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우

신진우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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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신진우 기자입니다.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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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7~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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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 때린 학생 전학 보낸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면 해당 학생이나 학부모의 동의 없이도 전학을 보내는 게 가능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교권 침해 수준 및 상황에 따른 교사의 단계별 대처방안을 학생생활교육매뉴얼에 담았다고 24일 밝혔다. 이 매뉴얼은 새 학기부터 서울 지역 초중고교에 적용된다. 매뉴얼에 따르면 대처 방안은 4단계로 나뉜다.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는 학생은 1단계로 교실에서 격리시킨다. 2단계 조치로는 교내 성찰교실에서 문제 학생을 면담하고 학내 선도방안에 따르도록 했다. 3단계에서는 학교 선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교내·외 봉사활동을 시키거나 외부기관에서 특별교육을 이수하도록 지시한다. 마지막 4단계는 교권 침해 수준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의 결정으로 학생을 전학 보낸다. 단 초등학생은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분쟁조정위원회를 학교교권보호위원회로 바꾸고, 학부모나 외부 전문가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취임 직후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어도 딱히 대응 방안이 없다. 안타깝다”며 교권보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매뉴얼이 시작점”이라며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만한 실효성 있는 교권보호 방안을 앞으로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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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 폭행한 학생, 전학 보낼 수 있어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면 해당 학생이나 학부모 동의 없이도 전학을 보내는 게 가능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교권 침해 수준 및 상황에 따른 교사의 단계별 대처방안을 학생생활교육매뉴얼에 담았다고 24일 밝혔다. 이 매뉴얼은 새 학기부터 서울 지역 초·중·고교에 적용된다. 매뉴얼에 따르면 대처 방안은 4단계로 나뉜다.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는 학생은 1단계로 교실에서 격리시킨다. 2단계 조치로는 교내 성찰교실에서 문제 학생을 면담하고 학내 선도방안에 따르도록 했다. 3단계에서는 학교 선도위원회 결정에 따라 교내·외 봉사활동을 시키거나 외부기관에서 특별교육을 이수하도록 지시한다. 마지막 4단계는 교권침해 수준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 결정으로 학생을 전학 보낸다. 단, 초등학생은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분쟁조정위원회를 학교교권보호위원회로 바꾸고, 학부모나 외부 전문가가 반드시 참여토록 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취임 직후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어도 딱히 대응 방안이 없다. 안타깝다"며 교권보호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매뉴얼이 시작점"이라며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만한 실효성 있는 교권보호 방안을 앞으로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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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판이 베팅사이트처럼 눈앞에 어른어른…” 화투짝 들고 등교 ‘교실은 도박중’

    《 봄방학. 몸이 근질거린다. 인터넷 도박사이트 접속은 교실에서 해야 제맛인데 집에서 혼자 하니 친구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 딴 돈으로 ‘노페(노스페이스)’ 점퍼를 샀다고 무용담도 나누지 못해 개학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고2 송인찬(가명) 군의 속마음이다. 송 군은 학교에 다닐 때면 아침에 해외 스포츠 경기 결과부터 확인했다. 학교에선 친구들과 경기를 분석하고 베팅 결과를 확인하느라 바빴다. 수업시간에는 스마트폰으로 도박 사이트에 몰래 접속했다. 성적은 당연히 곤두박질.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이젠 끊기가 어렵다며 이렇게 말한다. 》 “칠판이 도박 사이트, 분필은 베팅액으로 보인다. 돈을 따면 따는 대로 좋아서, 잃으면 마음이 상해서 계속 하게 된다.”이처럼 교실에서 도박에 빠지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동아일보는 정보보호 솔루션 개발업체인 지란지교소프트와 함께 ‘교실 도박’의 심각성을 분석했다. 스마트폰 유해물 차단 애플리케이션(앱)인 ‘엑스키퍼 모바일’의 차단 데이터를 확인하는 식이었다.학기 중인 지난해 9∼12월, 10대 3721명을 대상으로 평일(월∼금요일) 시간대별 유해물 차단 결과를 보면 학교에 있을 시간대인 오전 8시∼오후 5시에 2520건이 집중됐다. 전체 차단 건수(5252건)의 48%에 이른다. 도박 앱 등 사행성 유해물이 전체 유해물 중 30% 수준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김기연 지란지교소프트 부장은 “한 번 차단되면 다시 접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2520건은 상당히 많은 수치다. 특히 사행성 유해물 접속이 교내 유해물 접속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온라인 도박 가운데 가장 심각한 건 불법 스포츠 도박. 경기당 베팅액이 몇천 원, 많게는 5만 원이 넘는다. 이런 사이트는 접근 자체가 어렵지 않다. 휴대전화번호와 은행 계좌번호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다.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수시로 도메인을 바꿔가며 영업한다. 국내에서 처벌하기 힘든 이유다. 서울 동작구 A고교 교사는 “수업 중에 스마트폰으로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다 걸려 압수당하면 부모님 스마트폰을 가져와 접속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전했다.온라인 도박은 오프라인 도박까지 부추긴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다. 동아일보 취재진이 서울 송파, 강동구 일대 중고교생 200여 명에게 물었더니 지난해 교실에서 한 번이라도 카드나 화투 등 도박을 했다는 학생이 21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도박이 공부를 방해했다고 대답한 학생은 18명이었다.교내 도박은 소위 ‘일진회(교내 폭력 서클)’가 돈을 빼앗는 명분으로도 이용된다. 일진인 김모 군(15)은 학교에 화투를 들고 다닌다. 점심시간이면 친구들을 모아 ‘섰다’를 한다. 이렇게 시작된 게임은 그가 이길 때까지 진행된다. 그는 “인터넷으로만 하던 도박을 실제로 하니 재밌고 돈을 따니 더 재밌다”고 했다.서울 강동구에 사는 임지헌 군(16)은 “예전엔 동전 던지기가 돈을 뜯는 수단이었다면 요즘엔 포커나 화투가 유행”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도박 이야기를 다룬 ‘미드(미국 드라마)’나 웹툰이 유행하면서 교내 도박이 더 늘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담덕 인턴기자 연세대 건축학과 4학년  }

    • 201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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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도가 ‘재능기부 전도사’ 된 사연은…

    햇볕이 뜨거웠던 2008년 여름의 오후. 몸이 축축 늘어질 때, 메시지 알림 소리가 울렸다. 발신자는 논문을 검토한 서울대 의대 주건 교수. “축하한다. 통과했다.” 누군가는 “남들 수능 문제 풀 때 왜 이런 걸 붙잡고 있느냐”고 핀잔을 줬다. 명문대 박사도 하기 힘들다며 만류하는 친구도 많았다. 하지만 해냈다. 논문을 제출하고도 3번이나 고친 끝에 얻은 감격.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나물 캐러 산에 갈 때면 항상 손자를 데리고 갔다. 하루는 이런 말을 했다. “숲을 보면 나무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 사실 수풀 저편에선 많은 일이 일어난단다. 항상 3개의 눈으로 세상을 보거라. 영특한 쥐의 눈, 날렵한 토끼의 눈, 멀리 보는 새의 눈으로.” 어린 가슴에 이 말이 콱 박혔다. 할아버지는 서울대 통계학과 김재주 명예교수. 과학 서적을 곁에 두고, 과학을 사랑하던 학자는 시간을 쪼개 주변 사람을 도왔다. “이건 봉사가 아니란다. 할아비도 이 사람들 도우면서 기쁘고 보람까지 얻으니 서로 돕는 거지.” 그러던 할아버지가 쓰러졌다. 심장동맥(관상동맥)이 막혔다. 아이가 서울과학고에 진학했을 무렵이었다. 병실에 누운 할아버지는 “충분히 살았다. 지금 죽어도 행복하다”며 웃었다. 손자는 다짐했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아프고 힘든 사람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소년은 할아버지처럼 아픈 사람의 노쇠한 세포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연구에 빠졌다. 2008년 7월, 마침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 학술지에 제1저자로 논문이 실렸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 고교 2학년 학생이 이룬 성과였다. 논문을 본 의대 교수는 “바로 박사 학위를 줘도 손색없을 만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주인공은 김승찬 씨(23). 과학고 졸업 후 그는 우수인재선발전형으로 연세대 생명공학과에 진학했다. 4년 전액 장학금에 일대일 교수 멘토까지 제공받았다. 4학년인 현재까지 SCI급 논문만 8편을 발표했다. 74건의 특허를 냈고, 학술번역을 전문으로 하는 작은 회사를 설립했다. 또 대학 재학 중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뽑혔고, ‘대한민국인재상’도 탔다. 그는 할아버지의 말을 잊지 않았다. 2011년 9월 지인들과 함께 대한민국인재연합회(대인련)를 만들었다. 재능기부와 나눔을 위해서다. 분야별 인재 600여 명이 모였다. 지난달 말 이 단체는 ‘꿈길나무’ 재능 캠프를 열었다. 피드백 및 설문을 통해 학생들의 리더십과 통솔력을 키운다. 앞으로 10년 뒤? 그의 눈은 두 곳을 향해 있다. 의과학 분야를 공부해 직접 개발한 의료기기를 환자들에게 나눠주는 일이 첫 번째, 재능기부 비정부기구(NGO)를 만드는 게 다음이다. 그는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한민족 핏속엔 나눔의 DNA가 있어요. 국민 10명 중 1명이 재능기부 하는 날까지 앞만 보겠어요. 아, 노벨상도 받고 싶어요.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 그 과정도 노벨상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담덕 인턴기자 연세대 건축학과 4학년}

    • 201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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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마이스터고 변신… 시골 꼴찌학교의 기적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면 음성 나들목(IC) 이정표가 보인다. 거기로 나와 한참 들어가면 시골 마을. 충북 음성군 금왕읍이다. 국내 고추의 주산지임을 알려주듯 마을은 고추밭 천지다. 이곳에 학교 하나가 있다. 그런데 특이하다. 외관이 대학 공대 캠퍼스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하다. 안으로 들어가면 더 놀랍다. 최첨단 장비가 가득하다. 학생들에게 반도체의 모든 공정을 가르치는 데 활용하는 설비다. 충북반도체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에서 ‘꼴찌 학교’였다. 정원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미달 사태가 반복되니 내신성적을 보지 않고 학생을 뽑을 정도. 교사 충원 역시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교사가 이 학교를 꺼렸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경쟁률이 5 대 1에 육박한다. 이 학교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뒤 인문계고에 진학하는 학생이 더 많다. 눈에 띄는 건 지역 내 평가다. 넓게는 충북 전체, 좁게는 인근 지역 주민까지 학교를 자랑스러워한다. 학교 이름이 고추 못지않은 지역 명물이 됐다. 이런 변화는 2010년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면서 가능했다. 삼성반도체와 SK하이닉스 등 30여 업체와 산학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최신 시설, 탄탄한 교육과정으로 올해 취업률은 100%에 육박한다. 신경인 교장은 “적어도 취업 준비가 힘들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란 말은 우리 학교 졸업생에겐 해당되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충북반도체고는 마이스터고가 지역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일단 음성 출신 학생 비율이 60%가 넘는다. 충북 전체로 확대하면 이 수치는 훨씬 높아진다. 충북 교육청 관계자는 “공부에 관심 없던 학생들이 일찍부터 충북반도체고를 목표로 준비한다. 꼴찌 학교가 우수 학교로 변하니 지역 학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했다. 동부하이텍 등 지역 산업체에선 “기술에 열정까지 갖춘 준비된 졸업생이 많아 누구를 뽑을지 모르겠다”며 고민할 정도. 충남 당진의 합덕제철고도 주목할 만하다. 합덕산업고로 불리던 시절, 이 학교는 해마다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입학 성적은 당진에서 최하위를 다퉜다. 그러다 2008년 합덕제철고로 교명을 바꾸고 2010년 국내 유일의 철강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서 완전히 다른 학교가 됐다. 시골 전문계고에서 글로벌 철강 인력을 양성하는 명문고로 급부상했다. 제강과 압연 등 실습 과목 비중은 65%. 학생들이 가진 철강 분야 자격증은 평균 6개. 또 토익 점수가 700점 이상이어야 졸업이 가능하다. 이런 고급인력이 지역 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같은 업체와 함께 철강 도시 당진의 발전을 돕게 됐다. 학생들은 토요일마다 봉사활동을 한다. 노인들을 찾아가 이발과 발마사지 등 서비스를 한다. 텃밭을 가꾸는 ‘노작(勞作)’ 활동은 졸업을 위한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박석우 합덕제철고 마이스터부장은 “몇 년 전 우리 학생들은 동네에서 담배를 많이 피우고, 사고를 많이 치는 바람에 파출소를 들락날락했다. 동네 주민의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다. 지금은 주민들이 학생들을 서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니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라면서 웃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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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서울 11개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 폐지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중1 시험 폐지 관련 정책을 구체화했다. 올해는 11개 연구학교를 지정해 중간고사를 보지 않되, 이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2016년경 전체 학교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 이러한 내용의 2013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문 교육감이 강조해온 ‘행복교육’을 기조로 5개의 정책방향에 맞춰 52개의 세부과제를 확정했다. 핵심으로 꼽히는 ‘중1 진로탐색학년제’는 일단 올해 시범학교 개념인 11곳의 연구학교를 지정해 지필평가인 중간고사만 보지 않기로 했다. 대신 학기 중에 수행평가를 한 뒤 기말고사 점수를 합산해 성적을 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애초엔 기말고사까지 폐지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중간고사 폐지로 조정됐다. 교육의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교육감의 의중과 일부 교육계에서 나올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문 교육감이 중1 시험 폐지를 언급한 뒤 교육계 일각에선 “심각한 학력 저하를 가져오고 사교육까지 조장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날 발표 직후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육감이 주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정”이라면서 “세부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시험 전면 폐지에 이르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논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도입기인 올해 중1 진로탐색학년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본 뒤 그 결과를 평가해 내년에는 운영학교를 50∼100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2016년에는 전체 중학교에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1 진로탐색학년제는 문 교육감이 후보 시절부터 첫 번째로 내세운 정책인 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자유학기제’와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관심이 모아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점프-업 프로젝트’로 불리는 자율학교 지정 계획도 발표했다. 일반고 가운데 몇 곳을 예술, 체육, 과학 관련 중점학교로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서울 지역 일반고 가운데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74개교를 제외한 108개교 중 20개교를 자율학교로 선정해 학교당 5000만 원 내에서 예산을 지원한다. 이렇게 뽑힌 학교들은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폭넓은 자율권을 가진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이름만 다를 뿐 결국 기존 자율형 공립고 등과 유사한 ‘도루묵’ 정책이란 비판이 나왔다. 또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고 일반고 안에서 새로운 차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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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학교 존폐 결정할 평가기준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 평가 기준의 큰 틀을 확정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기존 혁신학교의 존폐까지 결정될 수 있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혁신학교 평가를 한국교육개발원 또는 한국교육평가학회 가운데 한 곳에 맡기기로 했다. 교육청 안팎에서 위원 5∼8명 수준의 전문평가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민주통합당이 주축인 서울시의회 교육의원들이 추천하는 평가전문가도 포함시켜 좌우 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평가 대상은 혁신학교의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이 핵심이다.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했는지, 교원의 행정역량과 리더십 등 학교 운영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수치화해서 평가한다. 세부적인 평가기준과 지표는 이달 말까지 확정하고 3월부터 1년 동안 평가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단순한 만족도 조사가 아니다. 최저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신설 혁신학교 유보는 물론이고 전체 혁신학교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엄격한 평가 틀을 마련한 데는 문 교육감의 의중이 반영됐다. 문 교육감은 최근 서울 A혁신학교 교장의 명예퇴직 신청소식을 접했다. 이 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학교가 전교조 단합대회의 장이 됐다. 교장으로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A학교 전체 교사 중 전교조 소속 비중은 88% 정도로 서울지역 일반 학교의 전교조 비율인 약 12%보다 크게 높다. 서울 B혁신학교 교장은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지병이 이유였지만 몇몇 학교 관계자는 “전교조 교사들과의 갈등이 스트레스를 부추겨 병세가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전교조 소속을 제외한 일선 교사 중 상당수가 혁신학교에 가기를 꺼린다는 소식도 문 교육감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혁신학교 교장·교감 간담회에서 참석자 18명 중 대부분이 혁신학교 운영에 회의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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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만원 훌쩍 넘는 화장품 여중고생들에 유행… 新등골브레이커로

    ‘밥을 안 먹는다.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휙 돌린다. 말수도 줄었다. 개학이 코앞인데, 고2면 정말 중요한 시점인데. 처음엔 단호하게 안 된다고 했다. 이젠 마음이 흔들린다. 그냥 기분 좋게 사주고 말까. 아니야, 한 번 사주면 버릇되는데. 벌써 일주일째 현재진행형이다. 아이와의 냉전, 그리고 내 마음속 고민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주부 심지연(가명·44) 씨가 고교생 딸과 전쟁을 치르는 심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화장품 때문이다. 고교생이 되기 전까진 로션도 잘 안 바르던 딸이 최근 화장품에 푹 빠졌다. 정확히는 수입 명품 화장품이다. 10만 원이 훌쩍 넘는 화장품을 사달라고 매일 조른다. 친구들은 다 쓴다면서. 자기만 안 쓰면 ‘쪽팔려서’ 공부에 집중도 못할 것 같다면서. 심 씨는 “강남에 산다지만 소득은 중산층이다. 맞벌이도 아니다. 그런데 안 사주자니 아이 기가 죽을 것 같고 사주자니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한숨을 쉬었다. 화장품이 ‘신(新)등골브레이커’로 떠올랐다. 등골브레이커란 부모의 등골을 휘게 만들 만큼 비싸다는 뜻이다.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노스페이스’ 점퍼가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나온 말이다. 여중생, 여고생 사이에선 최근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수입 화장품을 쓰는 게 유행이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정모 양(17)은 “화장품이 교실 내 서열을 결정한다”고 했다. 에스티로더, SKⅡ 같은 고가의 수입 화장품을 쓰면 엘프(요정), 국산 고가 화장품을 쓰면 휴먼(인간), 젊은층이 타깃인 저렴한 화장품을 쓰면 오크(괴물)로 불린다고 한다. 포털사이트에선 ‘명품 기초화장품을 써봤더니 끈적거리지도 않고 좋다’ 같은 10대의 후기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일부 학생 사이에선 화장품을 넣는 작은 가방인 파우치가 명품인지도 관심사다. 강원 속초에서 서울로 쇼핑 왔다는 김영임 양(16)은 “화장품 사느라 아르바이트하는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거주하는, 올해 고교에 입학하는 딸을 둔 어머니 15명을 대상으로 입학 준비 비용을 물었다. 평균 비용은 220여만 원. 교복이 보통 50만 원을 넘고 체육복은 평균 7만 원 선. 여기에 점퍼 가방 신발 화장품을 합치면 200만 원이 훌쩍 넘었다. 특히 패딩점퍼, 가방, 신발은 ‘등골브레이커 3종 세트’로 꼽혔다. 다소 주춤거리는 분위기지만 노스페이스의 아성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비슷한 가격대 패딩에 대한 수요까지 늘면서 오히려 학부모 부담이 더 커졌다. 전자기기는 최근 몇 년 사이 등골브레이커 상위권에 자리 잡은 품목이 됐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엔 자녀 이름을 새긴 태블릿PC가 졸업 및 입학 선물로 불티나게 팔렸다. 허태균 고려대 교수(심리학과)는 “요즘 10대는 소비에 무감각하고 모방심리가 강하다. 빨리 끓었다 식는 성향까지 더해져 등골브레이커들이 기승을 부린다”고 분석했다. 중학생 딸을 둔 주부 A 씨는 “아이들이 결국 명품에 집착하는 부모 행태를 따라 하는 것”이라면서 “내 아이만큼은 다르게 포장하고 싶다는 욕망도 문제”라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김담덕 인턴기자 연세대 건축학과 4학년}

    • 201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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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형 혁신학교 만족도, 학년 올라갈수록 하락

    서울시교육청이 서울형 혁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학교를 맞춤형으로 만든다는 개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내세운 주요 정책 중 하나였다.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의원(민주통합당)이 23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혁신학교로 지정된 지 2년 미만인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84.1점이었다. 중학생은 70.6점, 고등학생은 66.3점이었다. 지정된 지 2년 된 혁신학교에 통학하는 초등학생의 만족도는 평균 83.7점이었고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69.2점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1, 12월 서울형 혁신학교 중 지정된 지 2년 미만인 38개교 가운데 35개교, 2년이 지난 23개교 전체의 학생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처음 조사했다. 온·오프라인 설문을 병행해 7개 문항에 점수를 매기고 합산하는 식이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상급 학교로 갈수록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 이유를 학업 성취도와 연결지어 해석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관계자는 “초등학생이야 중간고사 안 치르고 놀면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고교생은 불안해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012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혁신학교의 성적 향상도는 같은 지역 다른 학교와 비교할 때 30% 수준에 그쳤다. 서울 강북구의 혁신고인 A고 교감은 “학교는 기본적으로 공부 위주가 돼야 하지만 요즘 혁신학교는 일종의 대안학교처럼 여겨진다. 내신을 잘 받으려고 일부러 혁신학교에 전학 오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혁신고교의 2학년인 A 군은 “혁신학교로 지정되고 1년 동안 놀았다. 새 학년을 맞으니 불안하다. ‘실험실의 쥐’가 된 기분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혁신학교로 지정하면서 기존 예산과 별도로 학교마다 1억 원 이상을 추가로 지급하지만 ‘돈 값’을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일부 학교에선 맞춤형 수업을 한다며 쪽지만 놓고 수업을 진행하는 등 느슨한 학업 분위기가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서울형 혁신학교에 대한 학생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2년 미만 학교가 77.2점, 2년이 지난 학교가 75.6점이었다. 최근 경기도교육연구원이 경기지역 151개 일반 초중고교 학생에게 물었던 만족도의 평균(66.4점)보다 높았다. 이를 두고 김형태 교육의원은 “서울형 혁신학교가 학생들의 전체적인 만족도를 충족시켜 다니고 싶은 학교라는 점을 알려준다”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한편 혁신학교에 소속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진보좌파 진영에서 나오고 있다. 혁신학교의 전교조 교사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2배가량 높다. 이 때문에 ‘이념 편향적’ 교육이라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왔다. 교육계 관계자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신설학교에 대한 혁신학교 지정을 보류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진보좌파가 다급해진 게 사실”이라면서 “상대 진영을 달래는 카드로 전교조 교사 비율을 50% 이하로 규제하자고 먼저 제안할 수 있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장희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문과 4학년  }

    • 2013-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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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학前 일주일이 새학기 성적 좌우”

    주5일 수업제 시행으로 겨울방학이 짧아졌다. 서울지역의 평균 방학기간은 초등학교 37∼38일, 중고교 31∼32일로 중고교는 지난해보다 평균 7일이 줄었다. 대부분의 학교가 1월 30일 전후로 개학한다. 방학이 짧아진 만큼 남은 방학기간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새 학년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남들보다 한발 앞설 수도, 두 걸음 뒤처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선 “남은 일주일이 개학한 뒤 한 달가량의 학업성취도를 좌우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개학 준비 요령을 알아봤다. 일단 일찍 일어나야 한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지난해 한 사교육업체가 중학생 3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학하고 가장 힘든 점으로 150명(43.7%)이 ‘일찍 일어나기’를 1위로 꼽았다. 방학 때 늦잠 자는 습관은 개학 뒤 ‘낮잠’ 자는 습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신종찬 휘문고 교사는 “개학하고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가 많아진다. 점심시간에 낮잠 자는 학생도 방학 전보다 두세 배 느는 게 보통”이라고 했다. 이긍연 용산고 교감은 “개학하고 고생하지 않으려면 학기 중 기상하는 시간에서 최소한 30분 일찍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학 직후 학생들은 산만해진다. 특히 아직 공부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더욱 그렇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진이 지난해 발표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학교에 20일 이상 가지 않다가 다시 나갈 때 10∼13세 어린이의 수업집중도가 평소의 50%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했다. 남은 방학 기간에 집중력을 끌어올리려면 ‘책상에 앉아 있기’가 가장 쉬운 방법이다. 힘들게 교과서나 학습지를 잡고 있을 필요도 없다. 그림을 그리든, 책을 읽든 괜찮다. 좋아하는 걸 하면서 꾸준히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개학 대비책이 될 수 있다. 건강관리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특히 이번 겨울엔 노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독감) 등이 유행하면서 건강 지키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학기 직전 아프면 학업리듬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을 막으려면 일단 익혀먹기 등 기본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전준희 동대문구 보건소장은 “독감은 손만 잘 씻어도 80% 이상 예방 효과를 거둔다”고 조언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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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고싶다, 키 때문에… 클수 있다면 노예라도 상관없다”

    누군가 다가온다. 등을 툭 친다. “야, 호빗(소설에 등장하는 난쟁이 종족의 이름)!”순간 번쩍 눈을 뜬다. 이런 식으로 잠에서 깬 게 일주일 새 벌써 두 번째. 방학이지만 교실 안에 있는 꿈을 꾼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친구들은 매번 “솜털이 보송보송하다”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여학생들이 보는 앞에서.나는 이름이 없다. 그 대신 호빗으로 불린다. 하루에도 수십 번은 키가 3cm만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낳아준 엄마를 습관처럼 원망한다.(최모 군·고1)162cm 정도인 키 때문에 자살충동을 여러 번 느꼈다는 최 군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특별하다. 키가 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인터넷 카페에 가입했다. 이른바 ‘키 업(up)’ 카페. 작은 키 때문에 고민이 많은 10대들이 회원이다. 온라인에 수시로 대화창을 열고 이런저런 정보를 공유한다. 한 달에 한 번가량 오프라인 모임도 한다. 10대들이 구입하기에는 비싼, 키 크는 약이나 초유(初乳) 등을 번갈아 사 나눠 먹는다.○ 겨울방학, 10대들은 키와의 전쟁이는 최 군만의 얘기는 아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10대의 키 늘리기 열풍이 뜨겁다.방학 기간 성장클리닉은 문전성시다. 서울의 A한방클리닉 원장은 “10대들이 많이 찾는 덕분에 3년 사이 회원이 급증했다”고 귀띔했다. 성장 맞춤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B클리닉 상담사는 “몇 년 전만 해도 초등학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젠 비율이 초등학생 반, 중고교생 반이다. 초등학생은 주로 부모 손에 이끌려 오지만 중고교생은 고민 끝에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성장 전문 트레이너’도 방학 특수를 누린다. 가격은 10회 100만 원가량. 적지 않은 금액인데도 예약이 넘친다고 한다.신발 안에 넣는 ‘키 높이 깔창’도 불티나게 팔린다. 국내 한 대형 인터넷쇼핑몰에 따르면 주로 10대들이 이용한다는 깔창 판매량이 최근 5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이화여대 앞 골목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전원태 씨는 “특히 남자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50명 중 40명은 깔창을 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죽고 싶다, 키 때문에열풍의 배경에는 10대의 ‘키 콤플렉스’가 있다. 이는 본보 취재진이 서울의 H, K고교 학생 377명(남 194명, 여 18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가장 큰 외모 콤플렉스로 62.6%가 ‘키’를 꼽았다. 이어 ‘몸무게’(13.8%), ‘눈, 코, 입’(9.8%), ‘얼굴 크기’(8.8%), ‘기타’(5%) 순이었다.본인의 키가 불만스러우냐는 질문에는 70.0%가 ‘그렇다’고 했다. 키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은 적이 있다는 학생은 29.2%, 부모가 원망스러운 적이 있다는 학생도 26%였다. 20명 가운데 1명은 키 때문에 자살충동까지 느꼈다고 했다.최규식 군(고2)은 “키는 생김새, 성격 등과 달리 그 수치가 명확하다. 누가 잘났는지 기준으로 삼기 쉽다”고 했다. 명확한 걸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 스타일에 딱 들어맞는 기준이 키라는 설명이다.키 크고 늘씬한 연예인을 닮고 싶은 ‘워너비 신드롬’도 키에 대한 집착을 부추기는 이유로 꼽혔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은 기존 인터넷, 각종 미디어에 더해 워너비 신드롬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지적된다.‘몸짱 열풍’이 10대에까지 확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사실 키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시점은 결혼 적령기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조숙해 고민을 앞당겨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 콤플렉스에는 대화가 핵심키 콤플렉스는 부작용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본보 설문조사에서 ‘키와 왕따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답한 학생은 30%에 이르렀다. 신광철 서울공고 교감은 “키가 작으면 왕따, 나아가 학교폭력의 대상이 되기 쉽다”고 했다.키 콤플렉스는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서울의 여고 2년생 미현(가명) 양. 고등학생이 되고부터 하루 일과가 화장실에서 거울 보는 일로 시작됐다. 거울 앞에 선 키 152cm인 자신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졌다. 학교에선 친구들이 자신을 두고 수군거리는 것 같아 우울했다. 그러다 학업 의욕까지 잃었다. 결국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부모는 미현 양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신체이형장애. 정상인데도 스스로의 외모를 혐오하는 일종의 외모강박증이란 얘기였다. 이로 인해 우울증과 대인기피 증세까지 있었다.2004년 조선대 의대 소아과학교실 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자신의 키가 작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우울증 증상이 눈에 띄게 컸다.키 콤플렉스,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일단은 대화치료가 핵심이다.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일수록 보통 외모 콤플렉스가 크다. 그렇게 커진 콤플렉스는 자신을 더욱 위축시킨다. 따라서 누군가가 하루에 30분 정도 차 마시는 시간을 가지면서 대화해 주는 것만으로도 치료에 도움을 준다.자원봉사 같은 외부활동을 늘려주는 것도 좋다. 이 과정에서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꾸준히 병행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장희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문과 4학년}

    • 20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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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문용린 교육감 “선거 공신들은 빼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공약을 추진할 ‘서울행복교육추진단’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광형 KAIST 석좌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등 14명이 외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예상과 달리 선거 캠프에서 교육감을 도운 측근은 대부분 배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중점공약과제 TF팀 보고회의’를 19일 열었다. 문 교육감 당선 뒤 발족한 태스크포스(TF)팀이 활동사항을 보고하고, 추진단에 포함될 외부위원 명단을 교육감에게 제출하는 자리였다. 교육감을 포함해 김관복 부교육감, 이승복 기획조정실장 등 교육청 간부 16명과 자문위원 31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가 돼 끝났다. 특히 외부위원을 확정하는 문제를 놓고 시간이 걸렸다. 애초 TF팀이 교육감에게 제출한 외부위원 명단에는 29명의 이름이 있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김을호 전 국제문화대학원대 교수 등 이른바 ‘선거 공신’이 포함됐다. 하지만 문 교육감이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 선거 공신이 들어가면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순수하게 그를 도운 사람들의 의도까지 왜곡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회의에 참석한 교육감 측근은 “현장 중심으로 전문성만 고려하겠다는 교육감의 의지가 워낙 강력했다”고 전했다. 다른 교육청 관계자는 “곽노현 전 교육감의 경우 재임 직후 정책보좌관을 외부에서 데려와 임명했고, 이들이 점령군처럼 행세해 비난 받았다. 문 교육감이 이를 의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정된 외부위원은 6개 분과에서 처음의 절반가량인 14명으로 대폭 줄었다. 성기옥 세계문화재단 회장(교육계), 권영걸 서울대 미대 학장(예술), 유현순 KBS 정책기획본부장(언론), 곽종문 한겨레고 교장(다문화), 이준석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청년문화)가 다양성과 전문성이라는 기준으로 들어갔다. 이번에 뽑힌 외부위원들은 교육청 간부로 구성된 43명의 내부위원과 함께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등 공약 틀을 제시하게 된다. 문 교육감이 전임 교육감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당선 직후 임기를 시작한 만큼 외부 자문위원의 역할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은 교육감에 당선되면 한 달가량 취임준비위원회에서 정책을 가다듬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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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5∼1963년생 베이비부머 ‘질병 지도’ 나왔다… 치매 5년새 8.4배로 급증

    국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치매 환자가 최근 5년간 8.4배로 늘었다. 전립샘암 식도암 림프암 후두암 환자는 같은 기간에 5∼6배로 증가했다. 베이비부머가 2006년과 2011년 사이에 앓았던 54개 만성질환 환자와 진료비 추이를 동아일보가 민관 합동의 ‘빅데이터 국가전략포럼’과 함께 분석한 결과다. 환자가 가장 크게 늘어난 만성질환은 치매였다. 2006년 717명에서 2011년에 6056명이었다. 암은 환자 증가율이 높은 상위 10개 만성질환 가운데 8개를 차지했다. ‘국민병’ 고혈압은 베이비부머에게도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나타났다. 2011년 환자가 140여만 명으로 그 다음인 충치(치아우식증·65만7258명)보다 74만여 명 많았다. 건강보험 재정으로 암을 앓는 베이비부머에게 지출한 진료비는 8370억 원으로 2006년의 3.2배 수준이었다. 베이비부머 10만 명당 고혈압 또는 고혈압성 환자는 16개 시도 중 강원지역에 가장 많았다. 제주는 충치와 기관지염, 광주는 축농증(만성 부비동염)과 심장질환 환자가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서울과 경기는 만성질환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한국정보화진흥원과 SK텔레콤은 국가통계포털의 만성질환 데이터, 건강보험공단의 298개 질병 데이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표본 데이터를 수집해 동아일보 취재팀과 공동으로 분석했다. 차재필 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최대 인구 집단인 베이비부머가 어떤 만성질환을 앓는지 더 정밀하게 분석하면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고 시도별 개인별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우·이샘물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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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비부머 ‘질병 지도’ 나왔다

    《 한국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산업화를 이끈 주역이다. 젊은 시절부터 쉼 없이 일했다. 가정에서는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이중 부담’에 시달리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과도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음주나 흡연으로 푸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잘못된 습관이 치매, 암, 뇌혈관질환을 부른다. 이윤환 아주대병원 교수(예방의학과)는 “스트레스나 과로는 모든 질환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음주와 흡연이 겹치면 건강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 음주·흡연 관련 질환으로 신음 빅데이터 국가전략포럼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지급자료 49만4964건을 활용했다. 이를 토대로 환자를 연령별, 성별, 지역별로 나누고 298개 질병분류에서 54개 만성질환을 따로 뽑았다.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베이비부머 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질환 10개에는 치매와 암, 뇌혈관질환이 포함됐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알코올이 암을 유발한다는 점은 확인된 사실”이라며 “무절제하게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끊지 않고 오랫동안 피운다면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치매도 술과 관련이 깊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는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손상을 입는다.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반복되면 뇌가 심하게 손상된다.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고혈압도 마찬가지. 술을 마시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올라간다. 베이비부머 고혈압 환자가 5년 사이에 약 83만 명이 늘어난 배경에는 음주가 상당한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베이비부머의 음주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 보건복지부의 2010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남성 음주자 중 고위험 음주자의 비율은 50대(30%), 40대(29.9%), 30대(29.4%), 60대(18.5%) 순이었다. 여성의 고위험 음주자는 50대 3.9%, 40대 8.7%로 훨씬 낮다. 같은 베이비부머라도 남성과 여성이 주로 앓는 병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성은 간질환, 심장질환, 당뇨병을 많이 앓는 반면에 여성은 충치(치아우식증), 기관지염, 천식에 주로 시달렸다. 베이비부머의 10대 만성질환 중 축농증(만성 부비동염), 알코올성 간질환을 제외한 8개는 65세 이상 고령층도 많이 걸린다. 다만 고령층은 베이비부머에 비해 당뇨병, 심장질환, 뇌경색을 많이 앓았다. 시도별로 특정 질환이 많은 점도 눈에 띈다. 고혈압은 강원, 기관지염은 제주, 간 질환은 전남, 천식은 경남, 축농증은 광주인 식이다. 이런 분석결과를 활용하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질병예방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성질환 관리해야 분석 결과 암에 걸린 베이비부머는 2006년 10만3053명에서 2011년 25만1047명으로 2.4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베이비부머의 암 진료비로 지출한 비용은 2599억 2246만 원에서 8370억 3732만 원으로 3.2배로 증가했다. 환자의 증가 폭보다 진료비의 증가 폭이 크다는 말이다. 이런 추세는 고령화시대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노인 인구는 518만4000명이다(2011년 기준). 전체 인구의 10.5%를 차지하지만 노인 의료비(15조3893억 원)는 전체의 33.3%나 된다. 노인 인구가 2004년 374만8000명에서 7년 만에 38.3% 증가하는 동안 노인 의료비는 5조1364억 원에서 300% 급증했다. 현재 베이비부머는 712만 명으로 추산된다. 65세 이상 전체 노인 인구보다 19만여 명이 많다. 이들이 노인 인구에 대거 편입되면 전체 의료비에서 노인 의료비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방영주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오랫동안 누적되면 암에 걸리는 만큼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 암 환자 역시 함께 늘어난다”고 말했다. 암을 포함한 만성질환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으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2010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50대 남성 베이비부머의 건강검진 수진율은 65.9%로 40대(67.1%)와 60대(71.2%)보다 낮았다. 건강검진 수진율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방 교수는 “대장암, 유방암은 비만이나 지방 섭취와 연관이 있다”며 “채소를 많이 먹고 짠 음식이나 탄 음식을 적게 먹도록 해야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질병이 국가사회에 미친 영향은 외국 사례가 잘 보여준다. 미국에선 이들이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연금 재원이 줄었다. 이는 주가 하락, 저축 감소, 의료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졌다. 일본에서도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노인이 늘어 복지비용이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 국민연금을 받을 베이비부머 중 47%는 예상 수령액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한다. 국가 차원에서 만성질환 예방을 포함한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샘물·신진우 기자 evey@donga.com빅데이터 국가전략포럼 분석팀△한국정보화진흥원 박정은(부장) 차재필(선임연구원)△SK텔레콤 김기남 최병욱(성장솔루션팀 매니저)}

    • 20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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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중학교 일진회 가입 신고식은 “한번 빨아봐”

    《 “한번 빨아봐.” 선배가 검은색 봉투를 내밀었다. 안에 담긴 정체불명의 끈적끈적한 물질. 봉투 쪽으로 머리를 가져가봤다. 코끝이 아렸다. 뇌가 쿵쾅쿵쾅 요동치는 느낌. 순간 아찔해 주저앉을 뻔했다. 이거, 이래도 되나.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냥 봉투를 바닥에 패대기쳐 버릴까. 이런 생각도 잠깐. 어느 새 빨아들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선배들 보는데 쪽팔리는 게 싫었다. 》○ 일진회 중심으로 본드 불어이진성(가명·14) 군의 ‘첫 경험’은 지난해 4월 그렇게 시작됐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상가건물 옥상에서였다. 그가 흡입한 물질은 환각 성분이 강한 톨루엔이 포함된 공업용 본드였다.얼굴이 곱상하게 생긴 이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인기가 많았다. 합기도를 오래 배워 싸움도 곧잘 했다. 중학생이 되자 ‘일진회’(교내 폭력 서클)가 내버려두지 않았다. 반강제적으로 가입을 권유했다. 이 군도 싫진 않았다. 막연하게나마 일진 선배들이 멋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가입한 뒤 이어진 ‘신고식’이 본드 흡입이었다. 반년쯤 지속하던 본드를 지금은 끊었다. 일진회는 탈퇴했다. 하지만 대가는 혹독하다. 손발이 떨리고 심한 두통이 반복되는 등 후유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학교도 멀어졌다. 본드를 마시고 물건을 훔치다 붙잡히기를 수차례. 결국 학교까지 그만둔 것이다. 이 군은 “본드 빠는 게 얼마나 나쁜지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있었으면 절대 손대지 않았을 것”이라며 “본드 때문에 학교 친구들을 잃었다. 앞으로도 막막하다”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일진회를 중심으로 본드에 손을 대는 10대가 늘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아 ‘본드 불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1990년대 10대의 본드 흡입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됐었다. 1997년 어느 사회복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한 번이라도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한 경험이 있다’는 고교생이 5%에 이르렀다. 다행히 본드 흡입 청소년 비율이 꾸준히 줄었는데 최근 몇 년 새 다시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대검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으로 검거된 청소년(10세 이상∼19세 미만)의 수는 2008년 423명에서 2009년 501명, 2010년 876명, 2011년 1182명으로 늘었다. 인천경찰청의 ‘미성년자 유해화학물질 위반 현황’을 살펴봐도 환각물질에 손을 대 경찰에 적발된 10대의 수는 2009년 24명에서 2011년 374명으로 16배 가까이 증가했다. 본드 흡입의 중심에는 최근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일진회 등 폭력서클이 있다. 서울 A중학교 일진인 정모 군(15)은 “담배는 개나 소나 다 피운다. 본드 정도는 빨아줘야 뭔가 있어 보이지 않냐”고 했다. 신고식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나름의 기념일에도 본드를 흡입한다는 게 그의 설명. 연령대도 낮아졌다. 고교생이 중심이었던 1990년대와 달리 지금은 60∼70%가 중학생이다.○ 본드 흡입 발견 시 조기진화가 핵심일단 본드 등 환각물질을 구하기 쉽다는 게 가장 문제다.인천 YMCA청소년재단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인천 시내 8개 구 165곳의 본드 판매업소(철물점, 문구점, 마트 등)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65곳(95%)에서 청소년에게 본드를 팔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성인 인증 절차는 거칠 필요가 없다. 본드 흡입의 폐해는 심각하다. 반복적으로 흡입하면 호흡기와 심혈관계에 큰 손상을 준다. 신경계에 미치는 파괴력도 크다.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는 “본드가 뇌의 지방질을 서서히 녹인다. 뇌가 망가지고 치매나 정신분열증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본드에 중독된 청소년의 뇌는 정상 청소년의 뇌보다 훨씬 위축돼 제 기능을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그러한 행위가 얼마나 나쁜지 학교나 가정에서 알려주는 게 우선이다. 대부분의 청소년은 호기심에서 본드에 손을 댄다.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환각 물질의 위험성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만 알려줘도 본드 흡입 청소년 비율을 절반가량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본드를 흡입했을 경우 ‘조기진화’가 필요하다. 본드는 중독성이 강해서다. 중독성이 더 심한 물질로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도 무섭다.의학계에선 보통 5회 이상 본드 흡입을 반복하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본드 흡입 사실을 알았다면 횟수에 상관없이 반드시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하라고 권한다. 물리적인 치료와 정신 교육까지 병행해야 완전히 유혹을 차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김형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본드 중독을 치료할 때 전문 의료진은 물론이고 부모까지 치료에 동참해야 완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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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땀으로 쓴 자기소개서… 진실이 돈을 이겼습니다”

    지난해 8월, 처음 e메일을 받았다. 맞춤형 대필까지 나올 정도로 대학 입시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가 나간 직후였다. 발신인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수험생의 어머니. 아이가 한 달가량 밤잠을 설쳐 가며 자소서를 써왔다고 했다. 아이가 독서실에서 귀가하는 매일 오후 11시, 가족회의가 시작됐다. 때론 의견 충돌로 큰 소리가 오갔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을 돌아보며 진심 어린 자소서를 완성했다. e메일의 마지막 줄엔 간절한 희망이 묻어났다. “돈으로 포장된 자소서와 정성과 진실이 담긴 자소서를 대학 입학처에서 구별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자소서 대필 검증 더 엄격해진다 얼마 전 그 어머니로부터 또 e메일을 받았다. 1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이가 서울대 심리학과에 합격했다는 반가운 소식. 어머니는 거듭 고맙다고 했다. 자소서 대필 문제를 꾸준히 지적한 본보 기사를 접한 대학 입학처가 방향을 잘 잡고 미사여구에 현혹되지 않았을 거라고, 덕분에 아들도 자신감 있게 입시를 치렀다고 했다. 실제 자소서 대필 문제가 크게 불거진 뒤 대학들이 나름 ‘대필과의 전쟁’을 선포해 성과를 거뒀다. 심층면접을 통해 대필 여부를 검증하고, 수년 동안 쌓아둔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대필 자소서를 골라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도 ‘입학사정관제 지원서류 유사도 검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대필 근절 의지를 보였다. 2014학년도 입시에선 대학별 자소서 검증이 더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일단 자소서를 꼼꼼하게 검토하기 위해 입학사정관 수부터 늘리기로 했다. 입학사정관 20명가량이 △검토하고 △서로 바꿔 본 뒤 △의문이 남는 자소서는 재검토하는 3단계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대교협의 유사도 검색 시스템과는 별개로 자체 표절 검색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성균관대와 중앙대는 자소서 내용을 일선 고교에 확인하는 한편 심층면접으로 대필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영업비밀’로 꼼꼼 숨겼던 대학별 학생 정보까지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 김윤배 입학처장은 “학교별로 수험생의 상세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면 대교협이 이를 취합해 대필 블랙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필 안 해야 기쁨이 10배 일선 고교의 분위기도 확실히 달라졌다. 서울 강남의 A고 교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필을 안 하는 건 무식한 짓이란 분위기였다. 하지만 대필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이젠 최소한 대필이 나쁜 짓이란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했다. 윤정수 군(고교 2학년)은 “대필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졌다. 얼마 전까진 친구들끼리 대필 정보, 가격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필이 완전히 근절된 건 아니다. 서울 B대 입학처장은 대학과 대교협의 대필 방지 대책은 1% 잡던 대필을 10% 잡는 효과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자소서를 직접 쓰는 게 시간낭비라고 인식하는 수험생도 여전히 많다. 이모 양(고교 2학년)은 “직접 써서 떨어진 선배, 대필해서 붙은 선배를 봤다. 시간은 시간대로 들고, 질도 떨어지는데 왜 직접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핵심은 학생 개개인이 양심의 기준을 높이는 데 달려 있다. 장기적으로 대필이 본인의 재능을 갉아먹는 행위라는 사실도 인식해야 한다. 최근 대기업을 퇴사한 이모 씨(31)는 “학교 과제도 대필, 입사 원서도 대필, 한마디로 ‘대필 인생’이었다. 그렇게 입사하니 스스로 뭘 한다는 게 두려웠다”며 고개를 숙였다.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낸 어머니는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꾸준한 기록과 노력, 진실로 쓴 자소서가 좋은 결과의 지름길이죠. 그릇된 유혹과 타협하지 않을 때 합격통지서를 받고서 10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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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도 가기 싫어…노예라도 좋다, 제발 키 크게만 해다오”

    누군가 다가온다. 등을 툭 친다. "야, 호빗(소설에 등장하는 난쟁이 종족의 이름)!" 순간 번쩍 눈을 뜬다. 이런 식으로 잠에서 깬 게 일주일새 벌써 2번째. 방학이지만 교실 안에 있는 꿈을 꾼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친구들은 매번 "솜털이 보송보송하다"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여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나는 이름이 없다. 대신 호빗으로 불린다. 하루에도 수십 번은 키가 3㎝만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낳아준 엄마를 습관처럼 원망한다. (고1 최모 군)● 겨울방학, 10대들은 키와 전쟁 162㎝정도 되는 키 때문에 자살충동까지 여러 번 느꼈다는 최 군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특별하다. 키가 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한 인터넷 카페에 가입했다. 이른바 '키 업(up)' 카페. 작은 키 때문에 고민이 많은 10대들이 회원이다. 온라인에 수시로 대화 창을 열고 이런저런 정보를 공유한다. 한 달에 한 번 가량 오프라인에서도 모임을 가진다. 10대들이 구입하기에 비싼 키 크는 약이나 초유(初乳) 등을 번갈아 사 나눠 먹는다. 비단 최 군만의 얘기는 아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10대들의 키 늘리기 열풍이 뜨겁다. 방학 기간 성장클리닉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서울의 A 성장전문 한방클리닉 원장은 "10대들이 많이 찾는 덕분에 3년 사이 회원이 급증했다"고 귀띔했다. 성장전문 맞춤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B클리닉 상담사는 "몇 년 전만 해도 초등학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젠 비율이 초등학생 반, 중·고교생 반이다. 초등학생은 주로 부모 손에 이끌려서 오지만 중·고교생은 고민 끝에 직접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성장 전문 트레이너'도 방학 특수를 누린다. 가격은 10회 100만 원가량.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예약이 넘친다는 설명이다. 신발 안에 넣는 '키 높이 깔창'도 불티나게 팔린다. 국내 한 대형인터넷 쇼핑몰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주로 10대들이 이용한다는 깔창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었다. 이화여대 앞 골목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전원태 씨는 "특히 남자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50명 중 40명은 깔창을 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 죽고 싶다, 키 때문에 이러한 열풍의 배경에는 10대들의 '키 콤플렉스'가 있다. 이는 본보 취재진이 서울의 H, K고교 학생 377명(남 194, 여 183)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가장 큰 외모 콤플렉스로 62.6%가 '키'를 꼽았다. 그 뒤로 '몸무게'(13.8%), '눈, 코, 입'(9.8%), '얼굴 크기'(8.8%), '기타'(5%) 순. 본인의 키가 불만스럽냐는 질문에는 70%가 '그렇다'고 했다. 키 때문에 부모가 원망스러운 적이 있다는 학생은 26%, 학교에 가기 싫은 적이 있다는 학생도 29.2%였다. 20명 가운데 1명은 키 때문에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했다. 고2 최규식 군은 "키는 생김새, 성격 등과 달리 그 수치가 명확하다. 누가 잘났는지 기준으로 삼기 쉽다"고 했다. 명확한 걸 좋아하는, 소위 요즘 아이들 스타일에 딱 들어맞는 기준이 키라는 설명이다. 키 크고 늘씬한 연예인 등을 닮고 싶은 '워너비 신드룸'도 키에 대한 집착을 부추기는 이유로 꼽혔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은 기존 인터넷, 각종 미디어들에 더해 워너비 신드룸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 '몸짱 열풍'이 10대에까지 확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사실 키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시점은 결혼 적령기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조숙해 고민을 앞당겨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김장희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문과 4학년}

    • 201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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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형 수능은 그야말로 재앙… ‘저주받은 高3’ 말 돌아”

    《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밖에 없을 겁니다. 잠깐의 비난을 감수하고 접는 게 향후 더 큰 비난을 막기 위한 최선책입니다.”(서울 A대학 입학처장) “말 그대로 재앙입니다. 진학지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요. 아이들 얼굴 보기가 민망할 뿐입니다.”(서울 B고교 진학지도 교사) 본보 취재진이 주요 대학 입학처장과 고교 진학지도 교사를 상대로 했던 설문조사 및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대학과 고교의 입시 관계자 모두 새로운 방식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당수 고교는 선택형 수능의 첫 시행을 앞두고 패닉(공황)에 빠졌다고 할 정도로 혼란을 느끼고 있다. 정부는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학습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지만 이를 곧이 믿는 예비 고교 3학년생과 진학지도 교사는 많지 않은 편이다. 올해 대학입시를 치를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세부적인 대학별 입시요강을 제대로 모른다. 대학이 지난해 12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14학년도 입시요강을 제출했지만 확정안을 발표한 곳은 서울대가 유일하다. 수험생이 가려는 대학이 어떤 유형을 택하는지, 또 B형에 가산점을 주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A, B형 중 하나를 골라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서울 선일여고 정주용 교사는 “대입 전형이 너무 복잡해 이제는 거의 어찌해 볼 방법이 없는 괴물이 돼 버렸다. 수능까지 영역마다 A, B형으로 나뉜다면 정말 답이 안 보인다”고 털어놓았다. 고교생 김준석 군(17)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머릿속이 A, B로 쪼개진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대학이 수시모집의 최저학력기준을 낮추지 않으면 A형으로는 수시, 정시 모두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관광고 박흥서 교사는 “수시 최저학력기준에서 ‘A형은 1등급, B형은 2등급 이상’ 같은 식으로 B등급을 우대하는 곳이 나올 것”이라며 “선택에 너무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보 설문 중 ‘대학이 발표한 A, B형 반영방법을 수험생과 학부모가 잘 알고 있다’는 질문에 서울진학지도교사협의회 소속 교사 20명 중 2명(10.0%)만 ‘그렇다’고 답했을 정도다. 새 시험이 ‘깜깜이 수능’으로 불리면서 입시계획을 짜는 데 혼란을 일으키는 현실을 보여준다. 서울 용산고 이용준 교사는 “시험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특히 중상위권 학생들의 불안감으로 교실이 폭발할 듯한 분위기”라며 “일부에선 지금 고3을 ‘저주받은 학년’이라고까지 부른다”고 말했다. 고교들은 A, B형 모두에 대처하려면 학생을 우열반으로 나누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한다. 서울 고려대부속고 정경영 교사는 “일반 고교에서 A형과 B형을 같은 반에서 가르치는 건 구조적으로 힘들다. B형 선택 비율에 따라 고교가 서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현재 수능과 선택형 수능을 비교할 때 더 적절한 방식’을 묻는 항목에 교사 20명 중 14명(70.0%)이 현재 수능이 더 적절하다고 답했다. 선택형 수능이 더 적절하다고 답한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 한 일선 교사는 “대학이야 학생을 받는 쪽 아니냐. 선택형 수능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느긋해 보인다. 일선 고교만 더 죽을 맛”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학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학교에선 뚜렷한 진학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사교육 업계만 웃게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서울 주요 학원가에서는 오히려 ‘선택형 수능 특수’를 누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노원구 중계동 등 학원가에서는 방학특강을 마련한 학원의 대부분이 ‘B형 수능’에 대비하는 수업만 개설했다.김희균·신진우 기자 foryou@donga.com}

    • 201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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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학교는 어떻게 뽑나” 대학들도 눈치작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5월 대전충남 지역 고2를 대상으로 새 시험 방식으로 모의평가를 한 차례 실시했다.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문제 유형별로 수험생의 성적분포가 어떻게 되는지를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들은 입학전형에 반영할 문제의 유형과 가산점을 법정시한에 맞춰 지난해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했다. 충분한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세부적 전형방법을 정해야 하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대학이 느끼는 막막함은 동아일보의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서울시내 대학 입학처장 12명 중 입시부담을 덜어주려는 ‘선택형 수능 도입 취지가 현장에 잘 반영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가 7명(58.3%), ‘잘 모르겠다’가 5명(25.0%)이었다. 기존 수능보다 선택형 수능이 더 적절하다고 답한 사람도 단 1명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대구에 있는 A대 입학처장은 “대학도 눈치작전으로 입시를 치러야 한다. 수준이 비슷한 대학끼리 선택 유형과 가산점을 맞추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도권의 B대 입학처장은 “말 그대로 비상상황이다. 당장 정시모집 비율을 줄이고 어려운 B형 중심으로 반영해야 하는지 등 정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학마다 성적대가 비슷한 타 대학 동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라고 했다. 입학처장들은 수험생이 느끼는 불안감도 이해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자기 성적대에 맞춰 A 또는 B형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한 입학처장은 4명(33.3%)에 그쳤다. ‘대학이 발표한 A, B형 반영 방법을 수험생과 학부모가 잘 알고 있다’는 질문에도 3명(25.0%)만 ‘그렇다’고 답했다. 한 입학처장은 “선택형 수능이 입시계획을 짜는 데 엄청난 혼란을 줄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학 편에서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 섣불리 방침을 확정짓기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입학처장들은 ‘2014학년도에 예정대로 선택형 수능을 도입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5명(41.7%)은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 3명(25.0%)은 ‘시간을 두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66.7%가 선택형 수능 시행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수험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평가원은 해마다 수능시험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연도와 과목에 따라 난도가 오락가락해서 만점자가 당초 목표(1%)의 2배를 넘거나 절반에 미치는 못하는 일이 계속됐다. ‘물수능’ 또는 ‘불수능’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이런 상황이니 A, B형의 난이도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실정이다. 입학처장들은 선택형 수능이 경제력과 정보력을 갖춘 중산층 가정 이상의 학생에게 유리해 교육 양극화를 부추길지 모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경북지역 C대 입학처장은 “대학과 고교에서 제공하던 기존 입시정보가 무용지물이 됐다. 학생이 어느 유형을 선택할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만든 상황 자체도 비교육적”이라고 지적했다.신진우·김도형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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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교육감, 中1시험 폐지-혁신학교 정책 오락가락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사진)이 취임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중요 정책마다 입장을 자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책에 대한 소신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교육감은 교육감선거 당시 ‘중1 시험 폐지’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이 공약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자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여론이 중1 시험 폐지를 지지하는 분위기로 돌아서는 듯하자 다시 ‘임기 내 추진’으로 선회했다. 또 일부 언론과 보수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졌다. 그러자 “일부 내용이 확대 해석됐다”며 한발 후퇴했다. 27일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선 “중 1때 시험은 있지만 진로탐색을 집중적으로 하자는 취지”라며 크게 물러섰다. 진보좌파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정책이었던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기는 마찬가지. 혁신학교는 현재 61곳이 지정됐고 6개교가 신규 지정을 신청한 상황이다. 문 교육감은 선거 기간 내내 “추가 혁신학교에 예산을 주기보다 당장 화장실 등 학교 시설부터 고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 교육감은 25일까지 이 입장을 고수했다. 그랬던 것이 하루 만에 바뀌었다. 26일 당선 이후 처음으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추가 신청한 6개교에 대해 지정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야당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과반수다. 이 자리에서 문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 사과의 뜻까지 밝혔다. 선거 기간 ‘반(反)전교조’를 내걸었던 그는 “내가 한 얘기로 가슴 아파한 전교조 교사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27일 조남규 전교조 서울지부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 뜻을 거듭 확인했다. 이런 행보에 대해 문 교육감은 “이념을 초월해 모든 세력을 안고 가려는 통합의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그의 측근은 “짧은 임기를 감안해 교육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기 위함”이라고 했다. 한 해 집행하는 예산만 7조6000억 원가량. 교원과 일반직 공무원 5만4000여 명의 인사권도 쥐고 있다. ‘교육 소통령’으로까지 불린다. 그런 자리다 보니 새로 취임하면 업무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너무 신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측근들조차 “문 교육감이 구상하는 큰 틀이 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벌써부터 일선 교육청 직원들 사이에선 “일을 추진하기 힘들다. 교육감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란 볼멘소리가 나온다. 다양한 세력의 신임 교육감 길들이기에 문 교육감이 말린 듯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렇게 꼬집었다. “문 교육감은 진보좌파 후보를 17%가량 앞서며 당선됐다. 그만큼 교육에선 보수적인 서울 시민이 많다는 얘기고,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의미다. 그 뜻을 헤아려 소신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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