산율을 적용받아 매월 187만 원을 받고 있다. 최고령 수급자는 108세인 서울의 C 씨로 자녀가 사망한 뒤 유족연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제도가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에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61세 이상 노인 중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약 62%에 이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제도 개선작업도 더딘 실정이다. 실직자가 구직 기간 중 보험료의 25%를 내면 국가가 나머지 75%를 지원하는 ‘실업크레딧’ 제도는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경력단절 여성이 과거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이력이 있으면 차후에 보험료를 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국회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에 대한 추후 납부를 허용하는 방안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경력단절 전업주부의 보험료 추후납부 허용, 장애·유족연금 수급 기준 개선 등이 포함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조속히 통과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유근형기자 noel@donga.com}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수술을 받아 유명해진 ‘예방적 유방 절제술’이 최근 10년간 3배로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예방 효과는 별로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근호가 미국 외과학술지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종양학과의 메라 골스핸 박사 연구팀은 미국 암 환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50만 명의 유방암 환자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2012년 한쪽 유방에서만 암세포가 발견됐지만 다른 쪽 유방까지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는 10년 전보다 3배로 늘었다. 이런 환자 중 절반은 양쪽 유방의 재건 수술도 했다. 한쪽 유방만 제거한 환자는 16%만이 재건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한쪽 유방에서 암이 발견된 환자의 약 1%만 나중에 다른 쪽 유방에서 암이 재발됐다. 대부분의 환자는 다른 쪽 유방을 절제하지 않아도 암이 발병하지 않았다.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종양만 일부 제거한 환자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과 BRCA2 유전자에 변형이 있는 경우에는 예방적 유방 절제술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졸리는 이 경우다. 국내에서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자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에 한해 예방적 절제술을 권하고 있다. 허진석 jameshuh@donga.com·유근형 기자}

여야가 4·13총선에서 내건 ‘대표 정책’ 중에는 뜬구름 잡는 얘기거나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공약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모두 내부 전투에 매몰되면서 그나마 내놓은 공약마저 ‘맹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공개한 여야의 ‘4·13총선 10대 정책’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1순위 정책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무성 대표도 앞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의 다른 이름은 ‘일자리 창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노동 개혁을 반대하는 야당과 일자리 문제로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일자리 공약은 사실상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에 가까웠다. ‘코리아 투어 패스’ 도입, 해양 관광 바닷길이나 산악 자전거길 조성, 크루즈 산업 활성화 등으로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어떻게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뜬구름 잡는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노동 개혁을 어떻게 관철할지에 대한 언급은 공약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제대로 된 경제민주화’를 공언했던 더불어민주당의 경제민주화 공약도 맹탕이긴 마찬가지다. 문재인 전 대표는 1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하며 “경제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대표도 “이번 총선은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정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더민주당이 공개한 경제민주화의 이행 방법을 보면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등 관련법을 만들거나 개정하겠다는 게 전부다.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대기업의 갑질 금지 등 선언적인 목표만 있을 뿐 관련 법의 어느 항목을 고치겠다는 세부 내용이 없다. 유권자들에게 ‘의지’만 보고 표를 달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정치 혁신’ 방안으로 차별화했지만 설익은 공약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의원 국민 파면(소환)제’는 의원이 실책했을 때 지역구 유권자들이 책임을 직접 물어 의원을 파면토록 하는 것이다. 국민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지역구 대표성만을 갖는 직책인지를 놓고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각론으로 들어가도 급조했거나 재원 마련이 어려운 공약이 많다. 새누리당은 사교육비 경감 공약으로 한국형 온라인 대학 공개 강좌(K-MOOC)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대학 강의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제도로 사교육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 국민의당은 현재 70% 수준인 대입 수시모집 비율을 20%로 대폭 줄이겠다고 했지만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시하는 대입 취지와 맞지 않는 데다 수능 사교육 시장만 키울 소지가 있다. 더민주당은 만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 하위 70%에게 10만∼20만 원을 지급하고 있는 기초연금을 30만 원까지 증액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현 제도만 유지해도 2040년 이후 100조 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한 데다 2018년 이후의 재원 마련책이 사실상 없다. 무책임한 선심성 공약인 셈이다. 경제계는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구호로만 외치는 속 빈 공약일 뿐”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야가 앞다퉈 일자리 창출, 경제 발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지만 정작 경제활성화법, 노동개혁법 등 당면한 일은 정치권 논리에 휩싸여 외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홍수영 gaea@donga.com·유근형·서동일 기자}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과 박완수 수석부회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김 회장과 박 부회장은 제42대 대한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우편과 온라인 투표를 합산해 총 6237표를 얻어 득표율 69.7%로 당선됐다. 2위(박혁수, 국우석)는 2711표를 얻는데 그쳤다. 우편과 온라인 투표를 합산해 회장단을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첫 번째 임기에서 이 사업이 마무리되기 어렵게 되자 재선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 한의협 회원들이 공감의 목소리를 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번 한의협 선거는 투표권이 있는 1만721명 중 8968명이 참여해 투표율(83.6%)을 기록했다.유근형기자 noel@donga.com}

“이제는 말할 수 있는데 말이야…. 사실 2012년 대선 당시 선거 운동이 한창일 때 ‘기초연금 20만 원 준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지도 몰랐어.” 처음엔 술자리 농담이라 여겼다. 한데 곱씹을수록 농(弄)으로 치부할 말은 아니었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캠프에 참여했던 A 씨. 이기는 데 집중하다 보니 공약에 세세히 관심을 두지 못했다고 했다. 물론 모든 관계자가 그와 같진 않았겠지만. 선거 과정에서 공약이 갖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전해져 헛헛했다. 4·13총선을 앞두고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인의 눈높이에선 옥석을 가리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공약의 꽃’이라는 복지 분야는 복잡한 정책 용어가 많아 더욱 그럴 게다. 게다가 공천과 선거 준비가 늦어져 남은 시간마저 촉박한 이번 총선에서 독자를 위해 ‘복지 공약 감별법’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먼저 ‘100%’, ‘전액’, ‘24시간’, ‘모든’ 등 확정적인 수식어가 붙은 공약은 일단 의심하고 보는 게 상책이다. 복지는 공짜라는 인식이 강하기에 이런 수사를 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큰 오산이다. 처음엔 다 지원할 것처럼 하다가 정작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일례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셋째 아이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 원 지급 등은 실행에 옮겨졌지만 당초 공약보다는 내용이 많이 축소됐다. 이번 총선 공약들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육아휴직급여 통상임금의 100%로 인상’, ‘중앙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100% 담당’ 등도 비슷한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들이다. 특히 의료비를 100% 또는 전액 지원하겠다면 ‘지킬 수 없는 약속’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 국내 건강보험 시스템에서는 진료, 처방, 약값 등 의료 서비스가 제공됐을 때 환자가 부담하는 몫(자기부담률)이 반드시 있다. 엄청난 건강보험 지원(산정특례)을 받은 암 환자도 전체 의료비의 5%는 부담한다. 그런데 ‘100%’ 보장을 약속했다면 국내 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이런 팁만으로는 나쁜 공약들을 모두 솎아내기 어려운 법. 그래서 복지 담당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나쁜 공약을 몇 개만 소개한다. 새누리당의 ‘청년 두루누리 사회보험 연금보험료 지원 확대, 경력 단절 여성 국민연금 보험료 추후 납부 허용’은 다소 몰염치한 공약이다. 지난해 국회에 설치된 ‘연금특위’, ‘사회적기구’ 등에서 6개월 넘게 논의했지만 여당의 소극적 태도로 처리가 무산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다시 공약으로 내건 자체가 실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이다. 더민주당의 ‘기초연금 30만 원까지 인상’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불과 한 달 전 ‘소득 하위 70%에 20만 원 전액 지급’ 공약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재원과 복잡한 구조 설계가 필요한 연금 공약이 한 달 만에 바뀌었는데 과연 정교한 분석을 거치기나 했을까. 유권자가 눈을 번쩍 뜨고 공약을 주시하지 않으면 정치권의 속이기는 계속된다.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20만 원’ 공약도 당시엔 무슨 돈으로 할 거냐고 얘기했다. (하지만) 정치적 의지가 강하니 결국 확립돼 시행 중이다.” 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기초연금 30만 원 인상’ 공약을 발표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목소리에선 자신감이 엿보였다. 김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기초연금 20만 원’ 공약을 사실상 디자인했다. 당시 야권은 기초연금 등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당했고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3년이 흐른 지금 야당으로 적을 바꿔 다시 기초연금 카드를 던진 김 대표의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할까. 더민주당은 현재 소득 하위 70%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10만∼20만 원씩 차등 지급하고 있는 기초연금을 2018년까지 3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올해는 먼저 기초연금 차등 지급을 없애고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20만 원을 전액 지급하는 방식으로 확대하고,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지급액을 30만 원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노인 세대가 우리나라 경제 발전 과정에서 가장 애를 많이 쓰고 노력했다. 그들의 생계를 유지할 재원을 마련해줄 의무가 있다”며 “복지 재원은 정치적 의지만 확고하면 어떤 형태로라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내놓은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기초연금 증액땐 정부-지자체 갈등 커질것” ▼“고령사회 주소비층 연금 늘려 내수 살려야”더민주당은 소득 하위 노인에게 30만 원씩 균등 지급할 경우 2018년 약 18조7000억 원이 필요해 현 제도를 유지할 때보다 6조4000억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용섭 총선공약단장은 “재정 복지 조세 등 3대 개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다. 부자 감세만 처리해도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이 같은 더민주당의 공약이 노인층을 겨냥한 ‘공수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연금을 인상하려면 먼저 기초연금법을 개정해야 한다.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여당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인상이 불가능한 셈이다.설사 기초연금 확대가 실현된다고 해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기초연금은 현행 제도를 유지해도 2040년에는 약 100조 원, 2060년에는 약 229조 원이 필요하다. 만약 기초연금을 30만 원까지 인상할 경우 기존 제도에 비해 최소 1.5배의 재원이 필요하다.새누리당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이날 “복지 혜택을 늘리는 것은 나쁜 게 아니지만 재정을 어떻게 확보할지 대안을 가지고 얘기해야 한다”며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하는 건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또한 기초연금 확대로 인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재정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기초연금의 재원은 중앙이 약 75%, 지방이 약 25%를 담당하고 있다. 제2의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고, 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초연금제도의 확대는 미래 세대의 재앙이 될 것”이라며 “기초연금 대상자를 30% 이하로 축소하고, 그 대신 연금액을 늘리는 게 더 적절하다”고 지적했다.하지만 기초연금을 단순 비용 문제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만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현재는 12% 수준이지만, 2060년에는 40%를 돌파하게 된다. 이들을 빈곤한 상태로 방치할 경우, 내수 부진에 따른 경제 침체는 물론이고 사회 불안과 계층 갈등 같은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100조 원(2040년)이 넘게 드는 기초연금 재원에 대한 공포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적연금(국민연금+기초연금)은 1.9% 수준이다. 이 비율은 현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70년에 가서야 서유럽 수준인 10%대를 돌파한다.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단순 숫자로 보면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경제 구조로 보면 기초연금을 올려도 적정 수준이다”라며 “노인들은 미래의 주력 소비부대인데, 제대로 된 연금을 주지 않으면 경제 전체가 가라앉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민동용 기자}
진료 중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주사기를 재사용 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위를 한 의사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게 의료법 개정이 추진된다. 음주, 마약 등을 투입한 상태에서 진료한 의사의 자격을 정지할 수 있는 기간도 현행 1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확대된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문제의 의료인의 진료를 금지할 수 있게 ‘자격정지명령제도’도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가수 신해철 씨 사망 등을 계기로 환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차원에서 발표된 것이다. 복지부는 의료계, 언론계, 환자단체 등 11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면허 취소 대상은 △의료용품을 재사용해 보건위생상 중대한 위해를 입힌 경우 △수면내시경 등 진료행위 중 성범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등 진료행위가 현격히 어려운 경우다. 보건당국은 의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진료를 할 수 없는지를 판단할 때 ‘동료 평가제’를 이용하기로 했다. 면허 취소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비도덕적 행위를 했을 경우 현재는 1개월만 면허 정지를 내릴 수 있지만 최대 1년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음주 후 진료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를 사용 △마약 대마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한 상태에서 진료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 등에는 면허 정지를 최대 1년까지 내릴 수 있다. 3년에 1회 실시하는 면허신고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취업 상황, 보수교육 이수 여부만 신고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뇌손상, 치매, 알코올 및 마약 중독 여부도 신고해야 한다. 의사 보수교육도 강화된다. 현재는 매년 8시간 이상의 보수교육만 이수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면허신고시마다 의료법령, 의료윤리, 감염예방, 환자안전 등 필수과목을 2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기초연금 30만 원’ 카드를 적극 고심하는 이유는 재원 마련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인 빈곤이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2014년 기초연금제도가 시행됐지만 상대적 노인 빈곤율(전체 노인 중 중위소득 50% 미만 비율)은 43.8%로 전년(47.9%)보다 약간 줄어드는 데 그쳤다. ○ 기초연금 도입해도 여전한 노인 빈곤 한국의 기초연금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도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근로자 평균임금(330만 원) 대비 기초연금액(20만 원) 비율은 6%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행 기초연금제도의 도입 효과도 시간이 흐를수록 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65세 이상 노인의 약 61%가 20만 원 전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비율은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연금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20년 이상이면 사실상 기초연금을 10만 원밖에 받지 못하게 된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산업화 민주화를 일군 노인 세대의 절반이 빈곤 상태라면 구조적으로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라며 “열심히 살았으면 노후에도 최소한의 기본 소득을 보전해주는 방향으로 기초연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OECD는 기초연금 대상 축소 권고 하지만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더민주당은 현 기초연금 재원(연 10조 원)의 절반인 약 5조 원을 추가로 투입하면 30만 원으로 올릴 수 있다고 하지만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10년, 20년 뒤의 필요재원에 대한 추계는 없다. 기초연금은 현행 제도를 유지해도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현재는 연간 10조 원가량이 투입되고 있지만 2040년에는 약 100조 원, 2060년에는 약 228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면 최소 1.5배 이상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행대로 운영해도 차후 재정에 큰 부담을 주게 될 기초연금 지출을 더 늘리려는 건 무모한 발상이다”며 “노인 간 빈부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지급액을 늘려도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지난해 국내 기초연금 제도의 노인 빈곤율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대상자를 대폭 축소하고, 연금액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연금은 노인 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그 취지를 살리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빈곤 탈출을 도와야 한다”며 “더민주당의 30만 원 공약은 장기적 재정 부담이 상당해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기초연금을 30만 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총선 공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대선 당시 기초연금 논란과 같은 연금 논쟁이 4·13총선을 앞두고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소득 하위 70%인 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월 10만∼20만 원을 차등해서 지급하고 있다. 이용섭 더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대 국회 임기 안에 기초연금을 30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을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당의 실버 공약에 포함시킬지를 조율 중이다”라고 말했다. 더민주당은 2월 이미 ‘기초연금 월 20만 원 지급’ 공약을 발표한 바 있어 이를 ‘월 30만 원’으로 확대하는 문제를 놓고 내부적으로 찬반양론이 대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당은 재원 마련 계획과 관련해 기초연금 예산(연간 10조 원)을 5조 원(중앙 3조5000억 원, 지방 1조5000억 원)가량 추가로 마련하면 30만 원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10년, 20년 뒤 필요한 예산에 대한 추계와 마련 방안은 사실상 없어 지속 가능하지 않은 공약이라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연금 30만 원’ 카드에는 김종인 더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출산 과정에서 수백만 원을 내고 제대혈을 추출해 업체에 보관했던 산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최근 난치병 치료에 쓰이는 제대혈 줄기세포가 노화방지 목적으로 둔갑해 불법 시술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제조된 양이 총 1만5000유닛(1유닛은 산모 1명이 출산할 때 추출할 수 있는 제대혈의 양)에 이르고, 이 중 4647유닛이 불법 유통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제대혈의 운영,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가족 및 기증 제대혈은 의학적 활용가치가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제대혈 활용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정리해봤다. Q. 최근 문제가 된 업체는 어떤 곳인가. A. 현재 법적으로 인정되는 제대혈 은행 방식은 △출산 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업체에 보관했다가 개인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가족 제대혈 △무상으로 공공에 기증하는 기증 제대혈 등 2가지다. 이번에 불법 시술 문제를 일으킨 제대혈 은행들은 공유 제대혈 형태다. 개인이 업체에 제대혈을 맡겼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유권이 개인이 아닌 회사로 이전되는 방식이다.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에는 내 제대혈이 다른 사람에게 쓰일 수 있고, 정작 필요할 때는 타인의 제대혈을 제공받을 가능성도 생긴다. 이 같은 제대혈 불법 유출 및 사용 우려 때문에 2011년 제대혈 관리법 시행 이후 공유 제대혈은 운영이 금지되고 있다. Q. 불법 시술은 왜 끊이지 않는가. A. 일부 업체가 2011년 법 시행 이후에도 제대혈을 폐기하지 않고, 이를 불법으로라도 활용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적발된 A업체는 지난해 “계약 기간이 만료된 제대혈을 폐기하지 않겠다”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각하된 바 있다. A업체는 제대혈 1유닛을 100만∼200만 원에 불법 유통시켰고, 이는 일선 병원에서 노화 방지용 주사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유 제대혈이 영리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법원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라며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족 및 기증 제대혈까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Q. 일반 제대혈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A. 일각에서는 가족 제대혈의 활용도가 낮다고 주장한다. 난치병에 걸렸다면 이미 취약한 유전자를 가졌다는 의미인데, 자기 제대혈을 이용한 병 치료에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조혈모세포이식학회에 따르면 가족 제대혈은 오히려 치료효과(생착능력)와 활용도가 타인의 제대혈에 비해 높은 편이다. 자기 세포를 사용하는 가족 제대혈은 조직적합성항원의 일치도가 높아 부작용 우려가 작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 Q. 제대혈 활용에서 주의할 점은…. A. 제대혈 줄기세포를 활용한 시술은 난치성 질환 등 의학적 필요가 있을 때만 허용되고 있다. 미용, 성형, 노화방지를 위한 시술은 불법 행위이므로 받지 말아야 한다. 신꽃시계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현재 합법인 가족 및 기증 제대혈도 정부가 주기적으로 현황과 활용 추이를 점검하고 있다”며 “어떤 질환에 어떤 제대혈 형태가 더 효능이 있는지를 더 면밀히 검토해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제대혈이란?▼신생아의 탯줄 속 혈액을 말한다. 출산 시 채취해 냉동 보관했다가 향후 본인이나 부모 형제 등이 난치병에 걸렸을 경우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제대혈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풍부해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질환에 주로 사용돼 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해외에 진출한 국내 의료기관들이 피부성형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2일 공개한 ‘2015년 의료기관 해외진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해외 진출한 의료기관의 38%가 피부 성형에 집중됐다. 한방은 16%(22건), 치과는 13%(18건)가 뒤를 이었다. 국내 병원들은 주로 한류 열풍이 강한 국가들에 가장 많이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총 52건(37%)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33건), 카자흐스탄(9건), 아랍에미리트(UAE·8건)이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까지 누적된 해외진출 의료기관이 18개국 141건으로 2010년(58건) 이후 2배 이상 늘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18개국에 포함되지 않은 러시아, 미얀마, 카타르 등에도 진출을 준비하는 의료기관이 있어 이들이 실제로 진출하는 경우 진출국이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해외진출 병원을 지원하는 국제의료지원법이 6월부터 시행되면 성과가 더 늘어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좋은 공약이지만 좋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복지 공약 패키지를 들고나왔을 때 복지학계에서는 이런 평가들이 나왔다. ‘야권보다 더 나아간 파격적인 복지 공약’들을 선보이며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렸지만 장기적인 효과와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취임 3주년을 넘어선 현재 당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새누리당의 제18대 대선 복지공약들을 분석한 결과, 국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정책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지만 당초 공약보다 후퇴하거나,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미미한 뻥튀기 공약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지날수록 효과 반감되는 ‘기초연금’ 박근혜표 복지의 대표 격인 기초연금은 공약 후퇴 논란이 아직까지 이어지는 정책이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노인 생활에 도움을 주면서 장기적인 재원 마련에도 신경을 썼다’는 후한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20만 원 전액을 받는 노인이 급격히 줄어드는 ‘반쪽 연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과정에서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 원’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취임 이후 미래세대의 재정 부담 때문에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축소했고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을 적게 받는 구조로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와 마찰을 일으킨 끝에 사퇴했다. 현재는 기초연금 20만 원 전액을 받는 사람이 전체 노인의 약 60%에 이른다. 하지만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하고 장기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20만 원 전액을 받는 노인의 비율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컨대 국민연금을 10년 이상 가입한 사람은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20만 원)을 덜 받게 돼 있다. 박근혜 정권 전과 후의 지급액이 거의 비슷해지는 셈이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 국민연금 가입기간 증가 등을 고려하면 이번 정권의 기초연금 인상 효과는 10년이면 거의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정작 연금이 필요한 저소득 노인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계속된다. 대표적으로 기초생활보호대상자가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을 경우 그만큼 생계비 지원을 덜 받게 되는 부분이 그렇다. 복지부는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없고, 이럴 경우 차상위계층이 역차별을 받는다”고 설명했지만 노인단체들은 “기초연금을 줬다 빼앗는 격이다”라고 주장한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의 기초연금 후퇴에 반발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20만 원을 모두 주는 것’을 이번 4·13총선 공약으로 내걸고 나섰다.○ 효과 있지만 충분치 못한 4대 질환 보장 국민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당초 공약에 미치지 못한 정책들이 있다.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 부담’ 공약이 대표적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비의 환자 부담액은 2012년 1조119억 원에서 2015년 3972억 원으로 약 61% 감소했다. 역대 정권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의 의료비도 대폭 줄었다. 하지만 이는 ‘전액 보장’이라는 공약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특히 간호인력의 대거 확충 없이는 간병비 부담 경감 효과가 덜할 것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항암제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이 늦어져 일부 암 환자의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맞춤형으로 개편된 기초생활보장제도도 효용 논란을 겪고 있다. 빈곤층을 지원하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제도인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생계비,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등 4가지를 각각의 기준에 따라 맞춤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하지만 실제 수혜자와 지원액이 대폭 확대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부 교수는 “당초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생계비를 제외한 주거, 의료, 교육비 지원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저출산 공약 이행 비교적 양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성, 보육, 다문화 분야의 공약들은 이행 정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위험 임신부 지원 강화, 육아휴직 확대 등의 지원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저출산 기조를 반전시킬 만큼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공약은 중앙과 지방의 재원 갈등으로 상시적인 중단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대선 당시 큰 화제가 된 셋째 자녀 등록금 전액 지원은 소득 하위 80%를 대상으로 1, 2학년만 지원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경력단절여성 취업을 지원하는 새일센터는 공약대로 설립됐지만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약속한 공약들은 비교적 잘 지켰지만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 비교해보면 전체 예산 규모가 너무 작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유근형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건조한 겨울이다. 수분크림이나 영양크림을 잘 발라도 촉촉함은 일시적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다시 건조해지는 피부 때문에 불쾌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전문의들은 이를 ‘피부 사막화’라고 부른다. 건조한 날씨 탓에 피부의 수분 량이 감소하고, 민감해진 피부에 모공과 잔주름이 늘어 저항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건조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각종 피부질환이나 가려움증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피부 신진대사 악화는 피지선 분비기능 저하로 이어져 각질까지 생기기도 한다. 특히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은 건조한 겨울철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 민감성 피부는 외부의 자극 물질이나 알레르기 물질, 환경 변화나 인체 내부의 원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 자극반응이나 피부염을 잘 일으키는 피부를 말한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 피부 악화의 주범 피부에 수분을 보충하는 기초적인 방법은 물을 많이 마시고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이다. 물을 수시로 마시는 습관을 들여 체내에 수분을 많이 공급하면 피부도 촉촉해진다. 이와 함께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피부 건강과 탄력을 결정짓는 진피층을 촘촘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보습제는 되도록 자극이 적은 성분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비타민C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피부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세안 후에 바로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되도록이면 히알루론산이 함유돼 보습효과가 높은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보습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는 물광주사 등의 시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진피부과의원의 김우진 원장은 “비가 몇 번 온다고 해서 메마른 사막이 옥토(沃土)로 변하지 않는 것처럼, 피부 사막화를 극복하기 위해선 피부 본연의 힘을 기르고 혈관, 림프관, 신경을 포함하고 있는 ‘진피층’에 수분을 충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근본적인 해결책 중 하나가 고광택 물광주사다”라고 말했다. 고광택 물광주사가 대안 고광택 물광주사는 자기 부피의 200∼300배에 이르는 수분을 함유한 히알루론산(HA)을 직접 주입해 피부 조직을 촉촉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시술이다. HA는 분자 1개당 물 분자 218개를 끌어들이는 놀라운 수분 흡수 능력을 갖고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피부 탄력이 떨어지는 것 역시 HA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HA를 주입해 피부 건조를 막고, 주변 피부 조직의 섬유아세포 등을 자극하여 콜라겐 및 탄력 섬유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것이 물광주사의 원리다. 최근 출시된 고광택 물광주사 엘라비에밸런스는 피부 및 피부결을 개선하는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 상태에 따라 고강도집속초음파 아큐트라 등 다른 시술과 병행한다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시술 과정도 간단한 편이다. 시술 전 마취크림을 도포하고 제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 미만. 시술에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다. 시술 후 피부 진정에는 약 10분이 추가로 걸린다. 시술 3시간 이후에는 시술을 받다가 생긴 자국이 없어지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바늘 9개 동시에 시술하는 신기술 특히 진피부과는 더마샤인밸런스 물광주사 전용장비를 도입했다. 9개 바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최신식 기술이다. 주사가 피부 진피층에 침투하는 깊이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환자별 맞춤 치료가 가능하고 통증은 최소화했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존 물광주사는 지속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그에 반해 미세 HA 입자를 이용하는 시술은 물 분자를 기존의 것보다 수배가량 더 끌어당겨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피부 속 수분을 늘려줄 수 있다. 기존 물광주사에 비해 더 오랜 기간 자연스러운 탄력을 유지시키고 잔주름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해주는 것. 김 원장은 “엘라비에밸런스는 고순도 고함량 필러를 이용해 수분 보습인자인 히알루론산을 피부에 골고루 주입한다” “기존 물광주사 약물보다 피부 보습력 및 재생이나 피부톤 개선에 더욱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진피층에 정확한 양과 깊이로 HA를 주입하려면 의료진의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지, 정품을 사용하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물광주사 시술을 받은 뒤에도 외출할 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물과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 차관급으로 격상된 질병관리본부의 수장인 정기석 본부장(58)은 22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선제적 대응’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썼다. 지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위협의 최대치를 상정해 방역망을 짜겠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를 위해 바이러스 발생국을 방문했던 남성의 피임기구 착용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2개월로 강화해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브라질 남성의 정액에서 2개월가량 바이러스가 머문 것으로 보고된 것을 감안해 곧장 국내 상황에 적용한 것. 중국 내 환자 3명의 정보도 국가 간 공식 경로뿐만 아니라 민간재단을 통한 ‘우회로’를 통해 최대한 신속히 입수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에서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 즉각 입원시켜 바이러스의 성격과 한국인의 유전자(DNA)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관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달리 공기 감염이 아니어서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지만 선제적 대응은 아무리 철저히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로 사기가 떨어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뛰어난 인재를 모으는 것도 그의 관심사다. 선진적 방역 체계를 구축하려면 우수한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게 필수다. 비정규직 의사 출신 역학조사관도 10년 정도 근무하면 고위공무원단에 채용될 수 있는 자격과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정 본부장은 지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라사열, 웨스트나일열 등 신종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국내 생산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정 본부장은 “지카 의심환자의 유전자 검사에 신속하게 착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 진단키트를 영국 회사에 의뢰해 만들어둔 덕”이라며 “국산 진단키트 개발 추진은 보건의료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

진행성 위암으로 투병 중인 이주원 씨(43)는 최근 빌라에서 반지하 월세방으로 이사를 했다. 남편이 치료비를 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항암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이 씨는 비슷한 이유로 다섯 살 아들이 다니던 유치원도 그만두게 했다. 이 씨는 “정부가 4대 중증질환(암, 심혈관,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보장성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그런 얘기는 나한테는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고 한숨지었다. 위암은 치료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덩어리만 찾아가 파괴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생존율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전이가 됐거나 국소진행성 위암, 재발한 암 등 2차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다르다. 5년 생존율이 20%대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고가 항암제 비용 고통 여전 하지만 최근 2차 치료에도 표적치료제가 도입되면서 사망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문제는 이 약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약값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 김열홍 고려대 안암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국내 진행성 위암 환자들도 글로벌 기준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항암제 건강보험 지원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박근혜 정부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12개 항암 신약에 대해 건강보험 지원이 시작되는 등 암 환자의 부담이 조금씩 줄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암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총 8350억 원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 지원이 늦어지면서 고가의 항암제 비용을 떠안는 환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7년 이후 허가한 항암 신약 중 아직 37개는 여전히 건강보험이 지원되지 않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이 지원되는 약보다 적용되지 않는 약이 더 많은 상황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암제의 상당수는 대체 불가능한 치료제다.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위해서는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항암제의 약 30%(11개)는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혈액암용 치료제다.○ 항암제 도입 속도 OECD의 1.5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국내 항암제 도입 속도는 상당히 늦다. OECD 주요 20개국의 신약 개발 이후 건강보험 지원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83일이지만 국내는 약 633일이나 걸린다. 일본(88일), 독일(100일), 미국(180일) 등과의 차이는 더욱 크다. 정부가 약가 인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빠른 신약 도입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해도 정부와의 약가 협상에서 적정 가격을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도입을 꺼린다는 것. OECD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에 출시된 의약품의 가격은 OECD 평균의 44% 수준이다. 정현철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안정화를 위해 항암제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해 제약사들이 국내 공급을 꺼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비교 대상이 없는 신약까지 경제성 평가를 너무 까다롭게 요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항암제 신약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체 건강보험 재정에서 항암제에 지원되는 비율은 약 1.5%인데 전체 사망 원인 1위인 암 환자 수를 고려하면 너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백민환 다발골수종환우회장은 “산정특례를 인정받는 암 환자들은 어차피 약값의 5%만 부담하기 때문에 정부가 지금보다 적정 가격에 약을 도입해도 부담이 적은 편”이라며 “정부가 약값을 후려쳐서 싸게만 도입하려고 하기보다는 진짜 시급한 약을 빨리 들여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민연금 기금으로 청년 주택을 짓자.” vs “국민 노후자금인데 건드리면 안 된다.” 4·13 총선 복지 논쟁의 핵으로 국민연금 기금을 사용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500조 원을 돌파한 적립기금을 청년 복지에 사용하자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중산층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건설에 국민연금 기금을 사용하는 안을 제안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주택 정책의 재원으로 기금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당도 ‘1호 법안’으로 만 35세 이하의 청년에게 임대주택 자금을 빌려주면서 국민연금 기금을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법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국민연금 활용론자들은 기금을 청년 복지에 사용해 고용 안정을 통한 출산율 향상에 기여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기금은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기금으로 볼 수도 있다”며 “현재 연 50조 원가량 기금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중 5조∼10조 원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 기금이 한국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커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총생산(GDP) 대비 기금 비율은 30%를 돌파했고, 2035년이 되면 50%까지 육박한다. 이에 기금을 복지에 사용해 적정 수준을 유지하자는 것. 하지만 2100만 국민연금 가입자의 노후자금을 섣불리 사용하면 안 된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해 2060년으로 예정된 기금 고갈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 앞서 정부가 1994년부터 약 10년 동안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국민연금 기금 45조 원을 사용했다가 제대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060년 국민연금 고갈을 고려해 보험료를 올려도 모자라는 상황인데, 여기저기서 복지사업에 기금을 쓰기 시작하면 불신이 커지고 임의가입자가 탈퇴하는 등 대란이 일어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기금 사용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금을 복지사업에 사용하려면 최소한 국고채 수익률 이상의 수익이 보장돼야 한다”며 “하지만 이 정도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사업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4·13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앞다퉈 복지 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고 포퓰리즘 경향이 강한 ‘날림 공약’이 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아일보는 경제, 복지, 정책 분야 전문가 20인 설문조사를 통해 3당이 최근 발표한 복지 분야 공약 15개의 실현성과 지속성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의 6개 공약은 10점 만점에 평균 6.1점, 더민주당의 8개 공약은 4.8점, 국민의당의 1개 공약은 4.4점을 받았다. 특히 3당 공약에 대한 포퓰리즘 경향을 측정한 결과 더민주당의 포퓰리즘 지수가 가장 높은 6.5점을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5.3점, 새누리당은 4.9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더민주당의 ‘청년 취업활동비 월 60만 원씩 6개월 지급’을 가장 문제가 많은 공약으로 평가했다. 15개 공약 중 최하점(3.7점)을 받았는데 현재 서울시와 성남시가 논란 속에서도 각각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는 ‘청년수당’과 ‘청년배당’의 확장판이라는 지적을 듣고 있다. 재원 마련이 불투명한 더민주당의 ‘육아휴직급여 현 통상임금 40%에서 100%로 인상’ 공약도 4.2점의 나쁜 평가를 받았다, 새누리당 공약 중에는 ‘중저신용자 대상 1조4000억 원 대출’이 5.3점으로 가장 점수가 낮았다. 반면 새누리당의 ‘경력단절 여성 국민연금 보험료 추후 납부 허용’은 15개 공약 중 가장 높은 7.2점을 받았으며 더민주당에선 ‘남성 출산휴가 확대’(5.9점)가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누리과정 등 복지비용으로 빚어진 사회적 혼란에 눈감고 ‘표 복지’의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며 “가장 시급한 복지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사회 문제에 대한 본질적 처방보다는 일시적으로 표를 얻기 위한 곁가지 공약이 많다.” 동아일보의 ‘20대 총선 복지공약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주요 3당의 공약들이 핵심을 비켜 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저출산 △청년실업 △고령화 등 주요 현안의 문제의식에 공감은 하고 있지만 문제를 치료하기 위해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는 ‘외과적 처방’보다는 ‘단기적 대증요법’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복지 수혜자들에게 지지와 환영을 받을 만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지만 장기적 처방으로서는 지속가능한 것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 강한 야당 청년 육아 정책 특히 야당(더민주당, 국민의당)의 복지 공약들이 여당 공약보다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15개 공약 중 가장 나쁜 점수를 받은 더민주당의 ‘청년취업활동비 월 60만 원 6개월 지급’(3.7점)은 청년 일자리라는 정책 목표 달성이 어려울 뿐 아니라 활동비를 지급한 6개월 이후의 대안도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미 경기 성남시가 청년배당(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마다 50만 원 지급)을 지역상품권을 통해 실시했지만 온라인 사이트에서 ‘상품권깡’ 용도로 거래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청년취업활동비 공약은 추가적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지 미지수다”라며 “투입 재원에 비해 효과가 작고 가성비가 낮은 정책이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당의 ‘육아휴직 급여 통상임금의 40%에서 100%로 인상’(4.2점)도 비현실적인 공약이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부담이 대폭 늘어 경쟁력이 떨어지고,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기존 근로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이목희 더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청년 취업활동비 지원과 육아휴직 급여 확대는 당 차원에서 면밀하게 재원 조달책까지 검토한 공약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새누리당의 ‘중저신용자 대상 1조4000억 원 대출’(5.3점)도 포퓰리즘 성격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치매 노인 장애인에게 웨어러블 통신단말기 지원’ 정책은 눈길끌기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출은 제대로 된 복지정책으로 보기 어렵고, 오히려 빈곤으로 더 빠르게 끌어들이는 측면이 있다”라며 “웨어러블 기기 지원도 실질적인 만성질환 관리로 이어지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재원 대비 체감도 클수록 좋은 평가 이번 분석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공약들은 실생활에서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이었다. 새누리당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조기 실시’(6.7점)는 정책 시행 시기를 2018년에서 올해 4월로 앞당기는 것만으로 월 150만 원가량의 간병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경력단절 여성 국민연금 보험료 추후 납부 허용’은 실현가능성 지속가능성 등이 가장 높았고 최고 점수인 7.2점을 받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3대 비급여 개선책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간병비였는데 이번 정책이 연속성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실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더민주당의 ‘남성 출산휴가 현 5일에서 30일까지 확대’(5.9점)도 저출산 정책으로서 정책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육아휴직 급여 확대와 같이 직접적인 정부 지출이 대폭 확대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부담도 비교적 낮다는 점에서 좋은 공약의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 해묵은 논란 재연할 재탕 정책은 낙제점 박근혜 정부 들어 이미 사회적 갈등 비용을 지불한 공약들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더민주당의 ‘기초연금 재확대’(4.3점) 공약이 대표적이다. 더민주당은 현 정부가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20만 원 지급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파기했다며 재확대(하위 70%에 20만 원 지급)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3000cc 미만 자동차에 매겨지는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폐지’(6.1점)도 마찬가지다. 이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인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에 이미 포함돼 있던 것. 피부양자 무임승차 등 건강보험의 본질적 문제는 외면한 채 지역가입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만 앞세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참신성보다는 집권당으로서 정책의 연속성과 실현 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책임 있는 공약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낙하산금지법, 공정성장법, 컴백홈법 등 창당 1호 법안을 발표했지만 복지는 ‘국민연금 기금을 이용한 청년 임대주택 건설’ 공약만 현재 내놓은 상태.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백화점식 공약 나열은 무의미하며 실천 가능하고 재원 마련 대책까지 구비된 공약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3당의 공약들이 한국의 재정 상황에서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3당의 공약들은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필요한 수준의 복지다.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로 몰아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 설문에 응해주신 분◇복지 분야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보험금융학과 교수,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경제 분야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봉 세종대 경제학과 석좌교수,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행정·정치 분야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교수,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이혁우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의료사고 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중재를 신청 했을 때 의료인의 거부와 상관없이 조정이 자동 개시되는 내용의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의료사고 분쟁조정 제도는 신청인인 환자 측 뿐 아니라 피신청인인 병원 측의 동의가 있어야 조정이 개시돼 제도의 실효성에 논란이 제기돼왔다. 이 법안을 발의한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의료사고 피해자의 상황을 교통사고로 비교하면 피해자가 경찰을 불러도 가해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조정자가 출동조차 하지 않는 상황 이었다”라며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답답한 현실이 개선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복지위는 다만, 모든 의료사고를 대상으로 할 경우 자동 조정이 남발될 것을 방지하고자 ‘사망’ 혹은 ‘사망이나 중상해’의 경우로 제한하기로 했다. 중상해의 정의 및 범위는 향후 대통령령으로 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의사단체들은 신해철법 국회 복지위 통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7일 보도 자료를 내고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 의결은 의료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배제한 졸속 심의”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의료분쟁 자동개시가 실시될 경우, 의료인의 소신진료가 저해되고, 부분별한 의료분쟁으로 인한 피해도 급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의협의 반발에 대해 환자 단체들은 직능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현재 의료사고 피해자는 현실적으로 민사소송이 최후의 수단인데, 정보 부족으로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아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차단돼있다”며 “자동개시의 대상을 사망이나 중상해로 제한한 만큼, 의사 단체들이 이번 만큼은 받아들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복지위는 최근 C형 간염 집단 감염사태로 불거진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의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 경우,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6년 이하의 징역 및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의료기관도 최대 폐쇄가 가능해진다. 이 법안들은 1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