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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내가 벌인 일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법무부 대변인실 앞으로 이런 내용의 영문 이메일이 도착했다.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발신자는 “31일 밤 한국 도심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터뜨리겠다”며 자신의 이름이 ‘가라사와 다카히로(唐澤貴洋)’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이틀 뒤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도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팩스가 도착했다. 자정을 앞둔 야심한 시각, 4분 간격으로 두 차례 도착한 팩스 발신자는 역시 가라사와 다카히로라는 일본인 이름이었다. ● ‘일본발’ 협박 메일 18개월간 30여 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들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이라 보고 지난달 수사에 착수했다. 사실 이 일본인의 이름으로 메일이 온 게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2023년 8월 7일에는 “내일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서울 시내 도서관 인근에 시한폭탄을 터뜨리겠다”는 메일이 서울시 공무원을 비롯해 여러 명에게 발송됐다. 발신인은 가라사와 다카히로였다. 당시 회관에서 근무하던 이 대표는 국회 방호처의 경내 경호를 받으며 퇴근해야 했다. 9일에는 “남산서울타워와 국립중앙박물관을 폭파하겠다”는 이메일이 동일한 이메일 주소로 발송됐고, 14일에는 서울시청 직원에게 “광복절에 서울시청 내 여러 곳에서 고성능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내용의 메일이 들어와 직원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렇게 가라사와 다카히로 명의로 일본에서 온 폭파, 살해 협박 메일은 2023년 8월부터 18개월간 30여 건에 달한다. 발송 시기와 수신처는 다양했다. 협박 대상도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았다. 지난해 1월 6일에는 외교부로 “서울의 일본인 학교와 일본대사관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팩스가 도착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서울 개막전이 열린 지난해 3월에는 “경기 중 폭탄을 터뜨려 오타니 쇼헤이 선수를 해치겠다”는 협박 메일이 접수되기도 했다. 들뜬 마음으로 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때아닌 삼엄한 경비 속에서 까다로운 보안 검색을 거쳐야 했다. 황당한 내용의 협박 메일도 있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4일에는 국내 일부 언론사 등에 “어린이가 많이 찾는 한국 공공시설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협박 메일이 도착했는데 “이 테러는 일본인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보복”이라고 적혀 있었다. 모두 실제 폭발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허위 협박 메일들이었다. ● 발신인은 사이버 테러 피해자메일의 발신인 가라사와 다카히로는 대체 누구일까. 놀랍게도 그는 실존 인물로 47세의 현직 일본 변호사였다. 하지만 메일은 그가 보낸 것이 아니라 ‘사칭’된 것이었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가라사와 변호사는 2012년 3월 일본의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2 channel’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고등학생의 대리인을 맡았다가 유저들의 반감을 샀고, 이후 그들의 사이버 테러 대상이 됐다. 그의 휴대전화 번호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등 각종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유출됐고, SNS에는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집과 일터의 주소까지 공개되면서 누군가는 사무실 현관문 열쇠 구멍을 접착제로 막아놓기도 했다. 가족 묘비에 페인트가 뿌려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를 사칭한 테러 협박이 일종의 ‘밈(meme)’처럼 일본 전역에 번져 나갔다. 2016년 일본 공영방송 NHK ‘뉴스 워치 9’ 보도에 따르면 그해 일본 전역 주요 도시에 신고된 137건 가운데 73건에 ‘가라사와 다카히로’의 이름이 언급됐다. 2023년 1월 30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같은 달 23일부터 약 일주일간 일본 전역의 중고교, 대학교에 가라사와 변호사의 이름으로 발신된 폭파, 살해 예고 팩스가 1만5000여 건에 달했다. 사칭 협박이 지속되자, 가라사와 변호사가 소속된 ‘제1 도쿄 변호사회’는 “가라사와 변호사를 사칭해 금전을 요구하는 청구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공지문을 올리기도 했다. 일본 경시청은 익명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메일과 팩스 탓에 범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2023년 가라사와 변호사를 사칭해 도쿄음악대학 등 도내 2개 대학에 “30만 엔을 지불하지 않으면 교내에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협박 팩스를 보낸 20대 남성 두 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인터넷상에서 만나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남성은 재판에 넘겨져 도쿄지방법원에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는데, 이 범인들이 처음 체포됐던 때가 2023년 8월이었다. 우리나라에 처음 협박 메일이 오기 시작한 즈음이다. ● 일본서 관심 주춤하자 한국 겨냥전문가들은 가라사와 변호사에 대한 공격이 일본 내에서 시들해지자 일본 누리꾼들이 그 무대를 다른 나라로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가라사와 변호사를 사칭한 일본발 테러 협박 메일이 한국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2월 12일 가라사와 다카히로 이름으로 발신된 정부 기관 테러 협박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이날 가라사와 변호사의 이름으로 ‘필리핀 바탄섬에 위치한 정부 청사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메일이 확인돼 필리핀 경찰이 항구 등 공공시설을 수색했다. 2021년에는 대만에서 중국 국적의 24세 대학생이 가라사와 변호사를 사칭해 “대만 101타워와 공항, 기차역 등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메일을 발송해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허위 테러 협박을 일삼는 이들은 ‘관심’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한다”며 “일본에서 해당 장난이 십수 년간 이어지며 반응이 사그라든 만큼, 한국으로 표적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을 두고 한일 양국 간 부정적인 감정이 계기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사건 사고나 정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의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 대한 악감정이 허위 테러를 발송하는 계기가 됐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이런 독특한 사이버 테러가 생긴 이유로는 일본의 뿌리 깊은 왕따 문화(무라하치부·村八分)’가 지적됐다. ‘무라하치부’란 옛 일본에서 마을의 관습을 깨거나 미움을 산 사람을 배척했던 풍습을 의미한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가라사와 변호사에 대한 ‘무라하치부’가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찰력 낭비, 주민 불안 “인터폴에 수사 요청”실제 폭발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협박 메일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볼 순 없었다. 협박 메일이 올 때마다 경찰 당국이 대규모 경찰 인력을 투입해 수색을 벌이는 등 경찰력 낭비가 심각하다. 지난달 2일 국민의힘 당사를 겨냥한 테러 협박 신고가 접수됐을 때는 서울경찰청 특공대를 포함한 경력 20여 명과 탐지견 2마리가, 오타니 선수를 해치겠다는 협박이 접수된 지난해 3월 고척돔 때는 경찰특공대 30여 명과 기동대 120여 명이 투입됐다. 테러의 표적이 된 시설이나 건물 상인들의 경제적, 심리적 피해도 있다. 국민의힘 당사 테러 협박이 있었던 다음 날, 당사 건물 내 한 식당 점주는 “경찰특공대가 이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며 찾아와 셰퍼드 수색견을 데리고 곳곳을 수색했다”며 “어제는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건물에 사이렌이 울렸는데, 순간 ‘실제로 폭발물이 터진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호흡 곤란이 올 정도였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달 일본 등과 국제 공조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범인 특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폴을 통해 일본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는 동시에, 외교 경로를 통한 국제 형사사법 공조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일본 내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다수 발생했으나, 일본 경찰의 수사에 진전이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피의자가 잡히면 현행법상 허위 테러 협박 등을 통해 행정력, 공권력을 낭비하게 한 혐의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 형법 137조에 의거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는 폭력 또는 위협이 전제돼야 하는 일반적인 공무집행방해죄와는 다르게 단순한 허위 신고나 거짓 정보만으로도 성립될 수 있다. 경찰 병력 동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외발 테러 협박의 경우 수사가 어려울뿐더러 처벌하는 데도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현행법상 허위 신고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지만 반복적으로 하거나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이상 처벌이 미미하다”며 “형법은 법률상 적용 범위를 대한민국 국민에 한해 규정하고 있기에, 국내법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많은 상황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제 이름을 사칭해 범죄 예고를 하고 있는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에 매우 마음이 아픕니다.” 가라사와 다카히로 변호사(47)는 지난달 6일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일본발 허위 테러 협박에 대해 심정을 밝혔다. 자신의 이름을 사칭한 일본인들이 한국을 겨냥해 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한국 국민께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도 했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종합정책학부를 졸업하고 와세다대 법학대학원을 수료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한 가라사와 변호사는 2012년 3월 일본의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한 고등학생 사건을 맡았다. 당시 해당 학생은 온라인 게시판에 학교 성적표가 공개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고, 가라사와 변호사는 학생을 대리해 유저들을 상대로 문제 게시글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가 유저들로부터 사이버 테러를 당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이름을 발신인으로 한 협박 메일들과의 연관성을 꾸준히 부인해 왔다. 가라사와 변호사는 “일본에서는 인터넷 범죄가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일본 경찰의 한계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일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며, 한국 내 여러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국 수사 당국의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친애하는 한국인들”이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라사와 변호사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걸어온 발자취와 문화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깊이 존경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좋아하는 한국 영화배우로 “마동석, 황정민, 송강호” 배우를 꼽기도 했다. 가라사와 변호사는 2018년 자신의 사이버 테러 피해 경험을 담은 저서(사진)를 출간하는 등 사이버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지킴이로 변신해 활동 중이다. 그는 “일본에서 인터넷상의 비방과 중상, 권리 침해와 싸우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인터넷 범죄를 사람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문제라 생각한다. 이에 맞선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국회의원실에 허위 인턴을 등록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판사 이성원)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1심과 같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2011년 한국미래발전연구원(미래연)의 기획실장으로 재직 당시 미래연 직원 김모 씨를 백원우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인턴으로 허위 등록시켜 약 5개월간 국회사무처에서 급여를 지급받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윤 의원이 김 씨로 하여금 미래연에서 받아야 할 5개월 치 급여 545만 원을 국회사무처로부터 받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500만 원 정도의 인건비를 지급 못 할 정도로 사정이 어렵지 않았으므로 범행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김 씨가 퇴사해 피해 금액이 크지 않았던 것”이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윤 의원이 벌금형을 받아도 의원직은 유지된다.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지만 그 외 형사사건은 금고 이상(집행유예 포함)의 형을 받아야 의원직을 상실한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씨를) 의원실로 ‘추천’했을 뿐, 채용과 관련해 어떠한 권한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국회의원실에 허위 인턴을 등록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판사 이성원)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1심과 같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2011년 한국미래발전연구원(미래연)의 기획실장으로 재직 당시 미래연 직원 김모 씨를 백원우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인턴으로 허위 등록시켜 약 5개월간 국회사무처에서 급여를 지급받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윤 의원이 김 씨로 하여금 미래연에서 받아야 할 5개월 치 급여 545만 원을 국회사무처로부터 받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500만 원 정도의 인건비를 지급 못 할 정도로 사정이 어렵지 않았으므로 범행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김 씨가 퇴사해 피해 금액이 크지 않았던 것”이라며 항소를 기각했다.윤 의원이 벌금형을 받아도 의원직은 유지된다.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지만 그외 형사사건은 금고 이상(집행유예 포함)의 형을 받아야 의원직을 상실한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씨를) 의원실로 ‘추천’했을뿐, 채용과 관련해 어떠한 권한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내 생각을 표현하겠다는데 경찰이 왜 막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에서 3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위 중이던 한 여성이 경찰에게 소리를 질렀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밝힌 이 여성은 경찰이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집회는 불법이다”라고 설명해도 막무가내였다. 주변에는 대통령 지지자 40여 명이 모여 “탄핵 무효” “빨갱이 헌재” 구호를 외쳤다. 확성기에 대고 애국가를 부르는 참가자도 있었다. 당초 이들이 경찰에 신고한 집회 장소는 안국역 5번 출구였지만 일부가 헌재 부근으로 이동해 불법 미신고 집회를 이어 나갔다. 경찰의 거듭된 경고에도 이들은 “법에 안 걸리게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 왜 이동하라고 하냐”며 반발했다.● 최근 미신고 집회 잇달아 미신고 집회란, 사전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고 진행하는 불법 집회를 말한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6조에 따라 옥외 집회를 하려면 최소 48시간 전 경찰서에 목적, 장소, 참가 인원 등을 적은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같은 법 제11조는 헌재 등 법원 100m 이내를 집회 및 시위 금지 지역으로 규정한다. 어기면 경찰이 해산을 요청하거나, 강제 해산시킬 수 있다.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탄핵소추, 그리고 올해 윤 대통령 체포 등을 거치면서 곳곳에서 미신고 불법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지방에서 트랙터를 몰고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과천대로 일대까지 행진해 경찰과 28시간가량 대치했다. 관저가 있는 한남동 일대는 대통령 지지자들과 탄핵 찬성자들의 미신고 집회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 직전에도 인근에서 차로 10개를 점거한 미신고 집회가 열렸다. 이날부터 헌재 정문, 안국역 일대에서 연일 열리는 집회도 대부분 불법 미신고 집회다.● 최근엔 ‘게릴라식’ 진화… “엄단 필요” 통상 경찰은 사전 신고 내용에 따라 집회가 예고된 지점에 미리 차량을 우회 조치하거나 임시 가변차로를 운영하는 등 교통 대응에 나선다. 집회 지역을 사전에 바리케이드 등으로 통제해 충돌을 예방하기도 한다. 반면 예고 없이 벌어지는 미신고 집회에서는 경력 배치나 교통 통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미신고 집회가 돌발 사태나 물리적 충돌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미신고 불법 집회들이 ‘게릴라식 집회’로 진화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의 계기가 생기면 갑자기 대규모 인원이 모여드는 식이다. 서부지법 난입 사태의 경우 극우 유튜버들이 이러한 현상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집회 현장을 생중계하면서 “도와 달라”는 식으로 호소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서부지법이나 헌재 등 미신고 집회가 집중적으로 열린 곳에 사는 주민들은 불편함과 두려움을 호소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황모 씨(27)는 “주민들의 항의에도 집회를 멈추지 않는데, 경찰 통제까지 아랑곳하지 않으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출퇴근 때 한남동에서 버스를 갈아탄다는 직장인 이모 씨(48)는 “갑자기 열린 집회 때문에 버스가 도로에서 오도 가도 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불법 미신고 집회가 다른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갈 경우에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서부지법 사태와 같이 미신고 집회에서 과격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찰이 불법 미신고 집회에 대해 엄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선 경찰관들이 집회 통제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법을 집행할 수 있도록 경찰 지휘부가 명확하게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신고 집회는 출발점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에, 경찰력을 통한 빠른 해산 조치 및 사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설 연휴에 찾아오는 어르신들이 늘어나는데, 일손이 너무 부족해서 걱정이네요.” 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11시 반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쪽방촌 주민 100여 명이 배식대 앞에 길게 줄을 선 가운데 어묵국을 떠담던 봉사자 지모 씨(61)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총 300인분의 코다리 조림, 무김치 등 식사를 만들고 배식하는 데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총 10명이었다. 대부분 40대에서 50대로, 남자 봉사자가 많았다. 이곳을 찾은 자원봉사자는 작년 이맘때는 20여 명 정도였는데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외부에서 찾아온 봉사자가 예년에는 적으면 10여 명, 많으면 20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아예 없었다. 빈자리는 쪽방촌 주민이나 노숙인 쉼터 관계자들이 거들었다. 이날 쪽방촌 봉사를 주관한 사단법인 ‘사막에 길을 내는 사람들’의 최은화 사무국장(68)은 “작년에는 경기 침체로 자원봉사자가 점점 줄었는데,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을 기점으로 올해는 아예 문의가 끊겼다”고 말했다.● 설 앞두고 “계엄으로 자원봉사, 기부 줄어” 설이 다가왔지만 일부 무료 급식소 등은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업들의 후원은 물론이고 자원봉사자까지 줄면서 예년보다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영등포 쪽방촌에서 만난 쉼터 관계자는 “자원봉사자가 줄어든 빈자리가 확실히 티가 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벌어진 불법 비상계엄의 타격이 컸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자원봉사자는 “작년 11월 말, 12월 초쯤 교회 관련 단체들에 연말연초 배식 봉사에 참여해 달라는 편지를 돌렸다”며 “그 직후 계엄이 터졌고,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식을 받아 식사하던 한 쪽방촌 주민도 “요즘은 무료 급식소마다 사정이 어려워 근근이 버티는 것 같다”며 “나라에 무슨 큰일이 생기면 이런 급식소부터 여파가 드러난다”고 우려했다.23년간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을 통해 연탄 나눔 봉사를 해온 허기복 목사(68)도 “보통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연초까지가 기부가 가장 활발하다”며 “올해는 자원봉사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연탄은행을 찾은 봉사자는 2717명으로, 직전 달(3871명)보다 1000명가량 줄었다. 2022년 12월에는 4078명, 2023년 12월에는 4898명의 자원봉사자가 연탄은행을 찾았지만 작년에는 2000명 이상 감소한 것이다. 연탄 나눔 봉사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26)는 “봉사 현장은 원래 서로 밝게 웃으면서 땀 흘리고 보람을 느끼는 게 묘미인데 이번 연말에는 계엄, 탄핵 등 어수선한 정국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원래 자주 나오던 봉사자분들도 최근에는 발걸음을 끊었다”고 말했다. 설 물품이나 금전 후원도 줄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무료 급식소 ‘바하밥집’ 측은 “통상 설 전후에 성금뿐만 아니라 떡, 간식, 핫팩 등 기부 물품이 많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문의도 한 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무료 급식소 ‘명동 밥집’을 운영하는 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경우 지난해 후원금이 2023년보다 12%가량 줄었다. ● 기업 후원도 끊겨… “기부의 효능감-보람 느끼도록 독려해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무료 급식소 ‘사회복지원각’에 따르면 지난해 설에는 ‘어르신들에게 명절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며 후원금을 보내온 기부자가 20여 명 있었는데, 올해는 10명 이하였다. 자원봉사자가 모자라 운영 자체도 쉽지 않다고 한다. 이준영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경기가 침체되거나 정치적 위기를 맞는 상황에는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생겨 전반적으로 기부에 관한 관심이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기업 후원도 줄고 있다. 25일 서울 동대문구 무료 급식소에서 만난 ‘밥퍼나눔운동’(밥퍼) 관계자는 “지난해 설 명절에 기업 후원이 대략 3000만 원 정도 들어왔는데, 올해는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사막에 길을 내는 사람들’은 대기업에서 지난해 12월까지 후원금을 보내줘 운영에 도움을 받았지만, 올해는 기업의 새 후원 문의가 없는 상태다. 후원은 줄었는데 공과금이나 식재료값은 오르니 무료 급식소 운영은 점점 어려워진다고 봉사단체들은 하소연한다. 밥퍼 측은 “수도세, 전기세 등을 비롯해 식자재 가격도 모두 지난해에 비해 최소 15∼20%씩은 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 급식소 ‘토마스의 집’는 채솟값이 많이 올라 매년 해오던 김장을 올해는 못 했다고 한다. 후원받은 김치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창근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일부 기부는 집회나 정치 분야로 쏠리는 측면이 있었다”며 “무료 급식소 등 복지 분야의 기부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사람들로 하여금 기부 행위가 주는 효능감, 보람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윤석열 대통령 관저 주변 집회에서부터 서울서부지법 난입까지 최근 일련의 사건에서 젊은층의 과격한 행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일부 2030 남성들은 주도적으로 폭력 시위에 가담하거나 유튜브 방송을 통해 과격한 선동 발언을 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폐쇄적이고 조직적인 커뮤니티 문화가 폭력성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0일 현재 온라인 보수 성향 커뮤니티 곳곳에는 서부지법 난입 사건을 계기로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취지의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특정 인사의 발언에 동조하며 폭력 시위를 ‘정당화’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19일 법원 난입 사태를 지켜본 사람들 사이에선 “극우, 보수 집회는 예전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고령층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날 서부지법 안에 들어간 사람 중에는 젊은 남자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 경찰이 서부지법 폭력 난입 등과 관련해 현행범으로 체포한 90명 중 20, 30대가 46명(51%)에 달했다. 앞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주변에서는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겠다’며 모인 일부 젊은 남성들이 스스로를 ‘백골단’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19일 난입 사건이 벌어진 서부지법 일대 집회에서 만난 김모 씨(31)는 “언론 대신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통해 뉴스를 보고 소통한다”며 “커뮤니티에서 개인이 의견을 올리면 집회 현장에 반영될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부정 선거’를 의미)이라는 구호와 팻말도 커뮤니티에서 ‘외신이 우리를 봐줘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올라와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부 2030 남성들이 특정 정치 이데올로기에 동조해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폐쇄적 커뮤니티 문화 영향 등으로 극단적 성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극적인 선동을 퍼뜨리는 유튜브, 같은 성향의 누리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티니에 빠져든 젊은이들이 일종의 ‘온라인 부족(部族)’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여기서 나오는 내용이나 이념에 동조하는 것을 넘어서서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이고 인정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커뮤니티로 연결되는 ‘부족주의’ 내지 ‘공동체’가 등장한 것”이라며 “흥분하거나 비이성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상당히 조직화되어 있는 흐름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자신의 의견이)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면 희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녀 사이 젠더 갈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탄핵 찬성 집회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20대 여성에 대한 경계심, 반발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시위 참여를 통해 ‘우리도 엄연한 정치 세력이다’ 등 자기 존재를 나타내려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이후 국회 앞에서 연일 이어진 탄핵 집회에서는 다수의 젊은 여성들이 이른바 ‘케이팝 응원봉’을 들고 대거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집회에서도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이 새로운 집회곡으로 부상했다. 이에 대한 남성들의 반감이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 같은 모습은 극히 일부 젊은 층에서 나타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20대 김모 씨는 “주변 대부분의 젊은층은 극단적인 유튜브 영상은 알아서 거른다. 보통은 온라인 뉴스, 신문, TV 뉴스에서 정보를 얻는다”며 “일부의 극단적인 행동을 확대해 전체 젊은이들이 폄훼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에 대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도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사위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과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이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1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시위대에 전한 편지에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며 “애국 시민”이라고 지칭했다. 17일에 공개한 구치소 편지에서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 주고 계시다”며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 안팎에서도 시위대의 집단 행동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법원 담장을 넘다가 경찰에 연행된 청년들이) 아마 곧 훈방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애국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지키려다 체포된 분들을 각 경찰서를 돌며 면회하고 있다”며 “86명이 체포돼 너무 안타깝다. 그분들께 무료 변론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광화문 집회에서 “이미 국민 저항권이 발동된 상태이고 국민 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 국민 저항권을 밀고 나가야 한다”며 “국민 저항권이 시작됐기 때문에 윤 대통령도 구치소에서 우리가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금 중인 윤 대통령을 위해 집단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언들이 향후 폭력 시위를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오늘 같은 폭력 사태를 추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선동에 의한 폭력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싸워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으니 지지자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소위 ‘뒷배’가 되어준다는 생각에 두려워할 것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득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메시지로 하여금)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행위라도 정당하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을 것”이라며 “폭력 시위로 윤 대통령은 정치적 이득을 얻겠지만, 행위자들에게 남은 건 법적 책임일 뿐”이라고 우려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이 이번에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로 시위 장소를 옮겼다. 헌재 직원들은 긴장 속에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경찰은 주변에 차벽을 둘러 난입에 대비하며 시위대 3명을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일대에서 집회를 하던 시위대 1500명(경찰 비공식 추산 기준)은 오후 1시 20분경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했다. 시위대는 “부정선거 내란이다”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 참가자 한 명은 경찰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시위대가 헌재로 이동한다는 소식에 경찰은 ‘법원 난입’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경찰 버스로 헌재 앞 도로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오후 3시 반에는 헌재 담을 넘어 침입한 시위대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대는 오후 3시 50분경 헌재 인근 안국 사거리에서 도로 3개 차선을 무단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 통제를 피해 헌재 정문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 나갔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700여 명이 헌재 앞에 모였다. 시위대는 헌법재판소를 향해 ‘부정선거 검증하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며 “탄핵 무효” “사법부는 죽었다” 구호를 반복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미신고 집회를 하고 있으니 집회·시위법에 따라 해산하라”고 방송하자 시위대는 “불법 경찰”이라며 불응했다. 이날 헌재는 직원들에게 “서부지법 난입 시위대가 재판소로 집결하고 있다”며 “상황 대응을 위해 사무처 과별 필수 인원 1, 2명은 지금 즉시 재판소로 출근하라”고 공지했다. 경찰은 18일 오후부터 이어진 서부지법 및 헌재 인근 집회 현장에서 총 90명(19일 오후 6시 기준)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에 대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도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시위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과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이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앞서 1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시위대에 전한 편지에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며 “애국 시민”이라고 지칭했다. 17일에 공개한 구치소 편지에서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며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 안팎에서도 시위대의 집단 행동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법원 담장을 넘다가 경찰에 연행된 청년들이)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애국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지키려다 체포된 분들을 각 경찰서를 돌며 면회하고 있다”며 “86명이 체포돼 너무 안타깝다. 그분들께 무료 변론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광화문 집회에서 “이미 국민 저항권이 발동된 상태이고 국민 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 국민 저항권을 밀고 나가야 한다”며 “국민저항권이 시작됐기 때문에 윤 대통령도 구치소에서 우리가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금 중인 윤 대통령을 위해 집단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전문가들은 이같은 발언들이 향후 폭력 시위를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오늘 같은 폭력 사태를 추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선동에 의한 폭력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싸워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으니 지지자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소위 ‘뒷배’가 되어준다는 생각에 두려워할 것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득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메시지로 하여금)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행위라도 정당하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을 것”이라며 “폭력 시위로 윤 대통령은 정치적 이득을 얻겠지만, 행위자들에게 남은 건 법적 책임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합의가 안 된다면 발포밖에 없을 것 같다. 경호처는 발포하라!” 이달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 상황을 생중계하던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이렇게 외치자, 채널 채팅창에 ‘자유체제를 지키자’, ‘윤 대통령님 힘내세요’ 같은 응원 글과 후원금이 송금되었음을 나타내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후원금은 적게는 몇만 원에서 많게는 10여만 원에 이르렀다. 진행자가 정치적으로 과격한 발언을 할수록 후원금을 송금했다는 채팅도 늘어갔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이슈를 다룬 유튜브 채널 시청자가 늘어난 가운데, 이들 채널이 시청자 후원금으로 하루 수백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유튜브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이달 6∼12일 일주일간 시청자 채팅 후원금, 일명 ‘슈퍼챗(super chat)’을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채널 10개 모두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이었다. 이들 채널이 일주일 새 벌어들인 슈퍼챗 수익은 총 2억1000만 원에 달했으며, 10개 중 9개는 보수 혹은 극우 유튜버가 운영 중이었다. 1위를 차지한 극우 유투버 채널은 일주일간 4985만9800원을 벌었다. 문제는 이들 채널이 같은 정치 성향의 시청자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후원받기 위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정치적으로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 한 채널 운영자는 정치 편향적인 발언 뒤 “(이제) 수금 타임이다. 소중한 회사 비용으로 쓰겠다”며 대놓고 후원금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정치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이 국민들의 분노 감정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사회의 이념 양극화 등이 심해지면서 사회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집행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많은 유튜버가 몰려 촬영을 하고 있었다. 유튜브에는 곧 ‘초비상! 공수처 기습 시도! 애국우파 관저를 포위하자!’와 같은 제목의 동영상들이 올라왔다. 평소 이런 정치 유튜브 영상을 자주 본다는 이모 씨(68)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상한 나라에서 살지 않으려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된 방송을 봐야 한다”며 “그래서 이런 유튜브 채널을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씨뿐 아니었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며 정치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고 후원하게 됐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 채팅을 통한 후원 기능, ‘슈퍼챗’ 후원금 총액 상위 10위를 차지한 채널은 모두 정치 유튜브 채널이었으며, 주로 극우나 보수 성향이었다. ●슈퍼챗 수익 상위 10개 중 9개 극우·보수 성향16일 유튜브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이달 6∼12일 슈퍼챗 수익 상위 10개 유튜브 채널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채널은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 수는 162만 명, 수익은 4985만9800원이었다. 2위는 구독자 수 53만9000명의 진보 성향 채널로 4350만300원을 벌었다. 다른 8개 채널도 일주일 수익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했다.특히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거치며 극우 혹은 보수 성향 채널 후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챗 수익 상위 10개 채널 중 단 1개를 제외하고 9개가 극우, 보수 성향 채널이었다. 이들 채널이 일주일간 벌어들인 수익은 총 1억6700만 원에 달했다. 플레이보드 사이트는 채팅창에 올라온 메시지와 후원 금액 등을 분석해 수익 총액을 추산하고 있다. 극우 유튜브 채널들은 정치적 음모론이나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후원을 유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TV나 신문을 통해 접하는 뉴스가 왜곡됐고, 자신들이 진실을 보도하고 있다며 후원을 요청하는 식이었다. 한 우파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영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관저 앞을 지키는 자유우파 국민들은 완전히 한 몸이 됐다”며 “유일하게 자유우파 유튜버만 관저 앞 투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윤 대통령도 유튜브를 통해 이를 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의 한 유튜브 채널은 ‘세월호 고의 침몰설’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고 있었다.실제 유튜버들이 이런 편향된 방송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이들 채널을 살펴본 결과 슈퍼챗으로 후원을 받을 뿐 아니라 개인 계좌로 후원을 유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5일 한 보수 성향 유튜버가 올린 대통령 관저 체포 저지 시위 촬영 영상 하단에도 개인 계좌 번호와 함께 예금주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허위 정보 유통 채널, 차단 등 조치해야 전문가들은 이런 채널을 통해 허위 정보와 무분별한 혐오가 확산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우 유튜버들이 노인 세대의 분노 감정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강성 발언이 혐오 정치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가 일종의 유사 언론 역할을 하고 있다”며 “유튜버들이 이처럼 극단적이게 된 이유는 자신들의 팬덤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로부터 조회수를 많이 얻고 팔로어를 늘리기 위함인데, 팬덤의 내부 논리만 따라가다 보면 잘못된 뉴스와 진짜 뉴스를 구별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배후에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있다면 윤 대통령에겐 ‘태극기 부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체로 한국인들은 그런 음모론을 우익 유튜버들이 퍼뜨린 온라인 선동에 불과하다고 여기지만, 뿌리 깊은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그들(유튜버)은 윤 대통령의 상황을 둘러싼 혼란을 부추겨 열성적 신봉자들을 거리로 내보냈다”고 전했다.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학부 교수는 “플랫폼 차원에서 허위 정보를 유통하는 채널에 대해 슈퍼챗을 정지시키거나, 채널 자체를 일시 차단 조치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16일 서울대에서 영어 문해력 역량을 키우기 위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 캠퍼스 두산인문관에서 열린 ‘문해력과 역량 중심 영어교육으로의 전환’ 심포지엄에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해력과 공감력 부재의 현실을 진단하고 영어 교육을 통한 해법을 탐색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영어영문학회, 한국영미어문학회, 한국영어교육학회의 공동 주최로 진행됐다.심포지엄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의 영어 교육은 단순한 의사소통 능력이 아닌 문해력, 공감력, 상상력 등 심미적 감성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이날 특별초청강연자로 나선 이종우 홍익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영어가 비판적 사고, 창의적 표현, 심미적 감수성과 다양한 문화 정체성을 포용하는 입체적 문해력을 함양하는 교과목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이어 특별 강연에 나선 여건종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이른바 ‘서사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교육에서 서사적 상상력을 강화하여 성숙한 자유시민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 강연에서는 영어 문해력 향상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강석진 한국항공대 자유전공학부 교수와 전영주 목원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창의성과 심미적 감성 역량 강화와 입체적 문해력 향상을 위한 영어교육’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양윤정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교양대학 교수, 박정만 한국외대 미네르바교양대학 교수는 시·소설·드라마 작품을 통해 공감력과 문해력 등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 영어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윤미선 인하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영어 교육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경인교대에서 영어 과목을 강의 중인 김영미 교수, 이동환 경인교대 영어교육과 교수, 손혜숙 성균관대 문과대학 교수도 연사로 나서 영어학습 현장에 대한 고찰을 나눴다. 김현진 한국영어연문학회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이 한국 사회의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문해력, 공감력, 의사소통의 부족 현상을 영어 교육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체 사회를 맡은 박종성 충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를 국어와 수학과 함께 동일한 평가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공교육에서 영어 홀대를 시정하고, 오지선다형 수능 문항 출제 방식 또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체계를 새로이 설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심포지엄 참가자들 또한 ‘시대에 맞게 공교육과 수능에서 영어 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는 점에 동의를 표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밤사이 한파로 전국 도로 곳곳에 결빙이 발생하면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살얼음, 일명 ‘블랙 아이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경기에서만 130대 넘는 차량이 추돌 사고 피해를 입었고, 김포에서는 트럭 운전자가 숨졌다. 서울에서도 18대가 추돌해 한 명이 다쳤다.●같은 도로서 연달아 사고… 1명 사망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경기도에서만 130대가 넘는 차량이 추돌사고로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3시 49분경 경기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 도로에서 달리던 5t 트럭이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50대 운전자 A 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오전 5시 16분경 고양시 자유로 구산 나들목(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 차량 44대가 추돌했다. 해당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 40대 남성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 같은 날 오전 5시 50분경 고양시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도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차량 43대가 파손됐다. 탑승자 1명이 중상, 12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6시 41분경에는 같은 고속도로에서 차량 18대가 추돌해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수습을 위해 일부 도로가 통제되면서 사고 지점 후방인 고양휴게소까지 약 3km 구간에서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경기 남부지역에서도 결빙 교통사고가 잇달았다. 이날 오전 6시 35분경 안산시 상록구 양상동 편도 2차로 도로에서 11대 차량이 연쇄 추돌해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 오전 8시 5분경에는 화성시 오산동에서 편도 3차로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결빙 구간을 만나 미끄러지며 10중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오전 8시 6분경에는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차들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5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날 사고 수습을 위해 일부 지역 도로 전체가 전면 통제되면서 출근길 큰 혼잡이 빚어졌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는 주류를 실은 트럭이 미끄러지며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트럭 적재함에서 주류 상자가 쏟아지며 깨진 술병이 도로 위에 나뒹굴었다. 20대 트럭 운전자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에서도 사고가 이어졌다. 오전 6시 7분경 서울 노원구 월계2지하차도에서는 차량 18대가 추돌해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오전 8시 4분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는 1t 트럭이 차량 2대를 들이받고 인근 상가 1층 스타벅스 카페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 아이스를 사고 원인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저수지 빙판 위서 놀던 중학생 참사… 15일 더 추워 결빙과 관련된 다른 사고도 있었다. 13일 대구에서는 저수지 얼음이 깨지며 빙판 위에서 놀던 중학생 한 명이 익사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5시 19분경 달성군 다사읍의 한 저수지 빙판 위에서 중학생 11명이 놀던 가운데 얼음이 깨져 6명이 물에 빠졌고, 이 중 한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한반도가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가량 더 떨어진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 체감온도는 영하 11도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도∼0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2도∼5도로 예보했다. 14일 오후 9시 한파특보가 발효된 경기 동부와 강원내륙·산지를 중심으로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제주도와 광주·전남 서부, 전북 서부, 대전·세종·충남에는 눈 예보가 있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면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차량을 운행할 때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터널 출입구, 고가도로, 그늘진 커브길 등 결빙 위험 구간에서는 서행하고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안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밤사이 한파로 전국 도로 곳곳에 결빙이 발생하면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살얼음, 일명 ‘블랙 아이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경기에서만 130대 넘는 차량이 추돌 사고 피해를 입었고, 김포에서는 트럭 운전자가 숨졌다. 서울에서도 18대가 추돌해 한 명이 다쳤다.● 같은 도로서 연달아 사고…1명 사망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경기도에서만 130대가 넘는 차량이 추돌사고로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3시 49분경 경기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 도로에서 달리던 5t 트럭이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50대 운전자 A 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오전 5시 16분경 고양시 자유로 구산 나들목(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 차량 44대가 추돌했다. 해당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 40대 남성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 같은 날 오전 5시 50분경 고양시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도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차량 43대가 파손됐다. 탑승자 1명이 중상, 12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6시 41분경에는 같은 고속도로에서 차량 18대가 추돌해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수습을 위해 일부 도로가 통제되면서 사고 지점 후방인 고양휴게소까지 약 3㎞ 구간에서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경기 남부지역에서도 결빙 교통사고가 잇달았다. 이날 오전 6시 35분경 안산시 상록구 양상동 편도 2차로 도로에서 11대 차량이 연쇄 추돌해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 오전 8시5분경에는 화성시 오산동에서 편도 3차로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결빙 구간을 만나 미끄러지며 10중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오전 8시 6분경에는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차들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5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날 사고 수습을 위해 일부 지역 도로 전체가 전면 통제되면서 출근길 큰 혼잡이 빚어졌다.인천 서구 청라동에서는 주류를 실은 트럭이 미끄러지며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트럭 적재함에서 주류 상자가 쏟아지며 깨진 술병이 도로 위에 나뒹굴었다. 20대 트럭 운전자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서울에서도 사고가 이어졌다. 오전 6시 7분경 서울 노원구 월계2지하차도에서는 차량 18대가 추돌해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오전 8시 4분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는 1t 트럭이 차량 2대를 들이받고 인근 상가 1층 스타벅스 카페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 아이스를 사고 원인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저수지 빙판 위서 놀던 중학생 참사… 15일 더 추워결빙과 관련된 다른 사고도 있었다. 13일 대구에서는 저수지 얼음이 깨지며 빙판 위에서 놀던 중학생 한 명이 익사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5시 19분경 달성군 다사읍 한 저수지 빙판 위에서 중학생 11명이 놀던 가운데 얼음이 깨져 6명이 물에 빠졌고, 이 중 한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한반도가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가량 더 떨어진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 체감온도는 영하 11도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영하 0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2~5도로 예보했다. 14일 오후 9시 한파특보가 발효된 경기 동부와 강원내륙·산지를 중심으로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제주도와 광주·전남 서부, 전북 서부, 대전·세종·충남에는 눈 예보가 있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면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차량을 운행할 때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터널 출입구, 고가도로, 그늘진 커브길 등 결빙 위험 구간에서는 서행하고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경기=이경진 기자}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65)와 전 씨에게 돈을 건넨 정치인 A 씨를 불구속기소한 가운데, A 씨의 조력자 또한 함께 기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A 씨와 조력자 B 씨를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을 전 씨에게 소개해준 혐의를 받는 퀸비코인 사업가 이모 씨도 정치자금법위반 방조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전 씨가 2018년 제7회 전국 지방선거 과정에서 경북 영천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예비 후보 A 씨로부터 억대 자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전 씨가 경선 과정에서 윤한홍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윤 의원에게 부탁해 공천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력자 B 씨는 A 씨의 공천을 성사시키기 위해 불법 자금을 함께 모으고, 이를 전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B 씨는 본인이 운영하는 경북 영천 소재의 사업장에서 본보와 만나 “그 사람들(전 씨와 A 씨)을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영천=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서울 동작구의 한 도로에서 30대 남성이 마을버스에 치여 숨졌다.경찰에 따르면 12일 오후 7시 8분경 서울 동작구 대방동주민센터 앞 횡단보도에서 마을버스가 길을 건너던 30대 남성 A 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 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중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없었다.경찰은 버스기사 50대 B 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한 차례 조사를 마쳤다. 경찰에 따르면 B 씨가 사고 당시 음주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에 설치된 블랙박스가 고장나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한편, 운전자를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명문대를 중심으로 연합동아리를 운영하며 마약을 유통·투약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동아리 회장이 여자친구의 신상도 유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연합동아리 ‘깐부’(오랜 친구) 회장 염모 씨(32)가 텔레그램의 ‘겹지방’에 자신의 여자친구의 신상과 사진을 올린 것을 확인했다. 겹지방은 ‘겹치는 지인 능욕방’의 줄임말로, 지인의 신상이나 지인을 대상으로 만든 허위 합성물 등을 공유하는 곳이다. 염 씨는 여자친구의 신상과 선정적인 사진 등을 여자친구의 동의 없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씨는 2021년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연합동아리를 결성한 뒤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8일 염 씨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명문대를 중심으로 연합동아리를 운영하며 마약을 유통·투약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동아리 회장이 여자친구의 신상도 유포한 혐의도 적발됐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연합동아리 ‘깐부(오랜 친구)’ 회장 염모 씨(32)가 텔레그램의 ‘겹지방’에 자신의 여자친구의 신상과 사진을 올린 것을 확인했다. 겹지방은 ‘겹치는 지인 능욕방’의 줄임말로, 지인의 신상이나 지인을 대상으로 만든 허위 합성물 등을 공유하는 곳이다. 염 씨는 여자친구의 신상과 선정적인 사진 등을 여자친구의 동의 없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염 씨는 2021년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연합동아리를 결성한 뒤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8일 염 씨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준비 중인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조본은 박 전 처장의 휴대전화를 바탕으로 경호처 내부 동향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는 전날 경찰 조사를 마친 뒤 박 전 처장으로부터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10, 11일 이틀 연속으로 박 전 처장을 불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을 조사한 바 있다. 경찰이 박 전 처장 휴대전화로부터 경호처 내부 인원 현황이나 배치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차 영장 집행을 앞두고 경호처 내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경호처 김신 가족부장도 14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 부장은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를 받는다. 야당은 김 부장을 ‘경호처 내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