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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때 생존율과 완치율이 크게 높아진다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암은 국내 암 사망 2위로 표준 치료는 수술이지만 수술 환자 3명 중 2명에서 간 내 재발이 발생한다. 특히 암이 혈관에 침범하거나 수술 후 절제한 경계선에 암이 남아 있는 경우 재발 위험은 더 커진다.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한 표준 추가 치료가 없는 상황에서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방사선치료의 활용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임채홍 교수 연구팀은 간암에 대한 방사선치료 효용성을 평가한 7개 선행 연구를 메타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간암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를 받은 재발 고위험군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과 완치율을 뜻하는 무재발 생존율이 크게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임 교수 연구팀이 메타 분석한 선행 연구에는 혈관 침범과 좁은 절제연(수술로 잘라낸 끝부분) 등 간암 재발 고위험군 환자 815명이 포함됐다. 혈관 침범이 있었던 간암 환자의 경우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를 수행했을 때 1년 생존율은 75.6%로 수술만 시행했던 환자의 1년 생존율 36.9%보다 크게 높았다. 수술 후 좁은 절제연을 보였던 환자군에서도 방사선치료 후 2년 생존율은 90.4%로 수술만 시행한 환자 78.7%보다 높았다. 2년 무재발 생존율은 방사선치료 후는 70.1%, 수술만 받은 환자 51.7%로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임 교수는 “간암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를 받았을 때 재발과 생존율 면에서 모두 유익한 결과가 나왔다”라며 “치료율 향상을 위해 수술과 방사선치료를 병합해 시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간암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의 유익에 관한 연구 질 평가 기반의 메타 분석’ 연구는 외과학 국제 학술지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서저리’ 11월 호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천식은 흔한 만성 호흡기질환 중 하나다. 천식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증 천식’은 먹는 약이나 흡입 치료제 등 기본적인 치료법을 통해서는 증상 조절이 어렵다. 갑작스럽게 천식 증상이 심해지거나 숨을 쉬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중증 천식 환자는 심한 기침과 호흡 곤란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중증 천식 환자의 약 38%가 불안, 25%가 우울 등 심리적인 문제도 호소한다. 사회·경제적 활동도 쉽지 않아 직업 중단율이 44%, 직업 중단 기간도 평균 7년에 이른다. 천식은 크게 알레르기성 천식과 호산구성 천식으로 나뉜다. 전체 천식 환자의 80% 정도에 해당하는 호산구성 천식은 기도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 중 호산구 수치가 원인이 돼 발생한다. 예후도 좋지 않다. 천식 치료는 증상 조절을 통한 일상생활 유지, 천식에 의한 사망과 급성 악화 방지, 약물 부작용의 최소화 등이 주요하게 고려된다. 특히 중증 천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치료 목표에는 부작용 위험이 있는 경구 스테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포함된다. 국내외 주요 천식 치료 지침에서는 스테로이드 대체 옵션으로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권고한다. 최근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에게 사용하는 메폴리주맙, 레슬리주맙 등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급여화가 시행됐다. 생물학적 제제는 중증 천식 환자의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 의존도를 낮추고 부작용, 입원, 사망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탈리아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했을 때 환자 1인당 연간 2469유로(약 350만 원)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메폴리주맙은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에게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 중 하나다.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량 감소와 환자 삶의 질 평가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는 “여러 선진국에서는 생물학적 제제가 급여화돼 있어 중증 천식 환자가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라며 “국내는 높은 비용 때문에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번 급여화로 국내 중증 천식 환자가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식은 원인이 되는 물질이나 계절, 외부 환경 등 악화 인자에 따라 증상이나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겨울철 환절기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더불어 평소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보이죠? 하얗고 촘촘하게 만들어진 연골이 . 저는 매번 보면서도 경이롭습니다.” 내시경으로 찍은 무릎 연골 사진은 치료 전과 후가 명확하게 차이 났다. 우윳빛으로 뽀얗게 올라온 연골은 손상되고 찢어진 무릎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 보였다. 강남제이에스병원은 무릎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 병원으로 유명하다. 2014년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이 병원에서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닳아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연골의 점진적 손상 혹은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연골이 손상될 경우 관절을 이루는 뼈와 주변 연부 조직 등에도 손상이 생긴다. 이는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 준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나이와 성별, 유전적 요인과 비만 등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하지의 부정 정렬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질 좋은 연골 재생이 관건… 의료진 선택 중요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진 말기에는 주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 삽입물을 넣는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다.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은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하던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발병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라며 “인공관절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돼 있어 이른 나이에 인공관절 수술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 대안으로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이 있다. 우리 몸은 회복 능력이 있다. 새살이 돋고 부러진 뼈가 스스로 붙는다. 그러나 연골은 다르다. 재생되지 않는 소모성 조직이다. 외상으로 손상되고 나이가 들며 마모되는 연골 부위를 회복시키는 치료법이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다. 송 원장은 “과거엔 퇴행성 마모로 인한 연골 손상이 많았으나 지금은 여기에 더해 젊은 나이의 스포츠 손상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반복적으로 충격받은 부위에 국소적으로 연골이 망가지는 손상이 많다”고 말했다. 연골 결손으로 뼈가 드러날 정도면 병변 부위가 확장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깨져 나간 연골 부스러기들이 관절 안에서 떠돌아다니다 활액막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고 붓게 한다. 염증 반응으로 나오는 물질은 연골을 연쇄적으로 공격해 관절염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늦지 않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는 뼈에 인위적으로 구멍을 뚫어 골수 자극을 하고 제대혈 줄기세포를 주입해 연골을 재생시킨다. 이때 정상 부위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재생된 연골이 잘 생착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연골이 떨어져 나가 증상을 일으키면 재수술하기도 한다. 강남제이에스병원이 사용하는 제대혈 줄기세포는 자가혈 줄기세포와는 다르다. 메디포스트가 개발한 태아 탯줄 제대혈에서 추출한 중간 간엽세포를 활용한다. 이 간엽세포는 연골로 생성될 확률이 97.5%다. 1개의 줄기세포를 일주일 동안 배양하면 750만 개의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수술 30분 전 줄기세포가 담긴 병이 병원에 도착한다. 세포는 48시간밖에 살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수술은 먼저 무릎을 절개하고 뼈에 구멍을 내는 걸로 시작한다. 뼈에 구멍이 나면 피가 나오고 거기에 줄기세포를 착상시키면 뼈 주위에 연골을 만드는 호르몬이 자극받아 연골로 분화되는 원리다. 줄기세포 치료는 인공관절에 비해 뼈 삭제량이 적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 수술 후에도 대부분의 스포츠 활동이 가능하다. 10대 때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을 받은 장성우 선수는 다른 병원에서 씨름을 그만둬야 한다고 진단받았지만 강남제이에스병원에서 수술받고 천하장사와 백두장사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외국인까지 찾는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강남제이에스병원의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이 2500건이 넘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의료기관을 포함한 최대 횟수다. 히딩크 감독의 치료 사례가 알려지면서 매해 많은 외국인 환자가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나라는 중동 국가다. 나라가 가지고 있는 부에 비해 의료 인프라 수준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카타르는 7월 주한 카타르 대사관이 본국의 환자를 잘 진료해줘 고맙다는 메시지 카드와 선물을 병원으로 보내기도 했다.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11월에는 ‘2023년 하반기 강남구 의료관광 협력 기관’으로 선정돼 한국관광공사 웰니스팀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관으로 해외 박람회에 참여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23 한국 의료관광대전과 2023 한-인니 메디컬 로드쇼, 2023 카타르 트래블마트에도 참가한 바 있다. 히딩크 감독의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짐과 동시에 병원은 10년 동안 계속해서 치료법을 적용한 환자의 임상 데이터를 수집해 왔다. 강남제이에스병원은 퇴행성관절염이 완치할 수 있는 질환임을 세계 학회 발표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또한 송 원장과 김나민 원장은 심한 변형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에 ‘근위부 경골 절골술(HTO)’을 접목한 치료법을 개발했다. 치료법에 붙인 ‘제이 스토미’라는 명칭도 공식적인 수술법으로 발표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제이 스토미는 연골 손상 부위를 균등하게 조절하고 골 치유를 촉진함으로써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송 원장은 “이미 2500여 케이스 중 약 1100 사례에 제이 스토미 치료법을 적용했으며 이에 대한 입증 데이터가 준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송 원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년간의 추적 조사를 시행하고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제 학술지에 여섯 편의 SCI-E급 논문을 발표했다. “히딩크 감독 반대쪽 무릎 이식도 성공… 고령에도 경과 좋아”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은 2013년도까지만 해도 ‘아직 검증되지 않는 단계’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퇴행성관절염 완치 판정을 받은 국내 1호 환자가 되면서 인공관절치환술의 대안으로 서서히 인정받게 된다. 2014년 1월 강남제이에스병원에서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을 받은 히딩크 감독이 10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당시 관절염으로 고통받던 히딩크 감독은 유럽과 미국 등 여러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수술을 받았음에도 관절염이 계속 심해져 다리를 절뚝거렸고 일정이 있을 때면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미국과 독일 등의 병원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고 고민하던 차에 한국 국가대표팀 주치의인 강남제이에스병원의 송준섭 원장과 연이 닿았다. 히딩크 감독은 송 원장에게 ‘무릎에 인공관절을 넣는 것 외에 다른 수술 방법은 없냐’고 물었다. 송 원장은 탯줄 속 혈액(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원료로 하는 ‘카티스템’을 추천했고 히딩크 감독은 고심 끝에 송 원장을 믿고 수술을 결심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일 년 만에 테니스와 골프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연골을 가지게 됐다. 히딩크 감독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참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무릎 수술이 단연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히딩크 감독은 작년 왼쪽 무릎도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을 받았다. 77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만큼 좋은 경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보청기 사용이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존스홉킨스대의 프랭크 린 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이 큰 70∼84세 노인 977명을 대상으로 보청기 사용 등 적극적인 난청 치료를 시행한 그룹과 일반적인 교육 치료를 시행한 그룹으로 나눠 3년간 관찰했다. 그 결과 두 그룹 사이에서 인지 기능 변화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대화 장애의 변화를 측정하는 10개 문항을 각각 설문 조사한 결과 난청 치료를 받은 그룹은 개선 효과가 관찰됐지만, 그렇지 않은 그룹은 인지 기능 위험도가 올라갔다. 자기공명영상(MRI)은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의 뇌가 더 빨리 줄어드는 것이 관찰됐다. 보청기를 착용한 사람의 뇌는 더 느리게 줄어들었다. 국내 고령인구의 증가로 노인 난청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난청 환자는 2020년 812만 명에서 지난해 901만 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2030년에는 1306만 명, 2040년에는 1725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보건기구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이 난청 장애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화성 난청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발생하는 청력 손실이다. 유전적 요소의 결과일 수도 있고 노화,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건강 상태, 아스피린이나 일부 항생제 등 몇몇 약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노화성 난청이 보청기 등의 청각 재활 없이 방치될 경우 치매가 2∼5배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진 만큼 청각 재활이 필요하다. 난청은 청신경이 퇴화해서 생기는 것이라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다. 해결책은 보청기로 소리를 되찾는 것이다.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가 어느 정도 청력이 남아 있다면 보청기로 청각 재활이 가능하다. 외이도염증으로 보청기 착용이 어려운 환자는 중이 임플란트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감각신경성 난청의 정도가 심해 보청기로도 청각 재활이 어렵다면 인공 와우 이식을 받아야 한다. 린 박사는 “난청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많은 위험 요소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로 난청과 치매 사이에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난청이 있다면 빨리 인지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랜싯에 실렸다. 린 박사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APSCI(아시아태평양 인공와우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폐암의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이다. 금연으로 폐암 예방이 가능하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폐암의 가장 확실한 예방책으로 금연이 우선 권고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남성 폐암 발생률은 매년 0.8%씩 줄어든 반면 흡연율이 10%를 넘기 어려운 여성 폐암 환자는 1.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을 초기에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잦은 기침이다. 폐암 환자의 75%가 잦은 기침을 호소한다. 이 밖에도 객담,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이 있지만 감기와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대부분의 환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심각한 이상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내 폐암 환자의 80%는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다른 장기로 퍼진 상태에서 진단받는 환자도 40%에 이른다. 폐암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의 고위험군인 흡연자는 폐암 검진을 받으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20% 감소시킬 수 있다. 다행히 2019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만 54세 이상∼74세 이하의 남녀 중 30갑년(하루에 피우는 담배 갑 수에 흡연 기간을 곱한 것) 이상의 흡연 경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실시 중이다. 폐암 치료는 병기와 환자의 치료 적응도 등에 따라 수술과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으로 구분된다. 비교적 초기에 암을 발견하면 선행 화학요법, 수술적 절제와 보조 항암 요법으로 치료한다. 진행된 전이성 폐암으로 진단받았다면 항암 치료가 주된 치료 옵션이다. 현재 전이성 폐암의 표준 치료는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이다.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은 항암 화학요법에 비해 치료 효과는 높고 부작용은 크게 늘지 않아 환자의 나이나 전신 상태 등과 무관하게 쓸 수 있다. 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 엄중섭 교수는 “감각신경이 없는 폐에는 종양이 생겨도 조기 발견이 어렵고 고령 환자 비율도 높다”며 “최근 국내외 임상 현장에서 표준 치료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은 기존 치료법 대비 약 2배의 5년 생존율 개선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흡연이 폐암 발병 원인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비흡연성 폐암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만큼 누구나 평소 폐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정기검진을 받으며 위험 물질을 멀리하는 등 생활 습관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유방암은 국내 40·50대 여성의 질병사 원인 1위 질병이다. 매년 10명 중 1명이 유방암으로 사망한다. 특히 국내 유방암은 사회·경제활동이 왕성한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 딸인 유방암 환자의 사망은 가정의 안녕과 직결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약 등 효과적인 약물의 적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 분과위원회는 국회에 신약 접근성 강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정책 제안에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에게 정책 제안 배경과 주요 내용,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 유방암 발병 환자는 어느 정도인가. “서양은 유방암 평균 발병 나이가 60대 후반이지만 우리나라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정도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원인 규명을 떠나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 할 사실은 우리나라에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가장 활동적인 연령대이면서 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40대 중후반, 50대에서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 환자의 암 투병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환자의 나이는 치료 시에도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인이다. 임상시험 중 젊은 환자가 중간에 사망하게 되면 그 파급 효과가 약의 허가나 유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방암은 적절한 치료제를 잘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허투 양성 유방암은 치료제를 잘 쓰면 치료 성적이 좋아지고 환자를 더 오래 살릴 수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 언급된 신약이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쓰이는 ‘엔허투’로 알고 있다. 어떤 치료제인가.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도세탁셀, 허셉틴, 퍼제타 사용 후 암이 진행됐을 때 사용하는 치료제다. 엔허투는 기존 치료제인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제품명 캐싸일라) 대비 무진행 생존 기간을 약 6개월에서 28개월로 연장했다. 치료 효과가 매우 좋아 아직 허가된 사항은 아니지만 임상시험을 통해 보조 요법이나 선행 화학 요법에 대한 효과도 확인하고 있다.” ―실제 임상에서 엔허투를 사용하고 효과를 본 환자 사례가 있다면…. “삼성서울병원으로 치료받으러 오는 많은 환자는 새로운 의학 기술에 대한 접근성 요구가 높아 치료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내원 환자 중 허투 전이성 유방암 5차 치료에 실패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6차 치료로 엔허투를 사용한 환자가 있다. 엔허투 이전에 사용한 치료제는 대부분 3∼6개월 정도 사용 후 질병이 진행됐는데 엔허투는 치료 시작 후 현재까지 약 4년째 효과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환자가 꽤 많다.”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 분과위원회에서 ‘전이성 유방암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정책 제안 배경과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학회는 전이성 유방암 정책과 관련해 꾸준히 이야기해왔다. 이번 정책 제안은 엔허투의 급여 과정을 지켜보면서 유방암 신약의 급여 지연을 체감하며 느낀 현실에 기인했다. 유방암 전문의로서 엔허투와 같은 획기적인 데이터를 본 것 자체가 역대급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좋은 치료제가 빨리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쓸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런데 치료제의 효과가 좋다고 해서 바로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니더라. 이 점이 안타깝다. 현재 엔허투는 건강보험 급여의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는 통과했다. 암질심에서는 약제의 임상적 효과나 안전성 프로파일을 심사한다. 전문의로부터 엔허투의 암질심 통과는 당연하다고 평가받았다. 다음 단계는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약값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비용-효과성이라고 하는 경제성 평가를 한다. 현재 엔허투를 비급여로 사용하고 있는 환자는 이미 효과를 경험하고 있는데 급여가 언제쯤 될까 기다리고만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 분과위원회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을 찾아가 전이성 유방암 치료 환경과 관련한 현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환자가 좋은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10월에 있었던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유방암 치료 보장성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급여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요인인 ‘경제성 평가’ 방안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경제성 평가 시 기준이 되는 값을 산출할 때 환자가 오래 살수록 그만큼 투약 기간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비용 효과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엔허투는 기존 치료제 대비 4배 이상의 생존 기간 개선을 보였는데도 치료제를 더 오래 투약해야 하는 점 때문에 급여 논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한 재정 부담 때문에 신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 치료비에 대한 환자 부담률이 5%라 건강보험을 적용해주기 어렵다면 유연하게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은 손꼽히게 좋은 제도다. 암의 경우 산정 특례로 인정을 받게 되면 치료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이런 나라는 많지 않다. 걱정이 되는 건 앞으로 계속해서 더 좋은 치료제들이 나올텐데, 이를 지원해 줄 자원이 충분할 지 의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제약사가 약값을 인하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재정 부담을 완화해왔다.” ―마지막으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오래 살기 위해서는 환자는 스스로 큰 노력을 해야 한다. 죽음에 대한 불안감과 초조함이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환자이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 열심히 잘 살아야 오래 살 수 있다. 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병이 중요하다. 그래서 환자의 고충을 이해하면서도 병원에 열심히 와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환자 입장에선 의사가 하는 말이 너무 교과서적이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암은 생존과 직결되는 질환이다. 환자가 적극적으로 투병을 하다 보면 또 다음 길이 보일 거라 믿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사례1. 의료 인공지능(AI) 개발업체 A사가 개발한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는 진단 정확도 94%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자기공명 혈관조영(MRA) 영상을 AI가 분석해 뇌동맥류 의심 부위를 표시해주는 디지털 의료기기다. 하지만 대한영상의학회 분석 결과 실제 병원에서 사용했더니 정확도가 66.7%에 불과했다. #사례2. B사는 불면증에 도움을 주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했다. 불면증 습관 개선을 돕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해당 업체는 불면증 환자 60여 명으로 임상을 진행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임상에 참여한 환자 수가 적어 효과가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달부터 디지털 의료기기 병원 처방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디지털 의료기기의 병원 처방이 가능하다. 디지털 의료기기는 알약이나 주사제가 아닌 디지털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진단, 치료, 관리하는 의료기기를 뜻한다. 현재까지 식약처 허가를 받은 디지털 의료기기는 AI 영상 진단 소프트웨어가 9개, 불면증 치료 기기 2개 등 총 11개 제품이다. 이 중 불면증 치료 기기 등은 이달부터 환자 처방이 시작된다. 조만간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해진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바이오 디지털 헬스 글로벌 중심 국가 도약’을 10대 국정과제로 삼았고, 복지부는 의료기기 산업에 2027년까지 최대 10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 결과 의료현장에서 디지털 기기 처방이 본격화된 것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부실한 검증과 허가 절차로 의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디지털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진행하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은 안전성, 유효성을 평가한다. 현장에서는 우선 ‘허가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식약처는 업체가 제출한 임상 자료로 제품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 디지털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 자료나 기준이 명확히 없다 보니 규제기관이 업체 정보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식약처가 마땅한 허가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근거로 검증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C사는 눈의 이상을 발견하는 AI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식약처 허가까지 받았지만 임상데이터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D업체의 AI 뇌동맥류 분석 소프트웨어는 91% 정확도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병원에서 사용해본 결과 80.6%에 불과했다.● 정부, 올해 내 선도입 후평가 도입… “환자 위협” vs “기업 생존” 나아가 정부는 올해 내로 디지털 의료기기를 먼저 시장(병원)에 진입시킨 뒤 나중에 평가하는 ‘선도입 후평가’를 도입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식약처 품목 허가→보의연 안전성 평가’를 거쳐야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었지만, 보의연 평가 없이 바로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 대신 병원에서 최대 5년 이내에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하는 과학적 임상 근거를 제출해야 한다. 일단 먼저 팔도록 허용하고 안전성은 나중에 검증하는 것. 의료계와 환자단체들은 ‘기업이 부담해야 할 임상 비용을 환자에게 전가하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로운 인하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보의연의 검증 절차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처방 후 평가는 안전성 등에 대한 비용을 결국 환자에게 부담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준범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환자에게 처방했음에도 평가에서 탈락해 퇴출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디지털 의료기기는 일반 의료기기보다 위험성이 작은 데다 산업 육성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약 2600조 원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5.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의료 AI 기업 관계자는 “빠른 속도로 신기술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검증에만 수년이 소요된다면 기업 생존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재태 보의연 원장은 “의료기기의 안전과 효과는 정부가 보증해야 할 사안으로 개선안이 시행되더라도 사후 평가를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식품 원료 박람회 ‘SUPPLY SIDE WEST 2023(SSW)’이 열렸다. 이번 SSW 2023은 북미 식품 재료 박람회와 함께 개최됐다. 미국은 세계 최대 식품 시장을 가진 국가로 1인당 식품 소비 지출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년간 매년 6%대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건기식 톱 10 기업 중 9개는 미국 기업이며 다국적기업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씨제이 웰케어 박성선 대표는 “건기식 분야에서 세계적인 흐름과 변화를 빠르게 읽기 위해서는 이런 대규모 박람회를 참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SW는 20년 이상 열리고 있는 원료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다. 매년 12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과 65개국에서 참여하며 1만7000명 이상의 전문 바이어가 방문한다.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조1429억 원으로 2019년 4조8000억 원과 비교해 25%가량 늘었다. 글로벌 건기식 시장도 올해 1334억 달러(약 173조3266억 원) 규모에서 2027년 1646억 달러(213조8154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식품 원료 박람회에서는 면역력 관련 원료들이 많았다. 마이크로바이옴 소재도 주목을 받았다. 그 밖에 근육량 개선, 뷰티, 기억력 개선, 기분·스트레스 완화 등의 원료가 눈에 띄었다. NS홈쇼핑 민은설 PM은 “특히 5월 유럽에서 열린 원료 박람회 때와 달리 근육을 키워주는 단백질 소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근 북미와 유럽 건기식 시장에서는 식물성 원료, 즉 허벌 성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북미의 경우 2017년 44억5000만 달러(약 5조7814억 원) 규모였던 허벌 건기식 시장이 2022년 68억 달러(약 8조8345억 원) 수준으로 확대된 데 이어 2027년에는 74억5000만 달러(약 9조679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허벌 건기식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시아 허벌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2년 218억5000만 달러(약 28조3700억 원) 수준에서 2027년에는 239억 달러(약 31조317억 원)로 커질 전망이다. 박람회에는 국내사도 다수 참가했다. KGC인삼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정관장 부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홍삼 제품과 표준화된 홍삼 원료를 선보였다. 정관장은 홍삼농축액, 홍삼농축액분말, 홍삼분말 등 건기식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제형을 소개했다. 특히 전시 기간 중에 홍삼 세미나를 진행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KGC인삼공사 연구개발센터 이수경 박사가 홍삼 원료를 생산하기 위한 정관장의 원료 관리와 공정, 품질 관리 기준에 대해 소개하고 이화여대 의과대학 오세관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받은 면역력 개선, 피로 회복, 혈행 개선 등 홍삼의 기능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규명된 다양한 연구와 임상시험 내용을 설명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참가한 삼양사는 작년보다 부스 크기를 1.5배 키우고 주력 제품인 알룰로스 홍보에 역점을 뒀다.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국내 최대 규모 알룰로스 신공장 증설 시기에 발맞춰 삼양사 알룰로스의 우수성을 알리고 해외 판로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포도 등에 함유된 단맛 성분으로 설탕 대비 70% 정도의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제로인 대체 감미료다. 현지 건기식 시장 공략을 위해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 케스토스 같은 프리바이오틱스 소재도 함께 전시했다. 이상훈 삼양사 식품BU장은 “삼양사는 알룰로스의 주요 수출국이 북미인 점을 감안해 2022년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식품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현지 고객사와의 접점을 늘리는 등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형 관련 업계도 참여했다. 코스맥스NBT는 SSW에 참가해 제형·성분 개발 기술력을 알렸다. 특히 코스맥스NBT가 개발한 마이크로 에멀젼은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제형이다. 액상이나 젤리, 식물성 연질캡 등 다양한 제형에 적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기능성 성분에도 관심이 쏠렸다. 피부 주름·탄력·보습 개선, 모발 건강 등에 효과적인 기능성 성분 등 최근 미국 내 이너뷰티 트렌드에 힘입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코리아㈜(대표 필립마리엠마누엘비조)는 승모판 치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사용하는 차세대 인공 승모판막 ‘마이트리스 레실리아’가 1일부터 급여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번 급여 적용을 통해 국내 승모판막 질환자의 조직 판막 치환술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트리스 레실리아는 작년 2월 급여 출시된 대동맥 인공 판막 ‘인스피리스 레실리아’와 같은 최신 통합적 보존 기술이 적용된 승모판막 버전이다. 마이트리스 레실리아는 해당 기술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비용 효과성, 혁신성 등이 인정돼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단 8개월 만에 인스피리스 레실리아와 같은 보험가로 고시됐다. 실제로 마이트리스 레실리아에 적용된 통합적 보존 기술 중 하나인 안정적인 알데히드 캐핑은 석회화의 원인이 되는 프리엘데히드를 영구적으로 차단해 칼슘 결합을 방지한다. 또한 글리세롤라이제이션은 조직 판막을 건조 보관이 가능해지도록 해 칼슘 침착에 의한 석회화뿐만 아니라 글루타르알데히드 노출로 가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까지도 감소시켜 의료진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 삽입 전 헹굼 과정이 없어 시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마이트리스 레실리아는 5년 추적 관찰 결과 승모 판막 이식 환자에서 주요한 판막 주위 누출 사례는 없었으며 구조적 판막 악화 회피율은 98.7%, 재수술 회피율은 97.1%로 나타났다. 이식의 용이성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한 단계 나아갔다. 승모판막 특유의 입체적 형상에 맞춰 디자인된 비대칭성 봉제 소맷부리는 부드럽게 승모판 고리에 잘 안착해 좌심실벽의 손상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식 시 판막의 방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은색 선과 A 마커는 스텐트에 의한 좌심실 유출의 막힘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이얼을 통해 안쪽 55도까지 접혀 들어갈 수 있도록 고안된 접이식 니티놀 스텐트 기술이 적용돼 시술의 편의성도 향상할 수 있다. 방사선 투시 검사로 이식 부위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은 향후 경피적 승모판막 치환술을 쉽게 도울 수 있다. 정재승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보험위원장(고려대 안암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은 “조직 판막은 항응고제를 복용할 필요나 출혈의 위험이 낮아 판막 치환술 이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나 돼지의 조직을 이용해 만드는 특성상 기계 판막보다 내구성이 떨어져 환자가 젊은 나이뿐만 아니라 65세 이상인 고령에서 수술을 받아도 수명이 늘어 80세 이상까지 건강하게 살아 있을 경우 재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직 판막의 석회화와 변성을 가능한 오래 지연시키는 조직 판막에 대한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특히 대동맥 판막에 비해 짧은 승모판막 치환술의 내구성 때문에 승모판 위치의 조직 판막에 대한 필요성은 더 컸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마이트리스 레실리아가 조직 판막의 최대 취약점인 내구성을 높인 제품인 만큼 이번 급여 출시는 승모판막 치환술이 필요한 국내 환자들의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복부비만은 복부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를 말한다. 한국인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남자 90㎝, 여자 85㎝ 이상이면 복부비만에 해당한다. 복부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체내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내장지방 때문이다. 이 경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뇌혈관 질환과 같은 성인병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잘못된 자세는 복부비만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몸에 불필요한 군살이 생기게 한다. 근육세포가 열량 연소 기능을 하는데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있으면 근육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된다. 특히 구부정하게 등을 굽히는 자세는 상체에 불필요한 습담을 쌓이게 해 상체에 살이 잘 찌도록 만든다. 앉았을 때 뒤에 기대면 복부가 느슨해져 근육을 별로 사용하지 않게 된다. 척추를 곧바로 하고 뒤에 기대지 말고 복부 핵심 근육에 긴장을 주면 근육이 발달해 복부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수면의 양과 질도 복부비만과 관련이 있다. 수면 시간의 부족은 혈중 식욕억제 호르몬(렙틴)의 분비를 감소시키며 식욕 증가 호르몬(그렐린)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게 돼 복부비만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수면의 양뿐만 아니라 질도 복부비만에 영향을 미친다. 잠을 제대로 못 자 피로가 쌓이면 신체 활동 컨디션과 동기가 떨어진다. 스트레스 반응도 높아져 건강한 생활 습관을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늘게 된다. 365mc 노원점 채규희 원장은 “호흡법만 제대로 익혀도 복부비만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복식호흡은 숨을 복부까지 길게 들이마신 뒤 길게 내뱉는 호흡법이다. 운동을 하면 지방은 탄소로 분해되는데 이 탄소는 호흡을 통해 밖으로 배출된다. 이때 아랫배까지 깊게 호흡하는 복식호흡은 내장지방 분해까지 돕는다. 복식호흡은 일반 가슴 호흡보다 열량을 2배 더 소모하고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복부비만의 원인인 변비 예방에도 좋다. 복식호흡을 제대로 하는 건지 궁금하다면 배에 손을 얹고 복부의 움직임에 집중해 보자. 숨을 들이마시면 배가 빵빵해지고 내쉴 때는 홀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채 원장은 “운동별 적절한 호흡법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특정 부위를 극적으로 줄일 수는 없다”라며 “호흡만으로는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닌 만큼 올바른 호흡법과 함께 생활 습관을 바꿔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령 저녁을 평소의 절반 정도만 먹고 저녁 8시 이후에는 공복을 유지하며 불필요한 당분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을 늘려주는 등의 생활 속 건강 습관을 함께 실천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소아암은 소아에게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매년 1000∼1200여 명이 새로 암을 진단받는다. 소아암은 크게 백혈병, 림프종, 고형암으로 나눌 수 있다.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정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소아암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암은 생활 습관으로 인해 50세 이상 성인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고 있는데 소아암은 왜 생기나. “성인에게 발생하는 암의 원인이라고 하면 환경적 요인을 생각하는데 소아에게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암이 생기는 위치도 성인과 다르고 종양의 유형과 예후도 다르다. 지금까지 정확히 알려진 발생 원인은 없다. 하지만 소아암 완치율은 몇십 년에 걸쳐서 상당히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1990년대에는 50∼60% 정도밖에 안 되던 생존율이 최근 들어서는 85% 이상 된다. 많은 아이가 소아암에 걸리더라도 살아가고 있다.” ―소아에 쓰는 치료제가 성인과 다른가. “치료 약제가 다를 수 있다. 소아암이나 성인 암 모두 기본적으로 수술, 항암 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 등 세 가지를 병용해서 쓴다. 성인과 차이점이 있다면 소아는 조금 더 고강도 치료를 한다. 성인보다 아이들이 급성 부작용을 좀 더 잘 견디는 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항암 요법에 반응이 좋은 편이라 항암 치료를 우선해서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에는 소아에게 표적 치료제나 면역 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암종 불문 항암제는 어떤 약제인가. “예전에는 암 치료라고 하면 특정 암을 기준으로 해서 그 암에 맞는 요법을 써왔다. 성인에서 위암, 대장암 등에 맞춰진 항암 요법이 있고 소아는 신경모세포종, 횡문근육종 등 종양의 이름에 따라서 의료진이 치료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암종 불문 항암제는 ‘종양 발생 유도 돌연변이’라고 하는 암의 발생이나 진행에서 주된 기전으로 작용하는 NTRK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약제다. 이런 암종 불문 항암제로 인해 이제는 암의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암이 가지는 유전자 변이가 중요하게 됐다.” ―NTRK 유전자는 무엇인가. “NTRK(신경성 타이로신 수용체 키나아제) 유전자는 신경계 발달에 영향을 주는 수용체 개념이다. 어떤 원인으로 NTRK 유전자와 특정 유전자가 지속해서 결합하면 암을 발생시킨다. 이런 돌연변이 NTRK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가 최근에 많이 개발되고 있다. NTRK 융합 단백질을 가진,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암종 불문 항암제를 쓸 수 있다.” ―치료 효과는 어떤가. “소아에서 흔하게 NTRK 융합이 나오는 질환으로 뇌에 생기는 신경교종, 흑색종, 갑상샘암, 1세 미만의 아이들에게서 잘 생기는 육종 계열인 영아섬유육종 등이 있다. 특히 영아섬유육종 80∼90% 이상이 NTRK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다. 치료 반응률은 88% 정도로 꽤 높은 편이다. 완전 반응이나 부분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꽤 많아서 반응률 측면에서는 약 하나를 쓰는 것임에도 상당히 높은 반응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부작용도 거의 없다. 보통 항암 치료를 하면 탈모, 감염, 빈혈, 출혈, 구토 등 심한 부작용이 있다. 암종 불문 항암제와 같은 표적 치료제를 쓸 때는 그런 부작용이 거의 없다.” ―소아는 건강검진을 하는 것도 아닌데 소아암이 어떻게 발견되나. “오랫동안 진행될 때까지 발견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눈에 쉽게 보이는 팔, 다리에 생기는 고형 종양은 덩어리가 보이기 때문에 발견이 되고 복부에 생기는 종양은 정말 커지기 전까지는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아기는 발열,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오면서 발견하게 된다.” ―늦게 암을 발견했을 때도 암종 불문 항암제를 쓰면 효과가 있나. “종양 발생 유도 돌연변이가 있는 종양이면 어느 시기에 쓰든 효과가 있다. 경험했던 환자 중에 가장 약에 반응이 좋았던 아이는 3개월 영아로 다리에 종양이 생긴 환자다. 병원에 왔을 때 종아리에 종양이 생겨서 급격하게 커진 상태였다. 처음 봤을 때는 정말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안 좋은 상태였는데 NTRK 융합이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를 했다. 유전자 변이를 빨리 발견해 라로트렉티닙이라고 하는 암종 불문 항암제를 쓰고 반응이 정말 극적이어서 3개월 안에 90% 이상의 종양이 없어졌다.” ―다리에 생긴 종양을 수술로 제거하지 않고 암을 없앤 것인가. “그렇다. NTRK 억제제가 정말 잘 들으면 수술 없이도 약물 치료를 할 수 있고 수술하더라도 쉽게 할 수 있다. 아이는 종양이 눈에 띄게 줄어서 약간 남은 정도로 호전됐다. 남은 종양도 눈에 보이는 건 다 사라지고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었을 때 다리 안쪽에 조금 보이는 정도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012년 우리나라에 외상 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이후 실제로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 중증도 보정 외상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정경원 교수팀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국내 외상 환자 약 480만 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 중증도 보정외상 사망 예측 모델을 통해 얻은 외상 사망률 모두 실제로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적기 내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외상 환자를 더 살렸다는 의미다. 우리보다 40년 이상 먼저 중증 외상 시스템을 도입한 미국, 일본 등 선진 국가의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5% 미만이다. 한국의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2015년 30.5%였으나 2017년 19.9%에 이어 2019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15.7%까지 낮아졌다. 연구팀은 2015년에 비해 2019년 1247명의 외상 환자를 더 많이 살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확장형―국제 질병 분류 손상점수 체계를 기반으로 한 중증도 보정―외상 사망 예측 모델을 구축해 외상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전체 외상 사망률은 2015년 0.56%로 가장 높았으며 2016·2017년 0.50%, 2018년 0.51%에 이어 2019년 0.48%로 해를 거듭할수록 유의하게 감소했다. 국내 외상 사망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5년 만에 약 800명의 생명을 더 구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생존 예측 확률이 0.25 미만인 고도 중증 외상 환자의 사망률이 2015년 81.50%에서 2019년 66.17%로 유의하게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중 2019년의 경우 예측 사망자 수가 742명이나 실제 사망자 수는 491명으로 고도 중증 외상 환자의 사망률이 66.17%였다. 중증도 보정 외상 사망률은 외상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척도로 환자 중증도를 고려한 예측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의 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필수 진료와 의료 공공성의 대표적 분야인 외상 환자 치료에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외상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실제로 달라진 변화와 성과를 신뢰성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경원 교수(경기 남부 권역외상센터 소장)는 “불과 10여 년 전인 2010년 초만 해도 한국의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30%를 넘어 외상 환자 3명 중 1명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음에도 죽어가는 상황이었다”라며 “외상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분야로 정부와 의료계가 2012년부터 전국에 17개의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이송 체계를 개선하는 등 국가적 외상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10여 년이란 짧은 기간에 예방할 수 있는 외상 사망률을 10명 중 1.6명 수준으로 개선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국제외과학술지에 ‘외상 체계 구축과 성과 개선: 한국에서의 후향적 국가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 환자는 지난해 118만1805명으로 2018년 97만2196명보다 20만 명 넘게 증가했다. 골다공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빨리, 많이 나타난다. 2021년 진료 인원은 여성 106만1874명, 남성 6만4987명으로 여성이 16배 이상 많았다. 여성이 골다공증에 취약한 이유는 폐경이 되는 50대 초반부터 뼈를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은 10세 단위로 나이가 증가할 때마다 골다공증 유병률이 두 배씩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진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최근 고려대 구로병원 새롬교육관에서 골다공증을 주제로 건강 토크쇼를 열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와 남윤진 교수가 참여해 골다공증 골절의 위험과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골다공증 골절, 한번 생기면 추가 골절 위험 커골밀도 검사를 시행해 T-값이 -1.0 이상이면 정상, -1.0∼-2.5면 골감소증,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골다공증 위험이 큰 폐경 후 여성은 골다공증 골절이 한번 발생하면 1년 내에 추가 골절을 겪을 위험이 5배까지 높아진다. 재골절의 70%는 척추에서 발생한다. 척추 골절은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걷거나 가벼운 운동도 어려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따라서 적극적인 골다공증 치료를 통해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40% 정도만 약물 치료를 받는다. 1년 이상 꾸준하게 치료받는 환자는 20%가 되지 않는다. 남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척추가 부러져 등이 굽는 경우도 있다”라며 “이런 증상이 있다면 골다공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골다공증 검사는 간단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손목 골절이 발생했다면 다른 뼈도 부러질 가능성이 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합병증으로 사망까지…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재골절은 더욱더 치명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넓적다리관절(고관절)이 다시 부러지면 1년 내 사망률이 17%로 나타났다. 특히 넓적다리 골절은 예후가 더 안 좋아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이 20%나 된다. 넓적다리 골절 환자가 재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 사망률은 24.1%로 높아진다. 넓적다리관절 골절은 집 안이나 밖에서 살짝 미끄러지거나 삐끗하는 정도의 일상 속 가벼운 충격에도 발생할 수 있다. 고령 환자의 경우 넓적다리관절이 부러지면 거동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누워서 생활하다 보면 욕창, 폐렴, 폐색전증 등의 여러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골절 위험이 매우 큰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을 새롭게 정의하며 초기부터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권고했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최근 12개월 내 골절을 겪었거나 골밀도 수치가 -3.0 미만 또는 이전 골절 이력이 있으면서 골밀도 수치가 -2.5 이하인 경우다. 김 교수는 “최근 1년 내에 골절을 경험했거나 골밀도 검사 결과 T-값이 -3.0 미만 등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약물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골절 위험을 낮출 수 없다”라며 “지침에 따라 새로운 뼈를 만들어 주는 골 형성 촉진제를 1차 치료제로 처방하는 것이 골절 예방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장기치료 필요로 하는 골다공증… 적합한 약제 선택골다공증은 완치가 없다. 평소 치료와 관리에 힘써야 한다. 또한 건강 상태, 골절 위험,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꾸준히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 교수는 “6개월에 한 번씩 주사하는 치료제는 치료받을수록 효과가 누적되고 뼈에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평생 맞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뼈의 파괴를 막아주면서 새로운 뼈를 만드는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약제를 사용하면 구멍 난 뼈를 막아 뼈의 밀도를 높이고 골질을 향상할 수 있다”라며 “약을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용하는 동안 소화 장애 등 이상 반응이 생기면 주사 치료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오름테라퓨틱(대표 이승주)은 6일 브리스틀-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 BMS)에 ORM-6151 프로그램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ORM-6151은 항 CD33 항체 기반 GSPT1 단백질 분해제 약물이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BMS는 단백질 분해 분야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항암제 분야의 글로벌 리더”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오름이 자체 개발한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 접근법’의 기술 잠재력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름은 표적 단백질 분해제의 약물 치료 범위를 넓히고 표적 단백질 분해제의 잠재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ADC의 형태로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전달하는 접근방법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BMS가 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ORM-6151 프로그램을 이전받아가게 돼 매우 기대된다”라고 말했다.BMS는 이번 인수 거래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에 계약금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지불하고, ORM-6151 프로그램을 확보했다. 이후 추가 마일스톤을 포함해 오름테라퓨틱은 총 1억8천만 달러를 확보하게 된다. 그외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는 작년에 창단한 25개 의과대학과 치과대학 출신 의사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다.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연주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장안동 성북 행복한 홈스쿨 지역아동센터와 일원동 비젼학교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KDO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한 바 있다.단장 조태준 교수는 “단원들이 음악을 함께 하면서 마음이 통하는 것을 보고 음악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이 음악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눌 수 있길 소망한다”라고 전했다. 희망 친구 기아 대책, 차이콥스키 씨앤씨, 영음 예술기획이 주관하고 LG화학이 후원하는 이번 공연은 국내 최정상의 연주자인 정치용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지휘), 김다미 교수(서울음대·바이올린)가 뜻을 함께해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한다.제2회 정기연주회는 19일(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 교향시 핀란디아,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으로 구성된다. 연주회 입장권은 모든 자리 2만원으로 인터파크 티켓, YES24 표 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수익금은 클래식 음악교육을 위한 사회공헌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국내 컨슈머(소비자) 헬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국내 일반의약품 시장 규모는 2조6908억 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3년 동안 17.1% 성장했다. 여기서 일반의약품이라고 하면 처방을 할 수 있는 영양제 등을 포함한 OTC 제품 전 카테고리를 의미한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기준 6조1429억 원으로 2019년 4조8000억 원과 비교해 25%가량 늘었다. 바이엘 컨슈머 헬스는 생명과학 분야의 핵심 역량을 갖춘 세계적 기업인 바이엘의 3개 사업부 중 하나다. 바이엘 코리아 컨슈머 헬스 사업부 오영경 대표를 만나 컨슈머 헬스 시장 동향과 미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바이엘 코리아 컨슈머 헬스 사업부에는 지난해에 합류했다. 제약 업계에는 피부 전문 제약회사 갈더마코리아를 통해 2021년에 처음 발을 들였고 이전에는 주로 소비재 분야에서 소비재 마케팅 및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소매 영업을 담당하며 경력을 쌓아왔다. 바이엘 코리아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는 결국 제약 분야라도 컨슈머 헬스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소비자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가까운 분야에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제가 컨슈머 헬스 사업부 대표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 이 분야에서 소비자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컨슈머 헬스 사업부가 매각되거나 분사한 것과 달리 바이엘은 투자를 늘리며 컨슈머 헬스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Health for All, Hunger for None’이라는 비전이 바이엘이 가지고 있는 세 개 사업부를 정확하게 대변한다. 바이엘은 컨슈머 헬스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과 크롭 사이언스까지 총 세 개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Hunger for None은 크롭 사이언스 분야를 통한 식량 문제 극복, 작물 보호 등을 의미한다. Health for All에서 All은 ‘모든 사람의 건강’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모든 종류의 건강’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문의약품을 통한 치료뿐 아니라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활용한 예방 차원의 건강관리, 그리고 일상 건강을 위한 피부 과학 화장품 카테고리 등을 포함한 의미다. All에 해당하는 영역에 있어 컨슈머 헬스 사업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분사보다는 한 지붕 아래 세 개 사업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개인의 건강관리, 즉 셀프 케어 측면이 강조되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바이엘 또한 컨슈머 헬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의 바이엘의 컨슈머 헬스 사업부의 성과는?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이 한 가지 상황이 아니라 일상에서 직면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서 충분한 효능과 효과를 가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일례로 비판텐의 경우 오랜 기간 소비자 사이에서 기저귀 발진 치료제로 유명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비판텐의 본질은 피부 재생 효과를 주는 덱스판테놀 성분이다. 이에 노인성 건조로 인한 피부 가려움, 화상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효과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고 시장에서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지난해에는 약 10%, 올해는 약 17%의 성장이 기대된다. 또 다른 예시로 카네스텐 캠페인이 있다. 카네스텐의 경우 무좀 치료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질염 치료제로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질염은 많은 여성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질환인데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질환을 숨기거나 증상을 간과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아 삶의 질을 저하한다.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젊은 층을 표적으로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 질염은 감기와 같이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질환이며 편하고 쉬운 솔루션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 또한 실질적으로 좋은 성과를 끌어내 올해 23∼24%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당부드릴 부분은 다양한 채널로 제품과 건강 관련 증상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더라도 일반의약품의 경우 우선 약사와 같은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바이엘도 약사들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 관련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과 디지털 활동을 하고 있다.” ―바이엘에서 이야기하는 셀프 케어란 무엇인가? “바이엘의 글로벌 비전은 ‘일상 건강을 변화시키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일상에서의 건강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 감정적인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바이엘이 이야기하는 셀프 케어는 스스로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가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부터 예방적 차원의 건강기능식품, 그리고 관련 제품을 통한 정신적인 에너지 보충을 포함한 일상 건강의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고 이해해 주시면 된다.” ―앞으로 셀프 케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셀프 케어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들 수 있다. 소비자가 한번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스스로 구매하기 시작하면 셀프 케어에 익숙해지게 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조심스러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코로나, 메르스 등을 포함한 대유행 발생이 잦아졌듯이 예상치 못한 대유행이 또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셀프 케어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바이엘이 추구하는 컨슈머 헬스 시장 전략과 방향은? “바이엘의 컨슈머 헬스 시장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다양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개인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일반의약품 안에도 매우 많은 카테고리가 존재하는데 바이엘은 피부 질환 제품, 진통제, 소화제, 알레르기 제품 등 많은 제품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즉, 이러한 다양한 제품을 통해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단순하게 제품을 통한 솔루션 제공에서 나아가 올바른 셀프 케어를 통해 일상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를 ‘건강정보 이해력’이라고 표현하는데 소비자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더 쉽고 빠르게 건강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 큐로셀(대표이사 김건수)이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계획과 기업 비전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큐로셀은 지난 2016년 차세대 CAR-T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설립됐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분리하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한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항암제에 관한 연구는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를 시작으로 약효는 증가시키되 부작용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도 구분 없이 공격해 인체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 발생이나 유전자 변화를 감지해 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하는 2세대 표적 항암제 역시 유전적 다양성 및 종양 미세 환경의 변수로 약물 저항이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러한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발된 것이 3세대 면역 항암제다. 면역 항암제는 약물이 아닌 인체의 면역세포를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로 대표적으로 CAR-T 치료제와 면역관문 억제제가 있다. 면역세포를 이용해서 암세포를 사멸하기 위한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인체에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단순히 대량으로 증식해 재주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체외에서 면역세포를 유전자조작해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재프로그래밍하는 유전자조작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환자의 T세포에 유전자를 조작한 뒤 체내로 주입하는 CAR-T 치료제가 이에 해당한다. 인체의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인 T세포는 표면의 T세포 수용체라는 부위로 암세포를 감지한다. CAR-T 치료제는 T세포 수용체를 대신해 특정 암세포를 인식하는 단백질을 유전자조작으로 T세포 표면에 생성해 T세포 수용체 역할을 하게 한다. CAR 단백질이 암세포를 인지하면 T세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면역 기능이 활성화돼 암세포를 제거하게 된다. 면역 항암제 시장은 오는 2026년 1269억 달러(약 171조8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CD19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치료제 ‘안발셀’(성분명: 안발캅타진 오토류셀)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2021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했다. 안발셀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일반 CAR-T 치료제의 약효를 개선하기 위해 추가로 PD-1과 TIGIT라는 2종의 면역관문 수용체 발현을 억제시키는 OVISTM 기술이 적용됐다. 큐로셀은 지난 5월 기술 특례 상장을 신청하고 9월 7일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총공모 주식 수는 160만 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9800∼3만35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약 536억 원을 조달한다. 회사는 26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31일과 11월 1일 일반 청약을 받은 후 11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 회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이르면 11월 병원에서 첫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건강보험 재정 낭비, 실손보험 다툼의 여지, 먹튀 논란까지 문제점을 짚어 봤다.산업계, 의료 시장 우선 진입이 중요해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는 인지행동 치료 애플리케이션이다. 수면 제한법, 수면 습관 교육법 등 기존에 의사가 불면증 환자에게 생활 습관 개선 목적으로 교육하던 것을 모바일로 6∼9주간 제공한다. 솜즈와 같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아직 안전성·효과성을 인정받지 못해 정식 의료기기로 등록되지 않은 제품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바이오·디지털 헬스 글로벌 중심 국가 도약’을 국정과제로 발표하면서 관련 기관들이 규제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런 배경에는 관련 업계의 지속적인 주장이 있었다. 또 다른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업체인 웰트 관계자는 “식약처 품목 허가 이후에도 급여 여부 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빠르게 의료 시장에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신약과 달라 부작용 위험이 크지 않다. 병원에서 당장 처방해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디지털 치료기기 같은 혁신 의료기기는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을 거친다. 안성복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교수는 “디지털 기기들은 부작용을 크게 일으킨다기보다 환자에게 썼을 때 재정을 투입할 정도의 실제 효과를 보이느냐를 검토하는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비슷한 디지털 치료기기가 보험 급여 제한으로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파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 페어 테라퓨틱스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를 출시하고 올해 매각 절차를 밟은 바 있다.효과 입증 못 해 제품 퇴출당하면 먹튀 논란도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최근 디지털 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 개선안을 내놓았다. 개선안에 따르면 식약처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급여·비급여를 신청하고 우선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대신 병원에서 처방이 이뤄지는 최대 4년 동안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임상 근거를 갖춰야 한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내년부터 1차 의료기관에서도 처방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로운 인하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상급 병원은 좀 낫지만 동네 병원은 상황이 다르다. 과거 유방 초음파 검사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공단에서 확보한 1년 치 예산이 단 몇 개월 만에 바닥난 적이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건보 급여를 받아내기 위해 병원 내 모든 여자 간호사에게 초음파 검사를 했다는 것은 알려진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생사가 걸린 암 환자들도 암 치료제가 급여가 안 돼서 1년이면 수천만 원씩 치료비를 부담하는 환자들이 많다”라며 “건보 재정이 어렵다면서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과 다를 바 없는 기기에 건보 재정을 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로운 교수는 “비급여로 처방되더라도 문제는 있다”며 “비급여 진료를 받았을 때 많은 환자가 실손보험을 신청하는데 디지털 치료기기 보험 청구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먹튀’ 논란도 있다. 매출만 올리고 4년 뒤 평가에서는 효과도 입증 못하고 문 닫는 업체도 있으리라는 것. 의료계와 환자 단체는 “효과도 입증되지 않은 치료기기 도입 목적이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건보 재정을 쓰지 말고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으로 해결하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98명, 68명 환자 대상 임상 결과로 식약처 허가식약처는 업체가 제출한 임상 결과로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 디지털 치료기기같이 사용해 본 적 없는 의료기기는 허가 기준도 모호하다. 솜즈는 만성 불면증 환자 총 9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아냈다. 솜즈를 사용한 환자 49명과 일반적인 불면증 인지행동 개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환자 49명으로 나눠서 시험을 진행했다. 중간에 탈락한 환자를 제외하면 각각 4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 누워 있는 시간 대비 총수면 시간은 솜즈를 사용한 환자군에서 16.9%,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에서 9.4% 개선됐다. 솜즈와 비슷한 원리로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식약처 허가를 받은 웰트의 ‘웰트 아이’는 그보다 적은 6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유효성 평가는 웰트 아이를 사용한 환자 28명, 모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했다. 웰트 아이를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15.14%의 수면 효율 개선 효과를 나타냈으며 비교 환자에서는 6.86% 개선 효과를 보였다. 안성복 교수는 “통상 p값이 0.05보다 작으면 유의한 결과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웰트 아이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여주는 p값은 ‘<0.042’였다. S전자의 헬스케어 관계자는 “협업이나 투자 유치를 위해 찾아오는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이 많다”라며 “처음에는 혁신적인 기술인 듯 보이지만 논의 과정에서 추가 자료 요청을 하면 기술력이나 특별한 것이 없어 협업이 무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에임메드는 솜즈의 혁신 의료기술 실시 승인을 받고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 6개 대형 병원에서 솜즈의 처방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의학 연구 윤리심의위원회(IRB) 심의가 끝나고 보험 심사 등 제반 절차를 마무리하면 다음 달 말 첫 처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에임메드 관계자는 “솜즈 혁신의료기술 신청에서 승인까지 긴 시간이 흘렀다. 조언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면서도 산업계의 의견이 받아 들여지기를 바랬다”고 말했다. 반면 웰트는 아직 의학 연구 윤리심의위원회 심의 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재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장은 “산업계 요구를 반영해 디지털 치료기기가 의료 현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업계도 의료계와 환자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과학적 임상 근거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다.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 혹은 접촉으로 인한 침방울이 눈, 코, 입으로 들어가면서 전파된다. 주로 영유아 사이에서 유행하며 만 2세 이하 영아에서 발병할 위험이 90%에 이른다. RSV 감염 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기침, 콧물, 재채기, 발열, 코 막힘 등으로 감기나 독감과 증상이 비슷하다. 다만 감기, 독감에 걸렸을 때의 기침 소리와 다르게 RSV에 걸렸을 때는 ‘쌕쌕’ 소리가 동반되는 기침이 나올 수 있다. 가래가 끓어 호흡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감염된 영유아 중 25∼40%는 증상이 악화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의 징후를 보일 수 있고 이 중 일부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신생아나 영유아는 전형적인 호흡기 증상 없이 보챔,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녀에게서 이런 증상이 발견된다면 부모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RSV 환자는 약 8700명으로 RSV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다시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 현재까지 RSV 감염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구체적인 치료제나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 발열 증상이 있는 경우 해열제를 통해 열을 낮추거나 코가 막히면 식염수를 사용하는 방법 등의 관리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해야 한다.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엔 바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특히 영유아가 호흡곤란을 보이면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져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때는 정맥주사, 산소 치료 또는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치료가 이뤄진다. 아직 따로 치료 약과 예방 백신이 없는 만큼 개인의 위생 관리를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고 손으로 눈과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자주 접촉하는 장난감, 식기 등을 소독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기 혹은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밀접 접촉은 피해야 한다. 부모에게서 감기 혹은 독감의 증상이 느껴진다면 아이와 함께 사용하는 식기와 물건 등을 분리해서 사용해야 자녀의 감염을 피할 수 있다. 한편 RSV 예방을 위한 제품은 개발돼 상용화되고 있다. 사노피와 아스트라제네카는 RSV 예방을 위한 항체 주사인 ‘베이포투스’를 공동 개발해 7월 FDA 승인을 받았다. 베이포투스는 RSV 질환에 취약한 만 2세 이하 영아의 RSV로 인한 하기도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RSV 시즌 이전 또는 시즌 중 한 차례 근육 내 주사하면 시즌 내내 감염이 예방될 수 있다. 화이자는 ‘애브리스보’를 개발해 5월 FDA 승인을 받았다. 애브리스보는 산모에게 접종해 유아에게 면역력을 전할 수 있는 적응증을 가졌다. GSK는 ‘아렉스비’를 개발해 지난 5월 FDA 승인을 받고 6월 EU에서 승인을 취득했다. 아렉스비는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접종하도록 허가된 백신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영준 교수는 “아직 국내에는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RSV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은 없다. 그러나 최근 미국 등 해외의 경우 다양한 제약사에서 RSV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발병 위험이 큰 만 2세 이하 영아의 경우 바이러스 염증 등으로 호흡곤란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어 영유아 RSV 예방 제품의 국내 도입이 서둘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7%에 이른다. 조기 진단과 최신 치료 옵션의 발달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늘어나고 있지만 암과 함께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진 만큼 암으로 인한 통증을 겪는 환자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성수 교수에게 암성 통증과 조절 방법에 관해 물었다. ―암성 통증이란 무엇인가. “항암 치료 중인 환자 55%, 진행 암·전이암 혹은 말기 암 환자의 66.4%가 암성 통증을 겪는다. 암이 전이되면 뼈, 근육, 조직 등이 손상되며 통증을 느낀다. 이는 일상 회복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통증은 만성적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돌발적으로 발생해 암 환자의 삶의 질에 있어 매우 치명적이다.” ―암성 통증이 발생하는 시기가 다양한 것 같다. “암성 통증은 어느 시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요즘은 건강검진을 하기 때문에 조기에 증상이 없어도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에는 아픈 것 때문에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암성 통증은 치료를 마친 다음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를테면 암이 완치가 된 다음에도 후유증과 비슷하게 통증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암성 통증이란 암과 관련돼 나타나는 모든 통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암성 통증도 만성 통증과 돌발성 통증으로 구분되는가. “암성 통증은 암과 관련된 통증이고 만성 통증은 어떤 종류의 통증이든 3개월 또는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뜻한다. 암은 금방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암성 통증을 겪는 기간도 3개월, 6개월 이상으로 길어질 수 있다. 그래서 암성 통증도 만성 통증화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통증은 일반적으로 경구용 마약성 진통제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약물 치료만으로 효과적으로 통증을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따라서 통증 유발 요인의 조절을 목표로 치료한다. 통증 강도가 약한 정도라면 기본적인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을 첫 단계로 사용한다. 그래도 통증이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로 약한 수준의 아편계 진통제를 사용한다. 마약성 진통제라는 말 대신 ‘아편유사제’라는 말이 더 올바른 말이다. 통상적으로 마약이라 이야기하는 것은 아편에서 유래됐다. 이를 유사한 구조로 개발하고 합성한 비슷한 계열의 약물을 통칭하는 것이 아편계 유사제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WHO(세계보건기구)에서 만든 ‘진통제 사다리’라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통증 정도에 따라 약한 진통제부터 통증의 강도가 올라갈수록 마약성 진통제라고도 불리는 아편유사제까지 추가하며 약물 치료를 하게 된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큰데 처방 기준이 있나. “통증은 피검사처럼 수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을 보고 임상적으로 판단한다. 통증의 정의는 굉장히 넓고 주관적이다. 통증은 환자가 느끼는 감각적인 불쾌한 경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가 항상 함께 따라온다. 환자가 이야기하는 강도의 통증을 믿고 처방하며 의사는 이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그다음 경과를 보고 환자가 진짜 아픈지, 통증을 과장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이 있지 않은지 새롭게 평가한다.” ―최근 마약중독이 심각하다. 마약을 처음 접하는 많은 경우가 병원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치료와 남용은 별개의 문제다. 남용을 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물론 의사가 처방한 대로 지키면 중독의 위험은 줄어든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처방대로 복용하지 않고 남용할 경우, 예를 들어 한 달 치 약을 처방했는데 2주 만에 모두 복용하고 다시 오는 경우가 문제다. 처방이 부적절할 수도 있지만 환자가 남용하는 경우에도 이런 일이 생긴다. 그러나 이것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편유사제를 처방하는 것이 오용이나 남용의 위험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것 때문에 아편유사제를 처방하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통증 조절에 있어 굉장히 좋은 약이기 때문이다.” ―아편유사제를 사용할 때 척수강 내 약물 주입 펌프를 이용할 수 있다는데…. “무슨 약이든 이득과 위험성을 비교 평가한 후 위험성을 감수할 수 있는 선에서 사용하게 된다. 아편유사제도 통증을 줄여주는 큰 이득이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 구토, 어지러움, 가려움 등이 대표적이며 심하면 숨쉬기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으면 아편유사제의 용량을 조금씩 올리게 되는데 증가하는 진통 효과만큼 부작용도 함께 올라갈 수밖에 없다. 척수강 내 약물 주입 펌프는 더 적은 아편유사제로도 통증을 관리하려는 방편에서 고안됐다. 척수강 내로 약을 투여하는 척수강 내 약물 주입 펌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이론적으로 경구용 약제로 복용하는 양의 300분의 1 용량으로 동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작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똑같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약물 주입 펌프를 사용하려면 수술이 필요한가. “척수강으로 직접 관을 넣어 척수에 직접적으로 약이 들어가도록 해줘야 하므로 수술이 필요하다. 통증을 포함한 감각은 척수를 통해 신호가 전달돼 뇌에서 인지되기 때문이다. 경구용 약제와 비교하면 다른 장기에는 약물이 상대적으로 덜 가게 되므로 적은 용량으로 통증 조절을 할 수 있다.” ―사용하는 약물은 정해져 있는가.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가지 종류를 허가받았다. 모르핀과 강직 환자에게 쓰는 바클로펜이라는 약이다. 약물 주입 펌프는 적은 용량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척수강 안으로 약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 약이나 사용할 수 없다.” ―사용할 수 있는 환자가 따로 정해져 있나. “척수강 내 약물 주입 펌프를 삽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상생활을 하게 하려는 것이다. 먹는 약으로 통증이 조절되면 여행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런데 먹는 약으로 통증 조절이 안 되면 입원해 혈관으로 약을 투여한다. 먹는 약보다 통증 조절에는 더 빠르고 효과적이지만 주사를 달고 일상생활을 할 수는 없다. 척수강 내 약물 주입 펌프를 몸에 넣으면 훨씬 적은 용량으로 병원에 있을 필요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돌아가실 때까지라도 활동도 좀 하면서 통증을 조절하며 지낼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질, 존엄을 지키는 데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에는 안타깝게도 기대 여명이 1년 이상으로 남아 있는 경우만 보험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여명이 6개월 이내로 판단되는 환자는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호스피스 병원에서 여생을 보내라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기대 여명에 대한 보험 급여 기준이 확대되길 바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