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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꽃’이라 불리는 홈런은 점수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프로야구 역사에서 홈런을 친 뒤 홈 플레이트를 밟는 걸 깜빡해 점수를 못 얻은 적이 두 번 있긴 하다(1999년 한화 송지만과 2003년 LG 알칸트라). 하지만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니고선 홈런은 곧 득점이다. NC가 그 홈런의 힘으로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NC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8-3으로 승리하며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1년 9번째 구단으로 창단된 NC는 2013년 처음 1군 무대에 발을 들인 지 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창단 후 처음 ‘가을 잔치’에 초대받았던 2014년 준 플레이오프에서 LG에 1승 3패로 패했던 NC는 2년 만에 앙갚음에 성공했다. 두산 감독 시절 3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김경문 NC 감독은 4번째 한국시리즈에 올라 사상 첫 우승에 다시 한 번 도전하게 됐다. 초반 경기의 흐름은 LG쪽이었다. 전날 연장 11회 접전 끝에 끝내기 승리를 거둔 LG는 1회부터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4번 타자 히메네스가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며 찬물을 끼얹었다. 3회 무사만루에서는 박용택의 2루수 앞 병살타 때 3루 주자 손주인이 홈을 밟아 겨우 1점을 올렸다. 하루 전 7번의 만루 기회에서 단 1득점에 그친 지독한 ‘변비 야구’가 이날까지 이어졌다. 이에 비해 NC는 화끈한 홈런포로 쉽게 점수를 뽑았다. 4번 타자 테임즈가 0-1로 뒤진 4회 LG 선발 투수 우규민의 낮은 직구를 퍼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1점 홈런을 친 게 시작이었다. 승부를 뒤집은 주인공은 4년간 최대 96억 원을 받기로 하고 올해 공룡군단에 합류한 박석민이었다. 1-1 동점이던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박석민은 LG의 두 번째 투수 허프의 몸쪽 높은 직구(시속 149km)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겨 버렸다. 박석민은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허프를 상대로 7회 2점 홈런을 때려 2-0 승리를 이끌었다. 플레이오프 4경기 중 2경기에서 결승홈런을 때린 박석민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박석민의 홈런으로 2-1로 앞선 7회 1사 1루에서 김성욱이 허프의 몸쪽 높은 직구를 통타해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NC는 8회초 박민우의 2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나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LG는 전날 선발 투수 소사를 중간에 투입한 데 이어 이날도 선발 투수 허프를 구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NC는 29일부터 정규시즌 1위 팀 두산과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NC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맞붙어 2승 3패로 역전패했다.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아직 만족할 수는 없다.2018년 평창에서 금빛 ‘겨울왕국’을 꿈꾸는 한국 빙상과 썰매가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캐나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17일 귀국한 ‘빙속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는 26일부터 제51회 전국 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시리즈 파견대표 선발전에서 비시즌 훈련 결과를 점검한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25일부터 미국 뉴욕 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시즌 첫 월드컵인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휘슬러월드컵을 준비한다.》 “출전하는 크고 작은 모든 대회마다 올림픽이라는 마음으로 뛰겠다.”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올 시즌 시작을 알리는 휘슬러월드컵에 대비한 전지훈련을 위해 24일 출국한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들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 체력훈련에만 집중해야 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트랙과 주행 훈련을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봅슬레이 대표팀의 드라이버 원윤종(31·강원도청)은 “경기마다 다른 무게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대회에서 상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고생했던 브레이크맨 서영우(25·경기BS연맹)도 이를 악물었다. “지난 시즌 랭킹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더 발전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모두가 정말 많은 땀을 흘렸다. 그간 제가 맡은 스타트보다는 주행으로 성적을 낸 게 컸다. 피니시 기록만큼 스타트 기록도 상위권에 도전하고 싶다.” 원윤종과 서영우는 올 시즌 헬멧의 무게를 1800g에서 1200g으로 줄였다. 조금의 불편함도 없애 최고 속도를 내기 위한 노력이다.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스타트를 집중적으로 연습해 스타트 기록도 0.1초 정도 줄였다. 스타트 기록이 0.1초 줄면 이론적으로는 최종 기록이 0.3초 정도 단축된다. 지난 시즌 세계랭킹 2위를 기록했던 스켈레톤 윤성빈(23·한국체대)도 새 시즌을 맞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아이언맨’ 헬멧을 준비했다. 올 시즌 그의 목표는 세계랭킹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32·라트비아)와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이용 대표팀 감독은 “지난 시즌 봅슬레이, 스켈레톤 세계랭킹 1, 2위를 하고 나서 하루하루가 시험 전날 같은 기분이었다. 올해는 썰매 날까지 세세한 부분에도 더 신경 쓸 수 있었다. 이번에도 더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대표팀에 이번 시즌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현대자동차가 평창 맞춤형으로 제작한 썰매로 도전하는 첫 실전 무대이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월드컵, 아메리칸컵 등에 출전해 다양한 트랙에서 국산 썰매를 시험하게 된다. 지난 3주간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트랙주행 훈련을 한 대표팀은 국산 썰매에 후한 점수를 줬다. 원윤종은 “기존에 외국 선수들 몸에 맞게 생산되던 외국 썰매와 달리 저희 체형에 딱 맞아서 불편함이 전혀 없다. 제작 과정에서 저희의 의견이 다 반영됐다”고 말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 올림픽 3연패 시동▼남녀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출전캐나다서 6개월 동안 구슬땀 흘려 ‘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사진)가 겨울올림픽 3연패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제51회 전국 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그 무대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석권한 이상화는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올림픽 여자 500m에서 3연패에 성공한 것은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 1992, 1996년)가 유일하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에도 변치 않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6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1∼4차 대회까지 4개 대회에만 출전해 4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도 우승했다. 이상화는 5월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나 6개월 가까이 머물며 올 시즌을 준비해 왔다. 이상화는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2차 레이스 도중 흘러내린 암 밴드(완장)를 떼어내다 실격 처분을 받은 아픈 기억이 있다. 추천 선수로 가까스로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했지만 적잖이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8)과 밴쿠버 올림픽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27·이상 대한항공) 등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한편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파견 대표 선발전을 겸한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여기서 뽑히는 22명(남자 12명, 여자 10명)의 선수가 이번 시즌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 1∼4차전에 나선다. 2016∼2017 ISU 월드컵 시리즈는 11월 11일부터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1차 대회를 시작으로 6차 대회까지 모두 6개 대회가 열린다.인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점수만 보면 투수전이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사구 신기록 잔치였다.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지배한 것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이었다. 이날 양 팀은 25개의 사사구(NC 16개, LG 9개)를 주고받았다. 2009년 10월 10일 두산-삼성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나온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종전 기록(19개)을 가뿐히 뛰어 넘었다. NC 투수진은 이날 무려 13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볼넷 기록(10개)을 넘겼다. LG 2번 타자 이천웅은 안타 하나 없이 1루를 다섯 번이나 밟았다. 포스트시즌 연타석 볼넷 출루 신기록(4연타석)을 세우기가 무섭게 8회에는 공을 맞고 1루를 밟았다. 1996년 현대 박재홍 등 4차례 있었던 포스트시즌 최다 사사구 기록(4개)을 넘어섰다. 이천웅에게 던진 몸에 맞는 공을 시작으로 박용택과 오지환에게 연달아 몸에 맞는 공을 던진 NC 투수 이민호는 순식간에 포스트시즌 한 이닝 몸에 맞는 공 신기록(3개)을 세웠다. 나올 듯 나오지 않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진 것은 연장 11회말이었다. 행운의 카운터펀치의 주인공은 양석환이었다. 1-1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LG는 히메네스의 볼넷과 오지환의 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채은성의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2,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대타 양석환은 NC의 6번째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투수 앞 내야 안타를 때려내며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양석환의 타구는 투수 글러브를 스친 뒤 유격수 앞으로 굴러가는 끝내기 안타가 됐다. 마산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연패해 벼랑 끝에 몰렸던 LG는 이날 승리로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LG는 이날 초반부터 무수한 기회를 잡고도 제대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1회말 상대 선발 투수 장현식의 제구 난조를 틈타 4개의 볼넷으로 한 점을 얻은 게 정규이닝에서 얻은 유일한 득점이었다. 2회 2사 만루에서는 히메네스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3회 2사 1, 3루에서는 김용의의 잘 맞은 타구를 NC 중견수 김준완이 몸을 날려 잡아냈다. 6번 타자 채은성은 4회 2사 만루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데 이어 6회 2사 만루에서도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그 사이 NC는 6회초 김태군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8회말 무사 만루 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그 대신 LG는 1차전 선발 소사를 7회초 구원투수로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는 양석환이 선정됐지만 LG를 살린 선수는 연장 11회초 중견수 대수비로 나간 안익훈이었다. 2사 1, 2루 위기에서 NC 나성범의 타구는 펜스까지 날아가는 안타성 타구였다. 하지만 안익훈은 수십 m를 뛰어간 뒤 역동작으로 이 공을 잡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양 팀의 4차전은 25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양 팀 선발로는 우규민(LG)과 해커(NC)가 나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 기자 }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현역 최고의 왼손 투수로 평가받는다. 올해 허리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쉬고도 정규시즌에서 12승 4패,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하지만 커쇼에게는 달갑지 않은 징크스가 하나 있다. 정규시즌 에이스가 포스트시즌에서는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는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23일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도 홈런 2개 등으로 5이닝 5실점하며 무너졌다. 커쇼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4승 7패 평균자책점 4.55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에는 역대로 가을에 더 강했던 '가을의 에이스'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선수는 롯데 에이스로 활약했던 고(故) 최동원이다. 롯데가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84년은 최동원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해 최동원은 정규시즌에서 27승 1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올렸다. 그해 무려 284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팀이 거둔 4승을 모두 챙겼다. 1차전 완봉승, 3차전 완투승, 6차전 구원승에 이어 최종 7차전에서도 완투승을 거뒀다. '철완'이라 불렸던 그는 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던 한국시리즈 4승 투수다. '가을까치'란 별명으로 한 시즌을 풍미했던 해태의 왼손 투수 김정수도 빼놓을 수 없다. 김정수는 한국시리즈에서 만큼은 '국보 투수' 선동열보다 뛰어났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만 7승(3패 1세이브)을 거둬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승 투수로 남아있다. 특히 198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에 등판해 3승을 거뒀다. 당시 14와 3분의2이닝 동안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8개나 갖고 있다. 2003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현대 정민태는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 4, 7차전에 선발 등판해 모두 선발승을 거뒀다. 특히 3승 3패로 팽팽하던 7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완봉승을 거둔 게 백미였다. 지난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은 외국인 선수 니퍼트였다. 정규시즌에서는 부상으로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펄펄 날았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완봉승 포함 2승을 거뒀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5차전에서는 구원 투수로 등판해 2와 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의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0.56이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가 겨울올림픽 3연패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제51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대회가 그 무대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석권한 이상화는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올림픽 여자 500m에서 3연패에 성공한 것은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 1992, 1996년)가 유일하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에도 변치 않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6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1~4차 대회까지 4개 대회에만 출전해 4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도 우승했다. 이상화는 5월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나 6개월 가까이 머물며 올 시즌을 준비해 왔다. 이상화는 지난 해 같은 대회에서 2차 레이스 도중 흘러내린 암 밴드(완장)를 떼어내다 실격 처분을 받은 아픈 기억이 있다. 추천 선수로 가까스로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했지만 적잖이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8)과 밴쿠버 올림픽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27·이상 대한항공) 등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한편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파견 대표 선발전을 겸한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여기서 뽑히는 22명(남자 12명, 여자 10명)의 선수가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 1~4차전에 나선다. 2016~2017 ISU 월드컵 시리즈는 11월 11일부터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1차 대회를 시작으로 6차 대회까지 모두 6개 대회가 열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3일 시카고 컵스가 LA 다저스를 5-0으로 꺾고 71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순간 TV 카메라는 한 남자의 얼굴을 비췄다. 테오 엡스타인 컵스 사장(43)이었다. 이유는 그야말로 ‘염소의 저주’를 깨기 위해 컵스로 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컵스는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이다. 1908년이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이었으니 지난해까지 107년 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이를 ‘염소의 저주’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1945년 시카고의 안방구장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컵스와 디트로이트의 월드시리즈 4차전. 빌리 시아니스라는 이름의 컵스 팬이 ‘머피’라는 이름의 애완용 염소를 구장에 데려왔다. 주변 사람들은 “냄새가 난다”며 불평했고, 시아니스는 머피와 함께 야구장에서 쫓겨났다. 이때 시아니스는 구장을 떠나면서 “망할 컵스, 다시는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사람들은 이 말을 컵스가 두 번 다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3차전까지 2승 1패로 앞서던 컵스는 4차전에서 1-4로 졌고, 결국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3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그리고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컵스 구단과 팬들은 ‘염소의 저주’를 풀기 위해 별짓을 다 했다. 구단은 1984년과 1989년 개막전에 빌리 시아니스의 조카인 샘 시아니스에게 염소를 끌고 오게 했다. 작년에는 몇몇 시카고 식당 주인이 친구들과 수십 kg의 염소 고기를 단시간에 먹어치우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것은 엡스타인 사장의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주 깨기에 관한 한 그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미국 예일대를 졸업하고 볼티모어와 샌디에이고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엡스타인 사장은 20대이던 2002년 말 보스턴 단장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보스턴의 우승을 이끌었다. ‘밤비노의 저주’는 보스턴이 1920년 베이브 루스를 라이벌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뒤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것을 일컫는 말이다. 1918년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은 86년 만인 2004년에야 ‘밤비노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3년 뒤인 2007년에 또 한 번 우승을 차지했다. 컵스는 2011년 말 엡스타인을 사장으로 데려왔다. 컵스는 2012년부터 3년간 여전히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며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동안 트레이드 등을 통해 데려온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와 카일 헨드릭스, 포수 미겔 몬테로, 1루수 앤서니 리조 등이 모두 팀 주력으로 우뚝 섰다. 여기에 지난해 ‘명장’ 조 매던 감독을 데려와 선수단 지휘를 맡겼다. 올해 트레이드 마감 시한 직전에는 특급 마무리 아롤디스 차프만을 뉴욕 양키스에서 영입했다. 컵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며 희망을 밝히더니 올해는 1945년 이후 71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 팀이 승승장구하자 컵스 구단은 9월 엡스타인 사장과 5년간 5000만 달러(약 571억 원·추정)에 연장 계약을 했다. 컵스는 26일부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클리블랜드와 월드시리즈에 돌입한다. 공교롭게도 클리블랜드 선수단의 수장은 테리 프랑코나 감독(57)이다. 프랑코나 감독은 2004년과 2007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감독이었다. 엡스타인 사장과 프랑코나 감독은 함께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던 동지에서 적으로 만나게 됐다. 클리블랜드 역시 1951년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색깔을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교체하고 표정도 우스꽝스럽게 바꾸면서 우승과 거리가 멀어진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클리블랜드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1948년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킹’ 르브론 제임스(32)의 기운이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도 미칠 수 있을까. 올해 6월 20일 인구 40만 명의 중소 도시 클리블랜드는 축제 분위기였다.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를 연고로 하는 미국프로농구(NBA) 캐벌리어스가 챔피언결정전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골든스테이트를 꺾고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1970년 창단 후 처음 들어올린 우승컵이었다. 그 중심에는 돌아온 제임스가 있었다. 클리블랜드 인근 소도시 애크런 출신인 제임스는 지난 시즌 캐벌리어스의 우승 주역이다. 2009∼2010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마이애미로 떠났지만 두 번째 FA가 된 2014∼2015시즌 후 클리블랜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두 시즌 만에 우승을 이끌었다. 제임스를 비롯한 캐벌리어스 선수들은 10월 8일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이 열린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를 찾았다. 같은 클리블랜드를 연고로 하는 인디언스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인디언스는 5전 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에 3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기세를 이어 월드시리즈에까지 올랐다. 20일 토론토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월드시리즈에 선착한 것. 클리블랜드가 월드시리즈에 오른 것은 1997년 이후 19년 만이다. 대도시를 연고로 하는 팀이 아닌 클리블랜드는 재정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 올해 팀 연봉은 8633만9067달러(약 973억 원)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24위였다. 정규시즌에서 18승(9패)을 기록한 에이스 코리 클루버를 제외하곤 특급 선수가 없지만 신구 조화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트레이드 마감 시간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에서 데려온 불펜 투수 앤드루 밀러의 합류가 결정적이었다. 밀러는 토론토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클리블랜드가 승리한 4경기에 모두 등판해 11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14개를 잡았고 볼넷도 없었다. 이날 5차전에서도 2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클리블랜드는 1920년과 1948년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08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아직 우승과 인연이 없는 시카고 컵스에 이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지 두 번째로 오래된 팀이다. 혹자는 ‘와후 추장의 저주’ 때문이라고 한다. 클리블랜드는 1951년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색깔을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교체하고 표정도 우스꽝스럽게 바꿨다. 인종차별 논란이 일어났을 뿐 아니라 이후 우승과도 거리가 멀어지자 와후 추장의 저주란 말이 생겼다. 컵스는 같은 날 열린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10-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었다. 경기장에 염소를 데려온 관중을 내쫓은 후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염소의 저주’에 시달리는 컵스가 내셔널리그에서 우승하면 클리블랜드와의 역사적인 월드시리즈 대진이 완성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경문 NC 감독(58)은 실력도 뛰어나지만 복도 많은 지도자다. 2004년 두산 감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군에서 12시즌을 치르면서 9차례나 ‘가을 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시즌 도중 사퇴했던 2011년과 NC의 1군 무대 첫해였던 2013년을 제외하면 거의 매년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것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운도 실력이라지만 단순히 실력이 있다고 해서 올림픽 9전 전승 신화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김 감독도 아직 못 이룬 꿈이 하나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아쉬웠던 해는 2007년 SK와의 한국시리즈였다. 당시 두산은 1, 2차전을 모두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3차전부터 내리 4경기를 내주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은 모두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해 두산이 처음 역전의 쓴맛을 봤다. 2008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첫 경기를 잡고 나서 내리 4경기를 패해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김 감독은 번번이 플레이오프에서 발목이 잡히곤 했는데 묘하게도 계속 역전패를 당했다. 2009년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선 2승을 거둔 뒤 3연패했고, 2010년 삼성을 만나서는 2승 1패로 앞서다 2승 3패로 졌다. NC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지난해 치른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승 1패로 앞서다 남은 두 경기를 내리 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내 마지막 소원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말해 왔던 김 감독은 요즘 들어선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늘이 정해 주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올해는 김 감독에게 운이 돌아올까. 21일부터 시작되는 LG와의 플레이오프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다. NC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테임즈가 21일 1차전에 나서지 못하고, 승부 조작 연루 의혹도 아직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NC는 19일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학을 플레이오프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달 초엔 경찰이 NC 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일까지 있었다.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LG와 대조적이다. 시즌 막판 악재가 터질 때마다 김 감독은 “어려울 때일수록 팀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위기에서 선수단이 단결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해 왔다. 김 감독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NC와 계약 기간이 끝난다. 테임즈 사건이 터졌을 때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우승이 아니면 재계약이 힘들 수 있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늘의 뜻’에 따라 김 감독이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다면 단번에 해소될 책임이기도 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경문 NC 감독(58)은 실력도 뛰어나지만 복도 많은 지도자다. 2004년 두산 감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군에서 12시즌을 치르면서 9차례나 '가을 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시즌 도중 사퇴했던 2011년과 NC의 1군 무대 첫 해였던 2013년을 제외하면 거의 매년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것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운도 실력이라지만 단순히 실력이 있다고 해서 올림픽 9전 전승 신화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김 감독도 아직 못 이룬 꿈이 하나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아쉬웠던 해는 2007년 SK와의 한국시리즈였다. 당시 두산은 1, 2차전을 모두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3차전부터 내리 4경기를 내주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은 모두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해 두산이 처음 역전의 쓴 맛을 봤다. 2008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첫 경기를 잡고 나서 내리 4경기를 패해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김 감독은 번번이 플레이오프에서 발목이 잡히곤 했는데 묘하게도 계속 역전패를 당했다. 2009년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선 2승을 거둔 뒤 3연패했고, 2010년 삼성을 만나서는 2승 1패로 앞서다 2승 3패로 졌다. NC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지난해 치른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승 1패로 앞서다 남은 두 경기를 내리 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내 마지막 소원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말해왔던 김 감독은 요즘 들어선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올해는 김 감독에게 운이 돌아올까. 21일부터 시작되는 LG와의 플레이오프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다. NC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음주 운전 단속에 적발된 테임즈가 21일 1차전에 나서지 못하고, 승부 조작 연루 의혹도 아직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이달 초엔 경찰이 NC 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일까지 있었다.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LG와 대조적이다. 시즌 막판 악재가 터질 때마다 김 감독은 "어려울 때일수록 팀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위기에서 선수단이 단결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김 감독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NC와 계약 기간이 끝난다. 테임즈 사건이 터졌을 때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를 우승이 아니면 재계약이 힘들 수 있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늘의 뜻'에 따라 김 감독이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다면 단번에 해소될 책임이기도 하다.이헌재 기자uni@donga.com}

예정된 이별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전격적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1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직후 염 감독은 홀로 방문팀 감독실로 들어가 마지막 준비를 하는 듯했다. 그러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와 휴대전화에 적어 둔 메모를 읽기 시작했다. 2014년 11월에 3년 계약을 한 염 감독은 내년까지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간 올 시즌에도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3위를 차지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염 감독은 “4년 동안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4년 동안 넥센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해 우승하고 싶었지만 역량이 부족했다. 구단과 팬들에게 우승을 못 이뤄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다. 개인적으로는 201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넥센 감독직을 그만둔다는 얘기는 그동안 야구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수도권 A팀 감독으로 간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염 감독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여러 차례 구단 측에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감독과 넥센의 결별에는 야구를 보는 시각의 갈등이 잠재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염 감독은 넥센 특유의 프런트 야구를 자신의 야구에 대한 간섭으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구단과 상의하지 않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 무척 당혹스럽다. 추후 논의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사진)가 던진 시속 165km의 직구에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마운드와 타석 모두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인 오타니는 16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5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7-4로 앞선 9회초. 오타니 이름 앞에 있던 DH(지명타자) 표시가 투수를 뜻하는 P로 바뀌었다. 올해 선발 투수로만 출전한 오타니가 마무리 등판을 자원한 것. 첫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던진 오타니의 초구 직구 구속 163km가 전광판에 찍혔다. 두 번째 타자 요시무라 유키에게 던진 초구는 165km가 나왔다. 9월 7일 자신이 세운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164km)을 1km 경신한 것.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 타자 혼다 유이치를 상대할 때는 165km 직구를 두 번이나 더 던졌다. 그가 던진 8개의 직구는 모두 163km 이상을 기록했고, 평균 구속은 164.1km가 나왔다. 포크볼조차 어지간한 투수들의 직구보다 빠른 151km가 나왔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을 일본시리즈에 올려놓은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야수로 출전해 세이브를 기록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혼다는 경기 후 “165km 직구는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속도”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타니는 “한 이닝만 던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선발로 던질 때와 비교해 특별한 것은 없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일본 팬들과 언론의 반응은 뜨겁다. 마무리 투수로 짧은 이닝을 던진다면 구속을 더 끌어올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현재까지 세계 최고 구속은 시카고 컵스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차프만이 기록한 105마일(약 169km)이다. 독설가로 유명한 노무라 가쓰야 전 라쿠텐 감독도 오타니에 대해서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6일 밤 한 방송에 출연해 “프로야구 만세다. 슈퍼스타가 탄생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시이 마사토 니혼햄 투수코치는 “계속 저런 식으로 던지다가는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앞으로는 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앞세워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니혼햄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시리즈에서 센트럴리그 우승팀 히로시마와 만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가 던진 165km의 직구에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마운드와 타석 모두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인 오타니는 16일 일본 삿포로 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클라이막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5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7-4로 앞선 9회 초. 오타니 이름 앞에 있던 DH(지명타자) 표시가 투수를 뜻하는 P로 바뀌었다. 올해 선발 투수로만 출전한 오타니가 마무리 등판을 자원한 것. 첫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던진 오타니의 초구 직구는 163km를 전광판에 찍었다. 두 번째 타자 요시무라 유키에게 던진 초구는 165km가 나왔다. 9월 7일 자신이 세운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164km)을 1km 경신한 것.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 타자 혼다 유이치를 상대할 때는 165km 직구를 두 번이나 더 던졌다. 그가 던진 8개의 직구는 모두 163km 이상을 기록했고, 평균 구속은 164.1km가 나왔다. 포크볼조차 어지간한 투수들의 직구보다 빠른 151km가 나왔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을 일본시리즈에 올려놓은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야수로 출전해 세이브를 기록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혼다는 경기 후 "165km 직구는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속도"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타니는 "한 이닝만 던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선발로 던질 때와 비교해 특별한 것은 없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일본 팬들과 언론의 반응은 뜨겁다. 마무리 투수로 짧은 이닝을 던진다면 구속을 더 끌어올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현재까지 세계 최고 구속은 시카고 컵스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이 기록한 105마일(약169km)이다. 독설가로 유명한 노무라 가츠야 전 라쿠텐 감독도 오타니에 대해서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6일 밤 한 방송에 출연해 "프로야구 만세다. 슈퍼스타가 탄생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시이 마사토 니혼햄 투수코치는 "계속 저런 식으로 던지다가는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앞으로는 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앞세워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니혼햄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시리즈에서 센트럴리그 우승팀 히로시마와 만난다. 노무라 전 감독은 "니혼햄이 우승할 것"이라며 "오타니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운도 실력이다’란 말도 있지만 전날 넥센은 정말 불운했다. 13일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넥센 타자들이 친 안타는 모두 11개. 하지만 홈을 밟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팀 완봉패(0-7) 신기록이었다.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넥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경기를 했다. 그나마 우리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있는 게 다행”이라고 했다. 넥센의 불운을 떨쳐낸 것은 홈런과 같은 화끈한 한 방이 아니었다. 1회말 나온 김하성의 빗맞은 안타가 엉킨 실타래를 푸는 열쇠가 됐다. 0-0이던 1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풀카운트에서 상대 선발 우규민의 직구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방망이 안쪽에 빗맞은 타구는 2루수 손주인의 키를 살짝 넘는 안타가 됐다. 스타트가 빨랐던 1루 주자 고종욱은 손주인이 공을 잡을 무렵 3루 베이스까지 가 있었다. 그리고 손주인이 잠시 우왕좌왕하는 사이 득달같이 홈으로 파고들어 선취점을 올렸다. 1사 1루에서 단타에 타점이 나온 진기한 장면이었다. LG로 넘어갔던 흐름을 되찾아 오는 계기이기도 했다. 한번 물꼬가 트인 넥센 타선은 이후 거칠 게 없었다.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9번 타자 임병욱은 우규민의 낮은 직구를 퍼 올려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올해 포스트시즌 1호 홈런이었다. 4회말에는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와 고종욱의 적시타로 스코어를 5-0으로 벌렸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밴헤켄의 역투가 빛났다. 밴헤켄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직구와 타자 눈앞에서 떨어지는 포크볼을 앞세워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7과 3분의 2이닝 3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의 쾌투로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8회 2사 2루에서 밴헤켄을 구원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세현은 대타 서상우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9회말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LG로서는 서상우가 무리하게 2루로 뛰다 주루사하면서 추격의 기회를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5-1로 승리하며 1승 1패를 만든 넥센은 16일 오후 2시 LG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LG는 허프, 넥센은 신재영을 선발 등판시킬 예정이다. ▼양팀 감독의 말▼ ▽염경엽 넥센 감독 (1패로) 시리즈의 위기 상황이었는데 밴헤켄이 에이스답게 좋은 피칭을 해줬다. 1회 고종욱, 정수성 코치의 좋은 베이스 러닝으로 선취점을 뽑아 선수단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추가점을 뽑아야 될 때 추가점이 나와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경기가 됐다. 첫 게임에서 너무 안정적으로 운용했던 것이 부족했다고 판단해 주루 플레이를 과감하게 하려고 했다. 3차전 선발은 신재영이다.▽양상문 LG 감독 밴헤켄을 쉽게 공략하리라 생각은 안 했지만 초반에 분위기라도 가져올 수 있는 공격력이 나왔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내심 오늘 경기까지 이기면 전체적인 시리즈가 편해질 수 있을 거라 욕심을 가졌는데 아쉽다. 방문 1승 1패로 만족한다. 오늘 1패를 당하긴 했지만 이동현, 봉중근 등 베테랑들이 좋은 구위를 보인 건 소득이다. 이헌재 uni@donga.com·유재영 기자 }

프로야구 삼성의 류중일 감독(53·사진)이 내년에도 사자 군단의 지휘봉을 잡는다. 올해 역대 최악인 9위로 추락했지만 삼성은 올해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류 감독을 재신임하고 ‘명가 재건’의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삼성 구단 사정에 정통한 야구인 A 씨는 13일 “류 감독의 잔류와 새 감독 영입 사이에서 고심하던 삼성이 류 감독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류 감독은 최근 몇 년간 삼성 왕조를 일군 지도자다. 그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룹 수뇌부의 최종 재가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류 감독은 내년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고 감독으로서 7번째 시즌을 치르게 된다. 지난해 정규시즌 1위였던 삼성은 올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다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하위에 머문 신생팀 kt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다. 항상 1등을 추구하던 삼성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올해 실패가 류 감독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삼성은 올해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웹스터와 벨레스터, 레온, 플란데 등 4명의 외국인 투수가 합작한 승수는 6승밖에 되지 않는다. 정규시즌 1위 두산이 니퍼트(22승)와 보우덴(18승)의 덕을 톡톡히 본 것과 대조된다. 시즌 초반부터 장원삼, 구자욱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진 것도 악재였다. 2010년 가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류 감독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에도 주축 투수들의 해외 불법 도박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컸다. 류 감독과의 재계약을 시작으로 삼성은 전력 강화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우선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거포 외야수 최형우(33)와 왼손 선발 투수 차우찬(29) 등 2명을 모두 잔류시키기로 했다. 이들을 잡기 위해선 200억 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지만 삼성은 아낌없이 돈 보따리를 풀 계획이다. A 씨는 “야구단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뒤 삼성이 돈을 못 쓴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필요한 선수라면 잔류시킬 수도, 또 외부에서 데려올 수도 있는 팀이 삼성이다. 올겨울 삼성은 모처럼 활발히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지난해 FA가 된 팀의 프랜차이즈 3루수 박석민을 NC로 떠나보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삼성은 또 외국인 선수도 팀의 1, 2선발이나 주포로 활약할 수 있는 특급 선수들로 데려오기로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프로야구 ‘가을 잔치’가 한창인 가운데 추운 가을을 맞은 사람들도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프로야구 팀을 중심으로 KBO리그에서 감독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제10구단 kt는 12일 “올해를 끝으로 3년 계약이 만료되는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kt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조 감독과 재계약할 방침이었지만 돌연 마음을 바꿔 조 감독에게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었다.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이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에 대해 kt는 “김 감독은 여러 후보자 중 한 명일 뿐이다. 모든 후보자 검토가 끝난 뒤 후임 감독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도 이날 2년 계약이 끝난 김용희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종료와 함께 팀을 떠났다. SK는 “새 감독 선임에 대한 이런저런 말이 많이 나오고 있어 공식 발표를 했다. 현재 차기 감독 선임을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14년 말 3년 계약을 한 김 감독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선수 혹사 논란 등으로 인한 대외적인 이미지 하락도 변수다. 2년 전 야구단 의사와 무관하게 그룹 오너가 김 감독을 데려온 만큼 내년에도 팀을 맡길지는 오너의 결정에 달렸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류중일 감독을 바라보는 삼성의 시선도 복잡하다. 올해 사상 최악인 9위로 떨어졌지만 류 감독은 지난해까지 5번의 정규시즌 1위와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삼성 왕조’ 시대를 연 주역이다. 일년 농사에 실패했다고 내치기엔 그간 이뤄 놓은 공이 너무 크다. 롯데는 기대 이하의 성적(8위)에 그쳤지만 올해 감독 1년 차인 조원우 감독에게 내년에도 기회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 감독 중에서도 팀을 옮기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아직 소속 팀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지만 시즌 중반부터 수도권 팀으로 옮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방 구단 B팀의 C 감독도 새로운 팀의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 때마다 승부를 가를 변수로 빠지지 않는 게 ‘경험’과 ‘수비’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그랬다. 리빌딩 중인 두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KIA의 4-2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 역시 경험과 수비의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경험 부족을 드러낸 대표적인 장면은 LG의 1회말 공격 때 나왔다. 이천웅의 안타와 박용택의 볼넷 등으로 만든 2사 1, 3루에서 5번 타자 채은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KIA 선발 투수 헥터는 1, 2구를 볼로 던지며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진 헥터가 이때 던질 수 있는 공은 직구밖에 없었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은 한가운데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헛스윙을 하더라도 여전히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다. 경험이 많은 타자라면 큰 거 한 방을 노릴 만했다. 그런데 채은성은 번트 동작을 하면서 한가운데 직구를 그냥 흘려보냈다. 4구째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에는 뒤늦게 헛스윙을 했다. 좋은 공을 놓친 채은성은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채은성은 올해 외야수 주전 자리를 꿰찬 신예 선수다. 2년 전 플레이오프 때 세 타석에 들어선 게 포스트시즌 경험의 전부다. 채은성이 경험 있는 타자였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을 것이다. LG가 선취점을 냈더라면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었다. 수비에서도 아쉬운 쪽은 LG였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1회초부터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더듬는 실책을 했다. 선발 투수 허프가 후속 타자 나지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지만 오지환은 4회 또 한 번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2사 2, 3루에서 안치홍의 땅볼 타구를 뒤로 빠뜨린 것. 이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이에 비해 지난달 상무에서 제대한 KIA 유격수 김선빈은 두 차례의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회말 1사 1루에서 유강남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해 병살타로 연결했고, 4회말 1사 1루에서도 채은성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KIA는 6회 나지완의 희생플라이와 8회 김주찬의 적시타로 점수를 4-0으로 벌렸다. LG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8회말 김선빈이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하는 사이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자 유강남이 적시타를 쳐내 한 점을 추격했고, 무사 1, 3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구원 투수 고효준의 폭투 때 3루 주자 황목치승이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따라갔다. 하지만 1루 주자 유강남이 무리하게 3루까지 뛰다가 객사하면서 좋았던 흐름이 끊기고 말았다.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헥터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은 11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 때마다 승부를 가를 변수로 빠지지 않는 게 '경험'과 '수비'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그랬다. 리빌딩 중인 두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KIA의 4-2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 역시 경험과 수비의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경험 부족을 드러낸 대표적인 장면은 LG의 1회말 공격 때 나왔다. 이천웅의 안타와 박용택의 볼넷 등으로 만든 2사 1, 3루에서 5번 타자 채은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KIA 선발 투수 헥터는 1, 2구를 볼로 던지며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진 헥터가 이 때 던질 수 있는 공은 직구밖에 없었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은 한 가운데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헛스윙을 하더라도 여전히 볼카운트의 여유가 있다. 경험 많은 타자라면 큰 거 한 방을 노릴 만했다. 그런데 채은성은 번트 동작을 하면서 한가운데 직구를 그냥 흘려보냈다. 4구째 바깥쪽으로 흘러 가나는 공에는 뒤늦게 헛스윙을 했다. 좋은 공을 놓친 채은성은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채은성은 올해 외야수 주전 자리를 꿰찬 신예 선수다. 2년 전 플레이오프 때 3타석에 들어선 게 포스트시즌 경험의 전부다. 채은성이 경험 있는 타자였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을 것이다. LG가 선취점을 냈더라면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수비에서도 아쉬운 쪽은 LG였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1회초부터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더듬는 실책을 했다. 선발 투수 허프가 후속 타자 나지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지만 오지환은 4회 또 한 번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2사 2, 3루에서 안치홍의 땅볼 타구를 뒤로 빠뜨린 것. 이 사이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에 비해 지난 달 상무에서 제대한 KIA 유격수 김선빈은 두 차례의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회말 1사 1루에서 유강남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해 병살타로 연결했고, 4회말 1사 사루에서도 채은성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KIA는 6회 나지완의 희생플라이와 8회 김주찬의 적시타로 점수를 4-0으로 벌렸다. LG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8회말 김선빈이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하는 사이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자 유강남이 적시타를 쳐내 한 점을 추격했고, 무사 1, 3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구원 투수 고효준의 폭투 때 3루 주자 이병규(7번)가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따라갔다. 하지만 1루 주자 유강남이 무리하게 3루까지 뛰다가 객사하면서 좋았던 흐름이 끊기고 말았다. 4-2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등판한 KIA 마무리 투수 임창용은 히메네스를 투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는 등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헥터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은 11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2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정규시즌 3위 넥센과 플레이오프 행을 다투게 된다.양 팀 감독의 한마디▽양상문 LG 감독유강남과 채은성의 좋았던 타구가 김선빈의 다이빙 캐치로 병살 처리됐던 게 가장 아쉬웠다. 김선빈이 좋은 수비를 했다. 유강남의 주루사가 중요할 때 나왔다. 좀 더 차분히 하라고 주문했다. 임정우나 정찬헌은 내일 경기가 있기 때문에 불펜은 우규민 김지용에서 마무리 지었다. 내일은 류제국 뿐 아니라 소사까지 다 던질 준비를 하겠다. ▽김기태 KIA 감독헥터가 잘 던져줬고 (2번 타자로 나선) 필이 출루를 잘 해줬다. 김호령, 노수광, 김선빈이 포스트시즌은 처음인데 좋은 수비를 많이 했다. 김선빈의 다이빙 캐치가 결정적일 때 나와서 좋았다. 헥터는 상황에 따라 완봉까지 생각했는데 8회 LG 타선이 좋아져 결국 윤석민까지 투입하게 됐다. 양현종까지 투입하지 않은 게 오늘의 큰 수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기자 bom@donga.com}

밝게 웃는 장하나(24·비싸카드)의 모습을 본 게 얼마 만이던가. 장하나가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뜻깊은 우승을 거뒀다. 18번홀(파4)에서 챔피언 퍼트를 하고 난 뒤 양손으로 작은 원을 그리는 댄스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9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전날 3라운드까지 16언더파를 몰아친 장하나는 2위에 6타 앞서며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이날 4라운드에서도 6번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19언더파를 기록할 때까지는 경쟁자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강한 바람과 끊임없이 쏟아진 비 때문에 상승세가 꺾였다. 장하나는 7번홀(파3)과 9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2타를 잃었다. 그 사이 펑산산(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전반에 2타를 줄인 펑산산은 후반 9개 홀에서는 버디 4개를 추가했다. 장하나는 지키기 작전으로 맞섰다. 후반 9개 홀에서 연속 파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갔다. 장하나는 이날 1언더파 71타를 치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펑산산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월 코츠 챔피언십과 3월 HSBC 챔피언스 우승 후 7개월 만의 우승이다. LPGA투어 개인 통산 3승째. HSBC 챔피언스 이후 장하나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대회 출전을 위해 도착한 공항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장하나의 아버지가 놓친 가방에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꼬리뼈 쪽을 다쳐 경기 출전이 무산된 것. 장하나는 그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컸다. 뜻하지 않은 구설에 오른 장하나는 이후 한 달 이상 투어 활동을 중단해야 했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6월 이후 LPGA투어에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장하나는 예전의 활력 넘치는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전날 3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를 몰아칠 정도로 쾌조의 샷 감각을 뽐냈다. 장하나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최근 3주 연속 LPGA투어 우승을 이어갔다. 지난달엔 전인지와 김인경(28·한화)이 각각 에비앙 챔피언십과 레인우드 클래식을 제패했다. 장하나는 “3월 싱가포르 대회 이후 생각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앞으로도 또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피겨 남자 싱글의 기대주 차준환(15·휘문중·사진)을 눈여겨봐야 할 듯하다. 차준환은 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3.72점을 받았다. 7일 쇼트프로그램(76.82점)과 합해 220.54점을 얻은 차준환은 2위 콘래드 오젤(캐나다·196.30점)을 24.24점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3차 대회에서 역대 주니어 대회 최고점(239.47점)으로 우승한 데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이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맛본 것은 2005∼2006시즌 김연아 이후 11년 만이며, 남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이다. 차준환은 12월 8일부터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도 출전해 또 하나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밟았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코치 역시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캐나다)다. 2014년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일본)를 키운 오서 코치를 만난 뒤 차준환도 기량이 급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오른쪽 다리 부상 때문에 쿼드러플(4회전) 살코에 실패했지만 3차 대회 때는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켰다. 오서 코치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지금처럼만 성장해 준다면 평창 올림픽에서 톱5 안에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피겨 여자 싱글의 유망주 임은수(13·한강중)는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싱글에서 173.21점을 받아 동메달을 차지했다. 임은수는 지난달 5차 대회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점수(166.91점)를 6.3점 끌어올렸다. 두 선수는 14일부터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2016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 출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흥철(35·비스타케이호텔그룹)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김시우(21·CJ대한통운)와 최경주(46·SK텔레콤)를 제치고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주흥철은 9일 경기 용인 88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더블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주흥철은 김시우와 문도엽(25·이상 12언더파 272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지난달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우승한 주흥철은 이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했지만 13번홀(파5)을 시작으로 3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아들 송현 군이 심장병을 앓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주흥철은 “상금 일부를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자인 최경주는 7위(9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