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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남편이 한 전 총리의 추징 대상 재산에 자신 명의의 전세보증금이 포함된 것이 부당하다며 이의 신청을 냈지만 법원에서 기각 당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난해 8월 유죄가 확정된 한 전 총리는 2013년 9월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그 직후에 전세보증금을 남편 명의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단독 신헌석 판사는 18일 한 전 총리의 남편 박모 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제3자 이의의 소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불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 8300만 원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추징금을 내지 않자 남편 명의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아파트 전세보증금 1억5000만 원을 추징하기로 했다. 그러자 박 씨는 해당 아파트가 한 전 총리가 아니라 자신이 취득한 부동산이어서 추징 대상에 전세보증금이 포함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한 전 총리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회의원 정기재산공개를 하면서 이 보증금채권을 자신의 재산으로 신고한 사실 등을 바탕으로 이를 한 전 총리의 재산으로 판단했다. 또 법원은 한 전 총리에 대한 2심 판결 직후인 2013년 10월에 한 전 총리에서 박 씨로 임차인 명의를 바꾼 임대차 계약 역시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석수 특별감찰관(53·사법연수원 18기·사진)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감찰 내용과 진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유출했을 뿐 아니라 감찰 착수 당시부터 우 수석의 사퇴를 전제로 한 감찰을 진행해 공정성을 훼손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별감찰관법엔 특별감찰관과 파견 공무원 등이 감찰 착수 및 종료 사실, 감찰 내용을 공표하거나 누설했을 때 5년 이하의 징역,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돼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감찰 진행 과정, 차 명의까지 공표 1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이 특별감찰관의 발언록에 따르면 그는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우 수석) 아들인 (의경) 운전병 인사와 (우 수석 가족 기업인) 정강”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우 수석의 부인이 소유한 경기 화성시의 토지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리 봐도 우리 감찰 대상에는 해당 안 되는 것 같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우 수석 가족이 고급 외제차인 마세라티를 갖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리스회사인 S캐피탈 명의로 돼 있다”고도 했다. 이 특별감찰관은 또 “다음 주부터는 본인과 가족에게 소명하라고 할 건데, 지금 ‘이게 감찰 대상이 되느냐’고 전부 이런 식으로 버틸 수 있다. 그런 식이면 우리도 수를 내야지. 우리야 그냥 검찰에 넘기면 된다. 검찰이 조사해 버리라고 넘기면 되는데. 저렇게 버틸 일인가”라며 감찰 순서와 감찰 대상자의 태도까지 적시했다. 그는 “경찰에 자료를 달라고 하면 하늘 쳐다보고 딴소리 한다”면서 “경찰은 민정(수석) 눈치 보는 건데, 그거 한번 (기자) 애들 시켜서 어떻게 돼가나 좀 찔러 봐. 민정에서 목을 비틀어 놨는지 꼼짝도 못 한다”고도 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이 각 기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이런 발언들은 독립기관으로 출범한 특별감찰관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의혹도 불거질 소지가 있는 내용이다.○ 감찰 개시 때부터 우 수석 거취 거론 이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 사퇴를 염두에 둔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는 “감찰을 개시한다고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대통령께 잘 좀 말씀드리라’고 하면서 ‘이거(우 수석 사퇴 문제) 어떻게 되는 거냐’고 했더니 한숨만 푹푹 쉬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우 수석이 아직 힘이 있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째려보면, 까라면 까니까. 그런데 뭘 믿고 (우 수석이) 버티는 건가…자기가 수석 자리에서 내려서면 막을 수 없을까 봐 저러는 건가”라고 우 수석을 직접 비판하며 사퇴를 거론했다. 이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 가족의 부동산 관련 자료를 보내겠다는 언론사 간부에게 “일단 좀 놔두자”며 “서로 내통까지 하는 걸로 돼서야 되겠느냐”고 답하면서, “힘없는 놈이 기술을 쓰면 되치기 당한다. 조금 시간을 보자”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들은 특별감찰관이 고위공직자의 비위 사실에 대한 조사라는 직무 범위를 넘어서 정치적인 판단까지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특별감찰관이 이 기회에 이름을 날려 야당 공천 받으려 하는지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얘기도 나온다. 본보는 이 특별감찰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날 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이석수 “SNS 통해 기밀 누설 사실 없다” 이 특별감찰관은 SNS를 통해 감찰 내용이 유출됐다는 16일 MBC의 의혹 제기 보도에 대해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어떠한 경우에도 SNS를 통해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밀을 누설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뒤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한편 야당은 이날 특별검사제 추진을 들고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 수석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을 흔드는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검찰도 덮고 특별감찰관도 조사를 못 한다면 특검으로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김도형 dodo@donga.com·장관석·길진균 기자}
‘평생교육 단과대’ 설립을 놓고 내홍이 빚어진 이화여대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구성된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소속 일부 교수를 중심으로 꾸려진 비대위는 농성 21일째인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공개하고 이날 자정까지 교수 서명을 받기로 했다. 총장 사퇴에 찬성하는 교수 명단은 18일 오전 8시에 공개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이날 작성한 성명서에서 “이화의 명예를 훼손하고 학생의 자존감과 교수의 권위를 실추시킨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성명서와 별도의 글에서 비대위는 “총장 사퇴나 불사퇴, 모두 큰 후폭풍을 몰고 오리라는 점을 우려했다”면서도 “현재 국면에서는 총장 사퇴가 문제를 해결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교내 일각에서는 16일 구성된 비대위가 불과 하루 만에 학생들의 의견에 동조한 셈 아니냐는 비판과 더불어 최 총장 사퇴 요구에 동의하는 교수가 얼마나 될 것인지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에서 출발해 네팔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도착한 포카라에서 버스로도 2시간을 달렸지만 우기에 쏟아진 비와 산사태 때문에 길이 끊겨 다시 4시간을 들어가야 했던 히말라야 산간 오지.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찾아간 곳에는 꽃목걸이를 걸어 주면서 환하게 웃으며 봉사단원을 반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네팔 전문 비정부기구(NGO)인 나마스떼코리아는 네팔 카스키 주 탕팅 지역에서 교육환경 개선과 주민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1차 코리아 드림 워크’ 사업에 참여해 열흘 동안 활동한 하계 봉사단 13명이 최근 돌아왔다고 16일 밝혔다. 나마스떼코리아는 행정자치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사업 지원을 받으며 올해부터 2018년까지 이 지역 주민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발 1700m가량에 자리 잡은 탕팅 마을은 해마다 많은 이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해 방문하는 곳. 하지만 현지인들은 열악한 교육·의료 여건 속에서 야간에만 겨우 전등을 켜는 생활을 하고 있다. 나마스떼코리아는 사업을 통해 현지의 이런 상황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줄 ‘드림센터’를 만들었다. 드림센터에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고 낮 시간에 컴퓨터와 인터넷 등을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나마스떼코리아는 지난해에도 네팔 대지진 긴급 구호 활동을 펼치고 ‘네팔 담푸스 희망 심기’ 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이번 봉사에 참가한 이동은 나마스떼코리아 이사는 “앞으로도 히말라야 산간 오지를 중심으로 한 의료·교육 봉사, 현지 드림센터 설치 등을 통해 네팔 아이들이 교육을 받으며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말 활동이 종료된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대일항쟁기위원회)’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국회에서 본격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14일 “대일항쟁기위원회를 다시 설립하고 역할을 더욱 확대하는 내용의 관련 특별법 개정안을 이달 중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위원회는 2004년 출범해 일제강점기 인적 수탈 실태를 조사하고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의 일을 해 왔다. 그러나 한시 조직이라는 한계 때문에 수차례 활동 기한을 연장했지만 지난해 12월 31일로 해산됐다. 개정안은 대일항쟁기위원회를 상시 조직으로 하고, 업무 영역도 확대했다. 해외 징용 피해자만 지원하던 데에서 국내 각지로 강제 동원된 피해자에 대해서도 위로금 등을 지원할 수 있게 하고 1923년 일본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학살 피해도 조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사할린에서 귀국한 강제 징용 피해자 유족 수십 명은 피해 신고도 못했습니다. 기간이 지났다며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는 나라가 과거사를 얘기할 자격이 있나요.” 광복 71주년을 맞아 국회에서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대일항쟁기위원회)를 다시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소식에 신윤순 사할린 강제 동원 억류 피해자 한국 잔류 유족회장(72·여)은 이렇게 얘기했다. 강제 징용 피해를 계속 접수하고 진상을 조사하는 작업이 절실한데 이런 역할을 하던 기관이 없어지자 아무도 피해자를 돌보지 않고 있다는 게 신 회장이 보는 한국의 현실이다. 1943년 아버지가 사할린으로 끌려간 이듬해 태어난 신 씨는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달 초 러시아로 가는 사람에게 관련 자료를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그는 “91세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언제 돌아가셨다’는 사실이라도 알려드리려고 이렇게 애를 쓰고 있는데 정부가 강제 동원의 실상을 밝히려던 노력을 그만두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의 일부 양심 있는 학자들도 이런 국회의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재일조선인운동사연구회에서 활동해 온 히구치 유이치(통口雄一) 고려박물관장은 최근 동아일보에 보내온 e메일에서 “위원회 조사를 통해 일본이 ‘강제 연행은 없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없을 정도의 중요한 사실과 실태가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대일항쟁기위원회의 조사·연구 성과가 식민지 지배의 근대사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식민지 지배구조의 전체 틀 속에서 강제 동원을 파악해야 하는데 총체적인 실태 규명은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위원회의 활동이 피해자 지원 사업을 하기 위해 국외 강제 동원 문제에 치우친 부분이 있는데 한국 내 강제 징용은 물론이고 군비 조달을 위한 공출 등까지 강제 동원의 개념을 넓혀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대일항쟁기위원회가 활동을 멈추면서 위원회의 업무는 현재 행정자치부 아래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의 2개 과(課)로 승계됐다. 하지만 10여 명의 인력이 활동하는 게 고작이다. 전문 조사인력을 포함해 100여 명이 활동하던 위원회와 비교하면 조사·연구 역량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원단은 대일항쟁기위원회가 남긴 34만여 건의 강제 동원 피해 조사 자료를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기도 했다. 피해 신고를 계속 받으면서 꾸준히 수정하며 활용해야 하는 ‘현행 자료’이지만 사실상의 ‘보관 절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부분이다.김도형 dodo@donga.com·홍수영 기자}

전례 없던 폭염이 이어지자 전기요금 누진제의 직격탄을 맞는 일반 가정에서는 “여름마다 에어컨을 틀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전기요금을 감내해 왔지만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임산부나 신생아가 있어 냉방이 꼭 필요한 가정과 노약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11일 한시적인 전기요금 인하 대책을 내놨지만 여론은 냉랭하기만 하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가 땀띠로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에어컨을 끌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직장인 김모 씨(38)는 더위를 많이 타는 아들(3) 때문에 밤마다 에어컨을 틀다가 결국 이번 달에 120만 원짜리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 김 씨는 “나 같은 사람이 많으니 한국전력공사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펑펑 주고 해외연수까지 보내는 것 아니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1일 서울 성동구의 한 소아과에 세 살 난 아들을 데려온 최모 씨(32·여)는 전기요금을 아끼겠다며 에어컨을 껐다 켜기를 반복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잦은 온도 변화로 감기에 걸린 아들을 바라보며 최 씨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전력소비량을 무시하고라도 일정하게 냉방을 해야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신생아를 키우는 가정은 고충이 더 심하다. 돌보는 데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영화관 등 공공장소로 ‘피서’를 가기도 상대적으로 힘들다. 정부에서 다자녀 가정에 전기요금 혜택을 주고는 있지만 월 한도가 1만2000원에 불과하다. 생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아이를 키우는 김모 씨(32·여)는 누진제를 걱정하면서도 하루 20시간 이상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다. 김 씨는 “집집마다 사정이 있는데 하루 4시간 운운하는 정부를 보면 국가의 출산 장려 정책마저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에어컨을 갖추지도 못한 취약 계층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에서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나고 있는 신모 씨(59)는 “집 안에 있으면 죽는다. 집 밖으로 열이 빠져나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노인의집에 사는 박모 씨(82·여)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과 기초노령연금으로 매달 40만 원을 받는데 병원비, 교통비, 식비에 공과금까지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에어컨은커녕 선풍기 켜기도 무섭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지는 국민의 불만에 당정이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7∼9월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서민들의 아우성을 들은 척도 하지 않다가 고작 내놓은 것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냉소적인 반응만 나오고 있다. 7월분 요금에도 소급 적용할 것이란 소식에 직장인 이모 씨(25)는 “전기요금 폭탄이 무서워서 에어컨도 제대로 켜지 못하고 힘겹게 열대야를 견뎌 온 나 같은 사람들만 바보로 만드는 셈”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변모 씨(52)는 “분명 산업통상자원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진제를 완화하기는 힘들다’고 했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갑자기 요금 체계를 바꾸는 것을 보니 황당하기만 하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홍정수 hong@donga.com·김도형 기자}
지난해 폐식용유 재사용 논란으로 충격을 안긴 충암고 급식 비리 수사 결과 용역업체 대표 등이 식자재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11일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변철형)는 급식 기자재를 훔치거나 배송 용역비를 부풀려 총 2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절도, 사기 등)로 급식 용역업체 대표 배모 씨(42)를 구속 기소하고 여기에 가담한 업체 직원과 학교의 전 급식 담당 직원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반출된 식자재는 배 씨가 운영하는 다른 급식 사업장에서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학교가 4억 원 이상을 횡령했다는 서울시교육청 발표와 달리 학교의 횡령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충암고에서 4억여 원에 이르는 횡령 혐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학교가 근무일지를 조작해 2억5000여만 원을 횡령했고 소모품과 식용유 등의 반복 재사용으로 1억5000만 원가량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이날 “학교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전 이사장과 교장, 행정실장의 계좌 등을 살펴본 결과 횡령 혐의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시교육청이 당시 학교에 보냈던 교장 등의 징계 요구서에는 학교가 물품 등을 횡령했다고 적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장 등을 파면하라고 요구하면서 배송 용역업체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지 않는 등 불성실하게 급식비를 집행한 점 등만을 적시한 것이다. 학교가 시교육청 감사관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가운데 학교 측은 시교육청 등을 상대로 4억 원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학교 관계자는 “징계 요구서에 쓰지도 못한 횡령 사실을 허위로 공개하면서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말했다. 수사 결과와 관련해 시교육청은 이날 “급식비 횡령을 관리 감독하지 않은 교장과 행정실장은 학교 급식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하고 싶은 것을 하더라도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덕택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창업보육센터 안에 자리 잡은 ‘집연구소’에서 만난 권오현 대표(26·세종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는 최고경영자(CEO) 명함을 내밀었다. 까만색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어김없는 대학생. 하지만 권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집연구소는 최근 글로벌 게임 공급사로부터 10만 유로(약 1억2200만 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게임 ‘코즈믹 온라인(COSMIC Online)’의 해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세종대와 홍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또래 5명이 만든 집연구소 구성원 중 4명은 아직 학부생이다. 이들이 지난해 초 5600만 원의 자본금으로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골방 같은 사무실을 얻고 업체를 설립한 뒤 만든 첫 작품인 코즈믹 온라인은 우주 공간에서 우주선으로 해적선 등을 사냥하며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는 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이다. 코즈믹 온라인을 웹 게임 형태로 개발해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던 권 대표는 “기존의 웹 게임과 다르게 만들어 게임 개발 경쟁이 국내보다 덜 치열한 해외에 내놓으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많은 성공작을 배출한 MMORPG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아직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학생 창업기업이라는 한계를 인정하고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실제로 코즈믹 온라인은 해외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올 5월 말 러시아어판 서비스를 시작했고 연말에 북미와 유럽에서 13개 언어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 중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렇게 더운 날씨에 집에 들어가면 다시 나올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서울 지역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올라간 7일 오후 강남구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스무디를 마시며 과학 문제를 풀고 있던 숙명여고 3학년 김모 양(18)의 얘기다. 학원 수업을 마치고 폭염 속을 10분 이상 걸어 집으로 가는 대신 학원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공부를 한 뒤 다음 학원 수업을 가려한다는 것이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 학원가는 김 양처럼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며 공부하는 ‘카공족’들로 북적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 주변의 카페들은 빈 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붐비고 있었다. 초중고교는 방학 기간이지만 학원 수업은 이어지는 상황에서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어린 학생부터 고3 수험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책상 위에 문제집과 프린트 자료를 올려놓고 공부하고 있었다. 학원이나 독서실 역시 시원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김 양처럼 카페를 찾아 공부하는 학생들은 뛰어난 접근성을 카페의 장점으로 꼽았다. 학원 수업을 마친 뒤에 독서실이나 집보다 훨씬 가까운 카페를 찾는 셈이다. 독서실처럼 너무 조용한 것보다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단대부고 1학년 이모 군(16)은 “도서관과 다르게 드나들 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조금 시끄럽기 때문에 오히려 공부가 더 잘 될 수도 있고 친구들끼리 얘기를 하거나 통화를 해도 불편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진선여고 2학년 정모 양(17)도 “다니는 독서실이 있긴 한데 개방된 분위기의 카페에 오면 잠도 안 오고 집중도 잘 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주변이 많이 시끄러우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돼 카페를 독서실처럼 활용한다는 얘기다. 유동 인구 상당수가 학생인 대치동 지역의 특성 때문에 이 지역 카페 가운데 일부는 조용한 공부방처럼 운영되기도 한다. 대치4동 주민센터 인근의 한 커피숍 주인 김모 씨(39)는 “지역 특성상 주말과 시험기간에는 학생 손님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평소에도 대부분 학생 손님”이라며 “학생이 아닌 손님들도 대부분 학부모라서 공부하는 학생을 생각해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너무 떠들고 산만한 학생에게 주의를 주기도 한다는 김 씨는 커피보다 달달한 스무디나 초콜릿 음료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들 때문에 매출이 떨어진다는 점이 고민인 카페도 있다. 일부 카페는 1인 1주문을 의무화하고 15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짐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음료수 하나를 시키고 장시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테이블 회전이 안 된다고 고민을 털어 놓는 카페 주인들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승만 시(詩) 공모전’을 연 보수단체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교묘하게 비판·풍자하는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해놓고 뒤늦게 입상을 취소하고 출품자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자유경제원이 공모전 출품작 ‘우남찬가’를 쓴 대학생 장모 씨(24)를 업무방해·사기·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각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고소 내용이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 3월 자유경제원은 ‘제1회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을 열어 장 씨가 낸 우남찬가를 입선작 중 하나로 선정했다. 우남찬가의 내용 자체는 이 전 대통령을 훌륭한 국부와 지도자로 칭송하는 문구가 담겼다. 하지만 각 행 첫 글자만 세로로 읽으면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반역자 한강다리 폭파 국민 버린 도망자 망명정부 건국 보도연맹 학살”이 된다. 뒤늦게 이 작품의 속뜻을 알아차린 주최 측은 장 씨의 입상을 취소하고 장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심사단계에서 주최 측이 작품을 충분히 탈락시킬 수 있었고 장 씨의 행위에 위계나 위력이 없었다고 판단해 업무방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경찰은 장 씨가 조롱할 목적을 숨기고 입상함으로써 상금 10만 원을 받아 간 행위에 사기 혐의가 있다는 자유경제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공모전에 다양한 입장의 작품을 출품할 자유가 얼마든지 있고 주최 측이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의 이 같은 판단은 장 씨의 우남찬가처럼 각 행의 첫 글자를 이어 의미를 연결하는 기법이 널리 쓰이는 풍자 기법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11일째 학교 본관 점거 농성 중인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사퇴 시한을 못 박아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반대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은 7일 성명을 통해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경찰의 학내 폭력 진압 사태에 대해 책임자인 최 총장은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9일 오후 3시까지 총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시위에 참여한 모든 학생, 우리를 지지하는 교수들과 직원들, 이화 구성원들에 대한 어떤 불합리한 조치도 없을 것을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의 학생들 감금 관련 수사와 관련해선 “최 총장이 시위 참여자들에 대한 모든 수사 및 당사자들의 개별적인 사법처리 요청을 책임지고 취소시키고 이를 학교 측의 공문과 경찰 측의 공문으로 확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최 총장이 사퇴 시한을 지키지 않으면 10일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대 측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이미 백지화했지만 학생들은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퇴 요구와 관련해 이날 학교 관계자는 “아직 총장 사퇴를 논의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진정한 대화의 장을 열어보고 싶어서 학생들에게 이를 제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경찰이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30)를 성폭행 혐의로 처음 고소했던 20대 여성 등 3명에게 무고와 공갈미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4차례나 잇따라 피소됐던 박 씨는 성폭행 혐의는 모두 벗었지만 성매매와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박 씨를 맨 처음 고소한 여성 A 씨를 무고와 공갈미수 혐의로, A 씨의 남자친구와 사촌오빠에 대해서는 공갈미수 혐의로 각각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박 씨를 경찰에 고소하기 전에 박 씨 측에 “10억 원이 안 되면 5억 원이라도 달라”는 식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저지른 무고·공갈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경찰이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30)를 성폭행 혐의로 처음 고소했던 20대 여성 등 3명에 대해 무고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박 씨 사건과 관련해 첫 고소여성 A 씨에 대해서는 무고와 공갈미수 혐의로, A 씨의 남자친구와 사촌오빠 황모 씨에 대해서는 공갈미수 혐의로 각각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저지른 무고·공갈 범죄의 중대성과 앞으로 이들이 담합해 말을 맞출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됐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에 결정된다. 경찰은 박 씨 측으로부터 이들에게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해 당초 공갈 혐의를 적용하려 했지만 이 돈이 공갈 행위의 대가였다는 심증만 있을 뿐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공갈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박 씨 측은 A 씨와 A 씨 남자친구, 그리고 폭력조직 조직원으로 알려진 사촌오빠가 고소를 빌미로 5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맞고소했고 관련 녹취파일도 제출했다. 경찰은 A 씨가 고소를 취소한 뒤 양측 사이에 1억 원이 오간 정황을 확보하고 이 중 일부 금액이 오간 증거를 확인한 뒤 돈의 목적과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보강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다음주 중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법원행정처 소속의 현직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 혐의로 현장에서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최고 엘리트 판사의 성매매 사건이 터지자 대법원과 법원 판사들은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서울 수서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법원행정처 소속 A 부장판사(45)를 적발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A 부장판사는 2일 오후 11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단속에 나선 경찰에 적발됐다. A 부장판사는 성매매를 한 뒤 오피스텔 방을 나서다 주변에서 잠복하고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방 안에서 성매매를 한 여성(40)과 성매매 증거물 등을 확보했고 두 사람은 현장에서 성매매 사실을 인정했다.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으면서 A 부장판사는 소속과 직책 등은 밝히지 않은 채 공무원이라고만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A 부장판사의 이름 등을 따로 검색해 정확한 신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서 A 부장판사는 술을 마신 뒤 홍보 전단을 보고 전화로 연락해 성매매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부장판사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더라도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면 경찰이 활용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상에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숨길 수는 없다.3일 오후 사건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자 A 부장판사는 대법원에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직 처리를 보류하고 즉시 보직을 해임한 뒤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법원은 “경위 조사와 함께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부장판사는 3일과 4일 휴가를 냈다.사건이 알려지자 법원 내부는 크게 술렁였다. A 부장판사를 잘 아는 법조계 인사들은 대체로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기 내 선두그룹으로 꼽힐 만큼 촉망받았고 수줍고 행실이 점잖은 사람”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많았다.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보석 등으로 촉발된 법조비리 사건에 이어 또다시 현직 법관 성매매 사건이 터지자 판사들은 “이참에 다른 법관의 비위행위들도 다 적발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익명을 요구한 한 부장판사는 “A 부장판사 혼자만의 일탈인지, 술자리가 법원행정처 단체 회식 자리였는지, 동행은 없었는지 등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원 관계자도 “징계나 사표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 법관과 법원의 신뢰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추후 문제가 될 장작이 하나라도 남아 있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범죄자를 심판해야 하는 판사는 공직자 중에서도 가장 높은 윤리 수준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재판의 공정성을 높이고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 ‘신독(愼獨)’을 수시로 강조한 바 있다.김도형 dodo@donga.com·신나리 기자}
현직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하다 현장에서 적발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법원행정처 소속 부장판사 A 씨(45)를 적발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A 부장판사는 2일 오후 11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단속에 나선 경찰에게 현장에서 적발됐다. 성매매 이후에 오피스텔 방 안에서 단속에 적발된 A 부장판사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3일 새벽 귀가했다. A 부장판사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뒤 홍보 전단지를 보고 직접 연락했다며 성매매 사실을 인정하고 본인의 신분이 공무원이라고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오피스텔 성매매의 경우 좁은 공간에 증거물들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성매매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서경찰서 강남경찰서 송파경찰서 등 3곳의 경찰서는 공동으로 테헤란로 주변 오피스텔 등을 대상으로 통상적인 성매매 합동 단속을 벌였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 온 여성의 사진에 반해 500여 차례 메시지를 보내고 집 근처와 직장까지 찾아가 스토킹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전모 씨(28)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전 씨는 페이스북에서 A 씨(27·여)에게 일방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개월에 걸쳐 스토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 씨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실명으로 운영하며 종종 개인 사진도 올렸다. 전 씨는 올 1월 이렇게 올라온 A 씨의 사진을 보고 반했다며 “소개팅할 생각 없느냐”는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A 씨는 처음에는 회사 이미지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전 씨에게 친절하게 답장을 했지만 만남을 심하게 강요하는 메시지가 잦아지자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5개월여 만인 6월 말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자 전 씨는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A 씨 휴대전화로 스토킹을 시작했다. 그는 6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잡아먹겠다”거나 “찾아가겠다”는 등의 위협을 담은 메시지를 500여 차례나 보냈다. 전 씨는 지난달 24일 두 차례 A 씨 직장을 찾아가 “A 씨를 만나게 해 달라”고 요구하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 씨가 ‘A 씨를 테러하겠다’는 등의 진술을 해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구속했다”며 “전 씨는 A 씨도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김도형 dodo@donga.com}
최근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아들이 의무경찰로 복무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강신명 경찰청장이 유감의 뜻과 함께 경찰의 간부 관용차량 운전요원 선발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 청장은 “일반의경은 기본요건이 되는 사람 중 추첨으로 선발하도록 해 논란을 해소했는데 운전요원 등 특기의경도 선발 절차를 표준화해 논란을 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운전, 행정 등을 담당할 특기 의경을 선발할 때 관련 자격증 소지 여부나 능력 검증 결과를 토대로 인력 풀(pool)을 구성하고 직속 지휘관이 이 풀에서만 대상자를 추천해 인사위원회를 거치게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경찰에서는 의경 입대 후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서 복무를 시작한 우 수석의 아들이 지 두 달여 만에 선호도가 높은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업무지원 발령된 뒤 자신의 전임자가 전역하자 정식 발령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또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우 수석의 아들이 실제로 차량을 운전한 날짜가 복무 일수의 절반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실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운행일지 자료에 따르면 우 수석의 아들은 이상철 서울경찰청 차장의 운전병으로 일하면서 올 1~7월 7개월간 103일을 운행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직속 지휘관 재량으로 복무기간 총 20일까지 갈 수 있는 ‘재량 특박’에 대해서도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소진하지 못하게 하고 계급에 따라 사용 가능한 일수를 정하는 등 균일한 특박 사용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볼 계획이다. 이런 의혹들과 관련해 이날 강 청장은 “관련 절차에 따라 선발되긴 했지만 그처럼 특수한 위치에 있는 인물의 자제가 선발된 것을 두고는 국민 시각에서 다소 유감스러운 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폭염에 습도가 높은 날씨인데도 24일 오후 2시 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중간의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다. 매장 1층에 어른 키보다 훨씬 큰 크기로 자리 잡고 앉은 곰 인형 ‘브라운’과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다. 30분을 기다려서야 겨우 사진을 찍었다는 중국인 관광객 왕젠 씨(34)는 아내와 다섯 살 아들, 세 살 딸을 데리고 여길 찾았다. 평소 네이버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쓰는 그는 “한국의 유명 관광지를 알아보다 가로수길이 유명하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며 “평소 쓰는 메신저 라인 속의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실물을 보니 반가워 줄을 섰다”라고 말했다.강남 ‘핫 플레이스’도 지금 캐릭터 열풍 서울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가로수길에서 요즘 가장 붐비는 장소가 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이 매장은 많은 해외 관광객까지 불러들일 정도로 ‘캐릭터’가 가진 힘을 잘 보여 준다. 이날 매장에서는 한국말도 간간이 들렸지만 일본어 중국어 태국어 등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표지판, 상품 소개와 같은 내부 안내문도 한국어보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앞세웠다. 일본인 관광객 오카모토 나쓰코 씨(28·여)는 “평소 쓰는 메신저 라인에서 이모티콘으로 만나는 캐릭터에 정감이 간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강남역 인근 카카오프렌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사람들로 붐비긴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아예 모든 입장객이 30분가량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 앞 강남대로에서는 5만9000원에 달하는 대형 후드티 라이언 인형을 구매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라이언은 ‘갈기가 없는 수사자’라는 콘셉트의 카카오톡 인기 캐릭터다. 없어서 못 판다는 1만2000원 상당의 미니 후드 라이언은 이날 품절 상태였다. 친구들과 함께 매장을 찾은 이하경 씨(27·여)는 라이언이 좋은 이유를 묻자 “기대거나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인 남성이 ‘귀여움’에 열광해도 되는 시대” 사람들이 이런 캐릭터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귀여워서다. 여자 친구에게 대형 후드 라이언을 사 준 김모 씨(32)는 “일상 속에서 함께하는 캐릭터를 항상 옆에 두고 싶은 마음이 큰데 무엇보다 일단 귀여우니까 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캐릭터에 과거와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호응하는 트렌드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귀여운 인형을 찾는 것이 과거에는 아이들의 몫으로 치부됐지만 모바일 메신저 사용층이 전 연령대로 확대되면서 어른들도 자연스레 캐릭터를 좋아하고 아낌없이 돈을 쓰는 상황이 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카카오프렌즈 스토어에서는 점원 2명이 60cm 크기의 5만9000원짜리 대형 라이언 인형을 쌓아 올리기가 무섭게 팔려 나가고 있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를 공격할 것 같지 않다’는 신호를 주는 귀여움은 본능적으로 누구나 좋아한다”라며 “메신저 속 캐릭터가 지금 더 각광받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과 더불어 섬세하고 배려 깊은 것이 남성에게까지 훌륭한 덕목이 된 시대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과거라면 근엄함을 요구받고 인형 같은 것을 좋아하면 약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해야 했던 세대가 지금은 전혀 개의치 않고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릴 때부터 디즈니 캐릭터를 좋아했다는 회사원 박현성 씨(27·여)는 “예전에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걸 안 좋은 시선으로 많이 봤는데 요즘은 아니다”라며 “회사에서 책상에 피규어를 올려놓은 남자 직원을 보면 딱딱해 보이지 않고 정감이 간다”라고 했다. 대학생 차시우 씨(25)도 “피규어를 사서 모아 집에 장식해 두면 외로움도 사라진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차 씨는 지금까지 캐릭터 관련 상품에만 100만 원가량을 썼다고 했다.“20조 원 캐릭터 성공 비결은 ‘일상성’” 포켓몬 고와 각종 메신저 캐릭터 열풍은 잘 만들고 가꾼 캐릭터의 위력을 잘 보여 준다. 우리나라는 마시마로와 뽀로로 같은 히트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일본의 헬로키티, 도라에몽처럼 수십 년 동안 팬층이 두꺼운 캐릭터를 가져본 적은 없다. 포켓몬을 비롯한 일본 캐릭터의 성공 비결은 뭘까. 헬로키티를 단일 캐릭터 중 가장 비싼 20조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존재로 키워 낸 일본 산리오는 캐릭터의 ‘일상성’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가와이 요시후미 산리오코리아 대표(54)는 “캐릭터가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일상에서 언제나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일상성은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른 것으로 헬로키티가 42년간 질리지 않으며 사랑을 받은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산리오는 헬로키티를 비롯한 보유 캐릭터들의 디자인을 매년 조금씩 바꾸고 있다. 37년간 키티를 그려 온 디자이너 야마구치 유코 씨는 키티가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쿄 시부야와 하라주쿠 등 유행의 중심지를 찾으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야마구치 씨는 “소녀 시절 키티를 좋아했던 여성이 엄마가 돼 자녀들과 키티를 공유하는 게 키티의 힘”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사회 현상으로도 일컬어지는 ‘키티 맘’은 키티의 최대 지지층이다. 포켓몬 고 열풍에 대해서도 가와이 대표는 “1995년 닌텐도 게임에서 시작한 포켓몬의 정체성을 살리되 최신 경향에 맞게 잘 살렸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김도형 기자구특교 인턴기자 서강대 중국문화학 4학년}

헌법재판소가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김영란법이 원안대로 9월 28일 시행된다. 하지만 법의 미비점도 적지 않아 시행 전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영란법의 직접 적용을 받는 국민은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 임직원과 그 배우자 등 400여 만명에 이른다. 헌재는 언론사와 사립학교 임직원을 ‘공직자’와 동일선상에 두고 김영란법에 포함시킨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관들은 다수 의견에서 “인격이 완성되지 않은 학생들을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길러내는 교육과 민주적 여론 형성에 기여해야 하는 언론의 공적 성격이 매우 크다”며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위헌 의견이 많이 제기된 쟁점도 있었다.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해 수수가 금지된 식사대접 등을 받은 사실을 안 경우 신고하지 않았을 때 형사처벌하도록 한 조항(22조 1항 2호) △원활한 직무 수행이나 사교·의례 등의 목적으로 공직자 등이 받을 수 있는 식사 대접 등의 가액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조항(8조 3항 2호)은 재판관 5 대 4로 합헌과 위헌 의견이 갈렸다.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사회적 혼란과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법 시행 이후 수사기관이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서면 어떤 행동이 실제 처벌받게 되는지, 어떤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되는지 모호하다는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김영란법이 비교적 소액의 식사 대접까지 규제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접대 가운데 처벌 대상이 무엇인지 불확실한 것이다. 이런 문제는 사례별로 법원의 판례가 쌓일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내부에서 공식적인 이의 제기도 나왔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김영란법 시행령을 조정해 줄 것을 법제처에 요청하기로 했다.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까지로 규정한 허용 기준을 올려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시행을 코앞에 둔 법률에 대해 관계 부처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김영란법이 농축수산업계와 외식업계에 미칠 피해가 너무 커서 그냥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도형·한우신 기자}