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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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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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칼럼87%
금융7%
인공지능3%
경제일반3%
  • ‘은행 CEO 잔혹사’ 금융당국 책임론 거세

    현직 금융사 수장(首長)들이 무더기로 당국의 징계 대상에 오르면서 전체 은행권이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은행, 카드를 포함한 금융사 CEO들이 대거 당국의 일괄 제재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조직을 이끌어야 할 경영진의 리더십이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징계를 받은 CEO들은 진퇴를 떠나 리더십에 상처를 입기 때문에 해당 금융사의 영업력은 평소보다 위축될 수밖에 없다. 조직을 이끌 충분한 도덕성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는 허약한 경영진이 수익성 악화로 갈 길이 바쁜 한국 금융계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CEO 리스크’ 한국금융 아킬레스건으로 국내 시중은행장과 지주사 회장들은 최근 10여 년간 당국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징계를 받아왔다. 외환위기 직후 각종 인수합병(M&A)으로 업계가 한 차례 재편된 뒤에도 금융사의 불안한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나 정치권 등 외부의 입김에 크게 흔들렸던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제대로 임기를 마친 CEO를 손에 꼽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지배구조가 안정돼 있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각각 내분 사태와 부실 투자 논란에 휘말리며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수장들의 징계는 고스란히 해당 금융사의 피해로 돌아왔다. KB금융의 잦은 금융사고 역시 ‘리더십의 위기가 내부통제의 위기로 전이된 결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의 갈등과 회장 및 행장, 이사진의 불협화음으로 전열이 흐트러지면서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 인수합병(M&A)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도약의 기회를 놓쳐왔다. 하나금융도 수장의 징계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김종준 행장의 징계로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앞으로 인허가나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김 행장은 KT ENS 관련 부실대출로 또 한 차례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허술한 시스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만만치 않다. 징계 사유가 된 잇따른 금융사고와 비리들은 내부통제에 실패한 금융회사에 1차적 책임이 있지만 금융감독 당국의 허술한 감시 시스템과 솜방망이 처벌에도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그동안 금융권 사고나 비리가 터질 때마다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해당 금융사의 경영진을 소집해 ‘군기 잡기’를 반복했지만 이를 근절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탕’ 대책이나 사후약방문식의 뒷북 대응을 내놓는 경우도 많았다는 평가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만들어낸 관치금융 관행이 금융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도 많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관치금융이 사태의 원인인데도 감독당국은 금융사 잘못만 따지고 사전에 감독을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며 “금융당국도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유재동 jarrett@donga.com·정임수 기자}

    • 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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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달러=900원대 오나” E의 공포

    한국경제가 ‘환율의 덫’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당장 국내 대표 수출기업들의 2분기(4∼6월)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고민이 깊어진 각 기업들은 연초 세웠던 경영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화가치 ‘나 홀로 상승’ 1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 오른 달러당 1017.2원으로 마감했다. 그동안의 가파른 하락세에서 잠시 숨은 돌린 셈이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상황을 봤을 때 환율의 중장기적 하락 추세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원화가 사실상 ‘나 홀로 강세’를 보인다는 데 있다. 올 2월 말과 비교하면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10일까지 4.9% 올랐다. 엔화, 유로화와 비교해도 각각 5.3%, 5.8% 상승했다. 특히 신흥국 통화로 분류되는 중국 위안화 대비로는 6.6%나 올라 대중(對中)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원화 강세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완화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 터키, 멕시코 등이 경기부양을 위해 일제히 금리를 내리면서 글로벌 자금이 한국시장으로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가치 급상승은 국내 수출 기업의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HRI)은 이날 ‘원-달러 환율 1000원 붕괴 가시권 진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이어져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한다”며 “올해 원-엔 환율 평균이 950원까지 내려가면 수출이 2013년(100엔당 평균 1124원)보다 9.1%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출 기업들엔 치명타 수출비중이 60∼70%인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들은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동양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30원 하락하면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이 정유부문에서만 12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재고손실 600억 원과 수출량 감소에 따른 손해 600억 원을 합한 금액이다. 올해 경영계획을 세울 때 평균 환율을 달러당 1110원으로 잡았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환율 급락에 당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미 판매단가 하락, 재고평가 손실 등이 현실로 나타나 경영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전자나 철강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2536억 원에서 1885억 원으로 25.7% 내려 잡았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4.5%에서 3.2%로 낮아졌다. 수출비중이 높아진 포스코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포스코는 2010년 35.2%였던 수출비중이 올해 1분기(1∼3월) 44.4%까지 높아졌다. 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전 세계적 철강 공급과잉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데다 환율마저 떨어져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며 “철강업계 중에서는 고려아연 등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환율에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올해 경영계획 수정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쌍용자동차는 이미 4월에 올해 자동차 판매 목표량을 16만 대에서 15만500대로 5.9% 줄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과 원화가치 상승이 주된 원인이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현재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면서 경영계획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 내수 산업에도 도움 안 돼 일반적으로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원재료 가격 등 수입 물가가 하락해 소비가 늘어난다. 하지만 국내 내수시장은 좀처럼 활성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 1.4% 떨어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전 발주 등의 요소를 고려했을 때 떨어진 환율이 제품 가격을 끌어내리려면 적어도 6개월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몇 년간 지속된 소비침체 분위기 탓에 저환율 ‘약발’이 잘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2010년 이전에는 환율이 떨어지면 간접적으로나마 유통업계에 훈풍이 불었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이 웬만한 변수엔 미동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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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銀 지분 30% 통매각… 단일 지배주주 나올듯

    정부가 보유 중인 우리은행 지분(56.97%)의 절반이 넘는 30%를 통째로 매각해 이 은행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기로 했다. 이 매각 방식이 성공하면 정부를 제외하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에 단일 지배주주가 나오는 첫 사례가 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이달 23일경 발표할 우리은행의 매각 방식을 공개했다. 정부는 우선 우리은행 지분의 잠재적 매수자를 경영권에 관심 있는 A그룹과, 재무적 투자자들로 구성되는 B그룹으로 나눠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중 A그룹에는 지분 30%를 경쟁 입찰 방식으로 팔아 실질적인 경영권을 주고, 나머지 지분은 10% 미만으로 잘게 쪼개 B그룹 투자자들에게 희망 수량 입찰 방식으로 판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30%를 한꺼번에 사겠다는 매수자가 복수(複數)로 나오지 않으면 유찰되지만 희망자가 나올 때까지 다시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며 “재무적 투자자에 대한 분산 매각의 경우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최소 지분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은행의 경영권에는 교보생명 등이 관심을 갖고 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과 같은 자산운용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없애고 최소 자본금 요건만 갖추도록 해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국내법과 현지법이 충돌하면 현지법을 적용하도록 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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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회장-은행장… 사상 첫 동시 중징계

    금융당국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잇따른 금융사고와 경영진 내분 사태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에게 동시에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다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중징계가 최종 확정될 경우 지난해 7월 나란히 취임한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남은 2년여의 임기를 완주하지 못하고 자진 사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KB금융에 대한 기관경고마저 예고돼 현재 진행 중인 LIG손해보험 인수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황영기 전 회장, 강정원 전 행장, 어윤대 전 회장이 모두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아 물러난 데 이어 현직 수장들까지 동시에 불명예를 안은 KB금융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거세지는 동반 퇴진론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검사를 끝내고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해 ‘문책 경고’ 수준의 중징계를, 두 기관에 대해 기관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금감원은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소명을 듣고 징계 수준을 확정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일본 도쿄지점의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및 위조, 1조 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사고와 KB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경영진 갈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징계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별 사안은 경징계 대상일 수 있지만 누적된 사고와 지속적인 내부 통제 상실을 종합하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며 “금융권 사건, 사고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엄중 제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이 불가능하고 퇴직 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도 제한돼 사실상 금융권에서 퇴출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징계 중 해임권고나 직무정지가 아닌 문책 경고는 법적으로 현직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조직에 줄 악영향 등을 고려해 물러나는 게 관례였다”며 “두 사람도 자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B 지배구조 지각변동 예상 일각에서는 최근 문책 경고를 받았지만 내년 3월까지 잔여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힌 김종준 하나은행장처럼 당장 두 사람이 동반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회장과 행장이 동반 퇴진하면 KB금융의 경영 공백이 미칠 충격이 크다는 점도 금융당국에는 부담이다. 당사자들의 소명이 받아들여지면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은 “일단 소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이번 기회에 KB금융의 지배구조를 뜯어고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 내부에서 신망 받는 인물이 발탁돼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는 경영진 교체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 KB지주와 국민은행이 기관경고를 받으면 앞으로 3년간 부수 업무 등 신규사업 진출이나 다른 금융회사 인수가 어려워진다. LIG손해보험을 비롯해 비(非)은행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리려던 KB금융의 경영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정임수 imsoo@donga.com·유재동 기자}

    • 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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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 ‘매파’ 이주열號 선택은?

    취임 석 달째를 맞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당초 이 총재가 예상한 그림과 판이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취임 이후 그는 “금리 방향은 인하보다는 인상이 맞다”며 줄곧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성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국내 경기에 예기치 못한 큰 충격을 주고, 다른 나라들이 일제히 경기부양 모드에 들어가면서 그의 이런 모습이 안팎으로 도전을 받는 모양새다.○ ‘인상’ 깜빡이 켜고 ‘직진’만 할 수도 지금까지 드러난 이 총재의 통화정책은 ‘인하’보다 ‘인상’에 무게중심이 맞춰져 있었다. 그는 기자회견과 각종 행사 등을 통해 경기회복세와 향후 물가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는 발언을 주로 했다. 그러면서 “만약 기준금리가 움직인다면 그 방향은 인상 쪽”이라고 분명하게 못 박았다. 시장은 이를 ‘이미 조준은 됐고, 방아쇠를 언제 당길지가 문제’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근 각국의 통화정책 흐름이 이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추며 통화완화 기조를 재확인한 데 이어 5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역시 최근 지급준비율을 낮춰 경기부양을 할 의사를 내비쳤다.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통해 ‘무제한 돈풀기’를 지속하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 주요국이 모두 경기부양 모드를 고수하는 셈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경기침체에 유럽마저 금리를 내리는 상황에서 우리만 금리를 올리려고 하면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경제 상황 역시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세월호 참사로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화 강세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낮아지고 1%대 저물가가 지속되는 것도 금리인상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역대 최장 동결 기록 깰까 당장 12일에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의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이 금리결정이나 경기진단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다가는 경기가 둔화되는 데도 팔짱만 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한은이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이달에도 연 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면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째 동결이 된다. 역대 최장인 2009년 3월∼2010년 6월(2.0%, 16개월)의 금리 동결 기록에 한발 더 다가가는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총재가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한 나머지 통화정책의 장기 방향성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이 오히려 족쇄가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풍에 쉽게 휘둘리는 한국경제의 특징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조금 더 신중하게 지켜봤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요즘처럼 경기가 잘 안 풀리는 시점에선 상황만 지켜보기보다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 실험 같은 비전통적인 처방이라도 일단 시도해 봐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201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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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안전예산 통합 관리… 공공의료비 상한제 검토

    정부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국가안전 관련 예산을 통합관리하고 예산 규모도 매년 별도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고령화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을 막기 위해 국가가 지출하는 의료비의 총량을 설정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각계 전문가들과 이 같은 내용의 예산운용 방안들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정부 부처 간 검토를 거쳐 내년도 예산 편성과 중기 재정운용계획 수립에 반영된다. 우선 안전 분야에서는 여러 부처로 분리돼 있는 관련 예산을 통합관리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 이른바 ‘국가안전관리예산’을 신설하는 안이 검토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급증하는 복지예산을 관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고령화의 진전과 이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세를 감안해 건강보험도 다른 사회보험과 같이 정부재정에 포함해 관리하고 공공 의료비 지출에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왔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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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보유액 3609억 달러… 11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

    한국은행은 5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609억1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50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월부터 11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은은 “보유액 증가는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4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일본 스위스 러시아 대만 브라질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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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국민소득 증가폭 2년만에 최저

    올해 1분기(1∼3월) 국민소득 증가폭이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달 속보치와 같은 0.9%로 집계됐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 자료에 따르면 1분기의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0.5% 증가했다. 전(前) 분기 대비 증가율로는 2012년 1분기(0.3%)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실질 GNI는 자국민이 국내는 물론이고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모두 합산한 뒤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간 소득을 뺀 값으로 생산지표인 GDP보다 체감경기를 더 잘 반영한다. 1분기 GDP 증가율이 0.9%로 GNI의 거의 두 배나 됐던 점을 감안하면 경제의 외형이 늘어난 데 비해 국민들의 실제 주머니 사정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 기업에 직접투자를 한 국내 기업의 배당금 수입이 전 분기보다 1조 원가량 감소하면서 전체 GNI 증가폭이 둔화됐다”며 “투자대상인 해외 기업이 이익을 많이 못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중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2%로 지난해 1분기(―0.1%) 이후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1.9%로 2012년 4분기(―3.3%) 이후 5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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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톡경제]“덩치만 큰 1등하느니 재밌는 2등 남을래”

    “우린 2등만 하겠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앞으로 계속 업계 2등(그룹)으로 남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며칠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는 “제일 큰 식당, 제일 큰 호텔, 제일 큰 옷집, 제일 큰 유원지, 제일 넓은 사무실은 우리 2등들이 재미없어 하는 것들”, “(반면) 로맨틱한 식당, 편안한 호텔, 센스 있는 옷집, 생각 깊은 유원지, 내 일에 맞는 사무실은 우리 2등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정 사장은 “우린 언제까지나 2등만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덩치만 불려 무리하게 1등을 하느니 착실히 내실을 다지겠다는 뜻이겠지만 그래도 기업 경영자가 만년 2등에 만족하겠다니 어째 좀 의아하긴 합니다. 사실 정 사장의 이번 발언은 자산이나 순이익 면에서 압도적 1위인 신한카드를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신한카드의 위성호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포인트 적립과 캐시백으로 혜택을 이분화한 현대카드의 ‘챕터2’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고 “2등이라 가능한 전략”이라며 신한카드와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실제로 정 사장의 포스팅에 한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신한카드가 현대카드를 2등이라고 디스(폄하)한 것 때문에 위트 있게 글 남기신 것 같네요”라고 답글을 달자 정 사장은 “얼떨결에 공인 2등이 된 이상 각오라도 밝혀야죠”라고 응수했습니다. 위 사장의 ‘2등 발언’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는 걸 사실상 인정한 셈입니다. 덩치의 차이를 떠나 카드업계에서 두 회사가 라이벌 관계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신한카드는 가장 많은 고객 수를 이용해 ‘빅데이터 경영’을 밀어붙이고 있는 반면, 현대카드는 “우린 고객의 행복과 거리가 먼 시장점유율 경쟁을 중단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습니다. 각자의 강점을 영업전략으로 잘 승화시킨 케이스죠. ‘제3자’인 삼성카드의 원기찬 사장도 최근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높고 브랜드 역량은 현대카드가 강하다”며 두 회사의 뚜렷한 개성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감정적으로 싸운다기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각자가 추구하는 경영철학을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전평이 나오고 있습니다.유재동·경제부 jarrett@donga.com}

    •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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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산시스템 교체 논란… KB 발전 위한 성장통”

    이건호 국민은행장(사진)이 최근 KB금융의 내분 사태에 대한 심경을 임직원들에게 밝히고 이해를 구했다. 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3일 임직원들에게 발송한 사내 메일을 통해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를 경영진이 내부적으로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고 금융당국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했다”며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행장은 또 “전산시스템 교체는 단순한 기술적인 측면을 넘어 은행의 심장을 결정하는 일”이라며 “지금 상황은 힘들지만 사태가 조속히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KB가 한 걸음 더 발전해 나아가는 데 있어 성장통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KB금융과 국민은행 경영진의 리베이트 의혹을 조사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향후 특별검사의 초점을 리더십 문제와 내부통제 미흡에 맞추기로 했다. 금융계는 금융당국의 검사가 끝나면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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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금융 배우자” 은행-증권街 실러 열풍

    국내 금융권에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사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실러 교수가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열린 동아국제금융포럼의 기조연설과 토론을 통해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금융의 새로운 역할을 역설한 이후 국내 금융권에 ‘실러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잇단 금융사고로 인한 신뢰 저하,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위기 상황에 놓인 금융사들은 미래 금융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한 실러 교수의 주장에 공감하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4년 동아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비서실을 통해 실러 교수의 기조연설문을 구해 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실러 교수의 메시지는 현재 국내 금융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런 강연은 직원들이 수시로 찾아 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포럼 당일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실러 교수의 기조연설을 끝까지 들었다. 권 행장은 올 2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실러 교수의 저서인 ‘새로운 금융시대(Finance and the Good Society)’의 내용을 인용하며 영어 단어 ‘finance(금융)’의 어원이 ‘목표’를 뜻하는 라틴어 ‘finis’에서 비롯됐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제는 금융이 은행의 이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업의 성공이나 내 집 마련과 같은 고객의 목표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평소 이 대목을 지인들에게 자주 언급하면서 “금융의 본질이 고객이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신한금융그룹의 모토인 ‘따뜻한 금융’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설명한다. 일부 금융사는 ‘금융의 인간화’ ‘금융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을 주장한 실러 교수의 이론을 경영 전략과 금융 신상품 개발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실러 교수가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금융 자문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서민금융 전문 재무상담사를 양성해 일선 금융현장에 공급하는 ‘희망금융플라자’ 사업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실러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새로운 금융시대’ 한국어판에 추천사를 쓴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오래전부터 실러 교수의 팬으로, 책이 출간되자마자 직원들에게 읽어 보라고 권했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연구실은 박 회장의 지시로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도록 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리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60주년 창립기념 행사에 실러 교수를 초대하려 했지만 무산된 적이 있다”며 “이번 동아국제금융포럼을 계기로 다시 실러 교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정지영 기자 jjy0166@donga.com}

    • 201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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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은행 본점, 청진동 ‘그랑서울’로

    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의 재건축이 시작됨에 따라 이달 중순까지 서울 종로구 청진동 ‘그랑서울’ 빌딩으로 본점 부서들을 이전한다고 2일 밝혔다. 하나은행은 그랑서울 빌딩 1층에 자동화기기 코너를 설치하고 3·5층에 영업점, 18∼24층에 본점 부서를 배치해 재건축이 끝나는 2017년까지 사용할 예정이다. 재건축되는 본점 새 건물의 남쪽 면은 ‘국내 1위 은행으로의 도약’을 뜻하는 숫자 ‘1’의 모습을, 동쪽 면은 ‘세계로의 항해’라는 뜻에서 ‘돛’의 모습을 각각 형상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을지로 본점 인근 고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하나SK카드 본사 건물 1층에 출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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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 이창용 “DTI-LTV 규제 완화 필요”… 신현송 “저금리 외화조달 주의해야”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을 예로 들며 “아시아 국가들이 일부 거시건전성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국장은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2014년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통해 “LTV 및 DTI 규제 강화, 주택거래세 인상 등 거시건전성 정책은 아시아 국가의 경제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면서도 “이런 정책이 금융 확장기에는 효과가 있었겠지만, 일부 규제의 경우 수축기에는 규제 정도를 완화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정치권에서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출규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집값의 50%까지만 대출을 허용하고 있는 수도권의 LTV 규제를 지방 수준(60%)으로 높이고 청년과 고소득층 등 일부 계층의 DTI 규제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가계부채의 증가를 우려해 대출 규제의 큰 틀을 손보는 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국장은 컨퍼런스를 마친 뒤 “완화 여지가 있다고 한 일부 규제가 한국의 LTV, DTI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향후 신흥국 기업들의 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라 나왔다. 지난달 취임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조연설에서 “최근 신흥국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저금리로 외화를 조달해 자국 금융기관에 자국통화로 예금하는 ‘캐리 트레이드’를 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향후 대외여건이 바뀌면 예금자산이 줄어들고 부채만 늘어나는 ‘통화 불일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향후 금리를 올리면 기업들이 갖고 있는 외화부채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보유예금의 가치가 줄어드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신 이코노미스트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한국(기업들)도 대외변수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은행은 4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시장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오르면 국내 위험기업과 위험부채 비율이 현재보다 각각 3.1%포인트, 1.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창용 국장도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이익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기업들의 부채가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환경변화에 따라 이자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 한계기업들이 부도위기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세계 경제석학들의 조언과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데이비드 블룸 미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은 1965∼2005년 인구요인이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2.01%포인트 높이는 역할을 했지만 2005∼2050년에는 0.87%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년연장과 여성의 경제활동 장려, 외국인력 도입 등을 통해 고령화의 부정적 효과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기조연설을 맡은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는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참사는 국민적 슬픔을 초래한 큰 사고였지만 경제적으로는 소비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인 만큼 정부가 개입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추가 부양에 나설 필요는 없다”며 “한국경제가 일본을 모방하지 말라는 말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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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와 원화 강세가 빚은 두 풍경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 생산 등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한국인의 해외 소비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관광 지출액을 뜻하는 일반여행지급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올 4월 16억968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7%나 급증했다. 최근 1년간 매달 해외관광 지출액의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은 10% 안팎이었다가 지난달만 유독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 공공부문이나 민간기업의 단체관광, 출장은 대거 취소됐지만 가족 단위의 여행 등 개인여행은 원화 강세에 힘입어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4월 해외관광객 수는 118만 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7.5% 늘었다. 내국인 출국자 수가 늘면서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소비자 수도 올 1분기(1∼3월) 693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2.8% 급증했다. 해외소비 증가와 반대로 국내에서는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산업생산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나온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을 포함한 국내 전(全)산업생산은 4월에 전달 대비 0.5% 줄어 2월(―1.5%)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세월호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 생산이 1.0% 줄어든 가운데 여행업체가 속한 예술·스포츠·여가업(―11.6%)과 숙박업체가 포함된 음식·숙박업(―3.2%)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산업생산 위축은 세월호 사태에 원화 강세라는 악재까지 겹쳐 4, 5월에 이어 6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5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9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고 비제조업도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진 69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6월의 업황전망 BSI 역시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각각 5포인트, 2포인트씩 떨어지며 경기둔화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우려됐다. 최성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5월에도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 부문에서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유재동 jarrett@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 20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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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 1020원도 한때 무너져

    원-달러 환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020원 밑으로 내려갔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5원 내린 1020.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30일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6원 내린 1018.0원으로 개장했지만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내 1020원 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꾸준히 나오면서 오후 들어 다시 한번 1019원대로 떨어졌고 간신히 1020원 선을 방어한 채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2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8년 8월 8일(장중 저점 1017.5원)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원화 강세는 최근 경상수지 흑자 행진으로 달러화가 많이 유입된 데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으로 달러화가 국제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원화가치는 최고치였던 2006년과 비슷해 과대평가된 징후가 있다”며 “한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추가로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부채가 많은 기업의 취약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86% 내린 1,994.96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28일(2,017.06) 반등했다 이틀 만에 다시 2,000선 밑으로 미끄러졌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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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계 인사]생보부동산신탁 사장에 김상진씨

    생보부동산신탁은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김상진 교보생명 전무(53·사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생보부동산신탁은 1998년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50 대 50의 지분으로 설립한 부동산신탁 전문회사다. 김 신임 사장은 전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교보생명 부동산사업팀장, 기업금융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 20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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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달러=1020.6원… 환율 5년9개월만에 최저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원화 가치는 상승)를 지속하며 올 들어 가장 낮은 달러당 1020원대까지 떨어졌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8원 내린 1020.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7일(1016.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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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정체기 맞은 금융업… IT활용한 혁신에 길 있어”

    “역사적으로 전보와 전화가 발명됐을 때 금융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정보기술(IT)의 발전을 이용하면 큰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면거래를 통한 고객과의 관계 구축이라는 은행의 전통적 강점도 동시에 살려나가야 합니다.” 28일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사진)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성장 둔화에 직면한 금융회사들을 위한 해법으로 IT를 활용한 금융혁신을 제안했다. 다만 이에 대한 걸림돌로 대중들의 금융에 대한 시각을 꼽았다. 금융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IT를 통한 금융혁신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러 교수는 “요즘 한국에서 각종 금융사고가 많이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금융업의 신뢰는 궁극적으로 청렴(integrity)한 문화를 통해 쌓인다. 미국도 과거 세무당국의 비리가 많았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청렴의 문화가 점진적으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의 현재 상황과 관련해서는 “2009년 대침체를 경험한 이후 5년이 지났다”며 “경기 침체가 5∼10년에 한 번씩 찾아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또 다른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꼽았다. 브라질, 중국 등 신흥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버블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이미 선진 경제로 접어들었고 극단적 버블도 없어 안정적”이라며 “이제 선진국을 모방하기보다 기술로 앞서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실러 교수는 2000년 닷컴 버블과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모두 예측한 세계적 석학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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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적인 금융으로 무너진 신뢰 회복해야”

    “더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금융시스템과 새로운 개념의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금융은 다시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새로운 금융자본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새로운 리스크, 새로운 금융(New Risk, New Finance)’을 주제로 진행됐다. 11년 만에 방한한 실러 교수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금융은 현대문명의 핵심”이라며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사회 문제까지 해결하는 데 금융이 기여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너진 금융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중국 일본의 경제 석학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권선주 IBK 기업은행장 등 금융계 인사 약 500명이 참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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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여파 식당매출 36%나 줄었어요”

    “사망자가 점점 늘어나던 그 주에는 손님이 거의 안 왔어요.”서울 종로의 한 치킨 전문점은 지난달 세월호 참사 이후 하루 매출이 반 토막 났다. 하루 400만∼500만 원어치를 팔았는데 요즘은 250만∼300만 원 정도로 줄었다. 5∼10명 단위의 단체 손님이 확 줄어든 탓이다. 업소를 운영하는 장모 씨는 “요즘도 하루 예약이 한두 건이면 많은 편”이라며 “종업원을 차마 내보낼 수는 없고, 하루 근무시간을 한두 시간 줄인 뒤 월급을 깎으면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 동네식당 매출 반 토막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서민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회장 제갈창균) 부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동네 식당들의 세월호 사고 이후 매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식당 10곳 중 8곳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당수의 식당 업주들이 장사가 안 되자 종업원을 내보내고 있어 일자리 불안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식당의 규모, 지역, 업종별로 500개의 표본을 뽑은 뒤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업주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응한 식당 가운데 사고 후 한 달간 매출이 예전보다 감소했다고 답한 곳은 78.0%였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2.0%뿐이다. 특히 치킨 전문점의 경우 사고 후 일주일간 매출 감소업소 비율은 94.7%에 이르렀다. 응답자들은 매출이 평소처럼 회복되는 데 평균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식당 매출액은 평균 35.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술을 파는 주점의 매출 감소율이 39.7%로 가장 높았다. 연구원 측은 “단일 사건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든 사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 일자리 사정도 빨간불 5월 중순경 서울 시내의 한 특급호텔 한식당에선 오후 7시 저녁시간인데도 테이블 두 개에 4명의 손님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도 주변의 눈을 의식해 외식을 줄인 것이다. 이 식당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종업원을 내보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 씨(60)도 “평소엔 일용직 직원을 뽑아서 썼지만 최근에는 아내와 둘이서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식당 주인 중 15.7%는 종업원을 내보내거나 월급을 깎았다고 답했다. 이런 답변은 특히 대형 식당(21.0%)에서 많았다. 중소형 식당의 고용이 별로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종업원을 감축한 식당은 20% 안팎인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와 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 약 52만 곳에서 일하는 종사자의 수는 160만 명에 이른다. 일용직을 포함하면 260만 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전체 취업자 2568만 명의 10%에 이르는 규모여서 서민경제의 일자리 사정 악화가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대도시(31.5%)나 광역시(36.5%)보다 중소도시(39.7) 식당의 매출 감소가 컸다. 연구를 진행한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일상적인 소비가 일어나는 대도시와 달리 여행객 수요 등 경기 의존도가 높은 중소도시의 식당이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했다. 장수청 한국외식산업연구원장은 “종업원 인력 감축은 국민경제 측면에서 고용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세심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 소비자심리지수 8개월 만의 최저 수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에 105로 전월(108)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지난해 9월(10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부지표를 보면 현재의 경기판단을 나타내는 지수는 76으로 전월(91)보다 15포인트나 하락했고 향후 경기전망지수도 94로 7포인트 떨어졌다. 또 현재 생활형편과 생활형편 전망, 소비지출 전망 지수 역시 전월보다 각각 2포인트씩 하락했다. 이달 13∼20일 전국의 약 2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지난달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된 첫 소비자심리 조사다.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황수현 기자 soohyun87@donga.com}

    • 201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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